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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인 EU’ 유럽 戰後 동서분단 청산

    (코펜하겐 AFP 연합) 체코를 비롯해 구 공산권이 대부분인 동구 및 지중해10개국의 유럽연합(EU) 가입협상이 13일(현지시간) 공식 타결됐다. EU는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체코,폴란드,헝가리,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몰타,키프로스 등 10개국의 EU 가입을 최종 승인했다.이들 국가는 오는 2004년 5월부터 가입절차에 들어가 EU 회원국의 지위를 얻게 된다. 이로써 EU는 2차대전 이후 동서분단 시대의 종료를 공식 선언하고 명실상부한 하나의 유럽으로 거듭나게 됐다.이는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13년만의 역사적 사건이다. EU는 그간 EU 가입을 강력 희망해온 터키에 대해서는 2004년 12월까지 가입 기준을 충족할 경우 지체 없이 가입 협상을 시작한다는 원칙을 확정했다.터키는 최근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2003년부터 EU 가입 협상을 시작할 것을 요구해 왔다.오는 2007년 EU 가입을 희망하고 있는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에 대해서는 가입 협상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EU 신규가입 협상 타결로 EU회원국은 기존 15개국에서 25개국으로 늘어나게 됐다. 로마노 프로디 EU집행위원장은 “유럽이 사상 처음으로 국민들의 자유의사에 따라 하나로 통합될 것”이라며 “신규 10개국의 가입으로 유럽의 분단이종료됐다.”고 선언했다.
  • 학술단신

    ●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더불어 함께 하는 작은설 동지’행사를 22일 갖는다.낮 12시 부뚜막 가마솥에 팥을 삶아서 팥죽을 만드는 시연행사로 시작하여,한옥마을 각 가옥을 돌아다니며 솔잎으로 팥죽을 뿌려 전염병 등을 막는 액막이굿을 펼친다.동지팥죽을 시원한 동치미와 함께나누어 먹은 뒤 오후 1시 정읍농악의 비나리굿,3시 경기민요 한마당,3시30분 타악퍼포먼스 두드락 공연 등 볼거리가 이어진다. ● 한국국제교류재단은 러시아 국립문서보관서가 소장한 한국 관련 비밀문서및 중요 외교문서를 요약한 자료집을 냈다.모스크바 국립대 역사학부 객원교수를 역임한 박종효 씨는 이 문서들을 소장 기관별로 배열하고,사건별로 중요한 문서의 내용을 요약했다.자료집은 1884년 조선과 러시아 수교조약 체결후 식민지화 과정,독립운동,남북분단 등과 관련되는 780여 문건을 담고 있으며 대한매일이 지난 5월 특종발굴해 지면에 연재했다.
  • 클로즈업/MBC ‘생태기행 임진강’

    임진강의 4계절을 MBC 자연 다큐멘터리 ‘생태기행 임진강’편(오후11시30분)에서 소개한다. 자연생태정보원의 자연다큐 전문 카메라맨들과 생태학자들이 지난해 말부터 1년 동안 위장텐트를 치고 작업한 끝에 건져낸 역작이다. 다큐멘터리는 먼저 봄을 알리는 임진강 화진폭포의 힘찬 물줄기에 초점을맞춘다.이어 모래밭에 둥지를 튼 깝작도요가 정성껏 알을 부화하는 모습,물고기 줄납자루 부부가 조개를 찾아 산란하는 모습 등을 소개한다. 푸른 나무로 여름옷을 갈아입을 무렵에는 새끼를 독립시키려는 황조롱이 가족이 보인다.어미가 화려한 비행을 해보이면 어린 4형제도 하늘을 날아보려안간힘을 쓴다. 장마 끝에 잔잔해진 물 속에서는 번식 본능이 강한 참중고기,모래와 같은 색을 가진 모래무지,송강노어라 불리는 꺽정이 등도 나온다.가을을 맞은 임진강에는 가을 참게가 산란을 위해 고향인 바다로 갈 채비를 하는 가운데 반가운 겨울 손님이 찾아든다.희귀해서 세계적인 보호를 받는 재두루미며 시베리아 흰 두루미,검은 목두루미가 등장하면서 임진강의 겨울 해는 저물어 간다. 제작진은 “남북 접경지역인 임진강은 인적이 드물어 생태가 잘 보존돼 있다.”면서 “남북분단의 현실과,자유롭게 왕래하는 평화로운 생명체의 모습이 대조를 이뤘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현진기자 jhj@
  • [대한포럼]北風은 숙명인가

    북한의 핵동결 해제 선언으로 또다시 형성된 북풍(北風)이 우리의 대선정국을 관통하고 있다.아직은 그 위력과 나아갈 방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북풍이 세를 형성하면서 한반도 남쪽을 강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역대 선거결과를 보면 이 바람은 크든,작든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세계 4대 통신사 가운데 하나인 AFP 통신도 벌써 “북한이 한국의 팽팽한 대통령 선거전에 폭탄을 떨어뜨렸다.”고 타전했다. 분단된 나라의 선거에서 북풍은 정말 피할 수 없는 숙명인 것인가.우리에겐 정녕 통일이 되기 전에는 고칠 수 없는 천형(天刑) 같은 것일까.잊어버리고 살다가도 선거때만 되면 무슨 망령처럼 되살아나기를 거듭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움직임을 보면 북풍의 숙명은 보다확연히 드러난다.이 후보와 노 후보는 북한의 핵동결을 촉구하면서 ‘이른시일안에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핵포기 설득’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를 대통령 당선자 특사 자격으로 미·중·북한에 파견’과 같은해법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놓고 있다.북핵위기는 민족의 생존이 걸린 문제로 차기정권을 담당하겠다고 나선 후보들이 나름의 해법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온당하다.그러나 이는 겉모양이 그러할 뿐이다.속에는 민심의 향배에 대한 경계와 예민함이 숨어 있다. 하긴 북풍의 역사는 후보들에게 두려움을 주기에 족하다.가장 대표적인 것은 민정당 노태우 후보와 3김이 격돌했던 지난 1987년 13대 대선때다.투표일을 불과 보름 앞두고 KAL 858기가 떨어져 115명 탐승객 전원의 목숨을 잃는대형사고가 터진 것이다.투표 하루 전날 폭파범 김현희씨가 재갈이 물린 채김포공항 비행기 트랩에서 내릴 때 선거는 이미 결판이 나 있었다.92년 14대 대선때는 ‘이선실 간첩단 사건’이 터지면서 김대중 후보가 색깔론 시비에 휘말렸고,YS가 많은 표차로 당선됐다.97년 15대때 역시 천도교 교령을 지냈던 오익제씨 월북사건이 불거졌다.그러나 두차례 북풍을 경험한 김대중 후보진영이 ‘기획 월북설’로 맞받아치는 등 선수로 대응했다.결과는 신승이었지만,DJ의 당선이었다. 이렇다 보니 ‘북풍은 있다.’가 선거의 정설이 되어버렸다.북풍을 제기했거나,이를 효과적으로 방어한 후보가 승리를 거머쥔 까닭이다. 그러나 역사는 결코 가볍지 않고,선거는 재미있다.국민의 정부 초기에 JP총리인준이 국회에서 6개월이나 미뤄지고,실업예산이 3개월이나 낮잠을 자던 때가 있었다.이때부터 DJ의 원내 다수의석에 대한 집착은 강해 보였고,최종 목표를 2000년 4월 16대 총선으로 잡았던 것 같다.새천년 민주당을 창당하고,총선 투표일 사흘전에 전격적으로 ‘6월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한데서도 이를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그러나 그토록 열망하던 과반 확보에실패했고,전통적으로 강세였던 수도권 지역에서도 한나라당에 패배했다.선거전문가들 사이엔 이른바 ‘역북풍’이 패인으로 제기됐다. 이번 북한의 핵동결 해제 선언은 우리와는 관계없이 북·미갈등 속에서 빚어진 것으로 과거와는 성격이 판이하다.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북풍의 범주에 속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통념의 잣대로 볼 때 보수층을 결집시키고,대북 강경세력에 유리할 것처럼 일단 비춰진다. 그러나 우리에겐 이미 한 차례 역북풍을 만들어낸 경험이 있다.이는 민의가 북풍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왜곡되는 것을 마냥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유권자의 각성이 자리잡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또 우리사회는 평양과 금강산을다녀온 사람들로 넘쳐난다. 웬만하면 이제는 북의 ‘허풍’ 정도를 간파할눈높이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역사발전의 시계는 무엇으로도 되돌리기 어렵다.그래서 더 이상의 북풍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양승현 논설위원 yangbak@
  • EU 신규가입국 농업보조금 마찰/덴마크서 정상회담...체코등 최초 지급비율 인상 요구

