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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자문위원 칼럼] 편견·차별의식 타파 앞장을

    얼마 전 택시 안에서 있었던 일이다.민심을 읽으려면 택시를 타거나 시장에 가보라는 말이 있듯이 택시기사는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쉴새없이 정치인들과 현 정권을 성토하는 데 열을 올렸다.대부분 공감할 만한 내용인지라 가끔씩 맞장구를 쳐주면서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그런데 이 기사 아저씨 왈,현 정권이 들어선 후 시행한 수많은 정책 중 가장 불만스러운 것이 여성부 신설이란다.민족이 남북으로 분단되고,분단된 반쪽이 또 다시 동서로 나뉘어 지역감정이다,뭐다 해서 삿대질하며 싸우는 것도 꼴불견인데 이제는 남성과 여성조차 대립하게 만들었다는 것이었다.여성에 대한 차별을 막고,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려는 기본적인 노력조차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왜곡된 시선으로 보는구나하는 생각에 혼자 씁쓸히 웃었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우리 안의 편견과 차별의 뿌리는 무척이나 깊고 질기다.그리고 또다른 모습으로 끊임없이 왜곡되고 재생산된다.이 ‘왜곡된 편견’은 그 전처럼 노골적이지 않아서 우리가 미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할 때가 많다. 7월30일자 대한매일 19면의 ‘난 당당하게 일하고 사랑한다’라는 기사를 보면 ‘(드라마나 문학)작품 속의 여성은 그 시대 여성에 대한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맞는 말이다.그리고는 뒤 이어 ‘요즘 드라마 속의 여성들을 살펴보면 이 시대 여성에게 요구되는 상을 발견할 수 있다.’며 여주인공들의 예를 드는데,그 예로 든 여성이 다름 아닌 ‘예쁘고 능력있는 것은 기본이고,드럼을 연주하고,살사도 잘 추는 등 재능과 취미를 갖고’ 있으며,심지어 아버지에게 복수하려고 아버지의 새 부인을 괴롭히는가 하면,이복동생의 약혼자를 유혹해 뺏기도 하는 여성이다. 필자가 보기엔 그것이 결코 이 시대 여성에게 요구되는 상이 아니다.물론 그 기사는 과거처럼 남편에게 순종하고,주어진 운명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현모양처’형 여성을 아직도 선호하는 ‘고루한’ 남성들에게 ‘이제 세상이 변했으니,너희도 변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모른다.그러나,‘예쁘지도 않고 특별한 능력도 없으며,살사도 못 추지만’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며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려는 보통의 여성들에게 이런 글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혹시 암암리에 여성에 대한 또 다른 왜곡된 편견을 갖게 하지는 않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조금 다른 문제이기는 하지만,편견과 차별이라고 하면 또 하나 떠오르는 단어가 인종이다. 8월2일자 대한매일 국제면 머릿기사의 제목은 ‘팔,외국인도 무차별 테러’였다.그러나 똑같이 무고한 민간인들의 생명을 앗아간 행위일지라도,이스라엘군의 무차별 살상행위는 ‘공습’일 뿐이고(7월24일자 9면),팔레스타인인들의 행위는 ‘무차별 테러’로 표현된다.이러한 작은 표현의 차이가 반복되다 보면 독자에게 이스라엘의 살상행위는 군사작전 중에 일어난 ‘있을 수있는’ 일이고,팔레스타인인들은 곧 테러리스트라는 편견을 무의식 중에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 혹자는 너무 지엽적인 것을 문제삼는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앞서 말한 대로 우리 안의 편견과 차별의식은 이처럼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스멀스멀 기어들어와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게 된다. ‘작지만 강한’ 신문은 이처럼 작게 느껴지는 부분부터 꼼꼼히 되돌아보고 조금씩 바꿔 나갈 때만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최재훈(인권.평화 국제연대 상임간사)
  • 서울지역 고교교사 340명 2박3일 금강산 연수기/ 통일교육 교사하기 나름…

    “교사들이 의지만 갖는다면 얼마든지 통일과 연관지어 가르칠 수 있다.”7월27일부터 2박3일 동안 금강산에서 서울시교육청 초청 통일체험 연수를 가진 서울시내 고교 교사 340여명은 이런 결론을 내리고,‘교사들이 먼저 통일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결의를 다졌다.북한문화를 체험하는 ‘북한제대로 알기’ 교육이 가장 효과적인 통일교육임을 확인했다며 정확하고 적극적인 통일교육을 위해 정부와 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고,가변적인 현실로 인해 교육에 어려움이 많아 회피할 때도 있었다는 교사들은 다음 세대를 위해 통일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 왜 통일을 해야 하나 = 이번 연수에 참석한 교사들은 대부분 금강산 방문이 처음으로 “통일에 대한 당위성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느껴본 적은 없었다.”는 생각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다고 한다.더욱이 월드컵 대회 중에 또다시 일어난 서해교전의 긴장감이 채 사라지기 전이어서 연수 참가에 대해 ‘북한을 위한 금강산 관광이란 생각을 했다.’거나 ‘관광이라지만 제약이 많아 편치 않겠다고 생각해서 망설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금강산 만물상 산행과 교예단 공연을 관람한 후 그날 저녁에 있은 분임토의에서 교사들은 ‘서로를 알게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통일의 전제조건이다.’라고 한결같이 말했다.북한문화를 조금이나마 체험하고,환경관리원과의 거리감없는 대화를 통해 ‘하나의 민족’임을 확인했고,50년간의 이질감도 단숨에 뛰어넘을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는 것이다.대부분의 아이들이 통일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지금의 분단상태가 안전하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현실에 대해 교사로서 책임감도 느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렸다.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통일문제를 학교교육에서 직접적으로 다루려 하지 않은 교사들의 태도가 과연 옳은가 하는 문제에 대한 토론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 통일교육은 입시의 방해물 = 입시준비에 바쁜 고교생에게 통일교육은 ‘입시의 방해물’로 취급될 뿐이라고 교사들은 지적했다.교육부나 교육청에서 마련하는 통일교육 관련 글짓기대회는 대회도 치르지 않고,학교 차원에서 한두편만 준비해 마치 대회를 연 것처럼 보고해온 현실을 ‘고백’하는 교사들도 있었다. 통일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통일교육은 절대로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한 교사들은 “시험문제에 안 나오는 것은 관심이 없으니까 대학입시에 어떤 식으로든 통일에 대한 문제가 출제돼야 한다.”는 적극적인 의견도 내놓았다. ◆ 달라지는 통일교육,그러나 부족하다 = 2001년부터 중학교에,2002년부터 고등학교에 적용된 제7차 교육과정에서 도덕교과 통일교육단원은 6차와 비교해 다소 시간도 늘어났고,가장 중요한 교육 내용도 ‘통일의 당위성’에서 ‘남북한 현실이해’로 바뀌었다.그러나 학생들의 통일에 대한 의식이 달라졌느냐는 데는 교사들은 한결같이 의문을 표했다. 아이들의 통일에 대한 생각은 세가지로 대체로 부정적이다. “꼭 통일을 해야 하나?”“우리의 경제적 풍요를 북측과 나눠가지면 우리의 경제생활이 위축될 것 아니냐?”“하필 우리 세대가 이런 부담을 져야 할 이유가 있을까?” 통일에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인 학생들에게 통일교육을 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소홀히 할 수도 없다고 말한 교사들은 무슨 교과를 가르치든 통일과 연관 학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국어교과에서 남북의 언어를 비교하고,사회에서 사회제도를,예·체능교과에서는 북한의 노래와 미술,체육활동 등을 비교하는 것도 제시됐다.그만큼 북한에 대한 연구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서양원(대진여고) 교사는 “지리교사로서 통일만 되면,예를 들어 중석을 수입하지 않고 100년 동안 쓸 수 있다는 등의 직접적인 설명을 하면 아이들의 관심이 달라집니다.”라고 발표했다.임재섭(가락고)교사는 “금강산 연수 기회를 교사들에게도 늘리고,학생들의 수학여행도 금강산으로 오는 등 접촉 기회를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 차원에서 판문점과 전적지 등을 돌아보는 체험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권재도(오산고) 교사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다소 낭만적으로 생각했던 아이들이 남북대치 상황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교육적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아이들에게 직접 분단현실을 보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해법이라는 설명이었다. 박기명(서울고) 교사는 “재량활동 시간을 성교육이나 직업교육뿐만 아니라 통일교육 시간으로 할애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고,정상진(대원고)교사는 “남북 학생교류를 통해 교환 체험학습을 하자.”고 제안했다.교과서의 통일교육을 심화해야 한다는 거시적인 의견도 제시됐다. 윤웅섭(서울교육청 교육정책국) 국장은 “통일정책은 세워져 있으나 구체적인 안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현실인 만큼 교과서에 담는 것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교사들의 다양한 방법론과 노력하는 자세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책임감을 갖고 통일교육에 임하자.”며 분임토의를 마무리했다. 금강산 허남주기자 yukyung@
  • 남북 체육교류 약사/ 1990년 통일축구대회로 ‘물꼬’

