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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S해법 적중했다” 청와대 자신감

    ◎북의 핵사찰 수용으로 분위기 고무/김 대통령,밤새 진전상황 직접체크/“북도 대결불원” 정책선택 폭 넓어져/다양한 대북카드 제시… 거리좁히기 가속화 예상 북한의 핵사찰 전면수용 소식이 전해진 16일 아침 9시 청와대는 주돈식대변인의 이름으로 환영성명을 발표했다.김영삼대통령의 취임이후 처음 나온 청와대대변인의 성명이다.최초라는 것도 그렇지만,우리정부의 공식입장보다 먼저 청와대성명이 나왔다는 점이 이채롭다. 주대변인은 『오늘의 성명내용은 북한 핵사찰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생각하고 구상하는 내용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이례적인 청와대대변인의 환영성명 발표와 배경설명에 북한의 핵사찰수용 소식을 접하는 대통령의 기대가 잘 나타나 있다. 대통령은 북한의 핵문제를 어떤 현안보다 우선해 손수 챙겨왔다(정종욱외교안보수석).어느 누구보다도 이 문제로 많은 시간 가슴을 졸였고,그만큼 북한핵문제의 돌파구가 열린데 대해 기분 좋아하고 있다.청와대의 한 측근은 『어젯밤 잠을 못 주무셨는데도 매우 기분이 좋은 상태』라고 전했다.대통령은 빈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북한이 회담을 시작한 15일 하오6시(우리시간)부터 16일 아침 7시까지 최소한 5차례이상 한승주외무부장관과 정수석의 전화보고를 들었다. 청와대는 우리정부가 취한 지속적인 대화노력의 천명과 한외무의 시의적절한 방미결정이 핵문제 해법의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다.온건론의 재확인,한반도위기설에 대한 유감표명이 북한 당국에 사찰수락의 명분을 제공했다는 평가다.특히 한외무의 방미일정을 앞당겨 「중요한 순간」에 한·미간의 공조체제를 확인,과시한 것이 문제해결에 큰 도움이 됐다고 믿고 있다.이러한 결정들이 모두 김대통령의 직접 지휘아래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외교적 성공」으로까지 평가하고 싶어한다. 청와대가 북한의 핵사찰수용을 북한당국의 대외정책의 기본적 방향전환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문제해결의 시작일뿐이란 해석을 넘지 않고 있다.정수석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다만 하나의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긴장을 풀고,환영분위기를 감추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최소한 유엔안보리 회부에 따른 「대결국면」은 북한도 원치 않는다는 점이 확인됨으로써 북한 핵문제에 대한 정책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다.또한 미국과 북한이 합의한대로 남북한간에 특사교환이 이루어진다면 「가슴을 연 진지한 논의를 통해 궁극적으로 문제를 풀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김대통령에게 북한 핵은 우회할 수도 넘어갈 수도 없는 장벽이었다.분단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최우선 순위에 놓여져야 할 통일정책이 이 문제 때문에 완전히 묶여 있었다.경제활성화나 다른 외교정책도 북한핵파장의 밖에 있을 수 없으므로 해서 사실상 취임이후의 지난 1년은 반쪽 대통령이었다 해도 틀린 말이라 할수 없었다.민족의 명운이 걸린 셈인 핵문제의 본질은 차치하고라도 청와대의 입장은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김대통령은 북한의 핵사찰수용으로 다시 열린 대화의 장을 최대한 활용,남북관계에 새로운 전환을 시도하려 하고있다.지난 1년동안 마음속에만 묻어두었던 대북카드들이 화려하게 서울과 평양을 넘나들 것으로 예상된다.대북정책을 정권안보와 연계시킬 필요가 없는 최초의 문민대통령으로서,김대통령은 마음을 열고 간곡하게 북한을 설득한다면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는 확신에 차있는 것 같다.16일의 청와대 분위기다.
  • 예멘 재분단 가능성/고위관리 피격싸고 남북 비난전

    【카이로 DPA 연합】 지난 90년 통일된 예멘이 12일 발생한 북예멘 고위관리 피습사건으로 내전 우려가 한층 높아지고 있어 또다시 남북예멘으로 완전분단될지도 모를 위험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이집트의 중동통신(MENA)은 북예멘의 국민회의(GPC)와 남예멘의 예멘사회당(YSP)간의 지난 90년 통합협정체결이래 남부 마흐라지역 정치안정담당책임자로 봉직해온 예히아 엘 고비 GPC의원이 지난 12일 예멘남부에서 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북예멘에 소재해 있는 내무부는 이번 암살사건이 새로운 남북예멘화해협정체결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배후조직을 신속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한편 파리에서 발간되는 권위있는 아랍어 시사주간지인 알 와탄 알 아라비지는 예멘 석유산업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미국의 적극적 개입으로 에멘의 내전발발위기가 일단 진정됐으나 사태가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 독 총선 앞두고 폭로전 가열/기민­사민당 분단시절 “헐뜯기”

    ◎“구공산당과 밀착” 지적에 “훼손 공작” 반격 올해 10월 총선을 비롯한 각종 선거를 앞두고 있는 독일 정가가 최근 여야간에 폭로전과 정치공세로 달아오르고 있다. 폭로전의 주요내용은 제1야당인 사민당(SPD)의 대통령후보인 요하네스 라우,총리후보인 루돌프 샤핑등이 동·서독 분단시절 동독 공산당과 밀착관계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벨트등 독일 언론들은 최근 구동독정권 내부자료들을 인용,『사민당이 분단시절 동독공산당과 구소련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선거지원을 모색해 왔고 72년 하원선거 당시에는 소련의 협력아래 독일공산당과 15개 선거구에서 공조체제를 갖추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대해 집권 기민당(CDU)측은 사민당이 당리당략을 위해 분단을 고착화시키는 악영향을 미쳤다고 비난하면서 과거 동독공산당과의 밀거래등 모든 진상을 낱낱이 공개하라고 정치공세를 가하고 있다. 기민당의 공격을 받은 사민당측은 「출처와 진실여부가 의심스러운 자료들」「더러운 정치공세」라고 맞받아치면서 『사민당의 이미지 훼손을 노린 저급한술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여야간의 정치공방은 기민당이 그동안의 여론조사에서 인기급락세를 만회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선거패배가 점쳐지고 있는 점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즉 기민당의 「정치공작」 가능성에 의혹이 제기되기도 한다.
  • 「고쳐쓴 한국 근·현대사」 출간/고대 강만길교수의 2권의 개정판

    ◎초판 10만부 팔려 현대고전 평가/「…현대사」/5∼6공화국·문민정부 출범까지 서술/「…근대사」/문호개방이후 사회경제사 대폭 보강 한국사의 근·현대사 부분을 다룬 개설서가운데 대표적인 책의 하나가 강만길 고려대교수의 「한국근대사」와 「한국현대사」다.지난 84년 첫판이 나왔을 때 「한국현대사」는 학계에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역사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동시대사를 다루지 않는다는 「금기」를 깨고 82년까지를 서술했다든지,「8·15」광복이후의 한국사를 「분단시대」로 규정한 것등이 당시로서는 새로운 시도였기 때문이다.그러나 일부 부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 책들은 판을 거듭하며 10년동안 10만부가 넘게 팔려 현대의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그 책들의 개정판인 「고쳐 쓴 한국근대사」「고쳐 쓴 한국현대사」두권이 최근 나왔다(창작과 비평사 간). 강교수는 「고쳐 쓴 한국현대사」에서 문민정권의 출범까지를 서술했다. 그는 전두환정권을 『전투경찰이 크게 강화되어 경찰국가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했으며』『임기가 끝난대통령이 2년간이나 절간에 「유폐」될 정도로 국민의 지지도가 낮았다』고 평가했다. 또 노태우집권기를 『사회주의권의 변화,「7·7선언」,서울올림픽 개최등을 계기로 「북방정책」을 본격화해 동구권및 소련·중국과의 수교를 이루었으며 유엔에의 남북동시가입도 달성한 시기』로 보았다.강교수는 그러나 북방정책및 유엔가입을 『현실적으로 김일성정권에 대한 「고립화」정책』으로 판정했다. 따라서 민족의 평화통일로 가느냐,또는 「두개의 한국」의 고정화로 이어지느냐는 『30년만에 성립된 문민정권의 대북·민족통일정책의 추이에 달렸다』고 밝혔다. 16세기부터 한일합병까지를 다룬 근대사 부분에서는 문호개방 전후의 사회경제사가 대폭 보강됐다.
  • 등대아래서 휘파람/임철우 지음(화제의 책)

    ◎자전적 고백형식의 장편소설 서울신문 신춘문예(단편소설 「개도둑」)당선으로 등단한 지은이가 광주에서 제주도로 거처를 옮긴지 1년만에 내놓은 전작 장편소설. 광주의 아픔과 분단문제에 치중해오던 흐름에서 벗어나 12살 소년기에서 32세 청년기까지의 주인공 철이의 삶의 궤적을 서정성짙게 그리며 자신의 자전적 고백형식으로 다듬어낸 소설. 가족의 붕괴라는 운명속에 희생적인 어머니,가족을 버리고 고뇌하는 아버지,누나등 인물군상들이 고난속에서도 희망을 잃지않는 모습을 부각시켜 인간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기존 작품이 은유나 상징기법을 주로 택했다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언어로 삶속에 직접 뛰어들어 지은이의 또 다른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하는게 특징. 한양출판 5천5백원.
  •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이배영 남북문화교류협회회장(굄돌)