    유럽연합(EU)은 12일부터 이틀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동구 및 지중해 10개국을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이번 회담에서 EU 15개국 정상들은 체코,폴란드,헝가리,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몰타,키프로스 등 10개국의 회원가입문제를 공식 논의하게 된다.지난 10월 EU 정상들은 EU 확대 일정 및 조건에대한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 이들 10개국은 연말까지 협상 절차를 마치고,유럽의회와 각국 의회 비준을거쳐 2004년 5월1일 정식 회원국이 된다.이로써 EU는 동서분단으로 빚어진수세기간의 분열과 갈등을 끝내고 진정한 통합 대륙으로 재탄생할 전기를 맞았다. 그러나 정상회담 개최 직전까지 가입 조건을 놓고 기존 회원국과 신규 회원국들이 이견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 EU 확대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할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양측 외무장관들은 지난주부터 협상을 벌여왔으나 재정지원,농업보조금 문제 등을 놓고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EU는 신규 회원국들의순조로운 가입을 위해 2004년부터 2006년까지 400억유로를 지원해주기로 했다.그러나 신규 가입국들은 충분치 않다며 당초 책정했던 425억유로를 지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농업보조금과 관련해서도 마찰이 일자 EU가 한발 양보해 최초 지급 비율을25%에서 50%로 인상한다는 타협안을 제기했다.그러나 농업국이 대부분인 신규 가입국들은 “이런 조건이면 내년 국민투표에서 가입이 부결될 수 있다.”고 여전히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EU 순회 의장국인 덴마크는 구조조정자금 3억유로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신규 가입국뿐 아니라 기존 회원국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특히 EU예산 최대 분담국인 독일은 경제난을 들어 신입국에 대한 재정지원 방안과 규모에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덴마크는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EU와 신규 가입국들이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이번 정상회담이 실패,EU 확대 일정이 대폭 지연될것이라고 경고했다. 터키 문제도 주요 쟁점 중 하나.기타 후보국중 불가리아와 루마니아는 가입기준 미달로 일정이 2007년으로 늦춰졌다.그러나 1999년 후보국이 된 터키에 대해서 EU가 협상 개시 일정을 제시하지 않아 터키에 다시 한번 실망을 안겼다. EU는 터키의 경제·인권·민주화 상황 등이 가입조건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가입협상 개시 일정을 무기한 보류시켰다.다만 터키의 인권개선 등을 조건으로 오는 2005년에 가입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터키는 2003년으로 일정을 앞당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수도이전 파장 공방/李.盧양자토론가능성

    대통령선거가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을 이전하겠다는 것은 불안한 후보의 위험한 정책”이라면서 “서울이전은 안보불안을 초래할 것이며,분단을 고착화하는 반통일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신 행정수도 건설 충북추진위 현판식’에서 “한나라당은 서울 아파트값 하락 등 근거없는 주장으로 국민을 속이지 말라.”고 반격했다. 이 후보는 전날 노 후보가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TV 양자토론을 갖자고 제의한 것을 전격 수용했다.이 후보측과 노 후보측은 14∼15일쯤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TV 양자토론을 방송사 등이 주관한 가운데 추진하기로 했다.하지만 협의시간이 촉박하고 민노당측의 반대가 거센 데다 주관사 결정도 난항이 예상돼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곽태헌기자 tiger@
  • 권용우 성신여대 대학원장 기고 - “행정수도 이전 국민투표로”

    행정수도 이전에 관한 논쟁이 뜨겁다.논의의 명분은 수도권 과밀해소와 지역균형발전이다.국토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46.7%의 인구가 집중되어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수도권도 살고 비수도권도 함께 살자는 상생의논리도 깔려 있다. 노무현 후보는 충청권에 행정수도를 건설하고 청와대와 국회,중앙부처를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이회창 후보는 행정수도 이전은 실현불가능한 얘기이며 만일 이전된다면 서울이 공동화된다고 반박했다.권영길 후보는 노 후보가 주장한 6조원의 재원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행정수도 이전에 관해서 긍정론과 신중론이 병존한다.긍정론에서는 행정수도 이전이 수도권 과밀해소의 획기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신중론은 행정수도의 입지·규모와 기능,이전 대상기관의 범위,소요예산과 재원,통일 이후의 수도문제 등을 따져본 이후에 결정하자고 한다. 이전 후보지에 관해서 서울로부터 1∼2시간 소요되는 생활권으로서 개발 잠재력이 있는 곳이어야 할 것을 지적하는 의견이 있다.그러나 행정수도의 입지는 외국의사례에서처럼 정치·경제·사회·문화·지리적 요인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합의가 중요하다.우리나라는 분단이라는 특수상황에 있기 때문에고려해야 할 변수가 하나 더 있는 셈이다.따라서 광범위한 국민적 여론을 수렴하여 후보지를 결정하는 것이 도리이다. 행정수도의 규모와 기능은 이전 대상기관의 측면에서 청와대와 국회 그리고 25개 부처가 함께 이전하느냐,아니면 정치·행정의 일부 부처가 이전하고나머지는 현 위치에 놔두느냐,또는 경제관련 부처를 지역특성에 맞추어서 분산 이전시키고 나머지 부처는 그대로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첫째로 한 곳에 청와대와 국회 및 행정부 전체를 옮기는 경우는 천도(遷都)수준의 이전이 될 수 있으나 또 다른 집중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둘째로 정치·행정 기능의 일부 부처를 어느 특정 지역에 이전하고 나머지는 수도권에 그대로 둔다면 수도권이 유지해 왔던 경제·물류·교육·문화 중심지로서의 기능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셋째로 경제관련 일부 부처를 지역특성에 맞춰 전국으로 분산시키면 상당한 정도의 지역균형화가 전개될 것이다. 경제관련 부처의 경우 산하 단체와 유관기관이 함께 이전할 것이기 때문이다.행정수도의 규모와 기능,그리고 이전 대상기관의 범위 등의 문제는 어떠한경우라도 수도권의 분산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대명제에 부합해야 명분이 있다. 소요 재원은 행정수도 이전의 단계적 추진여부와 기존 도시의 인프라 활용정도 등의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청사매각 비용,행정수도에 대한 민간부문입주금 등의 재원 충당도 있다. 기존 도시의 기반시설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행정수도의 설계,토지매입,기반시설 구축,청사 건축,현재의 수도권과의 연계망 구축 등 예상할 수 있는 재정 수요의 내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정확한 예산 산출이 이루어진 후에 논의하는 것이 순리다. 중앙행정기관 지방이전의 외국사례는 대체로 정부부처의 행정수도 입지 유형(브라질,호주),정부부처의 지역분산 유형(독일),정부부처 이외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유형(영국,프랑스,스웨덴) 등의 3가지 형태가 있다. 이들 경우 모두 장기간에 걸친 국민적 논의 과정을거쳐 시행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따라서 행정수도 이전에 관한 결정은 국민적 합의 과정을 거쳐 국민투표 등의 방법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마땅하다.
  • 이명박 서울시장.수도권3ㅐ 광역의회의장 ‘행정수도 이전 반대’ 파문

    대통령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 문제에 대해서울시장 및 정무부시장과 수도권 광역의회 의장들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특히 정무부시장이 시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의 주장을 올린 데다 시장도 같은 입장을 밝혀 공무원의 선거 개입 논란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이들은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다. 서울시의회 이성구(李聲九) 의장,인천시의회 신경철(申景澈) 의장,경기도의회 홍영기(洪英基) 의장 등 수도권 3개 광역자치단체의회 의장은 11일 오후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노 후보의 수도이전은 나라를 망치고 충남도민을 우롱하는 급조된 공약”이라고 주장하고수도권 공동화현상,국가경제 파탄,투기현상 등 7가지의 반대 이유를 밝혔다.아울러 “3개 광역의회 의장은 수도권 2300만 주민의 생존권 보호 차원에서수도 이전 반대투쟁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은 이날 낮 여기자 간담회에서 수도이전문제는 통일 이후에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서울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두언(鄭斗彦)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날 오전 시 인터넷 홈페이지 시민자유게시판에 올린 ‘행정수도 이전은 국가적 대재앙이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행정수도 이전은 경제파탄·사회혼란을 초래할 뿐 아니라 분단을 전제로 한 반통일적 사고의 산물이다.”고 주장하고 대안으로 “교육수도로서의 충청권 육성”을 제안했다. 정 부시장의 ‘글’을 놓고 시 홈페이지에서는 열띤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있고 일부 네티즌들은 “공무원의 선거 개입 여부”를 문제삼았다. 민주당도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을 통해 논평을 내고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가 계속 떨어지자 이를 만회하려고 두달 전에 나온 공약을 이제야 트집잡는다.”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인 정 부시장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을 선관위는 즉각 조사해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정 부시장은 “행정수도 이전의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인 서울시의부시장으로서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가만히 있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아니냐.”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법 58조에 따라 자신의 의견과 판단을 누구나 개진할 수 있지만 정무직인 정 부시장의 경우 특정후보를지지하기 위한 선거운동 여부를 가려야 한다.”며 “선거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충청지역에서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견해를 밝힌 자치단체나 의회 등이 없는 가운데 공직자나 주민 대부분은 “실현성이별로 없는 공약이 아니냐.”는 의구심과 함께 기대감도 갖고 있다. 이동구·대전 이천열기자 yidonggu@
  • [열린세상]시계추의 정치가 필요하다

