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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늙고 아픈 길고양이의 ‘묘생’을 돌보는 호스피스 쉼터, 경묘당

    늙고 아픈 길고양이의 ‘묘생’을 돌보는 호스피스 쉼터, 경묘당

    문을 열자 조용한 공간에 ‘딸랑’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낯선 이가 어색한 고양이들은 상자와 식탁 아래로 숨기 바쁘고, 사람 손길이 그리운 아이들은 만져달라는 듯 달려와 다리에 몸을 비벼댔다. 고양이들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고양이 카페의 어린 고양이들과는 사뭇 달랐다. 길 위의 고단한 삶을 견뎌낸 생명들이 구조돼 모인 호스피스 쉼터 ‘경묘당(敬猫堂)’. 노인들의 여가 공간인 경로당에서 이름을 따온 경묘당은 이름에서 느껴지는 대로 늙고 아픈 길고양이들이 차가운 길 위에서 눈을 감지 않도록 남은 ‘묘생’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묘르신’들의 쉼터 2017년 문을 연 경묘당은 ‘묘르신’들의 쉼터인 동시에 일반인들이 찾을 수 있는 카페 형태로 운영된다. 카페 입장료를 내면 음료를 마시면서 고양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경묘당을 운영하는 ‘봉사하는 우리들’의 대표 오경하 단장은 “하루에 보통 두 분에서 네 분 정도까지 봉사자님들이 방문을 하셔서 고양이들을 돌보고 손님들을 응대한다”고 전했다. 경묘당을 열게 된 계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늙고 아픈 고양이를 구조했는데 그 고양이가 오래 머물 곳이 필요해서였다. 오 단장은 “경묘당을 만들기 전 구조 활동을 하다가 뭉실이를 구조했다. 나이도 많고 눈도 보이지 않는 아이이다 보니 입양을 보내기가 어려웠다. 아픈 아이라서 한곳에 오래 머물러 있을 필요가 있었고, 아이가 생을 마지막까지 보낼 수 있는 곳을 찾아야만 했다. 그래서 경묘당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너구리’로 오해받은 뭉실이…각자의 사연을 안고 경묘당으로 경묘당의 입소 정원은 20마리. 나이가 많고 아픈 고양이들이 스트레스받지 않고 적절한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정원 제한을 뒀다. 경묘당을 찾은 고양이들 한 마리 한 마리 사연 없는 아이들이 없다. 경묘당의 터줏대감 ‘뭉실이’는 배수로에 버려져 온몸이 진흙에 뒤엉킨 채 발견됐다. 백내장이 진행되고 있어서 눈도 회색이었던 뭉실이는 주민에게 ‘너구리’라는 오해까지 받았다가 단체에 구조됐다. 취재진을 피해 캣타워에 숨던 동구는 뒷다리 뼈가 모두 부서진 상태로 보호소에 입소했다. 오 단장은 “다리 하나라도 살려보려고 굉장히 애를 썼는데 결국은 실패해 현재 뒷다리 두 개를 절단한 상태”라며 “치료과정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도 사람을 좀 무서워한다”고 말했다.손님이 많으면 오히려 걱정이라는 ‘묘상한’ 카페 경묘당은 카페 형태로 운영되지만 정작 사람이 많은 것을 반기지 않는다. 손님들을 모으기 위해 경묘당을 따로 홍보하지도 않는다. 아픈 아이들이 많아 방문하는 분들이 많으면 아이들이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중학생부터 경묘당에 놀러 올 수 있고 초등학생은 성인동반 시 2명까지 입장 가능한 규칙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고양이) 카페처럼 외모가 아주 예쁘거나 어린아이들이 있는 공간은 아니라서 아는 분만 찾아오세요. 아픈 아이들이라 오신 분들 옷을 더럽히는 경우도 있고, 노묘들이라 낚싯대를 흔들어도 반응이 없는 경우가 많죠. 고양이와 활기차게 놀 걸 기대하고 오시는 분들은 두 번 방문하지는 않으시지만, 경묘당의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꾸준히 오십니다”경묘당이 문 닫는 날을 꿈꾸며 늙고 아픈 아이들을 돌보는 곳이니 운영비가 많이 필요하다. 감사하게도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경묘당을 운영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카페 수익금과 후원금 등으로도 충당되지 않는 부분은 오경하 단장의 사비로 메꾸고 있다. 오 단장은 “제 사비로 채우고 있는 부분이 없더라도 경묘당이 운영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저희 능력에 맞게끔 구조를 하고 케어를 하고 할 수 있는 만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수익금을 낼 수 있는 구조를 찾아 ‘단순 보호 쉼터’가 아닌 ‘자립형 쉼터’로 발돋움하는 것이 지금의 목표다. 카페 운영을 걱정하면서도 오 단장은 경묘당의 최종 목표는 문을 닫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조해야 하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된다면 경묘당이 없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동물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라요. 길에 사는 아이들도 더불어서 사랑해야 하는 생명체거든요. 그 아이들이 적어도 해코지는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글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gophk@seoul.co.kr
  • [임학정 PB의 생활 속 재테크] 변동성 커진 금융시장… ‘글로벌 상장지수펀드’ 고려해 볼 만

    미중 무역분쟁부터 일본의 수출 규제, 세계 경제의 성장률 둔화까지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예측과 분석에 따라 투자하면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다르게 변동성에 대응해야 하고, 변동성이 커지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런 전략을 다른 말로 하면 안정적 투자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다. 당연히 위험을 피하려면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거나 은행 예적금에 들면 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매력적인 투자 방법은 아니다. 최근 고객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도 ‘시중금리보다 수익률이 높고 리스크는 낮아서 안정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방법이 뭐냐’는 것이다. 여러 대안이 있겠지만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자산 배분 전략’을 추천한다. ETF는 코스피200 등 특정지수에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다. 인덱스펀드와 비슷하지만 거래소에 상장돼 실시간으로 매매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의 첫 ETF는 1993년 상장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를 추종하는 ‘SPY’다. 국내에서는 2002년 4개의 ETF 상장을 시작으로 ‘패시브 투자’(주요 지수의 등락에 따라 기계적으로 편입된 종목을 사고파는 방식) 시장이 열렸다. 선물 등 파생상품에 투자해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ETF는 2010년 상장됐다. ETF의 탄생은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생겼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간편하고 투명하고 저렴한 보수도 큰 강점이다. 상승장과 횡보장, 하락장 등 어떤 상황에서도 자산 배분만 적절히 구성하면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이 가능하다. 특히 글로벌 ETF를 활용하면 해외 주식뿐 아니라 국가, 원자재, 채권 레버리지 등에 투자할 수 있어 변동성이 심한 장에서 최선의 투자 방법으로 꼽힌다. 시장의 색깔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 전략도 수시로 변해야 한다. 우선 지금 시장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현재는 강세장도 약세장도 아니다. 미중 무역협상 결과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정책 방향성에 따라 내년에도 시장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금은 상승과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 아닌 변동성을 활용한 자산배분 전략을 가져가야 수익률과 리스크 관리를 병행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순천지점 PB
  • 강경화 “북미 실무협상 충분히 준비… 한미 수시로 협의”

