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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상하이, 왠지 어설픈 미래의 중국/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상하이, 왠지 어설픈 미래의 중국/함혜리 논설위원

    “중국의 과거를 알려면 시안으로, 현재를 보려면 베이징으로, 그리고 미래를 보려면 상하이로 가라.”라고 한다. 중국에서 가장 먼저 국제화 물결을 탔던 상하이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로 재부상했다. 중국의 경제 발전을 대변하는 국제도시, 세계 초일류 다국적 기업들의 자본과 기술을 무섭게 빨아들이는 ‘블랙홀’ 등 상하이를 수식하는 문구들은 너무나 화려하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천지개벽’이라고 표현했다. 제2의 천지개벽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상하이의 실체가 궁금하던 차에 지난 주말 상하이에 여행을 다녀왔다.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듣던 대로 상하이는 엄청났다. 초고층 빌딩과 맨션아파트, 거대한 쇼핑센터, 특급 호텔들이 도시에 그득했다. 푸둥 지역의 화려한 야경은 마치 미래의 도시를 보는 것 같았다. 중국 최대의 소비시장답게 패스트푸드점, 유명 럭셔리브랜드숍 등 없는 게 없었다. 카페와 레스토랑이 그득한 신톈지는 유럽 도시에 와 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은 이 도시가 얼마나 관심을 끌고 있는지를 실감하게 했다. 호텔에서 만난 한 프랑스 여성은 “외국이라는 느낌이 안들 때가 많다.”고 했다. 상하이는 활기에 넘쳤다. 그런데 무언가 어설픔이 느껴졌다. 왜일까? 무엇 때문일까? 짧은 여행으로 깊이 있는 분석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나름대로 ‘부조화와 불균형’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경제적 급성장의 부작용일 것이다. 불균형과 부조화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도시의 인프라는 첨단을 달리는데 사람들은 미처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무심하고, 불친절했다. 외국인들의 파트너가 되어 데이트하는 중국 여성들이 자주 눈에 띄고, 식당이나 상점의 점원들은 서양식 이름을 자랑스럽게 명패에 새겨 달고 있었지만 영어로 의사 소통이 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자본주의는 받아들였지만 인적자원의 국제적 경쟁력은 별개였다. 뒷골목으로 들어가 보았다. 풍경이 금세 바뀐다. 낡은 아파트 베란다로 기다란 대나무에 옷가지들이 지친 듯 걸려 있다. 건물 입구에는 자전거들이 줄지어 있다. 계단 구석에 거울을 걸고 그 앞에 의자 하나를 놓고 소년의 머리를 깎고 있는 이발사 할아버지, 부채로 파리를 쫓고 있는 만물상 주인 등 뒷골목 풍경은 15년전 중국에서 보았던 그것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푸둥의 야경을 찍으려고 밤에 황푸강변으로 갔다. 택시에서 내리는데 할머니 거지가 구걸을 한다. 잔돈을 건넸더니 어느새 거지들이 떼로 몰려와 매달린다. 뿌리치고 오면서 카메라를 꺼내려는데 낯선 손이 가방안으로 들어오려 하고 있었다. 귀국길에도 황당한 경험을 했다. 공항의 검색대 앞에 있던 요원이 물병을 가리키면서 한국말로 “안돼!”하는 것이다. 눈깜짝하지 않고 반말을 하는데 무척 불쾌했다. 끝에 ‘요’자 하나 더 붙이면 될 것을…. 비행기 안에서 한국신문을 펼치니 산시성과 허난성 벽돌공장의 현대판 노예사건으로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는 기사가 눈길을 끈다. 중국 경제를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달리는 자동차’로 비유한다. 공평한 복지분배를 내세우는 사회주의 경제를 유지하면서 시장경제를 지향한다는 것이다.13억 중국인들이 골고루 잘사는 나라가 되려면 아직 많은 세월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열린세상] 문화국가를 위하여/김형태 변호사

    [열린세상] 문화국가를 위하여/김형태 변호사

    한나라당 경선이 뜨겁다. 한쪽에서 ‘위장전입’이라고 몰아대면 다른 편에서는 ‘명박삼천지교’라고 받아친다. 이긴 사람이 모든 것을 가져가니 저처럼 사생결단의 싸움을 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웬 ‘대선’은 이리도 자주 돌아오는지. 대통령선거 몇 번 치르다 보니 청춘이 다 지나갔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온 나라가 편이 갈려 한바탕 홍역 치르기를 20년.1987년에 비하면 선거풍토는 많이 점잖아졌다. 산업화·민주화가 그간 대선의 화두였다면 오는 12월 선거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사회 전체가 점잖아지고 성숙해지는 ‘문화국가’를 상정해 본다. 자기 자신의 이익이나 권리 주장을 넘어서 이웃과 더 나아가 지구생태계까지 생각하는 넉넉함과 품격.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동네에서 간장공장 사장님이 제일 부자이던 60년대에 비하면 너무 많이 바뀌었다. 삼성, 현대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국가 전체 생산의 절반을 훨씬 넘는 고도자본주의에 접어든 우리 사회에서 경쟁과 효율은 최고의 가치가 되었다. 여기에 더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세계 최강의 미국 자본이 이 땅에서 자유롭게 경쟁을 하게 되니 문화국가를 향한 꿈은 멀어만 보인다. 최근 문제가 된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의 입시요강만 해도 그렇다. 내신 1등급과 2등급, 심지어 4등급까지 모두 같은 점수를 주게 되면 학교성적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서울 강남 학군이나 특목고 출신들에게 유리한 제도다. 서울 변두리나 지방학생들이 상류계급에 편입될 기회를 줄이는 일이다. 사회적 강자들이 자신들이 가진 것을 나누지 않고 천년 만년 자기들만 독식하려 하는 한 문화국가의 꿈은 멀 수밖에 없다. 세계에서 제일 힘이 센 나라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형을 집행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2002년 국제사면위 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최소 1060명, 이란 113명, 미국 71명 순이다. 미국은 1930년부터 1967년까지 3829명을 사형시켰다.2005년까지는 미성년자도 사형을 집행했다. 철저한 경쟁논리의 미국식 자본주의에 맞서 분배와 평등을 강조하는 유럽 사회민주주의 전통 아래서 사형제도는 없어진 지 오래다.‘유럽을 사형 없는 대륙으로’, 유럽연합(EU)의 목표다. 그래서 가입의 전제조건으로 사형폐지를 내걸었다. 터키가 EU에 가입하려고 사형제를 폐지했다. 하지만 미국은 전 이라크 대통령 후세인의 목에 밧줄을 거는 사진을 새해 벽두부터 전 세계에 돌렸다. 그 사진을 보는 세계인들은 무섭고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터다.EU 국가들이나 로마 교황청은 후세인이 수십만 쿠르드족을 죽였다 해도 사형집행은 안된다고 반대했다.2007년 대선을 앞둔 우리의 수준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통해 명확히 드러났다.‘후세인의 잘못이 크다. 사형제도는 각 나라의 입장에 맡길 일이다.’라고 했다가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사회로부터 호된 곤욕을 치렀다. 사형제도를 유지하는 한국출신 반 총장이 지닌 한계라는 비판까지 들었다. 반 총장이 한국민 전체를 대표하여 받은 문화국가 성적표다. 이번 대선에 나오는 후보들은 우리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는 비전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각 시대는 그 시대가 감당해야 할 소명이 있기 마련이다. 먹고 사는 문제에 온 힘을 쏟던 시절이 있었는가 하면, 모든 이의 의견이 존중되는 민주주의를 외치던 시절도 있었다. 이긴 자, 강한 사람이 모든 것을 가져가지 않고 이익과 권력이 사회 구석구석 골고루 퍼져 나가는 사회. 수십만 명을 학살한 전범이라도 사형은 안 된다고 못 박은 유엔 인권위의 정신이 널리 받아들여지는 나라. 문화국가의 꿈을 꾸는 후보들을 보고 싶다. 김형태 변호사
  • “2009년 로펌·PEF 법인세 면제”

    2009년부터 로펌을 비롯한 합명회사와 사모투자회사(PEF)같은 합자회사 등은 법인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대신 구성원들이 각자 이익에 따른 사업소득세만 내면 된다. 이에 소규모 인적회사의 이중과세 부담이 해소돼 창업이 활성화되고, 외국인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경제부는 18일 여의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파트너십 과세제도’를 발표하고 올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입법절차를 완료한 뒤 2009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안에 따르면 2인 이상의 파트너가 공동으로 사업을 하는 ‘파트너십’ 기업에 대한 과세는 법인세를 물리지 않고 사업 참여자인 개별 파트너들의 이익 정도에 맞게 사업소득세를 부과한다.법인이 이익을 낸 단계가 아닌 그 이익이 개인에게 배분되는 과정에서 과세가 이뤄지는 것이다. 다만 기업의 이익을 개별 파트너에게 분배하는 소득 배분비율은 파트너들끼리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법은 파트너가 기업에 출자한 지분 비율에 비례해 손익을 분배하도록 하고 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HAPPY KOREA] 해외편 유럽(하) 잘사는 마을 ‘저비용 고효율’ 해법

