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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여왕이 날려 버린 기회/박상숙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여왕이 날려 버린 기회/박상숙 국제부장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가 앞으로 자사 제품을 광고할 때 ‘노멀’(normal)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 크림이나 염색약 등에 ‘보통의’ 또는 ‘정상적인’이라는 뜻의 단어를 사용해 인종·외모에 대한 차별과 고정관념을 고착화해 왔다고 반성하며 “모든 피부색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사에 ‘윤리’를 앞세운 유니레버의 선언에서 기업만큼 추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물건 하나 사는 데도 ‘정치적 올바름’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니 변화의 몸부림은 필수다. 차별 해소와 다양성 존중은 국경과 영역을 초월하는 화두다. 지난해 흑인 미국 남성의 죽음 이후 촉발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 여파로 이런 경향은 짙어지고 있다. 특히 영미권 시위대의 분노는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 동상의 목을 날리고, 2차 대전 영웅 처칠의 얼굴에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먹칠할 지경에 다다랐다. ‘서구판 문화대혁명’은 해를 넘겨서도 거침이 없다. 최근엔 인종차별적 표현과 묘사가 담긴 문화 콘텐츠가 줄줄이 도마에 오른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디즈니플러스는 ‘피터팬’, ‘덤보’ 등 고전 애니메이션에 새삼 ‘7금(禁)’ 딱지를 붙였다. 원주민 조롱과 흑인 비하가 담긴 이들 작품이 현재 감수성과 맞지 않아 어린이 정서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제작된 지 80년이 넘은 고전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노예제 미화라는 비난 속에 사라질 뻔하다가 얼마 전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는 부록 영상을 달고서야 대중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높아진 인권의식에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서 인종, 젠더, 성 정체성, 장애 등 다양성 지표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성 추구 기조는 ‘브리저튼’ 같은 성공작을 탄생시킨 거름이 됐다. 19세기 영국 귀족사회를 배경으로 한 이 로맨스물은 작년 말 공개되자마자 대박을 쳤는데 인기 요인은 무엇보다 흑백차별이 지독했던 시대를 비튼 파격적 인물 설정에 있다. 영국 역사가들 사이에서 흑인 혼혈 여부를 두고 이견이 분분한 실존 인물 샬럿 왕비를 등장시킨 이 작품에서 흑인 공작을 비롯해 히스패닉, 동양인도 상류사회의 일원으로 나온다. 역사적 진실이 어떻든 흑인 왕비가 이룬 인종평등 세상은 허구지만 정치적 올바름을 중시하는 시청자에게 쾌감을 줄 만하다. 물론 불편한 시선도 만만찮다. ‘브리저튼’이 구현한 대안적 역사가 오히려 인종차별 역사에 대한 문제의식을 약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철저한 역사 고증을 요구하는 쪽에선 단순히 유색인종을 귀족의 지위로 끌어올려 평등세상을 꾸며낸 판타지보다 억압과 차별의 잔혹함을 가감 없이 보여 주는 것에서 진정한 역사 바로 세우기가 시작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지적대로 ‘브리저튼’의 평등세상은 여전히 현실에선 요원해 보인다. 메건 마클 왕자비의 폭로로 인종차별에 찌든 영국 왕실의 민낯이 드러났다. 역시 흑인 혼혈로 샬럿 왕비에 비견됐던 메건은 자신의 왕궁 탈출이 ‘피부색’에 따른 차별이 원인이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군복무 등에 솔선수범해 존경을 한 몸에 받던 버킹엄궁은 최대 이슈인 인종차별 문제 앞에서 ‘집안일’이라며 국민과 세계를 향해 빗장을 걸었다. 역사상 최초로 노예제도를 폐지했던 국가의 왕실답지 못한 ‘좀스런’ 처사다. 당장 ‘여왕이 인종차별을 시정할 기회를 날렸다’는 비난이 들끓었다. 리더의 언행은 그 자체로 메시지다. 다른 ‘색깔’이 내심 싫더라도 밖으로는 존중하는 것이 참된 지도자의 덕목이 아닐까. okaao@seoul.co.kr
  •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마음이 아픈 사람을 괴롭히는 방법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마음이 아픈 사람을 괴롭히는 방법

    마음이 아플 때는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까. 조현병, 조울증, 우울증 등 마음이 아픈 정신질환 치료율은 여타 신체질환의 절반 수준도 안 된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몰라서’와 ‘알고도’. ‘몰라서’는 제대로 알려주는 게 해결책이다. 예방적 검진과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이 정책이다. ‘알고도’는 차별을 없애지 않으면 안 된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질환 자체의 특성이다. 조현병과 같은 중증정신질환은 증상이 심한 시기에 망상이나 환청에 압도되면 본인 스스로 질환임을 인식하기가 어렵다. 또 우울한 사람들은 절망 때문에 치료도 도움도 포기한다. 그때 가족과 지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때로 가까운 사람들이 상처를 덧나게 하고 문제를 키우기도 한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괴롭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넌 의지가 부족한 거야’라고 접근하는 것이다. 팔이 부러진 사람에게 수술로 고정하거나 부목을 대기 전에 열심히 운동을 하고 노력해 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치료 의지가 꺾인 당사자는 부끄러워 숨기게 되고 문제는 더 크게 폭발한다. 둘째는 가족이 더 불안하고 절망하고 분노하는 경우다. 환자보다 더 절망하고 수치심에 다 같이 죽자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나온다. 가족을 정신질환의 원인이라 지목했던 가설들은 모두 근거가 없음이 밝혀져 폐기됐지만, 가족의 지나친 감정반응은 재발을 높일 수 있다. 셋째는 무관심이다. 근거 없는 낙관도 도움이 되지 않지만 차가운 무관심 속에선 숨을 쉴 수가 없다. 대가족 시대에 비해 핵가족 시대엔 부모가 나이 든 후 형제자매가 감당하기 힘들어지면서 구조적으로 방치되는 환경이 조성된다. 실제로 중증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다. 여러 가지 현실적 어려움이 괴롭힌다. 자타해의 위험이 있는 시기엔 가족이 누구보다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 현명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수많은 가족들이 있다.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의 한 임원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아이가 아프지 않았더라면 저는 제 잘난 줄만 알고 살았을 거예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는데 이젠 다른 아픈 사람도 쳐다보게 되네요.” 이들은 아픈 현실을 받아들이고 작은 변화에 기뻐할 줄 안다. 어려운 투병 과정을 함께하는 환자와 가족들께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그들이 전문가들의 스승이다. 정신질환은 특별한 누군가의 문제가 아니다. 촉망받던 한 사람이 한 달 만에 자살을 생각하는 정신질환에 빠지는 일도 있다. 급할 때 좋은 치료환경에서 도움을 받고 집과 지역사회 가까이에 일하고 회복할 수 있는 많은 선택지가 있어야 한다. 정신질환의 문제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살 만한지를 알려주는 척도이다. 우울증을 이겨 낸 사람들이 치료를 종결하는 기쁜 날, 혹시 얻은 것이 있느냐고 물으면 많은 환자들이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답한다. 환자와 환자 가족 모두 우리 사회에 소중한 사람들이다.
  • ‘영국판 강남역’ 사건… 코로나도 막지 못한 분노

