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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3일 통독 10주년/ (上)새수도 베를린의 오늘

    오는 10월 3일로 독일 통일 10주년을 맞는다.1990년 이날 동독 5개주가 독일 연방에 공식 편입됨으로써,40여년간 다른 체제로 살아왔던서독과 동독은 통일국가로서의 새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지난 10년간의 독일 통합 과정은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화해 기류가 감돌고 있는 한반도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통일독일의 상징인 새 수도 베를린의 모습과 구 동독 지역의 현주소를 통해 통독 10주년의 의미를찾아본다. 지난해 9월 1일 독일은 수도를 베를린으로 옮기고 ‘베를린 공화국시대’를 선포했다.분단 전 수도였던 베를린 천도(遷都)는 통일 과업의 정점 행사였다고 할수있다.지난 10년간 거대한 공사장으로 변모했던 베를린은 이제 유럽의 중심축 독일 수도에 걸맞게 제모습을 갖췄다. 투명한 유리돔의 최첨단 국회의사당으로 단장한 제국의회(Reichstag),유럽의 상업 중심 광장으로 탈바꿈한 포츠담 광장,프리드리히 슈트라세 등이 대표적인 장소들.베를린 중심가는 이제 젊은 중산층 직장인들과 공무원들로 넘쳐나고 있다. 영국 BBC의 베를린 특파원캐롤린 왓트는 “거리마다 아침 일찍 문을 연 카페에서 퍼져나오는 감미로운 커피향이 바로 베를린의 변화를그대로 말해 준다.이제 우중충한 동베를린의 이미지는 추억으로만 남게됐다”고 전한다. 베를린은 거대 기업들의 중부 및 동부 유럽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교두보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포츠담광장은 1930년대 베를린의 중심지였다 1961년 장벽이 건설되면서 황무지가 되다시피한 곳이다.제국의회 건물이 베를린의 정치적인 위상 변화의 상징이라면 포츠담 광장은 경제적인 변화의 상징이다. 총 12만 5,000㎡ 넓이의 포츠담 광장엔 소니와 다임러 크라이슬러등 내로라 하는 기업체들의 사무실 빌딩,부대시설들이 들어섰다.소니가 건설에 투자한 액수만도 7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박람회와 투자설명회는 연간 400여건에 달한다.국제항공전시회(IAE),국제 관광박람회(ITE)등이 산재한 16만㎡의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됐다.10년 전 보다 3배가 늘어난 수치다.. 교통 인프라 확보를 위한 투자도 엄청나다.철도 프로젝트에 10년간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예정.레흐르테르 반호프 역은 2003년 25만명을 수송할 수 있는 첨단 역으로 재탄생한다. 한편 독일 상원(분데스라트)이 29일 본에서 베를린으로 이전 개원함으로써 독일 의회 이전 작업이 완료됐다.하원(분데스타크)은 지난해4월 19일 베를린 제국의회 의사당 건물에서 특별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해 9월 행정부 이전과 함께 정식 개원했다. 16개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상원이 베를린으로 이전함에 따라 베를린은 이제 명실상부한 의회정치의 중심지로 다시 태어났다.19세기 프로이센 의회 건물을 복원한 분데스라트 건물은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축물로 신·구 건축기법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29일부터 베를린에서 첫번째로 열리는 상원 회기 동안 내년 예산안과상점 영업시간 연장을 위한 폐점법 개정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독일 정부는 행정부와 의회를 본에서 베를린으로 이전하면서 본의공동화를 막기 위한 여러가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독일 정부는 수도 이전 작업이 본격화되기 전인 94년 ‘본-베를린법’을 제정해수도이전으로 본이 쇠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했으며 이에따라 16개 정부부처중 국방부,환경부 등 6개 부처는 본에 남고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에 있던 연방감사원등 24개 연방 기관을 역으로 본으로 이주시켜 본의 행정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독일인들은 독일의 미래를 베를린에서 찾는다.독일인들은 통일을 계기로 과거 전범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베를린을 통해 새로운 국제사회중심국으로서의 위상을 찾아가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6.15’이후의 북한] (2)북한의 사회상

