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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케사다 일 방위청 방위연구실장 인터뷰

    ◎“김정일 정권 생각보다 오래 갈듯”/군부대 지휘체계 이상징후 안보여/북,한·미·일 분할협상으로 실리 노려/21세기에 미·중사이 심각한 대립 예상 북한의 위협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미·일안보체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양국은 4자회담을 제의 했다.급변하는 동북아시아의 최근 움직임들에 대해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인 다케사다 히데시 방위청 방위연구실장에게 들어본다. ―북한이 4자회담을 수용할 것으로 보는지. ▲4자회담안은 매우 좋은 안이지만 북한에서 수용할 것 같지 않다.북한은 아직도 미국하고만 협상을 원하고 있다.미국이 결국 직접협상에 응할 것으로 너무 낙관하고 있기 때문이다.현상황은 93년 핵위기 때와 비슷하다.미국이 더 단호한 자세를 가지면,예를 들어 미사일회담 등을 취소한다면 미국이 4자회담안에 집착하고 있음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4자회담 제안이 일본과 북한의 접촉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북한전략은 한·미·일 3국을 나눠서 협상한다는 것이다.북한은 4자회담과 관계없이 일본을 유혹할가능성이 크다.그러나 4자회담이 안될 때 일본과 북한의 접촉은 균형을 깨는 행동이 될 것이다.북한은 언제든지 낙관적일 때 한국을 무시하고 적대시 한다.일본과 북한의 관계가 개선되고 국교정상화 교섭협상이 진행되면 4자회담에 대해 더 소극적으로 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장래는. ▲현 체제를 북한이 고수한다면 결국 루마니아 처럼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가까운 시기에 북한이 하드 랜딩(붕괴)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 주변국가들의 생각이다.한·미·일도 이에 의견이 일치한다.중·러도 동의하고 있다.김정일정권은 생각보다 오래 갈 것이다. 그러나 주변국가들이 지원한다면 소프트 랜딩(순조로운 변화)이 가능하다.미국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소프트 랜딩이 잘 되면 분단상태가 오래 지속될 수도 있고 남북대화를 통해 독일형 통일을 기대할 수도 있다. 최근 북한 군부내 지휘통솔체계가 흔들리고 있다거나 외교부와 군부사이에 알력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하지만 판문점 사태는 군사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지휘통솔이 잘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구체적인 방법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북한의 지휘통솔체계가 흔들리면 곧 파악할 수 있다.지금까지는 북한의 지휘통솔체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징후 또는 정보는 없다. ―한국과 북한의 군사충돌 가능성은. ▲지난해나 올해 2월보다 4월에 들어 전쟁발발 가능성은 높아졌다.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북한과 미국의 낙관주의 사이에 한국만 시달리고 있다. ―한국의 바람직한 대응은. ▲중요한 것은 한·미·일 사이의 긴밀한 협의다.일본은 한국이 갖고 있는 군사력 강화에 대한 걱정을 덜어줘야 한다.한국도 한국방위에 주일미군이 필요하다는 점,주일미군을 위해 일본이 큰 부담을 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북한의 낙관주의가 여러 문제의 요인이므로 이를 중화시켜 줘야 한다.더 나아가 중국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의 일치는 어려우나 한·미·일 3국의 결속이 깨지지 않도록 의견을 교환해 나가야 한다. ―미일안보체제가 강화 됐다.이에 대한 평가는. ▲소련 붕괴후 주일미군이 무슨 의미를 갖느냐는 물음이 제기됐지만 명백한 대답이 없었다.그러나 북한에 의해 93년부터 위협이 제기됐다.21세기까지 내다볼 때 중국의 문제도 있다.미국과 일본은 21세기 중국이 군사대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중국은 소련이 붕괴된 뒤 힘의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다.중국은 최근 군사적 움직임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북한과 중국의 두 요소를 볼 때 주일미군의 계속 주둔,더 나아가 미·일안보체제의 강화가 필요하게 됐다. ―일본 군사력강화에 대해 주변국들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중국은 21세기 이 지역에서 미국보다 강한 군사대국이 되고자 하는 목표가 있는 것 같다.21세기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아주 심각한 대립이 일어날 것이다.대만사태는 시작에 불과하다.중국은 미·일안보체제가 발전하면 자국의 군사영향력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할 것이다. 한국은 군사대국을 원하지는 않고 있다고 본다.한국이 미·일안보협력에 대해 경계감이 있는 것은 과거 역사 경험 때문이라고 본다.그러나 자위대에 대해 잘 아는 한국의 정책담당자 사이에는 그런 우려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도쿄=강석진 특파원〉
  • “반갑습니다” 남북 굳은 악수/남북대학생 미서 첫 상봉

    ◎권호웅 김일성대 대표 긴장된 표정 역력/버클리대 인근 호텔 같은층 나란히 투숙 17일 상오 10시(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입국장 대합실에 서있던 한 무리의 한국인들은 일순 『아…』하는 탄성을 쏟아냈다. 짙은 감색 정장차림의 「세 남자」가 큼지막한 가방과 상자 등을 실은 손수레를 밀며 이제 막 세관입구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칸막이 옆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제5회 코리아평화통일심포지엄 주최측인 미캘리포니아대(UC)버클리대학의 한국학위원회의 권정현(24·여·정치학4년) 위원장이 앞으로 달려나갔다. 『피곤하시죠』라는 첫마디 말로 맞이하는 권위원장을 향해 맨 앞으로 걸어나온 이는 북한 사회과학원 통일문제연구소 부원장 김경남씨(53)였다.그 뒤를 따라 다소 어리둥절한 얼굴을 한 김령성 김일성대 사회정치학 연구실장(51)과 그 못지않게 잔뜩 긴장된 표정을 지은채 손수레를 밀던 젊은이가 권호웅 김일성대 사회정치학 편집위원(33)으로,이들은 심포지엄의 북측 대표 3명이었다. 30여명의 보도진이 앞다퉈 그들 앞으로몰려드는 것을 보면서 서울대 총학생회 대학개혁위원회의 이재성씨(26·계산통계학 3년)가 걸음을 뗐다. 『반갑습니다.정말 만나고 싶었는데 너무 오래 됐군요』 『아,서울대에서 오신 분이십네까? 당초 여성 오회장이 참석할 거라고 얘기했는데 혼자 오신 겁니까?』 그리고는 말을 생략한 대신 두 남북한 학생들은 굳게 악수를 나누었다.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졌다.이미 예정보다 빠른 상오 8시에 도착,북한대표들을 기다리던 한국측 대표단 3명과 버클리대 심포지엄 관계 한국학생 20여명은 북측대표들이 행여나 나타나지 않을까봐 조바심쳤던 1시간 30분 동안을 보상받듯 북한대표 일행과 잇따라 악수를 나누는가 하면 손뼉을 치기도 했다. 지난해와 94년에도 마지막 순간에 심포지엄에 불참,남북학생대표의 상봉이 무산됐던 기억이 생생했던 만큼 이날 샌프란시스코 공항 대합실에서 펼쳐진 반가움 넘친 장면들은 결코 과장된 것일 수가 없었다. 분단 반세기는 불과 1시간30분 동안의 기다림을 더욱 애타게할 만큼 충분히 긴 세월이었던 것이다. 남북한대표들은 17일 버클리대 인근 호텔의 같은 층에 나란히 투숙,하루를 보낸 뒤 18일 상오 11시 버클리 캠퍼스내 루터란 교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는 것으로 심포지엄의 공식일정을 시작한다.〈샌프란시스코=황덕준 특파원〉
  • 남북대학생 미서 첫 상봉/서울대·김일성대 대표 6명

    분단 이후 처음으로 서울대와 김일성대학의 학생대표가 미국에서 만난다.오는 19일부터 이틀동안 샌프란시스코 외곽 버클리대에서 열리는 제5회 코리아 평화통일 심포지엄에서다. 우리측 대표단인 이재성서울대 대학개혁위원장(26·계산통계3),지은희한국여성사회 연구원장,이봉조통일원 제1분석관 등 3명은 17일 하오 대한항공편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했다.북한대표단은 김일성대 학생위원회 편집위원 권호웅(33),사회과학원 통일문제연구소 부소장 김경남(53),김일성대 사회정치학 연구실장 김영성(51)등 3명으로 북경을 거쳐 이날 미국으로 떠났다.
  • 중진작가 김원일씨 체험 깔린 장편소설 1,2권 펴내

