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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민주주의 위협한다...가짜뉴스보다 더 나쁜 ‘가짜 내러티브’

    美민주주의 위협한다...가짜뉴스보다 더 나쁜 ‘가짜 내러티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제기하는 음모론 등 이른바 ‘가짜 내러티브’(false narrative)가 미국의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불안과 저항을 조장하고 자국 선거 시스템의 신뢰도를 훼손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퍼트리는 가운데 대선 불복 상황이 더욱 위험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측근이었던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 공화당 인사들까지 이같은 행위에 우려를 나타내며 정권 이양에 협조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선거 사기를 주장하는 ‘폭풍 트윗’을 올리며 대선 불복 행위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결과가 패배로 기울자 무차별 소송을 제기하는 동시에 선거 사기가 있었다는 주장을 본격적으로 제기해왔다. 앞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론조사나 뉴스를 주류 미디어의 ‘가짜뉴스’(fake news)라고 비난했던 트럼프 진영은 여기에 일종의 ‘서사’를 덧칠하고 있다. 예컨대 죽은 사람이 투표했다는 의혹에는 사망자의 신원까지 나오고, ‘트럼프 표가 사라졌다’는 주장에는 표의 구체적 규모까지 언급되며 ‘그럴싸한 이야기’로 둔갑한다. 더불어 보수 성향의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도 선거 사기 주장이 무차별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유튜브 분석기관 ‘트랜스퍼런시 튜브’에 따르면 지난 3~5일 사이에만 ‘선거 부정’ 관련 키워드가 언급된 유튜브 채널의 조회수가 1억건에 육박했고, 이 가운데 음모론 관련 콘텐츠를 다루는 채널의 조회 수는 250만건 이상이었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그(바이든)는 선거가 조작됐기 때문에 이겼다”는 글을 썼다가 ‘이겼다’라는 표현이 선거 결과에 승복한 것이라는 취지의 보도가 잇따르자 이를 삭제한 뒤 ‘조작된 선거,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라는 트윗을 대신 올리기도 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모습에 대해 “‘선거를 도둑맞았다’는 거짓 네러티브를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지지자들의 분노를 더욱 증폭시킨 행위”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날 전자개표기 공급 회사 ‘도미니언’의 개표 시스템을 이용한 주에서 투표 사기가 있었다는 주장의 글을 한 시간 사이 연이어 올린 뒤 “내가 이겼다”는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문제는 이같은 가짜 주장이 대선 패배에도 7200만표 이상의 역대 대선 2위 득표를 한 트럼프의 정치적 영향력과 맞물려 현실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자체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지지자의 70%가 이번 선거가 자유롭거나 공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며 “민주당이 이같은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서울시 노동민생정책관, 절차 무시한 서울시 통합콜센터 추진 강행”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서울시 노동민생정책관, 절차 무시한 서울시 통합콜센터 추진 강행”

    서울시 노동민생정책관이 절차를 무시한 ‘서울시 통합콜센터’를 추진하고 있어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12일, 노동민생정책관은 시장(권한대행) 보고를 통해 그간 논란이 있던 ‘서울시 통합콜센터’를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 산하 재단법인 120다산콜재단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정협 시장 권한대행은 사업 추진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시장 보고일정이 있던 때,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시민소통기획관과 120다산콜재단의 행정사무감사 중이었고 ‘서울시 통합콜센터’의 당사자인 두 기관은 어떠한 내용도 공유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또한 행감 중에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이 120다산콜재단의 ‘통합콜센터’ 추진은 문제점이 많다며 강력히 반대를 하고 있었다. 2019년 11월 서울시 노동민생정책관은 정부 기조에 따라 ‘공공부문 민간위탁분야 정규직화’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민간위탁 심층논의 필요사무 통합 협의기구’를 구성하였고, 서울주택도시공사, 서울교통공사, 서울신용보증재단, 서울에너지공사의 민간위탁 콜센터를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2020년 3월 30일 의견서를 발표했다. 서울시 통합콜센터는 120다산콜재단에서 맡아 기존 4개의 민간위탁 콜센터를 흡수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의견서 채택 당시 120다산콜재단과 이를 소관하는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고,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서울에너지공사는 돌연 직접 고용을 먼저 검토하겠다는 사유로 통합콜센터 대상에서 빠져나갔다. 게다가 4월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20다산콜재단 설립 당시 논의결과로 조례에서 삭제된 ‘서울시 통합콜센터’ 기능이 개정을 통해 논의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고, 시민편익과 예산규모에 대한 정확한 검토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확실한 선을 그었다. 서울시 기획조정실의 의견 또한 비슷했다. 2020년 9월 16일 시정현안 회의에서 통합콜센터 추진은 여러 현안들에 부딪혀 추진 보류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하지만 노동민생정책관은 본인들의 실적에만 급급해 이번 시장 보고에 어떠한 추가 논의 없이 120다산콜재단으로 서울시 통합콜센터를 추진하려고 시도한 것이어서 논란을 낳고 있다. 노승재 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1)은 “현재 서울시 산하기관의 민간위탁 콜센터 인입률과 응대율은 120다산콜재단과 비교해보면 현격하게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90~100%에 가까운 응대율을 120다산콜재단으로 통합하면 70% 이하로 떨어지게 될 것이 자명하고, 이는 고스란히 시민 불편으로 돌아간다라”고 밝혔다. 오한아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노원1)은 “현재 120다산콜재단은 증원을 요구할만큼 내부적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통합콜센터 추진은 내부 갈등을 더욱 야기하고 사옥, 통합시스템 구축 등 어마어마한 비용이 시민의 혈세로 낭비될 것이 뻔하다”라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김소영 의원(민생당, 비례)은 “기관별 상담데이터베이스 연계, 시스템 보안 문제 등으로 인해 통합 추진을 하면서 시민 불편사항이 불 보듯 뻔하다”라고 밝히며, “내부적으로 자구책을 강구해 인입률과 응대율을 개선해야 하는 120다산콜재단에 너무나도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노동민생정책관의 꼼수에 분노한 의원들도 있었다. 김태호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강남4)은 “무엇보다도 서울시 통합콜센터를 추진한다면 주체가 되어야 할 120다산콜재단과 시민소통기획관과 협의가 우선인데, 이러한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있는 것이 황당하다”면서,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반대의견 듣고있던 시민소통기획관과 120다산콜재단이 행정사무감사를 마치고 노동민생정책관의 결정을 들었을 때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을 듯”이라고 일갈했다. 최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남3)은 “서울시 예산담당관은 각 기관이 콜센터를 직고용하는 것만으로도 고용안정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면서,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직고용이 타당하다고 뜻을 밝혔는데, 노동민생정책관의 결정은 자신들의 성과만 생각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김춘례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북1)은 “노동민생정책관이 친 노동계 의원을 동원하겠다는 것은 의원들끼리 분쟁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강력 항의하였고, 경만선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3)은 “현재 파업 등으로 내부 갈등이 있는 120다산콜재단에 기름 붓기”라며 질타했다. 안광석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4)은 “현재도 120다산콜재단에 전화가 안된다는 민원이 너무 많다”면서, “빠르고도 전문적인 상담을 원하는 각 기관의 콜센터 기능을 마비시키는 행위”라고 경고했고, 유용 의원(더불어민주당, 동작4)은 “각 기관이 120다산콜재단을 거론한 것은 직고용으로 인한 기관의 비용, 경영평가 문제 등을 피하겠다는 꼼수”라고 꼬집었다. 신원철 의원(더불어민주당, 서대문1)은 “무엇보다도 조례 개정이 최우선이어야 했다”면서, “모든 사업의 추진은 조례에 근거해야 하고, 그 전에 시민 공청회나 연구를 통해 효과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그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황규복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구로3)은 “우리 위원회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다만 현실적으로 120다산콜재단으로 통합콜센터를 추진하는 것은 너무 많은 사회적 비용과 시민 불편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므로, 각 기관의 정규직 추진이 바람직하다”라고 뜻을 분명히 했다. 무엇보다도 “노동민생정책관이 120다산콜재단을 관할하는 우리 위원회에 그동안 의논 한마디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은 위원회를 무시한 처사”라며 “노동민생정책관의 서울시 통합콜센터 추진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11월 13일, 1970년과 2020년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11월 13일, 1970년과 2020년