    ‘영국판 강남역’ 사건… 코로나도 막지 못한 분노

    영국 현직 경찰에 의해 집으로 가던 중 납치, 살해된 세라 에버라드를 추모하는 집회를 강제 해산시킨 경찰에 항의하는 의미로 ‘누구를 믿을 수 있겠는가’ 등의 플래카드를 든 시위대가 14일(현지시간) 런던 의사당 광장에 누워서 시위하고 있다. 경찰이 살인사건 책임을 여성에게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한 데다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을 이유로 시위를 강제 해산시키자 경찰에 대한 비난이 들끓고 있다. 런던 AFP 연합뉴스
  • [단독] “몰랐다” “이득 안 봤다” 분노 키운 투기 해명

    [단독] “몰랐다” “이득 안 봤다” 분노 키운 투기 해명

    박영범 아내, 땅 보유했다면 44% 수익朴차관 땅 인근 기획부동산 대거 유입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시작된 부동산 투기 논란이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배우자 등 정부로까지 확산되면서 부동산 민심이 바닥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해명 과정에서 투기 의혹 당사자들이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오히려 국민들의 분노를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시절 배우자가 농지를 ‘쪼개기 매입’했다는 사실<서울신문 3월 15일자 1면>이 확인된 박 차관은 지난 14일 “배우자가 매입한 것으로, 청와대 비서관 검증 시에 해당 토지의 존재를 인지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지금껏 투기 의혹을 받은 여당 국회의원들이 했던 해명들과 비슷하다.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은 부친이 2019년 9월 경기 화성시 남양뉴타운과 인접한 임야를 매입한 것에 대해 “이러한 사실을 지난해 공직자 재산등록 시점에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6~2018년 개발 호재가 있던 경기 시흥시 일대 땅을 쪼개기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민주당 김경만 의원도 “배우자가 교회 지인의 권유로 매수한 것으로, 지난해 3월 21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재산등록을 하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적게는 몇백만원, 많게는 억 단위를 호가하는 부동산을 가족들이 거래하는데도 자신은 한참 동안 몰랐다고 해명한 것이다. ‘이득을 보지 않았다’는 반발도 자주 등장했다. 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2015년 경기 부천시 고강동 소재 토지에 대해 투기 의혹을 받자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맹지라서 가격도 별로 안 올랐고, 내가 아주 골치를 앓는 땅이다. 나는 선의의 피해자”라고 토로했다. 박 차관 측도 해당 토지는 주말농장용으로 청와대 비서관 시절 매각하면서 결과적으로 500만원 손해를 봤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차관 배우자가 보유했던 땅 주변 토지의 실거래가를 보면 지난 1월 기준 평당 295만원 수준으로 거래됐다. 박 차관 배우자의 토지 거래가인 평당 204만 5000원 대비 약 44% 오른 수치다. 토지를 그대로 보유했다면 충분한 시세차익을 볼 수 있었던 셈이다. 인근 부동산에서는 박 차관 측이 매입한 토지 주변에는 투자수익을 거둘 목적으로 기획부동산이 대거 들어왔다고 귀띔했다. 해당 지역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해당 지역은 경기 평택시 화양지구와 현화지구 사이에 있어 장기 투자 목적으로 진입하려는 사람이 꽤 있다”며 “다만 지분투자는 대부분 기획부동산인데 권리행사가 어려워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드라마 ‘빈센조’의 송중기가 먹는 비빔밥이 왜 중국산?

    드라마 ‘빈센조’의 송중기가 먹는 비빔밥이 왜 중국산?

    지난 14일 방송된 tvN 드라마 ‘빈센조’에 중국 회사에서 만든 한국 전통음식 비빔밥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송중기가 주인공 변호사 역할을 맡은 드라마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로 넷플릭스와 동시에 방영된다. 극중 송중기가 먹는 즉석 비빔밥이 문제가 됐는데, 중국 브랜드 즈하이궈가 중국 내수용으로 한국의 청정원과 함께 만든 제품으로 알려졌다. 이미 tvN에서 방송됐던 또 다른 드라마 ‘철인왕후’와 ‘여신강림’도 중국과 관련해 비슷한 논란에 시달린 바 있다. 중국의 인기 웹드라마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한 ‘철인왕후’는 원작의 작가가 한국을 혐오한다는 논란을 낳은 데 이어 “조선왕조실록이 한낱 찌라시”란 대사로 역사 왜곡 논쟁까지 낳았다. 게다가 드라마에서 왕권을 위협하는 악당으로 등장하는 세도가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를 놓고 논란이 일자 극 중간에 이를 안송 김씨와 풍안 조씨로 수정하기도 했다. ‘여신강림’ 역시 중국제품이 어울리지 않게 등장해 시청자들의 분노를 일으켰다.여고생들이 편의점에서 ‘빈센조’의 비빔밥과 같은 브랜드의 즉석 훠궈를 먹는 장면이 나와 빈축을 샀다. 한국 여고생들이 라면이 아니라 중국 훠궈를 먹는다는 설정이 아무리 협찬사 광고라도 너무 무리하다는 비난을 산 것이다. 시청자들은 중국 자본의 침투가 한국산 컨텐츠에 제품 간접 광고(PPL)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억지스러운 중국 공산당 찬양과 같은 내용이 끼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표적인 예가 디즈니에서 최근 실사영화로 다시 만든 중국 전설 속 영웅 이야기인 ‘뮬란’이다. ‘뮬란’은 애니메이션을 유역비 주연의 영화로 만들면서 인권 탄압 논란을 빚고 있는 중국 신장 위구르족 자치구에서 전투 장면 등을 촬영했다. 여주인공 아버지 역할을 맡은 배우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떠올리게 하는 영웅의 풍모를 지닌데다 원래의 줄거리까지 각색해 중국 흥행 성적도 신통찮았다. 노골적인 중국 아부라는 비난을 샀지만 중국 현지 관객들의 호응도 얻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중국에서는 잠재적 한한령(한류 금지령)으로 한국 드라마의 중국 내 방영이 이뤄지고 있지 않지만 예능 프로그램의 표절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점도 한국 시청자들의 불만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단독] “몰랐다” “이득 안 봤다” 분노 키운 투기해명

