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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릭이슈] 치솟는 ‘스타몸값’ 영화계 전면전

    충무로 영화 제작자들이 배우들의 치솟는 몸값 꺾기에 작정하고 칼을 빼들었다. 국내 60개 제작사들이 참여한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회장 김형준)는 28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작사들의 영화 재투자를 방해하는 수익분배 구조의 심각한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표준제작규약 마련, 연기자 학교 설립 등 구체방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시장 전반의 수익분배 문제를 거론하지만, 기실 제협이 화살을 정조준한 쪽은 나날이 ‘권력화’하는 배우와 매니지먼트사들이다. 이날 “매니지먼트사의 공동제작과 지분참여 요구를 더이상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대응책이 주요안으로 제시된 것도 그래서다. 천정부지의 배우 개런티, 스타파워를 앞세운 매니지먼트사들의 ‘실력행사’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배우(매니지먼트사)와 제작자들간의 한판 힘겨루기가 불가피한, 국내 영화사상 전례없는 ‘사건’이다. ●영화계 “올 것이 왔다”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영화가의 대체적인 반응은 “올 것이 왔다.”는 쪽이다. 그동안 대형기획사 소속 스타들의 일방적 스크린 장악 및 인기독점 현상이 극에 달했다는 지적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제작사들이 얼마나 궁지에 몰렸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강우석 감독의 행보다. 그의 입김이 먹히지 않는 곳이 없었던 충무로의 이른바 파워 1인자가 직접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배우 개런티 잡기’ 전쟁에 합류했다.“배우 파워에 휘둘릴 일이 없었던 그가 오죽했으면 나섰겠냐?”는 둥 설왕설래가 분분하다. ●대한민국 배우들, 돈 너무 밝힌다? “제 아무리 힘있는 감독일지라도 캐스팅을 염두에 둔 배우를 만나려면 석달쯤 기다리는 건 예사다. 게다가 웬만한 톱스타들은 개런티 이외의 추가 지분을 요구하는 게 보통이다. 대한민국 배우들, 돈 밝혀도 너무 밝힌다.”(강우석 감독) “요즘 매니지먼트사들의 영화제작 참여는 거의 횡포 수준이다. 스크린 쿼터보다 문제가 더 많다. 이 판을 그대로 두면 공멸한다.”(이춘연 씨네2000 대표) 간판급 제작자로 꼽히는 두 사람은 최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배우와 돈만 있으면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매니지먼트사들의 논리”라며 “엄청난 배우 몸값을 치르고도 제작사와 매니지먼트사의 수익금 지분이 0:10인 어처구니없는 사례도 있다.”고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웬만한 주연급 배우는 영화 한 편을 찍고 나면 해당 작품의 흥행여부와 크게 상관없이 차기작의 개런티가 1억원여씩 뜀박질하는 게 현실. 한 제작자는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는 여배우 임수정의 사례를 들며 핏대를 올렸다.“불과 얼마 전 3000만원 남짓했던 몸값이 지금 무려 3억원대”라며 “대한민국의 주연급들이 열이면 열 자존심 경쟁하듯 새 작품을 찍을 때마다 덮어놓고 몸값부터 올리고 본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그뿐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작비의 30% 이상을 배우 개런티에 밀어넣건만, 배우와 소속 매니지먼트사들이 영화 수익금에 대한 추가지분을 요구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실정.“제작사 지분의 30∼40%를 더 요구하는 톱스타들이 한둘이 아니며, 그런 과정에서 막판에 배우가 바뀌기도 한다.”는 게 제작현장의 귀띔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작사들은 ‘천신만고’ 끝에 캐스팅한 스타가 그런 요구를 해와도 거절할 수가 없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매니지먼트사들이 자체 제작사를 만들어 소속배우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그것도 모자라 ‘공동제작사’로 수익지분을 챙기는 최근 관행(본지 6월3일자 24면)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제작사들은 시나리오 개발 등 기획과정에 몇 년씩 노력을 쏟아붓는데, 소속 배우를 공급한다는 이유로 손 안대고 코풀려는 얄팍한 속셈”이라는 게 일선 제작자들의 불만이다. ●매니지먼트사들 “우리도 할 말 있다” 그러나 매니저들 쪽에서도 항변논리는 있다. 한 기획사 대표는 “스타 모시기 경쟁 때문에 요즘엔 기획사도 배우에게 전속계약금을 따로 줘야 하는 형편”이라면서 “돈을 버는 건 배우들이지 기획사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는 곳이 태반”이라고 했다. 배우 몸값 거품을 제작사들 탓이라 꼬집는 목소리도 많다.“톱배우에게 개런티와 지분을 먼저 제시하며 출연해 달라고 사정한 건 제작사들이었다. 캐스팅에 혈안이 돼 개런티를 올린 게 누군데 이제 와서 딴소린지 모르겠다.”는 반격도 만만찮다. 양측의 논란으로 한동안 충무로는 시끄러울 전망이다. 자체 영화제작사를 거느린 국내 최대의 매니지먼트사 싸이더스HQ의 매니지먼트 본부장 박성혜 이사는 “제작사들의 일방적 주장처럼 우리가 배우만 주고 턱없이 지분을 요구한 적은 없으며, 스타를 내세워 투자와 배급망까지 함께 뚫어주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부 제작자들이 배우의 실명까지 들먹이며 몸값 거품 운운하는데, 우리 쪽에서도 실명을 거론하고 싶은 자질 없는 영화사들이 많다.”고 반박했다. 지난 4월 ‘연예인 X파일’ 사건으로 처음 모임을 만든 매니지먼트사들은 조만간 정식단체를 결성, 구체적 대응방안을 모색해 갈 것으로 알려졌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이란쇼크… 미·영 “부담되네”

    강경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후보의 승리로 끝난 이란 대통령 선거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상반됐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비민주적 선거’였다고 맹비난했지만 러시아와 중국, 아랍권은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미국 “이란 대선은 가짜 선거” 온건파 악바르 셰이크 라프산자니 후보를 지지했던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26일(현지시간) “이번 대선은 ‘가짜 선거’”라고 전제한 뒤 “아마디네자드는 민주주의의 친구도, 자유의 벗도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이번 대선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가세했다. 이스라엘은 한술 더 떠 국제사회가 이란의 이슬람 정권을 더 고립시킬 것을 촉구했다. 실반 샬롬 외무장관은 “국제사회는 이란 핵 문제에 대해 이전보다 더 엄격하게 대처해야 한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은 이란과의 핵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프랑코 프라트니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은 “유럽은 이란의 새 대통령이 인권과 핵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언급할 것을 기다리고 있지만 부정적인 답이 온다면 이란과의 대화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러·중·아랍은 환영 반면 그동안 이란과 에너지 협력 확대를 추진해 온 러시아와 중국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이 이란 국민의 뜻을 반영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고, 중국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걸프협력협의회(GCC) 회원국 등 아랍권은 일제히 아마디네자드의 당선을 환영했다.●석유업계 긴장 석유업계에서는 아마디네자드의 집권 후 세계 2위 원유생산국 이란의 석유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마디네자드는 선거 공약으로 이란 국영석유공사(NIOC)의 부패척결, 석유 수입의 공평한 분배 등 석유업계 개혁을 내걸었다. 하지만 경제회복을 위해 해외자본을 유치해야 하는 이란이 석유정책을 급격히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아마디네자드도 당선 뒤 기자회견에서 “석유사업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투자자들의 이익을 최우선시하겠다.”고 다짐했다.●IAEA 사찰단 테헤란 도착 27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2명이 이란 핵개발 의혹을 논의하기 위해 테헤란에 도착했다. 골람레자 아가자데 이란 부통령 측근들은 사찰단의 방문은 일상적인 것이며 도착직후 이란 관리들과 회담에 들어갔으며 플루토늄 재처리 문제 등이 중점 논의됐다고 전했다. 사찰단은 이밖에도 일부 핵 관련 시설을 둘러볼 계획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적녹연대’ 첫 발진… 새만금·천성산 아픔 호소