    강경화 “북미 실무협상 충분히 준비… 한미 수시로 협의”

    “평화프로세스 원칙은 핵 갖지 않는 것” 외교부 패싱론에 “할 일 하고 있다” 답변 ‘독도는 일본 땅, 동해는 일본해’ 표기 康 “美 국무부, 독도 부분만 시정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 “충분히 준비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미국 측과 공유하고 이번 실무협상에서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는 5일 열리는 북미 실무협상의 가시적 성과가 예상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질문에 “단정적으로 예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화가 살아나는 상황에 있는 만큼 대화가 계속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 장관은 미국의 새로운 방법론을 묻는 질문에는 “북미 협상에서 구체성이 나올 것 같다. 한미 간에 수시로 협의를 해 왔다”고 했다. 또 “(북미 실무협상 개최 사실이) 저희한테 사전에 통보는 돼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협상 장소는 북미가) 여러 상황을 고려해 준비되면 발표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해당 답변에 대해 외교부는 지난 1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유선협의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기본 원칙은 우리는 절대로 핵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외교부가 참여하지 못했다는 소위 ‘패싱론’을 제기했다. 강 장관은 “그건 전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외교부는 할 일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강 장관은 미국 측이 50억 달러(약 6조원) 규모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했다는 보도에 대해 “저희가 들은 수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무부 홈페이지의 세계 여행정보 지도에 독도의 국가는 ‘일본’, 동해는 ‘일본해’로 표기돼 있다고 정진석 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지적한 데 대해 강 장관은 “독도는 시정했지만 동해 표기는 우리 입장을 (국무부에) 충분히 설명했지만 (시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특수목적법인 전매 예외’ 특례 LH 택지 편법·탈법 전매 통로로 악용

    ‘특수목적법인 전매 예외’ 특례 LH 택지 편법·탈법 전매 통로로 악용

    국토부·LH, 허술한 규정이 탈법 초래해 2018년 매각 5곳 중 2곳 소유주 바뀌어 호반 등 건설사 편법 승계 활용 막으려 2017년 12월 잔금 완납 등 규정 강화 후 중소건설사 참여 기회 주려 ‘특례’ 조치 ‘낙찰업체 PFV 1대 주주 유지’ 조건뿐중소 건설사에 공공택지지구 사업 참여 기회를 주고, 불법으로 공공택지를 사고 파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특수목적법인(PFV) 전매 예외’ 규정이 오히려 불법 전매의 통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규정을 허술하게 만들면서 이런 편법과 탈법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실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특수목적법인 전매 시 출자자 및 출자지분 현황’을 분석한 결과 특수목적법인에 매각된 공공택지 5곳 중 2곳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와 LH는 호반건설을 비롯해 일부 중견 건설사들이 LH로부터 분양받은 택지를 계열사끼리 사고 파는 방식으로 편법 승계에 활용하자 이를 막기 위해 2017년 12월 잔금 납부를 마쳤거나, 계약금을 낸 지 2년이 지난 경우에만 공급가격 이하로 전매하도록 규정을 고쳤다. 또 ‘벌떼 입찰’을 막기 위해 입찰자격 조건으로 300가구 이상의 시공 실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택지 전매 규정을 강화할 경우 중소 건설사들의 사업 참여가 어렵다는 업계의 요청을 반영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는 경우에 한해 잔금을 완납하지 않아도 해당 법인에 땅을 팔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국토부가 이 과정에서 사업 주체가 바뀌는 것을 막기 위해 취한 조치가 택지를 낙찰받은 업체가 특수목적법인의 1대 주주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뿐이라는 점이다. 그 결과 지난해 예외 규정을 적용받은 5개 아파트 용지 중 2곳의 실질적인 주인이 바뀌었다. 지난해 11월 23일 ‘에스엘건설’이 낙찰받은 경기 ‘의정부 고산 C-1’ 블록의 경우 에스엘건설이 설립한 ‘비에스아이시티PFV’에 매각됐다. 그런데 이 특수목적법인은 겉보기에 에스엘건설 20%의 지분을 확보해 1대 주주지만, 보성그룹 계열사인 보성산업(19.0%)과 로하스리빙(19.0%), 파인산업(19.0%), 라데빵스(18.0%) 등이 전체 지분의 75%를 확보해 사실상 소유권이 넘어갔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11월 28일 LH가 분양한 ‘인천검단 AB3-1’ 블록도 국제건설산업이 낙찰받은 뒤 ‘인천검단PFV’에 매각됐는데, 이 특수목적법인도 디에스종합건설(19.0%), 대성베르힐건설(19.0%), 베르힐컨트리클럽(18.7%) 등 대성건설 계열사가 전체 지분의 56.7%를 확보했다.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벌떼 입찰을 막기 위한 300가구 시공 실적 규정을 무력화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2016년 LH가 매각한 경기 ‘성남 고등 S-1’은 A정보통신기업이 낙찰을 받았는데, 4개 계열사가 특수목적법인의 지분을 확보하게 했다. 부동산 시행사 관계자는 “특수목적법인에 참여하면 공동사업자 지위를 받기 때문에 갖고 있는 지분만큼 시공 실적을 인정받는다. 예를 들어 1000가구짜리 아파트 건설 사업을 진행하는 특수목적법인에 지분 30%를 갖고 참여하면 300가구의 시공 실적이 인정되는 것”이라면서 “한마디로 벌떼 입찰을 하기 위한 실적 쪼개기”라고 꼬집었다. 송 의원은 “건설사들이 규정을 악용했다고 말하기 전에 제도를 허술하게 만든 국토부와 LH의 책임이 크다”면서 “건설사들의 편법·탈법적인 공공택지 전매를 막기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문 대통령 “남북 화해 이끄는 ‘평화의 군대’…번영 초석될 것”

