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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표, 내일을 이끄는 통찰

    투표, 내일을 이끄는 통찰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모리치오 비롤리 지음/김재중 옮김/안티고네/184쪽/1만 1400원대통령 선택의 심리학/김태형 지음/원더박스/320쪽/1만 5000원대통령의 철학/강수돌 지음/이상북스/276쪽/1만 5000원올봄 우리는 절실한 물음 앞에 섰다.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이다. 시민 스스로가 밝힌 촛불의 물결은 새 시대를 여는 출발선을 마련했다. 하지만 상처투성이로 물 위에 떠오른 세월호처럼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될 부정과 적폐를 걷어 내야 하는 앞으로는 더 큰 진통이 예상된다. 혼란을 수습하고 불신과 갈등의 사회를 통합해야 한다는, 일견 불가능해 보이는 과제를 이끌어야 하는 지도자에 대한 검증이 더욱 정교해야 할 이유다. ‘어떤 지도자가 우리에게 필요한가’란 질문은 ‘우리가 어디로 나아갈 것이냐’란 미래와 운명처럼 엮여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지도자를 고르는 눈’을 길러 주는 책들이 출판계에 잇따르는 이유다. 16세기 이탈리아 철학자 마키아벨리의 글과 말에서 투표 강령 20계명을 새겨듣는 책(누구를 뽑아야 하는가?)에서 오는 5월 주요 대선 후보들의 심리와 이들을 가려 뽑을 국민들의 현재 집단 심리를 분석한 책(대통령 선택의 심리학), ‘헬조선’을 갈아엎기 위해 지도자가 어떤 철학의 밑그림을 그려 나가야 하는지 살핀 책(대통령의 철학)까지 선택은 다양하다. 근대 정치학의 뿌리를 이루는 ‘군주론’은 시민이 아닌 군주에게 조언하는 책이다. 하지만 국가를 부패와 멸망에서 구하려는 ‘근대적 의미에서 혁명의 정신적 아버지’(한나 아렌트)로 불리는 그의 말과 글은 올바른 리더십이란 어때야 하는가를 되새기는 데 큰 울림을 지닌다. 프린스턴대 정치학과 명예교수이자 스위스 루가노대 정치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인 모리치오 비롤리는 ‘주권자에게 일러 주는 마키아벨리의 투표 강령 20계명’을 현대 정치 사례들과 맞물려 설명한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지도자의 무능과 부패에 상처 입은 국민들이 새겨들어야 할 만한 대목이 여럿 눈에 띈다. 정치인들은 감정을 가장하고 숨길 수 있는 위장술의 대가다. 비극적 사건에 대한 슬픔, 빈자들에 대한 연민, 불의에 대한 분노 등 자신이 느끼지도 않은 감정들을 ‘전시’할 수 있다. 때문에 마키아벨리는 “눈이 아니라 손으로 만져 보고 판단하라”고 조언한다. 외양이나 화술 대신 그가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두 손으로 정직하게 일군 것을 보고 평가하라는 얘기다. 말솜씨를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꼽았다는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사악한 의도를 번지르르한 말로 가리는 정치가가 아니라 사람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영감을 주고 자극하는 힘을 단어로 옮길 지적, 도덕적 깊이를 지닌 정치가를 알아차리도록 노력하라는 조언이다.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의 저자 김태형 심리학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리를 꿰뚫어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그는 2015년 4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심리적으로 의존 상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사람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그마저도 극소수다. 그리고 이들 소수는 박근혜를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이다. 박 대통령 본인도 심리적으로 굉장히 의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은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으로 입증됐다. 이번에는 문재인, 안철수, 이재명, 유승민 등 주요 대선 후보들의 성장 과정과 그간의 언행들을 조망하며 그들의 심리를 깊이 들여다본다. 방점은 변화를 이끌어 낸 ‘광장의 민심’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다. 이에 대한 통찰이 대선의 승리를 여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주권자들은 세월호 참사, 최순실 사건을 통해 한국 사회의 저열한 민낯을 직시했고 적폐 청산 없이는 무엇도 가능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저자는 사회 양극화, 공동체 붕괴로 고통을 겪는 국민들의 표면적 요구가 ‘돈’으로 보일 수 있지만 본질적 요구는 ‘인간으로 존중받으며 살고 싶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시대정신에 충실히 응답하는 리더를 국민들은 기다린다. ‘대통령의 철학’은 대한민국을 사람 사는 나라로 바꾸기 위해 아예 ‘새집’을 지어야 한다며 ‘정의로운 대통령’이 지녀야 할 철학과 개혁 방안을 전 분야에 걸쳐 살펴본다. 저자는 헬조선을 빚어낸 ‘재벌·국가 복합체’를 총체적으로 뒤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득권 세력 주변에서 기생한 부역자뿐 아니라 기득권 세력이 제시한 프레임에 갇힌 국민들이 자신의 생각과 행위 전반까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는 제언도 덧붙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정치 뒷담화] 리더를 꿈꾸게 한 나만의 멘토

