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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NPT탈퇴 보류/한·미·일 등 설득영향/NYT지 보도

    【뉴욕=임춘웅특파원】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를 보류키로 결정한 데는 한국을 비롯,일본·중국과 미국 등 관련당사국들이 북한당국을 설득시켰기 때문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지가 12일 지적했다. 이 신문은 사설을 통해 특히 한국의 새로운 민간정부가 과거정부의 북한 고립화정책을 현명하게 거부하고 최근 수개월동안 평양측을 안심시키는 몇몇 조치들을 취했다고 밝혀 한국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이 북한의 NPT 탈퇴보류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와관련,한국정부는 분단된 한반도에서의 평화공존을 촉진시키기 위한 남북한대화에 응할 용의를 밝히고 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 임정요인 5위의 환국을 반기며/최창규 독립기념관장(일요일 아침에)

    ○마음속의 참조국 호국은 나라가 어려울때 던지는 생명이요 순국은 나라가 무너졌을때 바치는 희생이다.바로 이 희생을 통하여 어려운 나라도 지켜지고 무너진 나라도 다시 살아나게되니 이같은 희생은 희생이 아니라 그대로 오늘에 살아있는 우리들의 참 조국이다.살아있는 조국은 소중하기에 겨레는 가슴마다에 그것을 담고 받드니 여기서 조국은 다시 나의 마음속에 직접 살아있는 나의 조국으로 피어오른다.바로 보훈의 정성으로 되살아나는 혼으로서의 나의 조국이다. 이같이 소중한 살아있는 이 조국은 지금 우리들앞에 무엇이 있어 다리 놓아줄까? 그 실체가 바로 저 순국선렬·호국영령이라는 별빛같은 님들이시다.따라서 그 님들이 안계셨다면 오늘의 이 조국은 지금 여기 있을수 없다. 본래 님과 만나지 못하는 주인은 허전하기에 호국의 영령들과 만날수 없는 민주은 그래서 무력할수 밖에 없고,다시 님과 영원히 헤어진 생명은 살아갈수 없기에 순국하신 님의 혼과 만나지 못하는 주체의 생명은 끝내 소멸할 수밖에 없다. 이점은 민족의 분단으로 주체의 생명이 반신불수가 되었고 겨레의 삶에 또한 이산의 고통으로 한없이 흐트러진 오늘의 이 민족사의 현실이기에 더욱 절실하다. ○민족정기로 살아 님들이 역사의 등단앞에 붉은 피를 뿌렸을때 그 붉은 피는 민족정기로 치솟으면서 반드시 푸른빛으로 변한다.바로 민충정공의 혈죽과 같이 푸른피(벽혈)로 상징되는 이 민족의 정기이다.민족의 정기가 이처럼 푸른피로 치솟을때 거기에는 이미 목숨을 던지며 님들께서 불러일으킨 붉은 마음(단심)이 뜨겁게 함께 살아있다.그렇기에 이 호국·보훈의 달,님들의 그 붉은 마음과 푸른피가 만나 민족사의 하늘을 홍청조화로 아름답게 수놓으니 그대로 님들의 민족정기로하여 떠오르고 있는 우리들의 살아있는 태극기 바로 그것이다. 조국앞에 던져진 생명은 죽은뒤에서 혼과 백으로 갈라진다.이때 혼은 조국의 하늘위로 날고 백은 조국의 땅속으로 묻힌다.이를 박은식선생은 혈사속에서 국혼과 국백으로 강조하였다.즉 국백으로서의 역사의 힘이 일시 약하여 지금 망국의 패배를 당하였지만 국혼으로서의 정기는 우리들이 훨씬 우월하기에 민주사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확실 광복론 그것이었다. 이같은 확실광복론을 따라 이 보훈의 달 우리들에게는 분명하게 들려온 뜻깊은 소식이 하나 있다.바로 저 상해땅 만국공묘에 이제껏 외롭게 잠들어 있던 우리 애국지사 오위의 유해가 금년 광복절을 전후하여 고국으로 돌아오신다는 반가운 소식이다.정확히 광복48년만의 일이니 그 영명은 박은식·노백린·신규식·김인전·안태국님들….실로 눈물겹도록 반갑고도 흐뭇하다. ○완전광복의 길로 이제 오위 애국지사의 유해가 이땅에 봉환될때 그님들은 분명 이 민족사 완전광복의 소식을 함께 안고 여기 돌아오신다. 즉 분단이란 불완전한 광복때문에 이제껏 돌아오시지 못한 님들이라면 이제 그님들이 돌아오실때 그것은 가장 확실한 이 민족사 완전광복의 소식임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박은식선생은 님의 혈사속에서 강조한 국혼이 아니라 당신이 직접 이나라 국혼이 되어 우리의 완전광복을 증언할 것이고 신규식선생도 저서로서의 「한국의 혼」이 아니라 이제 님이 직접 그 한국의혼이 되어 완전광복이 기뻐서 이제껏 흘겨오던 그 예관(님의 호)의 눈을 번쩍 바르게 뜨실 것이다. 이제 본국으로 봉환되는 님들의 유해는 곧 국립묘지로 안장된다.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해,즉 국백에 대한 보훈일뿐이다.여기서 님들의 국혼(영령)에 대한 보훈은 마땅히 겨레의 성전인 독립기념관에서 잘 받들어야만 한다.그래서 님들의 국혼과 국백이 조국의 품안에서 하나로 만나 완전광복의 새 생명으로 피어오르도록 하여야만 한다. 여기서 이 조국 대한에 독립기념관이 서 있다는 사실 자체가 완전광복으로 가고 있는 이 민족사를 웅변한다.그동안 오위유해의 환국이 늦어진데에는 솔직히 북한이라는 변수가 있었던것도 사실이다.하지만 오늘에 성사된 이 오위의 유해봉환이 끝내 저 북한을 패자로 만들며 우리들 대한만의 승리이어서는 결코 안된다. 그길은 한마디로 통일이라는 완전광복의 승리하나 뿐이다.한마디로 통일의 승리를 거두는 그날 여기 모셔진 오위의 영령들은 단순히 남쪽 대한땅에만 모셔진 님들이 아니라 그대로 하나로 통일된 이 조국속에 분명히 함께 계시게되기 때문이다.
  • 6월 국민항쟁을 생각하며/김도현 평통자문회의 사무차장(특별기고)