    새는 좌우 날개로 난다는 말이 있다.어느 사회고 진보와 보수가 적절히 조화되어야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일찍이 프랑스 혁명의회에서 급진파는 왼쪽,그리고 수구파는 오른쪽에 우연히(?) 앉다 보니그 이후 진보는 ‘좌’요,보수는 ‘우’라는 인식이 심어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인간의 양심을 상징하는 심장은 왼편에 있다.영어권에서는 오른편을 가리키는 ‘right’라는 단어는 옳다는 의미도 또한 지니고 있다.결국 양심과 정의가 같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좌우는 공존할 수밖에 없다.자본주의를 극복하려 했던 공산주의가 무너진 원인이 자유와 경쟁에 대한 경시에 있었다면,자본주의가 버텨온 배경은 사회주의적 요소까지도 배제하지않는 부단한 자기 개혁에 있다. 우리의 경우 선거,특히 대통령선거 때만 되면 좌우논쟁이 이뤄진다.문제는건강한 이념논쟁이 아니라 치졸한 색깔 칠하기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이런현실은 우리 사회의 자유주의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서구사회에서 원래 자유주의란 자본주의의 주역인 부르주아를 위한 것으로출발했지만 노동계급이라는 피지배층과의 계급타협을 통해 민주주의를 만드는 데 기여해 왔다.그러나 우리의 경우 좌우이념의 도입이 과거 민족독립이나 국가건설을 위한 방법론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사상적·제도적인 합의공간으로서 자유주의는 설 땅을 갖기 어려웠다.게다가 남북은 좌우 이데올로기에 의해 첨예하게 갈려 왔다.이 와중에서 북한은 주체사상이라는 명분 아래 사회주의로부터 점진적으로 이탈하여 왔고,남한이 권위주의를 넘어 민주주의를 쟁취하게 된 것은 근래에 이르러서다.좌우이념으로 포장한 두 체제 사이에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민중보다 권력의 지배도구로 왜곡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남한의 경우 ‘보수’ 없는 극우나 반동이 나오게 된 것이나,현실을 수용하지 못하는 ‘교조적 마르크스주의’가 진보와 동일시된 것도 기형적인 남북분단체제의 당연한 귀결이기도 하다. 우리의 경우 좌우논쟁은 실체가 없다.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건전한보수’가 없는 가운데 일종의 극우내지 반동 세력이 자본주의의 개혁을 시도하는 ‘합리적 진보’마저 북한식 공산주의자로 내몰아 왔다.또한 일부 급진적 세력은 마르크스주의의 고전적 계급혁명의 이상에 빠져 자유민주주의를 확립하려는 ‘건전한 보수’를 인정하기 보다 부르주아와 자본주의의 수호자로 볼 뿐이다.결국 좌우극단은 있어도 두 가지를 균형지을 중도좌우는 입지가 매우 약하다. 한국사회에 진정 필요한 존재가 건전한 보수와 합리적 진보다.이들은 좌우극단 사이의 대립을 완충시켜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서구사회가 만들어 놓은 자유민주주의도 결국은 이들 사이의 타협의 산물이다.정당정치가 좌우정책의 틀에서 이뤄지고 국민들은 경제·복지·교육·실업 등 사회현안에 대해 나름대로의 선택을 한다.유럽에서 1990년대 중도좌파 정당의 득세가 2000년대에 와서 중도우파 정당에 의해 교체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바로 시계추의 정치다.기득권은 없다.좌우는 모두 기회를 갖는다.결국은 이념의 포장보다 현실의 성과가 중요하다.수시로 좌향좌와 우향우를 통해 목표에도달하는 실용주의 정치다.색깔도 중요하지만 정책이 보다 중요해지는 이유다. 멕시코의 경우는 더욱 흥미롭다.지난날 멕시코는 일당독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좌파 대통령이 집권하면 그 다음은 우파 대통령이 집권하는 방식으로 정책의 균형을 맞추려 했다.그 시계추의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멕시코는더욱 어려워졌고 결국 재작년 여야 사이의 수평적 정권교체가 혁명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지역과 세대 사이의 단층이 이미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이러한 균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생동기에 입각한 생산적 좌우 정책대결이필요하다.이 과정에서 우리 정당정치도 지역주의,계층대립,세대격차를 넘어정책에 충실함으로써 보다 성숙할 수 있는 계기를 찾을 수 있다.시계추의 정치는 좌우를 포용해야 된다는 강한 의미를 담고 있다. 임현진 서울대 교수 미 듀크대 초빙교수
  • 남북 주요江 공동환경조사/환경협력회담서 합의

    남북은 4,5일 양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환경협력회담을 열고 한반도 주요 강 발원지에 대한 환경조사사업을 공동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초부터 약 1년에 걸친 접촉 끝에 도출된 이번 합의는 북측이 환경협력 사업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회담 수석대표로는 최열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과 남북 장관급회담 단장으로 나섰던 전금진 내각 책임참사가 참석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남북이 분단 이후 최초로 환경분야에서 채택한 공식 문서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양측의 환경협력은 제안과 모색 단계에서 벗어나 한반도 환경보전을 위한 실질적인 실천단계에 접어들게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은 물론 주요 강 발원지 공동조사를 비롯,태양열이나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 개발,백두대간 및 비무장지대 보전사업,어린이 환경교류,환경문화예술공연 등이 내년부터 추진될 수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측은 실무팀을 구성한 후 빠른 시일 내에 북측의 초청장이 오는 대로 구체적인 조사내용과 방법,현지방문 등 인적교류에 대한 실무협상을 갖기로했다. 하지만 합의서에는 이행을 위한 명확한 향후 일정이 명시되지 않고 ‘조속한 시일’로만 돼 있어 실천단계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유진상기자 jsr@
  • [사설]‘지뢰 제거’ 시행착오 반복 안돼

    북한 당국이 비무장지대(DMZ) 지뢰제거 작업을 상호검증 절차 없이 다시 진행하자고 제의해옴에 따라 3주간 중단됐던 작업이 28일부터 재개됐다.상호검증 절차를 둘러싸고 남북 당국과 유엔사간의 갈등을 빚어왔던 문제가 해결된 것은 절차보다는 그 본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서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지뢰제거 작업은 장애물을 제거한다는 단순한 의미보다는 남북이 화해하고협력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훨씬 크다.한반도 분단 반세기를 허문다는 역사적인 성과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그런 면에서 남북 당국이나 유엔사가 절차 문제에 얽매여 지뢰제거 작업을 3주간이나 지연시킨 것은 본질에 벗어나는 태도였다.남한 당국이 지난 9월 발효된 남북 군사보장합의서에도 없던 상호검증을 제의한 것이나,유엔사가 정전체제를 내세워 명단 통보를 고집한 것이나,북한 당국이 과민한 반응을 보인 것은 본질에서 벗어난 헛된 논쟁이었다.군사적인 문제는 남북 국방장관 회담을 열어 충분히 토론하면될 것이다. 북한이 금강산·개성 특구 지정에 이어남북 도로 연결을 위한 지뢰제거 작업에 나선 것은 현명한 판단이다.경의선과 동해선 연결을 위해서는 DMZ 지뢰제거 작업이 필수인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두 도로와 철도 연결로 금강산 관광사업의 활성화는 물론 개성공단 건설의 인프라도 구축된다.북한으로서는 당장 경제적인 실리를 얻게되고,한반도가 평화지역이라는 국제사회의 인식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당면 과제인 핵 문제도 남북이 휴전선을 넘나들며 평화적인 협력을계속하는 가운데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북한은 미국과 불편한 관계라고 해서 남북협력도 같은 맥락으로 연계해서는 안 된다.이제 남은 구간은남북 200m에 불과하다.더 이상 멈춰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것이다.
  • [열린세상]북한 변화의 걸림돌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를 둘러싸고 북한 변화론과 불변론이 공존하고 있다.북한이 중국모델을 향해 정말 개혁·개방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고,자신은 변하지 않은채 외부 지원만을 얻기 위한 일시적인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특히 2002년 6월29일 벌어진 제2차 서해교전과 10월초 ‘북한의 핵개발 시인 파문’ 이후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일관된 ‘햇볕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근본적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변화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북한 지도부의 일관성 없는 개혁·개방정책 추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북한의 금강산 관광특구 지정 과정에서도 정책의 불일치 현상이 나타났다.한편에서는 지난 13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금강산관광지구법’을 채택하고 관광 활성화를 모색하면서,다른 한편에서는 24일로 예정됐던 남북과 유엔군사령부간의 상호검증 협상을 깼다.결국 지뢰제거 작업을 재개한다고 돌아서긴 했지만 한때나마 지뢰제거 작업을 중단시킨 것은 금강산 육로관광이 이뤄지지 않으면 북한이 금강산 특구지정을 하고 관광을 활성화하려고 해도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에서 특구지정과 상호 모순적인 것이다. 왜 이런 모순이 일어나는가.그것은 북한이 개혁·개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김정일 정권의 태생적 한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첫번째 걸림돌은 북·미 적대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심각한 체제위기에 봉착한 북한으로서는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유일 패권국가로 부상한 미국으로부터 체제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면 개혁·개방을 본격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최근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 주장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두번째 걸림돌은 분단체제의 구조적 모순에서 찾을 수 있다.냉전시대에 남과 북은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면서 체제경쟁을 해 왔다.제로섬적인 분단체제에서 개혁·개방의 실패는 곧 남한으로 흡수통일을 의미하기 하기 때문에 그동안 북한 당국은 정책변화를 주저해 왔다.2000년 6월정상회담 이후 남과북은 서로 실체를 인정하고 공존·공영하기로 약속함으로써 흡수통일과 적화통일에 대한 불안감을 덜기는 했지만 소모적인 분단체제를 완전히 청산하지못하고 있다. 지금도 연말 대선 결과에 따라 남북관계를 재설정해야 할지도 모르는 불안정한 남북화해가 지속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남한의 대선정국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세번째 걸림돌은 김일성·김정일 부자 승계체제에서 찾을 수 있다.사회주의 국가들의 개혁·개방 경험에 의하면,지도자 교체기 때 새로운 지도부는 전임 지도자에 대한 비판,공산당의 혁명과 건설에 대한 재평가,사회주의 이념에 대한 재해석 등 자기 비판에 기초한 교정 메커니즘을 통해 새로운 정책노선을 제시했다.그러나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부자승계에 따른 태생적 한계로 새로운 정책노선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한계 속에서 올 하반기부터 북한이 의미있는 변화를 추진하기 시작했다.‘7·1 계획경제 개선 조치’를 통한 실리추구 정책 추진,신의주 특별행정구및 금강산 관광특구 설정 등 대외개방 확대,일본인 납치 시인,‘핵개발 프로그램 보유 시인’ 등 부인전략에서 시인전략으로의 정책전환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경제개혁을 가속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핵개발 의혹’이 다시 불거짐으로써 북한 경제재건 노력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고 한반도 위기설이 다시 대두하고 있다.미국을 우회하는 ‘선 개혁·개방,후 미국으로부터의 체제보장’ 노선이 ‘북한 핵개발 의혹’이 다시 불거짐으로써 중대한 기로에 처하게 됐다.김정일 정권이 미국의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부자승계의 한계를 딛고 미국을 우회해 개혁·개방을 본격화하려 했으나 역시 북·미 적대관계라는 걸림돌을 넘지 못하고 있다.연말 남한 대선 결과에 따라서는 분단체제 하의 남북대결이라는 걸림돌을 또다시 만날지도 모른다.북한의 개혁·개방 길은 이래저래 험난하기만 하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 정부, 동계올림픽 유치 전폭 지원

