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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 대통령 기조연설을 듣고(유엔코리아)

    ◎“국제무대에 당당히 선 한국 보았다”/“탈냉전 조류에 맞춰 세계평화 기여 기대/한반도 긴장완화·통일의 강한 의지 담겨” 노태우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행한 기조연설은 한반도의 냉전종식과 세계평화 구현을 위한 적극적인 의지의 표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현지 경축사절단의 일원으로 참가한 남·녀대학생과 공관직원및 외국 외교관들을 통해 연설의 의의와 소감을 들어본다. ▷서가람 ◁ 노태우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들으면서 그동안 제한적으로 세계평화에 기여해온 우리나라가 이제야말로 세계평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노대통령이 지난 88년 유엔총회에서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설을 했지만,지금은 그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정정당당한 유엔의 회원국대통령 자격으로 연설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된다. 노대통령의 연설은 국제사회에 기여와 남북한 문제등 2가지로 집약된다고 할 수 있다.첫째는 탈냉전체제라는 조류에 맞게 국제평화에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두번째는 남북 평화정착을 위해 제시한 3가지 제안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 분위기를 확산시키겠다는 강한 뜻을 나타낸것이라고 생각된다. ▷고희경 ◁ 경축사절단의 일원으로 뉴욕에 와서 노태우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직접 듣고보니 우리의 높아진 국력과 위상을 실감했다.우리가 국제평화와 인류복지를 위한 유엔헌장을 수락하고 유엔의 정식 회원국이 된것이 국제외교무대의 진입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노대통령의 연설은 국제사회에 본격적 발을 내딛는 선언이라고 여겨진다. 특히 노대통령이 남북한 당사자 원칙에 따라 한반도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통일의지를 국제무대에서 천명한 것은 남북한의 평화통일이 곧 세계평화와 냉전체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느껴진다.그동안 냉전체제의 피해당사자였던 우리가 유엔에 가입한 것은 세계 어느 나라와도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화해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된다. ▷홍명란 ◁ 노태우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유엔 정식 회원국 대통령으로서 유엔 총회에서 1백66개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연설을 하는 것을 듣고 유엔산하 기관에 근무하는 한국인으로서 뿌듯한 긍지를 느꼈다.그동안 유엔의 미회원국이라는 이유로 국제사회에서 국적없는 고아처럼 생활해온 우리 입장에서 볼때 이번 유엔가입과 노대통령의 연설은 한국이 이제 당당한 선진국으로 진입했구나 하는 실감을 갖게 한다. 아마 이런 감정은 유엔산하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1백50여명의 한국인 모두가 함께 느꼈을 것이다.근무시간인데도 『우리나라 대통령이 총회에서 연설을 한다』고 밝히고 총회 기조연설을 들었다. 남북한이 함께 유엔에 가입한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동서독이나 남북예멘처럼 멀지 않아 통일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카스트로 ◁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분단국인 한국의 노태우대통령의 총회기조연설을 듣고 한국의 강력한 통일의지와 세계평화기여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지난 80년대 2번이나 한국을 방문했고 10년 가까이 유엔에서 근무하고 있는 입장에서 누구보다도 한국과 유엔을 모두 잘 안다고 할수 있다.노대통령의 연설은 남북한간 긴장완화와 궁극적으로 통일을 성취하려는 가장 현실적이고 획기적인 제안이라고 생각된다. 동서독이 통일을 이뤄냈듯이 한국도 유엔가입을 계기로 통일을 보다 쉽게 이뤄낼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한의 통일은 과거 냉정체제의 유산이 완전히 청산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탈냉전의 새로운 국제 조류는 분명히 남북통일의 분위기를 조성해줄 것이다.
  • “당당한 회원국”… 남북한에 거는 기대/뉴욕현지 좌담(유엔코리아)

    ◎“유엔무대서 한반도 새 역사 창조를”/“민족경사,통일 디딤돌로 이어지길/함마슐드 훈풍 평양에도 불었으면”/“아시아에서 중·일과 함께 평화 주도역할 맡아야” ▲사회=지난 17일 마침내 우리가 유엔의 정회원국이 됐습니다. 유엔본부가 자리잡고 있는 이곳 뉴욕에 사는 분들의 감회가 남달랐을 것으로 밑습니다만…. ▲김광원박사=불과 1년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유엔에 의해 승인되고 6·25때는 역사상 최초의 유엔군이 직접 참전했던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가 유엔에 가입하지 못했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유엔과 같은 세계의 무대에서 떳떳한 정회원국으로 활동하게 됐다는 것은 더없이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중국·일본 다음으로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남북관계에서도 유엔의 훈풍이 평양으로 불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영근교수=제게는 개인적인 감회 또한 적지 않습니다. 6·25 참전때 유엔기는 마치 구원의 깃발처럼 보였습니다. 이제 우리도 유엔기를 들고 세계무대를 누비게 된것입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이근안씨=저는 함마슐드언덕에 우리의 태극기가 처음 게양되는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옴을 느꼈습니다.더구나 북한인공기도 함께 오른다는 것이 한편으로 착잡하면서도 더욱 감회를 깊게 해주었습니다. ▲사회=뉴욕이 우리 한국인들에게 갑자기 중요한 곳이 됐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유엔무대가 한반도의 평화,나아가 분단극복의 장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일 것으로 압니다. 그동안 여러차례 논의가 돼왔습니다만 남북이 동시가입된 유엔무대가 한반도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 보십니까. ▲김영=서울과 평양에서 직접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유엔이 특별히 중요한 역할을 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얘기도 있으나 나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뉴욕은 개방된 도시이며 모든것을 용해하는 곳입니다. 여기는 판문점 같은 긴장이 없는 곳 아닙니까. 판문점에서 못하는 일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을 유엔에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광=판문점이나 서울과 평양은 남북한만이 있으나 유엔은 세계가 함께 있는 곳입니다. 유엔가입으로 이제 한결자유로워 진 북한이 미국내 활동을 강화하게 될것이고 미국도 북경같은 제3국을 통하지 않고 북한과 직접대화를 시도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내에서 이루어지는 남북한관계는 분명히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김영=남북문제도 기존의 사고 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세계가 변하는데 어떻게 우리만 변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남북도 이제 새로운 무대에 섰습니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는다는 말이 있듯이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역사가 창조 될 것으로 믿습니다. ○북한도 달라질것 ▲사회=저도 그런 기대를 갖고 뉴욕에 왔었습니다. 그런데 뉴욕에 와서 막상 두들겨 본 북한대표부의 벽은 너무나 높았습니다. 말씨 행동 분위기 모두가 10년,20년전 판문점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배신감이라고나 할까…주저 앉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이곳 뉴욕교포들도 북한측과 접촉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만난다기보다 북쪽대표부에서 선택해서 접촉하고 있습니다. 북한측이 믿을수 있다고 믿는 몇몇 사람들의 추천이나 사전 조사없이는 전혀 일반교포를 만나는 일이 없습니다. ▲김영=북한측의 그런 태도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엔활동을 하게되고 세상 변해가는 것을 느끼다 보면 달라지게 될것입니다. ▲이=여기 와있는 대표부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진다고 해서 평양의 정책이 달라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김영=평양도 달라지게 될 것이란 얘기지요. ▲사회=북한측은 「하나의 조선」정책에는 변화가 없으나 남한의 단독가입을 막기 위해 마지못해 유엔에 들어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번 유엔가입으로 실익면에선 북한이 남한보다 더 많은 것을 얻게 됐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우선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나라와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미국내에서의 활동도 자유로워 질 것이고요. 지금까지 맨해턴 대표부에서 25마일로 행동반경이 제한돼 있지만 유엔정회원국이 됐으니 미국도 언젠가 「제한」을 풀게되지 않을까요. ▲김영=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회원국이 됐다고 다푸는 것은 아닙니다. 쿠바는 정회원국이지만 25마일 제한에 묶여 있습니다. ○쉽게 문열지 의문 ▲김광=동구가 무너진데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결국은 경제때문 아니었겠습니까.북한의 가장 무서운 적도 경제일 것입니다. 북한의 유엔가입은 북한경제에 다소의 숨통을 터줄게 분명합니다. 국제적 크레디트(신용도)도 나아지겠고요. ▲김영=북한은 유엔가입으로 스스로 변화의 구실을 찾았다 할 수 있습니다. 일본과의 관계개선 노력도 시작이야 이미 됐지만 대내적으로 명분찾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북한은 미국의 위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엔무대는 북한의 대미유화창구로서도 제격이지요. ▲김광=북한이 「개혁」쪽에 관심을 두고는 있지만 중국의 모델을 따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중국엔 지금 외국사람이 수없이 드나드는데 북한이 그렇게 문을 열어놓고 견딜 수 있을까요. 북한의 한계가 여기 있는 것입니다. ▲사회=노태우대통령이 뉴욕에 도착합니다. 그뿐아니라 각계대표가 모이고 있어 서울이 마치 뉴욕으로 옮겨 온 것같은 느낌입니다. 이곳에 사는 분들의 느낌은 어떻습니다. ▲김광=세계 어딜 다녀봐도 우리처럼 잔치벌이는데 신명을 내는 민족은 없는 것 같습니다.우리문화의 일면이지요. 너무 요란을 떠는데 대해 비판적 시각도 있으나 우리식으로 할수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다만 이런 요란이 유엔가입경축에 그치지 말고 통일의 디딤돌로 연결이 돼야 할 것입니다. ▲김영=저도 동감입니다. 민족적경사가 이왕이면 국제적 경사로 이어졌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소련사태가 우리의 뉴스가치를 상당히 잠식해 버린 것 같아 다소 아쉽습니다. ▲이=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유엔가입의 의미가 남다르고 경축할 것을 경축하는거야 누가 뭐라겠습니까. 다만 문제는 그 정도에 있지요. 요즘 이곳 교포들은 어안이 벙벙하다는 느낌입니다. ▲김영=이것도 민주화의 부산물 아닌가 싶습니다.내년에 선거도 있고 하니 너도 나도 유엔행버스를 타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사회=교포사회가 양분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나누어져 있던것도 하나로 돼야 할텐데 없던것까지 생기는 분위기가 아주 생경했습니다. ○분위기조성 필요 ▲김영=문제를 그렇게 단순화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북한에 혈육을 둔 교포들을 중심으로 그동안 북한에 다녀온 사람도 많고 민주화과정에서 서울에 비판적인 사람도 없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묶어 「친북」으로 보는지 모르나 여기 북한가서 살라면 살사람 하나도 없습니다. 서울에서 민주화만 착실히 진행되면 아무 문제될게 없습니다. ▲이=저도 동감입니다. 내 주위에도 북한다녀온 사람이 있습니다만 그것이 문제가 된다거나 교포사회의 분열이란 차원에으로 보지 않습니다. ▲사회=뉴욕이 남북화해 내지 분단극복의 용광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그러기 위해 교포사회가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는 없을까요. ▲김영=통일문제 같은 정치적 문제에 민간인이 중심이 되다보면 이용당하는 경우가 생길 것입니다. 대중은 지나치게 감상적이어서 속도 조절에도 문제가 있고요. ▲김광=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유럽에 여러해 있어 봤는데 서독에서 통일시위 같은것을본 일이 없거든요. 그러나 정치지도자들은 통일을 꾸준히 추진했지요. ▲김영=민간인이 밖에서 분위기 조성을 할 필요는 있지요. 그런점에서 교포들도 의무감 같은게 있습니다.
  • “통일은 역사의 필연”/출국인사

