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분단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파병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산불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현미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노인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017
  • 외언내언

    「한마리의 요괴가 유럽을 배회하고있다.공산주의란 이름의 요괴다」.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쓴 최초의 과학적사회주의강령문서인 공산당선언의 첫머리에 나오는 대목이다.1848년 영국 런던에서의 일이다.이 요괴가 1917년 마침내 정착한 곳이 구러시아였다.공산요괴덕분에 소련으로 변했다가 지금은 다시 새러시아로 돌아간 곳이다.◆구러시아를 근거지로 동구를 삼키고 중국을 지배했으며 한반도도 절반을 장악하는 위세를 떨치던 공산요괴가 자기모순에 빠져 어느날 갑자기 떠나버린 자리에 혼돈이 끊이질 않고있다.공산요괴의 빈자리에 나타난 민족주의란 이름의 새요괴가 배회하고 있기 때문이다.◆공산요괴가 무리하게 만들어낸 공산대국 소련을 하루아침에 15개 독립공화국으로 붕괴시켜버린 민족주의요괴때문에 지금 당장 가장 심한 고통을 당하고있는 나라는 역시 공산요괴의 강압으로 만들어진 모자이크의 나라 유고.민족주의가 민족을 청산하는 유혈의 난센스까지 벌어지고있다.비슷한 운명의 체코는 양분되고.자연발생의 민족주의가 인공적인 공산요괴의 무이를 압도하고있는 결과다.◆하나 민족주의가 반드시 분열만 가져오는것은 아니다.공산요괴에 의한 무이·모순의 이합집산을 강요당했던 구공산권에서는 자연스런 원형복귀의 분열을 야기시키고있지만 예멘이나 독일의 경우엔 통일을 가져왔다는 사실도 간과해선 안될것이다.공산요괴에 의한 동일민족의 분열과 분단이 무리와 모순이었기 때문에 이 경우는 오히려 통일과 단합이 자연의 순리라 할수있을 것이다.◆우리는 여기서도 공산요괴가 마지막으로 버티고있는 한반도를 생각하게된다.한반도의 분열과 분단도 따지고보면 공산요괴의 이데올로기적 탐욕에 의한 자연거부의 무이에서 비롯된것.공산요괴만 떠나준다면 구공산권과는 다른 민족주의자연회복의 독일·예멘식통일이 한반도에서도 간단하지않을까 생각해본다.
  • 동북아 정치구도 바꾼 한­중 수교(해외사설)

    한국과 중국의 수교는 한국측으로서는 경제적 측면에서 이점이 있고 중국측으로서는 정치적 승리라고 할 수 있겠다. 「작은 호랑이」 한국은 정치적 제휴를 통해 자신의 세계 세번째 무역파트너인 중국과 경제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되었으며 중국은 천안문사태이후 초래된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에서 조금 더 헤어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양국에 예정된 수순의 하나이기는 하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동시에 양측에 유익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전이후 계속되었던 적대적인 두 국가의 상호 승인은 더 나아가 두가지 측면이 있음을 볼 수 있다. 첫째로 한중수교는 냉전의 마지막 장을 해소시키는 것이라고 하겠다.중국은 한국전쟁시 군사적으로 북한의 중요한 동맹국이었으며 중국과 북한간의 군사동맹은 중국이 한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동안 불변의 것으로 보였었다.이때문에 사람들은 한국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북한의 핵개발계획에 중국이 협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이 중국과 수교함으로써이러한 추측은 더이상 필요없게 되었으며 북한은 이제 국제적으로 거의 고립되었다.이는 한국측으로 보아서는 자신의 안정을 확보할 수 있는 한 요인이며 아울러 한국이 분단이후 계속 노력해온 한반도 통일을 용이하게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둘째로 중국은 국제관계에 있어 항상 하나의 조건을 내세우고 있었다.누구든 자신과 외교관계를 수립하고자 하면 대만과의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는 것이다.이같은 중국의 주장은 이번 한중수교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이때문에 대만은 가장 믿을만한 한국으로부터 버림을 받았을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동반자를 잃게 되었다. 그렇다고 한국과 수교함으로써 나타나게 될 중국의 전선변경이 중국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불확실하다.대만은 막강한 자신의 경제력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이점이 대만이 북한과 다른 점이며 한국이 중국과의 수교로 한반도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것과 비교된다. 한국은 이제 북방외교정책을 마무리함으로써 45년이래 정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중국과의 관계를 정상화시켰고 아시아의 정치 기상도를 바꿔 놓았을 뿐만 아니라 대북한관계와 한반도 긴장완화 과정에서 중국측의 협조를 기대할 수 있게됐다.
  • 정신대·사할린징용 희생자 3백69명/내일 대일손배소 제기

    ◎민간법률구조회 대일민간법률구조회(회장 지익표변호사)는 27일 종군위안부와 사할린강제징용자및 유족등 일제침략의 피해자 3백69명을 원고로 하는 「일제침략으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존재확인등 청구소송」을 오는 29일 한일합방 82주년을 맞아 도쿄지방재판소에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각료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인 조경한선생과 김행식민족대표 33인 유족회장을 비롯,종군위안부 생존자와 유족,부도환사건 생존자와 유족,사할린 강제징용피해자와 희생자유족,오키나와 징발피해자와 유족등이 원고로 나선다. 구조회는 이번 소송에서 ▲일제침략과정에서 작성된 각종 조약에 의해 우리나라를 지배한 불법행위 ▲한국불법지배기간중 자행된 토지수탈및 민족말살행위 ▲태평양전쟁중의 불법행위 ▲태평양전쟁으로 초래된 국토분단및 민족이산의 책임규명 등을 요구하고 일제의 침략에 따른 피해배상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조회는 또 일본측에 태평양전쟁 사망자의 유해 송환을 청구하고 사죄를 요구하기로 했다. 특히태평양전쟁이 국토분단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지적,일본 정부에 국토를 통일하기까지 소요되는 추정비용 2천억달러를 지불할 책임이 있음을 주장할 계획이다. 구조회 부회장 용태영변호사등 변호사 5명과 원고 10명은 28일 소장을 내기 위해 일본에 건너갈 예정이다.
  • 역사적 한·중수교를 보며/송화춘 연변사회과학원 연구원

