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분단
    2026-02-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023
  • “남북 1945년 신탁통치 찬반 다툼 지금 한반도의 모순들을 형성했죠”

    “남북 1945년 신탁통치 찬반 다툼 지금 한반도의 모순들을 형성했죠”

    “1945년 해방 이후 남북이 신탁통치 찬성과 반대로 갈라져 싸울 게 아니라 냉정한 시선으로 모스크바삼상회의에 포함됐던 한반도의 통일임시정부 수립안대로 먼저 한국인만의 임시정부를 세우고, 나중에 신탁통치를 배제하는 방안을 강구했다면 역사는 달라졌을 것입니다. 김일성과 이승만이 각자 권력에 매몰돼 분단을 도모한 것이에요.” ●“北 70년 현대사 집필 구상 20여년 만에 완성” 안문석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한반도가 짊어지고 있는 모순들이 모두 1945년 그해에 형성되고 숙성됐다고 인식한다. 안 교수가 1945년 해방부터 지난해 북한의 5차 핵실험까지 북한의 굵직한 사건들을 촘촘히 기록한 ‘북한 현대사 산책’(전 5권·인물과사상사)을 펴낸 근원적인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70년간의 북한 현대사를 정리해 펴낸 건 안 교수가 사실상 처음이다. 지금까지 북한 현대사에 관한 책으로는 역사문제연구소가 기획한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북한 현대사’와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가 쓴 ‘와다 하루키의 북한 현대사’ 정도가 손에 꼽힌다. 그가 쓴 초고 원고는 5500장. 직접 수집해 온 1차 사료에 기반해 북한 현대사를 기술했다. 안 교수는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NARA)을 뒤져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김일성 집무실과 노동당 당사에서 확보한 문서들을 샅샅이 복사했다. 그리고 북한 자료인 ‘조선통사’, ‘조선전사’, ‘김일성 저작 선집’ 등도 진위를 가려 증거 위주의 ‘실증적 기술’을 원칙으로 재구성했다. 안 교수는 8일 “북한 현대사를 통시적으로 다뤄 보겠다는 구상을 한 지 20여년 만에 책으로 완성하게 됐다”며 “지난 70년간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군사 등 전 분야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게 하자는 생각으로 썼다”고 말했다. 5권으로 구성된 북한 현대사는 해방과 김일성 체제를 다룬 1권(1945~1949년), 2권인 전쟁과 사회주의 건설(1950~1959년), 3권 주체사상과 후계체제(1960~1979년), 4권 김정일과 고난의 행군(1980~1999년), 5권 김정은과 북핵 위기(2000~2016년)로 구분된다. ●“56년 ‘8월 종파 사건’이 김일성 독재 분기점” 안 교수가 꼽는 북한 현대사의 가장 드라마틱한 대목은 무엇일까. 북한에서는 유일했던 ‘반김일성 운동’인 1956년의 ‘8월 종파 사건’을 꼽는다. 이미 그해 2월부터 김일성에 대해 수령이라는 호칭이 사라지고 있었고, 개인숭배에 대한 자제 분위기도 나타났다. 최창익 등 연안파와 박창옥 등 소련파, 오기섭 등 국내파는 1956년 8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일성을 위원장직에서 축출한다고 발표했다. 김일성에 대한 개인숭배와 독재적인 당 운영도 비판대에 올랐다. 하지만 쿠데타는 김일성의 반격으로 소련파와 연안파의 숙청이라는 비극으로 끝났다. 안 교수는 “8월 종파 사건은 북한 내 김일성 유일체계가 만들어지고, 북한이 외부와 단절한 채 ‘김일성의 나라’로 향하는 결정적 분기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3대 세습체제로 이어진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에 대해 안 교수는 “통상 정권 붕괴는 권력 내부의 쿠데타가 아니면 민중봉기로 인하지만 북한은 그 두 가지 다 가능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권력자들은 철저히 감시받으며 서로 간의 대화와 모의 자체가 불가능한 시스템이고, 주민들의 경우 당과 인민보안성, 국가보위부, 사회단체로부터 4중의 감시를 받는 데다 시민사회라는 경험 자체가 전무하다”고 덧붙였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그러나 나는 살았고, 헛되이 살지 않았다(필립 나시프 지음, 이주영 옮김, 라이프맵 펴냄) 안톤 체호프 등 78명의 역사적 인물들이 죽음을 앞두고 남긴 마지막 말들을 통해 인생을 반추한다. 228쪽. 1만 5000원. 음식의 역습(마이크 애덤스 지음, 김아림 옮김, 루아크 펴냄) 미국 텍사스에 식품과학수사연구소를 설립한 저자가 다양한 식품에 함유된 중금속과 유해 물질, 식품 첨가물들의 유해성을 세세하게 실었다. 536쪽. 1만 7000원. 커넥터(안병익 지음, 영림카디널 펴냄) 컴퓨터공학 박사이자 사회연결망과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전문가인 저자가 세상을 지배하는 힘으로 지목한 ‘연결’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파헤쳤다. 392쪽. 1만 3000원. 인에비터블(케빈 켈리 지음, 청림출판 펴냄) 미국의 과학·기술·문화 잡지 ‘와이어드’의 공동 창간자인 저자가 향후 30년간의 변화상을 예측한 책.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이 결합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12가지 변화상을 제시한다. 460쪽 내외. 1만 8000원. 세대 간 연대와 갈등의 풍경(최유석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한국 사회를 세대 중심으로 바라본 심층 보고서. 세대 갈등이 세대 연대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리며 저성장 고령화 시대에 세대의 골을 메울 방법을 탐구한다. 288쪽. 2만 6000원. 세렝게티 법칙(션 캐럴 지음, 조은영 옮김, 곰출판 펴냄) 이야기꾼 생물학자로 통하는 저자가 바이러스에서 코끼리까지 지구 생태계를 가로지르는 하나의 보편적 법칙을 찾아 나선다. 352쪽. 1만 8000원.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김승호 지음, 권아리 그림, 스노우폭스북스 펴냄) 가난한 이민자에서 개인자산 4000억원대의 슈퍼리치가 된 저자가 깨달은 행복과 부의 비밀을 담았다. 384쪽. 1만 5800원. 독일사 깊이 읽기(고유경 지음, 푸른역사 펴냄) 루터가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한 바르트부르크성, 프로이센 궁전이 남아 있는 포츠담, 유럽 유일의 분단도시였던 베를린 등 독일의 역사와 정체성을 상징하는 9곳을 소개한다. 332쪽. 1만 8000원.
  • [씨줄날줄] 신년사로 보는 정유년/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신년사로 보는 정유년/황성기 논설위원

    신년사가 쏟아지는 연초다. 민간과 공공 가릴 것 없이 크고 작은 조직의 장들이 신년사 혹은 신년 메시지를 내놓는다. 신년사는 본디 조직의 장이 구성원들을 향해 던지는 내부용이다. 그 가운데 공개되는 것들은 외부를 의식하고 겨냥하는 양수겸장의 의미도 지닌다. 그런 점에서 신년사는 그 조직의 향후 발걸음, 최고경영자(CEO)의 사고를 살필 수 있는 것은 물론이요, 그 사회(국가)의 단면을 들여다보는 거울이다.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의 창구로 드러나 해체 요구가 빗발쳤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신년사는 실망스럽다. 진즉 탈퇴 의사를 내비친 삼성, SK에 이어 LG, KT가 전경련 탈퇴를 선언했는데도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국민께 사랑받는 단체로 거듭나겠다”고 밝혀 모두를 어리둥절케 했다. 전경련의 대척점에 있는 민주노총의 최종진 위원장 대행은 “2017년은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완수하고 헬조선·비정규직·최저임금 인생을 바꾸는 사회 대개조의 첫 삽을 뜨는 해로 만들자”며 대통령 선거의 해인 올해 정치 투쟁에 방점을 찍는 신년사를 내놓았다. 보수적으로 여겨지는 의료계도 신년사만큼은 시대의 키워드를 좇는다. 최순실 국정 논단 국정조사특위에 대통령 전직 주치의로서 출석했던 서울대병원의 서창석 병원장은 “빅데이터와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 발전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의 이상도 병원장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발전”을 강조한다. 서울대 성낙인 총장의 신년사는 통일평화대학원 설립이란 뉴스를 담아 이목을 끌었다. 성 총장은 “통일은 분단시대의 사고를 극복하는 것에서 시작해 제도적 통합과 공간적 통일을 이루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는데, 북한 관련 학과 폐지가 추세인 현실에서 기대를 모은다.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 보자. 주변 4강의 지도자 신년사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것은 단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다. 지난달 31일 “중국은 영토주권과 해양 권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며 그 누가 어떤 구실을 삼더라도 중국인들은 절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자마자 1일 랴오닝함 항모전대를 남중국해에 보내 실전훈련을 벌였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훌륭하고 풍요로운 2017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러시아는 위대하고 특별하고 훌륭한 나라”(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새로운 나라 만들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며 각국 지도자들은 자국 우선주의를 당당하고 명확히 선포했다. “모른다”, “기가 막히다”, “밀회는 없었다”는 어불성설의 간담회로 새해를 연 박근혜 대통령을 보면서 리더십 부재가 초래하는 국가 위기를 절실히 느낀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유현목의 오발탄·춘몽… 예술은 이렇게 잉태됐다

    유현목의 오발탄·춘몽… 예술은 이렇게 잉태됐다

    한국 영화의 거목 유현목(1925~2009) 감독의 특별전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화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유 감독은 데뷔작 ‘교차로’(1956)부터 유작 ‘말미잘’(1994)까지 약 40년 동안 극영화 43편, 실험영화 및 기록영화 3편 등 모두 46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이 중 전후 서민들의 고단한 일상과 시대상을 담은 ‘오발탄’(1961)은 한국 영화와 관련된 각종 설문조사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힌다. 실향민이자 개신교도였던 유 감독은 개개인의 삶을 억압하는 전쟁과 분단의 역사적 현실, 그로 인한 실존적 고뇌 등을 작품에 담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리얼리즘 작가이면서도 표현 양식 측면에서는 실험성이 강해 영화를 예술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부인 박근자씨가 지난해 한국영상자료원에 기증·위탁한 유품들을 통해 유 감독의 방대한 작품 세계를 훑어볼 수 있다. 각종 영상물과 수상 트로피, 메모가 빼곡한 시나리오와 콘티 등 수백점에 달하는 자료와 영상자료원이 보유하고 있는 영화 스틸 사진 및 포스터 등이 실존(분단), 구원, 실험의 세 가지 키워드로 나뉘어 전시된다. 유 감독의 작품들을 다시 감상하는 기회도 곁들여진다. 시네마테크KOFA에서는 오는 10일부터 엿새 동안 ‘사회 묘파의 리얼리스트: 유현목 감독 특별전’이라는 이름으로 ‘오발탄’과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양식의 작품으로 평가받는 ‘춘몽’(1965), 한국 문예 영화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 ‘김약국의 딸들’(1963), 민족 분단의 비애를 그린 ‘장마’(1979) 등 13편이 상영된다. 전시와 영화 관람 모두 무료다. 전시는 4월 16일까지. (02)3153-2053.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시론] 촛불, 혹은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로/한승원 소설가

    [시론] 촛불, 혹은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로/한승원 소설가

    정치적·경제적 혼돈 속에서 수많은 촛불들이 질서(코스모스)를 잡으려 나서는 것을 보면서 2017년 새해를 맞았다. 프랑스 비평가 바슐라르는 촛불을 통해 몽상의 미학을 이야기했지만, 나는 자기 몸을 태워 어둠을 살라 먹으며 고독하게 죽어 가는 위대한 실존과 심혼을 읽었다. 이 나라 각계각층 지도자들은 윤리의식이 희박하다. 그것은 탐욕 때문이다. 기업인들의 윤리는 자기들이 돈을 번 사회에 어떤 모양새로든지 환원시켜 주는 데에 있다. 의사들의 윤리는 돈을 벌어 건물을 높이 올리고 거대한 종합병원의 원장이 돼 의료 업계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데에 있지 않다. 히포크라테스선서에서 그랬듯 돈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에 있다. 법조인과 정치인의 윤리는 스폰서의 돈을 받고 권력을 나누어 쓰는 데 있지 않다. 범죄 없는 세상을 만들 뿐 아니라 억울하게 인권 유린을 당하는 자가 한 사람도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에 있다. 자본주의라는 정글에서 큰 기업의 돈을 뜯어 권력을 유지하고 호의호식하는 데에 있지 않고, 큰 기업들이 작은 기업들을 잡아먹거나, 해외로 돈을 빼돌리거나, 자기 자식들에게만 돈을 물려주고, 비자금을 조성해 관리들을 매수하여 마피아 조직처럼 끼리끼리 잘 해먹는 것을 근절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데에 있고, 사람들을 고루 잘살게 하는 데에 있어야 한다. 창조적인 문화 창달을 해야 할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이념을 앞세우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능력 있는 문화예술인들을 불이익당하게 하는 일들을 자행했다. 우리는 군사독재 정권의 중앙정보부가 시인, 작가, 화가, 연예계 인사들의 카드를 만들어 그들의 활동 성향을 낱낱이 기록하고 그들을 관리하고 비위를 건드리는 짓을 하면 감옥에 가두기도 한 유신 독재 시대를 경험했는데 그 독한 뿌리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이다. 모든 지도자들은 실패하고 스스로의 한계를 느꼈을 때, ‘자기 돌아갈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돌아가는 이의 뒷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이형기 시인의 ‘낙화’의 의미를 알고 실천해야 한다. 그것은 탐욕이 많고 비굴하면 실천할 수 없는 일이다. 오늘의 정치적·경제적 난맥상은 하늘이 내린 시련이다. 역사는 시련 극복의 궤적이고, 빛과 어둠의 충돌의 기록이다. 역사 속에서의 빛은 반드시 어둠을 살라 먹고 새로이 창조적인 빛을 만들곤 했다. 그 연장선상에 오늘의 대통령 탄핵과 앞으로 치러질 대선이 놓여 있다. 이 판국에 대선 주자들은 현란한 대사와 연기로 우리를 현혹하고 있다. 대선 날이 가까워질수록 그들 사이에는 중상모략과 흑색선전이 난무할 것이고, 마녀사냥질 현상이 나타날 것이고, 부정부패에 편승했던 어떤 세력은 치마만 바꾸어 입고 북풍을 동원해 공포 분위기를 동원할지도 모른다. 이 판국에 우리를 안도하게 하고 자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은 평화롭게 타는 촛불이다. 정치지도자는 배이고 백성들은 물이라는 생각을 우리 선인들은 가지고 있었다. 물은 배를 띄워 주지만 그 배가 악을 행할 때 물은 배를 넘어뜨리고 새로운 배를 만들어 띄운다. 한반도는 도전받고 있다. 세계 2차대전 이후 구소련과 더불어 이 땅을 분단시키면서 아시아대륙을 향한 교두보를 마련한 미국은 6·25 한국전쟁에서 우리를 지켰고, 우리의 가장 든든한 동맹국이 됐다. 미국과 힘을 겨루고 있는, 동북공정의 거대 공룡 같은 중국과 구소련의 후신인 러시아는 북한을 감싸고 있고, 북한은 핵무기와 장거리 로켓포를 개발해 우리를 위협하고 있고, 우리를 식민지배한 바 있는 일본은 죄를 인정하지 않은 채 미국과 손을 잡고 군사와 경제 대국으로 군림하고 있다. 해운업과 조선업들이 무너지고, 수출은 잘 되지 않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조류독감으로 인해 닭과 오리들이 줄줄이 생매장되고, 서민들은 장사가 안되고, 농민들은 쌀값 하락으로 인해 맥이 빠져 있다. 그러나 절망하지 말자. 우리는 어려울수록 강해지는 전통을 가진 국민이다. 이런 때는 지혜를 모아 중심을 잡고 건강하게 나아가야 한다. 희망은 희망 없음 속에서 죽순처럼 솟는 법이다.
  • [이제는 평창입니다] “함성, 좋은 성적 이끄는 힘…국민 참여가 성공 필수요소”

    [이제는 평창입니다] “함성, 좋은 성적 이끄는 힘…국민 참여가 성공 필수요소”