    [단독] “몰랐다” “이득 안 봤다” 분노 키운 투기해명

    정부, 여당 의혹 당사자들 ‘모르쇠’일관 박 차관 땅 인근 기획부동산 대거 유입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시작된 부동산 투기 논란이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배우자 등 정부로까지 확산되면서 부동산 민심이 바닥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해명 과정에서 투기 의혹 당사자들이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오히려 국민들의 분노를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시절 배우자가 농지를 ‘쪼개기 매입’했다는 사실<서울신문 3월 15일자 1면>이 확인된 박 차관은 지난 14일 “배우자가 매입한 것으로, 청와대 비서관 검증 시에 해당 토지의 존재를 인지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지금껏 투기 의혹을 받은 여당 국회의원들이 했던 해명들과 비슷하다.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은 부친이 2019년 9월 경기 화성시 남양뉴타운과 인접한 임야를 매입한 것에 대해 “이러한 사실을 지난해 공직자 재산등록 시점에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6~2018년 개발 호재가 있던 경기 시흥시 일대 땅을 쪼개기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민주당 김경만 의원도 “배우자가 교회 지인의 권유로 매수한 것으로, 지난해 3월 21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재산등록을 하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적게는 몇 백만원, 많게는 억 단위를 호가하는 부동산을 가족들이 거래하는데도 자신은 한참 동안 몰랐다고 해명한 것이다. ‘이득을 보지 않았다’는 반발도 자주 등장했다. 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2015년 경기 부천시 고강동 소재 토지에 대해 투기 의혹을 받자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맹지라서 가격도 별로 안 올랐고, 내가 아주 골치를 앓는 땅이다. 나는 선의의 피해자”라고 토로했다. 박 차관 측도 해당 토지는 주말농장용으로 청와대 비서관 시절 매각하면서 결과적으로 500만원 손해를 봤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차관 배우자가 보유했던 땅 주변 토지의 실거래가를 보면 지난 1월 기준 평당 295만원 수준으로 거래됐다. 박 차관 배우자의 토지 거래가인 평당 204만 5000원 대비 약 44% 오른 수치다. 토지를 그대로 보유했다면 충분한 시세차익을 볼 수 있었던 셈이다. 인근 부동산에서는 박 차관 측이 매입한 토지 주변에는 투자수익을 거둘 목적으로 기획부동산이 대거 들어왔다고 귀띔했다. 해당 지역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해당 지역은 경기 평택시 화양지구와 현화지구 사이에 있어 장기 투자 목적으로 진입하려는 사람이 꽤 있다”며 “다만 지분투자는 대부분 기획부동산인데 권리행사가 어려워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흑인 인권운동 기억한 그래미…비백인·여성이 휩쓸었다

    흑인 인권운동 기억한 그래미…비백인·여성이 휩쓸었다

    ‘올해의 노래’에 BLM 주제로 한 곡 선정비욘세, 28번째 그래미…여성 뮤지션 최다테일러 스위프트는 세번째 ‘올해의 앨범’4대 본상 모두 여성 아티스트가 차지‘화이트 그래미’로 불리며 백인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그래미 어워즈가 올해는 비백인 및 여성 뮤지션들에게 대거 트로피를 안기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4대 본상의 하나인 ‘올해의 노래’는 지난해 미국 전역으로 퍼졌던 인권 운동인 ‘BLM’(Black Lives Matter·흑인 목숨도 소중하다)을 주제로 한 싱어송라이터 허(H.E.R.)의 ‘아이 캔트 브리드’(I Can‘t Breathe)가 선정됐다. 유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졌던 테일러 스위프트의 ‘카디건’, 두아 리파의 ‘돈트 스타트 나우’, 비욘세의 ‘블랙 퍼레이드’, 빌리 아일리시의 ‘에브리싱 아이 원티드’, 포스트 말론의 ‘서클스’ 등을 제쳤다. 이 곡의 제목은 지난해 백인 경찰에게 목이 눌려 목숨을 잃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했던 말이자 ‘BLM’ 운동의 슬로건이기도 한 문구에서 따왔다. 허는 수상 소감에서 “저의 두려움이 이렇게 변화와 영향을 가져올지 몰랐다. 이것이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라며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변화다. 2020년 여름 동안 우리가 싸웠던 그 에너지를 지키자”며 다시 한번 연대를 강조했다.신인상 역시 흑인 여성 래퍼인 메건 더 스탤리언에게 돌아갔다.그는 지난해 ‘새비지’, ‘WAP’ 등 히트곡을 발표하며 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혀왔다. 비욘세는 싱글 ‘블랙 퍼레이드’로 ‘베스트 R&B 퍼포먼스’를, 스탤리언과 함께 부른 ‘새비지’로 ‘베스트 랩 퍼포먼스’를 각각 수상하며 28번째 그래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역대 여성 아티스트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블랙 퍼레이드’는 흑인 문화와 흑인 행동주의를 기린 곡으로, 미국 텍사스주 노예해방 기념일인 지난해 6월 19일 발매돼 당시 ‘BLM’ 운동에 힘을 더했다. 비욘세는 “아티스트로서 나의 역할은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너무 어려운 시대였다”고 회고했다. 그래미의 꽃인 아티스트 퍼포먼스에서도 ‘BLM’이라는 메시지가 뚜렷했다. 래퍼 릴 베이비는 BLM 시위 기간 발표한 노래인 ‘더 비거 픽처’ 무대에서 흑인이 백인 경찰에게 폭력적으로 제압당하는 장면을 재연했다. 분노에 찬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경찰과 대치하고, 활동가 타미카 말로리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의와 평등을 요구하는 장면을 연출했다.‘올해의 앨범’은 ‘포크로어’를 발표한 테일러 스위프트가 가져갔다. 그가 이 부문 상을 받는 것은 2010년, 2016년에 이어 세번째로 여성 가수 최다 기록이다. ‘올해의 레코드’는 빌리 아일리시의 ‘에브리싱 아이 원티드’가 꼽혔다. 지난해 4관왕에 올랐던 아일리시는 이 부문에서 2년 연속 수상자로 호명됐다. 이로써 이번 그래미 시상식에서는 본상 4개 부문을 모두 여성 아티스트가 휩쓸었다. 코로나19로 시상식 풍경도 달라졌다. 관객은 없었지만 야외 시상식을 후보에 오른 스타들이 채웠고, 퍼포먼스는 각 팀이 분리된 세트에서 펼쳤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테일러 스위프트, 두아 리파, 빌리 아일리시, 해리 스타일스, 블랙 푸마스, 카디 비, 포스트 말론 등 약 22팀이 퍼포머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풍성하고 개성있는 공연을 펼쳤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공연장 관계자들이 직접 등장해 주요 부문을 시상하며 연대의 의미를 더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현역 야구선수 학폭 피해자 “진심 어린 사과에 용서”

