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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SBC 지사 미화원으로 5년 일하다 그만 둔 분노의 글에 응원 쇄도

    HSBC 지사 미화원으로 5년 일하다 그만 둔 분노의 글에 응원 쇄도

    미화원으로 35년을 일해 온 줄리 커즌스(67)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일자리를 스스로 박차며 남긴 분노의 글이 온라인에서 거센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영국 BBC가 4일 전했다. 커즌스가 5년 동안 일한 HSBC의 한 지사를 떠나게 된 것은 모두가 지켜보는 사무실에서 상사로부터 꾸지람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노트에 적어 회사에 붙여두고 퇴사했다. 마지막 보복 겸 후임자에게 좋은 일터를 제공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였다. 아들 조가 트위터에 올렸는데 3000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응원이 쏟아졌다. 그녀는 자신이 경험한 대우가 “공격적이고 잔인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고 털어놓은 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니 여러분도 늘 친절하게 굴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왜냐하면 여러분도 미화원보다 나은 게 별반 없는 사람이니까”라고 적었다. 그녀는 메일 온라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몇몇 사람은 “정말 하찮은 미화원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HSBC 지사에서 일한 지난 5년은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그녀는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미화원이란 “잊혀진 존재”라고 느낄 때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커즌스와 같은 미화원, 관리원, 잡역부, 보안요원, 카운터 직원으로 일하는 이들의 부모와 자녀, 동료들이 비슷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소니아 해리스란 누리꾼은 지난 1일 “잘했어요. 우리 아빠도 30년 동안 학교에서 허드렛일을 하셨는데 무례한 직원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교단에 처음 설 때 학교에 기여하는 모든 직원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응원했다. 웨스트미들랜즈주에서 기업인 겸 엔지니어로 일하다 은퇴한 팀이란 누리꾼은 일자리 면접을 볼 때 난 늘 리셉션 업무를 하는 이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물어보는데 몇몇은 이 ‘태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다”고 털어놓았다. 미화원 트레이시 새들러도 “파트타임 직장을 세 군데 동시에 했는데 때로 사람들은 잔인해질 수 있다. 우리 미화원들은 이 세상과 모든 건물들, 가게와 집들을 돌아가게 만드는데, 우리 미화원들도 대단한 존재일 수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 많은 누리꾼들은 미화원이나 다른 지원부서 인력들과 정다운 얘기를 주고받고 무엇보다 열등한 일꾼이 아니라 동료로서 예우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하면 좋은 직장 분위기를 만들 수 있고 우애 넘치는 곳으로 만들며 훨씬 일하기 좋은 깨끗한 공간이 주어질 것이라고 했다. 산별 노동조합 단체의 사무총장으로 일하는 프란체스 오그래디는 BBC에 “미화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에 대단한 위험을 무릅쓰며 직장과 공공장소를 안전하게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고용주와 정부도 이들의 기여를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봉급이나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일들을 해야 한다며 이들에게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계약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팬데믹보다 지독한/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열린세상] 팬데믹보다 지독한/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코로나 바이러스 얘기를 들은 지가 1년이 넘었다. 작년 초반까지만 해도 단순 독감 정도로 생각했다. 동생과 함께 작년 초에 일본 여행을 다녀온 것도 그래서였다. 그때도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별다른 경계심은 없었다. 세계적인 전염병 경험을 해 본 적이 없으니 무지해서 감행한 무모한 여행이었다. 그러다가 세계보건기구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등급 팬데믹이 되면서 국가마다 문을 닫아걸었다. 여행을 갔던 사람들이 외국에서 발이 묶였고, 음식점과 상점들이 개점휴업 상태가 됐으며, 공장이 멈추고 학생은 학교에 가지 못했고,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었으며, 혐오 범죄가 늘어났다. 연일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사망자가 늘었고, 별별 흉흉한 소문들이 돌았다. 나는 1918년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으로 오천만 명 이상의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실감했다. 무서운 세상이 왔구나. 이건 전쟁이구나. 2019년 12월에 강원도 횡성으로 이사한 나는 팬데믹을 예상하고 움직였느냐는 소리를 듣는다. 내가 무슨 예언자도 아니고, 당연히 모르고 진행한 일이다. 당시 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라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대학에서 해고돼 패닉에 빠진 상태였다. 전염병보다 직장 해고의 충격이 먼저였다. 딴에는 시간강사 신분의 전망 없음을 예상하고 귀촌밖에 길이 없어 선택한 일이지만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내가 탁월한 선택을 했다며 부러워했다. 코로나 시대에 그렇게 귀촌한 내게 미디어에서 접하는 무시무시한 소식들은 내가 접한 현실과는 좀 거리가 있었다. 가까운 이웃이라고 해봐야 멀찌감치 떨어져 사는, 꼴랑 네 가구가 있는 마을. 뒷산 임도로 산책을 하면 왕복 두 시간을 걸어도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장을 보려면 15분간 차를 타고 읍내까지 가야 하는 곳. 코로나는 사람으로 전염되는데 사람을 만날 일이 없으니 공포는 추상적이었다. 북적대는 도시와 달리 시골은 인구가 줄어 도시 자체가 소멸될 위험에 처해 있어 요즘 같은 전염병 시대엔 역설적으로 최적의 도피처다. 먹고살 길만 있다면 말이다. 백 년 전에 2년간 지속됐던 스페인 독감은 당시엔 병의 정확한 원인도 밝히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사람들이 죽었다. 의료기술이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발전한 2021년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 학자들이 막대한 공적 자금을 들여 연구하고 원인을 밝혔으며,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도 전 세계 코로나 사망자 숫자는 319만명에 육박하고, 한국 코로나 사망자는 1830명을 넘어섰다. 그런데 그 숫자를 가만히 보다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염병 못지않게 위협적인 사망자 숫자는 다른 원인으로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 여성의 전화에서 2009년부터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분석해 발표하는 ‘분노의 게이지’, 즉 친밀한 관계에 있던 남성으로부터 살해된 여성의 숫자는 한 해 평균 200명이다. 2019년 기준 경찰청 통계로 여성 30세 이하 강간 피해자가 한 해 3000명이 넘는다. 코로나 사망자보다 훨씬 많다. 2019년 자살자 수는 1만 3000명을 넘었다. 그뿐인가. 일하다가 죽는 사람은 한 해 2400명이다. 여성은 강간을 당하거나 여성 혐오로 인해 집 안에서든 거리에서든 가리지 않고 시간대도 상관없이 아무 때나 죽고, 노동자는 컨베이어벨트에 끼거나 공사장에서 떨어지거나 과로사하거나 안전규칙 부재로 화재가 나서 죽는다. 머리가 깨지고, 매몰되고, 지하철에 끼이고, 불에 타고, 백혈병에 걸려 죽는다. 죽지 않더라도 폐가 망가지고, 다리가 부러지고, 손가락이 잘리고 노동시간 과다로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받지 못하고 산다. 하지만 사회는 이것을 해결하려는 근본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 왜? 바꿀 힘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바꿀 힘’이 있는 사람은 강간이나 성폭력당할 공포에 휩싸이지 않으며, 노동자로 언제 죽을지 모를 환경에 노출돼 있지 않는 사람일 터다. 게다가 팬데믹은 언젠가는 끝나겠지만, 여성과 노동자들이 겪는 죽음과 공포는 유사 이래 지금까지 이어졌고, 언제 끝날지 모른다. 리베카 솔닛의 말을 응용하자면 팬데믹을 향한 전쟁은 선포해도 여성을 향한 폭력이나 노동자들의 죽음을 막기 위한 전쟁은 선포하지 않는다.
  • 불가리스 사태로 남양유업 회장 사퇴… 자녀 승계 없다며 ‘쏟아진 우유’ 담기