    ◎“2백만 조선족 새로 태어났습니다”/“이 감격 부디 「통일의 길」로 이어지길” 1992년 8월24일은 중국에 사는 조선족들에게 역사적인 날이었다.먼 사이로만 느껴졌던 중국정부와 한국정부가 수교문서에 정중히 서명함으로써 새로운 동북아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이번 수교로 인하여 우리 조선족의 입지가 당당해졌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나라의 수교는 특히 경제발전에 새희망을 심어주었다.따라서 중국속의 조선족들은 보다 나아지는 삶을 기대할 수 있게되었다.민간형식의 경제교류가 진행되어온 것도 사실이나 두나라 수교를 계기로 보다 넓은 공식적 경제협력을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한국동포 경제인사들이 중국에 와서 많은 산업시설에 투자해주길 바란다.특히 우리 민족들이 몰려사는 연변지구에 공장을 세워 동포들끼리 오순도순 꾸려나가는 날이 분명히 달려오고 있다고 믿는다.조선족이 살아온 역사를 돌이켜보면 험난할 뿐이다.일제의 압정에 쫓겨온 대륙에서 외롭고 슬픈 삶을 살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도 외롭지 않고 더이상 버려진 민족이 아니다.우리의 손을 함께 잡아줄 한국의 동포들이 있으니까….한국의 동포들과 터놓고 살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눈치 보지 않고도 찾아갈 그 대한민국이 더 가까이 다가왔다.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중국땅에 와살면서 연변땅에 연변자치주를 설정한지 벌써 40주년이 되었다.그래서 오는 9월3일에 맞는 자치주 설정 40주년 9·3절이 더욱 뜻깊다. 우리는 예부터 평화를 갈망한 민족이다.그리고 자주적 생활을 영위했다.1910년 일제에 강점되어 식민지통치에 시달린 적도 있다.다행히 1945년 광복을 맞이했지만 민족의 의사와는 상반된 남북분단의 비극을 겪어야했다.그 비극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우리 배달민족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염원은 사무치고 있으나 실현되지 않고 있는 분단상황이 안타깝다. 두나라의 수교가 아무쪼록 통일로 이어지는 것을 바라는 마음은 어디 중국에 사는 조선족에게만 있으랴.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을 눈으로 본적은 없다.그러나 분계선이 남북을 갈라놓고 있다는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념을 달리한 한중 두나라가 수교라는 이름으로 거리를 이웃처럼 좁혀놓았는데 민족끼리 분단의 벽을 허물지 못하는 남북현실이 우리조선족들에게도 한으로 남는다. 남북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평화통일은 이뤄져야 한다.혈육이 남북으로 갈라져 서로 안부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이산의 고통도 사라져야 한다.한핏줄을 타고난 민족이 통일되어 부강한 나라 코리아가 동방의 빛으로 솟아나는 날을 기다리고 싶다. 이제 막 실현된 한중수교는 한반도 평화통일에 일조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져보는 것도 민족의 염원이 통일이라는 점 때문이다.그리고 실제 냉전이 종결되고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세계정세속에서 이루어진 한중 우호관계는 남북대화와 교류를 보다 촉진시킬 수 있다고 본다. 하여튼 간에 두나라의 수교는 친선합작관계를 의미한다.두나라 발전을 위한 기폭제로서 한반도 정세완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다.또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평화 정착에도 적극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이러한 일련의 성과는한·중간의 유대가 뚜렷할수록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은 물론 두나라가 유구한 역사속에서 조우한 우정부분도 확인되지 않을까 한다. 중국은 1980년대부터 개혁개방정책을 표방했다.이에따라 유엔헌장의 원칙은 지켰다.유엔헌장에 의한 국가간의 상호존중,평등호혜,평화공존 원칙이 바로 한·중수교를 촉진했다.그리고 이 원칙들이 준수되는 상황에서 경제협력도 이루어질 것으로 추측된다. 또 수교에 즈음하여 생각할 수 있는 일은 문화교류를 통한 공감대 형성이다.두나라 문화에는 상호공통요소가 찾아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중국속의 조선족은 민족고유의 진솔한 문화를 지니고 산다. 바로 며칠 후이면 다가올 9·3절에서도 우리 조선족은 그옛날 민족들이 가꾸어온 민속을 펼칠 것이다.원형을 거의 잃지 않은 민족고유의 민속을 돌아볼 올해의 9·3절은 어느때보다 큰 축제로 승화되리라.왜냐하면 한·중수교 원년에 맞는 우리 2백만 조선족 최대의 명절이어서 그렇다.
  • 한­중수교… 워싱턴의 시각/핵문제 풀어야 미·북한관계 개선

    ◎상황변화 불구,주한미군 주둔정책 견지될것 한중수교에 대한 미국정부의 기본입장은 3가지로 압축된다.그것은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가져오는 발전적 조치로 환영하고 ▲한국과 중국의 외교관계수립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북한정책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으며 ▲북한이 극도의 고립감을 탈피하기 위해 남한에 대해 어떤 적대행위를 도발할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같은 미국의 입장은 24일 국무부의 조 스나이더대변인이 정례브리핑을 통해 밝힌것이다.그는 특히 양국의 수교는 동북아지역에 있어서 상호이해와 의사소통을 용이하게할수 있을것이라고 덧붙였다.스나이더대변인은 「한중수교에 따라 미국의 대북한태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것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과의 관계에 관한한 아주 명확한 태도를 취해왔으며 우리가 지금까지 논의해온 조건들에 있어서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수교가 북한의 핵사찰(남북한상호핵사찰)에 대한 거부반응을 완화시킬것으로 보는가」라는 물음에 『북한에 물어봐야할것』이라면서도『북한은 무엇보다 그들의 핵개발계획에 관해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어야할것이며 핵사찰등을 비롯한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그들 스스로가 부응해야할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극도의 고립감으로부터 벗어나기위해 대남도발행위를 할 가능성이 없느냐는 추가질문에 한마디로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의 이같은 기본입장은 ▲대북한관계 ▲대한반도정책 ▲대동북아정책등 3가지 측면에서 분석이 가능할것으로 생각된다. 첫째,대북한관계에 있어서는 북한이 그들의 핵문제를 그들 스스로 풀지않는한 국제적 고립은 더욱 가중될것이라는 메시지를 다시한번 강조하고있는 것이다.이는 곧 북한이 현재 그들의 거부로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남북한상호핵사찰을 받아들일때까지는 미­북한관계개선은 있을수 없다는것이다.다시말해 북한에 대해 핵사찰문제의 관문을 통하지않고는 관계개선의 길로 나설수 없다는 의미이다.뿐만 아니라 국무부대변인이 말한대로 「여러가지 조건들」에 변함이 없다는 뜻은 북한의 중동지역에 대한 미사일수출자제등도 포함되는것으로 이해된다. 둘째,미국의 한반도정책측면에서 보면 한중수교로 인해 기존의 한미유대관계가 영향을 받을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한국정부도 이 점에 관해 완전히 미국과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따라서 기존의 주한미군감축계획이외에 한중수교가 새로운 감축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것이며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될때까지는 2단계 주한미군감축계획을 일단 중단한다는 미국정부의 방침도 계속 견지될 것으로 분석된다.또한 중단된 한미합동 포커스 레티나훈련등도 재개될 가능성이 큰것으로 분석된다. 셋째,미국의 대동북아정책과 한중수교는 다소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석할수 있다.국무부가 『동북아에서의 상호이해와 의사소통을 용이하게할것』이라고 말한것은 한중수교가 냉전이후의 새로운 화해질서를 동북아에서도 구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는 말과 다르지않다.미국이 냉전의 종식을 위해 그동안 외교적 노력을 다해왔고 남북한이 분단되어있는 한반도주변의 동북아만이 냉전의 마지막 유산이라는 점에서 한중수교는 미국의 대동북아정책에 일단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줄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이 한중수교와 관련하여 보는 시각가운데 빼놓을수 없는것은 이것이 남북한관계개선에 압력및 촉매제로 작용하고 나아가 통일에 기여할것이라는 한국정부의 평가에 동감을 표시하고있는 점이다.한중수교막후협상이 거의 마무리단계에 도달했을때인 지난7월말 김종휘대통령외교안보수석보좌관이 워싱턴을 방문,미고위인사들과 만나 이같은 인식에 이미 일치를 본것으로 관측된다.
  • 동북아 냉전체제 종식 공영시대로/노 대통령 한·중수교 담화문/요지

