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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사회·문화지표를 보고(사설)

    국토통일원은 23일 「남북한의 사회·문화지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이 지표는 지난 65년부터 90년까지 25년동안 인구·가계·보건·교육·문화 등 8개 분야 99개항목에서 남과 북이 각각 어떤 변화의 추세를 보여왔는가를숫자와도표로나타낸귀중한자료이다. 우리는 분단이후 남북의 이질화가 심화되어 가고 있음을 걱정하고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북한의 실상에 대해서는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을 뿐 남한과 비교할만한 구체적인 자료를 갖지 못했었다.북한은 63년이후 사회·경제분야의 종합적인 통계수치를 발표하지 않고 있어 「북한 바로 알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번에 공개된 북한쪽의 지표는 국내외 주요기관의 자료,북한측의 부분적 통계,망명자·방북자의 증언을 모은 것으로 남북의 대비가 가능한 것만 골랐고 또 단순비교로 한정했기 때문에 이것을 보고 북한의 실상을 정확하게 알게 됐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통일원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많은 객관적인 자료를 동원,남북한의 변천과정을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지표를 내놓은 것은 가치 있는 일이며 바람직한 일이다.이 지표를 보면 남북이 인구증가율만 비슷할 뿐 사회적인 가치기준과 경제수준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한가지 흥미있는 현상은 인구비율에서 남쪽은 「남다」인데 북쪽은 「여다」로 남남북녀가 인구비율에서도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북한돈 1원을 남한돈 3백35원으로 환산한 경제분야의 지표에서 사무직의 경우 남한은 월평균 51만9천원인데 비해 북한은 2만∼2만3천원이며 생산직은 43만원대 2만3천∼2만7천원으로 남북의 격차가 매우 심하다.이러한 임금격차는 경제의 기본구조가 다른데서 오는 것일뿐 이것을 가지고 삶의 질을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이 지표는 북한인민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사회주의 경제는 배급과 통제가격으로 그 흐름이 조절된다.이것이 잘 되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잘 안될 경우 경제는 파탄위기에 직면하게 된다.소련을 비롯한 동구의 사회주의국가들이 이 때문에 붕괴되고 말았지만 북한의 경제사정도이들 국가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이 지표는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생필품의 경우 북한의 국정가격은 남한보다 훨씬 싸다.그러나 이 가격은 구두선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암거래가 보편화되고 있으며 암시세는 엄청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쌀1㎏당 북한의 국정가격은 27원이지만 암시세는 이보다 2백50배나 비싼 6천7백50원이다.남한의 1㎏당 1천13원보다 6배나 비싸다.쌀의 극심한 부족이 가져온 현상인데 쌀이 이렇다면 다른 생필품의 암시세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기호품과 공산품의 경우는 북한의 국정가격이 남한보다 오히려 비싼 편이다.이혼은 북한이 남한보다 훨씬 적다.이것은 이혼을 정책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북한 사회체제의 특수성 때문이며 정신병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남9개 북189개)은 이 병원을 반체제인사들의 수감장소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쨌든 「남북한의 사회·문화지표」를 보는 우리들의 마음은 암울하다.그러나 이 지표는 북한의 실상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해도 좋을 것 같다.이제부터는 단순한 비교가 아니라 북한이 왜 그렇게 되었는가를 분석하는 사회학적인 고찰로 이어져야 한다.북한도 우리와 같은 핏줄이기 때문이다.
  • 도시인구 남 74%·북 59%/「남북한 사회·문화지표」/통일원발표

    ◎평균수명/남 남 67·여 75세… 북은 61세·66세/6·25후세대/남 68%·북 74%로 이질화 심각/결혼·이혼/남 결혼 2배 많고 이혼율 5배/1만명당 대학생수는 남 262명·북 144명… 임금·샐필품값등 문화수준 큰 격차 통일원이 23일 발표한 「남북한 사회·문화지표」는 남북한의 사회·문화의 변화추세를 통계수치에 근거해 비교·분석한 정부차원의 첫 공식자료라는 점에서 주목된다.그리고 이 자료는 남북한간의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맞아 남과 북에 대한 보다 냉철한 현실인식과 실상이해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통일원은 이 자료를 발표하면서 정부의 각 관련부처및 국내외 주요기관,그리고 북한에서 작성한 통계수치와 귀순자및 방북인사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남북한간의 대비가 가능한 것만을 발췌,종합편집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63년 이후 공식적이고 종합적인 통계수치를 발표하지 않고 있어 통일원의 각종 추정수치에 상당한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남과 북의 경제체제가 기본적인 성격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에 남북간 사회·문화적 지표에 대한 산술적 비교·평가가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다음은 통일원의 발표자료를 분야별로 요약·정리한 것이다. ○85년이후 감소 추세 ▷인구◁ ▲인구증가율=65∼90년 기간중 남북한의 인구증가율은 남한이 2.57%에서 0.93%로,북한이 3.30%에서 1.63%로 각각 낮아졌는데 남한의 경우 85년 이후 0.93%의 수준(편차 0.04%)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는데 비해 북한은 85년 이후에도 1.86%에서 1.61%로 떨어지는 등 계속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도시인구비율=남한이 90년 현재 74.4%에 달하는데 반해 북한은 87년기준 59.6%에 머물렀다.북한에서의 도시인구는 비농업 인구로서 시지역에서 농사짓는 사람은 제외했다. ▲성별인구비율=남한의 경우 65년이후 줄곧 남자의 비율이 여자보다 높아왔는데 비해 북한은 여자의 비율이 항상 높아 90년 현재 남자는 1천85만1천명,여자는 1천86만9천명인 것으로 추계됐다. ▲전후세대 및 분단이후 세대인구=90년 현재 전후세대인구는 남한이 전체인구의 68.7%인 2천9백40만7천명,북한이 74.2%인 1천6백12만명이며 분단이후 세대인구는 남한이 78.9%인 3천3백75만4천명,북한이 82.5%인 1천7백92만명인 것으로 추계됐다. ○주민 시외이동 통제 ▷노동및 가계◁ ▲경제활동참가율=생산가능연령인구중 경제활동에 실제 참여하고 있는 비율은 90년 현재 남한 60%,북한 66.5%로 북한이 남한에 비해 6.5% 높았다. ▲직종별 임금=90년기준 남북한 월 평균임금을 산술적으로 단순비교해보면 남한의 사무직은 51만9천원,북한의 사무원은 2만∼2만3천원(남한화폐로 환산)으로 그 차가 크지만,임금수준 순위에 있어서는 남북한 모두 행정관리직→생산직→서비스직 등의 순인 것으로 분석됐다.북한의 임금은 원화로 환산,북한화 1원을 남한화 3백35원으로 계산했다. 북한의 직종별 임금을 원화로 환산해보면 당·정무원부장(장관급)이 가장 많은 10만1천원에서 11만7천원이었으며 도인민위부위원장이 5만7천∼6만7천원,광부나 제철·제련공장이 3만원∼3만4천원,여관·식당등 편의시설관련 종사자가 가장 낮은 1만7천∼2만7천원수준이었다. ▲주요생활용품가격=일반적으로 유상배급되고 있는 식료품이나 일용품의 경우 북한의 국정소매가격은 남한에 비해 크게 낮았으나 기호품이나 공산품은 남한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식료품 등도 암시장에서의 가격은 국정소매가격에 비해 2배에서 2백50배까지 치솟고 있다. 쌀의 경우 ㎏당 남한화 27원(남한 1천3백13원)에 공급되고 있으나 암시장에서는 이의 2백50배에 가까운 6천7백원에 거래된다.달걀은 1개에 57원,돼지고기는 ㎏당 2천3백45원,쇠고기는 2천5백13원,두부는 1모에 40원에 각각 유상공급된다. 그러나 생필품을 제외한 각종 생활용품의 가격은 국정소매가격조차 남한에 비해 비싸 소주 3백60㎖ 1병당 8백4원(남한 4백50원),담배 6백3원(6백원),16인치 컬러TV 50만2천5백원(23만6천원),라디오 3만3천5백원(1만4천8백원),냉장고 1백70ℓ들이 21만7천7백50원(19만원)등이었다. ▲일반사무원 1인당 구매력=쌀의 경우 북한이 국정수매가격으로 구입시 8백75㎏으로 남한의 3백95.3㎏에 비해 2배이상 높았으나 쌀을 제외한 전품목에 있어 남한이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공공요금=공공요금의 경우 북한은 시내버스 지하철 무궤도전차 등 시내이동수단의 이용요금이 남한에 비해 낮았으나,시외이동수단인 철도의 경우 남한보다 높았다. 시내버스요금은 북한이 일반 34원,학생 10원이었으나 남한은 각각 1백40원,1백원이었으며 지하철요금은 북한이 1회당 34원,남한이 구간당 2백원이었다.(90년말 기준) 그러나 철도요금은 서울∼평택간(75·4㎞)이 6백40원인데 비해 평양∼안주간(75㎞)이 1천2백40원이듯 북한이 비쌌는데 이는 북한 주민들의 지역적 이동통제를 위한 정책적 조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체신요금의 경우 우편일반 34원(남한 1백원),등기 1백34원(6백원),전보 1자당 10원(25원)등으로 북한이 낮으나 전화요금은 시내·국제전화모두 2∼3배정도 북한이 비싸다. 기타 공공요금을 비교하면 목욕료는 북한 34원 남한 1천원,이발(고급)은 각각 3백35원 1만2천원,숙박료는 6백3원 8천8백원,영화관람료는 1백34원 3천5백원,유원지 입장료는 34원 2천6백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 영아사망률 31% ▷건강◁ ▲평균수명=90년을 기준으로 남한은 남자 67.4세,여자 75.4세인데 비해 북한은 남자 61.8세,여자 66.8세로 남한이 남자 6세,여자 9세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아 사망률=90년 현재 남한이 12.8명,북한이 31.3명인 것으로 추계됐다. ▲병원현황=남한은 90년 현재 종합병원 2백28개,병원 3백28개,의원 1만9백35개등 모두 1만1천4백91개 병·의원을 두고 있는데 비해 북한은 86년기준 일반입원치료예방기관 1천5백28개,외래치료기관 5천6백44개 등 7천1백72개의 의료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의·약사수=남한은 90년 현재 모두 9만5천83명,북한은 86년기준 5만4천9백18명으로 집계됐다. ○기술·생산현장 중시 ▷교육◁ ▲대학생수및 학교분포현황=대학생수는 90년기준 남한이 1백12만7천명,북한이 31만4천명으로 인구 1만명당 대학생수는 남한 2백62.9명 북한 1백44.6명으로 나타났다.대학수는 남한이 4백5개,북한이 2백73개였다. 한편 남한은 대학교가 서울(전체의 37%)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북한은 지역별로 고루 분포되어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계열별 대학및 학과현황=남한은 대학의 인문사회계열 학과 구성비가 37%,자연계열 학과가 40.5%로 거의 비슷한 수준인데 비해 북한은 그 비율이 각각 9.5%,69.2%로 기술및 생산현장을 중시하는 사회주의체제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기타 의약계는 남북이 각각 3.9%,5.5%,사범계는 각각 10.9%,13.9%였다. ▲교과목 구성비=국민학교의 경우 남한(3∼6년)은 국어(20.5%)산수(14.7%)자연(12.3%)사회(11.4%)등 고른 비중을 두고 있으나 북한은 국어(32%)산수(23.1%)에 집중적으로 비중을 두고 있다. 중학교의 경우 남한은 국어(13.2%)수학(11.2∼11.4%)과학(11.2∼11.4%)외국어(10.2∼12.3%)순이었으나 북한은 과학(20.8%)수학(18.5%)국어(11.6%)국사(10%)순으로 과학및 수학에 대해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로동당의원 87.5% ▷사회◁ ▲혼인및 이혼건수=87년 기준 혼인건수는 남한이 38만2백20건,북한이 18만8천7건으로 총인구와 대비,별 차이가 없으나 이혼은 남한이 4만4천5백85건으로 북한의 4천2백31건에 비해 훨씬 높았다. ▲국회회기의 수=91년 현재 남한 1백56차,북한 61차였으며 의안처리수는 남한 3천3백77건,북한 1백26건이었다. ▲정당별 국회의원당선자 구성비=남한(13대)은 집권여당인 구민정당이 41.8%인데 비해 북한의 로동당(9기)은 87.5%로 압도적인 다수를 점하고 있다. ▲여성들의 국회진출=남한(13대)은 2%(6명)에 불과한데 비해 북한은 20.1%(1백38명)로 여성의 활발한 정치참여를 보여주고 있다. ▲연령별 국회의원 당선자=남한은 36∼55세가 72.6%,56세이상이 26.1%인데 비해 북한은 각각 56.8%,40.3%로 정치인의 고령화가 남한에 비해 훨씬 높아 개혁과 개방에 대한 경직성및 보수화현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특히 북한대의원의 고령화현상은 56세이상이 제7기 24.9%,제8기 28.6%,제9기 40.3%로 급속히 심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총 신자 3만5천명 ▷문화◁ ▲종교=종교인구는 남한이 1천7백20만3천명인데 비해 북한은 3만5천8백명에 불과하다.구성비는 남한이 불교(46.9%)기독교(37.7%)천주교(10.8%)천도교(0.2%)순인데 비해 북한은 천도교가 압도적으로 많은 41.9%이며불교·기독교는 각각 28%,천주교는 2.2%정도이다. ▲언론=중앙지는 남북이 각각 10개 3개,지방지는 34개 12개이며 방송국은 11개 4개이다. ○경기장 평양에 집중 ▷체육◁ ▲체육관시설=남한의 체육관시설은 전국에 걸쳐 고루 분포돼 있으나 북한은 집단체조및 정치선전집회 등을 위해 이를 대형화하고 평양에 집중 설치해놓고 있다.수용능력 2천명이상의 실내체육관수는 남한이 31개소,북한이 7개소이다.대표적인 옥외경기장의 수용능력은 남한이 올림픽주경기장 7만명,잠실야구장 5만명인데 반해 북한은 김일성경기장 10만명,5·1경기장 15만명 등이다.
  • 91년 남북총인구 6천5백만명/남 4천3백만·북 2천2백만명