    ‘적녹연대’ 첫 발진… 새만금·천성산 아픔 호소

    최근 서울 여의도와 신촌에서 각각 이채로운 만남이 이뤄졌다.‘환경과 노동’이 오랜 반목을 접고 공생의 길, 공존의 가치를 모색하는가 하면 ‘환경과 여성’은 서로 보듬고 위로하며 각자에게 힘을 보태는 행사를 가졌다. 환경과 노동 그리고 여성은 우리 사회의 이른바 ‘약자 그룹’이다. 환경·생태적 가치는 개발 이데올로기에 맞서 점차 세를 키워가는 듯하지만 아직은 힘이 크게 달리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노동과 여성 또한 사회 시스템 안에서 여전히 종속변수에 머물고 있다. 요컨대, 이들 3자는 주류의 반열에 합류하지 못한 채 변방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비록 약자끼리의 회동이었지만, 이번 모임에선 기성권력에 대항한 새로운 힘이 창출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에너지 체제 전환 공동모색 환경과 노동은 지난 22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내 헌정기념관에서 손을 맞잡았다. 환경단체와 단위노동조합 등 10개 단체가 ‘노동과 환경의 연대를 통한 에너지체제 전환 국제 심포지엄’을 열고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에너지네트워크)라는 공동기구를 출범시킨 것. 노동자의 붉은 머리띠와 환경단체의 녹색운동이 결합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등장한 ‘적녹연대’다. 환경운동 진영에선 환경운동연합과 에너지대안센터 등이, 노동단체로는 한국수력원자력노조와 한국발전산업노조 등이 참여했다. 에너지네트워크는 현재 정부와 국회 등에서 논의 중인 에너지체제 개편방안 등을 놓고 공동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에너지네트워크의 출범은 지난해 9월부터 모색됐다. 그 동안 때로는 경원시하고, 때로는 충돌 국면까지 치달은 과거사에 대한 화해를 시도하며 10개월여 준비 끝에 태동한 것이다. 실제 양자 대립의 사례는 적지 않다. 환경운동연합이 김포매립지 용도변경을 반대하자 당시 동아건설 노조가 극구 반발하거나, 민주노총이 새만금 사업반대 입장에 선 환경단체를 지지하자 사업 주체인 농업기반공사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이필렬 에너지대안센터 대표는 이런 대립의 이유를 상대방에 대한 비하적 인식에서 찾고 있다.“분배정의를 통한 빈곤의 해결이 더 시급한데, 환경운동은 배부른 사람들의 유희”라거나 “개발·성장을 통한 부의 확대에는 동의하면서 단지 분배정의만 외친다면 (노동진영도)환경파괴적 성격을 지닌 셈”이라는 시각이 맞서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날 출범식은 “그 동안 물과 기름처럼 따로 움직였던 게 사실”이라는 자기 고백으로 시작되기도 했다. 에너지네트워크는 현재 논의 중인 에너지기본법 제정에 초점을 맞추어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정부는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한 교토의정서의 발효와 고유가 등 사태에 대한 절대적 에너지 수입국으로서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에너지기본법 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한 상태인데,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 수급구조 실현 ▲에너지 산업에 시장경쟁 요소 도입 ▲국가에너지위원회 설치 등이 법안의 골자다. 환경단체는 이 가운데 ‘산업자원부 중심의 에너지 정책 고착화’를, 노동단체는 ‘시장경쟁 요소의 도입’을 반대하며 이를 막기 위한 공동 행동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정부 제출안에 대한 반대라는 대원칙 아래 구체적 대안도 마련하고 있지만 이들의 연대가 순탄하게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각론에서의 이견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화석연료와 원자력의 비중을 낮추는 방안 등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문제와 원전 확대, 재생가능에너지 보급 등 구체적 사안에선 상당한 견해차이가 존재해 이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필렬 대표는 이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원자력발전을 언제 없앨 것인가라는 시점을 찾는 일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에너지 전환을 통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제의 확립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노동운동과 환경운동은 이 시점을 공동으로 찾아나가야 한다.”면서 “독일의 사례처럼 30년 혹은 50년 안에 원자력 발전을 없앨 수 있는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그 기간 안에 햇빛과 바람 등 대체에너지 도입이 가능한지 등을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여성과 만난 새만금과 천성산 같은 날, 이화여대에서는 ‘환경과 여성’이 어우러졌다.‘2005년 세계여성학대회’에서였는데, 사회적 갈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두 개 국책사업에 대해 여성들이 당사자로 나와 세계 여성들에게 실상을 전했다. 경부고속전철 천성산 관통터널 문제와 관련해선 지율 스님이, 새만금 간척사업에선 전북 부안 계화도 갯벌에서 네 명의 조개잡이 여성이 참여했다. 먼저 지율 스님은 ‘에코-페미니스트(eco-feminist·생태여성주의자) 활동의 사회적 영향, 지율 스님의 경우’란 세션에 나와 단식 등 자기 경험을 털어놓으며 생태여성주의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남성과 다른 관점으로 이 사회를 보는 것 자체가 여성의 힘이며, 여성의 정치ㆍ사회적 진출은 그런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라는 소회를 폈다. 지율 스님은 “천성산 도롱뇽이라는 작은 생명체에 관대하지 못한 사회에서 문제를 푸는 답은 아이를 기르는 어머니에게 있다. 환경운동은 여성의 몫”이라고도 했다. 새만금 갯벌의 여성 어민들은 개발사업으로 위기에 처한 여성들의 피폐한 삶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계화도에서 맨손으로 조개를 잡아 생계를 이어올 수 있었지만,“이제는 갯벌이 썩어가고 있고, 삶의 터전도 사라져 가고 있다.”고 절박하게 호소했다. 유기화씨는 ‘생태적 위기와 조개잡이 여성’이란 주제의 세션에 나와 “언제부턴가 갯벌에 썩은 내가 나기 시작했다. 밑바닥을 파보면 이미 시커멓게 변해 버렸다. 일을 하다가도 코를 틀어막아야 할 정도”라며, 변해가는 갯벌의 실상을 전했다. 그러면서 “방조제를 막기 전엔 한 달에 250만원은 벌었는데, 요즘엔 100만원도 안된다. 방조제가 막히면 뭘 먹고 살지 막막한 상태”라고 부르짖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전북대 함한희 교수는 “맨손으로 조개를 잡을 수 있는 갯벌은 여성들에게 남성들과 동등한 (직업적)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라면서 “결과적으로 간척지 조성은 특히 여성들의 생계기반을 빼앗게 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새만금 간척사업이 생태계의 파괴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 환경과 여성은 서로 어떤 관계를 설정해야 하나.23일 총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이레네 당켈만 라드바우대학 지속가능한개발프로그램 위원장의 언급은 이런 점에서 시사적이다.“환경운동은 인간의 얼굴을 보여줘야 한다. 환경파괴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그것이 언젠가는 자신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상태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 환경정책에 소외받고 있는 여성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환경정책이 양성평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위해선 (환경정책의)성별 분석이 필요하고 여성들이 환경정책에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장하진 장관 “만5세이하 보육 걱정 없애겠다”

    장하진 장관 “만5세이하 보육 걱정 없애겠다”

    “만 5세 이하의 보육 문제만큼은 양과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습니다.” 여성가족부 장하진(54) 장관의 얼굴에 강한 자신감이 배어 있다. 지난 23일, 여성부에서 ‘여성가족부’로 거듭난 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8층 집무실서 만난 그는 보육 정책을 둘러싸고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일부의 걱정에 “힘들겠지만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미소부터 지어보였다. 장 장관은 여성가족부의 첫 수장으로서 보육 문제를 최대 역점사업으로 주저없이 꼽았다. 그는 “보육 정책과 관련해서 경제계나 시민단체 등 세대와 계층을 가리지 않고 정책적 욕구나 수요가 큰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저소득층 가구에 대해서만 보육료 지원이 제한돼 있는 제도를 거의 모든 가구로 확대하도록 하겠다는 설명이었다. 장 장관의 구상은 오는 2008년까지 만 5세 이하의 영·유아 인구의 절반 정도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고 보육료를 부담한다는 것이다. 현재 만 5세 이하 영·유아 수는 약 330만여명. 이 가운데 90만여명이 보육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유치원을 제외하면 42%에 불과한 지원 대상을 2008년까지 70%까지 지원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지금은 지원되는 보육료가 굉장히 낮고 단일화돼 있어 중산층이 아이들을 (만족하고) 보낼 곳이 없는 것이 문제”라면서 “앞으로는 부모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본적인 지원을 해주는 ‘질적 서비스 개선비용’에 일정 수준 부모가 부담하는 액수와 실제 보육료의 차액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 장관은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과 가족정책도 주요 과제로 들었다. 그는 “2만달러 시대로 가려면 결국 노동시장이 더 커져야 하는데 새로 노동시장이 추가될 곳이라고는 여성밖에 없다.”면서 “무엇보다 여성 인력을 고급화해 사회서비스 분야의 여성 고용 비중을 오는 2008년까지 65%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와 직결되는 보육료 지원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4000억원에 불과한 보육 예산을 50% 올려 올해 6000억원을 확보했지만 앞으로 최소 두 배 이상은 늘려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족정책으로는 가정친환경증진법과 가족휴식지원시스템을 비롯한 5대 핵심과제를 통해 가정 주변의 유해환경을 없애고 문화를 바꾸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했다. 특히 재건축을 하거나 뉴타운을 건설할 때 ‘가족환경영향평가’처럼 일정한 평가를 거쳐 가족환경을 고려한 주거지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계획이다. 문제는 막대한 예산. 취지가 좋더라도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실상 추진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손사래를 쳤다. “취업률과 일자리 창출, 사회 양극화 등 문제가 나올 때마다 다른 부처에서 먼저 정책을 요구하거나 협조를 요청해오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예전과는 달라졌지요. 성장과 분배의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는 데 여성과 가족 문제부터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봅니다.” 장 장관의 자신감을 기대해볼 만한 말이었다. 김재천 나길회기자 patrick@seoul.co.kr
  • [클릭 이슈] 주택시장 ‘공영개발’ 뜨거운 논쟁