    우리나라의 겨울산 풍경의 아름다움과 정기는 눈서리 맞은 나무들일 것이다.나무들 중에서도 소나무의 정조가 단연 으뜸이라고 본다.찬바람 몰아치면 한바탕 가지가지마다 춤을 추고 나면 그만이다.이 침묵의 지조는 단일 민족 국가로서 오천년의 역사를 이어가게 하는 원동력이리라.이 소나무의 정조는 47년 동안이나 분단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7천만 겨레의 구성원 모두의 표본이라 생각한다. 이 겨레의 「미래의 집」인 통일조국을 이루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실천이 필요하다.지금까지 남북 정권은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여 상대방의 체제를 비난하기에 급급하였고,문화적 바탕이나 사건 통계 자료 등 모든 정보를 정치적으로 해석해 왔었다.우루과이라운드,그린라운드라는 국제화,개방화,경제전쟁의 파고 속에서 민족 구성원의 생존권은 더욱 벼랑으로 몰리고 있다.그렇기 때문에 더욱 실질적인 통일 논의가 필요하다.실천적인 통일 작업은 문화·예술분야의 이질성 극복에서 시작해야 한다.정치적 협상이나 경제교류,군비축소 논의 등이 통일 논의의 핵심인 것은분명하지만 47년간 체제를 달리 하면서 빚어진 남북언어와 철학,문학,역사 해석의 차이,문화,예술 수용의 이질성 등을 극복하는 과제가 선결되지 않고는 진정한 민족통일은 이뤄지기 어렵다. 생명의 원천인 물은 동면의 철인 겨울 높은 산턱에서도 끊임없이 솟아나 고여 있지 않고 수많은 골짜기의 여울을 지나 흐르고 흘러 바다에서 만난다.우리 민족도 이처럼 오천년 동안 역사의 가파른 벼랑을 지나오고 있다.우리 민족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냉전의 사상이 청산되지 않고 있는 곳이다.세계는 시장 경제의 원리에 의한 무한 경쟁의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다.이 전쟁에서 살아남아야만 21세기 세계무대의 중심에서 한민족의 역사가 펼쳐질 것이다.동시대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형제애를 발휘해 통일조국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어야 한다.
  • 「개혁세력결집」 시급하다/이수인(일요일 아침에)

    냉전시대가 돌연히 종식되면서 닥친 온 세계의 「변화」는 역사적 추세이며 국가경쟁시대가 첨예하게 진행되면서 일어난 모든 민족의 「개혁」이 시대정신임은 이제는 의문이 여지가 없다. ○시대적정신 자명 미국이 클린턴정권의 등장이래 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제화시대의 선두에 서서,우리가 쌀개방압력을 체험한 바와 같이 다시금 새로운 세계의 패권을 잡아가고 있는 것은 무섭다.유럽이 벌써 경제공동체의 수준에서 국가연합(EU)의 차원으로 진입한 사실은 부럽기 짝이 없다.중국이 개방을 차곡차곡 추진하여 30년,아니 10년 안에 강력한 「대륙국가」로 부상할 바탕을 마련하고 있는 점은 놀라운 일이다.더구나 이웃 일본이 40년 자민당 시대의 낡은 체제를 빠르게 극복하는 개혁을 힘차게 실천하면서 95년 신체제의 성립에 성큼 다가선 것은 두렵기 한량 없다.그들의 95년 신체제는 바로 제2의 명치유신이고,그 성립이야말로 그들과 우리 겨레의 낙차를 얼마나 벌리지 예측할 수 없는 근거가 되며 나아가 식민지시대가 분단시대를 준비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민족통일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너무나 커지기 때문이다. 이 까닭에 세계사의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의 물결에서 뒤처질 때 한 나라는 자멸의 운명에 빠져들 것은 분명하다.또한 민족사의 영역에서 펼쳐지고 있는 개혁의 물결에서 밀려날 때 한 겨레의 진운이 차단될 수밖에 없음도 자명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의 역사적 대세에서 유리되고 현실적 경향에서 이탈하는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는 사태는 참담하기 이를데 없다.그 사건들이 개혁정권의 운명을 결정지을 만한 획기적 정책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을만한 것인 까닭이다. 제2의 장영자 파동은 금융실명제에 대한 정면도전이고 율곡사업부정부패사건,그리고 국방장관과 참모총장 불화설은 군사문화의 독소를 뿌리뽑는 군의 개혁정책에 대한 역행적 부정이다. ○위기대책의 부재 국회 노동위의 돈봉투 사건과 원자력 부부외유사건은 공직자 재산공개법의 정신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며,국회의원 제거 음모사건은 공작정치엄금 정책에 경시할 수 없는 훼손이다.또 떼강도 사건은 민생치안 공약에 대한 치명적 타격이다.여기에 덧붙여 국민은 문민시대가 발족하자 마자 부산 철도함몰,목포 비행기추락,부안 여객선 침몰 등의 사건이 개혁적 전진에 찬물을 끼얹은 것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여기에서 지난 해나 올해 일어난 것을 가릴 것 없이 냉정히 살펴 이 사건들을 관통하고 있는 두가지 특징을 추출해 낼 필요가 있다. 하나는 이 사건들이 모두 30년의 군사독재문화구조에 바탕을 둔 필연적 산물이라는 사실이다.이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문민정권은 자신을 군사정권의 정치적 사생아로 보는 정치적 색맹을 노출함으로써 개혁에 나설 자격을 원천적으로 상실하고 있다는 지탄을 피하기 어렵다.또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민정권은 이 사건들의 모든 책임을 스스로 걸머지고 국민에게 사과만 하는 맹목적 겸손을 용감하게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개혁정권은 이 사건들을 자신의 출범 뒤에 빚어졌다는 점에 관해 책임을 지는 자세는 평가받을만 하지만,개혁시대나 군사독재시대의 정치적 책임과 문화적 특징을 준별하는 정치적선전에 실패함으로써 정치적 무능을 스스로 노출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 정치적 색맹과 정치적 무능은 바로 개혁정권의 위기관리능력의 부재와 개혁정책의 실패를 증명할 개연성도 부인할 수 없다. ○정면돌파 외길뿐 낙관적 희망을 차단하는 절망적 구름이 검게 피어오르는 것은 상상만 해도 소름 끼친다.더구나 4월 혁명과 맞물려 우루과이 라운드 비준 파동과 5월 광주항쟁과 겹치고 있는 노사파동이 상승작용할 때 개혁정권은 최대의 위기를 맞이 할 것임에 틀림 없다.무릇 역사적 준비란 역사적 승리로 귀결되어야만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개혁시대에서 개혁정권의 패배가 우리 겨레의 역사적 패배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개혁정권의 역사적 선택은 정면돌파 오직 하나다.정면돌파의 방법은 개혁세력의 결집 뿐이다.개혁세력 형성의 전제는 개혁 청사진의 제시 오직 하나 뿐이다.
  • 평신도로 구성된 「우리신학연」 출범

    ◎서울·서강·연세대 출신 30대신학도 주축 천주교 평신도들만으로 구성된 신학연구소가 발족,본격적인 연구활동을 시작했다. 성직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신학분야에 젊은 평신도 연구자들이 뛰어들어 분단과 빈부격차,환경오염,성차별등 우리 민족의 모든 문제를 연구대상으로 삼겠다는 「우리 신학연구소」(소장 성염 서강대종교학과교수)가 최근 창립총회와 1차 이사회를 갖고 서울 마포구 연남동 565의15 지남빌딩 510호와 인천 부평4동 천주교회에서 연구실 문을 열었다. 성염소장등 몇 안되는 1세대 평신도 신학자들을 제외하고는 주로 가톨릭대와 서울대,서강대,연세대 신학과와 사회학과 출신들의 30대 젊은 신학도들로 구성된 연구진들은 『지금까지 성직자이기 때문에 접근하지 못하던 분야에까지 연구영역을 넓히고 특히 하느님이 편드시는 가난한 이들의 현장에 뛰어들어 살아있는 신학이 되도록 하겠다』는 야무진 포부다.
  • 통독모델로 재산권 등 원칙수립/법무부 「통일법률」 추진 안팎

    ◎상속 등 특례법 마련… 후유증 최소화 법무부가 새해 업무보고에서 남·북관계 진전과 통일에 대비한 법무분야의 준비를 특히 강조한 것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통일이후 법률 미비등으로 예상되는 혼란등을 최소화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국제화·개방화 추세에 대처하기 위한 각종 법률지원태세 완비에 상당한 비중을 둔것은 개방화의 법률적 장애요인을 신속히 정리,국제화의 역량을 높이는데 소홀함이 없도록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통일기반조성과 관련,법무역량강화와 다각적인 통일관련 법무대책수립,그리고 통일후 상황에 대한 법적 대처철저등 4가지를 주요현안으로 선정,매년 독일 법무부에 검사 2명을 파견해 독일통일과정을 연구케 하는등 독일을 통일모델로 삼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 통일후 상황에 대한 법적 대비를 철저히 하기 위해 통치주의에 입각한 남·북한 법률·사법제도 통합의 기본원칙수립을 서두르는 한편 통일시 예상되는 재산권 문제에 대한 법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이산가족재결합에 따른 친족·상속 문제처리를 위한 특례법시안마련을 올해 중점 추진 과제로 정했다. 독일의 통일과정에서도 실제로 나타났듯이 남·북이 분단되기 전 북한에 부동산등 재산을 남겨둔 피란민의 경우 통일 후 재산반환 문제가 잇따를 것이 분명하다.또 이산가족이 된 부부가 남·북에서 각각 새로 결혼했을 경우 생길수 있는 중혼 문제등에 대해 법률적인 대비를 해놓지 않을 경우 생길 통일후의 혼란은 쉽게 예측가능한 일이다. 법무부는 동서독통일후 서독이 동독 탈출자의 재산을 인정하기로 한 결정이 통일후 재정적인 부담을 가중시켜 후유증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우리의 통일에 대비,재정적인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부동산에 대한 권리를 제한 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시각이다. 따라서 이에 적극적,능동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앞으로 5년 또는 10년 후에 이뤄질 통일에 미리 대비한다는 것이 법무부의 입장이다. 특히 지난해 우루과이 라운드(UR)협상타결에 따른 법무분야지원강화책마련은 우선 국내법을 정비하고 개선하는 작업이 급선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법무부는 현재개정 또는 개선돼야 할 통상관련 상충법령이 모두 1천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UR와 관련해 법무부가 국제관계법률을 전공한 검사 9명 등 11명으로 구성된 「UR후속대책 법률지원반」을 설치해 관계부처의 국내 법령정비작업을 신속히 지원키로 한 것은 발빠른 대처로 평가된다. 법률지원반은 국제협상력강화를 위한 법적 대응논리를 심층 연구해 각 부처가 의뢰한 국제문제에 대한 법률자문 및 국내 법령 정비작업 지원업무를 맡게 된다.
  • 2천개도시 동시 「대성회」 한국 주도로

