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분배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보니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인종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연재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충돌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196
  • 이정우실장 네덜란드式 노사모델 비판 반박

    이정우(사진) 청와대 정책실장은 16일 자신이 제기한 네덜란드식 노사모델이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있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 실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조찬토론회 연설을 통해 “유럽의 강소국에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고 그래서 예를 든 것이 네덜란드식 노사모델인데 이렇게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지 몰랐다.”면서 언론을 통해 쏟아지고 있는 비판론중 “반(半)은 옳지만 완전히 옳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기업인을 장시간 인터뷰해 ‘한국과 안맞다.’는 답을 이끌어내 크게 다룬 언론을 보면서 ‘사람은 자기 스스로를 모독하고 난 뒤에야 남들이 자기를 모독한다.’(夫人必自侮然後人侮之)는 맹자 말씀이 떠올랐다.”면서 “왜 우리가 이렇게까지 스스로를 모독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네덜란드식 노사모델 논란으로 국내언론과 인터뷰를 한 네덜란드통상장관 일행을 나중에 만나 이야기하면서 인터뷰 내용중 틀린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네덜란드식 모델의 효용성이 떨어지면서 외자 유입이 급감했다는 비판과 관련,이는 세계적인 불황 탓으로 네덜란드보다 더 많이 외자 유입이 줄어든 나라가 영국과 미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영미식 모델을 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한편 이 실장은 “성장과 분배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정부는 부동산 보유 과세 강화와 종업원 지주제를 연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현진기자 jhj@
  • 정부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안팎/‘先성장’ 한토끼만 잡기

    14일 정부가 밝힌 올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은 소비·투자 활성화를 통한 ‘선(先)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소비·투자 진작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다.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에서 선(先)성장으로 정책적 기조가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그러나 소비·투자진작책보다는 투자에 최대 걸림돌인 노동정책의 명확한 기준 제시가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나라의 노사문제를 투자의 주요 걸림돌로 꼽고 있다.국내 기업들도 정부 대책을 환영하면서도 노사관계 안정을 위한 대책을 주문하고 있어 세제혜택을 골자로 한 소비·투자진작책이 단기 처방에 지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투자유치가 최대 관건 하반기 경제운영의 양대 축은 소비와 투자다.소비진작책은 이미 국회를 거쳐 가닥을 잡아 둔 상태다.승용차·PDP(벽걸이)TV 등의 특소세 인하가 그것이다.문제는 투자활성화다.이는 국내·외의 투자유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임시투자세액공제율을 10%에서 15%로 높인 것도 이 때문이다.기존의 투자세액공제에 따른 효과로 볼 때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실제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 국내외 기업들이 적지 않아 기대효과는 예상보다 클 것이란 분석이다.특히 소비보다 투자진작책에 무게를 둔 것은 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충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국내·외 투자자간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외국인 임직원에 대한 대폭적인 세제지원도 정부의 투자유치를 위한 과감한 정책적 판단으로 보여진다. ●의욕보인 수도권 이전정책 수도권 기업의 지방이전 대책 개선은 획기적이라 할 만하다.지방 대상 기업의 소재지역을 과밀억제권역에서 수도권 전체로 확대했다.지방분권화와도 맥을 같이한다.다만 기업의 종업원수 기준을 놓고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간 이견이 적지 않아 당장 시행하기에는 무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말보다는 실천이 앞서야 정부의 투자활성화는 세수감소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임시투자세액공제율 확대,최저한 세율 적용 배제 등 외견상 투자감면액만으로도 올 하반기 6000억∼7000억원에 이른다.여기다 각종 특소세 인하 등에 따른 세수감소도 5000억∼6000억원에 달한다.14일 국회예결위가 잠적 확정한 추가경정예산 4조 4775억원 가운데 1조 2000억원도 상반기에 목표치보다 많이 걷힌 세금에서 떼어내 끌어 모은 돈이다.‘세수는 줄어드는데 써야 할 곳은 많은’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주병철기자 bcjoo@
  • 정대철 파문 / ‘200억 모금’ 공개 안팎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11일 지난 대선자금 규모까지 들먹이며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하고 나서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집권당 대표로서 상상하기 어려운 ‘폭로’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특히 노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10일 밤 청와대와 정 대표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궁금증의 대상이다. ●10일 밤 청와대서 무슨일 있었나 민주당 주변에서는 정 대표가 노 대통령과의 독대 혹은 청와대 핵심관계자와의 회동을 통해 자신의 사법처리를 막기 위한 마지막 ‘협상’을 벌였다는 관측이 나온다.그러나 ‘법대로 할 수 밖에 없다.’는 청와대측의 냉담한 반응에 격분,‘자해성 폭로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노 대통령이 정 대표와 독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독대할 기회를 주지 않아 정 대표의 분위기가 격앙됐다는 설명을 하는 인사도 있다.하지만 민주당 관계자는 “정 대표는 노 대통령에게 직접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격앙된 정대철,뇌관 터뜨려 정대표로부터 시작된 대선자금 논란이 가열되면서 여권은 물론 정치권 전체가 패닉(대혼돈)상태에 빠져드는 기류다. 정 대표의 이번 폭로는 당초엔 신당에 소극적인 ‘정대철 제거 음모론’이 제기된 것에 대한 ‘정대철 대표의 대반격설’에 따른 여권내부의 권력투쟁 정도로만 비쳐졌다.하지만 이제 정 대표의 대표직 사퇴나 민주당 신당논의 타격설을 넘어서 정치권의 근본적인 ‘새판짜기의 전조’로 비쳐지는 등 정치권 전체가 이미 통제불능의 난기류에 빠져들어가는 양상이다. 정 대표가 굿모닝시티 윤창렬 회장으로부터 수수한 4억여원은 물론 대선자금과 대선잔금,대표경선 자금에 대해서도 잇달아 밝히자 당초 “자신의 개인적인 자금수수는 비리가 아니라 중진정치인으로서의 정치자금이었다는 걸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점차 설득력을 잃어가는 상황이다. 26년간 정치를 해온 중견정치인으로서 정치생명에 위기를 맞은 정 대표 자신이 자포자기적인 심리상태서 금기시되어온 뇌관들을 터뜨리며 혼돈속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그가 1998년 국민의 정부 출범 직후 경성사건에 연루돼 ‘영어’의 몸이 됐었는데,참여정부 출범에도 1등 공신인 자신에 대해 또 검찰수사가 옥죄어 오자 ‘물귀신 작전’에 돌입했다는 관측이다. ●양측 사이 막판 조율 흔적도 정 대표는 그러나 이날 저녁 200억원 대선자금 액수를 수정하면서 ‘불법 모금’부분은 피해가려 했다.청와대측과 이상수 총장,그리고 정 대표 사이에 ‘파국은 막자.’는 막판 물밑 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럼에도 민주당 관계자가 “정 대표는 만일 자신의 희생이 확정되면 대선자금을 낸 기업인과 이를 분배받은 사람들도 다 폭로할 것이란 얘기가 있다.”고 밝힌 것 처럼 사건의 폭발력은 아직 점치기 힘들다.진행양상에 따라선 지난번 대선 때 자금 사용에 깊이 관여했던 신주류 전체가 엄청난 정치적·도덕적 타격을 입을 것 같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 신주류가 추진중인 신당논의는 결정적 타격을 받아 표류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참여 정부도 이번 대선자금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여 노 대통령의 정국운용 전반에도 적지않은 악영향이 불가피해보인다. 이춘규기자 taein@
  • 특소세 인하… 車 ‘감세 파티’ ‘쏘나타’123만원↓

