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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신인가 무소불위인가… 금융계 흔드는 ‘돈키호테형’ 윤석헌

    소신인가 무소불위인가… 금융계 흔드는 ‘돈키호테형’ 윤석헌

    ‘지금까지 이런 금감원장은 없었다.’ 취임 1년 10개월차를 맞은 윤석헌(72) 금융감독원장이 연일 소신 행보를 보이자 금융권에서 금감원 22년 역사에 볼 수 없었던 원장이란 평가가 나온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회사들과 전쟁을 벌이는 ‘호랑이’라는 평가부터 금감원장의 권한을 넘어 금융위원회와 사사건건 마찰을 빚는 ‘돈키호테’라는 평가까지 명과 암이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감원 직원들과 소비자 보호 시민단체들은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윤 원장에게 박수를 보내는 반면 상급기관인 금융위와 금융사들은 ‘윤 원장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윤 원장은 2018년 5월 취임하자마자 금융위와 불협화음을 냈다. 당시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에 대해 재감리를 요청했지만 고의적인 분식회계라고 판단한 금감원의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윤 원장은 취임 당시부터 금융위, 금융사들과 불편한 관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금융행정혁신위원장 시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금융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 도입 권고안 등을 내놓았던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 출신이어서다. 특히 금융위를 해체하고 금융건전성 감독과 금융소비자 보호 조직을 나누자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을 주장하기도 했다. 윤 원장은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 금융사에 철퇴를 가했다.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난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해 결국 은행들의 손해배상 비율을 최대 41%로 결정했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해서는 최대 80%의 손해배상 비율을 결정한 것은 물론 우리·하나은행 경영진에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내렸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DLF 사태를 일으킨 은행들을 사기죄로 검찰에 넘기지 않은 건 아쉽지만 DLF 불완전판매에 대한 은행 책임을 최초로 물어 제재한 건 높게 평가한다”며 “키코 분쟁조정에서도 불완전판매를 결정한 것은 소멸시효가 없다는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이 금감원의 독립적인 검사·제재 권한을 강조하면서 금융위는 윤 원장을 탐탁잖게 여기고 있다. 법률상 금감원장의 제청으로 금융위가 임명하는 금감원 부원장 인사가 미뤄지는 배경에도 윤 원장이 임명권자인 금융위를 무시한다는 불만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도 법치행정을 벗어날 수 없는데 최근 들어 너무 나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종합검사 부활과 특별사법경찰 도입 등 금감원 검사와 제재가 점차 강해지자 금융사들의 불만도 쌓이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금융위가 시장에 깊숙이 개입해 ‘관치’ 논란이 많았는데, 지금은 금감원의 ‘금치’가 더 무섭다”고 토로했다.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키코 사건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사안인데도 금융사 배상을 이끌어 냈다”며 “DLF 사태는 금감원이 금융사에서 발생한 문제를 내부통제 부실로 엮으면 언제든 경영진을 자를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든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만 봐도 라임이 지난 3년간 이례적으로 급성장할 동안 금감원이 제대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검사한 적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며 “금감원이 사모펀드 제조사와 판매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했다면 이런 사태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檢, 최지성·장충기 소환… 정점 향하는 ‘삼성 합병’ 수사

    檢, 최지성·장충기 소환… 정점 향하는 ‘삼성 합병’ 수사

    검찰이 삼성그룹 ‘2인자’였던 최지성(69) 전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을 소환하면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을 둘러싼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조사도 곧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4일 오전 최 전 실장과 장충기(66) 전 미전실 차장(사장)을 불러 조사했다. 장 전 차장 조사는 지난달 20·29일에 이어 세 번째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그룹 수뇌부의 의사결정 과정 전반에 대해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합병 과정에서 계획적으로 삼성물산의 기업 가치를 낮추고 제일모직의 기업 가치는 부풀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제일모직 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을 진행해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을 원만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검찰은 또 합병 비율을 정당화하기 위해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했다고 보고 있다. 최 전 실장은 2012년부터 5년간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미전실 업무를 총괄한 핵심 인물로, 검찰은 최 전 실장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깊이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 가고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삼성 합병 의혹’ 장충기 재소환

    ‘삼성 합병 의혹’ 장충기 재소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장충기(66)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간부들을 재차 소환했다. 이에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69) 전 미전실 실장(부회장)에 대한 조사도 조만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29일 오전 장 전 차장과 김종중(64)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을 동시에 소환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도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뤄진 그룹 수뇌부의 의사결정 전반을 캐물었다. 장 전 차장은 검찰의 수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지난 18일 이 부회장 등의 파기환송심 법정에서 소환장을 받고부터 조사에 응하고 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합병 직전 삼성물산 회사 가치의 비정상적인 하락이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와 원활한 경영권 승계 과정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계획된 것으로 보고, 이를 입증하기 위한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제일모직 대주주였지만 삼성물산 주식은 갖고 있지 않던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을 위해 삼성물산의 기업 가치는 낮추고 제일모직의 가치는 부풀렸다는 것이다. 또 검찰은 합병 비율을 정당화할 목적으로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벌였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올 초부터 김신(63) 전 삼성물산 대표 등 삼성 출신 임원들을 잇달아 조사해 제기된 의혹들과 삼성 수뇌부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곧 이 부회장과 최 전 실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안철수 “윤석열, 끝까지 지키고 응원해…檢 목 비틀어도 진실 드러나”

    안철수 “윤석열, 끝까지 지키고 응원해…檢 목 비틀어도 진실 드러나”