    문 대통령 “남북 화해 이끄는 ‘평화의 군대’…번영 초석될 것”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우리 국군은 독립운동에 뿌리를 둔 애국의 군대이며 남북 화해와 협력을 이끄는 평화의 군대, 국민이 어려움을 겪을 때 앞장서는 국민의 군대”라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안보태세를 갖추고, 평화·번영의 초석이 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군의 날인 이날 오전 대구공군기지에서 열린 ‘제71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통해 “한반도에 사는 누구나 자자손손 평화와 번영을 누리며 살아야 한다”며 “우리 군의 강한 힘이 그 꿈을 지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국군의 날 행사가 대구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또 “평화는 지키는 게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으로, 우리 군의 철통같은 안보가 대화·협력을 뒷받침하고 항구적 평화를 향해 담대하게 걷도록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우리 군의 용기와 헌신이 있었기에 우리는 비무장지대 내 초소를 철거하고, JSA(공동경비구역)를 완전한 비무장 구역으로 만들 수 있었다”며 “오랜 세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국군 유해를 발굴할 수 있었던 것도,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남북 군사합의를 끌어내고 실천한 군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강한 국방력을 가진 우리 군을 믿고 유엔총회에서 전쟁불용을 선언할 수 있었다”며 “비무장지대로부터 새로운 평화의 길을 열어온 우리 군에 자부심을 갖고 비무장지대의 국제 평화지대화를 제안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조금 전 동북아 최강의 전폭기 F-15K가 우리 땅 독도와 서해 직도, 남해 제주도의 초계임무를 이상 없이 마치고 복귀 보고를 했다”며 “오늘 처음 공개한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한 최신 장비와 막강한 전력으로 무장한 우리 국군의 위용에 마음이 든든하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100여년 전 신흥무관학교에서 시작한 육군,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행학교로부터 시작한 공군, 독립운동가와 민간상선 사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해군까지 국군의 뿌리는 독립운동과 애국에 있다”며 “무장독립투쟁부터 한국전쟁, 그 이후 전쟁 억제에 이르기까지 우리 군은 언제나 본연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안보 환경은 늘 변화무쌍하다”며 “얼마 전 중동지역에서 있었던 드론 공격의 위력이 전 세계에 보여줬듯이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도전도 과거와 다른 다양한 유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전쟁은 우리 국민의 안전·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모든 세력과의 과학전·정보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미래 전쟁의 승패도, 안보의 힘도 혁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우리 군은 언제나 새로운 시대에 맞게 혁신해왔고, 재래식 전력을 굳건하게 하는 한편 최신 국방과학기술을 방위력에 빠르게 적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경북지역의 선진 로봇을 비롯한 우리의 앞선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국방 분야에 접목하면 ‘강하고 스마트한 군’의 꿈을 실현하면서 민간기업의 성장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방개혁 2.0’ 완수는 우리 정부의 핵심 목표”라며 “역대 최초로 내년도 국방예산을 50조 원 넘게 편성했고, 방위력개선비는 지난 3년간 41조원을 투입한 데 이어 내년도에도 16조 7000여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더 강력하고 정확한 미사일방어체계, 신형잠수함과 경항모급 상륙함, 군사위성을 비롯한 최첨단 방위체계로 우리 군은 어떠한 잠재적 안보 위협에도 주도적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역대 처음으로 대한민국 안보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애국의 도시 대구에서 국군의 날을 기념하게 됐다”며 “대구공항의 역사는 오랜 시간 불편을 감내한 대구시민의 애국 역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로 선정된 분만 지금까지 1만 4545명,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 대한광복회 결성지, 한국전쟁 당시 반격의 교두보를 마련한 다부동 전투까지 나라가 어려울 때면 항상 대구시민은 놀라운 애국심을 보여주셨다”고 밝혔다. 아울러 “99년 전 독립을 위해 탄생한 공군이 대구시민의 애국심 위에서 창공의 신화를 써내려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자리를 빌려 대구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군 장병 한명 한명은 소중한 일상을 뒤로하고 기꺼이 조국수호를 위해 군복을 입었다”며 “더 나은 환경에서 더 사기충천한 군인으로 복무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아들딸이 입은 군복이 긍지·자부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복무 중에도 개인 꿈과 역량을 키우도록 돕고, 국방의무가 사회 단절로 이어지지 않게 취업을 지원하겠다”며 “생활환경 개선, 육아 여건 보장, 성차별 해소를 비롯해 장병 삶 하나하나를 더욱 세심히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트럼프와 갈라선 볼턴 “한일갈등에 소극적인 미국, 큰 실수”

    트럼프와 갈라선 볼턴 “한일갈등에 소극적인 미국, 큰 실수”

    “미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동맹 약화 심각”“한일 분열로 중국과 러시아 이득 본다”“김정은, 자발적으로 핵무기 포기 안 할 것”“핵무기 용납하지 않는다면 군사력 옵션돼야”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로 백악관을 떠난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9일(현지시간) 한일 갈등에 미국이 더 많은 관심을 갖지 못한 것은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련해서는 결코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군사력을 동원한 옵션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중앙일보가 주관한 포럼 행사에 참석해 기조연설 말미에 “한미일 관계에 대해 1분만 얘기하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것은 논의하기에 즐거운 주제는 아니다”라며 “우리나라가 그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갖지 못한 것은 큰 실수”라고 말했다. 그는 “한일 간 긴장이 현재 지점까지 커진 것에 내가 얼마나 괴로워하는지 묘사할 말이 거의 없다”며 “나는 지난 기간 미국의 소극성이 실수였다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나는 미국이 양국 사이에 공개적인 중재에 관여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개적 관여는 실수가 될 것이라고 실제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그러나 미국이 여기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는 정확히 잘못된 시점에 동맹 능력의 아주 심각한 약화를 직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한 한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다양한 동맹을 조율할 미국의 능력에 명백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을 불러왔다“며 ”미국의 긴급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중국의 위협을 거론 한 뒤 ”미국이 관여하지 않거나 철수할 때가 아니다. 아시아의 한반도와 전 세계에서 더 많은 미국의 관여와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더 적게가 아니라 더 많이“라며 연설을 맺었다. 그는 이어진 대담에서 한일 분열로 중국과 러시아가 이득을 얻는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이 중요한 개념적 진전이었다고 예시한 뒤 ”이것이 (한일) 분열로 인해 심각한 위험에 모두 내던져졌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분열의 기원으로 한국 입장에서 1965년 한일협정이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로 설명한 뒤 ”그것에 의문이 제기됐고, 일본에서 미래 관계에 대한 깊은 불확실성을 명백히 불러왔다“고 말했다.그는 ”일본은 한국을 놀라게 한 경제적 보복으로 대응했다. 한국은 1965년 협정을 문제삼을 때 그들이 떠맡았던 리스크를 이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리고 나서 지소미아 종료로 그것은 더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어 ”지금 상황에서 말할 수 있는 최선은 그들이 정점을 찍었고 문제가 더 악화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현재 양자 논의가 진행 중인지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한 뒤 ”이를 궤도에 다시 올려놓는데 할 일이 아주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에게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게 분명해 보인다“며 그 반대로 ”김정은이 가동하고 있는 전략적 결정은 운반 가능한 핵 무기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그것을 추가로 개발하고 진전시키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 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운반가능한 핵무기를 갖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정책이 돼야 한다“며 ”일정한 시점에 군사력이 옵션이 돼야 한다“며 ‘군사 옵션’도 거론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불꽃놀이·콘서트 파행, 쫓겨난 노숙인들… 도쿄올림픽에 웁니다