    ◎남북한,유엔헌장 준수·인류공영 참여/노 대통령,시애틀 안착/24일 유엔연설·25일 멕시코 방문 【시애틀=이경형특파원】 유엔총회 참석길에 오른 노태우대통령내외는 20일 상오9시30분(한국시간 21일 상오1시30분)경유지인 미국서부 시애틀의 시애틀 타코마국제공항에 안착했다. 노대통령내외는 이날 현홍주주미대사와 오스트그렌 워싱턴주 의전장대리의 기상영접을 받으며 트랩에서 내려 환영나온 라이스 시애틀시장등 미측인사들과 악수를 나누었다. 노대통령은 태극기를 흔들며 이곳에 환영나온 시애틀 타코마 포틀랜드지역거주 교민들 앞으로 가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숙소인 웨스틴 호텔에 여장을 푼뒤 이날낮 호텔2층 스튜어트 룸에서 베풀어질 교민대표초청 고창수주시애틀총영사주최 오찬에 참석한다. 노대통령은 21일 휴식을 취한뒤 22일상오(한국시간 23일새벽)뉴욕으로 향발,유엔총회연설등 본격적인 뉴욕일정에 들어간다. 노대통령은 23일낮 한­말레이시아정상회담을 시발로 하오엔 한­뉴질랜드,한­미정상회담을 잇따라 가질예정이다. 노대통령은 오는 24일 상오11시(한국시간 25일 0시)유엔총회에서 「평화로운 하나의 세계공동체를 향하여」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하게된다. 약25분간에 걸쳐 진행될 노대통령의 유엔연설은 같은 시간에 국내 TV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서울공항서 환송식 노태우대통령은 20일 『유엔의 남북한 의석도 멀지않아 하나가 될 것이며 그것은 이제부터 우리의 지상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세계질서 자체를 바꾸는 이 큰 변혁속에서 한반도의 통일은 시간의 문제일뿐 필연적인 역사의 순리』라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하오 유엔총회에 참석,기조연설을 하고 멕시코를 국빈으로 방문하기 위해 부인 김옥숙여사와 함께 대한항공특별기편으로 출국하기 앞서 서울공항에서 거행된 환송식에서 출국인사를 통해 『우리의 유엔가입은 우리 겨레분단과 전쟁의 엄청난 비극을 가져다준 냉전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대통령은 『이제 한반도는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시대로 가는 역사의 전환점에 섰다』고 말하고 『남북한은 무력의 사용을 포기하고 세계평화를 위해 공헌할 것을 규정한 유엔헌장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은 통일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잠정적인 단계이며 또한 이 과정이 통일을 앞당기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말하고 『남북한은 교류협력하고 서로가 서로를 돕는 관계를 이루어 국제사회의 성원으로 그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북한이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한 것을 충심으로 황영한뒤 『이제 우리 민족의 운명을 우리가 결정하고 자주의 시대가 열렸을뿐 아니라 우리는 세계와 인류의 공영을 위해 발언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시대를 맞았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또 뉴욕에서 부시미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마하티르 말레이시아수상등 세계 여러나라와 유엔의 지도자들도 만날것이라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멕시코방문과 관련,『한­멕시코 양국관계발전은 물론 중남아시아지역과 우리나라간의 관계를 가일층 강화하는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노 대통령 출국인사 전문

    ◎유엔가입은 통일 앞당기는 현실적 선택/민족의 운명 우리가 결정하는 시대 열려 저는 유엔회원국의 국가원수로서 제46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멕시코합중국을 국빈자격으로 방문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려 합니다. 우리나라는 그저께 유엔에 가입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완전한 성원이 되었습니다. 한국은 교역량으로 세계 열세번째,총생산으로 세계 열다섯번째로 번영하는 나라,민주주의를 하는 나라,가장 훌륭한 올림픽을 치른 나라로 발전했으나 국제사회의 중심무대인 유엔의 바깥에 머물러 있어야 했습니다. 그것은 냉전체제 때문이었습니다. 지난날 우리와 대결해온 진영의 강대국들이 우리의 가입을 막아왔던 것입니다. 우리의 유엔가입은 우리 겨레에게 분단과 전쟁의 엄청난 비극을 가져다 준 냉전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것입니다. 이제 한반도는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시대로 가는 역사의 전환점에 섰습니다. 남북한이 한 나라가 아니라 두 의석으로 유엔에 들어가는 것은 가슴아픈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은 통일을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잠정적인 단계이며,또한 이러한 과정이 통일의 날을 앞당기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믿음으로 이를 추구해 왔습니다. 우리는 작년 독일의 통일과 함께 동서독으로 나뉜 유엔의 두 의석이 17년만에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유엔의 남북한 의석도 멀지않아 하나가 될 것이며 그것은 이제부터 우리의 지상과제가 될 것입니다. 세계의 질서자체를 바꾸는 이 큰 변혁속에서 한반도의 통일은 시간의 문제일 뿐 필연적인 역사의 순리입니다. 그 날을 얼마나 앞당길 수 있는지는 오직 우리 겨레의 의지와 역량에 달려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이제까지의 완강한 거부태도를 전환하여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한 것을 충심으로 환영합니다. 남북한은 이제 무력의 사용을 포기하고 세계평화를 위해 공헌할 것을 규정한 유엔헌장을 다함께 준수해야 합니다. 이와함께 남북한은 교류협력하고 서로가 서로를 돕는 관계를 이루어 국제사회의 성원으로 그 책무를 다해야 합니다. 이것은 남북간에 대결을 종식하고 공존공영하는 관계를 이루는 바탕이 될 것입니다. 20세기에 접어들어 남에게 외교권을 빼앗긴 이래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을 가진 당당한 나라가 되는 것은 겨레의 오랜소망이었습니다. 을사보호조약 이후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회복하기 위해 헤이그 만국평화회담에 밀사를 보냈습니다. 이준·이상설·이위종은 회의장의 문밖에서 약소민족의 한에 통분해야 했습니다. 나라를 잃은 그 캄캄한 시대 우리는 많은 국제회의장 밖에서 독립을 탄원하고 호소하였습니다. 해방후 나라의 분단도 우리가 없는 곳에서 남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우리가 유엔에 처음 가입을 신청한 때로부터도 42년의 긴세월이 흘렀습니다. 온 겨레가 걸어온 고난의 역정을 새기며 회원국의 대통령으로 세계평화의 전당에 서게 된 것은 감회깊은 일입니다. 이제 우리 민족의 운명을 우리가 결정하는 자주의 시대가 열렸을 뿐 아니라 우리는 세계와 인류의 공영을 위해 발언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시대를 맞았습니다. 저는 유엔총회에서 오늘과 내일의 세계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한반도에서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해 우리 겨레가 나아갈 방향을 세계에 밝힐 것입니다. 유엔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으며 건국과 한국전쟁,전후 부흥과 경제발전의 과정을 통하여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저는 우리의 자리가 그곳에 없었을 때 우리를 돕고 우리를 대변해준 모든 나라,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이제 우리나라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하는 나라가 될 것임을 밝힐 것입니다. 저는 뉴욕에서 부시 미국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마하티르 말레이시아총리등 세계 여러나라와 유엔의 지도자들도 만날 것입니다. 인구 8천만에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는 멕시코는 중요한 태평양국가일 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권의 지도적 국가입니다. 우리나라와 멕시코간에는 최근 통상과 경제협력이 크게 증대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멕시코는 미국 캐나다와 함께 자유무역지역을 형성함으로써 투자등 경제면에서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우리의 협력 대상국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이 나라를 방문하여 양국관계발전은 물론 중남미지역과 우리나라간의 관계를 가일층 강화하는 전기를 마련하려 합니다. 이번 유엔·멕시코방문은 열흘간의 일정이나 저는 그 어느때보다 큰 기대와 희망을 안고 떠납니다. 북방세계의 굳게 닫힌 문을 열어 세계의 모든 나라와 우호협력하는 관계를 이루고,온 세계를 우리 국민의 활동무대로 만든 것처럼 우리는 우리 힘으로 통일의 길을 열 것입니다. 저의 이번 여행이 그 길을 개척하는 힘찬 발걸음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보람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겠습니다.
  • 남북이 이제 해야할 일들(사설)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이후 우리의 과제는 기본적으로 남북 화해와 협력의 실천이고 이를 위한 상호신뢰의 구축이다.우선 무엇보다도 현재의 대결구조를 공존과 상호 보완구조로 정착시키는 일이 긴요하다. 그것은 다시말해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을 의미한다.한반도문제의 비평화적해결 즉 전쟁적해결의 망상을 떨쳐버리는 일이다.그것이 바로 북한이 해야할 일이다. 사실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은 일단 한반도에서 남한과 북한간의 무력분쟁의 가능성이 상당히 억제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욱 의미를 갖는다.국제사회의 형식과 제도 그리고 법률적으로 볼때 유엔 가맹국이 되는 일은 유엔 헌장에 명시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선언하는 것이 된다.유엔헌장은 바로 그 전문에 『공동의 이익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수락하도록 되어 있다. 유엔헌장은 또한 회원국간의 분쟁을 무력이 아닌 평화수단을 통해 해결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이를 어기면 국제적응징을 받는다는 사실을 문서뿐아니라 행동으로 입증해주고 있다.걸프전쟁이 바로 유엔의 평화유지 노력의 좋은 사례가 되고있다. 북한에 있어 유엔가입은 오랜 폐쇄구조속의 그들이 국제평화유지기구에 가입함으로써 그자신 폭력을 포기하고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공약이 된다.가입과정에서 그들이 내건 명분이야 무엇이건 북한은 한국의 유엔가입을 인정하고 유엔의 의무규정을 준수하겠다는 전제위에서 행동해온 것이다. 이렇게 볼때 유엔가입이후의 한반도 문제 해결의 기반은 「평화체제」정착의 과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왜냐하면 근본적으로 한반도분단은 전쟁과 이념의 산물이며 따라서 그 분단상태의 해소는 평화의 이념과 체제의 정착과 전개로써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당국의 적절한 지적대로 유엔가입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국가적통일과 한 민족의 전체적번영을 위한 중간단계에 불과하다.그렇기 때문에 우선은 남북한 평화공존의 보장장치를 면밀히 강구하면서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단계적이고 실질적인 모든 조치를 착실히 축적해가야 할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휴전체제의 평화협정체제로의 전환,한반도 비핵지대화문제의 합리적 해결,남북한간의 군사적대립충돌의 지양,미·일·중·소등 주변 유관국들의 교차교류의 심화등 면밀한 대책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강구해가야 한다. 북한은 지금 냉전구도의 와해,남한의 적극적인 북방정책,소련및 동구권의 개혁과 민주화에 따른 외부사상 유입과 함께 안으로는 극심한 경제난과 권력구조의 변이등의 문제로 조만간 체제변화의 진통을 겪을 것이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현실적인 모순과 갈등속에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관계개선을 위한 포용력과 유연한 대응자세를 갖춰야 할것이다. 남북한 관계의 진정한 발전은 유엔가입이후의 국제적 여건을 남북 양쪽이 여하히 능동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그런점에서 이제 문제는 시작됐을 뿐인 것이다.
  • 통일 향한 “작은 걸음”/박정현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17일부터 뉴욕 유엔본부 앞뜰에 나란히 나부끼기 시작한 남북한의 국기를 보고 누구나 통일에 한걸음 성큼 다가 섰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이상옥외무장관과 강석주북한외교부부부장은 이날 총회에서 남북한유엔가입안이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박수속에 통과된뒤 하오 6시쯤 케야르 유엔사무총장및 이날 함께 유엔의 신입생이 된 5개국 대표 등과 함께 총회장 건물 앞뜰로 걸어 나왔다. 케야르총장을 중심으로 7개국 대표와 대사들이 양쪽으로 나란히 서고 유엔관계자·참관인·취재진등 2백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신규회원국 국기 게양식이 진행됐다. 먼저 북한의 인공기가 게양되고 이어 태극기가 올라가 남북의 국기가 나란히 펄럭였다.분단 46년,유엔의 문을 두드린지 43년만에 이루어진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장관과 강부부장도 서로 상대방 국기가 게양될 때 박수로 축하했으며 게양식이 끝난뒤 『앞으로 잘해보자』며 굳은 악수를 나누었다.두사람은 양국 국기 앞에서 기념촬영도 했다.과거 분단국이었던 동서독과 남북예멘이 「유엔공존시대」를 거쳐 통일했던 사실을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남북 유엔동시가입이 통일의 기대를 부풀리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남북한유엔공존시대의 개막으로 「통일의 그날」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사실을 아무도 부인할 수는 없다. 이외무장관과 유엔주재대표부측도 이날 유엔가입이 끝난 뒤 조촐한 자축연을 가졌다.문화사절단은 오는 25일 카네기홀에서 유엔가입축하공연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유엔가입 축제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유엔가입 그 자체가 「목적」이었던 것처럼 착각하기 쉽다.유엔가입은 남북공존공영관계 구축을 통해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중요한 「수단」일 뿐이다. 동서독과 남북예멘이 두개의 국기를 하나로 만들었던 것처럼 우리도 지금부터 그 구체적인 통일 방안들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또 그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남북유엔공존시대를 어떻게 주도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심사숙고 해야 할 때이다. 남북한 유엔가입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을 가슴속 깊이 새기면서 새로운 민족역사의 창출을 위해 매진해야 할 것이다.
  • 유엔시대의 남북한 관계/최호중 통일원장관의 전망