    9월 5일 황해도 구월산을 향해 달렸다.평양에서 약 48㎞.평양∼개성간 고속도로에서 황주를 지나 신천쪽으로 꺾어든 차는 은율쪽으로 달렸다.연백평야 넓은 벌에는 누런 벼이삭이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군데군데 나타나는 옥수수밭에는 온통 누렇게 말라들어간 옥수수들이서 있었다.안내선생은 “가뭄 때문에 올해 농사가 큰 일”이라고 했다.며칠전 황주에 다녀왔다며 “올해는 작황이 안좋다”고 고개를 내젓던 김순권 박사의 얼굴이 떠올랐다. 구월산은 지난 97년부터 해외동포,외국인들에게 개방됐다.1150년전에 건립된 고려시대의 사찰 월정사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월정사관리인 길병호씨는 함흥화학공업대학에서 원유화학을 전공했으나 평생 월정사를 관리해온 아버지의 유지에 따라 평양을 떠나 산에 들어온 보기드문 인물이었다.그는 “월정사 극락보전은 북남을 통틀어 유일한 두공식 건물”이라며 “오대산 월정사도 이곳과 건립 연대가 유사한데 같은 월정스님이 지은 절이 아닌지,통일되면 꼭 가보려 한다”고 했다.부속건물인 명부전에는 주불인 지장보살 만이 휑뎅그렁하게 앉아있었다.주불을 보좌하는 금속제 부처 10쌍을 일제가 약탈해갔다는 것이다. 북에는 지금 ‘열대메기’ 열풍이 불고 있다.열대메기는 남아프리카원산의 민물고기로 4월에 부화하면 9,10월까지 최고 3㎏까지 성장한다.아무것이나 잘 먹고 고기맛도 좋아 각급 학교나 직장,기관들에서양어장을 만들어 키우고 있다.올해 3월 조성한 평양시내 서산호텔 양어장에도 어른 팔뚝만한 열대메기들이 우글우글했다. 호텔 부지배인 전룡운씨는 “호텔 식당에서 나오는 음식물 찌꺼기를가공해 사료로 쓰고 있다”면서 “앞으로 호텔손님들이 양어장에서낚시도 즐기고 잡은 고기는 요구대로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몇 마리를 얻어다 숙소에 와서 구이와 매운탕을 해먹었는데 가물치 맛과 비슷했다.농촌에서는 모내기 후에 논에 열대메기를 풀어 키우는데 메기들이 벼뿌리를 들춰주고 벌레를 잡아먹어 농사도 잘되고 배설물은 거름이 된다고 한다.가정에서도 봄에 비운 김장독에 열대메기를 키워서 이제 잡을 때가 다 됐다는 얘기였다. 조선중앙TV는 맹렬한 금연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었다.그런데 슬로건이 ‘금연’이 아니라 ‘담배조절’이라는 것이 흥미롭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강제로가 아니라,건강에 폐해가 있고 부인들 앞에서 담배 피우는 것이 실례라는 것을 자각해서 스스로 끊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한다.김 위원장 자신은 재미언론인 문명자씨와의회견에서 담배를 끊었음을 밝힌 바 있다. 조선중앙TV가 권하는 담배 끊는 방법을 보면 “무 200g을 채 썰어서물은 짜버리고 설탕을 쳐서 먹은 후 담배를 피우면 담배맛이 없다”는 등 효과가 의심스러운 방법도 있다. 보통강호텔 식당에는 올해 29세의 처녀 접대원이 있다.모습도 태도도 아름다운 여성이다.왜 시집 안 가느냐고 했더니 “남자는 나이들수록 금값이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안타까운 마음에 같은 식당의 28세 총각 접대원에게 “동무에게 장가 들면 어떠냐”고 했더니 “어린 처녀도 많은데 하필…”하면서 시큰둥한 표정이다.어찌된 일인지 북에는 처녀가 더 많다고 한다.명태가 넘쳐나던70년대에는 ‘조선에 많은 게 명태하고 여자’라고 했다니 말이다.남쪽에는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해 곧 처녀 기근현상이 심각해지리라는데이 문제도 통일로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번 취재중 가장 놀라웠던 점 가운데 하나는 대동강변에서 다운증후군 중학생을 목격한 일이다.학생은 행사연습을 하러 가는 듯 손에꽃을 들고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걸어가고 있었다.매우 즐거운 표정이었다.다운증후군 장애인의 얼굴은 세계적으로 모두 같다.남쪽언론은 지금까지 “평양에는 장애인이 없다.미관상 이유로 모두 이주시켜 버렸다”라고 보도해왔다.기자는 안내인에게 물었다. “평양에도 장애인이 있는가요?” “장애인이오? 아,불구자 말입니까? 있습니다.우리 동네 이발사가벙어리인데….그런데 왜요?”남쪽 언론의 ‘정설’을 알 리가 없는 안내인이 되물었다.그 대답은못하고 다시 물었다. “불구자들은 어떻게 사나요?” “인민학교,고등중학교까지는 정규학교에 같이 다닙니다.그 후에는불구자에 맞는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를 거쳐 사회에 진출하는데주로앉아서 하는 직업을 많이 갖습니다.대학시험에 붙으면 대학 측에서끝까지 공부할 수 있게 보장합니다.몸이 불편하면 교원이 집에 가서가르쳐 줍니다”평양에 ‘장애인’은 없다. 그러나 ‘불구자’는 있다.남쪽 언론의정설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신준영기자 junyoung@. *평양서 만난 허혁필 민족화해협 부회장. 1961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지도원을 시작으로 조평통 부국장을 지낸 민족화해협의회 허혁필 부회장.현재 범민련 중앙위원과 민족대단결 잡지사 사장을 겸하고 있다.김일성종합대학 외문학부 러시어학과를 졸업한 허 부회장은 99년에는 민화협 부회장으로서 남측의전국어민연합회와 분단이후 최초의 남북한 공동어로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방북취재 마지막날인 8일 허 부회장은 기자일행을 위해 청류관에서오찬을 베풀어 주었다.그는 식사중 10여분간에 걸쳐 ‘톨스토이가 그린 구원의 여인상’에 대해 분석해 주기도 했다. ■평생을 통일문제와 씨름해 왔는데 6·15공동선언에 대한 소감은. 우리같은 통일일꾼 몇 천명이 40년 동안 노력해도 이루지 못할 일을두 분 수뇌께서 단 3일만에 이루어내었다.감격스럽다. ■6·15공동선언에 대한 북측 인민들의 반응은. 신 기자도 이번 취재 중 느꼈을 것이다.우리 인민들은 이번 공동선언에 대해 진심으로 기대와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공동선언후 북남관계가 나같은 사람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급진전되어 왔다.5개 조항중 적지 않은 조항이 이미 실현되었고 나머지 조항의 실현을 위해서도 우리는 모든 성의를 다할 것이다.그것이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우리는 현실 속에서 확인하고 있다.
  • [사설] 對北 식량지원 필요한 이유

    정부가 28일 구체적 대북 식량지원 계획을 발표했다.조속한 시일내에 북측에 외국산 쌀 30만t과 옥수수 20만t을 차관 형식으로 제공하고,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외국산 옥수수 10만t을 무상지원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정부의 이번 결정은 인도적 차원에서 긍정 평가돼야 한다.우리는 이번 기회에 피를 나눈 동포들의 굶주림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대명제를 강조해 두고자 한다. 북한은 통상 매년 약 100만t의 식량부족 현상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올해도 유례없는 가뭄과 태풍으로 총 240만t의 식량수급 불균형이 예상된다는 것이 정부측 설명이다.WFP 등 국제기구들도 현지조사를 통해 북한의 식량사정을 확인하고 이미 9월 중순부터 국제사회에 대북 지원을 촉구한 바 있다. 이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우리 힘 닿는 데까지 북한 동포들을 위해식량을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북한 당국이 평양에서 열렸던 제2차 장관급회담 등 기회 있을 때마다 우리측에 곡물 100만t 긴급 지원을 요청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이번에 총 60만t의 곡물을 유무상으로지원하는데 약 1억100만달러가 소요된다지만 우리 경제규모는 그정도 여력은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우리 사회 일각에는 외국 쌀을 사서까지 북에 지원할 여력이있느냐는 등 대북 곡물지원에 회의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러한 부정적 여론은 올 하반기 들어 국내 경제가 어려워진 데다 태풍으로 인해 일부 지역 농가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으면서 힘을 얻기도했다.그럼에도 최근 통일부의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에서 55.2%가 찬성을,42.6%가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배고픈 북한 동포를 돕는 일은 당장의 남북화해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의 먼 장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식량지원으로 북한체제의 불안정성을 줄이는 일은 분단체제의 안정적 관리 차원에서 불가피한 비용 지출이다.이같은 당위성을 직시한다면 정부는 적어도 대북 식량지원에 관한 한 보다 떳떳한 자세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북측과 대북 식량지원 방식을 사실상 합의해 놓고도 공개 시점을 미루는 등 불투명한 자세를 보인 것이 오히려 역작용을 낳았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정부는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국민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아 나가고,북한도 지원받은 식량을 실제로 기근을 겪고있는 지역주민들에게 투명하게 분배해야 한다.아울러 북한 식량난을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농기술 개선 등 북한농업 개혁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남북 협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외언내언] 三聖祠 복원