    체감기온 영하 7.5도를 오르내리던 지난달 29일 오후 5시부터 두 시간에 걸쳐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서울신문 사옥 앞 서울마당에선 ‘이제는 평창! 세계가 대한민국으로’라는 타이틀을 내건 토크 콘서트가 열려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서울신문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쇼트트랙 스타 김동성(36) 대한빙상경기연맹 선수위원, 어려서부터 탁구 천재로 불렸던 유승민(34)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윤순화(46)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 이선철(50) 평창동계올림픽 미디어·문화분과 전문위원이 ‘4인 4색 겨울 이야기’를 선물했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문화체육관광부 실·국장 등 대회 관계자들도 참석해 끝까지 지켜봤다. ‘이제는 평창입니다’라는 슬로건에 발맞춰 대한민국을 지구촌에 빛낼 대회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생생한 얘기를 모았다. -사회 먼저 네 분의 근황과 각오부터 듣겠다. -김동성 쇼트트랙 발전을 위해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강연도 많이 나간다. 한국 선수들이 잘하는 것도 좋지만, 잘 모르는 분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설하는 데 주력한다. 쇼트트랙에서 여러 번 금메달이 나오길 선배로서 기대한다. -유승민 지난해 8월 IOC 위원에 당선되고 나서 4개월이 흘렀다. 올림픽을 잘 준비해 세계 팬들에게 평창의 힘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여하고 싶다. 선수로 뛰었을 때 내 경기력에 집중했다면 이제 스포츠 전반에 걸쳐 내 역할을 필요로 하는 곳에 집중한다. 배우는 단계다. -윤순화 그라운드에선 선수들이 금메달, 밖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메달을 따는 것이다. 선수들이 처음 만나는 게 자원봉사자들 아니겠나. 스스로를 국가대표로 생각하고 임해 달라고 부탁하곤 한다. 역사적 순간에 함께한다는 것 때문에 관심을 많이 보여 주는 것 같다. -이선철 서울에서 쭉 자랐다. 평창을 좋아해 2002년 귀촌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대학생으로 자원봉사, 이제 평창 군민으로서 자원봉사를 한다. 남다르다. -사회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더 참여하게 할 수 있을까. -김동성 우리가 메달을 못 따더라도 재미있는 경기가 많다. 그런 종목을 직접 가서 구경하는 것도 괜찮고. 관중으로 가서 외국인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 도와주는 것도 좋겠다. 경기만 집중하다가 경기를 마치고 낯선 곳에서 잘 모르는 분들이 성심성의껏 도와주면 감동을 받는다. 올림픽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더 커지는 것 같다. 그리고 아무래도 홈그라운드이니까, 국민들의 함성이 크니까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도 있고 더 좋은 성적과 기량을 보여 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사회 유승민 위원은 예전에 눈빛도 매서웠는데. -유승민 이젠 눈빛도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말을 듣는다. 탁구는 하계라고 하지만 겨울에 경기를 더 많이 치른다. 훈련도 겨울에 많이 하고. 이번 토크 콘서트를 계기로 동계올림픽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 최근 테스트이벤트에 많은 관중들이 몰려 감동을 받았다. 즐길거리도 많더라. -이선철 나중에 진짜 대회를 개최하면 얼마나 더 감동적일까 생각도 했다. 강원도에서 열리긴 하지만 결국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대회다.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신명의 문화를 보여 주는 게 중요할 것 같다. 한국이 가진 역동성도 보여 주길 기대한다. 문화올림픽, 경제올림픽도 중요하지만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국인 만큼 평화올림픽이 되길 기대한다. -사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미디어를 통해 홍보를 잘하는 게 중요한 듯한데. -유승민 오늘 토크 콘서트에서 떠오른 아이디어인데, 대회 관련 해시태그나 링크 걸기 등 캠페인을 벌이면 어떨까 싶다. 예전에 유행한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되돌아보자. -사회 자원봉사자들에게 힘든 건 없나. -윤순화 아무래도 가장 추운 날씨에 치르는 행사라 힘들다. 자원봉사자들은 2년 전부터 준비하는 것이다. 선발부터 교육, 현장탐방 등 때문이다. 사정이 있어서 빠지는 사람도 있어 20%를 더 뽑는다. 전국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아직도 동계올림픽에 대해 잘 모르는 국민들도 많다. 강릉 주민들 가운데 타지나 외국에서 오는 사람들을 위해 본인의 집을 홈스테이로 개방한 동네가 있었다. 자원봉사자 200여명이 방문해 도배와 장판을 새로 꾸미기도 했다. 이처럼 직접 경기장 안에서 봉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 관심도 큰 힘을 불어넣는다. -사회 정리하는 의미로 국민들과 어떻게 잘 치를 계획인지를 소개해 달라. -김동성 어렵게 세 번 만에 일궈 낸 동계올림픽이다. 국민 모두가 참여해 한국을 한 번 더 알리는 계기라고 본다. 동계 종목을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성공 개최를 바란다. 후배들도 내 생애 최고의 경기를 보여 주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해 달라. -윤순화 전국에 248개가 자원봉사센터가 있다. 본인이 신청한 지역에서 면접도 볼 수 있다. 면접에서 선발되면 교육 장소도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 2만 2000명을 선발하는데 9만여명이 신청했다. 자원봉사자들이 평창올림픽을 준비한다는 자세로 많이 알려 주길 기대한다. -이선철 평창 인구가 겨우 4만명 남짓이다. 따라서 온 국민이 함께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올림픽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달라.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많이 모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신년 특별 대담] 남재희 “촛불은 민주주의·정의 철저히 실천하자는 시대정신”

    [신년 특별 대담] 남재희 “촛불은 민주주의·정의 철저히 실천하자는 시대정신”

    사회: 이경형 주필 새해에는 탄핵 정국이 개헌·대선 정국과 맞물려 돌아가게 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의 촛불 함성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기에 이르렀다. 국회의 탄핵안 의결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황교안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권력 공백의 과도기를 관장하고 있다. 정치권은 여당의 분열로 4당 체제로 운영되는 가운데 정파별로 조기 대선에 대비한 전선 구축에 여념이 없다. 지금 한반도 주변 정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과 시진핑, 블라디미르 푸틴, 아베 신조 등 강성 지도자의 포진으로 대단히 유동적이고, 북한 김정은은 핵 무장에 집착하고 있다. 이 같은 나라 안팎의 위중한 시기를 맞아 경제 석학으로 국무총리를 역임한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과 국회의원 4선에 노동부 장관을 지낸 진보적인 정치비평가 남재희 언론인의 대담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들을 진단해 본다. 사회 지난 2개월의 촛불 정신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이나 탄핵을 넘어서 앞으로 국가가 추구해야 할 비전과 가치에 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봅니다. 국가 운영의 틀이나 사회 작동의 시스템을 개조해야 한다는 관점도 있습니다. 촛불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1960년대 후반 미국 내 베트남전 반대 시위가 있던 격동의 시기를 미국의 신문과 잡지는 ‘양적인 혁명’과 ‘질적인 혁명’이라는 용어로 해석했습니다. 기존의 가치나 사상 체계를 그대로 실천하고 이행하는 것이 양적인 혁명이라면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차원의 모색을 하는 것이 질적인 혁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개념을 빌리면 이번 촛불의 시대정신은 질적인 혁명보다는 양적인 혁명 쪽 비중이 더 높습니다. 거창하게 새로운 사회를 추구한다기보다 기존에 갖고 있던 민주주의와 정의를 철저히 우리 사회에도 적용하고 실천하자는 시대정신이 압도적입니다. 질적인 혁명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추구의 열망도 보입니다. 실업난과 양극화 등의 심화 속에 새로운 사회에 대한 희망, 열망 같은 것이 겹쳐진 이중적 구조로 현 상황을 분석해야 한다고 저는 봅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 저도 촛불시위에 세 번 나갔습니다. 정말로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다 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번 촛불의 시대정신을 ‘정의’와 ‘함께 잘 살자’라고 규정합니다. 정의라는 것은 간단하게 ‘보편적 상식이 사회작동 원리로 기능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편적 상식이란 열심히 일하면 응분의 대가를 받는 것, 부모의 재산과 사회적 지위 없이도 본인의 능력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 법 앞의 평등을 의미합니다. 또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익 증진을 위하는 것이 보편적 상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최순실 일가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직을 이용했습니다. 사익 추구를 위해 정경유착과 인사전횡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에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보편적 상식이 사회작동 원리로 기능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시민이 광장에 나와 ‘보편적 상식이 사회작동 원리로 기능하는 정의사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함께 잘 살자’라는 가치 구현이 요구된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모든 사회 변혁의 밑바탕에는 경제적 불평등이 깔려 있었습니다. 경제적 불평등은 모든 역사에 존재했지만 최근의 경제적 불평등은 신자유주의 논리에 의해 더욱 확대되고 제도화됐다고 생각합니다. 신자유주의 논리는 ‘개인의 자유’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의 활동은 ‘자본’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를 확대한 것은 결과적으로 ‘자본의 자유’ 확대로 나타납니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인간이나 공동체는 등한시하고 개인과 자본의 자유만 강조하게 된 결과가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 사회입니다. 저는 경제적 불평등을 제도화하는 신자유주의적 가치에서 공동체 사회가 건강해야 개인도 행복할 수 있다는 ‘함께 잘 살자’라는 동반자 가치가 시대정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헌법재판소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고, 국정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권 교체를 앞둔 과도기적인 행태를 띠고 있는 것이지요. 권한대행 체제의 국정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남재희 영어로 ‘인터레그넘’(interregnum)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직역하면 ‘왕위 공백기’란 뜻인데, 현재가 민주주의시대의 통치권 공백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이를 알아차리고 자진해서 하야를 했으면 그만큼 통치권 공백기가 단축됐을 텐데, 김종필 전 총리가 한 언론 인터뷰에 이야기한 것처럼 박 대통령은 5000만명이 하야하라고 해도 안 할 사람입니다. 정치 생명은 이미 끝났는데 법률과 헌법적 명운이 남아 헌법재판소에서 몇 달을 끌지도 모릅니다. 헌재가 시간을 끌면 끌수록 통치권 공백기간은 더 길어져 국가에 어마어마한 손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 리더십이 없는 공백기에 황교안 권한대행이 뭘 할 수가 있겠습니까. 또 뭘 해서도 안 됩니다. 황 권한대행은 과거 고건 전 총리의 역할을 모델로 해서 ‘선의의 관리자’로 역할을 끝내야 합니다. 자기가 능동적으로 새로운 시책을 한다고 나서면 안 됩니다. 일본의 한 방송에서 발표한 올해 10대 국제 뉴스를 보니 1위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었습니다. 트럼프라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인이 당선되니까 각국은 비상사태에 돌입했습니다. 근데 국제 뉴스 2위가 ‘박근혜·최순실 사태’였습니다. 그만큼 국제적으로 우리나라가 웃음거리가 되고 조롱거리가 된 상황입니다. 국제 무대가 어떻게 요동칠지 모르는데 권한대행이 나서서 협상이 될 리 만무합니다. 우리나라의 통치권 공백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운찬 황교안 권한대행은 선출된 권력이 아닙니다. 그래서 주권자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영향을 주는 정책과 법을 새롭게 만들거나 집행하는 것은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황 총리는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을 공동으로 지는 사람입니다. 총리로서 최순실이 국정을 농단하는 것을 예방하지도 못했고 결과적으로 최순실의 국정농단 정책을 집행한 사람입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정윤회 문건 사건 때 관련자들을 법대로 처벌했다면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황 총리가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재임하며 정윤회 문건 사건을 법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황 총리는 현상유지 차원의 관리 이상의 활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기존 정당들의 각종 개혁이나 혁신 작업을 어떻게 보십니까. 특히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개헌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계십니까. 남재희 저는 현재 활동하는 정치인들과 생각이 좀 다릅니다. 탄핵 정국에서 개헌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불 났는데 밤 구워 먹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개헌 논의가 악의적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희석시키는 것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헌법이 만약 살아 있는 생명체라면 지금 억울해서 엉엉 울 판입니다. 왜 헌법의 잘못으로 돌리느냐고 말이죠. 어떠한 개헌이냐에 대한 합의점은 하나도 없습니다. 내각책임제에서 이원집정제, 대통령 중임제까지 개헌의 종류는 많습니다. 그러나 내각책임제는 분단국가인 우리나라 상태에서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장면 내각의 실패도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당의 전통과 안정성, 정체성 등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남북분단의 현실 등은 정권이 지리멸렬하게 바뀌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대통령 4년 중임제는 초기 산업시대의 제도라 생각합니다. 지금 어마어마한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8년은 너무 길다고 생각합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사회에 5년이면 충분합니다. 또한 4년 중임제를 하면 어떤 무리를 해서라도 8년을 하려 들 겁니다.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선거를 같이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도 대통령 선거 중간에 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이는 하나의 정치적 축제인 동시에 엄청난 정화 기능을 합니다. 예산이 낭비된다고 하는데 어차피 인건비는 다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이고, 종이값 외에는 특별히 낭비되는 예산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개헌이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에 개헌을 한다면 대통령 결선 선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처럼 50% 국민의 지지를 얻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과반수가 안 되면 정책 연대를 하거나 연정, 협치를 하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소외된 세력이 그만큼 정치에 반영되고 우리 정치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헌을 한다면 제1차적 명제가 ‘결선투표제의 도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정운찬 촛불시위는 주권자인 국민이 자신의 주장을 광장에서 직접 표현하는 것인데, 1987년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났지만 광장의 촛불은 반복적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민들의 요구를 제도권 정치에서 수용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비정규직을 대변하는 정당, 환경 문제에 천착하는 정당 등 다양한 사회적 필요를 대표하는 정당들이 만들어져 이들의 주장이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내각제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하나는 사람의 문제이지만, 다른 하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자질도 풍부하고 공적인 마인드를 가졌다면 이런 일이 안 벌어졌을 것이고 사람이 좀 모자란다 할지라도 제왕적 대통령 제도가 없었다면 이런 일도 안 일어났을 것이라고 봅니다. 제도의 변화가 중요한데 저는 내각제로 권력 구조가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60년대 장면 내각제는 오늘날보다는 덜 성숙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촛불시위에 나선 시민들을 보면 ‘우리도 내각제를 한번 해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하나는 권력이 분산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내각제에서도 강력한 총리가 있을 수 있고, 대통령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정치인들입니다. 지금의 사태를 가져온 제왕적 대통령 문제를 놓고 순수한 논의를 하면 좋은데 다들 차기 대통령 선거에 대비해 자기 정파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남재희 정 전 총리께서 우리나라의 문제점이 언론권력, 재벌권력, 검찰권력에 의한 ‘특권 카르텔’이라고 지적한 칼럼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특권 카르텔로 재벌, 언론, 관료를 꼽는데 그중 관료의 구성원은 시대마다 달라졌습니다. 해방 직후에는 경찰이 그 관료였고, 박정희 쿠데타 이후에는 중앙정보부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후 은행 융자를 관할하고 세무 사찰을 하면서 재무부와 국세청이 쥐고 흔들었습니다. 요새 와서는 검찰이 권력을 쥐고 흔들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 등이 추천하는 검찰위원회 구성을 헌법 조항에 넣으면 더이상 검찰이 ‘권력의 시녀’가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권 카르텔을 무너뜨리는 데 있어 핵심은 경제력입니다. 경제력을 무너뜨리려면 정치력이 강해야 합니다. 그러나 내각책임제에서는 강한 정치력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역시 특권 카르텔을 혁파할 수 있는 힘은 개혁 의지를 가진 대통령이라야 가능합니다. 내각책임제는 우리가 남북 통일이 되고 개혁 과제가 별로 없는 상황이 되면 모르겠는데, 특권 카르텔과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고통받는 청년층들이 늘어가는 지금 상황에서는 불행의 늪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정운찬 제가 내각책임제를 한번 해봄직하지 않냐는 말씀을 드린 데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내각책임제를 위해서는 재벌의 힘을 효율적으로 제한하는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권력이 한 군데에 집중해서 나온 현상에 놀라서 드린 말씀입니다. 세계에서 제대로 된 대통령제 국가는 미국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과연 대통령제가 잘되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이 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개헌을 해서라도 권력 분산을 했으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 1934년 충북 충주 출생 ▲ 청주고, 서울대 법학과 ▲ 조선일보 정치부장, 논설위원 ▲ 서울신문 편집국장, 주필 ▲ 제10, 11, 12, 13대 국회의원 ▲ 노동부 장관
  •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기자간담회 전문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기자간담회 전문