    ◎한반도 통일의 여명기에 진입/북,제한개방→평화공존 택할듯/서방과 수교 겨냥,실용노선으로 전환 최호중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18일 남북한 유엔동시가입 후 북한의 변화 가능성과 관련,『북한은 단기적으로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위로부터의 부분적·점진적 개방과 개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부총리는 『이 경우 정치적으로는 공산당 독재라는 권위주의 체제를 계속 유지하되 경제분야에서는 비교적 개방·개혁을 추진하는 일종의 개발독재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부총리는 이날 하오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국제학술원(이사장 이동원)주최 유엔가입 경축 강연회에 참석,이같이 밝혔다. 최부총리는 「유엔동시가입 이후의 남북한관계」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또 『북한이 유엔의 정회원국이 되었다 해서 그들의 대남적화통일노선을 당장 수정하든가 포기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향후 국제기구,서방국가들과의 접근을 꾀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하고 『이 경우 북한의 폐쇄체제는 점차 개방될 것이며 남북관계는 유엔동시가입­북한의 제한적 개방­평화공존이라는 단계를 거치면서 평화통일의 기틀을 다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한 대외정책에 있어서는 중국과의 공조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자구책을 마련하는 한편 유엔가입과 함께 대일수교와 대미접근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최부총리는 예상했다. 최부총리는 또 『북한이 걸프전과 소련사태를 통해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한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서두르는 한편 유엔가입을 계기로 국제무대에서의 미군철수,한반도 비핵지대화,군축문제등을 앞세운 평화공세를 가열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부총리는 남북대화문제와 관련,단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남북대화가 북한의 대미·대일수교와 연계되어 있고 중·소 또한 바라고 있는 문제인 만큼 북한이 형식적으로나마 응하지 않을 수 없지만 북한의 기본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당장 생산적 결실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부총리는 그러나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같은 비생산적인 남북관계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그 이유로최부총리는 북한이 취하고 있는 대외적 현실주의 정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북한 내부적으로 또는 대남관계에 있어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와 정책이 나타나야 하고,이를 위해서는 혁명주의노선의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유엔동시가입을 계기로 한·중수교와 북한·일본수교가 촉진되고 북한·미국관계가 개선될 경우 이같은 상황변화 역시 북한으로 하여금 대남혁명노선을 포기하고 평화공존체제를 수용치 않을 수 없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최부총리는 설명했다. 최부총리는 그러나 『예상외의 돌출적 사건이 북한 내부에서 발생할 경우 북한체제의 변화양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며 남북한 관계나 통일문제에도 심대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앞으로 몇년간이 민족 분단사에 분수령을 이루는 일대 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유엔 동시가입과 남북관계 전망/전문가 대담