    이땅 곳곳에 남은 단군 유적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황해도 구월산의 삼성사(三聖祠)였다.환인·환웅·단군 등 3대(代)의 성인을 모신 이 신묘(神廟)는 고려 초기인 1006년 이곳에서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역사가 오랜 유적이다.조선 태종때 이를 폐지하고 단군제사를 평양 단군릉으로 합치니 황해도에 오랫동안 나쁜 병이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1472년 성종이 전면 보수하고 제사를 봄·가을로 지내게 했다.영조·정조 때도 임금이 직접 보수를 명하거나 축문을 보낼 정도로 국가가 제사를 주관한 단군 숭배의 현장이었다. 그런데 일제(日帝)는 1916년 삼성사를 파괴한다.추석날 대종교 초대 교주인 나철(羅喆)이 이곳에서 제천의식을 올리고 자결하자 이를 빌미로 헐어버렸다.한민족의 뿌리를 자르려면 단군의 실체를 부정해야하므로 일제는 평소 삼성사를 눈엣가시로 여겼다.그런데 나철이 자결해 민심이 동요하니 서두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일제는 이후 조선사편수회를 설치해 한민족 역사를 뿌리 없는 것으로 만들었고 그폐해는 지금껏 이어져아직도 학계에서는 단군의 실재 여부를 논란거리로 삼는다. 그 삼성사를 북한이 복원해 최근 성대한 준공식을 가졌다.조선중앙방송은 이를 보도하면서 “삼성사는 고조선 시기부터 민족의 시조 단군을 숭상해 제를 지내온 역사가 가장 오랜 사당”이라고 소개했다. 보도가 간략해 ‘고조선 시기부터 존재했다’는 주장이 무엇에 근거하는지 알 수 없지만 삼성사 복원은 어쨌든 축복할 일이다. 북한은 1993년 10월 평양시 강동군 강동읍 대박산 단군릉을 발굴,5,011년(서기전 3018년)된 단군의 유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이는 서기전 2333년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했다는 ‘삼국유사’ 기록보다 그 연대를 700년 가량 끌어올린 주장이었다.당시 남한 학자들은 대부분 “북한 정권의 정통성을 보강하려는 정치적인 결정”이라며 냉소적인반응을 보였지만 일부에서는 북한에 비해 지나치게 소극적인 우리의고대사 연구 자세를 우려하기도 했다. 이제 한민족은 분단의 역사를 딛고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의 출발점에 섰다.1,000년 넘게 국조(國祖)로 추앙받아온 단군은 우리의 뿌리를 상징하는 존재로 민족 동질성 회복에 큰 몫을 할 것이다.그런데도 우리사회에서는 단군상을 훼손하는 일이 잇따라 벌어지고,고교 국사교과서조차 ‘고조선의 건국 사실을 전하는 단군 이야기는 우리 민족의 시조 신화’(27쪽)라고 격하하고 있다.나흘 뒤면 개천절이다.학자건,보통사람이건 ‘우리에게 단군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한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시점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평양서 만난 량태현 장관급회담 대표

    3차 남북 장관급회담에 참석 중인 북측 ‘386세대’ 량태현(37)대표는 28일 제주 지역 인사들을 만나 “제 뿌리가 제주도에 있다”며 자신이 제주 양(梁)씨임을 강조했다.이에앞서 2차 장관급회담 직후인지난 4일 평양시내 보통강호텔에서 그를 어렵게 만났다.양강도 혜산에서 건축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고향에서 인민학교·고등중학교를마치고 김일성종합대학 외문학부에서 영어를 전공한 량 대표는 연구원(우리의 대학원과정)과정을 마치고 조선학생위원회 연구원으로 사회에 진출했으며 현재 학사논문(우리의 석사논문에 해당)을 제출해놓고 있다.94년부터 내각 사무국에 근무하고 있으며 현 직책은 과장. 90년 중매반 연애반으로 결혼해서 아들 딸 하나씩을 두고 있다.북에서도 대가 세기로 정평 있는 양강도 출신답지 않게 부드러운 인상이었는데 본격 인터뷰로 들어가자 회담 대표다운 차분한 달변을 구사했다. ◆남북 회담사 최초로 30대에 장관급 회담 대표로 선발된 배경은. 그것은 우선 나같은 평범한 사람에게 장군님께서 돌려주신 정치적 신임의 결과이며,젊은 세대들이 한몫 맡아 할 것을 요구하는 기대의 표현이라 생각한다.실무적으로는 내각 사무국에서 통일 관련문제를 주로취급하고 있는 직분과 관련되어 있다. ◆서울 방문 소감은. 시대도 변했고 사람도 변했다.장군님에 대한 인식이 엄청나게 달라졌음을 느꼈다.가는 곳마다 남녘 동포들이 손을흔들어 반겼는데 우리를 적이 아니라 동포로 여기고 있다고 느꼈다. 기자가 386세대에 대해 묻자 그는“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자주민주 통일을 위한 학생운동에 헌신한 30대 젊은 지식인 계층이라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동세대로서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분단 2세로 태어났지만 통일 1세로 살아야 할 세대다.6·15공동선언을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철저히 이행하면 통일이 다가온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이소중한 사업에 함께 젊음을 바칠 것을 제안하고 싶다. 평양 신준영기자 junyoung@
  • [사설] 남북관계 차분히 진전되도록

    남북 국방장관 회담이 끝나고 어제부터 제3차 남북 장관급 회담이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다.30일까지 계속될 이번 회담에서 남북관계의진전을 보여주는 이정표가 세워지기를 기대한다.그러기 위해 이번 회담에서는 적십자회담,국방장관회담,경제실무접촉 등 최근 연이어 개최된 분야별 회담을 중간 결산해야 한다.이같은 차분한 교통정리를통해 현안 합의의 장애 요인을 타개하고 남북관계 개선에 더욱 탄력이 붙게 되기를 바란다. 6·15공동선언 이후 지금까지 큰 틀에서 보면 남북은 화해협력 기조를 구체적 실천조치로 이어가기 위해 나름대로 진력해 왔다.화해협력정신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게 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앞서 언급한 각 분야별 회담이 열린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6·15공동선언이라는 남북 정상간 합의가 성실하게 이행되고 있음을 방증한다.이미 남북은 한 차례 이산가족 상호방문단을 교환했으며,민족의 혈맥인경의선 복원공사를 위한 첫삽을 떴다.더욱이 국방장관 회담 개최는남북간 긴장완화를 상징하는 큰 진전이다.분단 55년만에,6·25 발발이후 반세기만에 서로 총부리를 겨눴던 남북 군수뇌부가 마주앉아 경의선 연결 등 건설적 협력 방안과 평화정착 문제를 논의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남북간 각종 교류·협력 방안에 관한 합의 내용이 근래 부쩍 높아진 국민의 기대 수준에 비해 미흡하게 느껴지는 측면도 없지않다.일각에선 각 분야별 회담의 실질적 진전속도가 더디다고 지적하고 있다.적십자회담에서 면회소 설치가 성사되지 못했고,이번 국방회담에서 군사 직통전화 개설,대규모 군사훈련 상호통보,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등 구체적 긴장완화 조치를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이다.단번에 여러가지 교류협력 방안들이 결실을 맺지 못하더라도 남북은 기왕에 틔운 화해의 싹이 잘자라도록 인내심을 갖고 대화를 계속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남북간 경직된 상호주의에서 벗어나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남쪽이 베푸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누차 강조한 바 있다. 남측의 구체적인 협력과 지원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인도적 교류나 실질적 긴장완화방안을 마련하는 데 적극 화답하지 않고 시간을 끄는듯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북측이 이산가족 문제나 실질적평화정착 등에 보다 진전된 자세를 보일 때 식량 등 대북 지원에 대한 남측 여론도 호의적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북측은 인식해야 할 것이다.
  • [사설] 軍 신뢰구축 큰 걸음