    ◎「기독교 21세기 운동본부」 6월25∼26일 여의도서 주관/주요도시 위성중계로 TV 상호시청/세계 2백여권 참여,같은시간에 집회/한국교회 초교파적 참여… 세계선교주역으로 부상 세계 2천개 도시에서 올해 동시에 열리는 「94,기도와 전도대성회」를 한국교회가 주도하게 되었다.오는 6월25∼26일 대륙간을 인공위성으로 연결한 가운데 열릴 이 대성회의 중심지역은 서울의 여의도광장. 대성회 주체인 한국의 기독교21세기운동본부는 세계 2백여개국이 참여하는 민족단위와 16개국제분과 조직을 통해 기도망을 짜놓았다. 대성회의 주제는 「2000년까지 지역마다 교회를,사람마다 복음을」.6월25일은 기도의 날,6월27일은 전도의 날로 결정되었다. 같은 시간대에 세계 2천개 도시에서 동시에 갖는 이 집회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초유의 행사로 알려졌다.특히 대륙간 주요 도시들은 위성중계에 의한 TV공동예배 및 예배실황 상호시청,메시지교환 등의 최첨단 메커니즘 이용 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다. 이번 성회의 각별한 뜻은 중심지가 서울 여의도집회라는 점과한국에서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난 6월25일을 성회의 기점으로 삼았다는 사실이다.이는 한국이 20세기에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국이면서도 세계선교의 주역으로 부상한 것을 세계교회가 동의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리고 동서이념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었던 지난88년 서울올림픽에서 처럼 서울에서 주도하는 성회가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는 성령의 횃불로 승화되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94,기도와 전도대성회」개최를 위해 지난 91년 초교파적으로 21세기운동한국준비위원회와 함께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기도위원회를 가동시켰다. 이들 2개 조직의 위원장은 원로 김준곤목사(한국CCC총재)가 맡았으며,세계기도위원회 총무로 세계적 신학자인 피터 와그너교수(뮬러신대)가 활약하고 있다.그리고 이번 대성회 국제대회장으로는 토머스 왕(미국·대사명신학원장)이 추대되었다. 이번 대성회는 한국이 주도하면서 한국교회가 초교파적으로 참여한다는 특징을 갖는다.명예대회장으로 한경직목사(영락교회 원로목사)를 비롯,상임대회장으로 김우영목사(만나감리교회)가 참여했다.이밖에 대성회 사무총장으로 유근만목사,준비위원회 사무총장으로 박영률목사가 봉직하는 등 교파가 골고루 참여하고 있다.이에 따라 관련조직 모두가 초교파적으로 운영되는 가운데 개신교계가 모처럼 하나가 되는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94,기도와 전도대성회」에 앞서 조직된 세계기도위원회는 토털지구촌시대에 걸맞는 「세계1,1,1기도운동」을 4년째 펼치고 있다.이 운동은 91년1월1일 하오1시부터 매일 하오1시에 전기독교인들로 하여금 1분의 기도를 부탁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한국교회가 채택한 기도제목은 ▲민족복음화와 남북통일을 위해 ▲세계복음화를 위해 ▲믿지 않는 불신자를 위해 ▲청소년과 소외된 이웃을 위해 등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오는 6월25∼26일까지 열리는 「94,기도와 전도대성회」는 지금까지의 기도운동을 스스로 평가하고,그 실천을 가늠하는 시험대적 집회가 될 것이다.
  • 연극 「아파트의 류씨스트라테」를 보고(객석에서)

    ◎원작 메시지를 오늘의 상황으로 연결 재미있는 연극 한편이 공연중이다.거기에 「의미」까지 담고있어 금상첨화다.화제의 연극은 극단 학전의 창단기념공연 첫번째 작품으로 오는 2월20일까지 학전소극장(763­8233)에서 공연되는 「아파트의 류씨스트라테」(이상우 개작·연출).이 작품은 지난해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됐던 「여성반란」과 마찬가지로 고대 그리스의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류씨스트라테」를 원작으로 한다.「여성반란」이 원작을 완전 개작했다면 「아파트의 류씨스트라테」는 원작을 압축해 극중극 형식으로 보여주면서 코러스부분에 오늘의 상황을 끼워넣은 것이 다르다.보는 재미와 함께 「평화」라는 원작의 메시지를 분단상태에 있는 우리에게 「통일」로 무리없이 연결짓고 있다. 「아파트의 …」는 에게해의 패권을 둘러싼 아테나이와 스파르타의 끝없는 전쟁에 지친 여성들이 평화가 올때까지 성행위를 거부한다는 「류씨스트라테」와 여가선용 차원에서 연극「류씨스트라테」를 연습하는 오늘날 아파트주부들의 이야기가 양축을이룬다.헌 냉장고가 마치 옛 그리스성전을 연상시키듯 양쪽으로 높다랗게 세워져 있고 그 아래로 신문더미가 쌓여있다.온갖 잡동사니를 총동원한 장소에서 연극은 시작된다.원작을 개작한 작품이어서 배경은 물론 무대장치도 별스럽다고 여기던 관객들은 갑작스런 아파트경비의 등장으로 잠시 어리둥절해지고 지금까지 본 장면이 주부들의 연극연습장면이었음을 깨닫게된다.연극이 시작되고 15분뒤의 일이다.맥을 놓고 관람하던 관객들의 허를 찌른 격이랄까. 이렇게 진행되는 연극은 군더더기없이 1시간 10분동안 계속된다.아파트경비에 이어 주민신고를 받고 달려온 파출소장,외판원,술취한 남편,별것아닌 일로 싸우는 또다른 남편들등 주부들의 연극연습은 끊임없이 남자들로부터 방해받으며 무산위기까지 간다.순간 조금 긴듯한 암전상태가 지속되고 갑자기 무대가 환해지면서 무대의상을 갖춰입은 주부들이 경쾌한 음악에 맞춰 2분동안 빠른 동작으로 연극을 공연한뒤 객석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것으로 연극은 끝난다. 「통일」.절실하면서도 너무 자주 거론돼식상감마저 주는 주제를 1차적인 정치적 통일에 두지 않고 「사람의 통일」로 자연스럽게 무대화시킨 점이 돋보인다.여기에 여자역을 뛰어나게 소화해낸 류태호·김승욱등 두명의 남자배우와 류씨스트라테역을 맡은 신인 여배우 황미선의 열연이 인상적이다.
  • 피상적인 통일교육(교육 개혁해야 한다:16)