    한국의 1987년은 민주화운동이 성공할 여건이 안팎으로 무르익고 있었다.여기에 6월의 밝은 태양은 긴 낮과 초여름의 훈훈함으로 보통시민들이 참여할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 주었다. 72년 유신이래 계속된 「직선제개헌」을 표방한 민주화운동은 80년의 좌절을 겪었지만 85년 김영삼 민추협 의장의 신당돌풍으로 더이상 권력의 통제가 잠재울수 없음이 뚜렷해졌다. 오히려 문제가 있다면 민주화운동 주체의 결집과 전략,그리고 비전의 부족이었다.민주화 세력은 85년 인천사태 뒤의 분열,이민우구상의 혼선을 겪은뒤 정치권·개신교·천주교·재야운동권의 재집결과 연대의 절대적 필요성을 절감하고 실무대표들을 내세워 연대투쟁을 구체화 시켜나가면서 대체로 다음 원칙에 합의했다. ①각 부문은 대표모임이나 회의전에 작은 문제까지 충분히 논의,완전한 합의를 이룬다.②이를 위해 주장과 구호의 수준은 낮추어 공통목표와 이익을 표현한다.③평범한 시민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운동방법을 찾는다. 그해 신민당집회와 건국대사태를 넘기며 이 원칙과 연대조직은 틀을 잡아가며 구체적 조직을 출범시킬 87년 새해를 맞았는데,충격적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이 일어났다. 조직자체보다 이 천인공노할 사건을 계기로한 국민적 저항운동을 통해 연대투쟁을 발전시키기로 했다.그래서 정부가 아닌 민주세력이 주최하는 「민주국민장」의 형식으로,단발이 아닌 긴 호흡의 운동으로 발전시키기로 하여 1월13일 발생한 이 사건은 2·7추도식 3·3평화대행진으로 이어졌다.고 박군의 앳된 얼굴,그 아버지의 『나는 할말이 없다.종철아 잘 가그래이』하며 재가 된 아들의 뼈를 강물에 날리는 정경까지가 국민을 슬픔과 분노에서 행동으로 옮기도록 움직였다. 5월에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가 출범했다.당시 운동권의 정서로는 「민주헌법」「국민운동」이란 표현이 성에 차지 않았겠지만 고집부리지 않았고,정치권은 매사에 앞자리를 운동권에 내어 주었다. 김영삼 민추협의장이 사면복권이 안된 김대중의장의 역할까지 대신해야 할 때가 많았고,따라서 돈이니 구속자지원 같은 일을 맡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와중에 나온 전두환대통령의 「4·13호헌」조치는 달아오르는 민주화운동에 기름을 부어 교수 교사 약사 부동산업자등 정말 보통사람을 호헌철폐 서명운동으로 나서게 했다. 6월10일 민정당은 독재권력후계자를 옹립하는 날로 잡았는데 이에 맞서 민주세력은 국민봉기의 날로 잡았다.그날 시민의 함성과 최루탄 가스로 노태우후보는 기쁨과 따가움의 눈물을 함께 흘려야 했다.그날 행사시간은 하오 6시여서 이것을 머리가 굳은 분들에게 납득시키기에 어렵기도 했지만 당시는 서머타임이 실시되어 퇴근한 젊은 봉급생활자들이 집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훤하게 밝아서 어렵지않게 민주화운동의 물결에 합류할 수 있었다. 자연스러운 행진·경적·묵념·9시의 소등 등등 모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되었고,당국의 과잉방어태세는 오히려 긴장감을 고조시켜 관심을 모으게 했다. 6월10일 전국에서 자욱한 최루탄 연기속의 평화적 행진이 오히려 당국을 압도했다.수일간 이어진 명동성당 집회와 계엄령발동설,그리고 김영삼­전두환 담판의 결열은 최후의 결전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넓혀주었다. 6·26행진뒤 마침내 6·29선언이 있었고 그날 낮부터 경찰이 사라진 거리는 정말로 『평화가 왔구나』를 느끼게 했다.우리는 계엄뒤의 행동강령까지 마련했지만 이것이 불필요하게 된 것은 정말 다행이다. 노대통령은 『국민에의 굴복』이라고 했지만 이 말이 진정한 실체를 가진다면 승자와 패자가 따로없는 「국민의 승리」일 것이다.그리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승자가 되었을 것이다.민주세력 역시 분열로 현실적 승리를 얻지못했다. 그러나 문민정부와 문민대통령의 탄생으로 6월 항쟁은 이제 정치적 실체를 얻고 그 연장 위에서 국민적 절규와 함성,그리고 꿈과 소망을 현실화 해야하고,할수 있는 시대를 맞았다. 6월 항쟁의 위대성은 「국민적 성격」과 「민주통일전선의 성공」에 있다고 생각한다.계급혁명의 한계는 20세기의 세계사가 보여주었다. 독립투쟁에서의 민주통일전선의 실패는 민족분열과 분단을 가져온 근원이 되었다.여기서 우리는 6월 항쟁의 세계사적·민족사적 역사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겨레가 어려울 때는 우리는 보다 큰 공통의 선과 이익과 목표가 무엇인가를 찾고 이것을 위해 손을 잡아야 한다는 교훈이다. 필자개인은 당시 민추협의 민주통신,통일민주당의 당보주간을 맡고 있어 정치권의 실무 심부름꾼으로 연락을 하고,사안을 이해시키고,돈을 구하고,글을 쓰고,거리에서 최루탄을 맞으면서 국민항쟁의 뒷줄을 지켰다. 성유보(민통련),이명준(가톨릭),황인성(개신교),김병오·한영애(정치권),오충일(개신교),이길재(천주교),인명진(개신교)등과 함께 열심히 머리를 맛대고 기도하고 숨기도 하고 기뻐도 했다.
  • 문민시대의 현충일(사설)

    현충일을 맞는다.호국의 영령들이 잠든 국립묘지에 진혼의 나팔소리가 구슬프게 울려퍼지고 상오10시 전국적으로 사이렌이 울리면 국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옷깃을 여미며 경건하게 호국의 영령앞에 묵념을 올린다. 동작동 국립묘지에서는 삼부요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추념식이 거행되고 호국의 영령들을 추모하는 유족과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해마다 6월이면 맞이하는 현충일이지만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감회가 새롭고 각별하다.그것은 우리 국민들이 실로 32년만에 가져본 문민정부시대에 처음 맞는 현충일이기 때문이다.새정부는 출범한지 이제 겨우 1백일을 넘겼지만 수십년동안 고질화되었던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부패와 부조리를 척결하면서 개혁과 변화를 강력하게 추구하고 있다.이러한 개혁과 변화의 의지는 도덕불감증에 빠져있던 우리 사회에 청신한 바람을 일으켜 사회 구석구석을 놀라운 속도로 변모시키고 있다.새 문민정부는 상해임시정부의 정통성과 법통 계승을 다지는 각종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그 시책의 일환으로 상해임정 요인중 5분의 유해가 봉환돼 오는 광복절 이전에 국립묘지에 안장된다.순국선열의 얼을 기리고 그 뜻을 계승하는 일이야말로 현충일의 참목적의 하나일 것이다.민주정기를 바로 세우는 일이요 후손들에게 민족사의 참된 지표를 제시하는 일이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순국선열들은 일제치하에서 국권을 회복하고 광복을 되찾기 위해 싸우다 목숨을 바쳤고 6·25전쟁에서는 공산주의로부터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수많은 젊은이들이 고귀한 피를 흘렸다. 조국이 자기를 필요로 할때 목숨을 바쳐 순국하는 것보다 더 고귀한 희생이 어디 있겠는가.호국영령들의 이러한 고귀한 희생정신을 초석으로 하여 조국은 발전하고 민족은 번영하는 것이다.역사는 영광과 고란을 굽이쳐 돌며 연면히 이어지는 법,오늘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어제의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새대통령과 정부가 호국영령의 정신을 기리고 그들의 희생에 대한 보답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여기서도 국가기강과 근본이 바로서기 시작했음을 느낄수 있어 흐뭇하기까지한 금년의 현충일이다. 순국선열과 호국의 영령앞에 진정으로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그들이 목숨까지 바치며 그토록 사랑했던 조국의 번영을 위해 온국민이 합심하여 매진하는 일이요,선진국의 대열에 조국을 밀어올려 놓는 일이다.또 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앞당겨 실현하는 일이다.우리는 지금 그 과제들을 풀어나갈 중요한 길목에 서있다.
  • “북한의 변화·개방 돕는 통일외교로”/주변4강과 실질협력 강화