    북한이 부산아시안게임 참가를 선언함으로써 남북 체육교류사에 새 장이 열리게 됐다.그동안 크고 작은 교류가 이어져 왔지만 이처럼 대규모 선수단이 한국 땅을 밟는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분단 이후 남북 체육교류 물꼬가 트인 것은 90년 10월11일(평양 5·1경기장)과 23일(잠실 올림픽주경기장) 열린 남북 국가대표팀간 통일축구대회.90베이징아시안게임 도중 현지에서 양측에 의해 전격 합의된 통일축구대회는 분단국가간 교류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전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통일축구의 열기는 이듬해 4월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에서의 역사적인 단일팀 구성으로 이어졌다. ‘코리아팀'으로 합쳐진 남북연합팀은 ‘아리랑' 합창 속에 현정화 이분희 유순복이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9연패를 노리던 중국을 3-2로 누르고 극적인 우승을 일궈냈다. 남북의 저력은 2개월 뒤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재연됐다.남북은 그해 6월16일 A조 예선 1차전에서 조인철(당시 평양체대)의 결승골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1-0으로 제압한데 이어 2차전에서는 최철(평양체대)의 동점골로 복병 아일랜드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남북은 8강전에서 브라질에 1-5로 졌지만 코리아의 위용을 마음껏 뽐냈다. 이후 스포츠 교류는 한동안 단절상태에 빠졌다가 99년 친선농구경기를 통해 재개됐다.현대 남녀농구단과 북한의 우뢰(남),회오리팀(여)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친선전을 벌였다. 최근의 업적은 2000시드니올림픽 개막식에서 실현된 남북한 동시입장.당시남북은 대형 한반도기 1개를 앞세우고 메인스타디움으로 들어서 감동을 자아냈다. 박해옥기자 hop@
  • 80-90년대 가수 잇단 컴백/ 돌아왔다,부활을 노래한다

    우리 가요계가 건강해지고 있다는 신호탄일까? 1980∼90년대 인기 절정을 누린 가수들이 잇따라 활동을 재개하고 나섰다.가창력보다 외모와 춤솜씨를 경쟁력으로 내세운 아이돌가수 출신들이 연기나 MC 등 다른 분야로 속속 말을 갈아타는 것과 달리 ‘인기가 아닌 노래가 좋아 평생 노래를 부르겠다.’는 각오로 임하는 ‘한 우물 근성’이 팬들을 흐뭇하게 한다. 지난 85년부터 17년동안 김종서 이승철 박완규 등 걸출한 보컬을 배출한 한국 최고의 록그룹 ‘부활’이 이승철(37)의 컴백과 함께 재탄생한다.86∼88년 ‘부활’의 보컬로 활동한 이승철은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마지막 콘서트’‘소녀시대’‘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등의 노래로 지난 10년간 가요차트에 가장 많이 올랐다. 그는 “‘희야’등의 노래를 만들어 이승철이란 이름을 알리게 한 작곡가겸 기타리스트 김태원씨에 대한 보은의 마음으로 컴백했다.”면서 “계속 ‘부활’과 연계해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염원을 담은 노래 ‘새벽’을 타이틀 곡으로 하는부활의 새 음반은 새달 중순이후 발매할 예정.8월31일과 9월1일 서울 워커힐호텔 제이드가든에서 갖는 재결합 콘서트를 시작으로 전국 투어콘서트를 벌인다.문의(02)336-1036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의 주인공인 포크록 가수 안치환(37)은 오는 9월 첫 라이브 앨범을 선보인다.그는 지난 85년 연세대 재학 당시 노래패 ‘울림터’에서 ‘솔아,푸르른 솔아’등의 민중가요를 만들며 음악활동을 시작했다.4집 타이틀곡 ‘내가 만일’은 가요평론가 강헌(대한매일 명예논설위원)씨로부터 ‘가장 한국적인 록’으로 평가받기도 했다.8집은 내년 초쯤 출시되며 새달 18일부터 9일간 밴드 ‘자유’와 함께 서울 태평로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 ‘혼자부르는 노래’를 타이틀로 하는 콘서트를 연다.문의(02)325-2561 ‘작은 거인’김수철(44)도 ‘나도야 간다’를 강렬한 록으로 재편곡해 타이틀로 삼은 ‘팝스&록 김수철’을 12년만에 내놓았다.91년 8집 ‘난 어디로’로 이후 처음 내놓는 이 가요앨범에는 박미경·신해철·김윤아(자우림)·장혜진·이상은 등 후배가수들이 객원으로 참여했다. 댄스계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김완선(33)은 5년만에 몽환적인 분위기의 테크노 곡 ‘S’로 활동중.이 앨범 속에 들어있는 또 다른 CD 한장에는 ‘리듬속의 그 춤을’‘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등 히트곡을 리메이크해 담았다.방미(42)도 7년만에 17번째 앨범 ‘뉴 레볼루션’을 냈다.80년 팝송 ‘원웨이 티켓’을 번안한 ‘날 보러와요’로 화려하게 데뷔해 ‘주저하지 말아요’‘올 가을엔 사랑할거야’등 히트곡이 있다. 강헌씨는 “다양한 장르는 물론 여러 세대의 취향이 공존할 때 그 나라 대중문화에 균형이 생기고 발전할 수 있다.”면서 “어제의 가수들이 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올드팬에 대한 선물일 뿐만 아니라 요즘 세대에게 앞세대가 어떤 문화를 누렸는지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고마운 일”이라고 평했다. 주현진기자 jhj@
  • 문화광장/ 연극

    ◇ 내안에 누군가 있다 =8월1일∼9월8일 평일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7시(월 쉼)대학로 인간소극장(02)742-9966.유록식 작,남궁연 연출.오토바이를 타고 드럼을 즐기는 ‘괴짜’퇴마사인 성안스님의 색다른 포교.극단 예군. ◇ 주식회사 무통대변 =8월1일∼9월8일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 3시·6시 소극장 아우내(02)747-0656.신철진 연출.‘대변’을 대신 눠주는 회사를 통해 우리사회의 폭력성 풍자.마르시아스 심 소설 각색.극단 나. ◇ 강변 블루스 =8월10일까지 화·수·목 오후7시30분,금·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 3시·6시(월 쉼) 바탕골 소극장(02)744-8025.김영무 작.이데올로기에 희생된 연인들의 상처를 그림.극단 대하 대표인 연출가 김완수의 연극인생 40년 기념공연. ◇ 가시고기= 8월 2∼18일 평일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3시(월 쉼) 산울림 소극장(02)334-5915.조창인 작,임영웅 연출.백혈병을 앓는 아들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아버지를 그려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을 각색.극단 산울림. ◇ 정인= 8월4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대학로극장(02)2248-2256.김은숙 작,윤영선 연출.사랑과 이별을 다룬 2인극.극단얼·아리. ◇ 내사랑 DMZ= 8월25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오후 3시·6시(월 쉼) 극장 아룽구지(02)745-3967.오태석 작·연출.DMZ를지키고자 하는 동물을 통해 분단의 비극을 돌아보는 가족극.극단 목화. ◇ 개그맨과 수상= 8월11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 4시30분(월 쉼) 정보소극장(02)762-0810.김재엽 작,박광정 연출.상관없는 듯 보이면서도 공인이라는 공통된 분모로 연결돼 있는 정치계와 연예계의 모습을 밝고 경쾌하게 풍자.극단 파크. ◇ 피아노와 플루트로 만든 그림연극= 8월4일까지 오후 1시·3시(월 쉼) 정동극장(02)7511-500.김성제 연출.음률 위에 펼쳐지는 마술,종이접기,그림자극.상상력을 자극하는 어린이연극.극단 성 시어터라인. ◇ 어!머니?= 8월11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 4시·7시(월 쉼)씨어터 제로(02)3143-3500.장정일 원작,차명욱 연출.2명의 수감자가 어머니에게 품는 그리움.극단 고리. ◇ 마당을 나온 암탉 =27일∼8월15일 오후 2시·4시 문화일보홀 (02)7665-210.송인현·한명희 연출.베스트셀러 동화를 각색.암탉 ‘잎싹’과 오리 ‘초록머리’가 소망을 찾는 과정을 그린 어린이극.극단 민들레. ◇ 고딩만의 세상= 8월11일까지 평일 오후3시,토·일 오후 3시·6시 학전블루소극장(02)923-2131.김영수 작·연출.입시,학원폭력,성범죄에 시달리는 청소년의 삶을 옴니버스 형식에 담음.극단 신화. ◇ 백두거인 =8월4일까지 평일 오후 2시30분·4시30분,토·일 낮 12시·오후2시 대학로극장(02)2248-2256.정지은 작·연출.‘백두산’‘바보온달과 평강공주’설화를 바탕으로 전통무예,춤,전래놀이 등이 어우러진 가족마당극.극단 현장.
  • ‘영혼의 새벽’ 출간 최인호씨/“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소서”