    ◎“구호만 요란”… 냉전논리 「반공」서 맴돌아/인식바꿔줄 교재도 마련못해/자유총련의 위탁교육에 의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와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구호는 있어도 초·중·고교에 「통일교육」은 없다. 남북통일이 우리민족의 지상과제라는 목소리만 요란 할 뿐 통일을 성취하기위해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교육은 방치되어 있다. 이때문에 우리나라 학생들은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백지나 다름없고 극히 피상적인 지식수준에 머물고 있다.심지어 아직도 반공이데올로기만이 통일을 위한 최고 덕목처럼 생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급 학교에서의 통일교육은 종전의 북한에 대한 「적대감 고취교육」에서 탈피해 통일 지향적으로 나아가자하는 의도에서 정부가 10년전부터 새로 도입했다. 그러나 현재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이 통일교육도 내용적으로는 과거의 반공교육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일정한 교재·교육과정이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실시되고 있다. 초·중·고교의 통일교육 내용을 들여다보면 가장 중요한 과목이 얼마나 소홀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현재 국민교와 중학교는 일주일에 2시간씩 배정된 도덕과목에,고교는 주1시간씩의 국민윤리 시간에 통일교육을 실시하도록 권장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혀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국민학교의 경우는 일정한 교재도 없고 가르칠만한 교사도 없다.중·고교는 각각 도덕·국민윤리 교과서의 맨 끝에 통일관련 단원이 있으나 매학기마다 이 단원까지 가르치는 학교는 거의 없다.한마디로 학교에서의 통일교육은 전무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다행히 한국자유총연맹(총재 최호중)이 전국의 초·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자유민주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연맹측은 지난 67년부터 「1일 반공학교」를 개설,매년 서울시내 고교생 2만7천명 정도를 교육시켜오다 80년 중반부터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각 시·도단위 지부별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체교육을 하고 있다.지난해의 경우 전국에서 1천6백88회의 교육을 실시,48만7천9백명의 학생들을 교육했다. 교육내용을 보면 이론강의 3시간,시청각교육 2시간으로 편성되어 있고 이론과목은 ▲자유민주주의 우월성▲북한의 실상▲통일한국의 미래로 짜여져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체제의 비교,통일을 성취하기위한 북한사회의 실상,통일의 당위성 및 통일을 위해 모색해 나가야 할 방향등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자유총연맹 경기도지회의 경우 지역적으로 가까운 경기지역 학생들에게 전방이나 땅굴을 견학시켜 매년 6만8천여명이 통일교육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연맹측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일웅변대회」 「시·산문등 글짓기대회」를 개최하여 통일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학교에서 담당해야 할 통일교육을 학교가 아닌 다른 기관에서 더 열심히 가르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6월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는 우리 국민이 북한을 「불신 74%·공존공영의 대상 80%」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을 「적」으로 여기면서도 남북통일을 통해 함께 잘 살아야 한다는 양면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이는 오랫동안 북한을 「타도해야 될 적」으로만 인식했던 풍조에서 상당히 변화된 것이다. 독일이 흡수통일의 방식으로 통일을 이룩한뒤에도 40년이상 분리돼 생활했던 동서 통합의 충격을 덜 받았던 것도 통일에 대비한 꾸준한 학교·사회교육의 덕택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상대방에 대한 적대의식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융화하려는 노력을 계속 모색해온 결과였다. 하지만 우리의 학교교육은 최근의 남북관계의 변화조차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북한체제와 공산주의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데 치중되어 있다. 그나마 고등학교의 윤리교육은 입시준비로 아예 무시되거나 암기식 교육이 되고 있다. 이런 터에 최근 통일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이를 개선해 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민주시민교육 서울시연구회」(회장 양재도오금고교장)는 지난 10월 「환경변화에 따른 효율적인 통일교육방안」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이 세미나에서 일선교사들은 통일교육을 북한을 적대시하고 제압하자는 반공·멸공교육에서 벗어나 통일의 동반자로 받아들이면서 올바른 통일관을 형성하고 통일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쪽으로 개선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전제아래 오금고 이태진교사는 현행교과서의 개선방향을 내놓았다. 요약하면 민족분단의 원인과 배경에서는 민족내부 분열양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민족분단의 원인과 과정,역사적 교훈을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며 북한의 현실에서는 북한의 실상을 그대로 제시해 동반자적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분석해 남한체제의 우월성을 스스로 인식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남북한의 통일정책을 균형있게 설명함으로써 통일정책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며 바람직한 민족동일성의 회복이 시급한 과제임을 설명하는데 초점을 두도록해야한다는 것이다. 통일을 위한 우리의 자세에서는 민족화합을 통한 민족공동체의 실현이 중요한 과제임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독전의 서독/「정치교육」 통해 통일의지 심어/정·당·단체 유기적 공존체제 형성/양국 병존의 필요성과 방법 제시 통독전의 서독에서는 우리의 통일교육보다 훨씬 넓은 의미의 「정치교육」을 국민들에게 실시했다. 정치교육은 좁은 의미에서 정치 또는 통일에 관한 이해가 아니라 국민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 지식과 태도를 형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따라서 통일에 관한 교육도 정치교육의 일부분으로서 실시돼 온 것이다. 이것은 다만 독일통일에 관한 문제뿐이 아니라 나치와 민주주의의 위기를 겪은 경험에서 출발한 것으로 민주주의의 정착에 기여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서독은 60년대부터 정치교육법과 같은 기본법령을 제정,정치교육을 제도화했으며 통일후에도 그같은 교육은 계속되고 있다. 정치교육을 추진하는 주무부서는 서독 내무부이며 정당과 교육기관,사회단체등도 참여해 유기적인 공조체제를 형성해 국가적·범사회적차원에서 교육이 이뤄졌다. 특히 파당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교육본부를 둔 것과 동유럽과 동독에 대한 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조직과 법제가 일찍부터 정비됐다. 동독 연구의 활성화를 촉진한 서독정부의 정책은 통일후 정책수립에 큰 보탬이 됐다. 72년 동서독기본조약체결 이전의 서독과 동독의 교과서는 서로 상대 체제가 비사회적이고 비인도적이라고 기술하고 있었다.또 상대방 정권은 무력적인 정복을 통해서만 통일을 이루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었다. 그러나 72년 양국이 동등한 입장에서 상호관계의 발전을 모색한 기본조약을 체결한뒤 이러한 비방적 내용은 대부분 삭제됐다. 78년에는 통일의지를 학생들에게 심어주는데 학교가 기여해야 한다는 인식아래 15개항의 독일문제를 교육지침으로 마련했다. 서독은 이 지침을 통해 동독의 존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평화적 통일의 의지를 강조하며 양국 병존의 필요성과 방법을 제시해 학교교육을 통한 독일통일의 장기적인 기반을 조성했다. 정치교육은 단지 학교교육을 통해서만 실시한 것이 아니라 정부주관아래 세미나와 강연회가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수시로 열렸다. 특히 발행부수가 60만부나 되는 통일교육 전문잡지가 있고 1만5천개의 영화가 복사돼 전국 1백50여개의 비상업적인 대여소를 통해 정치교육에 이용되고 있다. ◎민족공동체 의식 높이는 교육을/분단의 고통 극복… 화합당위성 자각하게/실증·사례중심의 탐구방법으로 지도를/신상조·교육부 정신교육 장학관(전문가 의견) 통일은 우리의 소원으로서 관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성취해야 할 현실적 과제이다.따라서 통일을 위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통일을 준비하고 통일 이후의 삶에 대비하도록 미래지향적이며 체계성을 갖춘 통일교육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 먼저 그들이 분단의 현실을 의미있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우리 민족의 분단된 배경과 과정은 어떠하며,이로 인해 우리는 어떠한 고통과 손실을 입고 있는가를 이해함으로써 통일의 의미와 당위성을 자각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통일교육은 민족공동체 의식을 고양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통일교육은 민족공동체 의식을 고양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만일 이질화의 양상이 계속되어 남북 주민을 하나로 묶어주는 민족공동체 의식이 완전히 상실된다면 우리에게 통일은 어려운 과제가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북한실상의 객관적 이해와 민족전통문화의 공유를 통해 민족자존과 민족적 정체성을 확인하고 통일의지를 함양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또 오늘날 한반도의 통일문제를 둘러싼 국내외적 상황과 조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나아가 우리가 이룩하고자 하는 새 통일조국의 바람직한 모습을 그려보게 하며 그러한 통일국가의 형성과정과 장차 통일 조국이 직면하게 될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분야에서의 대내외적인 갈등과 혼란 등에 합리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상황 인식과 대응능력을 신장시켜 통일 이후에도 대비하도록 지도되어야 한다. 이러한 통일교육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현실상황에 적절하고 시의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교육하여야 한다.통일교육의 본질적인 요소는 변하지 않는다.그러나 통일교육에서 다루는 문제들은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것이므로 통일 관련 사실들의 현실적 전개와 주변 상황의 변화 및 이로 인해 제기되는 문제들에 부합되도록 지도되어야 한다.그리고 북한 및 통일에 관한 전문성 신장을 위해 교원 교육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통일과 관련된 객관적 상황이 급속하게 변하고 있고,통일 실현에 관한 관점과 사회적 요구가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데도 교원의 관련 지식과 관점이 변하고 있지 않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또 통일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에 그칠 수 없는 교육이므로 실증,사례중심의 토의식,탐구식 방법을 통해 학생이 자율적으로 분석·종합·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한편,통일교육이 통일정책이나 북한 관련 내용만을 교육하는 것이 전부인양 생각해서는 안된다.통일을 강조하되 현실적인 안보의 중요성도 고려할 수 있는 균형된 시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통일교육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독일의 통일 경험에서 볼수 있듯이 정치적·제도적 통합은 물리적으로 일시에 가능할 수도 있지만 의식과 가치관 등 실질적 민족통합은 분단기간보다 더 오랜 세월이 흘러야 될지 모른다.우리도 이러한 교훈을 터삼아 청소년의 교류 등 교육부문에서의 폭 넓은 교류·협력이 적극 추진될 수 있도록 기반을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유신이후 재야 민주·통일운동 주도/타계한 문익환목사 생애

    ◎89년엔 돌연 밀입북… 6차례 옥고도 재야권 통일운동의 상징이었던 문익환목사.문민정부 출범이후 새로운 통일운동체를 구상해온 그는 이를 실현하지 못하고 18일 76세를 일기로 파란만장한 생애를 마감했다. 미국 프린스턴신대 출신으로 한신대와 연세대에서 구약성서를 강의한 신학자이지만 그보다는 재야운동권의 기수로 더 널리 알려졌다.지난 76년 3·1민주구국선언으로 투옥된뒤 지금까지 17년동안 6차례에 걸쳐 모두 11년3개월을 교도소에서 지냈기 때문이다.지난 89년 밀입북사건으로 징역7년을 선고받은 바 있는 그는 93년3월 정부의 대사면 조치로 3년3개월만에 풀려났다. 최근에는 재야의 최대 변신이라 할 수 있는 새로운 통일운동체 건설에 진력하면서 요가로 심신을 단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면서 통일은 준비없이 맞아서는 안된다는 소신을 가지고 정부의 전향적 통일정책에 기대를 거는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그가 군사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시대에 민주화투쟁의 선봉에 나섰던 동기는 절친한 친구 장준하선생의 돌연한 죽음을 보고서부터다.유신이후 재야민주화운동 세력의 핵심인사로 활동하기 시작한 그는 84년3월이후에는 재야조직을 통합한 민통련 의장직을 맡기도 했다.특히 89년 밀입국사건으로 숱한 화제를 뿌렸다. 분단 50년을 넘기지 않고 95년까지 통일을 보아야겠다는 그는 결국 옥중생활의 여파와 고령을 이기지 못하고 소천했다.옥중서간 「꿈이 오는 새벽녘」등으로 문명도 날린 그는 19 18년 만주 북간도에서 문재인목사의 맏아들로 태어났다.동생 문동환목사 역시 재야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이날 통일운동을 위해 자신이 직접 운영하던 서울 종로구 낙원동 소재 「통일맞이」사무실 부근에서 점심식사를 한후 체증이 생겨 평소보다 일찍 귀가해 집안에서 휴식을 취하던중 갑자기 졸도,병원으로 옮겼다는 것이다.그러나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은 부인 박여사와 장남 호근씨 등이 지켜봤다.문목사의 시신을 검안한 한일병원 당직의는 문목사가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빈소가 마련된 쌍문동 한일병원에는 백기완·임수경씨등 재야인사와 이해찬 민주당의원등 정치인·대학생들의 분향행렬이 밤늦도록 줄을 이었다.
  • “현대판 실크로드”/신아시아 하이웨이 뚫린다

