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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청호 장편 ‘갱스터스 파라다이스’

    이 땅에 태어난 작가들은 상상력의 박토에 집단추방당해 있다는 말이 있다.역사와 풍속이 상상의 날개를 달아주기는커녕 굴레로 작용해창작의 쟁기 날들이 박하디 박한 땅에 부딪쳐 부러지기 일쑤라는 뜻이다.그래서 작가들은 다소 허무맹랑한 공상의 나라로 ‘도망치곤’한다.독자들은 이런 일탈을 못마땅해 하면서도 상당한 역설적 진실과위무를 발견하곤 한다. 박청호의 장편소설 갱스터스 파라다이스(문학과지성사)는 비무장지대(DMZ)와 개인의 총 소유에 대한 우리의 현실과 인식을 뒤집고 있다.66년생의 이 작가는 지금까지 분단의 비극적 현장이란 레테르로 고착된 채 방치된 비무장지대를 50여년의 분단의 시간이 만들어낸 신성한 새 공간으로 보면서 이 지역을 ‘공상적’으로 활용한다.주인공은이 지역을 영원한 낙원으로 보존하기 위해 총을 들고 갱이 된다. 주인공은 총과 폭발물을 마음대로 휘두르면서 돈을 털고 위선적인 지도층 인사들을 살해하고 환경보존 자금마련을 위해 한국은행을 털 계획을 세운다.또 철책선 부대로 동료 여자를 데리고 가 친구인 군인과섹스를 즐기게 하고 비무장지대로 기어들어가 앳된 북한 병사와도 섹스를 하게 한다는 식이다. 제5회 문학동네신인작상 수상작인 이지형의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수 있겠니(문학동네)는 일제 식민지 시대인 1930년대의 서울을 지금까지의 통념과는 전혀 다른 세계로 드러내고자 한다.74년생의 이 신인작가가 시도한 뒤집기는 전체적으로 꼭 합당했다고 보기 어려우나눈에 띠는 새 색깔로 칠했다는 점에서 죽은 회색빛 일색으로 단정해버렸던 시대를 부활시킨 공이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경의선 복원/ (상)의미과 경제효과

    경의선 철도복원과 남북간 도로연결 작업이 마침내 18일 시작된다.반세기 분단의 벽을 허무는 일이다.그뿐인가.북으로는 신의주를 거쳐드넓은 만주벌로 이어지고 남으로는 부산·목포를 지나 태평양의 크고 작은 나라로 연결되는 이른바 ‘21세기 실크로드’가 함께 열리는것이다. 한반도가 동북아의 중심국으로 자리매김되는 순간이기도 하다.경의선 복원의 의미와 동북아 물류에 미칠 파급효과 등을 세차례에 걸쳐 싣는다. ▷ 경의선 복원 의미과 경제효과 경의선 복원과 남북도로 연결은 남과 북이 단절의 시대를 마감하고교류·협력의 시대를 여는 민족의 대역사(大役事)라 할 수 있다. 김일성종합대학의 김수용 교수는 지난 98년 2월 일본 니가타에서 열린 동아시아경제회의에서 “남북간 철도 연결은 곧 통일을 의미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다른 의미는 반도의 본래기능을 되찾게 됐다는 데 있다.경의선복원은 남북통일이라는 민족적 의미뿐 아니라 동북아 물류·교통의중심국으로 우뚝서는 디딤돌을 마련하는 세계사적 의미도 담고 있다. 김세찬(金世燦) 건교부 수송정책실장은 “남북분단으로 섬의 신세로전락했던 입장에서 대륙으로 이어지는 육로를 마련했다는 것은 국가경제적으로 의미하는 바 크다”고 강조했다. 경의선 복원으로 오는 2005년 이후 남·북한이 거둬들일 수 있는 철도운임은 연간 2억5,000만∼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 등 관련산업에 미칠 파급효과와 수출입업체의 물류비용 감소분까지 고려하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 게다가 경의선 연결로 남북한 긴장이 완화된다면 ‘국방비 등 분단유지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북한경제 활성화로 통일비용까지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따라서 경의선 철도와 도로복원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수십억달러 이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설교통부와 교통개발연구원은 경의선 복원과 도로개통 이후 남북교역물량의 1∼2년간 운임만으로도 연결사업에 투자되는 비용 1,547억원과 각종 부대비용을 뽑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교통개발연구원은 우선 남북교역 물동량이 연간 30%씩 증가한다는가정 아래 99년 98만3,612t이던 남북간물동량이 2005년쯤 475만t으로 늘면서 이 중 70%인 332만t이 경의선을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t당 운송단가가 북한 0.04달러,남한 37원일 경우 남북한 운임수입은각각 2,200만달러와 4,000만달러 수준이다. 연구원은 1TEU(20피트 컨테이너 기준)당 1,000∼1,100달러 수준이던인천∼남포간 물류비가 200∼250달러로 낮아지고 수송시간도 13∼14일에서 1∼3일로 단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북동부지역의 한·일 수출입물자는 주로 다롄이나 톈진항을 통해 수송된다.이들 항구의 컨테이너 취급량이 98년말 현재 167만TEU를 기록한 데 이어 2005년쯤에는 334만TEU로 늘 전망이다.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이들 항구의 물동량 가운데 7∼10% 정도만 경의선을 이용해도 남북한은 각각 연간 3,700만∼5,500만달러의 운임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다. 전광삼기자 hisam@
  • [사설] 이어지는 남북 혈맥

    역사적인 경의선 복원공사가 18일 시작된다.광복 이후 55년 동안 끊겼던 문산∼장단간 12㎞ 철도 구간을 연결하기 위한 기공식이 판문점에서 열리는 것이다.이와 함께 통일대교와 장단을 연결하는 6㎞ 구간의 왕복 4차선 도로 공사도 시작된다.북한도 지난번 서울을 방문한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비서가 7개항의 공동발표문에서 밝힌 대로 조만간 개성∼장단간 철도 및 도로 공사 기공식을 가질 방침인 것으로전해졌다.공사는 1년 후인 내년 9월에 끝난다.여기에다 서울∼원산간경원선 복원공사에 대한 남북간 합의도 머지 않은 시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경의선은 중국횡단철도(TCR),경원선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돼 이를 통해 유럽에 도달하는 두 줄의 ‘철의 실크로드’가 생긴다.우리나라는 해양에서 대륙으로 진출하는 거점이 되고,대륙에서 해양으로 나아가는 전진기지가 된다.우리의 활동영역이 한반도 전체로 확대되고 아시아와 유럽,그리고 태평양으로 뻗어나가게되는 것이다. 경의선의 복원은 무엇보다 분단장벽의 부분적 붕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다시 잇는 대역사(大役事)이다.남북한 주민들의 가슴 속 어딘가에 자리 잡은 분단의식도 점차 허물어질것이고 ‘남북한은 하나’라는 민족의식이 확고히 뿌리내리게 될 것이다.남북한의 화해와 협력,평화통일의 당위성을 세계에 천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실적 이득도 엄청나다.북한은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에 따른 경제회복에 박차를 가할 수 있고,우리는 유럽 등에 대한 물류비용을 크게줄이게 된다.교통개발연구원은 남북간 화물수송이 정상궤도에 오를것으로 보이는 2005년부터는 남북한이 연간 2억,5000만달러 이상의철도운송수입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우리에게는 시베리아 천연자원 및 중국 동북부지역 에너지 개발사업 등에 참여하는 길이 더욱 넓어지는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지만 철도 복원과 관련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직도 많다.군사분계선 안 역사를 공동으로 운영할지 여부와 열차의 운행방식 등에대해서는 아무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특히 지뢰제거와 관련한 군사공조 문제는 시급한 현안이다.내년 9월까지 완공하려면 지뢰 제거는 올 연말까지 끝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오는 25·26일 제주도에서 열릴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는 지뢰 제거에 따른돌발사태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군사직통전화 개설 등 구체적인 성과가 나와야 할 것이다.경의선 복원공사가 남북 화해를 한 단계 높이는 군사적 신뢰 구축의 결정적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청와대의 대치정국 해법과 시각