    불꽃놀이·콘서트 파행, 쫓겨난 노숙인들… 도쿄올림픽에 웁니다

    신주쿠 경기장 신축으로 추방된 노숙인들“생존권 침해” JSC 상대로 손배 소송 진행 축제·체육대회 등도 줄줄이 취소·연기 “올림픽에 세금 과도하게 투입” 불만도2020년 도쿄올림픽(7월 24일~8월 9일)이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본올림픽위원회(JOC) 등 대회 주최 측이 경기장과 숙박시설 등 지구촌 최대 스포츠 제전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의 밝고 화려한 외형의 이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과 불편을 강요당하고 있다. 대책없이 쫓겨난 노숙인들, 고대했던 행사와 콘서트를 올림픽에 빼앗겨 버린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29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쓰일 신주쿠 국립경기장 신축으로 인근 메이지 공원에서 쫓겨난 노숙인들이 일본스포츠진흥센터(JSC)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소송 원고들은 “강제로 쫓아내지 않겠다고 약속해 놓고 일방적으로 이를 어겼다. 명백한 생존권 침해로 헌법과 국제인권법 위반”이라며 금전적 손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JSC는 2016년 4월 노숙인 20~30명이 의지하고 있던 공간을 강제로 폐쇄했다. 당시 법원 집행관이 노숙인들에게 퇴거 준비 시간을 20분만 준 뒤 곧바로 텐트, 담요 등 이들의 물건을 철거했다. 한 노숙인은 “메이지 공원에서 쫓겨난 뒤 직업소개소를 통해 일거리를 찾으며 바뀐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온 세상이 올림픽에 대해 환영 일색이지만 우리는 언제 또 쫓겨날까 걱정하는 신세”라고 한숨지었다. 특히 올림픽을 앞두고 사회 전반적으로 노숙인에 대한 시선이 차가워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도쿄 다이토구에서 노숙인 도시락 지원 봉사를 하는 70대 남성은 “올림픽과 무관한 곳에서도 경비원들이 노숙인들에게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을 요구하는 등 노숙인들에 대한 이해도가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축제와 음악 콘서트, 체육대회 등도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되고 있다. 히로시마현 미야지마에서 펼쳐지는 ‘미야지마 수중 불꽃대회’가 취소되는 행사의 대표적인 예다. 이 축제는 세계유산인 이쓰쿠시마신사의 유명한 바다 위 도리이를 배경으로 화려한 불꽃을 즐기는 행사로 매년 30만명이 찾는다. 1973년 시작 이래 지금까지 취소된 것은 호우 피해가 났던 경우 외에 거의 없었다. 연중 최대의 대목 수요가 날아간 지역상인들은 한숨짓고 있다. 도쿄에서 서쪽으로 700㎞나 떨어진 이곳까지 영향을 받게 된 것은 대회 운영 인력의 부족 때문이다. 통상 8월 하순에 열리는 불꽃대회의 경비는 그동안 히로시마현 경찰 등이 맡아 왔지만 내년에는 올림픽 수요 때문에 동원이 어렵게 됐다. 대회 주최 측은 민간경비업체에서 인력을 조달하려고 했지만, 이 또한 올림픽 때문에 불가능했다. 도쿄의 한여름 축제인 ‘스미다강 불꽃놀이’, ‘아다치구 불꽃놀이’, ‘에도가와구 불꽃축제’ 등은 그나마 취소는 면했지만 올림픽 때문에 난데없이 5월에 열리게 됐다. 각종 스포츠 대회와 이벤트들은 줄줄이 일정이 조정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전국고교종합체육대회는 당초 내년 8월 군마, 이바라키, 도치기, 사이타마, 와카야마현 등 5개 광역단체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수 및 대회 관계자 등 4만명이 묵는 호텔 등 숙박시설을 올림픽 때문에 확보할 수 없게 되면서 무려 21곳이나 되는 광역단체로 개최지가 분산됐다. 참가 선수와 가족들은 엄청난 불편을 감수하게 됐다. 도쿄 부도칸이 유도 등 올림픽 경기 준비를 위해 이달부터 폐쇄된 것은 음악팬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부도칸은 이곳 무대에 한 번 서 보는 것이 음악인의 꿈일 만큼 ‘콘서트의 성지’로 통하지만 앞으로 거의 1년간은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도 7개 종목의 올림픽 경기 때문에 음악축제 ‘서머 소닉’ 등 예년에 열렸던 300개 정도의 이벤트가 내년에는 무산될 상황이다. 국민 세금이 올림픽에 과도하게 투입되고 있다는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올림픽 유치 단계에서 7000억엔(약 7조 8000억원) 수준이었던 국가와 도쿄도의 소요 예산 규모는 지난해 12월 당초의 2배 수준인 1조 3500억엔으로 뛰었다. 9개월이 흐른 지금은 이보다 한층 더 늘었을 것이 분명하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황당한 결말? 공포의 극대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황당한 결말? 공포의 극대화!