    불가리스 사태로 남양유업 회장 사퇴… 자녀 승계 없다며 ‘쏟아진 우유’ 담기

    ‘불가리스 사태’로 벼랑 끝에 몰린 남양유업 홍원식(71) 회장이 결국 사퇴했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해 논란을 빚은 지 21일 만이다. 홍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남양유업 본사에서 “먼저 온 국민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당사의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계신 직원, 대리점주 및 낙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저는 냠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울먹였다. 그는 “국민의 사랑을 받아 왔지만 제가 회사의 성장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3년 회사의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파문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의 외조카 황하나 (마약)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 갈 우리 직원을 다시 한번 믿어 주시고 성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읍소했다. 창업주인 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77년 남양유업 이사로 입사해 1990년 사장 자리에 오른 홍 회장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 등을 대리점에 강매하는 이른바 ‘밀어내기’ 사건이 세간에 폭로돼 국민적 공분을 샀을 때도 사과문만 내고 발표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로 이후에도 영업사원의 떡값 요구, 판매직원 인건비 떠넘기기, 대리점주협회 와해 시도 등 각종 문제가 잇따라 드러나며 ‘갑질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지만 시종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논란만 키웠다. 여기에 결혼이나 출산을 한 여직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등 성차별 논란까지 터지며 고객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홍 회장을 중심으로 한 독단적인 오너 경영 체제가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 지분 51.6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4명으로 구성된 사내이사도 지난 3일 불가리스 사태로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광범 전 상무를 제외하고 모두 홍 회장의 가족(부인, 장남)으로 이뤄졌다. 홍 회장의 독주를 견제할 수 없는 지배 구조다. 이번 대국민 사과에서 자식까지 언급한 것은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성(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 상무가 회삿돈 유용 의혹을 받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홍 상무는 회사 비용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 등교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의혹이 제기돼 지난달 보직 해임됐다. 시장은 홍 회장의 사퇴를 반겼다. 남양유업 주가는 이날 홍 회장의 사과와 사퇴 선언 직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전날 대비 약 10% 오른 가격으로 장을 마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작심삼일 노노”라던 네이버, 사흘만에 ‘오늘일기챌린지’ 조기종료

    “작심삼일 노노”라던 네이버, 사흘만에 ‘오늘일기챌린지’ 조기종료

    “작심삼일 노노” 네이버가 자사 블로그 활성화를 위해 현금성 포인트를 경품으로 내걸고 일기쓰기 이벤트를 시작했다가 사흘 만에 조기 종료했다. 네이버는 부정 이용자가 많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이용자들은 네이버에 속았다며 분노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부터 네이버는 14일 동안 네이버 블로그에 전체공개로 매일 글을 올리면 최대 1만 6000원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하는 ‘#오늘일기 챌린지’를 시작했다. 네이버페이가 적용되는 쇼핑몰 등에서 사실상 현금처럼 쓸 수 있는 1만 6000원의 적지 않은 포인트가 경품으로 제시되면서 1일을 전후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가 들썩였다. 그러나 이벤트 시작 사흘 만인 4일 돌연 이벤트를 조기 종료했다. 네이버 블로그팀은 이날 “여러 아이디로 복사 글을 붙여쓰기하는 등 어뷰징(부정이용) 형태의 참여자가 지나치게 많아 부득이하게 ‘#오늘일기 챌린지’를 조기종료하게 됐다”고 공지했다.애초 기획 의도와 달리 이용자들이 ‘꼼수’를 쓰는 사례가 생각보다 많이 발견돼 어쩔 수 없이 일찍 행사를 종료한다는 것이 네이버 측 설명이다. 네이버는 3일차까지 참여한 이용자에 대해선 포인트 1000원을 주기로 했다. 이에 이용자들은 갑작스러운 행사 조기 종료에 분노하며 네이버 측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해당 공지에는 3만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 네이버를 비난하는 내용이다. 공교롭게도 네이버는 이번 행사를 진행하면서 ‘작심삼일, 노노!’라는 문구로 참여자들을 독려했는데, 정작 네이버가 작심삼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말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약속 안 지키는 네이버 혼내주세요”라는 청원도 등장했다. 청원인은 “왜 갑자기 작심삼일로 닫죠? 그냥 막 쓰는 애들은 걸러서 주면 되잖아요. 150만명 감당 못해서 갑자기 이렇게 발뺀다? 심지어 1000원 준다? 어이없다”며 비판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6시 30분 현재 6800여명이 동의했다.일각에서는 참가자가 수십만명에 달하자 네이버가 예상을 넘는 비용 부담 때문에 행사를 일찍 끝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만약 1만 5000원 요건을 충족한 참가자가 10만명만 돼도 총 지급 액수는 15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는 네이버 측이 전체 행사 참가자와 부정 이용 비율 등 행사 조기 종료와 관련해 이용자가 납득할만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참가자 수치는 공개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용자 분노가 들끓자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나타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네이버는 이용자를 늘리는 이득만 챙기고 정보만 빼갔다. 그러면서 약속했던 보상은 회피하며 소비자를 우롱한 것”이라며 “소비자원과 공정위에 유사한 소비자 피해 상황 등에 대해서 살펴볼 것을 요구하고 관행을 바꿔나가겠다”라고 썼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불가리스 사태 3주만에 회장 사퇴...갑질 기업 꼬리표 뗄수 있을까?

    불가리스 사태 3주만에 회장 사퇴...갑질 기업 꼬리표 뗄수 있을까?

