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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단도 “독재타도”… 대학생 1명 사망

    ‘튀니지, 이집트, 그 다음은 수단(?)’ 30일(현지시간) 이집트와 국경을 맞댄 수단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경찰에 폭행 당한 대학생이 숨지는 사태가 발생, 시위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AFP 등 외신들에 따르면 휴일인 이날 수도 하르툼 등지에서 대학생이 중심이 된 청년들이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충돌했다. 도심에서는 청년들이 대통령궁 주변에 모여 ‘우리는 변화를 원한다.’는 구호를 외치다 경찰의 최루탄과 곤봉 세례에 강제 해산됐다. 이때 경찰에 구타 당한 아흘리아대 소속 모하메드 압둘라흐만이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AFP통신이 31일 전했다. 경찰과 보안당국은 시위 세력이 집결한 하르툼대학 주변에 경찰트럭 20여대를 배치해 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다. 하르툼과 인접한 옴두르만에서도 1000여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섰으며, 하르툼에서 600㎞ 거리의 엘 오베이드에서도 수백명이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이날 최소 64명을 체포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야당인 수단인민해방운동(SPLM)은 성명에서 “강경 대처는 더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신들은 시위가 남부수단의 분리독립 투표 결과가 발표된 시점에 맞춰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이날 남부수단 국민투표위원회는 남부 10개 주(州)에서 99.57%가 분리독립에 찬성한 것으로 잠정 발표했다. 또 다른 야당인 움마당 지도자 무바라크 알 파들은 “청년들이 국토 분단에 대해 분노를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수단의 시위에서도 소셜네트워크가 한몫을 하고 있다. 시위를 주도한 ‘변혁을 위한 청년’은 페이스북을 통해 “평화 시위를 통해 권리를 쟁취할 때가 됐다.”고 촉구했다. 이 모임의 회원은 1만 5000명에 이른다. 앞서 이달 초에는 석유와 주요 생필품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 삭감 조치에 항의하는 소규모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시골 등 한국적 정서와 향수 벽화 느낌 드는 은은한 여운

    시골 등 한국적 정서와 향수 벽화 느낌 드는 은은한 여운

    은은한 밑작업을 통해 한국적 정서와 향수를 그려내는 원로작가 박돈(83) 화백의 개인전 ‘태초를 열다’가 오는 26일까지 서울 전농동 롯데갤러리 청량리점에서 열린다. 황해도 장연 태생으로 1949년 월남한 박 화백은 분단과 전쟁의 갈등기를 온몸으로 겪었음에도 그림에서만큼은 동양적 정갈함을 유지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시골풍경이나 초가집, 닭, 오리, 비둘기 등을 소재로 택한 것이 대표적이다. 유채물감을 엷게 스며들게 하는 밑바탕 작업을 통해 그림이 전체적으로 토벽 벽화 느낌이 나면서도 은은하게 여운을 남기도록 한 것은 박 화백만의 특기로 평가받는다. 전시에서는 추상적 화법에 몰두했던 초기작품에서부터 1970년대 전환기 이후 황토색이 진하게 우러나는 후기작까지 모두 40여점이 전시된다. 서울 전시 이후 롯데갤러리 부산본점(28일~2월 24일)과 광주점(2월 26일~3월 15일)에서도 전시가 열린다. (02)3707-289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내놓은 ‘통일’ 어젠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내놓은 ‘통일’ 어젠다

    대한민국의 ‘큰 정치’는 여의도가 아닌 곳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7일 오전 충무로의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실에서 박세일 이사장을 인터뷰하면서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의도에서는 ‘복지’ 논쟁이 뜨겁지만, 박 이사장은 ‘통일’이라는 담대한 어젠다를 제시했다. 박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6일 한반도의 선진화와 통일을 논의하는 ‘한선국가전략포럼’을 창립한 데 이어 11월 23일에는 국민운동 단체인 ‘선진통일연합’을 발족하며 본격적인 통일 운동에 돌입했다. 대담:이도운 정치부장 →왜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나. -2008년 미국 스탠퍼드 대에 머무를 때 한 연구소에서 보고서가 나왔는데 북한을 중국에 넘기자는 내용이었다. 이걸 보고 깜짝 놀라 비공개 세미나에서 크게 잘못된 일이라고, 용납할 수 없고 실패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더 놀라운 것은 내 이야기를 들은 미국 전문가들이 “한국 정부와 국민이 통일을 원하느냐.”고 물은 것이었다. 1997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97%가 통일이 중요하고 지지한다고 답변했는데, 이제는 그것이 50%대까지 떨어졌고 26%는 통일을 안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런 통계를 그들이 다 알고 있다. 한국 정부가 분단관리에만 급급했지 북한과 파트너가 될 생각은 없다는 것을 다 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 중요한 정책 책임자들을 만나면서 북한체제의 실패에 대한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정부 책임자들은 당위적으로만 받아들이고 현실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더라. 좌파는 평화를 이야기하고 우파는 통일비용을 이야기하면서 둘 다 현상타파가 아니라 현상유지에만 집착하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소극적으로 가면 북한이 체제실패로 갈 때 강대국들이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한반도의 역사를 재단할 것이다. ●“비용 과다 獨실패 교훈 삼아야” →통일의 당위성만 갖고는 부족하다. 통일을 하면 우리 국민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가. -통일을 안 할 때 어떤 손해가 있고, 얼마나 비용을 치러야 하는지 역으로 생각해보면 통일의 이득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 앞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통일이고, 하나는 재분단의 길이다. 북한은 스스로의 잘못된 결정 때문에 빠른 속도로 체제 실패를 향해 가고 있다. 재분단의 길이란, 북한체제 실패 후 북한에 친중국·반통일 세력이 나타나 북에 중국의 변방종속정권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김정일 체제 실패 이후 북한에 재분단이 등장하면 이는 반영구적 분단이 된다. 또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분단 한반도 위에 동북아 신냉전체제가 등장, 한반도를 둘러싼 새 긴장과 갈등의 격화로 나타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선진화에 실패하고 제3류 국가가 된다. 북한은 중국의 직접적인 종속국이 되고, 남한은 중국 눈치만 보며 사는 나라가 될 것이다. 반대로 통일의 길을 택한다면 이는 곧 한반도와 동북3성이라고 하는 만주, 시베리아, 극동지역 전체를 포함한 전 지역에 번영과 평화의 새로운 신동북아시대를 여는 디딤돌이 된다. 여기에 통일된 한반도가 그 중심국가가 된다. 골드만삭스가 예상한 대로 2050년에 세계 제2위의 선진경제국이 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요약하면 통일이 되면 21세기 대한민국의 꿈이 실현되는 것이고, 못하면 민족사적 재앙이 된다. →청와대에서 언급한 인수·합병(M&A) 방식의 통일은 어떻게 생각하나. -통일비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많은데, 이에 대한 걱정은 독일의 천문학적 통일비용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독일의 통일은 외교전에서는 승리일지 몰라도 경제전에서는 실패라고 봐야 한다. 서독의 정치가들이 동독의 표를 얻기 위해 통일 포퓰리즘을 선택, 과도하게 동독에 사회보장 비용을 줄 수밖에 없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통일 비용 가운데 생산적 투자 지출은 20%뿐이고, 80%가 소비적 사회보장 지출이었다. 크게 잘못된 결정이었다. 우리는 독일의 경우를 따라가면 안 된다. 우리는 통일비용지출의 80%는 투자로 연결시켜 놓아야 한다. →통일이 된다면 북한의 부동산과 광산 등 자원은 누가 소유하게 되나. -사유화 과정을 밟아야 한다. 특히 토지나 공장 등의 사유화 과정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반드시 우선적 권리를 줘야 한다. 그래서 남한으로 이동하지 않고 자기가 살던 지역에서 경제활동을 할 유인책도 제공하여야 한다. 동유럽이 이미 겪은 과정이 있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사례가 많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실질적으로 통일 노력을 한 분은 누가 있을까.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때는 국력이 북한보다 약했기 때문에 통일에 방어적일 수밖에 없었고 통일보다는 국내 국가건설이 더 큰 문제였다. 그렇게 보면 우리나라가 북한 국력을 넘어선 80년대 이후에는 모든 대통령이 통일에 보다 적극적이었어야 했는데 현상유지 정책만 많고 현상타파 정책이 없었다. 잘못이었다. 방법은 온건과 강경을 복합적으로 쓸 수밖에 없다. 다차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목표는 확실히 개혁과 개방을 통한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 ●“한나라·‘선통련’ 통합 불가능” →여당 내에서 개헌을 이야기한다. 통일이 되면 통일헌법도 필요할 텐데 개헌이 필요하다고 보나. -개헌은 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해야 할 일이 대외적으로는 통일이고, 국내적으로는 선진화다. 선진화로 가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이 되는 것이 정치의 낙후이다. 가치와 이념, 국가비전과 국가전략 등에 대한 논의가 없이 밤낮으로 권력투쟁만 한다. 국가의 목표와 가치실현을 위해 선의의 정책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과 권력을 위해 무한투쟁을 벌이는 것이 한국 정치판이다. 또한 대한민국 정치는 이제 국가문제를 합리적으로 풀 능력을 잃었다. 대표적인 것이 세종시 이전 문제를 풀지 못한 것이다. 국가과제를 합리적으로 풀 생각은 하지 않고 선거 때가 다가오니 등장하고 있는 것이 복지 포퓰리즘이다. 경제발전과 고용창출을 통해 국민전체의 복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인기영합적인 소득재분배정책을 통하여 우선 선거에 이기고 재미 보려고 하는 국민을 속이는 복지정책을 만들고 있다. 정치개혁 측면에서 헌법뿐 아니라 기타 정치관련법 개정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헌의 방향은 어떤 것이 좋을까. -정치권이 왜 이렇게 싸우는지 보면, 대통령에게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 것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청와대에서 근무할 때 보니 한국 대통령은 과부하에 걸려 있다. 중요한 결정이 너무 집중되니 본인도 힘들고 국가경영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분권형 대통령제로 가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의 고위관계자가 야권의 통합 움직임에 맞서 선진통일연합과의 통합을 언급한 바 있다. 가능한 얘긴가. -통합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선통련의 꿈이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한나라당은 꿈이 없는 정당이다. 철학과 소신이 확실하지 않은 정당이다. 그러니 현재로서는 통합이란 이야기는 나올 수 없다. →세종시 이전 문제와 복지 포퓰리즘의 문제를 지적했는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관련해 이런 부분에서 우려할 부분이 있는 것인가. -나는 박 전 대표가 장점이 많은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가까운 장래에 박 전 대표는 국민들에게 박 전 대표가 생각하는 한반도 통일정책, 정치개혁비전, 그리고 경제사회 선진화전략 등에 대한 자기 소신과 입장을 확실하게 표명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통일외교의 중요성 등을 감안할 때 이번이나 다음 대선과정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나. -나는 청와대에서 반 총장과 함께 일을 해본 사람인데, 그때 내가 본 것은 행정가로서 대단히 유능하고 인품이 참 좋은 분이란 것이다. 정치인으로서의 능력은 모르겠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보수주의자로 봐야 할까. -김 지사는 이전에는 대단한 좌파였다. 좌파적 철학과 신념을 갖고 행동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내가 아는 김 지사는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고, 노동자와 국민을 위한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확실히 입장을 정리했다. 그것은 훌륭하다. 인간은 불완전하니까 잘못된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를 고치는 용기다. →큰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데 자금은 충분한가. -국민운동의 기본은 자력갱생이다. 참여하는 많은 분들이 소액다수로 돈을 모으기 시작할 것이다. 그 가운데 3분의1은 통일기금, 3분의1은 이웃돕기, 3분의1은 조직운영에 쓸 생각이다. 역사를 작게 바꿀 때는 정치운동이 필요하고, 역사를 크게 바꿀 때는 국민운동이 필요하다. 이제는 역사를 크게 바꿔야 할 때이다. 옛날 독립협회에서 한 운동이든, 국채보상운동이든 국민자력갱생을 기초로 한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정리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박세일 이사장 그는 누구 ▲1948년 서울생 ▲서울고, 서울대 법학과, 일본 도쿄대 대학원 경제학과, 미국 코넬대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 ▲서울대 법학과 교수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사회복지수석비서관 ▲한국개발연구원 정책경영대학원 초빙석좌교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학과 교수 ▲17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소장·정책위의장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선진통일연합 창립준비위원회 위원장
  • 시간·국가 뛰어넘는 문학적 사유