    ‘대화의 창(窓)은 열어놓되 원칙에서 물러날 수는 없다’ 교착정국에 대한 청와대의 기본 자세다.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숨어있는 여론’,즉 목소리가 높지않은 조용한 다수가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무차별적으로 청와대와 여당을 공격하고 있는 야당과 일부언론에 불만이 크다.상황인식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정에 대한 시각 청와대의 이같은 기조는 현 국가상황이 야당이나일부 언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결코 위기나 난맥상이 아니라는 자신감에 기인한다.분단 55년만에 남북관계 개선으로 전쟁의 위협이 사라지고 있고,18일에는 끊겨진 남북간의 철도를 잇는 역사적인 경의선 기공식을 갖게된다는 것이다. 불과 6개월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진전과 변화의 바람이 한반도에 불고 있다는 것이다. 또 대우 등 경제상황에 위험이 상존해 있으나 외환위기를 극복하고,4대개혁을 추진하는 등 큰 틀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다.아직 칭찬을 받을 상황은 안될 지 모르지만 취임초부터 ‘발목을 잡아온’야당의‘계산된 전략’에 밀려 국가운영의 중심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국회 파행 야당이 등원거부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국회법 일방처리에 대해 “얘기가 안된다”고 반박하고 있다.100명이 넘는 의원들이 제출한 법안을 56일동안이나 토의는 물론 심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야당이 안된다고 하면 정부는 아무 것도 하지말라는 것인가”라며 “국회에서 심의,토론조차 하지 않은 게 더큰 문제 아니냐”고 반문했다.또 “야당의 주장을 그대로 따른다면그것은 개혁 포기”라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 윤철상(尹鐵相)의원의 ‘선거비용 실사’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해프닝으로 보고 있다.선관위가 밝힌대로 경미하게 위반한 200여명의 관련 의원을 현실적으로 모두 조사할 수는 없다는 시각이다. ■의약분업 약의 오·남용 실태를 알면 ‘중도포기’주장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정부가 추진한 의약분업은 의사,약사,시민단체 3자가 합의한 최종안이라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특히 약사법 개정안은 여야 영수회담의 결과”라고설명했다.김 대통령이 의사들의 요구를 감안,최근 대통령 직속 의료발전위 설치를 약속하고 보완책을 마련토록 지시하지 않았느냐는 설명이다.이런 점을 간과하고 정부에 모든 잘못이 있는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빛은행 대출 검찰이 수사중인 사건을 중단시키고 특별검사를 임명해 맡긴다면 국가경영을 하지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반박한다.국민정서가 중간수사결과를 의심한다고 수사기관을 무장 해제시킨다면 국법질서를 어떻게 세우느냐는 것이다. 박준영(朴晙瑩) 대변인도 “수사중인 사건을 정부,여당이 특검제를하라는 것은 국법질서를 어기라는 뜻과 같다”며 “지금은 검찰이 공정하고 정확하게 수사하도록 지켜보고 촉구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그러고도 의혹이 남고,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그 때는 국회차원의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경의선 복원/ 경의선의 역사

    경의선은 1906년 서울∼신의주간 운행을 시작한 뒤 45년 중단되기까지 한반도와 대륙을 잇는 물류·교통의 대동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고종은 1896년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이권쟁탈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경의선 부설권을 프랑스 피브릴르(Fives-Lille)사에 줬다.그러나피브릴르사가 약정기한(3년)을 지키지 못하자 이를 회수했다.이어 1899년 7월 ‘부설권을 절대 외국인에게 팔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대한철도회사에 넘겼으나 대한철도회사마저 자금부족으로 공사를 해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고종은 조정에 서북철도국을 설치하고 1902년 3월 각국주한 외교관을 초청,경의선 기공식을 성대히 열었다.그러나 실은 일본이 러·일전쟁을 치르면서 경의선 부설권을 강탈,부설했던 것이다. 당시 수많은 의병들이 경의선 일부를 폭파하는 등 일본의 강제부설에 항거했다. 당시 일본은 경의선 부설여부가 대동아공영권의 명운을 좌우한다고믿었다.조선 주둔 일본군 총사령관이었던 야마가타는 1894년 이토 히로부미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부산∼의주 노선은 동아시아대륙을 통하는 대도(大道)로 장래 중국을 횡단해 인도에 도달하는 철도가 될것”이라고 밝혔다.일본 내각은 1902년 10월 경의철도를 만주로 확장하는 것이 정치·경제적으로 유익한 방안이라고 의결하고 1911년 압록강 철교를 건설했다. 이에 따라 경의선 열차는 부산에서 출발해 만주의 장춘과 안동까지달리며 국제철도의 기능까지 수행하게 됐다.일본은 대륙침략의 교두보뿐아니라 우리의 광물·삼림자원·농수산물을 수탈하는 이권획득의 발판으로도 경의선을 이용했다. 해방 이후 미국과 소련이 각각 남과 북에 주둔하면서 철도를 통한왕래가 제약되기 시작했다.경의선 역시 개통 40년만인 1945년 9월11일 마지막 열차가 신의주에 도착한 후 서울∼신의주간 운행이 전면중단됐다. 6.25 전쟁으로 한반도 허리에 비무장지대가 들어서면서 서울에서 압록강까지 단숨에 달리던 총 499㎞의 경의선은 서울∼문산간 46㎞의초미니 철도로 전락한 채 남북분단의 상징물이 돼왔다. *경의선 약사. ■1896년7월 프랑스 피브릴르(Fives-Lille)사에 철도 부설권 부여. ■1899년7월 프랑스 부설권 회수,대한철도회사에 양도. ■1902년3월 기공식 ■1904년2월 일본,경의선 부설권 강탈. ■1906년4월 서울∼신의주간 열차운행 시작. ■1930년12월 서울∼수색 직결공사 완공. ■1938년7월∼1942년4월 서울∼평양간 275.5㎞ 복선화. ■1940년6월∼1943년5월 평양∼신의주간 224.0㎞ 복선화. ■1945년9월 남북철도 운행중지 조치. ■1951년6월 서울∼문산간 단축운행 실시. ■1963년11월 평양∼신의주 전철화 사업 완공. ■1985년 문산∼군사분계선(장단)간 12㎞구간 복원 위한 실시설계. ■1997년 용지매수 완료■2000년9월 서울∼신의주간 철도연결 사업 합의. 전광삼기자
  • 심익섭 동국대교수 ‘통일대비 지방정부 역할’ 세미나

    한국지방자치학회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15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통일에 대비한 지방정부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동국대 심익섭(沈翊燮·행정학과)교수가 주제 발표한 ‘한반도 통일에 대비한 지방정부의 역할’을 간추린다. 통일 이전은 물론 통일 이후에도 지방정부의 역할은 중요하다. 지방정부는 통일 이전 북한의 지방단체와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면서주민교류의 기반을 형성하는 게 필요하다. 동·서독은 분단시절 양쪽의 상이한 이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문화교류가 아닌 평화문제 등 통일을 지향했다.우리도 통일에 대비,적극적인 지방자치단체간교류를 통해 민족적 이질감을 없애려는 노력을 펴야 한다. 통일 이후에는 지방간 교류가 더욱 빛을 발한다.독일 통일에서 확인됐다.통일 이전 제한된 자매결연 관계는 통일 이후에는 모든 서독의기초 및 광역 자치단체들이 동독의 지방과 자매결연을 맺고 총체적으로 동독지방 및 지역주민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한반도가 통일됐을때 국가차원의 역할과 더불어지방자치단체들의 실질적인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북 화해·협력시대를 맞아 지방정부는 국가와 국민사이에서 민족통일의 당위성을 전달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맡아야 한다.통일문제는더 이상 중앙정부만의 과제가 아니다.역사적인 남북 정상의 만남 자체는 남북이 하나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한반도의 모든 주체들이민족통일적 일군이 될 수 있도록 일단 물꼬를 터준 셈이다. 이제는지방정부가 민족통일을 위한 과업수행에 나서야 할 때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북한의 지방단체들과 자매결연을 맺기를 선언하고,중앙정부는 이를 북한당국과 협의해야 한다.이처럼 공식적인 자매결연 절차를 추진하는 동시에 쌍방간의 사회·경제·문화 등 다방면의수평적 교류 활성화를 위한 비공식적 만남의 장을 지방정부 차원에서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정리 김영중기자 jeunesse@
  • 남북 공동보도문 항목별 전망