    “대통령 인사권, 文 것 아니라 국민의 것”“인사권을 권력 수단으로…명백한 헌법 파괴”추미애 “최강욱 기소는 날치기” 감찰 착수법무부 “‘조국 수사팀’ 감찰 필요성 확인”법무부, 尹반대에도 檢 중간간부 대거 교체반부패·공안 지휘라인 간부 상당수 발령 나‘상갓집 항명’ 양석조 대검 선임연구관 좌천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법무부의 검찰 인사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힘을 빼고 청와대 관련 수사를 하지 말라고 지휘라인을 쫓아낸 폭거”라면서 “검찰의 목을 비틀어도 진실은 드러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살아있는 권력을 끝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국민이 함께 지키고 응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검찰 인사 폭거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휘한 검찰 인사에 대해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 대한 퇴장 명령”이라면서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것은 가짜 민주주의 정권”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권력 행사는 국민이 위임한 권력 행사를 넘어서는 것”이라면서 “검찰의 수사권뿐 아니라 대통령의 인사권도 검찰과 대통령의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살아있는 권력을 끝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국민과 함께 지키고 응원할 것”이라면서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공공재인 인사권을 개인과 진영, 권력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명백한 ‘권력의 사유화’로 헌법 파괴이자 민주주의 파괴”라고 주장했다.안 전 대표가 지칭하는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 대한 퇴장 명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등에 대한 수사로 여당과 문재인 대통령, 추미애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대검 참모진이 대거 좌천성 인사가 난 데 이어 ‘조국 수사팀’마저 윤 총장의 지시를 따랐다는 이유로 감찰을 받을 위기에 처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안 전 대표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조국 전 법무장관 가족 비리 의혹,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우리들병원 특혜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 지휘부가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다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 공화국’이란 말이 있을 만큼 절제되지 않은 검찰권을 행사해온 검찰에 대한 개혁의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검찰의 합법적인 수사를 막는 것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헌법정신 파괴”라고 비판했다. 이날 추 장관은 조 전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혐의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검찰이 윤 총장의 지시를 받아 23일 불구속기소 한 것과 관련해 “적법 절차를 위반한 날치기 기소”로 규정하면서 ‘조국 수사팀’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추 장관은 이날 오후 7시쯤 대변인실을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적법절차를 위반한 업무방해 사건 날치기 기소에 대한 법무부 입장문’에서 “(조국 수사팀에 대한) 감찰의 필요성을 확인했다”면서 “이에 따라 검찰의 시기·주체·방식 등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찰 착수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최 비서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결재하지 않자 송경호 3차장이 윤 총장 지시에 따라 이날 오전 법원에 공소장을 접수했다. 대검찰청은 최 비서관의 기소 경위에 위법성이 있다는 법무부의 입장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전체 검찰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검찰총장의 권한과 책무에 근거해 최 비서관에 대한 기소가 적법하게 이뤄졌음을 알려드린다”고 반박했다. 검찰청법 제12조 제2항에는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고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돼 있다.최 비서관은 자신의 기소를 지시한 윤 총장을 겨냥해 “인사 불이익에 따른 보복성 기소이며 검찰권을 남용한 쿠데타”라고 비난한 뒤 “관련자를 모두 고발해 직권남용이 어떤 경우 유죄로 판단되는지 보여주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고검검사급 검사 257명과 일반검사 502명 등 759명에 대한 인사를 오는 2월 3일자로 단행했다. 윤 총장은 법무부의 검찰 중간 간부 인사 최종안을 받아본 뒤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무부는 윤 총장의 참모 역할을 해온 중간 간부들을 사실상 전원 교체하는 기존 인사안을 그대로 확정해 이날 발표했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지휘해온 반부패·공안 지휘라인 주요 중간 간부 상당수가 인사 대상자에 포함됐다.법무부가 이날 발표한 인사안에는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맡아온 김유철 수사정보정책관(옛 범죄정보기획관)은 원주지청장, 반부패·강력부의 선임 과장인 엄희준 수사지휘과장은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장으로 각각 발령을 냈다. ‘상갓집 항명 사건’의 당사자이자 옛 대검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과 같은 역할을 했던 양석조 대검 선임연구관은 대전고검 검사로 사실상 좌천됐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해온 대검 공공수사부 중간 간부들도 대거 교체됐다. 임현 공공수사정책관(옛 공안기획관)은 대전지검 차장으로, 김성훈 공안수사지원과장은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장으로 발령났다.앞서 윤 총장은 법무부에 대검 중간 간부들의 ‘전원 유임’ 의견을 전달했었다. 대검 중간 간부들도 수사 연속성과 윤 총장 체제의 안정성을 위해 모두 유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인사 협의 과정에서 “대검 중간 간부 전원은 아니더라도 필수 보직만큼은 인사 대상에 포함하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으나 법무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檢 특별수사단 설치 땐 장관 승인 받아야

    檢 특별수사단 설치 땐 장관 승인 받아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옛 특별수사부) 2곳을 포함해 직접수사 부서 13곳을 형사·공판부로 전환하는 검찰 직제 개편안이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앞으로 검찰이 특별수사단을 설치할 때도 법무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법무부는 이날 직제개편 내용을 담은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돼 오는 28일 공포·시행된다고 밝혔다. 직접수사 부서 13곳 중 10곳은 형사부, 3곳은 공판부로 전환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공직범죄형사부로 바뀔 예정이었다가 대규모 경제범죄를 전담하는 경제범죄형사부로 이름이 바뀌었다. 공판부로 전환되는 반부패수사4부가 수사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은 경제범죄형사부로 재배당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 외사부, 조세범죄조사부, 과학기술범죄수사부 역시 형사부로 전환된다. 대신 조세범죄 대응 역량이 약화되지 않도록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를 조세범죄형사부로 바꿔 조세 사건 전담 부서로 지정했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는 이름만 식품의약형사부로 바뀐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린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공판팀으로 전환된다. 법무부는 이렇게 바뀐 직제에 맞춰 23일 차장·부장검사와 평검사 인사를 낼 방침이다. 검찰이 수사단, 수사팀 등 임시 조직을 꾸려 직접수사를 하는 ‘우회로’를 차단하기 위해 법령에 없는 수사단을 꾸릴 때에는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조항도 신설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사 연속성을 위해 기존 수사 중인 사건은 해당 부서에서 계속 수사할 수 있게 경과규정을 뒀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총선 테마주를 잡아라”…여의도 증권가 경계령