    특히 통각(痛覺)이 좋다. 시대가 아파하는 지점, 사회적 약자들이 힘겨워하는 지점, 위기 앞에 둔감한 문학의 현장, 중심 바깥으로 밀려나 있는 주변부의 것들, 야심 차게 도전했다가 주저앉은 지점, 쌩쌩 돌아가는 속도에 미처 따라가지 못해 뒤처지는 지점, 정확히 이 모든 지점들에 그의 감각이 놓여 있다. 단순한 공감 능력과는 다른, 타자의 고통을 나의 것으로 공유할 수 있는 감각이다. 삶이 늘 힘겹고 쉬 잠 못 이룰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학비평가 고명철(41)의 첫 산문집 ‘잠 못 이루는 리얼리스트’(삶이보이는창 펴냄)는 정색하고 쓴 문학평론은 아니다. 하지만 오장환, 황석영, 현기영, 김현 등에 이르는 국내 문인들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중국 옌벤의 소설가 김학철,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 재일(在日) 디아스포라 시인 김시종, 베트남의 젊은 작가 등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경계도, 국가의 경계도 훌훌 뛰어넘으며 작가와 작품에 대한 무변한 문학적 사유를 펼친다. 그렇게 고명철이 문학을 붙잡고 쓴 글을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제사 마치고 아버지 등에 엎혀 집으로 돌아가는 다섯살 고명철의 새벽길에 다다르고, 그의 고향 제주의 바람 타는 억새와 구멍 뚫린 돌담길에 닿는다. 또한 서울 청계광장을 뒤덮은 촛불들이 부성의 언어, 모성의 언어를 뛰어넘어 우애(友愛)의 언어로 세상을 비평하는 현장, 혹은 울부짖는 용산의 칼바람과도 조우하게 된다. 여기에 민주주의의 위기를 맞는 한국 사회, 여전한 분단 모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한반도 등 여러 시대의 과제에 대한 문학인으로서 소명의식이 주제마다 담겨 있다. 문학평론으로 읽어도 관계없는 작가론·작품론인 듯싶다가도 4·3항쟁의 기억을 문학과 간접 체험 통해 품고 있는 제주 출신 문학비평가의 생활글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최근 3~4년 사회 현안에 빠짐없이 발 맞춰 간 한 대학교수의 시론으로 여겨도 이상할 것이 없다. 고명철은 광운대 교양학부 교수이며 한국작가회의 산하 민족문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다. 그는 “현실과 절연된 비평은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현실과의 급진적 관계를 통해 비평과 부딪치는 현실을 어떻게 넘어설 것이냐 하는 점”(90쪽)이라며 비평가로서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밝혔다. 문예지, 학술 세미나 등에 발표한 여러 글들을 모아 낸 이번 첫 산문집 역시 그가 원하는 비평가의 삶에 복무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글로벌 시대] 한국 통일에 관한 단상/아르촘 산지예프 러시아 로시스카야 가제타 서울특파원

    [글로벌 시대] 한국 통일에 관한 단상/아르촘 산지예프 러시아 로시스카야 가제타 서울특파원

    얼마 전 주한 미국 대사 캐슬린 스티븐스의 연설을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다. 워싱턴과 서울 간 굳건한 우호 동맹관계의 일반적인 상황을 담은 극히 전통적인 내용의 연설이었는데, 말미는 공식적인 행사와는 다른 다소 특별한 것이 되었다. 청중에게 단 하나의 질문만 허용했는데, 질문은 한 초로(初老) 한국인의 격한 연설로 바뀌었다. 그는 한국 분단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언급했으며, 러시아의 책임도 물었다. 그러나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가 한민족이 겪은 비극과 개인적인 경험을 비장한 어조로 이어갈 때 객석의 젊은이들은 그저 미소로만 반응했다는 점이다. 중년의 청중들은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 말없이 앉아 있었다. 때문에 필자는 한국의 청년층에게 통일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 깊이 생각해보게 됐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한반도 다른 쪽의 동족들에 대해 실제로 걱정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이미 신세대에게 민족통일이라는 것은 그저 형식적인 성격을 띤 말이 되어 버린 것일까? 그 문제에 답하는 것은 그리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모순적일 것은 뻔하다. 한국사회 자체가 언뜻 보기와는 달리 전혀 단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는 우익도 있고 좌익도 있다. 모두가 한국 통일이라는 숙원을 구현하기 위해 자신의 행복을 희생하지는 않을 것이며, 그 초로의 한국인이 말했듯이 강대국의 지정학적 게임 속에서 그 숙원을 실현하는 것 자체가 그리 단순하지 않은 까닭에서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한 가지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이 남한과 통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그렇다면 그 조건은 무엇인가가 또 다른 문제가 된다. 요즘 북한의 붕괴가 멀지 않으며, 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점점 자주 듣는다. 많은 이들이 독일의 통일 경험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서울이 그런 노선을 추진하는 것이 가능할까? 동독은 바르샤바 조약기구에 가입해 있을 때에도 항상 유럽의 일부였고, 바르샤바 조약기구 가입국 가운데에서 경제적 선두그룹에 속해 있었다. 평양은 독립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경제적으로 이미 중국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북한 대외교역의 약 80%가 바로 중국과의 거래로 이루어지고 있다. 기본적인 투자도, 대부분의 관광객도 중국에서 들어오고 있다. 따라서 현재 이루어지는 평양에 대한 제재조치는 단지 북한에 대한 베이징의 영향력만 강화시켜 주고 있기에, 독일식 한반도 통일의 가능성에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통일에 대해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통일세 도입 제안은 극히 합당하다. 독일에서는 통일이 된 이후에야 통일세를 도입해 현재까지 시행하고 있다. 통일 비용은 수천억 달러가 될 것이며, 한민족의 통일에 한두 해가 소요될 것이 아니다. 따라서 반드시 사전에 그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통일 과정에서 재정 문제가 가장 심각한 측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양국 통일 이후에 시작될 사회적 통합 과정이 더 큰 위험을 안고 있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남한 주민과 낙후된 북한 주민은 현재 남북을 가르고 있는 비무장지대 같은 것이 아닌, 서로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 심각한 인식의 장벽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그 장벽은 시간이 지날수록 남과 북의 주민들을 더욱 심각하게 분화시키게 될 것이다. 통일한국의 단일 정부는 사회 경제적 대립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필자는 현재의 한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가 청년층에게 조국 통일에 대한 의식을 심어주는 일이며, 그것을 통해 그들이 오래 전에 일어난 민족의 비극을 잊지 않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방법으로, 언제 통일이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판단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청년층이 과거와의 관계를 상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절대적인 명제가 된다.
  • [서울신문 신년특집]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 세계속의 대구