    감세(減稅)의 경기부양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세금을 덜 내게 된 납세자들은 즐겁다.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많이 타는 승용차인 쏘나타의 차값이 평균 123만원 내려간다. 특히 이번 감세조치로 저소득 근로자는 ‘소득공제’에 ‘세액공제’가 덤으로 추가돼 이중혜택을 보게 됐다.당초 정부안은 연봉이 높을수록 감세액이 많아 ‘빈익빈 부익부’라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연봉 3000만∼6000만원 샐러리맨이라면 연간 19만원의 소득세를 덜 낸다.당장 이 달부터 적용돼 올해는 6개월분인 약 10만원의 ‘여윳돈’이 생기는 셈이다. ●승용차 특소세 인하,12일 0시 출고분부터 적용 승용차 특소세율 인하로 차값은 얼마나 내려가나. -소형차는 17만∼25만원,준중형차는 25만∼31만원,중형차는 95만∼113만원,대형차는 115만∼256만원 가량 싸진다.고급 외제차는 최고 1000만원이 깎인다.(차종별 인하액은 표1 참조) 중·대형차에 비해 소형차 인하폭이 왜 이렇게 적나. -중·대형차의 특소세율은 종전보다 4∼5%포인트나 내려갔지만 소형차와 준중형차는 2%포인트 인하에 그쳤기 때문이다.그나마 배기량 2000㏄ 이하 승용차의 특소세율이 정부 초안(6%)보다 더 내려가(5%) 인하혜택이 다소나마 커졌다.한때 1500㏄ 이하 승용차에 대한 비과세 방안도 추진됐으나 미국과의 통상마찰 우려로 백지화됐다. 정확히 언제 산 승용차부터 적용되나. -차를 산 시점은 중요하지 않다.공장에서 차가 나오는 날짜,즉 출고 기준으로 12일 0시부터다. 한시 인하인가,영구 인하인가. -지난 2001년에는 특정기간 동안만 한시적으로 인하했지만 이번에는 특소세율 자체가 완전히 조정됐다.따라서 차를 언제 사든 인하된 특소세율을 적용받는다.다만 자동차업계가 특소세 인하의 여세를 몰아 이달 말까지 각종 보너스 행사를 펼치기 때문에 이 기간중에 사는 것이 유리하다. ●에어컨은 구매 성수기 지나 내년에나 효과 에어컨과 온풍기 모두 특소세율이 인하되나. -공기조절기는 모두 특소세율이 20%에서 16%로 깎인다.전자랜드,하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미 할인행사를 진행중이다. PDP TV와 프로젝션 TV는. -당초에는 특소세를 완전히 폐지할 방침이었으나 워낙 비싼데다 수출 위주여서 내수진작 효과가 적다는 이유로 ‘소폭 인하’로 방향이 틀어졌다.하지만 요즘 인기인 벽걸이형 TV,즉 PDP TV는 특소세율 자체가 워낙 낮았기 때문에 세율인하(1%→0.8%) 의미가 별로 없다.잠정적으로 적용되는 세율이어서 2005년 8월부터는 3.2%로 오르게 돼 있지만,그 전에 완전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소비진작 효과가 있을까. -자동차쪽은 다소 효과가 있을 듯 싶다.업계는 특소세 인하로 3만∼4만대의 차량이 더 팔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하지만 에어컨은 이미 구매 성수기가 지났고,PDP TV 등도 인하액이 워낙 미미해 내수진작 효과는 거의 없어 보인다.프로젝션 TV는 1만여대가 더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저소득 근로자 ‘소득공제에 세액공제까지’ 이중혜택 당초 연급여 3000만원 이하를 기준으로 소득공제폭을 확대하기로 했는데 왜 1500만원으로 기준이 바뀌었나. -연봉이 많을수록 감세액이 커지는 결과가 나와서다.소득분배 취지에서 기준연봉을 바꿨다. 그렇다면 연급여 1500만원 초과 근로자는 아무 혜택이 없나. -그렇지는 않다.세금 경감액으로 따지면 연봉이 많을수록 혜택은 여전히 더 크다.예컨대 연봉이 5000만원이라면 1500만원까지는 연봉 1500만원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확대된 소득공제폭을 적용받는다.근소세는 소득에 따라 달리 매기는 만큼 소득공제를 많이 받을수록 세금이 줄어든다. 구체적으로 세금이 얼마나 깎이나. -연 급여가 1800만원 안팎이면 4만원,2400만원이면 9만원을 덜 내게 된다.연봉 2억원 이상이면 최고 28만원까지 세금이 깎인다.연급여 기준은 실제소득에서 신용카드 사용액·부양가족 등 각종 공제액을 빼고 난 액수이다.따라서 자신의 세금경감액을 표2에서 확인하려면 ‘실제급여-공제액’ 연봉으로 확인해야 한다.연 급여 1500만원 이하는 각종 공제혜택으로 납세액이 사실상 제로(면세점)여서 소득세 부담이 전혀 없다. 세액공제는 어떻게 이뤄지나. -소득공제를 받고난 뒤에 내야할 세금이 50만원으로 나왔다면,이달부터는 인상된(45%→50%) 세액공제율을 적용받아 25만원의 세금만 내면 된다.내년 1월부터는 세액공제율이 55%로 더 올라 22만 5000원만 내면 된다.세금이 50만원을 넘을 경우에는 지금과 똑같이 30%만 공제받는다.세액공제란 내야할 세금에서 공제율 만큼 깎아주는 것이다.하지만 무한정 깎아주는 것은 아니고,상한선이 있다.이 상한선도 이번에 상향조정됐다.원래 40만원에서 이달부터는 45만원,내년에는 50만원으로 오른다. 안미현 박홍환 주현진기자 hyun@
  • [사설] KDI의 정책비판 경청해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례적으로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지난 9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두 달만에 다시 3.1%로 낮추면서 다음 세 가지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첫째,이익 집단의 욕구 분출과 이에 대한 정부 대응의 불확실성이다.우리 사회는 제조업체 근로자와 은행원,농민,교사,운수·영화·의료업계 종사자와 공무원 등 다수 이익 집단의 다양한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시시각각으로 달라져 경제에 대한 신뢰 하락과 투자 위축을 낳고 있다.둘째,정부는 이런 상황을 바로잡지 않고 재정 확대와 감세 등 추가적 경기부양책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점이다.셋째,기존의 고용된 근로자의 이익만 중시하는 정책이 성장 잠재력을 훼손시켜 분배 개선에 역행한다는 점이다. 참여정부는 출범 초기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경제 정책의 기본 철학으로 제시했다.우리는 그 취지에 공감한다.그러나 현실 문제에 대한 무원칙한 대응이 당초 취지를 살리기는 커녕 저성장과 고실업을 초래할 위험이커지고 있다고 판단한다.KDI는 올 2·4분기 성장률을 2.4%대로 추정한다.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대략 10만명이 일자리를 잃는다.우리 나라의 잠재 성장률을 5%라고 본다면 20여만명의 추가 실업자가 생기는 셈이다. 우리는 성장이냐 분배냐의 논란이 무의미하며 둘 다 함께 추구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한다.그런 점에서 분배를 무시한 성장 일변도의 정책도 경계하지만 성장 잠재력을 희생시키는 분배 우선 정책에도 반대한다.앞으로 상당 기간 저성장이 예견되는 현 상황에서는 성장을 회복하는 것이 실업 감소를 통해 분배를 개선할 수 있는 길이다.
  • 한국 ‘교육트리오’ 무엇이 문제인가

    음악에서 3이란 숫자는 다양하게 활용되고 해석된다.음의 세기를 나타내는 3박자로,성악과 기악에선 트리오로,여러 음악 이론에서도 다양하게 쓰인다. 일례로 화성학과 대위법에서 3화음은 음을 조율하는 기본 코드이나,3도 음역은 장3도의 불완전음으로서 이에 플랫(b) 하나를 붙이면 단3도로 바뀌어 음조의 명암이 달라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 ‘교육의 3박자' 혹은 ‘교육 트리오’도 우리의 교육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의 명암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핵심기관으로 볼 수 있다.어떤 기관이 우리 교육의 3박자이자 교육 트리오인가.필자는 높은 성부(聲部)의 교육부를 정점으로 좌우에 낮은 성부의 서울대와 한국교육개발원을 지목하고 싶다.혹자는 무슨 얼토당토않은 궤변이냐고 힐난할지 모르나 위의 세 기관이 우리 교육을 좌지우지해 왔다고 보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제반 국가 교육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교육 권력의 중추기관이라면,한국교육개발원은 정책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핵심 교육연구기관이며,서울대는 국가의 제도적 보호 하에 우리 교육을 실질적으로 선도하는 최고 국립교육기관이기 때문이다.이를 음악의 오케스트라에 비유해 비판하자면,교육부는 교육정책을 결정하고 교육 관계자와 교육 기관을 관리·감독하는 무소불위의 교육 권력을 손에 쥐고 휘두르는 작곡자 겸 지휘자이며,한국교육개발원은 작곡자의 의도나 취향대로 오선지에 악보를 그려넣는 작곡보조자이며,서울대는 악보와 지휘자의 손과 표정에 따라 악기를 연주하는 주자(奏者)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세 기관은 음악 미학의 3박자 관계뿐만 아니라 화성악의 3도 영역에 속하는 소위 ‘삼위(三位)의 교육체’라고 볼 수 있다.이들 삼위의 교육체가 조율과 연습을 얼마나 충실히 했는가에 청중에게는 왈츠로 들릴 수도 있고 진혼곡으로 들릴 수도 있으며,또한 협화음으로 즐거운 음악이 될 수도 있고 불협화음으로 짜증스러운 소음이 될 수도 있다. 현재까지 우리의 ‘교육 트리오'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지휘하고 악보를 쓰고 연주를 했다고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유감스럽게도 일반 청중들은 이들이 충실하게 소임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청중들은 트리오의 수장들이 간혹 엉터리 연주를 할 때마다 불평과 야유를 보내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특정 학연 고리로 연결된 트리오의 수장들과 일부 실세 수하들은 번번이 국가정책 결정이나 재정분배를 하면서 상호간 밀어주고 끌어주는 지나치게 돈독한 정리(情理)를 발휘함으로써 “자기들끼리 다 해 먹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다.이러한 잘못된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교육 트리오'는 지금이라도 심기일전하여 청중의 기대와 수준에 적합한 곡을 쓰고 충실한 연주를 해주기 바란다. 이정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홍익대 겸임교수
  • [수평사회를 만들자](6)학벌타파를 위한 제언 - 학벌기획을 마치며 좌담·각계 제언