    “총선 테마주를 잡아라”…여의도 증권가 경계령

    “총선 테마주를 잡아라!” 4·15 총선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으면서 여의도 증권가엔 총선 테마주 경계령이 떨어졌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출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행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복귀 등 정치권 이슈에 따라 이어지는 주가 이상급등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금융감독원은 21일 ‘테마주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블로그, 인터넷 카페, 커뮤니티 등을 통한 풍문 유포, 주가 이상급등 현상을 집중 감시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2020년 중점조사 계획을 밝혔다. 금감원은 모니터링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있는 종목을 발견하면 신속하게 조사해 엄정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금감원 관계자는 “예를 들어 ‘안철수 테마주’라 불리는 안랩이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대주주인 동일고무벨트처럼 상장기업과 정치인의 긴밀도에 따라 주식이 금등락을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의 상시 모니터링뿐 아니라 금감원도 총선 관련 정치 테마주를 집중 감시하면서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부정거래를 뿌리 뽑겠다는 방침이다.금감원은 지난해 총 129건의 불공정거래를 조사해 부정거래 24건, 미공개정보 이용 23건, 시세조종 21건 등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미공개정보 이용사건은 전년 대비 13건 감소했지만, 시세조종 사건은 3건 증가했다. 시세조종의 경우, 전업 또는 투자경험이 많은 일반투자자가 매매차익을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사건이 17건으로 대다수였다. 금감원은 이 중 75건을 검찰에 이첩하고 21건은 과징금 등 행정조치를 부과했다. 금감원은 올해도 상장법인 경영진의 불공정 거래 근절을 위해 무자본 인수합병(M&A) 관련 부정거래, 분식회계·공시의무 위반 연계 부정거래 등을 지속 조사하고 투자조합 등 익명성을 남용한 부정거래와 차액결제거래(CFD) 등 증권사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와 연계된 불법행위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檢 ‘삼성 합병 의혹’ 前미전실 장충기 소환 조사

    檢 ‘삼성 합병 의혹’ 前미전실 장충기 소환 조사

    검찰이 삼성그룹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과 관련해 장충기(66)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직제개편과 중간간부 인사를 앞두고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관련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조만간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4부(부장 이복현)는 20일 장 전 차장을 소환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그룹 수뇌부 내 의사결정 과정 전반을 캐묻고 있다. 장 전 차장은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하면서 ‘고의로 주가를 조작했느냐’, ‘검찰 출석을 회피한 것이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장 전 차장은 검찰의 수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지난 18일 이 부회장 등의 파기환송심 법정에서 소환장을 받고 이날 검찰에 나갔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사기는 물론 합병 직전 삼성물산 회사가치의 비정상적 하락도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와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실행됐다고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려 삼성물산과 합병하고,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적용된 합병 비율을 정당화하기 위해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벌였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달 들어 김신(63) 전 삼성물산 대표와 김종중(64)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등을 잇달아 불러 제기된 의혹들과 경영권 승계 과정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최지성(69) 전 미전실장(부회장)과 이 부회장도 곧 소환 조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검찰, ‘삼성 합병 의혹’ 옛 미전실 장충기 소환 조사

    검찰, ‘삼성 합병 의혹’ 옛 미전실 장충기 소환 조사

    삼성그룹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의혹과 관련해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4부(이복현 부장검사)는 20일 오전 장 전 차장을 소환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당시 그룹 수뇌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캐묻고 있다. 장 전 차장은 이날 오전 9시15분쯤 검찰에 출석하면서 ‘고의로 주가를 조작했나’, ‘검찰 출석을 회피한 건가’ 등 기자들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고 곧장 조사실로 들어갔다. 그는 검찰의 거듭된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지난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파기환송심 법정에서 소환장을 받고 이날 출석했다.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을 만들기 위해 삼성물산이 자사 실적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회사 가치를 떨어뜨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려 삼성물산과 합병하고, 합병 비율을 정당화하기 위해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분식회계를 벌였다는 것이다. 일례로 삼성물산은 2017년 2조원 규모의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기초공사를 수주한 사실을 합병 결의 이후인 같은 해 7월 말에 이르러서야 공개했다. 반면 이 부회장이 지분 23.2%를 보유하고 있던 제일모직의 자산가치는 실제보다 훨씬 부풀려졌다. 당시 합병 비율은 1(제일모직) 대 0.35(삼성물산)으로 결정됐다. 검찰은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고발장을 접수한 이후 1년 2개월간 수사해왔다. 최근 김신 전 삼성물산 대표와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등을 소환해 관련 의혹을 조사한 데 이어 최지성 전 미전실장(부회장)과 이 부회장도 조만간 부를 예정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이재용 파기환송심 “삼바 분식회계 증거 채택 안한다”

    이재용 파기환송심 “삼바 분식회계 증거 채택 안한다”