    11월이다. 11월에는 전태일의 죽음과 민주노총 창립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1970년 11월 13일,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전태일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을 쉬게 하라,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를 외치며 분신했다.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50년 전 일이다. 한국의 수많은 지식인들과 노동자들은 전태일의 분신을 목도하며 충격과 분노를 느꼈고, 이후 고 조영래 변호사가 집필한 ‘전태일 평전’(1983년 당시에는 익명으로 출간)을 읽으며 노동운동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렇게 형성된 노동운동가들의 투쟁과 좌절, 그리고 고난이 쌓여 1995년 11월 1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만들어졌다. 한국 노동운동의 새로운 장정을 시작한 역사적인 날이었다.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추서식에서 “오늘 전태일 열사에게 드린 훈장은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상징적 표현이다”라고 말했다.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상징적 표현”이 갖는 실제 무게와 실천은 과연 무엇일까? 왜 정부의 의지가 아니고 정부 의지의 상징인 걸까? 1970년 전태일은 “골방서 하루 16시간 노동”하는 10대 여성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라고 절규했다. 2020년 들어서 택배 노동자가 열 분, 그것도 10월 한 달 동안에만 세 분이 사망했다. 다수가 과로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택배 노동자들이 하루 평균 12시간을 일하고, 한 달 평균 4420건의 물품을 배송하고, 건당 800원의 배송 수수료를 받는다는 이 숫자들로 보아 이들의 죽음이 과로사가 아닐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사 직원 한 분이 갑자기 사망했다는 기사가 올라온다. 이런 추세로라면 올해도 작업장 사고 또는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노동자의 수가 ‘평균 2000여 명’을 채울 전망이다. 마음이 무거워져 글을 쓰기 힘들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무엇을 하고 있나? 노동계에서 ‘전태일 3법’이라 부르는 노동조합법 개정안(특수고용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조 결정권 추가), 근로기준법 개정안(영세 사업장 노동자의 근로 조건 개선),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안(산업 재해 발생 시 기업의 책임성을 강화)에 대해 앞장서도 부족할 더불어민주당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가 택배 노동자들의 불합리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도 기업에 대한 강제성은 없고, 무수한 권고와 유도로 채워져 있다. 강제성이 있는 법도 어기는 것이 자본가인데, 권고가 무슨 힘을 가질 거라고 예상하는 것일까? 게다가 노동운동가 개인과 노동조합을 금전적으로 옥죄어 파괴하는 손해배상소송 및 가압류의 남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시민단체 ‘손잡고’와 민주노총의 집계에 따르면, 2020년 11월 현재, 노동자를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소송은 총 58건이며, 그 액수가 658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 중 문재인 정부 들어 새로 제기된 손해배상 소송만 28건이고 그 청구 금액은 68억 7000여 만원에 달한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던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손해배상 소송 남용은 노동3권을 무력화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민주당은 국회에서 다수 정당이 되면 손해배상 및 가압류법을 고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정치는 “의지의 상징”이 아닌 구체적인 정책과 입법으로 구현된다. 역대 가장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문 대통령과 역대 가장 많은 의석을 갖고 있는 집권 여당이 노동존중 사회를 위한 개혁 입법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통령과 행정부 그리고 입법부의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이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하려는 법과 제도를 바꾸지 않은 채, 전태일 열사의 이름을 아련하게 호명하고 훈장을 추서하는 것은 씁쓸한 추억팔이 또는 정치적 퍼포먼스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수세적이고 관례적인 행위만 반복한다면, 중도와 안정이라는 간판 뒤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약속한 정책을 입법하고 집행하지 않는 그 어떤 정치인도 그 어떤 정치 세력도 노동 있는 민주주의를 바라는 국민의 심판을 비켜갈 수 없다.
  • [씨줄날줄] 일산의 눈물/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일산의 눈물/김상연 논설위원

    이 얘기는 너무 유명해서 부연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1990년대 초 1기 신도시 입주 때 서울의 집을 팔고 분당과 일산 가운데 일산을 택한 가정의 가장들 중엔 나중에 집값 때문에 배우자로부터 질책을 받았고 심지어 이혼 위기까지 간 경우가 있다는 ‘웃픈’ 스토리다. 노태우 정부가 1기 신도시를 만들었을 때만 해도 일산은 분당과 난형난제의 인기를 누렸다. 특히 일산은 북한과 가까워 장차 통일시대에 뜰 미래성을 갖고 있었고 김대중(DJ)이라는 유력 대선 주자와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입주하면서 정치적·인문학적 분위기를 발산하는 등 주거지로서의 매력이 넘쳤다. 따라서 당시 일산을 택한 가장들의 판단력은 나름 합리적인 알고리즘을 갖고 있었다. 다만 분당에 비해 강남에서 멀다는 사실을 간과한 점이 잘못이라면 잘못이다. 교통난만 빼면 일산의 주거 환경은 대한민국 어느 동네보다 밀리지 않는다. 드넓은 평지에 여유있는 아파트 간 거리, 아름다운 호수공원을 비롯해 곳곳에 접근성 높은 공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일산은 출퇴근 걱정만 없다면 평생 살아도 좋은 곳이다. 그래도 집값이 모든 가치를 집어삼키는 시대여서 일산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크다. 2020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서울이 14.75%, 분당이 7.31% 오른 반면 일산은 5.29% 떨어졌다. 그런데 일산에 아파트를 가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자꾸 ‘팀킬’을 해 일산 주민들의 서운함이 폭등한다. 김 장관은 취임 이후 3기 신도시를 발표해 일산 집값을 떨어뜨렸다는 지탄을 받은 데 이어 며칠 전엔 ‘5억원 이하의 주택을 살 때만 지원하는 디딤돌 대출을 일산에서는 받을 수 있다’고 발언해 일산 주민의 신경을 건드렸다. 김 장관의 주소지인 일산 하이파크시티 아파트 주민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수도권에서 가장 저렴한 아파트로 오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주민들은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물론 현재의 부동산 판세가 영원하리라는 법은 없다. 일산 주민들은 출퇴근 시간을 크게 단축시켜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개통되면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행복한 나라가 될까. 강북은 강남에 박탈감을 갖고, 일산은 분당에 박탈감을 갖고, 지방은 수도권에 박탈감을 갖는 나라는 정상일까. 부동산이라는 불로소득이 모든 소득을 압도하는 이 시대에 너도나도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집값이 오르면 우리는 모두 부자가 되는 걸까. 집은 투자 대상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이룩하지 못한다면 일산의 눈물이 마르더라도 다른 어딘가에서는 눈물이 비처럼 흘러 내릴 것이다.
  • 홍콩 한복판서 습격당한 ‘마윈 절친’

    홍콩 도심에서 재벌 회장이 흉기로 피습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공교롭게도 그가 중국 최고지도부와 갈등을 빚는 마윈(56) 알리바바 전 회장의 죽마고우여서 갖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다. 15일 홍콩 동망 등에 따르면 전날 새벽 첸펑레이(44) 유니버셜 인터내셔널 홀딩스 회장은 완차이 하얏트 호텔 내 고급 클럽에서 걸어 나오다가 괴한 세 명이 갑자기 휘두른 흉기에 찔렸다. 그는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범행 직후 달아난 이들을 쫓고 있다. 첸 회장은 가정부에게 월급으로 10만 위안(약 1700만원)을 주고 경매에서 터무니없는 거액으로 물건을 사들여 ‘첸둬둬’(錢多多·돈이 정말 많아)라는 별명을 얻었다. 평소 남에게 부를 과시하고 싶어 하는 그의 성격이 원한을 샀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대만 연합신문망은 “첸 회장이 마윈과 매우 가까운 사이”라고 전했다. 저장성 닝보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시절 같은 성 항저우 출신 마 전 회장을 처음 만나 친분을 쌓았다. 둘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화권 검색 사이트에서 ‘첸펑레이’를 검색하면 ‘마윈’이 함께 등장할 만큼 이들의 우정은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그의 피습을 두고 ‘누군가 마 전회장에게 보내는 경고 아니냐’는 음모론이 나온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중국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지난달 24일 마 전 회장이 상하이에서 중국의 보수적 금융정책 기조를 강하게 비판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의 통치와 공산당의 안정성에 도전하는 행위’로 여겨 크게 분노했다”고 전했다. 마 전 회장이 중국 공산당의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번 사건이 마 전 회장의 ‘설화’로 비롯된 앤트그룹 기업공개 연기와 연관돼 있다는 주장도 있다. 첸펑레이는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의 주주다. 그를 통해 앤트그룹에 거액을 투자한 ‘검은돈’ 세력이 갑작스러운 상장 연기로 어려움에 빠지자 화풀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성착취물 소지 처벌 못했는데… ‘n번방 방지법’ 1300명 잡았다