    ◎총길이 6만7천㎞… 20개국 연결/“번영의 동맥” 21세기초 준공 예정 현대판 실크로드로 불리는 「신아시아 하이웨이 망」에 대한 청사진이 최근 확정됐다.유엔 아시아 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가 계획착수 35년만에 심혈을 기울여 새로 확정한 이 도로건설계획은 당사국의 승인을 이미 마치고 올해부터 본격 착공된다. 새 「실크로드」프로젝트는 기존의 계획가운데 경제성이 낮은 지로를 없애면서 동시에 전아시아로 노선을 확대한 것이 특징으로 20개국 29개 노선에 총연장 길이가 6만7천㎞에 이르고 있다. ○59년부터 계획세워 현대판 「실크로드」는 올해 20개 국가별로 착공,완성시점인 21세기 초부터는 아시아번영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SCAP에 따르면 이번 노선은 35년전 최초로 수립된 기존의 계획에 참여국으로부터 제안받은 도로·국제도로로서의 중요성등을 따져 수정,보완한 것이다. 이번 계획은 기존의 도로를 가급적 공동이용토록 돼 있던 당초 계획과는 달리 각국의 수도·산업중심지·컨테이너 터미널을 우선 연결하는 것을목표로 하고 있다. ○도로폭 2차선이상 현재 기존의 노선은 약 95%의 완성률을 보이고 있으나 당시에는 「전천후로 자동차가 다닐 수 있도록」만 규정,완성된 도로 가운데는 비포장도로도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ESCAP관계자의 지적이다. 그러나 새로 확정한 하이웨이망은 「컨테이너 차량통과」를 최소조건으로 하고 있어 모두 2차선이상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계획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새 노선에는 중국·몽골·베트남·미얀마 지역이 새로 포함됐고 북쪽노선의 경우 북경에서 몽골의 울란바토르를 경유,러시아 국경까지 연장됐다. 당초 계획된 인도네시아 발리섬 사이와 태국내의 일부노선은 없애기로 했다.따라서 총연장은 기존의 것보다 1천㎞가 는 셈이 됐다. ○당사국서 비용부담 ESCAP에 따르면 노선정비는 관련 당사국의 비용부담을 원칙으로 하고 착공순서는 각국이 그때그때 판단해 결정하되 94년부터 가능한 국가별로 우선 시행키로 했다. 「아시아 하이웨이」계획은 동남아시아의 경제발전을 촉진하는 대동맥으로 ESCAP의 전신인 ECAPE(아시아극동경제위원회)에서 1959년부터 시작됐다.당시의 계획은 인도네시아 발리섬을 기점으로 동남아시아를 북상,태국에서는 동서로 뻗되 동쪽은 베트남,서쪽은 이란에 이르는 41개노선.총연장 약 6만6천㎞에 달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현대의 「실크로드」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장대한 계획은 각국의 정정불안,계속되던 동서·국제분쟁으로 말미암아 그동안 지연돼 왔다.당시에는 중국·몽골·베트남등이 참가하지 않아 사실상 동남아시아·남아시아로 분단된 상태였다. 이후 캄보디아에 평화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이 계획은 가열되기 시작,지난 88년에 중국이 참여했고 이어 몽골·미얀마·베트남등이 속속 가입의사를 밝히면서 최종계획이 확정된 것이다. ○5년마다 진척점검 ESCAP는 92년부터 전체계획을 수정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12월 각국간에 최종합의에 이르렀다. ESCAP는 이 계획으로 아시아 발전도상국의 경제성장,도로교통수요의 증가등 질적인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이를 위해 ESCAP는 향후 30년동안 5,10년 단위로추진상황을 정밀 체크해나가기로 했다.
  • 남북한통일론/유석렬지음/시대변화에 맞춰 쓴 새통일론집(화제의 책)

    동서독일의 통일,옛소련및 동구권등 공산주의 세력의 몰락등 시대의 변화에 맞춰 쓴 새로운 통일론집. 북한의 변화,남북한의 통일정책,남북한의 외교정책,남북교류 진행상황,분단극복 방법론등 5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지은이는 『지난 85년「남북한관계론」이란 책을 낼 당시만 해도 통일은 요원한듯 해 남북한관계에 역점을 두었으나 이제 우리의 노력으로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상황이 된만큼 새로운 시각이 필요해 이 책을 낸다』고 밝혔다. 미국 미주리대 정치학박사로 조지워싱턴대 초빙교수를 지내기도 한 지은이는 지난 77년부터 외무부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법문사 1만5천원.
  • 서울 4개시로 분할 검토/직할시 폐지… 실현여부 불투명

    95년 지방자치단체장선거등 본격적인 지방화시대를 앞두고 여권일각에서 서울을 4개시로 분할하고 특별시와 직할시를 폐지하는 것등을 골자로 하는 행정구역개편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민자당의 신상식국회정치특위위원장은 3일 『특별시와 직할시는 그야말로 중앙통제식 행정구조의 상징』이라면서 『지방화시대를 맞아 자치개념에 동떨어진 중앙집권식구조는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영일의원은 『급속한 도시화로 군의 개념이 크게 바뀌었고 시와 군의 행정분리가 어렵게 됐다』고 지적하고 『일반시와 인근군을 통합,단일행정구역으로 행정을 일원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여권이 검토중인 행정구역개편안에 따르면 서울은 ▲강북▲강남▲강서▲강동등 4개시로 분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행정구역개편안에 대해 민주당은 물론 민자당내에서조차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 실현여부는 불투명하다. 민자당의 강삼재기조실장은 『행정조직개편등 엄청난 일은 새정부출범초기에나 가능한 일』이라며 『개편의 필요성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정치·경제·사회적 모든 요소를 감안할 때 선거전에 행정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한편 민주당의 박지원대변인은 이와 관련,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금은 정부를 비롯한 여야가 지혜를 모아 물가고로 신음하는 민생경제와 쌀시장개방·UR등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때』라면서 『단순히 선거에 불리하다는 당리당략에 의해 서울을 4개로 분할하려는 것은 또 하나의 분단으로 정권을 유지하자는 반국민적 발상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검토·협의한적 없다/내무부 내무부는 3일 여권일각에서 서울시의 분할등 행정구역개편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관련,『내무부에서 이를 검토한 사실이 없으며 이같은 내용으로 당정협의를 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 “개혁 다지며 세계로 뜁시다”/김 대통령 신년사

    ◎신한국 기틀 세우는 전진의 새해로/국민 모두 국제경쟁 나설때/「북핵」 해결 통해 한반도평화 확립 친애하는 7천만 내외동포 여러분! 희망의 1994년,새해 새아침이 밝았습니다.새정부 출범 이후 첫번째로 맞이하는 새해입니다.우리는 그동안 이룩한 변화와 개혁을 다지면서 그것을 발판으로 세계로,미래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한 해를 맞았습니다. 우리 모두 낡은 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새해를 함께 맞이합시다.새해는 우리안에 도사리고 있는 이기심과 거짓,안일과 나태,허영과 낭비를 청산하고 우리 모두가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 태어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직도 남아 있는 부정부패의 요소를 말끔히 청산하고,깨끗한 사회를 이룩하는 해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나만을 위한 삶보다는 이웃과 더불어 인간다운 공동체의 삶을 사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안에 있는 온갖 형태의 벽을 헐고 우리국민 모두가 이땅에 태어난 것을 보람과 긍지로 생각하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우리가 개혁을 멈출수도,늦출수도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좁은생각,닫힌문을 열고 협력하면서 경쟁하는 저 넓은 세계로 자신있게 나아가는 한 해가 되게 해야 합니다.새로운 경쟁의 세계 질서속에서 당당하게 살아 남아,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한 해가 되어야 합니다. 모든 기회는 두번 오지 않습니다.기회와 위기는 같이 온다고 합니다.국제화,개방화가 주는 도전을 민족진운의 좋은 기회로 살려나가야 하겠습니다.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쳐서는 안되겠습니다. 이제 국민 모두가 일터에서,거리에서,그리고 가정과 학교에서 경쟁에 나서야 합니다.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국제경쟁의 주체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그리고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우리에게는 소모적인 갈등과 반목으로 귀중한 시간을 허송할 여유가 없습니다.이 국제적인 무한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국력을 키우고 조직하는 일에 우리의 창의와 능력을 모아 나갑시다. 새해를 세계와 미래를 향한 개혁과 전진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이제 공허한 논쟁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일에서 옳은 것을 구해야 합니다. 국민생활에 편하고 이로운 것이 무엇인지를 챙겨야 합니다.생활개혁이 착실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우리가 이런 정신으로 풀어간다면 농산물시장 개방으로 시련에 부딪친 농어민 문제도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우리 농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되찾아 주는 한 해가 되도록 우리 모두 지혜와 힘을 모읍시다. 새해는 한 순간도 우리가 결코 헛되게 보내지 않는 한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우리 모두가 후회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합시다.그리하여 대통령을 비롯해서 국민 모두가 힘을 합해 신한국의 기틀을 확고하게 다진 한 해로 역사속에 기록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저는 올해 북한핵문제가 해결되어 분단의 상처를 안고 있는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오기를 기원합니다.북한의 동포들도 개방과 개혁의 세계적 조류와 신한국 창조라는 민족웅비의 역사에 동참할 수 있는 한 해가 되도록 다 함께 노력합시다. 북한 동포와 전세계의 재외 동포,그리고 전국 방방곡곡의 국민 여러분 가정에 기쁨과 보람이 가득하고 소망하는 모든 일들이 뜻대로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 94 지구촌/무한 「경제전쟁」 돌입 UR체제 대응 총력