    [서울신문 신년특집]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 세계속의 대구

    대구가 새해 아침부터 들떠 있다. 대구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올 8월 달구벌을 후끈 달굴 것이기 때문이다. 88 올림픽이 ‘세계 속의 서울’을 만들었다면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세계 속의 대구’를 부각시킬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격이 상승하는 분위기 속에 치러지는 지구촌 축제라서 의미도 크다. 대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를 계기로 발전 속도를 10년 이상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회 준비를 위해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고 있다. 상동 수성못오거리~중동네거리 1.6㎞가 폭 20m에서 30m로 확장된다. 또 대구스타디움 진출·입로가 폭 50m로 개설되고 마라톤코스 전 구간이 정비된다. 마라톤 코스는 이례적으로 대구의 한복판인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출발해 모두 도심의 중심에서 펼쳐진다. 137억원을 투입, 도심 가로간판을 정비하고 옥상녹화 작업을 하며 꽃길도 조성한다. 대구스타디움 서편에는 지상 4층 연면적 2만 1486㎡의 육상진흥센터가 건립된다. 대회 총회가 열리는 대구엑스코도 2배 규모로 확장하고 있다. 대구 시민의 선진의식을 한껏 뽐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시민들의 참여 열기는 어느 국제대회 못지않게 뜨겁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가 두 차례 뽑은 자원봉사자는 6133명에 이른다. 2009년 독일 베를린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자원봉사자 3800명의 2배 가까이 되는 많은 수다. 자원봉사자 모집 때마다 평균 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조직위 관계자는 “지금도 자원봉사를 할 기회가 없느냐고 물을 정도로 시민들의 참여가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의 우수한 문화를 세계 각국 손님에게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도 맞았다. 대회 기간 동안 다양한 문화행사가 함께 열린다. 경기장 주변과 선수촌, 도심에서는 전통문화 체험과 전시, 대회 홍보성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특히 마라톤 경기 때 대구의 이미지와 시민들의 응원열기를 중계카메라로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마라톤 코스 주변에서 축제를 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 ‘동성로 축제’ ‘국제보디페인팅 축제’ ‘수상 오페라 공연’ 등이 대회 기간 중 열린다. 대구 관광명소도 손님맞이 준비를 마쳤다. 대구시는 2011년을 ‘대구방문의 해’로 정하고 ‘국내외 관광객 2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정했다. 대구시는 “대회를 계기로 ‘대구’란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관광산업을 21세기 대표 성장산업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명소로는 1907년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도심 한가운데에 조성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동인동)과 조선시대에 축조된 대구읍성에 동서남북으로 설치됐던 4개 정문 중 하나인 영남제일관(효목동 망우공원)이 있다. 팔공산 남쪽 기슭에 자리 잡은 사찰 동화사와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귀순한 일본 장군 김충선의 뜻을 기려 건립한 녹동서원(달성군 가창면)도 볼거리다. 이 밖에 폭포, 분수, 조명, 꽃 등으로 장식한 유럽식 도시공원인 우방타워랜드(두류동)와 대구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 동성로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스타디움·부대시설 살펴보니 트랙·조명 더 밝게… 750가구 선수촌 ‘친환경 시공’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주 경기장인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타디움. 역대 대회 중 최고의 경기 및 관람 환경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각종 시설 개·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은 2002 월드컵 대구 경기장으로 사용했던 시설이다. 앞을 내다보고 축구장 전용이 아닌 다목적 운동장으로 지었기 때문에 별도의 메인스타디움을 짓지 않아도 된다. 대신 시설을 육상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리모델링한다. 조직위는 조명·전광판·음향 등 대회에 필요한 시설을 차근차근 정비해 왔다. 조명등 수를 늘렸고 램프도 교체했다. 1250럭스에 불과했던 조도를 2250럭스로 밝게 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조명도 기준 1800럭스보다 훨씬 높다. 경기장 전광판 교체작업도 마무리했다. 대회 장면을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 전광판은 24.2m×9.6m, 보조 전광판은 17.04m×9.6m로 기존의 전광판보다 50%씩 커진 것으로 바꿨다. 화면은 4배 밝아졌다. 새 전광판은 화면 분할 등 다양한 기법으로 경기를 중계한다. 음향은 오디오 믹서 2대, 앰프 206대 교체, 스피커 242대 설치 등 대대적으로 손봤다. 명료도도 기존 0.49에서 0.66으로 좋아졌다. 트랙은 반발력이 좋고 인기가 높은 이탈리아 트랙 제조 전문업체 몬도사의 제품을 깔았다. 트랙 색깔도 파란색으로 바꿨다. TV 중계 때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고 선수들도 이 색깔을 선호한다. 선수와 기자들이 묵을 선수촌·미디어촌, 경기장면을 생생하게 전해 줄 프레스센터 등 각종 부대시설도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대구 스타디움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선수촌과 미디어촌은 4월 완공 예정이다. 3500명의 선수와 임원이 528가구, 650여명의 취재진이 223가구를 각각 사용하게 된다. 선수촌과 미디어촌에는 태양광을 이용해 발전하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냉·난방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단열재를 보강하고 3중창으로 시공한다. 단지는 연못과 정자가 어우러진 한국형 정원으로 꾸민다. 종합안내센터와 등록센터, 사우나, 종교시설, 휴게시설 등을 갖추고 객실마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선수촌 인근에는 체육시설이 설치된다. 3000㎡의 미디어센터는 대구스타디움 지하 1층과 지하 2층에 마련된다. 스타디움 서편 주차장 지하에는 7000㎡의 국제방송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조해녕 조직위 공동위원장 “최저 비용으로 가장 완벽한 경기 치를 것” “역대 최고의 완벽한 대회로 치를 것입니다.” 조해녕(67)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한치의 오차도 없는 대회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조 위원장은 “경기시설, 운영 계획 등 대회 준비상황을 둘러본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며 “주 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 시설을 보완하고 선수촌을 건립하는 일이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에 대한 정보 제공과 숙박시설도 문제가 없도록 점검하고 있다. 그는 “매주 도심을 도는 마라톤 코스인 ‘루프코스’를 돌아본다.”며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시민 참여도 높아 미세한 부분을 보완하는 과정만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 의미와 관련, 조 위원장은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빅 스포츠 이벤트다. 이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3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된 7번째 나라가 된다.”고 말했다. 올림픽과 월드컵 경기를 개최함으로써 대한민국 국격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듯이 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하면 우리나라와 대구의 브랜드를 65억명 전 세계인에게 알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 육상 중흥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대구 대회만의 특징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친환경 대회를 표방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전기차·무선조종 배터리카·마라톤 경기 자전거 활용·천연가스버스와 전기버스를 이용한 선수 및 관람객 수송 등 경기 운영 전반에 친환경 수단과 제품을 사용하는 친환경대회로 치르기로 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대회가 열린다는 점에서 인류공영의 평화 메시지를 던지는 경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경제적인 대회도 조 위원장의 신념이다. 메인 스타디움도 기존 시설을 활용하고, 선수촌도 경기를 치른 뒤 분양해 ‘알짜배기 대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조 위원장은 “대회의 성공은 뭐니 뭐니 해도 국민들의 관심에 달려 있다.”며 “비인기 종목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경기장을 적극적으로 찾아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베를린 대회보다 입장권 가격을 대폭 낮춘 것도 국민 참여를 늘리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시론] 아직도 우리에겐 희망이란 단어가 있다/나태주 시인·공주문화원장