    ◎“「통일의 길」보다 「관계개선의 길」 넓혔을 뿐”/「외압」에 의한 가입… 평양 변화는 외양뿐/중국식 개방 답습 확실… 경각심 가져야/군축문제등 능동외교로 새 통일 비전 제시를 동서냉전의 마지막 「유산」인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했다.북방외교의 승리라는 점에서,통일로 가는 길목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유엔가입의 뜻은 크다.그러나 남북관계의 길은 멀고 험난하다.이 시점에서 정종욱 서울대교수와 김국진 외교안보연구원 연구실장을 초청,유엔가입의 의미,향후 남북관계 전망 등을 짚어보았다. ▲정종욱교수=분단상태의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했습니다.돌이켜 보면 유엔무대를 중심으로 남북한은 그 정식회원국도 아니면서 경쟁적인 대결관계를 지속해 왔습니다.때문에 이번 남북한 유엔가입은 유엔에서 남북한이 협조하고 공존하는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더구나 걸프전이후 탈냉전의 새로운 국제질서가 태동,유엔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가입이 이뤄지게 돼더욱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국진교수=지난 73년 6·23선언 이후 우리 정부가 꾸준히 추구해온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이 이루어져 무엇보다도 기쁘게 생각합니다.북한은 그동안 유엔동시가입을 영구분단 획책이라는 이유로 반대해 왔습니다.지난해에 국제분위기가 크게 바뀌자 북한은 당초의 유엔정책을 수정,「단일의석가입」이라는 전혀 비현실적인 제안을 하기에 이르렀고 지난 5월 다시 제안을 동시가입쪽으로 바꿔 가입이 실현된 것입니다. 이번 가입은 「어느 정부가 더 정통성이 있느냐」는 그동안의 남북경쟁에 대한 해결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그 첫번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또 하나는 북한이 꾸준히 주장해온 「하나의 조선정책」을 국제사회에서 포기했다는 점입니다.그러나 이번 유엔가입은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잠정조치라는 측면에서 이해되어야만 합니다. ◎개발독재 등장할듯 ▲정교수=북한도 동구사회주의의 몰락을 목격한데다 유엔가입을 계기로 「하나의 조선정책」이라는 신화가 깨진만큼 「우리식」대로 산다는 고립·폐쇄주의 정책을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 것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대남정책을 미국과의 수교교섭등 「남방정책」의 수준에 맞춰 근본적인 궤도수정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합니다.다만 북한은 김일성이후 새체제가 들어설 경우 통일보다는 경제성장을 지상목표로 한 개발독재체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유엔가입이 한반도 평화정착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드시 이에 상응해 평화통일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볼수 있습니다.더욱이 북한은 남북 국력차를 감안해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핵에 의한 안보체제를 구축하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만큼 이같은 상황변화에 우리는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김교수=좋은 지적입니다.이번 가입의 의미는 앞서 지적했듯이 남북관계에 개선의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지 획기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우선 북한의 선택이 자발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번 가입이 경제적 위기 타개와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면 북한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범위내에서 남북한관계를 개선하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북한사회의 성격상 급격한 변화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사실 북한은 3가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첫째는 극도로 어려운 내부의 경제위기입니다.북한이 일본과 하루빨리 국교를 맺으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둘째는 군사적·경제적인 버팀목이었던 소련의 붕괴로 인한 외부의 위기이며,세번째는 대남관계에서의 위기입니다. 이렇게 볼 때 이번 동시가입을 계기로 경제·기술발전을 위한 자본과 기술의 교류가 제3국이나 민간기업 중심으로 활발해질 가능성이 큽니다.물론 우리는 정식교류를 원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이같은 방법을 계속 활용한다면 관계개선과도 연결되리라 생각됩니다. ◎정통성 시비 일단락 ▲정교수=남북이 유엔에 가입함으로써 남북관계 차원을 떠나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공간도 대단히 넓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남북이 국제기구의 틀속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북한은 경제적으로도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치적으로도 권력의 승계를 앞두고 심각한 전환기적 상황이므로 즉각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간 협력을 개시하리라고 보기엔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김교수=동감입니다.다만 지난 걸프전때처럼 유일한 초강대국의 위치를 확보한 미국마저도 이제는 단독으로 세계질서를 좌지우지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그만큼 국제사회가 서로 맞물려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과거 냉전시대때와는 달리 유엔의 기능이 더욱 강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따라서 유엔의 본래 기능인 세계평화와 안전의 기능이 더욱 증대되리라 봅니다. 이런 점에서 남·북한관계에서도 군축·환경·인권문제등에 대해서는 능동적으로 외교적인 역할을 맡으리라 기대되며 이런 맥락에서 북한이 다시 들고 나올지 모르는 유엔사·주한미군철수·평화협정체결 문제등이 정리되리라 봅니다. 이들 문제에 대한 북한의 주장이 이제는 더이상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정교수=또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북한은 과거 80년대 초반까지 쿠바식 발전모델을 추구했지만 이제 사회주의권의 붕괴 이후 제한된 정치적 개혁 속에 과감한 개방을 지향하는 중국식모델을 답습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이번 유엔가입으로 남북관계가 새시기에 접어들었으므로 우리도 거기에 걸맞는 통일정책·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북한은 서독식 흡수통일을 거부하기 위해서 연방제통일방안을 계속 고수하겠지만 북한의 고려연방제 통일방안도 과거에 비해 많이 변질됐으므로 우리 정부는 고려연방제까지 포용할 수 있는 통일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북 지원책 모색을 ▲김교수=맞습니다.안보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해빙기에 연못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처럼 경각심을 늦춰선 안 될 것입니다.또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일관성을 갖고 노력해야 됩니다. 북한은 지금 어찌보면 딜렘마의 상황입니다.우리는 무조건 통일을 부르짖는 차원에서 벗어나 먼저 남북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갖가지 방안을 강구해야 되리라 봅니다.예를들면 북한주민들도 자유롭게 토의하고 토론할 수 있는 그런 체제를 만들어 가도록 우리 정부가 도와주는방법등을 연구해야 할 때입니다.
  • 남북한 유엔공존시대 개막(사설)

    ◎남북협력의 시대 남북협력의 시대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이 마침내 이루어졌다.유엔의 남북한 공존시대가 개막된 것이다.감격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통일한국의 유엔가입이었으면 더더욱 감격스러웠을 것이다.그러나 분단된 2개 한국의 가입이면 어떤가.통일후 가입보다 가입후 통일이 더 많지 않은가.독일이 그랬고 예멘이 그랬다.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다지고 평화민주통일을 앞당길 새시대의 역사적 출발이 아닌가.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은 통일대장정의 중요한 첫 관문이라고 생각한다.문제는 이제부터다.중요한 것은 남북한유엔동시가입·공존의 이 새시대를 어떻게 살리고 발전시켜 꽃피울수 있을 것인가라고 생각한다.민주통일과 번영의 도약대로 만들어 나가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오랜 대립과 갈등의 불신을 청산하고 진심에서 우러나는 상부상조의 남북한 화해,협력의 시대를 열어 그것을 토대로 이 민족 숙원의 통일로 갈수만 있다면 그이상 더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가까운 시일내의 통일이 어려운 것이라면 화해와 협력의 공존·공영이라는 사실상의 통일시대도 좋다.남과 북 어느쪽도 희생시키지 않는 통일 그것을 우리는 원한다.유엔 동시가입은 그럴수 있는 문을 열어준 것이 아닌가. ◎평화민주통일 촉진 세계와 역사가 우리에게 제공한 이 기회를 우리는 살릴수 있을 것인가.남북한 우리 모두의 과제다.남북한 당국은 물론 7천만 우리겨레 공동의 과제인 것이다.살릴수만 있다면 남북한을 통틀어 오늘을 살고 있는 한반도의 우리세대는 역사의 승자가 될 것이며 세계의 존경과 후세의 칭송을 듣게 될 것이다.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역사의 패자로 몰락할 것이며 세계의 경멸과 후세의 원망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유엔 동시가입으로 우리는 이제 온 세계가 주목하는 역사의 심판대에 오른 것이다.남북한을 막론하고 새로운 각오와 결의를 다져야할 중대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무슨일이 있어도 우리는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살릴수 있을 것이다.희망과 기대에 가슴 부풀어 있다.그러나 일말의 불안을 지울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그것은 우리만의 노력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이 있고 북한과 손발이 맞아야 하는 것이다.그러나 우리의 북한은 아직은 우리와 손발을 맞추고 화해와 협력을 해나갈 생각이 없는 것 같은 것이 안타깝다.그럴 여유가 없는지도 모르겠다.개혁과 개방의 공산권 붕괴와 탈냉전의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속에 생존의 위기의식마저 느끼고 있는 것이 분명한 오늘의 북한이다.북한은 유엔가입자체를 세계의 대세와 한국의 가입강행결정에 밀리고 강요당한 본의아닌 결과요 패배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유엔동시가입이 분단의 고착화라는 잘못된 생각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본다.유엔밖에서도 북한은 희망보다 실망을 안겨주는 행동을 많이 하고 있다.콜레라 핑계의 남북한 고위급회담 연기등 남북접촉과 교류의 기피라든가 핵사찰 수용문제를 둘러싼 신경질적인 반응과 행동 등은 앞으로의 유엔에서 북한이 보여주게될 행동이 어떤 것일지를 예고하는 불길한 징후들일지 모른다. ◎북한 호응에 기대 우리는 그런 북한을 상대로 달래고 감싸고 설득하며 새시대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북한은 변함없는 냉전적 대결자세로 유엔을 평화공세와 정치선전의 대남공격 무대로만 활용하려들지 모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본원칙문제를 제외하고는 이해와 협력과 설득으로 신뢰를 쌓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인구나 경제력등 어느면에서 보나 비교우위에 있는 우리가 보다 많은 이해와 노력과 인내를 해야 할 것이다.북한을 비난하거나 더이상의 궁지로 몰아넣는 대립과 갈등은 가능한한 최대한 피해야 할 것이다.그것은 남북어느쪽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비생산적 낭비일 뿐이기 때문이다. ◎신뢰와 화합의 노력 어느 일방의 이익이 아닌 남북한 쌍방의 이해가 일치되는 공동의 관심사를 발굴하고 협력하는 공동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남북한공동의 이해에 관계되는 문제에 대한 남북공동의 노력과 협력은 상호의 신뢰를 증대시키고 같은 민족으로서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공동의 입장을 모색하게 하는 귀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해줄 것이 틀림없다.그것은 대립과 대결의 경험뿐이지 협력의 경험이라고는 조금도없는 남북한에 협력의 유익함을 일깨우는 교육의 훌륭한 계기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공존 그리고 통일로 세계는 지금 민주화 개혁과 개방 그리고 화해와 협력의 공존분위기로 충만해있다.세계의 축소판인 유엔의 분위기도 다를수가 없다.유엔에 가입한 북한이 이 분위기를 계속 외면하고 무시할수는 없을 것이다.폐쇄의 장벽에 숨어있는 북한에 있어서 유엔은 세계에 노출되는 최초의 개방무대다.세계적인 화해와 협력의 공존분위기와 역사의 방향및 현실을 배우게 하는 산교육장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유엔을 통해 세계의 화해·협력·공존의 분위기가 북한에 전파되고 한반도전역에 확산되기를 우리는 진심으로 바란다. 북경 아시안게임의 남북한 공동응원이라든가 남북한탁구및 축구단일팀을 통해 우리는 이미 조그마한 공존과 협력과 통일의 연습을 시작했으며 보람을 거둔바있다.남북한이 동시가입을 하고 정회원이된 유엔도 남북한공존및 협력과 통일의 보다 크고 귀중한 실험실이자 연습장일수 있을 것이다.남북한유엔동시가입을 통해 우리는 분단의 고착화가 아니라 평화민주통일의달성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한다.
  • UN동시가입의 현장에서/유엔본부=임춘웅(특파원코너)