    ‘불가리스 사태’로 벼랑 끝에 몰린 남양유업 홍원식(71) 회장이 결국 사퇴했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해 논란을 빚은 지 21일 만이다.홍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남양유업 본사에서 “먼저 온 국민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당사의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계신 직원, 대리점주 및 낙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저는 냠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울먹였다. 그는 “국민의 사랑을 받아 왔지만 제가 회사의 성장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3년 회사의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파문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의 외조카 황하나 (마약)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 갈 우리 직원을 다시 한번 믿어 주시고 성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읍소했다. 창업주인 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77년 남양유업 이사로 입사해 1990년 사장 자리에 오른 홍 회장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 등을 대리점에 강매하는 이른바 ‘밀어내기’ 사건이 세간에 폭로돼 국민적 공분을 샀을 때도 사과문만 내고 발표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로 이후에도 영업사원의 떡값 요구, 판매직원 인건비 떠넘기기, 대리점주협회 와해 시도 등 각종 문제가 잇따라 드러나며 ‘갑질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지만 시종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논란만 키웠다. 여기에 결혼이나 출산을 한 여직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등 성차별 논란까지 터지며 고객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홍 회장을 중심으로 한 독단적인 오너 경영 체제가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 지분 51.6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4명으로 구성된 사내이사도 지난 3일 불가리스 사태로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광범 전 상무를 제외하고 모두 홍 회장의 가족(부인, 장남)으로 이뤄졌다. 홍 회장의 독주를 견제할 수 없는 지배 구조다. 이번 대국민 사과에서 자식까지 언급한 것은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성(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 상무가 회삿돈 유용 의혹을 받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홍 상무는 회사 비용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 등교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의혹이 제기돼 지난달 보직 해임됐다. 시장은 홍 회장의 사퇴를 반겼다. 남양유업 주가는 이날 홍 회장의 사과와 사퇴 선언 직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전날 대비 약 10% 오른 가격으로 장을 마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육참총장, 외출 막힌 장교들에 “애인, 딴 사람 만나고 있을 것” 훈시

    육참총장, 외출 막힌 장교들에 “애인, 딴 사람 만나고 있을 것” 훈시

    “여러분들이 여기서 못 나가고 있을 때 여러분들 여자친구, 남자친구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 겁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두 달 가까이 외출과 외박이 통제된 채 훈련을 받고 있는 신임 장교들이 듣게 된 훈시 내용이다. 가까운 친구가 농담 삼아 한 이야기라도 기분 나쁠 발언을 한 사람은 다름아닌 육군참모총장이었다. 가뜩이나 과잉방역과 부실급식 등 부적절한 방역 조치로 질타를 받고 있는 육군의 수장이 신임 장교들을 다독이진 못할망정 조롱에 가까운 실언을 한 셈이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지난달 21일 전남 장성 육군 상무대를 찾아 갓 임관한 포병 장교 교육생의 야외 훈련을 참관한 뒤 10여분간 훈시를 했다. 당시 신임 장교들은 초급간부 지휘참모과정의 일환으로 상무대 예하 포병학교에서 교육을 받던 중이었으며, 약 200여명이 집합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같으면 훈련을 받는 신임 장교들도 주말에 외출·외박이 허용됐을 테지만, 당시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이들은 두 달 가까이 외출과 외박이 통제된 상황이었다. 이에 남영신 총장도 장교들에게 “3월부터 외출·외박을 못 나간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 “수료하고 6월에 자대 가기 전에 잠깐이라도 휴가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이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힘든 생활을 다독였다. 여기에서 그쳤다면 장교들의 사기에 도움이 됐겠지만 문제의 발언이 다음에 나왔다. 남영신 총장은 “(장교들 중) 여자친구, 남자친구 있는 소위들이 많을 것”이라며 “그런데 여러분들 여기서 못 나가고 있을 때 여러분들 여자친구, 남자친구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 거다”라고 한 뒤 훈시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익명의 제보자는 연합뉴스에 “아무런 맥락도 없이 갑자기 ‘막말’을 하고 바로 수고하라며 훈시를 끝내고 바로 퇴장했다”며 “처음에는 모두 말 그대로 귀를 의심했고, 훈시가 끝난 뒤 분노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 제보자는 “외출·외박도 나가지 못하고 열심히 훈련받던 교육생들에게 상당히 모욕적인 말”이라며 “신상이 노출될까 봐 두렵지만 군 장성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잘못된 성 인식과 언행을 조금이나마 고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용기를 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남영신 총장은 연합뉴스에 문자메시지로 보낸 사과문에서 “신임장교들의 경직된 마음을 다독이며,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친구를 예로 든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 언급됐다”고 시인했다. 이어 “현장에서 교육받고 있는 신임장교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한 ‘농담성 발언’이었다는 취지의 해명이다. 최근 군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며 제대로 된 격리시설이나 보급 체계도 갖추지 못해 장병들이 인권침해나 다름없는 격리 생활을 감내하는 상황에서 문제의 발언으로 군 사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또 발언 그 자체만으로도 성인지 감수성 측면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남양유업 회장직 물러나는 홍원식…자식에게도 경영권 안 준다

    남양유업 회장직 물러나는 홍원식…자식에게도 경영권 안 준다

    ‘불가리스 사태’로 벼랑 끝에 몰린 남양유업의 홍원식(사진) 회장이 결국 직에서 물러난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강남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3층 대강당에서 “이 모든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또 그는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홍 회장은 이날 “먼저 온 국민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당사의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계신 직원, 대리점주 및 낙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 유가공 기업으로 국민 사랑을 받아왔지만 제가 회사 성장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먼저 2013년 회사의 밀어내기 사건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외조카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 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 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며 그간의 논란을 언급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날 만들어갈 직원들을 다시 한 번 믿어 주고 성원해 달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연구는 임상시험이나 동물시험을 거치지 않았지만, 남양 주가는 크게 뛰었고 일부 편의점과 마트에서는 판매량이 급증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5년 동안 주 100시간 일 시키고 한 푼도 안 준 백인 ‘노예 주인’

    5년 동안 주 100시간 일 시키고 한 푼도 안 준 백인 ‘노예 주인’