    ◎미국/“시장개방” 고성… 새 무역질서 주도/아시아 중시속에 대한 방위공약 불변 미국의 클린턴행정부는 새해 들어서도 아시아중시정책을 계속 추진하고 대량살상무기의 확산방지를 외교정책의 우선과제로 견지할 것이다. 미국은 새로운 세계질서의 재편을 냉전시대의 군사력에 의한 힘의 균형으로부터 자국경제안보를 중심으로한 자유무역주의의 신경제질서로 강력히 끌고나갈 것으로 전망된다.이 과정에서 미국은 무역상대국에 대한 시장개방을 그 어느때 보다 강도 높게 요구할 것이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무역고가 이미 유럽지역의 대서양 쪽을 앞지른 데다 특히 중국·동남아등 국가의 급성장으로 인해 이들 아시아국가들과의 이해관계가 훨씬 많아지고 있다.또한 지난해 11월 시애틀 APEC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아시아중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클린턴대통령이 강조했듯이 군사목적의 플루토늄이나 농축우라늄의 생산금지조약,미사일기술통제체제의 확립등을 추진하면서 특히 북한의 핵개발을 절대 용납치 않음으로써 동북아의 핵비확산체제붕괴방지에 적극 대응할 것이다.이러한 대외정책의 틀에서 한·미,미·북한관계를 조망해볼때 가장 핵심적인 변수는 역시 북한의 핵문제로 귀결된다. 북한의 핵문제는 결국 지난해에 이어 신년에도 한·미,나아가 동북아 안보의 최대현안으로서 계류될 것으로 예상된다.북한핵문제가 풀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한 녕변의 7개 핵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사찰이 이뤄져야 하고 이에 따른 반대급부로 한·미양국도 「당근」을 제시해야 한다. 미·북한 3단계 고위급회담이 열리더라도 빨라야 1월하순이나 2월이 될 가능성이 많다.가령 북한의 통상사찰수용­올해 팀스피리트훈련중단의 주고받기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풀어야 할 많은 과제들은 남아있다. 예를 들어 미국으로서는 당연히 녕변의 미신고 핵폐기물저장소 2곳에 대한 특별사찰을 요구할 것이고 동시에 한반도비핵화선언에 의거,남북한상호사찰을 위한 구체적인 사찰계획을 한국측과 협의할 것을 촉구할 것이다.이에 반해 북한측은 팀스피리트훈련은 물론 여타 한미합동훈련의 중단을 주장할 것이고 미국과의 외교관계수립을 요구하며 동시에 경수로건설지원을 비롯한 경제지원문제도 제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전망은 북한핵문제가 일단 외교적 해결을 통해 풀려나간다고 보는 긍정적인 견해를 전제로 한것이다.그러나 가능성은 작지만 만에 하나,제재쪽으로 갈 경우에도 내년 2∼3월까지는 절차상의 문제로 시간을 끌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양국관계는 안보면에서 북한핵사찰에 대한 공동대응을 중심축으로 하여 전개 되어나갈 것이다.지난해 11월23일의 김영삼­클린턴대통령간의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핵문제에 대한 양국의 시각차가 조율되었기 때문에 2인 3각식 협력은 유지될 것이다. 양자간 안보협력은 올연말까지 평시작전통제권이 미군으로부터 한국군에 이양됨으로 해서 한국방위의 한국주도가 점차 기반을 다져나갈 것으로 평가된다. 클린턴대통령은 북한의 한국에 대한 공격은 바로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듯이 미국의 대한방위공약은 계속 확고할 것이다. 한·미양국의 경제관계는 올해도 기본적으로 무역의 균형을 바탕으로 통상·산업·과학·기술등 분야에서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우루과이 라운드협상의 결과와 관계없이 미국의 대한시장개방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물론 지난해 7월 클린턴대통령의 방한시 출범된 「경제협력대화기구」가 마찰의 소지를 사전에 제거하는 노력은 할것이다. 미국이 무역상대국의 시장개방을 위해 슈퍼 301조 등을 강력히 발동할 것으로 보인다.우루과이 라운드협상을 전후로 하여 보여준것 처럼 쌀시장과 함께 금융시장에 대한 개방압력을 배가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미국이 새해 중국이나 일본과의 경제관계에 있어 매우 긴장될 소지가 많은데 비하면 한국과의 관계는 대소로울 것이 없다고도 할수 있을 것이다. ◎일본/「21세기 대국」 겨냥 정계개편 가속/소선거구제 도입땐 공산·사회당 몰락할듯/ 일본은 지금 역사적 전환기에 있다.냉전종결이라는 세계사의 변화와 함께 전후 냉전형 「일본시스템」도구조적 대전환을 하고 있다.1994년에도 일본개조라는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자민당 장기집권과 관민협조체제라는 이름의 「일본주식회사」는 냉전대응형 국가체제였다.냉전시대의 「공포의 균형」을 배경으로 경제개발에 전념해온 관민협조체제는 전후 일본경제신화를 창조했다.그러나 냉전시대에 유효했던 이러한 일본시스템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폐쇄성의 상징으로 국제마찰의 원인이 되고 이를 지원해온 자민당은 정권에서 밀려났다. 전후 38년간 일본정치를 지배해온 자민당 장기집권의 종언은 일본의 변혁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1994년엔 이러한 변혁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어사회각분야의 개혁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할지 모른다.호소카와(세천호희)총리는 정치개혁뿐만아니라 경제·행정개혁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소카와총리는 그러나 정국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난 12월14일 최대현안중의 하나인 쌀시장의 부분개방을 결단, 중요한 고비를 넘겼다.그러나 결단의 후유증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는 국익을 위해 쌀시장의 개방을 수용하지않을수 없었다고 강조하지만 농민들의 호소카와정권에 대한 불신은 높아가고 있다.쌀시장의 부분개방을 반대한다면서도 연립정권의 유지를 위해 호소카와총리의 결단을 받아들인 사회당도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다. 1994년 새해 최대의 초점은 그래도 정치개혁이 될것이다. 호소카와총리는 정권의 운명을 담보로 정치개혁의 실현을 공약했다.정치개혁은 현행 중선거구제를 소선거구·비례대표 병립제로 바꾸는 선거제도의 개혁등 일본의 정치구조를 바꾸는 것이다.정치개혁법안은 지난 11월 중의원을 통과했으나 참의원 통과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정치개혁법안이 성립될 경우에는 자민당이 재분열 될지 모른다.중의원에서 정치개혁법안에 찬성한 일부 의원을 비롯,소선거구의 지역구를 갖지못하는 자민당의원들의 탈당이 예상되기때문이다.정치개혁법안은 이같이 일본정국의 중대한 변수를 내재하고 있으며 올해는 또다른 정계재편의 한해가 될지도 모른다. 소선거구제 도입은 일본정계의 막후 실력자 오자와이치로(소택일낭) 신생당대표간사가 추구하는 보수양당제 정계개편 시나리오의 한 부분이다.일본정국이 「오자와 시나리오」대로 움직일지 호소카와총리가 지향하는 「완만한 다당제」로 재편될지는 미지수이다.그러나 소선거구제가 될 경우 공산당과 사회당좌파의 몰락은 확실하다. 오자와는 선거를 통해 낡은 좌파를 제거하는 일본정치의 보수화를 지향하고 있다.좌파는 오자와가 그리는 「일본개조」의 걸림돌이다.오자와는 헌법의 개정등을 통한 자위대의 적극적인 해외파견등 일본의 국제공헌 강화를 추구하고 있으나 좌파들은 헌법의 준수를 강조하고 있기때문이다. 오자와의 일본개혁구상의 완결편은 「21세기 대국」이다.호소카와총리는 오자와의 개혁구상과는 다른면이 있다.그는 군사대국화를 지향하고 있지않다.그러나 호소카와총리도 일본의 적극적인 국제공헌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의 50대 뉴리더들은 전쟁을 직접 체험한 원로 지도자들과는 달리 경제력에 어울리는 국제무대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을 추구하고 있다.일본은 「21세기 대국」을 향해 가고 있다. ◎중국/「사회주의 시장경제」 착근에 주력/개혁 구체안 시행… 강택민입지 더 강화될듯 중국은 올해에도 고도 경제성장을 향해 줄기차게 나아가면서 지금까지 구호차원에 머물던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뿌리내리는데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 같다. 지난 한햇동안 눈코뜰새 없이 준비해온 시장경제를 위한 각종 제도나 법률을 올해부터는 실제로 시행해가면서 현실에 적합한지의 여부를 점검하게 된다.사회주의 정치체제에다 자본주의 경제를 접목시키는 역사적인 시험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공당은 지난해말 14기3중전회를 열고 금융·재정세제·투자·무역·국유기업운영등 5개 분야를 중점 개혁해나가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50개항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추진 기본방안을 선언 했었다.이를 근거로 마련된 소득세법·부가가치세임시조례등 수많은 법안 조례들을 이미 공포,연초부터 시행에 들어가고 있다. 최근 이붕총리가 밝힌 94시정방침담화에서도 『전국경제사업의 중심과업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의 개혁 속도를 가속화하고 국민경제의 지속적이고 쾌속적이며 건전한 발전을 유지하는것』이라고 밝혔다.이는 개혁과 고도성장이 양대 국정지표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지난 92년에 12.8%라는 놀라운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이래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13%선의 성장을 이룩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고도성장추세는 올해에도 지속돼 3년 연속 두자리 숫자의 성장이라는 보기드문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도성장을 추진할 수 밖에 없는 이유중의 하나로 최고지도자 등소평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고도성장을 추진하라』는 당부를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 그는 심지어 『발전이 더딘 것은 사회주의가 아니다.빠르게 발전하는 것이 제일의 도리이다』고까지 강조하며 고도성장을 채근해오고 있다. 내정문제와 관련해서는 강택민총서기와 이붕총리의 이른바 강리체제가 별다른 저항세력이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더욱 굳어져 등소평 사후의 후계불안문제를 크게 줄여갈 것으로 보인다.강의 정치적 입지는 지난해 3월 8기 전인대출범과더불어 국가주석직까지 맡아 전권을 장악한데다 거의 모든 혁명원로들마저 일선에서 은퇴함에 따라 더욱 강화돼 왔다. 이들 원로들의 퇴장 때문인지 개혁파와 보수파간의 갈등도 거의 사라진 가운데 강의 독무대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특히 오는 8월로 90세에 접어드는 등의 건강이 금년 한 해만 무사히 넘길수 있게되면 강체제는 확고부동한 기반을 잡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은 올해 들어 외교적으로도 눈에 띄게 중대한 현안은 없어 보인다.그동안 6·4천안문사태 이후 계속돼온 서방선진국들의 각종 제재도 지난해 11월 강택민국가주석이 시애틀에서 클린턴 미대통령과 미중정상회담을 가짐으로써 사실상 완전 해제된 것으로 볼수 있다. 유혈사태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지도자들과는 상면조차 않겠다던 서방지도자들이 다시 악수를 청하고 있어서 중국지도자들로서는 그동안 가슴을 무겁게 짓눌러온 압박에서 해방되고 있는 것이다.그렇다고 외교분야의 태평성대가 다가온 것만은 아니다.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앞으로도 기회 있을 때마다 인권탄압을 내세워 중남해지도자들의 심사를 괴롭힐게 뻔하다. 오는 97년 넘겨받게될 홍콩을 둘러싸고도 민주화를 고집하는 크리스 패튼총독때문에 계속 티격태격할 것이고 북한핵문제가 깨끗이 풀리지 않을 경우에도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할 처지이다. 사회·문화 방면에서는 내년에도 돈벌이를 위해 본래의 직장을 이탈,시장경제에 뛰어든다는 이른바 「하해」현상이 줄을 잇는 가운데 순수문학과 순수예술이 상업주의에 밀려 더욱 침체현상을 보일 것이다. 매스컴분야에도 상업주의가 판을쳐 지난해부터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 황색신문·잡지들이 이를 단속하려는 정부 당국과 숨바꼭질을 계속할 것이지만 이 분야에도 개방물결이 어쩔수 없이 스며들수 밖에 없는게 대세인 것 같다. ◎독일/불황 탈출·콜총리 재집권에 암운/구동독인 “홀대” 반발… 상호반목 치유 난제 94년 새해를 여는 독일인들의 마음은 밝지 못하다.오랫동안 그들의 머리속을 지배해온 경기침체의 어두운 그림자를 새해라고 쉽게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이들의 관심은 온통 독일경제의 회생및 콜총리정권의 교체여부에 집중돼 있다. 연일 경신되는 실업자 수로 상징되는 독일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자 실업에의 공포는 독일인들의 마음을 짓누르는 가장 큰 문제가 됐다.폴크스바겐사에서의 주4일 근무제 도입결정,휴일축소논쟁,각종 사회보장혜택의 삭감논의 등 독일에선 지금 일자리를 보장하고 긴 침체의 터널에서 빠져나갈 방안들이 활발히 논의·모색되고 있으나 여전히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독일경제가 불황의 밑바닥을 벗어났는지 여부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서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그러나 대부분의 의견은 기술개발의 부진,계속되는 국제경쟁력의 약화 등을 감안할때 독일경제가 빠른 시일내에 회복의 기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쪽에 모아지고 있다. 실업의 증가와 경기침체는 독일뿐 아니라 유럽전체가 안고 있는 공통된 문제이기도 하다.미·유럽간 무역전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유럽통합의 가속화작업에 더욱 박차가 가해질게 틀림없다.그러나 유럽각국들이 자신들의 상충되는 이해에 묶여 있어 협조체제를 얼마나 잘 구축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시되고 있다. 오는 3월 니더작센주에서 열리는 지방의회 선거를 시작으로 독일에선 94년 한햇동안 유럽의회선거를 포함해 19개의 각종 선거가 줄을 잇고 있다.그러나 최대의 관심은 아무래도 오는 10월 치러질 총선에서 집권 12년이 된 콜총리 정권이 교체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93년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콜총리의 재선은 거의 확실할 것으로 여겨졌었다.콜총리자신도 총선에서 다시한번 승리,콘라드 아데나워총리의 14년 기록을 깨고 독일의 최장수총리가 되고 싶다는 개인적 야망을 숨기지 않았었다.그러나 통일이후 독일경제에 팬 주름살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깊어 경제가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콜총리에 대한 지지도가 급락,집권후 최저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게다가 콜총리의 독단으로 연방대통령후보에 지명됐던 스테펜 하이트만의 자질을 둘러싼 논란과 하이트만의 후보직 전격사퇴,집권 기민당이 집권하고 있는 작센 안할트주에서의 서독출신각료 봉급을 둘러싼 스캔들 등으로 기민당에 대한 여론마저 나빠져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내년 총선에서 기민당 재집권은 힘들 것으로 점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루돌프 샤르핑 사민당당수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오르고 있다.샤르핑은 처음 사민당당수로 선출됐을 때만 해도 지방정치인 이미지를 완전히 벗지 못했었다.그러나 그는 신중한 정책접근으로 독일유권자들의 마음속에 믿을수 있는 정치지도자란 인식을 심는데 성공,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콜총리를 큰 차이로 앞지르고 있다. 지난 12월초 브란덴부르크주 지방선거에서 사민당의 급부상으로 확연히 드러난 구동독인들의 구서독에 대한 반발이 94년 각종 선거에선 어떻게 나타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통일후 4년째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높기만 한 동서독인간의 심리적 분단의 벽은 독일의 내적 통합 완수를 가로막고 있어 구동독인들의 투표성향이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럽의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동구국가들의 94년은 더욱 힘든 한해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지난해 폴란드총선에서 다시 좌파정부가 들어선데서 알수 있듯이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꾀하는 동구의 노력은 아직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고 이에따른 부작용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형편이다. 유럽의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더해 독일을 비롯한 많은 유럽국들이 세계경제에서 가장 활기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지역과의 관계 강화에 큰 관심을 보임으로써 서유럽의 동구에 대한 경제지원은 더 줄어들지도 모른다.더욱이 대부분의 서구국가들이 동구로부터의 난민에 대한 문호를 계속 좁히고 있어 동구 각국의 어려움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 「분단의 벽」 무너지는 소리… 소리…/최호중(새해제언)