    “2010년 동계올림픽도 대∼한민국” 정부가 ‘2010년 동계올림픽’을 강원도 평창으로 유치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현재 강원도 평창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캐나다의 밴쿠버와 함께 공식 후보도시로 선정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을 비롯해 김진선강원도지사,최경수 국무조정실 사회문화조정관 등 민·관합동유치단 15명을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IOC총회에 파견했다. 유치단은 각국 IOC위원들과 접촉,영동고속도로를 중심으로 한 우수한 동계스포츠시설,뛰어난 자연경관 등 객관적 여건과 세계유일의 분단지역으로서평화올림픽의 상징성을 부각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또 공로명(孔魯明) 전 외무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확대유치위원회를 구성,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민간 외곽조직도 마련했다. 최광숙기자 bori@
  • 대선과 북한/북풍은 없다?

    북한이 조용하다.남한의 대통령선거를 20여일 앞둔 현재 북측의 언론 매체를 통한 구체적인 선거 관련 언급이 거의 없다.특정 후보에 대한 비방도 전에없이 약하다.휴전선과 서해상에서 특별한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미국의 대북 중유공급 중단이라는 굵직한 사건에 대한 공식 반응도 당초 예상을밑돌고 있다.남북한간 경의선·동해선 연결사업 착수,북·일 관계개선 등 일련의 혁신적인 조치를 취해오다 미국에 대한 핵개발 시인으로 대외정책에 제동이 걸린 북한 입장에서 이번 대선이 갖는 의미는 남다를 수 있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간 ‘보혁대결’구도가점쳐지는 이번 선거에서 북한이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그리고 후보들과의 역학관계는 무엇인지를 짚어본다. ◆북한이 바라보는 연말 대선 지난 6·29 서해교전이 발생한 일주일 뒤 북한은 ‘유감 표명’과 함께 남북 장관급회담을 제의해왔다.이때부터 한반도 정세는 급진전됐다.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정상회담,8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의 잇단 합의 등 북한이 내놓은 조치와 관련,대북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은 북한이 포용정책을 펴온 김대중(金大中) 정권임기 내 성과를 만들어놓으려 한다는 것이었다.다시말해 이번 대선이 북한에는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북한에 대해 철저한 상호주의와 군사문제의 우선 해결로접근해야 한다는 이회창 후보와,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승계하면서 대북 교류·협력은 지속해야 한다는 노무현 후보간 정책 대결로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현재 북한은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남한 선거와 관련해 공식 논평을 내는 일은 거의 없고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평양방송 등에서 후보들의 구체적인 발언을 문제삼고 비난하는 일이 있었지만 빈도수는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든 느낌”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유호열(柳浩烈) 교수는 북한의 최근 태도와 관련,“최대한 문제를일으키지 않고 대선을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현재핵문제로 미국과 신경전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은 군사분계선 지뢰제거 작업과 관련,유엔사의 개입은 안 된다며 상호검증을 거부,결국 동해선 도로 연결 연내 완공에 차질을 빚게 하면서도 지난 25일에는 금강산 관광지구 사업을전격 발표했다. 대북 핵포기 압박책인 미국의 대북 중유공급 중단에 대해서도 제네바 핵합의 파기상황에 대한 미측 책임만 거론하는 강도 낮은 반응을 보였다. 후보에 대한 비방도 지난 7일 북한핵문제와 관련,한나라당을 비난한 것을제외하곤 드물게 나오고 있다. 이런 기류는 북한이 현재 대내적으로 처한 어려움과 고민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두 후보와의 역학관계 북한이 실제로 어떤 후보를 선호하는지,어떤 후보를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평가는 전문가에 따라 엇갈린다.현상적으로는 남북 정상회담을 정례화하고,각종 교류를 제도화하자는 노무현 후보를 선호할 것이란 추측에는 대체적으로 이견이 없다.노 후보가 햇볕정책을 이어가리란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이 노 후보를 일방적으로 지지·지원하지 않고 있는 ‘현실’도눈여겨볼 대목이라고 지적한다.만약 노 후보의 당선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길 원했다면 포용정책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 이산가족 연내 추가상봉과 경의선·동해선 연내 연결 등에 앞장섰어야 했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강경한 부시 미 정부와의 핵 협상을 통해 과실을 얻고자 하는 ‘큰 과제’를 해결하기엔 남한 정부의 변수가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북한이 핵포기 선언 등 전향적인 자세로 최근 한반도상황과 체제 변화를 꾀하지 않고 다시 벼랑끝 전술로 북·미관계 돌파를 시도하려 한다면,이회창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도 의미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평양에 주재했던 외교관은 “김정일 위원장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교류·협력의 길을 뒤로 물릴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김 위원장은 남한의 상대역이 누구인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수정 박록삼 기자 crystal@ ★역대선거와 북풍사례 지난 87년 13대 대통령선거. 그해 6월 연세대 이한열(李韓烈)군의 죽음 뒤 연인원 2000여만명이 거리로뛰쳐나와 ‘군부독재 철폐,직선제 개헌’을 외치는 ‘6월 항쟁’이 들불처럼 일어났다.그 결과 5공정권이 이른바 ‘체육관선거’를 포기하고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한 개헌을 받아들였다.그러나 민주정부를 수립하려는 국민들의 요구가 뜨거웠음에도 김대중(金大中) 평민당 후보와 김영삼(金泳三) 통일민주당 후보간 ‘후보 단일화’가 불발하는 바람에 정권교체는 이뤄지지 못했다.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전두환(全斗煥) 대통령의 후계자격인 노태우(盧泰愚) 민정당 후보가 결과적으로 어부지리를 얻은 것이다. 특히 87년 11월 ‘대한항공 858기’가 폭파됐다.그리고 대통령 선거 투표일 하루 전날인 12월 15일 ‘미모의 폭파범 김현희’는 자해를 방지하기 위해입에 재갈이 물린 채 서울로 압송됐다.비행기 트랩을 내리는 사진과 기사가모든 신문 1면에 일제히 실렸고 ‘당연하게도’ 유권자들의 반북 이데올로기와 보수심리를 자극하며 이 또한 문민정부 수립의 열망을 위축시켰다. 결국 선거는 36.6%를 득표한 노태우 후보의승리로 판가름났다.15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 시민단체들이 KAL기 폭파 사건의 진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을 만큼 이 사건이 당시 대선의 변수였다. 이처럼 지난 남측의 크고 작은 선거에는 북한의 의도와 상관없이 항상 선거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고 영향력을 미쳐 왔다.분단된 상황에서 이른바 ‘북풍(北風)’이 선거의 당락을 결정짓는데 요인중의 하나로 작용해왔다.87년대선 이후에도 92년 대선 직전 안기부가 발표한 ‘거물 간첩 이선실과 남조선노동당 사건’ 역시 북한 변수로 작용하면서 김영삼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는 것은 대다수 선거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대목이다. 급기야 지난 96년 4월 13대 국회의원 선거인 4·11총선때는 ‘판문점 무력시위 사건’이 일어나며 집권 세력이 북한 변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상황까지 번졌다. 이듬해 15대 대선에서는 ‘오익제 편지사건’이 일어나며 당시 조심스럽게 당선을 자신하면서 ‘북풍 대책팀’까지 가동했던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대선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오익제 전 천도교 도령이 월북한 뒤김대중 후보에게 보냈다는 편지가 안기부를 통해 공개된 것이다. 상지대 서동만(徐東萬) 교수는 “최근 북핵문제가 현안인 만큼 이와 관련해보수세력에서 반북 이데올로기를 조장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하지만 선거 공간에서 분단 상황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남북의 화해·협력에도 맞지 않으며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북한과 선거관련 일지 ◆13대 대통령 선거(87.12.16) 87년 11월 29일 KAL 858기 폭파.12월 15일 폭파범 김현희 서울 압송.여당인민정당 노태우 후보 당선 ◆14대 대통령 선거(92.12.18) 92년 10월 안기부,남파간첩 이선실 및 남조선노동당 사건 발표.여당 민자당김영삼후보 당선. ◆첫 지방자치단체장 선거(95.6.27) 95년 6월26일 김영삼 정부는 민간의 대북지원도 금지하다가 갑자기 강원도동해항의 대북 쌀 수송선 출항식.역효과 불러 신한국당 참패. ◆15대 국회의원 총선거(96.4.11) 96년 4월5∼7일 무장 1개 중대 무력시위.11일 북한군 군사분계선 월경.여당신한국당139석,제1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 79석 확보. ◆15대 대통령선거(97.12.18) 97년 11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측 인사 북한 관계자 만나 ‘북풍 공작’ 시도.새정치국민회의 미리 알고 문제 제기.한나라당 패배.
  • 청암 송건호 선생 전집 출간