    ◎남북한 협력의 “새로운 실험”/“「분단의 국제공인화」 우려 불식해야” 유엔본부는 언제 보아도 평화롭고 안온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국제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란 유엔본래의 목표가 주는 선입관 때문이 아니다.세계의 심장이란 뉴욕,그것도 뉴욕의 심장 맨해턴 한 중심에 자리잡은 유엔본부가 심장의 고동소리 같은 숨가쁜 긴장감 대신 어머니의 품같은 평온을 연출해 내고 있는 것은 아주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그것은 아마도 유엔빌딩이 내려다보고있는 이스트 리버의 탁트인 공간이 주는 여유와 맨해턴 언덕이 조화를 이루어 빚어내고 있는 유엔본부 특유의 「창조」일지도 모른다.그것이 우리의 비원인 탓에 한국인에게만 특별히 그렇게 보이는 것도 물론 아닐 것이다.마셜 군도도,미크로네시아도 유엔에 가입했다.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도 회원국이 됐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유엔에 가입할수 있는데 우리가 특별히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소이는 다른나라와 달리 그것이 평화에의 한 걸음이고 통일에의 길목이 될지도 모른다는 간절한 소망 때문이다. 17일 상오 9시15분 이곳 뉴욕시청 제1부시장실에서는 코리아 위크(한국주간)선포 행사가 베풀어졌다.뉴욕에,세계의 중심에 새한국을 알리는 하나의 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유엔총회는 이날 상오중 이번 46차 총회의장을 선출하고 하오 3시부터는 바로 우리의 가입절차를 밟았다.인도 대표가 남북한의 동시가입을 제안하고 1백30여국이 공동서명했다.이어 이상옥외무장관등 새 회원국 외무장관들의 수락 연설이 어어지고 하오 6시쯤에는 이곳 하마슐드 광장에 태극기와 북한기가 게양됐다. 초대 유엔사무총장의 이름을 딴 하마슐드광장은 세계 1백66개 유엔가입국 국기가 한 자리에서 함께 펄럭이는 유엔의 얼굴이다. 우리의 이번 유엔가입은 자주외교의 첫 열쇠라는 의미를 지닌다.한국의 북방외교는 동구가 와해되기 이전 모스크바·북경·평양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워싱턴의 시선을 의식하며,도쿄의 불안한 눈초리를 보아넘기며 우리는 북방의 문을 두드렸던 것이다. 우리의 유엔가입을 「분단상태로의 가입」이란 점에 유의하는 사람이 있다.분단의 고착화,분단의 국제공인화란 시각이다. 오랫동안 등을 돌리고 살았던 부부가 한자리에 얼굴을 맞대고 앉게 됐다는 사실을 파장으로 보는 시각은 아무래도 편협한 생각이다. 오랜세월 서로 삿대질을 하며 살아온 사람들이 주먹질을 하기위해 모여 앉는 일이란 상상하기 어렵다.우리는 지금 더 싸우기위해서가 아니라 새로 시작하기 위해 마주 앉게 된 것이다.하나의 진전이며 평화에의 한 걸음이다. 유엔대표부 노창희대사는 북한측이 언젠가는 주한유엔군문제,유엔사해체문제,유엔이 한국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한 48년 유엔결의를 거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노대사는 그러나 그것은 시비를 하자는게 아니라 한번 짚고 넘어가는 수준이 될것이란 주석을 달았다. 유엔을 통해 상설 남북대화창구를 마련하자던 생각은 이제 별 의미가 없어졌다는 견해도 있다.남북총리회담이 곧 재개되고 다른 직접대화의 창구가 즐비한 터에 유엔을 통해 대화를 해야할 이유가 특별히 있겠느냐는 생각이다.그러나 이곳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우선 유엔은판문점과 같은 「긴장」이 없다. 단둘이 맞대결하는 곳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하는 자리다.이웃이 있고 중재하는 사람이 있으면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지는 법이다.그리고 유엔은 미국안에 있다.남북과 미국이 한자리에 수시로 모일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보다 더 중요한것은 유엔무대를 통해 남북한은 공존가능성을 실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또 이곳을 통해 협력의 경험을 축적해 나갈수 있다.그래서 유엔이란 공간은 「남북협력의 수련장」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서로 싸우던 사람들이 공존하고 협력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그러나 여기 뉴욕이 온통 핑크빛으로만 물들어 있는것은 아니다.북한외교관들의 말씨나 표정은 판문점의 그것과 조금도 달라 보이지 않는다.이곳 북한대표부의 고립은 오늘날 북한의 고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유엔이 분단극복의 실험장이 될지,분단의 고리로 남게 될지는 전적으로 우리민족의 역량에 달려 있다.우리는 가끔 뒤뚱거리지만 결코 넘어지지 않았으며 역사의 물줄기는 지금 우리편으로 흐르고 있다.
  • 「유엔멤버」시대의 새 위상/뉴욕=박정현특파원

    ◎한국,동북아 질서 재편의 축으로/통일 외교의 분수령… 새 대화창구를 열어/남·북,대중·일 교차수교 가속화 전기 마련 남북한이 17일 유엔에 함께 가입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이제 보다 적극적인 통일외교를 전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탈냉전시대의 동북아질서 재편에 있어서도 주도권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은 분단사상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만큼 통일로 가는 길목의 커다란 분수령이 될 것이며 동북아정세변화에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 틀림없다. 우선 남북한 유엔공존시대의 개막은 새로운 차원의 남북관계를 설정했다는 의미를 갖는다.사실상 중단상태에 있는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판문점을 통한 기존의 남북대화와는 별도의 대화창구를 마련한 셈이다.이상옥외무장관은 최근 『남북한간 서울과 평양에 상주대표부가 교환설치될 때까지 중간단계로 유엔주재 남북상주대표부를 새로운 대화채널로 삼겠다』고 밝혔다.이것은 정부가 유엔대표부를 통한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을 나타낸 것이다. 물론 성사여부에는 북한의 태도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아직은 북한이 협의체 구성에 적극적으로 나올지 미지수이지만 최근 전방위외교로 외교정책을 전환하는등 일련의 대외 유연외교전략을 펴고 있는 만큼 궁극적으로는 남북외교협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외교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남북한이 유엔이라는 국제무대를 통해 상호 협력한다는 것은 남북 평화공존 분위기를 확산시켜 평화통일의 기간을 단축시킬수 있는 것이다.또 유엔동시가입은 북한이 그동안 주장해온 한반도에서의 「하나의 조선」논리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대남적화노선의 논리적 근거인 「하나의 조선」이 무너지는데 대해 북한은 적어도 당분간은 「하나의 조선」논리를 강변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유엔가입을 통해 간접적으로 상호 미수교국,특히 미·일·중·소등 주변국으로부터 「실체」로 인정받게 됨에 따라 국가승인의 직전단계 또는 그 이상의 단계로 접어듦으로써 이같은 주장은 이제 더 이상 국제사회의 동조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북한이 궁극적으로 「하나의 조선」논리를 포기하는 것도 평화적인 공존공영및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다만 문제의 요체는 그 시기에 있다할 것이다. 남북한유엔가입을 계기로 한중,일북수교움직임은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특히 북한을 의식해온 중국으로서는 남북한유엔가입으로 북한에 대한 부담을 상당히 줄인 만큼 한국과의 수교교섭에 보다 적극적으로 응할 것으로 보인다.중국의 특성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한중수교교섭은 수면하에서 조용히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또 수교시기는 내년 상반기가 될것으로 외교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한중수교와 관련,최근 귀순한 북한의 외교관은 『지난해 중국의 최고실력자 등소평은 미북수교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한국과 수교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바 있으나 최근 정세변화로 인해 내년 상반기 중에는 한중수교가 이뤄질 것으로 북한당국은 보고 있다』고 밝혔다.한중수교와 일북수교는 공동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여 일북수교도 내년 상반기 쯤이면 성사될 전망이다. 북한은 유엔가입을 계기로 대미관계 개선을 더욱 서두를 것으로 관측된다.우리 정부는 「7·7선언」정신에 따라 우리 우방과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단지 그 전제조건으로 남북대화의 의미있는 진전과 북한의 핵사찰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미국의 경우 대북관계개선의 전제조건에 대해서는 우리보다 더욱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미북관계개선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소련 강경보수파의 쿠데타 실패,개혁과 민주화 가속화등으로 요약되는 소련사태는 동북아정세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탈냉전과 사회주의 붕괴라는 국제적 물결이 중국및 북한에 미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라 할 수 있다.다시 말해 동북아질서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분단국 특성상 국제사회의 조정만 받아온 한국의 유엔가입은 위상제고 뿐 아니라 동북아 질서재편과정의 「조정자」역할을 할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다.우리의 유엔가입은 동북아의 중심국가로 성장하는데 따른 한계를 극복한 것이기 때문이다.
  • 만장일치 가입… 태극기 오르던 날/유엔코리아