    제주에서 25∼26일 이틀에 걸쳐 열린 남북 국방장관회담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간 화해와 협력을 뒷받침하는 군사적 신뢰 구축의물꼬를 텄다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특히 오는 11월 중순 북측 지역에서 2차 국방장관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군사대화의 정례화에 남북이 사실상 의견일치를 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경의선 복원 및 문산∼개성간 도로 개설을 논의하기 위해 남북군사실무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도 남북한만이 참여하는 군사대화채널의 확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결실이다. 양측이 발표한 공동보도문에는 6·15 남북공동선언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가 뚜렷이 담겨 있다.최근 들어 남북대화의 속도가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북한 군부의 반발 때문이 아니냐는 항간의 의구심을 어느 정도 씻어주었다고 본다.양측은 보도문에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며,한반도에서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를 이룩하여 전쟁의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긴요한 문제라는 데 이해를 같이 하고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밝혔다.이어 “민간인들의 왕래와 교류,협력을 보장하는 데 따르는 군사적 문제 해결을 위해 상호 적극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명시했다.구체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남북의 군 최고수뇌부가 첫 만남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전제로,이 정도수준의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획기적인 성과가 아닐 수 없다.북측 공동보도문이 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을 ‘남한’ 이나 ‘남측’이아닌 ‘대한민국 국방부장관’이라고 호칭한 사실도 군 당국간 신뢰구축의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측이 제안한 군사 협력·교류 방안들이 이번 회담에서다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군사직통전화 개설,대장급 군사위원회 및 하위 군사실무위원회 설치,대규모 부대이동 및 훈련 상호통보,군 인사 교류 등은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사안들이다.물론 첨예한 이해가 얽혀 있는 군사문제의 속성상 한꺼번에 많은 것을 해결하려는 것은 무리다.쌍방 200만명이 넘는 중무장 병력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긴장 속에 대치하고 있는 현실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하지만 긴장완화를 통한 평화정착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설정돼 있는 상황에서는 주저할 것이 없다고 본다. 우리측의 제안은 초보 수준에 불과하다.장기적으로는 휴전선 병력의후진 배치와 더불어 상호군축 등 항구적 공존장치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11월의 2차 회담에서는 우리측 제안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 판문점전우회 “영화 ‘공동경비구역’ 명예훼손”제작사에 항의

    판문점전우회(회장 경성엽) 회원 10여명은 26일 오후 3시쯤 “영화‘공동경비구역 JSA’가 왜곡된 묘사로 판문점 전우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제작사인 서울 종로구 명륜동 ㈜명필름을 방문,사무실 집기류를 던지는 등 3시간여 동안 거칠게 항의했다. 전우회측은 “공동경비구역(JSA) 부근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이 북한군들의 초소로 찾아가 닭싸움을 하는 등 이 영화가 사실과 다르게 묘사함으로써 판문점 근처에서 복무한 전우들의 명예를 심하게 훼손했다”면서 제작사측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9일 개봉된 ‘공동경비구역 JSA’는 판문점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을 축으로 판문점 근무 남북한 병사들의 우정과 분단의 비극을 다룬 영화로 국내 영화사상 최단기록인 개봉 15일만에 관객 100만명을넘어섰다. 송한수기자 onekor@
  • “60년만에 둘러본 고국 내생애 최고의 5박6일”

    “내 생애에 가장 기쁜 날들이었지만 함께 이 날을 기다리며 타국땅에서 고생하다 죽은 친구들을 생각하니 목이 메입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고향방문단 중 최고령인 장진섭씨(93)는 26일60년 만에 찾아온 고국에서의 ‘5박6일 여정(旅程)’에 대한 소감을이같이 말했다. 마지막 공식일정으로 이날 서울 종로구 창덕궁을 방문한 그는 “우리 민족의 유구한 유산들이 6·25전쟁 때 잿더미가 된 줄로만 알았는데,이렇게 잘 보존돼 있다니 고맙고,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돌아가게돼 너무 기쁘다”며 후손에게 잘 물려줄 것을 당부했다. 장씨는 “고향 경주로 내려간 지난 23일 남동생,사촌 등 친척과 마을사람들이 환영 잔치를 열어줘 눈시울을 적셨다”면서 “반세기 만에 다시 본 고향이 옛 자취를 몰라 볼 만큼 변한 데 놀랐다”고 말했다. 사업 및 관광차 북한도 여러 번 다녀왔다는 장씨는 “만나면 다 똑같고 뿔달린 사람은 없다.지금까지는 문을 닫고 있었지만 앞으로는자유롭게 왕래해야 한다”면서 “이제 경의선까지 놓였으니 서울에서세계 어디든 갈 수있도록 벽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20대 청춘에 먹고 살기 위해 일본 철공장으로 일하러 갔던 장씨는아들과 손녀 둘,손자 하나를 두었고 고손녀까지 보았다. 장씨는 “우리가 잘못해 이렇게 됐다”며 분단된 조국을 물려 준 구세대로서의 아픔을 표시한 뒤 “남과 북이 합친다면 강성대국이 될수 있다”며 젊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 통일을 이룰 것을 당부했다. 27일 출국하는 장씨는 앞으로 오래오래 살며 고향을 모르는 아들,손자도 데리고 오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오늘의 눈] 북한군 대표단의 2박3일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등 북한군 대표단이 ‘남국’ 제주에 머문 2박3일은 냉전 시대의 종말을 고한 날로 기록될 지도 모른다. 남북 대표단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에 55년 분단사를단숨에 가로질러 군사적 신뢰 구축의 소중한 주춧돌을 놓았다. 인민군복에 ‘왕별’이 빛나는 차수계급장을 단 김 부장과 인민군대표들은 총대신,검은색 트렁크에 서류를 가득 담은 채 한반도 남쪽끝 제주에서 우리측 대표들과 마주앉았다.남한 대표단과 함께 제주의특산물 다금바리를 맛보고 허벅주를 주고받았으며 한라산에 올라 제주의 풍광과 통일을 이야기했다. 회담 장 안팎에서 보여준 북한 대표단의 유연한 자세는 우리측을 놀라게 했다.역대 남북회담에서와 같은 비방과 억지 주장은 찾아볼 수없었다. 일례로 김 부장은 “남쪽에서 실시되는 대규모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해 군사책임자인 내가 어떻게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느냐”면서 “긴장을 유발하는 것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는 등 불안감을털어놓는 솔직함을 보였다. 합의 사항은 우리를 썩 만족스럽게 하지는 못했다.27년전인 1973년남북기본합의서에서 양측이 합의한 상호불가침협정의 근처에도 가지못했다.국방장관회담을 11월 중순쯤 북측에서 열기로 한 것과 경의선복원을 위한 제반문제를 협의할 군사실무위원회를 구성키로 한데 그쳤다. 그러나 북한사회는 김정일위원장의 말처럼 ‘군력(軍力)에서 권력이나오는’ 군부 중심 사회다. 추석을 앞두고 남쪽을 찾은 김용순 대남비서도 “군의 일은 군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고 한 수 접었다. 그같은 위치에 있는 김부장이 조성태 국방장관과 5시간 이상 승용차안에서 독대를 하고 술 좌석에서 몸과 술잔을 부딪치면서 ‘군대식’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다.이같은 합의는 아직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6·25전쟁 이후 55년동안 서로 총부리를 겨눈 당사자들이 직접 대면끝에 이끌어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4·3사태로 끔찍한 화(禍)를 입었던 제주시민들은 제복 차림의 북한손님들을 환대했다. 적대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짧지만 제주에서의2박3일이 한반도의 군사적 대치를 마감하는 첫 걸음이 됐으면 하는심정 간절하다. 노주석 사회팀 차장 joo@
  • 남북 軍事실무위 구성 합의

