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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복지에 대한 단상/김용하 순천향대 경제학 교수

    대망의 2007년에는 우리나라의 1인당 GDP가 2만달러를 넘어선다고 한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느낌이 없다. 사업은 여전히 잘 안되고,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하기 어렵다.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였다고 하지만 내 집값은 오히려 내려갔다. 퇴근길에 지하철 한 모퉁이에 라면 박스로 잠자리를 만들고 있는 노인부부를 보면 가슴이 저려진다. 4년전 노무현 정부가 참여복지의 기치를 높이 들었을 때 서민들은 이제 없는 사람도 좀 따뜻하게 살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가졌다.4년후 지금, 빈곤층은 더욱 확대되고 중산층은 감소되었다. 물론 참여정부는 복지지출을 빠르게 증가시켰다. 그렇지만 소득재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제성장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경제는 등한시하고 복지에만 치중한 결과라고 한다. 그렇지만 선진국가의 경험에서 보면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세계화 등으로 하여 경쟁이 격화되는 시기에는 복지지출 증가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성장이 우선이다, 복지가 우선이다 하는 식의 소모적인 논쟁은 큰 의미가 없다. 성장의 궁극적인 목적은 복지에 있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의 정책실패는 단순히 복지지출을 많이 했다는 것에 있지 않고, 복지지출이 증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통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참여정부의 복지정책은 좌표선정부터가 잘못되었다. 극빈자 중심의 공공부조 정책은 1980년대에 끝냈어야 했다. 지금은 극빈계층 3%가 문제가 아니라 하위 40% 계층이 모두 사회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들 계층은 약간의 소득과 재산이 있어 공공부조대상이 되지도 못하지만 사회보험료 납입능력이 없어서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빠져 있다. 참여정부는 이들 계층에 어떻게 하면 보험료를 징수할 것인가만 골몰하다가 4년을 다 보냈다. 보험료만 내면 좋은 혜택이 기다리고 있는데 왜 안 내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식이다. 국민연금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오늘도 살기 어려운 영세자영업자에게 보험료 납입을 강행하더니 최근에는 보험료도 대폭 올리겠다고 한다. 건강보험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만큼 사회보험제도가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사회적 위험이 발생하였을 때 국가가 바로 개입해주어야 중간계층이 유지된다. 사회적 위험을 공공부조를 중심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중간계층이 몰락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과 같다. 이제 사회보험제도가 제구실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성장동력의 상실로 복지확대도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사회에는 복지가 기업하는 데 부담이라는 인식이 만연하여 있지만 적정수준의 복지는 오히려 근로자의 생활비용을 낮추어서 기업의 임금상승 압력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서 시장경제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도 새로운 복지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사회적 위험을 축소하고, 양극화되고 있는 사회계층을 다시 하나로 묶어주는 새로운 복지시스템이 구축되어야 성장동력 회복의 명분이 선다. 21세기의 복지시스템은 ‘함께 사는 사회’를 지속가능하도록, 구현하도록 해야 한다. 자유시장 경제하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차별과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도록, 경제주체들이 참여하는 경제 발전과 복지향상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구 고령화·저성장 등 경제사회적 변동 요인에 대하여 능동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국민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사회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각종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의 질을 보장하여 노사간, 계층간, 지역간 신뢰와 협력체계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김용하 순천향대 경제학 교수
  • 미국인 61 “반대”… 국제사회도 냉랭

    미국인 61 “반대”… 국제사회도 냉랭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부시 대통령의 새 ‘이라크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0일 TV 연설을 통해 밝힌 새로운 이라크 정책의 핵심은 ▲병력 증파를 통한 바그다드 장악 ▲재건 예산 지원 등을 통한 이라크인들의 마음 잡기 ▲국제적인 협력 강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승부수’로 던진 새로운 정책은 기본적으로 미국인 다수의 기대와는 방향이 다른데다가 국제적인 협력도 얻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현실화되려면 적지 않은 난관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러시아 등 주요 유럽국가들도 냉담한 반응을 보냈다. ●바그다드와 안바르에 집중 배치 부시 대통령은 우선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와 수니파 반군의 거점인 안바르 두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2만 1500명의 전투군을 증파할 계획이다. 추가 파병이 이뤄지면 이라크 주둔군은 현재 13만 2000명에서 15만 3500명으로 늘어난다. 바그다드에는 1만 7500명이 증파되며 1진 5개 여단은 오는 15일까지,2진은 2월15일까지, 나머지는 그로부터 1개월내에 각각 투입할 예정이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추종세력과 알 카에다 소속 외국인 전사들의 근거지인 이라크 서부 안바르에는 해병대 4000명을 증파한다. 이와 함께 이라크 정부도 2월1일까지 바그다드에 3개 여단을 투입하고, 나머지 2개여단을 2월15일까지 증원할 것이라고 부시 대통령은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의 딕 더번 상원 원내대표는 부시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지난 중간선거에서 나타난 표심과도 어긋나게 이라크 문제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가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라크에서의 해결 방안은 군사력 증강이 아니라 외교력의 확대”라고 강조했다.USA투데이와 갤럽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인의 61%가 추가파병에 반대했다. 찬성은 36%에 그쳤다. 또 이라크 현지 지휘관들과 미 합참 내부에서도 미군 증파에 대한 반대의견이 많지만, 부시 대통령은 “정치권이 아니라 일선 지휘관들의 의견에 따르겠다.”던 기존의 공약마저 뒤집고 백악관과 의회의 소수 강경파들만이 지지하는 증강안을 선택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미 언론 “치안확보가 최우선 과제” 부시 대통령은 추가 파병과 함께 이라크의 경제 회생과 고용 확대를 위해 10억달러 규모의 재건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일자리가 없어 테러 집단에 동조하는 이라크의 젊은이들에게 고용의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은 석유 수익금을 각 종파에 공평하게 분배하고 수니파의 정부요직 진출 제한을 완화하겠다는 화해정책도 밝혔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판 마샬플랜’도 기존의 지원에서 입증됐듯이 치안확보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별다른 경제적 효과를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리아와 이란이 빠진 국제협력 부시 대통령은 새로운 이라크 정책 발표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등과 연쇄 전화통화를 가졌다. 이라크에 파병해 미국을 지원하고 있는 것에 대해 사의를 표시하는 한편 이라크전에 많은 나라가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또 중동국가들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12일(현지시간)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현지에 파견할 계획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외교는 이라크의 가장 중요한 접경국인 이란과 시리아가 배제됨에 따라 실효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라크연구그룹(ISG)이 권고한 이란 및 시리아와의 직접 대화 추진에 대해 “이라크내 테러리스트들을 지원하는 양국의 노력을 차단할 것”이라고 오히려 강경 방침을 밝혔다. dawn@seoul.co.kr
  • “98년이후 내부보유액 투자이익 계약자 기여분 몫으로 돌려줘야”

    생명보험사 상장자문위가 7일 최종 입장을 밝힘에 따라 18년을 끌어 왔던 생보사 상장 문제가 일단락됐다. 그러나 시민단체·계약자의 반발 등 논쟁은 그치지 않고 있다. 상장을 둘러싼 문제를 문답으로 풀어본다. ▶이전에 상호회사 속성이 인정된다고 했는데 이번에 입장이 바뀌었다. -상호회사 주장의 근거는 유배당보험을 팔았고 계약자에게 돌아갈 배당재원을 주주가 부담할 누적결손에 썼으며, 과거 자본잠식에서 주주가 증자를 하지 않아 계약자가 경영위험을 공유했다는 것 등이다. 자문위는 주식회사도 유배당 보험을 팔고 유배당 보험이익으로 유배당 보험결손을 보전하는 것이 유배당 보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본이 잠식됐어도 계약자가 받은 보험금이 깎이지 않았기 때문에 경영위험을 공유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계약자 몫이 있다고 했는데. -1990년 자산재평가 당시의 내부유보액이다. 삼성생명은 878억원, 교보생명은 662억원이다. 내부유보액은 그동안 자본금과 함께 부동산·주식 등에 투자됐다. 따라서 자본금 투자에 따른 이익은 주주, 내부유보액 투자이익은 계약자 몫이다. 내부유보액이 발생한 1990년부터 지금까지를 따지면 계약자에게 적게 간 몫이 없다고 자문위는 평가했다. 그러나 자본금 투자이익을 주주에게 명시적으로 주도록 법이 바뀐 1998년부터 계산하면 계약자에게 덜 간 금액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 금액을 계약자들이 받을 수 있나. -현재 내부유보액은 자본계정에 있다. 자문위는 이를 부채계정 중 계약자이익배당준비금계정으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현행 규정에 따르면 5년 안에 계약자에게 배당해야 한다. 부채계정으로 옮겨갈 금액은 ‘내부유보액+α’이다. 단 지금 계약자들이 받을 수 있고 과거 계약자는 안 된다. ▶과거 계약자 기여분을 왜 지금 계약자가 받나. -계약자간 분배문제로 희석된다는 점에서 시민단체들도 반대한다. 시민단체는 내부유보액을 자본으로 전환해서 상장시 그에 해당하는 주식을 공익재단에 출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민단체가 내부유보액을 왜 자본으로 주장하나. -1983년 삼성생명은 자산재평가를 하면서 내부유보액 중 일부를 1982년과 1983년에 발생한 손실에 썼다. 이 점이 생보사의 상호회사적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며 과거 주주가 계약자 이익을 침해한 것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서울신문 탐사보도-법따로 현실따로] ‘UCC 선거’ 영향력 메가톤급…관련규정없어 논란