    [클릭 이슈] 주택시장 ‘공영개발’ 뜨거운 논쟁

    공영개발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시민단체는 토지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투기성 가수요를 끊을 수 있는 최적 대안이라며 정부의 방침을 환영했다. 반면 업계는 주택이 더 이상 공공재가 아닌 만큼 시장의 자율 기능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로소득 차단 최선 대책 판교 신도시 공영개발을 주장한 시민단체는 이번 정부의 방침을 크게 반겼다. 경실련 등 17개 단체가 모인 토지정의시민연대는 그동안 판교를 공영개발 방식으로 개발, 임대아파트를 지어 서민들에게 공급하고 개발이익을 정부가 환수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싼값에 수용 절차를 밟아 택지를 개발한 이상 공공성이 있는 사업인데, 사업 시행자인 토지공사나 주택공사가 과도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공공택지를 건설업체들에 싼값으로 분양, 이들이 높은 이윤을 챙기도록 방기하는 것 또한 특혜나 다름없다는 것이 공영개발론자들의 논리다. 이들의 주장은 분배를 중요시하는 학자들과 서민, 네티즌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신도시 개발로 집 값을 잡기는커녕 사업 시행자와 건설업체들의 배만 불려줬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 개발이익 실태를 폭로하기도 했다. 이들의 주장은 파죽지세처럼 번졌고 결국 정부와 여당이 판교 신도시 개발 방향을 공영개발 쪽으로 가닥을 잡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토지정의시민연대는 23일 성명서를 통해 “토지뿐만 아니라 건물까지 공공기관이 임대하는 ‘공공임대아파트’ 방식은 지나치다고 판단, 토지만 임대하고 건물은 민간이 건설해 분양하는 ‘토지 공공임대·건물 민간분양방식’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완전 공영개발방식에서 한발 후퇴하는 수정된 공영개발 방식으로 토지만 정부가 소유하고 건물은 민간이 지어 분양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남기업 사무국장은 “정부가 토지만 임대해도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현재 아파트값의 절반 이하로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으며, 건물까지 정부가 임대하면 아파트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요행으로 당첨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개발이익을 환수하지 못하면 입주권 투기가 성행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지적하고, 임대료를 낮추기보다는 정상 가격으로 공급하되 장기대출방식을 택하면 된다고 제시했다. 정부는 구체적인 공영개발 방식을 결정하지 못했지만, 판교 신도시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모든 택지개발에 공영개발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2일 한덕수 부총리의 발언도 이와 무관치 않다. 공영개발을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분당이나 용인 등의 아파트값 거품을 걷어낼 수 있는 데다 전반적으로 가격 안정을 꾀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역효과나 부작용 등 안 된다는 소리만 하지 말고 확대 도입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시장 기능 무시하면 역효과 업계는 시장에 의한 해결을 강조한다. 건설업체는 주택을 더 이상 공공재로 볼 수 없다는 생각이다. 현재 대부분의 아파트 공급은 택지개발지구에서 나온다. 정부는 올해 1560만평의 택지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 중 공공택지가 1350만평을 차지한다. 정부가 이를 사들여 임대할 만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연간 40만∼50만가구가 공급되는데 이 중 80% 이상은 민간 업체가 짓는다. 공영개발 방식을 택할 때 공급량이 줄어 오히려 집값 상승의 원인을 제공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범위를 좁혀 공영개발의 불씨가 된 판교 개발과 주변 지역 중대형 아파트값 폭등 처방도 해석을 달리한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실장은 “업계는 수급 불균형을 잠재우고 물량을 확대해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시민단체는 판교 분양가격이 높아 인근 아파트값을 끌어올렸기 때문에 분양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풀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영개발이든 민간개발이든 개발이익은 나오기 마련인데, 공영개발을 택하면 개발이익을 운좋게 당첨된 입주자들이 고스란히 가져가 청약열기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까지 공영개발로 공급하면 품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도 ‘시장에 의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박 회장은 23일 부동산 가격상승 문제에 대해 “공급을 늘려야 주택문제가 해결된다.”며 “시장이 해결하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소한의 주생활 기준인 25.7평 이하의 공급만을 늘려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서 “중대형 주택에서 살고자 하는 욕구를 정부가 채워줄 수 없으니 그 부분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견건설업체 단체인 대한주택건설협회 고담일 회장은 공영개발에 대한 반대의견을 분명히 하면서 “정부가 공영개발을 통해서라도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면 25.7평 초과 중대형 주택에 대해서도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월드이슈] 커지는 빈부격차

    [월드이슈] 커지는 빈부격차

    자카르타에 사는 5세 미만 어린이의 1%에 해당하는 8455명은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 국가와 부모의 가난 때문이다. 중국에선 서슬퍼런 경찰에 맞선 빈농들의 생계형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그렇지만 빌 게이츠 등 세계 최고의 갑부 3명의 재산 총액은 가난한 나라 47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산한 금액보다 많다. 빈부격차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격차뿐 아니라 한 나라 내에서의 부자와 빈자의 간극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미국 사회에 아메리칸 드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부국이 빈국보다 20배 더 번다 세계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2001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제상황에 따라 국가들을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제 1그룹은 미국과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으로 세계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지만 세계 전체 소득의 45%를 가져가는 부국들이다. 반면 2그룹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세계 인구의 42%를 차지하면서도 전체 소득의 9%밖에 가져가지 못하는 빈국들이다. 또 다른 한 그룹은 두 그룹의 중간에 위치하는 국가들. 하루 생계비 1달러 미만을 ‘극빈자’로,2달러 미만일 경우 ‘빈민’으로 보는 세계은행의 정의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빈민이며 21%는 극빈자다. 2004년 유엔이 내놓은 인간개발보고서(HDR)에 따르면, 국가별 인간개발 수준을 상·중·하로 분류할 때 국가간의 물가 편차를 감안해 1인당 GDP를 구매력으로 환산한 구매력평가(PPP)는 각각 2만 4806달러,4269달러,1184달러로 나타났다. 밀라노비치의 분석을 또 다른 방식으로 개량화한 이 보고서에서 상층 부국들은 하층 빈국들보다 무려 20배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유엔은 분석한다. 국가간 빈부격차의 원인에 대해서는 농산물 등 1차 상품과 전자제품 등 2차 상품의 교역조건이 불평등해 빈국들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분석에서, 자본은 그 특성상 더 큰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곳으로 몰리게 마련이라는 입장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해결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나마 2000년 9월 유엔 총회에서 191개 회원국들이 ‘빈곤 감소와 보건·교육 여건 개선, 환경보호’ 등을 목표로 채택한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도 아직 이렇다할 성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라진 아메리칸 드림 한 나라 내에서의 계층간 간극 역시 급속히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기회의 땅’으로 불려온 미국 사회의 변화다. 빈털터리 하층민 자손일지라도 노력하면 상류층으로의 ‘계층 이동(또는 신분 상승)’이 가능한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진 지 오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부모 세대 소득수준이 자식 세대로 이어질 확률은 45∼60%에 이른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지난 1963∼68년에 태어난 사람들의 95∼98년 소득을 조사한 결과, 부모 소득이 하위 25%에 포함된 경우, 소득이 상위 50%에 들 확률은 32%인 반면 하위 50%에 포함될 확률은 68%였다. 반대로 부모 소득이 상위 25%에 속했던 사람들의 소득이 상위 50%에 들 확률은 65%나 됐다. 뉴욕타임스(NYT)도 최근 미국의 빈부격차를 다룬 기사에서 미국에서의 계층 이동이 독일이나 프랑스,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에 비해 훨씬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 의회예산국(CBO)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9년부터 2001년 사이 소득 기준 상위 1% 가구의 소득은 139% 증가했지만 하위 20% 가구 소득은 9% 느는데 그쳤다. 중간 계층 소득은 17% 늘었다. WSJ와 NYT는 계층 이동이 어려워진 이유로 교육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점을 들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학력은 곧 경제력을 의미하며 부모의 경제력은 다시 후손의 학력을 책임진다는 것이다. 명문대에 진학한 상류층 자녀 비율이 갈수록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화 확산으로 인해 노동집약적인 산업들이 임금이 싼 제 3세계로 공장을 이전하는 등 육체 노동으로 돈을 벌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미국식 자유시장경제를 진두 지휘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 “부자들과 나머지 미국인들의 소득 격차가 너무 빠르게 벌어지고 있어 자본주의체제의 안정을 위협할 지경”이라고 경고했다. 그린스펀이 이 문제를 언급했다는 사실 자체는 한 나라의 부(富)가 갈수록 최상위층에 집중되고, 세계화가 진전될수록 경제정책 입안자들이 이런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분석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빈부격차 문제는 사회주의 체제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뇌관’이다. 개혁·개방 정책 성공의 그늘이 바로 빈부격차 문제로 농축돼 있고 집권 공산당은 물론 사회주의 체제 존속과도 직결된 핵심 사안이다. 지난 25년 넘게 숨가쁘게 달려온 중국 경제가 내적으로 곪아 터지고 있는 것이 바로 빈부격차의 문제다. ●체제위기 심화시키는 빈부격차 지난 11일 허베이(河北)성 딩저우(定州)시 인근의 성여우(繩油)에서 6명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석탄 재처리장 부지로 선정된 이 마을의 주민들은 턱없이 낮은 토지 보상금액에 항의하다가 개발업자인 궈화(國華) 발전소측과 충돌한 것이다.‘한 푼’이라도 더 받아내기 위해 성여우 농민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시각, 베이징의 화려한 호텔에서는 청(淸)황실 요리인 만한전석(滿漢全席)에 탐닉하고 있는 바오푸(暴富·벼락부자)들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한끼에 8000위안(약 100만원)이 넘는 이 요리는 설 등 명절에는 예약이 넘칠 정도다. 농민들의 1년 수입이 부유층들의 한 끼 식사비도 안되는 상황이 지금 중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봇물터진 도시빈민 시위 이처럼 개혁·개방 이후 해안과 내륙, 도시와 농촌간의 빈부 격차는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벌어졌다. 최근들어 도시 사이의 소득격차도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1억명에 가까운 눙민궁(農民工·농촌출신 도시근로자)의 존재는 중국의 빈부격차를 상징하고 있다. 눙민궁들은 중국의 저임금 구조를 지탱하며 고도 성장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반면 사회 불안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내륙 농촌에서 도시로 흘러 들어온 이들의 생존의 외침이 엄청난 위협으로 떠오른 것이다. 최근 당국의 농지 강제수용, 경찰의 주민구타 등에 불만을 품은 생계형·민심형 대규모 항의 시위가 봇물터지듯 분출되고 있다. 올 초 산시(山西)성에서 철도 건설현장의 민궁 200여명이 교통경찰관 2명을 차로 치어 죽이고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타이완과 홍콩 언론들은 중국에서 지난해 발생한 크고 작은 소요와 시위가 모두 5만 8000여건이라고 보도할 정도로 사태는 심각해지고 있다. ●최우선 과제된 빈부격차문제 중국 국가통계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도시 최상위층의 소득은 최하위층에 비해 11.8배 많은 수입을 거뒀다.96년과 2000년 조사 당시 도시 격차는 각각 4.16배와 5.7배였다. 가장 부유한 10%의 가구수가 도시 부(富)의 45%를 차지하고 있고 가장 빈곤한 10%는 도시 수입의 1.4%도 챙기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격차는 최근 5년 동안 2배 이상 확대됐다. 지난해 중국에서 금융자산 100만달러가 넘는 ‘백만장자’의 수가 23만 6000여명에 달했다. 이들의 총 재산 규모는 9690억달러로 1인당 자산 보유액은 평균 410만달러(약 42억원)로 조사됐다.2003년도 중국 1인당 평균 국민소득(1090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4000배가 넘는 수치다. 이 때문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4세대 지도부는 빈부격차 해결을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 2년 동안 국무원 ‘1호 문건’을 삼농(三農·농업, 농촌, 농민) 문제 해결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4세대 지도부는 자신들의 통치 이념으로 ‘조화로운 사회(和諧社會) 건설’을 내세웠다. 소득 재분배로의 정책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고질병인 부정부패와 정경유착, 정책 시스템 부재 등 ‘중국적 문제’의 종합판인 만큼 4세대 지도부의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oilman@seoul.co.kr <
  • [시론] 의료보호제도 왜 안고치나/장일태 나누리병원 원장

