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분배
    2026-06-06
    검색기록 지우기
  • 6세
    2026-06-06
    검색기록 지우기
  • 본청
    2026-06-06
    검색기록 지우기
  • AI 인재
    2026-06-06
    검색기록 지우기
  • 동복
    2026-06-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192
  • 400억대 ‘임자없는 주식’ 주운 男 돈벼락

    남미 칠레에서 임자 없는 주식을 주운(?) 남자가 백만장자 대열에 끼게 됐다. 남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꿈같은 백만장자 스토리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칠레의 한 남자가 주식 3700만 달러(약 444억원)어치를 소유자 확인불가로 신고한 게 그 시작이다. 남자는 “증권거래소가 보관하고 있는 주식 3700만 달러어치의 소유자가 2008년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경매처분을 신청했다. 칠레 규정에 따르면 소유자가 확인되지 않는 주식은 소유자 확인요망 공지를 낸 후 경매로 처분된다. 경매에서 얻는 수익금은 증권거래소가 있는 도시(산티아고) 지방정부와 신고 당사자가 나눠 갖게 된다. 분배비율은 경매에 앞서 재판에서 정해지겠지만 1/10만 신고자에게 돌아가도 현금 44억을 가진 부자가 탄생하게 된다. 증권거래소가 보관하고 있는 증권의 소유자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건 과연 어찌된 일일까. 주식은 1930년대에 거래된 무기명 주식이다. 칠레 증권거래소는 소유주의 요청에 따라 보관증명을 내주고 주식을 보관해왔다. 무기명이기 때문에 주식의 소유자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는 1930년대 발급된 보관증명뿐이다. 칠레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당시 주식을 맡긴 사람의 아들이나 손자가 증명을 갖고 있을 수도 있지만 워낙 세월이 오래됐기 때문에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칠레 언론은 19일(현지시간) “문제의 주인 없는 주식이 지난 수십 년간 큰 가치가 없었지만 최근 급등하면서 엄청난 재산이 됐다.”면서 “신고한 남자가 행운을 움켜잡게 됐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천안함사태 마무리후 6자회담 재개돼야” 54.9%

    “천안함사태 마무리후 6자회담 재개돼야” 54.9%

    6·2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권 집권 이후의 정치적 틀거리를 바꾼 ‘사건’이다. 기존에 여권으로 집중돼 있던 지방 정치 권력이 야당에게 분배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신문 창간 106주년 기념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은 사회 통합을 향후 국정 운영의 근간으로 삼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청렴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먼저 전문가들은 ‘후반기 국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사회 통합’(47.5%)을 꼽았다. 대신 ‘경기 회복’은 33.3%로 2위에 머물렀다. 이는 4대강과 세종시 문제 등을 둘러싸고 우리 사회가 극렬한 대립과 갈등에 휩싸인 만큼 양 극단을 아우를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또한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에서 빠르게 벗어났다는 점도 경제 이슈가 2순위로 밀려난 원인으로 분석된다. 세 번째로 많이 나온 답변은 ‘남북관계 개선’(13.1%). 최근 천안함 사태에 따라 급속도로 악화된 남북 관계는 ‘코리아 리스크’의 고조 등에 따라 우리에게도 좋을 게 없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명박 정권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은 4%로 후순위로 밀렸다. ‘비리 척결’도 2%에 그쳤다. 최근 이명박 정권의 대북·외교 정책의 현안은 천안함 사태와 6자 회담이라는 두 가지 큰 이슈가 맞물려졌다는 점. 전문가들은 ‘천안함 사태와 상관 없이 조속히 6자 회담을 재개해야 한다’(45.1%)는 것보다 ‘북한의 유감 표명 등 천안함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 6자 회담이 재개돼야 한다’(54.9%)는 편에 손을 들었다. 미세하게나마 현 정권의 대북·외교 기조를 지지하는 입장이 더 많았다. 지방 권력에 대한 전문가들의 관심도 높았다. 전문가들은 ‘5기 민선 지자체장들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청렴성’(44.7%)을 꼽았다. 각종 부패·비리와 연루되면서 임기를 마치지 못한 지자체장들이 지금껏 속출했던 만큼 단체장들의 도덕성이 더 향상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이어 ‘공약 이행’이 두번째로 많은 25.2%의 선택을 받았다. 지자체장들이 기존에 공약을 공약(空約)으로 치부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자체의 ‘여소야대’ 정국에 대해서는 ‘민주적 자치행정이 정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응답이 47.6%, ‘종전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 13.6%를 기록했다. ‘심한 갈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38.8%에 그쳤다. 지방 권력의 여야 교체를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서는 찬성이 67.6%, 반대가 32.4%였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지방 행정이 정당 정치에 휘둘릴 수 있는 현 제도가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기회와 도전의 현장에 가다] “中정부 자산버블 억제… 부동산 폭락 없을것”

    [기회와 도전의 현장에 가다] “中정부 자산버블 억제… 부동산 폭락 없을것”

    “불행하고 나쁜 사건입니다. 중국이 교류창구가 돼 북남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난 6월 중순 베이징시 외곽의 칭화대 연구실에서 만난 우둥(吳棟) 교수는 ‘천안함 사건’으로 말문을 열었다. ‘중국 통화정책에 입김이 세다.’는 칭화대 경제관리학원의 원로교수 중 한 명이다. 칭화대 출신인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은 정계에서 칭화방(淸華幇)을 형성했고, 셰치화(謝企華) 상하이바오산(上海寶山)강철집단 총재 등은 줄지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포진해 있다. 우 교수는 ‘끓어 넘치는 압력솥’ 같은 중국 경제에 대해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2002년 이후 매년 10%를 넘나든 고속성장의 후유증과 지역·계층 간 확산된 갈등에 대해서도 원칙적인 답안을 내놨다. 내년 5월 제12차 경제개발계획의 초안 발표를 앞두고 중국 거시경제 석학으로부터 얘기를 들어봤다. →미국 투자 전문가 마크 파버는 중국경제의 ‘버블’ 폭락을 예언했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몰아닥친 충격파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출부진은 내수확대로 어느 정도 극복된다. 또 정부는 실물경제가 영향을 받기 전 간헐적 자산 버블을 억제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 2007년 주식시장의 버블을 경험한 정부는 선제적이고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조정을 받더라도 폭락 가능성은 없다. →고성장의 문제는 없나. -일부노동력 과잉 문제와 철광석 등 자원의 중복투자로 인해 산업 구조조정이 필요해졌다. 정부는 철강·시멘트·제조업 등의 과잉 생산능력을 조율하는 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고성장흐름은 물가에 영향을 주겠지만 임금 인상도 어느 정도 허용되므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과열됐다. -물론 경기 과열과 통화팽창 우려도 있다. 그동안 정부는 해외 투기자본 유입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꺼려 왔지만, 중앙은행은 통화팽창에 대응해 언제 금리를 올릴지 고심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행 금리는 연 2.25% 안팎이다.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다. 최근 후진타오 주석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넓은 화폐정책’(완화책)을 갖기를 원한다.”고 말했지만 소폭 인상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더 풀어야 하나, 아니면 틀어쥐어야 하나를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은 미국과의 숨막히는 심리전이라는데. -(중국은) 객관적 경제원리가 아닌, 다른 나라의 압력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개혁·개방 30년간 노동·소비력이 크게 높아졌고 위안화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도 자연스러운 추세다. 다만 얼마나 올라갈지가 문제인데 지루하게 점진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중국식 자본주의’, ‘가족적 사회주의’라는 말이 있다. -특색 있는 사회주의라는 얘기다. 아직 공유제도를 바탕으로 마르크스주의를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삼고 있고, 기본적으로 사람을 중시한다. 풍부한 인적 자원을 적극 활용하면서 이 같은 방식이 나왔다. →극심한 소득 불균형의 해법은. -조화로운 사회에 반하는 것으로 농촌지역 거주자 8억명의 소득을 올려야 한다. 앞서 자본주의 도입 뒤 뒤틀려진 자본분배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국가가 개입해 바로잡아야 한다. →중국경제의 원동력은. -수출과 국내 소비, (정부) 투자라는 3대의 마차가 이끌고 있다. 올해도 깜짝 놀랄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제조업 주문량이 크게 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주문이 밀렸다고 한다. 농촌에선 연일 새 건물이 들어서고, 농부들도 보조금을 받고 트럭을 구입하고 있다. 수출 의존도는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다. →언제쯤 미국을 따라잡나. -보수적으로 보면 대략 2035~2040년쯤이다. ‘경제총량’을 기준으로 경제성장률을 9% 안팎으로 봤을 때다. 개인 소비수준이 미국을 따라잡으려면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바람직한가. -칭화대의 많은 한국인 유학생들이 이를 연구하고 있다. 개인적으론 긍정적으로 본다. 중국과 한국은 아직 산업구조가 달라 상호보완적이다. sdoh@seoul.co.kr
  • 부산 남구·대전 동구 빚내야 직원월급 줄 판