    정신지체 흑인 종업원에게 5년 동안 주 100시간의 중노동을 시키고도 한푼도 지급하지 않은 현대판 노예 주인에게 법원이 54만 6000달러(약 6억 1316만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항소심 재판부는 콘웨이 지역에서 ‘J&J 카페테리아’를 운영했던 바비 폴 에드워드(56)에게 존 크리스토퍼 스미스(43)의 5년치 임금 27만 3000달러의 곱절을 지급하라고 최근 명령했다고 일간 워싱턴 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재판부는 에드워드가 애초 임금을 제때에 지급하지 않았고 여러 인종차별적 언행과 폭행을 가한 데 대한 정신적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지급 금액을 높인 이유를 설명했다. 에드워드는 이미 2019년에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스미스는 열두 살이던 1990년 이 식당에 처음 취직했다. 당시는 에드워드의 친척들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스미스에게 임금도 제때 챙겨주고 인간다운 대접을 해줬다. 스미스는 그 때를 회상하며 “일하는 것이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에드워드가 식당을 운영하기 시작한 2009년 9월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스미스는 에드워드 밑에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노예처럼 중노동에 시달린 것은 물론, 신체적 폭력 및 위협, 협박 등 갖은 수모를 당했다. 에드워드는 스미스를 가족과 단절시키고 그에게 인종 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채찍질까지 했다. 스미스가 굼뜨다며 금속 집게를 뜨거운 기름에 담근 뒤 그의 목에 지지기까지 했다. 스미스의 변호인은 에드워드가 바퀴벌레가 들끓는 아파트로 스미스를 강제로 이사시킨 사실을 전하며 “일하는 내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았다”고 분노했다. 동료들까지 두려워 신고하기를 꺼릴 정도였다. 그런데 이런 지긋지긋한 노예 생활을 끝낼 수 있게 해 준 사람은 식당 여직원의 시어머니 지넨 케인스였다. 그녀는 2014년 10월 에드워드를 당국에 고발했고 스미스는 곧장 성인보호국으로 이송돼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에드워드는 2급 폭행과 인신매매 등의 혐의로 기소돼 유지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中 로켓 점화 때 인도는 화장터 점화”

    ‘점화’(點火)라는 같은 제목을 단 2장의 사진 때문에 파문이 일었다.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 웨이보 계정에는 ‘중국 점화 VS 인도 점화’라는 제목 아래 사진 두 장이 올라왔다. 중국 점화는 지난달 30일 중국이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해 핵심 모듈인 ‘톈허’(天和)를 쏘아 올리는 장면을 담았다. 인도 점화는 인도의 야외 화장장에서 시신을 화장하고 있는 사진으로, ‘인도 하루 확진자 40만명 초과’라는 해시태그가 달려 있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늘어난 시신을 처리하느라 화장장이 과부하에 걸린 처지를 조롱한 것이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이 같은 내용을 ‘중국, 인도를 조롱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 삭제’라는 제목으로 올려 사안의 전개 과정을 짐작하게 했다. 사진은 중국 내에서 먼저 논란이 됐다. 비인도적이고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쏟아졌고, 환구시보도 “지금은 인도주의 깃발을 높이 들고 인도에 동정을 베풀며 중국 사회를 도덕적 우위에 놓아야 할 때”라고 했다. 게시물은 정법위 웨이보 계정에서 삭제됐지만, 중국은 앞서 방역 협력 등 인도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 의지를 밝힌 터여서 크게 민망해졌다. 중국은 공식기관이나 외교관들의 적극적인 소셜미디어 활동이 종종 문제를 일으키긴 했다. 지난달 26일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트위터에 일본 목판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작품 ‘가나가와 해변의 파도 아래’를 패러디한 그림을 올렸다.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사람들이 바다에 원자력 폐수를 쏟아붓는 모습을 담았는데, “원작가가 살아 있었다면 그 역시 매우 (오염수에 대해) 걱정했을 것”이라고 비꼬아 일본 정부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자오 대변인은 지난해 11월 말에는 한 호주 부대원이 웃으며 아프간 어린이의 목을 베는 합성 사진을 올리고, “호주 군인들이 아프간에서 저지른 행각에 충격을 받았다.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다”고 적어 호주에 엄청난 분노를 일으켰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손’ 하나에 주가 출렁 기업 흔든 젠더갈등… 강연은 시작도 전에 공격당한 페미니즘

    ‘손’ 하나에 주가 출렁 기업 흔든 젠더갈등… 강연은 시작도 전에 공격당한 페미니즘

    엄지와 검지로 만든 손 모양, 월계수 잎, 초승달이 주식시장을 흔들고 있다. ●GS25 포스터 남혐 논란에 여성들 반박 ‘아수라장’ 편의점 프랜차이즈 GS25가 지난 1일 홍보용으로 만든 이벤트 포스터(위)가 여성주의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상징물(아래)을 차용해 남성들을 조롱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해당 브랜드를 운영하는 GS리테일 주가에 불똥이 튄 것이다. GS25 불매운동에 나선 남성들은 해당 회사 주가 끌어내리기에 동참했고 이에 대응한 여성들의 ‘방어 투자’가 이어지면서 금융시장까지 젠더갈등에 휩싸인 모양새가 됐다.●주가 쥐락펴락·불매운동… 경찰 홍보물도 ‘불똥’ 3일 GS리테일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50원(2.37%) 떨어진 3만 495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거래량은 전 거래일(34만 3401주)보다 66.6% 증가한 57만 2254주를 기록했다. 장이 열린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 사이 네이버 금융 GS리테일 종목토론방에 올라온 게시글만 1558개로 집계되는 등 남녀 투자자들의 기 싸움이 벌어졌다. “이번 기회에 ‘페미’(여성주의자)들에게 본때를 보여 주겠다”는 남성들과 “꼬투리 잡고 우기지 마라”는 여성들의 글로 뒤범벅이었다. GS25 포스터에서 논란이 된 부분은 소시지를 집는 듯한 손 모양이다. 일부 네티즌은 이 디자인이 한국 남성의 성기 크기를 조롱하는 뜻을 담은 메갈리아 로고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GS25는 논란이 터지자 포스터를 수정하고 사과문을 냈지만 남초 커뮤니티 회원들은 이런 마케팅을 남성 혐오로 규정하고 불매운동에 나섰다. 이날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GS리테일이 내부 회의를 통해 이번 사태를 해명했다는 글이 게시됐으나 남성들은 진정성이 없는 사과라며 분노했다. 해당 논란은 서울경찰청 등이 배포한 개정 도로교통법 홍보물로 옮겨붙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홍보물을 제작한 A사는 “디자이너는 40대 남성”이라면서 “스마트폰 화면을 확대하는 모양을 그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감한 MZ세대 , 감정적 남녀 대치 경계해야 ” 이번 사태를 두고 이남자·이여자로 불리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의 젠더갈등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MZ세대에서 여성과 남성이 감정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건전한 논쟁은 필요하지만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도록 이성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포항공대 총여학생회가 추진한 여성 인권활동가 초청 강연이 일부 재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들은 강연 중단은 물론 총여학생회 폐지까지 요구하며 온라인 시위에 나섰다. 여성 시민사회단체들은 3일 공동성명을 내고 여성에 대한 혐오와 폭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포항공대 일부 남학생, 강연자 신상 털고 여총 공격 포항공대 총여학생회는 지난달 30일 반성폭력 활동가인 하예나(본명 박수연·24)씨를 초청해 ‘여성운동과 디지털 성폭력’을 주제로 온라인 강연을 열 예정이었다. 하씨는 2016년 한국 최대 불법촬영물 유통 사이트인 소라넷 폐쇄에 앞장선 인물로 2018년 BBC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여성주의자인 하씨의 강연이 예고되자 포항공대 재학생이라고 주장하는 남성들은 지난달 27일부터 학내외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강연 취소와 총여학생회 폐지를 촉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우리가 낸 학생회비로 남성 혐오적인 강연을 열어 포항공대의 이미지를 실추한다”고 주장하면서 학생지원팀 전화번호를 게시하고 유선 항의를 유도했다. 이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하씨 강연 취소와 총여학생회 폐지를 요청하는 게시물이 수십 건 올라오고 실제 항의 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전해졌다. 총여학생회 구성원에 대한 신상털이 위협도 확인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총학생회는 지난달 28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강연을 연기하기로 했다. ●여성단체 “명백한 사상검증…여학생 보호해야” 여성의당 서울시당 대학생위원회, 리셋, 유니브페미 등 12개 여성단체가 참여한 여성전진 공동행동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하씨의 강연을 재개하고 여학생들을 보호하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이들은 “연사의 행적이 본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부세력까지 끌어들여 탄압하는 것은 명백한 사상검증”이라며 우려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편의점 홍보물에 등장한 손모양·월계수잎·초승달이 남성혐오?…주식시장까지 흔드는 젠더갈등