    조성태(趙成台) 국방장관과 김일철(金鎰喆) 인민무력부장은 25일 남북 국방장관회담을 정례화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오는 11월 중순쯤 백두산에서 2차 회담을 갖기로 했다. 양측은 또 6·15 남북 공동선언의 실천적 이행을 군사적으로 보장하고 경의선철도 연결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군사실무위원회 구성에 합의하는 등 3개항에 사실상 합의했다. 남북 국방장관은 이날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분단 55년만에 처음으로 열린 남북 최고 군당국자간 1차 본회담에서이같이 합의하고 26일 2차 본회담이 끝난 뒤 공동보도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측은 이날 밤 실무접촉을 계속,남측 국방부와 북측 인민부력부를잇는 남북 군사직통전화 개설과 관련한 이견을 최종 조율한 것으로알려졌다. 국방부 윤일영(尹日寧) 대변인은 회담이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6·15 남북 공동선언의 실천적 이행을 군사적으로 보장하고 ▲당면 현안인 경의선 연결사업을 실무차원에서 협의하기 위해 군사실무위원회를 구성하며 ▲이같은 합의내용을 공동보도문 형태로 발표키로 하는등 3개항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85분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우리측은 부대이동 및 상호 군사훈련 참관,군사직통전화 개설 등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을 폭넓게 제기했다. 반면 북측은 경의선 연결 및 개성∼문산간 도로개설과 연관된 군사적문제만 협의하자는 당초 입장을 고수했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2차례 갖기로 했던 회담이 오전 한차례로 단축됨에 따라 우리측의 안내로 한라산 영실(靈室)기암-삼별초 항몽유적지-분재예술원 등 3곳을 둘러보는 것으로 오후 일정을 대신했다. 북한 대표단은 26일 오후 제주∼서울∼판문점 경로를 거쳐 평양으로돌아간다. 제주 노주석 김상연 전영우기자 joo@
  • 南北 국방장관회담 정례화 의미

    남북 국방장관이 25일 분단 이후 첫 회담에서 국방장관회담을 정례화하기로 하고 2차 회담을 11월 중순쯤 백두산에서 갖기로 전격 합의함에 따라 6·15 남북 공동선언을 뒷받침하는 군사적 신뢰구축 부문에서도 큰 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6월 남북 첫 정상회담 당시 한라산과 백두산이 남북 화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로 거론된 점을 감안하면 제주도에 이어 백두산이 국방장관 회담의 장소로 정해진 것은 통일을 향한 길목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이해된다.정상회담 당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한라산을 꼭 찾아보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었다. ■회담장소에 대한 속뜻은 25일 열린 첫 회담에서 우리측은 회담 정례화를 겨냥,차기 회담을 평양이나 묘향산에서 열자고 제의했으나 김일철(金鎰喆) 인민무력부장은 백두산으로 수정제의,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우리측은 회담 정례화에 역점을 두고 이의 관철을 추진했지만 북측은 이미 백두산을 다음 회담장소로 염두에 두고 있었던것으로 해석된다.남북한은 한반도의 최남단인 제주도에서 1차 회담이 열린 만큼 한반도의 최북단인 백두산에서 다음 회담을 개최함으로써 한반도가 ‘하나’라는 통일의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자는데 묵시적으로 동의한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김 부장은 24일 제주에 도착한 뒤 조성태(趙成台) 장관과 환담을 하는 가운데 “통일이라고 할 때는 ‘백두에서 한라까지’라고 얘기하지 않습니까.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왔습니다”라고 말해 백두산회담구상을 은연중 드러냈었다. ■북측은 왜 백두산을 제의했나 백두산은 지난 94년 7월 세상을 떠난김일성(金日成) 주석이 항일빨치산 활동을 하던 근거지이자 김 국방위원장의 출생지로 알려진 백두밀영이 있는 곳으로 북측에서는 ‘성지’(聖地)로 통한다.백두밀영 등 10여개 밀영지역이 ‘혁명전적지특별보호구’로 지정돼 특별관리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지난 48년 9월 ‘조선인민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인민무력부의 모태(母胎)를 백두산에서 일본 제국주의와 맞서 무장투쟁을 시작한 김 주석의 항일유격대로 공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체제우월성을 나타내려는 의도로 백두산회담을 이용할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2차 회담에서는 무엇을 논의할까 백두산회담이 예정대로 열린다면1차 회담때 남북 군당국이 쌓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보다 깊숙한 대화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군사정전위와 유엔군사령부의 위상문제,남북 화해·협력 및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의 주한미군 성격 및지위 문제,국군포로문제 등 예민한 문제들이 의제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제주 노주석기자 joo@
  • 남북 국방장관회담 이모저모