    [서울신문 탐사보도-법따로 현실따로] ‘UCC 선거’ 영향력 메가톤급…관련규정없어 논란

    “팬클럽이 사조직에 해당된다고요?” 정치인을 좋아해 자발적으로 구성돼 예비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인 팬클럽이 정치인의 사조직에 해당될 수 있다는 중앙선관위의 잠정적인 해석에 팬클럽 회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다.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사조직을 이용한 선거를 금지할 때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산악회, 박철언씨의 월계수회 같은 조직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던것”이라 면서 “자발적인 지지 모임에 대한 규정은 선거법에 없다.”고 지적했다. ■ 선관위 잠정해석 하지만 1990년대에 마련된 사조직 금지 규정이 팬클럽의 활동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예비 대선후보 A씨의 팬클럽이 주최하려던 행사가 지난 연말 기획단계에서 무산됐다. 팬클럽이 A씨를 대통령으로 만들려는 목표로 창립대회를 열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한 선관위가 팬클럽에 ‘옐로 카드’를 보낸 것이다.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경고였다. ●‘1990년 선거법´이 팬클럽 활동 발목 고건 전 총리를 지지하는 모임인 ‘국민통합을 위한 고건 대통령후보 추대 전국청장년연대(고청련)’에는 ‘고건’이란 이름을 넣을 경우 선거법상 유사단체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지난해 내려졌다. 고청련이 ‘중도국민대통합 전국청장년연대(중청련)’로 명칭을 바꿔야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관위는 회원들이 팬클럽 홈페이지에 의견을 올리는 것은 허용할 수 있지만 많은 이들이 이에 동참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움직임으로 간주된다면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자발적인 팬클럽과 ‘어용’ 팬클럽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박사모 등 “법규 지나치게 확대 적용” 박사모의 정광용 회장은 “유권자 스스로 참여하는 팬클럽 활동이 건전한 선거문화 정착에도 도움이 될 텐데 선거법을 확대해석해 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목포대 김영태 교수는 “현실적으로 이미 자리잡은 팬클럽을 허용해야 한다면 그 활동에서도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일부 대선 예비 후보들이 후원회를 둘 수 없기 때문에 팬클럽을 통한 우회적인 경로로 정치자금이 흘러들어갈 가능성도 우려된다. 경희대 국제지역학부 김민전 교수는 “후보자에게 기탁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 불법 자금이 교묘히 이 단체들에 대신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한 조항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UCC 선거’ 규제 법규 애매 지난해 미국 중간선거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공화당 우세지역으로 꼽히는 버지니아주에서 공화당의 조지 앨런 상원의원이 민주당의 짐 웹 후보에게 미세한 차이로 패했다. 앨런 상원의원이 민주당 지지 청년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장면이 동영상으로 인터넷 사이트에 퍼진 게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연말 대선에서도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선거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김지연 정책실장은 “대선에서 UCC의 영향력은 예측불가능”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카메라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의 김유식 대표는 “동영상을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만들면 클릭 수는 수백만에 이를 수 있다.”면서 “UCC의 영향력은 지난 대선에서 인터넷 선거 파괴력의 4∼5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UCC 단속방침 우리나라 누리꾼들은 전문가들이 만든 동영상을 퍼다 나르는 수준을 넘어서 자신들이 직접 찍어 편집한 UCC 붐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연말 여중생집단폭행 동영상은 사회적인 관심을 집중시켰고 ‘마빡이’, 기타리스트 ‘임정현’ 등의 동영상은 ‘대박’으로 연결됐다.UCC와 대선이 연결되는 순간 폭발력은 메가톤급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래서 예비 대선후보 진영에서도 UCC 선거전 대비를 세우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의 자유게시판에는 ‘영상뉴스&포토자료실’ 메뉴가 별도로 마련됐으며, 회원들이 하루에도 몇 건씩 박 전 대표와 팬클럽의 활동 모습을 올려놓고 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팬클럽 ‘김근태 친구들’도 동영상 게시판과 디카게시판을 따로 두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팬클럽 ‘명박사랑’은 UCC 대책팀을 따로 두고 있다.16대 대선이 사이버 여론전이었다면 17대 대선의 주요 변수는 UCC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중앙선거관리위도 UCC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대선에서 UCC가 미칠 영향력이 엄청날 수 있다.”면서 “선거운동이 점차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전국민이 선거운동의 주체가 되고 있고,UCC 선거운동도 새로운 현상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선관위는 예비후보들의 UCC 등을 감시하는 사이버팀 인력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잠재돼 있다. 선관위는 UCC를 예비 대선후보의 팬클럽 홈페이지에 올리는 정도는 허용할 수 있지만 UCC를 다른 블로그, 홈페이지 등으로 퍼나르거나 동영상 전문 사이트에서 공유한다면 선거법 위반으로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시대 변화와 흐름에 따라 규제를 풀 수도 있겠지만 과도기라고 볼 수 있는 지금은 컨트롤(단속)이 필요하다.”고 개입의지를 밝혔다. 선관위가 개입하게 되면 불법 선거운동 논란이 빚어지면서 예비 후보 캠프와 충돌소지가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운동 기간 전에 UCC를 활용한 선거운동이나 비방·흑색선전을 퍼트리는지를 사이버팀에서 조회 중”이라면서 “위법사실이 있을 때는 즉시 삭제를 요구하고, 반복되면 고발이나 수사의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시대변화 수용해야” 전문가들은 선관위의 이런 방침이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지적한다. 시대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단속하고 규제하려 드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얘기다. 김욱 배재대 교수는 “UCC가 대선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적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관련 규정이 없어 논란이 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디시인사이드 김유식 대표는 “동영상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고 퍼가는 것을 막고 규제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선관위 단속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숙명여대 이남영 교수는 “지금은 개개인이 커뮤니케이션의 주체가 될 수 있지만, 현행 선거법에는 이런 부분이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다.”면서 “검증되지 않은 제작물 등으로 선거가 과열되거나 소모전으로 치닫지 않도록 보완장치를 마련하면서 단계적으로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단국대 안순철 교수는 “이미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UCC문화는 무조건 규제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면서 “유권자들이 온라인 상에서 건전하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도록 최대한 풀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정치자금 ‘체크오프제’도 논란 소지 정치자금 세액공제 제도가 폐지되면서 체크오프(Check off) 제도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체크오프제는 국세 납세자가 자신이 내는 세금 가운데 1만원 내에서 정치자금으로 지정하는 제도다. 의원·정당을 지정하는 세액공제제와 달리 체크오프제로 조성된 정치자금은 국고보조금 배분·지급 방법에 따라 정당에 분배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체크오프제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지난해 12월12일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개인소득세에서 3달러(약 3000원) 이내의 기금을 대통령선거 운동기금으로 기부하는 미국처럼 우리도 소액기부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취지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소액다수 기부문화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세액공제제도를 없앤 배경을 살펴보면 ‘간판 바꿔달기’에 불과하다는 의심을 살 만하다. 국회 재경위의 김호성 전문위원은 “세액공제제를 없애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심의하면서 재경위에서 별다른 논란이 없었다.”면서 “국민의 세금, 그것도 지방세인 주민세에서 1만원을 얹어 돌려주는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액공제제를 없애는 대신 체크오프제를 도입하면 정치자금 조성방식이 지방세에서 국세로 바뀌는 데 불과하다. 목포대 김영태 교수는 “세금에서 정치자금을 주도록 하는 것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표현이란 취지에서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기획탐사부 이창구 강혜승유지혜 박지윤기자 tamsa@seoul.co.kr
  • 이라크 석유, 서방 열강 전리품 되나

    ‘승자에게 석유를?’ 이라크 정부가 서방 거대 석유회사에 향후 30년간 막대한 이익을 보장하는 새 석유법을 곧 의회에 상정할 것이라고 영국 인디펜던트 일요판이 7일 보도했다.‘생산분배 협정(Producntion-Sharing Agreements)’에 따라 석유회사가 초기 수익의 75%까지 챙길 수 있도록 한 이 법안은 이라크의 석유를 사실상 사유화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세계 석유 매장량 3위인 이라크는 1972년 석유를 국유화했다. 신문이 법 초안을 입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생산분배 협정’은 석유의 법적 소유권은 국가가 갖지만 석유개발에 참여하는 외국 회사가 수익을 나눠갖도록 허용한다. 이는 석유 수출국 1·2위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을 비롯해 주요 중동 오일 국가에선 없었던 일이다. 신문은 “미국 정부가 새 석유법 초안을 잡는 데 참여했다.”면서 “BP, 쉘(영국)엑손, 쉐브론(미국) 등 서방 회사가 막대한 전리품을 챙길 수 있게 함으로써 이라크전이 석유 때문에 일어났다고 지적해온 비판자들이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은 그동안 이라크 석유를 둘러싼 이권을 강력히 부인해 왔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2003년 의회 연설에서 “우리가 이라크 석유를 원한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면서 “수익금은 유엔의 신탁기금에 기탁해 이라크를 위해 사용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콜린 파월 전 미 국무부장관도 같은해 “단 한방울의 이라크 석유도 미국을 위해 쓰지 않겠다. 이라크 석유는 이라크 국민들의 재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판자들은 딕 체니 미 부통령이 석유재벌 할리버튼의 최고경영자로 재직하던 당시 “2010년 세계는 하루 5000만배럴의 석유를 더 소비하게 된다.”면서 중동을 매력적인 석유 공급지로 꼽은 점을 들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석유산업 전문가들은 새 법이 수년간의 경제 제재와 전쟁, 전문 기술 유출등으로 뒤처진 이라크 석유산업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외국 회사가 75%의 수익을 가져가는 건 초기 투입비용을 뽑을 때까지이며, 이후엔 20%만 가져가도록 법 조항에 명시할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반대자들은 석유가 전체 국가 경제의 95%를 차지하는 이라크에서 새 법은 주권의 양도를 강요받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석유산업을 감시하는 인권·환경그룹 ‘플래폼’의 그렉 머티트 연구원은 “이라크는 불안정한 현실때문에 앞으로 30년간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쉘 석유회사의 수석경제학자를 지낸 빈스 케이블 자유민주기금 대변인은 “어떤 계약도 석유산업의 수익이 이라크 발전에 사용돼야 한다는 점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는 3월까지 법제정을 완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2007 월드 포커스] (6) 대통합으로 가는 중남미

