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분단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 연락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 식사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 대전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 발성
    2026-08-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082
  • 인내와 지성으로 「화합내각」 이루겠다

    ◎이영덕총리가 말하는 「경국론」/위상약화 예단은 기우… 「보수」 규정 말라 이영덕국무총리는 29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화합론」을 내세우며 「보수」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화합은 이회창전총리의 결격사유로 이총리가 총리로 내정된 뒤부터 줄곧 강조했던 사항.보수는 그를 못마땅하게 보는 시각에서 지적하는 대목.이총리의 말에는 이전총리 못지 않은 소신이 배어 있었다. 이총리는 화합을 『구성원 모두가 과정은 다를지언정 목표에서는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정의 했다.또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생각하고 서로 존중하는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독실한 기독교신자답게 성경구절을 인용한 설명도 덧붙였다.이총리는 상대방이 화합에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집단간의 갈등을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데는 인내와 지성이 요구될 뿐 아니라 때때로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면서도 『나는 정반대의 생각을 가진 사람과도 화합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그는 문민정부의 3기 내각을 「화합속에서 개혁을 지향하는내각」으로 불러달라고 주문했다. 이총리는 이어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의견을 토의,이를 종합해 최상의 결론을 낸 뒤 실제로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관계된 모든 사람이란 내부의 사람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주석도 붙였다. 그는 총리로서의 영역이 이전총리 때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서도 언급 했다.이총리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직무를 수행하는 총리의 관할 대상은 각 부처와 총리실의 참모들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또 『총리실의 위상이 약화될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라고 못박았다. 이총리는 『청와대 참모진들은 물론 외부의 경험 많고 지혜로운 사람들의 생각도 받아들여 결론을 내야 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기 보다는 남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그리고는 『언론도 그것에서 빠질 수 없는 한 집단』이라면서 『여러분을 동료로 생각하며 일해 나가겠으니 좋은 의견이 있으면 이야기 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총리는 보수적이라는 세간의평가로 말머리를 돌렸다.이총리는 『나는 보수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이 자리에서 분명히 해야겠다』고 말해 단단히 준비를 하고 나온 것처럼 보였다.이총리는 보수를 「변화와 개혁을 거부하면서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이르는 말」로 정의 했다.그런 뜻에서 보수라는 말을 싫어한다고 했다.「사람이 살아있다」,「집단이 건강하다」는 증거는 바로 그 개인이나 집단이 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이어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계속 변화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총리는 정치적으로도 절대 보수가 아니라고 했다.이총리는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로 구분하자면 나는 합리적 현실주의자』라고 스스로를 평가했다.대북정책에 있어서만은 보수적인 노선을 견지하고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 『북한도 같은 민족이라는 점에서 동반자로 여기지만 북한의 실체를 파악해 경계하는 마음으로 통일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총리는 이전총리가 통일안보정책조정회의건 때문에 그만두었다는 지적에 대해 『의장으로서 이전총리에게 보고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면서 『그 문제 때문에 사임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총리는 이날 부처이기주의 척결을 강조했다.그러나 공무원사회의 복지부동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일하는 분들은 목적의식이 강하고 진실하다고 본다』고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이홍구부총리가 말하는 「대북정책」/남북문제 대화로 풀수박에 없다 이홍구 신임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30일 앞으로의 통일정책 기조와 관련,『여야간 합의와 국민적 총의를 토대로 통일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외교안보팀과의 호흡은 잘 맞을 것이라고 보는가. ▲한승주외무장관이나 김덕안기부장,정종욱외교안보수석 등과는 비교적 가깝게 일해온 사이다.그동안 외부에 있을 때도 후배교수들이고 해서 응원단장 노릇을 해왔다. 그들이 지금까지 잘해와 팀웍을 이뤄나가는 일이 의외로 쉬울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남북관계가 대치국면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데…. ▲남북관계에는 상황의 2중성이 존재한다.대결적 측면이 있긴 하나 그러면서도 어차피 대화로 문제를 풀 수 밖에 없다.6년전 통일원장관에 취임할 때만해도 구소련이 건재했고 독일도 분단상태였다.이같은 세계사의 엄청난 변화에 순응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 한반도만 예외지역으로 남을 것인가하는 분수령에 서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김일성주석이 어떤 선택을 하리라 보는가. ▲강한 체제를 만들어 놓을수록 역사적 전환점에서는 적응이 어렵다고 본다.때문에 북측이 대단히 어려운 선택을 요구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북한이 핵무기개발을 과연 포기할 것으로 보는가. ▲당연히 포기해야 한다.핵무기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에 따라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면 폐기해야 하고 개발중이라면 중지해야 한다.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할 방안이 있는가 ▲지금까지 정부에서 잘 대응하고 있다고 본다.구체적인 것은 좀더 업무를 파악한 뒤에 다시 얘기하자. ◎이 부총리 프로필/통일원장관 지낸 대북전문가 6공화국 출범과 함께 2년간(88∼90년) 통일원장관을 역임한 뒤 4년만에 격상된 통일부총리로 통일원에 금의환향한 정치학자출신의 대북 전문가.주영대사로 외교무대에서 활동하는등 국제적인 감각이 뛰어나고 관리능력도 탁월해 문민정부 출범때 총리물망에 오르내렸고 개각때 마다 입각이 점쳐지기도 했다. 14대 통일원장관으로 재직하면서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성안하는 과정에서 정연한 논리와 소신으로 보수파의 반대를 무마하고 보다 전향적인 통일정책 수립에 기여한 데다 문민정부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통일문제에 계속 간여한 점등이 부총리발탁의 배경이 됐다는 후문.미 예일대 박사출신의 한국 정치학계 간판스타로 깔끔한 외모에 성격이 원만하고 설득력과 함께 추진력도 강해 작년 모 월간지에 의해 역대 통일원장관중 가장 뛰어났던 장관으로 선정되기도.「정치학 개론」과 「마르크시즘 1백년」이란 저서를 냈으며 부인 박한옥여사와의 사이에 1남2녀.취미는 여행과 등산.
  • 전쟁과 반전쟁/이재근(서울광장)

    「제 3의 물결」「권력이동」등의 매혹적인 저서로 잘 알려진 앨빈 토플러는 최근 저서 「전쟁과 반전쟁」에서 전후로부터 탈냉전시대로 이어진 이 시대의 일반적인 「전쟁 불감증」을 강한 어조로 경고한다. 오늘날 세계의 많은 부족들은 서로 증오의 살육전을 벌이고 있고 지구는 황폐화되고 있으며 전쟁이 전쟁을 낳는 또다른 암흑시대가 전개되고 있다고 토플러는 지적했다.그는 1945년 「평화」가 마련된 이후 전세계에 걸쳐 일어난 전쟁과 내전은 1백50여회나 되고 민간인을 제외한 군인만도 7백20여만명이 희생됐다고 적었다.제1차 세계대전 기간동안 전체 전사자수가 약 8백40만명임에 비추어,놀랍게도 세계는 45년이후에도 세계대전을 다시 한번 치른 셈이 된다는 게 토플러의 분석이다.실제로 45년부터 90년까지의 모두 2천3백40주중에서 지구상에 전쟁이 전혀 없었던 주간은 단 3주에 불과하다.그러므로 45년이후의 그 오랜 기간을 전후시대라고 부르는 것은 적당치 않다고 토플러는 말한다.한반도의 현실은 더욱 그러하다. 동서독통일과 남북한통일문제의 근본적인 차이는 바로 이 전쟁과 반전쟁의 차이라 할수 있다.남북한통일은 누구에게나 지상명제이겠지만 그 성취과정에는 반전쟁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동서독에는 그것이 없었다.세계전쟁의 끝에서 분단이 됐고 동족전쟁의 미완으로 분단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고 보면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반전쟁은 통일의 기본전제가 되지 않을수 없다.우리에게 있어 언제나 통일과 안보가 표리관계를 이룰 수밖에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전쟁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피할수만은 없는 속성을 갖고있다.그것은 어느날 아침 예기치 않은 장소에서 갑자기 일어날수 있다.그래서 전쟁의 우발성과 파괴적 비인간성을 놓고 트로츠키는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모르지만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고 했다.무서운 말이다. 지금 한반도에는 이상하게도 전쟁의 망령이 끊임없이 어른거리고 있다.북한핵,팀스피리트,스커드미사일,패트리어트 배비,판문점,휴전선,전진배치,북의 남침 시나리오,반격 격멸시나리오,서울 불바다론,평양 초토화작전등이 모두 한반도에깊게 드리워진 전쟁의 그림자들이다. 지난 4월 82회 생일을 맞은 북한주석 김일성은 그무렵 주석궁에 앉아 전쟁과 평화를 얘기했다.『북한에는 핵무기가 없다.물론 제조할 생각도 없다』고 했고 『전쟁이 일어나면 모두 큰 피해를 입는다.이만큼 해놓고 왜 전쟁을 하는가.전쟁을 원하는 자들은 제정신이 아니다』면서 「서울 불바다」운운은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도 했다.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라는 그의 말은 맞다.그러나 『전쟁은 좋은 것이다.그래서 나는 전쟁을 해야하겠다』고 예고하며 전쟁을 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전쟁은 그것이 터지기 전에는 어디까지나 「평화」인 것으로 머물며 그 가혹한 살상과 파괴의 발톱을 감추고 있다. 전쟁광 아돌프 히틀러는 「평화주의자」였다.세계를 정복하겠다는 야심과 환상은 정권을 잡기전 일찍이 옥중에서 기술한 「나의 투쟁」 구석구석에 배어있는 데도 그는 항상 자신을 평화주의자로 위장했다.33년 1월 총리에 지명된뒤 의회 시정연설에서 그는 『나만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현재의 유럽과 독일은 평화스럽다.제국과 독일사이의 현안들은 모두 평화적인 교섭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것들 뿐이다.물론 독일은 유럽 어느 국가에도 전쟁을 유발시킬 사유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고 다짐했다.저돌적인 히틀러의 출현을 지켜보던 유럽인들은 이 한마디에 안심했다.히틀러의 숨겨진 호전성을 간파하여 전쟁위험을 역설하던 영국의 처칠이 오히려 전쟁 모험주의자로 몰려 진짜 평화주의자들의 공격대상이 되었다.전쟁은 터졌고 이제 히틀러는 표변하여 『평화를 떠드는 자가 꼭 평화를 가져오지는 않는다』고 지꺼렸다. 서울 불바다 발언이 잘못됐다는 말을 믿고자 하는게 우리 입장이다.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그야말로 제정신이 아니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여전히 서울 불바다론의 속내와 의혹은 사라지지 않는다.그가 평화를 말하니까 더 그렇다.이 단계에서 제정신을 갖고 거듭 지적컨대 모든 전쟁은,한 사람의 광적인 지배야욕에서 비롯되는 것이다.그리고 지금 한반도의 휴전선 북쪽에는 거금 44년전에 전쟁을 일으켰던 한 사람이 살아있다는사실을 알아야 한다.우리는 그가 그 자신의 말대로 「제정신」을 갖고 있기를 바란다.
  • 하노이거리 노점상들로 장사진(생동하는 베트남:상)