    161 분 러닝타임 내내 주변을 겉도는 느낌이었는데 마지막 장면은 적잖이 황당했다. 28일 오후 서울의 한 상영관에서 관람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얘기다. 관객들 사이에 술렁거림이 일었다. ‘왜 이렇게 끝나지?’ 묻는 듯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이 영화는 찰스 맨슨 일당의 잔혹 살해극을 다뤘다. 그런데 정작 맨슨 일당은 습격하려 했던 로만 폴란스키 감독 집이 아니라 흘러간 배우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의 집에서 모조리 끔찍한 죽임을 당하고, 달튼이 그토록 만나 영화인으로서의 인연을 맺고 싶어했던 로만 폴란스키 감독 대신 부인이자 떠오르던 여배우 샤론 테이트(마고 로비)와 만나 이웃끼리 훈훈한 정을 나누기 위해 집안으로 향하면서 막을 내린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한참 스태프 자막이 흐른 뒤 달튼이 다시 나타나 담배 광고를 장광설로 떠들어 관객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해소해줄까 싶은데 그마저 광고를 찍던 카메라가 멈추자 달튼이 “담배맛 진짜 병맛이야” 어쩌구 하면서 자신의 등신대 사진 입간판을 후려치며 끝난다. 그러니까 타란티노 감독은 50년 전 충격적인 잔혹 살해극의 전말을 어떻게 스크린에 옮기는지 보고 싶어했던 이들을 처절하게 배신했다. 대신 등짝을 후려치며 ‘그 시절 할리우드가 얼마나 좋았니?’ 물어보는 것 같다. 해서 어쩌면 이 영화는 스포일러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영화관에 들어선 이들마저 배신했다. 해서 스포일러를 해도 상관 없겠다는 자신감을 안겨준다. 실제로는 맨슨에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종속됐던 한 명의 남성과 15~20세의 여성 넷이 1969년 폴란스키 감독이 영화 촬영 때문에 비운 집에 침입해 테이트와 그녀의 친구 등 다섯 명을 끔찍하게 살해했다.그런데 영화는 남성 한 명과 여성 둘이 폴란스키 감독의 옆집에 들어가 달튼과 그의 스턴트 대역이자 매니저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 달튼의 이탈리아인 부인을 해치려다 오히려 엄청난게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것으로 그려졌다. 이 살해 정황이 끔찍한데 너무 웃기다. 말도 안되게 웃긴다. 그걸 타란티노의 유쾌한 반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찬반이 갈릴 수밖에 없다. 브루스 리(마이크 모)가 등장하는 영화 촬영 막간의 활극은 또 어떻고, 알 파치노, 루크 페리, 브루스 던, 다코타 패닝, 데미안 루이스, 커트 러셀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했다. 영화 중반에 부스가 예전에 서부영화를 찍었던 스판 농장을 찾아갔을 때 여자끼리인데도 스스럼없이 낯선 남자 앞에서 몸을 부벼대고, 여자 대장의 지시에 군말 없이 한 여성이 말을 타고 달려가는 장면, 여자들 모두가 부스에게 다가서며 약간 넋이 나간 표정을 지으며 좀비처럼 구는 것에서 느껴지는 공포와 섬뜩함은 잔혹한 살해극을 암시하는 장치로 꽤나 효율적이었다. 폴란스키 감독의 집에 어느날 낯선 남자가 찾아와 엉뚱한 사람 집 맞냐고 물어보는데 희대의 살인마 맨슨(데이먼 해리맨)이다. 나중에 여자 행동대원 가운데 한 명이 누군가를 죽이라고 맨슨이 지시했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엉뚱한 사람 이름이었다. 가수 지망생이었던 맨슨이 오디션에 불합격했는데 그 엉뚱한 사람이 면접관이어서 그이를 죽여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는데 일당들이 엉뚱하게도 테이트와 친구들을 습격해 살해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여튼 “우리에게 살인을 가르치고 떼돈을 벌어 호의호식하는 할리우드 인간들을 응징하자”는 맨슨 일당의 명분만은 아주 뚜렷하게 전달된다. 수전 앳킨슨이 주동이었는데 그녀는 임신 중인 테이트가 태아만이라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데도 죽였다. 테이트 살해에 가담하지 않았던 맨슨은 배후세력으로 체포됐는데 이들은 테이트 사건 뿐만 아니라 모두 35명을 살해한 연쇄 살인마들로 밝혀져 1971년 법원에서 모두 사형이 언도됐다. 하지만 이듬해 캘리포니아주에선 사형이 폐지돼 모두 종신형으로 감경됐다. 맨슨은 복역 중이던 2017년 11월 19일 83세를 일기로 자연사했다. 이들 여섯 명 가운데 감옥 밖으로 풀려난 사람은 아직까지 한 명도 없다. 지난 20일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은 50년 가까이 복역 중인 레슬리 반후텐(70)의 가석방 요청을 기각해 새삼스럽게 눈길을 끌었다.그녀는 패트리샤 크렌윙켈과 함께 로즈매리 라비앙카의 머리를 베개로 짓누르며 조명등 줄로 목을 조르고, 14~16차례 흉기로 찌른 사실을 인정했지만 테이트의 집에서 일어난 살해에는 가담하지 않았다. 법원은 반후텐의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회에 돌려보내도 안전하다는 점을 확신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할리우드로선 잊고 싶은 참극이지만 테이트 등을 끔찍하게 살해한 이들은 여전히 같은 하늘 아래 시퍼렇게 숨을 쉬고 있다. 국내 누리꾼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말도 못하게 지루하다, 영화가 뭘 얘기하려는지 모르겠다는 혹평이다. 타란티노 감독은 오히려 스크린에 이 끔찍한 살해극을 옮기지 않음으로써 그 공포와 섬뜩함을 더욱 극대화했다, 적어도 전문 비평가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아래 두 영화 포스터는 한 블로거가 이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고 추천한 것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울산 석유제품운반선 화재... 18시간여만에 완전 진압