    * 김영남 서울방문.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남한을 방문키로 했다.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 답방에 앞서 연내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김 상임위원장의 남한 방문은 김정일 위원장 답방에 앞서 ‘분위기고조’와 사전 시찰의 의미를 갖는다.‘김정일 카드’를 극대화시키면서 남측의 기류를 살펴보는 이중효과를 기대하는 듯하다.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이 늦어질 경우 겨우 본 궤도에 오른 남북 화해·협력의 분위기가 냉각될 수도 있다는 남북 수뇌부의 ‘전략적 고려’도 없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무산된 뉴욕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의 ‘김대중-김영남 회담’ 무산에 대한 북측의 사과의 의미도 담겨있다.미 민간항공사의 무리한 공항검색에 대한 항의였지만 본의 아니게 김 대통령에게 무례를범했다는 여론을 의식한 조치라고 풀이된다. 오일만기자 oilman@. *국방장관회담. 일자·장소를 확정하진 못했다.그러나 양측은 오는 26일쯤 제3국에서 개최한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다.3차 남북 장관급회담 전에베이징(北京)등 제3의 지역에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김형기(金炯基)통일부 정책실장은 “판문점연락관 접촉 등 다양한 통로로 회담장소와일자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양측은 “회담개최 논의를 환영한다”는 표현으로 개최입장을확인했다.분단 후 첫 남북 국방장관 회담이 되는 셈이다.주 의제는군사직통전화 설치와 군 당국자간 실무협의체 구성 등이 될 것 같다. 이와 함께 경의선 복원을 위한 지뢰제거 작업과 공사 중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와 오해에 대한 사전이해와 연락체계도 협의 대상이다. 이석우기자. *경제실무회담. 남북 경제실무회담에서는 투자보장합의서 등을 체결하기 위한 논의를 하게된다.문제는 합의서를 얼마나 빨리 체결하느냐다.정부 관계자는 “빠르면 연내 체결도 가능하지만 현재로서는 체결시기를 점치기어렵다”고 말했다. 실무회담의 수석대표는 차관급이나 차관보급으로 구성될 가능성이높다.실무회담의 합의 내용은 장관급 회담에서 추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제는 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청산계정·분쟁조정 등의 4개 분야다.이 가운데 가장 시급한 것은 투자보장과 이중과세방지 합의서 체결이다. 분쟁조정 등 2개 분야는 경협의 속도에 따라 시차를 두고 진행시켜도 되기 때문이다.이중과세방지 분야는 협상 과정에서 첨예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박정현기자 jhpark@ * 경의선 연결. 남북 특사회담에서 빠른 시일내 경의선 연결공사 기공식을 갖기로합의함에 따라 남북 첫 공동 사업의 진행이 한층 더 빨라질 전망이다. 우리측은 당초 오는 18일쯤 남북 공동 기공식을 원했으나 북측은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별도로 기공식을 열기로 해 이번 회담에서 합의됐다.공동 기공식은 아니지만 북측도 경의선 연결사업의 중요성을 고려해 빠른 시일내에 기공식을 갖는다는 것이다. 기공식 문제가 해결된 만큼 앞으로 남북은 실무회담에서 경의선 연결에 따른 지뢰제거 문제와 공사진행 일정 등에 대한 협의를 본격적으로 벌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경의선과 함께 거론된 도로연결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곤기자 sunggone@. *北 경제시찰단 파견. 북한측 경제시찰단의 10월 중 남한 방문은 남북 경협이 실질적으로진전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현재 구체적인 인적구성의 성격은정해지지 않았지만,남측 기업 및 기업인 면담 등을 통해 투자유치 등실질적인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북측이 희망하고 있는 경제 및 산업발전을 뒷받침하는 선발대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북측은 최근 경제관료와 각종 기술자들을중국 등지에 파견해 선진기술을 익히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때 산업시설을 둘러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시찰단은 5박6일의 일정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포항제철등을 시찰할 가능성이 높다.전경련,중소기업중앙회 등도 방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승현기자 yangbak@. *임진강 수해방지. 해마다 되풀이 돼온 임진강 수해 방지를 위한 남북한 공동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양측이 연내에 임진강 유역에 대한 공동 조사를실시하는 것은 물론 구체적 사업계획을 마련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남북은 양측이 갖고 있는 임진강 상·하류에 대한 강우와수위자료를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양측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단이 구성돼 현장조사를 벌인 후구체적인 수해방지 대책을 세우게 된다. 이 대책에는 예·경보시스템의 공동 설치와 홍수방지용 댐의 설치 문제도 논의될 전망이다. 임진강 유역은 매년 집중 호우로 막대한 피해를 냈지만 우리쪽 치수노력만으로는 재해방지에 한계가 있었다. 김성곤기자. *식량차관.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도 최근 심각한 식량사정을 이야기하면서 긴급지원을 요청했다고 정부 당국자들은 전했다.“100만t을 최대한 빠른시일안에 전달해 줄 것”을 당부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통일부의 김형기 정책실장은 “실무접촉이 열리는 대로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오는 25일 서울서 열리는 경협 제도장치마련을 위한 차관급회담에서 차관지원 형식으로 결정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 9일 지원입장에 대한 원칙을 밝힌 바 있다.전량 외국산 곡물로 조기에 지원하고 차관규모는 “지난 95년쌀지원 때의 2억3,700만달러(1,850억원상당)보다 낮은 수준”이란 게 정부의 구상이다. 쌀은 태국산,옥수수는 중국산이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이르면 10월중 60만∼70만t이 북에 보내질 전망이다. 이석우기자
  • [사설] 남북 군사대화 시급하다

    김용순(金容淳) 북한 노동당 비서의 남한 방문으로 한동안 소강국면이었던 각 분야 남북 교류가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무엇보다 남북이 분단 사상 최초로 오는 26일 제3국(홍콩)에서 국방장관급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그런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청신호이다. 남북이 오는 20일 금강산에서 제2차 적십자회담을 열기로 한 것이나,25일 남북경협에 필요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실무회담을 갖기로 한 것 등도 반가운 소식이다.이 합의내용 모두가 6·15공동선언에담긴 화해협력 정신을 재확인하는 실천조치이기 때문이다. 남북관계는 정치·경제·사회문화·군사 등 전분야에 걸쳐 균형있게 대화와 교류협력이 진행될 때 비로소 확고한 안정적 진전이 보장된다.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6·15공동선언 이후 각 분야에 걸친 화해협력 움직임에 발맞춰 군사분야에서도 정례적인 대화 채널이 마련돼 한반도의 긴장완화가 앞당겨지기를 바란다.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더나아가 통일의 길은 남북간 교류·협력의 확대와 긴장완화를 통한 평화정착이라는 두수레바퀴가 균형있게 굴러갈 때 멀지않아 우리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그럼에도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 문제는 지금까지 다른 분야에 비해서 소홀히 다뤄진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여기엔 여러 가지 요인이작용했겠지만,특히 북한의 입장에선 체제유지를 위해 일정 수준의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필요했던 점이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그러나범세계적 탈냉전 시대에 이제는 그러한 일종의 ‘적대적 의존관계’에서 남북이 함께 벗어나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 그런 점에서 김 비서의 이번 방남(訪南) 기간동안 남북이 국방장관회담일정에 합의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남북 군사당국간 대화는 단기적으로 지뢰제거 등 군사적 공조를 선행해야 하는 경의선복원 추진,중기적으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이은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측면에서 필요하다.장기적으로는 긴장완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이루기위한 필수 전제조건임은 말할 나위 없다. 앞으로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면 남북간 군사직통전화 개설,군사훈련이나 부대이동의 상호 통보 등 전향적인 조치에 북측의 화답이 있기를 바란다.남북이 실질적 긴장완화 조치에 합의할 경우 식량지원 등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에 대한 남측 여론도 한층 우호적으로 바뀔것이다.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군사적 신뢰구축은 남북이 함께 진정으로 평화체제를 쌓아 올리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정례적 협의를 통해 구체적 실천조치를 하나하나 취해나갈 때만 이룩될 수 있음을 거듭 강조한다.
  • 조성기·김다은씨의 ‘꾸밈’없는 이야기 두편