    ◎통일원,남북 사회·문화지표 첫 공개/65∼90년 남은 「남다」·북은 「여다」 현상/북한 쌀 암시세,배급가의 2백50배 91년말 남북한의 인구추계는 남한 4천3백26만8천명,북한 2천2백2만8천명등 모두 6천5백29만6천명이며 앞으로 30년후인 2020년이 되면 남북한의 전체 인구는 8천만명에 육박하는 7천9백52만2천명에 이르게 될 것으로 23일 밝혀졌다. 이같은 전망은 이날 통일원이 지난 65년부터 90년까지 25년동안의 남북사회·문화의 변화추세를 대비·분석,처음으로 공개한 「남북한사회·문화지표」에 의해 나온 것인데 이 자료는 인구및 노동과 가계·보건·사회·교육·문화등 모두 8개 분야에서 선정된 99개항목에 관한 남북한간의 비교수치를 담고 있다. 이 자료는 또 65∼90년 기간중 남한의 성비(여자 1백명에 대한 남자수)는 101.3∼102.4,북한은 95.6∼99.8로 남측은 「남다」,북측은 「여다」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90년 현재 전후세대(54년이후)인구는 남한이 68.7%,북한이 74.2%,분단이후세대(46년이후)인구는 남한이 78.9%,북한이 82.5%인 것으로 나타나 남북한간의 이질화정도는 북한사회에서 보다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사회에서는 현재 극심한 물자부족으로 국정산매가격과 암거래가격간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쌀의 경우 유상배급제로서 ㎏당 우리화폐로 27원에 공급하고 있으나 암시장에서는 국정가격의 2백50배에 가까운 6천7백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 여성국회의원수는 남한(13대)이 전체의원수의 2.0%인 6명이고 북한은 20.1%인 1백38명이나 된다.
  • 평론가 김철씨,아버지주제 단편소설 9편 분석(문학)

    ◎소설속의 아버지상 시대따라 변천/일제통치­6·25전쟁중엔 「부재의 얼굴」/70년대들어 작가들의 복권노력 시작 우리 소설에 나타나는 아버지의 모습들은 어떠한가.흔히 관용 인내 부드러움 등을 상징하는 모성에 대응하여 권위 질서 억압 제도 등을 뜻하며 이원적으로 세계를 파악하는 유효한 잣대의 하나인 부성이 우리 문학에선 어떤 방식으로 추구,반영되고 있는가.최근 국민서관에서 출간된 「아버지의 얼굴」은 아버지를 주제로 한 소설모음집으로 위의 물음에 미흡하게나마 답해 준다. 문학평론가 김철씨에 의해 엮어진 「아버지의 얼굴」은 김원일 임철우 이경자씨 등 작가 9인이 각각 아버지를 주제로 쓴 단편소설들을 수록하고 있다. 대부분 분단상황과 긴밀히 맞물려 있는 이 소설들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아버지와의 화해를 모색해 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김원일씨의 「어둠의 혼」은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세계와 첫 대면하는 소년의 심리를 묘사한 소설.여순반란사건으로 시체가 된 아버지와 세계가 소년에겐 불가해한 대상일 뿐이다.소년의 아버지에 대한 감정은 공포와 연민이 묘하게 뒤섞인 것이지만 굶주림이라는 현실의 중압이 소년의 그같은 감정의 지속을 방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창동씨의 「용천뱅이」는 현실의 중압에 잊혀지거나 잊으려 애썼던 것들이 언젠가 다시 대면해야 할 것임을 깨우쳐 준다.과거 좌익활동에 가담,가족에게 고통을 주었던 아버지와의 재상봉은 과거를 잊으려 했던 주인공에게 과거의 역사와 질곡을 돼새기게 하는 계기가 된다. 아버지와의 화해는 임철우씨의 「아버지의 땅」에서 비로소 이루어진다.진지구축작업중 철사가 감긴 유골을 발굴한 한 병사의 생각은 6·25때 좌익활동을 하다 어딘가 땅에 묻혔을 아버지에게로까지 미친다.발굴한 유골을 장례 치르는 일이 병사에겐 다름아닌 아버지를 고이 잠재우는 진혼곡인 것이다. 김성동씨의 「오막살이집 한 채」는 그같은 화해의 정점을 보여준다.좌익활동을 이유로 예비검속에 붙잡혀가 결국 6·25때 시체로 발견될 아버지가 소년에겐 신비와 숭앙의 대상으로까지 비쳐지고 있다. 최윤씨의 「아버지 감시」는 그같은 아버지 신비화가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일러주는 작품이다.그러나 월북했던 아버지를 외국에서 만나 그의 변함없는 이상을 확인하는 일이 주인공으로선 그리 기분 나쁜 일은 아닌 것 같다. 일반적으로 「아비 살해」의 모티브 즉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주인공이 비로소 세계와의 대면을 시작하는 구도는 성장소설의 고전적인 문법에 속하지만 우리 소설사에서 그리 익숙한 방식은 아니다.왜냐하면 급격한 근대성의 도입과 식민지경험,연이은 분단 등은 이미 부권을 청산의 대상으로서 철저히 파괴해 놓았기 때문이다.부정되어야 할 부권은 더이상 남아 있지 못한 형국인 것이다.따라서 분단시대의 「아버지」는 이데올로기적 금기와 억압과 맞물려 「실종」 또는 「타살」의 상태였음을 부인키 어렵다.즉 아버지는 공격을 통해 극복해야 할 대상도 아니었고 존경을 통해 모방해야 할 대상은 더더욱 아니었으며,「아버지는 없다.입밖에 내서는 안 된다」가 분단시대 작가들을 짓누른 잠재의식이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70년대부터 시작되는 작가들의 아버지 되찾기는 천덕꾸러기 아버지의 때는 늦지만 바람직한 복권 시도로 보여진다.그들은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아버지 왜 그냥 그렇게 떠나셨나요』하고 묻는 격이다.근래 작가들의 아버지 찾기는 아버지가 겪었던 역사를 짚고 넘어감으로써 단절을 극복하고 한국소설의 스스로의 힘과 형식을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되고 있다. 문학평론가 김철씨는 책말미에 붙인 해설에서 아버지를 찾아나선 작가들의 여정이 『분단의 상황이 지속되는 한 끊임없이 계속될 것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내다봤다.
  • “후세인 제거” 대규모 군사작전/사우디 제의… 미서 검토

    【뉴욕 연합】 사우디 아라비아가 부시 행정부에 대해 이라크 군부를 분열시켜 사담 후세인을 축출키 위한 대규모 비밀 군사행동을 이라크 내에서 벌이도록 하자고 촉구하고 있으며 부시 행정부도 오는 11월의 미 대통령 선거 이전에 후세인을 제거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사우디의 요청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미국의 뉴욕 타임스지가 19일 미국 및 미국 맹방 관리들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사우디는 북부 이라크의 쿠르드주 및 남부의 시아파 회교도,그리고 중부의 수니파 회교도들에게 무기와 정보를 제공,후세인 타도운동을 벌이게 하고 그들이 맹렬한 반정부 활동을 벌일 경우 후세인 집권의 마지막 보루인 바그다드 주변의 혁명수비대도 분단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촉구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 구동독 탈출자 사살/수비대원에 첫 유죄/베를린최고법원 판결

    【베를린 AP 로이터 연합】 독일 최고법원은 20일 구동서독 분단이후 2백명 이상의 희생자를 냈던 베를린 장벽 탈출자 사살사건과 관련하여 사상 처음으로 구동독 국경수비대원 2명에 대해 유죄판결을 내렸다. 베를린 최고법원은 지난 89년 2월5일 베를린 장벽을 넘으려는 20대 구동독 청년1명을 사살한 사건과 관련,당시 동독국경수비대원이었던 잉고 하인리히(27)에 대해 살인혐의로 3년6월형을 선고하고 또다른 수비대원인 안드레아스 쿠엔파스트(27)에 대해서는 살인미수혐의로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내렸다.
  • 슈타시문서 공개 파문/독일(특파원코너)