    ‘학력(學力)의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안 된다.’는 주제 아래 대한매일이 기획,보도한 학벌타파 시리즈가 끝을 맺는다.지난 4개월 동안 국내외 교육현장을 돌아보며 학벌의 폐해를 진단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 보았다.이번 기획 보도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 가운데 하나인 학벌 문제를 공론화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정부에서는 학벌을 타파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합동기획단’을 구성했다.기획을 마무리하면서 합동기획단의 단장을 맡은 정기언 교육인적자원부 차관보,정영섭 건국대 사회과학대학장,김홍선 경복고 교사,김정명신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대표 등과 학벌타파 기획을 평가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정기언 교육부 차관보 학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만연된 학벌주의는 공교육의 부실화를 초래하고 있습니다.무조건 좋은 학교에 들어가야 출세가 보장된다고 여기는 탓이지요.때문에 엄청난 사교육비의 부담도 참아냅니다.능력에 따른 회사 고용제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습니다.또 학벌주의는 사회계층간의 불평등도 낳고 있습니다.저소득층 자녀들의 서울대 진학률도 줄고 있어요.결과적으로 소득분배 구조가 세습되고 있는 것입니다. ●정영섭 건국대 사회과학대학장 대한매일의 학벌타파 기획은 역사적인 의미를 갖습니다.학벌은 비공식적으로만 얘기되어온 사안입니다.‘학벌문화’라는 표현을 쓰는데 학벌은 문화가 아니라 병폐입니다.학벌이 교육 파탄과 사회적 불평등을 얼마나 초래했습니까.앞으로 더 폭넓게 공론화돼야 합니다.폐해를 더욱 부각시킬 필요가 있어요.학벌은 사회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어요.심각한 문제입니다. ●김홍선 경복고 교사 저도 학벌 기획을 보면서 그동안 교원으로서 진학지도를 하면서 습관적으로 넘겼던 학벌에 대한 문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생각을 했습니다.기획 의도도 좋았고 내용도 충실했어요.아이러니하게도 학벌 사회를 만드는 데 가장 기여한 계층을 꼽는다면 중등교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학생들의 소질이나 적성과 상관없이 대입 제도에 맞춰 진로를 지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정명신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대표 현재 입시중심의 교육체제에서 학벌위주의 사회는 어쩔 수 없습니다.학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학벌 폐해를 개선하기 위해 고민하지만 변화는 더딘 것 같습니다.하지만 변하고는 있습니다.반드시 고쳐야 합니다.정부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제시하면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과감하게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정 차관보 참여정부에서는 5대 차별 해소 가운데 학벌을 포함시켰습니다.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지요.학벌문제도 교육부 차원에서 벗어나 재경부·노동부 등 14개 부처가 참여하는 범부처 차원에서 접근해 올해 말까지 종합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대책 수립 과정에는 경제단체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등도 참여합니다.특히 학벌의 실태와 문제점 도출을 통해 국민의 의식을 전환하는데도 힘쓰겠습니다.우선 민간과 공공 부문에서 능력 중심의 문화가 정착되도록 유도하려고 합니다.직업교육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대학 서열화의 완화 방안과 대학 특성화 방안,지방대 육성방안도 추진할 방침입니다.여성인력의 능력 개발과 지원도 포함됩니다. ●정 학장 일제 강점기에 모두가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독립운동에 뛰어든 사람은 소수였지요.학벌타파도 ‘제2의 독립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만큼 심각한 문제이지요.대한매일 기사에서 대안이 언급됐지만 우리 사회 수준에서 정확한 대안이 제시되기까지는 공론화가 확대돼야 합니다.해외 사례를 통해 보여준 대안도 우리 사회에서 보조적인 역할밖에 할 수 없어요.정부가 너무 서둘러 자칫 종합대책을 전시용으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심층적이고 정확하게 원인을 진단한 뒤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김 교사 학생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적성보다 대학의 간판을 찾아 ‘불나비’가 되는 것이 교육의 현실입니다.학생들은 교사에게 설득되다가도 막판에 유명대의 비인기학과라도 입학해야 한다는 부모의 말을 따릅니다.학벌사회에서 실업고의 쇠락은 훨씬 심각합니다.실업계에 가면 패배자나 낙오자로 인식됩니다.실업고 교사들은 학생 모집에 동분서주합니다.거의 전쟁 수준이에요.고교 교육이 정상화되려면 대학 교육과는 상관없이 자격증을 따면 그에 걸맞은 임금과 보수,승진이 보장되는 사회가 되도록 제도·인식 등을 바꿔나가야 합니다. ●김정 대표 정부에서 교육을 인적자원으로만 보면 학벌 문제는 풀리지 않습니다.기업에서도 지원자를 자원,학맥과 인맥을 상품으로 봅니다.사람을 인적 자원으로 보고 생산성이 높은 사람으로 길러낸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한 학벌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입니다.성장과 효율만을 강조하면 아이들은 학벌에 얽매일 수밖에 없어요.학부모도 마찬가지지요. ●정 학장 사회가 유기체이듯 학벌도 어느 한 분야에서 독립적으로 나타난 것이 아닙니다.정확한 원인 분석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유능한 의사는 병의 원인을 콕 짚어냅니다.정부가 해야 할 일이지요.학벌의 원인은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편파적인 개입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대학간의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해지면서 대학 서열화가 고착됐어요.국가의 지원을 받는 국립대에 사립대는 열세일 수밖에 없습니다.대안은 이 같은 사실에서 찾아야 합니다.국민 의식은 개인적으로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편한 길을 두고 좁은 길로 멀리 돌아가라고 하면 안 됩니다.편한 길을 넓히든지 해야 해요.교육부에서 국민 의식을 탓한다면 너무 안일한 자세이지요. ●김 교사 정부 부처가 모두 나선 만큼 제도가 뒤따랐으면 좋겠습니다.기업들의 학력제한 철폐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아직 미미한 상태입니다.부산상고는 부산제일고로 이름을 바꾼다고 합니다.목포상고는 이미 전남제일고로 바꿨어요.이런 현실에서 실업고를 나와도 사회에서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교육부나 시민단체가 아무리 얘기하더라도 공염불에 그칠 뿐입니다.기업 채용 때 자격증 위주로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공직사회에는 지역인재할당제를 도입해야 합니다.개방형 공채로 실력 위주로 시험을 치러야 하는 것이지요.전공 위주의 진로지도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 차관보 자격증 제도가 있지만 산업체에서는 대학이나 훈련기관의 교육이 기업 현실을 받쳐주지 않는다고 비판합니다.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와 재경부 등 관계부처는 범정부 차원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을 구축하려고 합니다.직업의 직무능력 표준을 정해놓고 교육과정과 훈련,자격을 이에 맞추도록 하는 제도입니다.KS마크와 비슷합니다.지금껏 교육과정과 자격은 따로 놀았어요.자격과 학력이 연계되지 않는 점도 문제입니다.상급학교에 진학할 때 자격이나 교육훈련,근무경력 등을 쉽게 연계시켜 어느 하나를 이수하더라도 대체 인정을 통해 학습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할 계획입니다.국가직무능력표준의 핵심은 자격과 노동시장,직무능력 체계를 연계·구축하는 것입니다.이를 위해 정부는 자격기본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 학장 국민의 정부에서도 교육부에 ‘학벌팀’이 있었어요.학벌 문제는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 이후 잠잠하다가 새 정부 들어 다시 논의되고 있습니다.늘 정부의 대응은 원인에 대한 대응보다 대증(對症)요법에 그치고 있습니다. ●김 교사 차별은 곤란하지만 엄연한 차이는 인정해야 합니다.자칫 마음껏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싶어도 발목잡기나 하향 평준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학력의 차이는 과감하게 용인해야 합니다.그러나 차별해소를 너무 강조하다 보면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어요. ●정 차관 그렇습니다.학벌과 학력(學力)은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학벌은 배격돼야 하지만 학력은 제고시킨다는 것이 교육부의 기본 정책입니다.구별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김정 대표 체감할 수 있는 학벌타파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학교운영위원회만 해도 참여하려면 학력을 써야 합니다.학부모들은 심적으로 부담감을 느끼고 있어요.그래서 학부모들은 학운위를 가리켜 ‘가진 사람들의 민주주의’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합니다.학운위는 교육부 소관인 만큼 학운위 가입 양식에서 학력란을 없애는 의지를 보여줘야 합니다.불필요한 학력 부분은 교육부에서부터 없애는데 솔선해야 합니다.또 참여정부에서 5대 차별 해소를 내세웠지만 학벌은 국민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입니다.가진 사람들은 학벌의 폐해가 얼마나 심한지 몰라요.정부가 대책을 만들 때도 학벌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합니다. 정리 박홍기 김재천기자 patrick@ 교원 능력우선 교육을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정태화 박사 학벌 문제를 교육 측면에서만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학벌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돼 있는 이해관계를 비롯해 정확한 실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이제는 사회 내에서 학교교육만이 개인의 능력을 설명하는 패러다임을 깨야 한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종합 평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사회적 합의를 거쳐 만들어야 한다.개인의 능력과 경력 등을 종합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개인은 수시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사회는 이를 인정해주며,정부는 이를 위한 객관적인 틀을 만들어야 한다. ●교육개혁시민연대 한만중 전 정책실장 학벌에 대해 전반적으로 적절히 진단한 것 같다.학벌 문제는 학벌의 구조와 대학 입시제도 개선이 양 축이라고 할 수 있다.국립대 개선방안과 지방대 육성 등 방안들을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인터뷰에만 그쳐 아쉬웠다.앞으로는 더 구체적인 담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학벌에대한 구조적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실적인 면에서 대학개혁 자체를 검토할 필요도 있다.수능제도 자체도 서열구조 조성,학벌의 해결책으로 나오고 있는 수능 자격고사화 문제도 제기됐어야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황석근 대변인 학벌주의의 근본 원인은 폐쇄적인 집단주의에 있는 만큼 문화적 접근도 시도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학벌 타파는 실력 중심의 사회로 가자는 것인데 우리 사회는 아직 이런 구조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이런 문제를 어떻게 조화롭게 해결할 것인지가 과제다. 진로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학교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등 교육체제가 다양해져야 한다. ●경인고 이종배 교사 21년째 교단을 지켰지만 학벌 기획을 보면서 그동안의 진학지도를 반성하게 됐다.학벌주의를 타파하려면 사회 시스템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의식의 변화도 필요하다.언론도 반성해야 한다.일류대 관련 기사는 줄이는 실천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사회 일각에서 학벌타파 운동이 일어난다고 해서 급속히 퍼지는 것은 아니다.교사 교육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교원 양성 단계에서부터 학벌이 아닌 능력을 우선시하는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김정금 학벌문제특별위원장 대한매일이 굉장히 다양한 사례를 들어 기사화한 것이 인상적이었다.특히 언론에서 학벌 문제를 장기간 시리즈로 다룬 것은 고무적이다.다른 언론사에 비해 대한매일을 훨씬 돋보이게 한 기획이었다.학벌 문제는 다양한 계층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언론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 드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시리즈는 끝나지만 대한매일이 앞으로도 학벌에 대한 심층적인 진단을 해줬으면 좋겠다. 정말 학벌의 뿌리가 무엇이고 우리 삶 속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진단해 달라.핵심적인 대안을 집중한 기사를 실어주기 바란다. ●서울시교육과학연구원 정정웅 인성진로교육연구부장 학벌에 대한 이중적인 의식구조가 문제다.사회 발전의 걸림돌로 학벌을 지목하지만 학부모들은 막상 자기 아이들을 대할 때는 생각이 달라진다. 개개인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아이들의 적성과 소질을 길러줘야 하지만 학부모들은 이를 잘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학부모들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학부모들을 위해 능력 중심의 사회와 관련한 다양한 교육 기획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좋겠다. 앞으로 대한매일에서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학벌 관련 기사를 많이 써주기 바란다. ●포스코 박세연 인적자원팀장 출신대학이 기업들의 인재 선발 기준이 되는 것은 우수 인재를 검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사원을 채용할 때 이들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공통된 기준이 없다.포스코는 참여정부의 방침에 따라 올해부터 신입사원 선발방식을 공개채용으로 전환하고 구조적 면접을 도입했다.학벌타파를 위해서는 공교육이 제자리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대한매일에서 이런 부분을 자주 이슈화해달라.이를 뜯어고치지 않으면 다음 세대가 짐을 또 떠안게 될 것이다. ●안동대 임현재 학생 지난 4개월 동안의 대한매일의 학벌 기획은 우리 사회의 학벌서열화와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잘 지적해 주었다.특히 학벌지상주의가 교육현장과 기성사회에 어떻게 작용해 왔는지 각계 전문가들과 이해 당사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설득력 있게 전했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지방분권정책 틀 안에서 대학개혁의 방향을 좀더 구체적으로 이끌어줄 필요가 있었다. 대학들을 상향평준화하기 위한 정책을 더 구체적으로 소개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학벌없는사회 이철호 사무처장 학벌을 사회적인 이슈로 제기한 데 감사드린다.학벌을 의식개혁이 아닌 사회개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국립대 민영화와 지방대 특성화,채용문화 개선,진로지도 활성화 등은 바람직하지 못했다. 이제는 대학서열화를 없애기 위해 어떤 제도가 필요한지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지식기반사회에서 가장 큰 차별로 등장한 교육기회나 그 결과에 따른 차별을 없애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학벌 차별을 적극적으로 시정,보상하려는 노력도 이뤄져야 한다. ●한양대 교육학과 정진곤 교수 학벌사회의 문제점과 폐해를 다각도로 잘 조명했다.학벌문제에대한 대한매일의 심층적이고 다면적인 분석은 학벌이 아닌 능력 위주의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데에 중요한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그러나 능력 위주의 사회를 만들어가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와 학벌의 폐해 등을 교육뿐만 아니라 경제,외교,문화 등 사회 모든 영역에서 좀 더 심도있게 분석했으면 좋았을 것이다.앞으로 능력 위주 사회를 만들기 위한 보다 설득력 있고,깊이 있고,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주길 바란다. ■기획을 마치며 학벌은 결코 녹록지 않은 대상임에는 틀림없었다.상당수의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힘’에 눌린 탓인지 학벌을 드러내놓고 말하기를 꺼렸다.학벌 피해를 입고도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가 일쑤였다.따지고 들었다가는 자칫 피해의식의 발로로 매도당할까 두려운 까닭에서다.더욱이 학벌의 울타리에서 뛰쳐나가 자기의 길을 가는 이들조차 학벌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3월10일 ‘현대판 골품제 학벌’이라는 제목으로 첫 발을 내디딘 학벌타파 기획을 4개월 동안 18차례 다루는 과정에서 나타난 사실들이다.학벌 타파 기획은 원인·실태에서부터 서울대 문제,기업의 채용 관행,학벌 타파에 나서거나 학벌을 극복한 사람들의 소개 등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으로 접근했다. 또 심포지엄 및 교육부총리 인터뷰,외국의 교육 및 자격증 제도 등을 통해 신중하게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학력에 의한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안된다.’는 원칙론에 입각해서다.국립대의 구조조정 또는 법인화,지방대의 육성,자격증제도의 활성화,기업의 채용방식 개선,국민의식의 전환 등이 대표적인 대안들이다. 특히 대한매일의 여론조사에서도 밝혀졌듯이 학벌의 폐해를 심각하게 인식하면서도 학벌문제를 내세우지 못하는 이중적인 의식구조도 취재 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예컨대 서울대를 자퇴한 뒤 이른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가 아닌 대학에 다시 진학,자신이 원하는 학문에 매달린 끝에 대학 강단에 선 A교수의 경우,“간판보다는 적성이 우선”이라면서도 “굳이 서울대를 중도에 포기한 이유를 밝혀 서울대의 친구들을 포함,주위 사람들과 껄끄럽게 될필요가 있느냐.”며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실제 학벌의 벽을 넘었다고 자처하면서도 학벌의 수혜자로 인정하는 A교수와 같은 사례는 적지 않았다. 반면 높은 수능 점수에도 불구하고 적성을 찾아 세칭 ‘2류 대학’에 갔다가 학벌의 벽을 실감,학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중도에 학업을 접는 대학생의 절망도 봤다.‘학벌 문화의 정점,서울대’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서울대의 몇몇 교수들은 “서울대가 실질적인 국립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더 나아가 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그러면서도 기사에서는 익명으로 처리해 달라는 요구를 빼놓지 않았다. 학벌의 뿌리는 깊었다.벽으로 비유하면 높고 단단했다.하지만 학벌은 무너뜨려야 할 대상임에는 분명하다.젊은이들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주고 나아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또 사회의 화합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업이다. 이런 점에서 학벌타파 기획은 학벌을 공론화,사회적 이슈로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한 데다 정부의 대책 수립을 이끌어내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한국경제 ‘1만弗의 덫’ / 새 성장동력 못찾아 ‘8년 허송’