    ◎아우라지로 가는 길/자폐아 통해 본 세상/짧고 어눌한 문체로 IQ70의 인생유전 묘사/조직폭력배·에이즈·환경문제 등 두루 제기 중진작가 김원일씨(54)가 자폐아를 화자로 내세운 신작장편 「아우라지로 가는 길」1,2(문학과 지성사)를 펴냈다.우리 소설사에 자폐아를 다룬 작품자체가 많지 않은터에 의사표현도 제대로 없으리라고 막연히 알려진 자폐아 내면의 소리로 원고지 2천장분량을 끌어간 점이 단순히 소재의 이채로움을 뛰어넘는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 소설에는 실제로 자폐아 아들을 둔 지은이의 체험이 깔려있다.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가 장애인 장남을 둔 절망을 삭여 인류애와 인간구원에 대한 승화된 소설세계를 열었듯이 이 작품에서도 개인사를 순결한 문명비판으로 끌어올리는 작가의 힘이 빛난다. 『사실 제 신변사가 알려지는 것을 꺼렸습니다.세상 모든 이들이 다 나름의 상처를 안고 사는데 혼자만 큰 짐을 진듯 소란을 떠는것 같아서요』 자폐아의 의식을 통해 세상을 비춰보기 때문에 이 작품의 문체는 극히 짧고 어눌하다.비현실적,환상적인 색채마저 풍기는 극단문으로 그려내는 「의식의 흐름」은 고집스레 사실주의를 붙들어온 그간의 작품에 비기면 단연 파격이다. 주인공 시우는 IQ 70에 지나지 않지만 강원도 정선 아우라지 골짜기서 풍요로운 자연에 파묻혔던 청년.그러나 할리우드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과 정반대로 그에게는 우연이 거듭된 불행이 닥쳐온다.도회에서 온 한 고물장수의 꾐으로 지하공장에 팔려간뒤 온갖 비인간적 노동의 현장을 떠돌다 경기도 구리를 근거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 최상무파 일당에 포섭돼 패싸움끝에 죽을 고비까지 넘기는 것. 『시우는 비록 말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밑바닥을 흘러다니는 어리배기지만 누구보다 맑은 성정을 지녔어요.만약 농경시대에 태어났다면 자연을 닮은 순박한 그가 농사짓고 사는덴 아무 지장 없었을 겁니다.이 순수한 영혼을 자본주의의 가장 검은 찌꺼기인 깡패조직 한복판에 놓아 뚜렷이 대비시켜보고 싶었지요』 소설속엔 이 시우에게 자연의 뭇 생명가진 것들의 이름과 이치를 가르치는 아버지가 등장한다.전교조 해직교사인 그는 풍부한 인문적 교양과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으로 장애아에 대한 편견과 맞서는 이상주의자.이 인물에게서 독자는 지은이의 그림자를 읽어볼법도 하다. 『정도차는 있겠으나 소설의 일차적 소재는 어느 경우에도 작가의 체험이겠지요.책속에서 시우가 운동화끈 매는 장면,달걀껍질 까는 것 등이 사실적이라면 이 역시 체험에서 나온 산물이기 때문일 겁니다』 이 책은 또다른 이유로 독자를 놀라게 한다. 「노을」「불의 제전」「마당깊은 집」 등을 통해 분단과 이데올로기대립의 상처를 하염없이 물고 늘어졌던 김씨가 반세기를 뛰어넘어 95년의 사회에 돋보기를 갖다댄 것이다.모래시계,조직폭력배,삼풍백화점,지자제선거,에이즈,연변조선족 등이 신문기사처럼 오르내리고 장애인문제,노인문제,물질만능주의 세태,전교조문제,환경문제 등이 두루 제기된다. 또 평생 선굵은 「사나이」들의 세계만을 그려온 지은이가 모처럼 아기자기한 사랑얘기를 꾸리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미욱하지만지순한 시우는 인희엄마,미미,예리,경주 등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들의 공통적 애정의 대상이다. 지은이는 계간 「문학과 사회」에 연재됐던 「불의 제전」 전6권을 연말 펴낸뒤 『치매환자의 의식의 흐름을 통해 일제부터 현재까지의 민족사를 되짚는 소설을 써보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손정숙 기자〉
  • 남북한 대학생 미서 19일 상봉/통일심포지엄 참석

    서울대와 김일성대학 학생대표들이 분단이후 처음으로 오는 19일부터 이틀동안 미국 샌프란시스코 버클리대에서 만나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통일원 김경웅 대변인은 15일 『미국 버클리대 한국학 위원회(위원장 권정현·24·여·정치학과4년)가 개최하는 코리아 평화통일 심포지엄에 남북 학생대표들이 함께 참석할 예정』이라며 『심포지엄이 처음 열린 92년부터 버클리대측이 매년 남북한 학생대표들에게 초청장을 보냈으나 북한측이 참석하지 않아 남북학생대표들의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남한측 대표는 서울대 총학생회 소속 대학개혁위 이재성 위원장(26·계산통계학과3년),한국여성사회연구원 지은희 원장,통일원 관계자 1명 등 3명이다.
  • “평화협정 노린 북 도발 지속될 것”/칼 킨더만(지구촌 칼럼)

    ◎한·미·일 긴밀협력만이 한반도안정 이바지 동북아에는 올봄들어 두가지의 정치적 위기가 형성돼 있다.그것은 한반도 정전협정에 대한 북한의 공격과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이다. 이들 위기는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없지만 분단국가에서 발생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한반도와 중국 양안사이의 긴장은 동북아의 안보체제에 파급을 미칠뿐더러 미국의 동북아정책에도 영향을 끼친다. 북한은 국제법에 따라 지난 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의 조항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겠다고 발표했고 이에따라 국제사회의 관심은 온통 한반도에 쏠려있다.북한은 지난 4일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의 유지 및 관리와 관련한 임무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동북아 양대위기 형성 게다가 양형섭 최고인민회의의장은 같은날 정전협정은 북한과 미국간 평화협정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북한의 관심은 미국과의 관계개선과 평화협정체결에 있다고 북한 외무장관은 누차 말해왔다.따라서 북한의 이번 주장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북한은 한국의 북방외교와 중국 및 러시아와의 수교,유엔 동시가입으로 굴욕을 당했고 미국과의 핵협상으로 실질적인 보상을 얻어냈다.북한당국은 이제 한국의 어깨를 뛰어넘어 미국과 관계개선을 이루려는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미국이 북한과의 평화협정 논의를 줄기차게 거부해왔기 때문에 북한은 평화협정이 체결될때까지 휴전협정을 대체할 수 있는 「잠정협정」체결을 공식 제의해 놓고 있다. 무장군을 비무장지대(DMZ)에 잇따라 투입하기에 앞서 북한은 체코와 폴란드의 중립국감시단이 북한 영토를 떠나도록 했다.남한에는 스위스와 스웨덴의 중립국감시단이 남아있는 상태다.휴전협정을 무력화하려는 북한의 전략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번 행동도 이런 목적을 이루려는 의도에서 나온 「신경전」인 것처럼 보인다.하지만 총선결과를 보면 남한의 유권자들은 북한의 위협적인 발언과 행동에 그다지 실감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중립국감시단의 스위스대표인 뮐러씨는 한 독일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의 위험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러,북 주장 동조안해 남한이 자신들보다 한수위인 북한의 미사일 발사능력에 걱정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남한의 미사일 방어체제도 상당히 개선돼 있다.한·미·일 3국이 동북아 정책을 보다 잘 조정하는 것이야말로 심리적 혼란상태에 있는 남북한 관계를 다시 안정시키는데 상당히 기여할 것이다.중국도 러시아도 혼란을 야기하는 북한의 주장에 동조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불안한 북한 권력 엘리트들의 대외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 무력시위를 벌이면서 두가지 목적을 노렸다.하나는 이등휘 총통이나 중국으로부터의 대만 독립을 외치는 민진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놀라게 하려는 것이었지만 이는 실패했다.대만유권자들은 이총통(54%)과 민진당(21.1%)을 지지했다.두번째는 중국·대만관계에 더이상 개입하지 말라고 미국에 대해 경고하는 의미도 있었다.그러나 미국은 2대의 항공모함을 대만근해에 보냈다.그리고 전세계 6백32명의 기자들이 5천년 중국정치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총통선거를 취재했다.이처럼 대만이 전세계의 관심대상이 된다는 사실이 중국당국을 화나게 만들었다. ○중의 무력시위도 실패 중국은 대만의 민주화가 계속되는데 자극을 받았다.왜냐하면 대만의 민주화는 대만화를 가속하는 것이 분명한 까닭이다.대만은 장개석과 장경국 총통의 통치하에서 수십년동안 독재체제를 겪어왔다.하지만 집권 국민당은 야당의 존재를 인정했으며 중국본토 출신 주민들의 숫자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데도 전국민의 87%를 차지하는 유권자들로부터 정치적인 파워를 인정받았다. 통일전의 독일과 남북한의 현상황과 비슷하게 대만은 국제사회에서 주권과 대표성을 요구하고 있다.중국은 이에대해 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면서 대만의 요구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그뿐 아니라 대만이 항복해올 것을 요구하고 대만이 중국과 동등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내세운다.대만이 민주화 작업을 하고 있는데 비해 중국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들에게 이롭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미국은 중국·대만에 등거리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대만문제가 군사적 무력방식으로 해결되는데는 반대하고 있다.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백쇄 돌파