    [HAPPY KOREA] 해외편 유럽(하) 잘사는 마을 ‘저비용 고효율’ 해법

    |레오강(오스트리아)·라인스바일러(독일) 글 사진 장세훈특파원|방문객 유치를 위한 투자 비용이 늘어나면 그만큼 비용회수 부담이 커지고, 재정력을 갖춘 소수에게 수익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는 요원해진다. ‘저비용 고효율’을 이끌어낼 수 있는 해법을 유럽 선진 마을을 통해 조명해 본다. ●전신주 없고 대규모 시설 건축 원천 봉쇄 푸른 나무 옷에 새하얀 눈모자를 쓴 것 같은 알프스 고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오스트리아 레오강. 빙하가 녹아내린 물에 석회석 등 각종 미네랄 성분이 섞이면서 연초록 빛을 띠는 강물도 인상적이다. 레오강은 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광업과 목축업에 의존하던 대표적인 낙후 지역이었다. 굶주림을 못이겨 매년 수십명씩 마을을 등지기도 했다. 그러나 1972년 주민들의 주 소득원인 광산이 문을 닫자, 변화의 계기가 됐다. 주민들은 마을 주변 경사진 목초지에 스키 슬로프를 개발했다. 2001년에는 800㎞ 구간의 산악자전거 코스도 조성했다. 이에 따라 지금은 유럽 전역에서 매년 160만명이 몰리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헬가 하머수미트 레오강 자치대표는 “2년마다 한차례씩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왜 왔는지 설문조사를 한다.”면서 “90% 이상이 환경이 우수하다고 답변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유럽 내에서도 가장 강력한 환경보존법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가정마다 자가발전시설을 설치해 전신주나 전깃줄은 찾아볼 수 없다. 난방은 기름 대신 나무를 연료로 사용한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강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생활용수는 하수관을 통해 수십㎞ 떨어진 도시로 보내 처리한다. 호텔과 민박 등 숙박시설은 모두 전통 농장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방문객에게 제공되는 음식 역시 이곳에서 생산한 유기농 제품들이다. 특히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건물을 새로 지으려면 주민들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게다가 환경 파괴를 유발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에 대한 건축 허가는 주민들의 반대로 원천 봉쇄돼 있다. 크리스티안 크레세 레오강관광협회 사무국장은 “최근 영국·러시아 등지의 부유층들이 땅을 사고 싶어 하지만 개발 수익이 아무리 많아도 환경과 전통에 배치될 경우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면서 “특히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낸 원인은 각종 시설에 대한 운영·수익권을 주민들에게 골고루 분배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레오강은 오스트리아의 대도시 가운데 하나인 잘츠부르크에서 불과 60㎞ 떨어져 있지만, 이동에는 1시간30분가량 걸렸다. 자연환경에 대한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불구불 이어진 2차선 도로, 폭이 3∼4m에 불과한 마을 길 등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방문객은 접근성이 떨어져 ‘못’ 가는 게 아니라, 보고 즐길 게 없어 ‘안’ 간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본보기인 셈이다. ●마을 단일작물 포도 재배… 전통 와인 명성 독일 중서부에 위치한 라인스바일러 역시 레오강처럼 위기를 기회로 만든 곳이다. 끝없이 이어진 포도밭 사이 구릉지에 사뿐히 들어앉은 한적한 시골 마을이 바로 라인스바일러이다. 과거 주민들은 소득을 높이기 위해 여러 작물에 손을 댔지만, 신통치 않았다.20여년전 주정부가 일정한 성과를 내면 지원하기로 약속하자, 주민들이 꺼내든 ‘마지막 카드’가 포도였다.‘선(先)지원, 후(後)성과’ 방식의 우리와는 사뭇 차이가 있다. 특히 마을이 포도라는 획일화된 작물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포도의 종류만 10여종에 이른다. 또 와인 농가들은 포도를 숙성시키기 위한 대규모 시설 대신, 작지만 독특한 저장고를 개별적으로 갖고 있다. 중세 때부터 이어온 전통 방식부터 현대 기법을 적용한 것까지 다양하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포도의 95% 이상이 와인을 만드는 데 쓰인다. 농가마다 다른 맛을 내는 와인은 각각 다른 상표로 출하된다. 다만 주민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조합에서 와인 성분을 철저히 분석,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딸 내외와 가족형 와인농장을 운영하는 토마스 지크리스트는 “마을이 산지에 위치한 탓에 농사 환경이 열악해 최후의 선택처럼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했다.”면서 “지금은 독일 전체 최고급 와인생산자 100명 가운데 2명이 이곳 주민일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최고급 와인은 방문객들을 유치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와인농가들은 소득을 독점하는 대신, 민박농가 등과 연계하려는 ‘상생의 길’을 선택했다. 전체 180가구 가운데 와인농가는 16가구에 불과하지만, 이들 때문에 나머지 가구는 와인시음장과 민박시설 등을 운영해 독일 전체 평균 소득 이상을 벌이들이고 있다. 또 이 마을은 독일 16개주 중 하나인 라인란트팔츠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중세 시대 건물과 거리가 보존돼 있는 곳이다. 심지어 자치정부 청사도 수백년된 건물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울프 바우언파인트 라인스바일러 자치대표는 “와인과 농촌관광 외에는 별다른 수익원이 없어도 경쟁력은 충분하다.”면서 “주민들에 대한 정부 지원도 정책 또는 환경보존 등의 원칙에 부합할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shjang@seoul.co.kr ■ 적정 관광객 수는 |레오강·라인스바일러 장세훈특파원|‘방문객들의 숫자보다 질을 높여야 마을이 산다.’ 우리나라 농촌 산촌 어촌에서 소득 증대를 위해 ‘방문객 끌어모으기’가 한창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적정 방문객 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부족한 실정이다. 외국 사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주민 1인당 연간 방문객 수는 100명 안팎만 돼도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스트리아 남서부, 알프스 산 속에 자리잡은 레오강은 3000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산촌 마을임에도 주민 평균 소득이 오스트리아 전체 평균을 웃돈다. 여기에는 매년 이곳을 찾는 160만명의 방문객이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중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시설 등에서 하룻밤 이상 머물다 가는 방문객은 40만명으로, 주민 1인당 133명꼴이다. 또 독일 중서부에 위치한 라인스바일러도 와인 생산과 농촌 관광 외에 별다른 소득원이 없는 시골 마을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민 평균 소득은 독일 전체 평균을 뛰어넘는다. 180가구 420명의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50여개 민박시설에 연간 3만 3000명가량이 머물다 간다. 이는 주민 1인당 80명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울프 바우언파인트 라인스바일러 자치대표는 “연간 방문객 수는 8만 3000명 정도이지만, 관광 소득의 대부분은 마을에서 하루 이상 숙박하는 사람들이 좌우한다.”면서 “얼마나 많은 방문객을 마을에 유치하느냐 하는 것보다, 얼마나 다양한 소득원을 발굴하느냐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shjang@seoul.co.kr
  • 연수원생에게 전하는 공공기관·기업 변호사의 조언