     *일시: 2016년 12월 27일 오후 2시~오후 4시 30분  *장소: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    태영호 전 공사: 진실을 알리기 위해 밤낮으로 뛰는 기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저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김정은 정권을 위해 남북외교 대결 최전선에서 뛰어온 태영호다. 북한에서도 잘 살던 저희 가족이 왜 귀순했는지 여러가지 추정하며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유학하고, 평양 국제국제학교에서 외교관 양성교육을 받았다. 영국, 덴마크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해외에서 자유민주주의를 경험하면서 북한 정권은 미래가 없다는 걸 점차 알게됐으나 북한에 남겨둔 가족과 일가 친척에 대한 연좌제 두려워 차마 박차고 나오지 못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유학을 오래한 김정은이 세상 돌아가는 걸 잘 아니 합리적 이성적 판단을 내려줄 거란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살았다. 그러나 시간 흐를수록 고모부 장성택, 측근들도 무자비 처형하는 행태를 보며 절망감 빠져들었다. 지난 5월 7차 당대회를 계기로 한·미 대선 등 정치적 변환기를 이용해 핵개발을 2017년 말까지 무조건 완성하는 광신적 정책 채택하고 질주하는 모습을 보며 빨리 남한으로 가서 무엇이든 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분, 지금 김정은 체제는 겉으로는 공고한 거처럼 보이지 안은 썩어 들여가 대내외 심각한 위기다. 낮에는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만 밤에는 이불쓰고 한국 영화 보는 게 현실이다. 김정은 삼수갑산에서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듣게 해달라며 간부들 일거수일투족를 감시하고 공포 정치를 한다. 이런 미친광이 행태를 보면서 태양과 너무 가까이 가면 타죽고 멀어지면 얼어 죽는다는 기회주의적 생각을 한다. 노예 생활이 40, 50년 증손자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저는 제 가족들에게 이 순간 내가 노예 사슬을 끊어주니 자유롭게 살아라라고 말했다. 진작 오지 못했을까 후회까지 했다. 김정은 정권을 누가 무너뜨러주지 않을까 살아온 과거가 부끄럽다. 김일성 김정일 때도 핵개발을 중단하지 않았지만 김정은은 완성 시간표까지 정해놓고 위험 천만한 핵질주의 마지막 직선주로에 들었다. 손에 핵무기가 주어지면 우리는 영원히 핵의 인질이 될 것이다. 이 한몸 숨길 곳 없는 자그마한 영토는 구석기 시대로 돌아갈 것이다.  북한에 계신 여러분, 쭈뼛거리지 말고 들고 일어날 때 김정은 물먹은 벽처럼 허물어질 것이다. 김정은을 쳐내고 통일된 나라에서 행복하고 자유롭게 삽시다. 해외에서 고생하는 북한 주민 여러분, 이미 수만명이 남한으로 왔습니다. 탈북 면허증이 주어져 있는 이 순간을 놓치지 말고 대한민국으로 오시라. 외교관 여러분, 자식들을 인질로 잡아둔 김정은을 순한 양처럼 따르지 말고 다같이 들고 일어납시다. 자식에게 노예 사슬을 끊어주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탈북자 여러분은 통일 선봉이다. 통일되는 날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 마을 사람들에게 통일 선봉 투사, 노예 해방자라는 명예로운 칭호 받을 것이다. 통일 앞장설 때 김정은 연좌제 허물어 질 것이다. 3만명 탈북민의 김정은 타도 외침이 망배단에서 울려 퍼질 때 통일의 아침은 밝아올 것이다. 통일된 대한민국 만세!    대한민국 온 간단한 소회? 자녀 하나는 평양에 두는데 온 가족이 다 올 수 있었던 이유?  -언급한 거처럼 김정은 정권은 부모 자식간 가장 숭고한 사랑마저 악용해 해외에 나간 주재원의 자식 한명을 인질로 잡아둔다. 그러나 저는 천망다행스럽게 제 자식들을 다 데리고 올 수 있었다. 제가 어떤 경로, 과정 거쳐서 제 자식들 데려 올 수 있는지 문제는 현재 북한에 계시는 여러분들 생명하고 관련된 문제라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적절하지 않다.    2017년말 핵 완성 관련 설명 부탁한다. 또 영국에서 하던 업무 뭐였나?  -2017년까지 핵개발 완성 대해서는, 김일성, 김정일 때도 북한은 핵개발을 중단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 단 김정일 때까지만 해도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거짓 외피를 뒤집어 쓰고 핵개발을 은밀한 방법으로 해왔다. 김정은은 핵경제 병진노선을 공식 채택했다. 여기서는 경제는 세계와 주민 기만하기 위해 붙인 것이라고 사실상 핵 최우선 정책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7차 당대회 이후 김정은은 가장 빠른 시일내 핵완성할 것을 당 정책으로 명했다. 왜 2017년말을 완성 시간표로 정했느냐는 문제다. 북한이 핵개발 적기로 보는 거는 한국 대선 진행되고 미 대선 후 정권 인수 과정인 2016~2017년말을 가장 적기로 봤다. 왜냐면 정치적 국내 일정 때문에 미국과 한국이 북한 핵개발을 중지시킬 수 있는 물리적, 군사적 조치를 취하지 못할 거라는 타산이 깔려있다. 북한은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2가지 단점이 있다고 본다. 하나는 미국, 한국에서 보수든 진보가 집권하면 새 정권은 반드시 북한과 새로운 정책을 시도할 것, 두번째는 정권 바뀌면 사람도 바뀐다는 타산이다. 북한은 한국에서 대선 끝나고 미국에서 새로운 대북 정책 팀이 꾸려진다면 필경 북한과 새로운 정책 시도할 것으로 간주한다. 이럴 때 북한은 빨리 핵개발 완성해서 새 미국, 한국 정부와 북한이 도달한 핵보유국 지위에서 새로운 대화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한미가 유지해온 선 비핵화 후 대화 도식을 깨고, 새로 집권하는 한미 정부와 북한이 핵동결 대 제재 해제, 한미 합동 군사 해제 등 북한 요구 사항 들이대 핵보유 인정받는 전략이라고 보면 된다. 영국 있을 때 북영 간 쌍무 관계 위주로 담당했다. 북한의 주요 대외정책, 김정은 우상화 핵 정책 관련 입장을 영국에 알리는 일이다. 공관원들이 업무 관련 없는 행동 하지 않느냐고 했는데 옳다. 자기 업무와 관련없는 여러가지 외화벌이에 동원된다.    6,7차 핵실험 관련 공문 받았다고 했는데, 과거에도 받았나, 구체적 방침은? 외화벌이 구체적 활동은 뭐냐?  -국회 정보위에서 언급했다는 공문 문제는 제 의도와는 다르게 보도됐다. 북한은 해외 공관에 언제 핵실험한다고 공문 내보내지 않는다. 단 저는 정보위에서 핵개발 관련된 정책적 측면을 얘기한 것이다. 구체적인 국가 기밀에 속하는 내용을 공문에 쓰지 않는다. 당 정책을 설명한 거다. 언제 하느냐와는 별개의 문제다.  -북한 공관에는 다양한 부서 사람이 나온다. 외무성도 있고 무역성 등 다른 기관에서 나온 사람들이 있다. 매 기관에서 나온 사람 따라서 부과된 ´외화벌이 과제´는 다 다르다. 경제부서에서 나온 분들은 구체적인 과제를 주고 그 과제를 집행하지 못할 때는 상부에서 추궁이 제기된다. 그러나 외무성 외교관한테는 그렇게 구체적으로 과제를 주지는 않는다. 가령 이번달에 10만 달러 받쳐라 그런 식으로 안준다. 단 매달 사후 총화를 통해서 어느 공관이 어느 정도 외화를 벌어서 평양에 바쳤나를 총화한다. 외교관들이 지닌 과제와 부담은 다르다. 경제부서 분들은 부담이 높고, 그거 못 벌어 바쳐서 상당한 심리적 압박 받는다.    구체적인 액수?  -공관별 할당 액수는 없다. 단 개별적인 할당량이 있다. 그거는 제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한국에 들어온 시기 언제, 경로는? 빨치산 후손 맞나?  -도착 시기, 경로 관련해서 한국 언론과 외국 언론이 보도한 많은 부분은 사실 아니다. 여름에 와서 첫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가족이야기인데, 저는 태가이지만 북한 대장이던 태병렬과 아무런 혈연 관계가 없다. 아내는 오백룡 가문이 맞다. 아내 가족이 다 북한에 있는 상황에 가족 얘기 하기가 곤란하다.    귀순 시기가 7월? 8월?  -구체적 시기는 곤란하다. 여름으로 이해해 달라.    미국으로 안가고 한국온 거는 미국에서는 가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가?  -시기, 경로 대해서 언론 보도된 거는 대부분 사실과 맞지 않다. 대부분 내용이 사실 아니다.    공개 활동 결심한 배경은? 신변 걱정 안하나?  -서두 발언에서 언급했지만 저는 우리 민족을 핵참화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뭘 할지 고민했다. 저는 한국에 도착한 순간부터 저는 공개활동을 진행해서 김정은 정권 빨리 붕괴 시키고 우리 민족을 핵참화에서 구원하겠다는 생각으로 첫 순간부터 공개 활동 하기로 맘 먹었다. 물론 북애 두고온 가족과 피해 입은 동료 생각하면 마음 아프다. 방구석에 앉아서 눈물이나 흘리고 해서 도움될 거 없다. 제가 싸울 때만이 통일의 아침을 불러올 수 있다.    망명지 한국 외 다른 곳 선택할 생각?  -비록 우리 한반도가 분단된 지 70여년 지났지만 하루 빨리 제 세대에 나라 통일하는 걸 평생 숙원으로 생각한다. 빨리 통일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지리적으로 제일 가깝고 같은 민족이고 언어, 피가 통하는 대한민국에 와서 통일을 위한 투쟁 벌이는 게 나라 통일 앞당기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했다.    김정은 하나만 어떻게 하면 체제 무너질 거라 생각하는 이유는?  -단마디로 말하기는 복잡한 문제다. 여기서 말할 수 있는 거는 김정은 대까지 김씨 일가가 3대에 왔다. 공산정권 수립이 70년 됐다. 물론 인류 사회 발전 역사를 볼 때 새 제도가 수립되면 한동안 무질서도 존재한다. 그러나 사회 제도가 수립되고 7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공포정치와 처형으로만 유지되는 사회는 예가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계급투쟁에 기초한 공산주의 이론에 플러스, 조신시대의 지도자에 충효 강조하는 사상에 유지되는 사회다. 정체성과 명분을 중시하는 사회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에 와서 명분과 정체성을 잃었다. 집권 5년이 되는 이때까지도 북한 주민들에게 자기가 집권하게 돼 명분과 정체성을 명백히 밝히고 있지 못하다. 김정은이 마지막이라는 건 확고하게 말할 수 있다.    북한 고위 엘리트들도 운명공동체 의식 없어졌나?  -그렇다.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계속 봐왔을텐데 이런 정책이 본연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보나?  -한국 와서 언론을 보면 현 대북 정책에 대해 상당히 논쟁 많은 걸 봤다. 한 부류는 계속 대북 제재 정책을 계속해서 얻을 게 뭐냐, 핵질주로 계속 가지 않냐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과, 일부는 지금의 정책을 계속 강경 모드 유지해서 김정은을 고립, 위기로 몰아가야 한다는 의견도 봤다. 저는 현재 김정은의 핵개발 정책을 포기시키느냐 마느냐 문제는 어떤 인센티브의 양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김정은이 있는한 절대로 북한은 핵무기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1조달러, 10조달러 준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 핵개발 현재는 어디까지 왔나?  -저는 북한 핵개발 정책적 측면 말했다. 저는 핵 전문가가 아니다. 현재 어느 시점에 와 있는지 저는 잘 모른다. 체제 특성상 외무상이 아니라 더 높은 분들도 핵개발이 어느 수준인지 모른다.    탈북의 결정적 계기? 김정철 동선 노출과 관련해서 책임 문제가 불거졌다는 보도 있었는데?  -저는 오래전부터 북한 체제는 미래 없다는 거 알고 있었지만 선뜻 박차고 나오지 못했다. 북한 정권 단죄하고 핵참화에서 구하는데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한다. 김정철도 개인이기 때문에 개인 신상 관련 정보는 제가 보호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가 인권유린하고 민족에 해를 끼쳤다면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 형이라는 이유로 욕하거나 개인 신상 공개하면 연좌제 실시하는 김정은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제 탈북 관련해 북한이 말하는 것들은 다 사실이 아니다.    해외에서 주로 어떤 사람 만나 선전활동했나? 그들 반응은?  -저를 포함해 북한에서 엘리트층도 기회주의적으로 살고 있으며 저도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수 있다. 낮에는 김정은 만세 외치고 저녁에서 이불 쓰고 한국 영화 본다고 말했다. 저 역시 북한 정권 몸 담고 있을 때 겉으로 김정은 만세 외칠 수밖에 없었고, 기회주의적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거 부끄럽게 생각한다. 영국에서 다기(다양)한 견해 가진 사람들과 북한 체제 홍보할 때면 제 앞에서 북 체제 비난하고 어떻게 그런 체제를 홍보할 수 있냐고 말했다. 저는 직무상 옹호해야 되기 때문에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이해하면 된다.    북한이 중국 어떻게 보고 있나? 전략적 인내에 대해 북한 입장은?  -북한이 상당히 중국에 대해 자주적인 거처럼 보인다. 중국은 전혀 북한 통제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이 자주적인 거는 사실이다. 북한이 어떻게 자주적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가. 북한은 중국의 약점을 알고 있다. 중국 앞에서 북한이라는 동생이 형 앞에서 배짱 부려도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 중국은 북한을 동북아의 완충지대로 간주하고 있다. 북한이 어떤 짓을 해도 중국은 이 죤을 유지하기 위해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중국은 결심만 하면 북한 정권 끝내는 건 일도 아니다. 아직 중국은 압록강, 두만강으로 다가올 수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미군이라는 물리적 전진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북한 김정은 정권을 비호해주고 있다.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북한 핵개발을 다그칠 수 있는 면죄부로 지금까지 간주해왔다.    외교관 이력은? 마지막으로 평양 떠난 온 거 언제?  -근무기간 밝히는 건 그렇고, 90년대 말에는 덴마크, 스웨덴, 2000년대에는 영국에서 근무했다. 북한 마지막 다녀온 거는 2014년이다.    북한의 경제 모델은? 김정일 시대와 김정은 시대 정책 결정 방법 다른가?  -북한이 직면한 아킬레스건 하나는 올바른 경제 정책을 주민들에게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집단주의 정신과 생산 수단의 사회적 소유에 기초한 사회다. 이런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떠나서 점차 시장에 의거한 경제로 변화한다. 김일성, 김정일이 내놓은 사회주의 계획경제 이론에 기초했지만 실정은 원시적 자본주의인데 상부구조는 사회주의 계획경제, 집단주의에 기초하고 있다. 상부구조, 하부구조 마찰이 큰 아킬레스건의 하나다. 왜 공식적인 정책으로 바꾸지 못하고 있나. 북한은 수령 신격화에 기초한 사회다. 수령은 신과 같은 존재이며 모든 주민들의 의식주 문제는 수령이 보장해 주어야 한다. 북한 노동당이 시장 경제 정책 받아들여서 수요, 공급에 의해 좌우되는 경제 정책 만들면 김정은이 서 있을 위치가 어디에 있겠나. 이 문제 때문에 아직 북한은 사회주의 경제, 현실에 맞지 않는 이론은 주민들로 하여금 북한 등돌리게 한다.  -한국에 와서 가장 많이 당한 질문이 북한이 의사결정에서 가장 핵심 기구, 컨트롤 타워는 어디 있느냐고 여럿 물었다. 외부에서 볼 때는 국방위인지 국무위인지, 모든 사람들이 이 문제 물어봤다.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사회, 종속 관계에 집중돼 있다. 가운데에서 나라 컨트롤하는 타워라는 건 북한에 없다, 오직 김정은이라는 신, 수령과, 정책 집행 부서가 종적으로 연결된 사회다.    영국에 있을 때 대북 제재 효과 체감 했나?  -대내외적 심각한 위기 몰렸다. 이중에는 대북 제재로 인해 김정은 정권이 상당한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걸 저는 말하고 싶다. 현재 대북 제재 효과 얼마나 내고 있는가 판단할 때 절대 경제적 형편이나 숫자 가지고 제재 효과성 여부를 판단하면 안된다. 제재 효과 판단은 2가지다. 북한 주민 심리가 어떻게 변하고 있나, 그리고 김정은 정책을 어떻게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는가 봐서 판단해야한다. 올 3월 김정은이 제재 나오자 전체 간부 모아놓고 려명거리 건설을 지시했다. 10월 10일 전까지 완성하여 대북 제재가 물거품이라는 거 보여주라고 호통쳤다. 여명거리는 10월10일까지 완성하고 입주했어야 한다. 북한 사람들은 제재 심화되는 속에서 상당한 동요를 느끼고 있다. 나선 지대처럼, 북한 변두리 지역에 내놨던 경제특구를 북한 종심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경제특구 개발 정책 내놓고, 원산지구를 세계적 관광지로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수많은 자본 투하. 이런 정책이 대북 제재 속에서 실현 가능할까? 김정은 꿈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놨다.    인권 압박 효과는?  -북한 가장 위축시키는 게 인권 문제다. 핵은 어디 가서도 당당하게 말한다. 많은 나라들이 내심으로는 북한이 어떤 방법으로 핵을 개박하고 핵보유국 지위에 올라가는가, 우리도 혹시 북한 예를 따를 수 없는가 북한에 물어본다. 그러나 인권 문제 대해서는 북한 지지하거나 동조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인권 애기 나오면 외국인들 첫 질문이 뭔지 아냐(미소) 북한에서 만민이 법앞에 평등하냐고 물어보나고 하면 저는 무슨 그런 질문을 하냐고 하면. 그럼 김정은 어떻게 병원 애육원에서도 담배를 피우느냐. 이게 법앞에 만민이 평등한 사회냐. 인권 문제 논쟁 벌이면 벌일수록 어려움 빠졌다. 3월 제네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이 공식 표 대결을 포기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해온 대북 인권 공세의 커다란 승리다. 북한은 인권에서 승산이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이런 결의안에 리더십이라고 한 거 아쉬운 문제다. 앞으로 김정은 이름이 들어갈 것으로 생각한다.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기는 게 중요하다. 북 주민들은 이게 먼지 모른다. 단 무슨 재판에 넘겨진다는 소문이 북한 내부에 퍼진다고 생각해보라. 북한 아이들도 재판 나간다는 건 범죄자가 잘못해서 끌려간다는 걸 안다, 이건 곧 김정은이 범죄자이며 북한의 미래가 없다는 걸 뜻한다. 북한은 김정은 세글자가 유엔 결의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언론 접촉한 적 있나?  -주성하 기자가 한국에서 쓴 기사 100% 다 보고 큰 힘 얻었다. 인터넷에 쓴 서울에서 쓰는 편지보고 눈물 흘린 거 한두 번이 아니다. 아이들도 같이봤다. 저는 주성하 기자가 쓴 글 보면서 주성하씨도 한국 가서 노력해서 그야말로 한국에서 알려진 분이 됐는데 우리도 한국 가서 하바닥에서 한층한층 노력하면 우리도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 왔다. 제가 한국 온 거는 선생님 도움이 컸다. (웃음)  최고의 영광을 제가 주셨다.(웃음)  -딱 보니까 인터넷에서 본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진보다 낫다. (웃음) 북한 외교관들이 아침에 일어나면 처음 컴퓨터를 켜고 보는 게 뭔지 아느냐. 연합뉴스다. 북한란을 보면 그날 하루동안 한국, 해외 언론이 북한에 대해 뭘 썼다는 걸 다 안다. 대외 활동 할려면 사전 정보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연합뉴스 앱을 설치해 다 본다. 