    ◎평등·호혜의 선린우호관계 재확립/핵문제 해결 등 남북관계 도움 기대 저는 오늘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나아가서는 동아시아의 안정과 공영에 커다란 진전이 이루어졌음을 국민 여러분에게 알려드리려 합니다.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오늘을 기해 오랜 비정상적 관계를 청산하고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북경을 방문중인 이상옥외무장관과 전기침중국외교부장이 오늘 아침 두나라의 수교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습니다. 두나라는 유엔헌장의 원칙들과 주권과 영토보전의 상호존중,상호 불가침,상호내정불간섭,평등과 호혜,그리고 평화공존의 원칙에 입각하여 항구적인 선린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우리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정부를 중국의 유일 합법정부로 승인하며,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한국과 중국 두나라는 수교합의와 더불어 양국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하여 두나라 정상사이에 회담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습니다.이에따라 저는 양상곤중국국가주석의 초청으로 가까운 시일안에 중화인민공화국을 공식방문할 것입니다. 한국과 중국 두나라는 역사적 지리적으로,또 문화적으로 수천년동안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깊은 유대속에서 선린우호관계를 맺어 왔습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일제의 침략,냉전체제와 한반도의 분단,중국의 내전,그리고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매우 불행한 역사로 두나라는 1세기 가까이 공식수교가없이 부자연스럽게 지내왔습니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정착을 추구하는 공통의 이해위에서 이루어진 두나라의 수교는 냉전시대의 마지막 유물인 동북아시아 냉전체제의 종식을 예고하는 세계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또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향한 마지막 외적 장애가 제거되었다는 민족사적 의미도 있습니다. 두나라 사이의 수교와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은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며,그동안 쌓아온 실질적인 교류를 더욱 확대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해 두나라의 물적 교류는 58억달러에 이르렀으며,올해는 1백억달러를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나라의 인적왕래도 작년 한햇동안 10만명에 이르렀으며,올해는 15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두나라의 교류확대를 통해 양국 국민이 얻는 호혜협력의 이득은 매우 클 것입니다. 저는 이번 한국과 중국의 수교로 제가 대통령취임사와 7·7선언을 통해 국민여러분에게 약속드린 북방정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수교회담에서는 한·중관계의 발전방안 뿐 아니라 북한의 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역할에 관해서도 폭넓은 논의가 있었습니다.중국측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고 고무적이었습니다. 중국정부는 수교 공동성명에서 한반도가 한민족에 의하여 빠른 시일안에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혀왔습니다.저는 한·중 수교가 남북한 당면문제의 해결과 관계발전,나아가서 한반도의 평화적 안정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중국과의 수교로 우리와 대만사이의 공식관계가 단절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일입니다.이는 중국정부가 예외없이 적용하고 있는 「하나의 중국」원칙과 국제정치의 현실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이기는 하나,우리가 그동안 대만과 맺어온 우호관계를 생각할때 몹시 안타깝고 마음 무거운 일입니다. 우리는 과거 우리의 항일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정부수립시기에 당시의 중국정부와 중국국민으로부터 많은 우호적 도움을 받은 점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와 대만 사이에 발전되어 온 민간차원의 교류협력 관계 또한 우리로서는 매우 소중한 것들입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정부는 중국과의 수교협상과정에서 우리와 대만과의 실질관계가 될 수 있으면 손상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했으며 공식관계가 단절된 후에도 최상의 비공식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우리의 뜻을 분명히 전달했습니다. 한·중 관계가 정상화됨으로써 이제 우리겨레의 평화적 통일을 막는 모든 외적장애가 극복되었습니다.이제 우리 앞에는 분단의 역사를 마감할 민족사의 새로운 장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한·중수교와 그에 따른 국제환경의 변화가 민족통일 실현의 값진 밑거름이 되도록 국민 여러분과 더불어 노력해 나가고자 합니다. 북한당국도 이 시대 역사의 대세에 호응하는 평화와 화해,그리고 진정한 민족대화합의 길로 하루 빨리 동참해 나오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 교과서부터 바로 잡아야한다(사설)

    역사적인 한중수교가 이뤄졌다.금세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던 일이 드디어 이뤄졌다.단순한 감회로만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큰 일이 이뤄진 것이다.국제관계에서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고는 하지만,마주보고 총을 겨눈 원한의 상대가,당해자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흔연한 친구관계를 맺게 된 것은 놀라운 변화이고 발전이다.한중수교는 그처럼 큰 수확이다. 어쨌든 두나라는 장한 일을 해냈다.어느 모로 보나 조그만 나라인 한국이 만리장성을 넘는 장정으로 거둔 이 성과를 우리는 소중히 여긴다.따라서 이를 훌륭히 결실시키기 위해 두나라가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그리고 그 과제중의 하나로 우선순위를 앞세워야 할일은,이세국민들을 가르칠 교과서를 바로잡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거듭 말하지만 한국과 중국은 적대관계에 있던 나라다.그것도 직접 원한관계를 맺고 있었던,「전쟁의 갈등」을 지닌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이였다.그런 관계의 나라들이 할수 있는 최상급의 적대요소를각급 교과서에 명시해온 나라인 것이다.이같은 내용이 하루빨리 바로잡혀야 한다. 교과서의 왜곡 정도는 양국이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우리 국민학교의 사회과 교과서에서는 세계주요국가의 국기를 기술하면서 「중화민국」의 청천백일기는 싣고,중국의「오성기」는 표시하지 않아왔다.이런 것이 당장 경과조치를 해서라도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그 밖에도 「미수교국」과 「수교국」간에 개입되는 각종 변화의 사안들이 현실적 수용을 요구하며 우리앞에 다가와 있다.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만이 그런 것이 아니다.중국측에도 그런 왜곡부분은 많이 있다.특히 친북한관계국가의 체제가 원인이 된 역사적 사실의 왜곡부분이 너무 많이 있다.그런 부분이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수정보완 되어야 한다.사회주의체제를 아직도 국가적 명분으로 수용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기술이나 묘사가 실제 이상으로 편향 왜곡되어 왔다.6·25전쟁에 대한 표현의 경우는 정면으로 반대되는 왜곡기술을 해온 것이,북한을 한반도의 유일 우방으로삼아온 중국의 입장이었다.이런 터무니 없는 모든 기술까지가 바로잡히지 않으면 안된다. 지난날의 교과서로 아직도 공부하고 있는 오늘의 청소년 학생들이야말로 수교를 이룩한 두나라가 실제의 우호국으로 살아가는 시대의 실제적인 주인공들이다.그들의 가소성높은 두뇌속에 적대관계가 청산되지 않은채 남아있게 하거나 잘못된 지식을 넣어놓는다는 것은 두나라를 함께 불행케하는 일이다. 또한 세계가 탈이념의 시대에 공존하면서 우호를 창출할 수 있게 되는 일은 미래의 인류가 염원하는 이상이다.사회주의체제를 무너뜨리지 않은 채인 중국이 아직도 이념과 체제의 분단을 극복하지 못한 한국과 수교를 하게 된 관계야말로 미래의 인류가 원하는 평화공존의 표본일 수있다.그 실현의 관건이 될 세대에 대한 교육이 오늘 이시점의 교육이라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95년이후 개정될 교과서는 물론 그 이전에라도 경과조치의 보완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남북한관계 전망(한·중수교/동북아 새 질서:3)

    ◎북 개방 앞당겨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대남경협 등 추구,개혁파 입지강화 예상/상호핵사찰문제서 윤통성 발휘 가능성 한중수교는 향후 개방이냐,아니면 체제고수냐의 선택을 강요할 것으로 보여 북한에게는 정권수립 이후 최대의 시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련및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의 잇단 몰락 이후 중국은 북한의 유일한 동반자였다.따라서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었던 「대형」 중국의 대한수교가 북한에게 큰 충격을 주었으리란 것을 상상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북한이 받은 충격파의 지속기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오히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번의 한중수교는 북한으로 하여금 대외개방을 촉진하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며 결과적으로는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석이다. 북한은 기왕에도 원유와 식량난으로 대변되는 경제난으로부터의 탈출을 위해 대미·일관계개선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온 터다.따라서 이런 시점에 이뤄진 한중수교는 북한에게 탈국제적 고립을 위해 적극적인 대외개방조치를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중수교에 나선 중국도 이번 수교와 관련,북한에 대해 사전양해를 구하는 한편 미국과 일본에 대해 대북교차승인을 촉구하고 이의 성사를 위한 측면지원등 지원책을 북한에 약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권의 불안정을 초래할 북한의 고립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중국은 북한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과의 수교사실을 지난 4월 김일성주석의 80회생일 행사때 방북했던 양상곤 국가주석 등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 역시 중국이 의리를 지킬만큼 지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중국을 비난하고 나서지는 않을 것이며 구소련의 경우와는 달리 북한과 중국은 향후에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와함께 동북아지역 특히 한반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놓고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 역시 한·중수교로 남한에 대한 부담을 벗고 대북수교를 촉진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환경의 변화와 함께 북한정권 내부에서도 남한과의 경협및 대서방 관계정상화를 이룩,실리를 추구하려는 개혁·개방세력의 입지가 강화돼 개방노선으로 방향타가 잡힐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이념이나 정책면에서 중국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아왔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한·중수교가 중국에서 개혁파의 정책적 승리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같은 맥락에서 북한내 개혁파의 입지 또한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중수교 시점에 맞춰 북한은 한·미·일이 관계개선의 전제조건으로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는 남북상호핵사찰이나 이산가족문제에서도 융통성을 발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즉 북한으로선 핵사찰수용 이외의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이들과의 관계개선이 불가능한데다 계속 버틸 경우 국제사회에서의 고립과 경제난의 심화가 불을 보듯 뻔해 결국은 문제 해결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상호사찰을 그리 쉽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핵사찰을 수용하더라도 한미 양국을 비롯한 서방측의 대북요구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생각하고 있으며 또한 남북한 상호 핵사찰요구를 그들의 「무장해제」로 해석,자칫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IAEA의 핵사찰이 끝날 때까지,또 남한과 미국의 대북 핵정책의 강도가 어느 정도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되는 양국의 대통령선거 이후까지는 태도변경을 유예할 것이라는 풀이다. 따라서 남북관계가 핵에 걸려 답보상태에 계속 머물러 있는 이상 단기적으로는 관계의 급진전등 가시적인 열매가 맺힐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또 한·중수교=북한의 대외개방이라는 등식의 예단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북한은 남북한 교차승인 즉 분단의 고착화라고 해석,「하나의 조선」논리를 계속 주장해온만큼 이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북한이 정권 창출전부터 모든 정책수립에서 중국을 모델로 삼았다는 점을 감안할때 그들 역시 한·중수교가 창출할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에 편입되지 않을 수가 없으리란 전망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환경변화는 북한 내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남북관계에도 필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 젊은 화가작품/「역사주제」가 새 흐름으로