    연수원생에게 전하는 공공기관·기업 변호사의 조언

    ● 외교통상부 이지형 사무관 “이제 3년차인데 국가적인 관심이 쏠려 있는 일을 전담하다니, 신기하고 뿌듯하죠.” 외교통상부 자유무역협정(FTA) 추진단 FTA 이행과에 근무하고 있는 이지형(32·여·34기) 사무관은 지난 2005년 2월 입사한 외교부 1기(일반직) 변호사. 연수원에 들어가면서 판·검사에는 관심이 없었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능동적인 일을 원해서 처음부터 변호사를 염두에 뒀다. 이 사무관은 “4학기 11월에 외교부의 설명회를 듣고 통상교섭이 나한테 잘 맞는 것 같았고, 결국 교섭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 법이기 때문에 법률가로서 적당한 일이라고 생각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연수원생 가운데 50여명이 외교부에 지원해 3명이 관문을 통과했다. 이 사무관은 “면접에서는 지원동기와 비전 등을 중점적으로 물었고, 기본적인 법률지식도 물었지만 비중은 많지 않았다.”면서 “영어 면접은 어렵지 않았고, 한국어로 대답한 내용을 영어로 다시 해보라는 질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수원에서 국제통상법학회 활동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면서 “합격자 3명 모두 공교롭게도 통상법학회 출신”이라고 전했다. 이 사무관은 연수원 후배들에게 취업 정보 취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수원에서는 성적 스트레스 등으로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만큼 특강의 강사들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면서 “선택과목이나 학회 세미나 초청 강연 등에는 다양한 분야의 강사들이 오고, 공무원의 경우 보통 과장급 실무자가 오는데 궁금한 사항도 많이 묻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으라.”고 조언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LG필립스 법무팀 주범석 과장 “아무리 변호사라고 해도 한 번도 본 적 없는 법률을 들고 와 자문해 달라고 할 때는 난감하죠. 회사 변호사는 기업법무에 대한 ‘스페셜리스트(전문가)’인 동시에 기업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알아야 하는 ‘제너럴리스트’입니다.” 사법연수원 36기의 LG필립스 법무팀 주범석(30) 변호사는 올해 연수원을 수료하고 입사한 ‘새내기 과장’이다. 그는 “일반 송무는 단순해 보이고 지엽적인 것 같아 처음부터 큰 흥미가 없었고 회사 변호사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기업에 들어가서 일하면 규모 자체가 다르고 일도 역동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말했다. 입사 과정은 서류지원과 면접으로 이뤄지는데, 법률적인 지식보다는 열의를 중시한다고 한다. 주 변호사는 “연봉을 낮춰도 일하겠는지, 할당 영업량이 있는데 그런 것도 잘할 수 있는지 등의 질문을 받고 약간 난감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무난히 넘어갔다.”고 소개했다. 법무팀의 역할은 계약서 검토 업무가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다. 회사에 손해가 날 만한 불리한 조항은 없는지, 공정거래법이나 하도급법 등 관련법에 저촉되지 않는지 등을 주로 살펴야 한다. 문제 발생시 자문 등이 업무의 3분의1 정도를 차지하고, 중요한 사건의 경우 외부 로펌에 아웃소싱을 준 뒤 회사와 연결해주는 역할도 법무팀이 한다. 그는 “아무래도 조직 생활 경험이 없고 고시 준비하던 사람들은 고집도, 자존심도 세서 회사 문화에 적응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반적으로 사내변호사들은 경력직이다 보니 다른 직원들과 화합하는 데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금속산업노조 정현우 변호사 “일단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모두 사회 정의를 구현하겠다고 하죠. 하지만 실제로 사회적 약자를 위해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변호사는 별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 법률원에 근무하고 있는 연수원 35기의 정현우(32) 변호사는 사시를 준비할 때부터 진보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률가를 꿈꿔왔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법률자원 만큼 분배가 불균형적으로 이뤄지는 영역도 없다.”면서 “연수원 1년차 때부터 추상적인 꿈을 가장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금속노조에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연수원에서 노동법학회 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금속노조 법률원에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주최하는 법률학교에 참여했다가 면접을 보게 됐다.”면서 “법률원 직원 전원이 면접관으로 나섰고,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의지가 꺾이지 않겠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물었다.”고 말했다. 노조 법률원에서는 주로 해고, 임금, 산업재해 관련 소송을 맡고, 노동법에 대한 자문도 해주고 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가장 어려운 것은 산재 사건. 그래서 의뢰인이 “이길 수 있어요?”라고 절박하게 물을 때가 가장 난감하다고 한다. 그는 “법을 다루는 이들이 고용주와 피고용자 사이의 불균형한 힘의 관계를 고려하는 노동법적 시각으로 접근하지 않고, 단순히 재산상의 관계나 계약을 규율하는 민법적 시각으로 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권고사직의 경우 사실상 강제에 의해 사인을 한 피고용자의 입장을 생각해야 하는데, 사인을 하지 않아도 됐을 상황을 원고에게 입증하라고 하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불합리한 세제 확 바꾸자] “직접세 늘려 불평등 완화해야”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간접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피부로 느끼는 조세부담은 낮아 보이지만, 비싼 물가로 사실상 그 반대이다. 대표적인 것이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기름값이다. 전문가들은 간접세 비중을 낮춰 세금으로 인한 소득간 불평등 현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11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체 국세 가운데 간접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기준 44.8%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간접세 비중은 2000년 48.8%,2001년 49.7%,2002년 49.4%,2003년 46.9%,2004년 46.4% 등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선진국과 비교할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OECD 국가들의 간접세 비중은 평균 39% 정도다. 일본은 41.6%(2000년 기준)이며, 소득세 등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미국은 간접세 비중이 6.7%에 불과하다. 간접세란 개인소득에 매기는 것이 아닌, 물건을 살 때 물건값에 포함돼 있는 세금이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은 액수를 내야 한다. 때문에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는 상대적으로 높은 조세부담을 가져오는 ‘역진성(逆進性)’을 띠게 돼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는 조세 저항이 없어 쉽게 재정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실제로 재경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참여정부 출범 이후 우리 국민의 세금 부담은 크게 늘어 20.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정부 때보다 1.2% 늘었다. 특히 가계의 조세·준조세 부담은 지난해 100조원 정도로 3년새 36% 증가했다. 반면 실질국민총소득(GNI)은 같은 기간 7% 느는 데 그쳐 국민의 실제 소득이 크게 줄었다. 이영 한양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OECD 국가와 단순 비교하면 낮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 인구규모, 고령인구 비중 등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서민 경제를 위해서라도 유류세 등 ‘소득 역진적’인 간접세 비중을 낮추는 대신 직접세 비중을 높이는 게 옳다고 지적한다. 박완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은 “2003년 이후 법인세 등 직접세는 줄었지만, 간접세 규모는 유지되고 있다.”면서 “조세 징수의 부족분이 유류세 등 간접세로 보전되면서 ‘조세 재분배’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간접세 비중을 낮추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유럽연합(EU) 등은 해외 투자 유치 등을 위해 법인세는 낮추는 대신 부가가치세, 특별소비세 등 간접세 비중을 대폭 높이는 추세”라면서 “직접세 비율을 낮추면서도 공제 등을 통한 조정으로 ‘세수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사설] 6월 항쟁 정신 실현했는가

    내일은 ‘6·10항쟁’ 20돌이 되는 날이다.6월 항쟁의 의미는 정치적 민주화에 그치지 않는다. 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함성이었다.20년이 지난 지금,6월 항쟁의 정신은 진정으로 실현되고 있는가. 아쉽게도 답변은 부정적이다. 우선 정치지도자들이 반성하고, 사회의 각 주체도 6월 항쟁 정신을 되살려 나라가 옳은 방향으로 가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1987년 이래 우리 사회가 이룬 것은 절차적 민주주의였다. 대통령 직선제를 실시하고, 우여곡절을 겪긴 했지만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을 만들었다. 이제 한국에서 군부나 독재정권이 등장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게 되었다. 권위주의, 정경유착, 정치부패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고,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인다고 완성되는 게 아니다. 관용과 타협을 모르는 극한투쟁, 이념·지역으로 갈린 분열과 혼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는 진정한 민주국가라고 할 수 없다. 또한 경제·사회적 양극화는 정치 민주화의 빛을 바래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성장의 과실을 분배하는 통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으로써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다. 중산층의 위축과 함께 노동계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빚어졌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는 처우가 더욱 벌어졌고, 상대적 박탈감은 사회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직장인, 학생, 육체 노동자, 그리고 주부까지 거리로 몰려 나와 민주화를 외쳤던 20년 전을 생각해 보자. 그런 동질성, 순수성이 다시 가슴에 불붙는다면 현재의 사회 모순을 얼마든지 헤쳐나갈 수 있다. 이미 기득권 계층이 되어 순수성을 잃은 386 정치세력, 시민운동단체, 노동세력은 각성해야 한다. 그들이 도덕성을 회복해야 다른 정치인, 기업인에게 큰 희생을 떳떳하게 요구할 힘이 생긴다. 잊혀져 가는 6월 항쟁 정신의 회복에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서울신문은 그때나 지금이나 본연의 임무를 다했는지를 반성하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6월 항쟁 정신을 살려 성숙한 민주사회로 나아가는 데 앞장설 것임을 독자들께 약속 드린다.
  • ‘가족 분쟁’ 오양수산 경쟁사로 넘어가