    [정치 뒷담화] 리더를 꿈꾸게 한 나만의 멘토

    책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어떤 책을 썼는지 못지않게 어떤 책을 감명 깊게 읽었는지도 그 사람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국가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선 대선 주자들은 과연 어떤 책을 읽고 큰 꿈을 다져왔을까. 주자들이 꼽은 ‘내 인생의 책’을 통해 이들이 꿈꾸는 가치와 정치를 읽어 본다.유신체제 지식인의 필독서, 국제정치 눈뜨다 문재인 전 대표의 ‘인생 책’은 고 리영희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다. 1974년 출판된 이 책은 유신체제 시절 지식인과 대학생들의 필독서로 꼽히던 고전적 사회계몽서다. 문 전 대표에게 현대사와 국제정치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책 ‘운명’에서 대학 시절 비판의식과 사회의식을 다지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으로 리영희 선생을 꼽았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책들을 읽는데 특히 김현철 서울대 교수의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저성장 시대, 기적의 생존 전략’이 인상 깊었다. 이 책은 우리보다 먼저 저성장 시대를 경험한 일본을 철저하게 분석해 다가오는 세계 경제의 침체 위기에 대처하는 전략을 담고 있다.정치 환멸 잠재워 준 신영복 교수의 에세이집 안희정 지사는 고 신영복 교수의 에세이집 ‘청구회 추억’과 토머스 머튼의 ‘사막의 지혜’를 인생의 책으로 추천했다. ‘청구회 추억’은 신 교수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기 2년 전 소풍길에서 우연히 만난 가난한 소년들과의 우정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정치에 환멸을 느껴 출판사 영업부장이 된 안 지사가 대구의 한 서점에서 우연히 읽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고, 세상을 다시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2013년에 읽은 수도사들의 잠언을 모은 책인 ‘사막의 지혜’를 통해서는 ‘분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문 전 대표가 안 지사의 ‘선의 발언’을 비판하며 “안 지사의 말 속엔 분노가 담겨 있지 않다”고 지적하자 그는 “지도자의 분노는 단어 하나만 써도 피바람을 불러온다”고 말하기도 했다.호남을 이해하고 역사관 만들어준 ‘태백산맥’ 이재명 시장이 중앙대 법대 재학 시절 가장 충격을 받은 일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고 나머지는 소설가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읽은 것이다. 1948년 여수반란사건 종결 시점부터 1953년 7월 휴전 협정 직후까지의 시기를 배경으로 좌우 갈등을 그린 이 소설에 대해 이 시장은 “호남 지역을 이해하게 해 준 고마운 책이고 대학 시절 다음 권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나오자마자 사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지켜본 경험이 더해져 이 시장의 역사관이 만들어졌다. 이 시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광주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한낱 개가 되고 말았을지도 모른다”면서 “광주는 나의 구원이자 스승이었고 내 사회의식의 뿌리였다. 나를 바꿔 놓았다”고 밝혔다.유럽 ‘공화주의’에 쇼크… 정치를 하는 이유 2015년 2월부터 7월까지의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험은 유승민 의원의 정치 인생의 큰 전환점이기도 했다. 원내대표가 되기 전 지인의 소개로 읽은 모라치오 비롤리의 ‘공화주의’는 그 변곡점을 함께한 책이다. 수백 년 전 유럽에서 이탈리아 사상가들이 고민하던 공화주의가 지금 대한민국의 양극화와 불공정, 불평등 문제와 닮아 있다는 점에 놀랐다. 책에서 나온 공화의 정신은 곧 대한민국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깨닫게 됐고 “이것이 바로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라고 믿게 됐다”고 말한다. 자유, 평등, 공정, 법치와 같은 소중한 가치들을 모두 담고 있는 정의가 바로 공화의 핵심이며 유 의원이 강조하는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이 밖에 보수주의 정치의 교과서와도 같은 에드먼드 버크의 ‘프랑스 혁명에 관한 성찰’, 후배들에게 주로 추천했던 책인 조지훈 시인의 ‘지조론’, 초등학생 시절 푹 빠져 읽었던 ‘대망’ 등이 유 의원의 생각을 다듬어 왔다.‘삼국지’에서 인생의 모든 처세술을 배우다 홍준표 지사는 ‘삼국지’를 인생의 책으로 꼽았다. 인생의 모든 처세술이 삼국지에 담겨 있다는 이유에서다. 홍 지사는 정치적 상황을 설명할 때에도 삼국지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에 “적벽대전을 앞둔 제갈량이 주유에게 ‘만사구비 지흠동풍’(모든 조건이 구비되었고 이제 동풍만 남았다)이라고 했다. 이제 누명 벗은 무죄 판결이 동풍이 됐으면 한다”고 적기도 했다. 또 “조자룡은 장판파 전투에서 단기필마로 유비의 아들 아두를 구해 왔다”며 대규모 경선 캠프를 꾸리는 것을 반대했다고 한다. 대학 시절 읽었던 이병주의 ‘지리산’도 인생을 바꾸게 한 책으로 꼽았다. 지리산은 1972년 월간 ‘세대’에 연재된 소설로 해방 직후 한국의 좌우 혼란상이 극명하게 담겼다.아내가 선물한 책, 열세 번도 넘게 읽은 반려자 김관용 지사는 빅터 프랭클린의 ‘죽음의 수용소’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말했다. 아내가 선물한 이 책을 13번도 넘게 읽은 “인생의 반려자 같은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은 독일의 아우슈비츠수용소에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끌려간 저자의 자전적 소설로, 인간 군상을 통해 고통과 생존을 치열하게 고민한 것이 특징이다. 김 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 책에 대해 “생사의 갈림길 속에서도 치열하게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저자의 모습 자체가 인간 존엄성의 승리”라면서 “살아가며 겪는 힘겨운 문제들도 삶의 근본적인 질문에 비춰 보면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대한민국 미래산업의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서 안철수 전 대표는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26명이 쓴 책인 ‘축적의 시간’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 책은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현주소에 대해 평가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로 ‘축적’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오랜 기간 실패 경험이 축적된 상황에서만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대한민국은 사회 전반적으로 축적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실패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이스라엘 학자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다. 인류의 역사가 인지혁명과 농업혁명, 과학혁명 등에 따라 전환점을 맞았다는 점을 서술하며 이제는 인류가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책이다. 이번 대선의 중요한 과제로 4차 산업혁명을 내세운 안 전 대표는 이 책을 읽으며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통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키루스 대왕의 업적, 위대한 리더십을 키우다 손학규 전 대표는 크세노폰의 ‘키로파에디아: 키루스의 교육’을 통해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는 계기를 가졌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플라톤과 동문수학한 크세노폰이 쓴 이 책은 키루스 대왕의 업적을 살펴보며 어떤 교육을 받으면 그와 같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또 어떻게 사람들을 지휘하면 대제국을 건설하는 것과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는지를 자세히 다뤘다.사회약자를 대변하는 ‘좋은 정치’의 깊은 성찰 심상정 대표가 선택한 래리 바텔스의 ‘불평등 민주주의’는 각종 통계를 바탕으로 소득 불평등과 정치의 긴밀한 관계를 실증한다. 미국 민주당 집권기에는 사회의 불평등이 줄어들고, 공화당 집권기에는 다시 불평등이 늘어난다는 결론은 곧 정치의 중요성을 일깨우게 했다. 그런데 이 같은 현상과 달리 사회적 빈곤층은 민주당에 표를 주지 않았다.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결과라는 게 이 책의 분석인데 심 대표는 여기에 깊이 공감했다. 특히 진보정당을 이끄는 주역으로서 사회적 약자들을 진정으로 대변할 수 있는 ‘좋은 정치’가 무엇인지 꾸준히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을 과업으로 여기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집권땐 분권형 개헌… 실용정부 만들 것”

    “집권땐 분권형 개헌… 실용정부 만들 것”

    朴 자택 복귀 자체가 승복… 탄핵 수용 黨 달라도 보수 후보 단일화 협상 가능 일자리 만들어 청년 상실감 해소시켜야 안보는 여야, 보수·진보 뛰어넘는 가치 사드 배치 한·미 동맹 측면서 고려해야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인 김관용 경북지사는 24일 “분권형 개헌을 통해 현장에서 답을 찾는 실용정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23년간의 현장 행정 경험은 다른 대선 후보에게선 찾을 수 없는 자산”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유일 6선(구미시장 3선, 경북지사 3선) 지방자치단체장이다. 지방행정의 달인이지만 중앙정치는 초보다. -중앙정치를 못 배운 것이 오히려 장점이다. 오염되지 않았다. 중앙정치가 잘됐으면 나라가 이 꼴이 됐을까. 나는 중앙정치에 빚진 게 없다. 야전(현장)에서 일생을 보냈다. 내 경험상 답은 현장에 있다. →단체장으로서 명예로운 퇴진 대신 대선 후보라는 새 도전을 선택한 이유는. -현 정치를 사람에 비교하면 동맥경화에 걸린 환자다. 분열의 극치다. 열심히 살아온 국민들만 갈 곳이 없다. 그래서 출마를 결심했다. 권력을 아래로 내리는 분권형 개헌을 하겠다. 권력이 분산돼야 삶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줄 수 있다. →다른 대선 후보도 많은데 왜 김관용이어야 하는가. -현실 정치 경험이 많다는 게 부끄러운 것은 아니지만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다. 이들이 정권을 잡으면 새 정부에 국민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자신의 패거리만 들어가게 된다. 국가를 개조할 수 있는 인물로는 기존 정치에서 자유로운 내가 적임자다. →분열된 사회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계층 갈등이 문제다. 정부의 시장 조정 능력이 실패하면서 정글의 법칙이 사회에 만연됐다. 부의 균형이 깨졌다. 청년들이 기댈 곳이 없다. 그래서 미안하다. 이 문제를 소통으로 풀 것이다. 내 별명이 ‘DRD’(들이대)다. →분열을 통합한 구체적인 사례는. -400여년 동안 이어 온 갈등도 해결했다. 퇴계 이황을 위해 지어진 호계서원에 학봉 김성일과 서애 류성룡의 위패 중 어느 것을 상석에 둘 것인가를 두고 시작된 ‘병호시비’가 최근까지 유림 내에서 논쟁이 됐다. 내가 2013년 퇴계, 서애, 학봉의 종친들을 두루 만나 합의를 이끌어 내 논쟁을 종식시켰다. →청년들의 분노가 크다.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경북에서 내건 모토가 ‘일취월장’(일찍 취직해서 월급 받아 장가가자)이다. 경북에서 해마다 5조원 이상 투자 유치를 해 왔다. 청년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자리를 만들어 상실감을 해소시켜 줘야 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의 지역적 당사자이기도 하다. -한·미 동맹 측면에서 봐야 한다. 안보는 여야와 진보·보수를 넘는 가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사드 배치 연기 주장은 포퓰리즘적 접근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중국을 찾아간 것 역시 국격을 해치는 행위다. 제도권에서 접촉하는 게 나라의 품격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正道)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 이후에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탄핵은 이미 결정된 것이다. 수용해야 한다. 더이상 다툴 수단도 없고 이익도 없다. 박 전 대통령도 자택으로 돌아간 것 자체가 승복의 의미다.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당내 경선에서 홍준표 경남지사가 유력한 경쟁 상대다. -괜찮은 후보다. 다만 홍 지사가 지사직을 좀더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험만큼 위대한 스승은 없다. 보수의 핵심 가치는 도덕과 책임이다. 치고받는 것이 일시적인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대통령으로서 적합한 것은 아니다. →한국당 대선 주자가 된다면 정치적 연대를 위한 구상은. -현 상황에서 당대당 통합은 어렵고 후보 단일화를 통한 연대는 가능하다. 당은 달라도 보수 후보는 한 명이어야 한다. 대선 후보가 되면 바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다. →대권 도전의 뜻을 이루지 못해도 정치를 계속할 것인가. -대선 후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장사하려고 나온 것이 아니다. 역할을 찾겠다. 물론 내가 정치에 참여한다고 해서 한순간에 많은 것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오염된 물을 서서히 정화시키는 샘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국민들이 알아줄 때까지 열심히 할 생각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시론] 사회통합, 헛된 구호여선 안 된다/김문조 고려대 명예교수(사회학)