    이재명 성남시장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으로 전국 지자체가 시끄럽다. 경기도내 재정자립도 1위 지자체가 지불유예를 선언할 정도인데 나머지 지자체는 오죽하겠느냐는 식이다. 성남시가 공무원 봉급 삭감 등 최소한의 자구책조차 강구하지 않은 채 사실상 파산을 선언한 행태도 도마위에 올랐다. ●성남 “파산단계”… 자구책은 안 내놔 성남시는 지난 12일 판교신도시 사업을 위한 판교특별회계에서 차용해 일반회계 예산으로 사용한 돈 5200억원을 당장 갚을 능력이 안 돼 지급유예선언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돈을 줘야할 LH와 사전 협의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이재명 시장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서 ‘불요불급’한 거대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성남시는 사실상 파산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자평하면서도 공원조성과 시립병원 건립 등 이재명시장의 공약사항 이행에 쓸 예산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시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서도 공무원들의 봉급삭감이나 동결, 또는 재정의 효율적 분배 등 자구책조차 내놓지 않아 새 집행부 역시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급한 것으로 따지자면 대전 동구청이 한수 위다. 13일 동구청에 따르면 올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예산(소요예산 312억원)을 한 푼도 편성하지 못했다. 지난 2년 동안 채무는 298억원에 이른다. 전임 시장이 신청사 건립(707억원) 등 9건의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새 청사는 2008년 10월 동구 가오동에 지하 2층, 지상 12층 규모(연면적 3만 5748㎡)로 착공됐다. 청사는 2011년 4월 준공 예정이었다. 완공을 위해서는 707억원이 필요했지만, 동구청은 착공 당시 363억원만 확보했다. 나머지 사업비는 현 청사(115억원) 등 구청 소유 재산을 팔고 국비 등을 확보해 충당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자산이 팔리지 않아 사업비가 바닥났고 급기야 착공 1년 8개월 만인 지난달 20일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추가로 채권을 발행하지 않으면 올 하반기엔 공무원 월급도 못줄 형편이다. 부산시 남구청은 지난해 말 직원 인건비를 주지 못해 2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해 불을 껐다. 1995년 지방자치가 시작된 이후 지방채로 월급을 해결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시민들은 “2007년 12월 355억원을 들여 준공한 신청사(전체 면적 2만 2097㎡) 건립에 쏟아부은 돈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신청사 건립비 355억원 가운데 국비·시비 지원금을 제외하고 남구청이 89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이 돈은 2005년부터 10년간 이자를 포함해 연간 9억여원씩 갚고 있지만 남구청의 재정 압박요인이 되고 있다. ●속초 대포항 투자금 회수 못해 ‘끙끙’ 속초시도 대포항 개발에 ‘외상 공사’를 해놓고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660억원을 쏟아 부었지만 올해 330억원을 갚아야 한다. 부산시 지방채는 지난해 말 기준 2조 6678억원이다. 인천시 지방채는 지난해 말 기준 2조 4774억원으로 2008년에 비해 49.9% 늘었으며,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29.7%로 대구(예산 대비 39%), 부산(예산 대비 35%)에 이어 전국 3위 수준이다. 시는 올해 785억원, 내년 1062억원, 2012년 1313억원, 2013년 2258억원 등을 갚을 예정이다. 하지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 인천지하철 2호선 건설 등을 위해선 2조 2000억원대의 지방채 추가 발행이 불가피해 2014년에는 부채가 4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 때문에 새로 취임한 송영길 인천시장은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설을 백지화하고,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연도를 2014년에서 2018년으로 늦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해당지역 정치권 및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있다. 방만한 예산 집행에 따른 재정 파탄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전국종합·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신우파, 미국을 진창에 빠트리다

    신우파, 미국을 진창에 빠트리다

    유명 연예인 부부가 사립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등교를 중단시키고 당분간 집에서 가르치겠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홈스쿨링(가정학교)을 하는 가정이 1990년 30만명에서 현재 250만명으로 증가했다. ‘하이재킹 아메리카’(산지니 펴냄)의 저자 수전 조지는 가정학교 학생 수가 늘어난 이유가 “가정에서 제대로 창조론과 복음주의를 가르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1600만명의 신도를 가진 미국에서 가장 거대한 개신교 교파인 ‘남부침례파’의 지도자 가운데 상당수는 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것이 ‘아동학대’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한다. 어떤 목사들은 “만약 여러분이 성병이나 총기사고, 그리고 높은 10대 임신율 등 그 모든 것이 상관없다면 아이를 학교에 보내십시오.”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미국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사는 조지는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정의로운 분배를 주장하는 아탁(국제금융거래과세연합) 등의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학자다. ‘하이재킹 아메리카’는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지향하는 미국의 가치와 이상이 단 몇십 년 만에 현실정치적 신우파와 종교적 신우파에 의해 진창에 빠졌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이다. 1980년대 이후 신보수주의자들이 심각해진 빈부격차, 끝없는 전쟁, 지배계급의 탐욕 등이 뒤섞인 오늘날 미국의 절망적 상황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이러한 신보수주의자들은 자금(Money), 미디어(Media), 마케팅(Marketing), 경영(Management)을 통해 사명감(Mission)을 바탕으로 한 미국인의 사고방식을 조금씩 바꿔 왔다. 정설로 통용되는 다윈의 진화론을 아직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지 논란이 되는 나라가 미국이고 실제로 창조론을 가르칠 것을 지시한 학교이사회에 반발한 학부모들이 법정으로 간 일은 2005년에도 발생했다. 미국인의 적어도 3분의2는 스스로 기독교도라고 생각하며, 이들 가운데 4분의3은 창조론을 믿는다고 한다. 홈스쿨링을 결정한 한국의 연예인 부부가 봉사에 앞장서는 독실한 기독교도란 부분에서는 우리와 미국의 현실 세계에서 종교가 발휘하는 힘의 차이가 크지 않음이 감지된다. 한국에서도 ‘386세대’는 어느덧 그 무능함으로 조롱의 대상이 됐다. 스스로 ‘붉은색 기저귀를 찬 아기들’이라 부르며 모유와 함께 좌파 정치학을 흡수한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부시와 그의 추종자들과 한 편에 섰다. 민주당원이었다가 네오콘(신보수주의)의 대부가 된 노먼 포도레츠는 “좌파의 회전목마에 언제 올라타야 할지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언제 뛰어내려야 할지 알고 있었다.”고 비판받았다.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으로 표현되는 승자독식 시대의 그늘은 미국에서도 짙다. 기업과 금융이 지배하는 미국에서 가난한 사람은 도움을 받을 가치가 있는 동료 인간이기보다는 그들이 처한 상황을 응당 받아야 할 처지에 있는 존재일 뿐이란 것이 저자인 조지의 ‘삐딱한’ 시각이다. 게다가 전통적이고 친절하며 선량한 대부분의 미국인은 정부와 기업이 나라 안과 밖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정보와 오락의 구분이 희미해진 텔레비전을 통해서만 뉴스를 접하며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 같은 양질의 신문을 보는 숫자는 극히 제한적이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소농과 어민들에게 치명적인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때 한국은 엘리트 계층의 이익을 위해 ‘힘없는 사람들’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신자유주의는 평범한 보통 사람들을 희생하여 미국의 기업 및 금융 엘리트들의 이익을 보장해줄 뿐이란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마천루를 두바이에 건설하고 있는 삼성과 같은 초일류기업은 세계화를 열광적으로 환영하겠지만, 건설현장의 꼭대기에서 일하는 5800명의 노동자 가운데 한국인은 고작 스무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저자가 알려주는 ‘무서운’ 진실 가운데 일부일 뿐이다. 저자의 시각이 과연 균형 잡힌 것인지는 통계와 실례가 가득한 356쪽에 이르는 책을 읽고 판단할 일이다. 1만 8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 기로에 선 일본의 미래-야마구치 지로 일본정치학회 이사장