    지난해 12월21일 타계한 언론인 청암 송건호(宋建鎬) 선생의 1주기를 앞두고 그의 정신과 사상을 담은 ‘송건호 전집’(전20권·한길사)이 출간됐다. 전집에는 고인이 평생 온몸으로 이루고자 했던 민주언론과,지식인·통일문제에 대한 치열한 정신과 사상이 모두 수록됐다. 고인은 지난 70∼80년대 대학생과 지식인 사회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해방전후사의 인식’을 비롯해 ‘한국민족주의의 탐구’‘한국현대사론’‘해방 40년의 재인식’‘분단과 민족’‘한국지식인론’‘민족지성의 탐구’‘단절시대의 가교’‘서재필과 이승만’‘한국현대인 물사론’‘의열단’‘김구’‘드골평전’ 등 수많은 저술을 남겼다. 전집 출간은 청암언론문화재단(이사장 강만길)이 한국언론재단과 한길사의후원을 받아 진행해 왔다. 청암언론문화재단은 새달 6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출간기념회와 제1회 송건호언론상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다. 심재억기자
  • [사설]금강산특구, 지뢰제거가 먼저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법’을 제정,발표한 것은 남북협력과 개혁·개방을 위한 과감한 조치였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한다.국제사회도 인정하듯이 금강산 관광사업은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적인 사업이고,북한도 ‘민족사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남북은 어떠한 장애가 있더라도 이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금강산특구를 지정한 시점에 특구의 선결조건인 비무장지대(DMZ) 지뢰제거 작업과 관련한 남북 당국과 유엔사간의 상호검증 협상이 깨어져 금강산특구 지정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어 유감스럽다.금강산특구가 성공하려면 육로관광은 필수이며,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DMZ의 지뢰가 제거되어야 한다.그런데도 절차나 감정상의 문제로 차질을 빚는다면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는 일이다.당초 남북이 잡은 일정대로라면 동해선 임시도로가 12월 초에 뚫리고,중순쯤에는 육로 시범관광이 가능한 상황이었다.이제 와서 남북 100m씩 기껏해야 200m를 남겨놓고 지뢰제거 작업을 중단한다면 어렵게 쌓아온남북간 신뢰를 무너뜨리는 잘못을 범하게 된다.서해교전이 한창일 때도 금강산 관광은 중단되지 않았듯이 남북은 4년 전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지뢰제거 작업을 재개해야 한다.DMZ가 뚫리는것은 남북분단 이후 민족화해의 최대 결실이 될 것이다.경의선과 동해선의철도와 도로 복원은 금강산관광뿐 아니라 개성공단과 신의주경제특구의 성공과도 직결된다는 점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 우리는 북한이 미국과 불편한 관계에 있다고 하지만 지뢰제거 작업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남북의 도로를 연결시키는 것이 이를 타개하는 데 있어서도훨씬 유리하다고 본다.남북 당국과 유엔사는 절차문제로 감정 싸움을 벌일게 아니라 무엇이 한반도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 盧·鄭 단일화토론 중계/ 鄭“李이길 후보 뽑자” 盧“한때 60%지지 받아”