    성착취물 소지 처벌 못했는데… ‘n번방 방지법’ 1300명 잡았다

    올해 3월부터 8개월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등을 소지한 혐의로 1300여명이 검거돼 처벌을 앞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말 국회에서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방지법’이 통과되지 않았더라면 성착취물을 내려받아 보고 휴대전화 등에 저장한 이들은 법망을 피했을 가능성이 크다. 불법 성착취물 공급자뿐만 아니라 이를 소비하는 행위도 엄벌해 달라는 시민들의 끈질긴 요구 덕에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을 전환점이 마련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2일 경찰청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25일 경찰청에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된 후부터 이달 5일까지 성착취물과 관련해 2549명이 검거되고 이 중 220명이 구속됐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성착취물 등을 소지한 혐의로 붙잡힌 인원은 전체의 50.3%인 1281명(구속 13명)으로 집계됐다. 불법 영상 유포 혐의가 798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영상 제작·운영자는 430명이 붙잡혔다. 영상물 소지로 입건된 사람 가운데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거나 협박·강요를 통해 제작한 성착취물을 소지한 사람이 98.8%(1265명)로 절대다수였다. 나머지 16명은 불법 촬영물, 딥페이크 등 불법 합성물 등을 갖고 있어 적발됐다. 피의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피의자가 1058명(41.5%)으로 가장 많았고 10대 피의자가 752명(29.5%)으로 뒤를 이었다. 디지털 성범죄 사건으로 피해를 본 사람은 889명으로 파악됐는데 주로 10대와 20대였다. 성착취물 등 불법 촬영물을 소지한 피의자를 처벌할 수 있게 된 것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지난 5월 19일부터 적용됐기 때문이다. 기존 법은 불법 촬영물을 제작·임대·제공한 사람만 처벌하고 소비자는 벌하지 않았다. 개정안은 불법 촬영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국회는 애초 지난 3월 5일 ‘텔레그램 디지털 성범죄’를 해결해 달라는 국민동원청원을 반영해 성폭력처벌법을 개정했지만 미흡하다는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같은 달 16일 텔레그램에서 아동 성착취물 등을 제작·유포한 ‘박사방’ 사건이 터지면서 성착취물 소비자를 처벌하라는 청원이 잇따르자 부랴부랴 후속 입법에 나섰다. 국회가 이례적으로 두 달도 안 돼 같은 법을 개정한 것은 디지털 성범죄의 폐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불법 촬영물 소지자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박사방에 ‘무료회원’으로 대화방에 입장해 불법 영상을 내려받은 305명을 입건했고 n번방에서 공급한 불법 촬영물을 소지한 720명도 수사 중이다. 한 의원은 “불법 촬영 범죄는 유포로 이어져 2·3차 피해를 일으키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면서 “경찰이 특수본을 꾸린 만큼 디지털 성범죄가 근절될 수 있도록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주 52시간’ 연기가 전태일 정신?… 윤희숙 뭇매

    ‘주 52시간’ 연기가 전태일 정신?… 윤희숙 뭇매

    “52시간 근로 중소기업 전면적용을 코로나 극복 이후로 연기하는 게 전태일 정신을 진정으로 잇는 것”이라는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주장을 놓고 각계에서 비판이 쏟아진 가운데 같은 당에서마저 부절적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15일 “전태일 열사를 주 52시간 논란에 소환하는 것은 자신의 이념적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그의 죽음의 의미를 지극히 자의적으로 또는 과도하게 추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라며 “현재의 정치적·정책적 논쟁에 소환해 갑론을박하는 것은 그분들의 삶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은 전태일 열사 50주기인 지난 13일 윤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윤 의원은 ‘1일 8시간 근로’를 규정한 1953년 근로기준법에 대해 “근로조건이 아무리 나빠도 근로희망자들이 새벽마다 공장 문 앞에 줄을 길게 설 정도였다”며 “당시 현실과 철저히 괴리된 법”이라고 평가했다. 윤 의원은 이 논리를 현재에 끌어오면서 “코로나를 견디느라 중소기업들이 절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유예 없이 52시간을 적용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중소기업을 빨리 죽으라고 등 떠미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노동대변인은 논평에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열사의 외침이 어떻게 주 52시간 도입을 연기하라는 것으로 들리는지 분노를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14일 추가로 글을 올려 “52시간제를 굳이 칼같이 전면적용해 근로자를 길거리로 내모는 게 전태일 정신이냐. 이게 무슨 이념적 허세냐”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홍콩 한복판서 피습 당한 마윈의 ‘절친’

    홍콩 한복판서 피습 당한 마윈의 ‘절친’

    홍콩 도심에서 재벌 회장이 흉기로 피습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공교롭게도 그가 중국 최고지도부와 갈등을 빚는 마윈(56) 알리바바 전 회장의 죽마고우여서 갖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다. 15일 홍콩 동망 등에 따르면 전날 새벽 첸펑레이(44) 유니버셜 인터내셔널 홀딩스 회장은 완차이 하얏트 호텔 내 고급 클럽에서 걸어 나오다가 괴한 세 명이 갑자기 휘두른 흉기에 찔렸다. 그는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범행 직후 달아난 이들을 쫓고 있다. 첸 회장은 가정부에게 월급으로 10만 위안(약 1700만원)을 주고 경매에서 터무니없는 거액으로 물건을 사들여 ‘첸둬둬’(錢多多·돈이 정말 많아)라는 별명을 얻었다. 평소 남에게 부를 과시하고 싶어 하는 그의 성격이 원한을 샀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대만 연합신문망은 “첸 회장이 마윈과 매우 가까운 사이”라고 전했다. 저장성 닝보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시절 같은 성 항저우 출신 마 전 회장을 처음 만나 친분을 쌓았다. 둘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화권 검색 사이트에서 ‘첸펑레이’를 검색하면 ‘마윈’이 함께 등장할 만큼 이들의 우정은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그의 피습을 두고 ‘누군가 마 전회장에게 보내는 경고 아니냐’는 음모론이 나온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중국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지난달 24일 마 전 회장이 상하이에서 중국의 보수적 금융정책 기조를 강하게 비판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의 통치와 공산당의 안정성에 도전하는 행위’로 여겨 크게 분노했다”고 전했다. 마 전 회장이 중국 공산당의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번 사건이 마 전 회장의 ‘설화’로 비롯된 앤트그룹 기업공개 연기와 연관돼 있다는 주장도 있다. 첸펑레이는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의 주주다. 그를 통해 앤트그룹에 거액을 투자한 ‘검은돈’ 세력이 갑작스러운 상장 연기로 어려움에 빠지자 화풀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닻 올린 국민의당 ‘청년백신’ …安 “30대 수상,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아”

    닻 올린 국민의당 ‘청년백신’ …安 “30대 수상,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아”

    국민의당의 전국청년위원회인 ‘청년백신’이 15일 공식 출범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청년위 출범식에서 “청년 문제는 기성세대가 머리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며 “마음으로 느끼고 공감해야 실제로 그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갖고 되고 절박함이 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부모 덕에 대학에 수월하게 입학하고, 군대를 가지 않거나 군대를 가더라도 편하게 생활하고, 좋은 직장에 쉽게 들어가는 등의 불공정한 사회는 청년들을 분노하게 한다”며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고 주장해야만 이 정부와 정치가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규 사무총장은 “많은 정당이 집권을 정당의 목표로 생각하지만 여기에 ‘사람을 키우는 일’을 덧붙이고 싶다”며 “지금까지 모든 정권의 말기는 실패로 마무리됐는데 그건 정권에 실력이 없기 때문이고, 실력이 없는 기저에는 사람을 키우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유럽에서 30대 수상들이 나오는 걸 보고 있지만 그게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다. 청년부터 민주주의 교육을 시키고 정당 지도자로 키우는 문화와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당도 청년들의 변화의지를 잘 담아내서 새로운 정치를 꿈꿔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구혁모 전국청년위원장은 “청년이 항상 사회적 약자로 차별받고 피해만 당하는 건 정치인을 만들어내는 선거의 주체가 바로 기득권 세대이기 때문”이라며 “정치인들이 청년 무서운 줄 알도록 청년이 정치 참여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전국청년위는 구 위원장 등 4명의 당연직을 포함한 54명의 운영위원으로 구성됐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52시간제 연기’ 윤희숙에 내부서도 비판… “전태일 삶 욕보여”