    대주주 가족간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오양수산이 경쟁사인 사조산업으로 경영권이 넘어가게 됐다. 5일 사조산업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자회사인 사조CS는 지난 1일 오양수산의 주식 35.41%를 대주주인 김성수 회장과 부인 최옥전씨로부터 127억 8000여만원에 사들였다. 오양수산 창업주 김성수 회장이 별세하기 전날인 지난 1일 최옥전씨가 딸의 지분까지 포함해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4일 김성수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오양수산 임직원들이 조문을 막는 일이 벌어졌다. 최옥전씨가 지분을 넘겨 경영권이 사조산업에 넘어간 것에 항의한 것이다. 사조산업은 지난 3월부터 오양수산 주식 317만 64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사조산업은 오양수산의 주식 46.4%를 취득, 대주주가 됐다. 이와 관련, 오양수산 관계자는 “정확한 내용을 확인 중에 있다.”며 “대주주가 회사 지분을 경쟁회사에 넘기면서 경영진과는 별도의 상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오양수산은 김 회장이 지난 2000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대주주 가족에서 경영권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3건의 법정 소송이 얽혀 있다. 업계는 오양수산 경영권을 지키려는 김 회장의 맏아들인 김명환(오양수산 6.95% 지분 확보) 부회장과 그의 경영권 승계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가족간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가족 분쟁이 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재산 분배 문제 때문으로 여겨진다. 경영권 공방이 법정으로 이어지면서 김 부회장의 입지는 좁아졌다. 한편 사조산업은 이날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기타 주요경영사항’에서 자회사 사조CS를 통해 매입한 “(오양수산의)주식이 들어오는 게 매도인측의 사정에 의해 늦어지고 있다.”고 공시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시론] ‘지식경제와 부의 분배’/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시론] ‘지식경제와 부의 분배’/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서양 중세에는 귀족, 성직자, 농노 등의 신분이 부를 분배하는 기준이었다. 유럽 출장 중 오래된 성을 개조해 만든 ‘고성호텔’에 하루 머무른 적이 있다. 풍광좋은 해자가 성을 둘러싸고 그 바깥으로 넓은 정원이 공원처럼 펼쳐져 있는 곳이다. 외곽에는 백작이 사냥을 즐겼다는, 숲과 마차가 다녔을 넓은 숲길이 나 있다. 고성 2층에는 백작과 부인, 자녀 등의 침실, 주군을 모신 기사들의 방이 있고 아래층에는 수십명이 연회를 즐겼을 식당과 접견실 등이 당시의 유품과 함께 전시돼 있다. 중세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농노들은 거주이전과 직업선택의 자유가 없고 검은 밀빵도 제대로 먹기 힘든 비참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당시의 대다수 농노들은 귀족은 귀족대로 기사는 기사대로 살듯이, 자신의 삶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큰 저택과 정원, 호화스러운 백작의 생활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장경제에서 부의 분배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시장에서 결정된다. 기업과 개인 모두 시장에서 어떤 포지션을 갖느냐에 따라 자신의 몫이 결정되는 것이다.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적은 시장에서의 공급자는 가격결정력을 바탕으로 많은 몫을 가져갈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선다. 한동안 우리 사회의 화두이었던 ‘블루오션 전략’도 이러한 사업을 찾고 높은 이윤을 추구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자유주의 시장경제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윤을 추구한다. 보다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한 경쟁은 치열해지고 시장은 약육강식의 싸움터가 된다. 이것이 시장경제의 본질이다. 문제는 독·과점 사업자에게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을 방치하면 경쟁이 사라지고 소수의 사업자가 이윤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활동의 자유와 맞물리는 반대축에 ‘공정경쟁 질서’가 있다. 과도한 독·과점적 행동을 통제하고 적절한 경쟁상태를 유지토록 하는 것이다. 경제활동의 자유를 촉진하되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대다수 국가들의 경제정책의 핵심목표가 된다. 무엇이 공정한 경쟁이고 어떻게 그것을 확립하느냐에 따라 국가경제의 성공과 실패가 갈린다.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무엇을 주요 경쟁수단으로 삼느냐에 있다. ‘일본경제의 잃어버린 10년’은 기업들이 부동산 투기 이윤을 추구하도록 일본 정부가 방치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부동산 투기 대신 기술과 지식을 통해서만 이윤을 얻고 성장하는 구조였다면 일본 경제는 또 다른 모습을 거쳤을 것이다. 지식경제 시대는 기업들이 ‘지식’을 주요 경쟁수단으로 삼는 경제이다. 이윤과 기업의 성장은 무엇보다도 수요자가 요구하는 기술과 문제 해결능력, 창조적 지식 여부에 달려있다.‘지식’보다는 부동산, 공정한 경쟁보다는 담합을 통해 이윤을 얻는 구조라면 국가경제는 발전하지 못한다. 정부는 기업들이 무엇을 무기로 시장에서 경쟁하도록 촉진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 기업이 가진 지식과 자본 중에 지식에 더 많은 분배가 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 기술과 지식 혁신없이 축적한 자본만으로 사는 구조는 지식경제와 혁신주도 경제에 어울리지 않는다. 공정경쟁의 기준과 세제를 이러한 관점에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기술, 지식, 학습, 혁신 등이 경쟁의 주요 수단이 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거대 자본의 횡포가 지식기반의 공정경쟁을 저해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 “親盧 ‘참평포럼’ 해체하고 기자실 통폐합 중단해야”

    “親盧 ‘참평포럼’ 해체하고 기자실 통폐합 중단해야”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5일 ‘참여정부 평가포럼’을 ‘노무현당’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기자실 통폐합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범여권은 일제히 반발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참평포럼에 대해 “말이 참평포럼이지 ‘친노포럼’이 아니냐. 즉각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전·현직 대통령의 ‘대선개입’과 ‘좌파정권 10년 실정’을 비판하며 시작한 연설은 집권 비전을 제시하며 정권교체 의지를 천명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그는 참여정부 4년 동안 가계부채가 120조원이 늘어 345조원으로 상승하고, 세금이 58.6% 증가했다며 통계수치를 인용해가며 여권을 공격했다. 김 원내대표는 범여권의 정계개편 움직임에 대해 “한마디 사과도 없이 여태껏 몸담았던 당을 나가고 당을 없애고자 하는 것은 책임지지 않으려는 배신행위”라면서 “명분 없이 오직 지역주의 부활만 목표로 하는 정계개편을 중단하라.”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개입 논란과 관련해서는 “전직 대통령이 현실정치에 깊이 개입하는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선 관련 선거법을 손질하고 4월 국회에서 이월된 국민연금법과 사학법, 로스쿨법, 반값아파트법, 반값등록금 등은 표결을 통해서라도 처리하겠다.”며 6월 임시국회 대책을 설명했다. 이어 “대선에서 우리는 시대착오적 좌파를 제외한 어떤 세력과도 힘을 합쳐 ‘선진화 세력연대’를 추진하고, 집권 뒤엔 공공부문 개혁, 성장을 통한 분배경제, 성장형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마치 집권여당 대표의 연설처럼 오만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실패한 참여정부 5년’이라면 몰라도 ‘잃어버린 10년’은 잘못됐다.”고 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 양형일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논란과 관련,“정치적 논쟁에 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부당하다.”고 논평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러·美 신랄하게 비난

    가상의 나라인 압수르디스탄에 내전이 발발했다. 석유 분배로 인한 갈등 때문이었다. 그러나 압수르디스탄의 석유는 이미 동났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자기들끼리 지지고 볶는 것일까. 미국의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망할 놈의 나라 압수르디스탄’(민음사 펴냄)의 문제 의식은 여기서부터 내달린다.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나 뉴욕으로 이민간 작가 게리 슈테인가르트(35)는 러시아계 유대인이자 이민자인 자신의 삶과 시각을 작품에 녹여냈다. “비극적이고 유머라곤 찾아볼 수 없는 나라 러시아”(작가의 표현)와 맥도널드, 오레오 쿠키 등의 브랜드가 지배하는 미국이라는 두 거대 국가를 잘근잘근 씹어대는 이 작품은 21세기판 풍자소설이다. 작가가 불러낸 주인공은 147㎏의 거구이자 러시아에서 1238번째 부자의 아들 미샤 바인베르크. 씩씩거리며 숨을 토해내는 러시와와 미국이라는 두 거대 국가를 빗댄 장치다. 그러나 작가는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 개인과 가족에 관한 이야기라고 강조한다. “한국과 러시아의 가족은 미국의 가족보다 더 친밀하죠. 그런 가족들이 개인주의적인 미국으로 이민갔을 때 어떻게 적응하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그가 이민자의 삶과 비극적 상황에 주목하게 된 것은 이민자의 정체성을 다룬 소설 ‘네이티브 스피커’를 발표해 미국 문단의 주목을 받은 재미교포 작가 이창래씨와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미 프린스턴대 교수이던 이씨는 헌터컬리지에도 출강했는데 이때 문예창작 강의를 듣던 작가를 만나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다.”며 소설쓰기를 권했다고 한다. 작가는 작은 나라들에 대한 관심도 촉구했다. 석유가 풍부하지만 작아서 주목을 받지 못하는 나라들을 미국인의 시각에서 보고 싶었다는 얘기다. “미국에서는 단 몇 명이 죽어도 주목받지만 이런 나라들에서는 수만명이 죽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요. 제 작품은 이런 작은 나라들에 대한 관심을 표출한 겁니다.” ‘망할 놈의 나라…’에 이은 작가의 세번째 작품에는 한국계 미국인이 얼굴을 내밀 예정이다. 미국과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여러 이민자 군상을 통해 15∼20년 후의 사회를 그리겠단다. 문학과 지성이 붕괴된 사회, 쇼핑과 오락만이 지배하는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지를 보여주고 싶다는 얘기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토론회 유감