    ◎78년 초쇄… 총 발행부수 40만8,3000부 기록/노동현장 현실 고발… 80년대 대학생 필독서/「광장」 99쇄·「사람의 아들」 40쇄… 스테디셀러 자리굳혀 현대 한국소설의 대표적 작품중 하나인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문학과 지성사간)이 최근 1백쇄를 기록했다.78년 초쇄를 찍은지 18년만의 일이다.초쇄부터 1백쇄까지의 총발행부수는 40만8천3백부.또한 76년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최인훈의 「광장」도 현재 99쇄째여서 오는 5월이면 1백쇄 대열에 합류할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발행부수가 많고 많이 팔리는 것보다 1백쇄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많이 팔렸다는 것은 그저 「반짝인기」일수도 있지만 쇄를 거듭한다는 것은 오랜 기간을 두고 꾸준히 읽힌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그만큼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성과 문학성을 공인받았다는 말이다. 난장이 아버지를 둔 노동자 가족의 삶을 다룬 「난장이∼」는 유신말기 충격속에 발표돼 단숨에 한국문학의 문제작으로 떠올랐다.노동현장에 대한 현실고발을 그간 볼수 없었던 환상적 형식에 결합시킨 이 책은 「노동문학의 미학」을 제시하며 80년대 내내 대학 신입생들의 필독서 목록에서 빠지지 않았다.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과 영화가 잇달아 나왔고 성민엽·정과리 등 중진평론가들은 이 작품평론으로 신춘문예에 당선됐다.최근 작가 신경숙씨가 장편「외딴방」을 통해 「난장이∼」를 베끼며 문학수업을 했다고 고백했을 만큼 이 책은 후배작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난장이∼」는 분단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광장」과 함께 아직도 연간 2만부이상씩 팔리고 있으며 특히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면 판매부수는 부쩍 올라간다고 출판사측은 밝히고 있다. 시대를 뛰어넘는 스테디셀러로는 이밖에 이문열작 「사람의 아들」「젊은날의 초상」(이상 민음사) 이청준작 「당신들의 천국」(문학과 지성사)등이 있다. 지난 79년 나온뒤 1백만부 이상 팔려나간 「사람의 아들」의 경우 초판 통계가 남아있지 않아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재판,삼판 합쳐 40쇄이므로 반응이 훨씬 뜨거웠을 초판을 보태면 1백쇄는 너끈히 넘어섰으리라는게 출판사측주장.「사람의∼」은 43쇄째인 「젊은날의 초상」과 함께 아직도 매해 4만∼5만부씩 팔려나가고 있다. 문학과 지성사의 김병익 사장은 『「난장이∼」와 「광장」은 우리사회에서 아직 진행형 양대문제인 소외와 분단을 파고들었다.특히 뛰어난 문학성으로 같은 주제를 다룬 다른 작품들을 압도했다』고 그 「인기비결」을 풀이했다. 우리의 스테디셀러는 모두 교양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젊은날의 초상」은 특히 이런 성격을 표면에 드러낸다.「사람의 아들」「광장」「당신들의 천국」 등도 많건 적건 교양소설의 특성을 나눠가지고 있다.교양소설의 공식이 시련과 고난의 통과제의를 거쳐 미성숙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는 의식세계를 그려내는 것이라 한다면 이 소설들이 오늘의 고전으로 자리잡는 현상은 소설이 아직도 일반독자를 계몽하는 역할을 떠맡고 있는 우리사회를 반영하는 셈이다.〈손정숙 기자〉
  • 「4·11총선」에 부쳐/이용필 서울대교수(기고)

    ◎민주발전 이룰 현명한 선택을 우리나라에서는 민주화의 과업이 점차 뿌리내리고 있는 과정에 있다.그동안 민주화의 과정에서 다소의 시행착오를 거듭해온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과거의 권위주의 정치체제에서 누적되어온 부정부패와 그릇된 관행을 개혁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명실상부한 민주정치의 제도화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민주화의 제3파동에 속한 나라들에 있어서 민주화에의 진입이 자동적으로 이룩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남미와 동남아의 여러 나라들에서 경험적으로 입증되었다. 이번에 우리가 치러야 할 제15대 총선거의 의미도 민주화에의 본격적 진입이라는 맥락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우리나라에서는 경제,사회,문화의 모든 분야가 발전되어 왔고 또한 앞으로의 약진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반해 유독 정치분야만이 낙후되어 후진성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되어 왔다.이것은 아직도 우리의 민주 정치가 성숙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정치의 후진성이 다른 건전한 분야의 발전을 가로막고,오염시키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그러므로 이번 4·11 총선은 우리나라에서의 민주정치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고 나아가서 민족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역사적 계기를 마련해 주는 중요한 정치적 행사이므로 모든 유권자들은 입후보자들에 대해 정확한 정보와 이성적 판단력으로 국회의원을 선출하는데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기준에 의거하는 것도 매우 의미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유권자들은 국회의원을 지역선거구만을 대표하거나 지역개발의 책임을 가진 대표로만 생각하는 협소한 시야에서 벗어나 전국민의 대표로서 국가의 정치와 정책을 논의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가진 명실상부한 국민의 대표자로서 선출해야 한다. 둘째,유권자들은 국회의원 입후보자들이 투철한 국가관과 안보관을 가지고 있느냐를 확인해야 한다.우리나라와 같이 남북이 분단되고 주변의 강대국들이 우리의 안보와 생존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상황에서는 주변 강대국들의 정치적 이념과 국가이익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민족의 존엄과 번영의 길을 찾아낼 수 있는 입후보자를 대표자로서 선출해야 한다.따라서 기회주의적 사이비 애국자 또는 사이비 민족주의자들을 가려내고 건강한 애국주의자들을 선출해야 한다. 셋째,유권자들은 상대방 입후보자들의 국가관,안보관,그리고 정책관에 대한 비판과 토론보다도 치졸한 인신공격이나 흑색선전을 일삼는 정당이나 후보들을 경계하고 감시해야 한다.따라서 유권자들은 공명정대하게 선거전을 펼치고 있는 입후보자에게 투표해야 한다. 넷째,유권자들은 불필요하게 특정 지역의 감정이나 지역의 이익을 편파적으로 옹호하고 암암리에 또는 명시적으로 다른 지역의 정서나 이익을 헐뜯는 입후보자들에게 투표할 것이 아니라,진지한 자세로 자기의 민주주의에 대한 투철한 신념과 정책관을 보여준 후보자들에게 투표해야 한다. 다섯째,유권자들은 선거라는 행사를 지나치게 유희화해서 마치 선거유세장을 대중적 오락장인 것 같이 변질시키는 입후보자들에게 투표할 것이 아니라,오히려 차분하게 자신의 정견과 자세를 이성적으로 보여주는 입후보자에게 투표해야한다. 마지막으로,유권자들은 사생활이나 공생활에서 오점이 없는 인격의 소유자에게,아니면 적어도 부도덕한 행적이나 불미스러운 행동이 없었던 입후보자들에게 투표해야 한다.또한 과거의 관행에 젖어 아직도 금전을 사용하면서 타락선거를 부추기는 후보자들을 국회로 보내선 결코 안된다. 국민 각자가 위에서 제시한 선택기준을 가지고 투표를 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입후보자에게 투표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직면하게 되는 경우 선택의 어려움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민주화나 민주주의의 제도화는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따라서 최선의 입후보자가 없는 경우에는 차선의 입후보자를 선택하는 지혜도 필요하다.모든 유권자들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정착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투표장으로 나가서 신성한 표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 이렇게 될때 우리의 민주화는 한걸음 더 발전하게 된다.국민 각자는 한국정치의 선진화가 바로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DMZ 긴박대치­판문점 이모저모

    ◎북 초소 옆엔 새로 구축한 박격포 진지…/평온속에도 일촉즉발의 긴장 감돌아/「경무」완장 안찬 북 병사 남측 동태 감시 북한 무장군인이 정전협정을 깨고 연 사흘째 중화기로 무장,무력시위를 벌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은 9일 겉으론 한가로운 듯하면서도 일촉즉발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이날부터 한국인의 판문점 관광(?)조차 전면 금지돼 이곳에는 외국인들만 간혹 눈에 들어올 뿐 폭풍전야의 정적이 묻어났다. ○…자유의 집에서 내려다본 공동경비구역은 폭 50㎝,높이 5㎝의 시멘트 구조물로 표시돼 있는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북측지역에서 10여명의 북한 경비병들이 남쪽을 응시. 북한측 1,2초소 사이에는 북한군이 지난 5,6일 구축한 뒤 무반동총·박격포 등을 설치해놓은 진지가 언덕 아래 숨어 있었다. 북한 경비병의 왼쪽 팔에는 정전협정을 깼다는 사실을 반영하듯 지난 40여년간 차고 있던 빨간색 「경무」완장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가슴에 김일성 배지만이 달려 있었다. 내외신 기자 50여명이 북측을 카메라에 담으려고하자 북한 판문각에서도 양복차림의 50대 카메라맨이 나타나 남측을 향해 ENG카메라를 들이댔다. 또한 3층 건물 유리창 전면을 커튼으로 가려 외부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해놓은 판문각 2층 베란다에서도 인민군 4∼5명이 나와 서성이며 남측의 동향을 주시. ○…3,4층 높이의 회색빛 북한측 1,2초소 옥상에는 폐쇄회로 TV가 남쪽을 겨누고 있었고,초소 앞에는 망원경을 든 인민군들의 모습이 눈에 띄기도. 자유의 집 3층 전망대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김성일 상병(23)은 『지난 5일부터 이곳을 지키는 북한 경비병들이 경무완장을 차지 않고 있으며 차량식별 표지판도 부착하지 않고 있다』고 전언. ○…3초소 건너편에 바라다보이는 북측 「72시간 다리」에 이어진 북한군 5초소에도 북한군이 나와 남측을 예의주시하는 모습. 남한측 3초소에서 경비근무중이던 안왕헌 상병(21)은 『낮에는 북한군의 움직임이 거의 감지되지 않아 평상시와 다름없다』며 『그러나 며칠전부터 밤을 틈타 북한군이 공동경비구역내에 들어왔다 철수하는 도발행위를 되풀이하고있어 한시도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설명. ○…때마침 판문점 견학을 온 6·25 참전 용사 및 가족 40여명이 북녘땅을 카메라에 담으며 과거의 치열했던 전투를 되새기느라 분주. 미국인 게린씨(60)는 『최근 신문을 통해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다행히 생각했던 것보다는 평온한 것 같다』며 반세기만에 다시 격전지를 찾은 소감을 피력. 또 북으로 통하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에서 10여m 떨어진 곳에는 76년 8·18 도끼만행사건 당시 밑둥이 잘린 미루나무 그루터기가 남아 20년 전과 조금도 다름없는 분단의 현실을 실감케 했다.〈판문점=황성기 기자〉
  • 양천을/북 무장병력 투입 등 통일문제로 설전