    특검, 승계작업 입증 차원 주장에도재판부, 이재용 측 주장 수용 결론손경식 CJ 회장 증인채택 취소 결정‘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의 기록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17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4차 공판기일에서 “특검이 신청한 증거 중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와 증거인멸 등 다른 사건의 증거들은 채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개별 현안을 특정할 필요가 없고, 각각의 현안과 대가관계를 입증할 필요가 없으므로 추가 증거조사는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승계작업의 일환인 구체적 현안을 각각 따지는 재판이 아니므로 다른 사건의 판결문을 참조할 수는 있지만 그 재판의 증거까지 채택해 심리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검은 1회 공판기일에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사건 등 일부 기록을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했다. 이 부회장의 승계 작업과 관련한 청탁의 대상으로 개별 현안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현재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을 맞추기 위해 삼성바이오 회계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하고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검은 “관련 사건 판결문들을 보면 승계작업이 이 사건의 핵심”이라면서 “변호인들은 승계작업이 마치 통상승계와 동일하거나 기업의 일반 회계와 유사하다고 답변했기 때문에 승계작업을 입증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합병비율의 공정성과 분식회계는 이 재판의 심리 쟁점이 아니고 공소사실의 범위에서 벗어나 있으므로 적법한 양형 사유가 되지 못한다”면서 특검의 증거 신청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도 이 부회장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날 재판에서는 증인으로 채택된 손경식 CJ 회장이 출석하지 않았다. 손 회장은 지난 14일 일본 출장 등 이유로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 부회장 측은 “(손 회장이) 대통령의 재정지원 요구에 대해 증언하는 데 상당한 부담감을 가지시는 것 같다”며 증인 신청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특검이 재판장께서 다시 한 번 소환해주시면 특검 측도 출석을 독려하겠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양형 증인으로 신청된 점을 감안해 손 회장에 대한 증인채택 결정은 취소하겠다”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서정진의 셀트리온 3총사, 이르면 내년 합병

    제약 주가 19% 급등… 거래소 조회 공시 이르면 내년에는 셀트리온그룹이 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과 합병될 전망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프랜시스호텔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질의응답에서 “주주들에게 의견을 물어 이들이 원한다면 내년에 상장회사인 3개 회사의 지분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서 회장이 셀트리온그룹을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게임체인저’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에서 비롯됐다. 서 회장은 “K바이오를 끌고 나가려면 종합제약회사로 가야 한다”면서 “제약사의 규모를 글로벌 제약사만큼 키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셀트리온이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시달렸던 것과 이번 결정이 무관치 않다고 본다. 셀트리온은 회사가 개발한 제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구매해서 외국으로 다시 판매하는 사업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허위 매출이나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합병을 요구하는 주주들도 많다. 재계 일각에서는 올해 말 은퇴를 앞둔 서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 이런 논란을 해소하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서 회장이 합병 추진 의사를 밝히자 이들 종목 주가가 16일 강세를 보였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셀트리온제약은 전날보다 19.32%나 급증한 4만 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헬스케어(5.96%)와 셀트리온(2.27%)도 동반 상승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조회 공시가 들어온 상태”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검찰, ‘삼성물산 합병 의혹’ 김신 전 대표 소환 조사

    검찰, ‘삼성물산 합병 의혹’ 김신 전 대표 소환 조사

    검찰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윗선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4부(이복현 부장검사)는 7일 오전 김신 전 삼성물산 대표이사를 소환해 2015년 제일모직과의 합병 직전 삼성물산의 회사 가치가 떨어진 경위 등을 캐묻고 있다.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을 만들기 위해 삼성물산이 자사 실적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회사 가치를 떨어뜨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7년 2조원 규모의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기초공사를 수주한 사실을 합병 결의 이후인 같은 해 7월 말에 이르러서야 공개했다. 당시 합병 비율은 1(제일모직) 대 0.35(삼성물산)으로 결정됐다. 2015년 상반기 삼성물산 매출액은 12조 280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1% 감소했다. 주가 역시 2015년 4월 이후 지속해서 하락했다. 반면 이 부회장이 지분 23.2%를 보유하고 있던 제일모직의 자산가치는 실제보다 훨씬 부풀려졌다. 제일모직이 보유한 에버랜드 부지의 표준지(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토지) 공시지가는 2015년 최대 370% 올랐다. 검찰은 삼성이 제일모직 최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의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움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전 대표를 비롯해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등 당시 그룹 수뇌부를 차례로 소환해 얼마나 관여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관련 수사를 해왔다. 합병·승계 의혹 수사의 시초인 삼성바이오의 회계사기 혐의는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이제 김태한 대표이사 등의 사법처리만 남겨둔 상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삼성 이건희, 이번주 ‘병상 생일’…웃을 수 없는 이유, 이재용 때문?

    삼성 이건희, 이번주 ‘병상 생일’…웃을 수 없는 이유, 이재용 때문?

    李, 국내 주식부호 부동 1위…17조 6000억지분 가치 1년 전보다 4조 이상 늘어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오는 9일 병상에서 78번째 ‘병상 생일’을 맞는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한 지 올해로 7년째 접어들었다. 이 회장은 현재 의식이 없지만 자가호흡은 가능한 상태로 틈틈이 운동 치료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가족들이 이 회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차원에서 이 회장의 생일을 기념하는 특별한 행사는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재계와 복수의 삼성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에 입원해 있다. 건강 상태는 이전보다 특별히 악화하지 않고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10일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이 일어나 인근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다음날 새벽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고, 이후 심폐기능이 정상을 되찾으면서 중환자실에서 병원 20층에 있는 VIP 병실로 옮겨져 지금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이 회장은 의식은 없지만, 인공호흡기나 특수 의료장비 없이 자가 호흡을 한다고 전해졌다. 주로 병상에 누워서 지내면서도 자주 휠체어를 태워 복도를 산책시키거나 신체 일부를 일으켜 세워 마사지해주는 등 운동 요법과 외부 자극에 반응해 음악을 들려주는 등 보조적인 자극 치료 등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일에 부인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아들 이재용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은 이 회장 생일을 맞아 신년 인사를 겸해 병원을 찾아 문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임직원들은 이 회장 와병 초반에는 사내매체 등을 통해 쾌유 기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으나 2018년부터는 별도의 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 올해도 회사 차원의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수년째 병상에 누워 지내면서도 국내 주식부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달 12월 30일 기준 이 회장 지분가치는 17조 6213억원으로 부동의 1위일 뿐 아니라 1년 전보다 4조 422억원이 늘어났다. 두달 전인 지난해 11월 삼성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으로부터 1987년 경영권을 이어받은 이 회장은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신경영 시대를 열었고, 휴대전화와 반도체에 매진해 회사를 세계적인 선두 기업으로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삼성의 현 상황은 삼성 총수를 이어받은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뇌물 혐의 등으로 파기환송심을 받는 등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재판, 노조 와해 혐의 재판도 한꺼번에 진행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세계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다가 수년째 이어지는 재판 부담으로 이 회장 생일이라고 해서 축하 등 긍정적인 분위기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회계사기 기소, 삼바 판결 계기로 속도 내야”