    [한·일 100년 대기획] 기로에 선 일본의 미래-야마구치 지로 일본정치학회 이사장

    1980년대 ‘일본의 시대’를 거쳐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일본은 1990년대 이후 거의 20년 동안 거품경제의 그늘에 갇혀 있다. 그동안 몰라보게 커진 중국 세력에 밀려 정치와 경제 대국의 지위마저 빼앗길 위기에 몰린 일본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정치와 경제,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8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정치를 좌지우지하던 자민당의 독주시대가 끝나고 민주당 정권이 들어섰다. 경제도 거품이 걷히고 플러스 성장의 여명이 비치고 있지만 임금삭감과 소비침체 현상이 여전하다. 중산층이 무너져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기도 하다. 세기적인 전환기에 놓여 있는 일본의 미래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일본 정치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야마구치 지로 홋카이도대 교수를 통해 일본의 정치와 경제, 사회의 미래를 조망해 본다. 야마구치 교수는 민주당의 정책자문단으로 민주당의 주요 정책을 만드는 데 깊이 관여하고 있다. 인터뷰는 2일 도쿄 신바시의 도쿄다이치 호텔에서 이뤄졌다.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번 선거가 일본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 -간 나오토 총리가 취임한 뒤 민주당 정책이 크게 바뀌었다. 야당 때는 민주당이 내세운 공약이 많이 불완전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정권을 잡은 지난 9개월간 예산 편성 때 무엇이 불충분했는지 알게 됐다. 여당이 된 뒤 정책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 뒤 단행한 세제개혁을 높이 평가한다. 이런 달라진 모습은 일본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선거에서 소비세 인상이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간 총리가 소비세 10% 인상을 발표한 뒤 내각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선거를 치르면서 소비세 인상에 대한 논쟁을 많이 벌일 것이고, 야당으로부터 공격도 수없이 받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소비세 인상은 간 총리가 선제공격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내각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보다 국민을 위해 각오한 것이다. 선거에서 악재가 될지 모르겠지만 일본의 미래를 위한 진지한 자세다. →민주당은 화려한 매니페스토(정책공약)를 제시했다. 하지만 후텐마기지 이전 문제, 아동수당 지급을 위한 재원 부족 등의 문제로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이 예상보다 빨리 물러나게 됐다. 민주당이 너무 이상에 치우친 정치를 실현하려는 것은 아닌가. -매니페스토가 이상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하토야마 전 총리의 개인적인 성격으로 인해 정책목표를 실현하는 데 실패했다. 처음 정권을 잡아 시행착오로 겪은 것이다. 간 총리의 태도는 현실적인 것으로 느껴진다. →야마구치 교수는 민주당의 ‘생활제일’ 슬로건을 제창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에 생활제일 정치가 실현될 수 있다고 보나. -정치가 뜬 구름 잡기 식이 아닌 현실적인 생활제일을 실현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야당 때는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세제개혁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조세를 높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 이것을 리드할 사람이 많지 않다. 재무성도 호의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결국 지출에 대한 의료나 연금, 간호 등 사회보장에 대한 정책을 펴나가야 하는데 간 총리가 어떻게 헤쳐 나갈지 볼 것이다. →일본이 동북아 정세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천안함 사건 이후 동북아가 ‘신냉전시대’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동북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이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자민당과 다른 길을 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한·미·일의 공조가 현실적이다. →향후 미·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나. 하토야마 정권은 결국 미국과의 관계 설정을 못해 물러난 것이 아닌가. -장기적인 테마다. 안보문제는 축소할 필요가 있다. 이 문제는 20년 정도 걸려야 해결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미국과의 문제는 당장 바꾸기는 힘들고 안될 것이다. 민주당은 외교 면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좋게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이 점이 자민당과 다르다. 일·미 변화는 당분간 어렵고 민주당은 야당이었기 때문에 외교 문제에 대한 충분한 노하우도, 인재도 없어 하토야마 정권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일본 평화헌법을 개정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전쟁 포기를 명시한 헌법 9조가 핵심이다. -가까운 시일내 개헌은 있을 수 없다. 국민투표법이 시행됐지만 헌법을 바꾸려면 중의원, 참의원 의석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보수 신당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민주당 내에서도 대부분의 의원들이 이 부분에 관심이 없다. 경제, 사회 등 국내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헌법 개정에 대한 관심을 둘 여력이 없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지나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장기 불황에 빠져 있다. 일본이 거품경제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인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경기회복의 기운이 있었다. 거품경제가 사라지는 시기로 기대를 모았다. 수출산업이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결국 국내총생산(GDP)이 하락하고, 노동법 완화 등을 통한 기업들의 이익에 문제가 생겼다. 그렇다고 GDP를 올려야 하고, 경제성장에 매진하는 게 꼭 필요한 것인지 회의가 든다. 고이즈미 정권 때 GDP는 올라갔지만 임금을 줄이고, 지방자치금을 삭감해 지금과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도요타 리콜 사태를 어떻게 보는가. 도요타 사태는 단순히 자동차 업체의 부품 결함 문제가 아니라 일본의 ‘모노쓰쿠리’(제조) 정신이 붕괴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원가절감 등의 이유로 기술부문을 해외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국내 현장에서 숙련된 노동자들이 갖고 있던 고품질을 유지하지 못해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본다. 대학교도 종신고용보다 비상근 교수들이 많아졌다. 이런 고용 문제가 도요타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다. →일본은 양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억 총중류’(總中流)가 깨지고 ‘워킹푸어’(Working Poor·근로 빈곤층)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분배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노동법이 완화됐지만 일본 노동자의 3분의1이 정사원이 아니다. 충분한 임금을 주어야 하는데 민간기업이 반대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다. 노동자가 주 40시간 일하고 최저 임금을 받을 경우 생활보호 대상자보다 적은 돈을 받는다.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주택·의료·고용·노후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특히 주택을 적절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당장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예를 들어 13~14만엔의 최저 임금을 받는 부부가 맞벌이를 해서 아이들을 대학까지 보내려면 너무 힘들다. 일본에선 교육비가 너무 비싸다. 특히 젊은 부부의 경우 자녀를 보육원에 맡겨야 하는데 보육원 시설이 너무 열악하고 숫자도 너무 적다. →일본의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데. -당장 뾰족한 묘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젊은이들이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20~30년 전만 해도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만 하면 안정권에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젊은이들을 정부가 지원해 줘야 한다. 그런데 해당 재원을 노인층으로부터 끌어내야 하는 탓에 상당히 어렵다. 60~70대들은 일본의 고도 성장기에서 일을 한 사람들로 연금과 퇴직금을 비교적 풍부하게(평균 매달 20~30만엔 수령) 받고 있다. 상속세를 크게 늘리고, 금융자산에도 과세를 해서 그러한 재원으로 젊은이들을 지원하는 게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올해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인 발표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총리의 담화 등이 가능하다고 본다. 간 총리는 외교에 대해 잘 몰라 이 분야에 대해서는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에게 많이 의지한다. 센고쿠 장관은 동아시아 교류에 진력해 왔기 때문에 무엇이든 준비할 것으로 알고 있고, 한국 입장에서는 기대를 해도 좋다고 본다. →차기 100년을 향해 일본이 한국에 할 수 있는 일은. -일본 지도자가 불행했던 과거사에 대한 사죄를 한 다음에 21세기를 위한 동아시아시대를 만들어 나가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중학교 1학년부터는 주 1시간만이라도 한국어를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만 양국이 더 가깝게 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다. 지방 참정권은 우파의 반대가 너무 커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해결하기엔 엄청난 정치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해결될 것으로 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서울 구청장 새꿈새구정⑤] 이동진 도봉구청장 “서울시 복지區 만들겠다”

    [서울 구청장 새꿈새구정⑤] 이동진 도봉구청장 “서울시 복지區 만들겠다”

    “주민 참여가 지방자치의 근간이다. 조례 개정으로 주민들의 건강한 목소리를 담아 내겠다.” 이동진(50) 서울 도봉구청장은 5일 구청장의 권한을 줄이고 주민의, 주민들을 위한, 주민들에 의한 구정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4년 전 선거에서 고배를 마시고 재수에 성공한 그는 “주민의 자치 역량을 키우는 데 전념하겠다. 지금까지 주민 참여가 통·반장, 직능단체 회원으로 이뤄져 양식 있는 주민들의 참여가 전무했다.”면서 “비판 의식을 가진 주민들이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에 참여해 구정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자치역량 강화를 1차 과제로 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나아가 주민참여 예산제 등 다양한 형태로 주민이 구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참여로 투명하게, 복지로 행복하게’라는 민선 5기 캐치프레이즈처럼 주민들이 신명 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상명하복 지양… 공직사회 새바람 이 구청장은 도봉구 행정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른바 ‘행정 스타일 변화, 공직사회 풍토 바꾸기’다. 그는 “구청 직원들 간의 관계, 주민을 대하는 태도가 지극히 관료적이다 보니 직원 스스로 일하는 문화가 사라졌고 주민이 주인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변화’의 시작은 상명하복의 관료주의, 경직된 공직문화 바꾸기다. 그는 “주민들이 사랑방처럼 찾아야 하는 구청장실 앞에 제복을 입은 경비가 지키고 모든 출입구가 막혀 있다. 또 나이 많은 국·과장들이 구청장에게 90도로 인사하는 경직된 문화도 바꾸겠다.”면서 “이렇게 분위기가 바뀌면 특히 젊은 직원들 아이디어를 조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직급을 떠나 구청장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이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구청장은 “장기적인 도봉구 발전 계획 없이 주먹구구식, 땜질식 지역개발로 도봉구 곳곳이 멍들었다.”면서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생각하는 도봉구의 미래는 ‘도봉산이라는 천혜의 자연자원을 활용, 도봉구를 환경친화적인 관광지로 특화’하는 것이다. 이 구청장은 자연환경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연을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아토피 등 다양한 건강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연치료시설인 ‘산림테라피단지’ 유치를 꼽았다. 그는 “도심에서 가까운 산이라는 이점을 살려 ‘치유의 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주변에 숙박시설 같은 인프라 조성 등을 포괄하는 도봉산 종합 발전계획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도봉 발전을 위해서는 서울시가 진행 중인 몇몇 사업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우선 동부간선도로 확장공사의 경우 “설계와 교통영향평가에서 F점을 받을 만큼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 이 구청장은 “도봉구를 지나는 구간만은 도로 확장보다 지하화하는 것이 지역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면서 이를 서울시에 강력히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市에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요청할 것 신설~우이 간 경전철 사업도 “당초 계획된 방학동까지의 경전철 구간이 수익성을 이유로 축소된 것”이라면서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에 초점을 맞춰 공공재원투자 비율을 높여서라도 당초 계획대로 방학동까지 개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산 재분배를 통해 ‘복지’ 강화에도 나선다는 복안이다. 그는 “2500억원의 예산 중 사업비로 쓸 수 있는 돈이 200억~300억원뿐인 현실을 감안, 예산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로포장과 같은 선심성 예산을 줄이고 복지예산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 구청장은 “취약계층을 돕는 좁은 의미의 복지라기보다는 무상급식과 같은 넓은 의미의 복지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면서 “모든 주민이 최소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복지 부문의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또 도봉구에서 초·중·고에 다닌 아들을 둔 이 구청장은 곽노현 서울교육감의 ‘혁신학교’를 유치하겠다고 했다. 그는 “경쟁을 유발하지 않고 창의성에 기반을 둔 혁신학교가 초기에 잘 정착될 수 있게 지원하고, 지역 내의 명문학교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김근태 전 국회의원 보좌관을 하면서 정치권에 입문했다. 깨끗하고 강직한 이미지로 4대 서울시의회 의원을 거치면서 정치와 행정을 두루 거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려대 영문학과를 16년 만에 졸업했을 정도로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던지는 스타일이다.
  • 유럽 飛上 남미 침몰