    ◎사찰·밀고등 구동독비리 속속 드러나/정치범 포함 1백만명 열람 신청 예상/「일반열람 허용법안」 통과로 “시끌” 구동독 비밀경찰인 슈타시(국가안전위원회)의 방대한 기록들이 최근 일반국민들에게 열람돼 자신들이 공산주의정부로부터 어떤 이유로 처벌되고 어떻게 감시되었는가를 알아볼수있게 되었다.열람허용 첫날부터 베를린을 비롯한 구동독지역 14개 슈타시문서보관소에는 하루 5만여명이 몰려 장사진을 이룬 가운데 열람신청서가 동이나는등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있다. 구베를린의 중앙보관소는 첫날부터 하루 3천여명이 몰려 자신들의 기록을 찾아 누가 자신을 밀고했으며 누가 조사를 했고 어떤 이유로 감시를 당했는지를 확인하고있다.지금까지 열람을 했거나 신청서를 낸 사람들중에는 녹색당의 보렌벨거,우리케등 의원들과 전동독국방장관 라이너 에펠만,작가 루츠 라테노프,브란덴베르크주 슈톨페지사등 유명인사들을 비롯,정치적으로 박해를 받은 사람들과 반체제인사·수형자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포함돼있다. 서류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2차대전후 소련군사재판 또는 구동독정권에 의해 부당하게 유죄선고를 받은 15만여명의 구동독 국민들.이들은 독일통일조약 복권규정에 따라 현재 보상과 복권수속을 밟고 있지만 대분분이 자신이 무슨 이유로 재판을 받았는지도 모르고 있어 다투어 자신들에 대한 슈타시서류를 찾고있다. 슈타시서류는 1천여만여건이나 되며 이중에는 동독국민들에 대한 2백만건의 사찰서류뿐만 아니라 고슈트라우스 기사당당수등 구서독 정치·경제인들의 동독정부와의 접촉내용과 행적등도 포함하고있다. 독일은 통일후 슈타시문서가 공개되는데 따른 혼란과 부작용을 방지하기위해 그동안 이들 문서의 공개를 금지해 왔었다.그러나 구동독에서 억울하게 재판을 받거나 박해를 받은 사람들의 복권을 추진하면서 피해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은 이유를 알수있게 해야한다는 소위 「요하킴 가우크법안」이 의회에서 제정돼 독일 통일 15개월만에 이들 문서의 공개가 실현됐다.그러나 가우크법안은 피해당사자만이 문서를 열람할 수 있으며 서류에 기록되어 있는 밀고자나 심문자들을 공개할 수 없도록 했다.특히 신문이나 방송등 언론이 진위가 검증되지 않은 서류기재사항을 보도할 수 없도록 했다. 이는 슈타시기록이 구동독 정권을 보호하기위한 정보서류이기는 하지만 대외정책의 기밀사항도 많이 포함하고 있는데다 상당부문이 확인이 안된 정보내용이어서 이같은 기록들이 한꺼번에 공개되는데 따른 혼란을 피하자는 목적에서다. 동독정권시절 정치적인 이유로 억울하게 형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한 15만여명은 복권목적으로 슈타시서류의 열람이 불가피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자신에 대한 기록을 확인하기를 바라 열람신청자들은 갈수록 불어나고 있어 그 수가 1백만여명에 이를것으로 예상되고있다. 브란덴부르크주 치머만경제장관은 『동독시절 우리가 접촉했던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기때문에 누가 우리와의 대화내용과 행적을 슈타시에 보고했는지를 짐작은 하지만 기록을 열람해 그 사람들을 확인하고 동기를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슈타시문서의 내용을 공개하는것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열람허용 1주일도 되지않아 89년 드레스덴시장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당선한 벨그호퍼전시장이 슈타시의 계락에 의해 개표조작으로 시장이 된 사실이 밝혀지는등 구동독정권의 각종 비리가 잇따라 밝혀져 신문에 보도되고 있다. 슈타시첩보문서의 공개로 독일사회는 당분간 각종 비리사건이 폭로돼 분단시절 청산의 과정을 겪게될것으로 보이며 범법자나 밀고자들이 피해자들의 고소로 법정에 서게되는 재판홍수가 예상되고 있다.
  • 북한 문화실상:1(공연예술:상)

    ◎“이념적 장르 탈피” 부산한 몸짓/“혁명예술” 피바다 아닌 새 무대 시도/최근들어 「민족음악」 보다 「양악」 인기/김일진·서윤영등 국제콩쿠르서 상위에 입상도 지난해말의 남북합의서 채택에 이어 한반도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의 채택으로 남북관계가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향해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어느날 갑자기 통일이 우리곁에 와 있을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인데 북한의 문화예술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그러나 충분하다고 말할 수 없다.부분적 이해마저도 편견이나 비판에 불과했다고 볼 수 있다.문화적 남북 동질성 회복을 위해 민족문화의 자산이 될만한 북한문화의 특질을 분야별로 점검해본다. 그동안 북한의 공연예술은 혁명가극 「피바다」와 같이 음악·무용·연극이 종합화되어가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이에따라 음악무용서사시극·무용극·음악무용이야기·음악무용서사시등의 새로운 장르가 형성되어 빈번히 공영되고 있다. 그러나 음악·무용·연극의 개별장르도 꾸준히 위치를 지켜왔다는 사실은 그렇게 알려지지 않았다. 종합화된 장르가 철저히 혁명이나 이념의 구현을 추구했다면 개별 장르는 전체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이 같았을지라도 어느 정도의 보편성이 유지되어왔다고 할수있다. 북한에서 예술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기준은 「인민성」인데 종합화된 장르는 바로 이 「인민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선택된 셈이다. 음악의 경우 이 「인민성」을 위해 순수양악을 연주하는 교향악단도 우선은 대중을 위한 음악을 연주해야하며 성악가들도 서양식 창법외에 민요발성법을 교육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북한에서 일반적으로 서양음악종사자들은 소위 「민족음악」종사자들보다 훨씬 고상한 집단으로 대접받고 있다.공식적으로 서양음악을 「민족음악」의 한갈래로 분류하고 「민족음악」을 우대하는 정책과는 모순돼 보이는 현상이다. 그에따라 북한 제1의 공연예술전문가 양성기관인 평양음악무용대학에 설치되어 있는 성악과 민족기악,양악기악,무용,작곡등 5개 전공학부가운데 해마다 양악기악학부가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고 다음이 작곡학부,음악분야가운데 최하위를 항상 민족기악학부가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것은 북한이 소련의 문화예술체계를 모범으로 삼았고 그에따라 소련등 동구권과 마찬가지로 교향악단 양성 등 서양음악에도 힘을 기울였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상당한 숫자의 양악전공자들에게는 해외유학의 기회가 주어졌고 그 대상국가도 초기에는 소련과 동독등 공산주의국가에서 80년대말부터는 오스트리아및 이탈리아·프랑스까지로 넓어졌다. 국제콩쿠르에도 참가해 83년에는 바이올린의 서윤영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 입상한 것을 비롯,이미 잘 알려진 지휘자 김일진이 85년 카라얀콩쿠르에서 1등 없는 2등을 차지했다. 또 86년에는 조혜경과 김진국등 두 성악가가 차이코프스키콩쿠르에서 나란히 입상했으며 불가리아 소피아음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에 유학하고 있던 김영욱은 89년 최현수와 함께 「스테파노 국제성악콩쿠르」에서 공동 2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렇게 국제콩쿠르에서 입상한 연주자들은자연히 북한을 벗어나 해외연주를 하게될 기회를 자주 갖게 된다. 수준급으로 알려진 북한 교향악단의 경우도 동구권이 대대적인 변혁을 겪기 전만해도 1년에 3∼4차례에 이르는 동구권및 제3세계 개발도상국 순회연주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에서 서양음악전공자들의 위상이 높은 것은 이처럼 해외유학이나 해외여행,해외체류의 기회가 많기때문이다.이에 비해 「국내용」인 「민족음악」전공자의 경우 해외에 나갈 기회는 거의 없다.우리도 지난 60∼70년대에는 해외에 나갈 기회가 있는 직장이 좋은 직장이라 여겨졌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 하겠다. 북한에서 서양음악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좀더 전문적인 이유로는 북한음악의 세계성이 문제가 된다는데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민족음악」을 깔보는 현상까지 나타났다고 한다.이런 상태이기에 『정책적 배려에 의해 민족성악과 민족기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있지만 높은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고 자라나는 새세대들속에는 「민족음악」을 전공하지 않으려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고백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소위 「민족음악」이 북한사람들의 정서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것도 아니고 국제적으로 「북한의 독특한 음악」으로 인정받지도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북한이 작곡가 윤이상씨에 대해 최대의 경의를 표하고 있는 것은 후자와 관계가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지적이다. 국제적으로 명망있는 작곡가인 윤씨가 역대 남한정권에 대해 비판적이었고 1980년의 광주를 소재로 한 「광주여 영원히」같은 작품을 썼다는 것도 북한입장에서는 중요하지만 북한의 서양음악이 아닌 「민족음악」이 보편적인 세계음악계와 소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가 그이기때문이라는 설명이다.지난 1984년 설립된 「윤이상음악연구소」가 연구원 12명과 회원 80명,성악가 10명을 포함한 45명 규모의 「윤이상실내악단」을 운영하는등 규모가 큰 것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볼때 공연예술,특히 음악분야에서는 이미 크게 달라져버린 음악현상을 서로 이해하려고 하면 암담하지만「보편적인 예술을 보는 눈」이라는 공감대는 긴 분단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치하고 있다는 것이 통일을 전제로 길지 않은 시간동안에 남북동질성의 회복이 가능하다고 보는 사람들의 시각이다.
  • 미야자와총리 답사/요지