    [2007 월드 포커스] (6) 대통합으로 가는 중남미

    ‘뭉쳐야 산다.’2007년 중남미 국가들의 화두다. 지난해 연이은 좌파 집권으로 견고한 ‘정치 블록’을 형성한 중남미가 유럽연합(EU)에 이어 ‘라틴연합’이라는 역내 ‘거대 단일경제권’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역내 경제인구로 따지면 EU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능가하는 최대 경제권이 된다. 통합 세력의 중심은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이다. 전체 인구 5억 6000만명, 중남미 국내총생산(GDP) 2조 5300억달러(2005년 기준)의 ‘이머징 마켓’. 석유·천연가스 등 세계의 주요 원자재 공급지인 중남미는 거대 통합체를 향해 질주하는 형국이다. 오는 18∼19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메르코수르 정상회담을 통해 가시화될 중남미 ‘대통합의 미래’를 들여다 본다. ●중남미통합의 핵,‘메르코수르’ 중남미 국가 전체 경제성장률도 견고한 성장세다.2004년 5.5%,2005년 4.4%, 지난해 5.3%로 2002년 이후 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메르코수르가 좌파 정부들의 최대 정치·경제적 블록이 되고 있다. 브라질 등 기존 5개 정회원국에 이어 볼리비아와 에콰도르가 정회원 가입을 추진 중이다. 역내 최대 경제국 브라질은 지난해 무역흑자 460억 7700만달러, 외환보유고 858억 3900만달러로 집계, 각각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비교적 더딘 성장세지만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의 경제 개혁과 투자 확대가 점차 효력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아르헨티나는 4년연속 평균 8% 이상의 성장률을, 지난 3년 동안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의 GDP성장률은 세계 최고 수준인 10% 안팎을 보이고 있다. ●미래는 ‘라틴연합’ 중남미 좌파 정권의 활발한 통합 움직임은 높은 국민지지율과 정국 안정이 원동력이다. 강한 이념적 동질감이 역내 정치·경제공동체의 엔진이 되고 있다. 현 남미국가공동체(CSN) 12개 회원국 중 콜롬비아를 제외한 11개국이 좌파 정권이다. 지난해 12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CSN 정상회담에서 EU식 통합을 제안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메르코수르를 주축으로 또 다른 경제공동체인 안데스공동체(CAN)를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통합의 단계별 방안도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달 EU의회를 본 뜬 메르코수르 의회가 출범한 데 이어 중남미 은행 창설도 협의되고 있다. 이 은행을 통해 에너지 공동개발과 역내 인프라 확충을 위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미국 달러와 유로화에 대응할 ‘통합 화폐’을 제안하고 나섰다. 메르코수르의 빠른 행보에는 경제블록이란 한계에서 벗어나 빈부격차 등 정치·사회적 문제를 함께 해소한다는 정치적 포석도 엿보인다.‘포퓰리즘 정권’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 경제공동체를 통해 성장과 분배를 조화시키는 새로운 정치 모델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역내 좌파 정권들이 장기 집권할 수 있는 ‘전략적 동맹’의 토대가 된다는 분석이다. ●관건은 회원국간 경제 격차 해소 정치는 ‘좌향좌’, 경제는 실용주의 노선을 꾀하고 있는 ‘좌파 블록’의 통합 관건은 경제적 불균형 해소에 있다. 브라질은 우선 메르코수르내 경제적 약소국인 우루과이와 파라과이에 성장동력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수입규제를 완화하고 관세 철폐를 추진할 방침이다. 또 회원국간 무역대금 결제화폐를 미국 달러화에서 자국통화로 사용한다는 제의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의해 합의됐다. 향후 전체 회원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유럽은 50년이 걸렸지만 (우리는) 3∼5년이면 해낼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룰라 대통령은 “누가 더 미국과 가까운가를 경쟁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중남미 좌파 정권들이 미국의 턱 밑에서 미국 주도의 NAFTA에 대응할 새로운 통합을 이뤄낼지 관심거리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프렌치 리포트] (11) 경쟁 싫어… 개혁도 싫어

    [프렌치 리포트] (11) 경쟁 싫어… 개혁도 싫어

    프랑스인들은 불안하다. 지금까지는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 큰 지장이 없었는데, 앞으로는 아등바등 살아도 편안한 삶을 보장받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서다. 일반적으로 프랑스인들은 경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돈을 좀 더 많이 벌고, 좀 더 잘 살기 위해 악착같이 사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금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골치 아픈 정치와 경제는 엘리트들에게 맡기고, 국민들은 안정된 직장에서 주어진 일을 하면서 국가가 제공하는 의료·복지·교육의 혜택을 받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런 장밋빛 인생도 이제는 종말을 고해야 한다. 과잉복지로 인한 재정부담이 날로 가중되는데다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본질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분배와 사회적 평등을 우선시하는 프랑스식 사회주의 경제 모델은 세계화의 거대한 흐름속에서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프랑스인들은 곳곳에서 경쟁을 강요받는다. 프랑스인들의 개혁 거부 증세도 심각해지고 있다. ●변화에 대한 강한 거부 2005년 상반기 프랑스에서 최대의 이슈는 유럽연합(EU) 헌법 비준을 묻는 국민투표였다. 그해 5월29일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프랑스 국민의 55%가 유럽연합 헌법에 반대표를 던졌다. 유럽헌법은 25개 회원국 모두 찬성해야 공식발효되기 때문에 유럽헌법은 사형선고를 받은 셈이었다. 경제적으로 통합된 유럽을 정치적으로도 통합해 미합중국에 대적할 수 있는 유럽 합중국을 이룩한다는 원대한 계획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프랑스는 유럽헌법을 발의한 나라이며 유럽통합을 선도해온 나라다. 프랑스가 유럽헌법을 부결시킨 것은 아이러니 그 자체였다. 그럼에도 반대표를 던진 데 대해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은 ‘민심의 표출’이라고 평가했다. 시라크 정권에 대한 불만과 유럽통합 작업에 대한 반대여론이 합쳐진 결과라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은 EU가 중·동부 유럽으로 확대되면서 동유럽의 근로자들이 몰려와 이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것을 우려했다. 실업률이 10% 가까이 되는데도 동유럽의 저가 노동력에 서비스 시장을 열어주겠다는 정부의 태도가 마음에 들 리 없다. 노동자들은 특히 유럽헌법의 도입으로 프랑스가 신(新)자유주의의 국제질서에 편입된다는 데 강한 거부감을 표했다. 프랑스의 좌파들은 유럽헌법이 EU 내에 자유시장 경제를 급속히 파급시켜 지금까지 쌓아온 전통적 사회보장망을 파괴할 것이라고 예단했다. 프랑스인들이 갖고 있는 ‘변화에 대한 거부감’을 자극한 셈이다. ●한계에 달한 프랑스식 사회경제 모델 유럽헌법 국민투표를 계기로 유럽에서는 앞으로 어떤 사회로 갈 것인지에 대한 토론에 불이 붙었다. 같은 해 10월27일 EU 정상들은 런던에서 비공식회담을 열어 유럽의 미래를 논의했다. 당시 순번제 의장국이었던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이 자리에서 회원국 정상들에게 유럽 발전을 위해서는 앵글로색슨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앵글로색슨 모델은 개방과 경쟁만 유도할 뿐 평등과 분배를 외면한다고 비판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의 여론을 의식해 이렇게 강변했지만 속마음은 정반대였을 것이다. 사회보장 비용 때문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와 경기침체에 따른 높은 실업률을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경제시스템을 개혁해야 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분배와 사회적 평등을 우선시하는 ‘라인란트 모델’의 양축을 이뤄왔다.2차 대전 이후 도입된 라인란트 모델은 지속 성장만 담보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지만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세계화의 소용돌이속에서는 더 이상 유지가 어렵다. 복지비용 부담에 따른 프랑스의 공공부채 규모는 2006년 국내총생산(GDP)의 65%나 된다.2006년 재정적자는 380억∼390억유로에 이를 전망이다. 의료·연금·가족 보험 등 사회보장 비용은 2004년 119억유로,2005년 116억유로의 적자를 기록했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부가 복지와 분배에 우선을 둔 경제정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번번이 실패한 개혁시도 드 빌팽 정부는 경제시스템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국가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개혁의 칼날을 뽑아들었다. 고용창출을 위한 국가 재정운용, 소규모 기업의 고용확대, 실업자의 노동시장 복귀를 위한 인센티브제 도입을 정책과제로 제시하고는 비장의 카드를 내밀었다.‘최초고용계약(CPE)’제 도입이었다. 고용주가 26세 미만의 직원을 채용할 경우 처음 2년간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기업주에게 투자의욕을 고취시키고 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린 선택이었다. 프랑스의 청년 실업률은 23%에 달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드 빌팽 총리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불쑥 내민 이 제도에 대학생들과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정년을 보장받고 편히 살아온 프랑스인들에게 이 제도는 라인란트 모델의 포기를 의미했으며, 또한 무한경쟁을 의미했다. 소르본대학의 점거농성으로 시작된 반대시위는 2006년 봄 프랑스 전역을 강타했고 결국 정부는 이 제도의 도입을 백지화했다. 정치평론가 자크 아탈리의 ‘미테랑 평전’에 따르면 사회당 정권에서도 저성장, 높은 실업률, 이민자 문제, 주택난이 심각했다. 그래서 80년대부터 여러번 개혁을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국민들의 거센 저항 때문에 포기했다.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1995년 집권한 중도우파 정부는 수차례 개혁을 시도했으나 2003년의 연금제도 개혁 외에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르 몽드는 “프랑스인은 65%가 실업을 걱정하고 영국과 덴마크의 높은 성장을 부러워한다. 그러면서도 기존의 복지모델을 고수하겠다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다.”라고 꼬집었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우리나라가 올해 ‘선진국 문턱’이라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과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와 올해 경제성장률이 전망대로 5%와 4.4%를 달성하고 원·달러 환율이 920∼950원대에서 움직이며 현수준의 물가와 인구증가세가 이어지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변수들이 많지만 개발도상국의 긴 터널을 거쳐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 접어드는 셈이다. 하지만 성장이 아닌 환율 하락 덕에, 그것도 사회적 양극화가 극심한 상태에서 달성하게 되는 ‘절반의 성취’라는 지적이 많다. 잠재성장률과 출산률 하락 등으로 중진국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40년만에 빈국에서 선진국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 속도는 경이적이다.1953년 국내총생산(GDP)은 13억달러,1인당 국민소득(GNI)은 67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5년 GDP는 7875억달러,1인당 GNI은 1만 6291달러에 이른다.43년 만에 각각 605.8배와 243배가 뛰어 올랐다. 최근까지도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다.1996∼2005년 10년간 우리나라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4.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아일랜드(7.2%), 룩셈부르크(4.9%)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그것도 98년의 -7.1% 성장률을 더한 수치다.2000년 이후만 보면 경제성장률이 평균 5.0% 이상으로 아일랜드(5.8%)에 이어 2위다. 지난해 12월에는 수출 3000억달러까지 돌파했다. ●양극화로 인한 ‘절반의 성과’ 그러나 많은 이들은 눈앞에 다가온 2만달러 시대가 환율에 기댄 ‘허상’에 불과하다고 경계한다. 지난해 12월28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929.80원.1년새 81.80원이 떨어졌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달러화 국민소득이 8.8% 늘었다. 반대로 환율이 오르면 2만달러 시대는 ‘물건너’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더 나아가 학자들은 우리 사회와 경제가 큰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한다. 근거로 양극화의 극심화를 든다. 소득 불평등 수치인 지니계수는 1999년 0.3을 넘은 뒤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지니계수는 낮을수록 소득 분배가 잘 되고 있다는 뜻이다.0.3을 넘으면 불평등한 사회라고 말한다. 소득 양극화는 중산층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97년 64.8%에서 지난 2005년 59.5%로 8년 동안 5.3%포인트나 낮아졌다. 결국 내수시장 부진과 체감경기 하락, 이에 따른 양극화 심화라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분기보다 1.1% 성장했지만 실질 국민총소득 증가율은 0%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내수는 무너지고 수출만이 한국 경제를 지탱하면서 경제 체질이 허약해지고 있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손호철 교수는 “사회적 양극화가 극심한 국민소득 2만달러보다 평준화된 1만 5000달러가 우리 경제에 훨씬 바람직하다.”면서 “3만달러 이상 성장하기 위해서는 균형적인 분배를 통한 내수시장 활성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잠재성장률 높이기 절실 부동산 거품도 언제든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무너뜨릴 수 있는 ‘암초’다.1998년 IMF 환란위기 시절 전국 집값은 10% 정도 떨어졌다. 일부 학자들은 부동산 경기가 경착륙하면 20∼30%는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가계 파산과 금융권 도산으로 이어지며 한국 경제를 깊은 불황에 빠뜨릴 수 있다. 상지대 사회학과 홍성태 교수는 “부동산 거품은 사회적 양극화가 현실화된 전형”이라면서 “부동산 거품 줄이기와 분배를 통해 한국 경제의 성숙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장잠재력 하락 추세도 우려의 대상이다. 최근까지 정부는 우리의 잠재성장률을 5% 내외로 추산했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평균성장률은 4% 정도에 그쳤다. 그만큼 잠재성장력이 빠졌다는 뜻이다. 가장 큰 원인은 기업의 투자 부진이다. 대기업의 지난해 설비투자율은 8.0%, 중소기업은 1.5%에 그쳤다.1995년 각각 13.5,4.7%에 비해 엄청나게 떨어진 수치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 추세를 감안한다면 활발한 투자를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이지 않는 한 선진국 진입은 쉽지 않다. 연세대 사회학과 유석춘 교수는 “자본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와 기업의 투자환경이 악화되면서 기업들의 투자 행위 자체도 위축되고 있다.”면서 “잠재성장률 확충을 위해 투자 심리와 생산활동을 높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신문-KDSC 공동 여론조사(하)] 유권자 이념성향 알아보니