    [시론] 의료보호제도 왜 안고치나/장일태 나누리병원 원장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의료보호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없었던 노숙자 및 국내거주 외국인 근로자에게 국가가 입원 및 수술비 등을 무료 지원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즉, 복권기금으로 거둬들인 돈 중 46억 원을 8도 인구에 맞게 각각 배분키로 했다. 예산이 한정된 탓에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이 많지는 않지만, 미약한 시작이나마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그러나 정작 기존 의료보호의 영역에 있는 이들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보강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현실을 생각하면 뿌듯한 생각도 주춤거리게 된다. 의료보호제도는 공공의료를 강조하는 우리 정부가 돈이 없어 건강을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 만든 의료보험제도의 일환으로, 소득의 재분배 기능을 갖고 있는 복지정책 중 하나다. 그러나 누누이 지적돼 왔듯이 이 제도는 소외계층에게 외려 서러움을 줄 뿐더러 의료기관에는 재정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의료보호환자는 의료보험환자의 20%에 육박한다. 단순 확률로 보자면 환자 다섯 중 한 사람은 법적으로 무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호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병원에는 정작 의료보호대상자의 발걸음이 뜸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병원에 가봤자 푸대접에 눈물짓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병원을 야박하다 하기에는 속사정이 깊다. 의료보호제도는 의료보호대상자에 대한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병원이 의료보호대상자를 치료하고 치료비를 청구하면 정부가 이를 지불하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보자면 병원에는 전혀 하자(?)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실상 의료보호대상자에 대한 치료비에 대해 국가는 ‘미루기’로 일관한다. 의료보호대상자에 대한 진료비를 지급받기까지 평균 3개월에서 길게는 10개월까지 소요된다. 일반 의료보험 환자는 1개월이면 모든 처리가 끝나는 데 비해 너무 긴 시간이다. 의료보호환자의 경우 가산율이 낮게 적용된다는 것도 문제다. 같은 치료를 받은 경우, 의료보험 환자에게 100만원을 국가가 부담했다 치면 의료보호 환자는 60만원만 부담하는 형식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가뜩이나 낮은 수가로 진료를 하는 병원으로서는 의료보호대상자를 반가운 마음으로 맞을 수 없게 돼 버린다. 눈물바람으로 돌아선 가난한 이들은 ‘국가가 보장하는데 병원이 홀대한다.’며 ‘차라리 아프다가 죽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인심은 국가가, 굴레는 병원이 쓰는 형국이다. 정부는 병원의 항의에 ‘예산이 부족해서’라며 ‘면죄부’를 꺼내 든다. 그러나 올해 건보 재정은 1조 3000억원이라는 당기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재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국내 10대 기업 안에 들어갈 만한 수준이라 한다. 정부는 이 가운데 7000억원을 자기공명영상(MRI)이나 분만비 지원 등에 쓰기로 했다는데, 그렇다면 나머지 8000억원은 어디로 갈 것인가? 시민단체들은 이 비용을 암이나 고액 중증 환자의 치료비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일부 의원은 ‘중질질환 완전 보장제’ 도입 제안까지 내 놓은 상태다. 아픈 사람 도와주는 데 경중을 따질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많은 목소리 중에 시민단체에도 끼지 못하고 실력행사도 하지 못하는 의료보호대상자들을 위한 목소리는 왜 없는지 통탄할 노릇이다. 이에 앞서 기존 의료보호제도의 보강을 위해 정부가 스스로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데에 이르면 이 나라가 진정 ‘공공의료 보장 국가’가 맞는지 의심까지 들 지경이다. 정부는 이번 건보 흑자의 쓰임새에 있어 의료보호환자도 의료보험환자와 동일하게 진료비를 지불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병원과 가난한 이들을 함께 죽이는 기존 의료보호제도의 미비점을 보강하는 데에 적극적인 검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장일태 나누리병원 원장
  • [기고] “개발이익은 모두 사회에 환원한다”/김홍수 한국토지공사 기획총괄팀장