    현역 야구선수 학폭 피해자 “진심 어린 사과에 용서”

    프로야구 현역 선수 A에게 과거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B씨가 A선수의 사과를 받고 용서했다고 밝혔다. 15일 오후 B씨는 서울시 서초구의 한 모임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4일 A선수가 제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고 저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그렇기에 과거 일에 대해 더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A선수의 중학교 후배라고 밝힌 B씨는 광주 소재 중학교 재학 시절 A선수에게 물고문 등 각종 괴롭힘을 당했고, 결국 야구를 그만두게 됐다고 폭로했다. B씨의 폭로 이후 A선수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고, 이에 B씨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었다. B씨는 “처음 학교폭력을 발표했을 때 A선수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기에 이 기자회견을 통해 기억을 되살려주려고 했다. 하지만 어제 A선수가 찾아와 제 주장 일부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A선수가 내가 기억하는 것만큼 기억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내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봤다”며 “나도 이제 팬이 되어서 A선수를 응원하기로 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분노해주셨는데 이제 분노를 가라앉히고 해당 선수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은 멈춰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기자회견을 자처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시는 이 땅에 학교폭력에 의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A선수와 함께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손을 잡고 앞장서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B씨는 앞으로 A선수와 함께 스포츠계의 폭력 근절을 위한 시민활동에 함께 하기로 했다. B씨는 “어린 시절 학교폭력의 트라우마는 꿈나무의 꿈을 망가트리고 부정적인 가치관을 갖게 해 세상을 등지게 한다. 학교폭력은 어린 청소년을 불행한 삶으로 이어지게 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학교 폭력 가해자들은 지금이라도 잘못을 깨닫고 바로잡아야 한다. 이번 일이 학교폭력 근절에 기여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6세 아이 살해 후 유기한 13세 중국 소년…“형사처벌 불가능”

    6세 아이 살해 후 유기한 13세 중국 소년…“형사처벌 불가능”

    옥상 나무상자 안에서 시신 발견“사람 죽였는데 책임 안져” 분노 중국에서 13살 소년이 이웃에 사는 6살 소년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범행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13세의 나이로 인해 형사 처벌은 받지 않을 전망이다. 15일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산시성 한중시 한 현의 신문판공실은 지난 4일 숨진 채 발견된 왕모(6)군의 살해 용의자로 중학교 1학년 양모(13)군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양군은 지난달 17일 오후 6시쯤 집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왕군을 집으로 불러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왕군은 지난달 17일 아버지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사라졌다. 가족은 실종 신고와 함께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아이를 찾는 글을 올렸지만, 아이를 찾지 못했다. 공안은 실종 보름 만인 지난 4일 옆집 옥상 나무상자 안에서 싸늘하게 식은 왕군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에서는 타박상으로 추정되는 상처도 발견됐다. 공안은 현장 조사 등을 통해 유력한 용의자로 이웃에 사는 양군을 붙잡았지만, 범행 동기와 수법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은 고의 살인에 대한 형사책임 연령을 14세에서 12세로 낮췄지만, 양군은 범인으로 확인되더라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여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법률 개정안이 3월 1일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13살 아이가 사람을 죽였는데, 형사 책임을 지지 않는 거냐”고 따져 물었고, 또다른 네티즌은 “경찰과 법원이 공정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김경 서울시의원 “독립된 부동산감독원 설치해 자정능력 부족한 공기업 감독해야”

    서울특별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속 김경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공사) 직원들의 3기 신도시 예정지역 투기문제 해결과 부동산 공기업에 의한 부동산시장 질서교란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중앙정부 산하의 독립된 기구로서 부동산감독원을 설치할 것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최근 발생한 LH공사 직원들의 부동산투기 사태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성실히 살아가는 대다수 국민을 분노케 했다”면서 “이번 사태를 겪으며 LH, SH공사를 비롯한 일정 규모 이상의 지방 도시개발공사 등을 감독할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부동산감독원의 설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또한 “10년 동안 자체감사를 통한 투기 의혹 직원 발견이 한 건도 없었다는 것은 LH공사의 자정 능력이 바닥나 있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국민을 더욱 분노하게 했다”며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국토부, 금융감독원 등 7개 기관 13명으로 구성된 관계기관 테스크포스(TF)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정부 산하 임시조직의 자정 시스템만으로는 내부 정보를 이용한 차명 투자를 비롯한 다양하고 지능적인 부동산투기를 잡아내기에는 역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과 시의성을 고려해 개별 공기업의 감사 인력을 차출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 후 부동산감독원을 신속히 구성 및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라며 부동산감독원의 설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꼬우면 이직하든가” LH발 국민 조롱글, 경찰 오늘 칼 뽑았다 [이슈픽]

    “꼬우면 이직하든가” LH발 국민 조롱글, 경찰 오늘 칼 뽑았다 [이슈픽]