    [서울신문-KDSC 공동 여론조사(하)] 유권자 이념성향 알아보니

    유권자의 보수화라는 전반적 흐름은 이번 서울신문·KSDC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관찰됐다. 진보·개혁적 의제들에 대한 선호도가 두드러졌던 2002년 대선과 2004년 총선 직전과는 뚜렷하게 대비되는 현상이다. 경제와 안보, 사회 이슈와 관련된 문항들에서 보수적 답변을 한 응답자들이 대체로 많았다. 경제적 이념 지표로 활용되는 ‘성장(풍요) 대 분배(복지)’ 선호도 조사에서는 전자가 우세했다.“‘경제적 풍요’와 ‘복지·평등’ 가운데 무엇을 더 중시하는가.”를 묻는 항목에서 응답자의 52.8%가 ‘풍요’를 선택했다.‘복지·평등’이라는 응답은 46.5%에 그쳤다. 장기간에 걸친 성장률 둔화와 최근 심각해진 체감경기 악화가 성장에 대한 선호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결과는 10명 중 6명꼴로 국가정책 목표를 ‘경제 발전’으로 꼽았던 1년 전 여론조사 결과와도 맥을 같이한다. 안보 이슈에서도 보수화 경향이 두드러졌다. 안보 상황이 “위태롭다.”고 응답한 비율이 45.1%로 “위태롭지 않다.”(19.7%)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올해 잇따라 터져나온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이 국민들의 안보에 대한 위기의식을 심화시킨 결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보통이다.”라고 응답한 비율도 32.3%에 이르는 등 전반적 위기인식의 정도는 크지 않았다. 유권자의 ‘우경화’는 자신의 이념성향을 규정하는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로 관찰된다. 자신의 이념성향이 보수적이라는 응답자가 30.5%로 진보적이라고 답한 18.8%를 압도했다. 개혁과 진보를 표방하고 출발한 참여정부의 정책 실패가 진보 이념에 대한 지지도를 떨어뜨린 결과로 해석된다. 흥미로운 점은 “진보도 보수도 아닌 중도”라고 답한 응답자가 47%로 절반에 육박했다는 점이다. 이른바 ‘남남갈등’으로 상징되는 사회 내부의 이념 논쟁이 첨예화되면서 여기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 상당부분을 중간층으로 내몬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결과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전개될 정계개편 국면과 맞물려 정치적 함의가 적지 않다. 선거를 앞두고 중간층 유권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여야의 ‘정책 수렴’이 나타나거나,‘새로운 중도’를 표방한 제3의 정치세력이 등장, 대선 판도의 변수로 기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사회적 척도인 ‘안정 대 변화’ 선호도에서도 앞선 항목들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안정’을 택한 비율(44.2%)이 ‘변화’를 선호한 비율(32.9%)보다 11.2% 포인트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같은 안정 희구 심리엔 경제·이념적 요인 외에 사회변화의 가속화에 따른 ‘현기증’과 인구구조의 전반적인 노령화 추세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리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일본 빈부격차 해소책에서 배울 점

    참여정부 출범 이후 ‘상생과 협력’‘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 정착’ 등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숱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빈부격차는 사상 최대로 커졌다. 전국 가구를 소득 수준별로 5분위로 나눴을 때 소득이 가장 많은 계층의 월평균 소득이 가장 적은 계층에 비해 7.79배나 많다.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이 총체적으로 ‘실패’로 판정받는 이유다. 분배와 균형개발을 앞세웠으나 전국의 집값, 땅값만 들쑤셔 놓았다. 그 결과 가진 자에게는 ‘대박’을, 못 가진 자에게는 ‘쪽박’을 안긴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내놓은 빈부격차 해소책인 ‘재도전 지원 종합계획’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10년 장기불황을 거치면서 양산된 프리터족(아르바이트 노동자) 210만명을 노동시장에 복귀시키기 위해 도입한 이 제도는 일할 기회 부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취업정보 제공과 더불어 직업의욕 고취, 연수비용 지원, 실용교육 강화 등이 주된 내용이다. 말하자면 물고기를 손에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낚싯대를 제공하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홀로 설 수 있게 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세제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도 평균실업률의 2배를 웃도는 청년실업을 타개하기 위해 각종 지원제도와 공공근로, 인턴제 등을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제도는 청년실업률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방편으로 사용됐을 뿐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에는 별로 기여하지 못했다. 물고기 잡는 법은 가르치지 않고 당분간 허기만 면하도록 물고기를 던져주는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도 일자리야말로 최선의 복지정책이라는 인식 아래 시혜 위주로 짜여진 지원정책을 전면 손질해야 한다고 본다.
  • “기회·권력 불공평땐 간부·국민 충돌 우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기회의 공평과 권력의 공평.’ 2007년 중국 사회를 내다본 중국 사회과학원의 청서(藍皮書)가 기회와 권력의 공평을 위한 제도를 갖출 것을 강력하게 제안했다. 이는 단순히 ‘공평’에 무게를 둔 조언이 아니라 향후 ‘간부와 당, 중국 지도부의 안녕’을 위한 국가 싱크탱크의 충고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사회과학원은 25일 청서 발간에 맞춘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50% 이상이 집단과 지역간의 빈부차를 대단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면서 “집단·지역간 분배문제는 충돌로 연결되기 쉬운데, 일단 충돌이 일어나면 ‘간부-국민’간의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몇년새 급증하고 있는 집단시위에 대한 짙은 우려가 그대로 배어 있는 대목으로, 백서는 “간부-국민의 문제는 고도의 관심이 요망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만약 기회의 공평을 보장하지 못하면 ‘결과’를 조정해야 하는데 이는 ‘결과의 평준화’를 낳게 되고 인민들의 불만을 제거할 수 없다.”면서 “일단 합리적이고 공정한 제도의 설립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회과학원의 이같은 분석은 분배에 대한 중국 국민들의 욕구가 더이상 금전적인 데에만 머무르지 않고 ‘본질적’인 문제에까지 팽창해 있음을 감지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사회과학원은 “몇년전만 해도 경제청서에 훨씬 많은 관심도가 있었으나 2년전부터 상황이 달라졌으며 어떤 면에서는 사회청서가 경제청서보다 훨씬 중시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고도 성장의 그늘이 그만큼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설명인 셈이다. 백서는 수입 측면에서 상위 20%와 하위 20%간의 실질적인 차이는 18배라고 밝혔다.그러나 수입 격차보다 재산상 격차는 훨씬 더 커서 상·하위 각각 20%간 차이가 70배나 된다고 지적했다. 백서는 “과거 재산에 관한 통계제도가 없어 재산 분화에 따른 구체적인 상황을 알기 어렵다.”고 아쉬워했다. 동시에 사회·경제 지위에 대한 인식은 보편적으로 하락하고 있었다.2006년에는 53.6%가 스스로를 하층 또는 중하층이라고 여기고 있었다.한편 백서는 의료, 취업, 빈부차를 중국사회가 당면한 3대 사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28개 성·시,130개 현·구,260개 향·전,520개 촌에서 7140개 가구를 직접 방문해 설문지를 직접 회수해 나온 결과이다.jj@seoul.co.kr
  • [HAPPY KOREA] 강원지역 4곳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강원지역 4곳 주민활동 탐방