    “최인호에게는 정말 의미있는 작품이다.왜곡되고 뒤틀린 우리 역사를 위해 내가 얼마간이라도 몫을 하고 기능한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이냐.” 신작 장편소설 ‘영혼의 새벽’출간에 맞춰 만난 ‘이야기꾼’최인호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그의 말이 얼른 와닿지 않았다.신간을 미처 다 읽지 못하고 선뜻 그를 만난게 탈이라면 탈이었다.이런 사정에도 아랑곳없이 그의 말은 거침없이 쏟아졌다. 그에게 우리 근현대사는 아직도 비극이다.“생각해 보라.해방되자 부모형제가 맞서 총질,창질 해대는 전쟁 치르고 분단됐는데 그 전쟁이란 것도 우리 의지와는 무관한 미·소의 이데올로기 대리전 아니었나.또 그후 살벌한 냉전시대를 살아오면서 무얼 얻었나.증오와 갈등이 전부였지 않나.” 최인호,그는 자유인이었다.장마구름을 막 밀어낸 땡볕이 악다구니를 부리는 한낮,서울 강남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는 낯선 시거향이 에어컨 바람에 풀풀 나부끼고 있었다.가보지 않은 쿠바 아바나 해변의 청량한 향수가 느껴졌다.그가 하루에 두 대쯤 태운다는 쿠바산 시거는손끝에서 푸르스름한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그 한켠,더위에 늘어진 한낮의 도시풍경이 밑그림처럼 펼쳐진 창가에서 그는 자유롭게 세상을 조감하고 있었다. 그는 말을 이었다.“그러면 도대체 남북한이 그동안 양산해 온 이 증오와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광주 민주항쟁도 그렇고 그동안 우리를 억눌러온 빈부·지역·계층·좌우 갈등은 또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나.이 문제가 정치적 해법으로 풀리겠는가.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우리는 열정이 많은 민족이다.나는 바로 이 국면에서 종교적 절대가치인 ‘용서’와 ‘화해’에 눈길을 준 것이다.” ‘영혼의 새벽’은 아리엘 도르프만의 희곡을 각색한 영화 ‘시고니 위버의 진실’을 떠올렸다.학생운동에 몸담았다가 붙잡혀 악랄한 고문을 받은 바있는 주인공 최성규,그에게 고문기술자는 어느날 성당의 사목회장이 되어 나타난다.이 단순한 구조에,읽는 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최인호식 묘사기법이 더해져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 작품은 6·25때 북한군에게 붙잡혀 상상을 절하는 고통을 겪은 마리마들렌 수녀의 증언에서 영감을 얻었다.이제는 우리도 업보로 여겨온 갈등과 증오에 대해 냉정해야 한다.언제까지 고름이 흐르는 상처를 덮고 갈 것인가.”그의 말마따나 답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랑’과 ‘용서’다.그러나 아무도 선뜻 이 신성의 영역으로 몸을 디밀려고 하지 않았고 그 일에 그가 나선 것이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응징’혹은 ‘복수’라는 원초적 감정에 얽힌 문제의 답을 마치 고해성사처럼 진지하고 치열하게 풀어나간다.종국에는 이렇게 토로한다.“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는 이 시대를 향해,낙원으로 가는 잃어버린 길을 가리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최인호는 문학적으로 독보적 영역을 구축한 작가다.그를 아는 대개의 사람들 생각이 그렇다.고교 2학년때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그는 싱싱한 감수성으로 빚은 감성의 계곡으로 숱한 독자들을 내몰며 완력좋게 한 시대를 풍미했다.‘별들의 고향’이 그랬고 ‘겨울 나그네’가 그랬으며 ‘바보들의 행진’과 ‘깊고 푸른 밤’이 그랬다. 이런 그에게 문학적 변신은 지난 87년 카톨릭에 몸담으면서 시작됐다.이때부터 그는 ‘묵언’과 ‘자기성찰의 허물벗기’를 겪으며 인간의 내면을 주목하기 시작한다. 이전 그의 문학이 대중적 기호에 의지한 것은 암울하고 참담한 70∼80년대를 살아온 한 지식인의 처절한 자기보호이기도 했다.뒷날 밝혔듯 ‘외도’였으되,그 자신도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스스로는 대중취향적 문학에 대해 “한 작가가 평생을 통해 드러내 보일 수 있는 다양한 궤적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다.분명한 것은 최인호와 종교적 신성(神聖)의 해후는 ‘사람과 사람의 문제를 또다른 눈으로 보고 그 내면을 성찰하려는 의지의 개안’이었다는 점이다. 결국 그가 ‘영혼의 새벽’에서 무겁게 드러내 보인 ‘용서’와 ‘화해’‘사랑’등속의 메시지는 최인호 문학의 또다른 성취이자 도전의 증거인 셈이다.그가 이 작품에 무거운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최인호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엄숙주의는 아니지만 최근에는 내 글에 신성의 가치를 담으려고 노력한다.이제야 문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에 어슴프레 답이 주어지는 것 같다.” 1945년생 최인호.그는 올해 쉰일곱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남북청년학생 통일대회 9월 7·8일 금강산서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의 청년들이 한 자리에서 만난다. 지난 20∼23일 평양에서 실무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2002민족공동행사 남측추진본부 청년학생위원회 관계자는 29일 “남북의 청년학생들 500여명이 9월7∼8일 금강산에서 ‘청년학생통일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면서 “다음주초 남측 청년학생단체 대표자 회의를 갖고 준비단을 꾸려 대표단 선정과 구체적 실무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본부측은 지난해에도 남북청년학생 통일대회를 준비했으나 ‘만경대 파문’ 등으로 인해 불발에 그쳤었다.하지만 추진본부측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정부가 그동안 방북을 불허하며 문제삼았던 범청학련,한총련 관계자들과도 합의를 원만히 마쳐 어렵지 않게 방북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추진본부 실무회담 대표단은 남북여성통일대회를 남북 각각 200∼300명이 참가한 가운데 9월14∼15일 금강산에서 갖기로 합의했다. 박록삼기자
  • 8·15 민족공동행사 남측대표단 김종수 신부

    “국민 여러분이 조금만 더 애정과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 분단 이후 최초로 서울에서 갖는 남북 민간교류가 큰 성과를 낼 것입니다.” 8·15 민족공동행사 남측추진본부 실무회담 대표단으로 지난 20∼23일 평양을 다녀온 대한매일 명예논설위원인 김종수 천주교주교회의 사무총장은 “성공적인 8·15 민족공동행사 개최는 경색된 남북 정부당국간 교류의 물꼬를 트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실제로 북측 인사들을 만나 보니 정부당국자간 교류도 고려하는 흐름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어렵게 성사된 실무회담인데 분위기는 어땠나. 허혁필 북측 민화협 부회장 등 북측 인사들은 서해교전 사태로 남측 정서가 좋지 않은 점을 염두에 두며 잔뜩 긴장해 있었다.하지만 일이 의외로 쉽게 풀리자 아주 기뻐했다. ◇북측이 서울행사에 참가하는데 무엇을 가장 걸림돌로 삼았나. 신변보호와 안전의 문제였다.하지만 남쪽에서는 대통령도 40% 남짓 지지율로 나머지의 반대와 비판 속에서도 큰 문제 없이 국가운영을 해나가고 있다고 말해줬다.◇북측 참가단의 규모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50∼100명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 참가단은 어떤 경로를 통해 들어오나. 북측은 직항로를 이용하는 방식을 원했고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 ◇북측 경제에 많은 변화가 있다고 하는데…. 구체적 변화가 시작된 것은 분명하다.대표단이 가져간 휴대전화에 큰 관심을 가지면서 ‘자신들도 그런 휴대전화를 곧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국영상점을 돌아다니면 적극적 판매행위를 하는 점원들이 많았다. ◇사람들은 변해가는 경제 조치에 어떤 반응이었나. 최근 물가·임금이 인상된 사실을 상기하며 월급 타서 집세·물세 등 공공요금 내고 어떻게 조리있게 운영해야 하는지 물으면서 약간의 걱정을 하면서도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추가 남북협상은 언제,어떻게 진행되나. 향후 2∼3차례 정도 실무 접촉을 진행할 계획이며,장소는 답사차원에서 서울도 고려하고 있다.이밖에 중국 베이징이나 금강산도 회담장소가 될 수 있다.또 서울까지 7월 말쯤 북측의 최상급 수준의 미술작품 100점이 남측으로 운송될 것이다. ◇앞으로 남은 문제는. 민간간에는 원만히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정부와 풀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씨줄날줄] 빨치산

    이병주는 지난 1970년대 중반 소설 ‘지리산’을 통해 이현상,이태,하준수, 정순덕 등 역사의 그물에 잡히지 않은 채 잊혀진 빨치산들을 모두 되살려냈다.해방 이후 1955년까지 극단적인 좌우익 대결과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빨치산 1만여명이 ‘굶어죽고 얼어죽고 맞아죽었지만’ 남과 북 모두로부터 따돌림당한 존재가 됐다.이들은 남에서는 ‘공비(共匪)’로,북에서는 ‘ 미제의 스파이’로 몰려 승자가 써내려간 역사의 행간 사이로 사라졌다. 이념이 아닌 의분(義憤)에서 빨치산을 조명한 이병주는 ‘지리산’에서 빨치산 단어 뒤에는 ‘산 사람’이라는 가치중립적인 단어를 괄호 속에 표기했다.‘지리산’에 이어 이태의 ‘남부군’,조정래의 ‘태백산맥’,김원일의 ‘겨울골짜기’등을 통해 빨치산의 존재는 과거 이데올로기 일변도의 시각에서 많이 중화됐었지만 여전히 ‘빨갱이’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작가들은 이현상과 이태,하준수와 박태영 등이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지리산 골짜기를 헤매며 찾고자 했던 ‘삶의 방정식’에 대해 함께 고뇌하며 답을 구하려고 했다. 어떤 이는 ‘죽음의 방정식’으로,어떤 이는 ‘삶과 죽음의 중간지대’로 빨치산들의 행적을 규정했다.하지만 분단의 현실만큼이나 빨치산들이 찾고자 했던 방정식도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가 23일 “시종일관 이회창 후보 흠집내기를 하는 민주당은 정책여당이 아니라 빨치산 집단 같다.”고 말했다가 국회가 밤늦게까지 파행을 거듭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이념의 덧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현실 탓이리라.문학평론가 김용직은 “정치는 스포츠도,장난도,로맨스도 아니다.냉엄한 현실일 뿐이다.”라는 말로 오도된 이념에 물들어 희생을 감수한 빨치산을 단죄했다.이 총무가 이 말을 기억했더라면 빨치산이라는 단어를 쉽게 사용할 수는 없었으리라. 빨치산(partisan)의 어원은 당원,동지를 뜻하는 ‘parti’에서 비롯돼 지금은 유격대원,게릴라를 일컫는다.빨치산이 조국 해방전쟁의 첨병역할을 한 공산권에서는 우군으로,자유진영에서는 적군으로 분류됐다.언제쯤 우리 말도 이념의 색채를 벗어던지고 원색을 되찾을 수 있을까. 우득정 논설위원
  • 문화공장/ 연극