    25일 제주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분단 반세기만에 처음 열린남북 국방장관 회담은 차분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국방부 윤일영(尹日寧) 대변인은 “서로 절제된 표현을 쓰면서도 허심탄회하게 발언하고 상대 얘기를 경청했다”고 전했다. ■조성태(趙成台) 국방장관과 김일철(金鎰喆) 인민무력부장은 25일오전 10시쯤 함께 회담장에 들어섰다.자리를 잡은 뒤 김부장은 조 장관의 요청에 따라 웃으며 사진기자들을 위해 악수하는 자세를 취했다. “인민무력부장 선생이 오신 것이 남쪽 신문에 대서특필됐는데 보셨는지…”하고 조 장관이 묻자 김 부장은 “책임이 더 무겁다고 생각합니다.기대가 큰데…”라고 약간 부담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훈제연어 등으로 오찬을 함께 한 남북 대표단은 한라산 영실기암과항몽유적지, 분재예술원을 차례로 둘러봤다.삼별초가 몽고와 싸우다장렬히 최후를 맞은 항몽유적지인 북제주군 애월읍 고성리의 항파두성(缸坡頭城) 전시관에서는 그림을 찬찬히 살피는 등 관심을 보였다. 영실기암에서는 “백록담의 물깊이가 얼마나 되느냐,언제 화산 폭발이 있었느냐”라고 물었다.분재예술원에서는 육송,조선향나무,괴북나무 등을 둘러보면서 감탄을 거듭하며 안내를 맡은 성영범 원장에게“큰일 하셨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관광을 하는 동안 대표들은 짝을 지어 승용차에 탑승,26일 오전의마지막 회담에 앞서 막바지 절충을 계속했다.특히 조 장관과 김 부장은 24일에 이어 ‘승용차 밀담’을 계속해 회담의 성공 전망을 밝게했다. ■관광을 마친 양쪽 대표단은 모슬포 부근의 한 식당에서 제주도 특산물인 ‘다금바리’ 회와 ‘허벅술’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했다.조장관은 “민족의 장래를 위해 이번 회담을 꼭 성공시키자”면서 김부장에게 잔을 권했다.김 부장도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받들어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자”고 화답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 등도 함께 한 저녁식사는 첫날의 약간 긴장된 분위기와는 달리 참석자들이 일일이 일어나 축배를 제의하는 등 매우화기애애했다.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저녁식사 분위기로미뤄볼 때 26일 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면서 “한민족으로서 마음을 열고 진솔한 얘기를 주고 받았다”고 전했다. ■25일 오전 회담에 앞서 남북 대표단은 호텔 일·양식당에서 한식으로 아침식사를 하며 회담 막바지 점검을 했다.이날은 마침 조 장관의58회 생일이어서 남쪽 대표단은 생일케이크를 준비,간소한 생일축하행사를 가졌다. 제주 김상연 전영우기자 ywchun@
  • [세계적 知性 릴레이 인터뷰](1)86년노벨문학상 월레 소잉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서울 국제문학포럼 참석차 내한한 월레 소잉카(66)는 시드니 올림픽 개막식때 남북이 같이 입장하는 장면이 감동적이었으며 11년전 첫 방한 때보다 시민들의 태도가 한층 개방적으로보였다는 말로 25일 기자회견을 시작했다.그는 몇몇 한국 작가 작품을 읽었으나 이름을 엉뚱하게 발음하는 ‘중죄’를 짓고 싶지 않아누군지 밝히지 않겠다고 재치있게 말했다.나이지리아 소설가·극작가로 30여년 간 민주투쟁에 앞장섰고 아프리카 대륙 유일의 노벨상 수상자(8 6년)인 소잉카는 영국에서 수학하고 미국에 망명해 살고 있는 대학교수지만 아프리카와 아시아 문학은 같은 제3세계로서 이제서구라는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쌍방향으로 접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두가 인정하는 문학 정전(正典)의 무너지지 않는 기준이 있다면. 철학적 내용과 새로운 스타일의 개척이 도로표지 역할을 하는 작품기준이 될 수 있겠다.특히 특정지역에 어떤 정전이 있다고 다른 지역의 지식이나 영감이 흘러오는 것을 막아서는 안된다. ◆한국 작가와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89년 세계연극제때도 한국에 와 극작가 감독 연기자들과 이야기를나눠봤다.이번엔 한국문학을 더 깊게 배울 것이며 무엇보다 아프리카의 역사와 경험이 상당히 비슷한 한국의 작가들이 어떻게 대처하고있는가를 알고 싶다. ◆나이지리아는 군부독재 역사와 함께 다민족간 갈등이 큰 이슈인데이를 어떻게 작품에 반영하는가. 한국의 분단 상황과 관련시켜 볼 때 동질성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한국은 폭력적으로 나뉘어졌고 그 아픔을 겪고 있지만 나이지리아의 많은 민족들은 다르다.내가 속한 요루바족은 폭력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식민시대 때 다분히 문서상으로 여러나라에 흩어졌다.따라서시에라레온 등 다른 나라에서도 볼수 있듯이 아프리카 작가들은 민족적 통합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작품을 쓰지 않는다.민족의 문화전통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각자 속한 국가에 대한 자긍심 또한 크다.종족·민족통합을 이유로 서로 싸우는 것은 바보짓인 것이다. ◆노벨상 수상으로 생소한 아프리카 문학을 소위 세계문학의 중심부에 올려놓은 공이 있다.이같은 주변부문학 탈출을 꿈꾸는 한국 중국등에 들려줄 조언이 있다면 내가 우리 문학을 유럽 등 중심부에 소개했다고 언급했는데 나는 이를 의도한 적이 없다.이와 관련해 조언보다는 중심부 개념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싶다.나는 내 경험을 썼으며 일차적으로 내가 속한 사회와 그 구성원에게 말을 걸었을 뿐이다.유럽과 미국 등 서구는 자기중심적이라 타 지역 문학에 무지하다.서구 중심 경향을 없애고 민족 중심으로 가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 문학을 다른 곳에 노출시킬 의무가있다.중심부에 올려 놓아야할 의무가 아니라 노출시켜야 할 의무인것이다. ◆지금은 무너졌지만 94년 군사독재 정부가 들어서자 어렵게 빠져나와 미국에 망명했는데 어떤 문학적 변화가 있었는가. 꼭 미국이라서 그곳으로 망명한 것은 아니다.어느 나라로도 갈 수있었고 실제 민주화 운동과 지원세력 규합 등을 위해 비행기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지난 5년간 미국은 전혀 내 문학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그러나 미국에 살면서 미국 사회를 매우 부정적으로 보게 되긴 했다. 김재영기자 kjykjy@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소중하고 특별한 만남

    우리는 끊임없는 만남 속에 살아가고 있다.우리는 만남을 통해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존재가치를 깨닫게 되며 어떤 특별한 만남에 의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기도 한다. 지난 6월 13일 평양에서는 우리 민족에게 소중하고도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분단 55년 사상 처음으로 남북 정상간의 만남이 이루어진 것이다.정상간의 첫 만남으로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열기 시작하였으며 역사의 물줄기를 불신과 대결에서 평화와 화해로 돌려놓는 민족사의 일대 전기를 마련하였다. 불교의 팔고(八苦)중에는 애별리고(哀別離苦)가 있다.부모와 형제,부부 등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고통을 말한다.우리 민족은 지난반세기 동안 이러한 아픔과 한을 간직한 채 살아왔다. 두 정상간의만남을 계기로 온 겨레의 심금을 울린 이산가족들간의 해후,전 세계인을 감동시킨 시드니 올림픽 동시입장 등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위한 만남들이 이어지고 있다. 제3차 남북장관급 회담이 내일 제주에서 열린다.남북의 대표들은 지난 1,2차 회담에서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향한 진전을이루기 위해머리를 맞대고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만남이 소중하고 값진 것은 ‘기다림’이 있기 때문이다.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장기적인 구상과 먼 안목으로 결코 서두르지 않고 내실있는 실사구시적 협의를 통해 한반도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위한 틀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다. 또한 상호 양보와 협력의 정신에입각하여 상대방에게 부담이 되지 않고 실질적인 이익이 되는 생산적이며 상생(相生)의 만남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남과 북의 만남은 분단 55년이라는 틈을 가진 ‘현실과 현실’의 만남이다.더욱이 통일에 대한 일시적인 감상과 열정만으로는 서로가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역사적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따라서 우리 대표들은 ‘민족을 사랑하는 뜨거운 가슴과 현실을 직시하는 차가운 머리’를 가지고 신중하게 협상에 임할 것이다. 남북 정상간의 만남으로 조성된 화해와 협력의 흐름이 한반도 평화와 도약의 창조적 만남으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온 겨레의 지혜와 의지를 결집해 나가야 한다.서로 힘을 합할 때 한반도는 냉전의 외로운 섬이 아닌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가교,그리고 새천년 세계 평화와 번영의 시발지(始發地)가 되는 희망의 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올해는 대희년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게 우리 민족에게 기쁨과 희망으로 넘친 ‘만남’의 한 해인 것 같다.남과 북은 만남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공통체’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내일의 만남이 자꾸 기다려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朴在圭 통일부장관
  • [사설] 남북 군사 신뢰 구축을