    ■모두발언과 단일화 소견 후보단일화 토론회는 모두발언부터 불꽃이 튀었다.먼저 발언한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는 자신이 단일화 후보여야 하는 이유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호남뿐 아니라 전국의 지지를 골고루 받는 후보이기 때문”이라며 “경제와 국제감각이 있는 후보가 바람직하다.”고 ‘차별화’를 시도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그는 “국민경선 후보로 한때 60%의 지지를 받았는데 지금 착잡하고 억울한 생각도 들지만 시련을 거쳐 더 크게 되라는 뜻으로 이해하겠다.”면서 “어려울 때마다 믿고 도와준 국민들이 이번에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단일화’ 문제로 토론주제가 넘어가자 최근의 단일화방식 논란과 관련,서로의 앙금이 드러나기도 했다.먼저 노 후보는 “지난 7월부터 국민경선의 문을 열어놨는데 응하지 않더니 지금 여론조사로 하려니 걱정이 많다.”며 왜 국민경선을 받지 않았는지 물었다. 이에 정 후보는 “국민경선제가 실험이고 취지도 좋았지만 민주당의 모인사가 국민동원 등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면서 당원들이 상대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는 게 국민경선의 참된 취지라고 답했다.그는 또 “노 후보가 국민경선 취지에 가까운 게 여론조사라고 해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는 국민경선을 방어하고 싶었지만 “동원이 진짜 있었다고 믿는지 의심스럽다.”고만 언급하고 넘어갔다.대신 그는 여론조사를 자신이 수용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또 조사방법에 대해 정 후보측이 여러 문제로 재합의를 요구해 신뢰성이 흔들린다는 우려도 표했다.물론 정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이 신문에 공개돼 객관적,공정한 조사가 불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그러면서 자신이 주장한 당원과 국민 반반 여론조사를 접고 전격 국민여론조사를 수용한 점을 내세웠다. 단일화 토론은 자연스레 ‘본선경쟁력’으로 넘어갔다.정 후보는 “역대 대통령이 30∼40%대 지지로 당선된 것은 국가적 불행으로,결선투표제가 있으면 단일화는 필요없다.”며 “노 후보가 사퇴하면 그 표가 자신에게 온다.”고 주장했다.이에 노 후보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는 그렇지 않다.”며 “앞으로 검증이 중요한데 월드컵 이후 분위기만으로 경쟁력을 가릴 수는 없다.”고 맞섰다. 그는 또 “의혹이 없어야 이 후보를 이길 수 있는데 정 후보는 불안하다.”고 말했다.반론도 이어졌다.정 후보는 “한나라당의 의혹 공세를 석 달 동안 받았는데 자신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란 사실을 느끼지 못했느냐.”고 따졌다.급기야 노 후보는 “한나라당이 정몽준 파일을 갖고도 안쓰는 것은 나를 진정으로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주간지에 폭로된 정 후보의 각종 의혹들을 방어하기 어렵겠다.”고 공격했다. 여기서 두 후보는 ‘너무 나간다.’ 싶었는지 잠시 진정한 후 ‘이회창 후보가 안 되는 이유’로 화제를 바꿨다. 먼저 정 후보는 이 후보가 대통령의 격무를 하기에는 나이가 많고,대북관계 악화로 경제가 타격을 받으며,보복의 정치가 계속된다는 점을 들었다.노 후보는 “정 후보가 이 후보와도 합칠수 있다는 발언을 해서 당황했는데 만나보니 아니어서 다행이었다.”고 약간 비꼰 뒤 “IMF 경제위기에 책임이 있는 한나라당에 줄곧 맞선 사람은 자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정경기자 olive@ ■정치분야 ◆정-노 후보의 발언을 죽 봤습니다.금년 1월에는 DJ(김대중 대통령)의 자산부채를 승계한다고 했다가 6월에는 필요하다면 DJ를 밟고 넘어가겠다고 했습니다.11월에는 탈(脫)DJ 필요없다고 말했어요.YS(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부산시민의 자존심을 팔았다고 했고 지난 대선에는 YS는 식견이 모자란 사람이라고 했습니다.그러다가 YS를 찾아가 YS시계 차고 있다고 (자랑)했는데…. ◆노-부처님이 설복하실 때 만나는 사람마다 다르게 설득합니다.제가 기본적으로 오락가락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에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하고 비교할 때 제가 야박하게 행동하지는 않고 있습니다.김영삼 전 대통령에게는 애증이 교차합니다. ◆정-부처님도 상대편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는데 노 후보가 부처님 수준이라고 생각하진 않겠죠.공자님은 ‘세번 생각하고 행동하라,신중한 사람에게는 한번만 생각하라.’고했는데 특정인에게 정계 은퇴하고 떠나라는 것과 애증교차는 헷갈립니다. ◆노-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친·인척 관리를 하기가 참 어려울 것 같습니다.도장 한번 잘 찍으면 친·인척이 수천억 이익을 볼 수 있고,정 후보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가 주가조작이 있는데 일을 하기가 참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노 후보가 생각할 때 제가 대통령하면 재벌이 저한테 돈을 가져오겠습니까.노 후보가 주가조작 사건이 있다고 했는데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이회창 후보가 불쌍한 사람인 이익치를 불러다가 기자회견을 시켰는데 한나라당의 공작입니다.이익치의 주장이 사실이면 제가 후보직을 사퇴하겠습니다.빨리 국정조사를 해야합니다. ◆노-정 후보가 주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믿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진위를 떠나서 국민들이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노 후보는 기업을 경영하지 않아서 의혹을 너무 믿는데,1800억원이 회사에서 빠져나갔다는데 빠져나간 게 아닙니다.도장 하나로 친척에게 수백억원을 줄 수있다고 했는데,이것도 현실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노-비유죠.노동자들이 중요하고 제대로 대우받아야 한다고 말한 것입니다.과장해서 말해서 국회의원 대학교수가 없어도 나라가 굴러가지만 노동자가 없으면 안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정-노 후보가 총리 지명권을 다수당에 준다고 했는데 이것은 무책임한 얘기입니다.저는 2004년 4월 국회개원 때 개헌안을 발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노-총리를 다수당에 주는 것은 프랑스에서 하고 있는데 2004년 개헌은 저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노 후보가 바쁘신 줄 알았는데 주간지를 많이 보시는 것 같습니다.저는 민정당에 공천 신청한 적이 없습니다. 홍원상 오석영기자 wshong@ ■경제·행정수도 이전 ◆노- 법인세 인하를 찬성하십니까. ◆정-예,저는 법인세는 인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홍콩 같은 경우 16%로 단일 세율입니다.그렇게 해서 관청의 자의적 해석을 방지해서 기업들이 로비하러 갈 필요가 없습니다.우리는 다단계 세율을 적용하고 있는데,어느세를 적용하느냐에 따라기업이 영향을 받아 (다단계 세율의)의도와 달리 좋지 않습니다.어느 정도 인하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특히 중소기업은 이익이 30억원 이하인 기업은 전부 낮춰주고,그 이상은 높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노-우리 법인세가 미국,일본,유럽에 비해 많이 낮다고 보십니까. ◆정-스웨덴 같은 명목세율은 높지만,공제제도가 있어 실질세율은 더 낮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우리나라는 높은 편입니다. ◆노-지난해 한나라당이 법인세 2% 인하안을 냈습니다.계산하면 1조 5000억원 세금이 깎여 세수가 줍니다.그런데 그중 1조 2000억원 이상을 큰 기업이 이익을 보고 나머지 기업은 3000억밖에 이익을 못봅니다.법인세 인하라는 것이 큰 기업에만 이익주는 것이라서 부당합니다. ◆정- 노 후보 말은 일리가 있으나,중소기업 하는 분들을 만나보면,2단계로 돼 있는 법인세 1억원 상한을 올려달라고 하는데,이를 올리고 법인세는 내리는 게 좋습니다. 노 후보는 앞으로 대통령이 되면 경제성장률이 7%가 되는 게 좋다고 했습니다.꼭 7%를 외치는 이유가 있습니까.저와 이회창 후보는 6%가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노-지금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5.2%라는 것은 다 아는 얘기입니다.우선 잠재성장률이 과거에는 높았다가 낮아진 이유가 노동력 부족 때문입니다.우리나라 여성들이 48%만 경제활동에 참가하고 있는데,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하면 참 낮습니다.경제활동참가율을 55∼60%로 하면 50만명의 일자리가 생깁니다.갈등이 많아 갈등비용이 많은데,노사 갈등은 제가 (그동안의)경험으로 잘 풀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게다가 정 후보와 다른 것이 내가 재벌 개혁을 주장하는데,이것을 잘 하면 0.3%정도 경제성장률이 더 높아집니다. ◆정-노 후보가 행정수도 충청이전을 말했습니다.국민적 합의 없이 이전 지역을 특정 지역으로 못박았는데,충청 지역에서 이것을 환영하는지,다른 지역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노-수도 이전은 75년쯤 공화당 정부 때 이미 계획이 이뤄졌고,83년도 전두환(全斗煥) 정부 때도 깊이 검토했습니다.다 충청권이라고 했습니다.그곳이 국토 중간이기 때문입니다.매연,환경,교통 등 땅값이 올라 서울에서 국민이 살 수가 없습니다.그리고 지방을 그대로 두면 갈등 때문에 살 수가 없습니다.모두에게 좋은 것입니다. ◆정- 전두환 전 대통령을 존경 안 한다면서 계승한다니….행정수도 이전은 브라질이나 호주를 보더라도 70년이 걸렸습니다.또 70년 동안에 통일이 될수도 있는데….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시겠습니까. ◆노-브라질과 호주는 성공적이지 않습니다.워싱턴과 오타와는 성공적인 경우입니다.충청권은 공항도 있고 준비가 다 돼 있어 터 닦아 지으면 됩니다. 김상연 김미경기자 carlos@ ■외교·안보·남북관계 ◆정-노 후보는 건국 당시 남북 정부 모두를 분열세력이라며 싸잡아 격하시켰습니다.우리의 분단은 국제 정세에 따라 분단됐습니다.이승만 선생 외 다른 현실적 대안은 있었습니까. ◆노-남북한을 분열정권이라고 한 평가가 남한 정부를 합법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과는 별개 문제입니다.김영삼 정권도 합법적인 정권이지만 역시 분열정권이며 김대중 정권도 합법적 정권이지만 절반의 지지를 받지 못한 분열정권입니다.이제 동서 분열과 남북 분단을 극복하자는 것입니다. ◆정-노 후보의 역사관 정치관이 위험하다고 하는 이유는 남북한을 같이 평가하는 것입니다.학교에서 배운 것은 우리는 좋고,북한은 공산주의 정부라고 배웠습니다.북한의 6·25전쟁도 통일 시도로 봅니까. ◆노-정 후보는 남북간 교류협력 지원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하다가 북한 핵문제가 불거지면서 지원중단을 주장했습니다.결국 북핵 문제는 북·미의 관계로만 맡겨지고 남한이 주도적 역할을 못할 때 위험해 지는 것은 아닙니까. ◆정-워싱턴에서 국제정치 박사를 받았고,어떤 분보다 핵 문제를 많이 공부했다고 생각합니다.핵무기는 군사무기보다 정치무기입니다.서울대 전인영 교수는 노 후보와 저를 비교하면서 저의 대북정책이 가장 합리적이며 이는 신축·유연성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노-여러 서울대 교수들이 저도 도와주고 있고,그중엔 국제정치학자들도 많이 계십니다.금강산·개성공단 사업은 제가 하면,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을것 같은데 정 후보가 지원하면 형님 사업 도와주는 것처럼 보여져 오히려 차질을 빚을 것 같은데요. ◆정-금강산·개성공단 사업을 인정해 준 것 고맙습니다.이 사업들이 평가를 받으려면 각각 5년,20년은 걸릴 것입니다.시작한 사람이 다 마무리할 수 없는 일이며,국제 컨소시엄이 있어야 성공합니다. ◆정-노 후보는 ‘대통령이 돼도 미국에 사진찍으러 가진 않겠다.’고 했습니다.대통령 후보로서 미국을 알아보겠다는 생각은 안했는지요. ◆노-대통령이 아니라서 안갔습니다.후보가 일찍 됐더라면 갔다와서 대미 정책을 공부했을 것인데,그 문제를 가지고 문제를 삼는 사람들의 자세를 제가 고분고분 따라가기 싫어서 안갔습니다.되면 가죠 뭐.저는 반미감정도 없습니다. ◆정-말을 다듬었으면 좋겠습니다.‘사진찍으러 가지 않는다.’는 말은 미국 사람이 들으면 당황해할 것입니다.굽신굽신하지 않겠다는 말도 자제했으면 좋겠습니다. ◆노- 한국의 지도자들이 그동안 미국에 대해 지켜야할 자세를 지키지 못해 국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는 사실만 인정해 주십시오. ◆노-대북 4억달러 지원과 관련,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갖고 있습니다.대통령이 되면 철저하게 밝힐 의향이 있습니까.형제들에게 야박할 것 같은데…. ◆정-야박하게 생각했다면 질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김 대통령 자산과 부채를 다 껴안겠다고 했으면 김 대통령에게 물어보지 왜 나한데 물어봅니까.여당인데,국정조사를 하면 되지 왜 한나라당 주장에 변죽을 맞춥니까. ◆노-공적 자금은 현대가 많이 받았습니다.다(정 후보)집안일이지요.4억달러에 대해선 확실히 조사해야 하고 국민에게 밝혀야 합니다. ◆정-노 후보가 계속 집안일,집안일 하는데 저희 아버님이 현대 창업주인 것은 역사적 사실이고,많은 국민들이 현대가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김수정 홍원상기자 crystal@ ■사회문화분야 ◆노-고교 평준화를 해제하면 문제가 많을 것 같은데 입장을 잘 정리하셨는지요. ◆정-많은 전문가들은 “이 문제는 복잡하니까 점수따려면 가만히 계십시오.”라고 말하더군요.정부가 자립형사립학교를 지원하면 공교육의 내실화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노-고교평준화는 폐지하고 자립형 사립고는 인정하시겠다? ◆정-자립형 사립고는 대안으로 검토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실제로 고교평준화를 폐지하면 중학교까지 과외열풍이 불게 되며 사교육비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학벌의 세습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수 있는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정-노 후보는 서울대 폐지 말씀하신 것으로 기억하는데요.(이때 노 후보가 “아닙니다.”라고 부인)학벌세습의 위험성은 있다고 봅니다. ◆노-유럽식 사회주의가 아니라 유럽에서 쓰이는 제도라고 했습니다.총액예산제는 지자제에 관해 얘기한 것이고,참조약가제는 너무 비싼 약을 조제못하도록 한 좋은 제도입니다. ◆정-하지만 질이 떨어지는 약을 먹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습니다.총액예산제는 정책으로 제시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노-총액예산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논리구조에 맞지 않는 것 같은데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정-직장에도 보육시설하면 기업도 돈벌고 국가도 이득이 되는 일임을 국민들에게 알리겠습니다. ◆노-교통사정이 너무 나빠 아이를 데리고 직장에 출근할 수 없어 집근처에 아이를 맡기고 출퇴근하는 현실입니다.사정에 안맞는 공약이죠.또 융자받아 만든 어린이집 대부분이 파산지경에 빠졌는데 또 융자한다니,상황 파악이 됐는지 궁금합니다. ◆정-저 혼자의 생각이 아니라 저를 도와주신 분들의 조언입니다.이런 분들이 섭섭해하실 것입니다. ◆노-정 후보는 교육부를 폐지하면 사회의 변화·발전에 따른 국가의 인적자원 양성은 어떻게 할지 답해주십시오. ◆정-교육부는 평가와 정보제공 기능만 가지고 있고,나머지 기능은 지자체와 각 학교로 주자는 것입니다.이상주 부총리에게 미리 설명 못드린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교육감도 주민 직선에 의해 뽑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노-검증이 충분히 될 수 있도록 질문을 까다롭게 해야 하는데 서로 협력해야 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토론이 어려웠습니다. 난 조사받을 의혹이 없는 사람입니다.또 (이회창 후보와 정몽준 후보)두 분은 특별한 분인데 나같은 서민 대통령이 나오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박록삼기자 youngtan@
  • [젊은이 광장] ‘장갑차 재판’ 대학가 유감