    유럽 飛上 남미 침몰

    준비된 팀이 화려한 개인을 이겼다. 강한 조직력을 앞세운 네덜란드와 독일이 남아공월드컵 우승후보로 꼽히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차례로 격파했다. 이로써 모두 5개 나라가 본선에 진출, 조별리그에서 한 팀도 탈락하지 않고 16강의 한 자리씩을 차지했던 남미는 우루과이만을 남겨둔 채 4강 문턱에서 무너졌다. 남미팀들은 8강까지 선수 개개인의 뛰어난 기술과 공격재능으로 두터운 수비망을 구축한 상대팀들의 문전을 허물었다. 특히 각각 카카(레알마드리드)-호비뉴(산토스)-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시티)-곤살로 이과인(레알마드리드)의 ‘3각편대’를 내세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은 어떤 상대를 만나도 그 위력을 발휘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를 했던 네덜란드와 독일이 이런 예상을 완벽히 뒤집었다. 이번 대회에서 화려한 공격축구를 버리고 ‘실리축구’로 우승을 노렸던 브라질은 3일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더 준비한’ 네덜란드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브라질이 첫 골도 넣었고, 경기도 잘 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운이 좋았고, 똑똑했다. 네덜란드는 ‘적절한’ 파울로 공격에 나선 상대 미드필더들과 수비수들의 신경을 자극했다. 브라질은 후반 23분 역전골을 내준 뒤 네덜란드의 지능적인 경기운영에 말려들어 수비수 펠리피 멜루(유벤투스)를 퇴장으로 잃었고, 승부는 네덜란드로 기울었다. KBS N 스포츠 박찬하 해설위원은 “네덜란드가 다혈질의 브라질을 잘 공략했다.”면서 “적절한 교체카드가 없는 브라질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네덜란드에 운이 따랐고, 경기의 세밀한 부분까지 준비가 잘 됐다.”고 분석했다. 또 “브라질이 ‘자신들의 축구’를 했던 반면, 네덜란드는 ‘맞춤형 축구’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4일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의 독일-아르헨티나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6강까지 승승장구했던 아르헨티나는 전술적 변화 없이 개인기에 의존해 경기를 풀어갔고, 독일은 준비된 협력·블록수비로 메시-테베스-이과인을 막았다. 또 유효슈팅 6개 가운데 4개가 골망을 흔들 정도로 독일의 상대 위험지역에서의 패스플레이는 정교했고, 골 결정력이 높았다. 전반 3분에 터진 토마스 뮐러(바이에른뮌헨)의 골을 시작으로 독일은 세트피스 상황마다 약속된 플레이를 선보였던 반면, 아르헨티나는 직접 슈팅만 남발했다. 준비한 독일 요아힘 뢰프 감독과 준비없는 아르헨티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대목이었다. 전방에서 공을 분배하는 메시는 3~4명의 장신 수비수들에게 포위됐고, 메시를 돕는 공격의 협력 플레이도 없었다. 메시와 테베스는 오직 자신의 발재간에 의존해 수비벽을 뚫으려다 번번이 막혔고, 경기 막판 수비조직력까지 무너지면서 독일에 0-4로 대패했다. KBS 한준희 해설위원은 “독일은 이번 월드컵에서 상대 진영에서 위협적인 패스플레이로 골 결정력이 높아, 유럽팀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재능이 강한 면모를 보였다.”면서 “기존의 수비조직력에 공격조직력까지 갖춘 막강한 독일을 만났지만, 마라도나 감독은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뒤지는 상황에서 마냥 공격수를 투입한다고 공격이 좋아지는 것이 아닌데 마라도나 감독은 준비도, 판단도 제대로 못했다.”고 평가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고전톡톡 다시읽기] SF 소설 창시자 웰스의 ‘타임머신’

    [고전톡톡 다시읽기] SF 소설 창시자 웰스의 ‘타임머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나오기 전인 1885년. 허버트 조지 웰스(1866~1946)는 빠른 속도로 시간을 여행하는 기계를 상상했다. 이 기계의 이름이 바로 타임머신이다. 웰스에게 공상과학(SF) 소설 창시자라는 수식어를 안긴 소설 제목이기도 하다. 그는 시간 차원으로의 여행이 가능하다는 사고전환에서 조금 더 밀고 나아가 당시 영국 사회의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 사이의 갈등이 지속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질문한다. ●두 종족으로 진화한 인류 시간여행자는 자신이 발명한 타임머신을 타고 80만 2071년 후의 세계에 도착해 지구 역사의 막바지에 다다른 인류의 모습을 목격한다. 80만년 후의 인류는 두 가지 종족으로 진화해 있다. 시간여행자가 처음 만났던 종족은 엘로이족이다. 그들은 120㎝ 정도의 키에 가냘프고 우아한 목소리를 지니고 있으며, 노동을 하지 않고도 아무런 걱정 없이 지상에 살고 있다. 엘로이족이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도 지낼 수 있는 것에 의문을 품고 있던 시간여행자는 잃어버린 타임머신을 찾아다니다가 지하에 숨어 살고 있는 몰록족을 만나고서야 의문을 해결한다. 몰록족은 회색빛이 도는 붉고 큰 눈을 가졌으며 머리카락은 담갈색이고 피부는 차갑다. 지하에서 생활하면서 엘로이족과 다르게 진화한 몰록족은 인류의 한 종족임을 인정하기 힘들 정도로 추악한 겉모습을 지니고 있으며, 엘로이족을 잡아먹는 야만적 습성을 지니고 있다. 시간여행자는 추측한다. 지상의 종족을 위해 노동을 하던 몰록족은 지하에서 나름의 방식대로 적응해 나갔으나, 어느 순간 두 종족 사이에 단절이 생겨났을 것이며 식량이 부족해진 몰록족은 엘로이족을 먹이로 삼게 된 것이라고. 인류의 과학기술과 문명이 거의 완벽한 수준에 도달한 이후를 그려낸 것 치고는 ‘타임머신’에 등장하는 인류의 모습은 암울하고 비극적이기 짝이 없다. 훨씬 더 건강하고 재미난 미래를 상상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왜 그토록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묘사했던 것일까. ●계급 간 갈등이 빚어낸 디스토피아적 전망 “지금 현재도 가난한 노동자들은 땅 위의 자연적 환경으로부터 사실상 격리되어 살아오고 있지 않은가? 부유한 자들은 더 좋은 교육을 오랜 기간 받으려 하고 있고, 화려한 생활을 부추기는 여러 가지 것들이 있으므로 그러한 격차는 점점 커져 갈 것이다. 이로 인해 이들 두 계급 간의 소통은 더욱 어렵게 되고, 또 생물학적 분화를 막아줄 이들 상호간의 결혼도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그렇게 땅 위에서 가진 자들이 쾌락과 안락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동안, 땅 아래에서는 가지지 못한 노동자들이 노동 환경에 맞게 적응해 나가는 것이다.” 시간여행자가 경험한 미래는 연대와 소통으로 이루어진 조화로운 세계가 아니었다. 80만년 후의 세계는 자연 뿐 아니라 인간이 이루어 놓은 문화와 정신까지 말살된 세계이다. 암울한 미래의 모습을 통해 시간여행자는 자연스럽게 자신이 살고 있던 시대의 문제점을 떠올린다. ‘부유한 소수의 사람들이 많은 땅을 소유하고 울타리를 막아 사람들의 출입을 막는 등의 배타적인 경향’과, ‘보기 좋지 않은 문명 활동을 지하공간에 활용하려는 경향’이 두 종족의 분화를 부추긴 것이다. ‘타임머신’이 출간되고 100년이 지난 지금, 경제환경이나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이러한 경향은 훨씬 복잡해지고 있다. 100년 전, 부(富)의 가치가 땅이었다면 현재는 눈으로 확인 불가능한 금융이나 주식 등의 다양한 형태로 뒤바뀌었다. 생활수준이 나아지고 많은 사람들이 금융이나 주식을 갖게 되면서 적절한 부의 분배가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최고층과 최하층의 소득격차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더욱 난감한 사실은 명확해 보이던 두 계급 간 구분이 점점 더 확인 불가능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 이들을 두 계급 중 어디로 분류해야 할까. 자영업자 역시 두 개의 계급 중 하나에 끼워넣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대기업 연봉자나 공무원들은 밤늦게까지 야근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새벽이나 밤늦게까지 외국어 강좌를 들으면서 자신을 혹사시킨다. 자영업자 역시도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실상은 극소수의 최고 계급을 위해 자신의 일생을 투여하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시간여행자가 생각했던 것처럼 노동자와 자본가 계급이 각각 지상의 영역과 지하의 영역으로 들어가 생활하는 모습은 아직까지 진행되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이주여성이나 비정규직 노동자처럼 노동의 영역에서마저 쫓겨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시간여행자가 짐작했던 것보다 문제는 훨씬 심각해진 셈일지도 모른다. 도시와 과학기술의 발달, 그리고 사람들의 욕망에 따라 도시는 끊임없이 개발되고 보기 좋게 세탁된다. 노동의 영역에서 쫓겨난 사람들, 개발을 이유로 도시 밖으로 쫓겨나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된 사람들이 이 시대의 몰록족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웰스는 참혹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인다. “문명의 발전이란 부질없이 쌓아 놓은 것에 불과하며, 마침내는 문명을 세운 사람들 머리 위로 무너져 내릴 것이라는 게 그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미래는 여전히 공란으로 남아 있는 미지의 세계이다. 미래는 시간 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에는 모두 담을 수 없을 만큼 광대한 미지의 세계인 것이다.” 타임머신이라는 SF 용어를 탄생시킨 주역으로서 웰스는 SF소설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SF소설을 통해 단순히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타임머신’을 통해 미래의 시간 속에서 그가 살고 있던 당시 영국 사회의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 현재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우리의 미래는 웰스가 생각했던 디스토피아보다 훨씬 더 비극적 결말로 내닫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웰스가 덧붙인 것처럼 미래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미지의 세계이다. 이 공란의 미지의 세계를 어떻게 채울지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몫일 것이다. 박혜선 영상글밭 사하 연구원
  • “월드컵보도 심층분석·재미 돋보여”