    ◎지역주의 타파·3김청산 싸고 공방­강남갑/“동서남북 모르는…” 토박이공방 가열­광명갑/“시독립·혐오시설 반대 내가 첫 주장” 분당 ▷강남갑◁ 서울 강남구 역삼중학교에서 열린 강남갑 2차 합동연설회에서 여야후보들은 북한의 무력시위 등 안보문제,경제난,장학로 사건과 대선자금,지역주의 타파와 3김청산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전을 전개. 맨 먼저 등단한 노재봉 후보(무소속)는 북한의 무력시위등과 관련,『북한은 휴전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영구분단을 획책하고 있는데 그 많은 통일론자들은 다 어디 갔느냐』며 『이런때 말 한마디 없는 「위장보수」들을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비난. 이어 나선 서상목 후보(신한국)는 『당만들기를 밥먹듯이 한다고 3김정치를 비난하면서 신당을 만들겠다고 하지 않나,정치병을 고친다면서 공천헌금을 받는 모래알 정당에 몸담은 사람이 무슨 일을 할수 있겠는가』라고 노 전 총리와 민주당 홍성우 변호사를 비난. 홍성우 후보(민주)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갖가지 병폐의 뿌리는도덕불감증에 걸린 3김씨의 정치병에서 연유한 것』이라며 ▲대선자금 공개 ▲부패한 가신그룹 사정 ▲양김씨 등 부패정치인 정치자금수수 실상공개 등을 김대통령에게 촉구. 김명연 후보(자민련)는 『21세기는 기술경제시대로 전문가가 주도하는 서비스정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기술을 생명으로 하는 나같은 정책전문가를 국회로 보내 제2 경제도약의 불길을 활활 타오르게 하자』고 지지를 호소. 이밖에 무소속 성명선 김종영 이경태 후보등은 지역할거주의에 근거한 3김정치의 병폐를 일제히 비판하는 한편 강남구를 제1의 문화경제도시로 만들겠다는 등의 지역개발공약을 제시. ▷송파갑◁ 잠실초등학교에서 열린 서울송파갑 합동연설회는 봄비탓인지 5백여명의 청중만이 몰렸으나 여야후보들은 장학로 사건·3김청산·대선자금공개 등을 거론하며 열띤 설전. 첫 연사로 나선 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먼저 『나 자신과 이회창,박찬종씨 등 3명이 만나 차례로 신한국당에 입당,집권당을 변화시키기로 약속한 바 있다』고 여당 입당배경을 설명.이어 장학로사건과 관련,『슬롯머신사건을 수사하던 93년 4월에 장씨가 자신에게 압력을 가해와 혼내준 적이 있다』고 설명한 뒤 『내가 검사라면 21억은 떡값이 아니라 뇌물이라고 했을 것』이라고 주장,자신의 「소신이미지」를 부각.홍후보는 또 『내가 박철언씨를 수사할 때 차명계좌 2백여개에 2백50억이 분산,예치돼 있었으며 검사를 퇴임할 때 확인해 보니 85억이 남아있었다』고 폭로. 민주당 양문희 후보는 『3김에 의한 3당 공천자들은 30년간 1인이 지배해 온 「보스정치」의 하수인에 불과하다』고 규정한 뒤 『이들에게 투표하는 것은 꼭두각시에 대한 투표로 우리 정치를 30년이나 후퇴시키게 된다』며 다른 세 후보를 싸잡아 비난. 자민련 조순환 후보는 『30년동안 신문사에서 야근하면서 4억원밖에 못 모았는데 어떻게 청와대실장이 떡값으로 21억원이나 모았는가』고 반문하며 『15대국회에 보내준다면 청문회를 열어 대선자금과 각종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 끝으로 등단한 국민회의 김희완 후보는 『이번 선거는 김영삼 정권 3년을 심판하는중간평가』라고 규정하고 『그동안 김영삼 정권이 잘 했으면 여당을 찍고 못했으면 한표도 주지말자』고 강조. ▷은평을◁ 서울 은평구 대조국민학교에서 열린 은평을 합동연설회에서는 현직 의원 2명과 재야출신 여당후보 등이 나선 가운데 지역감정 및 3김정치 타파,현정권 개혁의 허점 등을 둘러싸고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첫 연사로 나선 자민련 노양학 후보는 『YS정권은 사고공화국,부도덕공화국,부도공화국』이라고 규정하고 『다른 사람은 몰라도 노씨 돈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YS는 전두환·노태우씨를 욕해서는 안된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이장희 의원은 『사고공화국을 낳은 신한국당은 노씨로부터 받은 대선자금을 공개하라』며 『20억원을 받은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80년 대선 불출마약속을 번복한 뒤부터 번복정치가 있어왔으며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5·16쿠데타 원흉으로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있다』고 3김씨를 싸잡아 공격했다. 신한국당 이재오 후보는 『30년 살아온 토박이로 도덕성 정통성,깨끗한 재야운동가,세계화시대의 일꾼,안정속의개혁』이라고 당선되어야 할 「5가론」(오가론)과 함께 『야당은 민주화에 기여못했고,능력이 없고,의정활동이 시원치 않고,구시대 정치풍토에 물들고,정국이 불안정해진다』며 「5불론」(오부론)을 역설했다. 국민회의 이원형 후보는 장학로 사건을 들어 『측근들의 부패척결을 위해 특별검사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양천을◁ 서울 신정2동 양강중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양천을 선거구 합동유세에서는 통일문제 전문가를 자처하는 신한국당 후보와 야당후보들간에 최근 북한의 무장병력 투입 등 통일문제를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먼저 등단한 민주당 이두엽 후보는 『이진삼 이상재 고명승씨등을 포함시킨 신한국당은 개혁을 말할 자격이 없고,민주당을 쪼개 나간 국민회의도 수평적 정권교체를 논할 자격이 없으며,자민련 또한 지역감정을 악용한 향우회 정당에 불과하다』며 상대당을 싸잡아 비난. 이어 국민회의 김영배 후보는 『북한에 쌀을 원조하고도 북한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인 김영삼 정권과 통일원 출신에게 통일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라면서 통일원출신의 신한국당 구본태 후보를 겨냥한뒤 『평화적 정권교체를 위해 큰 정치를 할 사람을 밀어달라』고 호소. 신한국당 구본태 후보는 『동족인 북한에게 준 쌀은 「지원」이지 「원조」가 아닌만큼 야당의 통일전문가인 김대중씨에게 좀더 배워오라』고 국민회의 김후보를 힐난한 뒤 『국가안보없이 지역발전 없는 만큼 야당의 안보불감증부터 고쳐나가야 한다』며 안보의 중요성을 역설. 자민련 탁형춘 후보는 『항공기 소음으로 매일 고생하는 양천에 소음 하나 없는 성산동 사람들이 출마했다』며 신한국당과 민주당후보의 낙하산공천을 부각시킨뒤 『16년간 큰 정치했다는 분이 지역을 위해 한일이 뭐 있느냐』며 국민회의 김후보를 비난. ○“눈물로 군민 못속여” ▷광명갑◁ ○…경기도 광명시 남초등학교에서 열린 광명 갑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은 「토박이」논쟁으로 열띤 공방. 자민련 김재주 후보는 『나는 30여년동안 광명의 골목을 누비며 이곳을 지켜온 사람』이라며 『교육문제·교통문제등 시민의 모든 요구사항을 훤하게 알고 있는 광명 토박이를 찍어달라』고 호소. 국민회의 남궁진 후보는 『광명시 시의원의 대부분이 국민회의 소속』이라고 지적,『시의원들과 손잡고 광명시를 꾸며갈 능력을 가진 사람을 지지해 달라』며 고교증설,초등학교 급식시설 등을 공약으로 제시. 민주당 최정택 후보는 『6개월전에 이사와서 동서남북도 못가리는 사람이 광명을 위해 무슨 일을 하겠느냐』고 신한국당 이덕화 후보를 겨냥한 뒤 『광명에서 출마해 3번이나 떨어졌지만 광명을 떠나지 않고 일해온 뚝심있고 배짱있는 사람을 지지해 달라』고 기염. 신한국당 이덕화 후보는 『서울에서 살다 조금 늦게 이사왔지만 지금은 광명에서 사는 엄연한 광명시민』이라며 『지역감정만 부추겨 자신의 정치야욕을 채우려는 사람보다는 생활정치의 대변인으로 광명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광명에 뼈를 묻을 각오가 돼 있는 이덕화에게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열변. 무당파 김석영 후보는 『광명에서 학교를 다니고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지역의 낙후된 모습이 안타까워 출마했다』며 『광명이 서울을 위해 봉사했던 모든 것을 보상받는 방법은 서울시 행정권으로의 편입뿐』이라고 주장. ▷구리◁ ○…경기 구리시 교문초등학교에서 열린 구리 합동연설회에서 민주당 조정무후보는 『장학노 떡값 48억원은 겉으로는 깨끗한 척,속으로는 부패한 김영삼 정권을 단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공박하고 『김대중씨는 민주당을 분당시켰으며 김종필씨는 군사정권의 원흉』이라고 3김씨를 비난. 무소속 정춘상 후보는 『초등학교 졸업에 노동현장 근로자』라고 소개한 뒤 『당선보다는 깨끗한 정치의 모범을 보여 주기 위해 출마했다』고 역설. 무소속 박수천 후보는 『노동운동을 해 온 나를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자민련 박한영 후보는 『강원도 두메산골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며 『구리를 황금도시로 만들기 위해 경제 전문가를 뽑아 달라』고 호소. 국민회의 박영순 후보는 최근 모후보의 자연녹지내 땅이 주거지역으로 해제된 것을 상기시키며 특혜라고 주장하고 『내가 시장 재임때 모후보가 「이 땅을 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시켜 주지 않으면 시장직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고 주장. ○“깨끗한 정치 보이려” 신한국당 전용원 후보는 『자연녹지내 땅의 용도변경은 소유자의 정당한 재산권 행사였다』고 반박하고 『박후보는 명백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죄가 있음을 밝혀 둔다』고 역공. ▷분당◁ ○…경기 성남시 매송초등학교에서 열린 분당 합동연설회에서 민주당의 성유보 후보는 『시민과 함께하는 정치』를 역설하며 분당시 독립,남부저유소 공사 전면 재검토,매화마을 도축장 이전 등을 약속. 국민회의 나필열 후보는 『총선은 현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정당정치의 방향을 결정하는 선거』라고 전제하고 『분당을 각종 편의시설을 두루 갖춘 쾌적한 신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약. 무소속 김종우 후보는 『분당이 성남의 일부로 남아있는 것은 주민 다수의사에 반한 것』이라며 『국회의원이 되면 분당독립은 물론 각종 혐오시설 이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 신한국당 오세응 후보는 『집권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해야 정치는 물론 경제가 안정될 수 있다』고 안정론을 피력하고 분당 독립시와 각종 혐오시설 건설 반대등을 공약하며 지지를 호소. 무소속 염형민 후보는 『분당시 독립과 혐오시설 반대를 첫주장한 사람은 바로 나』라며 『처음에는 독립을 반대하다 이제와서 찬성하는 것처럼 행세하는 후보는 찍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 자민련 권헌성 후보는 『사람이 바뀌어야 정치가 맑아질 수 있다.
  • 조재수 엮음 「남북한말 비교사전」 출간