    [시론] 사회통합, 헛된 구호여선 안 된다/김문조 고려대 명예교수(사회학)

    지난 10일의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탄핵 정국이 대선 국면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탄핵이 대통령의 권력 오남용이라는 흘러간 행적에 대한 응징이라면, 대선은 향후 나라를 이끌어 갈 최고 책임자를 가려내는 일이다. 탄핵이든 대선이든 모두 국가 권력과 직결된 사안임이 분명하나, 이제 대한민국의 앞날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선거 기간에는 정당을 위시한 정치 세력들이 이합집산하며, 그 과정에서 국가의 미래에 관한 정강정책이 공론화한다. 외교·국방에서부터 민생·치안에 이르기까지 각종 국정 과제가 공표되고 날 선 공방이 오고 갈 것이다. 이런 와중에 유권자들에게는 일과에 쫓겨 깊이 생각하지 않던 난제들을 공적 시각에서 되돌아보는 값진 기회가 주어진다. 소란스러운 선거가 민주사회의 꽃이요, 민주주의가 차선(次善)의 통치제도로 간주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번 대선 후보들의 선거 공약에는 사실 현격한 차이가 읽히지 않는다. 청년 실업을 위시한 일자리 대책, 불황 극복을 위한 경제 정책, 교육혁신이나 공공복지 강화 등과 같은 일률적 과제 목록도 그렇거니와 정책 방향이나 목표에 대한 이견도 크지 않은 것 같다. 안보 문제도 마찬가지다. 북핵 위협이나 한·미 동맹 관계 등을 이유로 대부분 후보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불가피성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현안 과제들을 협치나 연정과 같은 공조적 방식으로 풀어 가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새로 탄생할 정부를 위해 이번 대선 기간에 후보자들이 각별히 엄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편 가르기 행위를 금하는 일이다. 우리 사회에는 이념, 계층, 직위, 지역, 세대 등을 소재로 한 분쟁 상황에서 편파적 진영 논리나 적대 행위가 성행해 왔다. 이로 인해 국론이 종횡으로 갈려 국가의 미래를 위한 정책 결정이 지체된 사례가 허다하다. 더구나 촛불시위대와 태극기부대를 가로지르는 차벽이라는 내국적 비무장지대(DMZ)가 광장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최근 정황까지 고려하면 사회통합의 필요성이나 절박성을 다시금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후보들이 사회통합을 우리 사회의 최우선 과제로 천명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득표를 위한 정치적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으나 이번만은 그들의 진정성을 믿고 싶다. 후보들도 그러한 여망을 무겁게 받아들여 차기 정부의 순항을 가로막는 네거티브 전략을 자제했으면 한다. 지난날 우리 선거 캠페인의 핵심 주제는 안보, 경제, 성장, 복지, 번영 같은 것들이었다. 즉 생존이나 풍요가 선거철의 단골 메뉴였고, 그중에도 먹고사는 민생 문제가 일차적이었다. 이런 점에서 사회통합이 이번 대선의 화두가 되고 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먹고살 만해져서 생계 문제를 넘어선 사회관계로 눈을 돌리게 됐을까. 장기적 불황 국면에 가중되는 생활고를 고려한다면 그렇진 않을 것이다. 이보다는 날로 고착화되는 계급적 단절을 해소하지 못하면 국가 발전의 동력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사회 저변에 팽배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한국은 빈부 차이가 확대되는 격차사회로 들어섰다. 또 빈부 격차가 사회문화적 차원이나 의식적 차원으로 파급되면서 격차사회는 분절적 형태로서의 계급사회로 거듭나고 있다. 금수저·은수저 같은 용어는 계급 간 단절성을 직설적으로 대변하는 언표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계급사회로서의 연조를 더해 감에 따라 단절적 삶의 고통이 분노를 낳고, 분노는 원한을 남기며, 원한은 급기야 내상이 돼 우리 사회를 격렬한 저항과 갈등의 도가니로 이끌곤 한다. 따라서 모든 대선 후보들이 국가 안보나 경제성장 이후에나 등장하던 사회통합을 무엇보다 화급한 시대적 현안 과제로 끌어올려 역설하고 있다는 점은 격려해 마땅하다고 본다.
  • [오늘의 눈] 빙상대표팀 경기복 교체, 최선입니까/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오늘의 눈] 빙상대표팀 경기복 교체, 최선입니까/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평창동계올림픽까지 10개월도 채 남지 않았는데 빙상계 주변이 시끄럽다.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 김상항)의 대표팀 경기복 교체를 둘러싼 공급 후원업체와의 갈등 때문이다. 연맹은 최근 대표팀 경기복 공식 후원사인 의류업체 휠라(FILA)와의 우선협상 종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이후 거액을 들여 경기복을 개발하던 휠라의 5년 노력은 ‘도로아미타불’에 처하게 됐다. 연맹은 “휠라가 협상의 우선적 지위를 잃었을 뿐, 공급·후원업체 후보에서 아예 제외된 건 아니다”라고 강변하지만 사실상 다른 업체를 물색하려는 수순이라는 게 빙상계 안팎의 판단이다. 두 차례의 2년 계약에 이어 올 한 시즌(7개월) 연장 등 5년 동안 대표팀의 ‘갑옷’을 자처했던 휠라는 발끈했다. 관계자는 “공식적인 절차를 탓하는 게 아니다. 경기단체·후원업체 간의 ‘파트너십’이 헌신짝처럼 버려진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군사시설(윈드 테스트)까지 동원해 개발 중이던 ‘평창 버전’ 경기복 발표를 4개월 앞둔 터라 허탈감과 무력감은 분노로 바뀐 모양새다. 연맹은 선수들로부터 제기돼 온 경기복에 대한 불만을 여러 차례 휠라에 전달했지만 고쳐지지 않은 게 큰 이유라고 했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새 경기복을 입히기까지 불가피하게 걸리는 여러 절차와 시간 등 부담과 위험을 감안하면 또다른 ‘+α’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혹도 뒤따른 게 사실이다. 2년 전 빙속월드컵에 나선 이승훈이 실격당한 것은 찢어진 경기복 자체 때문이 아니라 매스스타트 경기 규정을 간과하다가 2주 전에야 부랴부랴 특수소재의 경기복을 주문한 연맹의 불찰 때문 아니었던가. 지난달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최민정의 부상 때에도 연맹은 대놓고 유니폼 제작사의 책임부터 논하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기도 했다. 맨살에 덧대는 빙상 경기복은 얼음바닥 위에 도사린 온갖 위험과 공기저항에 대항하는 선수들의 ‘비책’이나 다름없다. 그건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법이 없다. 올림픽도 실험 무대는 아니다. 오랜 시간 검증한 모든 것을 내보이는 자리다. cbk91065@seoul.co.kr
  • 부천 강아지 학대…“피해견은 직원 반려견” 논란 부추긴 사과문