    저는 총리 취임후의 첫 해외방문으로 대통령각하의 초청을 받고 귀국 대한민국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진심으로 기쁘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저는 전후의 일본의 발자취에 다소나마 관여해온 사람으로서 우리나라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귀국의 힘찬 발전에 오래전부터 큰 관심을 가져왔습니다.오늘 오랜만에 한국에 와 눈부시게 변모한 서울 시내의 모습을 눈으로 보며 더욱 그런 느낌이 깊이 들었습니다. 귀국의 국민 여러분께서 남북분단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토록 훌륭한 국가를 건설하신 데 대해 깊은 경의를 표하고자 합니다. 또 지난해 귀국은 오랜 염원이던 유엔 가입을 실현했고 다시 지난번 남북고위급회담에서는 남북간 화해와 불가침,교류협력이 담긴 합의서를 채택하는 등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셨습니다.마음으로부터 축하의 말씀을 드리면서 한반도의 모든 분들이 바라마지않는 평화통일이 하루빨리 이룩되기를 기원합니다. 미래는 낙관하기 어려운 때가 있습니다.바야흐로 세계적으로도 유력한 국가가 된 귀국과 우리나라의 협력관계는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떠받치는 중요한 하나의 지주입니다.가치관을 공유하는 일·한 양국은 우리 두나라만이 아니라 아시아와 전세계를 위해서도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협력의 기초로서,저는 양국간의 신뢰관계를 더 한층 굳건히 다져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신뢰관계를 지탱하는 것은 상호이해입니다.이때 우리 일본국민은 무엇보다도 먼저,과거의 한 시기에 귀국 국민들께서 일본의 행위로 말미암아 견디기 힘든 고통과 슬픔을 체험하셨던 사실을 상기하고 반성하는 마음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저는 총리로서 다시 한번 귀국 국민께 반성과 사과의 뜻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젊어서부터 붓글씨를 즐겨 써왔습니다만,이 붓글씨도 또한 우리 두나라가 공유하는 문화중의 하나입니다.예로부터 「글씨는 곧 사람이다」라고 하여 글씨를 보면 그 사람의 인격이나 깊은 마음을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옛날부터 정월이면 자기의 소원이나 결심을 큼직하게 첫 붓글씨로 쓰는 「가키조메(신춘휘호)」의 풍습이 있습니다.저는 새해를 맞이하여,또한 새로운 시대의 시작에 즈음하여,영원한 일·한 우호를 기원하면서 다음과 같이 첫 붓글씨를 썼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라고. 모레 저는 여러분이 마련해 주신대로 귀국의 옛 도읍 경주를 방문할 예정입니다.우리 일본문화의 고향 가운데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이 유서 깊은 땅을 거닐며 이제까지의 일한양국의 교류관계를 돌이켜 보고,더 나아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사색의 날개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어 벌써부터 즐거움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 3인 의견/드러나는 정신대 만행에 국민분노 폭발/특별기고

    ◎“말로만의 사죄로는 안된다”/인간존엄성에 걸맞는 보상 뒤따라야/오선주 법박·청주대교수 지난 수세기동안 우리나라와 일본은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아왔고 일반국민의 윤리·도덕도 삼강오륜에 바탕을 두어왔다.유교는 남성우위·남성중심사상이 중핵을 이루고 있음으로하여 남성의 혼외성관계에는 매우 관대하였으나 여성의 경우 혈통의 순수성을 유지하려 가혹하리만큼 엄격하였다. 여성에게는 자의에 의한 혼외정사란 있을 수 없고 불가항력으로 성폭행을 당한 경우도 결코 용납되지 않았다.병자호란·임진왜란등 외적의 침입으로 몸을 더럽히게된 많은 여성들이 죽음으로 그 인생을 마감하였다.자결하지 못한 경우 주위의 죽음에 대한 권고가 성화 같았고,구차히 목숨을 유지하려면 죽음을 능가하는 사회적 멸시와 천대를 감당하여야 했었다. 그 순결을 생명보다 귀히 여기던 시절인 1940년대초 일제는 우리나라 여성에게 육체적·정신적 학살을 자행하였다.일제가 저지른 갖은 만행중 우리를 분노케하는 가장 못된짓은 우리여성을 동아침략군의 성적노예로 만든 것이다. 탈출을 시도하면 총을 쏘았고,만삭임신부에게도 성폭력을 일삼았다.열두살 어린이까지도 정신대로 끌어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우리는 할말을 잃고 말았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일본총리는 그간 「민간인이 한 일이므로 정부의 채임 밖」이라던 종래의 태도를 바꾸어 「사죄하고 반성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양심이 살아있는 일본인교수가 종군위안부는 군부의 직접 지휘 감독하에 있었음을 방위청관련 기록문서를 들어 입증하였다.또 열두살 제자를 달래 정신대로 보냈던 일인녀교사의 참회어린 고백도 이를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국내에서도 각종 증빙서류들이 발굴·공개되어 정신대의 실체는 더 이상 외면할 수만 있는 일이 아니다. 국민학교 재학중 어린 나이에 위안부로 징집된 여자가 벌써 1백명이 넘는다는 사실이 전국 각학교의 학적부를 통해 확인되었다.해방이후 징집된 자녀의 소식을 알 길이 없어 들끓던 비탄의 소리를 감안하면 정신대 수는 이의 열배 백배 혹은 그 몇배가 넘을지 모른다. 그 숫자는 계속 조사되어 근사치만이라도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그러나 육신이 살아서 돌아왔을지라도 당사자와 가족들의 가슴에 맺힌 한은 그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 가족 상봉의 기쁨도 잠시뿐,침략군을 상대했던 과거가 부끄러워 산사의 공양주로 일하면서 남의 눈을 피하다가 평생을 마친 슬픈 사연도 들었다.감히 엽렵한 낭군을 맞이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부둣가 주모로 자포자기한 삶을 사는 기구한 운명의 여성을 만난 일도 있다.그들은 지금 모두 할머니가 되었다.그 백발의 할머니들이 「내 열일곱 청춘을 돌려달라」고 절규하면서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있다.그래서 전범 일본이 일찍이 세계의 양심앞에 부끄럽게 여겨야 했을 비인도적 만행을 다시본다. 일본은 이번 총리 방한에 즈음하여 「정신대문제는 사법처리에 의하여」해결한다는 입장이라는 소식도 들린다.일본인들은 어린이에서부터 「혼네」(본음=주의·방침)와 「다데마에」(건전=진심)를 배우며 자란다고 한다.그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말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어디서부터가 수식어인지 알지 못하고서는 외교적 성공을거둔다는 일도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기술협력이라는 명분으로 기술이전 문제를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기술이전을 말하기 전에 그들이 어떻게 기술을 개발했고 또 어떤 방식으로 경제 향상을 도모하였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그들은 근대화과정에서 우리를 수탈하였고,한국을 식민지화 한데서 온 우리의 분단은 결국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살찌웠다. 정신대문제는 천인공노할 비인륜적 인간수탈이다.따라서 정신대보상문제는 결코 「사법처리」운운으로 회피할 수 없는 일이 분명해진다.일왕의 「통석의 염」에서 그랬듯이 총리의 「사죄와 반성」역시 한갖 「다데마에」에 지나서는 안된다.또 일본관방장관이 최근 종군위안부와 관련한 공식담화에서 「한반도」란 말을 거침없이 되풀이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혼네」가 어디에 있는지를 짐작케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정부도 여러 사정으로 미온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정부도 정신대실태조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할 방침이라고 한다.우리 정부의 대응책을 기대하면서 일본에는「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에 걸맞는 정신적 물질적 보상을 요구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독의 대유태민족 사죄 본받아야/이태영 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일본인 자신들이 문화국민이라면 비인간적인 과오에 대해 가슴 아프게 느끼고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독일은 그렇지 않았다. 바이츠제커대통령은 통일독일 취임식에서 조상들이 이스라엘민족을 살해하고 주변 국가들을 얼마나 괴롭혔는지에 대해 언제나 책임을 느끼고 사과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많은 독일 청년들이 지금도 여름이면 이스라엘에서 자원봉사를 하는등 과거에 대해 사죄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어린 국민학생까지 강제로 끌고가 사람을 사람취급하지 않았던 일제만행에 대해 명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방법이 무엇이던간에 최대한의 위로를 보내야 한다.그들의 조상들이 저지른 과오는 백번 천번 사과해도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정부는 떳떳하게 보상 요구하길/이계경 여성신문 발행인 중일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군인들의 성욕처리의 수단으로 한국의 어린 여성들을 이용하는 비인간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이같은 행위의 이면에는 여성천시 사상도 깔렸지만 그보다우리 민족을 말살하려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이러한 이유로 여성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정신대 문제를 거론해 왔다.다만 국가적인 문제로 받아들인 것이 너무 늦은감이 있다.하나의 사례를 남기는 일이기 때문에 일본정부 상대의 보상청구소송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여성계뿐 아니라 정부도 떳떳하게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면서 사례수집과 자료발굴등 진상조사가 계속되길 바란다.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행동 절실/김천주 대한주부클럽연합회 명예회장 정신대문제가 한일간의 주요쟁점으로 떠올랐지만 한마디로 말해서 너무 늦었다.국민학생 제자를 정신대로 보낸 일본인 담임선생이 한국에 와서 그렇게 사장됐던 자료를 찾아내고 사죄하는 이 마당에 한일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우리 정부가 전후 보상문제를 철저히 매듭짓고 물심양면으로 정당한 대가를 받았다면 대일 무역적자문제도 오늘날처럼 심각해지지는 않았을것이라고 생각한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생존해있는 피해 당사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용기를 갖고 나서서 생생한 목소리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정부·민간차원 모두가 철저하게 진상을 파헤치는 연대의식을 가져야 할것이다.
  • “총선전 남북정상회담 반대” 야 주장에 거센 비난