    편의점 홍보물에 등장한 손모양·월계수잎·초승달이 남성혐오?…주식시장까지 흔드는 젠더갈등

    엄지와 검지로 만든 손 모양, 월계수 잎, 초승달이 주식시장을 흔들고 있다. 편의점 프랜차이즈 GS25가 지난 1일 홍보용으로 만든 이벤트 포스터가 여성주의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상징물을 차용해 남성들을 조롱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해당 브랜드를 운영하는 GS리테일 주가에 불똥이 튄 것이다. GS25 불매운동에 나선 남성들은 해당 회사 주가 끌어내리기에 동참했고 이에 대응한 여성들의 ‘방어 투자’가 이어지면서 금융시장까지 젠더갈등에 휩싸인 모양새가 됐다. 3일 GS리테일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50원(2.37%) 떨어진 3만 4950원으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전 거래일(34만 3401주)보다 65.6% 증가한 56만 8748주를 기록했다. 남녀 투자자들은 온종일 이 회사 주식을 놓고 기 싸움을 벌였다. 장이 열린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 사이 네이버 금융 GS리테일 종목토론방에 올라온 게시글만 1558개로 집계됐다. “이번 기회에 ‘페미’(여성주의자)들에게 본때를 보여 주겠다”는 남성들과 “꼬투리 잡고 우기지 마라”는 여성들의 글로 뒤범벅이었다. GS25 포스터에서 논란이 된 부분은 소시지를 집는 듯한 손 모양이다. 일부 네티즌은 이 디자인이 한국 남성의 성기 크기를 조롱하는 뜻을 담은 메갈리아 로고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GS25는 논란이 터지자 포스터를 수정하고 사과문을 냈지만 이번엔 수정본 역시 서울대의 한 여성주의 학회 상징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초 커뮤니티 회원들은 이런 마케팅을 남성 혐오로 규정하고 불매운동에 나섰다. 이날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GS리테일이 내부 회의를 통해 이번 사태를 해명했다는 글이 게시됐으나 남성들은 진정성이 없는 사과라며 분노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이남자·이여자로 불리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의 젠더갈등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얼마 전 논란이 됐던 ‘허버허버’(급한 행동을 뜻하는 의성어로 일부는 남성혐오로 해석) 표현부터 이번 GS25 포스터 논란까지 MZ세대에서 여성과 남성이 감정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건전한 논쟁은 필요하지만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도록 이성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 눌러 80대 뇌진탕…2심도 “벌금 100만원”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 눌러 80대 뇌진탕…2심도 “벌금 100만원”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탑승하는 중 ‘닫힘’ 버튼을 눌러 다치게 한 40대가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김양섭 전연숙 차은경 부장판사)는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A(40·여)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 “주의 살필 생활상 의무 있다” A씨는 2019년 5월 2일 낮 12시쯤 한 아파트 상가 엘리베이터에 탄 상태에서 피해자 B(81·여)씨가 탑승하려는데도 닫힘 버튼을 눌러 문에 부딪혀 쓰러지게 했다. B씨는 이 과정에서 뇌진탕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법정에서 자신 역시 승객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누르는 것과 관련해 주의 의무가 없고, 문이 닫힌 것과 B씨가 넘어진 것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수동으로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누르려는 경우 더 이상 타고 내리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해 오가는 사람이 문에 부딪히지 않도록 할 생활상의 주의 의무가 있다”면서 A씨에게 사고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엘리베이터 문 앞에 여러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이 확인되는데도 문이 열리고 불과 2~3초 만에 닫힘 버튼을 눌렀고, 이는 타려던 탑승객으로서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건 당시 엘리베이터 외부에 B씨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서 있음에도 ‘닫힘’ 버튼을 2~3초 만에 누른 점 외에도 A씨가 먼저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여성이 내릴 때에도 주의를 살피지 않고 닫힘 버튼을 누른 점, 1층은 유아 등도 이용할 수 있는 점을 들어 A씨가 생활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사고 당시 넘어진 B씨의 경우 격분해 A씨의 머리채와 멱살을 잡고 손목을 수 차례 때린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B씨가 함께 병원에 가자는 A씨의 권유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실랑이를 하고, 인적사항을 알려주지 않은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하지만 목격자의 법정진술, B씨의 상해진단서, B씨의 고소장을 보면 A씨의 행위와 B씨 상해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A씨와 B씨는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이 옳다고 봤다. A씨 측은 항소심에서 “탑승객으로서는 엘리베이터가 안전하게 작동할 것으로 신뢰하므로, 정상 작동하는 엘리베이터가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까지 예상하며 회피할 의무는 없다”며 주의 의무를 부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엘리베이터 이용자 상호 간 피해 발생을 방지하거나 피해 최소화를 위한 일정 범위의 사회생활상 주의가 기울여져야 할 필요성이 크다”며 1심과 같은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사고 후 실랑이 벌인 피해자…법원 “정당방위 아니다” 문에 부딪혀 넘어지는 피해를 당한 뒤 A씨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B씨는 2심에서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기 위해 붙잡고 있었던 것이지, A씨를 폭행하기 위해 머리채를 잡은 것이 아니다”며 “이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B씨는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이후에도 자신이 현행범을 체포했다면서, 여전히 A씨를 놓아주지 않았다”며 “B씨의 행위는 정당방위라기 보다는 일시적인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B씨는 A씨에게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며 “다만 B씨가 이 사건 이후 진행하기로 했던 사업을 모두 중단한 점, 이 사건 당시 B씨가 고령인 점을 비롯하면 A씨가 입힌 상해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하루 사망 3000명 쏟아지는 인도… 모디 총리로 향하는 ‘코로나 분노’