제가 오늘 말하는 것도 거의 그대로 북한 외교관, 해외에 있는 사람들은 즉시 다 본다. 제가 가장 북한에 있을 때 한국 오기로 결심하고 힘을 준 게 뭐냐면 이미 저보다 먼저 한국와서 활동하고 계시는 탈북민 활동이다. 고영한 전략연구원 부원장이나, 주성하 기자, 강철환 등이 쓴 글 다 본다. 한국 TV에서 나오는 이만갑, 모란봉클럽. 몰라수다 북한수다. 탈북민들이 활동하는 건 100% 다 본다. 가서 어떻게 사는가. 탈북민 생활 다룬 영화나 드라마는 북한에서 1순위다. 불어라 미풍아 mbc 드라마는 모든 사람들이 본다. 제가 이걸 보면서 딱 우리 가족의 지난 날을 본 거 같은 느낌이다. 덴마크 생활할 때 한 학급에 저희 큰애와 한국애가 같은 학급에 있었다. 카톨릭 영어 학교. 하루는 우리 큰 애가 집에 와서 가방을 바닥에 던지면서 아버지 이순신이 누구냐고 물었다. 북한은 역사 교육을 잘 안한다. 역사를 알면 현실과 비교하게 된다. 제가 깜짝 놀라서 이순신을 어떻게 알지 했는데. 이순신 앞에 위대한이라는 글자를 붙일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학교에서 선생이 매 나라마다 자기 민족에 제일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름을 써내고 왜 위대하냐고 이유를 써냈다. 우리 아이는 김일성이 위대하다고 말했다. 나라를 해방시키고 일본을 내몰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애는 이순신이라고 말했다. 일본을 내몰았으니까. 선생님이 같은 일본을 내몬 것인데 왜 한쪽은 김일성이고 한쪽은 이순신이냐고 했다. 애들은 임진왜란이고 그런 거 모르니 그렇게만 한 거다. 근데 아이한테 제가 이걸 잘못 말하면 애가 잘못될 수 있다. 그때 제가 그건 복잡한 문제인데 크면 말해줄게라고 했다. 불어라미풍아 보며 생각했다. 이념 문제는 어릴 때부터 생겨나는 것이다. 어린 나이가 이순신이 위대해라고 당당하게 말했던 거, 드라마를 해외 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면 그런 생각했다. 불어라 미풍아 마지막 장면이 미풍이가 통일을 위해 망배단으로 촛불을 들고 가는 모습이 됐으면 좋겠다 (웃음)    외부 정보 유입되는 경로?  -북한 사회는 외부로부터 정보 유입이 차단된 조건에서만 존재가 가능한 사회다. 북한에 외부 정보가 유입되는 날 북한은 스스로 허물어진다. 수령에 대한 신격화에 기초해서 유지되는 사회다. 김정은은 김정일의 여러 여인 중 하나에서 난 아이다. 그런 정보가 내부에 들어가면 수령 신격화가 유지 되겠나. 유지될 수 없다. 어떻게든 외부 정보 차단하기 위해 별이별 조치 다 취한다. 인터넷 열어놓지 못하는게 허구성 밝혀지는 날 스스로 무너지게 돼 있다. 어떻게 외부 세계 생각과 정보, 김씨 가문 허구성 알려줄 수 있겠는가. 저같이 외부에 나가 있던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북한에 들어가서 말하지 못한다. 외국에서 살다 들어왔다면 자동적으로 보위부 파견 감시요원 붙인다. 외부에 나갔던 사람들은 그 실상을 다 알지만 그 정권 밑에서 살아가야 할 사람들은 절대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단기 출장 와서 들었다는 사람들도 자기 동료들, 친구들한테 그런 말 안한다.    고영희가 김정은 생모 맞나?  -간단히 설명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김정일, 김정은 후계 구도 과정은 다르다. 김정일 구도는 상향식 후계 구도다. 김정일은 자기가 공식 후계자 될 때까지 10여년 동안 탄탄한 대로 다졌다. 삼촌 쳐냈고, 김성애 형제들, 이복 동생들 하나하나 걸림돌 쳐내면서 후계자까지 갔다. 북한은 공산주의+유교 사회. 명분과 정체성 중시해. 김정일이 후계자 될 명분은 뭐냐. 김정일은 후계자 되기 전까지 그 능력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명분이다. 정체성은 아버지는 빨치산 대장, 어머니는 항일 영웅. 피가 좋다. 김정일 보다 좋은 정체성 가진 사람 내놓을 수 없다. 유교 사회의 장자 세습 원칙. 김정은은 백두혈통 강조하는데, 집권 5년차인 오늘날까지도 생모 이름 주민들에게 공개못하고 있다. 김정은 어머니를 선군조선의 어머니라고만 공개. 이름이 뭔지는 내놓지 못했다. 늙은 아버지 동료들이 옆에 있는데 거기 앞에서 자기 어머니가 공식적인 김정일 부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여기서 활동 열심히 하겠다고 했는데 신변에 대한 두려움 없나?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 통일이란 건 어떤 개인이나 집단 희생 없이는 되지 않는다. 통일의 재단에 바친 몸인데 그 길로 가다가 테러로 죽는다면 그것이 곧 통일을 위한 기폭제가 돼서 더 많은 동료들이 저와 같은 길에 들어서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해외 나가면 다 인터넷 볼 수 있나?  -지금은 스마트폰 시대다. 해외 주재원들과 애들은 다 스마트폰 쓴다. 버젓이 인터넷 켜고 연합뉴스 보는 건 업무상 유리한 점도 있지만, 해외에 있는 사람들이 인터넷 보는 건 어려운 일 아니다. 보위원들이 다 따라다니며 감시할 수는 없다. 고영숙 인터뷰가 났을 때 절대 보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오기도 했다. 인터넷 접근하는 사람 통제하는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고 김정은도 알고 있다.    평양 엘리트층이 해외 정보 어느 정도 아나? 김정철 정신이 불안한 상태라는데?  -북한은 외부 정보의 유입이 철저히 차단된 속에서만 존재가 가능하다. 이런 원칙은 그 누구도 예외가 아니다. 아무리 중앙단 부부장 과장 정치위원 이런 분들이 제 목을 쥐고 있다고 해도 당에서 제공해주는 정보만 본다. 나머지 정보에는 접근할 수 없다. 반면에 외무성이나 대남 부서 사람들은 그걸 모르고는 정책 짤 수 없으니 제한된 사람들에게 정보를 열어준다.  -김정철은 개인이기 때문에 개인과 관련된 사안은 밝히기 부적절하다.    한달 월급 얼마였나? 한국 드라마 뭐 봤나?  -차마 월급을 공개하기는 여러분들 앞에서... 한국분들이 들으면 생존이 가능하냐고 생각할 정도다. 나라마다 다른데 대사는 900~1100불, 참사, 공사는 700~800불다. 1000불도 안 되는 돈으로 영국에서 어찌 살 수 있나 의문 제기되는데, 북한은 말하자면 사회 자체가 수용소고 병영이냐. 대사관은 축소판이다. 북한 외교관들은 대사관 안에서 집체 생활을 한다. 전기세, 물세 등 국가가 부담한다. 월급은 본인 식생활, 옷만 하면 돼. 생존이 가능하다. 또 가능한한 모든 수단 방법 동원해 돈 번다.  -한국 드라마는 사람, 계층마다 다르다. 북한 사람치고 한국 영화, 드라마 못 본 사람은 제가 아는 사람 중에는 없다. 공부한 사람들은 역사물 좋아한다. 불멸의 이순신, 육룡이 나르샤, 정도전. 일반 주민들은 겨울 연가, 가을 동화, 풀 하우스 등등. 이를 차단하는 조치가 간단치 않다. 지하철 공공버스 이런데 109대 소속이 나가서 수시로 검열한다. 북한 애들은 너무 남한 드라마 많이 봐서 말투도 바뀌었다. 자기야 오빠야, 할꼬야? ㅋㅋㅋ, 이런 거 북한에는 전혀 없던 표현들이다. 선전원이 잡아서 텍스트 딱 보고 한국 말투 있으면 바로 ´가자´고 한다. 근데 이게 또 돈벌이가 됐다. 전화 뺏기면 20~30달러. 살려주십쇼 하면 보위부원들이 다 지우라고 해서 돌려준다. 새로운 거 보려고 하고 없는 것 추구하려는 속성은 막을 수 없다. 북한이 주민 통제 하다하다 막지 못하는 건 2가지다. 마약과 한류다.    공포정치 사례는? 감시 지령 받은 적 있나?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그 어느때라도 숙청이 중단된 적이 없다. 공산주의는 계급투쟁, 상호 비판 통한 불순분자는 밖으로, 수용소든, 배출하는 과정 통해서 북한 체제는 존재한다. 신진대사 과정 통해서 이단자 부단히 숙청하는 과정 통해서만 북한 사회는 존재한다. 김정은은 공포 심리를 앞장서 조성해서 일반 대중이 들고 일어날 꿈도 못 꾸게 한다. 공포 선행 통치. 김정일 만세 행사 한다고 하면 그때는 보안요원들이 넥타이 메고 나와 공손히 검열했다. 지금은 군복 입고 총을 차고 신분증 검열하고 들여보내는데, 거기에 기관총구를 들이대고 있다. 총구가 제 가슴을 통과한다고 생각해보라. 저 군인이 아차 실수해서 방아쇠 당기는 죽을 수도 있으니 이상한 행동 조금이라도 하면 안되겠다. 이게 공포 선행 통치다.  -북한의 감시 체계는 말단까지 다 미치고 있다. 북한 주민이 100명 이상일 때, 반대로 영국 유럽처럼 현지에 나간 인원이 10명도 안되는데는 당비서나 안전요원이 안 나와 있다. 그런 데서는 대사가 있고 두번째 외교관이 당비서겸 안전보위 업무를 한다. 감시해서 상부 보고 기능 수행한다. 다 인간 세상이기 때문에 매일 보는 동료를 감시해서 보고한다는 거 힘들다. 적당히 눈감아준다고 보면 된다. 북한의 모든 사람들은 기회 주의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하나의 세트장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보면 된다.    대외 정책 결정 체제?  -원리적으로 북한은 조선노동당이 영도하는 사회다. 외무성에서 작성에서 당 국제부에 보고하고 국제부에서 김정은에게 보고하는 게 순리다. 그러나 북한은 특수한 체제다. 결국 당 국제부와 외무성은 전혀 별개의 기관. 두 기관은 서로 개입 안한다. 당 국제부는 조선 노동당과 다른 나라 정당 관계만 관할한다.    박근혜 탄핵 목도 했는데 소회는?  -사람이 살아가고 나라 운영하는 데서 시스템이라는 게 대단히 중요하구나라는 건 한국 정치 정세 보면서 느꼈다. TV 보면 당장 나라가 끝날 거 같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는 모든 사람들이 평온하게 지내고 아무 일 없는 거처럼 사회가 가동된다. 세계적으로 100만명이 모였다 흩어질 때 경찰 연행이 없고 시위 후 청소하는 장면 보고 대단한 감명 받았다. 한국이 세계 민주화 과정을 새로운 단계로 선도해서 끌고 나가고 있지 않느냐, 한국이 민주화 선두로 바뀌는 과정이지 않겠는가 생각했다.    이민탈북 얘기 많이 나온다. 대화 나눌 때 생각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한국 바라보는 시선은 모순된 심정 하나는 한국은 정말 30, 40년간 압축적인 성장과 짧은 시일내 민주화 이뤄낸 대단한 나라구나 그러나 또 역시 한국 드라마 문화 콘텐츠 보면 한국은 대단히 경쟁력 심한 사회다 경쟁 없는 북한 사회서 살다가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 수 있을까 이런 고민 많이 하게 된다. 생계형 탈북과 이민형 탈북문제 이야기했다. 엘리트층 견주에서 보면 한국 온다 갈까 생각할 때 제일 첫번째 생각하는 게 본인이 가진 사회적 지위 한국에 가면 밑으로 내려갈 수 있지 않느냐. 북한에서 양반 지위 살았는데 누구도 누리지 못하는 특권에서 살다가 한국가면 천민으로 떨어질지 이런 심리적 부담 내가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 가정 내에서 애들도 아버지가 누구도 받을 수 없는 교육 시키고 가장으로서 지위 높았는데 한국 사회가면 지위 떨어지고 심리적인 담벽 어떻게 넘겠는가 이문제 많이 고심해. 한국 드라마 영화 보면 아이들때부터 배낭매고 학원다니며 공부 열심히 하고 대학 교육 굉장한데 북한도 물론 돈있는 집 중점학교 넣고 공부는 시켜. 제 아들도 한국 가서 대학 가 수십년 머리 싸매고 공부한 애들과 경쟁해 이길 수 있겠나 이런 부담감 많이 갖고 있다. 이민 온 탈북민 어떻게 사는가 많이 봐 연구원 자료 홈피 등. 물론 한국에 와 잘 정착하는 분들도 있지만 탈북민 평균 소득 146~7만원 한국 근로자 절반도 안된다 등 한국에 와서 실제 생활하며 보니 제가 생각했던 거와 많이 달랐다. 제가 사회 배출되면 한국에서 물론 자본주의 사회지만 자본주의 사회 경쟁 기초로하고 있고 생존 치열하지만 북한 주민과 사람들에게 한국에 와서 본인만 열심히 살면 여러 가능성 열려 있고 이미 한국 정부가 탈북민들 위해 어떤 시스템 있는지 알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 한국 사회를 동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성공단을 어떻게 바라봤나?  -개성공단은 북에 있어 맨 처음 시작할 때 김정일이나 북한 당국 고충이 상당히 컸다.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제일 처음 공단 시작할 때 북은 공단 통해 중공업과 화학공업 등 덩치큰 공업 들어올 거라 생각 들어오면 한강 기적처럼 순리 밟지 않을까 탄산해 시작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중화학공업 안들어오고 소비재공업만 들어와 우리가 한국에 당한 거 아니냐 내적 논리 생겼다. 개성공단 북한 사회 미치는 여파 줄일 수 이겠느냐가 관점이었는데 다행히 개성공단 휴전선 지대 있어 다른 말로 북한 주민 일반 주민들 개성시에 갈 수 없어 개성시 주민 맘대로 다른 지역 갈 수 없어 전연지대 특별 통행증 발급받아야 개성시까지 올 수 있다. 해?는데 결국 북한 모기장 치니 모기 들어오는 거 막을 수 있었다. 이게 북의 판단이다. 이 모기장에서 모기가 새어나가지 않았나 개성공단 가면 많은 경우 노동자들에게 물자를 준다. 기름, 초코파이를 준다. 우대물자가 많은 경우 평양 비롯한 외부 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초코파이 시장 인기 상품 잘사는 사람들 등산갈 때 초코파이 사갖고 가야 잘 사는 애에 속한다. 대놓고 팔면 걸리니 장마당 밑에 놓고 판다. 여자들 다가가면 돈 있는 거 알아 그럼 초코파이 몇개 살래 물어봐 개성공단은 북한의 남한발전 실상 일리는 데 커다란 역할 했다고 볼 수 있다. 현 시점에서 개성공단 어떻게 하나 개인적으로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했는데 만일 북한 핵질주 멈추기 위해 남한 정부서부터 폐쇄 선전 조치 안 취했다면 다른 나라가 제재 따라왔을까 그렇지 않았을 거다.    공사 직무는 북한에서 어떤 직급?  -부국장급 사이 국장급보다 높지 않다    탄핵 정국 탄핵 이후 대선으로 이어져 정치적 해석도 나온다  -처음으로 공개활동 시작해 국회 정보위 분들하고 만나고 보도 나온 거 보니 일부 티비서 왜 지금 이 시점이냐, 보수계에서 쓰는 마지막 수 아니냐 , 또 현 정국 물타기 위한 국정원 작전이라고 티비 나오는 거 봤다. 이야기하고 싶은 건 전 통일하러 왔다. 한국 정치 개입할 의사 없고 한국 정치 잘 모른다. 한국 도착 순간부터 함께 다니는 분들한테 내가 언제 나가 공개활동 할 수 있고 자유롭게 할 수 있느냐 물어보니 그분들이 한국은 법치국가 모든 거 법과 규정 원칙대로 한다, 현재 우리가 가진 원칙에 의해 태 공사 11월 말 사회에 배출될 거 같다, 저 애들 생각할 때 애들 매일 인터넷하고 맘대로 다니는 애들 답답한데 정확한 원칙 규정에 복종해야 한다, 이건 국가가 세운 규정이니 누구도 어길 수 없다. 규정 시일에 맞춰 이 시점 여러분들과 기자간담회 한다.    사회배출 시점 언제 설명 들었나  -제가 한국 도착해 첫 질문이 내가 언제 배출되나, 활동하냐. 절차 쭉 설명했다. 단언하는 건 새해 전 설 전 나갈 수 있다고.    여름에 그 얘기 들었나  -네    대북제재 효과?  -직접 느낀 팩트만 얘기하겠다. 영국에 있으면서 보험 영국 조선국영보험 회사 지점 있어 북한 보험 95% 자금이 런던 보험시장서 들어간다. 세계서 제일 큰 보험 시장이 런던이다. 수십년간 북한 런던 재보험시장서 엄청난 돈 빨아들어가 이번 대북제재로 이유 유럽동냉 영국 정부 보험 런던재보험 시장 추출 결정하고 북한 보험 쫓겨났다. 하내 수천만불 빨려들어간 북한 보험 줄 막혔다. 국제기구 대사관 2명 외무성 파견 아닌 국가해사안보청 해운업 하는 부서에서 나와 외교관으로 imo에서 근무했다. 이분들 재정사정 외무성하고 달라 배 움직이니 외화 많다 대상 안되는 넉넉한 생활하는데 올해 초부터 이분들에 대한 유지비 생활 돈 나오지 않아 집주인으로부터 집 내놔라 전화 끊겠다 재정적 어려움 겪는 거 보면서 한국에 와 북한 가장 큰 외화벌이 원천 보험 해운업 제가 일하는 동료들 직접당한 고통이다. 대북제재 현주소 설명해줬다.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질문에 대해 개인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김정은 5년간 시진핑 못만나 체제 끄는 김정은 외교력은?  -미국 양당제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 문제에 대한 접근 법은 공화당과 민주당 완전히 달랐다. 북한이 미국 행정부와 처음 핵문제 합의한 것도 클린턴 민주당 때 일 그 이후 북한은 민주당 여러 인사와 대화채널 갖고 민주당과 계속 거래 대화 진행해왔다. 반대로 미 공화당 기본 대북 팀은 일반적으로 강경파 네오콘으로 꾸려졌다. 네오콘 가장 높은 분 존볼튼은 북한에 대해 상당히 적대적이다. 일반적 미 공화당 본능적으로 거부감 가졌다. 94년 제네바 합의 나왔을 때 미 공화당 즉시 입장 발표 정권 잡으면 제네바 합의 휴지조각 만들겠다고 했고 부시 올라가 다 뒤집어 엎었다. 북한 본능적으로 공화당에 거부적 인식이 상당하다. 앞으로 트럼프의 대북제재 라인 국무성 라인 어떻게 꾸려질지 봐야하지만 공화당 속성을부터 대북팀 강경파 네오콘 세력 다시 차지할 것이다. 중국 시진핑 관계에 대해 김정은로선 중국 하루라도 빨리 방문하지 못해 몸살 날 것이다. 김정일 김정은 후계자 내세우기 위해 중국 찾아가 그런데 김정은은 핵 개발 하겠다는 거 공개적으로 선언해 결국 지금까지 조선반도 비핵화 은폐된 구호를 들고 핵무기 개발하던 북한이 중국에 대해고 핵무기 갖겠다고 공개 선언했고 이건 중국 뺨친거 랑 같다. 시진핑 위치에서 만일 김정은 중국 초청한다면 가장 기본적 문제 답 달라 할 것 핵무기 포기 선언해라, 김정은 중국에 가서 내가 핵무기 포기할게 이런 약속 현재 못한다. 근본적으로 핵무기 걸림돌 앞에 김정은 중국 방문 성사 매우 어려울 것이다.    김양건은 어떻게 죽었나?  -김양건 어떻게 죽었나 북한 내부에서도 상당히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그러나 단지 주민들 속에서 돌아가는 말은 김양건이가 저녁에 김정은한테 가 술먹고 술 완전히 깨지 않은 음주상태서 차 몰다가 다른 차 사고로 새벽에 죽었다. 일반 주민들 속에서 도는 얘기 사실인진 모른다. 북한 대남 관련, 북한은 한국 대선 미국에서 정권 인수 과정 진행될 때 복잡한 정치 일정 맞물린 2017년 핵개발 계획표 정했다. 전술적으로 북한 어떻게 이 목표 다가설까 전술적으로 북한은 대북제재 무용론 확산시키려고 한다. 그것은 끊임없는 도발과 핵실험 해서 한국언론 미국이 북한에는 정말 약이 없다. 이방법 안된다 해서 대북제재 무용론 기울어지게 만들어 한국정부 미국 정부 계속 괴롭히면 새로 올라간 정부 정세 안정 방향으로 기조 바뀔 것이다. 한국 수출 위주 국가로 경제 불안하면 작동 못해 새로 올라간 정부 정세 안정관리 방향으로 바꿀 것이다. 그러면 북 바라는 핵동결 핵보유국 지위 얻을 수 있다. 대북제재 무용론 확대가 북의 전술이다.    장성택 처형 관련 왜 죽었는지?  -중요한 건데 목격하지 않았으니 정답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장성택 처형 문제는 북한 사회에 큰 충격 준 사건이다. 지금까지 김씨 가문 내 권력 투쟁 계속 있었다. 김정일 때도 김정일과 삼촌 김성혜 김평일 곁가지 치는 가문내 싸움 있었지만 절대 북은 공개 안한다. 다 외적으로 처리했다. 북한에서 예를 들면 김정은 올라갈때 김성혜 칠 때 곁가지 치는 거 뭘보고 곁가지라고 할까 가문 내 권력...장성택 일사천리로 회의해 처리하고 처형했다. 김정은이가 이렇게 한 게 거수인가 아닌가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대단히 충격적 사건이다. 조용한 방법 아닌 공개적 방법으로 했을까 제 생각엔 장성택 사회 미친 영향과 권력 범위가 너무 컸다. 당 회의에서 공개하고 전 사회 운동으로 단시간에 처리 안했으면 큰 반발 있었을 것이다. 당내 정파 많이 제거했지만 당 한개부서 정파 집단 몰아 없앤 역사 없었다.    해외 공관 인권문제 진행돼 곤란하다고 했는데 탈북자 감시 공관 지시 내려왔나?  -북한은 일반적으로 탈북자와 절대 접촉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한국에 온 뒤 언론서 탈북자 만나고 이렇게 보도 나왔는데 그건 사실과 다르다. 단 최근 탈북자 정책에서 북한이 하나 취했다가 취소한 결정 탈북해온 분들 셰계 도처에서 인권 청문회 유엔 각나라 국회서 영국도 하고 탈북민 단체가 청문회 하는데 지금까지 북한은 탈북민 위주 인권청문회 외교관 주동적 참가해 인권 정책 설명하는 청문회 북한 표현으로 수라장으로 만들라 이게 북 정책이다. 몇 곳에서 해봤다. 북한 외교관 발언권 주지 않으니 연설문 읽고 탈북민 퇴장하고, 영국도 많은 해외가 그렇다. 해외 나온 외교관 제기했다. 이거 국제사회 나가 국가 대표하는 북 외교관들이 탈북민들과 1대1로 공개장소에서 싸우니 출연하는 탈북민들이 망명정부 북한 대표하는 망명정부처럼 보여지고 북한 취약성 국제사회 더 보여준다. 탈북민 주최 행사 외교관이 나가서 1대1 싸우는 거 바람직하지 않다. 건의해 승인됐다. 지금은 탈북민들 국제인권청문회 내부 행사 북한 외교관 참가해 수라장 만드는 건 찾아볼 수 없다. 탈북민이 얻은 큰 승리로 평가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일문일답] 태영호 “北, 핵질주 마지막 직선 주로 들어섰다”