    “회계사기 기소, 삼바 판결 계기로 속도 내야”

    “앞으로 열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재판 결과는 걱정 안 합니다. 분식회계를 두고 논쟁할 단계는 지났잖아요.”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2016년 말 처음 제기한 홍순탁(43) 참여연대 회계사는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삼성바이오가 회계사기 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한 사건에 대한 첫 재판결과는 지난 9일 나왔다. 회계사기 의혹이 제기된 지 약 3년 만이다. 분식회계 사건은 아직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회계부정은 기소돼도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며 분식회계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그러나 홍 회계사는 자신감을 보였다. 홍 회계사는 “금융감독원과 감리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친 데다가 이번 분식회계를 조사할 때는 재판 형식의 대심제를 열어 회사와 회계법인이 적극적으로 해명할 기회도 줬다”면서 “회계 감리에 대해 모르는 법원이 김앤장 변호사의 말에 현혹돼서 결론을 내린다면 한 나라의 금융감독 시스템을 우습게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지배력 변경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계원칙에 맞지 않게 회계처리 기준을 자의적으로 해석·적용하면서 고의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2012~2013년 회계처리는 과실로, 2014년은 중과실로 봤다. 홍 회계사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회계사기에 대한 기소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12일 “증거인멸은 삼성이 회계사기를 숨기려고 그만큼 절박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면서 서울중앙지검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외감법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홍 회계사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의 배경으로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을 꼽는다. 홍 회계사는 “이재용 부회장이 승계하는 과정에서 제일모직에 유리한 방법으로 합병을 진행해야 했다. 합병 이후 장부를 포장하다 보니 삼성바이오의 자본잠식이라는 사고가 터졌고 이를 숨기려고 지배력 상실이라는 개념을 동원해 4조 5000억원의 이익을 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불공정한 비율로 합병해 대주주가 조 단위 이익을 보면 나머지는 수조원의 손실을 보기 때문에 분식회계보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더 큰 문제”라면서 “엄격한 처벌을 내려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한 달 새 3번째 유죄… 서초동에 갇힌 삼성, 연말 정기인사 내년 1~2월로 연기 가능성

    삼성그룹의 고위급 임원들이 노조 와해 사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증거 인멸 사건 등 이달 들어서만 세 차례의 공판에서 줄줄이 유죄 판결을 받으며 삼성의 ‘내우외환’이 깊어지게 됐다. 특히 내년 1월 17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4차 공판도 예정돼 있어 삼성의 ‘사법리스크’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내년 초 법원 인사 시기를 감안해도 빨라야 2월 말 선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매년 12월 첫 주 단행되던 정기 인사는 해를 넘겨 내년 1~2월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 규제, 중국 제조사들의 거센 추격 등 ‘겹겹의 외풍’에 더해 이 부회장을 비롯한 다수의 경영진이 4년째 검찰 수사와 재판에 시달리면서 새해 삼성의 ‘초격차 전략’이 순조롭게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7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 1심 공판에서 ‘삼성의 2인자’로 불리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이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삼성은 침통한 가운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분위기다. 이에 더해 이 부회장에게는 지난 10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재판부가 내준 ‘숙제’도 있다. 지난 10월 25일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는 “횡령·뇌물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기업 내부 준법감시제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재판부에서 뇌물 범죄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기 때문에 준법 경영을 강화할 시스템을 내부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확정된 내용은 다음 공판 전까지 발표 형식으로 공개하든지 법정에서 얘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준법 경영 강화안 마련을 위해 그룹의 주요 상장사 대표가 사장단 회의를 연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전날부터 20일까지 삼성전자의 각 부문 내년도 경영계획을 짜는 글로벌 전략회의가 열리는 데다, 이날 그룹 사장 5명이 대거 재판정에 출석한 상태에서 사장단 회의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게 삼성 측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불필요한 정경유착 의혹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2017년 2월 ‘대외 후원금 운영 투명성 강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당시 본사인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이사회를 열어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 지출 내역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분기별 사업보고서 등에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또 1000만원 이상의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은 법무·재무·인사·커뮤니케이션 부서 팀장이 참여하는 ‘심의회의’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10억원 이상의 고액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 지출은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통과하도록 했다.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 지출이 법적, 사회적,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는 ‘이중 안전장치’를 둔 것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끝내 김우중 빈소 안 찾은 DJ정부 경제관료들