    ◎아태광역안보대화 능동적 참여/한 외무,한국 신외교 5대기조 제시 한승주외무부장관은 31일 새정부가 추진하는 신외교의 5대기조로 세계화,다변화,다원화,지역협력,미래지향을 제시했다. 한장관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외교협회 주최 오찬연설회에 참석,「한국 신외교의 기조」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냉전이후 국제적 정황은 제1·2차 세계대전에 수반됐던 국제질서의 커다란 변혁에 버금가는 대전환기』라고 규정하고 이같이 밝혔다. 한장관은 『세계화시대를 맞아 우리 외교는 국제평화,군비통제,빈곤퇴치,환경보호,자원활용 등 범세계적 문제해결에 적극 기여함으로써 세계의 움직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장관은 이어 『미·일·중·러시아등 주변 4강과의 실질협력을 증대시키면서 동남아국가연합(ASEAN),유럽공동체(EC),중남미·중동·아프리카 개도국과의 관계 증진을 도모해야 한다』면서 『선진개도국으로서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교량적 위치에 유념,개도국을 위한 긍정적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한장관은 지역협력에 관해 언급,『아·태광역의 다자안보대화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면서 『소유럽안보협력회의(CSCE)형식의 안보협력체를 하나의 비전으로 동북아지역에서 상정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장관은 이와함께 『아·태경제협력체(APEC)가 아·태지역의 포괄적 협력체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아·태정상회담의 개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한장관은 『통일외교는 ▲분단상황을 관리하는 외교 ▲통일을 가져오기 위한 외교 ▲통일 이후를 준비하는 외교라는 3가지 요소를 포괄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변화되고 개방된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통일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땅」 주제전 “그림의 성찬”

    ◎“민중미술 주역”송창 이명복 이종구 황재형·김정헌/가람·학교서 「우리땅 동행」·「땅의… 」 전시회/…우리땅…/소외된 농민·광부의 삶 등 화폭에/땅의 길…/“선구전 연작… 새흐름 기폭제 기대” 땅은 모든 생명의 모태.특히 땅은 인류의 삶과는 불가분의 관계이다.초여름 인사동 화랑가에 땅을 주제로한 의미깊은 땅그림 전시회 두건이 동시에 열려 눈길을 끈다. 가람화랑의 「4인의 우리땅 동행」전(1∼10일)과 학고재의 「땅의 길,흙의 길」전(4∼10일)이 그것. 이들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들은 송창 이명복 이종구 황재형,그리고 김정헌등 5명.리얼리즘이 갖춰야할 첨예한 시각과 논리성을 동반하면서 동시에 논리이전의 사람사는 이야기로 화폭을 풀어나가 생생한 현장정서를 관객에게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그림쟁이들이다.더욱이 이들은 격변하는 시류속에 도전대상을 상실한채 새로운 변신의 계기를 모색하는 민중미술권의 주역들이면서 한 주제아래 모여 땅그림의 성찬을 펼쳐 주목된다. 「4인의 우리땅 동행」전에는 송창 이명복 이종구황재형등 4명의 작가가 출품하고있다.구체적인 현장성과 동시대성을 최대한 획득한다는 일관된 지향점을 두고 있는 이들은 분단상황의 군사문화현장,퇴폐적 외래문화가 우리 삶을 피폐시키는 현장,소외된 농민과 광부의 삶의 현장들을 재현해내고 있다. 지난 89년 강원도 태백시 석탄회관에서 같은 주제의 전시를 갖고 「진정한 예술은 인간의 참된 삶을 구체적으로 밝히는것」이라는데 뜻을 같이한 이들 4명은 저마다 조형적 완결성이 돋보이는 개성있는 작품들을 내놓고 있다. 송창씨는 지난91년 「분단시대의 풍경화전」이란 개인전을 열어 힘있는 기운의 화면속에 우리땅의 생명력을 담아내 호평을 받았고 젊은 작가 이명복씨는 왜소한 인간형상을 안고있는 거대한 자연의 모습을 대비시켜 관심을 끌어왔다. 이종구씨는 탄탄한 필치의 리얼리즘기법으로 농촌의 현실을 사실감있게 표현한 실력파이며 황재형씨는 탄광에서 생활하며 탄부들의 고된 삶의 모습을 독특한 형상으로 파헤친 독보적인 작가다. 한편 대규모 개인전으로 「땅의 길,흙의 길」을 마련한 김정헌씨는 꾸준히 땅과 흙에 관한 주제로 작업해온 작가. 질박하면서도 텁텁한 정감의 붓질을 따라 나타나는 그의 그림들은 정지용시인의 시 「향수」를 연상케한다. 민중화가의 대부격인 김씨는 5년만에 갖는 이번 개인전에서 오랜 세월 갈구해온 「건강한 삶과 건강한 미술」의 도래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지난 2∼3년간 그린 우리땅 연작들을 발표한다. 김씨의 전시에 대해 시인 김지하씨는 『땅을 그리는 작가들은 거룩한 것을 그리는 작가들이다. 이들의 선구적인 땅그림 연작은 새롭고 다양한 미술운동,예술운동,문화운동의 커다란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 다변·세계화·미래지향의 신외교(사설)