    ◎90년대 들어 민중미술전유물서 탈피/구체적사건 소재로 다양한 실험작업/조덕현·한만영·신제남씨 등이 대표적 작가 90년이후 역사적 주제가 젊은 화가들의 표현수단으로 크게 반영되고 있다.과거 80년대를 주도했던 역사주제 회화가 다분히 민중미술의 전유물이었던데 반해 90년대에 들어 젊은 작가들에게서 나타나는 역사적 모티브 회화는 리얼리즘경향뿐 아니라 포스트모던적이거나 초현실주의적 흐름속에까지 용해되고 있다. 이같은 경향의 작업을 하는 젊은 작가들은 김산하 배동환 신제남 조덕현 강요배 김철겸 최정화 신학철 박불똥 김성룡 김호석 허진 임옥상 최민화 한만영 신지철등 수십명.80년대 민중미술계열의 대표적인 작가들도 일부 포함돼 있지만 90년대에 부각된 신예들이 많다. 이들의 역사주제 회화는 우선 일반적 역사의식이나 분단이후의 상황이라는 막연한 문제에 매달렸던 80년대와는 달리 특정시기의 구체적 사건을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의 간주와 연속성을 생생히 드러내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기법면에서는 역사적 사건이나 역사속의 주요인물로부터 역사의 흐름에 동참한 민초의 형상들을 단순한 서술성보다 혁신적 기법으로 되살리는 경향이다.또한 한국 근·현대사의 자료를 다원주의 절충주의를 특성으로 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에 맥을 대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조덕현 한만영 신제남 박불똥 신학철등이 역사주제를 포스트모던적 경향으로 풀어나가고 있는데 이들은 낡은 소재와 새로운 형식의 파격적 결합이나 콜라주와 몽타주기법 등으로 역사의식을 환기시킨다. 80년대 민중미술계열에선 회화적 행위와 노동력에 많은 가치를 부여한 반면 90년대에 나타난 포스트모던적 역사주제 회화는 우연적이고 개념적인 방식과 설치,퍼포먼스,하이테크 등의 다양한 매체에 중점을 두는 특성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물론 민중미술 계열의 작가들에게서도 역사주제 회화는 꾸준히 다뤄지고 있지만 리얼리즘에 입각하여 재현을 통한 역사성의 환기에 주력,우회성이 강조되는 90년대 젊은 작가들의 역사주제 회화와는 쉽게 구분이 간다. 민중계열이 여전히 이 시대의 분단문제나 외세배격,노사문제,인권등의 문제에 민감한 반면,90년대에 새로 등장한 역사회화는 우리의 전체 역사에 흐르는 예술적 에너지에 주목한다. 「월간예술」8월호는 평론가 10인을 동원한 특집「90년대 회화는 역사적 모티브를 어떻게 수용하고 있는가」를 통해 이같은 흐름을 집중분석,역사주제 회화가 90년대 미술의 주목할말한 큰 변화임을 확인시키고 있다. 이 특집에서 평론가 윤진섭씨는 『이같은 현상의 배후에는 국제적인 미술이념의 변동이나 사조가 놓여있다』고 했고,박신의씨는 『일부 민중작가들의 작품이 미술시장에서 팔려나가는 예에 비추어 역사주제 회화가 상업성과 결탁될때 역사는 단순한 소재로 전락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심광현씨는 『90년대에 새로 등장한 역사주제 회화가 아직은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의 애매함이나 깊이의 결여,회화적 형식의 빈곤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역사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오늘날같은 문화이행기에 있을수 있는 당연한 현상이지만 작가들이 역사를 지나치게 도상화시켜 표현을위한 표현에 머무르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것이 이 흐름을 바라보는 미술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 장편 「들」 발간 소설가 윤정모씨(인터뷰)