    올해부터 한국은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탈바꿈했다.유니세프(유엔아동구호기금)한국위원회가 올해 1월1일을 기해 출범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치가 변한 것이다.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첫 지원대상국으로 베트남 선정하고 베트남방문단을 최근 파견했다.방문단의 일원으로 베트남을 다녀온 임영숙서울신문논설위원의 방문기를 싣는다. ◎농촌개발사업 한창… 양어장 겸용의 화장실 분리/흙바닥 교실·「베니어판 공책」에도 교육열기 후끈 베트남에서 우리는 대책없는 가난과 남누를 보게 될것으로 생각했다.19세기말부터 시작된 프랑스로부터의 기나긴 독립투쟁에 이어 세계 최강대국 미국과 10년 전쟁을 치르고 다시 캄보디아와 전쟁을 벌였다가 지난 89년에야 전쟁없는 평화를 맛보게 된 나라,개방과 개혁을 표방하는 「도이 모이」(쇄신)정책에 따라 시장경제가 도입되고 최근 외국자본이 물밀듯 들어가고 있다지만 아직도 연평균 국민소득 2백달러 수준의 세계 최빈국 10개국중 하나가 베트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트남은 우리의 50∼60년대를 연상시킬 만큼 가난하긴 해도 남루하지는 않았으며 5모작까지 벼를 재배할수 있는 축복받은 자연(베트남은 세계 제3위의 쌀 수출국이다)과 강인하고 부지런한 국민성으로 인해 오히려 풍요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세계 최빈국중 하나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베트남방문단의 첫 방문지였던 하노이 교외의 농촌마을은 우루과이 라운드 파동을 겪고 있는 한국의 농촌보다 훨씬 여유있게 보일 정도였다.이 마을은 하노이에서 12㎞정도 떨어진곳에 위치한 두륭군 순흥리.지난 80년대부터 시작된 농촌개발사업의 시범마을로 베트남의 연평균 국민소득보다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곳이다.베트남의 농촌개발사업은 우리의 새마을운동과 같은 것으로 현재 14개리에서 실시되고 있는데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산시킨다는 것이 베트남정부의 계획이다. 집집마다 과수원이 있어 태국 원산의 과일 홍시엔나무가 무성하고 그레이프프루트 장미꽃등 이른바 경제수목의 묘목이 심겨 있다.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홍시엔 나무 밑에는 사람의 머리털과돼지털등이 뿌려져 있는데 열매맛을 좋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또한 대부분의 집에서 닭 돼지 개등의 가축을 기르고 양어장이 있는 집도 보인다. 베트남의 농촌에 있는 연못은 물고기를 기르는 양어장이자 화장실로서 물고기들이 사람의 배설물을 먹으며 자란다.그러나 이 마을에는 농촌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진듯한 콘크리트 구조물의 화장실이 골목길에 따로 있었다. 전쟁영웅 출신이라는 이 마을 이장집에서는 마침 마을회의가 열리고 있었다.참석한 10여명의 마을 원로들은 대체로 준수한 외모와 품위를 지니고 있다.한반도 전체의 약 1.5배가 되는 면적에 남북간의 길이가 우리나라의 함경북도 나진에서 제주도를 잇는 정도인 1천5백㎞에 이르는 국토를 지닌 베트남에서는 사람들의 외모도 남북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듯싶다. 베트남에는 『임금님의 권세도 마을 입구에서 멈춘다』는 속담이 있을만큼 지방자치의 전통이 강하고 유교적 가족주의가 뿌리 깊어 공산주의 사회인데도 마을 원로들이 공동체 현안을 자치적으로 해결해 왔다고 한다. 마을에서 가장 큰 규모인 이장집의 중앙에는 조상을 모시는 제단이 있고 제단 양옆으로 평상이 놓여 있다.왼쪽 평상옆에 손님을 위한 응접세트가 있어 그곳에서 마을회의가 열리고 있었다.평상이 바로 침실역할을 하여 방이 되는 셈인데 제단으로 공간의 구분이 이루어질뿐 벽이 없는 점이 특이하다.베트남 농촌의 가옥구조는 기본적으로 이런 형식이라고 한다. 중국의 북동쪽에 자리잡아 「동이」,서남쪽에 위치해서 「남만」으로 불리며 오만한 중국인들로부터 똑같이 오랑캐 취급을 받아온 한국과 베트남은 역사 문화 풍습등 여러면에서 유사점이 많다.우연하게도 두나라 다 삼국시대와 이씨왕조를 거쳤고 한자로 과거시험을 보았다.베트남 말 역시 한자를 뿌리로 하고 있어 「동서남북」을 「동 떠이 남 박」으로 읽는등 한자에서 파생된 비슷한 발음의 말들을 두나라 말에서 쉽게 찾을수 있다.근대에 들어서는 일본의 잔혹한 지배를 받는 경험을 공유하며 똑같이 냉전의 희생양으로서 남북분단과 동족상쟁의 비극을 겪는다.그러면서도 끈질긴 노력으로 한쪽은 통일을이루어내고 또 한쪽은 경제발전을 이루어 낸다. ○대로에 이발소 차려 통일은 됐으나 가난한 베트남은 지금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그 노력은 거의 폭발적인 힘으로 하노이 거리에서 분출되고 있었다.지난 90년 사유재산이 인정된 후 나타난 현상이라는데 『저렇게 모두 장사에 나서면 물건은 누가 살까』싶을 만큼 거리에 장사꾼들이 많다.길가에 좌판을 벌여놓고 돼지고기도 팔고 옷감도 팔고 주로 플라스틱과 양은 제품인 그릇도 판다.어엿한 가게도 안쪽은 텅 비워 놓고 집밖에 물건을 진열해 놓았다.물건이 많지 않은 탓이기도 하겠지만 가능한한 눈길을 많이 끌기 위해서다.심지어 빵 두개를 달랑 조그만 진열대 위에 올려 놓고 파는 사람도 있으며 자동차가 달리는 큰길가에 의자를 놓고 이발소를 차린 경우도 보인다. 하노이 시외로 나가 보아도 오가는 사람들이 거의 경제활동을 위해 이동중이다.시내버스가 없는 하노이의 주요교통수단은 자전거와 오토바이와 시클러(자전거로 미는 인력거)다.그러나 시골길에선 시클러가 보이지 않고 대신 물소 두 마리가 이끄는 짐수레가 보인다.그런데 물소가 끄는 짐수레는 물론이고 자전거와 오토바이도 뒷바퀴 양쪽에 짐을 가득 담은 광주리를 매단채 달린다.이런 활력이 가난한 베트남을 남루하게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베트남은 53개의 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장 가난한 성 가운데 하나라는 화빈성에서도 베트남의 여유를 볼수 있었다.하노이에서 자동차로 2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화빈성은 산간지역으로 소수민족이 많이 산다.성인민위원회는 유니세프 방문단 일행을 위해 소수민족공연을 마련해 주었고 그 공연이 바로 베트남의 문화적 다양성과 풍부함을 보여주었다.베트남의 소수민족은 53개 종족으로 중국의 소수민족보다 2개종족이 적을 뿐이다.전체인구의 12%에 이르는 이 소수민족들의 춤이나 음악·의상의 다양함은 베트남문화를 살찌우기에 충분했다. 또한 화빈성에는 베트남 최대의 수력발전소가 지금 건설중에 있다.베트남 전국에 필요한 전력의 60%를 공급하게 될 이 발전소 건설의 자재는 한국의 현대건설이 공급하고 있다.수력발전소 건설은 거대한 댐을 만들어 냈고 2만여명의 주민이 이주해야 했다.그 결과 고립된 산간마을에는 다학급학교를 세우는 지혜로움도 베트남은 지니고 있었는데 화빈성 다박군 솜머리학교는 불과 16명의 학생을 위한 것이었다. ○“자전거위의 호랑이” 우리의 남다른 교육열이 오늘의 경제발전을 이룬 원동력이라고 하지만 베트남은 한국보다 더욱 어린이와 교육을 위한 투자에 열성인 듯싶다.전국단위의 어린이보호위원회를 구성하고 장관급을 위원장으로 앉혀 정부 주요부처와 같은 기능을 하도록 하고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베트남밖에 없다.또한 베트남은 「어린이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을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비준한 나라다.경제발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도 정부예산의 40%를 교육 보건등 사회복지에 사용하고 있다.베트남은 미래를 위해 투자할 줄 아는 나라인 것이다. 우리가 지난 30년 사이에 이루어낸 경제발전을 베트남은 10∼15년 사이에 달성해 낼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그래서 베트남은 「자전거 위의 호랑이」로 불린다.그 가능성에 우리는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지금 일어서는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도 할 수 있다.그래야만 한국은 진정한 국제화를 이룰수 있으며 내일의 우리 살길도 거기서 배울수 있게 된다.그런점에서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첫번째 지원국으로 베트남을 선정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라고 생각된다. 솜머리의 수몰지역 주민들은 우리일행을 신기한듯 구경하다가 눈길이 마주치면 미소를 지었다.흑치의 한 할머니(베트남 여성들은 치아건강을 위해 이빨을 검게 물들였는데 지금은 사라져가는 풍습이라고 한다)는 우리를 자신의 집으로 끌고가 차를 대접하고 그들의 주식인 카사바(감자와 비슷함)를 듬뿍 싸주었다.또한 솜머리학교 어린이들은 우리 일행을 배 타는곳까지 배웅하고 파파야 열매를 한개씩 선물했다.비록 그들이 연평균소득 30달러의 가난속에 있고 대나무로 얼기설기 지은 초가지붕 흙바닥의 간이학교에서 공책도 없이 합판에 분필로 글씨를 써가며 공부하고 있을지라도 마음은 그렇게 풍요로웠다.
  • 관련 3국의 국제법상 채무/유병화/기고