    한국경제가 국민소득 ‘1만달러의 덫’에 걸려 허우적거리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995년 이후 8년째 1만달러(지난해 1만 13달러)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도 경제주체들은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채 세월을 허송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두산중공업 분규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화물연대 및 철도파업 등 일련의 사태에서 보듯 집단·계층·세대간 갈등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재계는 이익집단의 ‘내 몫 챙기기’가 계속 기승을 부리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겠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 5월 생산·소비·투자 등 3대 핵심 경제지표는 98년 10월 이후 4년7개월 만에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올들어 5월까지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국내 산업투자의 공동화마저 우려된다.국가경제의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령화사회 진입과 중국의 급부상 등 대내외적인 여건을 감안할 때 한국이 앞으로 4∼5년내 2만달러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성장 활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1만달러 벽 왜 못 넘나 현재 우리 사회의 각종 갈등은 선진국이 경험한 국민소득 1만달러의 함정과 유사한 점이 많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연구원은 “1만달러는 한 국가의 발전단계에서 양적 팽창과 질적 성숙의 경계선”이라며 “이 시기에는 의식수준이 높아져 사회적 욕구가 분출되고 성장잠재력이 감퇴된다.”고 설명했다.또 고령화의 진전으로 노동시간이 줄고 규모의 경제효과가 반감되는 반면,성장과 분배논쟁이 치열해져 각 계층의 내 몫 찾기와 이념갈등이 치열해진다고 설명했다. 1만달러 함정에 빠진 것이 저임금을 토대로 국가 자원을 총동원했던 개발시대의 경제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경제주체들이 말로만 경제개혁을 외친 나머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단계로 이행되지 못했다.”고 말했다.이어 “90년대 초반부터 경제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수차례 개혁을 단행했지만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을 갖추는 데 실패했다.”며 “여전히 정부 주도의 관치금융이 성행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타이완의 교훈 아르헨티나는 80년 국민소득이 8000달러선까지 올라갔지만 곧 2000달러로 곤두박질쳤다.이후 17년 만인 97년 8000달러를 회복한 뒤 지난해 또 2000달러선으로 떨어졌다.20년째 반짝 회복과 급락을 거듭하는 ‘M자형’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M자형’ 곡선을 타는 국가들의 공통점으로 ▲기득권층의 개혁 저항 ▲경제정책 혼선 ▲정치적 공감대 형성 실패를 꼽는다. 실제로 83년 알폰신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화폐개혁 등 자유시장경제체제를 도입했으나 기존 경제체제를 고수하려는 노조와 자본가,관료 등 기득권층의 저항에 부딪혀 급격한 경제 혼란을 겪었다.지난해에는 마이너스 12%라는 최악의 경기침체를 기록했다. 타이완도 92년 1만달러를 돌파한 뒤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2001년에는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IT산업 침체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2.2%를 기록했다.1인당 국민소득도 2000년 1만 4200달러에서 1만 2900달러로 떨어졌다.수출증가율도 2000년보다 17%가량 하락했다. 타이완의 문제점은 IT산업을 대체할 만한 신수종 산업을 아직 발굴하지 못한 데서 기인했다.2만달러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새 성장 엔진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성장 동력을 상실하게 되면 국가경쟁력이 회복불능의 상태에 빠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집단이기주의를 극복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거시경제연구센터 소장은 “한국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적 취약성을 갖고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려면 새 성장동력을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해야 하는데도 1만달러 시대에서 내 몫을 찾겠다고 서로 나서면 결국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이어 “지금은 성장에 역점을 둬야지 나눌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삼성 이건희 회장도 “지금은 제 몫찾기보다 파이를 서둘러 키워야 할 때”라며 “국민과 정부,근로자,경영자가 한발씩 양보하고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참여정부의 경제비전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로버트 배로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한국이 (복지·분배를 강조하는) 유럽형 정책을 따라 간다면 4% 성장도 낙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독일·프랑스의 사례에서 보듯 정부가 일방적으로 노조 편을 들 경우 생산성이 감소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1만달러 시대를 이끌어 온 전통산업을 대체하는 세계 1등기업,1등상품을 많이 육성하지 않으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는 2만달러 시대 진입의 선결조건으로 금융시스템 개혁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꼽았다.김 교수는 “금융개혁은 꾸준히 이뤄져야 하는데도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 변동에 따라 휘둘리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단기적인 처방으로는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이 어렵다.”고 밝혔다. 박건승 김경두기자 ksp@ ■‘2만弗 돌파’ 선진국 사례 ‘2만달러 돌파,지금이 중요하다.’ 영국,스웨덴,핀란드는 모두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선진국의 기준인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돌파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아일랜드는 외환위기 직전에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선진국에 도달했다. 이들 국가가 경제 대국으로 도약하기까지 추진했던 정책과 국민 대화합은 최근 ‘마(魔)의 2만달러’에 시달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특히 시장,자본,생산시설 등 모든 면에서 우리와 비슷한 환경 속에서 성공적으로 2만달러의 벽을 넘었던 이들 국가는 우리가 따라가야 할 대상이다. ●아일랜드 ‘유럽 변방에서 정보기술(IT) 대국으로’ 유럽의 변방인 아일랜드는 1987년 실업률이 20%를 상회했고 국가 채무도 국내총생산(GDP)을 초과할 정도로 국가 경제가 파산 직전이었다. 그러나 현재 영국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을 뿐 아니라 세계적인 IT기업들이 앞다퉈 투자를 하고 있다. 비결은 뭘까. 우선 외국인 투자 유치를 들 수 있다.아일랜드는 독자적으로 산업을 일으킬 만한 자본이 없다는 판단 아래 외국기업들이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법인세 인하 등 각종 제도와 법을 뜯어고쳤다.IBM,애플 등 IT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섰고 그 결과 전체 제조업 생산의 40%가 외국 투자 기업들이 담당하고 있다.특히 해외 투자 유치는 1990년대 중반 30억달러에서 2000년에는 20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났다.이와 함께 노동자,기업,정부가 고통 분담에 나서며 임금인상 제한,일자리 창출,조세 감면 등을 통해 사회안정에 성공했다. ●금융구조조정에 성공한 핀란드 휴대전화 ‘노키아’로 상징되는 핀란드도 1990년대 초반 현재의 우리나라와 유사한 상황에 빠진 적이 있다.기업은 문어발식 경영,국민들은 저금리를 이용,부동산 투기와 사치성 소비를 일삼았다.결과는 외환위기로 나타났다.옛 소련이 붕괴되고 유럽 대륙이 경기 불황에 시달리면서 거품 경제는 급속도로 무너진 것.방만한 대출로 은행들은 부실 덩어리로 바뀌었고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이를 극복하는 구조조정은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정부는 부실 금융을 정리하기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하며 은행간 대규모 합병에 나섰다.노조도 불가피성을 인정,인력 감축과 임금 동결에 동의했다.과감히 실업수당을 제시하며 노동자들의 불만을 해소했다. 이같은 금융구조조정은 핀란드를 정보통신 강국으로 만들었다. ●‘영국병’을 치유한 영국 1970년대 노사분규와 외환보유고 부족에 시달렸던 영국은 대처 총리가 등장하면서 과도한 복지로 인한 ‘영국병’ 치유에 나섰다. 공공기업의 민영화,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복지분야 축소 등 10년간의 전방위적인 구조조정은 병든 영국을 젊은 영국으로 변화시켰다. 2000년 현재 영국은 경제성장률 2.8%,실업률 3.5% 등 유럽국가중에서도 견실한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열린세상] 경제위기와 노·사·정 충돌