    부천 강아지 학대…“피해견은 직원 반려견” 논란 부추긴 사과문

    경기도 부천에 있는 한 반려견호텔에서 직원이 강아지를 학대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왔다. ‘학대 논란’이 일자 업체 측은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피해 강아지는 그 직원의 반려견”이라고 해명해 더 누리꾼들의 비난을 샀다. 23일 한 누리꾼은 자신의 SNS에 ‘강아지 학대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 따르면 건물 옥상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어두운 옷을 입은 남자는 개 목을 잡고 벽으로 내친 다음 발로 차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피해 강아지는 남성의 발길질을 피해 구석으로 도망가지만, 이 남성은 쫓아가면서 강아지를 걷어찼다. 이를 지켜보던 다른 강아지들이 놀라 피해 강아지에게 달려가는 모습도 담겨 있다.논란이 되자 업체 측은 “동영상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놀라고 분노하고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업체는 “먼저 그 동영상 속 남자는 일한지 한달정도 된 수습직원이며 피해강아지는 그 직원의 반려견”이라며 “현재 사건의 직원은 경찰 진술을 마치고 귀가했다. 바로 퇴사시킬 예정이다. 피해강아지 미아는 우리가 보호하고 있다. 너무나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상황에 대해서는 “직원 말로는 미아가 다른 아이랑 싸워서 혼냈다는데 저희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2년 동안 믿어주고 맡겨주셨던 분들께 뭐라 말할 수 없을만큼 죄송하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생긴 것에 대해 다시한 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손님 강아지가 아니다’라는 말에 누리꾼들은 “자기 강아지면 저렇게 해도 된다는 뜻이냐”고 오히려 더 공분했다. 이들은 “수습직원이라는 핑계가 좋다. 수습직원이든 뭐든 간에 고용한 사장 책임”이라며 “훈육이랍시고 폭력을 행사하고 다치지 않았으면 끝인가. 공개된 영상이 한 마리일뿐 또다른 개를 학대했을 지는 모를 일”이라고 꼬집었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 네티즌수사대 자로 “지금 당장 세월호 세워 좌현 쪽 보고싶다”

    네티즌수사대 자로 “지금 당장 세월호 세워 좌현 쪽 보고싶다”

    ‘네티즌수사대 자로’는 23일 세월호 인양 진행 소식에 “기쁨, 슬픔, 안도, 분노, 희망…. 인양된 세월호를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까? 지금 당장 세월호를 똑바로 세워 물속에 잠긴 좌현 쪽을 보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자로는 지난해 12월 세월호 참사 원인을 추적한 다큐 ‘세월X(SewolX)’를 제작, 유튜브에 공개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당시 영상을 통해 ‘잠수함 충돌’ 등 외력 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 자로는 이날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시급한 건 먼저 선체를 세우는 것”이라며 “해수부는 실종자 수색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선체를 세울 생각은 하지 않고 올라오면 절단부터 하려하고 있다. 세월호를 세우려면 별도의 예산이 들고 미수습자 가족들의 동의도 필요하겠지만 참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민이 가까이서 이 과정을 볼 수 있게 해야 그동안의 의혹이 풀릴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참사의 원인이 영구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자로는 2012년 국정원의 대선 개입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아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가 찾아낸 트위터 계정 ‘누들누들’은 국정원 심리전담팀 소속 이아무개씨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국정원이 트위터 아이디 수백개를 이용해 선거에 개입한 의혹을 인정했고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은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형을 받았다. 2014년 6월에는 정성근 문화체육부 장관 내정자가 트위터에 올린 정치 편향적인 글을 수집해 공개했고, 정 내정자는 국회 검증 과정에서 자진사퇴했다. 그는 2015년 초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 경선 중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트윗이 대량유포된 것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이후 한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자로는 그 이유를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정부의 천정부지 부동산 가격 잡기에 나선 속사정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정부의 천정부지 부동산 가격 잡기에 나선 속사정

     “백약(百藥)이 무효다.”  중국 지방정부들이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식히기 위해 각종 규제책을 내놓고 있지만 부동산 가격을 끌어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월 평균 신규주택 가격은 전달(1월)보다 0.3% 올랐다. 전달의 상승폭인 0.2%에서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때문에 4개월 내리 이어진 주택가격 상승폭 둔화세도 멈췄다. 중국의 70개 주요 도시들 가운데 전달보다 신규 주택 가격이 오른 곳은 56곳에 이른다. 전달(45곳)보다 11곳이나 늘어났다. 신축주택 가격이 전달보다 상승한 도시의 수가 증가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전년보다 오른 곳도 67곳으로 전달(66개)보다 1곳 더 늘었다. 다만 전년 같은기간보다는 11.08% 상승해 전달(12.2%)에 비해 소폭 둔화되며 3개월째 오름폭이 줄었다. 신규주택 가격이 전달보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로 전달보다 1.3%나 치솟았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과 충칭(重慶)도 각각 1.0% 뛰어오르며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지난해 ‘부동산 광풍’이 불던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은 하락세로 반전되며 전달보다 0.6% 하락했다. 특히 ‘풍선효과’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과열됐던 1선 도시(대도시)가 둔화세를 반면 2·3선 도시(중·소 도시)의 가격 상승세는 눈에 띄게 강한 모습을 보인 까닭이다. 1선 도시 신규주택 가격은 0.1% 올랐고, 2·3선 도시는 각각 0.3%, 0.4% 올랐다. 주요 도시별로는 상하이(上海)가 0.2% 오르며 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고 광둥성 광저우(廣州)도 0.9% 올랐다. 반면 선전을 비롯해 베이징(北京), 푸젠(福建)성 샤먼(厦門) 등은 가격이 떨어졌다. 옌웨진(嚴躍進) 이쥐(易居)연구원 총감은 “집값 과열 도시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다른 도시들의 집값 상승세가 비교적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중국 신규주택 가격은 지난 1월만 해도 전달에 비해 0.2% 상승하며 상승폭이 4개월 연속 둔화됐다. 당시 부동산 버블을 잡기 위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2월 들어 다시 상승폭이 커지면서 부동산 버블을 잡기 위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가을부터 쏟아져 나온 부동산 대책이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기관지 중국금융(中國金融)은 지난 17일 부동산 시장 분석 기사를 통해 “일부 도시의 부동산 시장 과열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부동산 시장 과열에 따른 숨겨진 리스크와 잠재적인 피해를 무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0일 “중국 정책당국이 부동산 거품에 의한 금융 리스크와 사회적 불만을 억제하면서 건설 경기의 냉각과 원자재 수요 감퇴도 피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목표한 경제성장률을 맞출 수 있었던 데는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점을 언급한 것. 중국의 제조업계가 설비 투자를 줄이는 상황인 만큼 부동산이 경제 지표에 이바지하는 몫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올 한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목표로 잇달아 주택 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앞서 양회에서 발표한 올해 정부 업무보고에서도 ‘일부 도시의 집값 과열 현상을 억제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실제로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나자마자 베이징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주택구매 제한령을 일제히 쏟아냈다. 베이징은 17일 중고주택 시장을 겨냥한 주택구매 제한령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실거주용주택과 투자용 구매의 주택담보대출 계약금 비중을 각각 60%, 80%로 기존에서 10%포인트 인상했다. 또 주택구매 대출 상환 기한을 기존의 30년에서 25년으로 축소했다. 허베이성 스자좡(石家莊)과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 광저우, 후난(湖南)성 창사(長沙) 등에서 연달아 주택담보대출 계약금 비중을 인상하는 등의 내용의 주택구매 제한령을 내놓았다.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는 15일 ‘난징 주택 구매제한 정책 조정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난징시 가오춘(高淳), 리수이, 류허(六合)현을 구매제한 범위에 포함시켰다. 이미 주택을 한 채 이상 보유하고 난징 후커우(戶籍)가 없는 외부 호적자의 신규·기존주택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이들 지역을 제외한 주요 지역에서 두 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현지 호적자의 신규·기존 주택 구입을 금지시켰다. 외부 호적자의 경우 3년간 2년 이상 사회 보험료를 납부해야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도 15일 첫 주택 구입시 우선 지급해야 하는 계약금 비중을 30%로 높이고 외부 호적자의 주택 구매를 한 채로 제한했다. 싼야시도 11일 ‘싼야시 인민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강화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대출문턱과 규제강도를 높였다. 수도 베이징과 경제도시 상하이 주변 소도시도 잇따라 구매제한 조치를 내놨다. 베이징 인근 도시인 허베이성 줘저우시, 허베이 바오딩(保定)시 내 라이수이현, 2022년 동계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허베이성 장자커우(張家口) 충리(崇禮)구 등이다. 상하이 주변 도시의 부동산 규제도 강화됐다. 상하이 인근의 저장(浙江)성 자산(嘉善)현과 상하이와 가깝고 투자 열기가 뜨거운 항저우(杭州) 등이 대표적이다. 지방 정부 당국이 일제히 부동산 시장에 대해 고삐를 죄기 시작한 것은 도시의 주택 가격이 치솟으면서 사회적 불만이 점점 높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의 집값은 비교적 여유가 있는 전문직 종사자들마저 좌절감을 토로할 정도다. 그런 만큼 집을 구하기 어려운 서민의 분노는 임계치를 향해 치닫고 있다. 문답 형식의 지식공유 웹사이트인 ‘즈후’에 최근 베이징 집값에 대한 토론장이 열렸는데 페이지뷰가 무려 1780만회에 이른다. 한 베이징대 졸업생은 “일류 연구기관에 취직됐지만 높은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이 자리도 포기하고 베이징을 떠나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중국 당국의 부동산 규제로 거래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실적 목표치를 낮춰야 한다고 다우존스가 21일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체 세빌스의 관계자를 인용해 밝혔다. 제임스 맥도날드 세빌스 중국 리서치 담당 헤드는 올해 중국 개발업체들이 매출 목표치를 좀 더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더욱 강화된 부동산 규제를 통해 주택가격 급등을 억제하려고 한다”며 “이는 거래량을 급감시키는 반갑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맥도날드 헤드는이어 “이 경우 일부 개발업체들은 가격을 인하해야 할 것”이라며 “주택 구매자와 개발업체 모두 새로운 환경과 마주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유럽판 분노의 질주…‘더 레이싱: 이너셜 드리프트’ 4월 개봉