    ◎남북한­중·구소 동포 사용언어 정리/다른뜻·다른발음·사투리 등 5천여종 분류 남북한을 비롯해 중국과 옛소련땅등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한민족이 쓰는 우리말을 한데 모아 비교한 「남북한말 비교 사전」(조재수 엮음,토담 펴냄)이 나왔다.분단이후 남북한 사이에 언어이질화 현상이 심해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았지만 실제로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이 사전 발간은 상당히 의미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사전에는 남쪽의 표준말과 북쪽의 「문화어」·사투리,중국교포의 「조선말」,옛소련 땅 「고려말」가운데 같은 어휘라도 다른 뜻,다른 발음으로 쓰이거나 한 지역에서만 독특하게 쓰는 말 5천여가지가 모두 표제어로 실렸다. 예컨대 맞춤법이 다른 것으로 치아를 뜻하는 「이빨」(남)―「이발」(북),표기는 같지만 발음이 다른 「넓다」(남에서는 널따,북에서는 넙따),표준말이 다른 「가위바위보」(남)―「가위주먹」(북)들이 있다.한 단어가 다른 뜻으로도 사용되는 예는 ▲「나그네」(=남자 어른을 낮춰 부르는 말,함북)▲「갈기」(=눈보라나 큰 물결을 비유하는 말,북한)들이 보인다. 또 일부 지역에서만 쓰는 말로는 ▲「가래토시」(=도토리,함북 사투리) ▲「간삶이」(=고기·생선등을 간을 해 삶은 것,중국) ▲「가스리」(=가을,중아시아)등을 소개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이 각 지역에서 쓰는 말을 모두 수록해 비교함으로써 이 사전은 민족통일의 주요 부분인 언어생활 통합에 큰 구실을 하게 됐다.또 통일후 꼭 필요한 남북한 단일 국어사전 마련에 기준을 제시한 의미도 적지 않다.우리말 어휘를 풍부하게 만든 사실도 공헌으로 꼽을 만하다. 엮은이는 한글학회가 낸 「우리말 큰 사전」등 사전편찬과 남북한 어휘 비교연구에 힘써왔다.이번에 「…비교사전」을 내면서 87년이후 중국·옛소련땅에서 나온 한글문예집을 모두 검토했으며,그 목록을 부록으로 실었다.〈이용원 기자〉
  • 과기발전 총선공약은 뭔가/채영복(서울광장)

    나라의 선량을 선출하는 4·11 총선이 불과 11일 앞으로 다가왔다.이번 선거는 20세기를 마감하고 21세기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치러짐으로써 국가의 미래상을 결정하게 되는 매우 중차대한 행사라 할 수 있다. 21세기에 거는 우리 국민의 여망은 우리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고,사회 문화 과학기술 등 각 분야에서 세계의 으뜸을 자랑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여 명실공히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하며,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이룩함으로써 안으로는 복지국가의 건설을 이룩하고 밖으로는 국가경쟁력을 갖춘 세계의 중심국가로 부상하는 일일 것이다.따라서 앞으로의 4년은 이와 같은 역사적 사업을 위한 기반구축의 성패를 가름하게 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우리나라 사회 각 부문별 국제경쟁력의 수준을 살펴 보고자 한다.지난해 스위스의 IMD가 펴낸 세계 여러나라들의 국가경쟁력보고서에 의하면 1993년도 우리나라의 경쟁력 순위는 조사대상 48개국중국내 경제력 부문에서 6위,과학기술 부문에서 15위로 평가되었을 뿐 국제화정도,금융 사회간접자본 부문 등에서는 30위 이하의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화,정부부문,금융,국내경제력,경영,과학기술,국민의 자질,사회간접자본 등 8개 부문의 평가 항목으로 구성된 이 보고서의 평가 결과에 따르면,미국이 국제화,국내경제력,경영,과학기술 등 4개의 항목에서 각각 1위로 나타났고,금융과 사회간접자본 부문에서 2위를 마크,도합 6개 분야에서 2위이상의 평가를 받았다.또한,놀랍게도 싱가포르가 정부부문과 금융 그리고 국민의 자질 등 3개 분야에서 1위로 나타났으며,국제화 정도와 국내경제력 부문에서 각각 2위로 평가받음으로써 2위 이상의 평가를 받은 부문이 모두 5개 분야에 달하였다. 이와 같은 평가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어떻든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불리던 나라들중 3개국이 하나같이 우리보다 앞서고 있음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선진화를 위해서 서둘러야 할 정치적,사회적 과제들의 우선 순위가 무엇인지 극명하게 눈앞에 나타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4년후면 우리 앞에 전개될 21세기. 이 새로운 세기에 세계 모든 나라들은 서로 앞다투어 패권을 거머쥐고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고,같은 맥락에서 21세기 초에 우리 국민이 기대하고 있는 여망도 바로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회 각 분야에서 세계 으뜸의 수준에 도달함으로써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것이라 생각할 때 이제 우리는 이를 위해 각계 각층의 관련 전문인들을 총동원하고 온 국민의 참여와 창의는 물론,이를 위한 국가의 모든 정치 역량을 결집시켜야 할 때라 믿는다. 그러나 최근의 4·11 총선과 관련한 일련의 정치현상은 몇가지 측면에서 유권자들을,특히 우리 과학기술인들을 매우 실망스럽게 하고 있다.우선 후보의 공천이나 여야의 선거 유세를 위한 정당의 정책공약 등에 선진국 진입이란 국가의 장기적인 비전과 이의 구현을 위한 당면 과제에 얼마만큼 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있느냐 하는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각 당이 내건 선거공약을 보면 그 핵심이 이와 같은 국가의 장기적인 비전과 이의 구현을 위한 정책에 있기보다는 눈앞의 표밭만을 의식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특히 다가오는 21세기는 과학기술이 주도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미래학자들의 예견이 통념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과학자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직능 대표로서 각 정당별 전국구 공천에 포함됨으로써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선진화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기여할수 있게 되기를 소망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어느 한 정당도 이러한 과학기술인들의 소망을 수용하지 않음으로써 과학기술인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과 좌절을 안겨 주었을 뿐 아니라 과학기술의 국가 우선순위에 대한 회의감마저 갖게 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다만,이와 같은 결과가 이들 정당들의 정당정책 우선순위와는 무관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 한국을 움직인 현대사 61장면/지명관 지음(화제의 책)

    ◎분단·유신·민주화 등 정치·사회적 사건 분석 광복후 50년동안 한국 현대사에 획을 그은 굵직한 정치·사회적 사건을 분석하는 한편 그와 맥을 같이 하는 우리 사회의 문화적 바탕과 저항의 전통을 날카롭게 파헤쳤다.따라서 주요 사건의 시말을 정리하는데 그친 여느 책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는 책의 구성을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이땅의 자연환경과 지정학적 조건,문화전통을 다룬 서장에 이어 정치·사회사를 「분단된 나라」「군부독재의 등장」「10월유신과 민중」「민주화의 길」등 네 시기로 구분했다.아울러 경제·정신·문화사적 흐름을 각각 별도의 장으로 소개한 다음 남북한·한일관계등을 전망한 종장을 덧붙였다. 종교철학을 전공한 지은이는 덕성여대 교수와 「사상계」주간을 지낸 뒤 지난 92년 일본에 건너가 20년동안 동경대 등지에서 한국문화사를 강의했다.귀국후에는 한림대 한림과학원 일본학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50년 역사에 너무나 많은 희생이 있었으며 살아남았다는 것은 요행이었거나 비겁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부끄럽다』는 지은이의 말이 책의 성격을 가늠케 한다.지난해 10월 일본에서 「이와나미 신서」로 출간한 내용을 다시 정리해 이번에 냈다. 다섯수레 7천원.
  • 외국인에 가장 권하고 싶은것 “민요·판소리”