    “월드컵보도 심층분석·재미 돋보여”

    30일 본사 6층 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 제37차 회의에서는 남아공월드컵 관련 기사에 대한 분석·평가가 주를 이뤘다. 다문화 가정과 관련된 기획기사와 문화 캠페인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스포츠와 문화’를 주제로 열린 회의에는 위원장인 김형준 명지대 교수를 비롯해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이청수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김형진 변호사, 이영신 이화여대 학생 등이 참석했다. 서울신문에서는 이동화 사장, 이목희 편집국장, 황진선 문화홍보국장, 서동철 편집국 부국장, 김영중 체육부장, 이경숙 편집2부 차장 등이 함께했다. ●‘울지마, 4년 뒤 더 행복할’에 가슴 찡 이문형 위원은 “스포츠는 액티브하기 때문에 신문의 한계가 분명하다.”면서도 “월드컵 기록실을 마련해 전체 일정을 알아보기 쉬웠고, 심층적인 분석기사가 돋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어떻게 돈을 벌어서 분배하는지 등 흥미유발 기사도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이영신 위원은 “1면에 월드컵 록밴드인 트랜스픽션 인터뷰를 실은 것이나 큰 사진과 함께 파격적으로 편집했던 부분이 참신했다.”면서 “칼럼이나 ‘월드컵 비타민’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해 준 노력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제목에 과도하게 희망을 불어넣은 것이나, 애국심을 너무 강조했던 점, 군사용어가 많았던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청수 위원은 “박지성의 사진과 ‘울지마, 4년 뒤 더 행복할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이 1면에 나왔는데, 가슴이 찡했다.”면서 “2010년 월드컵의 사회학은 2002년과의 차이를 다뤘다. 국민의식 성숙도와 관계된 건데 서울신문이 잘 정리했다.”고 말했다. 김형진 위원은 “월드컵과 관련해 1면 톱기사 큰 제목으로 뽑은 게 5~6회 되는데 단일 스포츠로 굉장히 파격적인 대접이다.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내용을 기사로 충실하게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김형준 위원장은 “2002년 4강 전력과 이번 전력을 체계적으로 비교분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정치적 효능감을 가졌다. 사회학자, 심리학자, 정치학자, 스포츠 전문가 등이 모여서 월드컵 좌담회를 하는 건 어떨까.” 제안했다. ●“문화사각지대 해소 캠페인 주도하길” 김형준 위원장은 “문화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기업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빈곤층에 좌석을 할당하는 캠페인을 서울신문이 주도하는 것은 어떨까.”라면서 “서울신문의 특성을 살려 66개 기초단체장별로 문화의 질을 조사해 지역별 문화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형진 위원은 “월요일마다 연재되는 ‘고전 다시읽기’는 필자에 따라 초점과 동떨어진 얘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인문학과 고전을 소개한다는 기본 취지에 맞게 진지하고 소박한 글쓰기를 주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청수 위원은 “방송계 결산이 적절했다. 일정한 기간을 두고 자주 정리해 주면 좋겠다. 또 방학이 시작되는 만큼 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볼 수 있는 공연이나 전시안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에 더 관심을”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형준 위원장이 “다문화 가정은 사회통합에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동화 사장도 “다문화 가정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차별이 누적되면 결국 폭발할 텐데, 다른 신문과 차별화해 보도할 방침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목희 편집국장은 “월드컵 보도방향은 ‘젊게, 감동적으로 가라. 다소 과장해도 된다.’는 거였다. 덕분에 광고카피 같은 멋진 제목이 나왔다.”면서 “우리 신문이 딱딱한 느낌이 있어서 튀어 보려는 일환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화 사장은 “월드컵은 본질적으로는 스포츠지만, 정치적·사회적 이벤트인 만큼 충분히 지면을 할애했다.”면서 “위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잘 정리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CEO 칼럼]전략 경영의 힘/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

    [CEO 칼럼]전략 경영의 힘/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

    2008년 취임 이후 필자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강조한 말은 ‘전략’이었다. 기존의 주간·월간·분기 ‘경영회의’를 각각 주간·월간·분기 ‘전략회의’로 이름을 바꿨으며, 월 초마다 직원들을 만나는 월례조회에서 우리 조직을 전략 집중형 조직으로 전환하자고 거듭 강조해 왔다. 전략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기존의 틀을 깨고, 일하는 방식과 기업문화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싶었다. 그냥 열심히 할 것이 아니라 흔히 말하는 전략적인 사고를 통해 일상업무 속에서 우리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되새겼으면 하는 욕심에서였다. 그것이 다름아닌 전략 경영이고, 필자는 그 힘을 믿고 있었다. 최근 한 보고서에서 173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한 P&G의 사례를 접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 그들의 생존을 이끈 핵심 요소는 “고객의 삶을 향상시키고 감동을 주는 것”이라는 기업의 명확한 존재 목적이라고 하는데, 이 목적을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과 목적에 집중한 실행, 목적을 고무시키는 문화가 지금까지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또 그들의 전략에는 직원들이 어디서 경쟁하고, 어떻게 이길 것인가 하는 방향이 분명하게 제시돼 빛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였다. 전략경영의 핵심은 바로 그런 것이다. 직원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명확한 목적과 목표를 제시하고, 그들이 늘 회사의 방향과 전략이 함께 뛰게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의 성공에는 단순한 ‘경영 전략’이 아닌, ‘전략 경영’이 반드시 필요하다. 회사의 비전과 전략적 목표를 모든 구성원이 효율적으로 소통하고, 또 그 결과를 서로 원활하게 피드백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전략적인 경영이라 함은 기업의 운영시스템과 전략시스템의 완벽한 통합을 의미하는 만큼 체계화된 시스템 구현 또한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필자는 전사적 자원의 전략적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SEM(Strategic Enterprise Management) 시스템’을 서둘러 도입한 바 있다. 경영의 툴이 변화하는 만큼, 경영시스템도 전략목표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선진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SEM 시스템은 전 구성원들이 자신의 업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PDCA (Plan, Do, Check, Action) 간의 유기적인 경영을 가능하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다. 전사의 전략 목표를 하위 조직으로 합리적으로 분배한다는 것이, 또 전략 과제별로 모든 업무를 지표로 설정해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 영 익숙하지 않았다. 전사 직원들이 한 몸처럼, 전사의 모든 업무가 톱니바퀴처럼 잘 짜여져 돌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었고 소통을 위한 많은 설득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점차 SEM 시스템이 회사에서 자리를 잡아갈수록 회사의 목표와 전략이 각 실무 조직에 계단식으로 전달되는 데 효과적이었다. 실제로 모든 전략이 빠르게 실행되고, 직원들이 전략적인 관점에서 업무를 추진하게 됐다. 기존에는 직원들이 자신이 속해 있는 작은 조직 안에서 수직적으로 주어지는 역할에만 매달렸다면 이제는 임원, 처·실장뿐 아니라 팀장, 팀원까지 모두 회사의 전체적인 전략 목표 아래 유기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익숙하게 됐다. 지금 내가 회사 전체의 목적과 발전의 어느 부분을 맡고 있는 것인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인식하게 된 것이다. 기업의 명확한 목적은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한다. 그리고 그 명확한 목적은 직원들을 신바람나게 하고, 기업의 전략경영을 발전시킨다. 전략경영이 한 기업에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조직과 구성원들이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용기가 전제돼야 한다. 그리고 결과를 직원들이 체험하고, 성과를 공유할 때 전략 경영의 힘은 배가될 것이다.
  • [2010 한국전쟁 60년 화해의 원년] 戰場에 핀 ‘화해의 꽃’

    [2010 한국전쟁 60년 화해의 원년] 戰場에 핀 ‘화해의 꽃’