    ‘52시간제 연기’ 윤희숙에 내부서도 비판… “전태일 삶 욕보여”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전태일 정신’을 끌어들여 주 52시간제 중소기업 적용 연기를 주장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가운데 같은 당에서도 윤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자유다. 그러나 현재의 정치적·정책적 논쟁에 소환해 갑론을박하는 것은 그분들의 삶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어 “전태일 열사를 주 52시간 논란에 소환하는 것은 자신의 이념적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그의 죽음의 의미를 지극히 자의적으로 또는 과도하게 추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라며 “학자라면 몰라도 정치인으로서는 옳은 방식이 아니다.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전태일 열사를 두고 정치적 편 가르기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태일 정신’을 둘러싼 논란은 전태일 열사 50주기인 지난 13일 윤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서 점화됐다. 윤 의원은 해당 글에서 “52시간 근로 중소기업 전면적용을 코로나 극복 이후로 연기하는 게 전태일 정신을 진정으로 잇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노동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열사의 외침이 어떻게 주 52시간 도입을 연기하라는 것으로 들리는지 분노를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아직도 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는 장시간 노동으로 기업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식의 저열한 인식이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대한민국 경제를 후진적으로 만든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소리 하는 데에 왜 전태일을 파나. 저러니 저 당은 답이 없는 거다”라고 꼬집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전태일 열사가 무덤에서 뛰쳐나와 통곡을 할 궤변”이라고 적었다. 윤 의원은 논란이 일자 14일 페이스북에 또 다시 글을 올려 자신의 주장을 재차 펼쳤다. 윤 의원은 “전태일 열사의 정신은 근로자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라는 것인데, 코로나로 절벽에 몰린 중소기업에 52시간제를 굳이 칼같이 전면적용해 근로자의 일자리를 뺏고 길거리로 내모는 게 전태일 정신인가. 이게 무슨 이념적 허세인가”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의 주장에 진 전 교수가 “자기 이념이나 반성을 하든지. 아직까지 철 지난 시장만능주의 이념이나 붙들고 앉았으니”라고 쏘아붙이는 등 비판이 이어지며 논란은 가열됐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김연경 논란 묻자 차상현 GS칼텍스 감독 “말을 아끼겠습니다”

    김연경 논란 묻자 차상현 GS칼텍스 감독 “말을 아끼겠습니다”

    “말을 아끼겠습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지난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흥국생명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있었던 ‘배구여제’ 김연경과의 코트 바깥에서의 신경전에 대해 묻자 한 말이다. 김연경은 지난 경기 5세트 14-14 듀스 상황에서 GS칼텍스 권민지에게 블로킹을 당한 직후 네트를 잡아 끌어 내렸다. 김연경의 분노의 표현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승부욕에 대한 표현인가, 비신사적 행위인가를 두고 세간의 입길에 올랐다. 지난 경기 육체적·정신적 피로감에 대해 묻자 차 감독은 “선수들의 몸 상태는 괜찮다”며 “어떤 마음가짐인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그 경기는 양팀 다 열심히 한 경기였다. 오늘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부상으로 지난 경기에서도 웜업존에서 대기했던 강소휘는 오늘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차 감독은 “강소휘는 부상이 있고 컨디션도 좋지 않아 일단 스타팅은 안 될 것 같다. 유서연이 대신 경기에 들어간다”며 “중간중간마다 약속한 작전이 있는데 그정도는 수행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장충 홈경기가 모두 매진됐지만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고 하자 차 감독은 “2경기가 흥국이었다. 지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경기를 하다 보면 잘 안될 때가 있다. 그런데 배구는 무조건 승패를 갈라야 하는 스포츠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초반이다. 기회가 충분히 있다. 어쨌든 저희는 좋은 내용을 보여드려서 팬들이 배구를 즐기고 좋아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도 승패를 떠나서 해야할 일이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장충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윤희숙 “전태일 정신 모독 비판은 이념적 허세”

    윤희숙 “전태일 정신 모독 비판은 이념적 허세”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14일 ‘전태일 정신을 모독했다’는 여권의 비판에 대해 “이게 무슨 이념적 허세입니까”라고 반격했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코로나로 절벽에 몰린 중소기업에 52시간제를 굳이 칼같이 전면 적용해 근로자의 일자리를 뺏고 길거리로 내모는 게 전태일 정신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운동권 서클이 아니라 국가 운영의 책임을 공유하는 거대 여당이라면 이제 도그마와 허세는 버리라”며 “2년 만에 최저임금을 29% 올려 알바 일자리를 뺏고,(무인) 주문 기계 제조업자만 배불렸으면 정신 차릴 때도 되지 않았나”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전태일 열사 50주기였던 전날 주 52시간 근로제와 관련 “중소기업 전면 적용을 코로나 극복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전태일 정신”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주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노동대변인은 “분노를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논평했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런 소리 하는 데 왜 전태일을 파느냐”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윤 의원의 반박에 “아직까지 철 지난 시장만능주의 이념이나 붙들고 앉아있다”면서 “이념에 눈이 뒤집혔으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가 분신한 노동자 내세워 기껏 노동시간 축소하지 말자는 전도된 얘기나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쯤 되면 광신이다. 이 분이 전태일 일기나 평전 읽어는 봤는지 모르겠다. 그러다가 망했으면 반성을 해야지 욕먹고도 왜 욕먹는지조차 모른다면 희망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또 “(윤 의원은) 정치 감각도 꽝이다. 고립을 뚫고 탈출을 해야 할 상황에서 스스로 성안으로 기어들어가 농성을 하고 앉아있다”고도 했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윤 의원의 반박에 “윤 의원의 주장이 친기업이 아니라 친자본인 것도 소구력 있게 설명할 의무가 남았고, 전태일과의 비유는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 크게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 의원은 “근로자의 인간다운 삶을 구현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추구하는 자가 전태일 정신의 진정한 계승자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윤희숙 “52시간제 유예가 전태일 정신” 페이스북 글 논란

    윤희숙 “52시간제 유예가 전태일 정신” 페이스북 글 논란

    전태일 열사 50주기인 13일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해 “중소기업에 전면 적용을 코로나 극복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전태일 정신”이라고 말해 비판이 이어졌다. 윤희숙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50일 앞으로 다가온 ‘52시간 근로’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절망하고 있다. 그나마 있는 일자리를 없애 근로자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지 않도록 유예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우리 근로기준법이 1953년 전쟁통에 만들어지면서, 주변 선진국법을 베껴 ‘1일 8시간 근로’를 채택했다”면서 “제정 당시 법과 현실이 괴리됐다”고 했다. 이어 “선량하고 반듯한 젊은이 전태일로서는 근로기준법이 존재하는데 법을 지키지 않는 비참한 근로조건이 얼마나 답답했을지 상상이 간다”며 “우리 토양의 특수성은 외면하고 선진국 제도 이식에만 집착하는 것이 약자를 위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전태일 이후 50년간 곱씹어온 교훈”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윤희숙 의원의 글에 누리꾼들은 “좋은 기업 환경이 좋은 노동 정책이자 좋은 경제 정책이다”, “추가근무하면 수당 주면 되지 않냐”, “근로자를 위한다는 주 52시간 근무가 정말 근로자가 원하는 규제인가”라며 동의를 표했다. 한 누리꾼은 “저녁 있는 저퀄리티 라이프”라면서 주 52시간 근로제를 비꼬았다. 그러나 윤희숙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비판과 반박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노동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전태일 정신을 모독하지 말라”면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열사의 외침이 어떻게 주 52시간 도입을 연기하라는 것으로 들리는지 분노를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런 소리하는 데에 왜 전태일을 파나”면서 “저러니 저 당은 답이 없는 것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찬성하셨나”며 비판했다. 칼럼니스트 김현성씨는 윤희숙 의원의 주장에 대해 “노동현실의 인식에 대한 총체적 난국 중에서 핵심만 모은 것 같다”면서 “더욱 놀라운 것은 스스로를 불태워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쳤던 전태일 열사를 불러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써 먹었다”고 했다. 그는 “돈을 더 벌려고 더 일할 자유 같은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돈이 많이 필요하지만 누군가는 시급이 너무 낮기 때문에 더 일해야만 하는 사정으로 내몰리는 것”이라며 “낮은 임금에도 일할 사람이 몰리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당시 노동)법이 현실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산업화가 먼저 이뤄진 국가에서 기업이 이윤이 노동으로 제대로 분배되지 않았던 역사 때문에 그러한 법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윤희숙 의원은 이 같은 맥락은 무시하고 ‘선진국 법을 베꼈다’는 프레임으로 비겁하게 퉁쳤다”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세계 최대 IPO 앤트그룹 상장 중단시킨 이는 시진핑”