    수식이 거의 없어 오히려 감칠 맛나는 소설집 두 권이 눈길을 끈다. 중견작가 조성기의 작품집 ‘종희의 아름다운 시절’(민음사)은 타이틀작과 ‘종희의 서러운 시절’을 포함,3편으로 된 얇은 책이다. 종희라는 이름을 내건 두 편의 작품은 주인공이 같은 연작인데 이야기 내용도 독자를 사로잡지만 이야기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작가가 부러 선택한 문체가 한층 매력적이다.이북 원산에서 태어난 여주인공 종희가 19살로 육이오를 맞기까지가 소설의 아름다운 시절이고 부모와 올케·조카를 놔두고 월남한 직후의 부산 생활이 서러운 시절에 해당된다. 일제 말기,분단직후의 북한,전쟁발발과 월남 등 사연이 많을 수 밖에 없지만 비슷한 사연이 흘러넘치고 이미 많이 이야기되어버려서 탈이다.작가는 이 흔한 사연을 어떻게 해야 새롭게 말할 수 있을까. 본래 이 작품의 소재는 창작이 아니고 작가의 옛 전세집 여주인인이종희씨가 테이프 10개 분량에 담은 과거사다.조성기는 이 장황한신세담을 테이프 1개 분량도 못되게 바짝 조인다.이때 시제의 현재형 고수,수식어와 설명 적극 배제의 특이한 문체가 솟아난다.길고 중복됐을 사연 한가운데를 뭉턱 잘라버리고 현재 시제와 함께 쑥쑥 나가는 바람에 인물이 굉장히 생동감있게 다가오며 마치 아직 앞뒤를 재지 못하는 아이처럼 설명이란 걸 하지 않아 독자의 상상력을 촉진시킨다.장황한 글을 많이 써본 작가만이 시도할 수 있는 멋진 ‘변태’다. 여성작가 김다은의 ‘위험한 상상’(이룸)도 꾸밈새없는 간명한 문체가 돋보인다.그런데 이 읽기 쉬운 문체는 작품의 전체적인 정조를살려내기 위한 은근한 미화작업이 아니라 작가의 다소 외진 ‘아이디어’에 독자를 곧장 닿게 하기 위한 거침없는 아스팔트 포장과 같다. 사람살이의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비극적인 단면이 작가의 아이디어다. 작가는 인물이나 사회의 곡진한 면보다 일순 정지·확대시킨 인간의조잡하고 부조리한 측면에 더 강하게 끌려있다. 아이디어 한 점을 완전연소시키는 콩트 같이 삶을 너무 단순화한 감이 있지만 바로 이 점을 재미있어할 독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예컨대 표제작에서 한 여고생은 짝사랑하는 선생과의 성적인 관계를 상상하는 일기를 쓴 채 자살하고,그 교사는 그 일기로 꼼짝없이 감옥행을 당한다.‘개만도 못한 소망’은 가출한 아내가 우연히 만난 여자로변신해 남편과 뜻깊은 외도를 한다는 이야기다. 책 후미 해설에서 평론가 김치수는 “대부분의 소재가 일상적으로 보고들을 수 있는 것이어서 농담처럼 웃을 수 있는 것이지만 거기에는언어가 가지고 있는 애매성이라든가 인간의 운명이 가지고 있는 희극성이라든가 소설이 가지고 있는 반전의 묘미라든가 하는 문제를 밝히려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 있다”고 말한다. 김재영기자 kjykjy@
  • ‘용병’길러낸 현대사의 어둔 그림자…극단 미추의 ‘傭兵’

    분단의 비극과 황폐한 농촌의 현실이라는 녹록치않은 두가지 주제를매끄럽게 엮어낸 연극 ‘춘궁기’로 호평을 받은 극작가 박수진-연출가 강대홍 콤비가 두번째 작품 ‘용병(傭兵)’을 선보인다. 서울연극제 자유참가작으로 14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막오르는극단 미추의 ‘용병’은 인물과 스토리만 다를 뿐 격동의 현대사에굴절당한 불행한 개인사를 다룬다는 점에서 ‘춘궁기’의 주제의식과별반 다르지 않다. ‘춘궁기’가 순박한 농촌사람들을 등장시켜 눈부신 경제성장 이면의 짙은 그림자를 무대위에 끌어냈다면,‘용병’은지긋지긋한 가난을 벗어나고자 60·70년대 월남으로,중동으로 뛰어들었던 산업역군들이 IMF의 칼바람에 또다시 좌절하는 모습을 통해 거품 경제의 허실을 꼬집는다. IMF로 실직당한 김씨와 이씨는 정부가 실업자해소대책으로 내놓은 황소개구리소탕사업장에서 만난다.고등학교시절부터 친구사이인 둘은옛날 일을 회상한다.젊었을때 월남전에 참전해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있는 김씨는 3·1운동 직후 상해로 건너가 항일운동을 벌였던아버지를 회상하며 월남전에서의 참혹했던 기억을 떠올린다.이씨 역시 중동건설노동자로 일하다 한쪽 팔을 잃은 과거를 되살린다.한편 실업자가갈수록 늘어나자 정부는 원래 인원을 절반으로 줄여 다른 실업자를투입키로 하고,선발방법으로 체력측정을 실시한다고 발표한다. 독립된 국가의 정규군이 되고 싶어했던 김씨의 아버지,월남에서 삶과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김씨, 그리고 그 댓가로 장애자로 태어난그의 아들 등 3대에 걸친 비극적 사연을 절묘하게 한 무대안에 담아낸 솜씨가 돋보인다.탁월한 구성력과 함께 생생한 구어체 대사는 작품을 한결 맛깔지게 한다.전태화,전일범 등 극단 미추가 자랑하는 연기자들이 안정된 연기를 펼치고,중견배우 윤문식이 감초역으로 웃음을 선사한다.21일까지.(031)879-3100이순녀기자
  • [김삼웅 칼럼] 화해시대의 냉전수구 지식인