    새한국 신외교의 방향이 구체화되어 가고있다.김영삼대통령의 24일자 「태평양시대와 한국의 신외교」연설이 신한국외교의 총론적 기본철학 제시였다면 「한국신외교의 기조」라는 한승주외무장관의 31일 외교협회연설은 그러한 대통령외교철학의 각론적 실체의 제시라 할수있다. 한외무는 신외교의 5대기조로 「세계화」「다변화」「다양화」「지역협력」및 「미래지향」을 제시했다.새정부의 신외교는 정책수립과 집행및 사고방식등 모든 면에서 한반도의 냉전상황을 탈피하고 미래세계형성에 적극 참여하며 주도적으로 기여해갈 의지를 천명하고있다. 세계화는 한국외교가 남북문제뿐아니라 도덕성등 대통령이 제시한 국제보편의 가치를 기초로 범세계적 문제해결에도 적극 기여한다는 것이며 다변화와 다원화는 그 연장선상에서 탈냉전의 상호의존시대에 맞는 전방위외교와 경제·환경·문화등 외교관심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설명되고있다.지역협력은 아시아 태평양 특히 동북아 안보·협력의 주도를 상정하고있으며 미래지향에서는 분단의 부담에서 벗어나는 통일외교의 지향이 강조되고있다. 한마디로 우리와 세계의 변화·발전을 반영하고 그에 걸맞는 신외교를 지향하겠다는 기조의 천명이라 할수있다.바야흐로 세계는 탈이념의 경제제일주의와 국익우선의 민족주의가 지배하고있다.그러한 세계환경과 시대정신의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그것을 주도해 나가기위해선 우리의 의식구조는 물론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우리 자신도 그동안 큰변화를 겪었다.오늘의 우리는 분명 어제의 우리가 아니다.세계도 무시할수없는 경제력을 쌓아가고있는 가운데 문민대통령의 등장과 개혁은 세계에 손색없는 민주한국의 모습을 과시하고있다.구소및 중국과의 수교와 유엔가입등으로 명실상부한 세계속의 한국으로 부상하고있다.그러한 변화에 걸맞는 신외교의 자신있는 모색은 너무도 당연한 일 일것이다. 통일외교도 예외일수 없다.세계와 우리자신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냉전적 분단상황은 여전히 극복되지 않고 남아있는 우리의 뼈아픈 현실이요 약점이며 극복해야할 도전이다.신외교가 풀어야할 중요과제의 하나인 것이다.그리고 그 돌파구는 개방과 개혁이라는 북한의 변화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미래지향의 통일외교를 천명한 신외교의 기조는 북한의 아태질서편입을 통한 통일실현을 강조하고있다.북한을 경쟁상대아닌 후원대상으로 보는 인식전환을 요구한다.북한이 개방개혁의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도록 돕는데서 실마리를 풀어야한다고 강조하고있다.우리통일외교가 지향해야할 다른대안이 있을수없는 유일의 방향이라 생각한다.중요한 것은 적극적이고도 과감한 실천일 것이다.
  • 상해 임정요인 고국에 묻힌다(사설)

    상해임시정부 요인 다섯분의 유해가 마침내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다.신규식 박은식 노백린 김인전 안태국선생등 정무원총리급 독립지사들의 유해이다.오는 광복절이전 중국상해 만국공원묘지에서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로 이장할수 있게 된 것이다.광복48년만의 일이다.정말이지 다행스럽고 자랑스런 일이 아닐수 없다. 김영삼대통령은 전기침중국외교부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우리정부는 헌법전문에서 상해임시정부를 계승한다고 천명하고 있고 또 본인의 취임사에서도 이를 밝힌바 있으나 양국관계가 성숙치 못해 지금껏 이분들의 유해를 봉환치 못했다』며 협조를 요청했던 것이다.전부장이 귀국즉시 조치를 취하겠으며 아무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약속함으로써 성사를 보게 된것이다.32년만의 문민대통령에 어울리는 요청이었으며 새로운 대한우호를 다지러온 중국의 외교부장다운 시원한 호응이었다. 상해임시정부는 우리나라가 주권국임을 세계에 선포한 3·1운동의 독립정신에 따라 내외의 애국지사들이 수립한 통합·단일의 임시정부였다.비록 영토와국민은 일제치하에 있었으나 나라를 찾기위해 해외에 세운 민주·민주이념의 우리망명정부였다.헌법전문이나 대통령의 지적이 아니라도 그임시정부의 법통을 우리정부가 계승하고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그 임정의 요인으로 조국광복도 보지못한 한을 안은채 눈을 감은 다섯분 지사의 유해인 것이다.그분들을 우리국립묘지에 모신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자연스런 일이다.만시지탄의 송구스러움마저 느끼는 심정이다. 다섯분 유해의 환국이 늦어진 것은 냉전의 장벽때문이었다.탈냉전후엔 북한의 정치적 방해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 방해를 극복한 이번 성사는 수교불과 1년의 한중우호협력관계 발전이 어느정도인가를 보여주는 상징이라 할수 있다.상해임정의 정통성이 한국정부로 계승되고 있다는데 대한 사실상의 인정이란 점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정부는 지난 4월 상해임정수립 74주년을 맞아 폐허가 된 상해의 그청사도 복원한바 있다.그에 이은 지사들의 유해환국 실현인 것이다.때늦은감이 있지만 이제겨우 민주정기가 바로서기 시작하는것같아 감개가 무량하기까지하다.후손에게 할말을 찾기 시작한 느낌도 든다. 광복후 분단의 우리는 동서냉전과 남북대결의 와중에서 백년대계의 입장에서 나라와 민족의 근본을 바로세우는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조국광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한 애국지사분들과 그분들의 가족을 제대로 기리고 보살피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바로 이점 부정비리 척결의 개혁과 함께 신한국건설의 새출발에 나선 새대통령과 정부가 제일먼저 바로잡아야 할 또하나의 가장중요한 분야가 아닌가 생각한다.
  • 석탄일 맞아 송월주스님에 들어본 「개혁」

    ◎“조계종 지도자들 뼈아픈 자성있어야”/새 정부는 도덕성회복에 더 힘쏟았으면…/결함있는 사람은 누구든 스스로 물러나야 문민정부의 출범으로 새한국의 개혁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부처님 탄생의 의미를 우리는 어떻게 되새겨야 할것인가.불기2537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조계종총무원장 송월주스님(59·김제 김산사주지)을 중창불사가 한창인 서울 구의동 영화사에서 만났다. ­이 시대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의미를 중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먼저 말씀해주십시요. 『부처님이 이땅에 오신 뜻은 인간이 자기집착과 애착 번뇌 망상을 버리고 중생과 한몸이라는 동체심을 깨닫게 하려는데 있습니다.오늘날 집단적 이기주의,물심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가 중생을 위해 자비행을 다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것입니다.』 ­경실련 공동대표를 맡고 계신 스님께서는 최근 결성된 정사협 공동대표도 맡으시는등 적극적 사회참여를 하고 계십니다.문민정부의 개혁작업은 어떻게 보십니까.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정치적 개혁에 대해서는나를 포함,국민다수가 지지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정말 가시화 되어야할 것은 경제개혁입니다.부의 편중을 없애고 빈부격차를 해소시켜야 합니다.특히 제도의 맹점을 이용해 부를 축적하는 일이 없도록 금융실명제실시와 세제개혁등 제도개혁이 뒤따라야 합니다.현재의 개혁작업은 경제정의 실현 이라는 측면에서는 미흡합니다』. ­땅에 떨어진 도덕성의 회복을 위한 방안은 무엇이겠습니까. 『새정부는 정치 경제 사회의 개혁에 있어서는 향도역할을 하고 있지만 도덕성 회복에는 아직 적극적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과거의 수직적질서에서 수평적질서로 윤리관이 바뀌고 있는 단계에서 시민의식의 깨어남이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아직 정치적 후진성을 못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정치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군부대 훼불사건등 종교간 갈등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종교지도자들이 일방적으로 교리를 주입시키는 과정에서 그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봅니다.자기 종교가 소중하듯 다른 종교의 소중함도 인정해야 합니다.훼불사건의 경우일반인들에게 불교에 대한 이해를 구하지 못했다는 불교인들의 자기반성이 필요합니다.』 ­최근 정부의 광주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불만스러워하는 국민도 있습니다.문제해결의 참지혜를 일러주십시요. 『김대통령의 광주문제 해결방안은 전에 없이 고뇌에 찬 과정을 거쳐 제시한 발전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저는 문제해결의 수순을 진상규명­가해자의 참회­용서의 삼단계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진상규명 과정에서 자칫 공방이 심화되다보면 개혁자체에 걸림돌이 될수도 있고,진상규명후 가해행위를 용서할수 없다는 국민적 분노에서 철저한 처벌을 요구하는 상황논리로 발전될수도 있습니다.따라서 진상규명은 하되 개혁추진 속도에 맞춰서 해야합니다.』 ­불교계 개혁의 목소리도 높습니다.불교는 어떻게 개혁되어야 합니까. 『종교도 조직적 결함이 있을 때에는 스스로 반성하고 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최대종단인 조계종 지도자들의 뼈아픈 자성이 있어야 합니다.도덕적 결함이 있는 사람은 최고책임자든 누구든 스스로 겸허하게 물러서야 합니다.수행종단이면서 사회에 기여하는 종단으로써 사회모순척결에 발언도 하고,고통도 덜어주며,부조리현상 타파에도 앞장서야 합니다.』 ­조계종 일부에서 일고 있는 초법적 절차인 승려대회를 통한 집행부 개혁 주장은 어떻게 보십니까. 『제도권에서 자정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개혁을 제대로 해나가지 못한다면 종도와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면치 못할것입니다.종단지도부 스스로 여론을 수렴,자정의 결단을 내려야 할때라고 봅니다.승려대회 주장측도 여론을 바로 파악,신중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이 시대에 불교는 사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합니까. 『한국불교는 대승불교로 자기 수행을 해나가면서 다른 사람도 구제하는 정신이 전통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부처님 당시에는 사회가 단순해 신앙방법도 단순했습니다.그러나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인간의 탐심에서 오는 근본고 외에 가치관전도에서 오는 사회고,자연훼손및 환경파괴에서 오는 환경고,민족분단에서 오는 시대고등 불교가 나서야할 분야도 다양해졌습니다.따라서 불교는 눈을 밖으로돌려 제반 고통의 해소에 나서야 합니다.현대판 보살행이 바로 그것입니다』.
  • 김 대통령 태평양경제협 연설