    끝내 김우중 빈소 안 찾은 DJ정부 경제관료들

    악연의 고리를 끊어 내기가 어려웠던 것일까. 2000년 대우그룹이 해체될 당시 김대중 정부에서 경제관료를 지낸 인사들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가족장으로 엄수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장례식에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김 전 회장과의 깊은 인연이 결국엔 악연이 돼 버린 이헌재 전 부총리가 빈소를 찾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을 남겼다. 김 전 회장은 2014년 8월 대화록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 정부 경제관료들이 대우를 부실기업으로 몰아가며 해체를 유도했다는 ‘기획해체론’을 제시했다. 그는 “나는 수출 확대를, 경제관료들은 구조조정을 주장하면서 관료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나에 대한 부정적 보고를 했다”면서 “관료들이 자금줄을 묶어 놓고 대우에 대한 부정적인 시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부실기업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1998년 외환위기 사태를 극복하려 할 때 김 전 회장과 경제관료 사이의 갈등이 대우그룹의 해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당시 청와대 공보수석이었던 박지원 무소속 의원도 지난 11일 밤 김 전 회장의 빈소에서 “김 전 대통령이 김 전 회장의 주장을 존중한 것이 경제관료들로부터 반발을 샀다”는 취지로 말하며 갈등설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당시 경제관료들의 입장은 정반대다. 당시 증권감독원장, 금융감독원장으로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휘했던 이 전 부총리는 2012년 ‘국가가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저서에서 “대우가 외환위기 당시 자구노력에 소극적이었고 심각한 부채·부실로 시장 신뢰를 잃으며 해체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2017년 1월 작고한 강봉균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부실 경영과 소극적인 구조조정이 대우그룹이 해체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2006년 김 전 회장에게 유죄를 선고한 법원 역시 “무리하게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부실기업을 인수하는 등 김 전 회장이 부실 경영을 자초했고, 이를 만회하려 분식회계를 시도해 국가에 막대한 피해를 불렀다”고 판시했다. 김 전 회장의 빈소에 당시 경제관료들의 발길이 차마 닿지 못했던 것도 이런 악연의 얼룩이 아직 씻기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사설] ‘대우 신화’ 김우중 전 회장 별세, 기업들 공과 되새겨야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추앙받다 외환위기로 부도덕한 경영인으로 전락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그제 숙환으로 별세했다. ‘샐러리맨 신화’를 쓴 김 전 회장은 만 30세인 1967년 자본금 500만원, 직원 5명으로 대우실업을 창업해 1999년 자산 규모에서 현대에 이어 국내 2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계열사 41개, 해외법인 396개에서 일하는 임직원만도 32만 4000여명에 달했다. 해체 직전인 1998년 대우의 수출액은 186억 달러로 당시 한국 총수출액(1323억 달러)의 14%를 차지했다. 저서의 제목인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유행어가 될 정도로 그의 활약은 젊은이들에게 큰 영감을 줬다. 하지만 차입경영에 의한 외형성장에 치중했던 ‘대우신화’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라는 외환위기를 맞아 허망하게 무너졌다. 김 전 회장은 1999년 10월 중국으로 출국했다가 한동안 종적을 감춘 뒤 2005년 6월 베트남에서 입국하자마자 구속됐다. 대우그룹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2006년 항소심에서 징역 8년 6개월, 추징금 17조 9253억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이듬해 연말 특별사면을 받았다. 검찰은 지금까지 추징금 892억원을 거둬들였다. 김 전 회장과 대우그룹의 몰락은 무리하게 빚을 내 과잉투자를 하는 방만경영이 경제에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를 잘 보여 준다. 그럼에도 김 전 회장의 세계경영 의지와 불굴의 도전정신을 어느 시대든 본받아야 한다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마지막 순간까지 청년들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는 ‘GYBM’(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사업)에 강한 애착을 보인 것도 세계 진출에 대한 그의 신념을 잘 보여 준다. 대우그룹과 김 전 회장의 흥망은 저성장 속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전범이다. 아울러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반면교사로서 ‘대마불사’는 존재할 수 없다고 웅변하고 있다.
  • “DJ 정책 실패”vs“무리한 확장”… 끝나지 않은 ‘대우 해체 책임론’

    “DJ 정책 실패”vs“무리한 확장”… 끝나지 않은 ‘대우 해체 책임론’

    외환위기 해법 500억弗 무역흑자론 이견 김 전 회장 “DJ 경제팀에 의한 기획 해체삼성과 빅딜 강요·법정관리 신청도 막아” 박지원, 페북서 “金, 경제관료들과 대립” 재계 2위 도약 당시 자산보다 부채가 커 “차입경영·분식회계 등 몰락 자초” 평가도“대우그룹은 방만한 경영을 하고도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아 쓰러진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이제는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고 역사가 정당하게 평가해 주길 바란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014년 대우그룹 전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대우특별포럼’에서 울먹이며 한 말이다. 김 전 회장은 떠났지만 대우그룹 해제 과정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생전 김 전 회장이 그룹 해체의 원인에 대해 “김대중 정부 경제팀에 의한 기획 해체”라고 주장한 것이 회자되면서 그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 지펴지는 모양새다.고인은 그간 여러 차례 “내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지 않았더라면 경제관료들과 갈등을 빚지 않았을 것이고 대우 해체로도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왔다. 2014년 펴낸 인터뷰집 ‘김우중과의 대화-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도 외환위기 이후 그룹 해체 과정에서 당시 김대중 정부 경제팀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을 강하게 피력했다. 당시 정부 경제팀이 삼성자동차를 인수하고 대우전자를 삼성에 내주는 방식의 빅딜을 강요하고는 법정관리 신청도 못 하도록 막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정부가) 나중에는 대우자동차를 제너럴모터스(GM)에 헐값에 넘겨 국가 경제에도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도 10일 페이스북에 대우그룹 회생방안을 둘러싼 일화를 소개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 전 회장에게 대우그룹 소생 방안을 직보하라고 했는데 정부 부처 장차관들이 김 전 회장과 대립해 (그의) 보고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고 결국 대우자동차 등 6개사만 회생 방침이 결정됐다”며 김 전 회장과 경제관료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음을 드러냈다.이한구 전 대우경제연구소 사장은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펴낸 회고록 ‘대우는 왜?’를 통해 “외환 운용을 잘못한 정부당국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조건 맞추기에 매달린 국정책임자, 국제통화기금(IMF) 말을 따르느라 국익을 무시했던 김대중 정부 당국자들이 김 전 회장과 대우그룹에 자신들의 잘못을 전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998년 초 전경련 회장이던 김 전 회장이 김 전 대통령에게 외환위기 극복 해법으로 ‘500억 달러 무역흑자론’을 제안했는데 경제 관료들이 우리 기업의 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IMF 가이드라인을 좇으려 해 김 전 회장이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등과 갈등을 빚었다는 일화도 있다. 하지만 고인이 과도한 차입경영, 구조조정 실패, 41조원 규모의 분식회계 등으로 몰락을 자초했다는 평가도 팽팽히 맞선다. 1967년 대우실업에서 뿌리를 내린 대우그룹은 1973년 한 해에만 대우건설, 동양증권 등 계열사 10여개, 외환위기 직전 해인 1997년에 쌍용차를 인수하는 등 거침없이 몸집을 불렸다. 그 결과 1998년 41개 계열사, 396개 해외 법인을 거느린 재계 2위 기업으로 고속 성장하며 한국 경제 압축 성장기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당시 부채 규모가 89조원으로 자산총액(76조원)보다 컸다. 무리한 확장 경영은 외환위기를 맞으며 치명상을 입게 됐다. 대우그룹은 1999년 8월 채권단의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해체됐다. 한국 경제엔 ‘큰 기업은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 법칙이 깨진 통렬한 경험이 됐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DJ 정책 실패” vs “무리한 확장”… 끝나지 않은 ‘대우 해체 책임론’