    최근 경실련 등 시민단체에서는 판교신도시 개발과 관련하여 정부와 사업시행자인 토지공사, 주택공사 등이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긴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토지공사에 몸담고 있는 직원으로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기에 이를 소명하고자 한다. 먼저 토지공사의 지난 7년간(1998∼2004년)의 자기자본수익률은 최저 3.5%에서 최고 11.1%로 평균 7.1% 수준이다.2004년도 우리나라 상장회사 평균이 16.63%인 점을 감안할 때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토지를 대상으로 하는 공사의 사업특성상 초기에 많은 자금이 투자되고 부동산 경기 침체시에는 금융비용 증가로 경영이 악화될 우려가 있으므로 지속적인 공공사업 수행을 위해서는 적정수준의 이익확보가 필요하다. 토지공사는 일반국민에게 전혀 부담을 지우지 않고 또 정부의 재정부담 없이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토지공사는 개발이익을 어디에 사용하는가? 첫째, 토지공사는 국토의 균형발전과 지역간 격차완화를 위한 사업에 재투자한다. 개발이익의 대부분을 당해지역과 인근지역에 투자함으로써 국토의 고른 발전과 주택난 해소 등에 기여하고 있다. 둘째, 사회간접자본 확충이다. 개발이익은 전철, 도로, 공원, 녹지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에 투자되어 사회에 환원된다. 분당선·일산선 전철, 자유로, 분당∼수서, 분당∼내곡간 고속화도로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셋째, 국고납입, 조세, 각종부담금 등 정부에 대한 재정지원으로 환원된다. 공사의 인건비 등은 정부의 예산편성지침에 의해 별도로 통제되고 있으므로 개발이익이 많다고 해서 공사 직원의 임금 등 복리증진비용이 늘지 않는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토지공사는 판교신도시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이 적정수준을 초과할 경우 초과수익은 모두 도시지원시설과 간선시설 설치를 위해 판교 및 주변지역에 재투자한다는 협약을 이미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체결한 바가 있다. 사업시행자가 개발이익의 최대 수혜자인가? 개발이익의 향유 주체는 토지공사 등 사업시행자, 주택건설자, 아파트 피분양자 등으로 크게 볼 수 있다. 이 중 누가 개발이익의 최대수혜자인가에 대해 최근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주택학회가 발행하는 ‘주택연구’ 제12권 2호에 실린 ‘아파트 분양가 조정과 개발이익 분배’(한양대 이창무교수외 2인 공동연구)라는 논문이다. 개발사업의 주체와 지역시장(수도권 1개지구와 비수도권 3개지구)을 구분하여 각각의 개발이익을 산출하고 있다. 그 결과 토지공사 등 사업시행자는 개발이익의 6% 이하를 점유하고 있고, 아파트 피분양자가 1개 지구를 제외하고 개발이익의 6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서 아파트 피분양자가 개발이익의 최대수혜자라는 것이다.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처럼 토공 등 사업시행자의 개발이익을 줄일 경우(줄일 수 있다면) 사업시행자의 개발이익이 아파트 피분양자에게 전이될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개발이익은 개인의 불로소득으로 사유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정책의 실효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조성원가 공개에 대한 요구가 있다. 이는 개별기업의 영업권 보호와 일반국민의 알권리를 적절하게 조화하는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하리라고 본다. 토지공사는 택지개발촉진법 등 관련 법률에 의거해 조성원가를 이미 공개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사업지구별 조성원가는 현재와 같이 계속 공개할 계획이다. 또한 그 내용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감사원 등의 감사를 통하여 공식적으로 검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원가 구성요소의 세부항목 공개는 개인정보(토지보상가격 등) 유출에 따른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으므로 좀 더 신중히 접근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김홍수 한국토지공사 기획총괄팀장
  • [황장석기자의 아시아 창] ‘대선 조작 의혹’ 아로요 축출 가능성 낮은 이유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남편과 아들이 불법 복권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챙겼다는 폭로에 이어 지난 대선 당시 선거 관리에게 부정행위를 지시하는 내용의 도청 테이프가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야당측은 특히 도청 테이프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로요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발이 거세지고 있지만 현지 언론과 외신 등은 전임자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로 쫓겨난 것과 달리 아로요의 경우 축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한다. 가톨릭교회와 대기업, 군대 등 권력의 ‘이너서클(핵심부)’이 에스트라다에게 했던 것과 달리 아로요에게는 쉽게 등을 돌리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역대 필리핀 대통령들은 배우 경력의 빈민가 출신 에스트라다를 빼곤 모두 상류층 자손이었다. 아로요 역시 1960년대 필리핀을 이끈 디오스다도 마카파갈 대통령의 딸이며 미국 조지타운대학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은 엘리트. 뇌물수수 혐의 하나만으로 에스트라다를 내쫓은 기득권층은 (에스트라다)취임 때부터 에스트라다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었다. 아로요의 스캔들에 대해 이렇다 할 압력을 행사하지 않는 것은 ‘계급적 동질성’을 느낀다는 점과 서로 비슷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로요를 대체할 인물도 마땅치 않은 현실론도 배어 있는 것 같다. 필리핀대학 사회학과 월든 벨로 교수 등 진보적 지식인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아로요는 취임 이후 성장 위주 발전정책을 추진했을 뿐 기득권층의 반발을 의식해 분배 문제엔 소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일부 의원들이 테이프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필리핀 상·하원은 그다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하원은 아로요에게 별다른 해명을 요구하지 않고 있으며 상원은 테이프 내용에 대한 ‘예, 아니오’의 답변이 아닌 단순한 ‘코멘트’ 수준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surono@seoul.co.kr
  • 이영훈교수 “박정희시대 뒤집어 보면 분배 잘돼”

    이영훈교수 “박정희시대 뒤집어 보면 분배 잘돼”

    최근 학계의 논쟁 가운데 선 인물이 있다. 바로 서울대 이영훈 교수다. 우리의 근대 경제성장이 식민지 때 시작됐다는 주장에 이어 박정희 시대 경제성장에서 저임금 등의 꼬리표를 떼내자는 주장까지 내놨다. 이런 주장도 주장이지만 그의 특별함은 여기에 실증적 통계자료를 제시했다는 점이다. 쏟아지는 비판에 홀로 맞서고 있는 이 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악역을 자처한 까닭은. -나는 실증주의자다. 온갖 오해에도 불구하고 내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은 자신과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내 주장은 식민지·박정희 시대에 대한 서술이 사실과 다르며,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기록하자는 것이다. ●70년대 생산성 향상과 임금증가율 비슷 ▶박정희시대 논란은 어떤가. -흔히 저임금과 농어촌·중소기업 배제를 거론한다. 그러나 이는 60년대 데이터를 봤을 때나 맞는 말이다.60년대 이후 상황이 변했다. 이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주장이 지난 40여년간 고착화됐다. 상황 변화는 70년대의 고미가 정책과 대기업-중소기업간 산업연계정책인데, 고도성장은 이런 정책으로 가능했다. 저임금 부분도 노동을 한 단위 더 투입하는데 따른 생산성 향상과 임금 증가율이 비슷하게 갔다는 게 중요하다. ▶전태일은 어떻게 말하겠는가. -전태일로 70년대 상황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70년대의 임금이 생계비의 절반이었다는데 이는 단정하기 어렵다. 정말 그랬다면 빈곤의 세습과 광범위한 슬럼화가 누적되는 이른바 ‘사회적 침전’ 현상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뒤집어 보면 분배가 잘됐고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는 것이다. ▶삶의 질을 통계로 평가할 수 있나.. -통계로 모든 역사를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학적 접근법이어서 수많은 신화와 도덕적 허구를 깰 수는 있다. 그게 통계의 힘이다. ▶허수열 충남대 교수는 통계 수치만 보고 한·일 민족간 차별은 들여다보지 않았다고 비판했는데…. -그 지적을 높이 평가한다. 허 교수 자료는 식민시기 생활수준이 최소한 수평을 유지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이는 수탈론 부정이다. 식민시기 경제성장을 30년대 후반의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근본주의·원리주의는 중세적 사고 ▶경제사 연구에 ‘민족’을 넣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허 교수와 다른 관점인 것 같은데…. -우리는 민족근본주의에 빠져 있다. 모든 기준이 민족이다. 그러나 근본주의, 원리주의는 중세적 사고방식일 뿐이다. ▶박정희 시대를 민주와 인권으로 평가하면 어떤가. -그것도 다시 봐야 한다.10·26 뒤 사면복권된 사람이 800명도 안된다.4000만 인구 중 일부다. 보통사람들은 일상적인 생활을 했다. 암울했다기보다 외려 자기실현 과정에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 안 그렇다면 당시 10%대의 고성장을 설명할 수 없다.800여명을 비용으로 중화학·자동차공업, 철강산업을 일으킨 것은 평가받을 일이다. ▶시대를 평가함에 있어 도덕적 관점은 무의미하다는 뜻인가. -도덕적 잣대로 국가를 설명하는 것은 무리다. 그런 비판자들이 알아야 할 두 가지가 있다. 우선 ‘나라 만들기’는 장기적 과정이다. 미국 흑인들은 1950년대에야 공민권을 얻었고 조선도 반석에 오르는 데 70년이 걸렸다. 각 시대는 각각 담당해야 할 역할이 있다. 이승만과 박정희도 그런 차원에서 봐야 한다. 두번째는 헌법이념과 대의민주주의를 이해하고 권리·의무의 주체로서 나설 수 있는 ‘교양인’으로서의 국민이 있느냐다. 조선시대 소농 중심 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로 전환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근과거 집권세력은 상대적으로 청렴 ▶과거사 문제와 관련, 클린턴처럼 먼저 사과할 수는 없을까.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했다. 그리고 부패가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과거 집권세력은 상대적으로 청렴했다고 본다. ▶결국 경제성장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보는 관점인 것 같은데. -어떤 사물을 통합적으로 보는 것이 성숙한 자세다.20세기 우리 역사도 그렇다. 식민지에, 분단에, 전쟁에 얼마나 끔찍한 경험이 많았나. 비판할 일이 있으면 해야겠지만 기본은 통합으로 가야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이영훈교수가 주장하는 수량경제사란 이영훈 교수의 접근법은 수량경제사적 관점으로, 이는 서구에서 20세기 초부터 지속되어온 방법이다. 물가, 이윤, 임금 등 장기적인 경제지표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역사를 서술하자는 입장이 그것이다.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서구의 경우 90년대 들어 거의 폐기됐다는 반론도 있다. 통계로 인간의 삶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정부는 각종 거시경제지표가 건전하다고 발표하지만 서민들은 와닿지 않는다고 아우성이고, 언론은 정부가 실체를 제대로 모른다고 비판하기 일쑤인 점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이 방법론은 60년대 이후 일본에서 활발히 다뤄졌으며, 우리나라에서는 80년대 중반 안병직 교수가 주도하는 ‘낙성대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받아들였다. 수량경제사가 한국의 근대 문제를 본격적으로 건드린 것은 90년대 중반. 그러나 우리에게는 공신력있는 자료와 기록이 거의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서구 제국과 달리 근대적 의미의 통계가 도입된 것은 20세기 초였으니 그 이전 자료가 남아 있을 리 없었다. 이에 따라 낙성대팀은 양반가와 촌락의 각종 고문서에서 의미있는 통계치들을 추출해 냈다. 지금의 ‘가계부’ 개념과 비슷한 기록이 남아 있었던 것. 출간되자마자 논란을 불러일으킨 ‘수량경제사로 다시 본 조선후기’ 등의 연구물도 이들 고문서에서 추출한 자료를 기초로 했다. 즉, 경북 예천의 박씨가 문헌, 전남 영암의 문씨가 계(契)문서 등을 통해 농촌경제를 분석하고, 족보를 분석해 인구사로 연구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물론 비판도 많다. 일본 학계의 논리를 비판적으로 수용하지 못한 또 다른 식민주의 폐해라거나 제한된 자료에 근거한 만큼 해석 역시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반론 등이 그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현대重노조 노사상생 선포