    ◎“한·중·러 는 탈북자 보호 의무있다”/「정치난민」 망명 허용은 마땅/51년 피난민협약·67년 의정자 활용토록 요즘 러시아의 벌목장으로부터 또는 중국과의 국경지역으로부터 탈출하는 북한인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그동안 한국정부가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다가 최근에 여론에 밀려 적극적인 태도로 바뀌고 있다.결론부터 말하면 북한 탈출자는 국제법상으로 당연히 보호받을 권리가 있으며 한국이나 중국·러시아는 모두 이들 탈출자를 보호해야 할 국제법상 의무가 있다. 우선 북한탈출자는 러시아 벌목장에서 탈출하든 중국과의 국경을 넘어 탈출하든 소위 정치적 피난민이다.일상용어에서 피난민(refugee)이란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나 여건을 벗어나기 위하여 도망하는 사람을 말한다.도망의 이유도 다양하여 자유의 억압이나 생명의 위협,전쟁이나 내란·홍수나 지진처럼 자연재해등 매우 다양하다.그런데 이중 국제법에서 말하는 피난민이란 우선 다른 나라로 도망하는 것을 말하며 또한 자연재해를 피하거나 먹을것을 찾아 도피하는 경제적 피난민은 제외된다.또한 사회적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하는 것도 제외된다.다시 말해서 정치적 피난민만을 의미한다.여기서 정치적 피난민이란 인종·종교·특정 사회그룹·정치적 의견때문에 도망하는 것으로 그 기준은 본국으로 돌아가면 생명이나 자유가 심각하게 박해받을 우려가 있는 경우이다. 이들이 국제법상 누리는 지위는 명백하다.우선 18세기 프랑스 혁명기부터 누적된 국제관습법상 이들을 박해받는 본국으로 돌려보낼 수 없다.이들에게는 망명권을 부여하거나 다른 나라의 망명권 부여를 가능하게 해주어야 한다.그러므로 여기서 피난민 문제는 망명권 문제와 같은 맥락에서 다루어야 한다.이들의 지위를 명문으로 규정한 국제조약이나 국내법도 매우 많다.가장 보편적이고 중요한 것은 1951년 피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과 1967년 피난민 지위에 관한 의정서이다.특히 1951년 피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 32조 1항에 의하면 당사국은 그 영토안에 합법적으로 있는 피난민을 국가안전이나 공공질서를 근거로 하는 경우 이외에는추방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러시아 벌목장에서 탈출하는 북한인은 이에 해당된다.그리고 33조 1항에 의하면 당사국은 어떤 방식으로든 피난민의 생명과 자유가 위협을 받는 영토의 국경으로 추방하거나 돌려보내어서는 안된다.또한 35조에 의하면 유엔피난민관리청(UNHCR)에 피난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 활동에 협력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도대체 우리 정부가 그동안 어째서 소극적 태도를 취하였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3조는 구태여 인용하지 않겠다.그러나 남북한 관계의 기본법이라고 할 수 있는 1992년의 남북기본합의서 전문에 의하면 남북한관계는 분단국으로서 나라와 나라사이의 관계가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는 것을 명백히 천명하고 있다.그렇다면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 한국의 보호를 기대하고 생명을 내걸고 탈출한 북한주민들을 어떻게 외면할 수 있는가. 북한과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 공연히 북한이나 중국을 자극하라는 것이 아니다.그러나 법적으로 명백한 책임을 외면하면서까지 이들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해야 하는가. 더구나 중국은 1951년 협약의 당사자이다.러시아는 당사자가 아니라도 그 내용이 이미 관습법이 되어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우리는 어찌된 셈인지 1백개 가까운 국가들이 가입한 1951년 협약에도 가입하고 있지 않다. 또한 문제해결 방법도 좀 더 적극적이고 떳떳하게 하는 것이 좋다.다시말해서 당당하게 중국과 러시아에 대하여 이들의 보호와 한국으로 망명에 대한 법적 의무를 이행하도록 요구하고 필요한 한도에서 유엔피난민관리청의 협조를 받고 국제여론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유엔피난민관리청은 갈데없는 피난민들에게 기본적 보호를 주선하여 주는 기관이다.한국의 보호를 기대하고 북한을 탈출한 주민들은 갈데없는 피난민들은 아니며 한국은 이들을 보호할 법적 권리와 의무가 있다. 우리 정부는 국제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국제법을 정확히 이해하고 좀더 당당하게 처신하여야 할 것이다.
  • 중·대만 화해무두 깨지나/본토여행객 집단참사 이후