    분단 사상 처음인 남북 국방장관회담을 갖기 위해 김일철(金鎰喆)인민무력부장 등 북측 대표단 5명이 24일 판문점을 거쳐 제주에 도착했다.남북의 군 최고 수뇌부가 머리를 맞대고 군사문제를 논의하는 것자체가 역사적이다.한반도 냉전 종식과 평화 정착이 선언적 단계를지나 구체적 협의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실감케 한다는 점에서 회담성과에 대한 기대도 크다. 25∼26일 이틀 동안 서귀포에서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는 경의선 철도 복원 및 문산∼개성간 4차선 도로 개설과 관련한 군사 분야 협력문제가 우선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지뢰 제거와 군사 시설물 철거,그에 따른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군사당국간 대처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경의선 복원과 도로 개설을 내년 9월까지 완료한다는 공사 일정에 맞추려면 이번 회담에서 그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이뤄져야 할 것이다.그러나 남북 국방장관회담이 지니는 상징성에 비추어 긴장 완화를 위한 좀더 포괄적인 군사 신뢰구축 방안도 다뤄져야 한다고 본다.굳이 따지자면 지뢰 제거문제는 군 최고 수뇌부가 아닌 실무자급에서 논의해도 될 사안이다. 우리측은 경의선 복원과 도로 개설에 따른 기술적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군사실무위원회’ 구성을 제의할 방침이다.이와 함께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명시한 군사 직통전화 개설과 더불어 군사훈련 참관단 교환,군사연습 및 대규모 부대 이동 통보,군사정보 교환등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군사적 신뢰를 쌓으려면 반드시성사돼야 할 사안들이다.하지만 북측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한다.북측은 지난 13일 군사정전위를 통해 보낸 인민무력부장 명의의 서신에서 ‘경의선 철도 연결과 도로 개설에 따른 군사적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회담’이라고 그 성격을 규정했다.다른 문제는 의제로 삼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북한 나름대로사정은 있을 것이다.일정 수준의 군사적 긴장은 체제 유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일 수도 있다.그러나 남북의 화해와 협력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다.이는 군사적 신뢰가 뒷받침이 되어야 확고히 뿌리를 내릴 수 있다.이를 위해서라도 첫 국방장관회담의 의제는다양화되어야 하고 대화의 폭은 넓어져야 할 것이다. 남북 국방장관회담은 북한이 남한을 군사적 당사자로 인정한다는 의미를 지닌다.군사적으로는 미국만을 상대하겠다는 종전 태도에 비추어 보면 엄청난 변화다.북한이 회담 장소를 제주도로 제의한 것부터가 한반도문제와 관련한 모든 논의의 주체는 남북한이 되어야 한다는뜻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이런 맥락에서 이번 회담에서는 군사 대화를 정례화하는 등 전향적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 [발언대] DMZ 무분별한 개발보다 보존 바람직

    최근 들어 남북한 사이에 평화의 무드가 흐르고 있다.반세기를 분단의 아픔으로 살아온 우리 민족으로선 너무나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이산가족이 만나고 경제교류가 이뤄지는 등 우리 가슴을 설레게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를 염려스럽게 하는 한가지 사실이 있다.그것은다름 아닌 비무장지대(DMZ) 개발에 관한 것이다. DMZ는 폭이 4km,길이 248km,면적 2억7,200만평에 걸쳐 있는 생태계의 천국이다.동족 간에 피흘린 아픔의 상처를 DMZ가 오늘 우리에게보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는 천연기념물과 세계적으로 희귀한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고 국제적 보호종과 한반도 고유종도 다수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유네스코 및 국제자연보전연맹 등 국제기관들은 보전을 전제로 하여 활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의 남북 경제교류에 편승해 DMZ를 개발하려고 너도나도정신들이 없다.이곳에 평화의 탑이니 무역센터니 심지어 골프장 등지금까지 부동산 열기로 우리나라를 황량하게 만들었던 무분별한 개발 열풍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까지 민관이 합동하여 가만히 있는 땅을 내버려두지 못하고 어떤 명목으로든 땅을 뒤집고 건물을 지어서 국토를 황폐화시킨 것은누구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우리들의 피값으로 받은 이 소중한 유산에 함부로 삽을 들이대어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지방단체는 지방단체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자신의이익추구를 위하여 이곳에 손을 댄다면 얼마 가지 않아 전세계가 인정하는 우리의 보고를 잃어버리고 말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이제 우리는 흥분과 설렘을 가라앉히고 조국을 위해서,그리고 우리의 후손을 위해서 진정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침착하고 냉정하게찾아야 할 것이다.이곳에 무역센터를 지은들 통일이 앞당겨지겠으며,평화의 탑을 세운들 노벨평화상이 돌아오겠는가! 얼마 전 배낭여행을갔다온 우리나라 사람이 베를린에서 베를린장벽을 찾지 못해 옛 흔적으로만 대신해야 하는 아쉬움을 가졌다고 한다. 우리는 지난날 독일이 통일의 흥분을 가누지 못하고 역사의 상징물인 베를린장벽을 부셔 가루로 만들어 버린 역사적 오류를범하지 말아야 겠다. 조광은[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 군사 핫라인등 3개항 중점논의

    남북국방장관 회담과 제1차 남북경협 실무접촉이 25일과 26일 제주와 서울에서 열린다. 김일철(金鎰喆·64) 북한 인민무력부장 등 남북국방장관회담의 북측대표단일행은 24일 오후 3시 판문점을 통해 남측 땅을 처음 밟았다. 이들은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CN235 수송기편으로 회담장소인 제주에 도착했다.북측의 군사대표단이 판문점을 거쳐 한국에 입국한 것은분단 55년만에 처음이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경의선 복원과 관련해 비무장지대 공사를위한 남북한 군사실무단 구성 ▲평양 2차회담 등 국방장관회담 정례화 ▲군사 직통전화 개설 등에 합의할 전망이다. 북측 대표단은 김 부장을 수석대표로 박승원(총참모부 부총참모장)중장,김현준(인민무력부 보좌관) 소장,로승일(인민부력부 부국장) 대좌,유영철(판문점대표부 부장) 대좌 등 대표 5명과 수행원 5명,지원요원 3명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됐다. 남측 대표단은 조 장관과 김희상(金喜相·육군중장) 국방장관 특별보좌관,김국헌(金國憲·육군준장) 국방부 군비통제관,송민순(宋旻淳)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이인영(李仁永·육군대령) 합참작전계획과장 등5명이다. 남북 경제협력의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제1차 남북경협 실무접촉은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 사무국에서 열린다.북측 대표단은 이날 중국 베이징을 거쳐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남북 양측은 이번 접촉에서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분쟁 해결절차,청산결제 등 4개 합의서 체결문제를 협의하게 된다. 노주석 김성수 김상연 전영우기자 joo@
  • [대한광장] 삽질과 삿대질