    ◎“농촌문제 조명하고 싶었어요”/세심한 인간묘사… 농촌문학 부활 예고 『실제 농촌생활과 농민운동 체험을 바탕으로 농촌문제를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농촌소설을 쓰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었는지 의문입니다』 장편소설 「들」을 상하2권으로 창작과비평사에서 출간한 소설가 윤정모씨(46)는 『대작을 써 냈다는 후련함보다는 우루과이라운드 등으로 짓눌리는 농촌현실에 여전히 가슴이 답답하다』고 소감을 말한다. 장편 「들」은 농촌문학의 맥이 끊긴 우리 문단에 농촌문학의 부활을 예고하는 드문 성과로서 더욱 돋보이는 작품이다.88·89년 「제비울」이라는 열악한 환경의 농촌마을을 배경으로 수세·추곡수매·우루과이라운드 등 당면한 농촌문제에 천착하는 이 소설은 빡빡한 현실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질박한 언어와 세심한 인간묘사로 훈훈한 인간미를 느끼게 한다. 『순창·임실농민회 농민들의 도움이 컸어요.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잘못된 점을 하나하나 개선해나가며 결코 웃음을 잃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서 농촌문제에 대한 낙관적전망을 찾을 수 있었지요』 「들」은 또 농촌현실 뿐만아니라 분단과 이념문제등 근대사의 질곡까지도 다루는 「총체소설」의 면모도 지니고 있다.이를 위해 전국 곳곳의 농촌을 취재했다는 작가는 『어느 농촌의 현실이나 6·25의 상흔 같은 끈끈하고 잔인한 역사를 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 소설을 쓰는동안 유독 많은 고생이 겹쳤다는 윤씨는 이제 소설을 끝마친 시점에서 땅에 대한 소중한 감정이 더욱 확고해짐을 느낀다고.윤씨는 현재 경기도 용인군 외서면 황새울마을에서 10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이기도 하다.1천평 정도의 밭에 그가 짓고 있는 농작물은 참외 오이 가지 콩 팥 참깨등 각종 채소와 곡식들이다.공해없는 유기농법으로 1년 먹을것을 자체 조달한다는 그는 『농작물은 역시 우리땅에서 난 농작물이 좋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경북 월성 출생으로 서라벌예대 문창과를 졸업하고 단행본을 출간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던 윤씨는 소설집 「님」 「고삐」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등으로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 옐친대통령의 광복절 친서(사설)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이 8·15광복절 축하친서를 보내왔다.러시아는 지금 자유민주국가다.구소련과의 국교수립도 2주년을 맞고있는 우리다.그것을 계승한 러시아의 옐친이 오는 9월 서울을 방문키로 되어있다.그가 우리의 광복절에 축하친서를 보냈다고해서 이상할것은 없다.당연한 예의요 절차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감회를 느끼게 되는것은 왜일까.오랜 적국이었던 나라의 대통령으로부터의 처음있는 일이며 전례없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지난날의 역사에 대한 기억들 때문일수도 있다.시대의 변화를 새삼 실감케 된다.비슷한 내용의 광복절축하친서가 남북한에 공히 전달되어야하는 오늘의 한반도상황에 대한 실망과 안타까움 때문인지도 모른다. 친서는 북한에도 전달되었다.좀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북한에만 보내던 것이 한국에도 확대된 것이라 할수있다.오늘의 러시아가 자유민주 러시아란 사실을 생각하면 여운이 남는다.우리는 그점을 주목한다.러시아의 대한반도정책이 남북등거리임을 의미하는 것이어서는 안될것이다.그것은 우리가사양하고 경계하는 바임을 일깨워두고싶다. 얼마전 러시아는 북한과의 우호조약개정필요성을 지적한 우리의 문제제기를 비판하고 북한과의 관계유지를 강조함으로써 우리의 의구심을 자극 한바있다.우리는 러시아가 북한과 건전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반대하지 않는다.북한에대해 러시아가 일정한 영향력을 유지하는것은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그러나 그것이 남북분단의 고착과 남북등거리에 의한 2중외교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란점을 러시아는 물론 주변강대국들도 인식해야할 것이다. 우리에게 전달된 친서의 내용이 그러한 우려를 얼마간 씻어주고 있는것은 다행스런 일이라 생각한다.『한국이 통합되고 독립된 민주국가로서 우리 두나라가 속해있는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시대가 도래될 21세기에 들어가게 되기를 희망한다』는 대목은 특히 주목된다.금세기가 다 가기전에 한반도가 민주통일을 달성해 통일된 민주한국으로서 민주러시아와 함께 21세기를 열어가자는 희망인 것이다.자신의 9월방한을 통해 이런 목표의 달성이 촉진되기를 희망한다고도 밝히고 있다.공산국이 아닌 민주러시아대통령이 말하는 민주통일한국의 의미가 무엇인지 북한은 진지한 음미를 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의 북반부를 공산화시킨 절대적인 책임이 구소련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않고 있다.러시아는 그 소련을 계승한 나라로서 북한적화의 책임도 인수해야 할것이라 생각한다.러시아는 구소련이 선택하고 북한에 강요한 공산주의의 과오와 실패를 깨닫고 버렸다면 북한에 대해서도 그것을 버리도록 권하며 설득하고 유도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우리는 북한과의 무리한 독일식 흡수통일을 고집하지 않는다.구소련과 동구 그리고 오늘의 러시아에서와 같은 변화가 북한에서도 일어나주기를 원한다.어렵다면 중국 베트남에서와 같은 정도의 변화라도 바라는 것이다.옐친의 친서를 접하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의 그러한 민주화개혁을 유도해야할 의무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을 강조하며 기대하고자 한다.
  • 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요지

    ◎남북이 화해·협력의 새시대 열어/미완의 광복 조국통일로 완성을 오늘 우리는 새로운 감격과 희망속에서 광복 47주년과 건국 44주년을 맞습니다. 우리가 걸어온 지난 47년의 세월은 민주·번영이 넘치는 한민족의 통일조국을 실현해 나가는 위대한 역사였습니다. 우리는 전쟁의 잿더미에서 일어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으로 모두가 부러워하는 경제적 기적을 이룩했습니다. 「6·29선언」으로 오랜 권위주의 통치를 청산하고 자유의 활력에 넘치는 민주주의 시대를 열었습니다.냉전의 벽을 헐고 인류화합의 새로운 세계질서를 창조하는 데도 우리가 앞장섰습니다.북방정책은 한국인의 활동무대를 전세계로 확장하고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민주화를 이루면서 경제규모와 국민소득을 2배로 늘린것도 우리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우리 과학기술로 만든 인공위성 「우리별1호」의 성공적인 발사로 한국인의 활동무대는 이제 5대양 6대주를 넘어 우주공간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4년전 저는 이 자리에서 번영된 통일조국을이룩하는 것만이 미완의 광복을 완성하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금세기안에 통일을 달성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갖고 다시 이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의 줄기찬 노력으로 분단의 장벽이 헐리고 통일의 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세기적인 국제질서의 대변혁과 우리의 통일외교는 겨레의 재결합을 막아온 모든 외적 장애를 제거했습니다.통일은 이제 우리 겨레가 스스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되었습니다. 지난 2월 남북한 기본합의서와 비핵화선언이 발효되어 대결과 불신으로 이어져온 남북관계는 화해와 협력의 새길로 들어섰습니다.남북이 서로 합의한 일들을 성실히 이행하여 돕고 도움을 받는 경험을 축적해 갈때 상호간의 불신은 해소될 것 입니다. 광복 마흔일곱돌은 해방후 태어난 세대가 이제 우리 민족을 이끌어가는 주역이 되었음을 뜻합니다. 남과 북은 새로운 주역들이 서로의 실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개방하고 왕래를 촉진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가 하루가 다르게 새로워지고 있는 오늘날,폐쇄와 대결을 고수하면 세계사의 진운에서 낙오할 뿐입니다.이는 민족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일입니다. 겨레의 생존과 평화를 위협하는 핵개발 의혹이 사라지지 않고서는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발전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북한이 진정 공존공영을 바란다면 핵문제도 서로 지혜를 모아 쉽게 풀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남과 북이 이번 광복절에 이산가족 노부모방문단의 상호방문을 실현키로 해놓고 북측이 당치도 않은 조건과 구실을 붙여 합의를 지키지 않은 것은 참으로 유감스런 일입니다.이산가족문제의 조속한 해결은 남과 북이 함께 민족앞에 지고 있는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입니다. 남과 북은 이산가족들의 고향방문 사업을 정례화하고 특정지역을 가족상봉 장소로 개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설악산과 금강산을 함께 개방하는 것도 이를 위한 하나의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당면 현안의 해결과 함께 경제협력도 본격적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남과 북이 경제교류와 협력을 실천하는 것은 민족 모두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통일의 실질적 기반을 다지는일입니다. 구체적인 경제협력이 조속히 실천에 옮겨지기 위하여 본격적인 조사작업이 착수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 4년동안 우리는 민주화와 국제화,산업의 고도화를 통해 선진국 진입의 준비를 갖추어 왔습니다. 우리 경제는 아직 이에따른 구조조정의 진통을 겪고 있지만 올들어 안정기반이 확고해 지고 경쟁력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금세기안에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와 1만5천달러 목표를 차례로 달성하여 겨레 모두가 풍요를 누리는 선진국의 꿈을 이룰 것입니다. 우리가 지난 한 세대동안 이룬 눈부신 발전은 『우리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속에서 남보다 많은 땀을 흘렸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비관주의,냉소주의는 가장 경계해야할 우리의 적입니다. 긍지와 자신감을 갖지 못한 민족이 위대한 시대를 열 수 없습니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새로운 신화를 창조한 그 많은 선수들,특히 마라톤의 황영조선수는 넘치는 자신감으로 불굴의 투지를 발휘한 한국인의 표상입니다. 우리 모두는 지금 통일과 선진국으로 가는 마라톤의 결승점을 눈앞에 두고 가파른 오르막 길을 달리고 있습니다.힘들고 지쳐 때로 멈추고 주저앉고 싶은 유혹이 들 때도 있을 것입니다.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새로운 힘과 용기로 「통일」과 「선진국」에 이르는 종착점까지 힘차게 달려가야 합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확인한 우리 국민의 엄청난 저력이 사회 모든 분야에서 힘껏 발휘되어 나라 전체가 한 단계 더 높은 발전을 이루도록 합시다.
  • “정신대등 뼈아픈 역사 잊지 말자”/여야 광복절 성명