    익명 온라인커뮤니티에 국민 조롱글 올려“어차피 한두 달 지나면 기억서 잊혀져”“니들이 열폭해도 난 꿀 빨면서 다니련다”LH, 명예훼손·모욕·업무방해로 고발정총리 “용서 못해, 조사해 책임 묻겠다”땅 개발 전문 공공기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내부 정보를 활용한 대규모 땅 투기 의혹와 관련해 비난 여론이 일자 “꼬우면 이직해”라며 조롱성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작성자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LH 땅투기 사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발본색원을 지시하고 정세균 국무총리가 작성자에 대해 책임을 묻는 조사를 직접 언급한 만큼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그동안 온오프라인에서 LH 직원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시위자들을 조소하고 내부 정보를 활용하는 단체대화방이 공개되는 등 부적절한 행동들이 잇따라 국민적 공분을 샀다. 경찰 “국민 관심도 고려 수사 신속 진행”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LH는 직장인 익명 앱인 블라인드에 회사 명예를 실추시키는 내용의 글을 올린 작성자를 명예훼손과 모욕,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기관에 전날 고발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측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진주경찰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면서 “오늘 안에 수사를 시작할 예정이며 국민적 관심도를 고려해 고발인 조사를 포함한 수사 일정을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블라인드에는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글을 올렸다.“공부 못해 못 와놓고 조리돌림, 극혐” 익명의 작성자는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진다”, “니들이 아무리 열폭(열등감 폭발)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 “꼬우면 니들도 이직하든가” 등의 망발을 올려 국민적 공분을 샀다. 작성자는 “공부 못 해서 (LH) 못 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 극혐ㅉㅉ”라고도 했다. 해당 앱은 가입 시 재직 중인 회사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인증을 받기 때문에 글쓴이는 LH 직원으로 추정된다. LH는 논란이 된 초기에는 글쓴이가 현직 직원이 아닌 전직 직원이거나 계정을 도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회사 내부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글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LH는 이 글로 인해 LH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더욱 확산하고, 3기 신도시 등 정부의 핵심 정책 추진마저 가로막히자 결국 수사기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LH는 전날 “허위사실 기반의 자극적인 글이 게시된 뒤 다수의 언론에 보도되면서 공사의 명예가 현저히 실추됐고, 이로 인해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이 저해됐다”면서 “이 글은 부적절한 언사로 LH 직원과 가족, 전 국민을 공연히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했다”고 말했다. LH는 게시글 작성자가 LH 직원으로 밝혀질 경우 즉각 파면 등 징계 조치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기로 했다. 또 유사 사례가 발생할 땐 추가 확인을 통해 수사 의뢰 등 법적 조치를 이어나가겠다고 했다.하버드대 이준석 “내부 정보로 한탕 당기는 걸 미리 알았으면 넌 떨어졌어” 서울과학고와 하버드대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한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조롱성 글에 대해 “재미있는 소리”라고 조소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만약 실질적으로 ‘입사하면 내부 개발정보 바탕으로 거액 당길 수 있음’ 같은 걸 알리고 지원자 받았으면 지금 공부 잘했다고 주장하는 본인보다 몇 배로 잘했을 사람들이 죄다 집어넣어서 본인은 떨어졌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내부 정보로 한탕 당길 수 있다는 정보부터가 내부 정보였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올라온 ‘2020년 LH 신입직원(채용형 인턴) 5·6급 공채’ 경쟁률을 보면 가장 많은 인원을 뽑는 5급 일반행정직은 147.12 대 1 수준이다.정총리, 조롱성 글에 “용서 받아선 안돼”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1일 국토교통부와 LH 직원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1차 조사를 발표하면서 조롱성 글을 올린 작성자에 대해 “가능한 방법으로 조사해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적절치 않은 글을 쓴 사람이 있다고 확인이 됐다. 내가 보기에도 참으로 온당치 않은 행태”라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선 책임을 묻고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직자들의 품격을 손상하고 국민에게 불편함을 더하는 행태는 용서받아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경찰 고위관계자는 그 다음날 기자들과 만나 “(글 게시자) 죄명과 법적 신분 확인을 고민해야 한다”며 수사 가능성을 시사했었다.“시위? 28층이라 하나도 안 들려, 개꿀”“LH 직원은 부동산 투자 말란 법 있나” 지난 8일에는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서로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캡처한 이미지가 블라인드에 올라와 분노를 야기했다. 당시 LH 본사에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에 소속된 농민 5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LH 직원과 그 가족 등이 매입한 땅의 98% 이상이 농지인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LH는 ‘한국농지투기공사’로 이름을 바꿔라”며 시위하는 중이었다. 집회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누군가 공유하자 또 다른 대화방 참여자는 “우리 본부엔 (서울 쪽방촌)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한다”면서 “그런데 (우리 사무실이) 28층이라 하나도 안 들린다. 개꿀”이라고 말했다. 동자동 재개발 반대 집회는 LH 용산특별본부가 있는 건물 앞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이 건물 28층에선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컨설팅 단지 모집이 진행됐다. 또 LH가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으로 대국민 사과를 한 지난 4일 블라인드에는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가 “LH 직원들이라고 부동산 투자하지 마란(말란) 법 있나요”라는 적반하장식 글을 올려 LH 수장의 사과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LH 입사 6개월차 여직원은 사내 메신저 대화에서 다른 사람 이름으로 공공택지를 사겠다며 “이걸로 잘리게 되면 어차피 땅 수익이 회사에서 평생 버는 돈보다 많을 텐데”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LH 직원 2명 극단적 선택 참여연대 등은 앞서 LH 임직원 14명이 경기도 광명·시흥 3기 신도시에 내부 정보를 활용해 사전 투기를 정황이 포착됐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신도시 개발부지에 7000평(2만 3100㎡)의 땅을 50억원 이상의 대출을 껴 100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정부의 1차 조사에서 7명이 추가 확인됐고 이후로도 투기 의혹과 제보가 잇따르고 있는 상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고강도 수사가 예고되자 현재까지 50대 임직원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태년 “LH 특검 한달 내 구성 가능…박영선·오세훈·안철수도 전수조사”