    “DJ 정책 실패” vs “무리한 확장”… 끝나지 않은 ‘대우 해체 책임론’

    김 전 회장 “DJ 경제팀에 의한 기획 해체 삼성과 빅딜 강요·법정관리 신청도 막아” 박지원, 페북서 “金, 경제관료들과 대립” 재계 2위 도약 당시 자산보다 부채가 커 “차입경영·분식회계 등 몰락 자초” 평가도“대우그룹은 방만한 경영을 하고도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아 쓰러진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이제는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고 역사가 정당하게 평가해 주길 바란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014년 대우그룹 전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대우특별포럼’에서 울먹이며 한 말이다. 김 전 회장은 떠났지만 대우그룹 해제 과정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생전 김 전 회장이 그룹 해체의 원인에 대해 “김대중 정부 경제팀에 의한 기획 해체”라고 주장한 것이 회자되면서 그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 지펴지는 모양새다. 고인은 그간 여러 차례 “내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지 않았더라면 경제관료들과 갈등을 빚지 않았을 것이고 대우 해체로도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왔다. 2014년 펴낸 인터뷰집 ‘김우중과의 대화-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도 외환위기 이후 그룹 해체 과정에서 당시 김대중 정부 경제팀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을 강하게 피력했다. 당시 정부 경제팀이 삼성자동차를 인수하고 대우전자를 삼성에 내주는 방식의 빅딜을 강요하고는 법정관리 신청도 못 하도록 막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정부가) 나중에는 대우자동차를 제너럴모터스(GM)에 헐값에 넘겨 국가 경제에도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도 10일 페이스북에 대우그룹 회생방안을 둘러싼 일화를 소개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 전 회장에게 대우그룹 소생 방안을 직보하라고 했는데 정부 부처 장차관들이 김 전 회장과 대립해 (그의) 보고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고 결국 대우자동차 등 6개사만 회생 방침이 결정됐다”며 김 전 회장과 경제관료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음을 드러냈다.이한구 전 대우경제연구소 사장도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펴낸 회고록 ‘대우는 왜?’를 통해 “외환 운용을 잘못한 정부당국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조건 맞추기에 매달린 국정책임자, 국제통화기금(IMF) 말을 따르느라 국익을 무시했던 김대중 정부 당국자들이 김 전 회장과 대우그룹에 자신들의 잘못을 전가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이 과도한 차입경영, 구조조정 실패, 41조원 규모의 분식회계 등으로 몰락을 자초했다는 평가도 팽팽히 맞선다. 1967년 대우실업에서 뿌리를 내린 대우그룹은 1973년 한 해에만 대우건설, 동양증권 등 계열사 10여개, 외환위기 직전 해인 1997년에 쌍용차를 인수하는 등 거침없이 몸집을 불렸다. 그 결과 1998년 41개 계열사, 396개 해외 법인을 거느린 재계 2위 기업으로 고속 성장하며 한국 경제 압축 성장기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당시 부채 규모는 89조원으로 자산총액(76조원)보다 컸다. 무리한 확장 경영은 외환위기를 맞으며 치명상을 입게 됐다. 한국 경제엔 ‘큰 기업은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 법칙이 깨진 통렬한 경험이 됐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무역 주춧돌 된 열혈 기업가” “차입 경영 무리수, 안타까워”

    “무역 주춧돌 된 열혈 기업가” “차입 경영 무리수, 안타까워”