    헤겔이 지식인을 미네르바의 부엉이에 비유하여 역할의 ‘추종성’을 강조하였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을 이끌고 시대조류를 형성하는 것은 역시 지식인의 역할이다. 국가의 흥륭을 결정하는 요인은 건전한 정치세력과 올곧은 지식인그룹의 역할을 들 수 있다. 건전한 정치세력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올곧은 지식인그룹이 존재해야 하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대정신에 투철한 지식인그룹이 존재하는 사회치고 낙후되거나 멸망한 국가는 없다. 불행히도 우리 근현대사는 올곧은 지식인이 소외되고 사악한 지식인집단이 주류가 되어 역사의 물굽이를 역류시키고 시대정신을 오염시켰다. 왜정시대 친일지식인의 반민족성이나 독재시대 어용지식인들의 반민주성 그리고 요즘 냉전의식에 중독된 반통일적 지식인집단의 행태를보면 사악한 지식인의 존재가 얼마만큼 역사발전에 저해하는가를 알게 된다. 2차대전후 프랑스와 독일이 파시즘지식인을 청산한데 비해 한국과일본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거대한 극우파워를 형성했다. 일본의 극우세력이나 한국의 수구집단은 ‘동조동근(同祖同根)’의 유사성을 갖고 있다. 독초가 번창한 땅에 약초가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원래 독초는 번식력이 강한데다 꽃도 아름답고 열매 또한 탐스러워 사람을 유혹한다. 양귀비꽃을 상기하면 된다. 해방과 혁명,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져도 ‘양귀비’로 상징되는 수구세력은 약화되지 않았다. 실로 우리의 비극은 여기서 기원한다.만악의 근원이다. 왜정시대 ‘내선일체론’이나 5공시대 ‘광주폭도론’그리고 요즘‘북한불변론’으로 이어지는 수구지식인의 ‘붓장난’은 민족의 이성에 칼질하는 망나니 짓이다. 한 시대가 지나면 이들의 ‘칼춤’이지탄의 대상이 되지만 ‘지탄(指彈)’은 말 그대로 손가락질일 뿐,악의 존재는 멀쩡하다. 악초가 ‘손가락질’로 제거되는 일은 없다. ‘양귀비꽃의 마력’처럼 수구지식인일수록 미사여구·교언영색으로무장하고 허구의 논리로 민중을 매혹한다. 강고한 집단주의로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준다. 왜정시대 ‘아시아 해방과 미·영귀축론’에는 친일파의 독초가 숨겨 있었고, 5공시대 ‘광주폭도론’의 배경에는 유신잔재가,요즘 내세우는 ‘상호주의원칙’에는 냉전회귀의 분단주의 비수가 꽂혀 있다. 기득권도 챙기고 논리성도 세우려는 냉전수구지식인의 이중성은 박쥐의 생태와 닮는다. 음습한 곳에서만 생존이 가능한 박쥐처럼 기득권과 논리성의 가면을 바꿔쓰면서 기회주의적 줄타기를 거듭한다. 왜정시대가 행세에 편하고 독재시대가 치부에 적합하며 분단시대가 기득권 지키기에 유리한 때문이다. 그래서 한사코 해방을 기피하고 민주화를 거부하고 통일을 방해한다. 수구세력은 김대중대통령의 집권으로 한때 겁을 먹었다. 개혁·민주·통일이라는 수구세력이 가장 기피하는 조건을 두루 갖춘 권력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DJ정부는 곧 지역성에 바탕한 거대야당과 수구지식인집단에 포위된 소수정권의 한계를 드러냈다. IMF 극복이라는과제가 개혁을 이완시켰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시대상황도‘물리적 개혁’을 막는 금줄(禁線)이 되었다. 권력핵심의 인적 구성도 개혁성보다 현상유지쪽에 치우쳤다. 이를 놓칠세라 ‘정권의 한계’를 간파한 수구세력은 지역주의와 반공정서를 바탕으로 개혁의 발목을 잡고 남북화해협력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심지어 진보적 시민단체나 언론사 내부에서도 개혁을지지하면 ‘친여’로 몰려 비판된다. 독재시대에는 친여와 친야의 흑백론이 필요했다. 군정 대 반군정의 경계선이 확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개혁과 수구,통일과 반통일의 잣대가 비판의 기준이 돼야 한다. 길은 없는가.깨어 있는 지식인그룹이 수구세력의 본질을 밝히고 그들의 반시대적 논법을 깨뜨려야 한다. 여야 개혁정치인들도 시대적과제에 힘을 모아야 한다. 더이상 수구지식인의 반시대적 ‘여론’이국민의 뜻으로 둔갑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북한 김용순총비서의 방남(訪南)에서 보듯이 남북관계는 지난 반세기보다 올 3개월동안 훨씬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민족사의 큰 경사다. 이런 시점에서 냉전의식에 절은 수구지식인들도 인식의 변화를 보였으면 한다. 마침 추석명절을 보내고 업무를 새로 시작하면서 이 기회에 한번쯤 민족과 역사를 생각하면 어떨까.수구지식인의 정체성회복이 시급하다. 김삼웅 주필 kimsu@
  • 한반도기 아래 ‘하나의 코리아’

    올림픽 사상 처음 시도되는 남북 동시입장은 어떻게 이뤄질까. 14일 단장회의를 통해 최종절차가 확정될 개막식에서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동시입장할 남북한은 공식개막 1시간 1분 뒤인 오후 6시1분(한국시간) 시작될 선수단 입장식 때 알파벳 순서에 의해 케냐에이어 97번째로 입장할 전망이다.그리스가 관례대로 가장 먼저 입장하고 그 다음부터는 알파벳 순서로 이어지며 개최국 호주는 마지막에입장한다. ‘코리아’라는 영문 팻말을 든 피켓 도우미를 뒤따를 남북 선수단의 맨 앞에는 남한 여자농구팀의 정은순과 북한 박정철 유도감독이한반도기를 맞잡고 동시입장을 선도한다.그 뒤에는 김운용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 90명씩의 남북 선수단이 차례로 행렬을 잇게 된다. 김운용 위원장과 장웅 위원,남북 선수단은 나란히 손을 맞잡은 채입장,동시입장의 역사적 의미를 극적으로 부각시키게 된다. 한반도기(1.8m×1.2m)는 흰 바탕에 푸른색의 한반도 그림이 새겨진것을 사용하게 되며 ‘코리아’라는 글씨가 새겨진 공동단복을 입는다.공동단복 상의는 짙은 청색으로 왼쪽 가슴에 명함보다 약간 큰 한반도기가 새겨졌다.선수단은 또 밝은 베이지색 바지에 흰색 셔츠,푸른색 넥타이를 매기로 했다.공동단복은 IOC가 제작해 남북 선수단에지급했다. 시드니올림픽조직위원회는 당초 남북을 각각 ‘Korea’와 ‘DPR Korea’라는 이름으로 따로 입장시킬 예정이었으나 이를 재조정 했다. 시드니 특별취재단. *기수 南농구 정은순·北유도 박정철감독. 역사적인 올림픽 첫 동시입장에 ‘한반도기’를 함께 들 남북 기수는 남한 여자농구의 간판 정은순(삼성생명)과 북한 유도대표팀의 박정철 감독. 당초 남북한은 저마다 기수를 뽑았지만 남북한 동시입장의 극적 타결로 한반도 화합을 지구촌에 알리는 ‘평화의 기수’의 영예를 안았다. 정은순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센터.187㎝의 큰키로 178㎝의 북한 기수 박정철 감독과 잘 어울릴 것으로 판단돼 남측 기수로 뽑혔다.인천 인성고 1년이었던 87년 첫 태극마크를 달았고90년 삼성생명에 입단, 90베이징아시안게임과 94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2연패를 이끌었고 96애틀랜타올림픽에도 출전했다. 98년 여자 프로농구 원년에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정은순은 국가대표로서 마지막이 될 이번 올림픽에서 84 LA올림픽 은메달의 영광을재현할 주역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정철 감독은 북한 유도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87년 세계선수권대회 81㎏급에서 은메달을 획득,북한 유도사상 초유로 세계대회 메달획득 기록을 남겼다.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지도자로 변신,후배들을 양성하고 있다. 12세 때 유도에 입문한 박감독은 천부적인 힘을 바탕으로 조선체육대학을 거치면서 국가대표를 도맡아 왔다. 91년부터는 대표팀 남자코치를 맡아 중량급 선수들을 지도했고 93년부터는 감독으로 각종 국제대회에 참가해 왔다. 국제심판 겸 평양체육대학 교수이기도 한 그는 90년 아시안게임 당시한국 유도대표팀의 박종학 감독과 의형제를 맺기도 했다. 시드니 특별취재단. *동·서독 동시입장 어떻게. 동·서독은 44년전인 지난 56년 호주 멜버른올림픽에서 일찌감치 단일팀을 구성해 동시 입장,독일 통일의 디딤돌을 놓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분단된 동·서독은 52년 헬싱키대회에 서독이 단독으로 올림픽에 참가했다.하지만 동독은 앞선 51년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단일팀 승인을 요청했고 진통 끝에 IOC의 중재로 55년 6월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동·서독은 이에 따라 이듬해 코르티나 담페초 동계대회(이탈리아),멜버른올림픽(호주),60년 로마올림픽,64년 도쿄올림픽에 이르기까지모두 4차례에 걸쳐 단일팀으로 참가했다. 56년 당시 국호는 독일,단기는 흑·적·황 3색의 독일기에 오륜마크를 달았으며 국가는 ‘악성’ 베토벤의 제9번교향곡 ‘환희의 송가’였다.선수 선발은 동·서독 구분없이 우수선수를 뽑았고 단장은 다수 선수를 파견하는 쪽에서 선임됐다.그 때 선수단 규모는 서독 138명,동동 37명이었다.이같은 아이디어는 IOC가 내놓았다. 당시 애버리 브런디지 IOC위원장은 “수많은 정치가들이 하지 못한일을스포츠인들이 해냈다”고 평가했다. 시드니 특별취재단.
  • 남북한 내일 동시입장…시드니올림픽 개막식