    최근 우리경제는 거센 풍랑 속에 엔진이 꺼지는 배와 같다.파업대란과 가계부채 등으로 앞이 안 보이는 불안 속에 소비 실종,기업 탈진 등 경제 동력이 멈추고 있다.실제로 우리 경제는 기력을 잃은 상태이다.생산 소비 투자 등 3대 경기지표가 IMF 불황이후 최악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소비경기를 반영하는 도·소매 판매 증가율은 -4.6%로 5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경제동력의 근간인 설비투자는 21개월만에 최저치인 -8.9%를 기록했다.감소해서는 안 되는 산업생산도 급기야 -1.9%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대열에 합류했다. 경제가 이와 같이 좌초상태에 빠지자 실업과 빚의 2중고를 겪는 국민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상태에서 노·사·정 모두가 자신들의 이익과 주장만 내세우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참여정부는 주요 경제운영 방향으로 재벌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분배기능을 강화하여 공평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이런 맥락에서 노사간의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고 비정규직의 차별해소,주5일 근무제 도입,사회안전망과 근로자 복지 확충 등의 노동정책을 제시했다.이러한 정부정책은 반(反)기업정책으로 인식되어 재계의 강력한 반발을 가져왔다. 경제의 침체와 불안이 심각한 상태에서 재벌개혁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근로자들의 이익을 강화한다면 이는 경제침체를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국민소득을 떨어뜨려 개인 파산을 확산시킨다는 논리이다.더 나아가 재계는 파업이 확산되자 국내 투자를 멈추고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극단적 논리까지 내놓았다. 한편 정부정책에 대해 노조는 자신들의 위상과 이익의 강화 차원에서 임금인상 및 근로여건 개선과 함께 경제자유구역법 폐기,비정규직 철폐,노조 경영참여 등 정책적 분야의 요구사항까지 제기하고 있다.이에 따라 과거와는 내용이 다른 파업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정부는 두산중공업·철도청·화물연대·조흥은행 파업에서 법과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경제상황이 악화되자 정부는 불법파업에 대한 강경대응은 물론 무노동 유임금,해고의 경직성,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등에 있어서 노동조합에대한 특혜를 없애겠다는 정책까지 제시했다. 이렇게 되자 노·사·정간 불신이 커지면서 집단적 대결의 조짐이 보인다.정부가 철도파업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하자 충돌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현 상황에서 이해집단간 싸움을 확대한다면 이는 좌초상태의 경제를 스스로 침몰시키는 것이다.경제를 기득권의 보호나 투쟁을 위한 인질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재계는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에 나서고 성장동력을 살리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경제위기를 빌미로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고 노조공격에 주력한다면 이는 기업의 기본 소임을 망각한 반국민적 처사이다.노동조합도 마찬가지이다.기업은 노사가 함께 살려야 하는 공동운명체이다.참여정부의 정책기조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며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이는 기업을 망치고 자신들도 망치는 파괴행위가 될 수 있다. 노동귀족이라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노동자들 사이에 격차가 크다.실직자들은 아예 자신들의 처지를 알릴 길도 없다.근로자들의 평등한 고용기회를 확대하고 생산성을 높여 기업도 살리고 근로자도 사는 노동운동을 펼쳐야 한다.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정부는 기업들의 불법비리행위를 차단하고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고취시켜 투명하고 공평한 시장경제를 만드는 데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동시에 규제를 혁파하고 불안요인을 제거하여 기업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무슨 일이 있어도 정부가 우왕좌왕하여 풍랑 속에 배를 침몰시키는 역사적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경제를 살리는 데 정치권이 힘을 합쳐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정치권이 경제위기를 정략적으로 이용해 불안을 과장하거나 상대방 헐뜯기에 여념이 없다면 경제는 희망이 없다. 이 필 상 고려대교수 경제학
  • 반론/ 스크린쿼터는 유지되어야 한다

    〈대한매일 6월26일자 15면 기고 ‘스크린쿼터 이젠 철폐해야’에 대한 반론〉 스크린쿼터에 관한 견해가 다양한 것은 바람직하지만,그렇다고 우리가 비현실적인 주장까지 수용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26일자 대한매일에 발표된 재경부 김성진 국장의 견해를 읽으면서 떠오르는 느낌이 그랬다.김 국장은 스크린쿼터에 관한 찬반 양론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영화의 소비자인 관객의 입장은 어디에도 없다.’고 단언한다.과연 그럴까? 스크린쿼터제를 유지하자고 외치는 영화인들과 지식인들의 주장은 얼핏 영화인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집단이기주의의 논리처럼 들리기도 한다.그러나 이는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또 그 본질을 훼손하기 위한 곁가지 궤변에 불과한 이야기다.김 국장의 주장과는 정 반대로 스크린쿼터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일이야말로 관객들에게 선택권을 넓혀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의 현실은 좋은 영화를 만들었다고 해서 반드시 관객이 그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시장의 자유경쟁을 신봉하는 경제학자들의 논리대로라면,좋은 영화가 더 많은 관객을 확보해야 마땅한데 그렇지가 못하다는 말이다.이는 배급의 문제가 개입되기 때문이다.배급은 또 힘의 논리가 개입된 치열한 자본의 싸움판이기도 하다. 따라서 김 국장의 주장과 달리,잘 만든 한국 영화도 배급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될 수 있는 것이다.스크린쿼터를 축소 내지 철폐하는 것이 관객들에게 선택권을 넓혀주는 것이 아니라,오히려 할리우드 영화 일색의 ‘자유시장’으로 전환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이는 추측이 아니다.타이완과 멕시코,그리고 심지어 유럽에서도 스크린쿼터 축소 또는 철폐 이후 영화산업이 모두 몰락한 실례가 있다. 오죽했으면 프랑스 영화인들이 한국을 찾아와 스크린쿼터 제도 유지를 지지하고 나섰을까.그들이 경고한 메시지는 분명했다.자국에서 할리우드 영화가 독점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쿼터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세계 영화사에 빛나는 영화를 생산했던 이탈리아,영국,독일에서도 시장원리를 믿고 영화를 개방했다가 미국에 참패당한 경우를 고려하면 김 국장의 논리는 아무래도 현실과 거리가 먼 경제이론일 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한국에서 스크린쿼터 제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그것은 스크린쿼터 제도가 한국 영화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관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데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누가 다시 왜 한국 영화가 계속해서 만들어져야 하느냐고 묻는다면,그 대답 또한 명쾌하게 제시할 수 있다.관객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배우가 등장해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문제를 친숙한 배경에서 펼치는 이야기를 외국 영화보다 선호하기 때문이다. 물론 외국 영화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볼 수 있다.오히려 세계 영화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할리우드 영화는 한국 영화보다 더 세련되고 재미있는 볼거리가 많은 것이 문제다.기술과 자본에서 경쟁할 상대가 없기 때문에 할리우드 영화는 생산에서 ‘규모의 경제’ 원칙을 도모할 수 있고,분배를 독점할 수 있는 것이다.스크린쿼터는 바로 이런 물량공세로 타국 영화시장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독점구조를 철폐하기 위해 필요한것이다. 스크린쿼터가 한국영화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해 주는 것은 물론 아니다.그리고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사실이다.그렇다고 이를 축소하거나 철폐하는 것은 불안하게 자리잡은 한국영화를 아예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영화가 이만큼 활성화되기까지 수십년이 걸렸지만,추락하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문제다.한국영화 발전을 위해서 스크린쿼터는 충분하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조건임에 틀림없다.스크린쿼터는 유지되어야 한다. 조흡 동국대 교수 영화영상학
  • [열린세상] 학벌주의와 대학교육