    동두천 미2사단 군사법정에서 눈물나는 ‘사기극’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도 양주의 두 여중생을 치어 숨지게 한 미군 장갑차 관제병과 운전병이 ‘주한미군 법정’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법적인 책임을 교묘하게 피해가고 있다. 두 피고인과 같은 2사단 소속 현역 군인들로 이뤄진 배심원단,맥빠진 공방만 형식적으로 주고받는 검찰과 변호인,그리고 ‘피해자는 있는데,가해자는 없는’ 기막힌 현실 앞에서 우리 국민은 다시 한번 분단 이후 굴곡된 현대사의 아픔을 되씹고 있다. 그나마 군사법원은 언론을 제외한 일반인에게는 재판 방청마저 거부했다. 관제병인 페르난도 니노 병장의 무죄 평결 직후 미 8군사령관이 미리 준비한 듯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정한 재판이었다.”고 강조했다는 말을 전해듣고 허탈감을 넘어 분노가 치밀었다. 많은 전문가가 지적하듯 재판권을 한국 법정에 이양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미군의,미군에 의한,미군을 위한 재판’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동두천 캠프 케이시 앞에서 여중생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과 시민 등이 불평등한 미군 재판에 목청 높여 항의할 때 대학가에서는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변함없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었다. 올 들어 여러차례 학내 집회를 통해 한·미행정협정(SOFA)의 개정을 요구했던 일부 학우들도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캠퍼스에는 이번 재판 결과를 반박하고 청년 학생의 혈기를 토해내는 대자보 한장 붙지 않았다. 학내 어느 곳에서도 미 군사법정을 화제에 올리거나 재판결과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듣기 힘들다.동두천 캠프 케이시 현지에서 규탄 시위를 하는 사람들 중에도 대학생은 기껏해야 몇십명밖에 되지 않는다. 암울한 군사정권 시절에 시대와 역사를 고민하며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학생운동이 부끄러워진다. 지난 1980년 광주 민주화 항쟁을 계기로 들불처럼 번졌던 반미운동의 핵심은 바로 청년 학생이었다.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을 시작으로 미국과 주한미군의 본질을 민중에게 알린 것도 바로 우리의 선배들이다. 그러나 2002년 대다수 국민이 공분하는 비극의 현장에서 사회의 모순에 맞서 투쟁을 이끌던 젊은 대학생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다.적어도 관제병인 니노 병장이 무죄평결을 받은 직후에는 재판권이양에 무기력한 정부를 성토하고 SOFA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대학가에서 흘러 나왔어야 했다. 물론 최근들어 대학가의 최대 관심사는 총학생회 선거이다. 실제 학생운동에 참여한 학우들에게는 이번 선거 결과가 앞으로 1년의 활동 방향과 학내 사업을 가름하는 분수령이 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나,시간적으로나 여유가 없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평소 소신과 명분 없이 당리당략에 매달린다고 비판하는 정치인과 다른 모습을 보이려면 선거기간이라고 해도 청년 학생의 사회적 역할과 소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단순히 자리와 영역다툼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학내 선거를 미 군사재판 문제 등 굵직한 사회의 이슈를 알리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았어야 한다는 비판과 질책을 청년 학생 모두 경청해야 할 것이다. 김주희 건국대신문사 편집장
  • [기고] 북한, 사심없이 도와주자