    ◎통일,그날에 대비하자/“늦을수록 더 큰어려움… 한걸음이라도 서두를때” 무슨 운명론 같은 것을 내세우려는 것은 아니지만 통일의 날이 언제고 오고야 만다고 믿는 입장에서 보면 이제 새해가 밝았으니 그 통일의 날에 한해 더 다가선 것만은 틀림없다.모두가 목마르게 기다리는 통일이 그만큼 가까워진 것이다. 이것은 민족의 염원을 이루려는 우리 마음을 설레이게 하기도 하지만 한편 통일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 마음을 조급하게 하기도 한다.우리는 통일의 날을 바라보며 지금까지 어떤 대비를 해왔고,또 앞으로 어떤 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인가. ○북녘동포 고통 직시 우리는 툭하면 통일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든다고 겁을 내면서 그 많은 돈을 어떻게 모아야 할지 뚜렷한 방법을 찾지 못한채 갑론을박으로 아까운 세월을 허송해왔다.더욱이 우리보다 훨씬 경제력이 강했던 서독이 통독후 여러가지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는 실상을 보고난 후 부터는 이것을 남의 일 같이 여길 수 없는 처지에서,우리는 통일을 애써 서두를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소극적 견해가 무슨 묘책이나 되는 것처럼 많은 동조자들을 불러왔다.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던 적극적 자세에서,그 소원은 늦게 이루어 질수록 좋다는 곡해를 받아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는 것은 통일 그 자체가 지닌 민족적 역사적 당위성과 함께,통일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북한 땅에서 살고있는 우리 동주이 자유를 잃고 억압과 굶주림에 시달려야 하는 기간이 그만큼 길어진다는 현실상황이다. 우리는 입버릇처럼 민주복리를 내세워 온 입장에서 북한 땅 우리 동족이 겪고있는 이 참기 어려운 고통을 그저 외면하거나 좌시하고만 있어도 되는 것인가.그래서는 안된다는 대답이 자명할진대,해결의 길은 두가지다. 북한당국이 개혁과 개방의 변화를 보이도록 유도해서 공존공영의 과정을 거쳐 통일하는 길과,자유민주 질서하에서 하루속히 통일을 서두르는 길이다. 독일이 통일된 후 북한은 먹고 먹히는 통일은 안된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이것은 먹겠다는 강자의 입장이기 보다 먹히기는 싫다는 약자의 입장에서 나온 말임이 분명하다.우리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려고 흡수통일은 하지 않겠다고 되풀이 해서 다짐했다.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해 가면서 국민합의를 바탕으로 단계적 통일을 달성해 가겠다고 했다. 앞으로 통일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형태로 이루어질 것인지 명확하게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여러가지 가능성을 꼽아볼 수 있을 뿐이다. 먹고 먹히는 통일,흡수 통일도 우리가 원든 원치않든간에 그 가능성속에 포함시키지 않을 수 없다.앞으로 전개될 상황여하에 따라서는 그럴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여러가지 가능성이 많을수록 그에 대비하는 일은 어렵고 복잡해지게 마련이다.그래서 통일에 대비하는 길은 단순하거나 용이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 모두의 관심거리는 통일비용이다.과연 얼마나 들 것인지 여기 저기서 나름대로 산출해 내고 있지만,솔직히 말해서 어느 하나 믿을 것이 못된다.통일되는 시점이나 통일하는 방법등에 따라 산출기초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경우든많은 비용이 들겠지만 그 돈이 결코 낭비가 되어서는 안되고 낙후된 북한을 개발하기 위한 생산적 투자가 되도록 계획을 잘짜야 한다는 점이다.그런 면에서 본다면 비용이라는 소모적 표현보다는 자금이라는 생산적 표현이 오히려 적절할지 모른다.그 자금은 얼마가 필요할지 알수없는 상황에서 다다익선이라는 일반 원리에 따라 꾸준히 모아나가는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자금이 충분히 마련됐다고 그것 만으로 통일대비가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보다 중요한 것은,필승불패라는 주체사상으로 무장된 북한주민을 상대로,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을 당당하게 설득할 수 있는 자질과 자신감을 우리 모두가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따르고 있는 자유민주주의가 정말 자랑스럽다는 확신을 누구나가 다 갖게 되는 것이 필요하다.정치를 잘못해서,경제가 나빠져서,우리 자신이 우리 제도나 정책을 불신하게 된다면 우리 것을 내세워 남을 설복할 수 있는 힘을 갖출 수는 없는 것이다. ○우월성 당당히 설득 요즈음 일부 구공산권 나라에서 공산주의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이고 있는 안타까운 현상을 본다.물론 그렇게 될리야 없겠지만,이것은 자유민주주의가 나빠서가 아니라 그 운영을 잘못해서 또 단시일내에는 효과를 나타내기 어려워서,현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망에서 나오는 반작용일 것이다.우리는 여기서 올바른 자유민주주의의 길이 그만금 어렵고 힘든 것임을 깨닫고 새해를 맞아 다같이 정신 바짝 차리고 힘차게 발맞추어 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통일의 날은 점점 더 가까워 오고 있다.유비무환이라는 말이 있지만 무슨 일이든 대비완료를 자신할 수는 없다.대학입시 수험생의 심정과 같은 것이다. 그렇다고 대비가 덜 됐다고 초조해 하거나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우리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바로는 비관 보다는 낙관이,부정보다는 긍정이,소극보다는 적극이,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지 않은가. 통일도 예외일 수는 없다.언제 닥쳐와도 능히 감당해낼 수 있다는 의연한 마음가짐으로 착실하게 통일에 대비해 나갈 뿐이다.우리가 언제 8·15광복에 대비하고 있다가 그날의 감격을 안았고,6·25동란에 대비하고 있다가 그 참화를 견뎌 냈던가. □약력 ▲자유총연맹 총재 ▲전부총리겸 통일원장관 ▲전외무부장관
  • 94년 한국·한국인의 몫/개혁과 제2광복을 위하여/김진현