    김태년 “LH 특검 한달 내 구성 가능…박영선·오세훈·안철수도 전수조사”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 힘이 국민 분노와 허탈감을 오로지 선거에만 이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선거에 유리한 지형이 확보됐으니 이 상황을 즐겨보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현행법을 무시한 야당의 검찰 직접 수사 주장은 억지”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LH 투기사건을 경찰이 직접 수사하는 것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현행법으로 검찰이 수사를 못하게 돼 있다”며 “법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했다. 민주당이 수사 착수에만 수개월이 걸리는 특검을 들고나온 게 4·7 재보궐선거용 시간 끌기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선 “특검은 여야가 합의하면 한 달 이내에 구성할 수 있고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며 “특검 논의 진행 중 특수본(특별수사본부)이 수사하고, 특검 구성 완료되면 특수본 수사 결과를 이첩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다른 정치 목적이 없다면 특검을 반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국민의힘은 정략적 태도를 버리고 특검 도입에 답변해주길 다시 요청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김 직무대행은 모든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를 다시 한번 제안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참에 국회의원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시·도의원, 기초의원도 모두 조사하자”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특히 민주당 박영선·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등 재보궐 선거 후보자 전원의 조사도 제안했다. 김 직무대행은 “서울·부산시장 후보 등 재보궐선거 출마 모든 후보자와 직계가족 부동산의 전수조사도 제안한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술값 안내고, 장애인 되도록 폭행”…논란된 기자 사과도 없어

    “술값 안내고, 장애인 되도록 폭행”…논란된 기자 사과도 없어

    아버지가 폭행 피해로 오른쪽 눈이 실명됐다며, 가해자인 기자가 형량을 가볍게 받는 일이 없도록 도와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15일 현재 해당 청원글은 관리자 검토를 이유로 비공개 상태지만 온라인상에는 대구지역의 한 신문사 이름과 해당 기자의 실명이 함께 공개됐다. 해당 기자는 3월 현재도 정치권 기사를 쓰고 있다. 피해자의 아들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지난 13일 온라인커뮤니티에 ‘아버지께서 일방적인 폭행을 당하여 오른쪽 눈이 실명되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사건 당시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아들은 현재 아버지의 상태에 대해 “1차 수술 후 눈을 고쳐보려는 의욕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였지만, 치료를 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으시고 고통으로 살고 계신다”며 “수개월이 지날 때까지 병원 치료비와 잘못했다는 사과 한번 없는 가해자의 엄중 처벌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들은 아버지가 주차장에서 폭행을 당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아들은 “머리 골절과 오른쪽 눈이 실명되어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가해자는 어머니께서 운영하는 가게에 가끔 지인들과 술을 마시러 올 때마다 술값을 제대로 계산하지 않는 것으로 갈등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30일 가게에서 가해자와 마주한 아버지가 앞으로 가게에 오지 말라고 말했고, 그 말을 들은 가해자가 시비를 걸며 밖에서 대화를 하자고 한 뒤 무자비한 폭행을 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아들은 “아버지께서 쓰러져 있는 와중에도 주먹으로 수차례 가격했으며, 당시 눈에서 피가 나와 눈을 움켜쥐고 있는 아버지를 향해 가해자는 2분이 넘는 시간동안 쓰러진 아버지를 보며 폭언을 했다”라고 전했다. 아들은 “가해자는 불구속 기소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으며, 아버지는 현재 장애 판단을 받았다. 우안 안구파열로 지금 한쪽 눈은 감겨있다. 변해가는 외모와 일상 생활에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계신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인터넷에 이름을 치면 나오는 사람으로 현재 00신문 정치부 기자다. 국제당수도연맹의 지도관장 및 각종 운동 유단자다. 사회에 모범이 되어야 할 사람이 운동을 무기로 삼아 타인의 인생을 망치게 했다. 가해자는 사건 이후 사과의 태도는 전혀 없이 피해자인 아버지를 영구적인 장애를 만들고 놓고는 당당하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아들은 “가해자가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형량을 가볍게 받을까 두렵다”라며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도 당당하게 생활하는 가해자를 엄충 처벌이 되도록 청원의 글을 올린다”라고 호소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기자는 입장을 밝혀달라는 미디어오늘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해당 기자가 속한 신문사 본사 역시 “지금은 바빠서 곤란하다”며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춘추관 측은 출입기자 논란과 관련 “사실로 확인되면 규정에 따른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설] 특검·영농 공방으로 국민 분노지수 높이는 정치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예정지 투기 의혹에 대한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여야 정치권이 수사를 지켜보기는커녕 구태의연한 정쟁으로 성난 민심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지금은 그 어떤 유불리를 따질 계제가 아닌데도 서로 LH 투기 의혹을 4월 재보선에 유리하게 이용할 재료로 삼기 위해 혈안이 된 것처럼 보인다. 특별검사 공방과 문재인 대통령의 농사일을 둘러싼 다툼이 그렇다. 특검 공방은 염불보다 잿밥에 눈독을 들이는 전형적인 정쟁이라고 할 수 있다. 공수가 뒤바뀐 희한한 모양새도 여간해선 보기 힘든 장면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제안으로 특검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경찰 수사가 시작된 지 얼마나 됐다고 야당의 ‘전가의 보도’인 특검 칼날까지 들이미는지 묻고 싶다. 문 대통령은 국수본에 신뢰를 보내면서 LH 수사를 통해 수사 역량을 입증하라고 주문했는데 이 또한 부정한단 말인가. 게다가 특검은 야당의 주장처럼 법안 발의부터 특검 임명, 수사팀 구성 등에 적지 않은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수사를 통한 투기세력 발본색원이 핵심인 이번 사건과는 맞지 않는다. 국민의힘의 ‘검찰 수사 먼저’ 주장도 비논리적이긴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은 “먼저 검찰 수사를 시작한 후 특검 도입을 함께 논의하면 될 일”이라며 특검을 반대하는데 LH 투기 의혹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이 수사권을 유지하고 있는 6대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검찰도 고작 7명의 부동산 투기 사건 전담 부장검사를 지정해 대응하고 있을 뿐이다. 책임 있는 제1야당이라면 국가적 수사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건설적인 모습을 보여 줘야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뜬금없이 튀어나온 ‘대통령 농사일’, ‘사저 영농’ 의혹 제기와 입씨름 역시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야당은 보궐선거가 중요해도 ‘물 들어 왔을 때 노 젓자’는 식의 구태의연한 정치 행태는 삼가는 게 맞다. 문 대통령과 여당의 억울한 심정도 이해는 가지만 현직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격한 어조로 ‘좀스럽다’ 등의 반응을 낸 것은 지나쳤다. 여야청 모두 자중하길 바란다. 고작 7명의 투기 의혹 LH 직원을 추가로 찾아내는 데 그친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에 국민 누구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LH 간부 2명은 그 명단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 아닌가. 국민을 바보로 여기지 않는다면 이런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정쟁만큼은 벌여선 안 된다.
  • 노인들 청년보다 ‘코로나 블루’에 강했다