    ◆ 情人(정인) - 8월4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 토·일 오후4시30분·7시30분 대학로극장(02)2248-2256.김은숙 작·윤영선 연출.사랑과 이별을 다룬 2인극.극단 얼·아리. ◆ 토끼와 자라의 용궁 여행 - 31∼8월8일 오후2시·5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02)2274-3507.류기형 작·연출.판소리 사설을 유아원생도 이해할 수 있게끔 쉬운 말로 푼 어린이 창극.물고기,산호,해초가 있는 환상 여행.국립창극단. ◆ 고딩만의 세상 - 31∼8월11일 평일 오후3시 토·일 오후3시·6시 학전블루 소극장(02)923-2131.김영수 작·연출.입시,학원폭력,성범죄에 시달리는 청소년의 삶을 담은 옴니버스.극단 신화. ◆ 마당을 나온 암탉 - 27∼8월15일 오후2시·4시 문화일보홀(02)7665-210.송 인현·한명희 연출.베스트셀러 동화를 각색.암탉 ‘잎싹’과 오리 ‘초록머리’가 소망을 찾는 과정을 그린 어린이극.극단 민들레. ◆ 백두거인 - 8월4일까지 평일 오후2시30분·4시30분 토·일 오후12시·2시 대학로극장(02)2248-2256.정지은 작·연출.‘백두산’‘바보온달과 평강공주’설화를 바탕으로 전통무예,춤,전래놀이,국악 등이 어우러진 가족마당극.극단 현장. ◆ 모자와 신발 - 28∼8월11일 오후2시·4시(8월5일 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 장(02)580-1300.김민정 작·연출.신발을 찾아 떠나는 모자의 여행기 그린 어린이극.극단 사다리. ◆ 피아노와 플룻으로 만든 그림연극 - 8월4일까지 오후1시·3시(월 쉼) 정동 극장(02)7511-500.김성제 연출.피아노와 플룻의 선율 위에 펼치는 마술,종이접기,그림자극.상상력을 자극하는 어린이연극.극단 성 시어터라인. ◆ 어!머니? - 8월11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 토·일 오후4시·7시(월 쉼)씨어 터 제로(02)3143-3500.장정일 원작,차명욱 연출.2명의 수감자가 어머니에게 품는 그리움.극단 고리. ◆ 내사랑 DMZ - 8월25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 토 오후4시30분·7시30분 일 오후3시·6시(월 쉼)아룽구지극장(02)745-3967.오태석 작·연출.DMZ를 지키고자하는 동물을 통해 분단의 비극을 돌아보는 가족극.극단 목화. ◆ 개그맨과 수상 - 8월11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 토 오후4시30분·7시30분일 오후4시30분(월 쉼) 정보소극장(02)762-0810.김재엽 작,박광정 연출.상관없는 듯 보이면서도 공인이라는 공통된 분모로 연결돼 있는 정치계와 연예계의 모습을 밝고 경쾌하게 풍자.극단 파크.
  • ‘대~한민국’ 인지도 월드컵뒤 10%P 상승, KOTRA 72國 조사

    월드컵 이후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인지도가 10%포인트나 높아지는 등 국가 이미지가 크게 개선됐다.‘대∼한민국’ 효과로 한국상품을 사겠다는 외국인들도 늘어나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가 경제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KOTRA는 23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월드컵 이후 국가 이미지 변화와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전 세계 72개국 98개 지역에서 일반 소비자 1만 4157명을 대상으로 지난 5∼10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월드컵 이후 ‘한국에 대해 보통 이상으로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3%로 월드컵 개최 전인 5월 조사 때의 63%에 비해 10%포인트나 인지도가 높아졌다.반면 ‘한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은 5%로 2%포인트 낮아졌다. 한국의 국가 이미지 평점도 5월 조사 때보다 1.2포인트 상승한 78.4점(100점 만점)이었다.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월드컵 이전에는 분단국가(33%)가 1위였고,이어 2002월드컵(29%),고도 경제성장(25%) 순이었다.그러나 월드컵 이후에는 2002월드컵(35%)이1위로 올라섰고,고도 경제성장(25%)이 2위,분단국가(22%)는 3위로 떨어졌다. 김성수기자 sskim@
  • NGO/ ‘5일근무제’로 시민단체 활기

    “주 5일제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생각케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주 5일 근무를 하는 직장이 늘면서 시민단체도 활기를 띠고 있다.주말 이틀간의 연휴를 보람있게 보내려는 사람들이 시민단체가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회원으로 가입해 시민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7,8월중 시민단체가 여는 각종 행사와 강좌가 일찌감치 마감됐고 회원 가입 문의전화도 부쩍 늘고 있다.특히 시민단체들은 주5일 근무제로 여유 시간이 늘어난 시민들을 회원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짜는데 고심중이다. 환경운동연합 박경애(34) 간사는 “3년째 7월에 회원대회를 열고 있는데 예년과는 달리 대부분 강좌가 조기 마감돼 올해는 내실있는 활동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양세진(36) 시민사업국장은 “올해는 여름캠프에 참가하려는 시민들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런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세미나식 프로그램을 참여와 재미에 중점을 둔 내용으로 개편해 시민들 곁으로 다가서겠다는 것이다. 대부분 평일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참여연대는 주말 위주의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우선 8월2일∼4일 회원들과 함께하는 가족 캠프를 연다.어른들을 위한 심야 영화상영과 ‘어린이 꿈나무학교’프로그램를 마련했다. 다음달 27일에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떠나서 자연스럽게 분단의 실상을 보여주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공동경비구역을 방문한다. 문화연대는 시민들의 문화적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준비중이다.현재 벌이고 있는 ‘문화권리 찾기 운동’도 이런 맥락의 프로그램이다. 이동연(38) 사무처장은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즐기는 것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면서 “선진국의 경우 여행이나 운동 등 다양한 형태의 욕구를 담아 낼 문화적 토대나 의식이 형성되어 있지만 우리는 이제 시작 단계”라고 전 했다. 시민단체들은 이와함께 시민들의 관심이 직장에서 가정과 사회로 이동하는 변화에 발맞춰 활동 계획을 준비하고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인숙(44) 사무총장은 “주 5일제 근무로 남성들이 가정으로 돌아오는 조건이 성숙될 것으로 본다.”면서 “반대로 여성의 사회활동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성공회대 NGO대학원 박성준(62·평화학과) 겸임교수는 “자기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물질적인 생존에만 매달려 있으면 안된다는 자각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시민단체는 개인적인 삶의 가치를 사회적인 가치로 승화시키는 장(場)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동북아 경제 중심지로

    세계의 눈과 귀가 한반도로 집중하고 있다.우리의 훌륭한 전통문화와 우리민족의 저력을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는 것이다.월드컵은 특히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했다.아시아 대륙 한 귀퉁이에 붙은 작은 분단 국가라는 이미지를 떨쳐버리고,무한한 발전의 잠재력을 지닌 나라로 인식하게 된 데는 월드컵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월드컵의 성공을 발판으로 삼아 경제적인 면에 있어서도 세계 강국으로 뻗어나가느냐,아니면 이 정도에서 머무르고 말 것이냐는 우리 스스로의 몫이다.정부와 기업,모든 국민들이 포스트 월드컵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그런 점에서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 전략은 바로 ‘세계속의 한국' ‘세계를 이끌고 가는 한국'을 만드는 하드웨어인 셈이다. 동북아지역이 세계 3대 교역권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주변 국가들간에 동북아의 물동량을 선점하고 비즈니스 거점지역을 조성하려는 경쟁이 가속화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특히 중국경제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은 더이상 늦출 수 없는 한국경제의 생존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그전 점에서 정부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건설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전략은 인천공항,부산·광양항과 같은 중심공항과 항만의 확충을 통해 우리 나라를 동북아의 물류 중심지로 발전시키자는 것이다.또 인천국제공항 주변의 영종도,송도신도시,김포매립지와 부산·광양항의 배후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해 외국인이 기업을 하거나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동북아 비즈니스의 거점지역으로 육성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일부에서는 수도권에 경제특구가 지정되면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된다는 점과 경제특구간의 기능 중복,국제비즈니스 기능의 유치 가능성 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그러나 국제 비즈니스는 중심공항과의 밀접한 연계가 중요하므로 인천공항 주변지역에 입지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 전체를 경제특구화해야겠지만 한정된 재원으로 일시에 개발을 할수는 없으므로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우선 인천공항 주변지역 등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그 효과를 전국토로 확대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수도권 경제특구는 인천공항 지원을 위한 항공물류 기능은 영종도에,첨단산업·정보화와 국제업무 기능은 송도신도시에,국제금융과 첨단화훼 기능은 김포매립지에 배분해 핵심기능이 중복되지 않도록 했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홍콩·싱가포르와 같은 선발 도시에 비해 국제비즈니스 기능의 유치 가능성이 낮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 도약은 우리나라의 생존전략과 관련된 것으로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정부에서는 세제감면 등 경제적인 혜택 외에 영어와 외국 통화의 사용,외국 병원과 교육기관의 진입허용,출입국 제한의 완화 등 외국기업 유치를 위한 다양한 유인장치도 마련할 계획이다.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 도약은 ‘생존의 문제’인 만큼 이와 관련된 논의도 경제성이나 외자유치 가능성 등에 대해 ‘있다,없다.’가 아닌 ‘보다 더 나은전략은 무엇인가.’에 대한 생산적인 방향으로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인택 건설교통부장관
  • 세계 언론학대회 폐막