    세계는 이제 평화·공존·공영을 위한 새로운 틀을 만들어 내야만 합니다.그러나 그 일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단계에서 세계는 또 다른 분쟁과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전환기적 상황에 눈을 떠야 합니다.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눈을 떠야 합니다. 변화와 위험에 두려움없이 도전해야만 이를 기회로 바꿀 수 있습니다. 한국에는 지난 2월 변화와 개혁을 통한 신한국 창조의 기치를 내걸고 32년만에 문민 민주정부가 출범하였습니다. 새정부는 대외적으로 「신외교」를 추진할 것입니다.「신외교」는 민주·자유·복지·인권 등 인류보편적 가치를 중시하는 외교입니다.말하자면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적극 외교입니다. 한국은 이제 시야를 세계와 미래로 넓혀 나갈 것입니다.어느 특정지역을 대상으로하는 단선적인 외교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국제평화,군비통제,빈곤퇴치 등 범세계적 관심사의 해결에 적극 참여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역내안보 협력을 추구할 것입니다.미국을 축으로 하는 양자 안보협력 체제를 심화,발전시키는 동시에 아시아·태평양지역내 다자간의 안보대화를 추진함으로써 항구적 지역평화의 기틀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신외교」는 한민족 전체의 장래를 위하여 현 분단상황의 관리,통일,그리고 통일이후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통일은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단계를 거쳐 이뤄질 것입니다.화해와 협력의 단계,남북연합의 단계를 거쳐 1민족,1국가의 통일조국을 이룩할 것입니다. 이같은 통일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새정부는 자발적인 국민동의를 바탕으로 하여 공존공영과 민족복리를 추구할 것입니다.우리는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기를 원치 않습니다. 북한은 당국자간의 대화를 통해 핵문제와 이것에 관련된 제반문제를 책임있게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우리는 북한이 사고를 전환하여 핵문제 해결을 시작으로 평화와 번영의 태평양시대로 눈을 돌리고 여기에 동참할 것을 촉구합니다.그렇게 할 경우 북한은 경제발전의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우리는 북한이 아시아·태평양 평화에 참여하고역내 경제질서에 편입되도록 적극 도와줄 것입니다. 남북한은 더 이상 경쟁상대가 아닌 한민족 전체와 아시아·태평양지역 번영을 위한 동반자가 되어야 합니다. 한국은 개방화와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지역내 국가간의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는 방안으로 「아시아·태평양 정상회담」의 개최를 지지합니다. 한국은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역내 국가와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 화해협력의 통일 신외교독트린(사설)

    김영삼대통령과 새정부가 지향하는 신외교·통일정책의 철학과 기본방향이 제시되었다.태평양경제협의회(PBEC)서울총회에서 행한 「태평양시대와 한국의 신외교」제목의 김대통령 기조연설내용이 그것이다.취임3개월만의 외교·통일정책 기본방향의 첫제시다.말하자면 김영삼대통령의 한국판 신외교·통일정책 독트린이라 할수 있다. 세계는 바야흐로 탈냉전의 신국제질서가 태동되는 전환기적 상황에 있다.세계 각국도 새로운 질서에 적응하고 그것을 주도하기 위한 국정개혁과 신외교노선을 모색하고 있다.민주화와 문민정부를 실현한 우리도 국정의 변화와 개혁을 통한 거듭나기에 여념이 없는 지금이다.외교·통일정책의 경우도 예외일수 없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대통령의 연설은 그 새한국의 신외교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대통령의 신외교·통일정책 독트린이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국제회의장에서 발표된 사실을 우선 주목하고 싶다.필리핀대통령과 말레이시아총리를 비롯,중국까지 포함된 아태지역 각국대표 8백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발표된 선언인 것이다.다자간 안보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아태경제협력체(APEC)중심의 아태정상회담 실현을위한 적극적인 노력도 다짐하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의 신한국외교는 아시아·태평양시대에 적극 참여하고 또 그것을 주도해나갈 생각임을 보여주는 강한 의사표시라 할수 있다.대통령이 제시한 신외교의 기본철학과 방향은 한마디로 전방위와 민주·통일·경제외교로 요약할 수 있다.그중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민주외교와 통일외교가 아닌가 한다.대통령은 원칙과 이상 그리고 도덕성을 바탕으로하는 민주·자유·복지·인권등 인류보편의 가치를 중시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신한국외교의 철학이 도덕성과 민주주의임을 강조한 것이라 할수 있다. 민주주의외교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통일외교일 것이다.대통령은 북방외교의 기반위에서 새정부가 통일외교에 중점을 두어갈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분단후 한국외교는 남북경쟁의 포로가 되어왔으나 이제 경쟁은 끝났다고 선언하고 있다.북한을 경쟁 아닌 동반자로 규정하면서 북한이 핵문제만 해결한다면 고립시키지 않는 것은 물론 경제발전의 기회를 제공하는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다짐하고 있다.자신에 찬 화해와 포용의 의사천명이라 할수있다. 통일문제에 대해서도 평화공존의 화해협력과 남북연합의 점진적이고도 평화적인 단계를 거치는 기반조성을 강조하고있다.여기서 말하는 연합이란 북한의 그것과는 다르나 1민족 2국가 2체제형태의 연방제개념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어 이제까지와는 다른 남북통일안의 접근가능성을 시사하는 새로운 변화로 주목된다.
  • 임기내 「남북연합」 실현/김 대통령,「신외교」 선언