    남북한이 오는 15일 오후 5시(한국시간) 시드니올림픽 개막식에서같은 단복을 입고 한반도기를 앞세워 97번째로 동시입장한다. 남북한은 올림픽 개막식 동시입장에 합의했으며,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0일 열린 111차 총회에서 이를 승인했다.남북한은 그동안 김운용(金雲龍) IOC위원과 북한의 장웅 IOC위원이 시드니에서 IOC측과 함께 다양한 채널을 가동한 끝에 합의를 끌어냈다.분단국의 동시입장은 지난 56년 멜버른올림픽때의 동·서독에 이어 44년만이다. 지난 5월 25일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위원장이 첫 제안한 뒤 3개월여만에 동시입장이 성사됨으로써 남북한은 6·15 남북공동선언이후 스포츠 교류의 물꼬를 트는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시드니 특별취재단
  • [기고] 임기중 남북연합 실현

    김대중 대통령은 ‘3단계 통일론’ 중 제1단계인 ‘남북연합’을 임기 내에 실현한다고 했다.한 일간지에 보도된 여권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좀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통일을 염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진심으로 환영하고 있을 것이다.실망스러운 것은 다른 언론매체는 이를전혀 보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통일의 ‘실현단계’에는 관심이 없어서일까.6·15 남북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은 남측의 연합제 안과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김 대통령은 새 천년 첫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는 이를 토대로평화공존,평화교류를 확립하는 통일의 1단계를 실현시켜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김 대통령이 95년 발표한 통일론의 1단계는 남북연합(1연합,1민족,2국가,2체제,2독립정부)이다.평화공존,평화교류의기간은 약 10년으로 간주했다(3단계 통일론 41쪽,96쪽).최근 미·일·독 등 여러 외국 언론매체와의 회견에서 김 대통령은 이 기간을 20∼30년으로 추정했으며 또한“지금은 통일을 실현할 단계가 아니고”,“통일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그리고 “국민들이 통일을 심각하게 논의할 때가 왔다는 등의 환상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통일의 1단계인 남북연합은 화해,전쟁예방,평화정착,교류협력단계로 이는 ‘통일의 제1단계’일 뿐 ‘통일의 추구’가 아니라는 대통령의 설명은 통일을 기대하는 국민들이 이해하기에 약간 모호한 점이 없지 않다. 김 대통령의 통일론 제2단계인 연방(1민족,1국가,1체제,2지역자치정부)의 추정기간은 얼마일까.언급한 20∼30년의 평화적인 교류협력 기간에 2단계인 연방 상태가 포함돼 있는 것일까.아니면 2단계는 2단계대로 또 20∼30년이 더 필요하다는 뜻일까.명시적 언급이 없다. 통일을 이 기간보다 앞당길 수는 없을까.개인,단체,기업체,국가 등에는 목표가 있고 그 목표는 단순 명료해야 한다.그리고 그 목표달성에는 반드시 시간계획표가 제시돼야 한다(변화무쌍한 국내외 정세에서 계획대로 목표가 달성되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만일 나팔이 분명치 못한 소리를 내면 누가 전쟁에 대비할 수 있겠는가”(고린도전서 14장 8절) 95년 통일론에서 김 대통령은 “남북연합의 진입을 합의하기 위해서는 양자간 최소한의 정치적 신뢰가 구축되어야” 하며(전게서 38쪽),“남북연합에 언제 들어갈 것이냐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남북 주민과 당국의 결단에 달려 있다”(전게서 39쪽)고 했다.지금의 남북관계는 위의 연합단계 실현요건을 충족하고도 남는다.임기내 남북연합실현은 능히 가능하고 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통일을 앞당기는 분명하고 뜻있는 큰 전진이기 때문이다. 남북간에는 민족역사에 길이 빛날 정상회담과 6·15 남북공동선언이 있다.경의선 연결,개성의 대규모 경제특구 지정,이산가족 상봉,경제·외교 등 각 분야의 협력,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 합의 등등으로 예측을 불허할 대변화와 관계 진전이 뒤따를 것이다.또한 복잡한 ‘계산’을 초월한 순수한 통일열기가 요원의 불길처럼 퍼질 수도있다. 이 역사적 대드라마의 핵심에 남북 두 지도자가 서 있다.오늘날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많은 고통의 상당부분이 남북의 분단현실에 기인한다.이 수난사에 종지부를 찍고 국경없는 무한경쟁의 국제사회에서떳떳하고 긍지높은 민족으로 살아가기 위해 국민은 두 정상의 탁월한 지도력을 고대하고 있다.우리 민족은 강인한 민족이다.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의 역사는 숱한 침략에 대한 투쟁의 역사이며 동시에 값비싼 희생 위의 승리의 역사이다.우리의 굳센 조상은 주변 강대국에 종속된 ‘소의 꼬리’로 안주하기보다는 작으나마 자주적인 ‘닭의 머리’로 남기로 마음먹었다.우리 세대에 있는 분단상태의 극복과 민족 재통일은 우리 세대가 피해서는 안되는 책임이며 역사적 소명이다.재삼 지도자의 탁월한 영도력을 기대한다. 손 장 래 전 말레이지아 대사
  • ‘화해시대의 여성’ 토론회

    남북 정상회담 이후 통일논의가 다양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여성이통일운동의 주체가 되기 위해 통일협상팀에 여성대표 30%의 할당을요구하자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언론재단과 여성신문사가 5일 프레스센터에서 ‘남북화해 협력시대의 여성과 언론’을 주제로 공동개최한 토론회에서 제기됐다.이 토론회는 통일주체로서 여성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현숙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공동대표는 이날 ‘통일 주류세력으로서의 여성’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여성은 통일논의,정책입안과정,실행과정에 주체로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발전적인 통일사회구현을 위해 페미니즘의 대안적 패러다임이 통일정책과 추진과정에 결합되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여성 주류화 전략’의 첫번째 과제로 통일협상팀에 여성대표 30%할당을 꼽았다.또 남북간 화해·협력을 위해 식량위기로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북한여성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운동과 매칭펀드제도(민간단체가 특정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일정부분을 자체 재원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를 정부가 재정지원하는 방식)의 도입과 남북한 여성교류활성화도 주장했다. 그는 여성이 통일운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로 “분단은 인권,민주주의 등 보편적 가치를 후퇴시킴으로써 여성발전을 비롯한 사회발전을가로막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나아가 통일이후 여성의 지위확보를위해 여성의 능동적 참여가 필요한다고 말했다. 통일 이전에 91%가 직업을 가져던 동독여성들의 경우 흡수통일후 전체 실업의 67%를 차지했다며 통일에 있어서 여성주의적 관점의 결합이 필수적이라고 거듭 밝혔다. 최광숙기자
  • ‘민족과 통일’우리에게 무엇인가