    과거를 답습하면 미래는 없다. 같은 맥락에서 농촌이 변해야 한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농촌이 변화하려면 일거리의 ‘양’을 늘리거나, 생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인 ‘질’을 높여야 한다. 그 밑거름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이다. 이같은 변화의 과정을 만들어가고 있는 강원도 산골마을들을 찾았다. ■ “농한기 따로 없어요” “농한기가 뭐이래요?” 겨울은 한가한 농한기가 아니냐는 질문에 순박함이 물씬 풍기는 강원도 사투리로 농담반, 진담반 이렇게 되묻는다.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용탄2리 달뜨락마을 주민들과 평창군 봉평면 흥정리 펜션마을 주민들의 겨울은 농번기 이상으로 바빴다. ●달뜨락마을 주민, 영농자금 ‘소 닭 보듯’ 달뜨락마을은 몇 해 전만 해도 이맘때가 마땅한 할 일이 없는 농한기였다. 마을 주민들의 소득원 가운데 80%는 콩이다. 콩은 5∼6월에 파종해 9월이면 수확이 끝나기 때문에 10월부터 이듬해 이른 봄까지는 별다른 일거리가 없었다. 해발 1500m가 넘는 가리왕산 자락에 위치한 산촌마을이라, 겨울철에는 땔감을 구하러 산을 오르는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3년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달뜨락’이라는 상표를 만든 뒤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고철호 당시 이장은 “일반적으로 농촌은 농번기 6개월은 일하고, 농한기 6개월은 쉰다.”면서 “농한기에 술에 빠지거나 씀씀이가 커지게 마련이라, 일거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수확한 콩으로 11∼12월에 메주를 쑨다.2월에는 메주로 간장과 된장 등 장류를 담근다. 메주와 장류는 마을 공동생산·판매시설에서 달뜨락이라는 상표로 판매되며, 수익금은 주민들이 일한 만큼 나눠 갖는다. 예전에는 콩 80㎏ 1가마를 내다팔아 20만원 정도를 버는 데 만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콩 1가마를 메주로 팔면 60만원, 장으로 판매하면 90만원으로 각각 소득을 높일 수 있다는 비결을 터득했다. 농사일이 한가해지는 여름철에는 도시민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 매년 5000명 정도가 마을을 찾는다. 마을 근처에는 국내 두 번째로 매장량이 많은 정선탄전이 있다.80년대에는 달뜨락마을을 포함한 인근 5개 마을에 3000명 가까이 살았지만, 탄전이 폐광된 현재 주민 수는 채 1000명도 안 된다. 유독 달뜨락마을은 최근 10가구 30명가량 늘었다. 농한기, 농번기 구분이 사라진 덕분이다. 고씨는 “우리 마을에 배정되는 연간 1억원의 영농자금을 예전에는 서로 빌리겠다고 다툼이 일었지만, 지금은 절반 이상 남는다.”면서 “마을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돈을 빌려가라고 먼저 제안하는 금융기관도 있지만, 오히려 주민들이 관심조차 갖지 않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달뜨락마을 주민들은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다. 마을 공동기금을 활용해 ‘생약초체험관’을 짓고 있다. 지천에 널려있는 황기, 더덕, 도라지 등 약초와 산나물을 새로운 소득원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펜션마을 주민,“시골에서 농사만 지어야 하나요?” 흥정계곡을 끼고 6㎞ 구간에 길다랗게 위치한 흥정리 펜션마을은 옥수수와 감자, 배추 등이 주산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을 122가구 가운데 ‘손에 흙을 묻히지 않는’ 농가가 전체의 40%가 넘는 49가구다. 더이상 농사 지을 힘이 없는 노령층이 많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40세 미만 젊은층이 전체 주민의 절반에 육박한다. 산골짜기와 계곡 사이사이에 농업기반 시설을 늘리는 노력 대신, 흥정계곡이라는 자연자원과 연계한 펜션 등 체험관광시설을 확충하는 데 주력한 결과다. 현재 마을에는 모두 80여개 펜션이 자리잡고 있다. 모양과 형태도 제각각이어서 전국적으로 손에 꼽히는 펜션단지로 자리잡고 있다. 하룻밤에 600여 가족이 동시에 머물 수 있다 보니, 지난해 방문객만 17만명에 이른다. 김형일 이장은 “주민들의 평균 소득은 연간 2000만원 안팎이지만, 상위 20%의 소득은 5000만원 이상”이라면서 “상위 소득자들은 농업과 펜션을 겸업해 사계절 쉬지 않고 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주민간 소득격차가 심해지고 있어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정선·평창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부가가치 높였어요” “부가가치를 높여야죠.” 인구와 소득 감소로 신음하는 우리 농촌의 살 길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답은 의외로 명쾌하고 간결했다.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삽교1리 산채마을 주민들과 홍천군 화촌면 외삼포2리 산초울마을 주민들이 몸으로 실천하는 농촌의 나아갈 방향을 들여다봤다. ●산채마을 주민,30~40대 평균소득 7000만~8000만원 산채마을은 당초 해발 700m 고지에 자리잡은 화전민 마을이었다.60∼70년대 정부의 화전민 이주정책으로 250가구 1500명이던 주민 수는 37가구 110명으로 급감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은 주민들이었다. 주민 수는 줄었지만, 고랭지 배추와 감자 등을 재배했던 농지는 고스란히 남아있었던 것. 지금은 농가당 경지면적이 평균 2만∼3만평에 달해 주민 모두가 ‘만석꾼’인 기업농 형태가 됐다. 1999년부터는 마을 공동으로 산채작목반을 구성, 산나물을 심기 시작했다. 마을 주변 산에서 생산되는 나물만 취나물과 곤드레 등 13종에 이른다. 더덕과 꿀, 오미자 등 철마다 생산되는 농산물이 수십종에 달할 만큼 생산품이 다양해졌다. 감학석 당시 이장은 “농촌도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면서 “주민들끼리 협의를 통해 품목별 생산량을 자율 조정하기 때문에 가격이 폭락해 울상 짓는 일도 줄어들었다.”고 강조했다. 마을이 명성을 얻고 체험시설을 갖추자, 방문객도 증가했다.1999년 당시 한 명도 찾지 않던 이곳에 지난해는 1만명이 다녀갔다. 김씨는 “방문객이 늘면서 직거래가 가능해져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윈-윈’이 가능해졌다.”면서 “특히 산나물은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태기산채영농조합’에서 적정 가격으로 일괄수매하기 때문에 중간도매상들이 가격을 낮추고 폭리는 취하는 횡포도 차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평균 소득은 3000만원 안팎이다. 마을 주민들에게 균등 분배하는 체험마을 운영수익 등 가구당 500만원 정도의 농업외소득도 포함돼 있다. 특히 30∼40대 젊은층의 평균 소득은 7000만∼8000만원을 웃돈다. 마을 땅의 30% 정도를 외지인이 사들였을 정도로 여느 농촌의 ‘팔리지 않는 땅’과도 거리가 멀다. 김씨는 “마을의 발전된 모습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면서 “하지만 마을이 바뀌기까지 주민들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배워가야 자신들에게 어울리는 발전 방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초울마을 주민,“생산은 필수, 가공도 필수” 산초울마을은 지난 3월 마을 공동으로 발아현미 작업장을 건립했다. 발아현미는 영양소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발아과정에서 유익한 효소도 생성되기 때문에 친환경 농산물로 떠오르고 있다. 발아현미는 현재 전국적으로 10여곳에서만 생산된다. 농민 입장에서는 굳이 생산물을 바꾸지 않아도 소득을 끌어올리는 수단이 된다. 일반쌀은 80㎏ 한 가마당 16만원 선이지만, 친환경재배를 통해 현미로 팔면 24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현미를 발아시키면 가격은 70만원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주민 최철수씨는 “앞으로는 발아현미를 이용한 가공식품에 대해서도 연구할 계획”이라면서 “다만 판로 확보에는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외부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초울마을은 갈수록 늘어나는 노인층과 휴경 농지를 각각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묘안’도 짜냈다. 주민 330명 가운데 3분의1 정도인 65세 이상 노인들이 공동으로 휴경 농지를 경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상섭 노인회장은 “농사를 안 지으면 농지도 흉물이다.”면서 “수익금은 노인회 운영기금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 사진 횡성·홍천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문열 소설 정치성 논란] “문학인가 정치인가”… 이문열씨 美 전화 인터뷰