    ◎“새 회원 남·북한 환영”… 기립박수 2분/의제 채택뒤 “이의없다”… 30분만에 처리/남북한 국기 본부 앞서 감격적 게양식/이 외무 수락 연설땐 감회 복받쳐 두차례 중단하기도/미·이란등 5국 대사도 차례로 환영 연설 남북한이 17일 유엔에 동시 가입함으로써 91년은 한반도 분단사상 새로운 통일의 지평선을 여는 원년이 됐다.이날 개막된 제46차 유엔총회에서 남북한유엔가입안은 비교적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1백59개 회원국의 열렬한 축하박수를 받으며 30여분만에 처리됐다. ◎남북대표 악수 나눠 ○…이상옥외무장관은 총회시작 5분전인 이날 하오 2시55분(한국시간 18일 상오 3시55분)박정수국회외무통일위원장·노창희주유엔대사 등과 함께 회의장에 입장. 이장관은 단상 오른쪽에 마련된 지정석 쪽으로 걸어가 지정석 첫줄에 앉아 있던 강석주북한외교부부부장과 악수를 나눈뒤 두번째줄 첫좌석에 착석. 이어 이날 제46차 총회의장으로 선임된 시하비 주유엔 사우디아라비아대사가 3시 정각에 입장,남북한을 비롯한 신규회원국 가입안 6개의 요지를 차례로 낭독한뒤 의제로 채택. 시하비 총회의장은 3시30분쯤 먼저 남북한 유엔가입안에 대해 『이의 없느냐』고 물은뒤 가입안이 통과되었음을 선포하자 1백59개 회원국대표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써 유엔가입을 환영. 이때 총회장을 가득 메웠던 1천80여명의 참관단및 내외신취재기자들까지도 모두 일어나 2분여동안 박수를 치며 환영하는등 이날 총회장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이외무장관은 이어 테이머유엔의전장의 정중한 인사와 안내를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 5m쯤 단상쪽으로 걸어 나와 한국에 배정된 회원국 자리에 앉았으며 이에 앞서 북한강부부장도 우리측으로부터 15m쯤 떨어진 회의장 중앙 좌측뒤편에 위치한 북측 좌석에 착석. 남북이 이날 배정받은 자리는 앞으로 1년동안 사용될 예정이어서 당초 남북합의에 따라 나란히 앉을 수 있다는 기대는 무산된 셈. ◎7국 영입은 처음 ○…시하비 총회의장은 또 마셜군도·미크로네시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등의 가입안도 처리한뒤 환영연설을 통해 『지난 45년 유엔이 창설된 이래 하룻만에 7개 국가가 가입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특히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인 남북한이 가입한 것은 그동안 유엔이 노력해온 국제평화와 안정이 상당히 자리를 잡아 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남북한 유엔가입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 이어 유엔관례에 따라 주최국 대표인 피커링 주유엔미국대사를 비롯,이란의 하라치,적도기니의 은동,우크라이나의 우드벵코 유엔주재대사등 5개 지역그룹 대표들도 차례로 환영연설을 통해 유엔가입을 환영. ○…이외무장관은 하오 4시50분쯤 북한 강부부장에 이어 두번째로 등단,또박또박하게 영어로 수락연설을 하며 우리의 유엔가입 실현에 대한 우리 정부와 국민의 사의를 회원국 정부에 전달. ◎가입순 국기 게양 이장관은 10여분동안 연설을 진행했는데 『한국이 유엔가입에 이르는 그동안의 여정은 실로 험난하고 길었던 만큼 우리의 감회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는등 두 대목에 이르러서는 목이 메이는듯 잠시 연설을 중단하기도. ○…총회는 7개 신규회원국 가입안 처리등 이날 일정을 모두 마친뒤 하오6시쯤 회의장앞 임시국기 게양대에서 케야르사무총장 주재로 이장관·강부부장등 7개회원국 대표및 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기게양식을 거행. 먼저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가,두번째 태극기가 게양돼 남북한의 국기가 함께 사상 처음으로 유엔본부 앞뜰에서 펄럭이자 이장관과 강부부장등 이 장면을 지켜보던 남북관계자들은 감회어린 표정. 당초 이날 게양식은 7개 국가의 영문표기 알파벳순으로 진행된 예정이었으나 유엔사무국측이 남북이 분단국인 점을 고려,나란히 게양하는 것이 더 의미있다고 판단해 가입신청순서로 국기를 게양토록 변경했다는 것. ○…유엔주재 한국대표부는 이날 뜨거운 논쟁으로 회의시간이 연장돼 다음 행사에 차질을 주는 「유엔 타임」(UN Time)을 최대한 없애고 예정시간에 맞춰 총회 회의를 진행시켜 달라고 유엔사무국측에 특별 요청했다고. 이는 이날 총회의장선출이 치열해질 경우 하오 6시에 예정된 국기게양식이 지연돼 자칫 일몰로 게양식이 18일로 연기될 수도 있기 때문. 이날 남북한등의 유엔가입 취재를 위해 한국 기자 2백50여명을 비롯,8백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는데 북한측에서는 중앙통신기자 1명만이 파견돼 대조. ○…이장관은 총회가 끝난뒤 강부부장등 신규회원국 대표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누고 유엔본부에서 2백여m쯤 떨어진 주유엔한국대표부로 자리를 옮겨 현판식을 거행. 이장관은 박외무통일위원장과 함께 가로 50㎝,세로 30㎝ 크기의 청동재료로 만들어진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라고 씌어진 현판을 대표부직원들의 박수속에 대표부 문앞에 내걸었는데 이 현판은 한국에서 특별제작돼 공수된 것이라고.
  • 역대 유엔대사는 말한다(유엔코리아)

    ◎남북 새 관계 정립·통일의 발판 구축/세계 무대에 당당히 참여… 민족 자긍심 회복/남북 외교 소모전 지양,「통일플랜」 만들때 17일(한국시간 18일 새벽)은 우리외교사에서 매우 뜻깊은 날이다.꿈에도 그리던 남북한유엔동시가입이 유엔회원국들의 만장일치속에 실현되기 때문이다.남북한유엔가입은 남북한관계는 물론 동북아지역의 지각변동에도 한몫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런 점에서 그동안 유엔가입을 위해 현지에서 동분서주해왔던 전직유엔대사들의 감회는 남다르리라 생각된다.이들의 소감을 간추려본다. ▷한표욱씨◁ 그동안 유엔외교에서 우리나라가 정식회원국이 아니라는데 깊은 공허감을 느낄 정도로 유엔가입은 우리외교의 최대현안이었다.그만큼 늘 아쉬움의 대상이었던 유엔가입 실현으로 인류의 대명제인 세계평화유지를 위해 우리나라가 회원국으로서 떳떳하게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데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싶다.또한 우리외교의 활약무대가 보다 넓어짐으로써 그야말로 전방위외교를 소신있게 펼쳐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특히 남북한 모두 회원국이 된만큼 앞으로 유엔은 남북대화의 커다란 광장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전세계 대표들이 지켜보는 마당에 북한이 어찌 판문점에서나 할 수 있는 엉뚱한 행동을 할 수 있겠는가. 때문에 유엔에서의 남북한고위접촉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 유엔가입은 중국과의 관계개선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것으로 전망됨은 물론이다. 이제 전세계를 대상으로 유엔외교를 펼치게 된다는 점에서 주유엔대표부 진용의 보강과 함께 유엔근무 외교관들의 전문성이 보다 강화돼야할 것이다. ▷윤석헌씨◁ 이번 유엔가입은 그동안 우리정부가 꾸준히 추진해온 북방정책의 산물로 볼수 있다.70년대와 같이 비동맹권의 지지를 얻기 위해 남북이 경쟁적으로 「달러외교」를 펼쳤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유엔가입으로 남북간 접촉도 늘어나겠지만 결국 유엔가입은 분단이라는 냉전체제 아래서 생긴 종적인 문제일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근본적인 문제는 통일이라는 사실을 이번기회에 확실히 알았으면 한다.유엔가입에 너무 들뜬 나머지 통일을 잠시라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북한의 개방과 개혁만이 통일을 앞당길수 있고 여기에 우리 정부당국이 가일층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특히 이를 위해서는 남한사회를 건전하게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그중에서도 경제력이 국력의 척도인 오늘의 현실에서 볼때 우리는 통일실현이라는 목표를 위해 다시한번 허리띠를 졸라매 경제발전에 진력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을 무시하거나 도외시한 통일노력은 분명 경계해야 될 대목이다.북한도 국제사회에서 나름대로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씨◁ 유엔가입은 첫째 남들이 다 하는 것을 하지 못한다는 심리적 수치심에서 벗어나 민족적인 자긍심을 회복시켜 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둘째로는 남북한 모두 동시가입을 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서로 상대방을 부인해온 허구를 깨고 현실에 입각한 새로운 관계정립의 계기가 된다는 사실이다.바로 이점에서 북한도 현실인정을 바탕으로 한 대남관계및 대서방외교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당국도 종전과는 달리 훨씬 유연한 자세로 북한을 포용해야 한다고 믿는다.그리고 경제력 신장에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그러나 유엔동시가입이 자칫 잘못하면 통일을 지체시킬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유엔가입이 실현됐다고 곧바로 통일이 성취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엔가입 이후에 새로운 출발이 이뤄지지 않고 안주하려는 자세를 보인다면 통일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동서독유엔동시가입때 서독이 보여준 행태가 우리에게는 좋은 모델케이스라 여겨진다.서독은 수많은 동독인들이 목숨을 잃으면서까지 베를린장벽을 넘는 사태에 직면하고서도 유엔에서 이 문제를 일체 거론한 적이 없다.민족문제라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우리도 남북간의 문제를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유엔에서 끄집어낼 필요가 없다.오히려 북한이 체면을 의식,경직될 가능성도 높다. ▷한병기씨◁ 유엔가입은 한소수교와 함께 우리외교의 커다란 분기점이다.북한도 국제조류에 밀려 빠른 시일내 개방을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우리당국은 능동적으로 이에 대비해야만 한다.그러나 산모가 아기를 조산해서 좋을 것이 없듯이 남북통일도 분위기가 충분히 무르익은 다음에 이뤄져야 바람직하다.따라서 북한이 갑자기 무너져서는 안되며 경제력등에 의한 남한의 북한흡수통일은 파생되는 많은 부작용으로 해서 지양해야 될 것이다. 더욱이 남한 자본주의와 북한 통제경제간의 통합으로 야기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남북 양측 모두가 접점을 찾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된다. 따라서 우리는 주요시설의 공유화등 사회민주주의적인 요소를 보다 많이 가미해야 하며 북한도 지나친 통제경제에서 벗어나 획기적인 시장경제방식을 점차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특히 남북통일에 대비,치밀한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시점이 바로 지금부터다. ▷박쌍용◁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정세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올 신호탄임이 분명하다.정부수립 이후 절대절명의 과제인 유엔가입이 이뤄짐으로써 이제 남은 것은 통일밖에 없다. 북한의 경우 유엔회원국이 된만큼 그전같이 터무니없는 엉뚱한 수작을 부리지 못할 것으로 본다.결국 북한도 어느정도 합리적인 사고로 우리와 대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남북관계개선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다.북한의 대미·일관계개선도 유엔가입을 계기로 진척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외교적인 측면에서는 전방위외교에 걸맞게 내실있는 외교를 펼쳤으면 한다. 유엔가입으로 너무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우리 외교의 나아갈 길을 생각해볼 때다.
  • 북한은 대세에 밀려 「공존노선」 택한다