    지난 9일 타계한 기업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1970~1980년대 ‘압축성장’을 겪은 만큼 그의 삶은 명과 암이 뚜렷하다.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는 “정주영, 이병철 회장처럼 상속 없이 기업을 일구고 초창기 한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가 정신을 보여 준 개척자”라고 그를 평가한다. 반면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박정희 시대, 정경유착 성장과 과잉투자의 부작용으로 추락한 안타까운 기업인”이라고 그를 말한다. 실제로 국가 주도의 개발독재 시대에서 한국산업 발전을 이끌기도, 또는 후퇴시키기도 한 게 사실이다. ●31세 때 대우 창업… ‘세계 경영’ 신화 1967년 서울 충무로에 첫 사업체인 대우실업을 세웠을 때 그의 나이는 31세였다. 자본금은 500만원이었다. 그는 직원 5명으로 10평 남짓한 이 사무실을 자산 규모 76조원, 재계 순위 2위(1998년)의 대우그룹으로 키워 냈다. 섬유·의류사업으로 시작해 창업 5년 만에 수출 1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전자제품 무역업을 위해 만든 대우전자는 금성(현 LG)·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3대 가전사로 성장했다. 새한자동차를 인수해 만든 대우자동차는 아프리카에서까지 팔리는 한국의 효자 수출 품목이 됐다. 김 전 회장을 설명할 때 공격적 경영스타일과 열혈 기업가 정신이 빠지지 않는다. “사업은 빌린 돈으로 하고 벌어서 갚으면 된다”는 그의 말처럼 경영 스타일도 과감했다. 기업을 세운 지 20년 만에 그는 삼성, 현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재벌 반열에 올라섰다. ●IMF 때 국가 경제에 큰 상처 흠집도 하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는 김 전 회장의 경영 방식 속 ‘그림자’도 여실히 드러냈다. 모두가 부채를 줄일 때 대우는 오히려 빚을 더 늘렸고 사업을 무리하게 키웠다. 대우의 차입금은 1997년 말 29조원에서 1998년 말 44조원으로 오히려 15조원이 늘었다. 여기에 분식회계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1999년 대우그룹은 결국 공중분해됐다. 수많은 실업자가 쏟아져 나왔고, 30조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대우그룹의 몰락은 국가 경제 전체에 큰 상처를 남겼다. 결국 그는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2006년 징역 8년 6개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 9253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중 892억원을 낸 뒤 국세 368억원을 체납했다. 복역 중 2008년 특별사면됐다. ●추징금 17조원… 892억 환수 그쳐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김 전 회장은 경영능력 부족과 일탈로 창업 3·4세의 ‘오너리스크’가 거론되는 최근 상황에서 한국 무역의 주춧돌이 된 기업가 정신을 대변하는 인물인 동시에 산업화 시대에 개발·재벌 위주의 무리한 구태 경영을 상징하는 양날의 검 같은 존재”라고 분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18조 추징금 남긴 김우중 전 회장…전두환 미납 추징금은?

    18조 추징금 남긴 김우중 전 회장…전두환 미납 추징금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9일 18조에 달하는 막대한 추징금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면서 추징금 환수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국은 당시 함께 추징금을 선고받았던 대우그룹 전 임원들에게 미납금에 대한 연대책임을 지울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고인이 된 이들도 있어 실제 환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2006년 11월 항소심에서 대우 등 계열사 분식회계와 사기대출 지시 및 재산 국외 도피 등의 혐의로 징역 8년 6개월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별도의 추징금 17조 9253억원을 명령했는데 이는 당시 개인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아직까지 그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 항소심 이후 김 전 회장과 검찰이 상소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김 전 회장은 이듬해 말 특별사면을 통해 2008년 1월 석방됐지만 추징금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남았다. 검찰이 지난 14년간 김 전 회장으로부터 거둬들인 추징금은 단 892억원에 그친다. 이마저도 김 전 회장의 자발적인 납부보다는 검찰의 추적이 큰 지분을 차지했다. 검찰은 2017년 김 전 회장이 추징금 중 3억원을 납부하자 재산 추적에 나섰고 김 전 회장의 차명재산인 베스트리드미티드 주식 약 776만주를 찾아냈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대행을 맡아 해당 주식을 923억원에 공매하면서 이 중 835억원을 추징했다. 연대 책임을 지고 있는 대우그룹 전 임원들이 납부한 5억원 등이 더해졌지만 현재까지 추징금 집행률은 0.498%에 불과하다. 김 전 회장이 사망하면서 추징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김 전 회장에 앞서 2005년 5월 강병호 대우 전 사장 등 임원 6명이 23조 358억원을 선고받았는데 김 전 회장과 이들은 공범으로 묶여 있어 추징금을 연대 부담하도록 돼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을 상대로 추징금 집행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미 이상훈 전 대우 전무는 2017년 세상을 떠났으며, 이듬해 성기동 전 대우 이사도 작고했다. 나머지 임원들 역시 추징금 부과 이후 민사소송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김 전 회장 사후 추징금 문제가 불거지자 1030억 상당의 미납 추징금이 남아있는 전두환씨의 추징금 환수를 위한 움직임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전씨는 1997년 내란목적 살인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곧장 예금 등을 압류해 312억원은 추징했지만 이후 추징 과정은 더디게 진행됐다. 2003년 검찰은 법원에 전씨 재산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 때 “전 재산이 29만원 뿐”이라는 전씨의 유명한 주장이 나왔다. 이듬해 검찰이 전씨의 아들 재용씨와 부인 이순자씨 등에게 비자금이 흘러들어간 정황은 잡아 수사하자 이씨는 자신의 관리하던 130억원과 친인척에게 모은 70억원 등 200억을 지급했다. 2013년 ‘전두환 추징법’이라 불리는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개정안이 통과하며 추징 시효가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되고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 불법 재산도 추징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지금까지 전씨의 추징금 환수금액은 지난 3월 기준 1175억원으로 환수율은 53%에 그친다. 1997년 대법원 재판 당시 2628억원의 추징금이 선고됐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2013년 납부를 완료한 것과는 대조된다.최근 검찰이 추징금 환수를 위해 전씨의 서울 연희동 자택을 공매에 넘겼지만 유찰된 데 이어 부인 이씨 등이 지난 2월 이를 취소해 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전씨 측은 집과 정원이 전씨 소유가 아니라 이씨와 비서관을 소유이기 때문에 공매로 넘어가는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2013년 장남 재국씨가 모든 추징금을 재산을 다 팔아서라도 갚겠다고 선언했지만 언행불일치를 보이는 것이다. 아울러 전씨는 서대문구에 납부해야할 지방세 10억원도 체납한 상태다. 올해 88세인 전씨가 이대로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고 세상을 떠난다면 김 전 회장 사례와 마찬가지로 추징금의 국고 환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은 지난 10월 전씨가 사망한 이후에도 새로운 범죄수익이 발견될 경우 이를 몰수 추징할 수 있는 이른바 ‘전두환 사후 불법재산 끝장 환수법’(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10일에는 ‘5·18민주화운동 전후 헌정질서파괴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안’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1979년 12월 12일과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 범죄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자가 권력을 이용해 취득한 재산과 그 재산에서 유래한 재산 등을 조사해 국가의 소유로 귀속하도록 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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