    지난 달 29일 한나라당 대선주자들간의 첫 정책토론회는 정책 선거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당내 경선이 시작되기 전, 그것도 후보 등록 이전부터 후보간 정책 검증이 이뤄진 것은 우리 정치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토론회 결과는 후보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본지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의 지난 달 30일 전화여론조사는 이를 방증한다. 응답자의 12.2%가 토론회 후 지지 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고 답했는데, 한 번의 토론회로 지지후보를 바꾸지는 않겠지만 후보에 대한 평가가 쌓이다 보면 지지 후보를 바꿀 가능성은 상존한다. 그만큼 정책 토론회의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후보들이 말싸움만 하고 국민들에게 전혀 감흥을 주지 못한 토론회는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마치 당 대표를 선출하는 대회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무엇보다 다섯 주자들은 ‘내가 어느 당의 경선에 나섰는가.’라는 기본명제조차 잊어버린 것 같았다. 어느 누구도 정권 교체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강조하지 않았다. 범여권 대선주자가 아직도 오리무중이고 지지율 부동의 1,2위 주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해선 안 된다. 적어도 ‘나는 이렇게 바꾸겠다.’며 조목조목 짚었어야 했다. 한나라당 입장에선 주자들간의 경쟁보다 10년만의 정권 교체가 더 큰 명제가 아니겠는가. 그것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도리이기도 하다. 또한 적지 않은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생활이 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다면 여기에 걸맞게 구체적인 진단과 처방전을 제시해야 했다. 예컨대 대한민국의 먹거리 소재-신성장동력-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자기 생각을 밝혔어야 함에도,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커녕 오로지 한반도 대운하 공방전에만 매몰된 소극(笑劇)을 펼쳤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중소기업 대책, 유가·환율 대책, 부동산 문제 등 굵직한 현안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현안들에 비하면 대운하 문제는 사소한 것이다. 토론회 방식 역시 바뀌어야 한다. 두루뭉술하게 묻고 총괄적으로 답변하는 식으론 ‘하나 마나 한’ 토론회에 그치게 된다. 심층 토론을 위해서는 일문일답을 늘려 사실상 1대 1 토론을 유도하거나 패널식 토론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맞짱 토론도 검토해볼 만하다. 하나의 주제를 갖고 아옹다옹 싸울 게 아니라 국민들이 관심 갖는 다양한 주제에 관해 주자들의 해법을 듣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권영세 최고위원은 “국민들의 관심 분야에 대한 자기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길 기대했지만 사소한 문제로 말싸움이나 했다.”고 비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도 “토론회에 당원이나 대의원이 아닌 중립적 인사들이 참석해 이들이 직접 후보들에게 질문하는 이른바 ‘타운 홀 미팅’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수부대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심층 토론을 위해서는 지지율 5% 이상의 후보들만 참석하는 토론회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섯 주자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 만약 범여권의 주자가 노무현 대통령이라면 과연 이길 수 있겠는가. 솔직히 힘들다고 본다.2002년 노무현 후보는 분배, 자주, 기득권 해체 등 확고한 철학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정치인이었다. 어느 토론회에서도 분명한 논리로 일관성이 돋보였다. 참모나 자문교수단이 써준 것을 앵무새처럼 읽어서는 대한민국호의 선장이 될 수 없다. 그건 불행이다. 자기 주장과 비전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는 것은 몰염치한 일이다. jthan@seoul.co.kr
  • 中 국유기업 이익 120조원 어떻게 분배될까

    |베이징 이지운특파원|100조원대에 이르는 중국 국유기업의 이익을 정부와 개인에게 배당해주기 위한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31일 현지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전날 원자바오(溫家寶)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원 상무위원회의에서 이익 배당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새 국유기업 회계 규정의 실시 시기, 방법, 범위 등을 논의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중국 정부도 기업의 오너로서 국유기업으로부터 적정규모의 배당을 받고 이를 산업개발, 국가경제 개혁, 기업의 기술혁신, 사회보장기금 조달 등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키로 했다. 국무원 국가자산감독관리위원회 리롱룽(李榮融)주임은 “새 회계 규정의 도입으로 국유기업 경영진들은 주주이익 보호와 투자수익 확대에 더 매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1994년부터 국유기업 집중 육성 등 여러가지 이유로 국유기업으로부터 배당을 받지 않아 왔다. 지난해 국유기업의 이익은 1조위안(12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된다. 중앙 단위 소유기업에서 7000억위안, 지방정부 소속 국유기업에서 3000억위안 등이다. 중국이 십수년 만에 국유기업 이익 배당을 결정한 것은 1차적으로는 국유기업 관리 감독 강화 차원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유기업들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넘치는 이익을 방만하게 쓰고 있다는 지적이 일기 시작했다. 연구개발 또는 이익 재생산을 위한 투자보다는 부동산, 골프장, 리조트, 호텔 등에 돈을 쓰고 있으며 이 같은 시설의 상당 부분은 기업 임직원들에 대해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특히 전기, 발전, 국유은행 등은 경쟁자가 없어 독점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는 도외시한다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잘못된 투자로 상당 부분 손실이 발생한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조위안의 이익 가운데 얼마를 배당받을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최소 30%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정작 민간부분은 이 돈을 어디에 쓸 것이냐에 보다 많은 관심이 쏠려 있다. 개혁개방이후 취약해진 사회보장 체제와 의료, 교육 등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도 이참에 ‘분배’에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눈치다.jj@seoul.co.kr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그 이후] (6) 빛바랜 평등, 팍팍한 일상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그 이후] (6) 빛바랜 평등, 팍팍한 일상