    “동생, 전부 살려내야 하네.” 1950년 7월 충북 영동 용산면 지역 유지였던 김노헌(당시 39세)씨는 용산지서장 백남길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는 국민보도연맹원을 절대로 죽여서는 안 되네. 꼭 살려야 해.” 이미 영동경찰서의 지시로 특무대에 인계한 보도연맹원 10여명이 사살됐고, 50여명이 추가로 가마니 창고에 갇혀 있는 상태였다. 백 지서장은 망설였다. “자네도 알지 않는가. 토지를 무상으로 분배해 준다니까 도장을 찍어준 것이지, 이 사람들은 좌익에 물든 게 아니야.” 호형호제하던 김씨의 끈질긴 설득에 백 지서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특무대가 보도연맹원을 인수하려고 트럭을 몰고 마을로 들어왔다. 지서에서 기다리던 김씨는 “젊은 분들이 고생이 많은데, 시원하게 목이나 축이시죠.”라며 대원들을 집으로 데려갔다. 마을 집집에서 모은 닭 19마리를 아내 김춘옥(당시 26세)씨에게 주며 삶으라고 했다. “닭을 처음 잡아 봐서 부들부들 떨며 닭 모가지를 비틀었다.”고 아내는 당시를 회상했다. 대원들은 오랜만에 닭 안주에 막걸리를 실컷 마시고 취해 갔다. 술자리에서 몰래 빠져나온 김씨는 보도연맹원이 갇혀 있던 가마니 창고로 갔다. 문을 따주고는 “얼른 집으로 가게. 여기 있으면 다 죽어.”라고 속삭였다. 갇힌 사람들이 도망가는 동안 그는 창문 하나를 부쉈다. 보도연맹원이 그곳으로 탈출한 것처럼 속임수를 쓴 것이다. 덕분에 50여명이 살아났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위원장 이영조)는 민간인 학살을 막아낸 ‘한국전쟁의 쉰들러’ 19명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은 전국에서 발견됐고 김씨 같은 마을 유지나 면장, 경찰서장, 지서장이었다. 전쟁 상황이라 대부분 처벌을 면했지만, 일부는 연행돼 조사를 받거나 헌병대에서 총살당하기도 했다. 목숨을 구한 민간인은 대부분 보도연맹원이었다. 보도연맹은 1949년 6월4일 정부가 좌익인사의 교화와 전향 목적으로 결성한 관변단체. 전쟁이 발발하자 정부는 장차 북한에 동조하거나 정부에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해 보도연맹원을 연행했고, 전황이 불리해지자 후퇴하기 전 이들을 집단 학살했다. 서울에서 후퇴한 영등포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7월29일 경남 합천군 가회면 보도연맹원 366명을 초등학교로 소집했다. 허모(당시 39세) 면장은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걸 직감했다. 그는 학교 운동장으로 달려가 “일을 시키는 것도 좋은데 지금은 저녁이니 밥을 먹어야 하지 않느냐.”며 경찰에 사정했다. 다시 모이도록 자신이 책임지겠다고도 약속했다. 보도연맹원이 풀려나자 허 면장은 교문 앞에 서 있다가 “멀리 달아나라.”고 귀띔해 줬다. 경남 김해군 한림면(당시 이북면)에서는 보도연맹원 수십명이 120여평 농협창고에 감금됐다. 최대성(당시 44세) 면장이 학살을 막으려고 경찰을 설득했지만 쉽지 않았다. 최 면장은 우익단체인 대한청년단 단장을 하던 동생 최대홍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동생은 갇혀 있던 젊은 사람들을 모두 대한청년단에 가입시키고, 나이 든 사람은 창고 뒤로 빼냈다. 진실화해위가 김해군 희생자로 확인한 272명 가운데 한림면 거주자는 그래서 4명뿐이다. 이들은 육군 정보국이 직접 연행한 사람들이었다. 진실화해위는 “당시 보도연맹원을 풀어 주거나 도피시키는 것은 목숨을 건 조치였다.”면서 “생사의 갈림길인 전장에서 피어난 미담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시론]‘아동이 행복한 나라’ 위한 저출산 대책을/이영환 전북대 아동학과 교수·한국보육지원학회장

    [시론]‘아동이 행복한 나라’ 위한 저출산 대책을/이영환 전북대 아동학과 교수·한국보육지원학회장

    2009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73명에 비해 크게 낮은 1.15명으로, 이제 초저출산 국가로 들어서고 있다. 특히, 주출산 연령인 20-34세의 여성 인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출산율 감소는 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제2차 저출산 기본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저출산 현상의 원인을 분석해본 결과, 일과 가정의 양립 곤란, 자녀양육비용의 부담, 고용불안정의 증대 등 경제·사회·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저출산 현상은 한정된 자원을 합리적으로 분배하여 최적의 결과를 얻기 위한 젊은 부모들의 전략적 선택 결과로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젊은 부모들이 전략적으로 출산을 선택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할 일이다. 저출산 해소 방안을 마련함에 있어 OECD 국가들 중 전통적 가족중심의 양육시스템을 강조하는 국가들(이탈리아·독일·일본·한국)은 출산율이 낮지만, 모성보호수준이 높고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국가들(프랑스·스웨덴)은 출산율이 높다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한다. 특히, 출산율이 1명에 가까웠던 스웨덴과 프랑스가 아동양육에 유리한 가족·사회 환경조성과 양육비용 부담완화를 위한 적극적 재정 투자를 통해 각각 출산율 1.9명과 2.0명을 달성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두 나라의 제도를 간략히 살펴보면, 프랑스는 임신 시점부터 자녀의 취학까지 생애주기에 따른 약 30가지의 가족 관련 수당으로 양육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공적 보육시설의 이용비용을 국가가 적극 지원(3세 미만은 비용의 50%, 3~6세는 전액 지원)한다. 스웨덴은 높은 육아휴직 급여와 아버지 육아휴직 할당제 등 육아휴직 활성화 정책을 통해 부모가 직접 아이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서, 보육서비스는 공보육이 90%를 담당(부모가 부담하는 비용은 9% 수준)하고 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 맞벌이 부부의 22%가 자녀 양육을 처가 또는 친정에 의존하고 있다는 최근의 뉴스보도를 접할 때, 이들이 출산 지연 또는 출산 포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결국, 보육시설에서 제공되고 있는 보육서비스의 비용이나 품질이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하고, 이로 인해 부모들의 자녀양육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이런 측면에서, 보육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뀔 필요가 있다. 여성의 노동력 확보를 위해 보육시설 확충에 치중했던 정책에서 벗어나 아동발달을 고려한, 아동이 중심이 되는 보편적 보육을 실천하여야 한다. 최근 각국의 아동정책은 영유아 대상 보육, 유아교육을 영유아와 부모 그리고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 환경의 질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동이 행복한 나라’를 비전으로 설정하고 있다. 특히 영아기는 자녀 양육에서 자원 활용이 가장 제한된 시기일 뿐 아니라 육아비용이 가장 높기 때문에 영아기 육아지원을 위한 재정 투자가 대폭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 보육정책도 이를 참고해서 보육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지원 확대는 물론, 영아기에는 부모가 자녀를 돌볼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하루 8시간 이상을 보육시설에서 지내는 영유아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보육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 특히, 영아기의 안정적인 애착 형성의 중요성과 최근 뇌 발달 연구를 고려할 때, 우수한 전문 인력이 사명감을 가지고 영아보육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아동은 우리 사회의 현재이자 미래이다. 아동기의 중요성과 아동의 권리에 대한 인식을 높여 아동과 양육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야말로 저출산 대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자녀 양육 비용 경감, 사회·직장환경 조성과 보육환경 개선 등을 모두 고려하는 전방위적인 종합 대책이 강구되기를 바란다.
  • 강타 “내년 상반기쯤 H.O.T. 재결합”

    강타 “내년 상반기쯤 H.O.T. 재결합”

    1990년대 후반 최고의 인기 아이돌 그룹 H.O.T. 멤버 강타가 “곧 팀이 재결합하게 될 것 같다.”고 깜짝 발표해 화제다.강타는 지난 24일 ‘KANGTA ASIA TOUR 2010 in Beijing’ 콘서트에 앞서 베이징 우커송 체육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음해 상반기 H.O.T. 재결합 할 계획이 있다.”고 말해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강타는 “토니 안이 9월 제대하고 이재원 역시 다음해 상반기 제대한다.”면서 “그들이 제대하는대로 재결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이어 그는 H.O.T. 멤버들의 최근 근황에 대해 언급하며 “최근 토니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다섯 명이 다시 한 번 활동을 할 계획은 예전부터 항상 가지고 있던 생각”이라고 밝혔다.이에 대해 팬들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H.O.T.가 다시 돌아오다니 정말 꿈만 같다.”, “지금 들어도 좋은 노래들 뿐, 정말그리웠다. 전설의 그룹”, “보고싶었다. 콘서트 한다면 아기 업고 간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기쁘다.” 라며 열렬히 환영했다.한편 문희준 장우혁 토니안 강타 이재원 등 다섯 멤버로 구성된 H.O.T.는 지난 2001년 수익분배 문제 등으로 해체된 바 있다.사진 = SM엔터테인먼트서울신문NTN 김민경 인턴기자 cong@seoulntn.com
  • [열린세상] 기로에 선 중국 노사관계/이문형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기로에 선 중국 노사관계/이문형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루이스 전환점(Lewis Turning Point). 요즘 중국 경제학자들이 자주 인용하는 용어 중 하나이다. 농촌의 저렴한 인력 활용이 어려워지면서 임금, 물가가 오르고 성장세는 둔화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일본에서 춘투(春鬪)가 성행하였고,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한국에서 노사분규가 극심하였듯,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도 노사분규로 극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근로자 연쇄자살과 노사분규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회사가 있다. 폭스콘이다. 세계 500대 기업 중 하나인 타이완 홍하이(鴻海)정밀의 중국 현지법인으로 1988년 중국에 진출한 이래 11개 공장에서 80여만명의 근로자들을 채용하고 있다. 전형적인 EMS(전자위탁생산) 업체로 애플의 아이폰, 델 컴퓨터, 노키아 휴대전화 등을 생산하면서 매출액이 1996년 5억달러에서 2009년에는 640억달러로 급성장하였다. 중국 수출 성공의 단면을 보여주는 곳이다. 그런데 바로 폭스콘의 선전(深?)공장에서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무려 13차례에 걸쳐 연쇄자살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국 전역으로 노사분규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또한 폭스콘이 6월 한 달 동안 인상한 임금 폭은 지난 10년간 인상한 폭과 동일한 수준이며, 올 10월에는 또 다시 거의 두 배 수준의 임금인상을 약속하고 있다. 당연히 폭스콘의 파격적인 임금 인상 조치는 중국 전역에 임금 인상 러시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기까지 폭스콘의 독특한 노무관리 방식도 책임이 크지만 중국 노동환경이 갖고 있는 구조적인 특성도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 타이완계 폭스콘, 일본계 혼다자동차, 한국계 성우하이텍 사례에서 보듯 지금 노사분규가 진행되고 있는 공장들은 대부분 외자기업들로, 고용 여건이나 임금 수준이 중국계 기업들에 비해서 결코 뒤지지 않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유독 외자기업들에만 노사분규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가. 단순한 인금 문제만이 아닌 외자기업들의 독특한 고용 현실 때문이다. 주로 노동집약적 수출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외자기업들은 소위 농민공들을 대거 고용하고 있다. 폭스콘은 선전의 두 곳 공장에 무려 42만명의 농민공들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 농민공은 모두 회사 내 기숙사에 집단 거주한다. 군대 내무반처럼 수십명이 한 방에서 기거하면서 하루 종일 집단생활을 한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폭스콘은 군대식 관리방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아예 신입직원 선발시 군대식 집단 훈련을 통과한 인력만을 채용하기도 한다. 계획경제 하의 배고픈 시절을 겪으면서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어떠한 잔업도 마다하지 않던 농민공 1세대들과 풍요와 개인주의를 맛본 바링허우(80後)의 농민공 2세대들은 노동관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잔업수당보다는 여가를, 단체 기숙사보다는 혼자만의 공간을 갈구하는 20대들은 하루 15시간의 장시간 노동과 병영식 내무반 생활에 염증이 나 있다. 따라서 근로조건 전반에 걸친 근본적 개혁 없이는 노사분규를 진정시키기가 구조적으로 어렵게 되어 있다. 중국 정부의 소득분배정책과 노조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신노동계약법도 노사분규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축된 수출 대신 내수를 진작시키기 위해 각급 지방정부들은 경쟁적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있다. 전국의 31개 성·시 중 올해 들어 지금까지 17개 성·시가 최저 임금을 인상했으며, 후난성의 27.8%를 최고치로 전국 평균 인상률은 17%에 달한다. 근로자들의 연쇄자살 사태 등 저임금 바탕의 조립가공형 수출방식이 한계에 달하고 있음을 폭스콘 사태는 말해준다. 폭스콘 사태를 결코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볼 수 없는 것도 우리 처지이다. 중국에 진출한 2만여개의 우리 기업들 대부분이 폭스콘과 유사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노무관리의 현대화와 함께 중국 진출 전략과 관리 전반에 걸쳐 철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의 신노동계약법을 충분히 숙지해 사전에 노사분규를 예방함은 물론 저임에 의존한 성장모델에서 조속히 벗어나야 한다.
  • 李 법무 “MB가 ‘한명숙 무리한 수사’ 질책”