    하루 사망 3000명 쏟아지는 인도… 모디 총리로 향하는 ‘코로나 분노’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인도는 지난 1일 관계 당국의 집계로도,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0만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 최초다. 사망자도 매일 3000명 이상 쏟아져 세계에서 가장 많다. 누적 집계도 21만명이 넘는다. 병원과 화장장 상황을 종합하면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망자 수는 이보다 몇 배 더 많을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추정한다. 인도 정부 자문 과학자팀 리더인 M 비디아사가르는 “무증상 감염자를 고려할 때 (통계치보다) 50배는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환자가 급증하면서 인도 전역에서는 의료용 병상과 산소 부족 상황도 심각해지고 있다. 확산세는 3∼5일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에 문을 닫는 나라들도 생겨 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오는 4~14일 인도에 체류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호주도 “14일 이내 인도에 머물렀던 모든 이들은 3일부터 들어올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인도는 지난 2월 중순 하루 확진자 수가 1만명 아래로까지 떨어지는 등 완화 추세에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섣부른 방역조처 완화와 대형 종교행사, 지방선거 유세 등이 이 흐름을 되돌렸다. 국민적 분노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향하고 있다. 지난 몇 달간 전국을 돌며 대규모 유세를 펼친 것과 최근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 개최에 관대했던 태도에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50년간 가장 강력한 총리로 평가받는 모디의 위상에 균열이 생겨 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모디 총리의 지지율이 집권 이후 최저치인 67%를 기록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세계 각국이 인도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기회를 찾는 듯하다. 최근 러시아산 백신 ‘스푸트니크V’가 인도에 공급됐고, 중국도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중국으로서는 인도에 팽배한 반중 정서를 달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백신 외교’를 펼치고 있다. 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디 총리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 “인도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곧바로 30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에게 전화해 “(산소호흡기 등) 방역물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남초사이트서 집단 성폭행 고백…“극악무도” 분노의 청원 [이슈픽]

    남초사이트서 집단 성폭행 고백…“극악무도” 분노의 청원 [이슈픽]

    ‘에펨코리아’에 데이트 성폭력 암시 글“명백한 성범죄…즉각 수사해야” 청원현재 8만여명 동의…경찰청, 내사 착수 한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에 여자친구를 상대로 집단 성폭행을 했다고 고백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글 게시자를 수사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8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은 가운데 경찰은 내사에 착수했다. 2일 경찰청은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올라온 복수의 성폭행 암시 게시글과 관련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자신의 20대 여자친구에게 강제로 여러 남성과 성관계를 하도록 했다는 내용의 글이 지난 2~3월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에펨코리아 사이트에 올라온 성범죄 글을 수사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현재 8만 3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100명 이상의 사전 동의를 얻어 현재 관리자가 공개를 검토 중이다.청원인은 “에펨코리아라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집단 강간 및 데이트 성폭력 고백글”이라며 해당 게시글을 공유했다. 청원인은 “가스라이팅과 협박을 이용한 가학적인 강간 및 집단 성폭행 행위를 범하였음을 스스로 인정했다”며 “명백한 성범죄이고 그 죄질과 방법이 계획적이고 극악무도하다. 반드시 즉각적인 수사 및 응당한 처벌을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원인이 공유한 글에 따르면 지난 3월 19일 에펨코리아에 한 글쓴이가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행한 가학적 성행위를 과시하는 듯한 내용을 올렸다. 게시글에는 “친구 여러 명과 여자친구와 관계를 맺었다”, “여자친구도 처음엔 많이 울었는데 내 취향이 그렇다니까 이제 그러려니 한다”, “끝나고 피가 나와서 병원에 갔다”, “내가 어쩌다 하루 잘해주는 기억으로 버티는 듯”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현재 이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경찰청 관계자는 “익명 게시글들의 작성자가 동일 인물인지, 사건에 실체가 있는지 등을 확인 중”이라면서 “웹사이트 서버를 압수수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광화문 이후 첫 촛불시위 나선 김포시민들… “왜?”

    광화문 이후 첫 촛불시위 나선 김포시민들… “왜?”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이 일명 ‘김부선’(김포~부천)으로 축소돼 강남직결이 무산되면서 광화문 이후 처음 수도권에서 김포·검단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지난 1일 오후 8시부터 라베니체 일대에서 시작된 촛불시위는 밤 10시까지 이어졌다. 반쪽짜리 GTX-D노선을 우리 후대들에게까지 물려줘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 속 한강신도시 주민들이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만든 촛불시위는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과 친구 등 수천여 명이 참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구호 등 외침 없이 조용하고 차분하게 진행됐다. 일부 시민들은 시위에 동참한 시민들에게 촛불을 제공하고 라베니체의 한 국수집은 다소 추워지는 날씨가 걱정스러워 따뜻한 어묵국물을 무료로 제공했다. 구래동에 사는 30대 한 시민은 “인근이라 산책나왔다가 촛불을 든 시민들을 보며 감동받았다”며 “오늘 한번으로 끝낼 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이 촛불을 멈추지 말고 6월까지 시민 모두가 동참해 지속적으로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이들은 앞서 오전 10시 반부터 차량 200여 대를 동원해 김포시청에서 보건소까지 1.8km 구간을 줄지어 주행하며 차량 시위를 벌인 뒤, 김포지역과 여의도 일대를 주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곳곳에 ‘김부선(김포와 부천을 연결하는 GTX-D 노선) OUT’, ‘GTX-D 강남직결’ 등 문구를 적은 홍보물을 부착하고 서울 강남 연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제창했다. 또 김포시청 정문에 GTX-D 노선에 불만을 담은 문구가 쓰인 근조화환 10여개를 전시했다. 김포검단시민교통연대 관계자는 “GTX-D노선 서울 강남 연결과 5호선 김포 연장을 촉구하는 행동을 보여주기 위해 차량 시위를 마련했다”며 “정부가 우리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매주 주말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포검단시민범대위 위원장은 “오늘은 차량에 우리의 염원 문구를 부착하고 GTX-D와 5호선 연장역이 생길 만한 가상의 지점까지 자율 드라이브 후 인증샷을 남기는 챌린지를 진행했다”며, “이제 첫 출발을 힘차게 진행했으니 오는 6월 국가광역철도 구축계획에 GTX-D와 5호선 연장이 확정될 때까지 다양한 방법을 계획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22일 공개된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GTX-D 노선은 강남직결 노선이 빠진 채 김포 장기동에서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연결하는 것으로 돼 있다.당초 인천시는 인천공항과 김포를 양 기점으로 하는 ‘Y’자 형태의 110km 길이 노선을, 경기도는 김포에서 강남을 지나 하남에 이르는 68km 길이 노선을 건의했으나 무산됐다. 김부선(김포 장기~부천종합운동장) 노선은 향후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있다. 김포 장기동에서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역을 가려면 GTX-D노선을 타고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하차한 뒤, 7호선으로 환승해 고속버스터미널역으로 갈 경우 대략 56분이 걸린다. 반면, 기존의 김포 장기골드라인을 타고 김포공항역에서 하차한 뒤 9호선 고속터미널 급행을 탈 경우 53분이 걸린다. GTX-D보다 기존 골드라인 철도를 이용하는 게 시간적으로 단축된다. 사실상 반쪽자리 광역철도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한편 김포시 갑을 국회의원 및 시장·시의원 등 지역정치권도 발벗고 나섰다. 김포시을 지역구인 박상혁 의원은 지난달 27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성원 국토부1차관을 향해 “GTX-D 노선이 강남직결이 아닌 부천에서 단절시켜 김포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당장 저랑같이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에 가서 시민들이 어떻게 고통받는지 가보자”고 권유하자, 윤 차관은 “앞으로 일정을 잡아보겠다”고 대답했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황성규 국토부2차관을 만나 GTX-D 노선의 당초 강남직결 추진을 강력히 요구하고, 이번주 인사청문회에서 현장상황을 전하고 정책결정자들이 체감할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월드피플+] 무인도서 32년간 ‘나홀로 삼시세끼’…결국 섬 떠난다