    [일문일답] 태영호 “北, 핵질주 마지막 직선 주로 들어섰다”

    지난 7월 귀순한 태영호 전 주(駐)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일부 출입기자단과 공개 간담회를 하고 “김정은은 위험천만한 핵 질주의 마지막 직선 주로에 들어갔다”면서 “김정은의 손에 핵무기가 쥐어진다면 우리는 영원히 김정은의 핵 인질이 되고, 한반도에서 핵 전쟁이 일어난다면 자그마한 영토는 잿더미로 변해 구석기 시대로 되돌아 갈 것”이라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핵개발 의도와 함께 자신의 망명 이유와 김정은 체제의 실상도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우리 민족을 핵 참화에서 구제하기 위해 오래 고민했다”면서 “어떻게 하면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키고 우리 민족을 다가오는 핵 참화에서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공개 활동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태 전 공사와의 일문일답. ▲모두발언몇 달 전까지만 해도 김정은 정권을 위해 남북 외교대결 최전선에서 활약해 온 태영호다. 해외에서 자유민주 체제의 우월성을 실감하면서, 그리고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진화하는 민주화 과정을 목격하면서 북한 정권에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북한에 남겨둔 가족과 일가 친척들이 연좌제로 처벌받을 것이 두려웠다. 김정은이 해외에서 공부해 북한과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려 줄 것이라는 한 가닥 희망을 갖고 살았다. 그러나 고모부(장성택)는 물론 측근도 무자비하게 처형하는 행태를 보고 점점 절망감에 빠졌다. 특히 김정은이 제7차 당 대회를 기점으로 한국과 미국 대통령 선거의 정치적 교란기를 이용해 핵 개발을 2017년 말까지 무조건 완성한다는 정책을 채택하고 핵 질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빨리 한국으로 가서 민족을 핵 참화에서 구원하기 위해 무엇인가 해야 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됐다. 지금 김정은 체제는 내부적으로 썩어들어가고 있다. 낮에는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만 밤에는 이불을 쓰고 한국 영화를 보고 있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다. 이런 동향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정은은 주민과 간부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면서 공포통치를 하고 있다. 저는 북한 대사관을 벗어나는 순간 (가족에게) 내가 너희의 노예 사슬을 끊어 준다고 말했다. 통일을 하는 것은 우리 민족을 위한 새로운 도약 기회이기에 앞서 저와 여러분의 생사 전반이 달려 있는 중대한 문제다. 지금 김정은은 핵개발 완성 시간표까지 정해놓고 위험천만한 핵 질주의 마지막 직선 주로에 들어섰다. 김정은의 손에 핵무기가 쥐어진다면 우리는 영원히 김정은의 핵 인질이 되고, 한반도에서 핵 전쟁이 일어난다면 자그마한 영토는 잿더미로 변해 구석기 시대로 되돌아 갈 것이다. (북한 주민에게) 김정은을 가볍게 쳐내고 통일된 나라에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자. 이미 수만 명의 북한 주민이 대한민국으로 왔다. 이 순간을 놓치지 말고 어서 대한민국으로 와라. 통일이 되면 탈북민은 통일의 선봉 투사, 노예 해방자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받게 될 것이다. 3만 명 탈북민의 김정은 타도 외침이 울려퍼질 때 통일의 아침은 반드시 밝아 올 것이다. ▲질의응답-북한이 보통 해외에 파견하는 간부들은 자녀 1명은 평양에 두도록 하는 것으로 아는데 예외였나.→김정은 정권은 부모와 자식 간의 가장 숭고한 사랑마저 악용해 해외 상주 직원은 자녀 중 1명을 북한에 인질로 잡아놓고 있다. 저는 천만다행으로 자식을 모두 데리고 올 수 있었다. -북한이 2017년 말까지 핵 개발을 완료한다고 했는데 더 설명해달라.→북한은 김일성이나 김정일 때도 한 번도 핵 개발을 중단한 적이 없었다. 다만 김정일 당시는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라는 거짓 외피를 뒤집어쓰고 은밀히 핵 개발을 했다. 김정은은 핵·경제 병진 노선을 당 정책으로 공식 채택했다. 경제는 세계와 주민을 기만하기 위한 것이고 사실상 핵 최우선 정책이다. 김정은은 핵 개발을 가장 빠른 시간에 완성할 것을 당 정책으로 규정했다.북한은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고, 미국에선 대통령 선거 이후 정권 인수가 진행되는 2016년부터 2017년 말까지를 핵 개발의 적기로 본다. 이 기간에 국내 정치일정 때문에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중지시킬 수 있는 물리적, 군사적인 조치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타산(계산)이 깔렸다. 북한은 한국에서 대선이 끝나고 미국에서 새로운 대북 정책팀이 꾸려지면 북한과 새로운 정책을 시도할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럴 때 북한은 빨리 핵 개발을 완성해서 새로 집권한 미국, 한국 정부와 북한이 도달한 핵보유국 지위에서 새로운 대화를 시도할 것이다. 미국과 한국 정부가 유지한 ‘비핵화 후 대화’ 도식을 깨고 제재 해제와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내세워 핵 보유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려는 전략이다. -언제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니 구체적으로 대응하라는 방침이 (재외공관에) 있었나.→국회 정보위에서 (제가) 언급했다는 공문 문제는 의도와 다르게 보도됐다. 북한은 해외 공관에 언제 핵실험을 한다는 등 구체적인 국가 기밀에 속하는 것을 공문으로 보내지 않는다. 국회 정보위에 나가서는 북한의 현재 핵 개발과 관련한 정책적 측면을 얘기했다. -한국에 도착한 시기와 경로는. 빨치산 가문 출신인가.→여름에 한국에 와서 (지금이) 첫 겨울이다. (항일 빨치산 1세대이자 김일성의 전령병으로 활동한) 태병렬과는 어떤 혈연적 관계가 없다. (부인) 오혜선은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이자 노동당 군사부장을 지낸) 오백룡과 혈연관계다.탈북 시기나 경로와 관련해서 언론에 보도된 대부분의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언론에 나서고 적극적으로 공개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북한 내 가족의 신변은 걱정되지 않았나.→우리 민족을 핵 참화에서 구제하기 위해 오래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키고 우리 민족을 다가오는 핵 참화에서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공개 활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에 두고 온 가족과 저 때문에 피해를 본 동료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제가 방구석에서 눈물을 흘려도 소용이 없다. 김정은 정권과 싸울 때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 -미국은 망명지로 생각하지 않았나.→한반도가 외세에 의해 분단된 지 70여 년이 지났지만, 하루빨리 저의 대(代)에 나라를 통일하는 것을 평생의 숙원으로 생각하고 있다.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대한민국에 와서 통일을 위한 투쟁을 벌이는 것이 통일을 앞당기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김정은이 사라지면 북한이 붕괴한다고 말한 이유는.→북한에서 공산정권 수립 70년이 됐다. 사회제도가 수립돼 70년이 지난 오늘까지 공포정치와 처형으로 유지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북한은 계급투쟁에 기초한 공산주의 이념에 더해 지도자에게 충(忠)과 효(孝)를 강조하는 조선 시대 ‘선비학’에 기초해 유지됐다. 정체성과 명분을 중시한다. 김정은 시대에 와서 북한은 지금까지 유지되던 명분과 정체성을 잃었다. 김정은까지 겪고 본 북한 주민은 물론 엘리트층도 북한 세습 체제는 미래가 없다고 느끼고 있다. 저는 김정은이 마지막이라고 확고히 이야기할 수 있다. -현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보나.→전문가 사이에서 현 대북정책에 대해 논쟁이 많은 것을 한국에 와서 언론을 통해 봤다. 대북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과 대북정책을 강경 모드로 유지해서 김정은 정권을 고립으로 몰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김정은의 현재 핵 개발 정책을 포기시키느냐 마느냐는 (경제적) 인센티브의 문제가 아니다. 김정은 정권은 곧 핵무기다. 김정은이 있는 한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1조 달러, 10조 달러를 준다고 해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현재 북한의 핵 개발이 어떤 상태까지 왔다고 보나.→핵 개발의 정책적 측면을 말씀드린 것이다. 핵 개발의 수준이 어느 지점에 왔는지는 잘 모른다. 북한은 체제 특성상 외무상이나 더 높은 사람도 핵 개발이 어느 수준에 왔는지 모른다. -영국에서 체제 선전을 할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북한의 일반 주민은 물론이고 엘리트층도 기회주의적으로 살고 있다. 저도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 않을 수 없었고 기회주의적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영국에서 각이(各異)한 계층을 만나면 대부분의 사람은 어떻게 그런 북한 체제를 홍보할 수 있느냐고 얘기한다. 직무상 북한 체제를 옹호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외무성에서 일했는데 북한이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정은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북한이 중국에 자주적인 것은 사실이다. 북한은 중국의 약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라는 ‘동생’이 배짱을 부려도 중국은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북한이 어떤 일을 해도 중국은 ‘버퍼 존’(완충지대·buffer zone)을 유지하기 위해 끌려갈 수밖에 없다.중국이 결심만 한다면 북한 정권을 끝내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국은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다가올 수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미국이라는 물리적 존재를 막기 위해 아직도 김정은 정권을 비호하고 있고,김정은 정권은 이를 잘 알고 있다.북한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핵 개발에 대한 ‘면죄부’로 생각하고 있다. -외교관 경력과 마지막으로 평양을 떠난 시기는.→1990년대 말에는 덴마크와 스웨덴, 2000년대에는 영국에서 근무했다. 북한에서 마지막으로 (해외 근무를) 간 것은 2014년 초다. -북한 당국이 경제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이 있다면.→북한이 현재 직면한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올바른 경제정책을 주민에게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북한은 점차 시장에 의거한 경제로 변화하고 있다. 북한 경제는 원시적 자본주의인데 정책은 사회주의 계획정책이다. 북한이 현실을 인정하고 경제정책을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시장경제에 의한 정책으로 바꾸는 것이 순리다.김정은과 노동당은 왜 정책을 바꾸지 못하느냐는 질문이 제기된다. 북한이라는 사회는 수령의 신격화에 기초해서 움직인다. 수령은 신과 같은 존재고 모든 의식주는 수령이 보장해 줘야 한다. 경제정책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 움직이게 하면 북한 사회에서 점차 김정은의 존재는 없어진다. 그래서 현실에 맞지 않는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유지하고, 주민이 세뇌 교육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효과를 낳고 있다. -핵실험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김정일과 김정은의 차이점은.→북한의 의사결정에서 가장 핵심기구, ‘컨트롤 타워’가 어디냐고 모든 사람이 물어봤다. 정책을 통합·조정해서 김정은에게 보고하는 컨트롤 타워라는 것은 북한에 없다. 북한은 김정은이라는 신(神)과 모든 정책부서가 종적으로 연결된 사회다. -한달 월급 얼마였나?→차마 월급을 공개하기는 여러분들 앞에서 그렇다. 한국분들이 들으면 생존이 가능하냐고 생각할 정도다. 나라마다 다른데 대사는 900~1100불, 참사, 공사는 700~800불. 1000불도 안 되는 돈으로 영국에서 어찌 살 수 있나 의문 제기되는데, 북한은 말하자면 사회 자체가 수용소고 병영이다. 대사관은 그 축소판이다. 북한 외교관들은 대사관 안에서 집체 생활을 한다. 전기세, 물세 등 국가가 부담하고 월급은 본인 식생활, 옷만 하면 돼 생존이 가능하다. 또 가능한 한 모든 수단 방법 동원해 돈을 번다. -한국 드라마는 뭘 보나?→한국 드라마는 사람, 계층마다 다르다. 북한 사람치고 한국 영화, 드라마 못 본 사람은 제가 아는 사람 중에는 없다. 공부한 사람들은 역사물 좋아한다. 불멸의 이순신, 육룡이 나르샤, 정도전. 일반 주민들은 겨울 연가, 가을 동화, 풀 하우스 등등, 이를 차단하는 조치가 간단치 않다. 지하철 공공버스 이런데 109 소속이 나가서 수시로 검열한다. 북한 애들은 너무 남한 드라마 많이 봐서 말투도 바뀌었다. 자기야 오빠야, 할꼬야? ㅋㅋㅋ, 이런 거 북한에는 전혀 없던 표현들이다. 선전원이 잡아서 텍스트 딱 보고 한국 말투 있으면 바로 ‘가자’한다. 근데 이게 또 돈벌이가 됐어. 전화 뺏기면 20~30달러 주면서 살려주십쇼 하면 된다. 보위부원들이 다 지우라고 해서 돌려준다. 새로운 거 보려고 하고 없는 것 추구하려는 속성은 막을 수 없어. 북한이 주민 통제 하다하다 막지 못하는 건 2가지. 마약과 한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목도했는데?→사람이 살아가고 나라 운영하는 데서 시스템이라는 게 대단히 중요하구나라는 건 한국 정치 정세 보면서 느낀다. TV 보면 당장 나라가 끝날 거 같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는 모든 사람들이 평온하게 지내고 아무 일 없는 거처럼 사회가 가동된다. 세계적으로 100만명이 모였다 흩어질 때 경찰 연행이 없고, 시위 후 청소하는 장면 보고 대단한 감명 받았다. 한국이 세계 민주화 과정을 새로운 단계로 선도해서 끌고 나가고 있지 않느냐, 한국이 민주화 선두로 바뀌는 과정이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대한민국, 돌이키고 일으키자/손기웅 통일연구원 부원장