    李 법무 “MB가 ‘한명숙 무리한 수사’ 질책”

    이귀남 법무장관은 21일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을 잘못 핸들링해서 국정운영이 어렵다.”는 질책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받았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질책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추궁하자 “언젠가 들은 것 같다.”고 시인했다. 여야는 이날 18대 국회 후반기 들어 처음 가동된 12개 상임위원회에서부터 쟁점 현안을 두고 격돌했다. 국회 국방위에 출석한 김태영 국방장관은 천안함 침몰 사태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와 관련, “함정수사의 행태를 취했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는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이 “감사관이 ‘열상감지장치(TOD)로 반잠수정이 촬영됐다. 새 떼가 아니라 반잠수정이었다.’고 하면서 답변을 유도했다고 들었다.”고 묻자 이같이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활성화 정책을 주문하는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진 국회 기획재정위에 출석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택담보대출인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에서는 국무총리실 공직자윤리지원관실에서 이 대통령을 비방하는 동영상을 올린 개인사업자에 대해 불법 수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신건·이성남 의원은 “공직윤리지원관이 개인 블로거 김모씨의 사무실을 불법 압수수색까지 했다. 또 (김씨 회사에 용역을 준) 은행 부행장을 찾아가 김씨와 거래를 끊으라고 압력을 넣었다.”고 폭로했다. 한편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데뷔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는 회의에서 “정부는 거시경제 지표를 들며 경제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소득분배구조는 악화되고 중산층도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현진·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벨기에 언어·경제격차 통합 시험대에

    벨기에 언어·경제격차 통합 시험대에

    지난 13일(현지시간) 실시된 벨기에 총선에서 북부 플랑드르 지역 분리독립을 목표로 하는 ‘새 플랑드르 연대’(NVA)가 연방하원 150개 의석 중 27개를 차지하며 제1당 자리를 차지했다. 플랑드르 지역에서 29.1%를 득표한 NVA에 이어 더 강경하게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극우 플랑드르이익당(VB)이 12.5%를 득표해 연방하원에서 12석을 차지하는 등 분리독립파가 약진했다. 이로써 다른 언어와 경제력 격차, 남북 지역갈등이 중첩되면서 위협받아 온 벨기에의 국가적 통합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AFP통신은 “NVA가 정치적 지각 변동에 불을 댕겼다.”고 표현했다. ●NVA 150석 중 27석 차지 연방하원에서 과반을 확보하려면 두 언어권 지역의 정당 4개 이상이 연합해야 하기 때문에 NVA가 집권당이 되더라도 당장 분리독립을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NVA는 일단 지역정부 자치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벨기에의 구심력 약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정구성이 늦어질 경우 총리도 없는 상태에서 다음달부터 유럽연합 순번 의장국을 맡아야 하는 망신을 당하게 된다. 벨기에에선 북부 플랑드르 지역(인구 650만명) 유권자는 플랑드르 지역 정당에만, 남부 왈롱 지역(인구 400만명) 유권자는 왈롱 정당에만 투표하며 수도 브뤼셀과 인근 지역의 브뤼셀-알레-빌보르데(BHV)에서만 양측에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다. 투표결과에 따라 인구비례로 플랑드르에 79석, 왈롱에 49석, BHV에 22석을 분배해 연방하원의회를 구성한다. BBC방송은 분리주의 정당이 약진한 데는 경제문제와 재정문제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벨기에의 의정활동 대부분은 언어문제와 공공자원 배분을 둘러싼 쓰디쓴 토론으로 점철된다.”면서 “부유한 플랑드르 지역에서는 연방정부가 상대적으로 빈곤한 왈롱 지역에 보조금을 내려보내는 것을 불만스러워했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벨기에 정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99%로 일본(192%), 싱가포르(118%), 이탈리아(115%), 그리스(113%)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다. AFP통신은 디디에 레앵데 벨기에 재무장관이 “벨기에는 심각한 헌정위기와 재정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나라를 안정시키기 위해” 플랑드르와 왈롱 두 지역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4개언어·남북 격차 봉합에 주목 1830년 건국 이래 네덜란드어권의 북부, 프랑스어권의 남부, 두 언어가 함께 쓰이는 수도 브뤼셀, 독일어권인 동부 등 4개 언어권으로 갈라진 벨기에의 언어권 분리 역사는 3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래 벨기에 지역에는 왈롱어(프랑스어 계통)를 쓰는 켈트족이 살고 있었지만 3세기 북부지방에서 플라망어(네덜란드어 계통)를 쓰는 프랑크족이 침범, 켈트족은 남쪽으로 밀려났고 이때부터 북쪽은 네덜란드어권, 남쪽은 프랑스어권으로 굳어졌다. 19세기 초 프랑스 나폴레옹의 점령으로 왈롱어가 공식 언어로 지정됐지만, 이미 굳어진 언어 분리의 간격은 좁혀지지 않았고 1921년 북부지방은 플라망어가 공식 언어로 지정됐다. 이 과정에서 수도 브뤼셀은 두 언어 모두를 공용어로 채택했다. 남북 간 언어격차는 경제 격차가 심화됨에 따라 지역 반목을 심화시켰다. 14세기 후반 르네상스 시기부터 북부 지방에는 유럽 각국의 귀족 계층이 자리잡으며 상공업이 발전했고 남부 지방은 농업과 광산업에 의지하며 경제 규모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벨기에 정부는 뿌리 깊은 남과 북의 문화 차이를 수용하기 위해 1970년 이후 네 차례에 걸친 개헌을 통해 지방자치를 확대하는 개혁을 단행했지만 첨예하게 대립한 지역 갈등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강국진 박성국기자 betulo@seoul.co.kr
  • ILO 이창휘 박사가 본 中 노동자파업 사태