    [월드피플+] 무인도서 32년간 ‘나홀로 삼시세끼’…결국 섬 떠난다

    무려 32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중해에 위치한 무인도에서 나홀로 살아온 ‘진짜 자연인’이 결국 은둔의 삶을 끝내게 됐다. 최근 CNN 등 외신은 이탈리아의 '로빈슨 크루소'라는 별명을 지닌 마우로 모란디(82) 할아버지가 결국 싸움을 포기하고 라 마달레나 섬에 있는 작은 아파트로 이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30여 년이 넘는 세월을 홀로 살아온 장소는 이탈리아 서쪽 해상 마달레나제도에 위치한 부델리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섬이다. 1989년 처음 이곳에 정착했으니 올해로 벌써 32년 째 ‘자연인’으로 살아왔던 셈이다. 그의 일과는 먹고 자는 것 외에 딱히 특별할 것은 없다. 다만 몇년 전 부터 아름다운 섬의 풍광을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올려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사연의 시작은 3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딸을 낳아 가정을 일군 모란디는 그러나 사람과 도시에 환멸을 느끼고 결국 현실의 생활을 모두 정리한다. 모란디는 “어린시절부터 나는 세상에 불만이 많은 반항아였다”면서 “9살에 집이 싫어 처음으로 가출을 했을 정도”며 회상했다. 결국 새로운 삶을 꿈꾸며 그가 떠나려 한 곳은 태평양 중남부에 수많은 섬이 있는 폴리네시아였다. 이렇게 배를 타고 폴리네시아를 향해 출발했지만 얼마 못가 폭풍우를 만나며 떠밀려온 곳이 바로 지금까지 그가 살아왔던 부델리 섬이다. 당시 부델리 섬은 개인 사유지로 놀랍게도 이곳에는 은퇴를 앞둔 관리인 한 명이 홀로 살고있었다.모란디는 하늘의 뜻인지 이때부터 관리인의 뒤를 이어 홀로 살게됐다. 이렇게 그는 섬에서 ‘나홀로 삼시세끼’를 시작했고 오랜시간 품어온 세상에 가졌던 불만과 분노는 점차 눈녹듯 사라져 인상도 온화하게 변했다. 매일 아침 장미빛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바다와 해변에서 홀로 아침을 시작하는 그의 삶은 그러나 지난 2016년 처음 위기를 맞았다. 당시 이탈리아 정부가 부델리섬을 국립공원화하면서 졸지에 불법 점유자가 되며 쫒겨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이렇듯 위기에 처한 그의 삶을 구해준 것은 역설적으로 자신이 그토록 싫어했던 세상 사람들이었다. 수만 명의 시민들이 모란디를 그대로 섬에 살게해달라고 청원한 것이다.이렇게 모란디는 다시 평화로운 일상을 이어가는듯 했으나 지난해 이탈리아 당국은 다시 섬을 새단장한다는 이유로 그에게 섬을 나가라고 명령했다. 모란디는 "결국 싸움을 포기했다. 32년 만에 떠나게 돼 슬프다”면서 “이번에는 진짜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앞으로 시 외곽에 살 계획으로 혼자서 지낼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내 삶은 여전히 바다를 바라보며 살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모든 여성에겐 이야기가 있다”…당신이 몰랐던 ‘오스카 3관왕’ 프랜시스 맥도먼드 [김정화의 WWW]