    [시론] 아직도 우리에겐 희망이란 단어가 있다/나태주 시인·공주문화원장

    인류역사 이래, 달력이란 것이 생기고 나서 고요하게 저문 해가 있었을까? 지긋지긋하다 그러면서, 어서 빨리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해를 보내고 한해를 맞이했을 것이다. 참 인간처럼 간사하고 변덕스럽고 변화무쌍한 존재는 없다. 벌써 10년도 훨씬 전의 일. 새천년이 열린다고, 얼마나 흥분하고 요란스럽게 떠들고 그랬던가? 새로운 밀레니엄이 열리기만 하면 뭐든지 좋아지고 새로워지고 달라질 것만 같아서 얼마나 기대에 부풀었던가? 그러나 세월을 보태면서 더욱 우중충한 것이 우리네 살림살이요, 울퉁불퉁한 것이 우리네 세상 돌아가는 형편이다. 세상은 여전히 저만큼 헛돌아가는 듯싶고 우리는 이만큼 버림받은 것 같은 심정일 뿐이다. 무엇보다도 갈등의 문제가 큰 근심거리다. 나와 다른 가치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 우리들 자신의 옹고집과 좁은 소견머리가 걱정이다. 가진 사람과 갖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 오래 전부터 있어 왔던 갈등이다. 케케묵은 얘기라지만 호남과 영남으로 대변되는 지역 간 갈등, 남북한의 분단도 실은 이념문제가 보태진 지역 간 갈등의 확대판일 수 있다. 최근, 더욱 우리들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종교 간 갈등, 정부 간 갈등, 세대 간 갈등이다. 새해 예산 배분문제로 불거진 불교계와 정부와의 마찰, 그것은 실은 불교와 기독교 간 갈등의 변형이다. 말할 것도 없이 갈등의 주체들이 십분 양보하고 격앙된 심정을 추슬러 어떻게든 좋은 쪽으로, 부드러운 쪽으로 이끌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도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4대강 개발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생겨진 갈등일 것이다. 이 문제 또한 세력의 주체들끼리 현명한 쪽으로 해결을 보아야 하고 조정을 해나가야 한다. 정말로 높은 자리에 앉은 분네들, 자기들을 뽑아준 국민들 보기에 민망하지도 않은가 묻고 싶은 심정이다. 가장 마음 아픈 것은 세대 간 갈등이다. 학교 교실 안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맞붙어 몸싸움을 벌이고 머리끄덩이를 맞잡고 서로 놓아주지 않으려 했다든지, 남학생들에 의해 여교사들이 성희롱을 당했다는 심심찮은 기사들은 정말로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 게다가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꽝! 하고 터진 연평도사건은 또다시 우리를 전쟁의 두려움에 떨게 했다. 당혹스러운 사건 앞에 갈팡질팡하는 군 수뇌부의 현명하지도 못하고 민첩하지도 못한 대응태세는 더욱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들었고,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로 너스레를 떠는 정부의 높은 분네들 또한 우리를 화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포화가 튀는 속에서도 철모 끈이 타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자기의 임무에 충실한 젊은 병사의 늠름한 태도는 우리를 안도케 했다. 연평도사건, 차라리 잘터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없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이참에 느슨해진 정신을 조이고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목청들이 높다. 또 다시 한해가 스러지는 길모퉁이에서 두 개의 크리스마스트리에 우리는 주목한다. 하나는 서부전선 애기봉에 켜졌던 크리스마스트리요, 또 하나는 서울 조계사 경내를 밝혔던 크리스마스트리다. 부디 애기봉의 크리스마스트리가 본래의 뜻 그대로 평화의 마음, 밝은 마음을 북쪽에 전해서 평화통일의 빌미가 되었기를 바라고, 조계사의 크리스마스트리가 종교 간 갈등을 넘어서 우리 모든 사람들의 애달픈 마음, 섭섭하고 분하고 억울한 마음들을 두루 살피고 위로하는 희망의 불빛이 되었기를 바란다. 우리는 희망 없이는 목숨을 부지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인간은 절망에 죽고 희망에 살도록 되어 있다. 그러하다. 아직도 우리에겐 희망이란 마음의 재산이 남아 있다. 희망이란 단어가 남아 있다. 어떻게 하든지 이 희망이란 끈을 붙잡고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 새해엔 뭐가 달라져도 달라지고 좋아지겠지. 거짓 희망이라도 희망은 우리에게 살아갈 힘을 주고 살아갈 용기를 보탠다.
  • 코트디부아르 ‘남북분단’… 사실상 내전 상태로

    코트디부아르 ‘남북분단’… 사실상 내전 상태로

    서아프리카 ‘경제 우등생’ 코트디부아르의 대규모 유혈 사태가 일촉즉발의 상태로 빠져들었다. 로랑 그바그보 현 대통령 측이 선거 결과 수용을 거부하며 선거에서 승리한 알라산 와타라 전 총리 지지자들과 나라를 남북으로 반분해, 코트디부아르는 사실상 내전 상태에 들어섰다. ●6일간 173명 사망… 유혈참사 확대 게다가 나이지리아, 가나, 감비아 등 16개 국가로 이뤄진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국가들은 그바그보 대통령의 퇴진 거부에 따라 30일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무력 개입 방안을 협의했다. 유엔(UN) 총회에서 코트디부아르의 새 공식 대표로 인정받은 유수프 밤바 대사는 29일(현지시간) “코트디부아르에 집단 학살이 벌어질 날이 가까웠다.”며 “특별 조치”를 호소했다. 밤바 대사는 “누군가 집집마다 부족에 따라 식별 표시를 해놓고 있다면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겠는가.”라며 남부 지역에 퍼져 있는 와타라 지지자들이 목표물이 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대선에서 승리한 와타라 전 총리는 부르키나파소 이민자의 아들로 이민자와 무슬림 인구가 많은 북부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현 대통령 그바그보는 기독교 인구가 많은 남부를 중심으로 코트디부아르 순혈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유엔도 코트디부아르에서 지난 16~21일 사이 173명이 숨지고 90명 이상이 고문과 비인도적 처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강경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부대표는 지난주 제네바 사무국에서 471명 이상이 체포·구금되고 24명이 실종됐다고 보고했다. 이미 각 지역에서 양측 지지자들 사이에 잔혹 행위와 유혈 참사가 확산되고 있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이미 지난 28일 보니 야이 베냉 대통령과 어니스트 바이 코로마 시에라리온 대통령, 그리고 페드로 피레스 카보베르데 대통령 등 3개국 정상은 그바그보에게 물러나지 않으면 ECOWAS가 군사 개입을 할 것이라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ECOWAS 의장을 맡고 있는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코로마 대통령 등과 면담 뒤 기자회견에서 다음달 3일 그바그보 측과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히고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와타라 전 총리를 선거 승리자로 인정한 국제사회는 경제 제재 카드를 꺼내 흔들면서 그바그보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비자 발급 중단,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적용할 그바그보 측 인사를 기존 19명에서 61명으로 늘리는 등 제재 대상 인사를 대폭 늘렸다. ●EU “경제제재로 그바그보 압박” 베르나르 발레로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주 유럽연합(EU)은 와타라 대통령이 지명한 외교관만 인정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 마크 토너 대변인도 “와타라를 합법적 지도자로 인정한다.”고 확인했다. AFP와 로이터는 양측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과 프랑스는 현지 교민들의 철수를 권고하는 한편 코트디부아르 현지 대사관 비상 철수 준비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문화마당] 전쟁, 평화 그리고 통일/김기봉 경기대 역사학 교수

    [문화마당] 전쟁, 평화 그리고 통일/김기봉 경기대 역사학 교수

    전쟁과 평화, 이 둘의 구분이 전방과 후방인 시대는 지나갔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은 전방과 후방, 군인과 민간인 구분이 사라진 총력전 시대가 됐다. 한국사에서 역사를 바꾼 주요 전쟁인 나·당전쟁, 임진왜란, 청·일전쟁, 한국전쟁은 국제전이었고 그것들은 당시 시각으로는 ‘세계대전’이었다. 그런데 또 다시 세계대전의 먹구름이 한반도에 몰려오고 있다. 지금의 한반도 전쟁 위협은 현상적으로는 북한 체제가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세대교체하는 와중에서 일어난 문제인 것처럼 보인다. 내부 갈등을 외부와의 전쟁을 통해 해소하는 것은 독재국가가 사용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이 경우 전쟁이란 클라우제비츠의 정의대로 “다른 방식으로 하는 정치”다. 하지만 만약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발발한다면, 이 전쟁은 국내 정치가 아니라 국제 정치의 연장(延長)으로 수행될 것이라는 점이 문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과 소련의 냉전 체제가 확립되는 진통으로 한국전쟁이 일어났고, 그 결과로 남북 분단체제가 성립했다. 냉전으로 분단이 됐다면, 탈냉전시대에서 분단 체제는 종식돼야 한다. 현실 사회주의 국가들 대부분이 멸망했다면, 지금 한반도에 북한 체제가 존재해야 할 이유는 없다. 히틀러의 패배가 독일의 해방이었듯이 김정일 체제의 붕괴는 북한의 해방임을 친북주의자들은 깨달아야 한다. 지금 북한이 존립할 수 있는 토대는 주체사상이 아니라 중국이다. 한국전쟁에서도 그랬듯이, 중국의 승인과 지원 없이는 북한은 전쟁을 일으키지 못한다. 그렇다면 중국은 언제, 무엇을 위해 북한의 전쟁 도발을 용인할 것인가. 앞으로의 세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소련 대신 중국이 부상하면서 주요 2개국(G2, 미국·중국)으로 개편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따라서 한반도에서 남북 군사대결은 미국과 중국이 세계 패권을 둘러싸고 벌이는 전쟁의 대리전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한이 남한을 위협하면 할수록 남한은 미국에 의지할 수밖에 없고, 북한이 호전적으로 되면 될수록 중국의 영향력은 커질 것이다. 점점 외세에 의존하는 방향으로 사태가 진전되는 것은 남북한 모두가 바라지 않는 바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한은 미국과 중국에 의지해서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외교적 노력으로 국력을 소진하지 말고, 우리 운명을 우리 스스로가 결정한다는 자세로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결과는 6·25전쟁의 재판(再版)이 될 것이다. 그러면 통일이 아닌 또 다른 방식의 분단으로 전쟁이 일단락될 가능성이 많고, 이 같은 승자 없는 전쟁의 패자는 우리 민족이 된다. 지금 남한에는 이 전쟁의 위기를 통일의 기회로 전환시킬 정치 지도자가 필요하다. 북한은 과거의 동독처럼 어느 날 갑자기 붕괴될 수 있다. 1989년 당시 소련의 고르바초프는 동독의 개방을 요구하면서도 붕괴는 결코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도적처럼 찾아온다. 1989년 11월 9일 동독 정부 대변인이 여행 규제 완화 조치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들이 새 여행법의 발효 시점에 대한 질문을 쏟아대자, 그는 얼떨결에 “지금 당장”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동독 주민들이 베를린 장벽으로 떼를 지어 몰려가고 급기야는 망치와 도끼로 장벽을 무너뜨림으로써 냉전체제의 거대한 상징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결국 대변인의 우연적인 말실수라는 초기 조건이 ‘나비효과’를 일으켜서 동독을 무너뜨리는 민중혁명의 도화선이 되고, 그 결과로 독일은 통일됐다. 역사에서 우연이란 인간에게 운명처럼 주어진 구조적 조건 속에서 역사를 창조할 수 있는 자유로 주어진 행운이다. 중요한 것은 행운의 여신을 잡을 수 있는, 마키아벨리가 비르투(virtù)라고 불렀던 용기와 덕성이다. 1989년 독일의 행운은 그런 비르투를 가진 헬무트 콜이라는 정치가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2011년 새해에는 그런 비르투를 가진 정치가가 한반도에 나타나길 기원한다.
  • [인터뷰 뒷이야기] 삼고초려 끝에 부악문원서 성사…故황장엽씨 소재 분단소설 준비