    유럽판 분노의 질주…‘더 레이싱: 이너셜 드리프트’ 4월 개봉

    액션 영화 ‘더 레이싱: 이너셜 드리프트’ 메인 포스터와 예고편이 공개됐다. ‘더 레이싱: 이너셜 드리프트’는 한 때 최고의 레이서였던 한 남자가 딸을 위해 다시 한 번 운전대를 잡게 된 후 겪게 되는 우여곡절을 그린 액션 코미디다. 공개된 예고편과 포스터에는 얼어붙은 빙판을 깨며 초대형 선박 옆을 달리는 고급 세단이 담겨 있다. 여기에 “유럽판 분노의 질주”라는 문구가 아슬아슬한 이들의 질주를 기대케 한다.영화는 2014년 노르웨이에서 30억 원의 수익을 올린 ‘버닝(BØRNING)’의 후속작이다. 개봉 5일 만에 20만 관객을 동원하며 북유럽 극장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노르웨이에서 스웨덴을 거쳐 핀란드와 러시아까지, 북유럽의 얼어붙은 빙판을 녹일 뜨거운 남자들이 펼치는 ‘더 레이싱 : 이너셜 드리프트’는 4월 6일 개봉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90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안희정 “文, 정 떨어지게 해…사람 질리게 만드는 게 목표라면 성공”

    안희정 “文, 정 떨어지게 해…사람 질리게 만드는 게 목표라면 성공”

    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문재인 전 대표와 문 전 대표측 인사들을 향해 날 선 언사를 쏟아냈다. 안 지사는 이날 오전 2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후보와 문재인 캠프의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 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 성공해왔다”고 적었다. 안 지사는 ‘문재인 후보와 문 후보 진영의 비뚤어진 태도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런 태도로는 집권세력이 될 수 없고 정권교체도, 성공적인 국정운영도 불가능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미워하면서 결국 그 미움 속에서 자신들도 닮아버린 것 아닐까”가로 덧붙였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와 문 전 대표측 인사들에 대해 “자신에게는 관대-타인에게는 냉정, 자신들의 발언은 정책 비판, 타인의 비판은 네거티브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문 후보는 끊임없이 나의 발언을 왜곡하거나 왜곡된 비난에 편승해서 결국 교묘히 공격했다. 심지어 나의 침묵까지 공격했다. 이해할 수가 없다”며 “자신들이 비난당하는 것은 모두가 다 마타도어이며 부당한 네거티브라고 상대를 역공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도 문 후보가 실수한 것임에도 문제제기 한 사람들을 네거티브하는 나쁜 사람들로 몰아붙이고, 심지어 아무말도 안한 내게 그 책임을 전가시키며 비난한다”며 “분명 그 전두환 표창 발언 장면에 불쾌감, 황당함을 느낀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말이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대연정 발언’과 ‘선의 발언’,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 등 양측간에 공방이 오간 3가지 사례를 장면 ‘1∼3’으로 나눠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장면 1-대연정 발언’에서 ‘안 : 국가대개혁과제에 동의한다면 그 누구라도 나는 연합정부를 구성할 것이다. 문 : 적폐세력과 손을 잡아서야 되겠나? 안 : 국가개혁과제에 합의해야 가능하다. 문 : 협치 강조는 몰라도 적폐세력과의 연정 제안은 너무 나간 것이다’라고 설전이 오간 상황을 적었다. ‘장면 2 - 선의 발언’에서는 ‘안 : 상대가 누구라 할지라도 그가 주장하는 바대로 일단 선의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그 선의도 법과 규칙을 위배했다면 처벌받아야 한다. 문 : 안희정의 선의 발언에는 분노가 빠져있다. 안 : 상처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 문후보의 지적도 잘 새겨듣겠다’고 공방 과정을 전했다. ‘장면 3 -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에서는 ‘안희정 지지 의원들 : 자랑할게 따로 있지 그걸 자랑하냐. 안희정 : 문 후보 발언의 충심을 이해한다. 다만 상처받은 분들을 잘 어루만져달라. 문 후보 진영 인사들 : 안희정이 너무 나갔다. 나쁜 사람이다. 사람 버렸다. 문 : (타 후보들은 나를..) 네거티브 하지 말라’고 썼다. 안 지사측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지사가 새벽에 직접 올린 글이 맞다”며 “안 지사의 성정에 ‘질린다’는 표현을 썼다면 그건 깊은 분노 상태라는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구스럽다” 박근혜 짧은 입장에 시민 반응은?

    “송구스럽다” 박근혜 짧은 입장에 시민 반응은?