    [이문열 소설 정치성 논란] “문학인가 정치인가”… 이문열씨 美 전화 인터뷰

    소설가 이문열(58)씨가‘세계의 문학’겨울호에 연재를 마친 장편 ‘호모 엑세쿠탄스’를 놓고 문학이냐 정치냐는 논쟁이 뜨겁다. 현 정권과 386세대를 원색적으로 공격했다는 비난이 있는가 하면, 소설은 소설로 봐야 한다는 옹호론까지 다양하다. 미국에 체류 중인 그와 8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한국에서의 논쟁과 작품에 대한 속내를 50분간 들어봤다. ▶이번 소설을 놓고 여러가지 말들이 많다. -(신문에서)자기 좋은 대로 쓰는 것 같다. 소설에서는 극단적인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마치 그게 전부인 양 쓴다. ▶정치적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소설이란 게 대부분 정치 아니냐. 황석영의 ‘객지’나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다 정치 아니냐. 내 소설은 45장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 중에 한두 장을 가지고 본 것이다. 전체를 본다면 다를 것이다. 정치 얘기만이 아니고 근본적이고 존재론적인 부분이 있다. 문학적 부분은 얘기하지 않고 극단화된 일부를 갖고 얘기하니 못마땅하다. ▶정치를 할 생각은. -정치를 하려면 2800장짜리 원고를 쓰고 있었겠느냐. 대선이 1년 남았다고 하지만 한국은 언제나 선거철 아니냐. 이 소설에 관해 조선일보가 가장 먼저 썼는데 구미에만 맞게 썼다는 점에서 비난받아야 한다. 조선일보가 쓰니 한겨레가 비판하고 중앙일보는 약간 중립적으로 썼다. 소설이 전제가 되지 않는 것은 문학 기사가 아니다. ▶정치성을 띤 문학에 대한 생각은. -문학에는 여러 방식이 있다. 이런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문학에 정치적 견해를 넣어야 하느냐, 문학이 정치에 간섭을 해야 하느냐, 문학인이 정치를 해야 하느냐. 그런데 봐라.80년대 이후 주류문학은 정치적이 아닌가. 넘어져도 왼쪽으로 넘어지면 괜찮고 오른쪽으로 넘어지면 안 된다는 건가.‘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도 그러지 않느냐. 그 소설은 정부의 잘못된 분배정책에 대해 항의한 게 아니었나. 우리 세상은 좌파적 사회주의 세계였던 것 같다. 우파적인 것을 욕하면 용기있고 명작이라고 하지만 우파적 시각에서 좌파를 비판하면 안 되는 것인가. ▶작품의도는 뭐였나. -LA에서 강연을 한 적 있다. 구원과 해방에 관한 것이었다. 어느 시대가 되면 사회모순이나 부조리가 축적되는데 그것을 해결하는 것은 종교적으로는 구원이고, 정치적 용어로는 해방이며, 사회학적으로는 문제해결이다. 그러면 우리 사회에서 만약 구원과 문제해결을 생각할 때 그 문제가 무엇이고 해결방식은 무엇이냐 하는 게 내 소설의 기본이다. 첫째는 50년 동안 쌓인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인 경제적 불평등이다. 둘째는 분단이고 다른 말로 하면 통일이다. 분단의 문제에는 외세가 개입이 돼 있고 외세가 문제이다. 통일을 지금 안하면 안 된다는 소수의 의견이 은연 중에 지금은 적어도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아낸 것이다. 외세라고 하면 미국 문제이다. 예전에는 미국이 너무 오래 간섭하고, 자주권을 침해한다는 의심을 소수만 갖고 있었다. 식민주의 통치를 하는 게 아니냐는 사람이 10%를 넘지 않았다. 상당수는 우방이라고 해석했고 도와준 나라였다. 그런데 이것도 많은 사람이 미국이 우리를 착취했고 착취하려 하고 있고 정치적으로 자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퍼져 반미기류가 최근에 형성된 것이다. 문제는 그것들을 어떻게 해결하는 가이다. 불평등이나 배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사회주의적 개혁 밖에 없다. 외세문제는 반미투쟁으로 해결해야겠지. 통일문제는 결국은 힘의 논리에 의해 흡수통일이나 점령통일해야 하는데 저쪽은 평화통일, 공존통일이라고 한다. 지금 일부에서 보여지는 것은 오히려 북한과 협력해 미국과 투쟁하는 형태의 통일을 추구하는 것 같다.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사람은 명백히 그것을 지향하고 있다. 수령론을 믿었던 사람들이 한번도 전향했다거나 포기했다는 의사표시 없이 권력핵심에 투입됐다. 실제로 5년간 반미는 진척이 되었고 그것에 비례해 친북도 진척됐다. 반미·친북 형태의 통일이 눈에 보이는 한 방향이 되어가고 있다. 유대는 종교적 메시아를 포기하고 현실적으로 정치·군사적으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였다. 그래서 유대 전쟁사를 떠올리고 소설에 우화 구조를 썼다. ▶비판들이 못마땅한가.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난 정치적 견해도 있다. 사람들이 문제삼는 부분은 내 견해라기보다 “지금 당신(현 정권)이 추구하는 것을 보면 극단적으로 비판하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소!” 이런 것이다. 이런 게 만일 내 보편적인 결론이라면 소설 한 구석에 처박아 뒀겠냐. ▶정치적 견해는 뭐냐. -내 견해는 지금 이뤄지고 있는 이 방향, 급진적인 해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조심스럽게 해야 하는데 오기나 근시안적인 당리당략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작품 평가가 엇갈린다. -80년대부터 느끼는 어려움인데 나와 같은 생각을 갖는 사람은 문단에는 없다. 좌파라고 하면 색깔론이 되지만 80년대 후반에는 사회주의적 해결이 진실하고 의식있는 해결로 여기는 사람만 있다. 평론 쪽은 더하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남녀종중원 재산 차별분배 법원 “평등권 침해 아니다”

    세대주인 남성 종중원에게 여성 종중원보다 재산을 많이 나눠준 것은 남녀차별 또는 평등권 침해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 같은 판결은 2005년 7월 여성에게도 종중원의 자격을 준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뒤 남녀 종중원 재산 분배에 관한 첫 판결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민사12부(김재협 부장판사)는 우봉 김씨 계동공파 16·17·18대손인 김모(65)씨 등 여성 종중원 27명이 “독립세대주인 남성 종중원과 똑같은 액수를 나눠달라.”며 종중을 상대로 낸 분배금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남녀평등의 관점에서 반드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지만 후손들의 종중에 대한 기여도, 세대주 여부, 사회·경제적인 책임능력, 연령 등을 감안한 종중의 결의가 여러 가지 사정에 비춰 현저하게 불공정하거나 무효라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피지군부 사실상 권력 장악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피지가 사실상 군부에 의해 장악됐다고 4일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현지 TV방송을 인용, 프랭크 바이니마라마 총사령관이 이끄는 피지군이 수도 수바로 통하는 주요 도로를 봉쇄한 가운데 경찰과 내각 경호원들의 무장을 해제시켰다고 전했다. 군부는 2000년 쿠데타 연루자들을 사면하려는 라이제니아 콰라세 총리의 계획에 반발, 쿠데타설을 흘리며 내각의 총사퇴를 압박해왔다. 바이니마라마 사령관은 “경찰 무기들이 군에 대한 대항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무기를 압류했다.”고 밝혔다. 군부가 이미 13명으로 구성된 과도내각 구성을 마쳤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군부와 내각의 갈등은 총리가 쿠데타 연루자 사면과 원주민들에 대한 토지 분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싹텄다.2000년 쿠데타 진압의 주역인 바이니마라마 사령관은 당시 생명의 위협을 느껴 망명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지에는 약 1000명의 한국 교민이 살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녀들의 어학교육을 위한 중단기 체류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4중고’에 일자리까지 줄어든다니

    내년에는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질 것 같다. 원유가 등 국제 원자재값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돼 2년째 실질소득이 제자리 걸음인 가운데 가계부를 위협하는 복병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먼저 정부도 인정하듯이 내년도 성장률은 올해를 밑돌 전망이다. 파이가 전체적으로 기대만큼 커지지 않는 이상 분배 몫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6.5%나 올린 건강보험료를 필두로 버스와 지하철·상수도 등 공공요금이 물가 상승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지급준비율 인상에 따른 금리 상승, 종합부동산세 과표적용률 10%포인트 인상 등 조세 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서민 살림살이가 ‘4중고’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도 신규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채용 규모가 올해보다 5.1%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기업 10곳 중 3곳은 경기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채용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경기 침체와 각종 부담 증가에 일자리마저 줄어든다면 서민들이 실제 느끼는 내년도 체감경기는 한층 더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자칫하다가는 소비심리 위축이 경기 하강속도를 더욱 부채질하는 악순환으로 귀결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려면 기업의 투자를 유인해 일자리를 보다 많이 만드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투자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정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규제의 고삐를 제거해야 한다. 당정간의 이견으로 표류하고 있는 출자총액제한 제도의 대안을 하루속히 매듭짓고, 국회에서 낮잠자는 민생관련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정부는 특히 대선을 빌미로 우리 경제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무리한 정책을 남발해선 안 된다. 정부와 정치권, 기업의 긴밀한 협력을 촉구한다.
  • 차베스 우세속 베네수엘라 대선 투표 실시