    이문열씨는 역시나 바빴다. 연말이라 모임에서 술도 마시고 지방 강연도 가고, 찾아오는 사람도 만나고…. 예상했던 대로 인터뷰는 결코 쉽지 않았다. 인터뷰를 위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11월 초였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둔 시점, 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설이 나돌 때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여름 휴가 때 이문열씨와 1박 2일 만나면서 무슨 담화를 했을지도 궁금했다. 전화를 걸었다. 그는 “집에 놀러와서 차 한잔 하는 것을 말릴 수는 없지만 인터뷰는 안 된다.”고 했다. 별로 할 말도 없을 뿐더러 인터뷰를 했다 하면 네티즌들의 댓글, 이거다 저거다 와글와글해 성가시다고 했다. 어쨌거나 경기 이천시 설봉산 자락에 있는 부악문원으로 달려갔다. 혹시나 해서 사진기자도 동행했다. 차 한잔 하면서, 설득하면 인터뷰를 허락할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부악문원은 1998년 1월 이씨의 사재로 설립된 일종의 현대적 서원(書院)이다. 독자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아 이룬 경제적 성과를 인문학 인재 양성에 되돌린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아이를 업은 모습과 사람을 돌본다는 의미를 아울러 가진 부아악산(負兒岳山·설봉산의 또 다른 이름) 자락에 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문인과 예술가들의 창작실도 개방하고 있다. 그의 서재에서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지만 그는 인터뷰는 안 된다는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 대신에 연말쯤 통화나 해보자고 했다. 40여분 정도 얘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 손님들이 찾아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면서 연말에는 꼭 좀 만나 인터뷰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씨는 반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로부터 한달여 뒤인 이달 중순에 전화를 걸어 안부인사를 했다. 아울러 연말 약속을 상기시켰다. 몇 번 거듭된 전화에 이씨는 귀찮았는지 “그래요, 오세요.”라고 했다. 다시 부악문원 서재에서 만났다. 그는 자리에 앉으면서 어젯밤 과음을 해 컨디션이 영 별로라고 했다. 좋아하는 주종은 막걸리란다. 가끔 양주를 섞어 마신다고 했다. 막걸리로 치면 500㎖짜리 다섯병 정도 마시면 취한다고 했다. 10년 전부터 절주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곁들인다. 인터뷰의 주된 내용은 연평도. 1시간 동안 연평도 얘기를 나눈 뒤 후반부에 글쓰기 작업에 대해 잠시 얘기했다. 소설을 쓸 때는 ‘작가가 처음 독자’라는 생각, 독자들이 어디에 가서 자신의 책 속에서 한 구절이라도 인용할 대목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갖는다고 했다. 미국에서 돌아온 뒤 글 쓰는 일에 조금 게을러졌지만 앞으로 제대로 된 생산의 시기가 10년밖에 안 남았다는 생각을 하면 비감해질 때가 있다고 했다. 그동안 구상했던 것, 자료 준비했던 것을 선별해 글쓰기에만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고(故) 황장엽씨와 인연을 살려 또 다른 분단소설을 쓰겠다는 것도 귀띔했다.
  • [김문이 만난사람] 작가 이문열…연평도를 바라보며