    여야3당은 8·15광복 47주년을 맞아 14일 각각 성명을 발표했다. ▲오장섭민자당부대변인=마라톤을 제패하는 등 올림픽에서 한민족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우리 역사상 최초로 인공위성 「우리별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하는 쾌거속에 광복절을 맞게되어 가슴뿌듯하게 생각한다.일제의 정신대 강제징용 등 뼈아픈 역사를 잊지말고 금세기가 가기전에 부강한 통일국가를 건설할 수 있도록 함께 전진하자. ▲장석화민주당대변인=우리당은 우리민족이 일제 식민지로부터 해방된지 반세기가 되어가지만 아직도 식민잔재의 청산과 민주주의의 완성,민족의 재통일이라는 숙원을 해결하지 못한 현실을 깊이 자성한다.정부는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하다 구속·수감중인 8백여명의 양심수들을 이번 광복절을 계기로 전원 석방해 진정한 국민적 화해를 이뤄나갈 것을 촉구한다. ▲변정일국민당대변인=여전히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고,남북이산가족 교환방문마저 무산된 오늘의 현실에 부끄러움을 느낀다.우리당은 정부가 정권홍보 차원에서만 남북관계를 다뤘던 자세에서 탈피,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 이번 추석에는 남북교환방문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를 촉구한다.
  • 문화비평서 「우리에게는…」 출간 연출가 이윤택(인터뷰)

    ◎“한·일 희곡작품 교환연출위해 도일”/새해초 귀국… 집필중인 소설 「위인전」도 낼 예정 우리 연극문화계에서 가장 바쁜 사람으로 손꼽히는 연출가 이윤택씨(40)가 한동안 그답지 않게 조용히 지내자 그의 근황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이에 대답하듯 그가 지난 89년부터 91년까지 쓴 글들을 모아 「우리에게는 또 다른 정부가 있다」(민음사간)는 제목의 문화비평서를 최근 내놓았다. 88년 연극「산씻김」이 호평을 받은뒤 서울에 올라와 그동안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동분서주하던 그는 올초 서울이 싫다며 아예 보따리를 싸들고 부산 가마골소극장 한쪽에 자리잡은 한평 반짜리 구석방으로 돌아갔다.5년 동안의 「두집 살림」을 청산한 것이다.그리고는 지난달 31일 홀연히 일본연수를 떠나 자기 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다. 『파편화된 개인주의가 판치는 서울 연극계에서 새로운 기류를 일으키는데 한계를 느껴 부산으로 돌아왔다』고 그는 일본으로 떠나기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말했다.한동안 공연보다는 후배양성과 극작등 내부단속에 치중할 생각이라고. 『올해로 개관 6주년을 맞는 가마골소극장에서 「신체연기와 발성을 위한 기초」라는 연극강좌를 실시하고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내년쯤 「신체연기론」을 펴낼 계획입니다』 지식인·문화인들에 대한 비판과 함께 자기희생 없이는 몰가치·몰염치의 혼돈이 치유될 수 없음을 「살보시신화」로 표현한 희곡 「바보 각시」를 그는 벌써부터 완성해 놓고 공연 날짜만을 기다리고 있다.이밖에도 가면을 쓴 대권주자 5명과 말세 선교사,휴거족,정도령,시인등 각양각색의 인간군상이 등장해 일방적으로 자기 「소리」만을 토해내 의사전달이 불가능한 현실을 해체연극으로 펴보일 희곡 「말세 이야기」도 이미 집필을 마쳐놓았다. 『80년대 문화가 관념적인 지식사회의 투쟁과 분단 이데올로기의 극복에 바쳐졌다면 90년대 문화는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정서에 근거한 「삶의 문화」로 대중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추구해나갈 작품경향을 제시했다. 일본에 머물면서 그는 오는 9월15∼30일까지 일본의 기시다극단 단원 4명과 연희단거리패 배우 2명과 함께일본극작가 안전이생작 「세상이 좋다」를 한국적으로 만들어 도쿄,니가타와 오사카에서 순회공연을 갖는다.이어 11월에는 수로왕과 광명신화를 다룬 그의 신작「불의 가면」이 일본타오극단의 연출가 스즈키 겐지씨의 연출로 가장 일본적인 무대로 꾸며지는 남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일본연수를 마치고 내년 1월30일 귀국하면 국립극장무대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국립극단의 창작극 대본 공모에서 가작으로 뽑힌 김광림씨의 「홍동지는 살어있다」의 연출을 맡은 것.『가장 전통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현대적인 실험무대로 만들 계획』이라는 말로 그의 무대를 기다리게 만든다. 끊임없는 자기 변신으로 문학장르간의 벽을 제집 드나들 듯 자유롭게 넘나들던 그는 내년쯤 두 사기꾼 이야기를 다룬 소설 「위인전」을 펴낼 예정인데 시,문학평론,희곡,방송극에 이어 소설에 도전장을 내놓은 셈이다.
  • 개선하는 사람들(사설)

    꿈같은 일이다.저 한맺힌 「일장기 사건」의 손기정 마라톤 이후 실로 56년만에 우리는 마라톤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했다.이것으로 열전16일의 막을 내리고 바르셀로나 올림픽은 끝났다.다른 금메달 열개보다도 값진 마라톤 금메달을 포함하여 금메달을 12개씩이나 목에 걸어,백여개 참가국들 가운데서 열번 안에 드는 나라가 된 우리는 참으로 대단하고 능력이 있다.그것을 확인해준 젊은이들이 고맙고 대견하다.밤을 지새며 성원을 보낸 국민들의 목소리는 또 얼마나 힘찼는가.올림픽은 그렇게 온 국민이 함께 치렀다. 이번보다 메달수도 많았고 순위도 훨씬 앞섰던 88서울올림픽을 생각하면 별로 발전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때는 누가 뭐래도 주최국의 이점이라는 것이 있었다.이번이야말로 우리가 우리 힘만으로 따낸 성과들이다. 올림픽에 우리는 평소에 잊고 지내던 일들의 소중함을 되새기기도 한다.육상에 승리한 영국의 선수가 「대영제국」이라는 다소 거만한 느낌을 주는 국호에 유니온잭국기를 잔등에 휘감고 트랙을 돌며 기쁨의 눈물을 흘릴 때그 모습에서 우리는 지극한 아름다움을 보았다.얼굴에 여드름 기운이 가시지 않은 어린 10대가 옛 카타리나지방의 창공에 태극기를 올리고 『우리나라 만세』로 끝나는 애국가를 따라 부르며 감격으로 울먹이는 광경은,온밤을 다 빼앗기고도 피로한 줄 모르게 하는 보상을 우리에게 주었다.어느새 나라가 이만해졌는지 꿈꾸고 있는 것같다. 우리가 가진 메달들에는 각각 그것에마다 극적 요소가 깃들였다.올림픽을 여는 첫 경기에서 서광처럼 빛나는 금메달을 따냈고,처음으로 올림픽종목에 든 배드민턴 단체전에서 남녀를 석권해 버렸다.아직은 솜털이 가시지 않은 어린 숙녀들이 올림픽 2연패의 기록을 새워 세계의 이목을 붙잡아 두기도 하고,정글 속의 맹수들처럼 거세고 체격이 우수한 선수들 틈에서 요정의 신화를 창조하기도 했다.이런 일은 예사로 되는 일이 아니다.피가 나는 노력을 기울이고도 겸허하게 임하는 인간정신의 세련이 따르지 않고는 이뤄지지않는다.그 기량의 축적이 우리의 잠재력으로 발휘될 것이다. 전쟁과 가난과 분단으로 상처입은 나라로만 알아온 한국이 이미 세계사의 주변국을 벗어나 태평양문화권의 중심이 되어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세계안에 유감없이 보여준 것도 가능했다. 그러나 올림픽을 이만큼 성과있게 치를 수 있었던 것은 메달리스트들만으로 된 것은 아니다.메달에서 탈락하여 일찌감치 풀이 죽어 돌아온 선수들까지 포함하여 모든 힘이 모아져서 가능한 일이었다.그들의 감투에도 박수를 보낸다. 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아무 흠도 남기지 않고 성공적으로만 끝난 것은 아니다.우승이나 승리에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않고 선수들에게 마음으로 중압감만 느끼게 한 운영이라든지 마음이 콩밭에만 가있는 임원들의 무성의 따위가 예년처럼 드러났다.경기장 메너가 시원찮아서 국제사회에서 부끄러움을 맛보는 일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초의 유일한 금메달을 따고 무개차를 동원하여 선수의 개선을 감격해하던 시대에 비하면 지금은 눈부시다고 밖에 할수 없다.이것이 우리의 국제적 위치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오림픽에서 창출된 활력을 되살려 침체된 우리의 오늘을 되살릴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가장 큰 수확이다.이제 그것을 찾을 시기이다.
  • 난 기르기/자생란 20분이면 사철 꽃 감상

