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업체 신성전자정밀(G7으로 가는 길:50)
◎품질관리 자동화로 불량률 “제로”/30분단위 점검… 결점발견땐 생산라인 스톱/작업자 수시 자주검사제 병행 정확도 높여
『우리 사전엔 「불량품」이란 단어가 없다』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석우리에 있는 신성전자정밀(주).VTR·HDD·캠코더·공조기기 등에 쓰이는 정밀가공부품 36개 아이템을 주로 생산한다.종업원 100여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지만 제품의 품질에 관한 한 세계적인 수준에 와있다.
전자부품업은 가공기술의 정밀도가 생명이다.지난 79년 설립된 이 회사는 공장자동화를 이룬 89년부터 7년째 제품불량률 100PPM을 기록하고 있다.100PPM이란 제품 1백만개 중 불량품이 100개라는 뜻이다.제품 1만개를 만들면 불량품 1개가 나올까 말까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에 10년째 납품
36개 아이템 가운데 최근에 개발한 3개를 제외한 33개 아이템은 100PPM 보다 훨씬 우수한 18∼50PPM을 달성하고 있다.미국이나 일본,유럽 등 선진국 기업에서도 보기 드문 정밀한 기술 수준이다.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고의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삼성전기에 10년 이상 부품을 납품,믿음직한 협력사로서의 위상을 다져가고 있다.
이 회사가 중소기업의 어려운 여건을 딛고 국내 최고의 무결점 부품제조회사로 우뚝 선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무결점 제품을 만들기 위한 사원들의 노력은 필사적이다.
우선 500∼700평짜리 공장건물 3개와 축구장이 마련된 공장부지 안으로 들어서면 휴지조각 하나 발견할 수 없을 만큼 청결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공장내부도 마찬가지다.부품제조에 쓰일 원자재와 각종 자동화기계 등이 가지런히 정렬돼 있다.무심코 떨어뜨진 부품조각 하나도 찾을 수가 없다.
「무결점 품질은 바른 마음 바른 행동에서부터」.공장내부에 큼지막하게 써붙인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이 회사의 박갑서 관리이사는 『정리정돈은 전 임직원의 기본자세』라며 『이것이 우리 회사를 선진국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끌어 올린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최첨단 품질관리자동화 시스템은 이 회사가 내세우는 가장 큰 자랑거리다.불량품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경보가 울리고 해당공정의 작동이 정지되는 풀프루프(FullProof)시스템이 그 것이다.모든 부품의 각 공정마다 「초물·종물관리함」이 설치돼 있다.처음 나온 제품에서 마지막에 나온 제품까지 시간대 별로 담아두는 통이다.공정을 거쳐 나오는 제품들 가운데 정확하게 30분에 1개씩이 이 통안으로 들어가게 돼있다.샘플은 품질검사팀이 정밀점검을 통해 불량품 여부를 엄격히 검사하며 불량품이 발생하면 즉시 경보가 울리고 해당 공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파악,필요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품질보증팀의 김영천 과장은 『점심시간 등 휴식을 취하다가 작업을 하면 불량품이 나올 확률이 높다』며 『품목에 따라 1∼3개의 표본을 반드시 추출,조기에 정밀체크함으로써 불량품의 발생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작업중 「자주검사」도 병행 실시하고 있다.이는 작업자가 자신의 공정에서 혹시라도 나올지 모를 불량품에 대비,스스로 수시검사를 통해 대량 불량화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다.특히 VTR 헤드드럼 회전축(녹화·재생 등 화면의 정확성을 유지케 하는 부품)의 경우 미세한 하자만 있어도 소음현상이 나기 때문에 100% 정밀도를 요구한다.그래서 불량품을 없애기 위해 품질검사팀과 작업 당사자 모두가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
○휴지하나 없는 공장내부
지난 5년간 제품의 관리방법 및 제조·검사 등의 풀푸르푸화(FullProof=불량품이 생기면 자동으로 경보가 울리는 장치)를 주축으로 자동화생산 체제를 구축한 것은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됐다.이를 통한 품질개선 및 생산성 향상은 선진국 업체에 밀려 경영위기에 처해 있던 이 회사의 주력제품들을 이제는 일본업체에 역수출하는 국제경쟁력을 확보했다.
신성전자정밀은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정밀검사실도 운영하고 있다.3∼4평 남짓한 정밀검사실에는 컴퓨터시스템 등 수십종의 검사기기를 갖추고 공정마다의 제품을 완벽히 검사하고 있다.검사능력도 인정받아 지난해 자율교정업체로 지정됐고 동종업체에 대한 교정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이같은 기술력은 대외적으로도 인정을 받아 지난해 11월 한국능률협회 품질인증센터로부터 ISO 9002 인증을 획득했고 지난 6월에는 100PPM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최고의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정밀검사실 내부에는 「품질달력」을 걸어 놓고 사원들이 날마다 보고 경각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이 달력에는 월별 날짜별로 납품처와 불량품 내용 등이 낱낱이 적혀 있다.
신성전자정밀은 1천40일간 무재해 기록도 갖고 있다.
○「품질달력」으로 경각심
중소기업으로서 탄탄한 기반을 구축한데는 연구개발 노력도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지난 89년 일본에서 1억원을 들여 도입한 「부시 실린더」(VTR 부품의 6가지 공정을 동시에 하는 로봇라인)란 자동화기계는 이 회사가 다시 연구,독자적 제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지금은 오히려 일본에서 이 기술을 배워갈 정도이며 설비·제작비를 수입가격 보다 50% 절감했다.
삼성자동차의 양산체제에 대비해 이미 자동차부품 13개 아이템에 대한 개발을 완료,부산공장에 자동화 생산설비도 서두르고 있다.
신성전자정밀은 오는 2000년까지 출하품질(납품제품)0PPM,공정품질(자체제품평가)50PPM,자재품질(협력업체로부터 오는 재료)100PPM을 목표로 잡았다.또 검사자동화 및 무검사체제도 완벽하게 구축,세계적 중소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