    [김문이 만난사람] 작가 이문열…연평도를 바라보며

    한해가 저물어간다. 연평도의 영혼을 달래는 갈매기들은 더욱 애잔하게 울어댄다. 잠시 노래말을 생각해본다. ~황천 간 그 얼굴 언제 다시 만나보리/~수평선 바라보며 그 이름 그리면/갈매기도 우는구나 눈물의 연평도. 1959년 9월 사라호 태풍 때 연평도 어장으로 조기잡이를 나갔던 많은 어부들이 뭍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당시 목숨을 잃은 어부들을 그리며 불린 노래, ‘눈물의 연평도’다. 태풍만이 아니다. 서해 최북단의 섬 연평도는 1999년 6월과 2002년 6월 두 차례 연평해전을 겪었다. 최근에는 북한의 포격 도발로 새로운 비극의 현장이 됐다. 연평도는 분단의 아픔을 온몸으로 떠안아 눈물이 마를 새가 없다. 작가 이문열씨. 분단의 아픔을 몸소 체험하는 작가 중 한명이다. 아버지가 6.25전쟁 당시 월북했기 때문이다. 이씨의 가족에게 ‘그런 아버지의 존재’는 끊임없는 재난이자 고통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소설 ‘영웅시대’에도 아픔이 잘 담겨져 있다. 이런 그가 연평도 포격 도발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1979년 문단 데뷔 이후 쓴 책이 무려 3000만권이나 팔린 작가와 마주앉아 ‘문학이 어쩌고저쩌고’ 할 재간도 없고 해서 연평도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즉답으로 “참 고약하다. (북한에게) 멱살을 잡혀도 단단히 잡혔다.”라고 하더니 말을 계속 이었다. “젊은이들이 걱정입니다. 이번 문제로 비관적인 대북 인식 같은 것 말입니다. 무기가 뒤쳐지면 새로 구입하면 되고, 군인 수가 모자라면 더 뽑으면 될 거고, 결국은 정신입니다. 젊은이들은 교육에 의해 정신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오히려 반(反)교육을 하는 사람이 많지요.” “젊은이들과 만나보셨는지요.” “이번 사건으로 젊은이들과 얘기를 나눠 봤는데 일부에서는 (천안함 폭침 사건 때와는 달리) 다소 낙관적인 조짐이 있다고 합니다만 여전히 믿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신뢰가 안 간다는 것이지요. 그 부분이 가장 걱정스럽습니다. 연평도 사격 훈련 재개를 앞두고 야당 쪽에서 했던 얘기가 있습니다. ‘비이성적인 집단, 비정상적인 국가(북한)에 합리적인 판단을 요구해선 안 되며 이들을 자극하다가는 무슨 화를 당할지 모른다’고 말입니다. 이 부분을 해석하면 반대로 비이성적인 자가 때리면 그냥 맞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젊은이들 중에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는 친북 중에서 제일 나쁜 투항주의나 다름없습니다.” “투항주의란 어떤 것인가요.” “젊은이들의 친북 사고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같은 종족끼리인데 뭐하러 싸우느냐’ 하는 민족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싸움하면 큰일 난다, 돈이나 줘서 달래자’하는 투항주의입니다. 북한이 비이성적인 집단이기 때문에 건드리지 말고 참아야 한다는 것이나, ‘전쟁을 원하십니까’라고 말하는 것은, 반문하면 투항주의인 셈이지요. 이 두 가지가 젊은이들에게 다가갑니다. 이런 사람들이 막상 전쟁이 나면 총이나 쏠까요. 투항심리는 노예심리로 갑니다. 굴복해서 노예가 되든 다른 뭐가 되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그런 것이지요. 또 있습니다. 지난 6·2 지방선거 때 여당의 패인으로 천안함 폭침 사건을 예로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곧 전쟁이 발발할 것 같은 여론이 돌았지요.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가 전쟁을 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은 대의가 있을 뿐입니다. 싸우지도 않을 사람이 전쟁을 말합니다. 모든 전쟁은 싸울 사람이 일으키지도 않습니다. 이상한 논리지요.” “연평도 도발 이후 해병대 지원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생각이 달라졌다는 것은 아닐까요.” “사실이길 바랍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결국 정신적인 무장이 중요합니다. 6.25 전쟁을 볼까요. ‘대한민국은 오로지 내가 지켜야지’ 하는 대의에서, 그런 굳건한 정신 무장에서 전장에 나섰다기보다는 전쟁이 발발하자 준비도 없이 남들을 따라갔다가 옆에서 동료가 죽어가는 것을 보고서야 총을 쏜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상황은 옛날보다 더 불리해지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쟁터에서도 상대가 비이성적인 집단이기 때문에 건드리면 안 된다고 하면서 돌아설까 봐 걱정된다는 뜻이다. 그는 “이런 생각을 하면 울적하고, 이것은 또 빨리 개선될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때문에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사회 분위기를 올바르게 잘 이끌어가야 하며 그런 사람들의 책임 또한 크다고 강조했다. ‘영향력’ 얘기가 나오자 하나의 예를 든다. 천안함 폭침 사건 때 문단에 영향력이 있는 어떤 쪽(특정 단체를 거명했지만 ‘어떤 쪽’으로 표현해 달라고 했다.)에서 사건과 관련된 두권의 보고서를 냈다. 내용인즉 ‘북한이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보고서로 인해 문화 예술계 쪽에서는 영향을 많이 받았다. 북한이 하지 않았다는 쪽으로 여론의 추가 7대3, 8대2로 기울었다.”면서 “이런 사람들의 조직성, 이러한 문학 진지가 걱정스러울 뿐이다.”라고 했다. 이런 것을 막아야 할 대항 진지는 아주 약화됐다고도 했다. “대항 진지는 어떤 상태입니까.” “대항 진지가 있기는 한데 작동을 못 하고 있습니다. 보수집단이 데모를 하면 희극적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나이 많은 보수단체 회원들이 광화문에서 데모하는 모습을 보면 처절합니다. 젊은이들은 이들을 보면서 ‘살아봐야 몇 년 산다고’ 하면서 ‘보수 골통’으로 분류하고 희화화해 버립니다. 사실 이런 것이 비극입니다. 1980년대 이후 그렇게 되도록 사회교육이, 그런 작업이 이루어져 왔다고 볼 수 있지요.” “그렇다면 대항 진지 구축 방법은요.” “함락당한 진지를 탈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정부의 한 산하단체를 봅시다. 새로운 진지 구축을 위해 수장을 바꿨지만 진지 탈환은커녕 기존 조직원들한테 휘둘려 오히려 수장이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수장한테 진지를 탈환하라고 했지만 잘되는 곳이 어디 있나요.” “평소 무협지를 많이 읽으셨고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작가입니다. 그런 작가적 관점에서 북한의 다음 도발을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요.”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이후 글을 통 못 썼습니다. 당장 머리 위로 불덩이가 떨어질 만큼 워낙 호들갑을 떨어가지고 말입니다. 어쨌거나 북한은 연속성 있게 공격을 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연평해전이나 금강산 피격 사건 등 성한 날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이런 연속 선상에서 공격은 계속된다고 볼 수 있지요. 다만 언제, 어떤 일로 핑계를 삼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이 시대에 진정한 보수와 진보, 좌우의 이념은 어떤 식으로 방향성을 설정해야 합니까.” “우리는 분단이라는 특수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어떤 전제 조건도 없어야 합니다. 하늘을 나는 새에도 좌우 날개가 있다고 하면서 좌우가 공평하게 잘 나누자는 주장은 모순입니다. 분단 상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좌우 똑같이 나눈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요. 외세 개입이든 아니든 우리가 처음 분단될 때 북은 좌, 남은 우로 갈라졌습니다. 50여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북에는 여전히 좌만 있고 남은 좌우로 갈라졌습니다. 반공 시대를 거치면서도 말입니다. 남한에서 좌우로 똑같이 나누자는 것은 남한의 반을 잘라 북한에 떼어주자는 것과 같지요. 또한 분단 고착론자들의 주장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북한에도 좌우가 있어야 된다는 건데, 논리가 맞지 않지요.” “우리 사회에서 소통은 잘되고 있습니까.” “불통하기 때문에 소통이란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불통하는 사람들이 소통을 내세우고 있지요. 정작 본인은 소통하지 않으면서 너는 내 말을 잘 들어라 하고 다닙니다. 지역 감정을 해소하자는 것도 마찬가지이지요. 자신은 실천하지 않으면서 너는 지역 감정을 해소하라고 합니다.” 인터뷰를 끝내면서 그동안 팔린 책의 수를 헤아릴 때 국민 5명 중 3명은 이씨의 책을 읽었거나 혹은 가지고 있거나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하여 북한에도 이씨의 책을 읽은 사람이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더니 “조선중앙통신사에서 대표적 남조선 반동 작가로 분류돼 있다는 것을 전해들었다.”며 웃었다. 신묘년 새해 계획에 대해서는 “나이 70대에도 창작한다는 것은 힘이 들 것이다. 앞으로 글 쓸 시간은 10년으로 본다.”면서 올해부터 1년에 두권꼴로 20권 정도의 책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문열은 1948년 5월 18일 서울 청운동에서 태어났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아버지가 월북하자 외가인 경북 영천에 잠시 머물다가 1951년 조상 대대로의 고향인 경북 영양으로 이사했다. 1965년 안동고교를 중퇴하고, 1968년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서울대학 사범대 국어과에 진학한 그는 사대문학회에서 문학 활동을 한다. 1977년 ‘대구매일신문’에 단편 ‘나자레를 아십니까’가 입선되면서 문학적 자질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새하곡’(塞下曲)이 당선되면서 정식으로 문단에 등단한다. 데뷔 원년부터 ‘사람의 아들’(1979), ‘들소’(1979), ‘사라진 것들을 위하여’(1979), ‘어둠의 그늘’(1980), ‘황제를 위하여’(1982) 등을 잇따라 발표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이상문학상(1987), ‘시인과 도둑’으로 현대문학상(1992), ‘전야 혹은 시대의 마지막 밤’으로 21세기문학상(1998), ‘변경’으로 호암예술상(1999) 등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수많은 베스트셀러 작품이 있다.
  • [열린세상] 연평도 사건과 국가운영 체제/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연평도 사건과 국가운영 체제/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우리의 국토가 북한의 포격에 의해 유린 당한 연평도 사건은 우리의 외교와 국방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확인시켜 주었다. 어떠한 이유에서건 북한이 남한을 향하여 포격을 하도록 허용하였고, 중국과 미국 등 강대국을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우리의 외교정책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하였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또한 북한의 포격을 받고도 충분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은 우리의 군사적 위기 대처능력이 말만큼 앞서 있지 못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입증한다. 천안함 사건에 이어 국가와 군의 최고 수뇌부가 우왕좌왕하며 말 바꾸기에 급급한 모습은 지휘 체계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보여 주었다. 연평도 사건을 두고 누가 잘했느니 못했느니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이번 사건에서 보여준 외교적, 군사적 미숙함은 단순히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사람으로 인한 문제는 사람만 교체하면 된다. 그러나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경우라면 사람을 교체하더라도 동일한 문제가 되풀이될 우려가 있다. 남북이 분단된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안보임은 재론을 요하지 않는다. 우리의 분단이 우리의 의사에 의한 것이 아니었던 만큼 우리의 안보문제는 다수 강대국과의 외교관계를 빼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이 점에서 외교와 국방문제는 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생존에 관련된 절실한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국가운영 시스템은 정작 중요한 일에는 국가가 집중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학교 급식으로 식중독이 발생해도, 대형 마트에서 튀김 닭을 싸게 팔아도 중앙정부와 대통령이 개입해야 문제가 해결되는 국가 시스템이다. 국가의 크고 작은 모든 일에 중앙정부가 개입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국가운영 시스템 하에서는 중앙정부와 대통령이 아무리 출중한 능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중앙정부가 모든 일을 해결하려 하다 보니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 없게 된다. 중앙정부가 움직이지 않으면 국가 전체가 움직이지 않도록 되어 있다. 모든 국민이 대통령 한 사람만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크고 작은 모든 일에 중앙정부가 관여하다 보니 자연히 과부하가 걸리게 되고, 국가 전체가 심한 기능 마비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연평도 사건은 이러한 국가운영 시스템의 부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징후에 불과하다. 병이 들어 통증이 있는 경우에 진통제를 먹어 통증을 없앤다고 병이 낫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의 중앙정부는 온갖 사소한 일에도 모두 신경을 쓰고 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비만증에 시달리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민간이나 지방정부는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중앙정부가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거나 중앙정부의 지침을 기다리는 실정이다. 지방정부는 스스로 운동하여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기회도 갖지 못하고, 영양도 부실하여 몸이 빈약한 상태에 있다. 중앙정부는 과체중으로, 지방정부는 빈혈로 인하여 모두 비실대고 있다. 중앙정부가 국방과 외교, 금융 등과 같이 중요한 국가적인 과제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나 민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지방정부와 민간에 맡겨야 한다. 국가는 민간이나 지방정부가 해결할 수 없는 큰일에만 전념해야 한다. 이를 가리켜 보충성의 원칙이라고 한다. 국가는 보충적으로 하위 공동체가 해결하지 못하는 과제에만 관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국가의 구성원리이다. 지방정부나 민간이 해도 좋은 일에 중앙정부가 매몰되어 체력을 소진, 정작 중요한 국가적인 과제를 소홀히 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역할배분을 새로 해야 한다. 연평도사건은 사건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중앙정부와 대통령은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국방과 외교에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평소에 국방과 외교를 중심으로 국사를 챙기도록 국가 전체의 운영시스템을 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천안함·연평도… ‘국방 강화’ 여론 반영