    선원 등 17명이 부상한 울산 염포부두 석유제품운반선 화재가 18시간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29일 오전 5시 25분쯤 케이맨 제도 선적 석유제품운반선인 ‘스톨트 그로이란드( 2만5881t급)’호 불을 완전히 진압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과 해양경찰 등에 따르면 울산 동구 염포부두에 정박해 있던 이 배는 전날인 28일 오전 10시 51분쯤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은 옆에 정박해 있던 석유제품운반선 ‘바우달리안’호에도 옮겨붙었다. 소방당국의 신속한 진화에 힘입어 다행히 외국인 선원 25명과 불꽃이 번진 인근 배 선원 21명이 모두 해양경찰과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하지만 구조된 선원 중 3명이 다치고 한국인 하역사 근로자 등 8명이 부상을 입었다.하역사 근로자들은 바우달리안호에서 작업하다가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서 번진 불꽃과 연기에 부상을 당했다. 또 진화 작업과 구조활동을 하던 소방관 1명과 해양경찰관 5명도 다쳐 치료를 받았다 부상을 입은 한 근로자는 “바우달리안호가 스톨트 그로이란드호로부터 석유화학제품을 받기 위한 사전 작업인 퍼지(질소로 배관 찌꺼기를 청소하는 것)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서 불이 났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등 장비 62대,인력 186명을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였고,해경도 방제정과 소방정 등을 투입해 불을 껐다. 큰불은 화재 발생 5시간 30여분만인 오후 4시 30분쯤 잡혔으나 선박이 뜨겁고 내부에 위험 물질이 많아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배에는 화재 당시 석유화학제품 30종 2만3000t가량이 실려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진화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오염물질 누출 등에 대비해 불이난 선박 주변에 오일펜스 600m를 이중으로 설치했다. 소방당국은 폭발이 스톨트 그로이란드호 탱크 중 1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이 선박 내 탱크 34기 중 28기에 제품 30종(2만3천t가량)이 적재돼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배는 이달 24일 일본 고베에서 출항해 26일 울산항에 들어왔다.바우달리안호에 일부 제품을 이송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선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아들 학교폭력 피해, 왜 조치 안해”…학부모, 중학교서 자해극

    “아들 학교폭력 피해, 왜 조치 안해”…학부모, 중학교서 자해극

    경찰 출동해 설득…30~40분만에 흉기 건네받아 아들이 학교폭력에 피해를 입었는데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다며 학교에서 자해를 벌인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27일 경남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A(41)씨는 이날 오후 3시쯤 거제의 한 중학교 출입구에서 흉기로 수 차례 자신의 몸을 그었다. 목격자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A씨를 달래서 흉기를 건네받고 현장에서 체포하면서 상황은 약 30~40분 만에 마무리됐다. 이 사건으로 다친 사람은 자해한 A씨 외에는 없었다. A씨는 아들이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는데도 학교 측이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이에 분개해 자해극을 벌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현재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며 상처가 깊지 않아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흉기로 타인을 위협하거나 피해를 주지 않아 우선 건조물 침입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웅동학원 의혹’ 조국 동생-전처 檢 조사 후 귀가…‘의혹 부인’ 취지

    ‘웅동학원 의혹’ 조국 동생-전처 檢 조사 후 귀가…‘의혹 부인’ 취지

    檢 26일 조국 장관 동생-전처 검찰 전격 소환웅동학원 위장소송 의혹 및 대출금 행방 등 추궁조국 동생 13시간 40분 조사…대부분 부인 취지동생 전처는 檢 조사 후 취재진 마주치지 않고 귀가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가 운영해온 웅동학원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소환된 조 장관 동생 조모씨와 그 전처가 의혹에 대해 대부분 부인하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씨를 추가로 소환할 방침이다.2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전날인 26일 오전 10시부터 조씨를 불러 조사했다. 조씨는 조서 열람까지 마치고 같은날 오후 11시 40분에 귀가했다. 조사 시작으로부터 13시간 40분만이다. 함께 소환된 전처는 자정을 넘겨 새벽 2시 10분쯤에 귀가했다. 건설업체 고려시티개발을 운영하던 조씨는 2006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조 장관 부친이 이사장으로 있는 웅동학원을 대상으로 공사대금 채권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조씨와 전처는 공사대금 16억원과 2007년 기준 지연이자 등 52억원 채권을 가졌다. 지연이자가 불어나 현재는 100억여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웅동학원이 스스로 변론을 포기해 패소하면서 ‘위장 소송’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조씨는 검찰 조사에서 대부분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 조사를 마치고 회색 후드티의 편한 차림으로 나온 조씨는 ‘웅동학원 위장소송 의혹이 사실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에 다 말했다”고만 답변했다. 이 외에 ‘오늘 어떤 부분을 주로 해명했느냐’, ‘무변론 소송에 조국 장관이 관여한 사실이 있느냐’, ‘위장이혼에 대해 한 말씀 부탁한다’는 등의 질문엔 답변하지 않거나 즉답을 피했다. 검찰은 향후 조씨를 수차례 더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조씨의 변호인은 “앞으로 (조사가)이 좀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조씨 전처는 조서 열람이 길어지면서 귀가시간도 조씨보다 2시간 30분 늦었다. 전처는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과 마주치지 않고 검찰청을 빠져나갔다. 앞서 전처는 ‘위장이혼’, ‘위장매매’ 의혹이 처음 제기하자 기자단에 호소문을 보내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전날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 수사도 함께 진행했다. 검찰은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이상훈 대표와 그 투자처인 가로등 점멸기 업체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 그리고 또 다른 투자처인 자동차 부품 업체 익성 김모 전 사내이사 등 관련자들을 대거 불러 조사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전국 도심 곳곳 야생 멧돼지 출몰…시민들 불안에 떨어

    전국 도심 곳곳 야생 멧돼지 출몰…시민들 불안에 떨어

    전국 도심 곳곳에 야생 멧돼지가 빈번하게 출몰하고 있다. 이에 행정 당국은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26일 오전 6시 50분쯤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주택에 멧돼지 1마리가 나타나 80대 할머니를 공격해 할머니가 다쳤다. 할머니는 멧돼지 공격으로 배에 찰과상과 팔에 타박상 등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할머니는 아침에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가보니, 멧돼지 1마리가 마당에 있다가 배 쪽을 공격하고 뒷산으로 도망갔다고 소방당국에 알렸다. 소방당국은 할머니 구조 후 멧돼지를 포획 활동을 하다가 할머니 집과 15m가량 떨어진 개천에서 150㎏짜리 수놈 멧돼지 1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멧돼지가 할머니를 공격한 멧돼지인지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25일 오전 8시 5분쯤에는 경북 영천시 교촌동 한 주택가에 멧돼지가 나타나 소방당국에 포획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는 마취총을 이용해 30분만에 멧돼지를 잡았다. 멧돼지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 6시 20분쯤엔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의 한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 멧돼지가 출현, 건물 내부를 돌아다니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멧돼지 포획 시도 1시간여 만인 오후 7시 20분께 멧돼지를 사살하고, 현장을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 실탄 10여 발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당국은 멧돼지의 출현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영천시 관계자는 “멧돼지들이 적정 개체수를 넘어 크게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사는 공간까지 출몰하는 등 예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사례가 빈번해 지고 있다”면서 “멧돼지를 발견하면 등을 보이며 달아나거나 소리를 질러서는 안 된다. 또 위협 행동을 하지 말고 주위 나무나 바위 등에 몸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영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라디오스타’ 하승진, 생후 한 달 사진 공개 “5.6kg 자연분만”