    노인들 청년보다 ‘코로나 블루’에 강했다

    코로나19에 더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진 노년층이 외려 청년층보다 ‘코로나 블루’(우울증) 등에 면역력이 높고, 심리적으로 더 안정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로라 카스텐슨 스탠퍼드대 장수연구센터 교수의 최근 연구를 인용해 “코로나19 상황에서 노인이 청년과 비교해 일상에서 더 긍정적인 감정을 느꼈고, 그 강도도 유의미하게 높았다”고 전했다. 카스텐슨은 지난해 4월에 18~76세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유·즐거움 등 16개의 긍정적인 감정과 죄의식·분노 등 13개의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노년층은 청년층보다 자주 긍정적인 감정을 느꼈고, 부정적인 감정을 덜 느꼈다. 또 긍정적인 감정의 강도도 청년층보다 강했고, 부정적 감정의 강도는 보다 약했다. 플로리다대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서 각각 지난 1월에 발표한 2개 연구 결과도 같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진은 “코로나19로 대중들은 노인을 (심리적으로도) 취약한 집단으로 묘사했지만 우리 조사는 그 반대였다”며 “노년층은 코로나19의 위협에 대한 염려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정서적인 행복을 더 느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심리 상태에 대한 연령별 비교 연구가 잇따라 이뤄진 것은 코로나19로 심리적 위기 상황을 모든 세대가 동시에 마주하는 이례적인 조건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간 ‘노년층은 인생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심리적인 위기 상황에 더 잘 대처한다’는 게 통념이었다. 행복감도 소년기에 높았다가 중년에서 바닥을 치고 노년에 다시 증가한다는 ‘U자형 행복 곡선’이 정설이다. 노인들은 자신의 현재 모습을 받아들이며 현재 즐거운 일에 집중하지만, 청년들은 각종 미래 준비에 불안하고 초조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 코로나19 사망자 중 80%가 65세 이상이고, 95.4%가 50세 이상인 상황에서 노년층이 청년층보다 긍정적 감정이 높은 것은 이례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수전 찰스 캘리포니아대 심리학과 교수는 NYT에 “코로나19의 위협을 받는 노년층이 그래도 ‘내 삶은 내 자식과 손자·손녀의 삶처럼 혼란스럽지는 않다’고 말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학교생활을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고, 친구들을 만나기도 힘들고, 첫 직장의 문은 더욱 좁아졌고, 심지어 실직까지 당하는 자손들의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마클 목 짓누르는 英여왕… 佛 샤를리 에브도 만평 또 논란

    마클 목 짓누르는 英여왕… 佛 샤를리 에브도 만평 또 논란

    ‘메건 마클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는 영국 여왕.’ 이 한 컷의 만화가 많은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왜 마클은 버킹엄궁을 떠났나”라는 제목의 만화에는 여왕에게 짓눌린 마클이 “더이상 숨을 쉴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지난해 경찰의 과잉진압에 목숨을 잃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빗대 여왕과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지난해 5월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관이 흑인인 플로이드를 체포하면서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하는데도 계속 목을 무릎으로 눌러 사망케 했다. 이 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곳곳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이 전개됐다. 만화는 단순히 영국 왕실을 풍자하는 것을 넘어 “조지 플로이드의 트라우마를 자극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인종평등 싱크탱크 러니미드 트러스트의 할리마 베굼 박사는 “여왕을 조지 플로이드 살인자에 빗댄다고? 인종차별을 향한 의문 제기도 아니며 모든 면에서 이번 이슈를 조롱하고 품위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화는 2015년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했다가 테러를 당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실렸다. 당시 파리 도심의 에브도 사무실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이 총기를 난사하며 침입, 편집장을 포함해 직원 10명과 경찰 2명 등 12명이 사망했다. 지난해에는 한 프랑스 역사교사가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주제로 표현의 자유에 관한 토론 수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져 살해되기도 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변창흠 즉각 경질 못한 文대통령… 대국민 사과·투기와 전면전 고심

    변창흠 즉각 경질 못한 文대통령… 대국민 사과·투기와 전면전 고심

    웬만해선 장관·참모들의 교체 요구를 수용하지 않던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개월이 채 안 된 변창흠 국토부 장관을 경질하기로 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그러나 즉각 경질이 아니란 점에서 성난 민심을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변 장관이 시한부로 직책을 유지하는 동안 국가수사본부의 수사에 진척이 없거나 2·4 부동산 대책의 입법 작업이 난관에 봉착해 공급 대책 전망이 비관적으로 바뀔 경우를 고려하면 사의를 바로 수리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9, 10일 2·4 부동산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주문하는 등 책임론에 선을 그었지만, 11일 정부의 1차 전수조사 발표 이후 여론이 더 악화되자 ‘시한부 유임’의 모양새를 취하며 변 장관 경질을 공식화했다. 문 대통령은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공주도형 주택공급 대책과 관련된 입법의 기초 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이르면 임시국회가 끝난 이후인 3월 말, 늦어도 4월 초에는 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후임자 물색 속도가 변수지만, 공공주택특별법 등 2·4대책 후속 입법이 처리되는 대로 시간을 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8일 변 장관의 해임을 건의했을 때만 해도 청와대의 기류는 유보적이었다. 개인 거취의 문제가 아니라 ‘변창흠표’라는 타이틀이 붙은 2·4대책이 힘을 잃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1차 조사에 대한 국민 불신이 워낙 컸던 데다 문제가 된 LH 직원 20명 중 11명이 변 장관의 LH 사장 재직 시절 사례로 확인되면서 상황이 변했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그간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복기하면 비교적 빠른 타이밍에 ‘손절’이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흉흉한 ‘부동산 민심’을 가라앉히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이르면 15일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 등 반부패 드라이브로 반전을 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7 재보궐선거에 악영향은 물론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우려도 현실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청와대는 어떤 식으로든 ‘LH 블랙홀’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LH 사태에 대한 국민 분노와 박탈감을 대통령도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부동산 공급 정책에 대한 신뢰 회복 방안을 포함한 대국민 메시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野 ‘文대통령 사저’ 연일 저격… “내각 총사퇴하라”