    천안함·연평도… ‘국방 강화’ 여론 반영

    육군을 기준으로 현역병 복무기간이 내년 2월부터 21개월로 동결되는 방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확정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이어진 현역병 복무기간 단축에 대한 논란은 마무리될 전망이다. 참여정부에서 만들어진 ‘국방개혁 2020’에 따라 18개월로 줄어들고 있던 현역병의 복무기간은 저출산 등에 따른 현역자원 감소와 잇따른 북한의 도발로 높아진 국민들의 안보의식으로 인해 21개월에서 멈춰서게 됐다. 군 복무 문제는 한반도가 분단된 우리 현실에서 국민의 의무로 받아들여지면서도 한편에선 정치인들에게 표와 연결된 가장 민감한 문제기도 했다. 복무기간에 따라 움직일 표가 현역 대상자와 그의 부모들을 포함해 적어도 수백만표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그동안 복무기간 단축 방안은 처음 추진되던 참여정부시절 보수진영의 반대 목소리와 이번 정권 초기부터 나온 일각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착착 추진돼 왔다. 하지만 지난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복무기간은 전환점을 맞게 됐다. 북한의 도발로 우리 군의 전력을 점검하게 됐으며 가장 중요한 전력 누수가 병사들의 복무기간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결론을 냈기 때문이다. 이런 여론은 급속히 힘을 얻게 됐고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는 지난 9월 이 대통령에게 복무기간 단축을 백지화하고 육군을 기준으로 24개월로 환원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게다가 지난달 발생한 연평도 포격도발로 ‘국방력 강화’란 국민적 여론을 등에 업은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도 환원 방안을 이론(異論) 없이 이달 초 이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선진화위 방안과 달리 21개월 동결안을 내놓았다. 이미 21개월 정도로 줄어든 복무기간을 다시 24개월로 환원하는 것은 병역기간이 연장된 군인들의 입장에서는 기본권 침해라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덕분에 국방부는 현역자원 확보라는 실리와 국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명분을 모두 챙겼다. 이번 결정에 따라 내년 2월 27일부터 입대하는 육군과 해병대 병사는 21개월을 복무하게 된다. 또 해군은 1월 3일 입대자부터 23개월, 공군은 1월 1일 입대자부터 24개월로 각각 복무기간이 동결된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이대통령 “군사훈련 주권국가로서 당연한 것”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오후 연평도 사격훈련 실시와 관련,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분단국가에서 영토방위를 위한 군사 훈련을 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당연한 것”이라면서 “여기에는 누구도 개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임태희 대통령실장으로부터 훈련 중간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훈련이 끝난 뒤에도 북의 도발에 대비해 만반의 대응태세를 갖춰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행정안전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최상의 안보는 단합된 국민의 힘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은 국론이 분열됐을 때 우리를 넘본다. 튼튼한 안보는 튼튼한 국방력에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일수록 우리 국민이 하나가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서해 사격훈련 시작할 때 MB는…

    이명박 대통령은 연평도 사격훈련이 재개된 20일에도 예정된 공식일정을 평상시와 다름없이 그대로 소화했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오전 8시 법무부, 오전 10시 행정안전부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우리 군의 훈련이 끝난 오후 4시부터는 법제처의 업무보고가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점심식사도 평소 업무보고 때처럼 시간에 맞춰 업무보고가 끝난 행정안전부 직원들과 청와대에서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다만 아침부터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 참모들로부터 우리 군의 사격훈련 재개와 관련해 중간중간에 보고를 받았다. 이어 사격훈련이 시작되기 전에는 청와대 지하벙커에 있는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로 이동해 김진형 국가위기관리센터장으로부터 우리 군의 훈련계획, 북한군의 동태 등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임 실장과 천영우 외교안보수석, 이희원 안보특보 등 참모들도 배석했다. 이 대통령은 훈련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지하 상황실에 있었지만, 정작 오후 2시 30분부터 1시간여 동안 우리 군의 사격이 진행될 때는 본관 집무실에서 평소처럼 업무를 수행했다. 이번 훈련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었지만 청와대로서는 불필요한 긴장감을 조성하지 않으면서 평상시 하던 훈련의 연장선상으로 별다른 의미부여를 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 셈이다. 우리 군이 사격훈련을 하는 동안 청와대의 오후 법제처 업무보고는 시작되지 않았으며, 이 대통령은 훈련 종료 상황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이 끝난 뒤 이 대통령은 오후에 예정됐던 법제처 업무보고를 계속 받았다. 이 대통령은 훈련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는 단호한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분단국가에서 영토방위를 위한 군사훈련은 당연한 일이며, 여기에 대해 북측이 비난하고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통령은 말을 거의 안 하고 아꼈지만 표정이나 행동에서 단호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국론분열 안 된다

    군 당국이 어제 오후 연평도 사격 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수십명의 우리 측 민·군이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를 입은 지 27일 만이다. 당시 중단된 훈련을 재개하는 것이지만, 이에 맞서 북한이 제2·제3의 타격을 공언하고 있던 터라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로선 결코 달갑지 않은 사태지만, 국가주권을 지켜낸다는 차원에서 온 국민이 힘을 하나로 모을 때다. 이번 훈련은 해마다 실시해온 통상적 방어 훈련의 일환이다. 그동안 자위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 영토와 수역 안에서 해왔다. 까닭에 북한이 시비를 걸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은 이번 훈련을 앞두고 전면전이니 핵참화니 하며 온갖 위협을 서슴지 않았다. 우리 해병 2명에다 무고한 민간인 2명까지 살상한 것도 모자라 특유의 벼랑끝 전술을 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적반하장은 천안함 폭침에서부터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에 이르기까지 최근 북한의 일관된 태도였다. 북의 도발엔 단호한 자위권 행사외엔 대안 없어 이는 체제 유지가 북의 최우선 과제임을 새삼 일깨운다. 수십만명, 혹은 수백만명의 주민이 굶주려 죽어가는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핵·미사일 개발에 돈을 쏟아부은 북이 아닌가. 세습독재체제를 지키기 위해 무슨 일이든지 저지르고 마는 막가파식 행태가 북한정권의 속성인 셈이다. 이를 미리 인식하고 북한의 도발 습성이 고착화하지 않도록 전·현 정부가 충분히 대비했어야 했다. 압도적 무력을 갖추거나, 남북관계를 주도면밀하게 관리했으면 좋았을 것이란 얘기다. 물론 이제 와서 그런 책임을 논하는 것 자체가 부질없다. 이제 북이 더는 야만적 추가도발을 못하도록 온 국민이 혼연일체로 대응하는 것 이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말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어제 “비정상적 국가와의 자존심 싸움은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라며 우리 군의 사격훈련을 만류했다. 일리가 없지 않지만 ‘절반의 진실’만 담은 안목이다. 북이 비정상적 국가임은 틀림없지만 남북 간 체제 경쟁 또한 숙명적임을 부인하기 어렵지 않은가. 북한이 우리의 선의에 화답하지 않고 그들의 체제유지를 위해 도발을 일삼을 때 단호한 자위권 행사 이외에 무슨 대안이 있겠는가. 만일 정부가 사격훈련 재개를 공언하고도 빈말로만 그쳤다면 그로 인한 후유증 또한 엄청났을 것이다. 북한의 노림수대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무력화되는 경우를 상정해 보라. NLL 인근 수역과 연평도를 포함한 서해5도의 영토를 지켜내는 데 난관이 조성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게다가 김정일-김정은 부자 간 정권이양기의 북은 최근 더욱 모험주의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 북의 위협에 쉬이 굴복하는 듯한 인상을 주면 수도권 등을 겨냥한 더 큰 불장난을 하지 말란 법도 없을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초당적인 안보태세 정립해야 할 때 차제에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 편향적 외교를 지적하고자 한다. 양국은 북의 연평도 도발 이후 우리가 사격훈련을 재개하겠다고 하자 외교적 간섭을 본격화했다. 중국은 연평도에서 민간인까지 살상한 북의 만행에 대해선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의 자제만 요구해 왔다. 러시아는 북의 연평도 도발이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한때 쓴소리를 내놓았다. 하지만 우리가 사격훈련 방침을 밝히자 곧 한국대사를 부르고,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양국의 이런 태도는 냉전기의 패권본색 그대로다.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통일한국의 탄생을 달갑지 않게 여기며 남북 분단 상태의 현상유지를 바라는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점에서다. 양국의 중재가 최소한의 설득력을 얻으려면 북한의 비인도적 만행의 책임부터 먼저 따져야 했다. NLL 너머 남측으로 어뢰와 대포를 쏘아댄 북과 NLL 이남에서 방어적 훈련을 하는 남을 동렬에 놓고 자제를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중·러가 주도한 안보리 성명이 다른 이사국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은 사필귀정이다. 우리 군과 정부는 영토와 영해·영공을 지키겠다는 대원칙을 세웠다면 이를 꿋꿋이 견지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북한은 국론이 분열됐을 때 우리를 넘본다.”고 했지만 진작에 초당적 안보태세를 다졌어야 했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 우리 사회의 어느 정파나 계층도 대한민국의 자위권 수호 의지를 흔들지 말아야 한다. 남북 간 긴장이 비등점을 향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초당적인 안보태세를 정립해야 할 바로 그 시점이다.
  • MB “檢 변화 부응하려면 피나는 노력”