    ◎유엔가입 이후 평양의 대외 정책/“교류 우선” 남한의 통일방식에 접근/소·동구 변혁 맞춰 다원 외교 불가피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정세는 엄청난 변화를 계속해 왔고 그 변화들은 한반도통일의 가능성을 가시권에 진입시키는 유력한 환경조건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변화들이 한반도통일문제에 실질적인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그것이 북한체제변화의 중요한 동인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엄청난 변화에도 불구하고 북한체제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실증하거나 전망할 수 있는 근거를 찾기가 쉽지않다.그러나 유엔가입에 대한 북한의 태도변화는 최근 한반도주변정세 변화에 대한 반작용의 결과라는데서 중요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게된 것은 그들이 「하나의 조선」원칙을 견지하면서도 지금까지 그들이 주장해온 법통성상의 주권과 현실적인 통치영역의 유한성간에 나타나는 갭을 현실화시킴으로써 국가통일과 외교승인을 잠정적으로 분리시키는 중대한 개혁수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이것은 북경에서 개최된 제3차 일·북한수교회담에서 북한이 그들의 주권이 미치는 관할권의 범위를 휴전선 이북으로 한정시킨데서도(이것은 4차회담에서 다시 번복됨) 이미 잘 반영된바 있다. 지금까지 북한은 표면적으로는 국가통일을 지상과제로 강조하면서도 실질적인 정책에 있어서는 분단상황을 전제로 한 철저한 반통일적 현실주의성향을 보여왔다.이러한 북한정책의 반통일성은 그들의 경제산업발전의 공간적 분포에서 가장 극명하게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즉 북한은 남북한통합 보다는 분단을 전제로 자신의 관할권이 현실적으로 미치는 영역만을 전제로 경제발전의 공간적 분포를 재구성하였다.만약 북한의 국가목표의 우선순위가 통일에 있다면 국가발전의 공간적 분포도 당연히 통일이 기본전제가 되어 국토분단 이전의 기본적인 발전축이자 반도국가로서의 한반도가 갖는 지리적 형세의 자연적 발전추세로 볼 수 있는 기존의 남북X축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했을 것이다.그러나 북한국가발전의 실질적인 공간분포는 이미 기존의 남북축에서 탈피,동서축으로 전환됨으로써 남북간 국가발전의 자연적 연계성은 차단되고 말았다. 따라서 남북한이 동시에 유엔에 가입하게 된 것은 곧 북한정권이 실질적으로 추구해온 반통일적 현실주의를 공식화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수정은 북한으로 하여금 남한의 정치적 실체에 대한 전면부정적 태도에서 탈피할 수 있게 함으로써 남한의 주요수교국들과도 외교관계를 수립할때는 「이중승인론」의 실현에 유리한 이론적 여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특히 북한은 과거 남한에 대해 취해온 부정적 방어적 자세에서 탈피,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함으로써 과거 「하나의 조선」원칙의 기계론적 적용에따라 스스로 구속해 왔던 행동반경을 확대하는데 유리한 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유엔가입에 대한 북한의 정책수정은 앞으로 북한의 기존외교정책이나 대남정책의 조정내지는 변화에도 중요한 계기를 형성해 갈수 있게 될 것이다. 우선 국제질서의 본질적인 변화,특히 전후 얄타체제의 와해와 동구에서의 탈사회주의적 변화에 따라 진영론이 이미 붕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외교정책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진영론과 전쟁불가피론의 산물인 「적대국의 반대」에 입각해서 형성되어옴으로써 고도의 일원화 경향을 띠어 왔다.따라서 유엔가입에 대한 태도변화에서 나타난 북한의 중대한 정책수정은 그들의 외교정책을 탈진영론,다원화및 탈 「적대국반대」의 공존정책으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대남정책의 변화가능성에 있어서는 이러한 문제가 북한사회나 체제의 본질적 변화와 깊이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낙관적인 전망만을 할 수 없겠으나 기본적으로는 기존의 대남적화해방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앞으로 북한은 현실주의적 성향을 띠어가는 새로운 외교정책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남한을 「해방의 객체」로부터 「공존의 파트너」로 전환시켜 가야 할 것이며,또 분단극복의 방법에 있어서도 혁명이나 전쟁보다는 평화적 수단을 택하게 될 것이며 그들의 통일논리도 통합의 전단계로서의 교류와 기능적 접근을 우선시하는 남한의 통일방식에 보다 접근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 “다자간 협력”… 유엔 외교의 새장 열린다

    ◎회원국 가입 이후의 국제관계 전망/쌍무관계 탈피,산하기구 참여로 다변화/평화유지군에 의료·행정요원 참여 모색 오는 17일부터 개막되는 남북한 유엔회원국 시대를 맞아 한국외교는 본질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당당한 회원국 자격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참관자에 불과했던 우리나라는 이제 유엔무대의 중앙에서 우리 입장을 정리하고 이를 국제사회에 적극 반영하는 외교정책을 펴기 시작하는 것이다. 한국외교 43년사를 돌이켜 볼때 우리나라는 외교망·외교요원의 자질등 여러가지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그러나 본질적인 면에서는 쌍무외교의 테두리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이는 과거 미소를 축으로한 「동서냉전」이라는 국제사회 분위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의 유엔가입을 계기로 한국외교는 우선 쌍무외교에서 탈피,다변화된 다자외교를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 외교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이다.개별적 양국간 외교를 통해 국가이익을 추구해오던 외교 패턴에서 벗어나 세계외교의 총본산인 유엔에서 국제적인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옥외무장관은 이와관련,『유엔가입 이후 유연하고 능동적인 새로운 대유엔외교를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중진국들이 전개하는 다자외교는 독자적인 힘으로는 국제사회의 발언권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럿이 모인데서 그 모임과 결속력을 바탕으로 발언권을 확보해 나간다는 것이다.이같은 다자외교는 정부가 실질적인 주도권을 확보하려고 하는 아태각료회의(APEC)에서도 쉽게 그예를 찾아볼 수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정부는 유엔에 가입하는 대로 유엔내 국제기구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유엔 평화유지군(PKF)활동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한다는 방침인데 분단국 특성상 전투병력 파견보다는 1천만달러 정도의 분담금 부담과 의료부대및 행정요원 파견이 될 것으로 정부 관계자는 예상하고 있다. 또 그동안 다소 무관심했던 유엔 총회의 6개 위원회 참가문제도 시급한 과제이다.세계안보와 평화유지및 국제협력을 목표로한 이들 위원회 참가는 회원국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한편 이들문제에 대한 외교적 대응방안수법 능력,국가적 경륜축적면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6개위원회는 세계안보및 군사·지역분쟁·군축문제(1위원회),경제위원회(2위원회),일반사회위원회(3위원회),신탁통치위원회(4위원회),일반행정위원회(5위원회),법률위원회(6위원회)등이다. 이 가운데서도 한국이 유엔에서 입장을 정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지역분쟁과 군축·핵등이다.이상옥외무장관은 최근 『유엔의 다자간 군축 협상기구인 「군축회의」에 정회원으로 가입하는 문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해 그동안 취약 분야로 지적되어온 부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오는 95년쯤 유엔 안보리비상임이사국과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CO)이사국으로 피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자외교와 함께 중요한 것은 유엔내에서의 남북한 협력관계 구축이라 할수있다.왜냐하면 남북한의 유엔가입은 그자체에 목적이 있다기 보다는 평화공존구축과 통일환경 조성에 있기 때문이다.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은 통일로 가는 과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남북이 유엔에서 함께 활동하다보면 공통의 관심사항을 발견하게 되고 신뢰구축과 상호이해를 증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북한이 주한유엔사 해체,휴전협정 대체,주한미군 철수등의 문제를 제기,선전책동과 정치선전공세를 펼 가능성도 있다.북한의 이같은 시도 가능성은 중·장기적으로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탈냉전이라는 도도한 국제 조류의 흐름 속에서 유엔을 정치선전장화 하려는 북측 시도에 호응해줄 나라는 더이상 없기 때문이다. 유엔내의 국제공무원 양성및 지원문제도 시급히 해결되어야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유엔의 비회원국이었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유엔 직속기구에서 일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유엔내에서 한국인 진출 노력에 따라 사무총장의 특사자격으로 분쟁지역에 파견되는 고위유엔외교관도 한국인이 임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또 유엔이 공인하고 있는 5백여개의 민간단체를 통한 민간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외교소식통들은 지적하고 있다.
  • 남북한 유엔 가입안 총회 제출/1백15개국 서명

    ◎17일 만장일치 통과 예상/노 대통령,23일 부시와 만날듯 남북한의 유엔가입안이 전체 1백59개 회원국중 1백15개국의 서명을 받아 14일 총회 상정을 위해 유엔사무국에 정식제출됐다고 외무부가 이날 밝혔다. 지난 2일부터 유엔회원국들의 서명을 받아온 남북한의 유엔가입안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 중국등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이 모두 서명했으며 남북한 주유엔대사간 합의에 따라 제안대표국인 인도에 의해 단일결의안으로 제출됐다. 유엔신규가입을 위해서는 안보리의 권고 결의안과는 별도로 총회의결을 위한 회원국들의 가입 결의안이 제출되어야 한다.이 결의안제출로 한반도분단이후 숙원이었던 유엔가입에 따른 제반 절차는 모두 끝났으며,오는 17일 총회개막일에 상정돼 관례대로 회원국 만장일치의 박수속에 통과되는 과정만 남기게 됐다. 이와관련,이상옥외무장관이 남북한 유엔가입문제를 다룰 제46차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15일 상오 출국한다. 이장관은 17일 하오 3시(한국시각 18일 상오4시)유엔총회에서 남북한유엔가입안이 1백59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박수로 통과된뒤 강석주 북한외교부 부부장에 이어 유엔가입 수락연설을 한다. 이날 총회에서는 최근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등 발트3국과 미크로네시아 마셜군도등의 국가도 유엔에 가입,회원국은 모두 1백66개국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장관은 이어 총회 회의장앞 국기게양대에서 거행되는 신규회원국 국기게양식과 주유엔 한국대표부 현판식에 참석한다. 이장관은 이에앞서 16일 상오 데마르크 제45차 총회의장및 케야르 사무총장을 예방,그동안 우리의 유엔가입을 지지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명하며 17일 상오 10시(한국시각 18일하오11시)총회 개막식에 참석한다. 18일에는 우크라이나공화국및 잠비아외무장관등과 회담을 갖고 유엔내에서의 상호 협력방안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장관은 또 귀국하지 않고 20일 시애틀에서 방미하는 노태우대통령을 영접,노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24일),한미정상회담및 멕시코 공식방문등을 수행한뒤 뉴욕을 다시 방문한다. 이장관은 뉴욕 2차 방문시 10월초 아세안 6개국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하는등 북한을 비롯,각국 외무장관과 다각적인 접촉을 가질 예정이다. ◎유엔 소식통 밝혀 【뉴욕 교도 연합】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은 오는 23일 뉴욕에서 노태우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한국의 유엔대표부 소식통들이 13일 말했다. 두 대통령의 회동은 이번 총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남·북한의 유엔 가입신청에 대한 승인이 있은 일주일 뒤 이루어질 것이다. 소식통들은 또 남북한의 대표들이 만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기회는 있을지 모르지만 특별한 일정이 잡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 “유엔 동시가입 한국 북방정책의 승리”