    ◎북경당국 사건규명 지지부진… 유가족 분노/대북서 각종교류 잇단 중단… 감정싸움까지 중국과 대만관계가 중국여행중이던 대만관광객의 집단참사사건으로 위험수위를 향해 곤두박질 치고 있다. 최근 중국의 개방정책 확대와 대만의 대본토 접근정책으로 분단이후 최고의 밀월관계를 누리던 양안관계가 이 사건의 불똥이 대만측의 중국투자 동결,인적­경제교류의 제한및 문화·교육교류 중단조치로까지 비화,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대만측은 관광객 24명 참사사고 당일인 지난달 31일부터 연일 각료급 회의를 열고 북경측의 사건 진상은폐와 무성의한 사후처리,대만인에 대한 안전보장 미흡등을 이유로 교류의 제한 또는 중단과 경제제재등을 결정했다. 대만의 서립덕행정원부원장은 13일 각료회의직후 제재의 일환으로 오는 5월1일부터 대만인들의 본토관광 전면 중단을 발표했다.또 북경측의 적절한 해명과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상호 화해무드가 깨질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경고하는등 제재 강도를 높여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장언사총통부 비서장도 이날 입법원에서 대만은 이 사건과 관련,북경측 보상과 해명을 받기위해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등휘대만총통은 북경당국을 「투페이」(토비),산적들이라고 지칭하는등 양자관계가 극도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유가족과 대만측의 「해상강도」의혹제기에도 불구,중국정부는 단순 화재사건으로 대수롭지 않게 처리했고 또한 유가족들의 사고선박접근과 대만당국의 처리반 파견등을 불허했다.유족들과 대만당국은 피해자 사체가 3개층의 선실중 유독 6평도 안되는 휴게실에만 집중돼있는 점과 실종된 지 15시간이나 지난뒤에야 선체 발견사실을 공표한 점,애매한 화재원인등을 들면서 해상강도등 범죄행위에 의한 참변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단순 사고로 지나갈 수도 있었을 일이 중국측의 깔끔하지 못한 사후처리로 대만 유가족들의 분노를 촉발,일반여론으로 증폭되면서 큰 사건이 된 것이다. 북경당국은 신화통신을 통해 『이 사건이 가져다준 부정적 영향을 제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단순사고든 혹은 해상강도든 대외이미지에 입은 손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특히 연간 4천1백52만명(1백50만명이 대만인·93년)의 관광객들로부터 경제개발에 긴요한 외화수입을적잖이 올리고 있는 중국정부로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남부지역의 치안부재 실상이 외국언론에 보도돼 큰 피해를 입게됐다.
  • 흰옷/이청준지음/해방직후 국교교사가 겪는 이념 갈등(화제의 소설)

    해방직후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첨예하던 시기 남도의 한 국민학교 분교를 배경으로 교사들이 겪는 이데올로기의 갈등을 그리면서 통일에의 염원을 담은 전작 장편소설. 임시 분교에 부임한 5명의 교사가 열악한 환경에서도 교육적 정열을 불태우던중 좌익의 압력에 혁명가를 가르치다가 결국 좌익 퇴각과 함께 학교가 불타게 된다.그로부터 50여년이 지난후 한 젊은 교사가 그들의 위령제를 지내는 모습에서 분단상황의 대립과 갈등을 이해와 사랑으로 극복해가는 지은이 특유의 한의 정서가 뚜렷하다.열림원 5천원.
  • 분단종식회의 준비/북의 접촉제의 거부

    정부는 12일 북한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우리측의 정당 사회단체, 일부 인사들에게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13일 연락관접촉을 갖자는 북측 제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남북연락사무소 이준구 남측소장은 이날 북측 이성덕소장에게 보낸 전통문에서 『귀측이 전달하고자 하는 편지는 정상적인 남북대화를 외면하는 것이며 핵문제해결과 남북관계개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접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북측의 편지는 오는 8월15일 광복 49주년을 기념,서울이나 평양에서 남북한 정당 사회단체 대표및 지도급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할 예정인 분단종식회의에 참가해달라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핵」 바른 인식과 대응/윤석헌(특별기고)

    최근 남·북대화 6차 실무접촉에서 북한의 박영수 대표는 핵문제와 관련,전쟁을 불사하며 서울은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폭언을 자행하여 우리 국민은 물론 전세계를 놀라게 하였다.박영수의 이 발언은 핵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정부와 온 국민이 북한 핵무기 개발문제에 대하여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확고히 대응해야 함을 가르쳐 주고 있는 것이다. 북한 핵문제의 실체는 무엇인가.그것은 북한의 위정자가 핵무기 보유야말로 전세계적인 공산제도의 붕괴속에서 북한 공산체제의 유지를 가능케하는 수단이 된다고 믿고 핵무기 개발을 강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이를 위하여 전쟁불사라는 최후수단을 마구 휘둘러 한국과 전세계를 위협하는 한편 국제조약과 합의를 마음대로 위반하여 국제적 무법자의 행동을 자행하고 있다.즉 핵확산금지조약(NPT),미·북한 2차합의,IAEA와의 사찰시행에 관한 합의등을 헌신짝 같이 내버린 것이다.7·4공동성명,남·북 기본합의서 비핵화선언등 남·북간의 수많은 합의와 약속을 파기,유린하였을 때에는 남·북한간의 일이라 세계각국이 직접 관계가 없었으며 남한으로서는 북한의 위반을 응징할 수단이 없어서 이를 방치할 수 밖에 없었으나 상대가 IAEA나 미국일 때에는 그렇게 쉽게 책임을 면할 수가 없다.북한의 과격 불법행위에 대한 역작용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IAEA에 의한 이 문제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부와 이에 따른 안보회의 의장성명이 발표되게 된 것이다.북한은 종전의 행태대로 이 성명이 유엔 헌장에 위배된다고 비난하며 안보이사회의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이번의 의장성명은 중국이 주장하고 개발도상국을 포함하여 15개 안보이사국의 전원일치 합의로 채택된 것이며 북한이 끝내 IAEA의 추가사찰을 거부할 경우 이 문제를 추가 논의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유일하게 남아있는 맹방 중국을 무시하고 개발도상국의 동정을 잃음으로써 완전한 국제적 고립을 자취한 북한은 어디로 갈 것인가? 북한의 기본정책 전환의 시기가 다가왔다.지금이라도 하루빨리 중국모델을 따라 시장경제와 개방정책을 점진적으로 시행하고원자력을 평화적 이용에 국한하여 핵개발의 투명성을 확실히 하는 것이다.이리하여 실추된 국제적 신용을 회복함으로써 국제적 지지와 협조하에 침체한 경제와 낙후된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남한과는 한반도 비핵화와 긴장해소의 기초위에 공존공영의 관계를 수립하여 평화적이고 점진적인 통일을 위하여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이러한 정책전환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하여 남한은 어떠한 대응을 할 것인가. 첫째로,북한의 극한적 언동에 즉흥적·감정적인 반응을 피하고 냉정히 관계상황을 분석,파악하여 객관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북한의 전쟁도발에 대비해야 한다.북한의 잦은 위협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실제로 전쟁을 도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왜냐하면 전쟁은 남한에 상당한 피해를 주겠지만 결국 북한의 멸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우리로서는 만에 하나라도 북한의 도발가능성에 대비하여 충분한 방위력 증강을 지체없이 시행하여야 한다.충분한 대비만이 확실한 전쟁억지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로,강경책과 온건책을 동시에 병행하여야 한다.북한의 술수에 말려들어 일희일비하여 대화와 제재를 번갈아 사용하여 왔다갔다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강온책을 병행하여야 한다.남·북대화,미·북한 3차회담,IAEA사찰,유엔안보이사회 제재조치 등이 상호 유기적인 연관하에 진행되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한 노력이 다른 노력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돕는 효과를 갖도록 하여야 한다. 해방이후 남·북한으로 분단되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어온 우리 민족이 북한 핵문제로 악화된 긴장을 슬기롭게 해소하고 마침내 평화통일을 성취하여 희망찬 21세기를 기쁨으로 맞이하게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 간절하다.
  • “한국영화 알자” 일 새바람

    ◎극장가 「영화제」 기획… 언론선 「탐방」 연재 우리나라에서 일본영화에 대한 상영 허용을 비롯한 일본대중문화의 수입이 거론된 것과 때를 같이해 일본에서도 한국영화제가 기획되는 등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올해초 공로명 주일대사가 잠시 귀국해 『일본 대중문화의 수입을 고려할 때가 됐다』고 말해 국내에서 찬반양론을 불러 일으키자 일본 언론은 이를 비교적 상세히 보도했었다. 그 뒤 일본의 유력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이 「서울 영화탐방」기사를 상·중·하 시리즈로 소개하는가 하면 도쿄의 한 극장은 다음달초부터 한달보름동안 「한국영화의 전모」라는 영화제를 열어 50여편의 한국영화를 선보일 계획으로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시리즈를 통해 『한국영화계에는 일본처럼 대자본의 영화회사는 없다.그러나 독립프로덕션들이 영화시장의 80%를 점하고 있는데다 미국영화에 대항하기 위해 해마다 1백여편의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면서 『일본 영화의 해금도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전하고 있다. 이 신문은 지난 14일자 시리즈첫회에서 임권택감독이 제작하고 있는 「태백산맥」의 촬영현장 르포와 함께 임감독의 대표작들을 소개한데 이어 15일에는 『젊은 감독들과 손을 잡고 지혜를 모으면 미국영화가 두려울 것이 없다』는 이장호감독의 말과 독립프로덕션을 운영하고 있는 여배우 김지미씨가 주연,제작한 「명자,아키코,소냐」를 소개했다. 한편 도쿄 삼바쿠닌극장은 다음달 9일부터 5월22일까지 「한국영화의 전모」라는 영화제를 열고 「서편제」,「길소뜸」,「하얀 전쟁」등 지난 70년이후의 화제작 50여편을 모아 선보이기로 했다. 극장측은 『한국에서 일본영화가 개방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사실 일본에서도 한국영화를 보기는 매우 어렵다』고 영화제 기획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화제작의 면면을 보면 「한일 양국의 역사및 대일감정」,「분단의 아픔」,「남성우위와 고도성장의 그늘하에서의 도시서민생활」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이 대부분이다. 특히 「서편제」,「길소뜸」,「족보」,「만다라」,「씨받이」,「아다다」등 임권택감독의 작품이 주목을 받고 있고 「단지 그대가여자라는 이유만으로」,「증언」,「하얀 전쟁」 등이 연대순으로 상영될 계획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구미영화가 판을 치는 일본에서 우리나라 영화가 얼마나 관객을 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제 한일 양국의 영화교류는 한발 더 가까와진 느낌이다.
  • 일 국회 연설 20분… 박수 14차례(김 대통령 방일여로)