    ◎북의 아태경제 편입 적극 지원/태평양경제협총회 기조연설 김영삼대통령은 24일 『새정부는 민주·자유·복지·인권등 인류보편적 가치를 중시하는 「신외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태평양 경제협의회 제26차 서울총회 개막식에 참석,「태평양시대와 한국의 신외교」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를 위해 우리는 국제평화와 군비통제,빈곤퇴치등 범세계적인 관심사의 해결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새정부의 통일정책과 관련,『통일은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단계를 거쳐 이루어질 것』이라면서 ▲화해와 협력의 단계 ▲남북연합의 단계 ▲1민족 1국가의 조국통일을 이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분단이후 한국외교는 남북경쟁의 포로가 돼왔으나 이제 경쟁은 끝났다』며 『신외교는 한민족 전체의 장래를 위해 현분단상황의 관리,통일,그리고 통일이후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김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북한이 사고를 전환해 핵문제해결을 시작으로 평화와 번영의 태평양시대로 눈을 돌리고 여기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하고 『우리는 북한이 아시아·태평양 평화에 참여하고 역내 경제질서에 편입하도록 적극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새정부의 경제외교에대해 『한국은 개방화와 국제화를 적극 추구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외국인 투자와 관련된 규제를 완화하고 금융시장의 개방화를 촉진하며 지적소유권 보호를 강화함으로써 외국기업의 영업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지역내 국가간의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는 방안으로 아시아·태평양 정상회담의 개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종욱외교안보수석은 이와관련,『새정부는 김대통령의 임기내에 남북연합단계를 달성할 것』이라며 『이 남북연합은 연방제개념도 배제하지 않는 폭넓은 개념』이라고 말했다. 정수석은 『그러나 우리가 말하는 연방은 북한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전제,『우리의 연방개념은 통일국가로 가는 전단계이며 남북연합이 심화돼 연방정부가 외교적 주권등을 갖는 형태』라고설명,미국식 연방을 의미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 북핵문제 직접해결의 길 열다(사설)

    북한의 핵문제는 세계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뿐만아니라 남북관계의 진전을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더욱이 북한의 특별핵사찰 거부와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선언으로 국제적인 제재조치가 임박해 한반도에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우려마저 낳고 있다.그만큼 북한핵 문제는 한시도 그 해결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새 정부는 이같은 북한핵 문제를 비롯해 남북간 모든 문제를 대화로 풀기위해 남북고위급회담 대표접촉을 북측에 제의했다.이 땅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나아가서 분단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가져오려는 민족적 충정에서 나온 것이다.또한 남북한 문제를 어디까지나 당사자 해결원칙에 따라 남과 북이 직접 마주 앉아 해결하려는 의지이기도 하다. 황인성 국무총리가 북측에 보낸 대표접촉 제안에서도 밝혔듯이 온 겨레는 우리민족 전체의 운명과 직결되어 있는 핵문제가 하루속히 해결되어 남북간에 신뢰를 회복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따라서 우리는 이번에 우리 정부가 북측에 제의한 북한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화제의가 반드시 받아들여지리라 믿는다. 우리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분단조국의 평화적 통일이다.이를 위해서 남북간의 모든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함은 물론이다.이 기본정신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같은 약속은 불과 몇달만에 북한당국의 일방적인 파기와 거부로 휴지화 되었고 남북간 대화 마저 단절된 채 오늘에 이른 것이 사실이다.게다가 북한당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에 불응해오다 핵확산금지조약 탈퇴결정을 전격적으로 발표,국제적인 고립을 자초함과 동시에 이제 제재를 받을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이 계속되는 한 이 땅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는 없다.따라서 북한이 참으로 민족의 복리와 공존공영을 추구해 나가기를 바란다면 마땅히 이번 제의에 호응해야할 것이다.유엔 안보이의 제재조치가 있기 전에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대화를 통해 진정 무엇이 민족을 위하는 길인가를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한다.이 길이 겨레의 여망에 부응하는 지름길이다.그것은 민족화해와 복리를 도모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이기도 하다.핵문제 논의뿐 아니라 그동안 단절됐던 모든 대화의 재개로 남북간의 모든 현안문제들을 점차적으로 직접 해결해 나가기를 당부한다.
  • 통독 4대실책/한반도통일 교훈삼아야/내한 슈미트 전 서독총리 특강

    ◎화폐가치 조율안돼 물가상승/법률체계 일방적용으로 혼란/동독내 부동산 반환소송 급증/소득수준일치 비용 과소평가/주변국 설득 예비작업통해 국제위상 제고해야 헬무트 슈미트 전서독총리는 20일 「독일통일이 한국에 주는 교훈」이란 제목으로 호암아트홀에서 행한 특별강연을 통해 통일독일의 4가지 실책을 지적하고 통일을 위해 국제적 위상제고 및 장기전략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다음은 강연요지. 한국과 독일간에는 유사점도 많은 반면 상이점도 많다.통일독일은 인구 등에서 대국이어서 인접국들의 우려가 많았으나 한국은 통일돼도 인접국들에 대해 위협적 요인이 아니다. 통일은 주요인접국들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서독은 50년대에 이미 소련과 국교를 맺는 등 동방정책을 꾸준히 펴왔다.소련이 독일통일을 반대했으나 고르바초프가 80년대 중반 집권하면서 정치적 기회는 예상보다 빨리 왔다.고르바초프는 소련이 서방과의 군비경쟁에서 승산이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고있었다.이것은 결국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로 이어졌고 서독은 이기회를 놓치지않았다. 독일은 통일후 몇가지 실책을 범했다.첫번째는 실질가치가 낮은 동독화폐와 서독마르크간의 교환비율을 1대1로 책정한 점이다.이로 인해 동독인들은 2백%의 임금인상효과와 똑같은 물가인상효과를 초래했다.경쟁력이 약한 동독제품은 팔리지 않았고 실업자가 양산됐다.1대3정도의 비율이 바람직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두번째는 복잡한 서독의 법률체계를 하루아침에 동독에 적용한 것이다.법제도는 단계적 이식이 바람직하다. 세번째로는 국유화돼있던 동독소재 부동산을 분단전 원소유자에게 반환하기로 결정한 점이다.현재 접수된 소송건수만도 2백20여만건이며 금세기내에는 모두 해결되기가 어렵다.토지·건물의 소유자가 미확정상태여서 외국인투자의욕 감퇴요인으로 작용했다.정부가 부동산시장에 매각하고 원소유자에게는 보상해주는 방안이 좋지않았나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서독은 동독의 생산성과 실질소득을 서독수준과 같게 하는데 소요되는 기간과 투자액을 과소평가했다.4년으로 예상했다가 14년으로 수정했으며현재는 훨씬 더 오랜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고있다. 통일을 위해서는 우선 자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예비작업이 필요하다.그리고 국제사회가 한반도통일을 반대하지 못하도록 스스로 여건을 조성해나가야한다.지난주 상해에서 열린 전직국가수반회의에 참석한 뒤 만난 주용기제1부총리 등 중국지도자들은 한국통일을 반대하지 않으며 김일성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통일은 독일처럼 단번에 이뤄질 수도 있고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국제적 여건변화속에서 여러가지 통일시나리오를 만드는 등 장기전략을 수립해 준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한반도통일을 확신한다.
  • 청년운동요람 흥사단 80돌/안창호선생이 1913년 미서 조직