    ‘라디오스타’ 하승진, 생후 한 달 사진 공개 “5.6kg 자연분만”

    ‘라디오스타’ 하승진이 남달랐던 어린 시절을 공개했다. 25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는 ‘인체 탐험 거인의 세계’ 특집으로 하승진, 오윤아, 김수용, 아이린이 출연했다. 이날 하승진은 “태어날 때 5.6kg였다는데?”라는 질문에 인정하며 “맞다. 어머니가 깜짝 놀라셨다고 한다. 그런데 누나도 5.7kg였다. 더 재미있는 것은 둘 다 자연분만을 하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하승진은 “병원에서 출산 직전 배가 너무 크니까 쌍둥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두 명을 받을 준비를 했는데 백일 된 듯한 길쭉한 아이가 나왔다더라. 키가 큰데 배 속에 오래 있었으니 다리가 안 펴지고 구부러졌다. 다리를 펴는 데 한 달이 걸렸다”고 일화를 전했다. MC들은 준비한 하승진의 생후 한 달 사진을 공개했고, 출연진은 “백일 사진 아니냐”며 놀라워했다. 또 유치원 사진에서도 또래보다 월등히 큰 키로 놀라움을 안겼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美 한 직장 소방관 9명 동시에 아빠됐다… ‘베이비붐’ 축제 분위기

    美 한 직장 소방관 9명 동시에 아빠됐다… ‘베이비붐’ 축제 분위기

    몇 달 전 미국의 한 대형병원에서 11명의 간호사가 동시에 임신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은 가운데, 이번에는 소방관 9명이 모두 아빠가 되는 경사가 생겼다. 지난 23일(현지시간) ABC뉴스는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카운티 랜초 쿠카몽가 소방서 소방관 9명이 줄줄이 아빠가 됐다고 보도했다.랜초 쿠카몽가시 소방서 측은 지난 3월부터 7월 사이 소방관 9명이 모두 아기를 품에 안았다고 밝혔다. “새 가족들에게 안부 인사를 해달라”며 말문을 연 소방서 관계자는 “이 특별한 순간을 놓칠 수 없어 단체 사진을 찍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부모가 되고 아기들이 자라는 모습을 다 같이 지켜볼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이번에 아빠가 된 랜초 쿠카몽시 소방관들은 아내, 아기 등 총 27명의 가족과 단체 사진을 촬영하며 기쁨을 함께했다. 거의 동시에 부모가 된 소방관들의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에서는 축하와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지난 4월 오하이오주의 한 종합병원에서도 11명의 분만실 간호사가 비슷한 시기에 임신해 화제를 모았다. 3월에는 캔자스주 오크 스트리트 초등학교의 교사 7명이 한꺼번에 임신해 교장을 놀라게 했다. 메인주 포틀랜드의 한 메디컬센터 분만실 간호사 9명도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차례로 출산해 엄마가 됐다. 연이어 전해진 미국 간호사들의 ‘동시 임신’ 소식에 당시 우리나라 언론은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직장 내 ‘태움’ 문화에 시달리는 우리나라 간호사들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고 입을 모은 바 있다.한편 동시에 아빠가 된 소방관들의 아내를 대표하는 가브리엘 코스텔로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동시에 부모가 된 것은 우연의 일치”라면서 “남편이 동료들에게 임신 소식을 전하다 다른 8명 역시 곧 아빠가 될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놀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딸은 함께 자랄 수 있는 친구를 갖게 되었고, 자신 역시 육아의 어려움에 대해 교감할 수 있는 동지들을 얻게 되었다며 기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태움’은 구조적 문제... 간호사들 연대 보여주고 싶어”

    “‘태움’은 구조적 문제... 간호사들 연대 보여주고 싶어”

    고질적 인력부족·부당한 위계질서 다뤄 美영화학교서 실무 배울 만큼 영화 열정 “병원 내 불합리한 관행서 문제 생겨 비주류에 대한 이야기 영화로 찍고 싶어”“‘태움’ 같은 관행을 단순히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는 건 옳지 않다고 봐요. 영화를 통해 의료계의 구조적 문제와 간호사들의 연대를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10년차 베테랑 간호사가 카메라를 들고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3교대 근무하는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단편영화 ‘3교대’의 정서윤(32) 감독이다. 정 감독은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간호사이자 노동자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17분 길이의 영화에는 신입, 중견, 수간호사 등 다양한 간호사들이 등장한다. 간호사 ‘경희’가 환자를 돌보다 다쳐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과정과 책임 소재를 두고 벌어지는 갈등이 큰 줄기다. 고질적 인력 부족, 의사와 환자 사이에 낀 간호사들의 고충, 부당한 위계질서 등이 녹아 있다. 지난 3월 고 박선욱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처음 인정받는 등 간호사들의 ‘태움’ 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간호사를 다룬 영화도 여러 편 만들어졌다. 하지만 정 감독처럼 현직 간호사가 직접 영화를 만들어 영화제 초청까지 받는 건 드문 일이다. ‘3교대’는 지난 7월 인천여성인권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됐고, 다음달 2일 개막하는 제13회 여성인권영화제에서도 관객들을 만난다.‘3교대’는 정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데뷔작으로 직접 겪거나 보고 들은 경험들이 다양하게 반영됐다. 그는 신입 간호사 시절 ‘태움’이 힘들어 대학병원을 나오기도 했고, 대형 병원에서 초과 근무에 시달린 적도 있다. 병원에서 환자용 엘리베이터를 못 쓰게 해 계단으로 뛰어가다 다친 동료도 봤다. 정 감독은 “경험들을 녹이고 현장에서 옷매무새와 말투까지 다듬은 덕에 리얼리티가 산 것 같다”면서 “공동연출을 맡은 이은경 감독이 중심을 잘 잡아 주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나도 태움의 피해자이자 방관자였고, 내가 모르는 새 가해자였을 수 있다”면서 “병원 내의 불합리한 구조에서 모든 문제가 나온다는 걸 영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 주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정 감독은 영화에서 ‘태움’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태움’이 이슈화되는 과정에서 폭언 등 자극적인 부분만 부각됐다는 아쉬움 또한 느껴서다. 정 감독은 “같은 여성으로서, 간호사로서 동료의 사고 이후 서로 돕고 다독이는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2017년에는 미국 영화학교에서 실무를 배울 만큼 영화에 대한 열정이 크다. 그는 “불규칙한 일정 때문에 고단하지만 앞으로도 영화를 통해 비주류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강서구 산부인과, 수액 맞으려 했는데 마취제를..