    ◎일 경제인에 대한투자 주문 「세일즈외교」/「와세다 정신」과 내 좌우명 대도무문 일치 ▷총리 주최만찬◁ ○…호소카와 일본총리가 25일 저녁 총리관저에서 김대통령내외를 위해 마련한 만찬은 양측인사 70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 실내악단의 연주속에 입장한 양국 정상은 차례로 만찬사와 답사를 통해 새로운 한일관계의 구축과 발전을 다짐. ○양측인사 70명 참석 호소카와총리는 만찬사에서 『진정한 신뢰관계는 과거를 솔직하게 직시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말하고 『앞으로도 역사의 교훈을 살리는 것이 한일간의 미래를 향한 동반자관계를 강화해가는 길』이라고 강조한뒤 김대통령 내외를 위한 건배를 제의. 김대통령은 답사를 통해 『이 지역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이 협력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하고 『한일이 협력하면 핵없는 한반도가 이룩될 것』이라고 강조.양국정상은 연설을 마친뒤 실내악단이 연주하는 조용필의 노래 「친구여」를 들으면서 환담을 계속. ▷학위수여식◁ ○…김영삼대통령은 25일 하오 뉴 오타니 호텔에서 일본경제단체들이 공동주최한 오찬행사에 참석한 뒤 와세다(조도전)대학으로 이동,명예법학박사 학위를 수여받고 「새로운 아시아,새로운 세계의 설계」라는 제목으로 연설하면서 한일 두나라의 유대강화 필요성을 역설. 김대통령 내외는 고야마(소산)총장의 안내로 귀빈실에 들어가 지난 85년 야당정치인 자격으로 와세다대를 방문했을 때 기념으로 써주었던 「대도무문」휘호앞에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학위복과 학위모를 착용. 김대통령은 이어 지난 82년 와세다 개교 1백주년 기념으로 한국동문들이 기증한 에밀레종 등을 둘러본뒤 오구마 강당에 입장,대학교향악단이 은은한 음악을 연주하는 가운데 고야마 총장으로부터 명예법학박사 학위증서및 후드를 수여받았다. 수여식이 끝난 뒤 김대통령은 순차통역된 기념강연을 통해 『학문적 명성과 전통에 빛나는 이 대학이 나에게 준 영예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특히 존경하는 정치선배였던 신익희 김성수선생이 공부한 이 대학에서 명예로운 학위를 받게된 것을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피력. 김대통령은 『나는 야당정치인 시절인 1985년에 이 대학을 방문,기념으로 「대도무문」이라는 글을 써주었다』면서 『당시 대학관계자들은 와세다대에 교문이 없는 것을 어떻게 알았느냐고 물었으나 나는 그때 이 대학에 문이 없다는 사실을 몰랐지만 와세다정신이 당당하고 떳떳하게 나가면 거칠 것이 없다는 나의 좌우명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냐고 설명했다』고 와세다대와 얽힌 자신의 일화를 소개. 고야마 총장은 김대통령에게 비단그림및 대학기념 넥타이를,손여사에게는 와세다대 문장이 그려진 스카프를 각각 선물. ▷일본국회연설◁ ○…김영삼대통령은 25일상오 일본국회에서 중·참의원들의 열렬한 환영속에 자신에 찬 목소리로 20분동안 한일 두나라의 과거와 현재,미래에 대해 연설. 김대통령은 도이(토정)중의원의장의 안내를 받아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본회의장에 도착,기립박수를 보내는 의원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 김대통령이 이날 한일간의 새로운 협력,아시아에서의 주도적인 역할등을 강조하는 연설을 하는 동안 모두 14차례에 걸친 중간박수를 받았으며 일부 의원들은 『한일양국이 아·태지역의 공동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겠다』고 밝힌 대목에서 고개를 끄덕끄덕. 김대통령은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마침내 한반도를 유린했다』 『한국은 해방되었지만 남북으로 분단되었다』는 등 과거문제를 거론했으나 『진정한 우정과 협력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나가자』는 식으로 반전시키는 연설솜씨를 발휘. ○한일협력 반복강조 김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도이중의원의장은 『한국은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했으며 우리가 한국으로부터 우수한 문화전통을 배운 바 있다』면서 『일본의 극한행위로 양국 국민간에 긴장이 초래됐으나 과거를 직시하고 반성위에서 양국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과거사에 대해 언급. 김대통령은 국회연설을 마친뒤 중의원 의장실에서 도이중의원의장,하라참의원의장등과 잠시 환담.김대통령은 이어 도이의장의 안내로 중의원의장 응접실로 자리를 옮겨 10여분동안 일본 국회지도자들과정당대표등 70여명을 접견. 도이의장은 『김대통령의 방일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샴페인으로 건배를 제의했고 김대통령은 『아시아에서 가장 유서깊은 일본 국회에서 연설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짤막한 인사말을 시작. ○기업실무진 등 초청 ▷경제인오찬◁ ○…김대통령은 이날 낮 일본경제단체 초청 오찬모임에 참석,『멀지않아 한국은 「기업하기가 매우 편리한 나라」로 변모할 것』이라며 『이처럼 호전되고 있는 한국의 투자환경을 적극 활용해 달라』고 주문,「세일즈외교」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 히라이와(평암) 경단연회장은 오찬 환영사에서 『일한기업의 협력관계가 촉진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화답. 이날 오찬에 참석한 일본기업인은 모두 2백20여명으로 과거 이와 유사한 모임에는 주로 경제원로급들이 초청돼 의전적 형식에 치우쳤으나 이번에는 각 기업의 부사장,전무급의 실무경영진 중심으로 초청. ▷각계인사 접견◁ ○…김대통령은 25일 하오 영빈관에서 일본사회당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위원장등 연립여당대표 7명을 접견하고 정치개혁과 한일간 우호증진방안등에 대해 10여분간 환담. 이날 접견에는 일본측에서 무라야마 사회당위원장 외에 이시다 고지로(석전행사낭) 공명당위원장,다나카 슈세(전중수정) 사키가케 대표대행,곤도 츠네오(권등항부) 공명당 부위원장,구보 와타루(구보차) 사회당 서기장,소노다 히로유키(원전박지) 사키가케 대표간사,요네자와 다카시(미택륭) 민사당 서기장이 참석. ▷선물교환◁ ○…김영삼대통령내외는 24일하오 도쿄(동경)궁성으로 아키히토(명인) 일왕내외를 예방한 자리에서 한일 두나라 국민의 우호증진을 기념하는 뜻에서 서로 선물을 교환했다고 주돈식청와대 대변인이 25일 소개. 김대통령은 한국민속놀이 모습이 새겨져 있는 청자를 일왕에게 선물했으며 일왕은 「조음」이라는 주제의 비단에 그린 그림 한폭을 선물했다고. 이와 함께 김대통령부인 손명순여사는 미치코(미지자)일왕비에게 우리의 전통적인 칠보보석함을 선물했으며 일왕비도 답례로 보석함을 선물. ○한인부인회 환담 ▷손여사◁ ○…김영삼대통령이 국회연설을 끝내고 국회지도자들을 접견하는 동안 부인 손명순여사는 도쿄시내 신주쿠 와카마쓰조(신숙약송정)에 있는 동경한국학교를 방문,학생들과 학교관계자들을 격려. 손여사는 학교방문기념으로 대형시계를 선물한뒤 미술실 가사실습실 음악실 무용실 등을 차례로 돌며 수업현장을 둘러보고 학생들을 격려. 이어 손여사는 이날낮 주일한국대사관저에서 재일한국부인회 간부 23명과 오찬을 함께 하며 격려.
  • 감상적 통일론의 블랙홀/백남치(굄돌)