    서울 천호동에서 조그만 고깃집을 경영하는 박진형(42·가명)씨. 아랫배 두둑하고 인상 좋은, 영락없는 ‘아저씨’다. 그러나 대학 3학년이던 87년 6월 항쟁 당시에는 매캐한 최루탄 냄새가 그의 몸에서 떠나지 않았다. 대학로와 명동 거리가 그의 강의실이었다. 더구나 민족해방(NL)계보다 급진적이었던 제헌의회(CA) 출신이었다. 구소련이 무너지던 91년.TV를 통해 철거되는 레닌 동상의 모습을 보면서 그 역시 가슴속 이념의 지향을 지웠다. 졸업 뒤 그가 안착한 곳은 시중 은행. 그러나 또 한번의 ‘격동’을 맞았다.97년 외환위기 이후 그의 직장은 공중 분해됐다. 재취업의 길도 없었다. 다시 가슴에 구멍이 뚫렸다. 그렇다고 마냥 넋 놓고 있을 수 없는 일.27평짜리 아파트를 팔아 마련한 1억원을 밑천 삼아 음식점을 차렸다. 특유의 성실함에 운도 뒤따랐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시간표는 ‘오전 10시 출근, 자정 퇴근’이다. 실직의 공포는 뼛속 깊숙이 새겨졌다. 한 발자국만 벗어나면 어김없이 추락할 것 같은 위기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6월 항쟁 이전보다 빈부격차도, 경쟁도 훨씬 심해진 것 같아요. 혁명 같은 단어는 지운 지 오래죠. 그러나 이런 세상에서 살겠다고 민주주의를 외쳤나 싶습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는 그만한 대가가 주어지는 사회가 정상적인 거 아닌가요?” ●저소득 통한 고성장 6월 항쟁 ‘불씨’ ‘압축성장’이라는 단어는 한국 경제의 특성을 잘 말해 준다. 지난 1953년 국내총생산(GDP)은 13억달러,1인당 국민소득(GNI)은 67달러에 불과했다. 필리핀은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세 배나 많은 ‘부자나라’였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총생산은 8883억달러,1인당 국민소득은 1만 8372달러에 이르렀다.44년 만에 각각 683.3배,274.2배가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는 악명 높은 노동시간과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성과였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오일쇼크의 직격탄을 맞은 1980년, 실질 경제성장률은 1.5% 빠졌지만 실질임금은 무려 25.3%나 떨어졌다. 이후에도 10%를 오르내리는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률은 그에 턱없이 못 미쳤다. 주가는 1년에 70∼100% 뛰었다. 기업이 호황의 과실을 고스란히 독차지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80년대 초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 소득 1분위(하위 10%)와 10분위(상위 10%)의 소득배율은 80년 7.97배에서 85년 8.46배로 늘었다.6월 항쟁을 단순한 민주화운동으로 국한시키기 어려운 이유다. ●진전된 국민 삶 외환위기로 파탄 6월 항쟁 이후 한동안 경제적 민주화는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88∼97년 실질임금 인상률은 한 해 평균 7.24%를 기록했다. 실질성장률 역시 평균 7.73%로 건실한 상승세를 계속했다. 상위 20%와 하위 20%의 연소득을 나눈 상하위 20% 소득배율 역시 85년 5.13배에서 ▲90년 4.63배 ▲95년 4.42배 ▲97년 4.49배 등으로 꾸준히 떨어졌다. 하지만 90년대 초반부터 한국 경제에는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95년 실질 성장률이 9.2%에 달했는데도 주가지수는 14.08% 하락했다. 기업의 해외자금 차입 증가에 따른 과잉투자와 재무건전성 하락이 경상수지 악화와 해외채무자들의 자금회수 우려 증가로 이어진 탓이다. 97년 말 외환위기를 맞았지만 한국 경제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경제성장률은 98년 -6.9%에서 99년 9.5%,2000년 8.5%로 급반등했다. 그러나 이때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신자유주의 프로그램은 중산층 붕괴, 양극화 심화라는 경제적 불평등 확산의 결과를 낳았다. 2005년 상하위 20% 소득배율은 5.43배.97년 4.49배보다 1배 가까이 벌어졌다. 소득 불평등 수치인 지니계수는 96년 0.291에서 99년 0.3을 넘은 뒤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지니계수는 낮을수록 소득 분배가 잘 되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한국은 부자에게는 자상하지만 없는 이들에게는 ‘괴물’의 얼굴을 한 사회로 변모했다. ●성장 과실 분배통로 막혀 ‘20대80’ 사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는 ‘강남공화국’이다. 특히 아파트 가격은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과 ‘비강남’으로 우리 사회를 양분화시켰다. 86년 당시 강북과 강남 아파트가격, 소비자물가 지수를 100으로 잡았을 때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지수는 180.8,204.4,187.5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강남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뛴 것은 2001년 이후. 강북·강남 아파트가격 지수는 ▲2002년 234.6,352.8 ▲2003년 242.8,403.2 등에 이어 2005년 8월 현재는 247.1,448.4로 두배 가까이 벌어졌다. 최근에는 강남에서 ‘평당 1억원 시대’라는 말까지 돌 정도다. 수출 호조의 과실이 개인 대신 기업에 쏠리고 있는 것도 문제다.90년부터 96년까지 개인과 기업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각각 7.0%,6.5%로 같은 기간 경제성장률 7.6%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기업과 개인에 골고루 재화가 분배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2000∼2003년에 개인 소득은 겨우 2.4% 늘었지만 기업은 18.9%나 급증했다. 소득에서 세금을 뺀 순소득인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각각 0.3%,62.6%에 달한다.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도 2001년 8월 26.8%에서 올해 3월 36.7%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전체 개인 소득은 제자리걸음이지만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다는 것은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다는 뜻. 이는 소비와 내수 침체로 이어진다. 올해 1·4분기 1∼5분위 중 1분위 소비성향은 156.5%,2분위는 101.5%이지만 4분위는 79.6%,5분위는 64.8%에 불과하다. 서민층은 소득의 대부분을 소비로 지출하지만 고소득층은 투자에 상당 부분의 돈을 쓴다. 전체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재벌 중심주의 경제체제의 변화 없이 경제적 민주화는 물론 추가적인 한국 경제의 성장도 요원하다고 말하고 있다. 경원대 경제학과 홍종학 교수는 “6월 항쟁의 최대 수혜자는 일반 국민이 아닌 재벌 등 경제적 상위 계층”이라면서 “정치 권력의 자리에 대신 들어선 경제 권력의 통제를 위해 일반 시민 권력의 목소리가 더욱 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진보 진영 새 사회발전모델은 최근 한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잠재성장률 하락이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 경제성장률이 5% 안쪽에서 머물자 잠재성장률 역시 4% 초반대로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다. 좌우 할 것 없이 현재 한국 경제가 문제 있고, 성장률을 높여야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우파의 성장 전략은 규제 완화에 따른 투자 활성화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의 신자유주의 발전전략이 더욱 급속도로 적용돼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현상이라며 눈에 띄는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양극화의 영향이 좌파 진영에 의해 과장됐다.’는 주장도 서슴지 않고 있다. 진보진영 발전 전략의 공통점은 노동의 기여도를 높이는 것이다. 쉽게 말해 경제발전의 세 요소인 자본과 노동, 기술 가운데 현재 가장 기여도가 낮은 노동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역할도 강조된다. 신자유주의의 ‘작은 정부’가 아니라 자본, 노동 등과 함께 경제발전을 이끄는 주체다. 최근 가장 활발히 논의가 진행된 자리는 지난해 11,12월 두 차례에 걸쳐 열린 ‘한국 경제의 대안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토론회다. 진보정치연구소, 대안연대 등 10개 단체가 참여했다. 먼저 진보정치연구소의 ‘사회연대국가론’의 골자는 ‘똑똑한 지식노동자의 적극적 역할과 미래산업의 발굴·투자’다. 핵심 전략은 ▲지식노동자의 생산성 주도와 경영 참가 ▲교육복지 강화 미래의 성장잠재력 육성 ▲국가의 산업정책 복원으로 재생가능에너지·환경산업 육성 ▲부유세 사회복지세 등 사회연대적 조세 신설 등이다. 곧 노동의 참여와 복지를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여 나가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노동주도형 경제모델’ 역시 말 그대로 노동의 역할을 끌어올린다. 안정적인 노동정책은 국민적 노동창의성 보장의 필수 요건인 만큼 국가 경쟁력 향상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기초로 노동자 재계약과 산업간 재배치를 국가가 책임 지고, 공공금융기관의 지원 아래 산업자본을 강화한다. 국가는 비전 제시자다. 새사연 김병권 연구센터장은 “노동창의성 중심 성장전략은 세계사적으로 신자유주의 경제 모델을 대체할 보편성·시대성을 지니고 있다.”면서 “피터 드러커의 지적처럼 인적 자원이 풍부한 한국에서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참여혁신 수석비서관 출신인 박주현 변호사가 만든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역시 ‘한국형 신성장동력 사회투자모형’이라는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기본 구조는 학습복지(Learnfare), 일자리복지(Jobfare), 사회적 안전망(Welfare) 등 ‘3 fare’다. 노동자의 평생학습 시스템을 갖춰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면 경제성장과 복지를 함께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회대 신정완 교수도 사회구성원의 학습능력과 취업·혁신능력을 증진시킨 ‘한국형 사회적 시장경제모델’을 주창했다. 다만 논의들의 현실화에는 아직까지 의문 부호가 찍힌다.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지식경쟁’ 사회로 세계 경제가 변모하고 있는 만큼 노동의 한계생산성을 높이려는 진보 진영의 논의 방향은 맞다.”면서 “다만 이를 위해서는 교육 개혁 등이 동반돼야 하는 등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나라 대선주자 정책토론] 본지 대선정책자문위원 총평