    지난 15일부터 서울 힐튼호텔에서 1500명의 각국 언론학자와 언론인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세계언론학대회(ICA 2002 서울)가 19일 막을 내렸다.아시아에서는 처음인 이번 대회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화해’라는 주제 아래 일반분과 17개,특수분과 3개 등 20개 분과에서 283개의 세션을 성황리에 치렀다.발표된 논문만도 1200편. 대회에서는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가인 한국의 특수상황과 커뮤니케이션을 연결해 커뮤니케이션이 긴장완화와 화해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주요 테마로 삼아 열띤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ICA(국제언론학회)가 한국대회의 이미지를 이어 ‘국경지대’로 정할 정도로 이번 대회의 성과는 큰 것으로 평가된다. 대회의 성과는 우선 외국 학자들에게 한국의 언론학 수준과 언론상황을 인식시켰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한국의 언론학자는 760명,언론학과가 설치된 대학만도 98개 대학에 이르러 ICA도 한국의 언론학 연구수준을 미국 다음으로 보고 있을 정도다.국내 학생들이 해외로 유학을 떠나지만 오히려 외국 학생들이 국내로 들어와공부할 만한 수준임을 밝히는 데 국내 학자들은 주저하지 않는다. “이번 대회에 참석한 인물들이 전 세계 언론인의 90%를 생산한다.”는 제닝스 브라이언트 ICA회장의 말대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언론학자들이 대거 참석한 만큼 우리 언론학의 수준과 실상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었고, 국내 학자들도 자부심을 느끼는 기회였다는 게 중평이다.특히 대회에서 ICA가 1년에 한명씩 언론학 분야의 학문적 업적을 인정해 선정하는 세계언론학회 펠로(ICA Fellow)로 김영윤(55) 미국 오클라호마대 교수가 뽑히는 영예를 안기도했다. 또 다른 성과는 우리 언론학 연구의 새 지평을 연 점이다.우리 언론학 연구의 방향이 주로 미디어와 언론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던 만큼 이번 대회는 국내 학자들의 시각을 넓힐 수 있는 자리로 국내 학계의 기대가 컸다. 실제로 국가와 인종·종교·문화간 갈등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평화적 해결 방법이 가장 큰 줄기를 차지했다.인터넷이 주로 오락 등에서 활성화했지만 인터넷이야말로 정치·경제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첨병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측면의 연구결과도 많았다. 김학수 한국언론학회 회장은 “우리의 언론학 연구는 언론이 정치·경제 권력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한국의 특수한 사회구조적 여건상 언론 자체에 집중된 경향이 컸다.”면서 “이번 대회는 우리 언론학 연구가 노사관계나 기업협상,환자와 의사의 관계 등 사회 전반적으로 지평을 넓혀야 함을 인식시켜준 중요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제닝스 브라이언트 국제언론학회장 “커뮤니케이션 통한 화해 모색”

    지난 15일 개막해 19일까지의 일정으로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52차 세계언론학대회(ICA 2002 서울)가 기대 이상의 관심과 호응 속에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1500여명의 국내외 언론학자·언론인들이 참석한 이번 대회에서 임기 1년의 ICA(국제언론학회)회장에 공식 취임한 제닝스 브라이언트(57·미 앨라배마대 교수·언론학)씨를 18일 힐튼호텔에서 만났다.브라이언트회장은 “한국의 언론학 수준과 규모에 관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그 실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한국사회 발전에 한국 언론학이 더욱 실질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안을 구체화하는 학문적 과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언론학,특히 커뮤니케이션 이론은 현대의 어느 상황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보편성을 갖는 학문 영역입니다. 이번 대회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의 언론학자들이 사회발전,특히 긴장과 갈등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찾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브라이언트 회장은 “호주 시드니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한 동시 입장을 보고 한국언론학회와 협의를 거쳐 이번 대회의 주제를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화해’로 정했고,대회가 진행되면서 주제의 적합성을 거듭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북한간 갈등과 화해는 비단 한반도의 정치적인 상황에 국한되지 않습니다.이번 대회는 한국적 상황과 연결해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화해와 화합의 방법을 집중 모색하는 자리란 점에서 향후 대회와 언론학 연구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브라이언트 회장은 특히 개막식에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대통령으로서가 아니라 노벨평화상 수상자 자격으로 ICA가 요청한 것이었음을 밝히고 김대통령의 연설이,한국과 유사한 긴장상태에 있는 지구촌 곳곳의 화해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제시한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앨라배마대에 유학중인 한국 학생들을 통해 한국 상황을 잘 알고 있다는 브라이언트 회장은 “현정부의 햇볕정책은 화해 형성의 차원에서 볼 때 개념적으로 훌륭한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면서 이 정책의 실천적 측면에서 언론의 역할이 중차대함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번 대회에서 몇몇 한국학자들의 발표를 통해 한국의 특수한 언론상황과 언론사간 경쟁,언론과 정치의 연관성,산업화에 관해 깊숙이 알게돼 반갑다.”면서 언론이 극단적인 입장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몇년전 미국의 대표적인 어린이 TV프로그램 ‘세시미 스트리트’제작진에게 어린이들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긴장상태와 양쪽 양태를 보여주도록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할 것을 제안해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강력한 파워를 갖는 한국 언론의 특성상 과장되거나 선정적인 보도는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위험성이 크다고 봅니다.” “개막식과 첫날 세션부터 연일 대회장이 가득 메워지는 모습을 보고 한국의 미디어와 언론의 위상을 실감했다.”는 그는 특히 “한국의 언론학이 주로 미디어 등 언론 자체의 상황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에서 탈피해 사회 전반의 정책을 아우룰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이언트 회장은 이번 대회의 성격을 이어받아 내년 5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릴 차기 대회의 주제도 ‘국경지대’로 정했다고 밝혔다.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지대란 개최지의 성격상 한국적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화해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부각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17일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그는 향후 ICA의 운영방향에 관해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선 언론학자와 언론인의 역할이 크다.”면서 “앞으로 커뮤니케이션 연구결과가 각국 정부의 정책결정에 더욱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방안을 집중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진정한 국제화는 지금처럼 서구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이루어집니다.언론학 수준에서 태평양 지역의 선도적인 입장에 있는 한국을 중심으로 동양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20개 분과 283개의 세션을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브라이언트회장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으로 지난 87년부터 앨라배마대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지난해 2월 차기 ICA회장에 선출됐다. 김성호기자 kimus@梳沅瓚潔曺?맛揚?‘서울 다이어리' 제닝스 브라이언트 ICA 회장은 52차세계언론학대회의 공식 영문사이트(www.ica2002.or.kr)에 자신의 서울 체험을 적은 ‘서울 다이어리’(Seoul Diary)를 올려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이 글들은 지난 해 4월 엿새동안 대회 개최지사전답사차 서울을 찾은 바 있는 그가 이번 대회 참석자들을 위해 쓴 것으로 ‘쇼핑’등 5개 주제로 되어있다.이를 요약해 본다. ◆ 쇼핑 = 나는 쇼핑몰에 1년에 한번 이상 가는 일이 없으며 필요한 물건은 인터넷쇼핑이나 통신판매를 이용하는 쇼핑 문외한이다.그러나 서울은 쇼핑자들의 천국이며 쇼핑이 즐거워지는 곳이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다. 쇼핑 나들이는 대회장인 힐튼호텔 부근 남대문시장에서부터 시작된다.남대문시장에 대한 기억은 후각과 청각으로 먼저 살아난다.음식골목의 구수한 냄새는 시식하고픈 욕망을 일으키며 식사를 하고 나온것을 후회하게 만들었다.시끌벅적한 시장 소리는 스타카토 심포니라 할 수 있다.이곳은 관광객이 아니라 시민들을 위한 곳이어서 물건도 기념품에서부터 옷,그릇에 이르기까지 없는 것이 없다.이어 명동은 백화점,상가등이 즐비한 도심 쇼핑가로서 패션상품들이 가득하다.인사동은 어디에나 예술품이 넘친다.양쪽 길을 꽉 채운 도자기제품과 가면수공예품,약장,수납장,동전 등은 나를 사로잡았다. 마지막날은 이태원을 찾았다.우리는 단지 윈도쇼핑이나 할 요량이었지만 멋진 양복들을 보고는 값이라도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점원과의 대화가 시작된지 불과 몇시간 만에 한벌의 맞춤 양복이 호텔방에 배달됐다면 믿을 수가 있겠는가.점원은 220달러로 저녁식사 전까지 옷을 배달하겠으며 만일 맞지 않는곳이 있으면 취침시간 전까지 고쳐다 놓겠다며 사이즈를 재기 시작했다.여기서 영국에서 왔다는 한 여성을 만났는데 그녀는 7∼8벌의 양복을 들고 있었다.10년이상 단골고객 같아 보였는데 이보다 더 확실한 고객만족 지표가 어디 있겠는가. ◆ 엔터테인먼트 = 서울은 한가롭고 느긋한 도시가 아니라는 것을 첫인상에서 알 수 있다.항상 분주하고 부산하다.엔터테인먼트 또한 강렬한 방식으로 행해지며심지어 골프까지도 열광적인 속도로 친다. 서울의 열광적인 엔터테인먼트산업에 참여하고 싶다면 신촌,압구정동,이태원등을 찾아가면 된다.반면 조용한 시간을 즐기고 싶다면 국립극장이나 한국전통식 극장식당을 찾아 보길 권한다.인사동 산천은 15가지 산채요리와 함께 전통무용,전통음악을 들을수 있는 가장 유명한 곳이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경험은 경복궁과 국립박물관을 가본 것이었다.나의 ‘박물관 인내지수’(MTT,‘지루한’박물관을 참관하는 한계시간)는 한시간 남짓이었고 따라서 이번에도 별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다.그러나 박물관 안에‘잉글리시 투어’란 안내판을 보고 그곳서 대기하고 있던 노인 한분을 따라 유물들을 자세히 관람한 결과 나의 MTT는 몇시간으로 확장되었다.그는 완벽한 영어와 풍부한 지식으로 우리 일행 셋을 안내했는데 알고보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역사학 박사로 클리블랜드대학에서 25년간 교수생활을 하고 은퇴해 한국에서 봉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나는 ‘교육과 오락의 결합’에 대한 오랜 지지자인데 이번처럼 훌륭한 ‘에듀테인먼트’는 일찌기 경험해 본적이 없었다. ◆ 문화차이 = 나는 시골출신으로 타향살이를 해서 문화차이에 대해 관심이 많다.한국에서도 이런 사례를 알기 위해 안내책자들을 검토해 봤으나 실용적이 못돼 실망했다.예를들면 ‘밥을 먹을 때 밥그릇에 젓가락을 꽂지 말아라,이는 죽은 사람에게 제사지낼 때 하는 의식.’이란 설명이 있었다.하지만 밥은 주로 숫가락으로 먹게 되고,백동 젓가락은 무거워 일부러 꽂기도 어려워 이런 설명은 하나마나한 것이다.그래서 한국대학원생들에게 외국인이 알아둬야할 한국 문화에 대해 직접 물어 보았다. 여기서 안 것은 한국인들은 유교의 영향으로 위아래 구분이 엄격하며 인사를 할때 머리숙이는 각도가 존경심의 정도를 반영한다는 것,눈을 직접 마주치는 인사는 무례한 것이라는 것 등이다.또한 한국인들은 사람 사이의 간격(퍼스널 스페이스)을 매우 좁게 잡고 생활하는 것도 알 수 있었다.매우 가깝게 서있고 심지어 몸을 부딪치는 일도 잦은데 이럴때 미국식으로 ‘실례했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면 오히려이상한 사람이 된다. 신연숙기자 yshin@
  • 대한매일 창간98/131회 파리총회 이모저모 - 2010世博 한·중·러 3파전