    MB “檢 변화 부응하려면 피나는 노력”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검찰이 되고자 한다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검찰이라는 조직은 외부의 변화에 느리게 적응하는 조직문화가 있어, 이것을 깨뜨리지 않으면 빠르게 변화·진화하는 세계 모든 트렌드(추세)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내년 1년은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검찰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그러자면 스스로 자기개발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검찰 스스로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어 국민이 검찰의 변화를 읽기 시작했고, 노력을 하는구나 하는 인식을 주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것은 아주 초보적인 단계”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데 제자리에 있으면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후퇴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면서 “시대 변화와 진화 속도에 맞는 여러분의 자기계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이 10년 후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게 좋겠다.”면서 “검찰이 스스로 변화하게 되면 국민들의 신뢰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국가 정체성과 관련, “분단된 나라에서 국가 정체성을 지키면서 경제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는 특수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국가 정체성을 지키는 것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상반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 정체성을 지켜 나가는 일에 여러분이 역할을 해야 하고, 자신감을 갖고 일을 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교통(질서)을 위반해도 부자가 놀러 가다 위반하는 것과 없는 사람이 먹고살기 위해 위반하는 경우 법은 아마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면서 법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당부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서울광장] 대북정책 강온 포트 폴리오 다시 짜야/구본영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대북정책 강온 포트 폴리오 다시 짜야/구본영 수석논설위원

    며칠 전 외신을 타고 온 한 장의 야경(夜景) 사진에 ‘필’이 꽂혔다. 미국 해군연구소가 지난 10월 말 촬영한 한반도 위성 사진이다. 중국과 일본의 환한 밤풍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가운데 남쪽 전역도 휘황한 불빛에 휩싸여 있었다. 이에 비해 북녘은 칠흑 같은 어둠 속이었다. 아스라이 먼 은하계의 별빛처럼 평양에서만 희미한 빛이 보일 뿐이었다. 분단 65년간 남북의 궤적을 극명하게 보여준 단면도였다. 하기야 불야성(不夜城)을 이루는 남쪽 도시엔들 어디 부조리와 문젯거리가 없으랴. 하지만 대한민국 밤의 조도는 세계 11∼14위권의 국내총생산에 필적한다. 반면 낮엔 강성대국의 깃발로 뒤덮이지만, 밤엔 전등 하나 켤 여력도 없어 암흑 천지로 변하는 게 조선인민공화국의 남루한 초상화다. 사실 북한식 주체경제는 이미 파산상태다. 주민들에 대한 식량배급을 포기한 마당에 더 이상 사회주의 체제라고 하기도 민망하다. 에너지와 식량 등 중국이 놓아주는 수액주사와 남한과의 경협으로 버티고 있는 형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이를 아예 모르진 않을 게다. 오히려 그런 절망적 상황 때문에 핵개발에 매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북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시찰했던 미국의 지그프리트 헤커 박사는 최근 “북한이 당장에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런 북을 상대로 통일을 추구해야 하는 게 남의 비극이다. 부시행정부 때 북한을 다뤘던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북한 사람들이 이상하긴 해도 미친 건 아니다.”라고 했다. 북 수뇌부의 입장에선 핵위협이나 대남 무력 도발도 세습체제를 지켜내기 위한, 사력을 다한 곡예일 뿐이란 얘기다. 우리의 수병 46명을 수장시킨 북의 천안함 폭침이 그런 엄연한 현실을 일깨웠다. 생때같은 젊은 해병 2명과 민간인 2명이 희생된 연평도 사태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대북 접근법과 통일 전략을 전면 재점검하라는 경보음이란 점에서다. 그런 맥락에서 “햇볕정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언급을 주목한다. 얼떨결이었는지, 작심한 건지는 모르나 필자는 사안의 정곡을 찔렀다고 본다. 당내 지지기반을 잃을까봐 그의 측근들은 “햇볕론의 포기가 아니다.”라고 곧 물타기에 나섰지만…. 햇볕정책은 본래 이솝우화를 빗댄 수사다.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것은 찬바람이 아닌 따스한 햇볕”이란 함의는 남북관계 개선에 ‘일정 부분’ 주효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지난 10여년 동안 수조원을 들여 햇볕을 쪼였지만, 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진 못했다. 북이 개혁·개방을 택해 옷을 벗긴커녕 핵·미사일 개발로 겹겹이 갑옷을 껴입고 있는 형국 아닌가. 한 북한 전문가의 지적처럼, ‘선샤인(Sunshine) 정책’이 북을 무장해제하는 게 아니라 김정일의 구두 광을 내는 ‘슈샤인(Shoeshine) 정책’이 돼선 곤란한 일이다. 이쯤에서 서독이 주도한 독일 통일의 교훈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지난 10여년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동서독 교류를 강조한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만을 통독의 견인차로 부각시키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동방정책 이상으로, 시장경제 강화와 서방과의 결속을 통한 경제·군사력의 대 동독 우위를 추구한 아데나워 총리의 서방정책이 통일의 밑거름이었는데도 말이다. 까닭에 새로이 정립해야 할 대북 정책 패러다임도 단선적이어선 안 된다. ‘햇볕’(교류·협력)과 ‘찬바람’(힘의 우위·도발 억제), 즉 강온을 적절히 배합한 정책 포트폴리오를 마련해야 한다. 개인의 자산관리 때도 분산 투자하면서 민족공동체의 명운이 걸린 남북관계를 다루면서 외골수 정책으로 위험을 자초할 이유는 없다. 전쟁이 아니라면, 가용한 모든 정책을 입체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대북 지원을 하되 북한정권보다는 주민에 초점을 맞춰 최대한 북한체제를 변화시켜 나가는 데 주력할 때다. kby7@seoul.co.kr
  • ‘인민체육인’ 리분희 北 장애인 대모?

    ‘인민체육인’ 리분희 北 장애인 대모?

    리분희(42).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당시 남북 단일팀의 여자 단체전 우승 주역이었다. 한살 아래였던 복식 파트너 현정화(41·현 한국마사회 감독)와 나눈 한달 보름간의 살가운 스토리는 보는 이로 하여금 분단의 아픔을 더 절절하게 했다. 그가 지금 중국 광저우에 와 있다. 리분희는 당시 단일팀 혼합복식 동메달을 합작한 동갑내기 김성희와 결혼해 두 남매를 뒀다. 10대 후반인 그의 첫 아들은 뇌성마비를 앓고 있다. 지바대회 이후 ‘인민체육인’ 칭호까지 받았지만 북한 체육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가 조선장애인보호연맹 부위원장이 된 게 불과 다섯 달 전이다. 장애인 자녀를 둔 평범한 어머니로, 아직은 세계 무대에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북한 장애인단체의 ‘옵서버’로 대회에 참가했다. 그러다가 지난 12일 대회 본부 숙소인 샤토 리버스타호텔의 식당에서 윤석용 대한장애인체육회장과 우연히 마주쳤다. 리분희는 윤 회장에게 북한의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와 아시아장애인올림픽위원회(APC) 가입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 등을 물었다. 북한은 늘 국제기구에 가입할 의사가 있었다. 하지만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정세 탓에 한곳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997년 서울 IPC 정기총회 당시에도 국제 정세가 얼어붙으면서 무산됐다. 이번 대회에도 리분희는 APC의 초청장을 받고 참가했지만 최근 연평도 사태 때문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는 16일 북한으로 돌아간다. 19년 전 체육을 통한 남북 화합의 꿈을 실현시켰던 리분희. 그가 이번엔 북한의 장애인체육을 탄생시키는 산파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광저우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한반도 군사적 충돌 가능성”

    데니스 블레어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2일(현지시간)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국이 북한에 대한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남북한 간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블레어 전 국장은 CNN방송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일부 군사적 충돌은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2명이 희생된 점을 지적하면서 면서 “이는 (추가도발시) 북한에 대해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블레어 전 국장은 “(북한에 대한) 보다 강경한 태도가 한국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그렇게 대응하지 못하는 한국 정부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한국 분위기를 나름대로 설명했다. 또 “북한이 한국에 대한 전면적인 군사적 도발은 하지 못할 것”이라며 북한도 이 같은 공격이 북한 정권의 종말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블레어 전 국장은 최근 중국의 북한에 대한 역할 증대론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작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북한에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기를 원하며, 분단된 한반도를 유지하기를 원하는 정책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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