    ◎15일 서강대서 기념식 한국 청년운동의 요람 흥사단(이사장 안기영변호사)이 13일로 창립 80주년을 맞는다. 도산 안창호선생이 청년들을 훈련시켜 자주독립의 기초역량을 쌓고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목적에서 흥사단을 조직한 것은 19 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였다. 이후 80년동안 흥사단은 「무실력행을 생명삼아 정의로운 젊은 남녀들에게 덕·체·지를 교육시켜 우리 민족번영의 기초를 세운다」는 설립취지에 걸맞는 역할을 해왔다.따라서 일제하에서는 민족의 독립을 위해서,광복후에는 민주사회 수립을 위해 끝없이 청년들을 교육하고 시민운동을 이끌었다. 특히 90년대 들어서는 민족통일을 지상과제로 삼아 청년들에게 올바른 통일의식을 심어주고 분단의식을 극복케 하는데 주력해 왔다. 이같은 활동의 결과로 흥사단은 그동안 정계의 조병옥 정일형,교육계의 백락준 오천석 안병욱,문화계의 피천득 현제명 서영훈씨등 각계에 수많은 지도자를 배출했다. 현재 흥사단은 서울 본부외에 21개 지부,29개 분회를 둔 대조직으로 성장했으며 단원(회원)수만도 모두 10만명에 이른다. 또 청소년프로그램과 일반시민대상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해 왔으며 특히 지난 19년동안 진행된 「금요개척자」강좌는 사회의식을 일깨워주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흥사단은 창립 80주년을 맞아 기념식및 자축리셉션을 오는 15일 하오 서강대에서 열 계획이다.
  • “북 핵개발은 통일협상 주도전략”/브레진스키 「국제정세변화」 연설

    ◎핵보유땐 전세계 핵무장 가속화 초래 가능성/동아의 안보체제 중국변화이전 구축해야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백악관안보담당보좌관(현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10일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1세기 정책연구원(원장 서상목 민자당의원)주최 「최근 국제정세의 변화」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개발은 군사적·전략적 사용보다는 한반도 통일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 확보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연설요지. 최근 동북아지역은 힘의 공백이 생김에 따라 역내 세력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지고 상호연계가 증폭되면서 세계 여타지역보다 불연속성의 확률이 커지고 있다.중국은 러시아의 영향력이 사라진 이래 이 지역에서의 세력확장에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그들의 군사전략은 소극적 방위차원을 넘어서고 있다.또 일본은 정치적으로 세계질서에 있어 자신들의 역할이 무엇인가 돌이켜보는 전환기에 도달해 있다.한반도에 있어서도 ▲김일성 사후의 북한의 정치적 안정 ▲북한핵문제라는 두 개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동아시아의 안보체제는 중국이 변화하기 이전에 구축돼야 한다.집단안보체제는 중국·미국·러시아가 주축이 돼야 한다. 북한은 핵무기를 협상의 수단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북한의 핵개발과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 결정은 결코 북한지도층의 즉흥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이는 냉전종식후 러시아의 세력약화로 동북아에 힘의 공백이 생긴 것과 관련,근본적인 전략검토과정에서 출발한 것같다.만일 대북 경제제재조치가 취해진다하더라도 북한의 핵개발계획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북한으로 하여금 핵개발이 한반도의 분단을 영속화시킨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고 이라크사태와 같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처의지를 보임으로써 핵무기개발의 대가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 미국과 북한의 대화는 북한의 외교목표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이다.북한은 핵보유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는 한 방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이라는 대가를 받고 NPT에 다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일본은 열린 사회이므로 핵과 관련,의혹을 살만한 행동은 하지 않을 전망이지만 ▲국제적 안정성이 깨지는 경우 ▲적대적 상황에서 고립되는 경우 ▲인접국이나 적대국이 핵을 보유하는 경우 핵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따라서 북한의 핵보유는 일본,나아가 극동이나 전세계의 핵무장을 가속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 「늘푸른…」/「먼동」/장편 역사소설 서점가서 “불티”

    ◎일제시대 배경… 항일정신 담은 교양물/분단작가 대표작가 김원일·홍성원씨 나란히 출간 김원일·홍성원 두 중견작가가 필력을 기울인 장편역사소설 「늘푸른 소나무」와 「먼동」이 최근 나란히 단행본으로 완간됐다. 이들 두 작품은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김원일의 「늘 푸른 소나무」는 9권,홍성원의 「먼동」은 6권짜리 분량의 대작이다.두 작품 모두 신문연재소설의 개작판이며,같은 출판사(문학과 지성사)에서 비슷한 시기에 완간됐다.제목이 주는 상징성 또한 두 작품 공히 순우리말 조어를 통한 강한 시사성을 풍긴다.홍씨는 1937년생 경남 합천출신이며 김씨 역시 1942년 경남 진영에서 태어난 5년 터울의 동년배이기도 하다. 특히 「겨울골짜기」「노을」「불의 제전」「마당깊은 집」(김원일),「남과 북」「기관차와 송아지」「디데이의 병촌」「흔들리는 땅」(홍성원)등 6·25전쟁을 소설의 주요 테마로 천착해온 우리 분단문학을 대표하는 두 작가가 마치 손을 맞춘듯이 시선을 해방이전 일제식민지시대로옮겨 쓴 교양역사소설이란 점도 각별하다.이들 작가의 작품은 현재 서점가에서도 경쟁적으로 팔리고 있다. 「늘 푸른 소나무」는 1910∼20년대 중반까지의 일제강점기전반부를,「먼동」의 경우 구한말에서 한일합방을 거쳐 3·1운동이후에 이르는 역사적 격동기를 각각 시대배경으로 다루고 있다.「소설적 꺼리」가 산재한 중복되는 시기를 두 작가가 나란히 배경으로 선택한 셈이다. 줄거리면에서도 두 작품 모두 비극적인 우리 근대사의 새벽에 피어난 항일정신에 창작의 뿌리를 두고 있다.「먼동」이 동트기 직전에 더 어두운 새벽을 헤치고 살아가는 양반·중인·하층민등 3일가가 출신배경에 따라 운명의 반전을 거듭하는 가족사를,「늘푸른 소나무」의 경우 머슴의 아들로 태어난 한 젊은이가 피나는 고행을 통해 자아를 형성한뒤 어둠앞에서 초연히 자기 희생으로 삶을 마감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또 독립운동에 참가한 사람들의 숨겨진 개인사와 의식을 찾아 내는데 역점을 둔 점도 비슷하다.「먼동」이 의병전쟁에 참가한 행동하는 지식인의 모습과그들의 3세들이 한결같이 3·1만세운동에 연루되는 민중의 삶을 모델로 제시했다면 「늘푸른 소나무」는 1910년대 대한광복회의 활동등 역사적 사실과 맞물리는 국권회복운동을 내세워 문학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김원일씨는 『시대적 변혁기에 주인공의 정신적 성장을 다룬 교양소설쓰기를 소설가가 되기 이전인 스물살무렵부터 꿈꾸어 왔다』면서 이 소설이 그동안 꾸어온 문학적 지향점의 실현이라고 말했다.홍성원씨 역시 『지난77년 「남과 북」창작을 끝낸이후 역사소설로 방향을 바꾸게 됐다.작가가 해야 할 일은 역사가들이 써놓은 역사를 상상력을 동원해서 문학적으로 읽는 법을 제시하는 것뿐임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 독일경제에 옛 동독지역 파업 충격/금속노련 60년만의 결행 배경