    “세계 최대 IPO 앤트그룹 상장 중단시킨 이는 시진핑”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올해 11월 11일 ‘솽스이’(광군제)에서 우리돈 80조원이 넘는 매출 실적을 거뒀음에도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 등 거대 인터넷 플랫폼을 규제하겠다는 법안을 내놔 축제 분위기가 퇴색한 가운데, 최근 내려진 알리바바 자회사 앤트그룹의 상하이·홍콩증시 상장 연기 결정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중국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전 회장이 중국의 보수적인 금융정책 기조를 강하게 비판하자 시 주석이 이에 분노해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중단시켰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마 전 회장의 발언이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한 와이탄 금융 포럼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는 “중국 금융에는 (선진국들이 고민하는) ‘시스템 위기’가 없다. 시스템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특히 시중은행들을 전당포에 비유하며 “리스크 관리에만 전념하고 (사회 전체의) 발전을 간과해 많은 기업가들이 (제대로 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에 처했다”면서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운영할 수 없듯 과거의 제도로 미래를 헤쳐 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행사에는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과 이강 인민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그가 ‘작심하고 중국 지도부를 비판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후폭풍이 만만치 않았다. 지난 2일 중국 금융당국은 마윈을 불러 소환조사한 뒤 “뒤늦게 재조사가 필요할 수 있는 문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곧바로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그룹의 중국 증시 상장이 중단됐다. 예정대로면 앤트그룹은 5일 상장을 통해 340억 달러(약 38조원)를 끌어 모을 수 있었다. WSJ는 “시 주석이 마윈의 발언에 대해 ‘자신의 통치와 공산당의 안정성에 도전하는 행위’라고 여겼다”고 전했다. 알리페이는 중국 인구의 70%가 사용하는 대표적인 결제수단이다. 사용자가 결제나 교통카드 이용 등을 위해 맡겨놓은 현금을 모아 2000만개 이상 중소기업과 5억명의 소비자에게 대출해 준다. 앤트그룹은 이번 상장에서 모은 자금으로 제도권 금융기관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기업과 소비자에게 ‘마이크로 파이낸싱’ 사업을 추진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셋 합쳐 경력만 150년…연극 안 하면 사는게 아니지

    셋 합쳐 경력만 150년…연극 안 하면 사는게 아니지

    “연극이 아니면 죽어 있는 거나 다름없어. 크게 뽑아서 더 열심히 외워야지.” 나이 일흔여섯, 배우 손숙은 황반변성으로 눈이 침침하다면서도 이제 좀 쉬어도 괜찮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목청을 높였다. 그에게 무대 연기를 하지 않는 삶은 숨만 쉬고 밥만 먹는 것과 같다. 글자를 크게 키워 대본을 뽑아 달달 외우고, 무대에서 땀 흘리는 게 진짜 삶이라고 몇 번을 강조했다. 손숙은 오는 19일부터 열흘간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연극 ‘저물도록 너, 어디 있었니’ 무대에 오른다. 다양한 장르에서 꾸준히 활약해 왔지만 이번 무대는 새삼 특별하다. 한태숙(70) 연출, 정복근(74) 작가와 함께하는 작품이어서다. “우리 셋 나이를 합치면 200살이 넘는다”며 연거푸 웃음을 쏟아 내는 이들의 연극 경력만 더해도 150년에 달한다. 작업을 같이 하는 건 1994년 ‘그 자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후 26년 만이다. 이들이 풀어낼 주제는 가볍지 않다. 고위 공직자의 아내 성연이 대학 총학생회 회장으로서 시위에 나간 운동권 딸을 찾아 나서며 겪는 이야기들로 우리 사회에 깊게 박힌 좌우 진영논리, 이념 갈등을 들여다본다. 손숙은 월북 시인 임화의 부인 지화련으로 분한다. 정 작가가 몇 년 전부터 써 둔 대본인데 지금 내놔도 딱 맞는 이야기일 만큼 갈등의 골은 좁혀지지 않았다. “젊을 땐 사회에 대한 분노가 컸다면, 지나온 모든 것을 지켜보며 성장한 지금은 우리가 서 있는 시점이 과연 어디인지 생각하게 되죠. 우리가 바라던 좋은 세상에 살고 있는지 묻고 싶었어요.”(정 작가) 쉽지 않은 화두다 보니 한 연출과 정 작가는 물론 스태프 사이에서 매일 몇 시간씩 토론하고 때론 고성이 오갈 만큼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어휴, 어제도 무대감독이랑 한바탕했어.” 한 감독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그게 바로 연극”이라고 손숙이 받아쳤다. 세 사람 모두 고개를 끄덕이는 지점이다. 세 거장과 20~30대 경기도극단 단원 18명이 함께 빚는 무대라는 점도 특별함을 더한다. “이상하게 연습실에서 연극하는 아이들이 나는 늘 가슴이 짠해. 왜 그런지 몰라”라며 손숙이 안쓰러워하자 한 감독이 곧바로 “그래도 걔네는 월급 받아”라고 맞받아쳤다. 원로들의 끝없는 주거니 받거니에 인터뷰가 점점 길어졌다. 새까맣게 어린 후배들이 마냥 짠하고 안쓰러울 만큼 고된 작업들을 어떻게 평생 해 왔을까. “배우가 되기 전에 극장에서 연극을 보며 굉장히 큰 용기와 위로를 받은 기억이 또렷하다”는 손숙은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고 마음이 아프면 극장에 가라는 게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분명 그들만의 이유도 있다. “평생 놀 줄도 모르고 연극만 해 온 사람들이에요. 연극을 안 하면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죠.”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연극 안 하면 죽은 거나 다름 없지” 70대 연극 거장들이 빚는 무대