    [열린세상] 대한민국, 돌이키고 일으키자/손기웅 통일연구원 부원장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 행정부는 1970년대를 반추하게 한다. 미국의 요청에 의해 국군 최정예의 병력을 빼내어 베트남에서 혈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닉슨 대통령은 아무런 상의 없이 1972년 중국과 손잡았다. 이미 1969년에는 아시아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나도 지상병력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하였다. 북한 게릴라 31명이 습격했던 ‘1·21사태’로 낭자했던 유혈이 마르기도 전이었다. 달러를 세계의 기축통화로 받아들이게 한 기반인 미 연방은행 금태환의 폐기, 수입관세의 10% 인상 등도 1971년 일방적으로 선포되었다. 전후 지속되었던 정책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절대적 유일 강자였던 미국 경제의 추락이었다. 트럼프 당선자의 변화 공약의 근저에도 미국의 경제가 자리잡고 있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아닐 수 있다. 동맹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면서, 국가 성장과 통일에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는 미국의 정책 변화에 국가 존립의 차원에서 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한 기반은 다음에 관한 공감대, 인식과 행위의 근본 틀에 합의를 형성하는 일이다. 첫째,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각하고, 그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 우리의 영토는 남쪽 절반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이고 그 속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 국민이다. 우리는 남한의 주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남북 양쪽에 각각의 정체가 존재하지만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특수한 관계이다. 남북의 영토와 주민들은 반드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 둘째, 통일을 반드시 이른 시일 안에 이끌어내어야 한다. 한 민족 한 나라였기 때문에, 이산가족의 아픔을 해소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주변국들이 질주하는 상황에서 우리만이 서로 적대하며 인적·물적 자원을 소모하는 한 국가성장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인력이 줄고 토지, 자원, 시장, 교통로도 없는 남쪽 섬만으론 미래를 꿈꿀 수 없다. 남북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국력에 걸맞은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없으며, 북한의 도발이 존속하는 한 군사적으로 미국에 기댈 수밖에 없다. 남북 이념갈등은 물론 그것이 투영된 남남갈등은 그치지 않는다. 정치 강국, 군사 주권국, 경제 강국, 통합된 사회는 통일에 의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셋째, 헌법에 입각하여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평화통일을 지향해야 한다.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가 만개하기 위해서는 통일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 통일은 남북이 상호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의 실현을 위해 건전한 경쟁을 진행하는 가운데 남북 주민들에 의해 평화적으로 선택 결정되어야 한다. 넷째, 대한민국의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한반도 전체를 영토로 규정한 헌법에 의해 선거를 하고 헌법의 준수를 선서해야만 하는 대통령이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남한의 정치인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정치인, 대한민국을 경영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남한만이 아니라, 분단 관리가 아니라, 남북한 주민 모두의 삶에 관심을 쏟고 통일을 기필코 이끌어내겠다고 각오한 정치인을 가려내어 지지하고 감시해야 한다. 다섯째, 국가성장과 통일이란 한 동전의 양면을 동시에 지향하는 대북정책, 외교정책을 펼쳐야 한다. 북핵 폐기와 도발 억제는 당연하고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국제협력은 문제가 소멸될 때까지 지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국가 목표는 그것에 그치지 않는다. 국가 성장을 위해 어떻게 한반도를 경영할 것이며 국제 사회에 다가갈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통일에 씨줄과 날줄로 연결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고 추진해야 한다. 해방 이후 산전수전 다 겪은 우리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국내 정치적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다. 더 큰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를 향한 힘찬 행군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 저력을 모으고 집중하여 대한민국을 일으키는 2017년이 되어야 한다.
  • [열린세상] 헌법개정을 다시 생각한다/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열린세상] 헌법개정을 다시 생각한다/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국가기관의 권한을 정하는 국가 법질서의 근본법이다. 현행 헌법에 이르기까지 헌법개정에서는 주로 통치구조만이 국민의 관심사가 되어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대통령 5년 단임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개헌 논의가 집중되어 있다. 대통령이 어차피 연임이 불가능한 이상 차기 대선에서 신임을 받을 일이 없고, 국민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제왕적 통치자로 귀결되고 만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5년 단임으로는 임기 안에 급조된 정책에만 매달린 채 통일이나 국가의 영속성을 멀리 내다보는 정책을 세우고 집행해 나갈 수 없다는 이유를 들기도 한다. 지금 우리 국민이 개정을 주장하는 조항은 영토 조항에서부터 마지막 경제 조항까지 정말 다양하다. 그 가운데 아무래도 개헌의 핵심은 권력구조 개편이 될 것이다. 현행 제도 대신 의원내각제, 대통령이 외교와 국방을 책임지고 총리가 내정을 총괄하는 분권형 대통령제 그리고 4년 중임제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통치구조에만 개헌 논의가 집중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 역시 강하게 제기된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 확대야말로 개헌을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는 것이다. 예컨대 국민참여재판을 통한 배심재판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고 생명공학의 시대를 맞아 생명권 등에서 미래지향적으로 기본권 보장을 확대하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조항이 냉전시대의 유물로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통일을 지향하는 데 걸림돌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재계에서는 국가가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경제민주화 조항이야말로 시장경제체제를 부정하는 것이고, 경제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한다. 반면에 노동계에서는 헌법상 노동권의 보장은 국제기준에 한참 모자라므로 공무원을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노동 3권이 철저하게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방분권은 국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국가경영체제로서 중요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같은 분단국가에서는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는 주장도 있다. 장차 통일이 되면 남한의 지역정부들이 북한 지역정부에 축적된 지방분권적 자치 경험을 전수하여 통일의 충격과 갈등을 완화하고 통일비용을 줄이는 첩경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헌법 제121조에서 선언하는 농지에 관한 경자유전의 원칙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므로 고쳐야 한다고 말한다. 그 밖에 국회 양원제 도입, 감사원의 국회 이관도 논의되고 있다. 1988년 지금의 헌법재판소가 설립되기 전에는 헌법규정은 그저 장식품에 불과하였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다음 40년 동안 15건 정도의 위헌법률심판이 있었고, 그중 4건에서 위헌 결정이 나왔으니 말이다. 헌법개정에 관한 다양한 의견은 지난 30년간 헌법재판이 활성화된 결과이다. 이제 우리 국민은 헌법규정 하나하나가 얼마나 국가권력의 행사와 국민의 일상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 실감하고 있다. 국민의 헌법의식은 점차 높아지고 권리의식도 주목할 만큼 고양되었다. 따라서 헌법개정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순간 모든 국민이 각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개정 의견을 제시하게 된 것이다. 헌법은 국가라는 공동체에서 이루어 낸 정치적 합의와 타협의 산물이자, 국민투표라는 공동체 구성원의 합의로 확정하게 되어 있다. 국민과 국회가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 급선무이고 나아가 개정절차를 밟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헌법을 개정하려면 국회 재적 과반수나 대통령의 발의가 있은 다음에도 20일 이상의 공고기간, 60일 이내의 국회 의결, 30일 이내 국민투표까지 최소한 3, 4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꺼번에 많은 조항을 손본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인정된다면 국민과 국회가 공감대를 이루는 부분만이라도 이제 하나씩 수정하는 방식으로 고쳐 나가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현행 헌법은 어느 나라 헌법과 비교하더라도 체계와 내용 그 자체는 별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 “통일 필요” 62% 중 상당수 “분단 지지” 이중적

    설문 때 윤리적 답변 선택 성향 “통일의식 측정 왜곡 가능” 지적 남북 통일의 필요성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이 높은 비율로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하지만 그 가운데 상당수는 사실 ‘분단 체제의 고착’을 지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실적으로 분단된 상태로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설문조사에서는 ‘윤리적 답변’을 고르는 성향 때문에 통일 의식의 측정이 왜곡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2일 통일연구원이 이달 중 발간할 예정인 ‘2016 남북통합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2.1%는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응답자들 중 47%는 다른 항목에서 ‘남북이 전쟁 없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 통일은 필요 없나’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비율로 보면 통일의 필요성을 긍정하고 분단 고착화를 분명히 반대한 경우는 32.9%에 그친 셈이다. 분단을 선호하는 성향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더 강했다. 20대가 55%로 가장 높았고 30대는 42%, 40대는 31%, 50대는 25%, 60대 이상은 19%였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들 중에도 분단 고착화를 반대한 집단과 긍정한 집단 간에는 통일에 대한 의지와 역량, 태도 등이 확연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이 필요하다면서도 분단 고착화를 긍정한 집단은 부정한 집단보다 통일 이후 상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했으며 관련 세금 인상에도 상대적으로 부정적이었다. 연구를 주도한 박주화 연구부장은 “통일 대박으로 대표되는 편익의 관점에서 통일을 볼 수 있지만 통일이 불러올 손해 역시 존재하며 국민들은 이사이에서 차별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60% 지지를 가정한 통일정책과 30% 지지를 가정한 통일 정책은 목표와 수단이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당국이 통일 필요성 조사를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탈북민 인식에 대한 분석도 담겼다. 조사 결과 남한 주민들은 탈북민들과 이웃으로 지내는 등 직접적 접촉보다 오히려 탈북민 지원 등 정책적인 면에 더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쉼 없는 박원순 토론회