    곽밥,무중,말밥,마룩,생이,빈말공부,열기,철직,우리 말은 맞는 것 같은데 그 뜻이 무엇인지는 전혀 알 수가 없는 단어들이다.이 말들은 북한 표준어인 「문화어」들이다.우리가 쓰는 말로 바꾸면 각각 도시락,갑자기,구설수,국수,새우,탁상공론,해당화,해직 등이 된다. 우리의 민족 명절은 설과 추석이지만 북한의 최대의 명절은 4월15일과 2월16일 김일성부자의 생일날이다. 분단이 된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의 상황에서 나타나는 이질성의 단적인 예이다.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시절,통일 개념은 상대 체제를 파괴시켜 흡수하는 것만이 인정되었다.그러나 공산주의 세계의 붕괴와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은 화해와 교류의 분위기를 조성하였다.그래서 요즈음 우리는 남북통일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 속에 살고 있다.5년 또는 10년안에 통일이 될 것이라느니,금세기안에는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라느니 즐거운 논쟁을 벌리곤 한다.북핵문제를 볼때도 우리의 생명에 직결된 것으로 보다는 마치 게임을 관전하듯 했다.한반도에서 전쟁은 이미 사라진 것처럼 결론짓고 북한의 위험성을 논하는 것은 시대를 모르는 사람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런데 며칠전 북측 대표는 이러한 우리의 천진스러운 대북시각에 일침을 가했다.서울이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했다.어이없고 섬뜩한 말이다.감상적인 태도로 북한을 대할 때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실감케 했다.세계적 해빙분위기와는 별도로 우리의 한반도만은 여전히 냉전구도속에 있구나 하는 사실을 다시 생각케 했다. 감상주의에 빠지면 현실을 볼 수 없다.모든 것을 빨아들여 버리는 불랙홀 처럼 감상주의는 냉철함을 마비시킨다.통일은 높은 산의 정상과 같다.가까운 듯 보이지만 실제로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높고 가파른 언덕과 숲길을 헤쳐야 함을 깨달아야 한다. 요 며칠 봄가뭄을 적시는 단비가 내렸다.내리는 눈비는 마치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북한의 망동을 꾸짖는 듯하다.그리고 핏줄의 무정함에 쓰라린 아픔을 느끼는 우리의 가슴을 달래는 듯 하다.
  • 「동학」 1백주년 기념식/종교계인사 등 6천여명 참석

    동학혁명 1백주년 기념식이 천도교중앙총무와 산하기념사업회 주관으로 21일 하오1시 서울 탑골공원에서 종교인을 비롯한 사회각계인사 6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기념식은 동학혁명군 4대강령과 12개조 폐정개혁안낭독,오익제교령의 기념사,이민섭문화체육부장관의 축사,결의문채택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오교령은 기념사에서 『동학혁명은 단순한 소요가 아니라 주권의식을 일깨우고 외세침략에 대항한 반봉건적 반외세의 횃불이었다』고 전제하면서 『그 정신을 분단시대를 마감하는 남북통일로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기념식이 끝난 뒤에는 탑골공원에서 가극 「개벽」공연 등 식후행사가 베풀어졌다.기념식에 앞서 이날 상오에는 동학혁명 당시의 깃발을 앞세운 1천여명의 천도교인들이 창경궁∼종로∼탑골공원을 잇는 구간에서 개벽의 행진을 펼쳤다.
  • 탈냉전시대의 북한핵/최혜성(굄돌)

    세계적 탈냉전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서는 냉전의 얼음이 녹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를 선언한 후 북한의 핵문제는 한반도 주변정세와 남북관계를 더욱 더 악화시키고 있다.남북한이 합의해 공동발표했던 「남북한 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선언」은 휴지화된지 이미 오래다. 지난 일년 내내 우리정부는 국제적 공조속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그러나 북핵문제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원점에서 맴돌고 있다.북한은 여전히 미국과의 협상만을 고집하면서 우리를 핵협상에서 배제하려고만 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북핵에 관한 보도를 접할 때마다 하루는 가슴을 조이다가 그 다음날 안도의 숨을 내쉬는 긴장된 나날을 보내왔다.남북한 화해와 교류에 걸림돌이 되고 우리의 안보에 깊이 연관된 문제들을 방청석의 관중처럼 바라보면서 우리는 일희일비만 하고 있었다.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북핵문제의 핵심을 꿰뚫어보고 전략적 사고를 하면서 여유와 끈기를 가지고대응해 나가야 한다. 북핵이 우리에게는 안보에 관한 문제이고 미국에게는 핵확산금지에 관련된 문제라면 북한에게는 정권의 생존에 관한 문제다.이러한 복잡한 3중의 성격 때문에 북핵문제를 풀기가 어려운 것이다.우리와 미국 그리고 북한의 입장이 얽혀 있는 북핵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전략적 사고는 변화하는 상황,즉 국제정세,북한의 상황,우리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한 뒤에 그것을 달성하는데 최적의 정책수단을 찾는 노력을 말한다.북핵문제는 북한의 변화없이는 그 해결이 불가능하다.우리의 정책적 노력은 북한의 변화에 집중되어야 한다.우리는 북한의 핵무기개발을 저지해야 한다.그러나 그 방법은 분단을 평화적으로 관리하고 통일의 길을 여는 방향에서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북한의 핵문제는 통일의 대장정을 가로막고 있는 험산준령의 가장 높은 봉우리다.
  • 한·중의 「기권」 교환외교/양승현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10일 아침(한국시간)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던 제50차 유엔인권위원회에서는 「작은 반전」이 있었다.중국의 인권문제를 거론하자는 미국등 서방측의 제안이 폐기되고 중국측의 불거론제안이 가결된 것이다. 중국측은 투표결과 찬성 20표,반대 16표,기권 17표를 얻었다.간발의 차이로 전세를 역전시킨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미국등 서방측과 달리 기권표를 던졌다.한 관계자는 『분단국으로서 우리가 처한 한계성과 두나라의 특수성을 감안해 신중히 대처한 결과』라고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기권한데는 얼핏보면 그 뿌리가 다른데 있는 듯하다.장정연주한중국대사는 표결이 이뤄지기에 앞서 지난 3일 외무부를 방문,홍순순차관을 면담한 적이 있다.홍차관은 그때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두나라는 각별한 관계」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92년9월 수교후 우리는 중국에게 큰 빚을 진게 있다.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직후인 지난해 4월 유엔안보리에서는 대북결의안의 채택이 논의됐었다.그때 중국은 이번 인권회의에서 우리가 한 것처럼 기권을 했다.그래서 결의안이 채택됐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북한 핵문제를 논의하면서 우리가 주무기로 「국제 공조체제」를 들고 나올수 있었던 것도 어찌보면 중국의 「기권 덕분」이라고 할수 있다.우리는 그 빚을 계속 갚고 있는 셈이고,그렇게 말하는 것이 편하고 모양이 좋다. 그러나 엄밀히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국제사회에서의 기권은 찬성을 하자니 떨떠름하고,그렇다고 반대를 하자니 뭔가 찜찜할 때 흔히 하는 의사표시이다.국제사회도 「힘」이 통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지난 89년 천안문사태이후 중국의 인권문제는 세계의 관심사로 부상했다.유엔인권위원회에서는 이번을 포함,그동안 모두 4차례에 걸쳐 중국인권결의안의 상정이 시도됐으나 논의조차 못하고 상정과정에서 폐기됐다. 만일 우리가 이번 회의에서 「반대」를 했다고 치자.언제든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할수 있는 중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당장 북한핵이 위험하다.이것이 두나라의 기권의 차이라고 생각하니 착잡하기만하다.
  • 남북 이산가족 중국서 비밀상봉