    ◎동호인 10만명… 종류·구입법·여름철관리요령 총가이드/풍란등 7만종 자생… 값은 천차만별/“뿌리 하얗고 잎에 윤기돌면 건강체”/실내돈도 30℃ 안넘게… 물은 2∼3일에 한번 “흠뻑” 고고한 기품과 은은한 향기로 집안의 격조를 높여주는 난.그런 멋에 난을 취미로 기르고 감상하는 애호가들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자생란보존회에 따르면 50분 이상의 난을 키우며 취미활동을 하는 전국 애란인수는 10만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난재배의 기쁨을 함께 나누어 갖는 동호인 모임도 전국적으로 1백70여개에 이르며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회원도 1천5백여명에 달한다.한국자생란보존회의 경우 전국 25개지회에 6백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전문판매점 360곳 산재 이에따라 난을 전문적으로 재배 분양하는 난재배농가와 전문판매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애란인모임들이 파악하고 있는 전국 난전문재배농가는 70여가구.난전문점은 3백60여개소에 이른다. ▷난의 종류와 가격◁ 지구상에 번식하고 있는 난과식물은 7만종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우리나라에는 소란·춘란·한란·풍란·사철란·제비란·복주머니란·새우란 등 1백10여종이 자생하고 있다.그중에서도 제주도의 한란과 남해도서지방에서 자라는 풍란·석곡 등은 세계적인 명품으로 꼽힌다. 특히 여천 백도와 신안 홍도의 풍란은 향기가 요란해 10리길 짙은 안개속에서도 향기를 맡고 섬을 찾을 수 있을 정도라고 칭송이 대단하다. 춘란은 북쪽 백령도에서 제주도 최남단까지 널리 분포되어 있다.춘란 중에서는 욱·영주도·탐라도·제주도·유향·진도자·옥녀아리랑­품·진해·홍도·내산등이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0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 꽃을 피우는 한란은 춘란·소심란과 함께 동양란 중에서 가장 깨끗한 청향(맑고 은은한 향기)을 자랑한다. 한란은 잎새가 비교적 풍성해 보이는 춘란과는 달리 가늘고 긴 모양새를 가져 마치 깊은 산속에 숨어사는 은자와도 같은 고고한 멋을 풍긴다.한란은 보통 제주계 대만계 일본계의 3종류로 대별되지만 품질로는 제주한란이 단연 으뜸이다.제주한란은 천연기념물(제191호)로 지정되어 있다. ○촉당 1만∼3만원선 값은 난의 품종과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싼것은 촉당 2천원짜리가 있고 비싼 것은 수백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그러나 1만∼3만원안팎이 보통이다.극히 적은 양이기는 하지만 자생춘란의 경우 1천만원을 호가하는 예도 있다. 이에대해 한국자생란보존회의 이성보전무이사는 『투기목적이 아니라면 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는 의견이다. 『왜냐면 수억원짜리 외국산 난이 엄연히 유통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것만 싸구려로 인식되는 것은 국가간 상거래 도덕에도 어긋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난을 구입할때는 잎이 윤기가 돌아 신선한 느낌을 주고 뿌리가 하얗고 실한것,줄기와 뿌리가 연결되는 부위의 벌브(의구경)가 통통하게 살찐 것을 고르는 것이 일반적인 요령이다. 난의 건강상태를 잘 알수 없을 때는 경험이 풍부한 애란가 또는 믿을 수 있는 난전문업자를 찾아서 입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그럴 경우 혹시 품종이 틀렸거나 난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언제든지 교환 받을수 있도록 사전에 약속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특히 꽃란은 꽃을 보고 입수하도록 한다.난은 동호인회를 통해서도 구입할 수 있다. ▷초보자에 맞는 품종◁ 초보자가 가장 쉽게 난을 구입할수 있는 경로는 생산자로부터 직접 구입하는 방법이다.서울의 난전문상가는 고양군 신도읍 동산리의 통일로를 따라 10여개가 밀집해 있으며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에도 6개 난전문점이 문을 열고 있다.이곳에서는 시중보다 10∼30%까지 싼값에 난을 판매하고 있다. ○전문점이 최고 30% 싸 이성보한국자생란보존회전무이사는 화분 20개 정도면 1년 내내 계속해서 난꽃을 감상할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초보자가 가꾸기 쉬운 춘란으로는 송매·집원용자·장하소·노분단소등 중국춘란을 추천한다.또 여름용으로는 풍란·옥화·건란을 들었으며 가을용은 관음소심·겨울난은 제주한란·일본한란·산천보세등이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키우기쉬운 양란도 많이 보급되고 있는데 신디비디움·덴드로비움·온시디움·파피오페딜룸·팔레놉시스·카틀레야등이 인기있는 품종으로 꼽힌다. ▷여름철 관리요령◁ 우선 실내온도가 섭씨 30도를 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때때로 창문을 활짝 열고 선풍기를 돌려서 환기를 시켜주며 물은 보통 2∼3일에 한번씩 서늘한 저녁에 흠뻑 주도록 한다. ○열흘마다 살균제 뿌려야 또 열흘에 한번꼴로 살균제(다이젠·벤레이트·톱신서등)와 살충제(스미치온·스프라사이드등)를 뿌려주고 달팽이가 뿌리를 갉아먹기 쉬우므로 달팽이가 좋아하는 오이를 잘게 썰어서 화분주위에 놓아두었다가 달팽이가 몰려들면 없애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하다.이달은 특히 춘란의 꽃눈 틔우기를 하는 시기.이달말까지 비료시비를 삼가고 중순까지 일주일 정도 물주기를 중단하면 꽃눈이 올라온다.꽃눈틔우기는 내년에 꽃을 볼수 있는 분을 골라서 하되 3촉이상의 건강한 난을 골라야 한다.
  • 한적 대북성명 요지

    대한적십자사는 제7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금년 8·15광복절을 계기로 남북이산가족 노부모방문단및 예술단을 교환하기로 남북 쌍방이 합의한데 따라 그 구체적 실무절차를 협의하기 위해 북한적십자회와 그간 8차례의 실무대표접촉을 가져왔습니다. 남과 북은 기본합의서의 발효를 통해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갈 것을 약속하였으며,이번 노부모방문단 교환사업은 이를 실증하는 첫 사업이고 남북화해의 뚜렷한 징표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측은 처음부터 노부모방문단 교환사업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문제들을 들고 나와 실무절차문제 토의를 외면하면서 회담장을 정치선전장으로 변질시키려 하였습니다. 북한측은 우리측이 「핵문제」를 남북합의서 이행에 연계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발표할 것과 이인모를 송환할 것,「포커스렌즈」군사훈련을 중지할 것 등을 주장하면서 이것이 방문단교환의 전제조건임을 반복강조하였습니다. 북한측의 이같은 태도는 적십자 인도주의 정신에 명백히 위배되는 것이며남북고위급회담의 합의사항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이인모문제」로 말한다면 6·25전쟁에 종군하고 휴전이후 남한에서 게릴라활동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민족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적 상황에서 혈육과 헤어져 한맺힌 세월을 살고 있는 이산가족과 동일선상에서 논의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측이 쌍방 당국간에나 제기될 수 있는 문제들을 적십자 회담장에 전제조건으로 들고 나온 것은 노부모방문단의 교환을 볼모로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해 보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7천만 온겨레 앞에 약속한 이산가족 노부모방문단 교환사업은 이미 합의된 대로 인도주의정신에 입각하여 반드시 이행되어야 하며,이에는 어떠한 전제조건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우리 대한적십자사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부당한 전제조건을 걸어 방문단 교환에 장애를 조성한 측이 스스로 그 장애를 제거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북한측이 인도주의 문제를 정치적 선전·선동의 대상으로 삼는 구태의연한 태도를 하루속히 버리고 이제라도 적십자 인도주의 이념구현에 충실하여 이산가족 노부모방문단 교환을 하루속히 실현시킬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 여성대표 30명 분단후 첫 방북/새달 평양 토론회 참석