    ‘학벌주의 극복 방안 수립을 위한 합동기획단’이라는 긴 이름의 정부기획단이 탄생한다는 소식이다.14개 부처 장·차관이 회동하여 만들어낸 공동지혜의 산물이다.기획단에는 정부부처 이외에도 언론기관,시민단체,경제단체 등 민간의 참여가 예정되어 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어온 이른바 ‘학벌주의’가 연간 7조원에 이르는 사교육비,고용,소득,분배구조의 왜곡의 주범이라는 데 정부 각 부처가 공감했다는 배경 설명도 있다.노무현 정부의 근본 성격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는 발상으로 보인다.많은 국민이 환영할 정책이지만 어쩐지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시행할 수 있을지도 미리 걱정된다. ‘간판’이 아니라 ‘실력’이 제대로 평가받는 세상을 만들자는 데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실력을 갖춘 엘리트집단이 아니라 특정학교라는 간판 아래 모인 연고자들이 집단적으로 득세하는 것을 막자는 데 누가 반대할 수 있겠는가.공정한 경쟁이라는 시장의 원리를 제약하는 요소를 제거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면 말이다.그러나 행여라도 이 정책이 개인의 실력과는 무관하게 골고루 자리를 나누는 방향으로 시행될 소지가 있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인위적인 평준화정책을 구상하기에 앞서 우리 사회가 딛고 선 헌정질서의 근본이념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유와 평등의 조화이다.사적 자유의 극대화가 초래할 극심한 불균형이 사회적 악이 되고,그 악이 인위적인 재배분을 통해서만 바로잡을 수 있을 때 비로소 국가의 개입이 설득력을 얻을 것이다.이를테면 대학입시에 지역균형 선발제도를 도입하고 교육의 배경이 다른 사람들을 위한 각종 특례입학 제도를 제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로 그런 예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학벌주의’의 근원은 다른 곳에 있는 듯도 싶다.특정학교가 학생에게 제공하는 교육의 질에 대한 평가제도가 제대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종래 우리나라의 대학은 입학만 하면 사실상 졸업이 보장되었다.그리하여 특정 대학의 입학과 동시에 평생토록 한 사람의 사회적 신분이 결정되다시피 하였다.재학 중에 그가 어떤 수준의 교육을 받았는가는 평가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실인즉 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의 비중은 극히 미미했다.그러기에 자신은 대학에서 배운 것이 거의 없다고 공공연히 큰소리치는 세칭 ‘명문대’ 출신들이 즐비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다르다.국공립,사립 구분 없이 대학마다 교육의 질로서 경쟁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규모나 질에 있어 사적 영역이 공적 영역을 크게 앞선 지 오래인 우리나라이다.과거와 달리 대학 간의 격차도 좁혀졌다.40대 이하의 경우 특정직역에 있어 특정 대학 출신의 지배현상도 엷어졌다.시대가 이미 평준화,다원화의 길을 내쳐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한 명문 상업고등학교가 인문계로 전환하고자 시도한다는 언론보도다.전직 대통령이 다닌 상업학교는 그분의 재직 중에 이미 인문학교로 전환했다고 한다.실업계 경시현상이라는 사회전반의 문제를 특정학교의 문제처럼 언론이 보도하듯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여러 학벌주의가 뿌리박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만큼 동창회 모임이 활발한 나라도 드물다.학력이 높을수록 여러 단계에 걸쳐 중첩된 인연을 맺는다.그런데 대체의 경우 동창회는 학교의 발전보다는 동창생 간의 결속과 친목을 다지는 데 주력한다.국립대학일수록 동창의 기여가 미미하다.이제는 동창은 소집단적 연고와 결속을 통한 자신의 영달을 도모하는 대신 학교와 후세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쏟아야 한다. 불공정한 학벌의 횡포는 막아야 한다.그러나 인위적인 제도를 만들기 전에 고려해야 할 요소가 너무나 많다.신중하고도 체계적인 정책이 수립되기를 바란다. 안 경 환 서울대법대학장
  • [수평사회를 만들자](6)학벌타파를 위한 제언-윤덕홍 교육부총리 인터뷰

    다음달에 범정부 기구로 ‘학벌주의 극복을 위한 합동기획단’이 구성된다.학벌문제를 교육만이 아닌 사회관행과 법·제도적인 관점 등에서 폭넓은 시각을 갖고 다루기 위해서다.지난 25일 열린 인적자원개발회의에서는 ‘학벌주의는 교육의 부실화와 고용 및 소득분배구조 왜곡의 주 원인’이라고 규정했다.이제 정부도 학벌주의의 병폐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인적자원개발회의의 의장을 맡고 있는 윤덕홍(尹德弘)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을 만나 학벌타파를 위한 정책 방향과 과제를 폭넓게 들어봤다. 학벌에 대한 평소 생각은. -대구에서 교수로 재직할 때부터 만나는 사람들에게 고향이나 출신대학을 묻지 않았다.벌써 20년이 넘었다.고향이나 학교를 물으면 선입견을 가질 수밖에 없다.교육부 장관이 된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에는 일류대학을 졸업하면 출세가 보장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혈연이나 지연보다 학연이 더 기승을 부린다.이른바 학벌주의이다.학벌은 출신학교를 매개로 형성된 배타적인 유사공동체이다.폐쇄적인 사회구조다.능력과도 상관없다.따라서 본질적으로 학벌사회가 타파되지 않고서는 대학의 서열화구조,사교육비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없다.능력위주의 교육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학벌의 정점에는 국립대인 서울대가 있다고 한다.서울대는 모든 학문의 영역에서 국가의 지원 아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취임전 서울대의 독립법인화도 언급했는데.서울대의 구조조정은. -서울대가 모든 영역의 학문을 독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정부도 원하지 않는다.학문을 독점하면 국가 경쟁력을 잃는다.생산성도 없어진다.서울대는 특화할 필요가 있다.세계적인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규모를 줄여야 한다.지금은 너무 크다.학부를 줄이고 대학원이나 전문대학원체제로 가야 한다.학부의 정원도 감축해야 한다. 국내에서 국립대의 법인화가 논의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선례도 별로 없다.일본 국립대의 법인화는 10여년전부터 논의돼 내년 4월에 시행된다.일단 일본의 추진과정을 면밀히 분석한 뒤 대학측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국립대의 독립법인화는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많은 탓이다.서울대의 법인화 추진 과정 및 기간을 밝힐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국민적인 합의를 끌어내는 과정도 요구된다.물론 궁극적으로는 국립대의 법인화 또는 민영화를 통해 효율성을 키우는 쪽으로 대학을 운영하는 편이 좋다. 대학 구조를 다원화하기 위해서라도 지방대학의 특성화가 요구되고 있다.지방대학의 육성 방안은. -지방대학의 제도적 개선 사업이 필요하다.백화점식의 학과 운영 방식을 버려야 한다.규모를 감축,자랑할 만한 특성화된 대학으로 갔으면 한다.학과간 또는 대학간의 통폐합 등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했으면 좋겠다.지방대학이 변화하는 사회에 적합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얘기다.그렇게 한다면 국가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또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하고 우수한 인재의 육성과 관련,지방대학의 교육·연구 역량를 높이기 위해 ‘지역인재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해 국가의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도 필요하다.특히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연구소·산업체·지자체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사업단을 구성,이 프로젝트를 시행에 옮길 것이다.인재의 양성에서 활용까지 모든 과정이 연계된다.지방대학의 육성을 통해 지역산업의 발전과 경제의 활성화를 이뤄 지방분권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이다. 기업의 채용 문화를 바꾸기 위해 관련 부처나 경제단체 등과 협의해 나갈 용의는 없는지. -학벌주의는 능력보다 간판을 우선하는 취업 및 고용구조에서 주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기업체의 학력위주의 고용관행 개선이 시급하다.따라서 민간과 정부,관계 부처간의 역할 분담을 통해 능력중심사회를 구현하는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 정부에서는 기업의 채용 이력서에 대학명을 기재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일부 기업들은 이미 채용문화의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물론 경제단체의 협조도 적극적으로 구할 계획이다.‘학벌주의 극복을 위한 합동기획단’에는 경제단체나 시민단체의 전문가들도 포함된다. 현재 교육부는 노동부와 공동으로 전국의 수많은 직종에 대한 직무 분석에 나섰다.이른바 국가적 차원에서 ‘국가능력인정체제(National Qualification Framework·NQF)’와 함께 ‘국가직무능력표준제(National Skill Standards·NSS)’의 도입을 위해서다.NQF는 평생교육을 촉진시키기 위해 학교교육과 직업교육 및 훈련의 학습 결과에 똑같은 가치를 부여,제도끼리의 학습 결과를 서로 인정해주는 체계이다.굳이 학교를 졸업하지 않아도 직업교육을 통해 학위와 똑같은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NSS는 품질을 보증하는 KS와 같이 국가가 정해놓은 직무 능력의 표준이다. 이런 체제가 정착되면 기업에서는 학력 아닌 자격증 소지 여부를 따져 채용할 수 있게 된다.또 대학 졸업후에도 자격증을 따기 위해 평생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다.자격증의 활성화는 학벌주의를 무너뜨리고 능력중심사회를 앞당기게 된다. 학벌과 사교육비 증가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대책은. -사교육비로부터 고통받고 있는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사교육비 대책팀’을 구성했다.한국교육개발원에는 ‘사교육비 경감대책 연구팀’을 설치,실태조사 및 심층연구를 의뢰해 놓고 있다.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말까지 장·단기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단기적으로는 학교밖 과외욕구를 학교 안으로 흡수하는 방안을 추진하려고 한다.초등학교든 중학교든 간에 오후 3∼4시쯤이면 학교가 빈다.학교의 유휴시설에 학교 밖의 사교육을 끌어들이는 안이다.예를 들면 방과후에 서예나 피아노·축구교실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싼값에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현재 1만800개의 초·중·고교 가운데 30% 정도만이라도 이같은 프로그램를 만들어 서비스한다면 학생들의 욕구 충족에도 많은 보탬이 될 것 같다.전문대에 대해서도 지역주민을 위해 저렴하게 교육을 서비스하는 평생교육기관의 기능을 갖추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과열경쟁을 줄일 수 있는 대입제도의 개선책을 마련하고 지방대학의 육성 방안도 추진하며 대학의 서열구조 완화 등 범정부적인 대책도 추진할 방침이다. 학벌 사회의 병폐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의식이 변해야 되는데. -학벌은 일종의 문화이다.우리사회에 뿌리깊게 고착화되어 있어 단시일 안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학벌주의 극복은 단순한 교육제도의 개선으로는 불가능한 만큼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제도개선과 의식개혁이 필요하다고 본다.종합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학벌주의의 병폐를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공론화할 생각이다.국민들에게 학벌의 문제를 인식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특히 학벌주의 극복은 장기적·종합적으로 계속 노력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에 일회적·전시적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교육부는 학부모들의 건전한 교육관 함양을 위해 수범 사례집제작·배포,학벌문화타파 심포지엄 등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소질과 적성을 파악,조기에 학생의 진로를 이끌어 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들 하는데 진로교육의 활성화 대책은. -개인의 적성과 흥미에 따라 진로를 탐색하게 하는 진로교육은 매우 중요하다.현재 진로교육을 위해 교육청과 학교에 진로상담실을 설치,운영하고 있다.홈페이지에는 사이버 진로상담 사이트를 개설했다.지난해에는 진로교육 연구·시범학교를 45개교나 지정·운영했다.앞으로 진로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모든 교과교육,특별활동,재량활동 시간 등을 통해 체계적인 진로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국 초·중·고교의 홈페이지와 종합직업진로정보망 ‘커리어넷’의 연결을 추진하는 한편 커리어넷에 교사들이 학생들의 진로를 지도하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탑재하겠다. 박홍기 기자 hkpark@
  • 쉬어가기˙˙˙