    ◎국제화 능동적 선택으로 열어가야 시간의 물리적 흐름은 당연히 앞서간 해를 이어 새해가 오고,새해를 이어 그 다음해가 온다. 1994년도 물리적으로는 93년의 뒤를 이어 오는 해이며 95년을 앞둔 해이다. 94년은 그렇게 물리적으로 흐르는 한해이지 못할 것이다.그것을 허용치 않을 것이다. 「93년」을 정리하고 「95년」을 만들어야 하는 화학적 발효·양성의 해가 될 것이고 되어야만 한다. 93년이 매우 폭발적으로 전기적인 해였기에 93년에 시작하고 던져진 일들을 정리하기에 94년은 매우 바쁠 것이다.뿐더러 95년이 93년 보다,94년 보다도 더욱 의미있고 획기적인 해이기 때문에 95년의 무대를 마련하고 드라마를 준비하기에 94년이 또한 매우 밀도있는 시간을 요구한다. 93년의 김영삼정부 출범은 22년만의 문민정부 탄생이라는 정권교대의 수준의 의미를 넘었다.김정부 스스로가 그런 의미부여를 훨씬 뛰어넘으려 했다. 개혁도 부분적 개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경제·사회·종교·언론·교육·행정 전반의 개혁을 「시도」했다. 이 시도가착수·실천·정리·열매를 맺어가는 것이 94년의 모습이어야 한다. 93년의 김융실명제·공무원(사회전체 공직자가 아닌)들의 재산등록을 중심으로 한 반부패운동,정치개혁의 논의,그리고 국영기업체의 경영개혁 착수가 개혁의 드러난 모습이었다. 이 드러난 개혁의 정리 완성이 새해의 몫인 동시에 아직 모습이 드러나지 않은 행정개혁·재정개혁·정치 정당개혁·교육개혁·언론·종교개혁의 착수와 정리가 새해를 기다리고 있다. 이 93년에 점화시킨 전체적이고 구조적 개혁의 전개,제도화,담당자의 변화 즉 이 개혁을 어떻게 정리하고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김영삼정부가 역사의 이름을 걸고 도전한 개혁의 하실과 정권의 성격을 극명하게 노출시킬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국민들도 정권적 차원이 아니라 시대적·국가적 요구에 개혁의 의미를 찾아 개혁의 방관자가 아니라 개혁의 동참자가 되는 자발적 참여로의 정리가 필요한 해이기도 하다. 개혁은 폭발했으나 끝나지 않았다.한두해로 끝날 일도 아니다.폭발을 정리하고 재폭발하는 개혁의 왕복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93년 정리과제는 정치적 정통성 문제이다. 새 정부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치적 정상성에 대한 재해석·재규정을 시도했다.김영삼문민정부는 단순히 군사정권의 안티테제로서의 문민정부라는 울타리를 넘어 역사의 적자로서의 근거를 달리 해석하려 했다. 즉 새 정부의 정치적 정통성의 근거를 상해임시정부­4·19­5·18­6·20민중항쟁으로 위치시켰다.그리하여 이승만의 대한민국­5·16­12·12­6·29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기존 기득권세력에 도전했다. 이 도전에 대한 응전도 나왔다. 마침 엉뚱하게도 북한에서는 그들의 정통성을 단군에게 끌어 올리려는 역사의 장난까지 나타나고 있다. 새해 1994년에는 필연적으로 제기되는 정치개혁과 더불어 이 정치적 정통성을 둘러싼 진보와 보수의 본격적 정리가 있어야 할 것이다.여야당차원이 아니라 정치세력과 지성계 전부가 정치개혁,정권정통성문제의 본격적 논쟁과 토의 수렴의 과정을 거쳐 심도있게 정리해야 한다. 우리는 해방전후나,개화전후나 꼭 필요한 체제,정통성문제의 제기가 있었으나 자율적·자생적 토론과 수렴된 결과를 얻지 못했다.늘 그때마다 국제관계의 외부적요인이 안을 눌러버렸거나 전쟁같은 폭력으로 결판을 내버렸다.그리하여 자생적 체제논쟁의 열매를 안으로 거둔 적이 없다. 그러나 1994년에 만은 정치개혁,정권정통성문제,UR이후의 산업구조개편 대책등에 자생적·자율적·종합적 토론과 논쟁을 거쳐 보수·진보의 정치세력재편성의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비전·이념·정책·주역들의 성격까지를 둘러싼 밀도있는 토론과 투명성이 정치에 반영되는 정치정상화의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UR협상의 교훈을 통해 우리가 어떤 선진국지향의 산업구조개편을 본격적으로 단행할 것이냐가 94년의 최대 경제과제이다. 한국경제 산업의 국제화·세계화·선진화로의 결론과 합의는 얻었으나 이를 어떤 시간표와 어떤 깊이의 인력,산업재편성으로 진행할 것이며 그 비용부담을 어떻게 나누고 거두어 드릴것인지는 94년에 결말을 내야만 95년을 준비할 수 있다. 1995년은 해방 50주년,유엔창설 50주년,남북분단 50주년,한일국교수립 25주년이 되는 해이다. 제2의 광복,제2의 건국이란 말을 쓴다면 바로 1995년이야 말로 제2건국의 해이고 제2의 광복의 해가 되어야 한다. 「주어진」국제화·세계화가 아니라 우리가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스스로 방법까지를 준비하는 국제화·세계화. 정치·교육까지도 세계의 선진 또는 정상과 비교하여 가는 체질의 개혁,공동체로서의 자기충실과 더불어 남과의 개방,책임에도 충실한 인류적차원의 환경·빈곤·난민문제들에의 직접적 참여,그리고 무엇보다 세계 어느 나라 보다도 강도 높은 평화의 갈증과 평화의 배고픔을 철학적으로,물리적으로 충실히 익힌 한국적 평화의 정신과 체제의 세계적 보편화,이런것 들을 94년에 준비해야만 1995년에 제2광복,제2건국의 깃발을 꽂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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