    ◎“「통일과업」 선거이슈화 있을 수 없는일”/“통일을 정략도구로 삼는건 민족모독”/실향민들,“DJ는 표만 아나” 빗발성토 김대중·이기택 민주당 공동대표의 「총선전 남북정상회담 반대」발언에 분노의 목소리가 높다.동시에 남북정상회담의 악용을 막기 위해 총선후 실시를 요구한다고 밝힌 이들 두 정치인의 발상 자체가 바로 통일문제를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든 것이라는 지적 역시 많다.김·이 두 공동대표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악용 가능성을 막고 회담의 순수성을 위해서」정상회담은 총선후에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강행할 경우 국민의 의구심이나 갈등없이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양식있는 정치인이라면,그리고 통일문제를 민족과 국가의 지상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인사라면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김·이 공동대표는 거리낌없이 해댔다. 한마디로 후안무치,오로지 선거지상,표 긁어모을 생각에만 골몰한 「정객」의 모든 것을 보여준 「노욕」이라는게 뜻있는 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남북신뢰회복 지름길 남과 북은 12월13일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이어 12월31일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채택,47년 분단청산과 통일 대장정에의 역사적인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따라서 지금은 남북화해 선언으로 민족의 염원인 통일이 가시권 안으로 당겨진 시점이다.이제부터의 통일과업은 탁상이 아닌 실천계획으로 발전돼야 하고 구체화돼야 한다.그같은 발전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벌 수 있고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 바로 정상회담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노태우대통령도 지난 10일 연두기자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이렇게 밝힌 바 있다. 『남북정상회담은 남북한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전문가들 역시 정상회담을 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라는데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그러면서 노대통령은 『남북관계는 상대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정상회담 날짜를 밝힐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아직 회담날짜가 논의되지도 않은 시점에 돌출한 야당대표의 「총선전 회담불가」언행은 정상회담이 갖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과 그에 따른 메커니즘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데서 나온 것으로밖에는 볼 수 없다. ○여야 「한목소리」 내야 이와관련,한국자유총연맹의 김영광사무총장(61)은 『남북정상회담시기를 「총선전으로 하느냐,후로 하느냐」를 가지고 논란을 벌이는 것 자체가 정략적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통일문제는 7천만민족 전체의 과제이지 결코 여야대결의 쟁점이 될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 땅에서 탈냉전시대를 여는 시발점이 될 정상회담을 정략의 도구로 삼으려는 것은 겨레의 통일 염원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훈기 평남지사(56)도 통일문제를 논의하게될 남북정상회담을 정치적 차원에서 이용하려드는 민주당 김·이 공동대표의 태도는 『1천만 실향민들의 분노를 사 마땅한 일』이라고 말하고 『통일문제에 관한한은 여와 야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승적 접근 할 수 없나” 자신이 실향민이기도 한 이경남 동화연구소소장(63)은 『정객들이 정상회담을 트집잡기 시작하면 그 나라의 외교는 순조로울 수 없다』고 말하고 『이같은 보도를 접할 경우 북한의 김일성과 김정일은 남한에서의 정쟁을 즐기려들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는 노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시기에 관해 언급한 바 없음을 강조하고 『이런 시점에 정상회담을 민주당쪽에서 선거쟁점화하려들 경우 북에 이용될 소지가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통일은 하루가 급한 민족의 문제』라고 밝힌 김영정민주평통여성부의장(63)도 남북정상회담의 정치 쟁점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의 「남북합의서」채택으로 과거 그 어느때보다 통일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터에 정상회담 개최시기 논의로 국력을 소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김부의장은 『통일논의는 대승적 접근이 필요한 핫 이슈임을 정치권의 모든 인사들이 깊이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85년 1차 고향방문단으로 평양을 방문,35년만에 그리던 부친(당시 72세)과 상봉했던 이재운변호사(53)역시 『남북관계는 정권적 차원을 넘어선 그야말로 민족적 문제』라고 말하고 『양측의 최고책임자가 만나 47년간 쌓여온 불신을 해소,민족통일의 견고한 초석을 놓게될 남북정상회담을 놓고 총선전후운운 시기를 문제로 삼는것은 소아병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최근 남북관계의 빠른 진전에 따라 가족상봉에 대한 이산가족들의 기대가 높아가고 있는 시점에 나온 야당지도자의 「총선전 정상회담불가」발언은 한마디로 실망스러울뿐더러 김대중공동대표의 통일관마저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스칼라피노 지적 경청을 지금 남과 북사이엔 신뢰의 싹이 돋아나고 있다. 이 싹이 제대로만 자란다면 지난 47년간 계속돼온 분단과 대결의 구도가 통일로 청산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통일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한국의 정치적 안정과 초당파적인 대북정책추진이 필요하다고 한 미국의 아시아문제 전문가 스칼라피노교수의 지적은 「당리」와 「표」만을 지선으로 인식하고 있는 몇몇 정치인들에게 따끔한 일침이 아닐 수 없을 터이다.
  • “남북한 표준화교류 적극 추진”/공진청장 이동훈씨(인터뷰)

    ◎“통일대비 공업규격등 단일화 시급/QC운동 근로자 80%선까지 확대”/AS체계 안갖춘 수입가전제품은 형식 승인금지방침 『올해는 남북합의서채택등으로 그 어느해보다 분명하게 통일의 물꼬가 가시화된만큼 민족동질성회복에 중요한 관건이 되는 남북표준화교류에 최역점을 두고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이를위해 남북표준화정례회의개최등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통일원측과 협의해 나가겠습니다』 우리나라 국가공업규격(KS)의 제정및 보급과 공산품의 품질관리,표준화업무의 총수인 이동훈공업진흥청장(52)은 남북표준화교류 성사를 새해 우선사업으로 꼽았다. 『분단고착화이후 날로 이질화되어 가고 있는 남북한 사이의 한글,도량형,상품공업규격등이 서로 다른데서 오는 문화·생활습관의 차이는 하루바삐 조정돼야 합니다.눈앞에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통일에 대비,장기적 안목으로 추진해야 될 사업이 아닌가 합니다』 재임중에 반드시 그 초석을 깔겠다는 이청장이 밝힌 올해 추진 사업들가운데는 품질혁신운동도 들어있다.현재 전체근로자의 45%수준에머물고 있는 품질관리분임조(QC)운동을 올해는 현장중심으로 추진,80%까지 확산시켜나간다는 계획이 그 하나.또한 품질관리제도도 국제수준에 맞게 손질해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풀어 관주도가 아닌 민간자율책임에 의한 품질향상원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기술력제고는 시간을 다투는 시급한 과제이기도 합니다.그래서 오는 96년까지 5개년계획으로 한해에 2천개씩 총1만개의 중소기업을 세계수준의 유망기술선도기업으로 끌어 올리는데 힘을 기울일 작정입니다』 그는 세계최고수준의 KS표시 제품생산을 유별나게 고집해 업계와 부하직원들로부터 「미스터KS」라는 애칭으로 불려질 만큼 일욕심이 많은 사람이기도 하다. 지난해 전산업체를 대상으로 편 품질혁신운동의 성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수출상품의 불합격률을 90년 6.1%에서 91년에는 5.3%로 끌어내려 품질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키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이밖에도 국립공업시험원을 국립공업기술원으로,지방공업시험소를 지방공업기술원으로 개편,기능과 기구를 확대강화하는등 공진청의 오랜 숙원사업을 달성해 냈다.또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이사국피선,한소표준화기술협정체결등은 UR협상등 급변하는 국제경제질서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업적으로 높이 평가됐다. 『소비자보호기능의 내실화를 기하기위한 방안도 새로 마련해 놓았습니다.올해부터 가전제품등 외국상품의 수입검사신청시 애프터서비스계획서의 제출을 의무화한 것이 그 하나입니다.그래서 애프터서비스체계가 갖추지지 않은 수입상품은 형식승인을 아예 내주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청장은 행정고시14회출신으로 상공부수출1과장,대통령비서실파견근무,상공부상역국장과 6년동안의 공진청차장,상공부제2차관보등 상공부의 주요 직책을 두루 거치는 동안 빈틈없는 성격과 정확한 판단력으로 깔끔한 일처리 솜씨를 보여왔다.
  • 노 대통령 연두회견 연설문/선거틈탄 탈법 엄단… 민생안정 총력