    소유권 법정공방을 치른 미프로야구(MLB)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한 시즌 최다 73호 홈런공이 45만달러에 낙찰됐다.100만∼200만달러로 예상된 이 공을 싸게 챙긴 주인공은 만화 ‘스폰’의 창작자인 토드 맥팔레인.그는 지난 99년 270만달러를 베팅해 마크 맥과이어의 70호 홈런공도 손에 넣었다고.본즈가 지난 2001년 10월에 때린 이 홈런공은 처음 잡은 알렉스 포포프와 다시 바닥에 떨어진 공을 주은 패트릭 하야시 사이에 소유권 분쟁이 일어나 공동분배 판결이 났다.그러나 이들은 변호사 선임료로 수십만 달러를 써 결국 손해만 보게 됐다고.
  • 지방분권 재원마련 입장차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재정분권 국정과제 회의에서는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신설 등의 지방재정 육성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하지만 행정자치부와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는 각론에 들어가서는 첨예한 입장차이를 보였다. ●접점 없는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재원 논란 행자부는 균형적인 지방발전을 위해서는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를 신설,안정적인 재원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기획예산처는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하고 있는 지방양여금,특별교부세,보조금 등을 효율적으로 재배분해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맞섰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특별회계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회계의 성격과 사업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져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김병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은 “특별교부세를 줄이는 만큼 재원을 국가균형회계에 포함시킬지,일반교부세로 전환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세와 지방세 재조정은 불필요 행자부는 국세의 상당부분을 지방세로 전환해 확실한지방분권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기획예산처는 지방세를 지방정부로 이양할 경우 수도권 집중현상을 가속화해 국토의 균형발전을 해칠 수 있다고 문제점을 제기했다.다만 교통세를 다른 지방세와 맞교환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국세를 지방세로 이전할 때 지방자치단체간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초래할 수 있고,세목을 조정하지 않고도 중앙이 거둔 자금을 지방이 조건없이 쓸 수 있도록 하면 충분하다.”며 세목 재조정보다는 지방이전재원의 확대와 효율적인 재분배에 무게를 뒀다. ●지방소비세 신설은 유보 행자부는 지방소비세와 공동세를 도입하고 현행 15%인 지방교부세 법정률을 내년에 17.6%로 올리고 현 정부 임기 내인 2007년까지 20%로 인상한다는 계획을 거듭 확인했다.예산처는 교부세를 2.6% 포인트 인상하면 내년에 당장 2조 6000억원,5년내 5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재경부도 지방세가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는지 등을 종합검토하지 않은 채 지방소비세 신설 등은 적절치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교부세 확대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구체적인 인상률과 지방소비세의 신설 등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자금지원은 일괄 지원방식으로 예산처는 지방정부에 대한 자금지원시스템을 세부항목별로 일일이 따져 지원하는 현행 방식에서 지방정부가 요청한 금액을 심사해 일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행자부는 지자체의 과세자주권을 넓히는 방안으로 환영하면서 지역세의 합리적 개편을 추가로 주문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학벌타파 정부가 나섰다

    대한매일이 기획 보도하고 있는 ‘학벌타파’와 관련,범정부적인 차원에서 ‘학벌주의 극복을 위한 합동기획단’이 다음달에 공식 구성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5일 14개 부처의 장·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인적자원개발회의를 열고,학벌주의 극복을 위한 종합대책을 오는 12월까지 수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서는 학벌주의는 교육의 부실화와 고용 및 소득분배구조 왜곡의 주원인이라고 전제,학벌주의가 교육체제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사회관행과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개선시켜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데 합의했다. 합동기획단(단장 정기언 교육부 차관보)에는 교육부·재정경제부·행정자치부·노동부·산업자원부·여성부·중앙인사위원회·국정홍보처 등 8개 부처의 국장과 함께 경제단체·언론기관·시민단체의 전문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합동기획단을 지원하기 위한 관계 부처의 과장급 공무원들로 실무작업반도 구성·운영된다.또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을 전담 지원연구기관으로 지정,합동기획단과 함께 학벌주의에 대한 실태조사·사업과제 개발·공청회 등을 추진토록 했다. 합동기획단은 사회적 인식 개선,법·제도적 개선,능력중심의 인사관행 정착 방안의 종합대책을 오는 12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美, EU에 GM작물금지 철폐촉구

    |새크라멘토(미 캘리포니아주) 연합|유전자변형(GM) 작물의 안전성 논란속에 미국 정부는 23일 재차 유럽에 대해 GM 식품의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해줄 것을 촉구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바이오 기술 관련 회의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바이오 기술의 확산을 장려함으로써 전지구적 기아와의 싸움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유럽 정부 상당수가 발견되지 않은 비과학적 불안 때문에 모든 새로운 바이오 작물의 수입을 봉쇄하고 있으며,아프리카 국가들은 생산 작물이 유럽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봐 기술 투자를 꺼린다.”면서 “기아로 위협받는 아프리카를 위해 유럽 정부는 바이오 기술에 대한 반대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유럽연합(EU)의 GM 식품 금지조치를 중단시켜 줄 것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요구하고 있다. 앤 베너먼 미 농무장관도 이날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개막된 세계 농업장관 회의에서 바이오 기술 및 과학은 전지구적 기아를 줄이고 영양을향상시키며 경제를 활성화한다고 GM 작물 옹호론을 폈다. 그는 현재 전세계 8억명 이상이 만성 기아와 영양 부족에 처해 있다면서 이번 회의는 지난해 세계 식량정상회담에서 정한 목표에 따라 2015년까지 개발도상국의 기아를 줄일 수 있도록 경작방식,관개,병충해 관리 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번 회의는 전세계 약 120개국에서 온 농업장관,과학자,보건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사흘간 진행된다. 한편 회의장 밖에는 시위대가 속속 모여 들어 이번 회의가 거대 농산물 회사들의 이익을 위해 개최된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일부 시위대는 거대한 토마토,옥수수 이삭 복장을 한 채 바이오 기술이 개발도상국의 식량문제에 대한 대책이 아니며 문제는 충분한 식량이 있는데도 분배가 불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로 22명이 경찰에 연행됐으며 경찰은 시위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고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대한포럼] 1만달러의 수렁