    ◎“서독수준 임금인상” 사용자 위약 화근/콜 정부,화합이냐 경기회복이냐 고민 「화합이냐 경제안정이냐」.독일은 지금 매우 여려운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동·서독이 통일된지 2년6개월.그러나 동·서독은 하나로 융화하지 못하고 사실상 따로 따로 갈려 있었다.이같은 「통일속의 분단」은 구동독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겼고 동독인들로 하여금 구동독지역이 독일내의 영원한 저임지대로 전락할 것이란 불안에 시달리게 했다. 지난 33년 나치정권 등장 이후 60년만에 최초로 파업에 돌입키로 한 IG금속노조의 결정은 이같은 배경속에 내려진 것이다. 노동자들은 이번 파업찬반투표에서 무려 85% 이상이 파업을 지지,파업돌입에 필요한 75%를 크게 상회하는 「단합」을 과시했다.이처럼 높은 지지율은 94년4월까지 동독임금수준을 서독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전제 아래 올 4월부터 동독금속노동자들의 임금을 26% 인상키로 한 지난 91년의 합의를 사용자측이 일방적으로 폐기한데 따른 불만에서 나온 것이다.물론 사용자측은 경기침체와 낮은 생산성을 이유로 들었지만 노동자 설득용 명분으로는 너무 약했다. 『동독인들은 이제까지 충분히 속을만큼 속아왔다』는 프란츠 스타인퀼러 IG금속노조위원장의 말은 동독노동자들의 심정을 정확히 대변해주고 있다. 동독노동자들의 임금은 서독 노동자의 70%에 조금 못미치고 있다.그러나 동독노동자들의 생산성은 서독의 30%에 불과하다는게 사용자측의 주장이다.이같은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동독노동자들은 지금도 지나치게 많은 임금을 받고 있는 셈이다.통일이후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콜총리정부는 동독지역의 임금을 서독수준까지 끌어올리는게 절대명제이긴 하지만 이를 위해선 이에 상응한 생산성향상이 수반돼야 하며 따라서 점짐적 임금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동서독간의 불일치로 화합이 이뤄지지 않고 이것이 통일독일의 국력을 그만큼 저하시키고 있다는데 있다.화합도 이뤄야 하고 동독인들의 마음의 상처도 치유해야 하나 그러려면 침체에 빠진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게 뻔해 걱정이다.경제를 먼저 안정시키려해도 이번파업결정에서 보듯 동독인들이 반발,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바로 두마리의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없다는게 지금 독일이 안고 있는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정대로 오는 3일 파업이 강행되면 독일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게 틀림없다.물론 그전에 극적 타결을 볼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예상보다 훨씬 높은 파업지지율 등을 감안할 때 파업강행은 거의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60년만에 이뤄지는 구동독지역에서의 파업은 통일후 구동독의 변화를 가장 역설적으로 실증해주고 있다.
  • 한국정부 개혁으로 해외 할일 업어졌다/재미 황철영씨

    【뉴욕=임춘웅특파원】 오는 27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방북작가 황석영씨가 23일 하오(미동부시간)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자청,귀국결정 배경과 분단상황등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밝혔다. 황씨는 회견에서 『현 정부의 과감한 개혁과 민주화 정책으로 더 이상 해외에서 할일이 없어졌고 모국어를 떠나 작가로서 사회적 존재를 잃은 외국생활을 계속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귀국동기를 밝히고 새 정부의 『개혁정책을 돕고 변화된 새 질서에 동참하고 싶다』고 말했다.
  • 개나리고개/유혜자 수필가(굄돌)

    동네 야산이나 비탈진 언덕길,허술한 판잣집의 울타리나 학교운동장 그리고 강변대로변,멀고 가까운 곳에서 봄을 지켜주던 개나리꽃도 거의 떨어져 버렸다.꽃구경을 나서지 않더라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만큼 흔해도 천박하게 느껴지지 않고 정답게 여겨지는 개나리꽃. 그런데 미아리고개를 지나면 흐드러진 개나리꽃덤불을 보면 정겨움보다 우수에 젖게 된다.이탈리아 영화 「해바라기」에서 끝없이 펼쳐진 해바라기 꽃밭을 보던 애달픔같은 것이 되살아난다.구 소련 우크라이나 넓은 들판에 만발한 해바라기들은 전쟁때 목숨을 잃은 병사들이 묻힌 자리에 심은 것이라고 한다.슬픈 자리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빛깔이 오히려 영화의 비극적인 내용을 더욱 짙게 해줬는데 미아리고개의 화사한 개나리도 6·25를 겪은 세대로서의 우수를 느끼게 한다.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분단의 비극 「단장의 미아리고개」가요같은 비극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영화 「해바라기」에서 여주인공 소피아로렌은 전쟁이 끝났는데도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찾으려고 멀리 모스크바로,우크라이나로 헤맨다.사진을 보여주며 곡절끝에 찾고 보니 남편은 그곳 여인과 살고 있었다.목숨을 구해준 여인과 결혼도 하고 아이까지 있었으니.6·25라는 전쟁아닌 전쟁으로 북쪽에 납치된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40여년을 보낸 이들로선 오히려 영화속의 주인공이 부러웠을지 모른다.사진 한장을 들고 수만리 타국까지 가서 그 남편이 살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눈물과 피로 얼룩진 미아리고개의 슬픈 이미지를 씻도록 개나리를 심어 개나리고개로 단장할 때만 해도 이산가족들은 통일의 가능성을 멀지않은 장래에 기대했을 것이다.거리도 가까운 북쪽인데도 생사확인도 못하고,살아 있다해도 따로따로 떨어져 사는 이산가족의 사연과는 아랑곳없이 무성한 개나리가지는 얽히고 설켜서 결속을 다지고 있는 듯이 보인다. 꽃가지를 휘어잡으며 그밑을 지나치는 어린이들에겐 미아리고개를 지나 죄없이 북쪽으로 끌러간 조상들의 얘기가 먼 옛날의 전설처럼 들리지 않을는지.통일이 당겨지면 어떤 격전지보다도 교훈을 주게 되고 평화와 자유의 소중함과 이웃의 슬픔도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역사의 길목으로서 개나리고개의 가치를 일깨우려는 듯 새푸른 가지들이 줄기차게 뻗고 있는 봄의 한복판에서 통일을 향한 한가닥의 푸른 가지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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