    ILO 이창휘 박사가 본 中 노동자파업 사태

    폭스콘 직원 연쇄자살과 혼다자동차 부품공장 파업사태로 촉발된 중국의 노사관계 변화가 심상치 않다. 무엇보다 노사 갈등이 중국의 앞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 파견돼 베이징에서 4년째 중국 노사관계의 변화를 관찰하고 있는 이창휘 박사(46)에게서 중국 노사관계의 현주소와 전망을 들어봤다. 이 박사는 ILO의 노사관계 전문위원이다. →이번 파업사태를 어떻게 보나? -“올 것이 왔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번 사태의 배경은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중국 노동시장의 변화다. 중국 노동시장은 공급·수요 변화 등을 포함, 2003~2004년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두 번째는 제2세대 농민공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돈을 벌어 고향에 돌아간다는 목적의식이 있기 때문에 열악한 작업환경과 저임금 등을 견뎌냈던 부모세대 농민공들과 달리 제2세대 농민공들은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돌아갈 고향이 없다는 점에서 암울한 미래에 대한 저항의식이 싹텄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노동계약법 등 노동자들이 행동을 취하기 쉬운 조건들이 속속 갖춰졌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지도부는 지속적으로 소득분배 개선을 역설하고 있다. 정책의 중심이 소득불균형 개선으로 옮겨져 노동자들의 요구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대응방식이 바뀌었다는 분석이 있다. -그렇다. 4~5년 전만 해도 파업이 발생하면 지방정부 간부들이 나서서 “우리가 해결할 테니 작업에 복귀하라.”며 파업의 조기 종결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혼다차의 중국 측 파트너가 중재에 나서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을 갖고 혼다차와 협상했다. 그러면서도 노동자들에게는 “해결이 안 되는 것은 직접 협상하라.”며 자율성을 존중했다. →중국 정부는 왜 노사갈등에 대한 대응 방식을 바꿨다고 보나. -소득격차 확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국은 지금 남미 수준까지 소득격차가 벌어져 있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지속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생산과 소비 사이의 불일치도 중국의 고민이다.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는 시급한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위안화 절상과 임금인상 모두 중국의 수출에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안화 절상보다는 임금인상을 통해 내수를 진작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헨리 포드는 1920년대에 “미국의 풍요는 노동자들이 자기가 생산한 물건을 소비할 수 있는 능력과 충분한 여가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비롯됐다.”고 말했다. 중국의 정책 담당자들도 이런 것들을 깨닫기 시작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노동자들의 불만이 사용자에게만 향하겠느냐. 정부에 대한 반감이 싹트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중국은 임금조례 제정 등의 방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임금폭등으로 제조기업의 탈중국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렇지 않을 것이다. 많은 동남아 국가들이 저임금의 장점이 있긴 하지만 부패 문제 등 감춰진 비용이 많고, 열악한 사회간접자본 등도 생산기지를 옮기는 데에는 큰 장애물이다. →폭스콘은 122% 임금인상을 약속했다. 해결될 것으로 보나. -폭스콘 노동자들의 임금은 많은 잔업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자살 사태는 임금이 낮았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임금이 높아서 발생한 것이다. 임금이 낮으면 회사를 옮기면 그만이다. 회사를 옮기면 그만한 월급을 받지 못한다는 데 고민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노사관계 변화 전망은. -파업사태가 크게 확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적정한 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것이다. →중국 진출한 한국기업에 조언한다면. -공회의 현지화가 필요하다. 직원들을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공회를 통해 사업장 안정화를 꾀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中 외국기업發 임금인상 도미노

    중국 대륙에 임금인상 광풍이 불어닥쳤다. 불합리한 저임금에 대한 노동자들의 자각과 소득분배 개선 효과를 노리는 정부의 의지가 교묘하게 들어맞아 임금인상 도미노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 일본, 타이완 등 외자기업들의 임금인상을 시작으로 자국 기업에 대한 인상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베이징시는 최근 노동자 최저임금을 올 7월1일부터 월 960위안(약 17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2008년 800위안으로 인상했던 것을 2년 만에 20% 올린 것. 올 들어 지금까지 중국내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27곳이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둥성 등 주요 10곳의 평균인상률은 17%에 이른다. 외자기업들의 임금인상은 평균을 훨씬 웃돈다. 노동자 11명이 자살한 광둥성 선전시의 타이완계 OEM 전자업체 폭스콘 선전공장은 10월1일까지 월 기본급을 2000위안 수준으로 올려주기로 했다. 지난달 말까지 900위안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개월만에 122% 인상되는 셈이다. 앞서 역시 타이완계 유명식품업체인 캉스푸(康師傅)도 기본급을 26% 인상했다. 장기파업 사태가 빚어진 광둥성 포산(佛山)시의 일본 혼다자동차 변속기 생산공장은 34%, 베이징의 현대차 협력업체인 성우하이텍은 25% 인상안에 합의했다. 중국 언론들도 잇따라 임금 관련 기사를 쏟아내면서 노동자들의 요구에 동조하고 있다. 제일재경일보는 8일 자동차업계의 임금 차이를 집중 조명하면서 “외국계 합자회사 일선 노동자들에 비해 중국기업 노동자들은 연간 평균 1만위안 정도 적게 지급받고 있다.”며 화살을 중국기업 쪽으로 돌렸다. 신문의 자체조사에 따르면 폴크스바겐 합작사인 이치(一氣)폴크스바겐 노동자들의 연봉은 7만위안, 일본 및 한국계 합자회사 노동자들은 3만~5만위안을 받지만 대부분의 중국계 기업은 1만 2000~3만위안에 불과하다. 자동차업계의 한 인사는 “상당기간 중국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은 저임 노동력이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이 같은 저원가 전략은 경제성장이 본격화되면서 효력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차이팡전(蔡昉針) 연구원은 “2000년대 들어 초기 3년은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근로자)의 임금이 평균 2∼5%씩 상승했고, 이후 3년은 7% 정도씩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16% 급증했다.”며 중국이 본격적인 임금폭등기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도 소득분배 개선의 일환으로 임금인상을 독려하고 있다. 향후 5년 동안 노동자의 소득을 지금의 2배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연간 20% 이상 임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혼다차 파업사태 이후 노총격인 전국총공회도 노동자 권익보호에 적극 대처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향후 기업들과의 임금협상에서 강경자세로 돌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현대차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는 협력업체들을 상대로 공회 설립을 적극 권고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대중문화, 아날로그 감성과 통하다

    대중문화, 아날로그 감성과 통하다

    디지털의 최전선에 서 있던 대중문화가 아날로그 감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문학적 가치를 조명한 드라마나 영화가 부활하고, 디지털 기술로 복원한 고전영화가 상영되는가 하면,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원로 배우들을 출연시키는 등 과거와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문학적 접근 시도하는 드라마·영화 3일 막내린 KBS 수목 미니시리즈 ‘신데렐라 언니’는 문학적 감수성이 성공의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작위적인 설정을 앞세운 막장드라마나 영상미를 강조하는 최근 드라마 트렌드와는 달리 고전적인 대사나 구성을 강화한 것이 오히려 색다른 느낌을 준 것이다. “뻐꾸기가 뻐꾹뻐꾹 울듯이 따오기가 따옥따옥 울듯이 새처럼 내 이름을 부르며 울었다.”(주인공 은조의 대사)처럼 의성어를 활용하거나 ‘온다.’ ‘웃는다.’처럼 짧고 함축적인 대사는 마치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서사적이고 경쾌하다. 전반적으로 화면 구성도 느리고 여백이 강조됐다. 과거 ‘네멋대로 해라’의 인정옥 작가나 ‘바보같은 사랑’의 노희경 작가는 인생의 깊이를 담은 통찰력 있는 대사로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엔 빠른 전개와 직설적인 화법의 드라마가 유행하면서 대본의 영향력은 약화됐다. 때문에 자칫 진부해 보일 수도 있는 드라마의 문학적 회귀는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줬다. 방송계의 대표적인 스타PD로 통하는 표민수 PD는 “최근 드라마가 영상을 강조하다 보니 개성있는 작가의 대본도 많이 줄었다.”면서 “사건 중심의 빠른 드라마가 있다면, 서사적이고 문학적인 향기가 있는 드라마도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다양성 측면에서 적절한 분배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시’도 인간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서사적인 전개, 여백을 강조한 영상으로 단편 소설 한 권을 읽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이 감독은 “시가 죽어가는 시대에 시를 쓴다는 것을 통해 경제적으로 가치를 따지기 어려운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며 문학적 가치를 조명했다. ●극장가·방송가 단절된 과거 복원 ‘한창’ 이와 함께 극장가와 방송가에서는 고전 영화 재개봉 등 단절된 과거를 복원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디지털 복원 기술의 발전 덕도 있지만, 단순한 고전 감상보다는 그 시대 작품들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온고지신’하자는 분위기도 강하다. 최근 임상수 감독이 리메이크한 영화 ‘하녀’가 대표적인 경우. 이 작품의 원작인 고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년작)는 지난 3일 50년 만에 재개봉됐다. 고전 영화가 회고전이나 특별상영전이 아니라 극장에서 정식 재개봉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영화사 ‘미로비전’ 측은 “임감독의 ‘하녀’가 칸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이후 현대 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원작의 완성도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재개봉에 힘을 실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전국 15개 상영관에서 재개봉한 필름누아르의 걸작 ‘대부’(1972)도 개봉 7일 만에 1만 1000명을 동원하는 등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수입사인 예지림 엔터테인먼트 측은 “걸작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극장에서 ‘대부’를 본 적이 없는 관객들이 30년을 뛰어넘는 관심을 보였다.”면서 “‘하녀’와 함께 국내외를 아우르는 고전 영화 재개봉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적 다양성 확대·세대간 소통” 방송가에서도 원로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세대 공감’에 나섰다. EBS는 ‘시’로 복귀한 배우 윤정희의 전작인 1994년작 ‘만무방’(감독 변장호)을 HD(고화질)로 20일 방영하고,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도 196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윤정희를 주인공으로 초대해 녹화를 마쳤다. 윤정희는 최근 인터뷰에서 “영화 ‘시’를 통해 나를 잘 모르는 세대도 배우 윤정희를 찾아보고, 영상을 통해 함께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로 배우 신성일도 현재 방영 중인 MBC 특집극 ‘나는 별일 없이 산다’의 주인공을 맡아 17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이 젊은층 일변도로 흐르던 문화의 다양성을 확대시키고, 세대간 단절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중문화 평론가 정덕현씨는 “아날로그와의 소통은 표피적으로 흐르는 영상물에 지친 대중들이 생각할 여유를 주는 작품에 대한 선호를 보여준다.”면서 “고전에 대한 재조명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이전 세대의 가치관이나 접근 방식을 현대적으로 접목해 문화계의 풍요로움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