    개인과 개인 간에 존재하는 우애와 사랑도 단체 대 단체 나아가서국가 대 국가의 관계에 이르면 철저하게 이익중심으로 바뀌고 만다는것을 밝힌 것은 지식사회학의 한 성과였다. 민족단위를 넘어 교류와교역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바로 그런 패러다임은 우리에게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냉혹하게 사태를 파악하도록 촉구한다. 최근 우리는 주가 폭락이니 걸프전 이후 최고의 유가 행진이니 하는현상들을 보면서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더구나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격렬하게 대치하고 장외집회를 하니 어쩌니 하면서 민심들을 뒤끓게 하고 있다.그런 정쟁과 혼란의 와중에도 50년동안 대치해있던 남북은 화해와 협력의 상호 공존시대로나아가는 중요한 일들을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 지난 18일 있었던 경의선 철도 및 도로 연결공사가 그중 하나이고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이 그것이다.철길 위에 영화의 한장면처럼 오색무지개 색깔로 화약이 터지고, 행사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길 위에 엎드려 고사를 지내는풍경은 참으로 아름다웠다.‘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구호 대신 ‘철마야 달려라.겨레의 염원을 싣고’라는 구호를 옆구리에 붙인 기관차는 우리에게 벅찬 감동을 주었다. ‘남북으로 끊겼던 철도와 육로를 다시 묶는 이번 경의선 복원은 분단된 조국을 하나로 잇는 작업’이라는 대통령의 기념사는 우리가 익히 들었던 기념사로만 들리지 않는다.너무나 절실하고 절절하여 그자체만으로도 세상의 큰 비원처럼 들린다.가까스로 IMF터널을 벗어나와 또다시 새로운 비약의 계기로 남북의 화해와 협력사업을 추진하는터에 계속 꼬이기만 하는 일들을 체감하면서 듣는 말이기에 더욱 그렇다. 근거없는 말이겠지만 나는 우리 민족이 서로 화해하고 협력하는 일을 방해하는 조직적인 실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이 환한 세상에 그런 실체가 어디 있겠냐마는 우리도 모르게 마치주술처럼 그런 행동에 빠져들어가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우리 민족이 잘되는 것을 바라는 주변국가는 없을 것이다.한 국가의 이익은 분명 다른 국가의 이익에영향을 준다.지난 50여년 동안분단으로 고착된 틀에서 생겨났던 이해관계가 한민족의 통일이라는유동적인 상황으로 변동되면서 새로운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요구하는 형국임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가능하면 기존의 이익이 보장되는 쪽으로 움직이는 힘이존재할 것인 바 지금 우리가 당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런 힘들의 자기 이익 확보를 위한 저항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우리 민족의 문제를 중심으로 주변세계를 파악하는 소박한 사람의 단순한 생각이랄 수 있다.하지만 통일이라는 사업이 어느 한 정파나 정치가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그것을 방해하고 거기에 상처를 내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사실들을 보면서 상상을 해보는 것이다.한쪽에서는분명 건설을 위한,아니 도약을 위한 삽질이 진행되는 마당에 한쪽에서는 어느 국가기관에 들어가 삿대질하며 싸우는 풍경을 연출하는 이런 기묘한 일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언젠가 각 민족들의 기괴한 생활양상을 편집하여 제작한 영화가 있었는데 그 영화보다도 더 끔찍한 일들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민의’란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다.정치란 그렇게 무시무시한 것이었던가.또한 정치인들이라는 사람들이 그렇게도 모질고 사특한 사람들이었다는말인가. 자신이 속한 당의 이익을 위해선 청맹과니가 되어 멱살을 잡고 드잡이질을 하는 사람들이었단 말인가.그런 사람도 우리가 뽑은사람들이니 할 수 없다고 참는 것이 민주주의인가.그런 민주주의,참으로 고약하다. 강형철 숭의여대 교수·시인
  • 남북 두 대표 승용차밀담 80분‘파격’

    24일 분단 55년 만에 처음으로 판문점을 넘어 남한땅을 밟은 김일철(金鎰喆·67·차수) 북한 인민무력부장을 비롯한 13명의 북한군 대표단은 이날 오후 군용기편으로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김 인민무력부장은 기다리고 있던 조성태(趙成台·58)국방장관과 굳은 악수로 수인사를 나눴다.어깨에 인민군차수를 상징하는 ‘왕별’ 계급장을 단 김 부장의 풍채는 당당했다. 우리측 장관의 공항영접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영접에 만족한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김 부장은 공항 영접실에서 조 장관과 제주도의 경치와 날씨를 소재로 이야기를 나눴다.조 장관이 “6·15선언에 이어 군사회담이 열린다니까 날씨가 좋아졌다”며 “상서로운 조짐”이라고 말하자 김부장도 “우리가 통일을 이야기할 때 ‘백두에서 한라까지’라고 하지 않습니까”라며 맞장구를 쳤다.그는 이어 “남과 북의 수뇌가 서명한 역사적인 6·15선언이 관철될 수 있도록 앞장서서 힘을 합칩시다”라고 화답했다. ■조 장관과 김 부장은 제주공항에서 회담장소인 서귀포 롯데호텔까지 약 1시간20분 동안 검은색 체어맨 승용차에 동승,밀담을 나눴다.30여분 남짓 걸리는 서부산업도로를 피해 1시간이상 걸리는 해안도로를 택한 두 수석대표의 ‘승용차 밀담’은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파격이자 ‘사실상의 단독회담’이었다. ■호텔에 도착한 조 장관은 승용차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남북 정상이 6·15 공동선언에서 밝힌 정신을 우리가 군사적으로 확실히 뒷받침하자고 말했으며 김 인민무력부장도 이에 동의했다”면서 “시드니올림픽에서 남북이 함께 입장하고 응원도함께 한 것에 대한 감격과 제주도의 역사,중국·일본 등 주변국을 방문했을 때의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8시40분부터 시작된 우리측 주최 만찬에서 김 부장은 건배에 앞서 “동포의 정으로 환영해준 남측에 사의를 표한다”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6·15공동선언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좋은 결과를 내서 발표합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정각에 판문점에 도착한 북측 대표단은 모두베이지색 인민군 정복 차림이었다.김 부장을 제외하고는 푸른색 또는검은색 가방을 들고 있었으며, 다른 회담에 참석했던 북한 대표단과는 달리 다소 긴장한 모습들이었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판문점 중립국감독위회의실을 통해 남측으로넘어 왔으며 미리 기다리고 있던 남측 회담 차석대표인 김희상(金熙相·육군 중장) 국방장관 특보의 영접을 받았다.김 부장은 기자들이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해 달라”고 요구하자 “허허,그럽시다”하고 큰 소리로 웃으며 우리측 김 중장과 악수하는 자세를 취해 주기도. 제주 김상연 전영우기자 ywc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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