    21일 검찰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짧은 입장 표명에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시민들은 TV로 박 전 대통령 출석과정을 지켜보며 그의 입장 발표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서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두 문장짜리 입장을 밝히고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의 비교적 짧은 입장표명에 대해 시민들은 크게 “성의없다”와 “이해한다”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입장 표명 발언은 그의 변호인들과 잘 조율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시민 이모(30)씨는 “실망스럽다”면서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는 부분도 없고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의 한 IT업체에서 일하는 나모(27)씨는 “저럴 거면 왜 미리 입장표명하겠다고 밝혔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합동사무처장은 “국민이 분노하며 생중계로 지켜보는 상황에서 혐의가 13개 이상인 파면된 대통령이 하나 마나 한 입장발표를 했다”면서 “사실상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지지자였다는 박모(40)씨는 “어떤 표현·용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여러 논란이 일어날 소지가 있을 수 있다 보니 길게 말하기보다는 성실하게 조사받겠다는 점만 부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입장표명을 한 것이 중요하지 길이가 길고 짧은 것은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면서 “박 전 대통령의 출석이 진실이 밝혀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예고편 공개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예고편 공개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은 사상 최악의 테러에 가담한 ‘도미닉’(빈 디젤)과 그의 배신으로 팀 해체 위기에 놓인 멤버들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공개된 예고편은 전편을 뛰어넘는 압도적 스케일의 액션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도미닉’의 배신으로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예고한다. 특히 “가족을 버리겠다는 거야?”라고 말하는 그의 연인 ‘레티’(미셸 로드리게즈)를 뒤로한 채 떠나는 ‘도미닉’의 모습은 팀의 분열을 알린다. 전편에서 ‘도미닉’의 패밀리를 제거하려 했던 ‘데카드 쇼’가 ‘도미닉’을 잡기 위해 멤버들과 함께 한 팀을 이루는 모습은 이후 펼쳐질 이야기를 궁금케 한다. 여기에 버튼 하나에 도심을 장악하는 대규모 슈퍼카들의 공격을 비롯해 일명 좀비카 액션과 주인공들의 차를 향해 돌진하는 레킹볼 액션, 빙판 위에서 펼쳐지는 거대 잠수함과 슈퍼카들의 짜릿한 추격전 등 화려한 대규모 액션이 기대를 높인다. 이번 영화의 연출을 맡은 F.게리 그레이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은 이전 시리즈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관객들은 가족들을 상대로 싸우는 ‘도미닉’을 보며 또 다른 감정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해 결말에 대해 호기심을 자아낸다.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은 4월 12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특파원 칼럼] 친미파 친중파가 해야 할 일/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친미파 친중파가 해야 할 일/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며칠 전 헬스클럽에 갔다. 건장한 중국 남성 다섯 명이 운동하면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놓고 토론하고 있었다. 2년 동안 다닌 곳이라 낯익은 얼굴들이었다. 몸에 문신한 남성이 나를 보자 “이참에 한국을 제대로 다뤄야 한다”며 핏대를 올렸다. 시끄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 자리를 떴다. 눈치 보며 사는 것보다 더 서러운 건 종종 ‘빨갱이’로 몰린다는 사실이다. 중국 특파원 특성상 중국의 주장을 소개하는 기사를 많이 쓰는데 그때마다 “중국 편드는 넌 빨갱이”라는 댓글이 달린다. 중국의 치졸한 사드 보복에 울분을 토해내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으로 진출하자”고 외치던 소위 친중파들이 “사드 반대를 주도하는 친중파는 종북세력”이라고 주장하는 모습을 보면 측은함마저 든다. 이런 분위기는 베이징 외교가에서도 느낄 수 있다. 중국과 관계가 좋던 ‘차이나 스쿨’(중국통 외교관)들이 사드 문제가 불거진 이후 강경 반중파로 변신했다. 중국의 비이성적 태도에 실망한 측면도 있겠지만 청와대, 외교부,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의 사드 배치 드라이브에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차이나 스쿨’의 사상 전향은 우리 외교가 ‘친미 단일대오’를 형성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일사불란한 외교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한·중 관계를 더 악화시킨 측면이 있다. 특히 주중 한국대사관은 한·중 충돌의 완충지대로서 중국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중국을 이해하는 척이라도 하면서 중국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역할을 해야 했다. 대사를 비롯한 외교관의 임무는 주재국과 당당하게 싸우는 게 아니라 주재국의 비위를 맞춰 본국으로 향하는 예봉을 무디게 하는 데 있다. 냉정하게 보면 북한 핵 문제와 사드 갈등에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없다. 대북 제재의 모든 카드는 중국이 쥐고 있다. 북한산 석탄 수입량을 죄거나 푸는 것도 중국이고 북한의 생명줄인 원유 송유관을 잠그는 것도 중국이 결정할 일이다. 반대로 제재를 풀 수 있는 카드는 모두 미국이 쥐고 있다.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도 북·미 협상에 나서는 것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도 모두 미국이 결심할 사안이다. 만일 미국과 중국이 쥔 카드가 서로 바뀌었다면 우리의 대응도 쉬웠을 것이다. 미국에 대북 제재를 강화해 달라고 하면 당연히 강화해 줬을 것이고 중국한테 북한과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하면 중국이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애석하게도 정반대다. 미국은 군사적 타격까지 고려하고 있고, 중국은 북한 붕괴를 절대 용인하지 않으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을 활용해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낮추려면 친미파와 친중파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 미국을 알고 미국과 친한 이들은 미국에 북한을 타격해 달라고 애원할 게 아니라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라고 주문해야 한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 요구를 친중파나 반미파가 하면 미국은 저의를 의심할 게 뻔하다. 반대로 친중파는 지금처럼 납작 엎드려 있지 말고 중국에 한·미 동맹의 특수성을 끈질기게 설명해야 한다. 친미파가 외치는 한·미 동맹은 중국의 불신만 높인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생각을 품지 않고 중국이 한·미 동맹을 적대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한 우린 전쟁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window2@seoul.co.kr
  • 틸러슨 中에 간 날… 北, 신형 로켓엔진 실험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고강도 대북정책을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보란 듯이 신형 대출력 미사일 엔진을 공개했다. 이전과 차별화된 고강도 대북 압박에 나선 미국과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강행하는 북한의 강대강 대치로 한반도의 긴장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대출력 발동기(고출력 엔진) 지상분출 시험이 실시됐다고 19일 일제히 보도했다. 매체들은 “지난 시기의 발동기들보다 비추진력이 높은 대출력 발동기를 완전히 우리 식으로 새롭게 연구제작하고 첫 시험에서 단번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로켓공업발전에서 대비약을 이룩한 오늘은 ‘3·18 혁명’이라고도 칭할 수 있는 역사적인 날”이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미·중 외교장관 회담이 있었던 지난 18일 엔진 시험이 진행된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3월 고체엔진, 4월 ICBM 엔진, 9월 위성운반용 로켓엔진 등 세 차례 엔진 시험을 공개했으며 ICBM 발사를 공언해 온 올 들어 엔진 시험 공개는 처음이다. 미국의 압박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주 한·중·일 3국을 순방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한국과 일본에서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며 군사적 옵션을 포함한 고강도 대북정책을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북한은 오랫동안 미국에 장난쳐 왔다”며 북한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미국은 곧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런 미국의 고강도 대북정책에 “종국적 파멸을 맞을 것”이라며 위협하고 있지만 북한이 지난해의 세 차례 엔진 시험과는 달리 이번에는 엔진의 구체적인 용도를 밝히지 않는 등 모호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미국의 향후 대응 등을 지켜본 뒤 ICBM 발사 등 추가적인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이국주, 분노하게 만든 악플보니..“100억 줘도 나도 안 해”

    이국주, 분노하게 만든 악플보니..“100억 줘도 나도 안 해”

    개그우먼 이국주가 ‘악플러와의 전쟁’을 예고했다. 이국주는 18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너네 되게 잘생겼나 봐. 너네가 100억 원 줘도 나도 너네와 안 해. 슬리피 걱정하기 전에 너네 걱정해. 미안하지만, 다 캡처하고 있다”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 이어 “(슬리피) 오빠 팬들 걱정하지 마세요. 저 상처 안 받아요. 그런데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임. 기대해도 좋아요”라고 덧붙였다. 공개된 사진은 이국주를 향해 인신공격에 가까운 댓글들을 캡처한 화면이다. 이국주는 악플러와의 전쟁 선고와 함께 슬리피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걱정을 더했다. 한편 이국주는 현재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슬리피와 가상 결혼 중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食’ 누구나 먹는다, 아프고 슬퍼도… 고로 존재한다