    ◎교포가 가교역할… 장백·연길·도문 주무대/작년부터 시작… 상봉10건·서신왕래 150건 6·25 때 단신으로 월남,춘천에 살고 있는 김철웅씨(66)가 지난 91년과 93년 두 차례에 걸쳐 중국 장백시에서 40년전에 헤어져 생사조차 모르던 어머니 전희옥씨(83·양강도 혜산 거주)를 만났다.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해 가슴 태우는 실향민들에게 김씨 모자의 상봉은 꿈같은 이야기처럼 들릴 것이고 현행법으로 볼때도 불가능한 일이지만 사실이다.지난 반세기 동안 분단의 아픔을 뼈저리게 체험하고 있는 이산가족들이 이처럼 제 3국,특히 중국에서 비밀 상봉하고 있다는 사실이 지난 6일 밤 10시55분부터 방송된 SBS­TV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확인돼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서울,평양 그리고 연변」이라는 부제를 단 이날 프로그램에서는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의 장백·도문·연길 등지를 중심으로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서신왕래,그리고 상봉이 이루어지는 현장이 공개된 것. 남한 정부와 북한 당국의 묵인하에 철저한 비공개,민간 주도를 원칙으로 진행되는 이산가족들의 서신교환이나 상봉은 주로 중국을 통해 이루어 진다.상봉을 주선하거나 편지를 전달해 주는 역할은 북한과 어떤 형태로든 접촉이 가능한 중국 교포들이 맡고 있다. 제3국 상봉의 중심 무대는 조선족 자치주인 연변.주도(주도)인 연길시를 비롯해 북한과 접경지역인 두만강변의 도문,압록강변의 장백,신의주와 접해 있는 단동 등은 북한 사람들의 왕래가 잦고 남한 사람들도 방문할 수 있어 만남의 장소로는 최적지다. 연길시의 공식허가를 받은 민간단체 「이산가족 소개소」가 이산가족들의 서신교환 사업을 벌이고 있다. 김철웅씨의 경우 지난 80년대 중반 일본을 통해 어머니의 생존사실을 확인한뒤 길림성에 사는 사촌동생이 상봉을 주선했다. 중국을 통한 이산가족의 비밀상봉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지난 해부터.통일원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현지의 이산가족 소개소 중개로 상봉이 이루어진 것은 10여건,서신왕래는 1백50건에 이른다.황혼기에 접어 든 41만(91년 통계청 집계) 이산 1세대들의 자세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는 증거다.
  • “남북한거래 가트승인 불필요”/정부공식입장 정리

    ◎교역활성화때 국제적 쟁점 안되도록/“국제법상의 내부거래… 독일이 선례” 『「남북 거래」는 「민족간 내부거래」로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로부터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정부는 최근 GATT로부터 미리 승인을 받자는 일부의 주장을 일축하는 입장을 분명히 정리했다. 상공자원부는 3일 「남북교역을 민족내부거래로 인정받기 위한 대책」을 묻는 민주당 국회의원(유인학의원 등 3명)의 서면질문에 『남북한 거래는 국제법상 자결권에 기초한 내부거래이며 독일의 선례가 있는 만큼 별도의 조치가 필요없다』고 밝혔다. 최근 WTO(세계무역기구) 체제의 출범을 계기로 우리 사회 일각에서 남북거래를 민족거래로 인정받으려면 UR(우루과이라운드) 이행계획서에 「남북간 거래는 민족 내부거래」라는 남북간 합의를 첨부해 승인을 받자는 의견이 나왔었다.핵문제가 해결돼 남북교역이 활성화될 경우 남북간의 무관세 거래가 국제사회의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미리 없애자는 취지였다. 정부도 여러 각도의 검토를 거친 끝에 이번에 「불필요하다」는 쐐기를 박았다.승인이 필요 없다는 근거는 이렇다.첫째,「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3조) 조항이다.둘째로는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통일적이며 균형적 발전을 위해 민족내부 교류로서 물자교류와 합작투자 등 경제교류와 협력을 실시한다」는 남북기본합의서(15조)가 내부거래로 규정하고 있다. 또 UN헌장도 「어떤 국가의 국내 관할권에 있는 사항에 간섭할 권한이 국제연합에 없으며」(2조7항),「국제연합 헌장의 의무와,다른 국제협정상의 의무가 상충되는 경우 헌장의 의무가 우선한다」(1백3조)고 규정하고 있다.따라서 남북거래는 국제법상 자결권에 근거한 내부거래라는 것이다. 또 독일이 51년 GATT에 가입할 때 분단 상태인 동서독의 거래를 내부거래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우리 역시 별도의 GATT 결정 없이 선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서독은 당시 「서독의 GATT 가입으로 독일 내부의 교역관련 규정이나 지위의 변경을 초래하지 않는다는데 회원국이 동의한다」는 다짐을 받아냈다. 상공자원부는 『우리 스스로이 문제를 제기할 경우 특수성 인정에 대한 대가를 치르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고,북한의 동의여부도 미지수』라고 밝혔다.따라서 제3국이 문제제기를 한다 해도 ▲남북거래의 법적성격이 UN헌장에서 인정된 자결권의 표현이며 ▲헌법과 남북 기본합의서,UN헌장 및 독일의 선례에 따른 내국간 거래라는 사실에 변함이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 “한국보안법 폐지 관련 발언/개인적 희망에 불과”

    ◎허바드,레이니대사 통해 한 외무에 해명 미국 국무부의 토머스 허바드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는 국가보안법 폐지관련 발언에 대해 『개인적인 희망을 피력한 것일 뿐 미국정부의 공식 견해에 따른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해왔다고 3일 외무부 당국자가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날 『레이니 주한미국대사가 오늘 아침 한승주외무부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허바드 부차관보가 2일 저녁 이같이 해명해왔다는 사실을 전했다』고 말했다. 허바드 부차관보는 2일(미국시간)주미한국대사관 고위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도 『분단이나 남침위협과 같은 한국의 특수상황을 이해하며 예민한 문제에 대해 표현이 잘못돼 파문을 일으킨 것에 대해 매우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 김 대통령 3·1절 75돌 기념사 요지

    ◎“경쟁력 갖춰야 진정한 자주독립국” 오늘 우리는 민족의 자주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온 겨레가 맨주먹으로 분연히 일어섰던 3·1운동 일흔다섯돌을 맞이했습니다. 75년전 오늘 우리 선조들은 3천리 방방곡곡에서 민족자존의 횃불을 높이 들었습니다.민족의 높은 기상과 이상을 세계만방에 떨쳤습니다. 참으로 우렁찬 민족의 함성이요,세계사에 뚜렷이 기록될 역사적 용단이었습니다. 선조들의 넘치는 기개와 숭고한 희생정신은 깊이 가라앉아 있던 민족혼을 일깨웠습니다.3·1운동을 계기로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였고 끝내 조국의 해방을 쟁취했습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정통성있는 문민정부는 위대한 3·1정신을 올바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지난해 임시정부 지도자 다섯분의 유해를 봉환하여 국립묘지에 모신 뜻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우리는 또한 태평양시대를 능동적으로 열어나갈 위대한 나라의 건설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세계는 독립선언서의 표현대로 「세계개조의 대기운」이 감돌고 있습니다.위력의 시대가 지나고 국민의 역량과 나라의 경쟁력이 국운을 결정짓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선조들은 높은 이상을 지녔습니다.자주독립을 외쳤지만 결코 배타적이거나 편협한 민족주의에 머물지 않았습니다.동양평화,나아가 세계평화와 인류행복을 지향했습니다. 선열들은 또한 당시의 세계조류를 간파하고 기민하게 대처했습니다. 온 겨레가 뜻을 같이 한다면,어떠한 장애물도 뛰어넘을 수 있고 아무리 어려운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우리는 지금 민족도약의 호기를 맞고 있습니다.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됩니다.세계무대에서 버틸 수 있는 국가경쟁력을 길러야 합니다. 우리모두가 분발하지 않으면 안됩니다.자기혁신으로 새로워져야 합니다.무한경쟁의 시대에는 경쟁력있는 나라만이 진정한 자주독립국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날의 감정에 연연하고 있어서는 안됩니다.과거를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 미래를 향해,세계를 향해 앞으로 앞으로 전진해야만 합니다.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순국선열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입니다. 우리는 자신감과 민족적 긍지를 가지고 일본과 당당하게 협력하며 경쟁해 나가야 합니다.미래지향적인 역사인식과 성숙된 민족역량을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새로운 일본,새로운 아시아,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올바로 인식하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통일 없이는 자주독립국가 건설이 완성될 수 없습니다. 민족분단은 청산되어야 할 과거역사의 유산입니다.민족의 앞날을 가로막고 있는 분단의 벽을 허물었을 때 우리는 진정한 민족의 영광을 노래할 수 있을 것입니다.인류의 공영과 세계평화에 더욱 기여할 수 있는 책임있는 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통일은 세계사적 조류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세계는 불신과 대립의 시대에 종말을 고하고 개방과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북한은 개혁과 개방만이 민족을 하나되게 하며,민족의 복리를 보장하는 첩경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애국영령들이 지금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역사적 정통성에 입각한 문민정부를 통하여 민족적도약을 추구하고 있습니다.변화와 개혁을 통하여 희망찬 미래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정신문화적으로 앞서가는 「성숙한 시민사회」,쾌적하고 고루 잘사는 「살기좋은 사회」,7천만의 역량을 하나되게 할 「통일국가」와 같은,자랑스러운 신한국의 건설을 위해 우리 모두의 지혜와 뜻을 모읍시다. 이것이야말로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에 보답하는 것이며,3·1정신을 완성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오늘 민족사에 찬란한 금자탑을 세운 3·1운동의 거룩한 정신을 가슴깊이 되새기면서 영광된 신한국창조의 결의를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 “과거감정에 연연말고 일과 당당히 경쟁·협력”