    ◎정치의 선진화는 국민의 선택에… 공명풍토 정착을/국제수지적자 해소·임금안정 유도로 경제내실화/남북합작공장 설치,세계시장 공동진출 적극 모색/“과소비 추방” 새질서새생활운동 범국민차원 확산 기대 새해가 여러분 모두에게 기쁨과 보람을 더하는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지난 4년동안 국민 여러분과 함께 이땅에 「민주·번영·통일」을 이루려는 한 마음 한 뜻으로 일해왔습니다. 우리는 「6·29선언」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김으로써 자유와 자율의 활력이 넘치는 민주주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 세계의 변혁이 시작되기 전부터 추진해 온 북방정책은 한반도의 통일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한국인의 활동무대를 온 세계로 넓혔습니다. 1991년,지난해는 평화와 통일을 열망하는 우리 겨레에게 분단이후 가장 보람찬 한해였습니다. 남과 북은 유엔에 동시가입한지 석달만에 대결과 단절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공영의 새 시대를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자주적으로 실현하려는 우리의 노력도 북의 호응으로 큰 진전을 이루고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통일은 소망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큰 성취의 보람과 함께 아쉬움도 적지 않았습니다.우리 경제는 지난 4년동안 연평균 9%를 넘는 성장을 지속했지만 아직도 민주화·국제화·개방화에 따른 전환기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1992년은 나라 안팎으로 대전환의 한해가 될 것입니다. 공산주의의 몰락과 소연방의 해체에까지 이른 세계의 혁명적인 변화는 올해에도 계속될 것입니다.세계지도를 바꾸어 놓은 이 변혁의 물결은 이제 동북아와 한반도에 새로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올해 이러한 세계의 격변을 헤치고 민족사의 영광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야 합니다.금년에는 반드시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살려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해야만 합니다. 올해 치를 선거를 우리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 결정적인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이미 해빙의 시대로 접어든 한반도의 변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통일로 가는 궤도위에 확고하게 올려놓아야 합니다. 저는 이러한 인식아래 올해 국정을 이끌어갈 기본방향을 밝히고 국민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경제활력의 회복… 안정위에 발전◁ 먼저 저는 국정의 최우선을 경제활력의 회복에 두고 물가안정과 국제수지를 개선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올해는 우리 경제가 선진국형으로 본격적인 탈바꿈을 하는 제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이기도 합니다. 이 계획이 끝나는 오는 96년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1천달러 수준의 살기좋은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우리 경제가 맞고 있는 안팎의 도전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지난해 우리는 8.6%의 실질성장을 이룩했지만,아직도 많은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7%내외의 수준으로 낮춰 잡아 안정기조속에 경제의 내실을 굳건히 다져 나갈 것입니다. 이를위해 무엇보다 먼저 임금을 안정시키고 산업인력의 공급을 확대하는 일에 힘을 쏟겠습니다. 올해 우리 경제에서 임금문제는 산업의 경쟁력 회복과 소비의 진정,그리고 물가의 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요소입니다.임금은 생산성의 증가범위 안에서 유지되어야 하겠습니다. 정부는 과열된 건설경기를 진정시키고 서비스업종의 수익룰을 낮추도록하여 보다 많은 인력이 제조업으로 가도록 유도할 것입니다. 각급학교의 정원을 기술계 중심으로 늘리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스스로 양성할 수 있도록 산업기술 교육제도도 마련하겠습니다. 우리는 국제수지의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서도 소비를 줄여나가야 합니다.지난 4년동안 국민소득이 두배로 늘고 생활수준이 향상되어 소비가 어느정도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소비추세는 정상적인 수준을 넘어섰으며 지나치게 고급화되어 수입이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자제하고 절감하지 않으면 수출을 늘리더라도 수입이 늘어 무역수지를 개선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우리 기업은 생산성 향상과 품질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한가지 상품이라도 세계일류가 아니면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가 없이는 우리상품이오늘의 세계시장에서 설 자리가 없습니다.정부는 이러한 인식으로 기술개발과 수출,그리고 중소기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지난해부터 적극 추진하여온 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확충에 올해 4조2천억원을 투입할 것입니다. 2천년대 교통수요에 대비한 「경부고속전철」과 「영종도신국제공항」의 건설사업도 금년에 착공합니다. 우리 경제는 이제 본격적인 개방화 시대를 맞았습니다. 새해부터 국내 자본시장도 개방되었습니다.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이 타결되면 우리의 시장은 세계앞에 열리게 됩니다. 우리는 개방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산업의 체질을 강화하여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하는 전기로 삼아야 합니다. 정부는 농수산업의 현대화를 위해 올해 총 2조7천억원을 집중투자할 것입니다.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근로자와 농어민… 모든 국민이 변화하는 환경에 함께 대처하는 일입니다. ▷공명선거로 선진정치풍토정착◁ 올해는 나라의 장래를 결정할 중요한 선택의 해입니다. 우리나라의 번영과통일을 앞장서 이끌 국민의 대표를 뽑고 새로운 정부의 기틀을 만드는 중요한 과업이 우리앞에 놓여 있습니다. 선거가 국민적 합의를 통해 나라의 발전을 촉진하는 활력소가 되지 못하고,경제를 어렵게 하고,국민을 분열시키며,사회기강을 무너지게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돈을 쓰는 타락선거로… 흑색선전과 폭력,무책임한 선동이 난무하는 선거로는 국민의 대표를 올바로 뽑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선거의 자유로운 분위기는 보장하되,모든 불법과 탈법행위에 대해서는 여와 야,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에 따라 엄정하게 다스릴 것입니다. 그러나 공명선거는 국민여러분의 참여없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우리 정치의 선진화는 바로 국민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이제 국민 여러분이 궁금해 하시는 정치일정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이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시는 민자당의 차기 대통령후보를 뽑는 전당대회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난 뒤에 개최할 것입니다. 민자당의 대통령후보는 당헌에 정해진대로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서 경선에 의해 선출될 것입니다. 14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이 중심이 되고 두 최고위원이 합심 협력해서 치러질 것입니다. 국회의원 총선거는 3월 이후에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정치권의 일부에서는 아직도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 개헌을 추진할지 모른다는 억측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억측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증폭시킬 뿐입니다. 저는 제 임기동안 개헌을 결코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국민 여러분께 명백히 다시 밝히는 바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비생산적인 논란을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선거에 더하여 두차례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해입니다. 이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과연 한햇동안 4차례의 선거를 어떻게 치를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습니다.벌써부터 수많은 인력이 선거에 동원되고,늘어나는 정치자금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가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는 소리가 높습니다.그동안 온 국민이 고통을 나누며 어렵게 이루어온 사회안정의 기반마저크게 흔들릴 것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새공화국에 들어 민주주의 시대를 여는 과정에서 우리 경제가 치른 대가는 참으로 뼈아픈 것이었습니다.우리 경제가 더 이상 큰 대가를 치르게 되면 그 기반자체가 무너지게 되며,경제가 무너지면 민주주의도 설자리를 잃게 됩니다. 저는 그동안 이 문제와 관련해서 각계각층 많은 전문가를 만났습니다.그들은 한결같이 우리의 실정으로 볼때 한해에 선거를 4번씩 치르고는 경제와 사회의 안정을 바랄 수 없다는 의견이었으며,이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저는 고심하고 고심한 끝에 올해로 예정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 선거의 시기는 제14대 국회에서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오직 나라의 밝은 미래를 위해… 6·29선언을 하던 그 심정으로 이러한 결단을 내린 저의 충정에 국민여러분의 성원을 당부드립니다. ▷확고한 통일기반의 조성◁ 다음으로 저는 남과 북이 서명한 「합의서」내용을 실천에 옮겨 본격적인 남북공존공영 시대를 활짝 열어 나갈 것입니다. 먼저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하여 국제사찰을 포함한 모든 조처들이 반드시 취해지도록 할 것이며,휴전체제가 평화체제로 바뀌도록 힘을 쏟겠습니다. 남북의 물자교역은 7·7선언이후 모두 2억4천만 달러에 이르렀으며,지난해의 교역은 전년보다 7배이상 늘어났습니다. 남북사이에 청산결제제도가 마련되고 직교역항의 지정과 함께 공동자유시장이 설치되면 교역량은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비무장지대와 중·소국경지대등 남북이 합의하는 특정지역에 공동출자로 합작공장을 설치하여 세계시장에 함께 진출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 나이 많으신 이산가족이라도 먼저 만날수 있도록 고향방문단의 교환을 추진하고 헤어진 가족들이 특정지역에서 만나는 과제도 해결해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남북 경제교류의 활성화와 대북 투자지원을 위해 남북협력기금의 규모를 크게 확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민생안정·국민생활의 향상◁ 저는 사회안정의 기틀을 굳건히 유지하면서 치안·주택·환경·교육등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의 개선에 계속 힘쓸 것입니다. 무엇보다 민생치안이 확립되어야 합니다. 재작년 10·13 선언을 통하여 범죄와 무질서 추방에 나선 결과 범죄는 줄어들고 검거율도 높아졌습니다.증강된 경찰의 인력과 장비,그동안 「범죄와의 전쟁」에서 거둔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 한해도 범죄를 소탕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과격폭력세력이 선거분위기에 편승하여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는 일도 엄중히 단속할 것입니다. 주택 200만호 건설은 지난해까지 모두 214만호가 분양되어 1년을 앞당겨 목표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짧은 시일에 많은 집을 짓느라 부작용도 있었지만 치솟던 집값이 오히려 내림세로 돌아서서 집없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1천만명에 가까운 국민이 새보금자리를 갖게된 것은 큰 보람이 아닐수 없습니다. 금년부터 시작되는 7차 5개년계획 기간에도 정부는 매년 50만호의 주택을 지어 공급할 것입니다.내집마련이 어려운 도시서민과 근로자를 위하여 올해 싼값의 임대주택과 소형분양주택 20만호를 건설하고 민간부문에서도 소형주택을 많이 짓도록 유도해 나갈 것입니다. 부동산 투기가 다시는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범정부적으로 미리미리 대책을 펴 나갈 것입니다. 전국 상수원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하수와 폐수처리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대기환경의 개선을 위해 액화천연가스 공급지역을 전국의 대도시로 확장해 나갈 것입니다. ▷선진시민의식의 발휘◁ 끝으로 저는 나라와 겨레의 내일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고비인 올해 국민 여러분께서 선진시민의식을 발휘하여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지난 4년동안 우리가 민주주의를 하면서 얻은 가장 값진 자산은 높아진 공동체의식입니다.우리가 민주주의 시대를 여는 전환기적 상황을 극복하고 안정을 되찾은 것도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국민의 공감대 위에서 가능했습니다. 지난해 노사분규가 6·29 이전보다 적었던 것도 우리 근로자들이 자제하고 훌륭한 시민의식을 발휘했기 때문입니다. 전국 방방곡곡의 공장과 일터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 더하기 운동,생산성 향상운동도 『우리나라가 여기서 무너질 수 없다』는 국민들의 자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성숙한 시민정신을 밑거름으로 새질서새생활운동은 과소비와 퇴폐풍조,무질서를 몰아내는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정치는 정치권에 맡기고 현실정치를 넘어서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통일을 위해 공고한 기반을 닦는 일에 전념하고자 합니다. 매듭지어야 할 일은 분명하게 매듭지을 것입니다.나라와 겨레의 긴 장래를 위해 새로이 씨를 뿌리는 일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직 국민과 역사앞에 한점 부끄러움 없는 대통령이 되기 위하여 신명을 바쳐 일하겠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올해를 크나큰 국민적 성취와 민족적 도약의 해로 승화시키고자 합니다.우리는 지금 21세기 나라와 겨레의 모습을 결정하는 분기점에 서 있습니다. 우리 모두 결연한 각오와 바른 선택으로 우리의 밝은 앞날을 함께 열어 나갑시다.
  • 「남북청소년 합동캠프」 추진/중고생 2백20명 방학중 실시

    ◎판문점∼백두산·한라산 통일 대행진도/체육부,교류 활성화 방안 마련 정부는 남북청소년들의 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해 올중에 청소년어울놀이행사와 통일기원청소년대행진등 2개 남북청소년교류를 적극 추진키로했다. 9일 체육청소년부가 마련한 남북청소년교류 활성화방안에 따르면 남북청소년들이 분단 47년동안 서로 상반된 이념체제와 단절된 생활로 이질감을 갖고 있는 현실을 감안,이를 극소화하기 위해 남북의 중고생(13∼17세)을 대상으로 방학기간을 이용,「손에 손잡고,우리 모두 하나됨을 위하여」라는 주제아래 4박5일간 캠프생활을 하는 청소년어울놀이행사를 갖는다는 것이다. 이 행사의 참가규모는 남북한이 각각 1백10명씩 모두 2백20명(지도자 20명포함)으로 하고 장소는 남측과 북측 어느쪽이든 양측의 합의에 의해 선택하나 제3의 장소로 판문점 공동구역내에서의 실시도 가능토록 했다. 또 이행사가 남북청소년들의 진솔하고 성의있는 대화로 신뢰 분위기 조성을 위한만큼 프로그램도 ▲우리가락 한마당 ▲문화·체육경기및 장기자랑 ▲우정의 무대 민요부르기등 남북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이 한데 어울릴수 있도록 다채롭게 짜놓았다. 이와함께 극기훈련을 통해 남북청소년들에게 한민족임을 일깨워줄 통일기원대행진을 추진,남북청소년들이 판문점에서 백두산까지,판문점에서 한라산까지 두차례에 걸쳐 도보행진을 실시할 계획이다. 체육청소년부는 이를위해 올 예산에 14억원을 확보해 놓았으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이 행사안을 북측이 수용하도록 관계당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체육청소년부는 연내에 이들 남북청소년교류행사가 성공적으로 성사될 경우 내년부터는 이를 연례행사화할 방침이다.
  • “남북관계 진전은 자유에의 거보”/부시 대통령 만찬 답사

    오늘밤 우리에게는 축하할 일들이 많으며,그중에 으뜸은 우리의 공고한 동맹관계가 아닌가 합니다.많은 이들이 우리의 동반관계는 침략에 대항하여 힘을 뭉쳤던 48년전 그때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그러나 우리의 관계는 사실 1세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한국이 외교와 교역의 기회를 찾아서 외부로 눈을 돌렸을때 미국은 그 첫 대상이었습니다.오늘날 우리의 동맹관계는 정치·경제·안보면에 있어서의 동반관계로 발전하였습니다.우리의 이러한 의지는 21세기에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여러분께 다짐하는 바입니다. 대통령 각하께서 백악관을 방문하셔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정상궤도에 올라 굽힘없이 전진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근면과 의지를 통해 한국은 과거 전쟁의 폐허에서 오늘날 이처럼 번성하게 되었으며 앞으로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미래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북쪽 형제들과의 이견을 해소함에 있어서 한국이 이룩한 진전은 한국 전부가 자유롭게 되는 날에 이르는 여정에 있어서 큰 발걸음입니다.본인은 평화적 해결을 향한 여러분의굳건한 의지에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개선,북한과의 활발한 대화 등 북방외교의 성공으로 말미암아 자유의 그 날은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만약 북한이 진정으로 핵무기개발 계획을 포기하고 그 호전성도 버린다면 38도선에 있는 분단의 띠가 이 나라를 더이상 갈라 놓지 못할 것입니다. 한국에서의 각하의 영도력에 경의를 표하며,그리고 모든 한국 국민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면서 축배를 들고자 합니다.
  • 「통일한국」 아시아의 강국된다/미 하버드대 전문가 전망