    쉼 없는 박원순 토론회

    광화문광장서 홍보 없이 12번째… 50명 참가에도 진행 “촛불 국민 염원 묶는 일이 내 책임… 지지율 염두 안 둬”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광화문광장에서 국민이 쏟아낸 분노와 울분이 모두 풀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오후 8시 어둠이 짙게 내린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12번째 ‘박원순과 국민권력시대’란 토론회를 마쳤다. 박 시장은 “우리 정치와 사회, 경제, 문화 등을 손봐야 한다”면서 “대통령이라는 직책도 결국은 소명과 운명의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서울시장으로, 정치인의 한 명으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강한 대권 도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광화문광장의 촛불민심을 단순한 최순실의 국정농단 때문으로만 보지 않았다. 박 시장은 “광화문광장에서 나타난 촛불민심은 한 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 대단한 국민 의지의 분출”이라면서 “단순히 박근혜 대통령 국정농단에 대한 분노뿐 아니라 한 세기, 짧게는 해방 이후 분단 시대,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 등 이런 부정적인 것을 모두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디자인하자는 갈망과 열망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국민의 촛불민심으로 쏟아내는 분노와 갈망을 담아서 구현해 내는 것, 지금 그것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것이 박 시장이 추운 날씨와 바쁜 일정에도 광화문광장 토론회를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는 이유다. 이날 참가자는 50여명 남짓이다. 이른바 ‘잠룡’, 차기 대권주자로 불리는 박 시장의 이름에 비해 초라했다. 추운 날씨 탓일까. 아니면 탄핵 정국을 전후로 제자리걸음을 하는 박 시장의 지지도 탓일까. 박 시장 측은 토론회를 위해 따로 홍보를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퇴근길의 직장인과 학생 등이 모이기를 원한다고 했다. 박 시장의 지지율은 최근 리얼미터에 따르면 현재 기초단체장인 이재명 성남시장보다도 낮고, 안희정 충남도지사보다도 낮다. 그러나 박 시장은 청중이 적음을 탓하지 않는다. “나는 어떤 정치인도 하지 않는 촛불로 대표되는 국민의 염원을 하나씩 묶어내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의 지지율 자체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뜻은 메르스 사태 때부터 이야기했다. 한 달 만에도 변할 수 있는 건데 염두에 둘 이유가 없다”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결정될 때까지 ‘박원순과 국민권력시대’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12번째 ‘박원순과 국민권력시대’에는 전명선 세월호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과 이충렬 용산참사 유가족 등이 게스트로 참석해 국가 안전시스템 등을 이야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열린세상] Winter Uprising/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Winter Uprising/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2008년 귀국할 때까지 7년 동안 미국 대학에서 한국의 근현대사를 강의한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마음이 조금은 무거웠다.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의 한복판에서 미국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국의 근현대 역사를 강의하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의 자체가 어렵다기보다는 다루는 주제가 썩 유쾌하지 않았다. ‘근대’를 선도하며 거대한 제국으로서 세계를 쥐락펴락한 미국과 달리 근대의 문턱에서 식민지로 전락한 한국은 해방 후에는 분단과 전쟁이라는 엄청난 비극을 맞았다. 휴전 후에는 상식 이하의 독재와 구조적 부패가 기승을 부렸고, 배고픔은 끝없이 이어졌다. 설상가상 정치 군인들까지 등장해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권력을 농단했다. 산업화에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냉전 시기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이라는 상위의 틀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니 미국이라는 거대 제국의 학생들에게 변방의 한국인으로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일이 즐거울 리 없었다. 그렇지만 강의는 해야 했고, 이왕 할 거라면 유쾌한 마음으로 하고 싶었다. 일단 한국 근현대사가 얼마나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한 역사인지 느낄 기회를 제공해 주고 싶었다. 또한 한국을 잘 드러내 보여 줄 게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두루 고민했다. 강의를 거듭하면서 미국 학생들에게 한국 근현대사를 역동적으로 소개하고 관심을 끌어낸 성공 사례가 하나둘 쌓여 갔다. 그 가운데 하나가 ‘History of Uprising Korea’라는 설명 틀이었다. 직역하자면 ‘봉기하는 한국의 역사’가 되겠지만, 번역 단계를 한 번 거쳐서 그런지 마음에 쏙 와 닿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영어 표현이 의미도 명료할 뿐 아니라 입에도 착착 감긴다. ‘Uprising Korea’라는 표현이 문득 뇌리를 스친 것은 한국 근현대사가 ‘uprising’(봉기)의 연속이었을 뿐 아니라 그런 uprising들 덕분에 가능했다는 데 생각이 미친 덕분이었다. 1919년 일제의 무단통치에 항거해 일어난 삼일운동의 영어 번역은 ‘March First Movement’이지만, 나는 그것을 ‘March Uprising’(3월 봉기)으로 명명하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1960년의 4월 학생혁명은 ‘April Uprising’(4월 봉기), 1980년의 광주민주화운동은 ‘May Uprising’(5월 봉기), 1987년의 6월 항쟁은 ‘June Uprising’(6월 봉기)으로 개념화해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이 ‘uprising’들의 기저에 흐르는 공통점을 통시적(通時的)으로 파악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다. 당시 내가 가르친 대학생들은 대개 1980년대 생이었는데, 무엇보다도 한국을 잘 모르는 그들 미국 대학생을 상대로 한국 근현대사를 아주 다이내믹하게 소개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인류문명사 최고의 격동기인 20세기에 3월부터 6월까지 매월 중요한 ‘uprising’을 경험한 나라는 아마도 한국뿐일 것이다. 그만큼 한국인의 저항 의식은 특별하다. 그렇다 보니 미국 대학생들이 보기에도 ‘한국의 봄’은 매우 특별했으며, 그런 역사가 있기에 끝내 민주화를 쟁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가벼운 경외감을 표하는 학생도 있었다. 한국인도 잘 느끼지 못했던 ‘다이내믹 한국사’는 3월부터 6월까지 저 네 개의 uprising을 같은 선상에서 파악할 때 매우 역동적으로 살아났던 것이다. 그런데 2016년 지금 또 하나의 uprising이 추위를 녹이고 있다. 시민들의 촛불에 순순히 굴복하고 물러났다면, ‘November Uprising’(11월 봉기)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새 시대에 힘차게 발을 디뎠을 것이다. 그런데 말 바꾸기와 고집불통이 장난이 아니니 어느새 ‘December Uprising’(12월 봉기)으로 접어들었다. 헌정과 국정을 그렇게 농단하고도, 그래서 전국적으로 어마어마한 촛불의 파도를 맞고 국회의 탄핵을 당했는데도, 파란 집 대문이 열릴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정국이 길어진다면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Winter Uprising’(겨울 봉기)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탄생하고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장식할 것이다.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를 종이에 적어 화살에 묶어 파란 집 안으로 쏘고 싶다. 을지문덕 장군의 저 시를 읽고 우중문은 바로 돌이켰는데, 우리 파란 집은 우중문만도 못한가? 아니면 독해력이 안 되는가?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서해 최북단, 기항지의 노래…백령도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서해 최북단, 기항지의 노래…백령도

    '철새의 전부를 남북(南北)으로 당기는/ 마음의 마찰음(音) 끊기고/ 바람 받는 마스트의 검은 깃발/ 축대에 바닷물이 튀어오른다' 황동규 시인의 작품, ‘기항지 2’에 나오는 구절이다. 인천 연안 여객터미널에서 4시간도 넘는 뱃길을 따라 도착한 백령도(白翎島) 용기포 부두 선착장 축대에 오르면 머릿속에 맴도는 절묘한 노래다. 실제 백령도는 서해 최북단 북위 37도 52분에 위치한 섬으로, 한국전쟁 당시 도화지에 연필로 금 긋듯 그려진 38도선에 아직도 머물러 있는 남북분단의 상징이기도 하다. 인천 연안 부두에서 항로거리로 220Km나 떨어진 먼 섬이지만, 오히려 북한의 장산곶과는 불과 1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섬이어서 육안으로도 늘 북한 땅을 바라볼 수 있어 처음 이 섬을 방문한 민간인들에게는 꽤나 낯선 섬일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군에 있어서는 군사거점으로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지니고 있는 섬이어서 현재도 해병대가 주둔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중국 화북지역과 연결되는 항로상의 섬이기도 해서 중국입장에서도 한반도를 대상으로 한 주요 지정학적 교역 요충지 역할도 담당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실 백령도는 뭍에서 4시간 넘는 힘든 바닷길만 아니라면 아마도 제주도 버금가는 인기 섬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은 볼거리가 풍부하고, 해안선 총둘레 길이가57㎞, 섬 전체 면적은 51.086㎢에 달하는 남한의 섬 중에서는 면적으로는 8위에 해당하는 큰 섬이니 생활이 그리 불편하지 않다. 또한 주민 숫자만으로 5400여명이 살고 있을 뿐 아니라 해병여단이 주둔하고 있어 백령도는 의외로 젊음의 활력이 넘치는 섬이기도 하다. 이 곳의 대표적인 관광지로는 한국전쟁 시절 천연비행장으로도 사용되던 사곶해변과 형형색색 자갈밭으로 이루어진 콩돌해안,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두무진 선대암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사곶해변의 경우, 석영으로 구성된 단단한 모래사장이 길이 약 3Km, 폭 0.2Km로 펼쳐져 있는데 이 곳은 한국전쟁 당시 임시비행기활주로 용도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전세계에 해변을 활주로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이탈리아의 나폴리 해변과 이곳 사곶해변 밖에는 없을 정도로 귀한 장소이자 지금도 RKSE라는 ICAO 공항코드까지 부여받는 진짜 공항이기도 하다. 현재 천연기념물 제391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간척사업으로 인한 방파제 사업으로 해변 가장자리의 경우 과거와는 달리 바닷물 침식현상이 최근에 일어나고 있다. 필자의 소형 렌트카 역시 모래에 바퀴가 빠져 꽤나 진땀을 흘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겨울바람 한 가운데 파도를 밟으며 해변을 질주하는 쾌감은 꽤나 이국적 경험이어서 백령도의 으뜸 명소로는 제격이다. 특히 타이어에 부딪히는 바닷물의 마찰감은 엑셀을 밟고 있는 발끝을 통해 몸으로 온전히 전해진다. 짜릿함 그 자체로 역대급 여행 경험으로 남을 수도 있다. 사곶해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천연기념물 제 392호로 지정된 콩돌해안도 볼만하다. 규암으로 구성된 콩돌 크기 형형색색 자갈로 구성된 800미터 길이의 해안가는 모래로 구성된 해변가와는 달리 해안가를 거닐 때 나는 서걱거리는 소리가 파도소리와 더불어 관광지 운치를 더하기도 한다. 또한 백령도를 대표하는 명물로는 두무진 선대암이 있다. 현재 문화재 명승 제8호로 지정된 곳으로 백령도 북서쪽 400m 지점에 4㎞가량 펼쳐진 50~100m 높이의 규암으로 이루어진 기암 절벽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조선 광해군 시절인 1612년 이대기(李大期)의 <백령도지>에서 '늙은 신(神)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극찬했을 정도의 절경이다. 이 곳에는 선대암 외에도 형제바위, 코끼리바위, 물개바위, 부처바위, 잠수함바위, 가마우지 서식처 등등의 볼거리가 풍부하다. 이외에도 백령도에는 중화동 교회, 심청각 관광지, 등대해안 등 섬 구석구석에는 백령도만의 숨겨진 보석같은 명소들이 많다. 특히 여름 한철이나 휴가철에도 이 곳 백령도는 비교적 조용한 휴식을 보낼 수 있는 곳이 많아 힐링을 원하는 도시인들의 방문 장소로는 제격이다. <백령도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꼭’이라는 표현보다는 ‘시간이 된다면’이라는 조건이 앞선다. 왕복 9시간의 뱃길은 어른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힘에 부칠 수 있다. 색다른 여행지를 찾는 분들에게는 최적화된 장소. 2. 누구와 함께? -혹시 북녘 땅을 바로보고 눈물지을 사연이 있는 분이라면, 특히 황해도가 고향인 어른을 모시는 가족이라면, 50대 부부 모임으로 어울려 가도 좋은 장소. 해병대 출신 아저씨들의 추억의 장소. 3. 가는 방법은? -인천항 연안 터미널. 오전 7시 50분, 오전 8시 30분에 출항./ 해상기상조건에 따라 배가 출항하지 않는 날이 많으니 반드시 출항여부를 체크할 것. www.hferry.co.kr 4. 감탄하는 점은? -사곶해변에서의 드라이빙. 이 경험 하나만으로 4시간 넘는 배시간은 감당할 수 있을 듯.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그리 알려져 있는 관광지는 아니지만, 조용히 쉴 수 있는 섬이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사곶해변, 콩돌해안가, 두무진 선대암, 심청각, 중화동교회 7. 먹거리 추천? -백령도 특유의 황해도식 메밀 냉면. 8. 홈페이지 주소는? -www.baengnyeongdo.com/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대청도와 소청도. 10. 총평 및 당부사항 -필자의 경우 기상상황으로 인하여 배가 뜨지 않아 섬에서 이틀을 더 머물렀다. 시간에 딱맞는 일정이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 늘 염두에 둘 것. 이때 읍내의 목욕탕 방문도 좋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시론] 난국에 군은 흔들리지 말아야/이억수 전 공군참모총장·공군전우회장