    ‘食’ 누구나 먹는다, 아프고 슬퍼도… 고로 존재한다

    먹는 인간/헨미 요 지음/박성민 옮김/메멘토/364쪽/1만 6000원“너덜너덜한 인간세계”의 풍경에서 포착한 ‘먹는 인간’의 모습은 애잔하고 슬프지만 풍요롭고 아름답다. 일본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인 헨미 요의 ‘먹는 인간’이 그려 낸 세계의 실재는 이런 모습이 아닐까. 교도통신 외신부 기자인 저자는 어느 날 기사 몇 줄로 세상을 해석하는 데 염증을 느낀다. 방글라데시, 베트남, 크로아티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에티오피아, 우간다, 한국 등 15개 나라를 떠돌며 ‘식’(食)과 ‘생’(生)의 현장을 찾아 나선다. 포식에 길들여져 아무 감동도 느끼지 못하는 자신의 혀와 위장을 반성하며.헨미 요는 음식을 씹고 쩝쩝거리는 일상 속으로 들어가 그들이 먹는 음식을 함께 먹고 마신다. 그렇게 먹은 음식은 다카의 음식 찌꺼기, 고양이 통조림, 쌀국수, 되네르 케밥, 유고 난민용 구호 식품, 낙타 고기와 젖, 체르노빌의 방사능 오염 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저자는 여행에서 돌아온 후 쓴 글에서 “그곳에는 신과 같은 사람들이 살고, 악마와 같은 사람들이 생활하고, 저마다 예외 없이 먹고 있었다”고 말한다. 이야기는 고매하지도 거룩하지도 않다. 오감을 느끼며 먹는 행위에 집중하는 사람들에게 간직된 이야기는 아프고 슬프고, 폭력적인 동시에 존재들이 뿜어내는 역사의 발화다.저자는 이 책이 빚어낸 풍경 가운데 가혹하고 격렬했던 음식의 기억으로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들을 떠올린다. 1994년 1월 25일 서울의 일본대사관 정문에서 시퍼런 빛을 뿜는 식칼로 자살을 시도했던 이용수·문옥주(1996년 별세)·김복선(2012년 별세) 할머니. 두 번째 자살 시도를 단념하지 않는 할머니들을 쫓아다니며 저자는 ‘그러지 마시라’고 애원한다. 일본인인 저자에게 ‘사과하라’며 울부짖던 할머니들은 저자와 함께 밥을 먹으며 끔찍했던 개인사와 맛의 기억을 떠올린다. 분노의 맛, 증오의 맛, 슬픔의 맛…. 열여덟 살 나이에 미얀마의 ‘랑군 군인 위안소’에서 미쓰코로 불린 김복선 할머니는 하루 20~30명의 일본군에게 범해졌다. “매일 강가에서 (콘돔을) 씻었어. 모두 웅크리고 앉아서. 괴로웠지. 한심했어.” 그녀에게 유일한 음식의 기억은 끌려가던 중 일본 오사카의 포장마차에서 허겁지겁 먹은 ‘우동’이 전부다. 요시코로 불린 문옥주 할머니는 랑군에서 일본 병사가 던져 준 꽁치 통조림 한 통을 떠올린다. 채소를 얹어 위안소 여자 열 명이 나눠 먹은 한 통의 통조림을 “맛있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부모님의 묘소 앞에서 “엄마…엄마…”를 부르며 끝없이 오열하는 이용수 할머니의 처절한 상처를 목격한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의 고난이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의 비참함과 같이 보여도 하나하나 세세하게는 역시 자기 자신만의 것”(337쪽)이라는 걸 깨닫는다.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소말리아 난민들에게 전해진, 싸구려 개밥보다도 못한 구호 식품의 실체도 고발한다. 원전 사고에도 고향을 떠나지 못한 채 방사능에 오염된 식재료로 연명하는 체르노빌 주민들,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간의 살육전 속에서 난민 급식소가 제공한 돼지고기를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맹렬히 씹어대는 무슬림 여성을 통해 전쟁과 종교도 어쩔 수 없는 ‘먹고사는’ 일의 실존이라는 것을 환기시킨다. 책은 세계 도처에서 ‘먹는 인간’과 ‘먹는 행위’의 광경들을 관능적으로 그려 낸다. 저자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책은 고단샤 논픽션상을 수상하며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공각기동대’ 줄리엣 비노쉬 “스칼렛 요한슨 보며 애착-분노 느껴”

    ‘공각기동대’ 줄리엣 비노쉬 “스칼렛 요한슨 보며 애착-분노 느껴”

    ‘공각기동대’의 배우 줄리엣 비노쉬가 스칼렛 요한슨과의 호흡에 대해 전했다.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는 영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감독 루퍼트 샌더스·수입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루퍼트 샌더슨 감독과 배우 스칼렛 요한슨, 마이클 피트, 줄리엣 비노쉬, 필로우 애스백이 참석했다.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은 엘리트 특수부대를 이끄는 리더 ‘메이저’(스칼렛 요한슨)가 세계를 위협하는 테러 조직을 쫓던 중 잊었던 자신의 과거와 존재에 의심을 품게 된 후 펼치는 활약을 담은 SF 액션 블록버스터다. 극중 줄리엣 비노쉬는 메이저의 비밀을 감추고 있는 과학자 닥터 오우레 역을 맡았다. 메이저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는 인물이자 한카 로보틱스 소속의 유명한 박사다. 이날 줄리엣 비노쉬는 닥터 오우레와 메이저의 관계를 언급하며 “개인적 친밀함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닥터 오우레가 메이저를 창조하지 않았나. 자신의 창조물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있는 것 같다. 연기하면서 딸 생각을 많이 했다. 스칼렛 요한슨을 보며 딸을 생각하고 연기하게 되더라.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과 애착, 분노 등 여러 감정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줄리엣 비노쉬는 “각본에 충실하게 연기하고자 했다. 원작은 남자 과학자인데 여성 과학자로 변화하며 더욱 세밀하고 섬세하게 그려내려고 노력했다. 의미심장한 메시지와 모성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공각기동대’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적폐 청산 못하면 ‘촛불혁명’ 무의미”…브라질이 주는 교훈