    “연극 안 하면 죽은 거나 다름 없지” 70대 연극 거장들이 빚는 무대

    “연극이 아니면 죽어 있는 거나 다름없어. 크게 뽑아서 더 열심히 외워야지.” 나이 일흔여섯, 배우 손숙은 황반변성으로 눈이 침침하다면서도 이제 좀 쉬어도 괜찮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목청을 높였다. 그에게 무대 연기를 하지 않는 삶은 숨만 쉬고 밥만 먹는 것과 같다. 글자를 크게 키워 대본을 뽑아 달달 외우고, 무대에서 땀 흘리는 게 진짜 삶이라고 몇 번을 강조했다. 손숙은 오는 19일부터 열흘간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연극 ‘저물도록 너, 어디 있었니’ 무대에 오른다. 다양한 장르에서 꾸준히 활약해 왔지만 이번 무대는 새삼 특별하다. 한태숙(70) 연출, 정복근(74) 작가와 함께하는 작품이어서다. “우리 셋 나이를 합치면 200살이 넘는다”며 연거푸 웃음을 쏟아 내는 이들의 연극 경력만 더해도 150년에 달한다. 작업을 같이 하는 건 1994년 ‘그 자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후 26년 만이다. “매년 한두 편씩 연극을 했는데 하면서 되게 갈증이 생겼다고 할까. 대학로 연극도 좀 설렁설렁 하는 것 같고. 더블, 트리플 캐스팅을 하면 연스? 두 배, 세 배 해야죠, 공식으로는. 저도 더블 캐스팅도 해보고 작품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것들, 관객들이 재미있게 볼 작품들만 했더니 갈증이 생겼어요. 그런 갈증 때문에 한 연출 볼 때마다 얘가 워낙 악바리니까 ‘나 좀 안 써줘?’ 만날 그랬다고요.” 그리고는 한 연출이 경기도극단 예술감독으로 부임해 이미 써둔 정 작가의 대본으로 작업을 하기로 하고 손숙에게 “하시겠어요?” 묻자 대본도 안 보고 무조건 하게 됐다는 게 다시 모인 과정이었다.이들이 풀어낼 주제는 가볍지 않다. 고위 공직자의 아내 성연이 대학 총학생회 회장으로서 시위에 나간 운동권 딸을 찾아 나서며 겪는 이야기들로 우리 사회에 깊게 박힌 좌우 진영논리, 이념 갈등을 들여다본다. 손숙은 월북 시인 임화의 부인 지화련으로 분한다. 정 작가가 몇 년 전부터 써 둔 대본인데 지금 내놔도 딱 맞는 이야기일 만큼 갈등의 골은 좁혀지지 않았다. “젊을 땐 사회에 대한 분노가 컸다면, 지나온 모든 것을 지켜보며 성장한 지금은 우리가 서 있는 시점이 과연 어디인지 생각하게 되죠. 우리가 바라던 좋은 세상에 살고 있는지 묻고 싶었어요.”(정 작가) 쉽지 않은 화두다 보니 한 연출과 정 작가는 물론 스태프 사이에서 매일 몇 시간씩 토론하고 때론 고성이 오갈 만큼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어휴, 어제도 무대감독이랑 한바탕했어.” 한 감독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그게 바로 연극”이라고 손숙이 받아쳤다. 세 사람 모두 고개를 끄덕이는 지점이다. 세 거장과 20~30대 경기도극단 단원 18명이 함께 빚는 무대라는 점도 특별함을 더한다. “이상하게 연습실에서 연극하는 아이들이 나는 늘 가슴이 짠해. 왜 그런지 몰라”라며 손숙이 안쓰러워하자 한 감독이 곧바로 “그래도 걔네는 월급 받아”라고 맞받아쳤다. 원로들의 끝없는 주거니 받거니에 인터뷰가 점점 길어졌다. 새까맣게 어린 후배들이 마냥 짠하고 안쓰러울 만큼 고된 작업들을 어떻게 평생 해 왔을까. “배우가 되기 전에 극장에서 연극을 보며 굉장히 큰 용기와 위로를 받은 기억이 또렷하다”는 손숙은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고 마음이 아프면 극장에 가라는 게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분명 그들만의 이유도 있다. “평생 놀 줄도 모르고 연극만 해 온 사람들이에요. 연극을 안 하면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죠.”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전태일50]하림 “중대재해처벌법 심사전 ‘그 쇳물’ 노래를 부르라”

    [전태일50]하림 “중대재해처벌법 심사전 ‘그 쇳물’ 노래를 부르라”

    10년전 당진 사고 기억하며 작곡“각성제 먹고 일하던 여공들처럼지금 택배기사들도 과로로 숨져서글픔·분노 넘어 결연한 감정을여기저기서 연대의 깃발 들어야”“법안을 심사하는 위원회에서 노래를 한 번 부르고 심사를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10년 전 당진에서 1600도 쇳물에 빠져 사망한 청년의 죽음을 위로한 댓글 시인 제페토의 시 ‘그 쇳물 쓰지 마라’에 멜로디를 붙여 노래로 부활시킨 뮤지션 하림은 “국회의원들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심사하기 전에 노래를 불러보면, 최대한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마음이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래는 이렇게 시작한다. “광염에 청년이 사그라졌다/그 쇳물 쓰지 마라/자동차를 만들지도 말 것이며/철근도 만들지 마라.”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에서 제안해 부르면 더 좋겠다”며 웃는 하림과의 인터뷰는 지난달 31일 서울 금천구 하림의 작업실에서 진행됐다. 하림은 당진 사고 10주기(9월 7일)를 기억하며 “의미 있는 일이니 돕겠다”라는 생각에서 작곡하고 챌린지에 나섰다고 한다. 그런데 챌린지를 시작한 지 3일 만에 2018년 김용균씨가 사망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의무감을 더 크게 느꼈다. 하림은 당시 페이스북에 “나쁜 마음들이 노래의 마음을 비웃는 듯하다. 평소보다 더 쓸쓸하고 화가 나는 건 아마 나도 노래하는 동안 노래의 마음을닮아서인가 보다. 노래가 힘이 생길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그는 지인들에게 챌린지에 참여해달라고 더 열심히 연락을 돌렸다. 그는 뉴스를 찾아보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처음 알게 됐다. 관련 법 국회청원이 1주일을 남겨두고 5000명 정도 부족했을 때는 조심스럽게 청원을 제안하는 글도 페이스북에 남겼다. “저한테 사랑 노래 불러 달라고 하지, 이런 목소리를 내면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도 조금 도와보고 싶어서 완곡한 표현으로 이런 것도 있다고 글을 썼어요.” 청원은 10만명을 달성했고, 하림은 “더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물론 하림이 사회적인 메시지를 낼 때 악플도 따라왔다. “악플조차 녹일 정도로 노래가 통하면 돼요. 자신 있어요. 말은 노래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말로 떠드는 게 아니라 결연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잖아요.” 실제 그는 “서글프거나 분노하는 것 말고 차분하게 연대하고 결연한 감정을 들게 하자”는 마음으로 작곡했다. 그는 조금 힘들어도 결연한 마음으로 깃발을 잡고 있다고 했다. 누군가는 깃발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당진 사고 10주기를 기리며 시작한 ‘그 쇳물 쓰지 마라 챌린지’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경유하며 자연스럽게 전태일 50주기(11월13일)로 이어지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민주노총 등이 전태일 50주기를 맞이해 통과시키려는 ‘전태일3법’ 중 하나다. 지난해 산업재해로 2020명이 사망했는데, 위험 방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처벌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림은 “전태일과 산업재해를 방지하는 모든 법, 노래, 목소리들이 다 닿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쇳물 쓰지 마라 챌린지와 전태일은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공들에게 타이밍 약(각성제)을 먹였던 사람들은 당시에 같이 일하던 동료였잖아요. 기업인들뿐만 아니라 동료가 당연하다고 생각했잖아요. 지금 택배 기사들도 원래 그러려니 하고 일하다가 과로사로 죽은 거잖아요. 그러니까 회사에서도 책임이 없다고 나오고요.” 전태일을 가난한 시대를 어렵게 살아온 이들의 스토리가 아니라, 자기 존엄을 해치면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문제의식으로 하림은 바라본다. 하림은 “그 쇳물 쓰지 마라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넘어서서 몸 망치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위험한 순간에 일을 그만하고 회사에 진정서를 낼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노래다”고 강조했다. 그 쇳물 쓰지 마라 챌린지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림은 “여기저기서 깃발을 들어야 한다”고 한 번 더 강조했다. 하림은 노래가 천천히 오래 불리면서 진영 밖으로 넘어가길 바란다. 그는 “요즘은 태극기 노인분들이나 진보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자기 울타리 안에서만 자기 이슈를 소비하고 분노한다”면서 “생각들이 진영 밖으로 넘어가서 섞이는 과정이 필요한데, 노래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평화로운 수단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순풍 불 듯이 노래가 진영 밖으로 넘어들어가서 (진영 밖에 있는) 그분들이 어느 날 노래를 흥얼거려야 하는 것”이라며 “저는 음악가로서 상상하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래와 현장의 힘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하림은 “실제로 현장에서 불리면 음악이 알아서 일한다”며 “어떤 것도 뚫고 들어가지 못한 벽을 신비한 힘으로 뚫고 들어가고. 에너지를 담아서 어딘가로 전달하죠. 그게 정말 신비로운 걸 늘 느낀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비긴어게인에 참여하고 그 쇳물 쓰지 마라 챌린지까지 진행한 그에게 올해는 특별한 해다. 그는 “챌린지에 음악가들이 참여하는 것을 보면서 예술의 선한 의지라는 게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면서 “음악이 위로가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더 느낄 수 있었다. 음악가로 더 책임감을 갖고 노래를 원하면 불러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금 힘이 있는 사람들이 깃발을 가져가서 부르기 시작하면 저도 마음껏 사랑 노래를 부를 수 있겠죠.” ※ 이 글은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앞두고 제작된 <전태일50> 신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전태일50> 신문 제작에는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오늘의 전태일’ 이야기를 신문으로 만들겠다는 현직 언론사 기자, 사진가, 활동가들이 참여했습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중기부 이전 대전시민 뜻 존중 약속받아… 세종 이전은 국가균형발전에 배치”