    “노사는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상생의 관계다. 이제 투쟁 대상을 같은 업종의 외국 경쟁업체로 바꿔 우리 모두의 몫을 키워야 한다.” 현대중공업노조가 노사 상생을 바탕으로 21세기 선진노조 건설을 지향하는 이념과 강령을 새로 만들어 15일 오후 사내 체육관에서 1만 8000여 전체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선포식을 가졌다. 현중 노조는 노사가 상생으로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내용이 담긴 노조운동 이념 및 노조 강령 각 6개항과 선언문 3개항을 선포하고 이를 앞으로 노조활동 지표 및 잣대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강령에서 특히 분배와 관련해 “회사에 요구하고 투쟁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회사 생산성 향상에 적극 참여해 경쟁력과 파이를 키워야 공정한 분배가 이뤄질 수 있다.”며 분배의 실천대안도 제시했다. 탁학수 노조위원장은 “새로 정립한 이념·강령에는 선진·복지 노조의 위상을 반석위에 올려놓고 국민과 국가경제에 희망을 안겨주겠다는 노조의 뜻이 담겨 있다.”며 “기업 생존은 노사의 책임이며 상급단체·외부 노동단체·경쟁사 노동조합이 지켜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동전문가들은 현중노조의 이번 선언이 현대차, 두산중공업 등 이념성향이 강한 대기업 노조의 행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이갑용 울산동구청장을 비롯한 현중노조 전 위원장 7명과 현장 활동가 14명은 이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중노조 이념·강령 선포식은 노조창립 정신을 뒤흔드는 자본협력선포식이라며 철회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서울광장] 이보다 더 무기력한 여당이 있었나/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보다 더 무기력한 여당이 있었나/김경홍 논설위원

    박물관에 보내야 되겠다던 국가보안법을 폐지 했는가. 그토록 분배를 내세우더니 서민들의 삶이 나아졌는가. 집값 잡겠다고 나서더니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 실업자는 줄어들었는가. 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2년 4개월이 지났다. 임기 5년의 반이 지난 셈이다. 마지막 1년을 대선정국으로 보내고, 적지 않을 레임덕 현상까지 감안한다면 실속있는 임기는 불과 1년반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단임제 대통령과 여당은 정권 초반에 국정과제나 개혁조치들을 국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때로는 밀어붙여서라도 관철시켜야 하는 것이다. 선거로 탄생한 정권이라면 당연히 초반에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게 마련이다. 그런데 참여정부는 출발부터 기우뚱거리더니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작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등장은 낡은 정치가 사라지고, 사회의 다양성이 존중되고, 양극화가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다. 그러나 그 기대는 그리 오래가지 못한 것 같다. 정권의 힘은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합심해 국정과 민생을 챙기는 데서 나온다.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여권의 힘은 팀워크에서 나온다. 그런데 참여정부 2년반 동안 청와대와 정부는 그 자리에 있었다손 치더라도 여당은 도대체 무얼 했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다. 당시 민주당의 후보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국민들은 정권을 재창출한 여당이 개혁정치에 앞장서 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집권세력은 새 집을 짓겠다며 민주당을 버리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그렇다면 열린우리당은 새정치와 개혁정치에 앞장섰어야 했다. 열린우리당 출범 당시는 수가 모자랐다는 변명이 통할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 탄핵정국의 역풍 속에 국민들은 열린우리당에 원내 과반수라는 힘도 실어줬다. 그리고 또 1년2개월이 지났지만 집권여당의 존재는 한없이 왜소하기만 하다. 과반을 1년도 버티지 못한 것은 물론, 과반을 가지고서도 개혁다운 개혁조치 하나 이뤄내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에 한번 물어보자. 박물관에 보내야 되겠다던 국가보안법을 폐지했는가. 그토록 분배를 내세우더니 서민들의 삶이 나아졌는가. 집값 잡겠다고 나서더니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 실업자는 줄어들었는가. 북핵위기는 벗어나고 남북관계는 발전하고 있는가. 보통사람들이 보기에도 실적이라고 자신있게 내세울 것이 없다. 열린우리당은 국정혼란과 정책실패를 청와대와 정부 탓으로 돌리는 모양이다. 그래서 4·30 재·보선에서 완패한 이유로 때로는 당정분리나, 당정협조 체제가 잘 안돼서라는 지적도 나왔다고 한다. 잘못 생각해도 한참 잘못 생각한 것이다. 이해찬 국무총리와 정동영, 김근태 장관 등 실세장관들이 열린우리당에서 갔고, 문희상 당의장은 청와대에서 왔다. 당내에는 대통령의 직계라고 불리는 정치세력도 있다. 한 배를 탔는데 더이상 당·정·청 협조체제가 뭐가 필요한가. 그런데도 최근에는 총리가 대통령의 측근들을 공격하고, 당에서는 총리를 공격하고, 당내에서는 개혁파와 실용파가 서로 헐뜯는 사태가 빚어졌다. 콩가루 집안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아직도 열린우리당에서는 개혁이니 실용이니, 성장이니 분배니 하는 말만 앞세우는 논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말이 개혁파고 실용파지, 개혁도 못하는 개혁파가 있을 수 없고, 실용도 못 챙기는 실용파는 이미 실용파가 아니다. 그 사이 분배도 놓치고 성장도 놓쳤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걱정이다. 열린우리당은 지금껏 보아온 여당 가운데 아마도 가장 무기력한 여당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제 집권여당이라고 내세울 시간도 물리적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처럼 계속 간다면 차라리 총재단일지도체제로 가든지, 아니면 색깔에 맞춰 ‘헤쳐모여’하는 것이 민생을 덜 피곤하게 하는 일일 것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野 ‘뻣뻣한 총리’ 맹공

    10일 국회 본회의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이해찬 총리의 답변 태도와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인 양극화 현상이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은 이 총리가 지난 7일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의 병풍 개입 의혹 주장에 대해 “선하고 곧은 정치를 하는 것이 좋겠다.”“정책질의를 하라.”는 등 ‘훈계’한 것을 문제 삼았다. 즉 “이 총리의 의원 시절 한 일을 알고 있다.”는 식으로 역공을 폈다. ●“이회창씨를 타이슨에 비유해 공격” 고 의원은 “(이 총리는) 지난 1997년 10월 대정부질문에서 ‘이회창 의원은 공인으로서 도덕적 품격을 잃은 모습이며, 세계헤비급 권투경기에서 상대방의 귀를 물어뜯은 타이슨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때 타이슨의 눈빛과 입은 사람의 눈과 입이 아니었다. 섬뜩한 느낌이 든다.’며 상대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인간도 아니라는 식의 표현으로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또 “2002년 4월 대정부질문에서는 당시 제1야당 총재인 이회창 총재를 ‘나치’에 비교했다.”고 주장하며 “과거 총리의 질문에는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왜곡하는 행위’로 보이는 발언이 수도 없이 많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몰아세웠다. 고 의원은 “이해찬 의원의 원색적 질문을 좀더 소개하겠다.”면서 “총리는 한때 서울시장으로 직접 모셨던 조순씨에 대해서는 ‘조순 후보께서 건전세력연합이라는 말씀을 하시며 기웃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적인 서글픔과 비애를 느낀다. 우리는 몸을 파는 여자가 번 돈을 아주 천시한다. 그러나 영혼을 팔아서 권력을 얻은 권력은 그보다 나을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李총리 제주포럼 참석… ‘궐석’ 비판 그러나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제주평화포럼에 참석하느라 본회의에 불참한 상태였고, 이 총리 대신 불려나온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난감한 표정으로 듣기만 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비판도 쏟아졌다. 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은 “참여정부 출범 2년반 동안 성장과 분배의 동반성장 전략을 펴왔지만 국민 10명 중 1명이 ‘절대 빈곤층’으로 전락한 실정”이라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출범초기의 초심을 잃어 ‘참여정부’라는 정체성마저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질타했다. 한나라당 배일도 의원도 “현 정부의 복지정책은 물질적 지원에만 급급하고 개인과 기업이 스스로 변화를 인식하고 시장경쟁에서 살아날 수 있도록 하는 복지정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부동산정책 D학점”