    ◎버려야 할 문화폐습으로 「금전만능풍조」 꼽아/문정원 「문화의식」조사 한국인들은 우리 전통예능 가운데 민요와 판소리를 외국인에게 가장 권하고 싶어하며 「금전만능」을 가장 먼저 버려야 할 문화 폐습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문화정책개발원이 지난해 10월 31일부터 11월 14일까지 전국의 만 20세 이상 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 문화의식 세계화」 조사결과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에게 권하고 싶은 전통놀이·예능에 대해 민요·판소리(22.7%)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은 태권도등 전통무예(18%),민속놀이(14.1%),사물놀이(14%),전통공예(11.8%),민속경기(6.8%)등 순으로 들었다.이는 전통음악에 36.7%나 답해 국악에 대한 자긍심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이에비해 버려야 할 문화습성으로는 금전만능풍조(32.2%)를 가장 먼저 꼽았고 다음으로 남녀차별(17.7%),신분차별(17.6%),일제잔재(10%),무속신앙(7.9%),사주팔자(5.4%),가부장제(3.9%)순이었으며 분단의식도 2.2%나 됐다.또 가장 자랑스런 전통사상으로는 경로효친(65.5%)에 가장 많이 응답했고 다음은 안빈낙도(14.2%),예의와 학문숭상(7.3%),상부상조(6.7%),홍익인간(3%),인내천(2.4%)순이었다. 외국문화를 받아들이는 통로(중복응답)로는 TV뉴스(66.9%)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신문·잡지·서적(「53.9%)과 TV다큐멘터리(39.7%),영화(21.2%)순인 것으로 밝혀졌다.
  • 극동의 관문 하바로프스크(시베리아 대탐방:68)

    ◎군수산업 민수전환 붐… 시장경제 “몸살”/수송비 등 부담에 합작회사 무역 치중/물가고속 선업 늘어 구소련 체제에 “향수”/평균 월급 110만루블… 게란 10개 5천루블 하바로프스크시는 인구 62만명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이어 극동 제2의 도시다.극동의 관문으로 항공·철도 등 교통요충지이자 극동의 산업중심지다. 그러나 러시아가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겪고 있는 물가앙등과 실업률급증 및 저임금에 관한 한 하바로프스크 주민도 예외는 아니다.오히려 더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하바로프스크주 경제위원회의 발레리 쇼로코프 부위원장은 『하바로프스크주 기계공업은 기계 및 부품의 70∼80%를 유럽쪽 러시아에서 실어오는데 거리가 멀어 수송비부담이 큰데다가 이곳에 몰려 있는 수많은 군수업체가 민수로 전환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고 실업자가 늘고 있다』고 말한다.예를 들면 석탄값에 비해 수송비가 두배다.공장은 많지만 경쟁력은 떨어지는 실정이다. 92∼93년에는 합작기업이 1백개이상 생겨나 잘 나가는 듯했으나 94년초 관세가 대폭 오른 뒤 외국인투자도 떨어졌단다.합작회사중 다수는 제조는 안중에도 없고 무역에만 치중한다는 것이다. ○항공·철도 교통 요충지 쇼로코프 부위원장은 『군수업체에서 95년부터 50가지 생필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2005년까지 경제구조개선계획을 세워놓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불투명한 장래를 걱정한다.수송비를 낮추는 방식으로 극동의 자원을 활용해 경제구조를 조정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극동의 정유소 두곳은 모두 하바로프스크주에 있다.61년 역사의 하바로프스크정유소는 그동안 직원을 많이 줄였지만 아직도 1천3백명에 이른다.서시베리아 튜멘에서 사오는 원유는 t당 90달러(약 7만원)에 수송비 45달러를 더하면 가공이전상태에서 국제가격보다 높다.수출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상태다. 빅토르 레메카 부사장은 『주문이 줄어들어 운영하기가 어렵고 대책을 모색중이지만 사실 대책이 없다』면서 『중앙정부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정치에 밀려 경제는 뒷전』이라고 불만을 토로한다.하바로프스크시내에서 유통되는기름중 이 공장에서 대는 것은 45%에 불과하다.나머지는 앙가라스크 등지에서 직접 가공해오거나 수입된 것이다.생산량이 얼마나 줄었느냐는 질문에 『업무상 비밀』이라며 입을 다문다. 정유소 현장을 안내한 1급기사 타마라 셰골례바(여)는 『95년 생산량이 4년전인 91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고 귀띔한다.23년째 이 공장에서 일해왔고 월급은 1백20만루블(약 20만원)이란다.콤소몰스크나 아무레의 정유소도 사정은 비슷하다. 하바로프스크 식료품시장.실내에서는 과일·야채·육류·치즈 등 주로 식료품을 팔고,야외에서는 철물점·잡화상·양말 몇켤레 놓고 파는 상인초년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상인만 1천여명이다.장보러 나온 시민으로 북적댄다.특히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당 감자·양배추 1천루블(약 1백70원),당근 3천루블,오렌지 1만루블,포도 1만1천루블,계란 10개에 5천루블 등이다.러시아인의 월평균 급여가 1백10만루블(약 19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싼 편이 아니다.엔지니어로서 출장가기 전에 늘 시장에 나와 물건을 대량 사간다는올레그 보그단씨(40)는 『92년 가격자유화 이후 물가가 너무 자주,많이 올라 시장보기가 겁난다』고 말한다. ○수송비가 석탄값 2배 시장 실내 야채코너에서 김치·당근 등 야채를 조리해 파는 김춘권씨(여·58)는 월수입에 대해 『그냥 조금 번다』면서 『이제는 열심히 일하는 만큼 잘 살 수 있다』고 말한다.8세때인 48년 함흥에서 하바로프스크로 이주해와 남편(65)및 아들가족과 함께 사는데 크게 여유는 없지만 어려움도 없다고 했다.한인들은 근면성이 높아 평균적으로 러시아인에 비해 못사는 사람이 적다는 말도 했다. 닭고기코너에서 일하는 라리사 콘트라체바양(21)은 ㎏당 1만1천루블씩에 팔고 총판매액의 1.5%를 수당으로 받는다.월평균 20만∼30만루블(약 4만3천원)선이다.『사회주의시절에는 이러지 않았다는데 지금은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야외에서 철물을 파는 미하일 시르만씨(61)는 캄차카의 선박수리공장에서 일하다 몇년전 퇴직했다.장사로 월평균 1백50만루블정도 벌고 연금 34만루블을 합하면 넉넉치는 못해도 그런대로 살 만하단다.그는 『전에는 하루 8시간만 일하면 됐지만 이제는 돈을 벌려면 더 일해야 한다』면서 『당장은 어렵지만 이 시기를 넘겨야 시장경제로 넘어갈 수 있다』고 낙관론을 폈다. 하바로프스크 인투리스트호텔 옥상 기관실에 근무하는 보리스 파우토프씨(54)는 24시간 철야근무하고 이틀씩 쉬는데 월 50만루블을 받아 방3개짜리 집세로 22만루블씩 내고 나면 먹고 살기가 빠듯해 주말농장에서 야채 등을 기른다면서 페레스트로이카 이전 시절이 그립다고 했다. 하바로프스크주 청사앞 중앙광장에서 한장에 8천루블씩 받고 사진을 찍어주는 40대남자는 회사에서 해고돼 작년가을부터 이 일을 하는데 월평균수입이 80만루블에 불과해 밑천이라도 있으면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단다.이름은 밝히면 안좋을 것같다고 했다. ○북한,벌목사업소 진출 체제변화에 대해 이같이 찬반양론이 엇갈리기는 하지만 돌이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현지신문에는 컴퓨터전문가·법률가·은행가 등을 월급 1천3백50만루블(약 2백30만원)에 모신다는 구인광고가 게재된다.서민 생활수준과는 대조를 이룬다. 시장부근 상점진열대에 놓인 카메라렌즈 필터의 가격은 3천루블,그림엽서는 20장에 5백루블(약 85원)이다.컵라면 4천루블,이태리타월 1만루블과 어울리지 않는다.계획경제시절의 관성 때문에 공급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 반면 수요는 급속히 줄어들기 때문에 제값을 못받아도 계속 만들어낸다. 하바로프스크 동남쪽 아무르강가에 북한 벌목사업소가 있다는 현지안내인의 말을 듣고 따라 나섰다.최근 벌목공의 남한귀순이 늘어나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니 섣불리 접촉할 생각은 포기하는 게 좋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붉은 벽돌로 된 담장으로 둘러싸인 벌목사업소 겸 벌목공 숙소단지였다.「우리식대로 살아가자」는 현수막도 걸려 있었다.벌목공 20여명이 작업을 나가기 위해 사업소 앞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으나 안내인은 괜히 봉변당하지 말라며 끝내 말렸다.하는 수 없이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빙빙 돌며 사진만 몇장 찍다가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이역만리 극동에서마저 분단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하바로프스크=김주혁·유재임 특파원〉
  • 서울대­김일성대 학생대표 새달 미서 통일토론회

    분단 이후 처음으로 서울대의 총학생회장과 김일성대학의 학생 대표가 다음 달 미국에서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21일 미국 버클리대 한국학위원회 주최로 다음 달 19∼2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제 5차 한반도 평화통일 심포지엄」에 김일성대에서 참가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다음 주 중 통일원에 북한주민 접촉허가 신청을 낼 방침이다. 「한민족 동질성의 회복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열리는 심포지엄에는 서울대에서 총학생회장 서성오씨(23·국사학과 4년) 등 4명이 참가한다.김일성대의 참석자는 학생대표 권호웅(33),사회정치학 연구실장 김영성(51) 등 3명으로 알려졌다.
  • “통독에서 배운다” 전문가 토론회/본사 국제전략연 주최