    “중기부 이전 대전시민 뜻 존중 약속받아… 세종 이전은 국가균형발전에 배치”

    구청장·시의회·시민단체 “반대” 목소리민주당 이낙연 대표 충청 현장최고위서“대전시민 의견 무시 일방적 이전 없을 것” 대전·세종은 하나… 광역경제권 상생협력철도·지식산업 관련 공공기관 유치 추진지역 대학생 공공기관 51곳 취업 문 열려허태정 대전시장은 11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소벤처기업부 이전에 대전시민의 뜻을 우선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 문제를 정면 돌파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충북 괴산에서 열린 민주당 충청권 현장최고위원회에서 이 대표는 허 시장과 만나 “대전시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중기부를 일방적으로 이전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전은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지난달 중순 세종시 이전 의향서를 행정안전부에 제출하자 반발 움직임으로 들썩이고 있다. 대전 5개 구청장 기자회견, 시의회 정부대전청사 앞 1인 피켓시위와 동시에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노인회까지 성명을 발표하며 중기부 이전 반대를 한목소리로 쏟아 내고 있다. 허 시장은 지난 9일 진영 행안부 장관에 이어 6일과 이날 이 대표를 만나 이전 부당성을 강조하며 중기부 사수에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허 시장은 “중기부 이전은 시대적 과제인 국가균형발전에 정면 배치된다. 내가 앞장서 온몸으로 맞서겠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이날 오후 대전역까지 1.1㎞ 길이로 곧게 뻗은 중앙로가 한눈에 보이는, 옛 대전의 중심지였지만 쇠락한 구 충남도청(중구 선화동) 2층에 있는 대전시장 제2 집무실에서 허 시장과 인터뷰를 했다. 허 시장은 “내가 (유성구청장에서) 시장에 도전한 것은 원도심을 되살려 옛 영화를 재현하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곳에 제2 집무실을 만든 것도 이 같은 이유”라며 “매주 수요일 근무하고 지역 주민을 만나 원도심을 살리는 방안을 함께 고민한다”고 말했다. 초선 시장으로 취임해 2년 4개월간 허 시장이 벌여 온 수많은 사업 가운데 향후 대전 발전을 견인할 굵직한 사업을 중심으로 얘기를 들었다. -중기부 이전 문제로 대전이 들끓는데 성과가 있었다. “시민, 시민사회단체, 여야 가리지 않고 분노해 성과가 좋았다. 대전시민 사랑 속에 청에서 부로 승격하지 않았나. 그런데도 대전 시민과 사전에 논의하거나 공감을 얻지 않았다. 서울과 과천 청사도 나뉘어 있는데 세종시로 가려는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 거리도 대전과 세종은 30분밖에 안 돼 서울·과천청사보다 훨씬 가깝다. 정부대전청사에 부지가 대략 33만㎡(약 10만평)나 남아 있어 거기에 청사를 따로 신설해도 된다. 국가균형발전을 말하면서 지역에 자리잡은 부처를 옮기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 너무 답답한 처사이다. 더구나 정부의 계획에 따른 게 아니라 중기부 스스로 추진하는 점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중앙로 원도심 되살려 옛 영화 재현할 것” -세종시와 갈등도 겪고, 협력하기도 하고 묘한 관계다. 석 달 전 허 시장이 통합을 제안했을 때 세종시가 거부감을 보였는데 지난 3일 광역경제권 상생협력을 맺어 진짜 통합이 가능한지 시민들이 궁금해한다. “국제적 행정도시 위상을 갖추려면 세종시 단독으로는 안 된다. 대전·세종은 하나이고, 나아가 충남과 충북까지 충청권 경제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인구 500만명으로 커져 충분한 자치 경쟁력을 갖는다. 수도권 과밀을 막고 지역 중심 성장을 통해 국가균형 발전을 이끌어 내는 데도 효과적이다. 이를 고민하던 중 정부에서 지역중심 균형발전을 발표해 서둘러 통합을 제안했다. 광주·전남,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이 통합에 나선 이유가 뭐겠나. 그전에 생활, 교통, 물류 등부터 통합돼야 하고 이번 상생협약도 그런 차원이다. 대전도시철도 1호선을 세종과 연결하는 국가철도교통망 구축, 광역버스노선 확대, 미세먼지 공동 감시단 운영, 문화교류 등에 합의했다.” -최근 혁신도시 지정으로 대전의 지속가능 발전 토대가 마련됐는데 확장성을 키우려면 어떤 공공기관이 좋은가. “대전역세권은 코레일 등과 연계된 철도·교통, 그리고 특허청과 관련한 지식산업 공공기관이 좋다. 연축지구는 과학기술 관련 기관이 오면 시너지 효과가 크다. 연축지구에 혁신도시가 건설되면 대덕특구 문지동과 직선도로가 개통된다. 두 원도심이 혁신도시로 개발되면 대전의 숙원인 동서지역 간 불균형 발전이 엄청 해소될 것이다. 치밀한 전략을 세워 유치전에 나서겠다.” -허 시장이 정부 측과 담판해 혁신도시를 따냈다는 말도 들리던데 비하인드 스토리는. “혁신도시로 지정해 달라니까 ‘대전은 코레일 등 이미 공공기관이 많다’고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더라. 세종시 건설을 이유로 1기 혁신도시에서 제외돼 154만명까지 갔던 대전 인구가 십수년 새 146만명까지 쪼그라들고 도시가 활력을 잃는데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청와대 비서실장, 민주당 대표 등 핵심 수반들을 찾아가 ‘대전이 버린 자식이냐’고 하소연하면서 혁신도시 대전 지정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꾸준히 전개했다. 이 때문인지 혁신도시 발표가 한 달쯤 늦어졌다. 대전은 엑스포 개최, 정부대전청사 이전 이후로 20여년간 (획기적 발전 전환점이) 아무것도 없다.” -지역 대학생들이 공공기관 채용 의무화로 ‘신의 직장’ 문이 활짝 열렸다고 박수하고 있다. “혁신도시로 지정돼야 공공기관 채용을 의무화할 수 있는데 그전에 성공시켰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충청권 대학 졸업생이 4개 시도 어느 공공기관이든 취업할 길이 열렸다. 충남·세종에 충북까지 광역단위 충청권으로 묶어 공략한 게 주효했다. 대전이 혁신도시로 지정되는 데도 이게 긍정적 효과를 미치지 않았나 싶다. 충청권 통합으로 의무채용 공공기관이 17개에서 51개로 늘어 매년 700~800명이 취업할 수 있다. 대전·충남 혁신도시로 공공기관이 많이 내려오면 채용 폭이 더 커진다.” ●명품 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 2022년 착공 -트램(대전도시철도 2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은 비법은. “트램이 1, 2구간으로 나뉘는데 가수원네거리에서 호남선과 이어지는 서대전네거리까지 2구간을 넣으면 예비타당성 조사 때 경제적편의성(BC)이 안 나온다고 1구간만 신청했더라. 그래서 2구간 5㎞까지 집어넣고 기획재정부와 한국정책연구원(KDI)를 찾아가 ‘대전 시민 전체가 혜택을 보는 방식’이라고 설득했다. 이런 노력 끝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선정돼 순환선이 될 수 있었다. 테미고개 지하화도 꼭 성사시켜 2027년 개통하는 트램을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취임 첫 사업인 ‘베이스볼 드림파크’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장기 표류하던 유성복합터미널 건설을 공영개발로 전환한 것도 눈길을 끈다. “심사 통과는 한화 야구팬만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2022년 4월 착공하는데 시민과 관광객들이 365일 즐기고 감동할 수 있는 명품 야구장으로 만들어진다. 터미널도 공영개발로 하면 사업이 안정적이다. 10년 넘게 번번이 무산돼 시민을 실망시켰던 일은 이제 없다. 도심의 서부터미널 문제도 유성터미널 운영 시점에 통합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결정하겠다.” -베이스볼 드림파크와 가까운 이곳 대전역~옛 충남도청 일대는 어떻게 바뀌나. “중앙로는 옛 중심지로 근대 100년의 역사가 배어 있다. ‘문화의 거리’와 ‘소셜벤처’ 중심지로 재창조하려고 한다. 대전역 혁신도시와 이어져 청년들이 사회·경제적 가치가 있는 벤처기업을 창업하기 좋다. 도청 앞 삼성·한화생명 빌딩을 매입해 벤처기업 인큐베이터로 활용할 생각이다. 2층 집무실에서 중앙로를 볼 때마다 ‘원도심의 새 역사를 만들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부푼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분노한 ‘배구 여제’ 김연경 “나를 향한 표현이었다”, “상대 존중 못한 건 잘못”