    [한나라 대선주자 정책토론] 본지 대선정책자문위원 총평

    서울신문 대선정책평가단 소속 자문위원들은 29일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제분야 정책토론회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음은 자문위원 평가를 요약한 것이다. ●권영준 경희대 교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7·4·7(연간 7% 경제성장률·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세계 7대 경제강국)’전략이라든지, 박근혜 전 대표의 ‘줄·푸·세(세금 줄이고·규제 풀고·법질서 세우기)’전략은 상당히 포퓰리즘적인 정책목표라고 본다. 경제 성장을 얘기하기 전에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부터 따져봐야 한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모두 연간 경제성장률 7%를 공약했지만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것 같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들이 있다. 고비용 저효율의 경제구조, 양극화, 신뢰 부족 등이 대표적이다. 고비용·저효율의 경제구조를 저비용·고효율로 바꾸지 않는 한 연간 7% 이상의 높은 성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불평등한 분배구조로 인한 양극화도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해법이 없다. 경제부문의 불신만 해소해도 경제성장률은 저절로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가령 노사문제에서 노사간 신뢰만 회복해도 연간 경제성장률을 1% 이상 높일 수 있다는 실증적 연구가 있다. 또 대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신뢰만 회복돼도 경제성장률을 연 2% 이상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뿐 아니라 대다수 정치인이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에만 급급한 것 같다. 일자리 문제만 해도 그렇다. 일자리가 줄어든 큰 이유는 고용 효과가 큰 제조업이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막연히 일자리 창출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고용을 확대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과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을 어떻게 육성할지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어야 했다.‘한반도 대운하’와 ‘열차 페리’ 논란에서는 경제적 측면의 날카로운 지적이 없었다. 대규모 국책사업의 경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용 확보 방안이다. 구체적으로 얼마가 드는지,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 꼼꼼히 따졌어야 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 부동산분야에 있어서는 대다수 후보들이 포퓰리즘적 공약을 내놓았다. 특히, 이 전 시장의 ‘신혼부부 1주택’, 홍준표 의원의 ‘성인 1인 1주택’, 원희룡 의원의 ‘1가구 1주택’ 공약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실현가능한 것인지 의아스럽다. 가령, 신혼부부 1주택 공급 공약은 신혼부부에게 그런 혜택을 줘야 하는 이유부터 밝혀야 한다.10년,20년 이상 집을 보유하지 못한 가구는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신혼 때부터 집을 소유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또 ‘1가구 1주택’‘1인 1주택’ 공약도 국가가 의무적으로 나눠 주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 것인지 제시했어야 했다. 전문가들이야 그런 공약을 국가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으로서 ‘1가구 1주택’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책적 의지 표현으로 받아들이지만 일반 국민들은 곧이곧대로 믿을 수도 있는 만큼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공약을 제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리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정종욱 월드포커스] 中 근대화의 마지막 희망

    [정종욱 월드포커스] 中 근대화의 마지막 희망

    금년 가을 베이징에서는 중국 공산당 17차 전당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에서는 지난 5년 동안에 일어난 국정 전반에 대한 업적들을 평가하고 앞으로 취할 새로운 정책들이 제시되게 된다. 또한 앞으로 5년 동안 중국을 이끌어 나갈 새 지도부도 선출하게 된다. 이런 일들은 과거에도 전당대회가 열리면 으레 했던 일이지만 이번 대회는 과거와는 다른 특별한 중요성을 갖는다. 이번 대회에서 선출되는 제5세대 지도층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 바로 중국 공산당의 창당 10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 때문이다. 1921년 7월 상하이에서 창당된 중국 공산당은 처음부터 조국 근대화를 지상과제로 내세웠다. 공산주의는 목표가 아니라 부국강병이라는 민족주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했다. 그러나 공산주의는 혁명을 성공으로 이끌었지만 훌륭한 집권정당을 만들지는 못했다. 인민공사를 만들고 대약진을 외쳤지만 결과는 수천만명이 굶어 죽었다. 문화혁명은 중국을 무질서와 광란의 도가니 속에 몰아넣었고 수많은 유능한 간부와 무고한 사람들이 자본주의의 길을 걷는 반동이라는 누명을 쓴 채 숙청당했다. 그래서 마오쩌둥이 죽고 4인방이 숙청될 때까지 중국은 부국강병은 고사하고 경제적 궁핍과 정치적 불안 속에서 침체와 퇴영을 거듭했었다. 그래서 권력을 다시 잡은 덩샤오핑은 닫혔던 문호를 개방하고 시장경제를 과감히 도입하면서 자본주의 국가들과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나갔다. 공산주의를 근대화의 수단으로 이용하려던 실험이 참담한 실패로 끝났기 때문에 이제는 자본주의 이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그 결과 지금 중국은 세계에서 4번째의 경제 대국이 되었고 머지않아 세계 최대 강국이 될 것이라는 꿈에 부풀어 있다. 그 꿈이 달성되는 시점이 빠르면 2012년이 될 수도 있다. 적어도 앞으로 5년이 그 꿈을 달성하는 결정적 시기라는 게 지금 중국을 이끌어 나가는 지도자들의 생각이다. 바로 여기에 이번 가을 당 대회가 갖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후진타오가 당 총서기 및 군사위원회 주석직에 재선될 것이라는 점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내년 봄 전국인민대표자대회에서 국가주석에 재추대될 것이라는 점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총리를 맡고 있는 원자바오 역시 유임이 확실하다. 그 밖에는 누가 물러나고 누가 새로 지도자의 반열에 오를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교체의 폭이 상당히 클 가능성은 매우 높다.70세 이상은 모두 물러나는 전통이 지켜진다면 최고지도층인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에서 절반 정도가 바뀌어야 한다. 부정부패나 건강 등의 이유를 합치면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와 리장춘 등 3명 정도만 살아남을 수도 있다. 정치국의 경우에도 24명 중 절반 이상이 교체될 것이다. 특히 정치국의 정원이 30명으로 늘어나는 경우 신인의 비율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후진타오 체제의 틀이 유지되지만 그 내용은 상당히 바뀔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의 방법으로는 더 이상 중국의 마지막 근대화 작업의 완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국에서도 개발독재의 시대는 그 생명이 소진되고 있다. 성장보다는 분배를 더 중시하고 물질적 풍요와 함께 정신적 요구도 충족시켜야 하는 시대가 시작됐다. 공산당이 다른 정치 세력이나 시민단체와 어느 정도 권력을 공유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가을의 당 대회에서 등장할 5세대 지도자들이 그런 생각과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에 중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온정주의적 독재형이 아닌 국제적 감각이 몸에 밴 서민적 화합형의 새로운 인물들이 얼마나 등장하느냐가 중국 근대화의 마지막 희망이라 할 수 있다.
  • [씨줄날줄] 희망의 중산층/육철수 논설위원

    보통사람의 삶이란 때로 고달프지만 위안이 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자식이 얻어맞고 들어왔을 때 보복폭행했다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일이 없다. 아들 군대 보내지 않았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드물다. 부동산·주식 투자로 돈 좀 벌었다고 투기꾼으로 몰지 않는다. 시정잡배 같은 소리 몇마디 했다고 주변에서 침 튀기며 품위를 문제삼지도 않는다. 튀지 않고 모자라지 않으면 이렇게 숨을 구석이 많은 게 보통사람의 인생이다. 제 밥벌이 할 수 있고 신체 건강하며, 인간관계 좋고 상식적인 생각 갖고 있으면 그 또한 작지 않은 행복일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욕심이 어디 그런가. 욕먹는 한이 있어도 경찰과 조폭을 좌지우지하는 재벌인생을 부러워한다. 자식 군대 보내지 않을 만한 권력 한 번 쥐어보고 싶고, 남이 낸 세금으로 원 없이 해외여행 다녀보는 게 평생의 소원일지도 모른다. 정치·사회적 보통사람은 대개 경제적으로 중산층이다. 말 없는 다수로서, 나라의 균형을 잡아주는 계층이기도 하다. 이들은 가난의 굴레에서 자유로운 대신 부와 권력을 차지하기엔 힘이 부친다. 눈에 띄지 않는 삶이지만, 그들에게서 지난 3년동안 크고 작은 의식의 변화가 감지됐다고 한다. 삼성경제연구소와 성균관대의 공동연구 주제 ‘대한민국 보통사람들의 현재와 희망찾기’는 상류층과 저소득층 사이에서 외톨이가 돼버린 중산층의 딱한 처지를 보여준다. 정부는 분배정책이니 뭐니 해서 저소득층에만 온통 관심을 기울이고, 기업은 부자들을 겨냥한 돈벌이에만 골몰해 중산층의 소외감이 부쩍 늘었다는 진단이다. 게다가 중산층은 시민단체에 대한 전폭적 신뢰를 거둬들이고, 정치권과 정부에 대해서는 극도의 불신을 갖고 있다고 한다. 땀흘려 일하던 근면성도 점차 잃어가고 있다니 안타깝다. 그럼에도 중산층이 건전한 국민정신을 간직하고 있는 점은 대단히 희망적이다. 그들은 기특하게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데 대해 상류층 못지않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군대’와 ‘대기업’에 대한 믿음도 몇단계씩 올랐다고 한다. 지난 몇년, 나라가 그렇게 시끄러워도 중심을 잃지 않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나 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모범답안 있어 더 힘들죠