    [파리 주병철 특파원] '이제는 2010세계박람회다.' 오는 12월3일 모로코에서 열릴 132회 세계박람회사무국(BIE)총회에서 2010년 세계박람회개척지가 선정된다.이에 따라 한국(여수) 중국(상하이) 러시아(모스크바) 폴란드(브로츠와프) 멕시코(케레타로)등 5개국 후보지의 막판 유치경쟁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우리나라는 세계박람회 유치를 '포스트월드컵'으로 승화시기키 위해 민·관·지방자치단체가 총력을 쏟고 있다.지난 2일(현지시간)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131회 총회에는 각국의 거물급 인사들이 총 출동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유치전을 벌였다. ●관심 집중된 코리아 파리총회에는 전윤철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유삼남 전 해양수산부장관,정몽구 2010세계박람회유치위원장 등이 대표로 참석했다.대표단은 한국에서 박람회가 열리면 선진국·개발도상국·후진국이 모두 공감할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21세기형 박람회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수 있다고 호소했다.분단된 한반도의 안정은 물론,세계평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점도 집중 부각시켰다.'새로운 공동체를 위한 바다와 땅의 만남'이란 대주제 아래 ▲새로운 공동체 구현을 위한 신기술 ▲연안과 해양의 지속 가능한 이용 ▲바다와 땅이 만나는 곳,항만▲문화의 만남 등을 소주제로 정해 세계박람회 유치 홍보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유치 신청국들의 설명회를 겸한 파리총회에서 우리나라는 영국의 월드마크사에 200만달러를 주고 특별 제작한 10분짜리 영상물을 선보였다.월드컵 4강신화를 이룬 한국팀의 극적인 경기장며과 길거리 응원모습을 보여줘 경쟁국을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 부총리와 정 위원장은 번갈아 가며 여수 주변의 인프라 확충계획,박람회장 조성계획,세계박람회에 참여하는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지원약속 등을 소개하며 표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특히 월드컵 대회기간중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붉은 악마'티셔츠와 한국공예품 등이 든 기념가방을 88개 BIE회원국 대표들에게 나눠줘 관심을 유도했다. 한편 정부는 앞으로 남은 5개월의 홍보활동이 유치 여부를 결정짓는 관건으로 보고 정부차원의 공식사절단을 구성,이르면 다음달부터 BIE회원국에 순차적으로 파견하기로 했다.정 위원장은 정부 사절단과는 별도로 회원국을 직접 방문해 유치활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만만찮은 중국과 러시아 우리나라를 제외한 4개국 가운데는 중국이 가장 위협적이다.세계적인 항구도시인 상하이와 인접한 푸등지구의 비약적인 발전을 소개하며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푸둥의 발전이 전 중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 자신감에서 주제도 '더 나은 도시,더 나은 삶(Better City,Better Life)으로 정했다. 우이 유치위원장(국무위원),탕자쉬안 외교부장 등 거물급 인사들이 총회에 대표단으로나와 유치 필요성을 역설했다 러시아도 '자원·기술·아이디어-세계통합의 길'이라는 주제로 군사대국에서 경제대국으로 비약하기 위한 디딤돌로 삼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을 폈다.그러나 폴란드와 멕시코는 박람회 개최에 따른 투자계획조차 밝히지 않아 유력 후보군에서 밀려나 있는 상태다. ■정몽구 유치위원장 - 2년간 30개국 다니며 유치활동 … “팽팽한 접전입니다.하지만 정성을 다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걸로확신합니다.” 1999년 11월 ‘2010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을 맡아 2년반 가까이 발벗고나서고 있는 정몽구(鄭夢九·63) 현대·기아자동차총괄회장은 요즘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차 있다.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강인한 체력과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88서울올림픽 유치의 주역인 부친(고 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에 이어 동생정몽준(鄭夢準·무소속) 의원이 2002 한·일 공동월드컵 유치를 성공적으로이끌어 낸 것도 적잖은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힘든 줄 모르고 다닙니다.2010세계박람회 유치는 국가와 민족의 장래에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이런 기회를 놓쳐서야 되겠습니까.” 그는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고속전철사업 완료 등 굵직굵직한 9개의 대형 국책사업이 마무리되는 2010년에 세계박람회가 열린다면 88서울올림픽,2002월드컵과 함께 3대 국제행사를 치르는 ‘대단한’ 국가로 급부상하게 될것”이라며 “이는 선진국 진입의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애착만큼 힘껏 뛰었다.지난 2년여동안 무려 30여개국 16만㎞를 날아다니며 유치활동을 펼 정도로 강행군했다.지구를 4바퀴나 돈 셈이다.지난해 말미국 브라질 바하마(중남미) 캐나다 등지를 돌 때는 꼬박 이틀을 비행기에서 잠을 잤다.지난번 총회 때도 폐막되자마자 불가리아로 날아가 홍보전을펴는 열성을 보였다.하지만 걱정도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개최도시로 예정된 여수가 경쟁도시인 상하이나 모스크바 등에 비해 지명도나 규모면에서는 불리한 게 사실입니다.그래서 낙후된 지역을 개발해 최대한의 지역개발 파급효과를 노린다는 세계박람회의 취지에는 더 없이 적합하다는 점을 회원국에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물질문명에 찌든 지구촌에 ‘바다와 육지와의 만남’이라는 친환경적인 행사를 통해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의 공존을 지향하는 우리의 노력이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며 유치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쳤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생각으로 막판 유치활동에 박차를가한다는 각오다.그래서 당분간 해외로나가 회원국들을 설득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고 한다. “지난 월드컵 때 동생(정몽준 의원)을 많이 도와줬는데 이번에는 동생이형을 도와주겠지요?”라고 묻자 빙그레 웃었다. “도와줄 것으로 믿습니다.형제끼리 도와가며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병철기자 ■생산 유발효과 16조 8000억 2010년 세계박람회가 여수에서 개최되면 생산유발 효과 16조 8000억원,고용창출 효과 23만명에 이를 전망이다.산업연구원의 분석 결과다. 88서울올림픽,2002월드컵의 생산유발 효과가 각각 4조 7000억원,7조 9000억원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세계박람회 개최의 파급효과는 엄청나다.직·간접적 부가가치 역시 7조 8000억원에 이른다.다른 국제행사가 1조 3000억∼3조7000억원에 이른 점과 비교하면 훨씬 크다. 고용창출 효과도 대단하다.최소 23만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예측된다.임시직까지 합치면 54만명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수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 관광벨트개발로 지역간 균형개발도 가능하다.특히 세계박람회 개최 후 전시공간은 물론 해양위락시설 등은 관광도시로 탈바꿈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오동도와 인근 해수면에 조성될 박람회 부지는 총 122만평(박람회장 44만평,주차장 8만평 포함).2조 4000억원이 연차적으로 투입되며,주제관·국가전시관·이벤트시설·해양테크노파크·해상호텔 등을 짓는다.160여개국과 30여개국제기구가 참가할 예정이며,관람객은 약 3000만명(내국인 2500만명,외국인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유치위원회측은 추산하고 있다. ■1851년 첫 개최…이번이 106번째 EXPO(박람회)는 인류사회의 지식과 기술을 함께 나누고,미래의 새로운 인류문명을 제시하는 정부 주관의 국제행사다.근대적 의미의 EXPO는 영국 런던EXPO(1851년)가 효시다.2000년 독일 하노버박람회까지 모두 105차례 개최됐다.미국이 30차례로 가장 많이 열었다.이어 영국(14차례) 프랑스(12차례) 벨기에(7차례) 스페인·일본(2005년 아이치EXPO 포함,5차례) 등이다. EXPO는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국제행사다.3대 행사를 모두 개최한나라는 영국 독일 스페인 미국 일본 등 5개국에 불과하다.우리가 세계박람회를 유치하면 3대 행사를 모두 개최한 6번째 나라가 된다. 우리나라는 1987년 세계박람회사무국(BIE)에 정식 가입했다.93년에 대전EXPO를 유치한 적이 있지만,이는 5년마다 한번씩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정식박람회(등록박람회,전시기간 6개월)가 아닌 과학분야만을 다룬 간이박람회(인정박람회,전시기간 3개월)였다. 201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오는 12월 BIE총회에서 회원국 3분의 2 이상출석에,3분의 2 이상 득표한 나라로 최종 결정된다.3분의 2 이상 지지를 얻지 못하면 최소 득표국을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투표가 계속 실시된다.
  • 연극/갈매기 등