    ◎“「한반도 통일」 주변국간섭 배제해야”/북한기업 민영화 전제후에 경협 추진을/재산권 처리 할 독일식 「신탁청」 설치 긴요/북 군부 주민편에 서서 정권 무너뜨릴 수도 서울신문사는 지난 2월 부설 「통일안보연구소」의 명칭을 「국제전략연구소」로 개칭,남북한 및 한반도통일문제에 국한됐던 연구의 지평을 국제전략문제연구로 확대했습니다.이에 따라 본사 국제전략연구소는 정례 국제포럼외에 해외저명 석학및 전문가 초청강연회와 토론회등을 통해 북한정세 추이와 격변하는 세계의 흐름을 정밀분석,독자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게 됐습니다.다음은 지난 9일 외무부초청으로 방한한 독일연방신탁후속특별관리청(BVS) 대표이사 크라우스 폰 도나니 박사와 2명의 국내 저명 독일 전문가가 본사 주관하에 가졌던 토론회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편집자〉 ▲서교수=제2차 세계대전후 같은 분단국이었던 독일은 지난 89년 통일을 이룩했으나 남북한은 여전히 분단상태에 머물러 있을 뿐만 아니라 통일은 요원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독일통일에서 한국이 배워야 할 교훈은 무엇인가. ▲폰 도나니 박사=독일의 경우가 그러했듯 통일은 갑작스럽게 달성될 수 있는 상황이지 「이성적 협의」를 통해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한국정부의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기조는 점진적·단계적으로 민족공동체 건설이다.즉 화해협력단계→남북연합단계→통일국가 완성이라는 3단계 과정을 설정하고 있다.그러나 문제는 두번째 단계 즉 남북연합단계에 이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변화를 포함한 여러가지 「정치적 역동성」을 통제한다는게 매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남북한의 통일은 북한이 현재와 같은 통제체제를 포기하고 주민들에게 자유를 허용하는 변화가 있어야만 그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나는 북한이 철벽통치를 하곤 있지만 어느 정도 「바깥 세상의 정보」가 비공식적으로 유통되고 있을 것으로 본다.물론 통독전 동독주민들이 서독TV를 시청하고 신문을 볼 수 있었던 것과는 환경이 다른긴 하겠지만. ○갑작스레 이뤄진다 ▲박광작 교수=헬무트 콜 독일총리는 지난 89년 11월28일 10개항의 「점진적 통일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그러나 독일은 급진적 통일방식을 빌린 격이 됐다. ▲폰 도나니 박사=콜 총리의 「점진적 통일방안」에 대해선 당시 일부 정치인과 국민들의 반발이 없지 않았다.결과적으로 「비현실적」이란 평가를 받아 콜의 통일방안은 용도폐기 됐다.그러나 독일통일의 바탕을 만드는 데는 기여 했다.독일통일이 급진적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시대상황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특히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최고회의의장이 동독국경수비임무를 수행중인 소련군에게 동독탈출자에 대한 발포중단을 명령한 상황변화가 동독의 붕괴를 가져온 결정적 요인이 됐고 이같은 상황변화가 통일시점을 앞당겼다고 생각한다. ▲서교수=고르바초프는 독일 국경일 기념식 참석연설을 통해 『늦게 오는 사람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란 말을 한 적이 있다.이 발언은 동독이 개방과 개혁에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대한 일종의 경고였다.고르바초프의 이같은 발언에 용기를 얻은 동독주민들이 통일운동에 앞장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이같은 상황전개가 북한에서도 가능하다고 보는가. ○통독 산파는 고르비 ▲폰 도나니 박사=고르바초프는 세계 역사의 방향을 바꿔놓은 인물이자 독일통일의 산파다.그는 지난 89년 10월 7일 동독이 국민봉기를 억압할 경우 지원하지 않을 것임을 확언했다.그는 또 동독국경경비에 동원된 소련군에게 발포금지를 명했다.이같은 일련의 조치가 동독 통치력에 누수현상을 가져왔으며 동독붕괴로 이어졌다.나는 북한군도 주민편에 서서 정권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비록 북한당국이 엄격하게 정보와 여론통제를 하곤 있지만 완전한 통제란 불가능한 것이다.따라서 군을 포함한 다수의 북한주민들이 남한의 발전상과 여타 공산국가가 무너졌다는 정보에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북한주민들이 남한에 대해 보다 많은 정보를 획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독일의 경우가 그랬던 것처럼 현격한 남북한의 소득격차가 통일의 동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교수=통일전 내독관계가 통일에 기여한 바 적지 않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폰 도나니 박사=긍정론과 부정론이 있긴 하지만 내 생각으론 내독관계가 동방정책과 함께 독일통일에 기여했다고 본다.특히 내독관계개선이 동독내 반체제 인사들의 활동을 용이하게 해주어 결과적으로 독일혁명을 이끌어내는 기반이 됐다는게 나의 평가다.『작은 발걸음을 통한 변화유도』라는 빌리 브란트의 정책이 동독체제에 균열을 가져온 씨앗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서교수=동서독의 분단은 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독일이 감수할 수 밖에 없었던 정책적 결정으로 인식되고 있다.따라서 독일통일에 대한 미·영·불·소 등 4대 전승국의 입장이 일치하지 않았었다.남북한통일과 관련,역시 미·러가 긍정적인 반면 중·일은 막강한 경제력을 갖는 통일국가가 바로 곁에 출현한다는 사실에 대해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그러나 남북한은 패전국이 아니므로 남북한 1+1협의를 통해 통일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데. ○한민족 자결권 문제 ▲폰 도나니 박사=독일통일에 대한 4대 전승국의 입장이 달랐던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독일은 적극적인 외교력 발휘를 통해 이들의 상충된 이해관계를 극복했다.여기에 덧붙여 냉전종식이란 시대상황도 독일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남북한의 경우 꼭 2+4형식을 취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그러나 「호의적인 분위기」조성차원에서 주변국가들과 협의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다.남북한의 통일은 어디까지나 한국민족의 자결권에 속하는 문제다.따라서 외국의 간섭을 유도하는 정책을 구사해서는 안된다.물론 한반도 주변국들은 각기 다른 이해관계에서 남북한 통일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할 것으로 짐작된다.그러나 이를 철저히 배제해야 된다.외국간섭의 선례를 만들어서는 안된다. ▲박교수=폰 도나니 박사는 통독 당시 동독지역의 신속한 사유화와 기업정비,그리고 청산업무를 수행했던 신탁청의 후속기관인 독일연방후속특별관리청의 대표로 재직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독일의 경험에 비추어 통일한국에도 독일의 신탁청 같은 기구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폰 도나니 박사=꼭 필요하다.통독후 동독기업정리 및 재편과정에서 가장 핵심적 사항은 민영화였다.현재 남한기업의 북한진출 및 임가공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그러나 전부가 국영소유인 북한기업의 민영화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대북경협은 통일과 연관지어 볼 때 도움이 되지 않는다.독일정부는 통독후 지난 5년간 구동독지역에 GNP의 5%에 해당하는 1조 마르크를 사회간접자본시설구축과 실업보조 비용으로 사용했다.그럼에도 적잖은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일부에서 통일비용부담과 관련,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여러분이 아는 바와 같다.그러나 역시 통일은 바람직한 것이었으며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후유증도 멀잖아 아물 것으로 본다.나는 한 나라가 반세기에 가까운 분단을 청산하고 통일되는데 따르는 어려움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심정적 통합이란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다.동독주민들은 지난 50년 동안 공산주의체제 아래서 공산주의식 교육과 사고방식에 익숙해졌다.통일후 우리는 공산주의식 교육과 사고방식이 남긴 가장 극심한 폐해가 불신과 타인에대한 증오와 적대감임을 절감하고 있다.이 폐해극복이 오늘날 통일독일이 안고 있는 최대의 현안이라고 할 수 있다. ○「심정적 통일」도 중요 예를 들어보겠다.형편이 형만 못해 좁은 집에 살던 동생집에 불이나 형네집 다락방으로 옮겨 살게 됐을 경우 불편하기는 형이나 동생네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형수는 오매불망 『언제 저 떨거지들이 나가게 될까』만을 생각할 것이고 동생은 동생대로 『형은 넓은 집에서 떵떵거리고 사는데 내 신세는 이게 뭐람』하는 불만을 줄곧 입에 달고 다닐게 분명하다.생각보다 훨씬 많은 통일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서독주민들이 형수의 입장이라면 그런대로 눌러 살 집이 생겼으면서도 늘 못마땅하게 여기는 동생네는 동독주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증오 대신 관용을 앞세우는 「심성적 통일」이 정치·경제통일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기 바란다. ▲서교수=독일의 신탁청은 통독후 부실기업의 민영화 등을 통해 동독지역의 경제성장에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일반적으로 정치적 타협이나 협의에의한 통일 못지 않게 경제교류를 통한 삶의 질 고양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남북한간에는 어떤 형태의 지원이 바람직한가. ▲폰 도나니 박사=앞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독일식의 신탁청은 한국에도 필요하다는게 내 생각이다.그리고 통일전 대북경제지원이나 협력도 필요하다.그러나 여기에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현재 북한당국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의 민영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다.지금처럼 국영형태가 지속될 경우 기업의 성장이란 긍적적 이익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체면 때문에 남한의 공식적인 대북지원이나 경협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또 한국정부의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두번째 단계로 설정하고 있는 남북연합단계에 다다르려면 적어도 향후 15∼20년이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게 내 관측이다.동시에 이 단계 진입은 ▲북한 국영기업의 민영화 ▲문호개방 ▲개혁조치가 선행돼야 가능하리라 본다. ▲박교수=독일통일을 「역사의 법칙」이라고 보는가,아니면 「잘 추진된 정치의 산물」이라고 보는가.그리고 동독에서처럼 휴전선을 통한 북한주민의 대량탈북사태가 야기될 경우 우리 정부의 대응은 어떠해야 하는가. ▲폰 도나니 박사=독일통일은 「역사적 법칙」의 산물이라는게 내 소견이다.같은 맥락에서 남북한의 통일도 역사적 법칙에 의해 이뤄질 것으로 본다.다만 언제,어떻게 이뤄지느냐는 「정치의 작용」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그러므로 한국엔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본다.갑작스런 통일에 대비,예상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망라한 구체적이고 철저한 통일대안이 마련돼 이미 당국자의 책상서랍 속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그리고 지금까지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폭력정치를 비판해온 터에 대량 탈북자가 발생할 경우 이를 저지하거나 인위적 방법으로 막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다만 그런 상황에 대비,미리미리 대책을 마련해 놓아야 할 것이다. ○역사적 법칙의 산물 ▲서교수=통독후 기업과 토지 사유화과정은 어떻게 이뤄졌나.그리고 애로점은 무엇이었나. ▲폰 도나니 박사=동독정부소유 공유재산은 통일후 독일연방소유로 귀속됐고 독일정부는 신탁청에 소유권처리를 맡겼다.신탁청은 몰수재산의 원소유자가 되사고자 할 경우 소유권을 넘기고 소유권 주장자가 없을 경우엔 원매자를 공모,투자계약을 맺는 형식을 택했다.사유화과정에서 대기업과 달리 중소규모 개인재산에 대한 소유권회복이 상당히 까다로워 애를 먹었다. ▲박교수=동독내 기업과 토지에 대한 원소유자 파악은 어떻게 했나.또 사유화과정에서 재산권배정은. ▲폰 도나니 박사=개인이 자기 소유권을 밝히는 방법을 택했다.재산권분배에 있어 민간부동산 부분이나 산업체 소유권은 ▲재산몰수자에 대한 매각 ▲새 소유자에의 매각방법을 택했다.농지의 경우 집단농장 원소유자에게 되돌려주거나 보상해주었다.
  • 공로명 외무 「국제정세와 우리 외교 방향」 강연