    우리 나라 통일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이념이나 체제 위주로만 접근하는 것은 이제 고리타분해지기 쉽다.남북한의 분단문제는 우선 양측 정치 권력을 장작 빠개듯이 빠개서 보여줄 때만 그 모습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우리 나라의 통일은 남북 양측 권력이 그 지나친 고압성에서 벗어나 평상의 사람살이 수준으로 돌아오는 과정으로써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분단은 같은 분단 국가였던 독일의 경우보다 몇배 엄혹하다.남북 권력이 처음부터 너무 엄혹하게 출발했다.그렇게 서로 상승작용을 하며 오로지 강권체제로만 줄달음쳐 가다가 끝내 전쟁까지 치르면서 더더욱 극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이러한 고압 정치 권력의 극한 대치라는 기본 구도에 틈이 난 것은 한반도 남쪽에서 일어난 1960년의 4·19혁명이었다.이때 초대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하와이로 망명을 했다.그러나 그 뒤로 군부 권력이 등장,남한 사회는 정치적으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80년대 말에 들어 비로소 정치 권력은 민간에 이양되나,그 민간 대통령 두 사람도 임기 중에 친 자식을 형무소에 갇히게 했다. 남쪽에서는 이런 과정을 거쳐 초기의 고압 정치 권력이 차츰 평상을 사는 사람살이 수준으로 돌아왔다.그 과정에서 주된 역할을 해 왔던 것이 재야 민주화운동이었다.고압 정치 권력이 변화하면서,사회 전반의 사람살이는 날로날로 활기차지고 나라 전체는 놀라울 정도로 번영의 길로 들어섰다. 2000년 6월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북한의 평양으로 들어가 처음으로 남북 정상회담까지 성사시키며 그렇게도 강고했던 남북의 벽을 허물기 시작했다.올해는 월드컵을 치르며 4강 고지까지 올라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을 정도로 국력이 신장됐다. 남한의 국력이 신장되고 남북간의 벽도 허물어지고 있지만 나는 고향인 북한의 원산을 지난 52년간 한번도 못갔다.지금 살고 있는 서울에서 불과 220㎞로,자동차로 세시간이면 너끈히 가 닿을 거리임에도 갈 수 없었다.1998년과 2000년 이산가족 상봉 때 두번에 걸쳐 실로 50년만에 북한 땅으로 들어가 보긴 했지만,그때도 그리운 고향 산천에는 못 가보았다. 그때 돌아와서 ‘북한 방문기’를 쓰면서 ‘한 살림 통일론’이라는 소박한 통일론을 펴 낸 바도 있다.그 머리말 속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가까운 이웃간이나 절친했던 사람들끼리 틀어질 때 더 길길이 성을 내고 평생 안 볼 듯이 악을 쓰게 마련이다.50년 넘어 단절된 우리 남북 관계도 궁극적으로는 바로 이런 것이었음이 북한 현지에 들어가서야 강렬하게 가슴에 와 닿았다.요컨대 우리 남북 관계란 어렵게 꽤 까다롭게 생각하자고 들면 한량없이 어려워지지만,쉽게쉽게 생각하자고 들면 이것처럼 쉬운 것도 없어 보인다.남북간에 사사롭게들 많이 만나고,그렇게 개개적으로 정분을 쌓아가며,부분부분으로 형편형편만큼 남북간에 한 솥밥 먹는 사람이 늘어나고 ‘한 살림’을 차려 가다보면,그 어느 날엔가는 슬그머니 벌써 통일이라는 것이 우리 곁에 와 있게 되지 않을까.아니,곁에 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통일 한가운데 자연스럽게 들어가 앉아 있게 되지나 않을까.” 올가을 들어 부산 아시안 게임에 700명이 넘는 북한 선수단·응원단이 대거 내려온 점이며,그밖에도 충격적인 신의주 특구 지정 등 매우 고무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긴 눈으로 보면 남북관계는 낙관적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 나라의 통일은 남북 양측 권력이 그 지나친 고압성에서 벗어나 평상의 사람살이 수준으로 돌아오는 과정으로써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북한의 입장을 진정한 애정을 섞어 깊이 이해하고 사심 없이 북한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호철 소설가 명예논설위원
  • 부산국제영화제/ 22일 개봉 개막작 ‘해안선’ 분단이 낳은 광기

    ■22일 개봉 개막작 '해안선' 지난 14일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기대 속에서 뚜껑을 연 ‘해안선’(22일 개봉·제작 LJ필름).김기덕 감독 특유의 감성은 살아있지만,충격은 덜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해안선 경비를 서는 강상병(장동건)은 간첩 잡는 데 혈안이 된 인물.하지만 실수로 민간인을 사살하면서 점점 미쳐간다.의가사 제대를 하지만 부대 주변을 맴돌면서 다른 부대원들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강상병은 분단국가라는 이유로 적과 동지를 구분해 온 우리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온몸으로 드러낸다.영화는 그 이데올로기가 낳는 폭력성을 정확히 포착하고 있다.강상병 하나로 시작된 광기는 점점 부대원 전체에게 전염되고,나중에는 죽음의 유희로까지 발전한다.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는 가운데 하나 둘 총소리에 희생되어 가지만,모두 강상병의 탓으로 돌릴 뿐이다. 모든 부대원을 조종하고 조롱하는 듯 웃는 강상병의 모습은 섬뜩하다.얼굴이 클로즈업되면서 화면이 일그러지는 장면에서는 왜곡된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려는 감독의 의지가읽힌다. 지금까지 분단국이라는 이유로 많은 폭력을 묵인해 왔던 시대를 반추하기에 ‘해안선’은 더없이 적절해 보인다. 하지만 군대라는 극한 상황에 대한 과도한 강조는 자칫 엉뚱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분단국이 낳은 우리 사회의 광기,더 나아가 보편적인 인간관계의 폭력성을 성찰할 수 있는 주제임에도,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해외게스트들은 “정말 한국군대가 이런 식이냐.”라는 질문만 던져왔다. 전체적으로 편집은 세련돼졌지만 여전히 사족 같은 대사도 눈에 거슬린다.“강상병은 이제 우리의 적이다.슬프지만 이게 현실이다.”라는 설명조의 말이나 “평화통일을 기원합니다.”라는 마지막 자막은 넣지 말았어야 했다. 그래도 김기덕 감독의 영화 가운데 가장 대중적이다.여성에 대한 가학적인 장면이나 평범한 관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엽기성이 많이 누그러졌다. 강상병이 던진 수류탄에 산산조각 난 남자친구를 잡고 우는 미영(박지아)의 모습 정도가 가장 충격적인 장면.간간이 유머도 섞었다. 장동건도 비교적 멋지게 나온다.얼굴에 흙칠을 해도,미쳐서 눈알이 뒤집혀도 장동건의 또렷한 이목구비는 가리지 못했다.장동건의 여성팬들,안심하고 영화를 보러 가도 되겠다. purple@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사람들 ***‘8명의 여인들' 프랑수아 오종감독 “여자들끼리 다툼을 그린 작품이라 프랑스의 유명 여배우들을 한꺼번에 출연시키면 재미있을 것 같았지요.” ‘발칙한 악동’이라는 별명 답게 관객을 놀래키는 걸 “재미있다.”라고 표현하는 프랑수아 오종(35)감독.곧 일반극장 개봉을 앞둔 ‘8명의 여인들’을 갖고 부산영화제를 찾은 그를,파라다이스 호텔에서 만났다. 성적 도발,중산층에 대한 삐딱한 시선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표현해 요즘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는 오종 감독. ‘8명의…’는 스릴러·코미디·뮤지컬을 아기자기하게 뒤섞어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최신작.대중성을 겨냥했냐는 질문에 “형제들과 자라면서 느낀 걸 담았는데 다행히 관객이 호응을 한 것”이라면서 “꼭꼭 숨겨져 있던 비밀이 하루에 확 터져버리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며 의도를설명했다. 영화는 온가족이 모인 크리스마스 이브에 갑자기 아버지가 시체로 발견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범인을 추적하면서 가족 구성원들의 비밀이 한꺼풀씩 벗겨지는 내용.카트린 드뇌브,파니 아르당 등 일급 배우부터 ‘비치’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열연한 비르지니 르도와까지,세대를 아우르는 프랑스의여성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문제가 많은 가족에만 관심을 갖는 이유를 묻자 “영화는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과장이 들어간다.”면서 “그리스신화나 오이디푸스의 가족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반문했다. 얼마전 하이퍼텍 나다에서 영화제가 열린 것을 알고 있다는 그는,자신의 영화가 한국에 소개돼 기쁘단다.“스타들의 연기 경쟁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할리우드 여배우와 비교해도 재밌을 거고요.” ***‘질투는 나의 힘' 박찬옥 감독 ‘질투는 나의 힘’은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화다.15일 대영시네마에서 가진 첫 시사 직후 극장 옆 한 카페에서 만난 박찬옥(34)감독은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상기돼 있었다. 영화는 잡지사에 다니는 한 청년이 여자친구를 편집장에게 빼앗기고,맘에둔 선배까지 다시 편집장이 가로채지만,그 청년 역시 편집장을 닮아가려고 노력하는 기이한 인간관계를 담았다. 순간적으로 허를 찌르는 대사와 세심한 심리변화의 묘사가 놀랍지만,주제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자 박감독은 “인물을 통해 가치를 찾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관객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흥미로운 인물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제목은 왜 그렇게 지었을까.“시나리오를 쓴 뒤 기형도의 시를 우연히 읽었습니다.영화의 내용과 딱 맞는다고 느껴서 제목으로 가져왔어요.시를 잘 아는 분이 ‘그 시는 그런 시가 아니다.’라고 얘기할까 걱정입니다.” 폭발할 듯하면서도 결코 폭발하지 않는 주인공에 대해서는 “원래 질투란 그런 것”이라면서 “환갑을 넘은 아버지가 제목을 물어 말씀드렸더니 ‘맞아,질투는 나의 힘이지.’라고 하시더라.”며 나이가 들면 자연히 알게 되는 감정이라고 말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말을 아끼는 박감독은 ‘오!수정’의 조감독을 거쳐이번 영화로 데뷔했다.‘질투…’는 미개봉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올랐다.일반극장에서는 내년 초 개봉할 예정이다. 부산=김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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