    ◇갈매기= 19일까지 오후7시30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71-1742.안톤 체호프 작,김철리 연출.사실주의 연극의 장을 연 러시아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연출노트를 바탕으로 새로운 형식을 찾는 예술가의 삶과 죽음을 성찰.무료공연.국립극단. ◇어!머니?= 20∼8월11일 평일 오후7시30분 토·일 오후4시·7시(월 쉼)씨어터 제로(02)3143-3500.장정일 원작,차명욱 연출.2명의 수감자가 어머니에게 품는 그리움.극단 고리. ◇우수 마당극 퍼레이드= 20·27일 오후7시30분,21·28일 오후5시 국립극장하늘극장(02)2278-5818.신명아트센터,극단 갯돌,민족예술단 우금치,놀이패열림터,금수예술마을 등 지역 공연단 초청 마당극 잔치. ◇만남=20∼8월22일 오후2시·4시30분(월,8월 8·9일 쉼)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02)499-3487.유홍영·나카지마 켄 연출.한국과 일본의 전통놀이를 이용해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그림.한·일 어린이극 전문극단의 합동 공연.극단 사다리·가제노코큐슈. ◇내사랑 DMZ=19∼8월25일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4시30분·7시30분,일오후3시·6시(월 쉼)극장 아룽구지(02)745-3967.오태석 작·연출.DMZ를 지키고자 하는 동물을 통해 분단의 비극을 돌아보게 하는 가족극.극단 목화. ◇모자와 신발= 28∼8월11일 오후2시·4시(8월5일 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580-1300.김민정 작·연출.신발을 찾아 떠나는 모자의 여행기.극단 사다리. ◇피아노와 플룻으로 만든 그림연극= 24∼8월4일 오후1시·3시(월 쉼)정동극장(02)7511-500.김성제 연출.피아노와 플루트의 선율 위에 펼쳐지는 마술,종이접기,그림자극.상상력을 자극하는 어린이연극.극단 성시어터라인. ◇혜화동 파출소2=28일까지 오후4시30분·7시30분(월 쉼)창조콘서트홀(02)744-8617.김은숙 작,윤영선 연출.죽은 자를 재판하는 파출소의 풍경을 통해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돌아봄.극단 얼. ◇2002 첫사랑= 8월25일까지 평일 오후6시 토·일 오후3시·6시(월 쉼)소극장 아리랑(02)741-5332.방은미 작·연출.학생들의 꿈과 가치관을 첫사랑의 경험으로 풀어낸 청소년 연극.극단 아리랑.
  • NGO/ ‘양심적 병역거부’ 찬반논란 확산