    ◎홍콩 스탠더드지 논평/소·동구등과 수교로 북 입장 수정 유도/노 대통령 민주 개혁,시위도 고개 숙여 홍콩 스탠더드지는 14일 남북한의 동시 유엔 가입은 노태우대통령의 북방정책의 승리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스탠더드지는 이날 지역 초점란에서 장문의 논설기사를 통해 16일 유엔총회가 개막되면 남북한 유엔 가입 승인안이 첫 의제의 하나로 처리될 것이며 이 안은 만장일치로 가결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하고 남북한의 동시 유엔 가입은 노대통령이 집권한 이래 꾸준히 추진해온 북방정책이 가져다 준 승리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노대통령의 북방정책은 소련및 동유럽의 민주화 대변혁과 시기적으로 잘 들어맞아 마침내 소련및 동유렵 여러나라와 외교관계를 수립할 수 있게 됐으며 중국에 대한 끈질긴 외교공세로 중국과도 무역대표부를 상호 교환개설하는 외교적 결실을 얻게 됐다고 보도했다. 스탠더드지는 북한은 남북한의 동시 유엔가입이 항구적인 남북 분단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때문에 남북한 동시 유엔가입에 강력히 반대해 왔으나 지금은 소련과 중국 모두가 이같은 북한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소련과 중국은 북한이 유엔 가입 문제와 통일정책에 관한 종래의 강경입장을 철회 내지 수정하도록 평양측에 대해 강력한 압력을 가해 왔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노대통령이 집권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을 당시만 해도 한국은 권위주의적이고 강압적인 통치체제하에 있었으나 그는 민주개혁요구에 양보하겠다는 용감한 선언을 하여 군부와 민주화 요구 시위대간의 유혈충돌 위험을 막았다고 논평했다.
  • 77그룹 각료회의/평양서 어제 개막/유 외무차관 오늘 연설

    제7차 77그룹 아주지역 각료회의가 한국을 비롯한 30여개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10일상오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개막,사흘간의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정부대표단(수석대표 유종하외무차관)이 북한에서 개최되는 국제회의에 참석한 것은 남북분단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유차관은 각료회의 개막 이틀째인 11일상오 수석대표 연설을 통해 우리정부의 유엔에서의 대개도국 경제협력 지원입장을 밝히고 유엔에서의 남북한 협력체제구축등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설명할 예정이다.
  • 조총련계 김종한씨,부모등 일가 5명과 내한

    ◎“팔순 아버지 망향한 58년만에 풀었어요”/“국적 북한이지만 여기가 고향”/부인은 민단계… 분단 고통 체감/“예산에 선친묘소 터 잡을 계획” 『처음으로 고국땅을 밟으니 가슴이 뿌듯합니다』 재일동포 2세로 태어나 조총련계로 한국과는 등진 채 살아왔던 김종한씨(45·사업·일본 병고현 삼전시 산전 100의1)는 9일 추석을 앞두고 조총련계 재일동포 모국방문단과 함께 가족 5명을 데리고 내한,첫 소감을 말했다. 김씨와 함께 온 가족들은 지난 33년 일본으로 건너간뒤 58년만에 고국을 찾은 아버지 김우만씨(83)와 어머니 박순남씨(69)외에 처음 고국에 온 부인 심미지자씨(41)와누나 2명등 모두 6명. 10년전부터 모국을 방문하기로 결심했다는 그는 『아버지의 소원대로 고향인 충남 예산에 묘소를 정할 예정』이라면서 『바쁘게 살다보니 매년 기회를 놓쳤으나 이번이 아니면 영원히 고향을 못찾을 것같아 만사제쳐놓고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첫 인상을 묻는 질문에 『처음 대하니 잘 모르겠다』면서도 『그러나 여기가 고향땅인 것만은 분명해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총련계이기 때문에 북한국적을 갖고 있는 그는 민단계로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는 부인 심씨와 함께 살고 있어 같은 민족이면서도 민단계와 조총련계로 갈라져 사는 재일동포사회의 한 단면을 그대로 안고 살고 있기도 하다. 국적이 북한으로 돼 있지만 그다지 친북적이 아니었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그는 『전에는 한국에 오는 것이 다소 껄끄러운 점도 있었으나 이제는 남북간의 교류도 활발해져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모국방문길에 나선 조총련계 동포들은 지난75년 4월부터 시작된 「조총련계 재일동포 모국방문사업」에 따라 조국을 방문한 동포들로 이날부터 오는 11일까지 3차례에 걸쳐 모두 8백여명이 모국을 찾게 된다. 이번 방문단은 앞으로 3박4일동안의 일정으로 민속촌·경주등지의 국내관광과 포항·울산등지의 산업시찰을 마친 뒤 각자 고향을 찾아 성묘와 친지방문을 하게된다. 이번 방문을 후원한 「모국방문 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제 동포들의 모국방문도 세대교체를 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그동안 같은 민족이면서도 이념을 달리한 조총련에 소속돼 있어 아직 마음을 완전히 열지는 않았으나 이번 방문을 계기로 나이어린 교포3,4세들도 조국을 새롭게 인식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 북 5∼6년 지나면 남북공존 인정할듯/21세기 향한 한국의 과제

    ◎“신뢰구축 안된 상태서 평화협정은 금물/군사 핫라인 설치·평화지역 설정등 긴요” 대통령자문기구인 21세기위원회(위원장 이관)는 발족 2년여의 연구업적을 총정리,「21세기를 향한 한국의 과제」라는 단행본으로 만들어 지난 6일 노태우대통령에게 보고했다.이 가운데 「남북관계개선의 전망」과 「군비통제」부분의 내용을 발췌,요약해본다. ▷남북관계개선 전망◁ 남북관계개선전망과 관련하여 현실적으로 세가지 가능성을 상정해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구동독에서와 같이 북한에서 근본적인 체제변혁이 일어나고 그에따라 민주적인 방법으로 남한에 합류하는 시나리오다. 두번째는 남북한의 획기적인 타협과 합의에 의한 관계개선 내지는 통일방안의 선택이다.그러나 북한의 현체제가 존속하는한 북한은 남북한교류에 의한 체제붕괴를 우려할 것이며 이것은 남북한관계개선에 결정적인 장애요인이 될 것이다. 세번째 가능성은 김일성의 사망 또는 실질적인 퇴진에 따라 체제가 실용화방향으로 전진하는 것이다.김일성정권의 승계자들은 그들이 어떠한경로로 집권하든간에 남한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며 그러한 정권은 외부의 무력에 의해 저지되지 않는한 유지될 것이다. 남북관계개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위의 3가지 시나리오중 마지막,즉 분단상태에서 실용화된 북한정권이 남한과의 공존을 인정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할수 있다.그러나 이러한 상황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앞으로 5∼6년은 더 기다려야 될지 모른다. 이 단계가 독일로서는 1972년 동서독관계를 위한 기본조약체결 이후라고 볼 수 있다.그후 독일은 18년이 지나서야 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 ▷남북한군비통제◁ 군비통제와 관련,한국이 안고있는 문제는 3가지로 생각할 수있다. 첫째는 북한은 남북한의 현실인정과 평화공존을 목표로 진지한 군축협상을 추진하겠다는 대남정책의 근본적 전환이 없는데도 한국국민들은 남한측이 과감한 군축방안을 제의한다면 남북한간의 군사적 대치가 해소될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북한의 제의인 평화협정이나 불가침선언등을 서둘러 체결하자는 남한사회 일각에서의주장이 갖는 위험성의 문제이다. 셋째,군비통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국내정치세력에 정부가 끌려다녀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남북대화에 있어서 한국측의 제1우선순위는 군사적 긴장완화라고 할 수있다. 군비통제의 신뢰구축을 위해서는 우선 군사력의 이동이나 군사훈련의 상호통보,비무장지대내의 평화지역설정,군사 핫라인 설치 군사력배치에등에 관한 자료교환등을 들 수 있다. 다음 단계에서는 공격용 무기와 부대의 상호감축,준군사력의 감축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가운데 한가지 효율성을 가질수있는 방안은 서울과 평양사이에 군사력배치 제한구역(LDZ:LimitedDeploymentZone)을 설정하는 것이다.이는 특히 북한측으로 하여금 이 구역내의 군사력을 약화시킴으로써 기습공격의 기회를 감소시키는 방안이 될 수있다. 또하나는 남북한간에 군사적 문제에대한 협의와 자료의 교환을 협의할 수있는 위원회나 여타 다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이른바 영공의 개방(Openskies)도 생각할수있다.이들 방안들은 어느것이나 한반도에서의 긴장의 감소나 안정의 증진에 도움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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