    베네수엘라 대통령선거가 좌우파간 일촉즉발의 대결 속에서 3일 치러졌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우세속에 국민동맹 마누엘 로살레스의 추격전 구도로 투표가 이뤄졌다고 BBC 등은 전했다. 시내 곳곳에서 양측 지지자들 간의 물리적 충돌이 있었고, 선거 후 정국 불안을 우려한 생필품 사재기 열풍으로 수도 카라카스 등 주요 도시의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양극화 속의 좌·우 대결 극심한 사회적 양극화 속에 차베스는 농토 분배, 주요 기업 국유화 등 ‘좌파 개혁’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공언하면서 저소득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반면 베네수엘라 최대 유전지역 술리아주 주지사를 두 차례 성공적으로 지낸 로살레스는 무너진 시장경제의 복원 및 해외투자 유치 정책을 주장하면서 중·상류층이 중심이 된 야권의 힘을 모았다. 최근 발표된 AP통신과 중남미 전문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공동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의 절반을 넘는 59%가 차베스 지지로 나타났다. 반면 로살레스 지지는 27%에 불과했다.13%는 결정을 못했거나 답변을 거부했다. ●좌파 개혁 가속화?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차베스의 장기집권 여부.1999년 2월 취임 후 8년 동안 집권중인 차베스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대통령 연임제한을 없애는 헌법 개정을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평의회 의장처럼 지속적인 사회주의 혁명을 지휘하는 영구 집권자로 남겠다는 것이다. 선거에서 이기면 나라 이름도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볼리바르 공화국’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옛 소련이나 중국식이 아닌 ‘차베스 방식’의 총체적 사회개혁과 국가개조를 밀어붙이겠다는 태도다. 전 국토 및 주요기업의 국유화, 대토지 분배, 경제에 대한 국가통제, 특별법에 따른 사유재산 압류 등도 포함돼 있다.2001년 발효된 반기업법을 중심으로 시장경제가 무너지고 있어 차베스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좌파 개혁’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또 원유, 광물, 농업 등에 투자한 외국인 회사도 국유화 조치의 예외 대상이 아니다. 외국투자와 다국적 기업에 대한 가격·대출통제, 압류조치 등도 더 확대될 전망이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도 총체적 혁명과 변화를 의미하는 ‘볼리바르주의’와 ‘차베스식 21세기 사회주의’를 내걸었다. ●선거 후 정국불안 심화 우려 차베스는 미국에 확실하게 각을 세우는 반미·좌파 정책으로 남미 좌파권의 맹주로 부상했다. 세계 제5위의 원유 수출국으로서 막대한 석유 수입을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좌파세력의 영역 확대를 시도할 것으로보여 미국과의 갈등 심화가 예상된다. 한편 대선 이후 정국 불안 우려가 확산되면서 선거 며칠 전부터 시작된 생필품 사재기로 주요 도시 시장에서 식량과 주요 식료품 등이 바닥이 나고 주요 도시들의 교통이 마비되는 혼란이 거듭됐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볼리바르주의 노동자계급이 중심이 된 총체적인 사회적 변혁운동을 말한다. 반(反)제국주의적, 민중적 정치혁명을 지향한다. 세계화 및 신자유주의의 확산과 이로 인한 빈부격차의 심화속에서 남미 베네수엘라를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스페인 식민지였던 남미 여러 나라를 민중혁명으로 해방시켜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자’로 추앙받아온 시몬 볼리바르의 이름에서 따왔다. 볼리바르는 1819년 뉴그라나다(콜롬비아),1821년 베네수엘라,1822년 키토(에콰도르)를 독립시킨 뒤 3국을 합해 대콜롬비아공화국을 수립했었다. 그의 이상은 ‘범아메리카주의’의 기초가 됐다.
  • [주말탐방] 용인 ‘노블 카운티’의 은퇴자들

    [주말탐방] 용인 ‘노블 카운티’의 은퇴자들

    경부고속도로 수원IC를 나서자마자 좌회전해 경희대 수원캠퍼스 방향으로 약 3㎞쯤 달리면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노인 복지시설인 삼성 노블카운티가 한눈에 들어온다.2001년 개원 당시만 해도 주변이 허허벌판이었지만 최근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노블카운티는 아파트촌 한 가운데에 놓인 ‘섬’으로 바뀌었다. ●중산층도 입주 노려볼 만 6만 8000평에 540가구가 들어선 노블카운티는 고급 호텔을 연상케 한다. 잘 가꿔진 잔디와 평화로워 보이는 연못이 20층짜리 고층 빌딩 2개와 어우러져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곳의 하루는 산책로에서 시작된다. 정원의 단풍 나무들이 마지막 잎새를 떨어뜨리던 1일 아침. 노인들에게는 가장 위험한 환절기임에도 노블카운티의 산책로는 새벽 운동을 나온 입주민들이 내뿜는 열기로 가득 찼다. 다정하게 손을 잡고 산책로를 걸으면서 하루를 설계하는 노부부들, 단지내 텃밭에서 자란 배추, 무를 손질하는 입주민들,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사우나로 달려와 땀을 빼는 노인들이 노블카운티의 아침 풍경을 장식한다. 노블카운티는 20년간의 산고 끝에 탄생했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정책, 노인복지 시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감 등으로 사업계획서가 여러 차례 반려되다 1996년 9월 첫 삽을 떴다. 하지만 외환위기의 역풍을 맞는 등 우여곡절 끝에 2001년 5월 1차로 270여가구가 입주해 개원했다. 개원 당시에는 5억원에 이르는 보증금이 다소 많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최근 부동산 가격의 급등으로 서울이나 수도권의 요지에 30∼40평형대 아파트를 보유한 중산층은 자녀를 출가시킨 뒤 입주를 노려볼 만하다. 안용성 기획마케팅 팀장은 “실제 입주자 500여명 가운데 퇴직 공무원, 교수, 군인 등 연금생활자들의 비중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입주민들 삼성생명 공익재단이 운영하는 노블카운티는 국내 실버주택중 최고급 시설을 자랑한다. 실내에는 문턱을 없앴고, 복도는 미끄럼 방지 타일이 깔려 있다. 주요 동선에는 핸드레일이 설치됐으며 주방에는 가스레인지 대신 할로겐 레인지가 설치됐다. 방, 거실에는 위급상황에 대비해 호출버튼이 있다. 스포츠와 생활문화센터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골프, 당구, 포켓볼, 서예, 컴퓨터, 영어회화는 물론 아쿠아로빅, 합창단, 소림기공 등 동호회가 50여개에 이른다. 매일 세 끼 식사를 제공하고 1주일에 2회 청소와 침구류 세탁도 해주기 때문에 여성 노인들이 가사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60세 이상 노인들의 거주시설인 만큼 병원과 연계해 운영된다. 내과 외과 등 5개 과목이 개설된 클리닉이 있어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할 수 있다. 입원이 필요하면 연계 협약을 맺은 삼성의료원을 비롯해 분당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들을 이용한다. 치매, 중풍 등의 만성질환자를 돌보는 요양시설인 너싱홈에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비롯해 20여명의 간호사가 24시간 입주민들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지역주민들과의 교감도 노블카운티측이 신경쓰는 부분이다. 노인들끼리만 어울려 살다 보면 잃기 쉬운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지역주민의 자녀를 대상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센터와 문화공간도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한다. 임대로 운영되는 노블카운티는 72평,56평,46평 등 큰 평수도 있지만 대부분 36평형을 선호한다.36평형에 부부가 입주하는 경우 보증금이 4억∼5억원, 월 생활비는 240여만원이 든다.56평형은 임대보증금 5억∼6억원, 월 생활비는 285만원 수준이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이 많아 실제 전용면적이 전체 평수의 50∼60%밖에 안 되는 것은 단점이다. 입주자 김성수(72)씨는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보다 이 곳에서 사귄 친구들과 훨씬 친하게 지낸다.”면서 “취미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 남을 배려하는 공동체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42세 연봉 7000만원 김부장 입주 플랜 서울에 38 평형 아파트 (시세 약 7억원)를 소유하고 있고 대기업에 재직중인 김모(42) 부장은 만 60세에 노블카운티에 입주하는 것을 목표로 은퇴플랜을 세우고자 한다. 노블카운티는 소수 부유층만을 위한 실버타운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연봉 7000만원 수준인 김 부장도 치밀한 은퇴플랜을 세운다면 그리 실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우선 노블카운티의 가장 작은 평형인 36평형의 2인 입주보증금을 4억 5000만원으로 가정하자. 이 금액은 보유 아파트의 전세보증금(현재 시세 약 2억 8000만원)으로는 많이 모자라 55세에 받을 퇴직금을 추가적으로 보태야 한다. 김 부장의 연봉이 7000만원이고 연봉의 상승률이 약 5% 정도여서 55세 퇴직시점에서의 연봉은 1억 3200만원 정도가 될 것이다. 이 때의 퇴직금 예상액은 약 3억 800만원(1억 3200만원÷12개월×근속연수 28년) 정도로 추산된다. 문제는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월 생활비 납부 부담이다. 현재 2인 기준 월 248만원의 생활비는 물가상승률 4.0%를 가정했을 때 김 부장이 60세가 되는 18년 뒤에는 월 502만원 정도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퇴 생활의 기간을 20년으로 가정한다면 은퇴 시점부터 매년 6024만원(502만원×12개월)가량을 20년 동안 생활비로 부담해야 한다.60세부터 20년 동안의 생활비를 물가상승률(4.0%)로 조정한 투자수익률(2.8846%)로 할인해 계산하면 은퇴 시점에 약 9억 600만원 정도의 자산을 마련해 놓아야 가능하다. 이제 60세 시점에 9억 600만원을 만들기 위한 플랜을 짜 보자. 지금부터 노블카운티 입주시점인 60세까지 매년 2665만원(매월 약 222만원)의 저축 및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 이를 위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겠다. 은퇴 전 전·후반기, 은퇴기 등 크게 3단계로 나눈다.1단계인 은퇴 전 전반기에는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 기간이 분산되는 분할투자이므로 주식형펀드, 해외주식형펀드, 파생상품펀드 등으로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2단계인 은퇴 전 후반기에는 어느 정도 종자돈이 마련됐고, 투자의 성과에 따른 수익의 변동이 커지기 때문에 수익 추구보다는 안정적인 위험관리 및 꾸준한 수익을 추구해야 할 단계다. 실물펀드, 인덱스펀드, 혼합형 펀드, 배당주펀드, 변액연금 등을 통해 자산을 키울 것을 추천한다. 3단계인 은퇴기에는 은퇴생활과 함께 자산을 키워나가는 단계이므로 가급적 안전성을 추구하며 고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금융상품 투자가 적합할 것이다. 부동산펀드, 선박펀드, 즉시연금,ELD,ELS,ELF 등을 통해 운용할 것을 추천한다. ■ 도움말 삼성생명 FP센터 조재영 과장 ■ 입주민들 얘기 들어보니 “친구들이 노블 카운티에 입주한다고 하니까 한달만에 돌아올 줄 알고 아직 송별회도 못했어. 딱 석달만 살아보고 최종 결정하려고 주민등록 주소지도 며칠전에야 옮겼지.” 지난 7월 부산 해운대에서 살던 집을 정리하고 노블카운티에 입주한 이병일(74) 인서란(71) 부부는 자신들의 결정이 옳았다며 흐뭇해 한다. 이씨 부부는 “진작에 입주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을 정도”라면서 “이제는 우리 부부를 부러워하는 부산 친구들을 이곳으로 초대해 내가 멋진 송별회 겸 망년회를 열 계획”이라며 만족해 했다. 이씨는 대구에서 건설업을 운영하다가 98년 외환위기 때 사업을 정리하고 80세까지 노후설계를 짰다. 가족 몰래 유서도 써놓고 2남 2녀의 자식들에게 대강 재산 분배도 해 놓은 뒤 부산 해운대 앞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아파트에서 여생을 보내려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인터넷에서 노블카운티의 시설을 발견하고 몇 차례 방문해 게이트 하우스에 묵어보는 등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입주를 결정했다. 부인 인씨는 “하루가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 줄 모른다.”면서 “가족들을 위한 빨래와 청소, 밥짓기 등 가사에서 완전히 해방된 게 무엇보다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인씨는 50여개 동호회중에서 배드민턴, 포켓볼, 에어로빅, 수영 등의 스케줄을 소화하며 이 곳이 ‘여성의 천국’임을 실감하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지난 2002년 입주한 김성수(72) 김종애(70) 부부도 노블카운티의 생활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부인 김씨는 “이제는 이 곳을 떠나 밖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게 됐다.”면서 “최근 부쩍 늙어버린 친구들과는 달리 4년 전보다 오히려 더 건강해 진 내 자신을 느낀다.”고 말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62평에 살다가 분당을 거쳐 노블 카운티에 입주한 김씨 부부는 “요즘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압구정동 아파트를 지금까지 보유했으면 아마 15억원은 더 벌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돈을 잃은 대신 돈보다 몇배나 중요한 건강을 유지하게 돼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며 활짝 웃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AI타격 양계장 망하기 전인데…