    【판문점=공동취재단】 남한의 여성계 대표들이 분단후 처음으로 토론회참석차 오는 9월 1일 북한을 방문한다. 남북한 여성대표들은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제3차평양토론회개최와 관련,4일 하오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오는 9월 1일부터 6일까지 5박 6일간 평양에서 남북한과 일본의 여성계 대표들이 참가하는 토론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에따라 남측 대표단은 오는 9월 1일 상오 10시 판문점을 통해 입북,6일 하오 4시 귀환할 예정인데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에 관한 제1차토론회는 지난 90년 5월 일본 도쿄에서,제2차토론회는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렸었다. 양측은 이날 토론회참가 대표단의 수를 각각 여성대표 5명 기자 5명 지원인원 20명등 모두 30명으로 구성하며 토론회의제는 ▲민족대단결과 여성의 역할 ▲일본의 침략과 지배,전후보상문제 ▲평화창조와 여성의 역할로 하기로 했다.
  • 알권리와 군기의 합리적 조정(사설)

    우리나라의 경우 군에 관한 한 정확히 얘기하자면 사실 금기와 비밀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에 속한다.그것은 멀지않은 과거에 전쟁을 치렀고 남북대치와 분단이라는 특수장황에 따른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따라서 군사안보와 군기보호의 측면을 감안하여 대부분의 국민들은 다소의 불편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고 경우에 따라 그것을 전폭적으로 이해하고 협조해온게 사실이다. 이런 군사안보현실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우리헌법재판소가 『군사기밀보호법은 최소한도 축소돼야 한다』는 해석을 내렸을 때 국민들은 우리 사회민주화발전과 관련하여 새시대의 또다른 징표로 받아들여 이를 환영한 바 있다.마침 그 무렵에 군 내부에서 사조직의 해체,각종 부조리·불합리행태 추방,인사쇄신,기강확립등 조용하고 세부적인 자기 쇄신노력이 드러날 때였고 아울러 국방비의 공개논의가 활성화하는 등 군의 민주화 의지가 두드러질 때여서 더욱 그 의미가 돋보였던 것이다. 헌재의 결정인 즉 『필요이상의 군사기밀 양산은 언론보도를 위한 취재의 자유와 학문연구의자유를 위축시키며 국민의 정당한 비판과 감독을 곤란하게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며 따라서 『국가 안전보장을 위한 군사기밀의 보호라 할지라도 한계를 갖는다』는 지적이었다.민주주의이념과 우리 헌법정신에 비추어 당연한 해석이요 바람직한 방향제시였다. 따라서 이번에 국방당국이 군기의 보호와 군사비밀의 대상및 범위를 합리적으로 축소 재정비하는 방향으로 군기법개정안을 마련한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국민의 군대로서의 국방 「신사고」의 결과로 받아들이고싶다. 국방및 안보를 위한 군사기밀사항은 그것이 공개 또는 고의로 누출됐을 경우의 국가적 불이익과 군사안보상의 타격을 고려할 때 엄격히 보호유지돼야 하는 것이다.그러나 이 군기사항은 때로 민주국가의 국민으로서 헌법이 보장해주는 바 「알권리」 또는 의사표현의 자유와 상충되는 바 있게 마련이다.중요한 것은 필수적으로 보호돼야 하는 군사기밀과 국민의 알권리가 어느 지점에서 합리적으로 조정되느냐 하는 점이다. 현행 군기법은 72년 유신당시 제정된 것으로서 시대상황과도 맞지않을 뿐더러 군을 지나치게 성역화했다는 건설적인 비판이 군내부에서도 일어왔다.특히 헌재가 지적한 바대로 군사기밀의 한계를 너무 확대했다는 지적이 두드러졌었다.국가의 안전보장에 현저한 위험을 초래할 정도의 실질적인 비밀가치의 범주를 넘어 공지의 사실까지 군사기밀로 덮어놓은 것은 지나쳤다는 것이었다.개정안이 보호돼야 할 기밀과 필요하다면 공개될 수 있는 기밀의 경우를 명시한 의미도 여기서 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군기법개정과 관련된 국방당국의 발전의지가 국회심의과정에서 의미 있게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
  • 과학자의 생명은 자유정신/전일동 연대교수·핵물리학(해시계)

    1978년 이탈리아 북부도시 트리에스테에 자리잡은 국제 이론물리학연구소(ICTP’International Centrefor Theoretical Physics)에서 핵물리학과 원자력에 관한 심포지엄이 열린적이 있었다.세계 각국에서 많은 학자들이 참석하여 원자력에 관한 지식과 그것의 밑바탕이 되는 핵물리학의 전문 지식을 논의하면서 원자로 제어에 관한 지식도 전달하는 회의이다.원자로는 방사선을 많이 방출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노심(노심,원자로의 중심부)에 접근 할 수 없으며 모든 제어는 컴퓨터로 하게 된다.연료도 노심에 들어가면 이제 얼마나 연소했는지 또한 중성자가 너무 많이 나오지 않도록 억제하는 감속제를 얼마나 삽입해야하는지 일일이 정확한 계산을 하여 지급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사고 발생의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이러한 고도의 지식을 어느 수준까지 IAEA(국제원자력기구) 회원국에 전달한다는 것이 이 심포지엄의 목적이었다.선진국들은 원자로를 비싼 가격으로 팔아 먹을 뿐만 아니라 핵 연료 제조 기술이나 원자로 제어 기술은 비밀로 하며 그것조차 고액을 받고 제공하여 기술 자문을 해온 것이다. 이 심포지엄에서 일어난 일 중에 필자의 머리 속에 생생하게 기억되어 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오전 회의가 끝나면 사람들은 연구소 구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게 되는데 어느날 서독 남부 도시 칼스르에 에서 온 슈미트 교수가 동국 드레스덴에서 온 뵌트겐 박사와 한 테이블에 마주 앉아 작은 목소리로 무엇인가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였다.그 후 슈미트 교수가 필자에게 귀뜸해 주었는데 뵌트겐 박사가 서독으로 탈출하고 싶다는 이야기였다.슈미트 교수도 뵌트겐 박사의 탈출을 도와 주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당시 동독의 생활 수준은 서독 정도는 아니지만 동구권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고 정치적으로도 안정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그러한 상황에서 뵌트겐 박사가 서독으로 탈출하려 하는 것은 역시 자유롭게 연구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을 것이다.과학자에게 가장 소중하고 값진 것은 자유이다.자유롭게 상상하며 제약없이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유정신 이야말로 과학자의 생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서독 과학자와 동독 과학자가 인위적으로 설정된 국경을 넘어 같은 민족의 정을 나누며 도움을 주려는 모습을 보고 필자의 마음은 남북으로 분단된 비극적 동족의 운명을 느끼면서 착잡하기만 하였다.14년전에 있었던 이야기다.독일은 통일되었고 우리는 아직도 과학자들 간의 교류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분단 국가로 남아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