    모범답안 있어 더 힘들죠

    “리메이크 앨범 만드는 것이 더 쉽다고요? 신곡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워요.” 부드러운 록발라드 계열의 노래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 뱅크가 리메이크 앨범인 7.5집 ‘from vitalsign’으로 가요계에 복귀했다.7집앨범을 낸 지 1년반만이다. 김장훈의 ‘슬픈 선물’을 비롯해 다섯손가락의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이연실의 ‘목로주점’ 등 19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명곡들을 리더 정시로 특유의 목소리로 새롭게 해석했다. 8집 앨범을 내기 전, 쉬어가는 앨범 아니냐는 질문에 정시로는 손사래를 치며 펄쩍 뛴다. “정말 진지하게 재해석 작업을 했어요. 리메이크 앨범을 두고 ‘노래방 노래’라며 평가절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하지만 원곡보다 좋은 느낌을 주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 편곡 등도 생각보다는 훨씬 어려워요. 음악팬들에게 곡에 대한 모범답안은 이미 있잖아요. 그걸 바꾼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죠. 그래서 리메이크가 왕성하게 이루어지는 외국에서는 제대로 재해석한 노래를 명곡의 반열에 올려 놓기도 하잖아요.” 머리곡은 김장훈의 ‘슬픈 선물’. 하지만 모든 곡들이 타이틀 곡이나 다름없다. 이미 음악성과 대중적 인기를 검증받은 노래들이기 때문이다. “모두 저와 친한 작곡가나 가수들의 노래중에서 골랐어요. 그 중 ‘슬픈 선물’ 편곡작업이 가장 까다로웠죠. 차분한 저음부와 폭발적인 고음부의 극명한 대비에서 전혀 새로운 느낌을 받으실 거예요.‘목로주점’도 비슷했어요. 가사에 나오는 ‘30촉 백열등’이란 표현처럼 요즘엔 거의 쓰이지 않는 단어들이 많은 노래예요. 가사를 바꾸지 않은 채 리듬과 멜로디만으로 곡의 느낌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발라드의 가객(歌客)’이란 별명에 걸맞게 가슴을 적시는 ‘정시로표’ 음색이 앨범 전체를 아우른다. 그 위에 그룹 ‘피노키오’에서 활동하던 객원연주자 조한영의 깔끔하고 세련된 기타연주가 덧씌워졌다. 수록곡은 총 10곡. 대부분의 곡들이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표방하고 있다. 리듬 부분 역시 다양한 변환을 모색했다. 처음 들으면 어느 가수의 어떤 노래인지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올 가을쯤엔 록 발라드 계열의 8집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디지털 싱글이 음반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상황인데도 여전히 정규앨범만을 고집한다. “뮤지션들은 좋은 음질의 음반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쓰는데, 정작 팬들의 귀에 들리는 것은 노래를 세번 압축시키는 과정에서 음질이 여기저기 깎여진 MP3죠. 음원판매 수익의 분배 과정도 여전히 불공평하고요.2년후쯤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면 새로운 음반시장이 형성될 거라 생각해요. 고집스럽다는 지적도 받지만,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질좋은 음반을 계속낼 거예요.”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4천만 엄지족 잡아라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찾아라.’ 내려받기가 100만회를 넘는 모바일 게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밀리언 다운로드’가 돼야 간판 모바일 게임으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되면 후속작으로 인기를 이어가 ‘대박’으로 연결할 수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누적 다운로드 횟수가 100만회 이상 되는 모바일 게임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휴대전화를 기반으로 삼는 모바일 게임은 중·고등·대학생을 주요 타깃층으로 삼고 있다. 게임을 하는데 시간과 공간 제약이 거의 없고, 조작이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김용훈 게임빌 홍보팀장은 “모바일 게임의 제작비가 싸 다운로드 횟수가 높은 게임은 아주 수익성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가 4140만명에 이르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은 누구나 즐기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내려받기가 많은 게임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모바일 게임은 1999년말 LG텔레콤에 의해 처음 국내에 소개됐다. 최초의 100만회 내려받기 기록을 세운 것은 컴투스가 만든 ‘붕어빵 타이쿤2’이다.2003년 100만회를 돌파하면서 ‘붕타2’ 신드롬을 만들었다. 모바일 게임업계에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게임이다. 같은 회사의 ‘미니게임천국2’는 최단시간 100만번 내려받기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게임빌도 100만번을 돌파한 게임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놈, 놈투, 물가에 돌튕기기 시리즈, 삼국쟁패 시리즈, 프로야구 시리즈 등 10여개를 갖고 있다. 통산 500만 다운로드를 두고 있는 컴투스는 곧 코스닥 등록도 추진하고 있다. 피엔제이는 지난해 하루 평균 1000여건의 내려받기로 4주 연속 다운로드 1위를 지킨 ‘드래곤나이트2’의 후속작인 ‘드래곤나이트3’를 이달 말쯤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서비스한다.드래곤나이트2도 누적 다운로드 100만회를 훌쩍 넘겼다. 최선규 피엔제이 이사는 “게임은 네트워크 대전을 비롯해 사용자간의 거래와 상점 시스템 지원을 강화하는 쪽으로 업그레이드됐다.”고 말했다. 게임빌의 100만 내려받기 게임 삼국쟁패의 후속작 삼국쟁패2도 빼 놓을 수 없다. 출시 이후 12일 만에 누적다운로드 수 2만 3000여회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전사, 술사, 궁사, 마수의 4개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난세를 헤쳐 나가는 스토리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모바일 게임은 한번 내려받는데 보통 2000∼2500원이다. 게임 개발사와 이동통신사간에 9∼8대 1∼2의 비율로 분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서울광장] 사르코지와 셰이크 무하마드/ 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르코지와 셰이크 무하마드/ 함혜리 논설위원

    최근 국내 언론이 가장 관심 깊게 다룬 외국 지도자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셰이크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두바이 지도자 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부통령이자 총리이다. 오는 12월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예정하고 있는터라 지난 6일 끝난 프랑스 대선 결과는 우리에게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방한했던 셰이크 무하마드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리더십으로 세계적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물이다. 두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공통분모가 있다. 실용주의자라는 점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을 실용주의자로 부르는 것을 의아해할 수 있다. 이는 순전히 프랑스 대선 결과에 대한 국내 언론의 자의적 해석 탓이다. 사르코지 후보가 승리하자 국내 언론들은 다양한 해설기사들을 쏟아냈는데 한국적 시각에서 의미를 부여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일부는 프랑스가 영미식 시장경제주의와 친미를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분배를 포기하고 성장을 택한 것, 사회가 우경화되는 것, 좌파의 위기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우선 프랑스가 우경화하고 있다는 것은 프랑스의 역사를 모르고 하는 얘기다. 역사적으로 볼 때 프랑스에서 다수는 언제나 우파였다. 프랑스가 분배를 포기한다는 것은 더더욱 말이 안 된다. 프랑스는 복지에 있어서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중시하며 이는 우파든, 좌파든 한결같다. 실제로 사르코지는 선거유세 기간동안 단 한번도 복지제도를 줄이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그가 성장을 선택한 것은 분배할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다. 시라크가 이끌었던 지난 12년간 우파 정권이 지지부진했음에도 우파 대통령이 당선된 것은 사르코지가 제시한 비전이 현재 프랑스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유용하다고 국민들이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더 일하고, 더 벌자.”는 단순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각론으로는 감세와 주 35시간 근로제 재조정, 노동시장 유연화를 들었다. 반발을 불러일으킬 부분도 있겠지만 국민들은 그의 추진력에 신뢰를 보냈다. 미국에 대한 입장에서도 사르코지의 실용주의를 볼 수 있다.“미국은 이제 우정을 기대해도 좋다.”는 말을 했다고 그를 친미파로 봐서는 안 된다. 그는 미국의 힘을 인정할 뿐 친미는 아니다. 철저히 실용적인 차원에서 그 힘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그는 유럽연합(EU)의 강화를 통해 ‘강한 프랑스’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UAE의 경제수도 두바이로 가보자. 두바이는 산유국이긴 하지만 국민총생산(GDP)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6%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1인당 소득은 3만달러가 넘고 연평균 성장률이 8%를 넘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두바이의 성공신화가 ▲정치 리더십과 개방외교 ▲중계무역 및 지식산업 거점 ▲대형개발프로젝트 ▲관광 및 이벤트 ▲공항 및 항만 등 5개 축을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두바이의 최고경영자(CEO)로 불리는 셰이크 무하마드의 신조는 ‘마차(정치)가 말(경제)을 끌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의 실용정신은 미국과 군사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서구 자본을 유치하는 개방외교에서 잘 드러난다.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들은 사르코지와 셰이크 무하마드의 실용주의 리더십이 왜 이 시대에 각광받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친미와 반미, 좌와 우, 보수와 진보의 이념대결은 유행이 지나간 지 오래다. 세계 각국은 지금 실용주의에 주목하고 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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