    Q강원도에서 제법 큰 규모로 양계장을 운영합니다. 대출금을 차곡차곡 갚아 언젠가는 큰 재산을 일굴 수 있다는 기대에 저희 부부는 당장의 생활을 희생해도 희망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멀리 전북에서 조류독감이 발병한 뒤 닭값이 뚝 떨어져 타격을 보고 있습니다. 이자 갚을 날은 다가오는데 돈은 없어 답답합니다. -이시민(43) A먼저 이자를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수익이 나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수익이 있다면 당장 이자를 연체하더라도 사업을 계속할 가치가 있습니다. 채무는 추후 상황이 좋아지면 소급해 상환할 수도 있고,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면 재조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자를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결손이 계속 날 것 같다면 냉정하게 생각해 조업을 중단해야겠습니다. 무리하게 불리한 조건의 채무를 차입해 운영자금에 충당하는 것보다는 마지막 가진 재산과 신용이 남은 상태에서 정리하는 게 재기에 도움이 됩니다. 일반 시민법상으로 채무자는 이익을 얻든 결손을 보든 이자로 고정된 금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채무자가 이자율 이상의 수익을 얻을 때에는 고정된 이자만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채무자가 가지므로 이익의 규모가 커지는 반면, 그 이하의 수익을 얻거나 결손을 볼 때에는 이익의 규모가 작아지거나 오히려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부채가 가지는 이런 수익률 증폭효과를 재무이론상 ‘레버리지’라고 합니다. 손실 규모가 더 커지면 위험은 채무자가 아니라 채권자가 부담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채무자는 가진 재산을 원칙적으로 전부 채권자들에게 순위와 채권금액에 따른 공평한 분배를 위해 내놓고, 이것으로 충당되지 않는 채무는 면책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채무자가 채권자와 협상할 수 있는 무기가 됩니다. 채무자가 재산을 충분히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청산형 파산을 선택하면, 채무자의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는 실현될 수 없습니다. 즉, 채권자가 손실을 보게 됩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영업이익만 난다면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도 회생절차를 통해 과거 잘못된 투자에 대해 상환하는 부담만 완화해주거나 제거해 줌으로써 기업을 계속 운영할 수 있습니다. 과거 법정관리 절차는 주식회사에 한해 인정됐고 채무자를 경영에서 배제했습니다. 새로 시행되는 통합도산법에서는 채무자가 계속 경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마치 파산절차를 진행한 것처럼 가정해 기업 재산에 대한 청구권을 민사상 우선순위 및 공편의 원칙에 따라 재조정하고, 여기에서 빠지는 채무에 대해 면책을 받게 됩니다. 한편 특정 재산으로 충분히 담보돼 있지 않은 채무가 5억원 이하일 때에는 개인회생절차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비교적 절차가 간소하고 채권자들이 동의하지 않아도 법원이 직권으로 개인회생에 의한 변제계획을 인가하고 이를 채무자가 이행하면 면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업장소를 유지하는 경우에는 관할 고등법원 소재지 지방법원 분원에 회생, 파산신청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강원도에 사는 이시민씨는 사건 처리 경험이 많아 사실상 파산법원의 역할을 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제기할 수 있습니다.
  • [열린세상] ‘신 오적(新 五賊)’의 폭탄돌리기/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

    1970년 시인 김지하는 ‘사상계’에 ‘오적’(五賊)이라는 시를 발표했다.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그리고 장·차관 등 다섯 직업군이 당시 우리 사회를 더럽히는 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풍속사범 오적’,‘우범 오적’ 등 우리 사회에서 나타난 악의 축들을 그의 시로 불러내 혼쭐을 냄으로써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했다. 그 많던 오적들이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상당수가 버젓이 살아서 여전히 국민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이 오적에 대해 갖는 반감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적의 수가 훨씬 많아졌다. 온갖 곳에서 ‘편 가르기’가 성행한 탓인지 서로가 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다. 기업과 근로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자와 빈자, 성장론자와 분배론자, 그리고 보수와 진보로 편이 갈려 모두가 적이 되었다. 이런 ‘편 가르기’ 와중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서로에게 돌리는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연금폭탄, 세금폭탄, 나라 빚 폭탄, 부동산폭탄 등이다. 연금폭탄과 나라 빚 폭탄은 현 세대에서 미래세대로 넘겨지고 있고, 부자들에게 떠넘기려 했던 세금폭탄과 부동산 폭탄은 서민과 세입자에게 돌려지고 있다. 이런 무시무시한 폭탄을 돌리도록 만든 장본인들을 ‘신 오적(新 五賊)’이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 거짓말 선수, 편가르기 선수, 인기영합 선수, 무책임·무능력 선수, 그리고 남 탓하기 선수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구 오적’에 못지않게 나라를,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부자들에게 세금 더 거두고 돈 잘 버는 기업들을 혼내준다고 큰소리쳐 이들 신 오적은 너무나 믿음직했으며 인기도 상당히 높았다. 그런데 지금은 신뢰가 철저한 불신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박수를 보내던 국민들은 가진 자들을 혼내주기는커녕 자신들이 더 힘들어졌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실패에 대해 책임지지도 않고 사과 한마디도 없다. 국민들은 시간이 지나면 분노를 쉽게 잊어버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시간이 흘러 누가 ‘신 오적’이었는지 분간을 못하게 될 때 분노의 대상을 ‘구 오적’으로 다시 돌려놓으면 된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듯하다. 국민들은 이들이 내뱉는 또 다른 달콤한 약속에 다시 한번 넘어가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젠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들 ‘신 오적’의 말과 행동을 철저히, 끝까지 지켜보고 그들이 약속한 것을 세세히 따져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마음에 살아 꿈틀거리고 있는 편 가르기 심리를 최대한 억제하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자. 기업과 부자를 무작정 미워할 게 아니라, 정당하게 돈을 버는 기업들을 늘려나가 경제를 살리도록 하고, 존경받는 부자가 많아져 누구나 부자가 되려고 열심히 일하도록 하자. 가난은 나라님도 어쩌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가난은 ‘신 오적’들에 의해 더욱 심해지고 있다. 가난을 복지와 사회적 일자리로 다 해결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해서 잘못된 믿음만 심어 주고 결국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 가난을 만드는 것도 경제이고 가난을 없애는 것도 경제라는 단순명료한 진리를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 경제를 살려 성장을 해야 일자리가 생기고, 그래야 가난한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게 되어 가난에서 탈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타계한 밀턴 프리드먼이 살았던 지난 100년은 시장과 자유를 무시한 어떤 체제도, 어떤 나라도 영속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한 시절이었다. 또 신 오적 같은 세력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져 가는 시절이었다. 이제 우리도 시장과 자유를 무시하면서 국민들을 현혹시킨 ‘신 오적’을 정확히 가려내 심판할 수 있어야겠다.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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