    남북정상회담,반세기여 만의 이산가족 상봉,비전향 장기수 북송으로이어지는 고국의 ‘사건’들을 전해들으며 독일의 송두율(56·독일뮌스턴대)교수는 남다른 감회에 젖었을 것이다.‘민족은 사라지지 않는다’(한겨레신문사)는 그 감회의 너비와 깊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책이다.분단이데올로기의 단단한 껍질에 갇혀 34년째 고국땅을 밟지못해온 그가 기고나 강연을 통해 발표한 글들이 묶였다. 송 교수가 펼쳐보이는 관심의 스펙트럼은 광범하다.전세계적으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지구화’의 의미론적 검증에서 비롯해 통일독일의 경험과 교훈,유럽좌파의 과거와 현재,그리고 오랜 사상적 동지였던 작곡가 고 윤이상에 대한 기억들에 이르기까지.하지만 종국에그들은 모두 ‘민족’과 ‘통일’이란 두 단어 속으로 귀결되고만다. 현대인들이 입버릇처럼 운운하는 ‘세계사회’에 대한 철저한 의미검증에서부터 그의 논의는 시작된다. “다수 민족국가를 통합할 수 있는 정치형식이 가능한가”라는 의문을 던져놓고 그는 ‘세계사회’의 정치적 모델을 다음 세가지로 제시한다.▲민족국가 중심의 정치를 ‘지구적 시민사회’로 개혁하려는‘자유주의-국제주의’ ▲‘신사회운동’을 주체로 삼아 오늘날의 지배양식을 근본적으로 개혁해 직접민주주의적 전통을 지구적 차원에서 실현하려는 대안적 정치 ▲새로운 사해동포적 권리에 복종하는 국가및 단체(국제조직)를 통한 민주적 자율권 확장 등이다. 송 교수가 착점하는 곳은 늘 정해져 있다.‘세계사회’나 ‘지구화’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더라도,민족문화나 지역문화는 존속된다는지론을 편다.그의 논리대로라면,‘민족은 영원한 철학’이며 그것은언젠가는 반드시 세계사회의 뒷문으로 들어오게 마련이다. ‘민족’과 똑같은 무게로 그가 화두로 잡은 것은 ‘통일’이다.지구화시대에 통일은 필요한가 하는 물음에도 그의 답은 명료하다. 통일민족국가를 이루지 못한 채 탈민족국가적 정체성을 지구화 논의와 연결시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건,현실도피를 노린 최면에 불과하다고 쐐기를 박는다. 여기엔 좀더 자세한 견해가 덧붙는다.“분단이후 고착돼온 (남북간)대결구조를 평화체제로 전환시키는 실천없이 과학기술 또는 정보산업이나 지식산업에 의존해 지구화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발상은 이미 냉전체제를 결산한 유럽에서나 통할 얘기다”송 교수는 67년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후 독일로 유학가 위르겐 하버마스 밑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70년대초 유신체제 수립에 반대한이후 줄곧 반체제인사로 분류돼왔으며,지난 7월 ‘늦봄통일상’ 수상을 위해 귀국을 시도했다가 무산되기도 했다. 황수정기자 sjh@
  • [기고] 한반도시대와 아리랑TV

    한반도시대가 오고 있다.감격적인 남북 이산가족상봉의 뜨거운 눈물이 얼음장같던 지구촌 마지막 냉전의 벽을 녹이고 있다.분단시대의쓰라린 상처를 딛고 한민족이 세계사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위대한 역사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돌이켜보면 반도의 작은 울타리조차 지켜내기 힘들었던 우리였다.문화민족의 자긍심도 어쩌면 문화수입국으로서의 우리 처지를 이겨내보려는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른다.놀라운 경제발전도 따지고 보면 외국자본과 기술을 빌어 이룬 것이다.기껏해야 반도의 지평 속에서 동서와 남북이 서로 갈라져 상처내기에 급급했던 부끄러운 역사였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해원상생의 후천개벽이,세계사를 뒤바꿀 놀라운 발전이,이 땅 한반도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지식정보화시대의 도래와 남북화해가 빚어내고 있는 새로운 역사의 가능성은 우리민족에게 과감한 발상의 전환과 용기있는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변화를향해 솟구치는 에네르기가 분출구를 찾은 마그마처럼 터져나올 그‘때’가 오고있는 것이다.우리는 지금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전파전쟁의 시대다.영토적 의미의 국경은 무의미해졌고 전파의 도달범위와 콘텐츠 영향력이 새로운 영토가 됐다.보다 빠르고 넓게,새롭고 유익하게,재미있고 감동적으로,적은 비용과 높은 효율로 영상과 메시지를 창조하고 전파하는 나라가 세계의 중심이다.사고와 삶의 지평을 과감히 바꿔야할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런 뜻에서 ‘한반도시대’는 반도의 통합으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사의 중심으로 발돋움하는 새로운 시작이며 그것은 한국문화와 경제의 ‘광개토시대’를 여는 일이다. 이를 위해 아리랑TV는 적극적인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새천년 21세기의 벽두에 한국방송사를 새로 쓰게 됐다.지난해 이맘 때 아태지역에서 시작한 해외 위성방송이 마침내 지난달 27일 미주·유럽·아프리카까지 잇는 글로벌 네트워크로 완성되기에 이른 것이다.이제 5대양 6대주 어디서나 우리의 영상과 메시지를 현지언어(영어,중국어,스페인어)로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년 동안 우즈베키스탄의 교민들이 감격의눈물을 흘리고,몽고의 시청자가 드라마에 넋을 잃고,절망에 빠졌던 필리핀 노동자가 다큐 ‘성공시대’를 보고 삶의 용기를 얻어 감사의 편지를 보내오는가하면,베트남 국영 일간지가 아리랑TV를 보고 ‘인정많은 나라,한국’을 대서특필하기도 하고,대만의 젊은이들이 우리의 팝음악에 열광하며 ‘클론’의 노래를 신청해왔다. 방송을 통해 소개된 중소기업의 수출이 7배 이상 늘고 광고를 낸 기업주의 입이 함박만해졌다.우리 방송프로그램의 수출도 날로 늘고 있다.13억 중국시장에 국내방송 최초로 공식 진입하고 10억 인도시장에서 630만 시청가구를 확보했다.아시아 20개국 1,500만 가구에 더해서 유럽은 지난달 27일부터 약 1,700만 가구에서 시청이 가능해졌고 미주는 교민방송사와 현지업체를 상대로 재전송을 협의중에 있다.오늘우리가 세계방송시장에서 우리 콘텐츠의 가능성과 편성,마케팅전략의 성공을 확인한 것은 정말 값진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말할 것도 없이 동북아문화와 경제의 중심을 건설하는 일이다.이를 위해 끊어진 철길을 잇고 도로를 개설한다고 한다.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백제의 선진문화가 일본에서 꽃피었듯이 우리 방송이 이제는 현해탄을 건너야 한다.일본문화가 개방되고 수백개의 위성채널이 쏟아져 들어온다.더 늦출 이유도 없고 승산도 충분하다. 마찬가지로 북한과 손을 잡고 중국어와 러시아어 방송도 준비해야한다.우리는 우리의 독특한 문화적 자산과 창의력이 있다.일본·중국·러시아를 넘나들던 풍부한 경험과 북한의 값싼 외국어 전문인력을보유하고 있다.발상을 바꾸고 과감히 도전할 때 ‘한반도시대’는 정녕 한국문화와 경제의 ‘광개토시대’가 될 것이다.그날을 아리랑TV가 앞장서 열어가고자 한다. 김 현 식 아리랑TV기획조정팀 국장
  • [대한광장] 홍명희 남북학술회의