    “적폐 청산 못하면 ‘촛불혁명’ 무의미”…브라질이 주는 교훈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에 해외 주요 언론들은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탄핵으로 시작된 ‘개혁의 바람’이 박근혜 및 측근 몇몇에 대한 개인적 징벌로 멈춘다면 한국 사회의 누적된 폐단을 타파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고민하는 우리 국민에 대한 따끔한 경고도 잇따랐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탄핵 결정에 대해 “옳은 일이었다”며 “박근혜의 무능과 권위주의가 탄핵의 원인”고 촌평했다. 가디언은 이어 소수 엘리트들이 서로를 비호하는 동안 성장둔화, 불평등 증대, 비정규직 확대, 경쟁심화 등의 문제에 직면해야 했던 일반국민들의 분노가 탄핵의 또 다른 원동력이었다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이러한 부조리 해소를 위해선 이번 탄핵사태를 대통령 및 측근들만의 문제가 아닌 비대화된 한국 기득권 전반의 문제로 파악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가디언은 “대통령의 과대한 권한을 억제하는 것은 첫 단계에 속한다”면서 “그러나 독재자 박정희 아래에서 국가 경제 발전을 원조했던 한국의 재벌들 또한 지나친 권력을 축적해 지금은 국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들 또한 재편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탄핵 선고 이후 불기소특권을 상실한 박근혜는 직권남용, 뇌물수여, 직무상 부당취득 등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박근혜와 최순실에만 책임을 묻는다면 이번 스캔들의 원인인 부정부패와 불공평한 사회제도를 근절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보다는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하지 못한다’는 원칙을 공고히 하는 쪽이 도움이 될 것”라며 “(이를 위해)이미 최순실과 그 측근들, 삼성 부회장 등이 탄핵 관련 혐의로 구속된 상태”고 전했다.탄핵의 근본적 원인을 뿌리 뽑지 않으면 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말 뿐이라는 외신들의 주장은, 지난해부터 두 차례에 걸쳐 탄핵정국을 겪고 있는 브라질의 모습에서도 그 타당성이 확인된다. 2010년에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은 2014년 재선을 앞두고 분식회계를 통해 정부 재정적자를 은폐한 혐의가 드러나 2015년 12월 연방회계법원의 연방 재정회계법 위반 유죄 판결을 받았다. 더불어 브라질 석유공사 비리 사건에도 간접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으며, 이전 대통령 룰라 다 시우바가 석유공사에 대한 불법 취득 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처하자 관련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시우바를 연방정부 장관직에 임명한 사실까지 밝혀져 결국 지난해 2016년 8월 탄핵됐다. 하지만 호세프 탄핵은 당파 간 싸움의 결과물일 뿐 브라질 사회의 고질적 부패문제 청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적인 예로 호세프 탄핵 당시 탄핵안 소추를 주도했던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 본인도 석유공사 비리에 연루됐으며, 이외에도 브라질 의원 대부분이 부패 혐의로 입건·조사받고 있는 상태다. 또한 호세프 탄핵 당시 부통령으로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한 뒤 이후 대선에서 승리한 현 브라질 대통령 미셰우 테메르 또한 석유공사 비리에 얽혀있는 것은 물론, 테메르가 임명한 각료들 및 소속정당 당원들 대부분도 부패 스캔들과 직권남용 의혹 등으로 잇달아 사퇴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테메르 정부는 하원이 지난해 6월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반부패법을 축소하려는 시도로 물의를 빚고 있다. 연방검찰 주도로 마련된 반부패법 시안은 공공재산 사용 엄격제한, 편법 축재에 대한 조사 및 처벌 대폭 강화, 뇌물 신속 몰수, 불법 선거자금 조성 정당에 대한 강력 처벌 및 등록 취소 등의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특위를 구성한 30명 위원들 중 절반 이상이 불법선거자금 사용, 직권남용, 공금횡령, 등 각종 부패 혐의로 조사 대상에 올라 있어 반부패법 제정은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 선거 비자금 조성은 처벌하지 말자는 주장이 나오자 테메르 대통령도 찬성의사를 밝힌 것.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브라질에선 테메르 대통령 탄핵, 반부패법 축소 반대, 정부 각료들에 대한 부패수사 지지에 더불어 공공 서비스 개선, 복지·교육 투자 확대, 연금·노동 개혁 철회 등 다양한 요구를 외치는 범국민적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비록 경제 실적 측면에서는 테메르 정부가 예상을 웃도는 성과를 이룩했지만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정치행태는 개선돼야 한다며 시민들은 거리 투쟁을 계속할 의지를 강력히 표명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우리 국민들 또한 이른바 ‘촛불 혁명’의 장기적 실효를 위해 부패 척결과 사회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매체는 “이제 한국 국민들은 촛불혁명의 연료가 됐던 열의를 더욱 폭넓은 의미의 개혁에 쏟아 부어 한국의 정치·경제 무대를 보다 공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전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데스크 시각] 미국엔 두 개의 백악관이 있다/이종락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미국엔 두 개의 백악관이 있다/이종락 정치부장

    미국에는 백악관이 두 개 있다. 워싱턴DC 1600 Pennsylvania Ave NW에는 우리가 잘 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머물고 있다.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의 수도였던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시 1201 E. Clay St. Richmond에는 또 다른 백악관이 있다.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의 대통령이었던 제퍼슨 데이비스가 살던 ‘남부 백악관’이다. 군복, 깃발, 은판사진 등 남북전쟁에 관련된 유물들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시내 중심인 모뉴먼트 애비뉴를 따라 9개 블록에 걸쳐 데이비스 남부연합 대통령을 포함해 남북전쟁에서 활약했던 로버트 리 장군 등 남부군 장군 5명의 동상들이 서 있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이끌던 북부군에 패한 남부연합의 백악관과 유물 등을 이렇게 정성스럽게 보관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지금으로 말하면 남부군은 역적들인데도 말이다. 12년 전 이곳을 방문했던 기자는 박물관 직원에게 들었던 명쾌한 답변을 아직껏 잊지 못한다. 그는 “패배한 역사도 소중히 간직할 역사”라는 말을 내게 해줬다. 미국에 있는 두 개의 백악관을 거론한 이유는 극심한 이념 대결 끝에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구조에서 탈바꿈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모든 걸 거머쥐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갖지 못하는 대선정국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어서다. 미국은 남북전쟁을 통해 온 나라가 분열했지만 다시 ‘원 아메리카’(One America)가 됐다. 백악관을 두 개나 두고 있는 이유도 패배의 역사도 소중히 간직할 줄 아는 미국인들의 승복 정신과 관용, 아량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언제쯤 승리의 환희에만 도취될 게 아니라 패자의 아픔을 보듬고 그들의 입장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미덕을 발휘할 수 있을까. 미국이 부러운 또 다른 이유는 법치주의 존중이다. 2000년 미 대선에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와 대결해 약 54만표나 많이 득표했다. 하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266대271로 밀려 패했다. 재검표를 요구하는 민심이 들끓었지만 연방대법원이 재검표 중단 판결을 내리자 고어는 신속히 패배를 인정했다. 지난해 치러진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공화당의 트럼프보다 약 280만표를 더 얻고도 선거인단 수에 밀려 역시 패했다. 힐러리는 일말의 여지도 남기지 않고 승복해 미국민들의 분열을 막았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10일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촛불’과 ‘태극기’로 대변되는 사회 분열상은 현재진행형이다. 국민들의 분노와 부정의 에너지를 화합과 긍정의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것은 이제 정치권의 몫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4당 원내대표들이 지난 13일에 모여 이번 대선이 사생결단식이 아닌 국민 통합을 유도하는 대선이 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점은 시의적절했다. 국정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매주 월요일 4당 원내대표들의 회동을 정례화해 주요 국정 현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도 잘한 결정이다. 이제는 국민 모두가 일상을 회복하고 분열이 아닌 화해와 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광장에서 분출한 뜨거운 에너지를 이제는 차분히 가라앉힐 때다. 5월 9일 대선에서 국민 각자의 의사를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밝혀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jrlee@seoul.co.kr
  • 고양이 유인해 발로 ‘뻥’ 차버린 남성(영상)

    고양이 유인해 발로 ‘뻥’ 차버린 남성(영상)

    고양이를 먹이로 가까이 불러들인 뒤 발로 차버린 남자의 영상이 화제가 되며 많은 사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핸드폰으로 촬영된 영상에서는 한 남성이 고양이를 먹을 것으로 유인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 남자는 고양이가 자신의 발 앞에 올 때까지 자세를 잡고 기다렸다. 고양이가 간식을 먹으려 다가와 뒷다리로 서자 그 순간 남자는 축구공을 차듯 발로 고양이를 힘차게 뻥 차버렸다. 우렁찬 소리와 함께 고양이는 담장 너머로 사라져 버렸고, 영상을 찍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주변 사람이 낄낄대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며, 이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정확하지 않다. 지난 14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 충격적인 영상은 24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대체로 그의 행동에 대해 ‘끔찍하다’, ‘굉장히 혐오스럽다’, ‘잔인하다’ 며 분노했다. 특히 한 여성은 "양심이 없는 이 남자가 내 피를 끓게 만든다. 고양이게 고통을 주는 것은 전혀 재미없다. 누군가가 나의 애완동물을 걷어찼다면 감옥에 보냈을 것"이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일부는 "고양이들은 매우 민첩하고 예기치 못한 공격에도 빠르게 반응한다. 그래서 영상이 가짜일 수도 있다"고 주장하며 진위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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