    [시론] 난국에 군은 흔들리지 말아야/이억수 전 공군참모총장·공군전우회장

    최근 우리의 안보 환경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급변하고 있고 위중하다. 이와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최근 대통령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으로 인해 헌정질서는 무너지고 국정은 마비되고 있으나 이 난국을 헤쳐 나갈 해법이 보이지 않고 있어 국민들은 걱정이 크다. 지금 우리 정치권과 국민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일은 혼란스러운 정국을 이용해 도발해 올 수 있는 북한의 위협이다. 안보적으로 매우 중차대한 시기에 최근 야당은 한국과 일본 정부가 서명한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책임을 물어 한민구 국방장관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직권남용으로 국방장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야권에서는 국민의 반일감정을 감안하면서 최순실 사건과 관련해 이를 덮기 위한 정치적인 행위로 서둘러 체결하려 하고 있고, 이는 결국 매국 협정으로 일본의 재무장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가 확실하게 알아야 할 것은 북한의 핵무기, 미사일, 잠수함 도발이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는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심각한 위협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점점 더 고도화·가속화·현실화하고 있다. 북한은 언제라도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전략적·전술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상태다. 따라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북한의 동향을 정확히 예측·탐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정보수집·분석 능력이 있는 일본과 정보 교류를 하게 되면 보다 신속·정확하게 북한의 핵·미사일 정보를 수집·분석·활용해 위협에 대처할 수 있다. 또한 한반도 유사시 한·미·일 안보협력이 필요하고, 한·일 안보협력은 한·미·일 안보협력과 보완적이다. 특히 한반도 유사시 일본은 유엔사 후방기지 제공 및 주한 미군에 대한 후방지원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체결되면 한·일 안보협력이 점진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한 한·미·일 간의 정보 교류는 우리의 안보를 튼튼히 하는 첩경이다. 우리가 직면한 안보위협은 반일감정만으로 정보보호협정을 미룰 만큼 한가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은 국제적 안보 추세이고, 유엔평화유지활동(PKO), 테러, 대규모 재해재난 대응 등에서 국가 간 정보 교환의 필요성이 증대됐다.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우주, 사이버, 테러 등 새로운 안보위협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체결한 정보보호협정은 현재 32개국과 체결하고 있고 1개의 국제기구와 체결했다.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체결 당사국 간 교환하는 군사비밀 정보를 상호 보호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군사비밀을 공유해야 한다는 어떠한 의무도 담고 있지 않으며, 철저한 상호주의에 따라 사안별로 검토해 선별적으로 정보를 교환한다. 안보와 경제는 여야가 따로 일 수 없다. 이 난국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군이 국민의 신뢰 속에 완벽한 대비태세를 확립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법안으로, 국방부 장관의 해임 안을 제출해 군의 혼란을 야기해서는 안 될 일이다. 우리는 남북 분단이라는 태생적인 안보 위협을 안고 있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도 안보적으로 안정된 지역이 아니다. 특히 중국이 경제, 군사적으로 부상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이 구체화되고, 이에 따라 지역의 불안정성이 증대되고 있다. 그동안 중동이 가장 위급한 세계의 분쟁 지역이었으나, 앞으로는 동북아도 중동과 같이 안보 위협 지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대통령 탄핵 사태로 외교·안보 현안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미국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로 옮겨 가는 시기여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이 평시와는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나라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안보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필요하다고 본다.
  • [글로벌 시대] 한국인 디아스포라, 그들은 누구인가/최석영 유엔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한국인 디아스포라, 그들은 누구인가/최석영 유엔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2000년 4월 쿠바 아바나에서 ‘호세’를 만났다. 당시 ‘77그룹’ 정상회의 대표단의 일원으로 출장길이었다. 어두운 얼굴에 왜소한 체격의 사내는 식당 웨이터로 일하는 한국인 후예였다. 20세기 초 하와이로 떠났던 사탕수수 노동자 일부가 멕시코를 거쳐 쿠바에 정착했다. 고단한 삶 속에 세대를 거치면서 현지에 동화돼 우리말은 하지 못했다. 외교관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사연을 가진 동포를 만났지만 쿠바라는 금단의 땅에서 맞닥뜨렸던 한국인 디아스포라가 잊히지 않는다. 10여년 전 미국에서 근무할 당시 만났던 입양아는 또 다른 한국인 후예였다. 미국에서 만나는 동포 중 열에 하나는 입양아고 그중에는 장애인들도 많다고 한다. 그들은 한국이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기도 하고 양부모의 소개로 동포사회와 교류하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이겨 나가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디아스포라는 조국을 떠난 해외 이주자, 난민, 노동자, 소수민족 등을 포괄한다. 역사적 또는 정치·사회적 관점에 따라 정의를 달리할 수 있다. 한국인 디아스포라는 720만명에 달한다. 세계화 확산으로 증가 추세다. 1910년 이전에는 해외 이주가 드물었으나 일제강점기 중 강제로 해외 노동자로 끌려갔거나 경제개발 시기에 도입된 적극적인 이민 정책의 일환으로 고국을 떠나기도 했다. 한국인 디아스포라는 이주 원인만큼 특징이 다양하다. 전 세계 170여개국에 분포하고 미국·중국·일본 및 러시아 등 강대국에 성공적으로 착상했다. 강인한 민족성을 드러내는 증거다. 다른 민족에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분포다. 미국에서는 유학 후 정착하거나 아메리칸 드림을 가지고 떠났던 이민자들이 주류를 이룬다. 자발적인 이주가 가장 많다. 중국에는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오랜 역사가 있고 근년에는 인적 교류의 확대와 탈북 주민의 증가로 다양성을 더하고 있다. 일본 동포들은 식민통치와 남북 분단이라는 역사적 아픔, 한·일 간 정치적 마찰을 고스란히 감내하면서도 오랫동안 정체성을 지켜 왔다. 러시아 사할린부터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지역에 흩어진 한국인 후예와 그들의 상처는 살아 있는 우리의 역사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은 유럽에서 한민족의 신화를 일궈 냈다. 한국인 디아스포라는 각종 차별과 멸시 속에서도 질긴 생명력으로 버텨 냈고 두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국은 이들에게 버팀목이었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원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조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아낌없는 성원을 보냄으로써 한민족의 놀라운 단합과 정체성을 과시해 왔다. 이주는 인류의 역사다. 급속한 세계화와 기술 발달로 더 확산될 것이다. 떠나야 했던 이유가 무엇이든 한국인 디아스포라는 세계를 연결하는 가교이자 소중한 자산이다. 이들은 현지에서 세대 교체를 이루면서 정체성 유지에 갈등을 겪기도 하고 주류사회 편입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 유대인 디아스포라와 같은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했다. 미국 정치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미국이스라엘정치행동위원회’(AIPAC)의 조직과 활동이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미래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편 같은 시각에서 살펴야 할 사람들이 있다. 일자리나 배우자를 찾아 한국에 온 200만 외국인들이다. 과거 우리 해외 이주자가 가졌던 꿈과 애환이 이들 가슴속에 코리안 드림으로 녹아 있지 않을까. 우리가 재외동포와 함께 국내 다문화 사회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까닭이다.
  • [열린세상] 박근혜 정부 자취 지우기/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박근혜 정부 자취 지우기/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그 국민에서 나는 빼 달라.” 1964년 8월 미국이 통킹만 사건을 조작해 월남전 전면 개입을 선언했을 때 당시 독일의 아데나워 총리가 “독일 국민의 이름으로 환영한다”고 성명을 내자 훗날 노벨문학상을 받은 독일 작가 하인리히 뵐은 이렇게 일갈했다. 한국 정치인들이 숱하게 들먹이는 ‘국민’을 들을 때 자주 떠오르는 씁쓸한 말이다. 정치는 국민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는데 현 정부는 호통치면서 상처를 헤집고 국민을 괴롭혀 왔다. 작금의 탄핵 국면에서 대통령이 국민에게 맞서는 모습도 국민을 힘들게 할 뿐이다. 누구도 그런 국민에 속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미르재단 등 사업이 ‘나라를 위한 좋은 일’이었다면 처음부터 재벌들 ‘팔을 비틀 것’이 아니라 세금으로 추진했어야 했다. 괜스레 재벌들이 ‘선의로’,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했다고 주장해도 믿는 국민은 별로 없다. 국민을 향한 진정성은 표정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입증된다. 이 점에서 박근혜 정부는 반면교사의 표본을 보여 준 것 같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많이 했고 해야 하는 일은 별로 하지 않아 국민에게 너무 많은 실망과 절망을 안겨 주었다. 한국 경제의 최대 약점임에도 현 정부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욱 조장하는 경제 현안이 불평등 문제다. 한국은 정부가 시장소득의 불평등을 경제사회 정책을 통해 완화하는 정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5분의1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불평등 완화에 인색한 나라다. 이러한 심각한 불평등의 중심에 노동시장의 분단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1월 노동개혁 4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에 “국민이 나설 것”을 선동하는 순간 하인리히 뵐의 말이 떠올랐다. 이 4법은 결코 통과돼서는 안 된다. 이들 법으로 고용불안이 가중된다면 가뜩이나 심각한 불평등은 더욱 악화되고 성장은 지체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미래 한국의 설계는 일본처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차별 해소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하향 평준화가 아니라 상향 평준화의 길을 가야 한다. 이것이 모든 국민의 ‘근로의 권리’와 국가에 의한 ‘고용의 증진’ 및 ‘적정임금의 보장’(제32조 ①항)을 규정한 헌법 정신에 부합되고 박 대통령 자신이 2014년 다보스 포럼에서 언급한 ‘포용적 성장’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정부가 필요 이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가 규제 완화다. 대통령 스스로 규제를 ‘암덩어리’이자 ‘쳐부숴야 할 원수’로 표현하면서 전의를 불태웠다. 2014년 3월에는 규제개혁 ‘끝장 토론회’를 TV로 생중계했다. 필자는 시민단체 대표로 초대됐지만 토론문을 주최 측 요청대로 사전에 제출했다가 회의 시작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참석을 거부당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무분별한 규제 완화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박 대통령의 규제관은 잠깐 바뀌는 듯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지금 정부는 규제개혁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독촉하고 있다. 이 법은 결코 통과돼서는 안 된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는 강화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정면으로 반하기 때문이다. 핀란드가 2030년부터 석탄화력 발전을 금지하고 독일이 같은 해부터 화석연료 자동차의 판매와 사용을 금지할 것을 선언하는 사이 한국은 같은 해까지 온실가스 배출 증가분의 37%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폐기하고 재벌들의 석탄화력 발전을 허가함으로써 ‘세계 4대 기후불량국가’ 중에서도 선도 국가로 선정됐다.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도 이제는 버려야 한다. 누리예산을 둘러싸고 교육부가 교육청을 상대로 벌였던 정파 싸움은 최근 향후 3년간 매년 1조원을 지원하기로 여야가 합의하면서 마무리되는 듯하다. 중앙정부가 ‘청년수당’을 둘러싸고 야당 출신 단체장들과 벌이고 있는 정파적 논란도 마찬가지로 소모적이다.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제34조 ②항)를 지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자행된 국정 농단은 국정 퇴행이기도 했다. 표방됐던 ‘국민 바라보기’는 허울뿐이었다. 진정성 있는 정책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기다.
  • 무엇이 국가·대통령 실종시대 낳았나

    무엇이 국가·대통령 실종시대 낳았나

    국가 이성 비판/김덕영 지음/다시봄/232쪽/1만 5000원대통령은 없다/월러 R. 뉴웰 지음/박수철 옮김/21세기북스/440쪽/1만 8000원 미국의 사회운동가 파커 J 파머는 민주주의를 가리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엇이 아니라, 우리가 하고 있는 무엇이다”(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라고 말한다.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데 개개인의 참여와 실천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농단과 상처 난 공화정은 “무심한 상대주의, 정신을 좀먹는 냉소주의, 전통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멸, 고통과 죽음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파머의 진단대로 우리가 ‘하지 않은 그 무엇인가’에서 잉태된 괴물일지 모른다. 광장의 거대한 촛불은 “도대체 이게 나라인가”라고 묻는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목격된 국가의 무책임과 정치의 무능, 대통령의 부재와 실패에 대한 의문과 회의는 설명되지도 해소되지도 않고 있다. 사회학자 김덕영(독일 카셀대 교수)은 ‘2014년 4월 16일’ 작동이 멈춰버린 국가의 역할에 시선을 돌린다. 그가 책 ‘국가 이성 비판’ 서문에서 밝히듯 우리 사회에서 국가는 이제 근원적 의문(부정, 저항, 투쟁의 모습도 있지만)의 대상이 됐다. 저자는 304명이 숨진 참사를 통해 확인된 대한민국을 서류 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종이 국가)에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준석 세월호 선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인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국가가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결과로 초래된 살인’이라며 국가 범죄로 확장한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건,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 등을 통해 ‘국가-재벌 동맹자본주의’를 환기시키는가 하면 극단적 반공주의와 친미를 내면화한 ‘콤플렉스 국가’로 규정한다. 그가 범주화한 대한민국은 근대성과 합리성을 갖추지 못한 ‘비이성적 국가’의 모습이다. 그는 한국의 비근대성에는 경제주의와 국가주의라는 국가의 ‘절대적 주술’이 작동해 왔다고 설명한다. 박정희 독재를 거치며 ‘경제 성장=근대화’ 도식은 개인들에게는 체화된 국가주의로 기능해 왔다.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와 같은 경제 구호는 여전히 강력하게 작동되는 주술이다. 저자는 비근대성 혹은 반근대성의 극복을 과제로 제시한다. 동시에 그동안 저지되고 억압되어 온 근대성의 두 핵심 지표인 ‘개인화’와 ‘사회분화’를 추구하자고 한다. 전제는 국민들이 국가적 주술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 정치학자 월러 R 뉴웰의 ‘대통령은 없다’는 2017년 대선을 앞둔 우리에게 실마리가 될 법하다. 대통령으로서의 ‘박근혜 붕괴 현상’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질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분단이라는 안보 환경에 대한 상시적 위기관리부터 국민 통합, 경제민주화, 저성장 대응, 사회적 질적 변화까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는 ‘위대함’이 요구되는 게 현실이다. 이 책의 부제인 ‘대통령이 갖춰야 할 10가지 조건’을 갖춘 완벽한 대통령은 없다는 게 오랫동안 자국 대통령을 연구해 온 저자의 결론이다. 지도자의 자질은 ‘형용 모순’적이다. 전통적인 됨됨이로 ‘도덕적·지적 자질’, ‘통찰력’, ‘공직에 대한 명예심’ 등이 꼽히지만 그 대척점에 있는 ‘교활함과 속임수’, ‘야심’, ‘권력욕’ 같은 인간 본성도 간과할 수 없는 리더의 동력이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냉전 시대 이후 미국 대통령을 모범적으로만 그리지는 않는다. 존 F 케네디는 지적이지만 성적으로 자유분방했고,린든 존슨은 제왕적 대통령으로 구시대적 정치를 구사했다. 리처드 닉슨은 빼어난 정치적 수완에도 불구하고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파멸을 자초했고 지미 카터는 충동적이고 불안하며 무기력했다. 저자는 로널드 레이건에 대해서만 냉전 후 미 정치 지형의 ‘거인’이라는 후한 평가를 내린다. 책에 소개된 미국 역대 대통령의 장점만을 조합해 이상적인 지도자, 예를 들면 케네디의 매력과 닉슨의 영리한 외교적 수완, 카터의 선의와 레이건의 낙관, 아버지 부시의 훌륭한 인품과 클린턴의 소통 그리고 아들 부시의 단호한 의지를 갖춘 인물상을 유추할 수 있지만 덧없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대중들은 대통령 후보들의 매력적이거나 의심스러운 자질을 직관적으로 파악한다. 하지만 최종 선택이 모두 합당한 안목에서 나오지는 않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교육 talk] ‘오류 투성이’ 국정교과서 쓰라는 교육부… 학교장 권한 간섭하는 교육청

    국정 역사교과서를 두고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전국 시·도교육감들은 내년에 국정교과서를 쓰지 않겠다고 하고, 교육부는 이런 교육청에 대해 법적 대응을 벼르고 있습니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1일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에 국정 역사교과서를 채택하지 않기로 한 교육청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국정 역사교과서를 거부하는 방안으로 역사 과목 미편성 카드를 들고 나오자 압박에 나선 것입니다. 이 차관은 이날 “서울, 광주, 전남 교육청은 학교에 교과서 선택과 교육과정 편성 권한을 돌려줘야 한다”면서 “시정 명령과 특정 감사 등 교육 현장 정상화를 위한 모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전날인 지난달 30일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내년 3월 신학기에 중학교에서 역사과목을 편성하지 않도록 한 데 따른 조처입니다. 조 교육감은 이날 2017학년도 1학년에 역사과목을 편성한 19개 중학교 교장들을 불러 회의를 열고, 국정 역사교과서를 새 학기에 사용하지 않도록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참석한 교장들이 내년도 1학년에 편성한 역사 과목을 2학년이나 3학년에 재편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알렸습니다. 현재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14개 교육청이 국정 역사교과서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다른 곳에서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학교 교육과정 편성기준에 따라 중학교는 학교장이 역사과목을 중학교 과정 중에 자유로이 편성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이를 고려할 때 조 교육감의 행위는 사실상 권한 남용입니다. 학교장이 인사권자인 교육감의 요구를 거부하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육부가 교육청을 비난할 수 있는 형편일까요. 진보 진영에서 국정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이틀 만에 잡아낸 국정교과서의 오류·논란은 400여건을 넘깁니다. 안중근 의사의 미완성 논저를 자서전이라고 하거나 최초의 금속도구를 순동 대신 청동기라고 서술하고 세계 최초의 법전인 우르남무 법전을 놔두고 함무라비 법전을 세계 최초라고 하는 등 기초적인 사실 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인 사실 관계야 고치면 그만이겠지만 빠진 내용이나 편향된 서술은 바로잡을 시간이 부족합니다. 예컨대 고교 한국사의 경우 일제 강점기 부분은 수탈과 저항으로만 서술하다 보니 생활사나 문화사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남방만이라도 임시정부 혹은 위원회 같은 것을 조직하여’라는 이승만 대통령의 1946년 6월 발언은 ‘우리는 남방만이라도’ 대신 ‘38선 이남에서도’라고 바뀌었습니다. 분단에 대한 책임을 희석하려는 의도가 다분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기존 검정 교과서 6쪽보다 1.5배로 늘어난 9쪽으로 늘었습니다. 쿠데타 당시 박정희 사진이 빠지는 등 의도가 의심스러운 부분도 확인됐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 차관은 이날 시·도교육청이 역사교과서 대신 사용하겠다고 한 대안 역사 교과서를 걸고넘어집니다. “북한이 군사 도발을 계속하는 상황에도 무조건 군비 축소가 필요한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 “평양을 세계적인 계획도시이자 전원도시로 미화하는 등 편향된 내용이 다수 확인됐다”는 등의 근거를 들고 있습니다. 오류투성이에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교과서를 내놓은 교육부, 이를 반대하겠다면서 학교장 권한까지 간섭하고 나선 교육청. 이들의 싸움에 교육 현장이 또다시 몸살을 앓을 듯합니다. gj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