    한국 사회에서 병역 문제처럼 강한 폭발력을 갖는 이슈를 찾기란 쉽지 않다.본인이나 아들의 병역기피 논란으로 인기 절정의 가수가 국내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고위관료들이 현직에서 낙마하기도 한다.각종 선거에서도 병역문제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는 종교와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사람들 역시 ‘병역기피자’라는 멍에를 쓰게 된다.그러나 올초부터 본격화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운동이 힘을 얻으면서 사회의 시각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무엇보다 사법부의 판단이 유연해졌으며,종교적 신념뿐 아니라 이념의 자유를 내세우며 병역거부를 선언하는 사람도 나타났다.양심적 병역거부가 확산되면서 찬반 논란도 거세다. ◇확산되는 양심적 병역거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는 불교신자 오태양(28)씨가 마련했다.오씨는 입영일이었던 지난해 12월17일 “신앙과 신념에 따라 입대를 포기하고 사회봉사에 전념하겠다.”며 병역거부를 공식 선언했다. 그동안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만의 문제로 치부됐던양심적 병역거부가 오씨의 선언 이후 종교계와 시민단체 사이에 새로운 ‘인권 문제’로 부각됐다. 평화인권연대,인권운동사랑방 등 30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가 지난 2월 발족한뒤 꾸준히 운동을 벌여왔으며,대체복무제 입법안도 마련했다. 김수환 추기경도 “공공의 양식이 허락하는 한 종교적 이유에 의한 양심적인 병역거부는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은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8차 유엔인권위원회에 참석,국제 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이에 힘입어 유엔인권위는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해 각국이 시행하고 있는 법과 관행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사법부의 유연한 판단= 법원은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해 ‘구속’과 ‘3년형 선고’를 관행처럼 지켜왔다.그러나 올해부터는 ‘불구속’이나 ‘보석’,‘선고연기’등의 판결이 많아졌다. 오태양씨의 경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2차례에 걸쳐 기각됐다.서울지법 동부지원은 지난달 19일 오씨의 첫 공판에서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병역법의 위헌 여부 판단을 기다려보자.”고 밝혀 헌재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사실상 재판을 연기했다. 광주지법도 최근 정모(28)씨의 선고공판을 무기한 연기했으며,조모(20)씨에게는 직권보석 결정을 내려 석방했다. 지난해 기소된 양심적 병역거부자 248명 가운데 83.3%가 징역 1년6월형을 선고받았다.이는 군 복무기간보다 긴 3년형을 선고했던 관행이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을 만큼의 ‘맞춤 형량’으로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기준인 현행 병역법은 지난 1월 말 법원에서 위헌제청심판 청구가 받아들여져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논쟁은 계속= 양심적 병역거부를 찬성하는 쪽은 운동을 더욱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군대 내 인권과 복지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분단에 따른 군사주의와 특정 종교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인권이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양심을 지키기 위해 1600여명의 젊은이가 아직도 감옥에 있는 현실을 고쳐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착잡한 심정으로 고위층 자제의 병역기피를 목격한 많은 국민들도 호의적이지 않다. 서울대 법대 성낙유 교수는 “개인의 양심과 신념은 존중해야 하지만 우선공동체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해도 현역 복무와의 형평성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병역거부 유호근씨 “동족에 총부리 겨눌 수 없습니다” “동족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것을 제 양심이 허락지 않습니다.” 종교 문제로 병역을 거부한 종전 사례와 달리 ‘비종교적’이유를 내건 병역거부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평화운동가로 알려진 유호근(27)씨는 입영 당일인 지난 9일 군 부대로 가지않고 서울 종로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전쟁반대와 평화실현의 소신을 지키겠다.”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유씨의 결심에는 지난해 12월 오태양씨의 선언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대학 시절부터 평화와 통일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던 유씨는 언론에서 오씨의 병역거부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평화인권연대’에 연락,자문을 구했다.지난달에는 인터넷 모임인 ‘양심적 병역거부를 준비하는 모임’에도 가입했다. 현재 민주노동당 서울 동작갑 지구당 사무차장으로 일하고 있는 유씨는 95년부터 통일문제연구소의 ‘흥사단 아카데미’에서 활동했고,99년에는 민간차원의 ‘평양 숭실 방문단’을 결성하는 등 통일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당초 방위산업체 산업기능요원을 지원,현역 복무를 대신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4주간의 군사훈련 때문에 포기했다는 유씨는 “내 소신과 양심에 반하지 않는다면 더 긴 복무기간과 더 어려운 조건이라도 기꺼이 수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는 “대체복무 등을 통해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씨는 “‘자식을 결코 감옥에 보낼 수 없다.’며 펄펄 뛰시던 아버지도 이제는 내 소신을 존중해 ‘끝까지버텨내라.’고 격려해 주신다.”고 했다.유씨는 “하지만 아직 내 문제로 마음 고생을 하고 계신 어머니께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어릴 때 국군장교를 꿈꿨다는 유씨는 “이미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는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준비하는 주변 사람들을 무조건 비난하지 말고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오태양씨의 병역거부 선언으로 내가 용기를 얻은 것처럼 나 하나의 행동으로 또 다른 사람들이 소신과 양심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대체복무제 입법안을 보면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 도입을 주장해온 시민단체들에게 지난 4일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청회는 무척 뜻깊었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는 모임’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가 공동 주최한 이날 공청회에서는 연대회의가 마련한 대체복무제도 입법안이 공개됐다. 병역법을 개정하는 형식을 취한 입법안은 우선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역을 기존의 보충역 종류에 추가하는 방식을 택했다.공익근무요원,공중보건의사,산업기능요원 등 현재 실시하고 있는 7가지 보충역에 대체복무역을 새로 포함시킨 것이다. 복무 영역은 군사적 성격을 띠지 않는 사회복지시설 봉사 업무로 정했으며,보건복지부장관의 지휘 감독을 받도록 규정했다.보충역의 기초군사훈련을 위한 교육소집에서 대체복무요원을 제외하는 대신 직무 교육을 받도록 했다.복무기간은 36개월 이내로 정했다. 연대회의는 대체복무요원 판정 절차법도 만들어 대체복무자 판정절차,관할기관,병역기피 방지 등을 명시했다. 절차법은 대체복무 문제를 총괄하는 대체복무위원회를 두고 중앙 및 지방위원회,군복무 중인 사람의 대체복무 신청을 받는 특별위원회 등을 설치토록했다.대체복무위원회는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방부와 병무청과는 별도로 보건복지부에 속하도록 했다. 대체복무 신청 사유로는 종교뿐만 아니라 윤리·정치·평화주의·인도적 사유까지 포괄하는 양심적 이유로 정했다.입영대상자는 징병검사후 30일 전까지 신청토록 했으며,군복무 중인 사람도 입영 후 1년 이내에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병역 거부를 이유로 처벌된 사람의 사면복권도 규정해 놓았다. 입법을 주도한 박서진 변호사는 “현행 병역법상 공익근무요원에는 예술체육분야 복무자,개발도상국 지원 업무자 등도 포함돼 있어 대체복무제 도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면서 “대체복무가 병역기피로 전락하는 것을 차단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 나간다면 대체복무제가 조속히 정착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 탈북자 급증…교육시설 하나원 르포/ “”화장실 앞 아침마다 줄서요””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율곡리 산 106의5번지.북녘땅을 떠난 탈북자들이 처음 머무르는 하나원의 주소지다. 하나원은 서울에서 한시간 반 남짓 떨어진 곳에 있다.조병화(趙炳華) 시인이 쓴‘이 집은 북녘을 떠나∼’로 시작되는 글을 새긴 커다란 돌이 정문앞에서 방문객을 맨먼저 맞는다. 지난 99년 7월8일 1만 8600여평의 대지,2214평의 건평에 문을 연 하나원은 탈북자들이 남쪽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심리적인 안정과 직업 훈련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한마디로 남한 사회로의 ‘사회화’를 도와주는 곳이다.언어 등 문화적 이질감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시장에서 물건 사기 등 생활 현장 체험도 하나원의 중요 프로그램중 하나다. 교육관 지하 1층 4∼5평쯤 되는 교실에서는 중학과정쯤으로 보이는 학생 4명이 교사 한 명과 함께 지점토로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아무거나 마음대로 만들어 보세요.지점토는 여러분 것이니까 선생님도,옆 친구도 의식할 필요 없어요.”학생들은 문틈으로 엿보는 낯선 방문객이 어색한지,주제의 제한이 없다는 사실이 생경한지 연신 지점토만 조물락거리며 쭈뼛거린다.중·고등학생들은 이처럼 학교에 가지 않고 하나원 자체 교육 과정 ‘하나둘 학교’를 다닌다. 학교를 파한 삼죽초등학교 1∼2학년 5명과 만났다.하나원 김중태(金仲台)원장이 “학교에서 배운 노래 한 번 불러봐.”하니 자기네들끼리 쑥덕거리다가 ‘푸른하늘 은하수’를 멋드러지게 합창한 뒤 쪼르르 뛰어간다. 한쪽 방에서는 1∼3살 아이들이 세상 모르고 낮잠에 빠져 있었다.부모와 함께 남으로 온 유아 5명,5∼7살 어린이 3명이 있다.이 아이들은 밝은 표정으로 인사한 뒤 방긋거린다.나이가 어릴수록 사회 적응의 속도는 빨라지는 것 같다.김 원장은 “초등학생 아이들은 일반 학교에 보내도 빠르게 적응을 잘하는데 중·고등학생들은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여서인지 적응을 잘 못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1301명이 이 곳을 거쳐갔다.현재 묵고 있는 사람은 238명이다.당초 2인 1실로 1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지어졌으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탈북자들이 매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원측은 57억원의 예산을 들여 200∼300명이 동시에 묵을 수 있도록 증축 공사에 들어가 2003년 11월까지 마칠 계획이다.한 탈북자는 “특히 아침이면 사람들이 많이 몰려 씻고 용변을 보는데도 어려움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시설뿐 아니라 직원도 턱없이 부족하다.4급 서기관인 하나원장과 함께 30명의 직원이 있다.12명은 기능직이다.화장실 가서 물내리는 법,가전제품 사용법,언어생활,질병 상담 등 할 일은 태산같이 많지만 역부족을 느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6∼7명의 자원봉사자가 일손을 덜어주고 있으며,주말에 종교단체 등에서 찾아오는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빌려 겨우겨우 꾸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한 직원은 “탈북자의 80∼90%가 각종 질병을 갖고 있는 환자”라고 말했다.하나원에는 간호사 1명이 질병 관련 모든 일을 도맡고 있다.또 다른 직원은 “2개월의 교육 기간은 주민등록증 취득과 의료보호증을 갖게 하는 데 급급할 정도로 짧다.”면서 “최소한의 내실있는 교육이 되려면 직원수도 대폭 늘리고 교육기간도 6개월 이상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나원 교육프로그램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직업 훈련이다.컴퓨터실과 요리실,봉제실 등을 둘러봤다.봉제실에는 재봉틀 15대가 있었다.봉제 기술을 배워 부업을 할 수 있다고 하나원 관계자는 설명했다.하지만 기초적인 봉제와 운전,컴퓨터 교육만으로는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경제적 자립을 하기는 어렵다.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들은 결국 남한 사회 하층민으로 편입될 개연성이 높은 게 현실이기도 하다. 그래도 탈북자들은 모든 것이 고맙고 좋기만 하다.북한에서 김책종합공대를 나온 탈북자 최영헌(37·가명)씨는 아내,10살 아들과 지난 5월25일 남한에 들어왔다.최씨는 “통일된 조국의 교육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을 갖고 싶다.”면서도 “아직 무슨 일을 할지 정하지 못했다.”고 불안함을 드러냈다.앞으로도 탈북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이에 따라 우리 사회는 더 많은 돈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그러나 통일 비용은 분단 비용보다는 적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안성 박록삼기자 youngtan@
  • [사설] 장총리의 부적절한 ‘국적’ 해명

    장남의 한국국적 포기에 대한 장상 총리서리의 처신에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많다.분단상태의 우리에겐 총리 아들의 국적포기 사실 자체도 병역의무 면제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정서상 수용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이런 터에 장 총리는 국민들을 이해시키기보다는 적절치 못한 해명으로 상황을 더 꼬이게 만들고 있다. 장 총리는 12일에야 장남의 국적을 바꾸겠다고 밝혀 국민들의 정서에 한발 다가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발생 초기에 이 문제를 변명하고 감추려는 데만 급급했던 것은 총리가 아닌 평범한 한 어머니의 입장에서나 가능한 일이어서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장 총리는 당초 “장남은 몸이 아파 병역을 면제 받았다.”고 했다가 나중에야 “미국 유학시절 태어난 아들이 미국국적을 자동으로 취득했다가 법무부의 이중국적 해소 종용에 따라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고 말을 바꾸었다.여기다 “총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한국국적 포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 과연 문제의식이 있는 것인지를 의심케 만들었다.진심이라면 장 총리의 국가관이나 도덕성에 의문을 갖는다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우리의 법체계가 이중국적을 금하고는 있지만,이는 18세가 된 이후에나 부닥치는 일이다.네살 되던 해에 이중국적을 피하라는 법무부의 종용이 있어 검토 끝에 현실적으로 미국 국적을 포기하는 방법이 없어 한국국적을 포기했다고는 하나 보통사람들은 병역의무 대상에서 빠지기 위해 국적을 포기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또 시민단체 등은 한국국적을 포기했는데도 주민등록이 남아 있었고,고교까지를 국내에서 다닌 것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이런 것들에 대해 장 총리는 국민들의 의혹이 깨끗하게 해소될 수준의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지명돼 여러가지 의미 부여를 받는 사람이 아들의 국적문제 해명 과정에서 의혹을 사 내각의 출범부터 어렵게 만들고 있는 지금의 사태는 안타깝다.이 문제는 어차피 국회 인준과정에서 충분히 걸러질 문제이긴 하다.그러나 그 이전에 빨리 국민의 기대수준에 맞는 해명을 함으로써 혼란을 조기에 없애는 것이 장 총리의 책무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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