    “부동산정책 D학점”

    경제전문가들은 참여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51점(100점 만점)으로 ‘C학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줬다. 특히 부동산 정책은 D+학점으로 10개 평가항목 가운데 최저 등급으로 평가했다. 이는 한나라당 이종구 제3정조위원장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국내 주요대학 경제·경영학과 교수 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무현 정권, 경제정책 중간평가’ 설문조사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10개 항목 가운데 경제원론, 미시·거시경제학, 화폐금융론, 국제경제론, 노동경제학, 재정학, 산업조직론, 분배론 등 9개 항목 모두 C학점으로 평가됐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유삼렬 한국 CATV협회장

    유삼렬 한국 CATV협회장

    “지난 10년 동안 양적인 팽창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질적인 향상을 꾀해야 할 시기입니다.” 전체 가구수 가운데 70% 이상인 1300만여 가구가 케이블TV를 즐기는 시대다. 케이블TV는 다매체 경쟁 시기를 맞아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과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통해 지역·생활밀착형 매체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올해 ‘케이블 10년, 디지털 원년’을 선언한 한국 케이블TV방송협회(KCTA) 유삼렬 회장은 9일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시대와는 차별화된 질 좋은 콘텐츠를 시청자들에게 제공토록 업계 모두가 노력, 뉴미디어 맏형으로서의 위치를 재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케이블TV가 맞이할 향후 10년은 새로운 정체성을 찾는 데 몰두할 시기라고 했다. 이와 관련, 그는 ‘제3회 케이블 방송장비 전시회 및 콘퍼런스’ 과정에서 케이블방송사업자들이 맺은 ‘새로운 10년을 위한 케이블TV 협약’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협약은 방송사업자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에 대한 약속을 담고 있다. 그동안 규모가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지나치게 상업적 논리로 일관해 공익성이나 시청자 주권 보호에는 소홀했다는 반성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유 회장은 1년 정도 남은 임기 동안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수신료 제 값 받기 운동’도 펼치겠다고 전했다. 저가형 덤핑 경쟁으로 평균 수신료가 5000원 대로 떨어졌고, 이는 일부 SO들이 채널사용자(PP)에게 수신료 분배를 제대로 해주지 않는 악순환으로 이어졌기 때문. 그는 “이번 협약은 결코 선언적인 의미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조만간 SO와 PP 대표들의 합의를 통해 구체적인 내부 규범을 마련해 실천을 담보하겠다. 이는 또한 다매체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회장은 눈앞에 다가온 방송·통신 융합 시대의 최적 매체는 바로 케이블TV라고 자신한다. 그러나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도 사업자별 규제에서는 여전히 차별이 존재하는 장벽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벌이는 줄다리기에 대해 “헤게모니 다툼으로 국가 방·통 융합 정책이 좌지우지 되서는 안된다.”고 언급하면서 “향후 융합 시대를 관장할 기구는 정치와는 무관한 독립기구 형식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그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야구월드컵 MLB의 돈놀음

    내년 3월로 예정된 야구 월드컵이 아직도 참가 예정 국가들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혼란을 빚고 있다. 일본은 7월에 가서야 참가 여부를 확정하겠다고 한다.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서로 다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MLB 재팬’의 대표인 짐 스몰은 “설사 일본이 참가하지 않더라도 월드컵을 강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 신문은 “MLB 국제 담당 부사장인 폴 아치는 일본이 참가하지 않으면 대회 성사가 어렵다는 발언을 했다.”라고 보도했다. 두 나라 언론의 보도가 서로 다르긴 하지만 공통점은 아직 대회 개최가 불투명하다는 논조다. 가장 큰 원인은 MLB 탓이다. 국제 대회는 국제기구가 주최한다. 축구의 월드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최하고 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연다.MLB는 WBCI라는 임시 주최 기구를 만들어 중계권과 입장 수입 등의 문제를 전담시키겠다고 했다.MLB는 대회 수입 가운데 35%를 MLB에,10%를 일본의 NPB에, 그리고 7%를 한국의 KBO에 차등 분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박찬호를 대표팀에 포함시킬 것이 확실하고 일본야구기구(NPB)도 이치로와 마쓰이를 합류시킬 것이다. 따라서 팀에 대한 보상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고,MLB의 배당 비율이 더 높아야만 한다는 주장은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 논리에도 맹점은 있다. 일본은 한국보다 메이저리그 진출 선수가 더 많고 대표팀에도 더 많은 메이저리그 선수를 포함시킬 게 분명하다. 메이저리그 선수를 각국 대표팀에 빌려주기 때문에 MLB의 배당이 많아야 한다면 한국은 일본보다 선수를 적게 빌리므로 일본보다 배당률이 높아야 한다. 대회 수입과 비용을 WBCI가 공정하게 관리할지도 의문이다. MLB의 각 구단은 구단 수입을 잘 속이는 것으로 명성이 높다. 예전 다저스의 구단주이던 오말리는 유능하다고 평판이 자자하던 자기 팀의 단장 버지 바바시가 연봉 인상을 요구하자 팀이 200만달러나 적자라고 엄살을 떨었다. 바바시는 정작 다른 구단으로 옮기고 나서야 당시 다저스가 400만달러의 흑자를 낸 사실을 알았다. 또 구단들은 미국 의회가 요청을 해도 정확한 구단 재정을 밝힌 적이 없다. 퍼센트로만 된 수입 분배는 이런 전력이 있는 MLB가 대회를 관장하는 주최격인 WBCI를 믿어야만 가능하다. 가장 많은 돈을 배당받는 미국이나 일본이 예선에서 탈락해도 예정대로 분배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결론은 합리적으로 수입을 분배하려면 참가국이 각자 자기 나라 방송의 중계권을 갖고 입장 수입 등 기타 수입은 성적대로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예선도 해당 지역의 국가들이 관장해야 이치에 맞는다. ‘스포츠투아이’ 상무이사 tycobb@sports2i.com
  • [송두율칼럼] 복지국가의 꿈과 현실

    [송두율칼럼] 복지국가의 꿈과 현실

    오늘날 유럽의 복지국가가 위기에 빠져 있다는 사실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복지국가가 과연 오늘과 같은 사회 전반의 위기의 진정한 원인제공자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를 시인하는 쪽에서는 대체로 높은 복지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과도한 부담은 결국 국가재정위기를 불러왔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시켜 복지제도에 이른바 ‘무임승차’한 얌체족들의 문제도 자주 거론하고 있다. 이들은 또 낮은 출산율과 인구의 고령화는 연금체제의 위기는 물론, 의료보험 등을 포함한 사회적 안전장치에도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높은 복지수준이 결국 ‘세계화’가 요구하는 경제와 기술적 발전조건들을 저해하고 있다고 이들은 강조한다. 이와 같은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쪽에서는 현재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사회적 투자비율 30% 정도는 경제위기가 있었던 70년대 중반보다도 결코 높지 않으며, 지금과 같은 높은 실업률을 고려한다면 이 수치는 오히려 더 높아야 한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이른바 ‘무임승차’ 문제도 사회적으로 흔한 현상은 결코 아니며, 이는 순전히 고소득층의 탈세나 불법적인 자본증식에 대한 따가운 사회적 시선과 비판을 피해 나가려는 논의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이들은 또 인구구성의 급격한 변동에 따른 사회복지의 부담과 수혜(受惠)를 둘러싼 세대간의 갈등문제도 실은 날로 심화되는 계층간의 빈부격차를 호도하기 위한 논거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복지국가를 옹호하는 측은 또 복지정책으로 밑받침되고 있는 사회적 안정이야말로 바로 ‘세계화’라는 무한경쟁시대에 승리자로 남을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한다. 복지국가의 위기를 둘러싼 이러한 유럽적 논쟁구도도 나라마다 서로 다른 사회·문화·종교적, 그리고 국가철학의 전통 때문에 조금은 다르게 나타난다. 가령 복지문제를 거론하면 빈곤층의 문제를 먼저 떠올리는 영국, 노동자 문제를 우선적으로 연관시켜 보는 독일, 그리고 사회적 연대문제를 골자(骨子)로 받아들이는 프랑스처럼 사회정책(社會政策)적 사고의 서로 다른 전통이 그러한 예다. 이와 달리 한국사회에서 복지문제를 이야기하면 먼저 노후보장문제를 떠올리게 되며 자연히 가족제도의 역할과 기능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가족제도도 유럽사회 못지 않게 급격한 변화와 해체과정을 겪고 있어 순전히 이에 의존한 복지나 연대를 기대할 수도 없게 되었다. 물론 가족적인 공동체가 복지사회구성의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으나 그것만으로는 복지사회문제를 논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오늘날 국가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와 모순에 대한 올바른 이론적 접근과 함께 실현 가능한 정책도 염두에 두고 있는 총체적 관점으로부터 복지문제는 제기되어야 한다. 성장과 분배간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최근의 국내논쟁도 바로 그러한 문제제기의 하나일 것이다. 어차피 한국사회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유럽처럼 사회복지를 위한 높은 투자가 요구될 것이 뻔하니 그 때를 대비, 지금은 분배보다 성장에만 신경을 써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견해는 분배의 정의(正義)가 동반하는 사회적 정당성(正當性)이 곧 경제성장의 동력이라는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사회적 시장경제’의 성공적 전형(典型)이었던 ‘라인강의 기적’의 이론적 작업을 주도했던 뮐러-아르마크(A Mueller-Armack)의 사회정책이 곧 경제정책이라는 주장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복지수준 유지나 이의 향상에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는 국적 없는 자본이 판치는 ‘세계화’의 시대에 국가는 지금까지 보다 더 분명하게 복지사회의 정책적 주체로서 나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연금이나 의료보험문제를 그러한 무국적 자본에 그냥 의탁할 수는 없지 않은가. 오늘날 위기를 맞고 있는 유럽의 복지국가를 둘러싼 심각한 논의들은 그저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 정말 ‘살기에도 편한 나라’라는 사회적인 기본합의가 얼마나 절실한 과제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 교수
  • ‘차입형 우리사주제’ 전면 시행