    강서구 산부인과, 수액 맞으려 했는데 마취제를..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 임신부가 영양제 주사를 맞으려다 병원 실수로 낙태 수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서울 강서구의 한 산부인과 의사 A씨와 간호사 B씨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베트남 여성 C씨는 지난달 7일 오후 남편과 함께 임신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이 산부인과를 찾았고 C씨는 임신 6주 진단과 함께 영양수액을 처방받았다. C씨는 진료실을 나와 수액을 맞으려 분만실로 이동했고, 간호사 B 씨는 본인 확인을 하지 않고 임신부에게 마취제를 주사했으며 의사 A 씨는 환자 신원 확인 없이 낙태 수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임신부 동의 없이 낙태를 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부동의 낙태’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했으나 범죄 성립이 어려워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적용해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료법상 ‘설명의무’를 적용하면 과태료 300만 원 이하로 처벌 수위가 약해 적용 혐의를 법적으로 꼼꼼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 = 연합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속보] 한미 정상회담 65분만에 종료…트럼프 “北과 관계 좋다”

    [속보] 한미 정상회담 65분만에 종료…트럼프 “北과 관계 좋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이 65분 만에 종료됐다. 한미 정상은 이날 문 대통령의 숙소인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만나 오후 5시 30분쯤 회담을 시작해 6시 35분쯤 끝냈다. 문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조만간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북미 간 실무협상이 열리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 아마도 한반도 비핵화의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 세계사적 대전환, 업적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는 매우 좋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강서구 산부인과, 실수로 외국인 임산부 낙태시켜 ‘충격’

    강서구 산부인과, 실수로 외국인 임산부 낙태시켜 ‘충격’

    서울 강서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임산부가 영양제 주사를 맞으려다 병원의 실수로 낙태 수술해 충격을 안겼다. 23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해당 산부인과 의사 A씨와 간호사 B씨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베트남 여성 C씨는 지난달 7일 오후 남편과 함께 임신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이 산부인과를 찾았고 C씨는 임신 6주 진단과 함께 영양수액을 처방받았다. C씨는 진료실을 나와 수액을 맞으려 분만실로 이동했고, 간호사 B 씨는 본인 확인을 하지 않고 임신부에게 마취제를 주사했으며 의사 A 씨는 환자 신원 확인 없이 낙태 수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임신부 동의 없이 낙태를 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부동의 낙태’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했으나 범죄 성립이 어려워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적용해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료법상 ‘설명의무’를 적용하면 과태료 300만 원 이하로 처벌 수위가 약해 적용 혐의를 법적으로 꼼꼼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 = 서울신문DB 뉴스부 seoulen@seoul.co.kr
  • ‘영양제 처방’ 임신부 확인 않고 낙태수술…강서구 산부인과 수사

    ‘영양제 처방’ 임신부 확인 않고 낙태수술…강서구 산부인과 수사

    임신 6주 진단받은 베트남 임신부본인확인 없이 마취한 뒤 낙태수술 서울의 한 산부인과가 영양제 주사를 맞으러 온 임신부의 신원을 착각해 낙태 수술을 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강서구의 한 산부인과 의사 A씨와 간호사 B씨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7일 환자의 신원을 착각해 임신부 동의 없이 낙태 수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간호사 B씨는 본인 확인 없이 임신부에게 마취제를 주사했으며, 의사 A씨 역시 환자 신원을 확인하지 않고 낙태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출신인 피해자는 사건 당일 한 층 아래 진료실에서 임신 6주 진단을 받고 영양제 주사를 함께 처방받아 분만실을 찾았다. 그러나 신원 확인을 하지 않은 의료진에 의해 마취제를 맞아 잠들면서 날벼락보다 더한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임신부 동의 없이 낙태를 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부동의낙태’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했으나 법리상 범죄 성립이 어려워 일단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적용해 수사하기로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보 탈취 의혹 화웨이 “美 원하면 하드·소프트웨어 제출”

    정보 탈취 의혹 화웨이 “美 원하면 하드·소프트웨어 제출”

    한국 5G보안협의회 참여·검증 협조 런정페이 지분 1.01%뿐… 직원 98.99% 사내 당위원회 경영관여 여부 즉답 피해통신 장비를 통한 정보 탈취 의혹을 받는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사이버 보안 논란 해소에 팔을 걷어붙였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화웨이가 정상적인 인증 절차 없이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백도어’ 프로그램을 통신망에 심어 빼낸 기밀 정보를 중국 정부로 넘기는 등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화웨이를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지목했다. 쑹카이(宋凱) 화웨이 대외협력·커뮤니케이션부문 사장은 지난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정부와 기업에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검증받고 싶다. 미국 측이 원한다면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제출해 어떤 보안 문제가 있는지 직접 확인하도록 하겠다”며 백도어 설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미국은 수년간 화웨이의 보안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증거가 나온 적은 없다. 그저 추측일 뿐”이라면서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 화웨이가 스파이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협약을 체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멍샤오윈(孟少云) 한국화웨이 사장은 “사이버 보안 문제는 기술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화해선 안 된다”고 했다. 미국이 제기하는 보안 의혹과 각종 제재가 정치적 공세의 성격이 짙다고 보는 것이다. 멍 사장은 또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8월 발족한 ‘5G보안협의회’에 참여해 보안 테스트 베드 구축과 검증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국에 화웨이 연구개발(R&D) 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내년 상반기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는 계획도 깜짝 공개했다. 화웨이는 지난 20일 중국 광둥성 선전 본사에 있는 ‘주주 구성 및 지배구조’ 전시홀을 국내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하며 투명성을 강조했다. 화웨이 관계자는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1.01%의 지분만 갖고 있다. 나머지 98.99%는 9만 6768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몫”이라면서 “정부 기관을 비롯해 제3자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 조직과 결탁한 사실상 국영 기업이 아니냐는 오해를 지우고 ‘민영기업’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화웨이 내 별도 조직인 공산당위원회가 경영에 관여하느냐”는 질문에 “당 위원회가 있는 것은 알지만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른다”며 즉답을 피했다. 런 회장은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정보공학부장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상하이·선전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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