    ◎GNP 12위·인구 14위의 “거인”/통일비용 5천억불 조달이 문제 통일된 한반도는 『중요한 존재』로 부상할 것이며 아마도 『지역 강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아시아문제 전문가인 니컬러스 에브스타트 미하버드대 인구및 개발연구소 연구원이 5일 전망했다. 다음은 에브스타트씨가 주디스 배니스타 미인구통계국 중국과장과 공동으로 워싱턴 포스트지에 기고한 「한반도가 벽을 허물면」이라는 글의 요지이다. 한반도가 어떻게 통일될 것인가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통일을 가정한다면 한반도통일의 국제적 의미는 통일된 한반도가 양측을 그냥,합친것만큼의 효력을 낸다해도 중요한 국제적 존재로의 부상뿐만 아니라 지역강대국이 될 것이다. 남한의 4천3백만,북한의 2천1백만 인구를 합치면 세계14위의 인구대국이 되며 남북한의 합친 총생산은 세계 12위가 된다.북한의 무역은 보잘것 없지만 90년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11위의 수출국에다 10위의 수입국이다. 통일이 성공할 것인가.분단이후 한반도는 외부관측통들에 의해 과소평가돼 왔으나 오늘날 미국대통령들은 늘 한국의 수출상품 경계를 강조하고 있다.더구나 한국의 정치는 벼랑으로 가는듯 하지만 그 도전들을 극복하고 있다.현재로서는 통일이 가장 큰 도전이다. 과거 독일의 통일경험에서 수출의 감소,실업률 증가,국내총생산 감소등의 문제가 있었고 한반도의 통일과정은 독일보다 준비가 더 절실하고 상대적으로 불리한 점이 많다. 한반도와 독일을 비교할 때 중요한 차이점으로 먼저 지리상으로 한반도가 「아시아의 다음거인」이라고 불려지더라도 주변강대국에 비해 왜소한 덩치로 남게 된다.중국 소련과 국경을 나누고 있으며 일본과도 50마일의 바다로 단절돼 있다. 다음으로 필요한 경제구조개혁에 대한 우려다.북한의 왜곡된 경제체제와 북한 노동력의 남한내로의 수용에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또 통일비용을 누가 댈 것이냐는 것도 문제다.독일 경제학자들은 동독의 경제개혁을 위해 6천억∼1조3천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한반도의 통일비용은 독일과 비교할때 2천5백억∼5천억달러로추산된다. 그러나 한반도가 이런 도전을 딛고 일어설때 적의와 분단은 공동의 번영에 자리를 내줄 것이고 이것은 미국에도 이익이 되는 목표일 것이다.
  • 외언내언

    신정연휴가 끝나기도 무섭게 시작된 국제정치의 첫 무대가 서울에서 펼쳐지고 있다.부시미국대통령의 아시아순방과 한미정상회담이 세계의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부시는 세계정상국의 정상이다.그의 92년 정치·외교시동이 서울에서 걸리고 있는 것이 시사하는 것은 무엇인가.92년의 세계가 한반도를 중심으로 분주해질 수밖에 없을 것같다는 생각을 한다.◆91년말을 고비로 남북화해와 공존의 기틀은 마련되었다.잘 지켜지고 실천만 되면 92년은 「한반도의 해」가 될지도 모른다.남북통일은 「밤도둑처럼 예고없이 어느날 밤 갑자기 들이닥칠지도 모른다」는 예언도 있다.통일까지는 아직 길은 멀어보이지만 거리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것 같다.◆5일자 미워싱턴 포스트지의 한반도 전망기사는 새해 벽두의 우리를 고무시킨다.통일을 서둘러야 하겠다는 생각도 하게 한다.하버드대 아시아문제전문가인 에버스타트는 「한반도가 벽을 허물면」이라는 글에서 독일에 비해 어려움은 많지만 이 도전만 극복하면 「적대와 분단은 마침내 공동의 번영에자리를 양보할 것」이며 「통일한국은 지역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4천3백만의 남한과 2천1백만의 북한을 합치면 독일을 제외한 유럽의 어느 나라보다도 인구가 많은 세계14위의 인구대국이 된다는 것.총생산은 세계12위.북한의 무역은 보잘것 없으나 한국은 세계11위의 수출국이요 10위의 수입국이라는 것.이것이 그냥 합쳐도 지역강대국이 되기는 간단하다는 이야기다.◆통일만 되면 한반도가 지역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는 많다.북쪽엔 세계 제1의 인구대국과 자원대국에 접하고 남쪽으로는 경제·기술·자본대국과 이웃하고 있다.조선말기엔 비극의 조건이었지만 내일의 통일한반도엔 비약의 환경일 수 있다.「21세기의 중심국가」가 허황된 꿈은 아닐 것이다.희망을 갖자.
  • 자학·자조에 그쳐선 안된다(사설)

    금년처럼 어둡게 시작된 새해도 없다.모든 것이 비관적이고 모든 예측은 부정적이다.회생불능해 보이던 남미도 활발하게 소생되고 있고 서남아시아 여러나라가 용의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추적해 오는데 우리나라만은 전락의 징후를 자탄하고 있다.근면하고 긍정적이어서,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노동력으로 칭찬받던 「한국의 근로자」가 중국의 것에 비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만큼 「뒤떨어지는 것」이 되어 버렸다. 그러므로 금년은 물가는 상승하고 수출은 떨어지며,산업인력은 모자란데 근로의욕은 상실된 매우 난처한 해가 될 것이라는 짐작이다.거기에다 선거가 여러번 거듭되어 그나마의 성장능력을 잠식하고 혼란을 가중시키리라는 것이다. 모든 예측기관이 일제히 울리는 이런 경종때문에,우리에게서는 방금 패배와 자조의 기운이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마셔버린 샴페인」에 대한 자책,용은 커녕 「지렁이가 되어버린」자채이 스스로 포기해 버리는 자학의 징후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우리에게 가장 고약한 일은 이들자조와 자학으로 이어지는 좌절감이라고 할수 있다.그렇지 않아도 가난과 외침의 시련,분단의 불행에 오랜동안 시달려 온 우리에게는 자기비하의 독설과 열등의식의 흔적이 뿌리깊은 곳에 잠재되어 있다.잠깐 동안 이룩한 성취의 빛나는 자신감은 이 잠재의식에 의해 아주 쉽게 무너질수 있다. 지금 우리의 최대의 적은 바로 이 어둡고 우울하게 엄습해오는 자학과 패북의식이다.냉철한 자기진단을 위한 성찰로서가 아닌 「비관」은 자포자기로 몰아넣기 쉽다.60년대이후 경제개발 신화를 창출하며 「기적의 한국인」의 능력을 발휘한 것은 우리의 외형적 조건이 개선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 아니고 우리에게 내재된 해묵은 패배의식과 자조를 떨쳐 버리고 자신감을 거머쥘 수 있던 것으로부터 가능성은 실현되기 시작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시민정신이 분담해야 할 몫이 매우 크다.어떤 의미에서는 60년대에 우리가 지녔던 자각이 이룩할 수 있었던 성과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는 뜻도 된다.한차원 성숙한 시민의식이라야 감당할 수 있는 세기가 이제 바야흐로 열리고 있는 것이다. 고통을 분담할줄 아는 어른스런 시민이라야 선진국국민의 자격이 있다.우리앞에 가로 놓인 과제도 바로 그것을 요구하고 있다.근면할줄 알고 근검을 생각하며 대화로 합의하고 깨끗한 선거,도덕성을 잃지않는 시민정신으로 대처하는 것만이 난국을 푸는 열쇠다. 우리는 결코 열등한 민족이 아니다.외세에 의한 민족의 가장 큰 고통인 분단현실까지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우수하고 현명한 민족이다.국력도 체험도 축적한 놀라운 국민이다.자기환멸의 자해에 빠지지말고 스스로의 발아래를 다져 희망이 있는 터전이 되게 해야한다.한차원 성숙한 「놀라운 한국인」은 반드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 「비핵화선언」 채택이후 한반도 기류/긴급대담