    빠르면 오는 10월부터 우리사주조합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아 자기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차입형 우리사주제’가 전면 시행된다. 6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노사정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하반기 중 ‘증권거래법 시행령’을 고쳐, 모든 기업에 ‘차입형 우리사주제’를 도입키로 했다. 현재 비상장 법인의 사주조합은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자기 회사를 인수할 수 있으나 상장법인의 경우 경영권 방어와 원활한 인수·합병(M&A) 등을 이유로 이 제도의 적용을 배제시켰다. 재경부 관계자는 “경영사정이 어려운 기업의 경우 다른 회사에 인수되기보다 근로자에게 지분을 일부 넘겨줘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동시에 회사측면에선 경영정상화를 꾀하는 ‘윈윈장치’가 될 수 있다.”며 “노사정위가 분배정책 차원에서 이미 지난해에 합의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 제도는 사주조합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돈으로 회사의 지분을 취득, 회사측에 부족한 운영자금을 융통해 주되 근로자들은 나중에 회사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회사가 전적으로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회사 수익의 일부를 근로자에게 지분 형태로 증여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다만 사주조합은 회사가 차입금을 갚은 이후 상환금액 범위에서만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근로자복지기본법 시행령을 통해 회사측이 사주조합 차입금을 연 10% 이상 갚도록 규정할 예정이다. 우리사주조합이 차입금을 통해 1대 주주로 부상할 수는 있지만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소유구조상의 제한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사주조합의 주식의무 예탁기간은 4∼8년으로 차입금을 통해 받은 지분의 50% 이상을 시장에 팔려면 최소한 10여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10월 두산중공업이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할 때 대우종기의 노조는 지분의 우선인수를 조건으로 자사주를 인수하려는 ‘차입형 종업원지주제’를 추진했으나 자금 동원력 등의 문제로 성사시키지는 못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사설] 증오와 분노, 그리고 공동체적 통합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현충일 추념사에서 ‘공동체적 통합’이 중요한 숙제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나에게 주어진 과제는 한국사회에 있는 ‘증오와 분노’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의 방향설정은 옳다.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편가르기와 이기주의가 만연한 상황을 바꾸지 않고는 진정한 국가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증오·분노의 해소와 공동체적 통합은 말로 될 일이 아니다.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 하나하나 풀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참여정부 고위관계자들은 현 정부 들어 정치·사회적 증오심이 늘었는지, 줄었는지부터 따져봐야 할 것이다. 증오·분노가 확산되는 중심에 노 대통령과 청와대가 있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 야당과 일부 언론이 만들어낸 허구라고 반박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참여정부 출범 후 ‘뺄셈 정치’,‘이분법 정치’가 이어져왔다는 인상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이미지를 불식하지 않은 채 통합을 강조하는 것은 공허하게 들린다. 집권 3년차를 맞은 노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민통합에 나섰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인사가 달라져야 한다.‘코드인사’라는 지적이 나와서는 안 된다. 조만간 발표될 국정원장 인선에서 시작, 새달 가능성이 있는 내각·청와대 개편에서 폭넓은 인재 등용을 보여줘야 한다. 이념에 얽매이지 않은 인사들이 전면에 나설 때 견제를 덜 받아 오히려 개혁이 쉬워진다. 구호보다는 실천으로 개혁을 해나가야 한다. 좌파적 분배정책을 쓴다는 비판을 받는 참여정부에서 양극화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원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을 때도 국가보안법폐지를 이뤄내지 못했다. 말만 앞세움으로써 온갖 비난을 자초했지, 실제로 진보적 정책은 실현된 것이 별로 없다. 특히 여당이 원내 소수로 바뀐 상황이 통합강조 배경이 아니길 바란다. 특정 정당과 합당, 연정을 염두에 두었다면 거두어야 한다. 정치목적이 없다는 확신을 줄 때 권력집단 견제, 지역불균형 해소 정책에서도 국민공감대를 만들 수 있다.
  • [열린세상] 경제적 민주주의를 이야기하자/정해구 성공회대 정치학 교수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에서 가장 급속하게 이루어진 변화는 사회 양극화가 아닌가 싶다.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우리 사회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지금, 우리 사회는 매일같이 경쟁과 효율성을 강조한다. 물론 그것은 발전과 성장을 가져온다. 그러나 그것만을 강조할 때 우리 사회는 경쟁에서의 승리자와 패배한 자로 나뉘며, 전자는 높은 대가를 받는 반면 후자는 형편없는 대우를 받는 결과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경쟁과 양극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은 어느 정도일까?통계청이 발표한 지니계수를 살펴 보면, 외환위기 이전에는 2.8∼2.9 사이에 머물렀으나 외환위기 이후에는 3.0∼3.2 사이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그 수치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그 수치가 높을수록 불평등의 정도가 높음을 의미하는 지니계수는 사회 불평등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 중의 하나다. 또 일전에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 1·4분기 도시가구의 소득 5분위배율(하위 20%계층의 소득에 대한 상위 20%계층의 소득 배율)은 5.87이었다. 이러한 소득 격차는 이같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2년 이후 가장 큰 격차라고 한다. 나아가 소득 5분위배율의 대상을 도시 가구가 아니라 전국 가구로 확대하면 그것은 8.22에 달한다고 한다. 하위 20%계층이 100원의 소득을 올린다면 상위 20%계층은 822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 불평등의 실상인 것이다. 일반인들이 우리 사회의 불평등 정도를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부동산문제인데, 그 불평등의 정도 역시 매우 심각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종합소득세 상위 10%계층이 전국 부동산의 74%를 가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 국민의 90%는 겨우 26%의 부동산을 가진 채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버둥거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사회, 그런 사회가 바로 우리 사회다. 그런 사회가 과연 ‘좋은 사회’인가? 가진 자로서는 매우 살기 좋은 사회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가지지 못한 자에게 그런 사회는 결코 좋은 사회가 아니다. 그런데도 ‘분배’나 ‘복지’ 이야기만 나오면 ‘좌파’로 몰아붙이는 것이 우리 사회다. 그러나 사회 양극화가 이처럼 심화되고 있는 이 때, 분배와 복지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언제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단 말인가.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이야말로 분배와 복지, 즉 경제적 민주주의를 이야기해야 할 때다. 지금까지 경제적 민주주의와 관련된 용어와 담론들은 우리에게 좀 멀게 느껴졌다. 그것은 과거 우리가 추구해 왔던 민주화가 주로 정치적 민주주의에 치중되어 있었고, 경제적 민주주의와 관련된 용어와 담론은 냉전 반공주의가 지배하는 분위기 속에서 행여 오해받을지도 모른다는 피해의식 때문이었다. 또 그간 사회 양극화가 덜 피부에 와닿은 탓이기도 하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추세 속에서 사회 양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지금, 이제 우리 사회 민주주의 진전의 핵심은 경제적 민주주의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그리고 경제적 민주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누가 나설 것인가이다. 누구보다 먼저 가지지 못한 당사자들이 그러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것은 불가피한 일인 동시에 인간답게 살 권리의 주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들의 목소리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그렇다면 누가 나서야 되는 것일까?국가, 적어도 그 국가가 민주적 국가라면 바로 그 국가가 나서야 된다. 구체적으로 말해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사회 양극화 해소와 경제적 민주주의를 위해 나서야 하는 것이다. 정해구 성공회대 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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