    분노한 ‘배구 여제’ 김연경 “나를 향한 표현이었다”, “상대 존중 못한 건 잘못”

    ‘배구 여제’ 김연경(32)이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신(新) 라이벌전에서 블로킹 득점 3점 포함 38득점으로 승리를 이끈 뒤 경기 중 있었던 ‘분노의 액션’에 대해 설명했다. 김연경은 자신의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막히며 이날 경기 흐름이 넘어갈 두 번의 위기에서 분노를 표출하며 다시 흐름을 가져왔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경기가 안 풀렸다기보다도 팬들이 많이 오셔서 나 또한 열정적으로 됐다. 어떨 때는 과격하기도 했지만, 즐겁게 경기했다”고 답했다. 김연경의 첫번째 분노가 폭발한 건 이날 2세트 20점 이후 접전 상황에서 김유리가 자신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았을 때였다. 김연경은 곧바로 공을 세게 터치하며 장충체육관 2층 관중석 높이까지 공을 튀겼다. 김연경의 두번째 분노 표현은 5세트 권민지가 자신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았을 때 나왔다. 김연경은 공격에 실패한 뒤 네트를 잡아 끌었다. 이에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했으나 심판은 “상대를 자극하는 표현이 아닌 자신을 향한 표현”이라며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차 감독은 경기 후 “복잡하다. 일단 말을 아끼겠다”라면서도 “분명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경고가 나와야 했던 상황이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공을 세게 때린 건 저에 대한 표현이었고, 네트를 잡았던 것도 저에 대한 표현이었지만 과했던 것 같다. 상대를 존중하지 못한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한 점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피해가 안 가는 범위 내에서 표현을 한 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분노한 건 김연경 뿐만이 아니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4세트 GS칼텍스가 수비 성공 여부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자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심판은 옐로카드를 꺼내 들며 흥국생명에 팀 경고를 줬다. 박미희 감독은 “경기가 급박하게 진행되는 와중이었고 저의 착각일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면서도 “볼이 이미 데드된 상황에서는 비디오 판독을 안 받아주는게 정석이다. 이미 심판이 호루라기를 불었고 러츠가 플레이한 공격이 밖으로 나갔다. 그래서 비디오 판독을 받아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충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배구 여제’의 분노가 팀을 깨웠다... 흥국생명 6연승 질주

    ‘배구 여제’의 분노가 팀을 깨웠다... 흥국생명 6연승 질주

    ‘배구 여제’의 분노가 팀을 깨웠다. 흥국생명은 여자프로배구 신(新) 라이벌로 떠오른 GS칼텍스전에서 접전 끝에 승리하며 6연승을 질주했다. GS칼텍스는 지난 9월 5일 열린 KOVO컵 대회 결승전에서 김연경과 ‘슈퍼쌍둥이’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합체한 흥국생명에 처음으로 3-0 셧아웃 패배를 안겼던 팀이다. 지난달 21일 열린 2020~201시즌 V리그 1라운드 장충 홈 개막전에서도 3세트까지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던 두 팀이다. 흥국생명은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V리그 2라운드 GS칼텍스전에서 세트스코어 3-2(23-25, 25-22, 25-19, 23-25, 17-15)로 승리했다. 두 팀은 이날 전체 50%로 늘어났음에도 장충체육관을 가득 메운 1699명 배구 팬들에게 풀세트 접전까지 가는 치열한 명승부를 선물했다. 1라운드 최우수 선수(MVP)에 오른 ‘배구여제’ 김연경은 이날 블로킹 3개 포함 시즌 최다 득점인 38득점, 공격성공률 55.56%로 팀 공격을 지배했다. 이재영도 23득점, 부상을 입은 루시아의 백업 으로 들어간 김미연도 서브에이스 4개를 포함 13득점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김연경은 자신의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막히며 이날 경기 흐름이 넘어갈 위기에서 분노를 표출하며 다시 흐름을 가져왔다. 김연경의 첫번째 분노가 폭발한 건 2세트 20점 이후 접전 상황에서 김유리가 자신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았을 때였다. 김연경은 곧바로 공을 세게 터치하며 장충체육관 2층 관중석 높이까지 공을 튀겼다. 김연경의 두번째 분노는 5세트 권민지가 자신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았을 때 나왔다. 김연경은 공격에 실패한 뒤 네트를 잡아 끌었다. 이에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했으나 심판은 “상대를 자극하는 표현이 아닌 자신을 향한 표현”이라며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공을 세게 때린 건 저에 대한 표현이었고, 네트를 잡았던 것도 저에 대한 표현이었지만 과했던 것 같다. 상대를 존중하지 못한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한 점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피해가 안 가는 범위 내에서 표현을 한 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분노한 건 김연경 뿐만이 아니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4세트 GS칼텍스가 수비 성공 여부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자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심판은 옐로카드를 꺼내 들며 흥국생명에 팀 경고를 줬다. 이에 대해 박미희 감독은 “경기가 급박하게 진행되는 와중이었고 저의 착각일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면서도 “볼이 이미 데드된 상황에서는 비디오 판독을 안 받아주는게 정석이다. 이미 호루라기를 불었고 러츠가 플레이한 공격이 밖에 나갔다. 그래서 비디오 판독을 받아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고 말했다. 1세트는 GS칼텍스 세터 안혜진의 운영이 빛났다. 안혜진은 코트 중간에 짧게 뚝 떨어지는 서브로 흥국생명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빠른 공 배급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23-22에 안혜진이 다이빙 디그로 연결한 공을 유서연이 다이렉트 킬에 성공시켜 팀을 세트포인트에 선착시켰고, 러츠가 1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도 승부는 팽팽했다. 김미연의 통산 150번째 서브에이스로 흥국생명이 18점에 선착할 때까지 1점차 이상 벌어진 적 없었다. 2세트는 범실에서 갈렸다. GS칼텍스는 범실 8개로 흥국생명보다 2개가 많았다. 3세트는 서브에서 갈렸다. 안혜진이 20점 이후 상황에서 서브 범실을 했지만 김미연은 연속 서브에이스에 성공해 3세트를 끝냈다. GS칼텍스는 서브 득점이 없었지만 흥국생명은 3세트에만 서브에이스 4점을 올렸다. 4세트는 흥국생명이 초반 앞섰으나 이소영이 서브에이스와 유서연의 공격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3세트 서브에서 뒤졌던 GS칼텍스는 4세트에는 서브에이스 4개로 앞섰다. 흥국생명은 23-23까지 따라갔지만 4세트를 내줬다. 5세트는 이날 통틀어 처음 듀스로 갔다. 유서연이 김연경의 공격을 블로킹 막으며 15-14로 매치포인트가 됐다. 김연경이 네트를 잡아 당기며 화를 냈다. 김연경은 곧바로 공격에 성공해 듀스를 만들었고, 김미연이 블로킹에 성공하며 매치포인트가 됐다. 이재영이 강타로 세트를 매조지했다. GS칼텍스는 메레타 러츠(43점)와 이소영(25점)이 68점을 합작했지만 아쉽게 패배했다. 장충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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