    野 ‘文대통령 사저’ 연일 저격… “내각 총사퇴하라”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 부지 문제를 둘러싼 청와대와 야당의 공방이 연일 격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부동산 민심이 극도로 악화되자 사저 문제까지 다시 꺼내 문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계산이다. 청와대는 “무분별한 공세를 참을 수 없다”며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반발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들은 LH가 벌인 광범위한 부동산 투기에 분노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1000평 조금 넘는 사저 내가 법대로 짓는데 왜 시비냐’고 화를 낸다”며 “이건 국민에 대한 겁박”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은혜 대변인은 “지금이라도 부동산 비리를 청산할 의지가 있다면 정세균 국무총리 이하 내각을 총사퇴시키고 국가 기강을 일신하라”고 촉구했다. 김기현 의원은 “대통령은 걸핏하면 부하들에게만 ‘명운걸기’를 요구하는데 자신부터 대통령직을 걸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11년 영농 경력이 담긴 농업경영계획서를 통해 경남 양산에 농지를 매입했는데 당시 국민의힘은 대선 출마와 당 대표 활동 등으로 바빴던 문 대통령이 정상적인 영농 경력을 쌓을 수 있었겠냐며 토지 매입을 문제 삼았다. 이후 청와대 해명 등으로 관련 논란은 잠잠해졌지만 지난 1월 해당 농지가 집을 지울 수 있는 대지로 형질이 변경되자 야당은 토지 매입 과정이 LH 직원들의 투기 수법과 유사하다며 재차 문제 제기에 나섰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야당의 주장을 직접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 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라며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대통령 돈으로 땅을 사서 건축하지만, 경호 시설과 결합되기 때문에 대통령은 살기만 할 뿐 처분할 수도 없는 땅”이라면서 “모든 절차는 법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야권 공세에 대응을 절제하던 문 대통령이 불쾌감을 드러낸 건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의혹 제기가 통상적 정치 공세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직후인 2008년 봉하마을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공격했던 당시를 떠올렸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SNS 글이 불쑥 나온 게 아니다”라며 “그동안 대변인 브리핑 등을 통해 수차례 사실관계를 설명했는데도 야당이 무분별한 공세를 이어 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세종 토지·아파트 ‘쓸어 담는’ 외지인들… “투기의 산 현장” 전수조사 요구 빗발

    세종 토지·아파트 ‘쓸어 담는’ 외지인들… “투기의 산 현장” 전수조사 요구 빗발

    “세종시는 행정수도 일환으로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대적으로 조성하는 계획도시인 동시에 부동산 투기의 산 현장이다.”(청와대 국민청원글) LH 직원들의 신도시 부동산 투기 의혹이 하나둘 드러나는 가운데 세종특별자치시에 대한 대대적인 전수조사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해 세종시에서 외지인이 사들인 토지와 아파트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에서 거래된 순수토지(건축물 제외)는 모두 1만 6130필지였고, 이 가운데 66.9%인 1만 786필지는 세종시에 거주하지 않는 외지인에 의한 거래였다. 세종시 거주민에 의한 거래는 절반 수준인 5344필지였다. 거래량은 매매뿐만 아니라 증여, 교환, 판결 등을 포함한 통계다. 지난해 전체 거래량과 외지인 거래량 모두 2012년 세종시가 출범한 이래 가장 많았다. 외지인에 의한 순수토지 거래량은 2018년 1만 223필지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만 필지’를 넘었고, 2019년 8558필지로 소폭 감소했다가 지난해 다시 1만 필지대로 돌아왔다. 특히 지난해 월별 통계를 보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을 언급한 뒤로 급등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590필지였던 외지인 거래량은 8월 1007필지로 급등한 이후 같은 해 11월 1403필지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1월(1326필지) 이후 월별 통계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12월은 1094필지, 올 1월은 1103필지가 거래되는 등 여전히 지난해 중순보다 높은 수준의 거래량을 유지했다. 토지뿐 아니라 외지인의 아파트 매매도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2012년 385건에 불과했던 외지인 아파트 매매는 2019년 2628건에서 지난해 5269건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지난 1월도 205건으로, 지난해 월평균(40.5건)의 5배 이상이었다. 이러한 투자 열기는 실제 아파트값과 땅값에도 영향을 미쳤다.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44.93%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표준지 공시지가 역시 12.38%나 뛰었다. 서진형(경인여대 교수) 대한부동산학회장은 “행정수도와 같은 장기 계획은 10년, 20년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데, 정치적인 목적으로 성급하게 언급하면 당연히 ‘가서 아파트와 땅을 사라’는 의미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면서 “공급할 수 있는 양이 한정돼 있는 아파트보단 확장성이 큰 토지에 더 많은 투자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세종은 현재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지만, 토지 거래는 주택에 적용되는 대출규제, 양도세 중과, 전매 제한 등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토지에 더 많은 투자가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지인에 의한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공직자의 세종 투기 실태를 조사해 달라는 요구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청원인은 “세종시에서 내부 정보를 활용해 ‘로또 매매차익’을 실현했는지 철저히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해야 한다”면서 “로또 지역 세종시를 제쳐 놓고 LH 직원 투기 의혹을 조사한다는 것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것처럼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마클 목 짓누르는 英여왕… 佛 샤를리 에브도 만평 또 논란

    마클 목 짓누르는 英여왕… 佛 샤를리 에브도 만평 또 논란

    ‘메건 마클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는 영국 여왕.’ 이 한 컷의 만화가 많은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왜 마클은 버킹엄궁을 떠났나”라는 제목의 만화에는 여왕에게 짓눌린 마클이 “더이상 숨을 쉴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지난해 경찰의 과잉진압에 목숨을 잃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빗대 여왕과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지난해 5월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관이 흑인인 플로이드를 체포하면서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하는데도 계속 목을 무릎으로 눌러 사망케 했다. 이 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곳곳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이 전개됐다. 만화는 단순히 영국 왕실을 풍자하는 것을 넘어 “조지 플로이드의 트라우마를 자극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인종평등 싱크탱크 러니미드 트러스트의 할리마 베굼 박사는 “여왕을 조지 플로이드 살인자에 빗댄다고? 인종차별을 향한 의문 제기도 아니며 모든 면에서 이번 이슈를 조롱하고 품위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화는 2015년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했다가 테러를 당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실렸다. 당시 파리 도심의 에브도 사무실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이 총기를 난사하며 침입, 편집장을 포함해 직원 10명과 경찰 2명 등 12명이 사망했다. 지난해에는 한 프랑스 역사교사가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주제로 표현의 자유에 관한 토론 수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져 살해되기도 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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