    ◎김 대통령,3·1절 75돌 기념사 김영삼대통령은 1일 『세계는 불신과 대립의 시대에 종말을 고하고 개방과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히고 『북한은 개혁과 개방만이 민족을 하나되게 하며 민족의 복리를 보장하는 첩경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기념사를 통해 『통일 없이는 자주독립국가 건설이 완성될수 없으며 민족의 앞날을 가로막고 있는 분단의 벽을 허물었을 때 우리는 인류의 공영과 세계평화에 더욱 기여할 수 있는 책임있는 국가가 될수 있다』면서 『통일은 세계사적 조류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지난날의 감정에 연연하고만 있어서는 안된다』고 전제하고 『자신감과 민족적 긍지를 가지고 일본과 당당하게 협력하며 경쟁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이 끝난 뒤 관계수석비서관들과 함께 동작동 국립묘지를 찾아 애국지사묘역과 임시정부요인묘역을 참배하고 박은식선생의 손자인 박유철씨등 유족대표들을 위로했다.
  • “꿈과 야망을 가집시다”/김 대통령 서울대졸업식 치사 전문

    ◎창조의 선두에 서서 국제경쟁력 선도/두려움없이 개인·나라의 명운 개척을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총장과 교수,학생과 교직원 그리고 학부모 여러분! 저는 오늘 새로운 출발을 하는 졸업생 여러분들을 축하하기 위하여 달려왔습니다.이 나라 대통령으로서 실로 20년만에 서울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먼저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대통령으로서,또 여러분의 선배로서 저는 벅찬 감회를 억누를 길이 없습니다.아시다시피 국립 서울대학교는 분단의 아픔과 이념 대립의 와중에서 탄생했습니다.40여년전,한국전쟁을 전후한 시기에 저는 대학 생활을 했습니다.내 조국을 끌어안고 몸부림칠 수밖에 없었던 고뇌의 대학생활이었습니다. 전쟁의 포연은 가셨지만,이 땅에는 정치적 밤이 너무도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습니다.길고 암울한 시대를 거쳐오면서,여러분의 선배들은 조국의 정치적 현실에 울분과 좌절을 거듭해야 했습니다.시대의 상황과 인간의 양심이 대학생을 거리로 내몰기도 했습니다.이 교정을 거쳐간 많은 젊은이들이 민주주의와 정의를 외쳤습니다.그들의 용기있는 행동이 오늘의 문민시대를 열었습니다.아주 오랜 방황 끝에,우리는 마침내 문민시대를 연 것입니다.우리는 이제야 비로소 학문에 열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대학이 겪어 온 풍상을 생각할 때,이 졸업식전이야말로 국민과 더불어 축하해야 할 자리라고 생각합니다.암울한 시기에 학창시절을 보낸 세대는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끼면서 여러분에게 무한한 기대를 가질 것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분명 분노와 저항의 시대는 갔습니다.투쟁이 영웅시되던 시대는 갔습니다.이제 우리는 빼앗겼던 시간을 되찾아야 합니다.잃어버린 시간을 메워야 합니다.입시 때문에 소진되었던 우리의 능력과 창의를 마음껏 개발해야 합니다.연구실과 도서관에 불을 밝혀야 합니다.개혁과 창조의 선두에 대학이 서야 합니다. 국가경쟁력을 선도하는 것도,뒷받침하는 것도 대학이 되어야 합니다.대학의 경쟁력 없이 국가경쟁력이 있을 수 없습니다.이제까지 대학은 독재 아래서 타율과 규제속에 안주해 왔습니다.대학은 자율과 책임으로 활기 차고 역동적인 지식의 산실이 되어야 합니다.새로운 기술,새로운 정보,진취적 발상이 대학에서 나와야 합니다. 최근 우리 대학사회 내부에서 대학의 개혁과 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방안들이 모색되고 있습니다.매우 반갑고 마음 든든한 일입니다. 대학인 여러분! 우리 민족은 일찍부터 홍익인간의 정신을 건국 이념으로 삼았습니다.거기에바탕한 민족문화가 5천년을 이어왔습니다.가장 선진적이었던 고대문화를 꽃피운 역사가 있습니다.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금속활자를 발명한 민족입니다.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모국어를 가지고 있습니다.세종시대에 이미 우리는 세계적인 과학 수준에 도달했습니다.지금 서울대에 와 있는 규장각은 18세기,세계 최대의 도서관이었습니다.이 모든 것이 결코 우연히 이루어진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당당한 문화민족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치욕의 역사 속에서,민족문화에 대한 긍지와 자존심을 잃어버렸습니다.세계문명을 선도하겠다는 야망도,자신감도 갖지 못하게 되었습니다.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변방의식에 사로잡혀 왔습니다.패배주의와 피해의식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세계의 중심이 아시아 태평양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가 되리라 하던 토인비의 예언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바야흐로 새로운 문명의 먼동이 터오는 개벽의 시대입니다.우리는 더이상 변방이 아닙니다.세계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바로 우리들입니다. 우리에게 시련을 안겨 주었던 지정학적 조건은,이제 대륙과 해양으로 뻗어나가는 민족웅비의 조건으로 되고 있습니다.경부고속전철은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민족의지의 표현입니다.영종도 국제공항은 아시아 태평양 시대의 중심권으로 부상하는 민족의 기상과 웅도를 함축하고 있습니다.1백년전,우리는 스스로 국제화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억지로 문을 연것이 아니라,우리가 스스로 자신있게 문을 연 것입니다. 우리는 더이상 패배주의와 피해의식에 젖어있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지금 세계는 변화와 개혁의 한 가운데 있습니다.인류문명의 기본틀이 바뀌는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서양근세에서 시작하여 현대까지 지배해온 사상과 사회구조가 커다란 대전환의 분기점에 와 있습니다. 우리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 지혜는 지금은 어떤 때인가를 깨닫는 일입니다.지금 막 새로운 문명,새로운 역사가 열리려 하고 있습니다.바로,여러분이 그것을 이끌 때입니다.이 시대의 젊은이들이야말로 축복받은 세대라고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민족이 변화의 시대,세계사적 문예부흥을 선도할 수 있는 여건과 조짐이 곳곳에서 성숙되고 있습니다.여기 서울대학교가 새로운 문명의 시대,문예 부흥의 요람이 되어야 합니다.여러분이 바로 그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우리는 지금 민족에너지를 소진시키는 남북간의 불신과 대립을 해소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되면,우리 민족은 공존공영의 큰 길로 함께 나아갈 것입니다.민족이 하나되어 세계로 나간다는 것을 상상해 보십시오! 민족웅비의 때가 오고 있는 것입니다.우리 민족이 세계와 인류 앞에 창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때가 오고 있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새로운 세기,영광의 민족사를 개척할 선봉들입니다.여러분은 분명,세계로 뻗어나가는 신한국의 주인공입니다.우리 경쟁력의 쇠퇴를 꼬집는 세계인의 지적처럼,안으로 우리의 진취적인 의욕이 멈칫하고 있습니다.근면과 창의,그리고 새로운 민족적 활력을,여러분이 앞장서 불러 일으켜야 합니다.국가경쟁력의 견인차가 되어야 합니다. 밖으로는,여러분이 헤쳐 나가야 할 물결은 좁은 냇물,잔잔한 강물이 아닙니다.여러분이 활동해야 할 무대는 광대무변의 바다입니다.온갖 물결이 섞여 소용돌이치는 거대한 바다입니다.태평양 역시 더이상 고요한 바다가 아닙니다.폭풍이 몰아치는 격랑의 바다입니다.적자생존의 무한 경쟁 속에서,세계일류가 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치열한 각축의 세계입니다. 국경없는 경제전쟁의 시대,지식과 정보의 힘이 개인과 나라의 성패와 사활을 결정할 것입니다.여러분 앞에 열려 있는 무한경쟁의 세계는,거대한 도전과 위협이기도 합니다.그러나 야망을 가진 사람에게는 절호의 기회입니다.야망은 잠자고 있지않는 인간만이 가질수 있는 꿈입니다.꿈을 가진 민족만이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꿈을 가질수 있는 여러분이야말로 축복받은 세대입니다°야망을 가지고,두려움 없는 큰 걸음으로 개인과 나라의 앞길을 거침없이 열어가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여러분으로하여금 형설의 공을 이룰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신 교수님들,그리고 온갖 뒷바라지를 다 해준 학부모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와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졸업생 여러분의 전도를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