    ◎“미 등 우방국 시혜적 대북정책 안될 일”/무원칙 접촉땐 한반도 안정 오히려 저해/북한 체제 불안정으로 야기될 위헙 대비 공로명 외무부장관은 15일 외교협회(회장 전상진)주최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오찬강연회에서 「국제정세 전망과 우리외교의 추진방향」이란 주제로 연설했다.연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재 한국이 받고있는 도전과 과제는,첫째 평화와 안정을 기하는 가운데 통일을 이룩하는 일이며,둘째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번영을 누리는 일이고,셋째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세계의 진운에 앞서가는 중심적 국가가 되는 일입니다. 한국은 북한이라는 특수집단과 대치하고 있으며 한반도에는 아직 냉전상태가 남아있습니다.북한은 현재 전체주의 체제의 유지를 위해 외교적 고립탈피와 경제난 극복이라는 절대절명의 과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북한이 당면한 근본적인 문제는 극심한 경제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북한은 미국 등과의 관계개선을 통해,그리고 제한된 개방을 통해 통제된 변화를 모색하는 듯 하지만 시간이 과연 그들을 위해 무한정 기다릴 것인지는 의문입니다.북한을 개방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북한 지도층의 의지와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북한이 이미 체제변화를 모색하기에는 너무 경직되어 있습니다. 북한의 변화는 남북한간 직접대화와 아울러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접촉을 통해 유도될 수 있을 것입니다.그러나 어느 경우에도 궁극적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합니다.북한 자체가 유동적인 상황에 있고 체제유지의 필요상 적대적인 대남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속에서 남북한 관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하는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북한의 군사력에 의한 위협뿐만아니라 북한의 체제 불안정으로부터 오는 위험에 대비해야 합니다.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변화를 실질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건설적 관여여야 합니다.무원칙한 대북관여 또는 시혜적인 대북정책은 북한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자칫 북한의 입지만 강화시켜 한반도의 안정유지라는 우리모두의 공동이익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남북대화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로 북한의 진정한 변화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여건을 고려할 때,통일과정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서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등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합니다.한·미 양국의 확고한 대북 억지력 유지는 북한의 변화를 실효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될 것입니다.중국은 북한의 개방·개혁을 유도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입장에 서 있는 국가입니다.러시아 또한 오랜 세월에 걸친 대북 교류 경험으로 인해 북한의 변화유도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한반도에서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를 정착하며,더 나아가 통일이후의 한국 위상을 설정해나가는데 있어 이들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 “분단 극복·통일 한국의 위상 설정 주변 4강과 협력 필수적”

    ◎공외무,외교협회 강연 공로명 외무부장관은 15일 『한반도 주변국과의 기존 관계를 굳건히 다지는 것만이 우리의 살 길』이라고 미국·일본·중국·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강조했다. 공장관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외교협회 초청 오찬강연회에서 『한반도는 전쟁과 평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일·중·러 4강국의 이해가 교차하는 지역』이라면서 『한반도에서 분단을 극복하고,통일 이후의 한국위상을 설정해나가는 데는 이들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공장관은 또 『북한의 군사력에 의한 위협뿐만 아니라 북한의 체제 불안정으로부터 오는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급작스런 변화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지속적인 접촉으로 안정적인 개혁과 개방을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공장관은 대만해협의 긴장사태와 관련,『지난 1일 푸케트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김영삼대통령이 중국과 대만의 긴장 첨예화를 예견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바란다는 입장을 이붕총리에게 전한 바 있다』고 밝히고 『다음주 중국 방문시 양국 외무장관 회담등의 기회에 중국측과 대만해협의 긴장사태에 관해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 통일정책공약 소외되는가(이동화 칼럼)

    『어느 정당을 막론하고 이번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왜 통일문제나 남북관계의 개선 등과 관련하여 눈에 띄는 정책이나 공약을 내놓지 않는가』­지난주말 참석했던 어느 통일관계 세미나에서 심각하게 제기되었던 대목이었다. ○일관성 결여가 낳은 불신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발표된 각 정당의 총선공약에 통일문제가 없지는 않았지만 그 우선순위에서 크게 밀리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예를 들어 신한국당의 10대정책 1백대 공약에서는 가장 끝항목에 가서야 「21세기 통일한국」이 자리잡고 있음을 보게된다.그 내용에 이산가족재회 추진,탈북 북한동포지원기본법의 제정 등 몇가지가 제시되어 있으나 일반적인 관심은 그보다 안보관련 부문의 현역병 복무기간 2개월 단축같은 것에 쏠려 있음을 누구나 느낄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다른 정당의 공약도 마찬가지다.한마디로 이 중요한 이슈가 푸대접을 받은 인상이 뚜렷하다.선거때마다 클로즈업되었던 이 문제가 이처럼 외면당하고 있는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생각나는대로 정리를 해보면 첫째 분단 50년동안 이 문제가 너무나 정치적으로 이용당해온 역작용 때문이다. 선거때만 되면 당시의 시대상황에 먹혀들어갈수 있는 대북온건론과 강경론이 엇갈렸으며 핑크빛 통일방안이나 북한의 대남위협을 과장한 대응공약들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던 것을 많은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다.그때그때의 상황과 분위기에 맞추다보니 정책공약이 일관성을 결여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런 것이 쌓여서 불신을 낳게되었다.50년간의 극한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 기발한 공약도 이같은 불신과 무관심의 벽을 넘기 어렵게 된것이다. ○이산가족의 세대교체 둘째 해가 갈수록 고향인 북한땅을 절절이 그리는 이산가족의 숫자가 줄어들어 실향민 몰표를 의식하던 분위기도 크게 희석되었다는 점이다.이제 월남하여 낳고 자란 2세 3세들의 세대가 되어버린 것이다.대정당 전국구후보에 이북5도민을 배려하던 관행도 이제는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지난 12일 대통령이 이북5도 대표를 오찬초청한 것이 근년에 보았던 가장 큰 행사라고 할 정도가 된것이다. 셋째 이른바 「3김」정당들이 벌이는 보수색채경쟁이 한 이유가 될수 있다.서로 자신들이 진짜 보수라고 주장하다보니 정책의 유연성이 줄어들게 된다.보수냐 진보냐의 이분법적 발상에 젖게되니 정책도 흑백논리나 제로섬게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특히 보수노선을 강화하면서 대북관계에 획기적이고도 유연한 정책을 내놓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근거없는 낙관론이 문제 통일정책공약이 대체로 소외되고 있는것은 국민적 분위기와도 상관이 있다.국가의 경제규모가 커지고 국민생활이 향상되면서 지나친 자신감과 근거없는 낙관론이 일상을 지배하려 하고있다.북한이 군사력을 증강하든 말든,생존을 위해 미국·일본을 끌어들이려고 안간힘을 다하든 말든 오불관언이다.오히려 『탈북자가 속출하고 김정일 전처마저 망명했는데 뭘…』이라든가 북한이 곧 무너질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에 안주하려 한다. 그러나 국정을 끌고나갈 정당들마저 여기에 편승해서는 안된다.세계정세와 특히 동북아정세를 면밀히 살피고 이에 적극 대응하여 통일과 민족의 발전을 이루는 길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심지어 미·중과 대만이 얽인 양안사태의 발전이 우리에게와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살펴야 한다.그리고 대응방안을 찾아야 한다.이것이 책임있는 자세다. ○21세기 위한 대북정책을 앞에 말한 세미나에서도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들을 걱정했다.21세기를 내다보는 정치를 하려면 통일문제는 그 핵심이라는 주장도 서슴지않고 나왔다.▲통일의 개념을 1국1체제까지 가는 것으로 잡아야 할 것인지,아니면 완전한 자유왕래에 두고 그 이후를 발전시켜나갈 것인지 ▲미국·일본과 북한의 관계를 어느 선까지 막거나 도와줄 것인지 ▲탈북자를 모두 받아들일 것인지,제한할 것인지 ▲남북경제교류의 폭과 진도를 어떻게 할것인지 ▲급작스런 통일에 대비한 재정·법률등의 구체적 대비책을 언제까지 마련할 것인지 정치권에 대한 요청은 끝이 없었다.이런 문제들에 대해 정당들은 연구를 거듭해야 할것이며 필요한 부분은 답해야 한다.그 좋은 도구로 공약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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