    ◎4강의 「남북교차승인」 가능성 높아졌다/「공존의 틀」 안에서 제한적 교류 확대전망/김정일 연내 완전세습… 개방전면 나설 듯/올해가 북 체제유지 고비… 일등서 경원얻기 주력할 듯 남과 북은 지난해말 「남북합의서」와 「비핵공동선언」이라는 한반도 분단극복사에 길이 남을 두개의 역사적 합의문건을 이끌어 냈다.남과 북이 이제 비로소 통일로 다가서는 대장정의 첫 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남북간 화해와 평화공존의 원년이 될 임신년 한해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북한의 대내외정책 및 남북관계 등에 초점을 맞춰 김일평교수(미코네티컷대교수·현 서울대교환교수)와 유석렬교수(외교안보연구원연구부장)의 대담으로 전망해 본다. ­북한 김일성주석의 올 신년사에 대해 대내외의 관심이 쏠렸으나 정작 발표된 내용을 보면 눈에 띄는 대목이 없는 것 같습니다.올 신년사에 대해 간략한 평가를 내려주십시오. ▲김일평교수=첫째 과거에 비해 그 표현이 매우 온화해진 점을 특징으로 들수 있겠습니다.그다음 핵문제에 대해서는 「핵개발의도도 없고 능력도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으며 사회주의체제의 우월성을 유난히 강조했습니다.사회주의의 몰락을 시인했다는 일본언론들의 평가는 옳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유석렬교수=먼저 형식상에 있어 과거에 비해 간략해진 점이 눈에 띕니다.90년 1만2천자,91년 1만4천자였던 신년사의 분량이 올해는 1만자에 그쳤습니다.또한 팀스피리트훈련중지,주한미군철수 등이 명시적으로 거론되지 않았으며 신년사에서 해마다 강조됐던 민족통일정치협상회의의 소집제의가 이번에는 빠졌습니다.또 연방제란 기존의 통일방안주장도 「자주와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라는 표현으로 대치됐습니다. ▲김교수=과거보다 온건한 태도로 남북관계를 정의했는데 이는 남북이 평화공존체라는 현실을 인정한데서 비롯된 것입니다.주한미군철수나 3자회담주장 등을 되풀이하지 않은 것은 대미·대일외교정책등의 전환을 위한 이념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고려로 볼 수 있습니다. ▲유교수=북한은 지금 그들 체제를 어떻게 존속시킬 것인가를 당면한 과제로 안고 있습니다.때문에 경제난타개라든가 국제적 고립탈피,대내적 사상교육의 강화등을 주요 해결방도로써 제시하고 있습니다.남북합의서의 이행과 실천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은 상대방체제의 「존중」과 「인정」을 통해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입니다. ­올해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나이가 80세,50세가 되는 해입니다.지난해말 김정일이 군최고사령관에 올랐듯 김부자의 권력승계가 올해안에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예상은. ▲김교수=남북합의서 채택이나 비핵화선언 등은 권력승계를 위한 보장조치의 하나입니다.김일성은 이를 김정일의 공로로 돌리며 권력승계를 마무리지으려는 계산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오는 2월16일(김정일의 생일)과 4월15일(김일성의 생일)사이에 최고인민회의가 소집돼 국가주석직 승계가 이뤄지리라 예상됩니다.김정일은 70년대초부터 당·정 모든 기관에 「자기 사람」을 심어오고 있어 사실상 권력승계는 시기만을 남겨놓고 있는 셈입니다.군최고사령관에 추대됐다는 것은 국가주석에 오른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경우 김일성과 혁명1세대들의 위상을 어떻게 정립하는가가 과제로 남을 것입니다. ▲유교수=김정일권력승계는 남측이나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북한내부에서는 그리 중요한 사안이 못됩니다.김정일은 이미 권력의 80∼90%를 행사하고 있습니다.지난해부터 그는 「또 하나의 수령」으로까지 불려오고 있습니다.그 때문에 김정일이 주석직에 오르든 총비서가 되든 별 의미가 없지만 지금과 같은 격변기에 능력이나 카리스마에서 김일성에게 처지는 그가 전권을 넘겨 받았을때 내부적인 마찰을 감당해낼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앞서 지적한대로 북한은 현재 시급히 해결해야할 당면과제가 너무 많습니다.따라서 완전한 권력승계는 없으리라 보는데 다만 「최고사령관」에 맞는 국가주석직을 최고인민회의 조기개최를 통해 넘겨받을 가능성은 없지 않습니다.그 경우 북한의 권력구조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원집정제 형식을 띨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경우 중국의 등소평→강택민총서기같은 통치형식이 되겠군요.김정일의 권력승계가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김교수=김정일이 전권을 행사한다면 남북관계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입니다.이는 6·25를 일으킨 장본인이며 무력통일을 목표로 해온 김일성주석의 역할과 그의 시대가 끝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김정일은 통일을 장기적 목표로 돌리고 평화공존을 추구하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지도자가 될 것입니다.북한은 이를 통해 남북정상회담등의 카드를 내세워 남측에 김정일에 걸맞는 새로운 세대,새로운 체제가 나타나야 한다는 선전공세를 펼칠 것입니다. ▲유교수=합의서채택,핵문제해결 등이 김정일의 주도아래 이뤄졌다는 점이 그의 권력세습을 정당화하는 좋은 요소가 될 것은 분명하지만 92년을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영광스런 승리의 해」로 만들기 위해서는 김일성의 후광이 아직 더 필요합니다. ­합의서채택,비핵공동선언 등으로 올해 남북관계가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됩니다.올 남북관계의 전개를 어떻게 예측해볼 수 있을까요. ▲김교수=합의서의 이행과 실천을 위해서도 김정일의 권력승계는 필수적입니다.북한 내부에도 합의서채택에 부정적인 집단이 있을 수 있는데 그들은 바로 김일성라인의 군부입니다.이들 반대세력을 설득하고 통제하기 위해서도 김정일권력승계가 필요하며 군부의 세대교체가 필연적입니다. 남북교류문제및 이산가족해결 문제,정상회담개최 등을 위한 각종 남북협상과 협의가 활발해질 것인 바 이를 통해 북한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입니다. ▲유교수=지난해 양측이 합의서 채택을 필요로 했듯 올해도 합의서 내용을 실천해야할 필요성이 남북 양쪽에서 공히 제기되고 있습니다.때문에 합의서는 예정대로 2월 6차 고위급회담을 통해 발효되고 합의서에 따른 각종 분과위구성이나 공동위원회 구성이 이어질 것입니다.경제교류가 활발히 진척될 것이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빈번하게 왕래하며 구체적인 교류방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체제공존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인적교류나 종교교류와 같은 것은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교수=「개방」에 대한 남과 북의 개념이 다릅니다.북한은 우리가 말하는 「문호개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부문에 서방이나 남측의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여 경제개발을 도모하는 식의 「개방」정책을 펼 것입니다. ­북한의 대일·대미 관계는 어떻게 전개되리라고 보십니까. ▲유교수=먼저 일본이 북한과의 수교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남북유엔동시가입·핵사찰·남북관계의 의미있는 진전등이 모두 이루어졌기 때문에 북­일수교 교섭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도 북한과의 접촉수준을 대사급으로 격상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어 수교로까지의 발전도 상정해볼 수 있습니다. 한중수교 역시 분위기가 성숙되고 있으므로 미·소·중·일 4대강국의 남북한교차승인도 기대를 걸어 볼만합니다. ▲김교수=한반도의 통일과정은 「2(남북)+2(미중)+2(일소)」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봅니다.중국은 북한과 전쟁지원으로 맺어진 「혈맹」이며 휴전협정 체결시 서명국으로 북한의 대외정책 결정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이는 지난해 5월 중국 이붕총리가 평양을 방문한 직후 북한의 유엔가입발표가 있었고 10월 김일성의 북경방문후 남북합의서가 채택된데서도 시사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의 등소평이 『북한과 일본이 수교하면 중국과 한국과의 관계도 쉬워진다』고 여러차례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중국은 북­일수교를 지원할 것이 분명하고 이에따라 한중수교분위기도 양호해질 것입니다. 또 미국은 이제까지 남한과의 관계를 고려,대북한정책에 있어 「독립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으나 합의서 채택으로 북한과 독립적 외교를 펴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에 있어 92년은 권력승계 등의 내부문제와 남북관계·미일등과의 대외관계 등으로 부하가 많이 걸리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예상되는 북한의 태도 변화는. ▲유교수=김일성은 신년사에서 북한의 식량·에너지확보를 「긴절한 과업」으로,92년을 「대농의 해」로 언급하면서 북한주민의 식·의·주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재삼 강조하고 당·인민의 결속과 통일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맬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는 북한정권이 올해의 통치역점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인데 북한의 최대관심사는 급변하는 상황속에서 체제유지를 위한 내부단결이 될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이를 위해 미국과 일본의 관계개선에 주력하는 한편 이들 두나라로부터의 경원을 적절히 활용,체제유지냐 붕괴냐의 분수령이 될 올 한해를 슬기롭게 풀어나가고자 할 것입니다. ▲김교수=북한정권은 심각한 그들의 경제난이 인민들로 하여금 경제해결을 모토로 내건 사회주의체제에 회의를 품도록 부추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올 한해 대주민 사상교육과 통제에 전례없는 역점을 둘 것입니다. ­이렇게 내외의 여건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속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추진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교수=현재 대북정책을 맡고 있는 실무자들의 의식과 자세는 상당히 앞서 나가고 있으나 아직도 국민감정은 냉전적 사고를 벗지 못하고 있는게 우리의 현실입니다.따라서 정부는 정부대로 전향적 정책을 계속 추진하면서 대북관계에 대한 국민감정의 합의(consensus)를 이루어내 국민감정이라는 현실과정책의 괴리를 없애야 합니다. ▲유교수=통일을 성급하게 앞당기려고 만드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생각입니다.통일에 이르기까지 한반도는 긴장완화(평화공존)→북한개방→북한의 민주·자유화의 3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는 남북이 평화공존의 첫 계단에 올라선데 지나지 않으며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위해 보다 착실하고 면밀한 준비에 모두의 슬기를 모을 때입니다.흥분은 통일에 전혀 도움이 안됩니다.
  • 노 대통령 신년사/전문

    ◎“우리 모두가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깨끗한 선거로 정치풍토 바로 세워야” 친애하는 국민여러분,해외동포 여러분, 1992년 희망의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올해가 여러분 모두에게 기쁨과 보람에 찬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북녘의 2천만 동포 여러분에게도 이 해가 더 없는 축복의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전세계에서 한민족으로 자랑스런 삶을 개척하고 있는 6백만 해외동포 여러분에게도 따뜻한 인사를 전합니다. 우리는 올해가 「민주·번영·통일」로 가는 겨레의 여정에 획기적인 도약이 이루어지는 해가 될 것이란 믿음을 나눕니다.전국 방방곡곡,사회 각 분야에서 국민 여러분이 땀흘려 일하고 참고 기다린 만큼 나라의 큰 발전을 이루고 그 알찬 결실을 함께 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새해는 7천만 한민족공동체 건설의 위업을 실현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남북한은 지난달 「남북합의서」에 서명함으로써 대결과 분단의 어두운 시대를 마무리 짓고 화해와 협력의 밝은 시대를 열었습니다. 우리의 자주적인 노력으로 「핵의 공포가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려는 꿈에도 큰 진전이 이루어졌습니다.저의 한반도 비핵화 제안과 그 선도적 실천에 북한이 적극 호응하여 핵무기제조시설을 갖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정녕 반가운 일입니다. 이제 남과 북은 통일을 향하여 함께 전진해야 합니다.남북합의서의 내용이 하나하나 성실하게 실천에 옮겨져야 합니다.끊어진 길을 다시 잇고 멈춰선 열차는 다시 달리도록 해야 합니다. 남과 북을 가르는 철조망을 걷고 사람과 물자와 정보가 자유롭게 오가도록하여 남북의 온 겨레가 한 울타리속에 사는 통일의 날을 앞당겨야 합니다. 냉전시대가 끝난뒤 나라와 지역사이에 번영을 다투는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새해 우리가 해야 할 최우선의 과제는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찾아 다시 한번 힘찬 도약을 이루는 일입니다. 그것은 근로자와 기업,국민과 정부…모든 경제주체가 한 덩어리가 되어 더 열심히 일하고 새로운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정부는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으며 새해에는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입니다. 1992년은 또한 그동안 온 국민이 함께 참고 가꾸어 온 민주주의가 국민의 생활속에 튼튼하게 뿌리내리는 해가 될것입니다.민주주의는 이제 나라의 발전을 이끄는 힘의 원천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여 올해 있을 선거를 돈안쓰는 선거,깨끗한 선거로 치러야 합니다.선거 때문에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국민생활의 안정이 흔들려서는 결코 안되겠습니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올해를 정치풍토를 바로 세우고 앞선 민주주의를 이 땅에 정착시키는 해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안정과 질서를 지켜 나갈때 비로소 정치일정과 경제발전은 물론 남북관계의 진전도 순조롭게 이루어질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올 한해도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법과 질서를 지켜나가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국민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속에 사회전반에 일고있는 새로운 국민운동도 새해들어 더욱 활발히 전개되기를 기대합니다. 통일된 민주주의 나라,번영을 누리는선진국의 오랜 꿈이 눈앞에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힘이 용솟음치는 새해 아침,온 국민의 뭉친 힘으로 이 시대적 과업을 이룰 것을 다집합시다. 다시는 분단과 전쟁의 비극이 없는 나라…다함께 풍요를 누리는 나라…국민 모두가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나라를 오늘의 우리가 실현해야 합니다. 우리 다함께 이를 위한 힘찬 전진의 대열에 나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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