    지난 7월25일 청주 예술의전당 회의실.비장한 표정으로 다음 대목을 읽는 도종환 시인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마지막 부분을보자.“‘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온겨레의 숭고한 뜻에 따라’로 시작하는 6·15남북공동선언이 한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북한당국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주실 것과 아울러남북한 학술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실 것을 정중하게 청하는 바입니다.” 남한의 한 단체가 북한정부에 공식적으로 청하는장면이다.언뜻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그러나 지난 수십년간의 시난고난한 시간을 보낸 사람들에겐 격세지감을 맛보게 하는 제법 감격스런 장면이었다.거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사무친 분단의 한이 별처럼 스쳐간다. 이처럼 다소 특별한 방식으로 북한당국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하는 글의 형식을 택한 것은 ‘남북한 학술회의 준비위원회’였다.이 일은 어제오늘의 갑작스런 것이 아니라 충북 민예총소속 문인들이분단의 모순을 극복해보고자 하는 뜻으로 2년여에 걸쳐 노력해온 결과 표현으로써 학술회의다. 그런데 아무리 세상이 좋아졌다고 해도 남북학술회의를 열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다.즉,북한의 학자를 남한으로 초청하고자 할 때 남한정부의 신변보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생각해보라.어떻게 안전판이 없이 북한학자가 남한으로 올 수 있겠는가! 북한학자와 벽초의 손자로 소설가인 홍석중이 남한정부의 최소한의 도움이 없다면 남한에 오지 못한다.도움이라는 것은 신변과 안전에 대한 보장이다. ‘남북한 학술회의 준비위원회’는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반절차를 갖춘 후,정부 각 부처에 도움을 청했다.그런데 지난 2년간 남북학술회의를 준비해오면서 느낀 점은 이렇다.무슨 사안(事案)을 설명하면 관계자들은 원칙과 절차,법규 등을 강조한다.아무 것도 모르고 그런 요청을 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때론 퉁명스럽게,때로는 친절하게 절차와 원칙을 지켜달라고 말한다. 어떤 일을 해 보고자 관계기관을 찾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러하듯학술회의 준비위원회 역시 원칙이나 절차 정도는 잘 알고있다.이런상황을 비유하자면 주역을 논하러 온 사람에게 명심보감을 가르치려는 식이다.답답한 노릇이다.하여간 답변은 그런 학술회의라면 남북관계 절차가 완비되고 더 중요한 일들이 이뤄진 다음 개최하면 될 일을 왜 하필 이러한 때 하고자 하느냐는,예상대로 매우 전형적인 것이다.늘상 그러하듯 국회는 행정부로,상위기관은 하위 각 부처로,부처에선 관계 부서로 미루는 사이 세월은 구름처럼 흘러가 버린다. 문제는 정책의 우선순위와 실행의 의지일 것이다.현재 산적해 있는남북관계,즉 이산가족문제,경협문제,시드니올림픽 동시입장,면회소설치,고위급회담을 통한 절차와 법령 정비 등 눈 앞에 닥친 일들이산더미처럼 많다는 것쯤은 파고다 공원 앞의 군밤장수도 아는 일이다.거시적으로 무슨 사안에 정부가 관계할 것이냐는 물론 정부가 결정한다.그러나 그 결정이 꼭 타당했는가는 국민이 심판하며 전문가들의 견해를 새겨들어서 시행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리 아니던가? 적어도 전문가들이 보기엔 언어적 이질화의 극복과 아울러 역사 문학 분야의 학문적 교류가 다른 사안들보다 덜 중요하지 않다.이런 관점의 차이가 쌓이다 보면 정부의 정책과 의지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높아지는 것은 진리 중의 진리.제한된 지면이기에 긴 설명은 줄인다. 부디 오는 10월6일 북한학자와 벽초의 손자 홍석중씨가 즐거운 마음으로 남한으로 와서 함께 남북한의 문학에 대해 토론하고 또 민족사의 전망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해 본다.바라건대,반통일 세력의 거대한 공격이 예비돼있다느니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성사될것이라느니 하는 충무로 난전(亂廛) 왜장치는 소리는 반복하지 않았으면 한다.무더위도 물러가고 천하에 낙엽이 지는 가을이다. 김 승 환 충북대교수·국문학
  • 영화‘공동경비구역 JSA’ 박찬욱감독 인터뷰

    9일 개봉하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명필름 제작)는 ‘감독의영화’다.남북분단을 정면 소재로 끌어온 영화만들기는 곳곳에 함정이 많은 작업일 수밖에 없다.적당히 이념의 무게도 저울질할 줄 알아야 할 것이고,거기에 관객을 불러들일 오락성도 보태야 할 것이다.이간단치 않은 작업을 갈무리한 박찬욱(36)감독은 개봉을 앞둔 요즘 생각이 많다.18세에서 막판에 15세 이상으로 관람등급이 떨어진 건“아주 즐거운 일”이고,절묘하게 시운을 탔다는 입방아는 암만해도“억울한 일”이다.영화에 관한 평가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는 지금쯤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개봉을 앞두고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뭔가. “남북화해무드 덕을 많이 보겠네” 하는 소리다.무척 속상하는 얘기다.사람들은 주판알 튕겨가며 약삭빠르게 기획했다고 생각할 거다.지난해초 영화를 기획할때만 해도 요즘같은 상황은 꿈도 꾸지 못했다.영화가 분단의 긴장을깨나가는 역할을 해주길 바라며 찍었는데,그렇지 못해 솔직히 속이쓰리다. 영화가 감상적인 면에 많이치중했다는 느낌이다.분단의 아픔을 묘사해야 한다는 강박에 눌렸던 건 아닌지. 편집작업을 할 때까지도 너무차갑고 불친절한 영화가 아닌가 싶어 걱정했다.한데,시사회에서 눈물을 훔치는 관객을 보고는 오히려 당황스러웠다.영화의 비판정신이 감상에 매몰돼버리는 건 감독으로서는 안타까울 수 있다. 아쉬운 부분은 어느 지점인가.마지막 이수혁의 자살 대목을 그렇게보는 이들도 많다. 바로 거기다.원래 각본은 무사히 제대를 하고 민간인이 된 수혁이 흑인반군 게릴라가 되어 나이로비에 가있는 오경필을 찾아 떠나는 거였다.소피 소령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수혁도제3국으로 향하는 비극적 결말을 맺었더라면 어땠을까,아직도 마음이오락가락한다.(웃음)자랑할만한 대목은 어딘가. 주연배우들의 연기력이 우열을 가릴 수없을만치 팽팽해 기자들이 인터뷰 대상을 선정하기가 힘들다는 얘길듣는다.이 점만큼은 자신있게 자랑할 수 있다. 전작들에서 보여준 감독의 컬트적 영화경향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 이번 영화를 기점으로 앞으로의 지향이 바뀌는가.할리우드 B무비(소자본을 들인 B급영화)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하지만 그 정서로 우리관객들한테는 영화대접을 못받는다.기술적 완성도까지 확보한 영화를만들고 싶다. 서강대 철학과 재학시절 영화패를 창단했던 감독에게 이번은 3번째장편이다.‘달은 해가 꾸는 꿈’,‘3인조’를 만들었었다. 황수정기자 sjh@
  • 여성 장편소설 2권 ‘색다른 재미’선사

    여성작가 윤정모와 하성란이 각각 장편소설을 냈다. 윤정모의 ‘슬픈 아일랜드’(2권·열림원)는 소설집 출간후 1년 만에 펴내는 장편소설로 작가가 영국에 거주하면서 취재하고 완성한 작품이다.작가는 여성 분단 농촌 노동 등 ‘경성의’ 사회문제를 즐겨다뤄왔다.그 연장선 상에서 소설 공간을 아일랜드로 옮겨 놓았다.작가는 영국에 속한 북아일랜드 문제로 아일랜드를 한국과 같은 분단국으로 보면서 양국간에 여러 유사점을 발견한다.역사적 배경은 이렇고 실제 소설에서 어떻게 머나먼 아일랜드가 한국과 연결되는가. 영국령 북아일랜드에서 통일 공화국을 목표로 투쟁중인 아일랜드공화군 요원인 아일랜드 남자가 런던에서 패션디자인을 공부하는 한국여자 유학생을 강간 현장에서 구해주면서 연결이 시작된다.이야기가흘러 흘러 한국 유학생은 이 아일랜드 남자요원을 위기에서 구해주기 위해 바티칸을 거쳐 중국으로 들어가고,이 남자도 북한 어린이를 위해 여자가 디자인한 옷을 들고 북한으로 들어간다.아일랜드에서 북한까지의 연결 선이 억지스러운지아닌지가 관건. 하성란의 장편소설도 ‘삿뽀로 여인숙’(이룸)으로 이국적이다.내용도 이색적이다. 이색적이기 앞서 이야기와 주제가 단순치가 않다.한 몸처럼 붙어 다녔던 쌍둥이 남동생이 고3 때 교통사고로 죽은 여자 주인공은 왼쪽귀에 이상한 일본 사람의 이름이 들리는 환청을 갖게 된다.사고후 남동생은 왼쪽 귀가 없어진 채로 화장되었다.그리고 이 쌍둥이 남매가같이 수학여행 갔을 때 종 4개를 샀는데 종 1개의 종적이 여간 수상치 않다.십년이 흘러 주인공은 설명할 수 없는 어떤 홀림에 빠져 삿뽀로를 가게 되고 어떤 여관에 묵게 되는데 거기서 환청 속의 일본이름 주인공을 만나게 되며 남동생이 보낸 편지와 잃어버린 종을 발견한다. 추리적 전개와 괴상한 우연이 담긴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사람의 삶과 인연맺음을 ‘함부로’ 네 귀가 딱맞게설명하고 이해해서는 안된다는 것일까.설명안되는 어떤 부분이 있다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다. 김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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