    1987년과 1995년,그리고 2003년 사이엔 깊은 수렁이 있다? 공교롭게도 우리는 8년 주기로 극심한 사회혼란과 경제적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6·10항쟁과 6·29선언이 있었던 87년 전국은 민심의 표출이 봇물을 이루었다.본격적인 민주화시대가 도래한 것이다.95년은 국민소득 1만달러(1만 823달러)를 첫 돌파한 해였다.금방 선진국으로 갈 것 같았던 경제적 성과는 그러나 노사분규와 정치혼란,부정부패라는 ‘한국병’에 걸려 외환위기라는 난적을 만났다. 요즘의 사회적 양상도 정치불안과 집단이기 행태로 어지러울 정도다.마치 87년으로 되돌아간 것 같고,소득은 8년전에 머물러 있다.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해 달러가치 하락 탓인지 5년만에 1만달러(1만 13달러)를 다시 회복했다.그럼에도 우리사회는 여전히 국민소득(GNI)1만달러 시대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경험칙상 현재진행형인 그 수렁은 크게 정치적 난맥상과 집단이기의 발호,성장동력의 상실 등에 겹겹이 싸여있다. 참여정부 출범 4개월을 맞은 정치현실은 어떠한가.대통령의 대북송금 특검법연장 거부로 여야가 충돌사태로 치닫고 있다.여당은 신당인지,리모델링당인지 정체성 혼란과 주도권 다툼에 여념이 없다.야당은 대표경선을 둘러싼 혼탁과 보수의 울타리에 막혀 수권정당의 면모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가뜩이나 북핵위기를 둘러싼 외교안보적 허점은 국민을 불안케 한다. ‘사회적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내 몫 찾기’ 행동방식도 수그러들 줄 모른다.조흥은행 파업사태가 마무리되는가 싶자 지하철,버스,택시,노동단체의 잇단 투쟁이 기다리고 있다.두산중공업,철도,화물연대,NEIS 등 굵직굵직한 사태에 이어 언제까지 1만달러시대 정치적 투쟁양태의 노사분규가 계속될 것인지.2만달러로 가는 사회통합적 행동양식이 아쉽다. 이러한 정치·사회적 불안은 결국 경기침체와 민생고를 낳고있다.이라크전과 북핵,사스라는 대외적 여건이 호전되자 경제는 노사분규와 금융불안이라는 대내적 요인에 발이 묶여 있다.불확실성 속에서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으니 수출과 내수의 성장동력이 꺼지고,새로운 엔진으로 각광받은 IT마저 부실한 실정이다.국민소득 1만달러는 싼 값의 수출품과 부동산 거품 등에 의한 내수 덕분임을 직시해야 한다.한국은행이 기업의 설비투자가 4년래 최저 수준이고,전경련이 지적한 산업경쟁령의 붕괴와 산업 조로화 현상은 무엇을 말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은 얼마전 전국세무관서장과의 오찬에서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진입의 자신감을 피력했다.단기적으로 시장개혁을,중장기적으로 기술혁신을,좀더 멀리는 동북아시대 지방분권을 통해 역동적인 시장을 제시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오규 청와대 정책수석비서관은 이를 좀더 구체화했다.참여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2008년까지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분배를 위해서라도 연간 35만개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이건희 삼성회장이 갈파한 마(魔)의 1만달러 시대 불경기론은 더욱 의미심장하다.‘1만달러는 대부분 국가가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다.선진국은 6∼10년 안에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올라갔으나 우리는 8년째 헤매고 있다.10년안에 2만달러로가야 한다.그러지 못하면 1만달러도 지키기 어렵다.’ 소득 2만달러에 가서야 집단 분규가 사라진다면 앞으로 얼마나 사회적 비용을 더 치러야 할까. 수렁 탈출은 무엇보다 국가 지도자의 명확한 비전 제시와 그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에서 찾아져야 한다.단순히 정부의 2만달러 장밋빛 공약만으론,어느 분야든 이익집단이든 16년,8년 전의 관행과 의식수준으론 세기적 전환기의 변화와 요구를 감내하기 어렵다.양보와 타협이 절실한 때이다. 박 선 화 논설위원 pshnoq@
  • 오피니언 중계석/한국정치의 진보와 보수란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국사회에서 보수와 진보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그러나 보수와 진보가 무엇이며,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적지 않다.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소장 김세균)는 지난 20일 호암교수회관에서 학계와 정치권의 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한국정치의 보수와 진보’를 주제로 제1회 한국정치포럼을 열어 보·혁 공존 방안을 논의했다.그 중 한국외국어대 김용민교수의 ‘한국 정치에 있어서 보수와 진보:무엇인 진보이고 무엇이 보수인가?’라는 주제발표를 요약한다. 보수 일변도의 사회에서 수동적·소극적·순응적 정치적 삶을 살아온 한국사람에게 참여정부라는 기치를 내세운 진보적 정권의 등장은 변화에 대한 희망과 불안을 동시에 심어놓고 있다.현재의 보수와 진보의 세싸움에서 국민적 정서가 진보성향으로 옮겨가고 새롭게 발전된 시스템이 작동된다면,그 갈등은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한 기폭제였다고 후대 학자들이 기록할 것이다. 한국의 정치 지형은 보수적이다.이는 멀리는 유교적 전통,지정학적 위치 등에서찾아볼 수 있겠지만 가까이는 광복 이후 미군정의 연장선상에서 형성된 이승만의 보수 지배체제와 한국전쟁에서 찾아볼 수 있다.한국에서 보수와 진보는 이분법에 의해 흔히 규정되어 왔다.반통일·사대주의·친미·반북을 추구하면 보수이고,통일·민족자주·반미·친북을 추구하면 진보였다.정치철학적으로 보수주의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지만,한국의 보수세력이 신봉하는 보수주의는 냉전반공주의 외에는 다른 철학적 기반이 없기 때문에 성격 규정이 어렵지 않다.진보에 대해서도 상당한 논쟁이 있지만 진보 정당의 활성화를 통해 노동자와 민중에게 역사적 헤게모니를 부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관점이 진보세력의 방향을 잘 나타내고 있다.바람직한 민주주의는 보수와 진보라는 두다리에 의지하고 우뚝 서야 한다.보수라는 외다리에 의지하고 있는 한국의 민주주의는 위태롭게 보이기조차 한다. 노무현 정권이 등장한 배경에는 강력한 변화를 바라는 서민,청년,노동자,대학생 등의 정치적 지지층이 있다.하지만 이들은 보수화 경향에 반발하고 분노하고 있는 것이지,진보에 대한 뚜렷한 개념이나 이성적 판단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의 감성과 이미지 정치의 덕을 많이 보았지만 이성의 정치의 장에서 국민들의 변화의 열망을 해소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만일 진보세력이 호기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다면,한국정치에서 더 이상 자리를 잡지 못하게 될 위험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보수·진보 논쟁에서 간과하기 쉬운 집단이 이데올기 스펙트럼상에 중간에 위치한 자유주의 세력이다.보수세력은 냉전반공주의에 따라 자유주의 세력을 진보세력으로 여기고,진보세력은 마르크스의 논리에 따라 자유주의 세력을 보수주의로 몰아붙인다.그러나 자유주의자는 나름대로 차별성을 유지해왔다.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유,평등,인권을 불가침의 권리로 보고 그것을 존중하는 이념이다.시장지상주의를 내세우는 신자유주의는 자유주의의 본질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민주화 이전의 한국사회가 추구했던 것은 자유주의와 결합된 민주주의였다. 보수주의가 한국정치에 부정적인 영향을미친 것만은 아니다.시민사회의 성장과 발달을 저해하고,노동자 계급을 탄압하고,분배를 왜곡시키기는 했으나 근대화,산업화,민주화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반공주의에 기초한 보수주의는 비판적 성찰을 거쳐 합리적 보수주의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진보정치는 합리적 보수세력,자유주의 세력,진보세력이 이성의 정치의 장에 참여하고 선의의 경쟁을 벌일 때 발전이 가능하다.보수주의와 자유주의가 친화력이 있고,자유주의와 진보주의가 친화력이 있다면,자유주의를 중심으로 보수주의와 진보주의는 양립할 수 있다.노무현 정부 아래서,진보세력이 급진적인 정책을 추구하면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세력의 반발을 살 우려가 있다.진보세력은 우선 자유주의 세력을 껴안을 수 있는 노선 개발에 신경을 써야 한다.보수세력도 극우 편향의 감정적 태도를 버리고 자유주의와의 연대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 韓經硏 “한국경쟁력 위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기업·산업 경쟁력이 붕괴 직전의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구조조정과 경제 정책의 과감한 방향 선회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7일 ‘한국경제의 실상과 현안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산업의 경쟁력 붕괴를 방치할 경우 성장 파이가 크게 줄면서 이해집단간 갈등과 반목이 불거져 결국 포퓰리즘이 판치는 ‘남미식 경제’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4·4분기 9.5%에서 지난 4월 1%대로 급감했다.또 지난 1·4분기에 이어 2·4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특히 설비투자마저 1·4분기 3.4% 감소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도 4.2% 줄어 성장 잠재력이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실질적인 구조조정과 간접금융의 활성화로 기업들의 투자 증가를 유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기술 육성정책,동북아 중심국가 플랜 등 정부의 산업정책이 지나친 선택과 집중을 유도,편향된 산업 구조를 가져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좌승희 한경연 원장은 “한국 경제는 일본과 독일처럼 분배가 경제의 우선 정책으로 자리잡으면서 성장 동력을 잃었다.”면서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열린세상] 모진 세월

    1950년 6월은 철부지 어린아이가 무서움,두려움,그리고 절망을 때 이르게 터득했던 계절이었다.분명한 기억은 아니지만 그때는 아마 새 학기가 요즈음처럼 봄은 아니었던 것 같다.무엇보다 긴긴 6월 하루의 배고픔은 절실한 두려움이었고,가까운 이웃이나 가족과 생사라는 결별의 갈림을 체험한다는 한마디로 무서움과 절망이었다. 훨씬 뒤에 역사와 세상을 배우면서 예외 없이 지나간 일들에 대해서는 아련한 그리움이,그리고 앞으로 올 것에 대해서는 막연한 기대감이 함께하지만 오늘의 현실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인간의 버릇을 알게 되었다. 인류 역사를 보면 누구도 자기의 당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록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여하튼 당시의 기억은 공포,절망,폭력뿐이다. 당시 한국 상황은 동·서 이념의 갈등으로 설명되고 세상은 이를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그러나 거시적 해석에 따라 보편적 진리로 수용되고 통용되던 내용들도 미시적 경험을 바탕으로 검토하였을 때는 한낱 허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적절한 예로 지금까지 인류는 프랑스 혁명의 혁혁한 이념인 자유·평등·박애라는 가치가 인류 모두의 보편적인 것으로 믿고 있지만 린 헌트의 ‘프랑스 혁명의 가족 로망스’라는 저서는 박애가 형제애라는 의미이듯이 오직 남성들만의 자유와 평등을 뜻한다고 밝히고 있다. 십년 남짓 유학 생활을 통해 구미 정치 현실을 경험한 바에 의하면 진보와 보수가 절묘하게 교체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분배와 공정성’을 우선시하는 진보 세력과 ‘생산과 효율성’을 내세우는 보수 세력은 상대방을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마치 단체 운동 경기에서 상대를 전체 게임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태도와 같다. 처음부터 공정성과 효율성이라는 테두리는 게임의 기본 규칙과 흡사하다.분배를 위해서는 축적된 부가 있어야 하며,축적된 부는 생산을 통해 가능하고,생산과 분배의 과정은 바로 인간을 위한 것이라는 합의가 바탕이 된다.인간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전락하는 사태는 구성원 모두의 명시적 금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명한 내용들이 왜 이 땅에 들어오면 극한으로 치닫고,근본주의적 형태로 고착되는지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나름대로 설명하고 있다.보수 우익의 남과 혁신 좌익의 북 사이의 극한 대립의 역사나,외래 종교 혹은 문화,사상의 수용 과정들은 한결같이 극한 대립의 적절한 예들이다. 서로 다른 인간이 함께 살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가진 나와 다른 점을 인정할 때 나도 그와 다른 점을 비로소 그에게서 인정받듯이 관용이라는 지혜의 소산이 바로 타협이다. 타협은 가장 윤리적 개념이다.무원칙의 합의는 야합일 뿐이지 타협은 아니다.이 같은 타협을 비윤리적 개념으로 몰아붙이는 현상이 바로 병든 사회의 대표적 특징이다. 근본주의적 발상이나,떳떳한 주고 받음까지 부정하려는 자세는 어디에서 비롯하는 것일까? 아마도 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이나 이사하였다는 고사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현실을 직시하되 긍정적인 요소를 발견하고 밝은 면을 부각시키며 희망의 미래를 일구려는 삶의 자세는 손쉽게 획득되는 자질은 아닌 것 같다.맑고 밝은 어린 시절의 환경에서 체득되는 자질인 것 같다.때 이른 어두움과 절망의 체험으로 일그러진 인간이 갖출 수 있는 자질은 아닌 것 같다. 인간 사회 모든 조직의 존재 이유이며,운영 주체이고,최종 목적은 인간이라는 대원칙이 모든 구성원의 기초 상식이 될 때 바람직한 교육 분위기는 비로소 마련된다.그리고 이런 환경에서 자라난 사람만이 ‘더불어’,‘꾸준히’ 공동 선의 구현을 위해 노력할 줄 안다.생산과 분배의 우선 순위를 둘러싼 논쟁에 휘말린 경제 현실,보혁구도로 치닫고 있는 정치 현상 이외에도 오직 자기 주장만이 옳다는 교육계,노동 현실,새만금 간척지의 현안 등 타협의 여지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는 우리의 각박한 현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김 어 상 서울대 교수 경제학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