    “모든 여성에겐 이야기가 있다”…당신이 몰랐던 ‘오스카 3관왕’ 프랜시스 맥도먼드 [김정화의 WWW]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인공은 감독상에 작품상, 여우주연상까지 휩쓴 영화 ‘노매드랜드’였다. 중국계 감독 클로이 자오와 함께 이를 만든 주역은 바로 프랜시스 맥도먼드. 맥도먼드는 도시의 쇠락으로 직장과 집, 남편까지 잃은 뒤 밴에 전재산을 싣고 떠돌이 생활하는 주인공 ‘펀’을 연기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1997년 제69회 시상식에서 영화 ‘파고’로 처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맥도먼드는 2018년 제90회 시상식에서 영화 ‘쓰리 빌보드’로 두 번째 상을 받았고, 이번에 3번째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역대 아카데미에서 주연상을 3회 이상 받은 배우는 그와 캐서린 헵번(4회), 메릴 스트립(이하 3회), 잉그리드 버그만뿐이다. 40년 연기 인생…“사람과의 교류를 원하는 배우”1957년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난 맥도먼드의 출생 당시 이름은 신시아 앤 스미스였다. 그는 생후 18개월 무렵 목사 가정에 입양돼 프랜시스 맥도먼드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목사라는 특성상 자주 이사를 다녔고, 베서니 칼리지와 예일대 드라마스쿨을 거쳐 영화와 연극계로 발을 디뎠다. 코엔 형제의 작품 ‘분노의 저격자(블러드 심플)’로 처음 영화에 데뷔했고, 현 남편인 조엘 코엔의 ‘아리조나 유괴 사건’ 등에서 연기하며 이름을 알렸다. 헐리우드에서 그를 유명하게 만든 건 1996년작 파고다. 임신 중인 경찰서장 마지 건더슨 역을 맡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다. 붉은 피가 솟구치는 설원의 범죄 현장에서 냉정하지만 따스한 경찰을 연기한 그는 단번에 오스카를 매료시켰다. 이후에도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쳤고, 2018년 ‘쓰리 빌보드’에서 강간, 살해로 딸을 잃은 엄마 밀드레드 헤이스로서 처절한 아픔을 연기하며 또 다시 세계를 매료시켰다.맥도먼드의 매력은 평범함이 주는 자연스러움에 있다. 그는 주름을 없애기 위해 보톡스를 맞지 않고, 볼이나 이마를 빵빵하게 만들어주는 필러도 쓰지 않는다. 레드카펫에서도 화장하지 않은 맨얼굴을 당당히 드러낸다. 배우지만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기로도 유명하다. 더 예쁘고, 더 어리고, 더 화려한 사람만이 주목받기 쉬운 헐리우드에서 이같은 행보는 기행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그 안의 메시지는 보다 강하다. 그는 2017년 뉴욕타임스(NYT)와의 특집 인터뷰에서 “스스로 유명하다고 생각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인위적이고 가식적인 모습을 거부한다고 밝혔다.맥도먼드는 “나는 다른 사람에게 이름을 물어본다. 그들을 만지고, 본다. 여기에 진짜 ‘교류’가 있다”며 “나는 사진을 찍히고 싶어 배우가 된 게 아니다. 사람과의 소통을 원해 배우가 됐다”고 설명했다. 1990년 켄 로치 감독과 함께 영화 ‘숨겨진 계략’을 제작한 영국 감독 레베카 오브라이언은 맥도먼드에 대해 “가장 덜 버릇없는(least spoiled) 미국 배우 중 한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맥도먼드가 얼마나 평범해질 수 있는가를 사랑한다”며 “그는 화장을 하지 않고, 그저 온전한 자신으로 연기한다”고 평했다. 오스카 주연상 3회…연극 토니·드라마 에미상까지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그의 연기는 풍부하고 진정성 있는 극 중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가 맡은 역할은 모두 언뜻 평범하지만 결코 구태의연하지 않다. 매번 틀에 박힌 여성상을 뛰어넘는다. 파고의 마지가 그랬고, 쓰리 빌보드의 밀드레드가 그랬다. 가디언은 “출산을 앞둔 경찰관 마지, 딸의 죽음을 슬퍼하며 경찰에 저항하는 엄마 밀드레드의 모습은 20년의 세월을 넘어 맥도먼드를 설명하는 결정적인 두 역할”이라며 “둘 다 살인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한, 자신감 있는 괴짜”라고 했다. 두 여성 모두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남성들에 비해 더 똑똑하고, 더 강하다. 이런 맥도먼드가 이번에 노매드랜드에서 완벽한 유목민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NYT가 “노매드랜드는 대중의 눈에 띄지 않으려는 맥도먼드의 노력의 절정이었다”고 한 것처럼 그는 단순히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지 않았다. 영화를 촬영하며 몇 개월간 실제 유랑자처럼 생활했고, 같이 지낸 유목민 대부분은 그가 배우라는 사실도 모를 정도였다. 극 중 주인공 이름 ‘펀’(Fern)조차 그의 이름 ‘프랜’(Fran)과 비슷하다.크고 작은 디테일 역시 맥도먼드의 실제 삶에서 가져왔다. 영화에서 펀은 접시 세트를 자랑하는데, 이는 맥도먼드의 아버지가 대학 졸업 선물로 사준 것이다. 펀의 여동생으로 나오는 사람은 맥도먼드의 가장 오랜 친구 중 한명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비평가 저스틴 창은 영화 리뷰에서 “맥도먼드는 영화에서 펀의 뒤로 사라지지 않는다. 펀에 의해 재발견되고, 펀 역시 맥도먼드에 의해 재발견된다”고 썼다. “여성들이여, 연대를” 헐리우드 성차별 소신 발언도헐리우드에 만연한 성차별을 깨뜨리기 위해 여성 배우로서의 목소리 역시 끊임없이 내고 있다. 그는 201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성들에게 모두 연대해달라고 연설하며 업계 관계자들이 더 많은 여성 인재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상식장의 모든 여성을 일으켜 세우고, “서로 둘러보라. 우리에겐 모두 이야기가 있다”고 말한 후 두 단어를 남겼다. ‘인클루전 라이더’(Inclusion Rider). ‘포용 특약’이라고도 하는 이 개념은 남성 일색의 헐리우드 캐릭터가 실제 사회의 성별, 성 정체성, 인종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데서 비롯됐다. 출연 계약 때 이 인클루전 라이더를 넣어 배우, 제작진에 여성과 성소수자, 흑인 등을 일종 비율로 포함시키자는 제안이다. 헐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오랜 성폭행 등에서 보듯, 업계의 남성중심적 관점을 깨기 위해선 더 많은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연기 인생의 초반에 큰 성과를 얻고 이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배우들도 있는 반면, 맥도먼드의 삶은 계속해서 성숙하고 발전한다. 그는 아카데미 외에도 브로드웨이 연극 ‘굿 피플’로 토니상을, HBO 드라마 ‘올리브 키터리지’로 에미상을 받았다. 영화, 연극, 드라마 등 세 분야에서 모두 상을 받은 ‘트리플 크라운 액팅’을 달성한 흔치 않은 배우다. 노매드랜드에서 그랬듯, 제작자로서의 역량도 보여주고 있다. 맥도먼드는 저널리스트 제시카 브루더가 쓴 동명의 논픽션을 읽고 자오 감독에게 직접 연출을 제안한 장본인이다.60이 넘은 나이에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맥도먼드가 연기를 이어가는 건 스타라는 화려함에만 갇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직업으로서의 배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꾸준히 노력하며 어떤 이도 갖지 못한 자신만의 색으로 세상을 칠하고 있다. 이번 시상식에서 맥도먼드가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 구절을 인용해 밝힌 소감은 이 목표 의식을 명확히 보여준다. “나는 할 말이 없다. 이 칼이 내 말을 대신할 테니까.(I have no words: my voice is in my sword) 우리는 그 칼이 우리 일이라는 걸 압니다. 나는 그 일을 좋아하죠. 그걸 알아줘서 감사합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프랜시스 맥도먼드는 누구 · Frances Louise McDormand1957 미국 일리노이주 깁슨 출생1975 펜실베이니아주 모네센 고등학교 졸업1979 웨스버지니아주 베서니 칼리지에서 예술 학사1982 예일대 드라마스쿨 예술 석사1984 영화 ‘블러드 심플’(Blood Simple)로 데뷔1987 영화 ‘아리조나 유괴사건’(Raising Arizona) 출연1988 영화 ‘미시시피 버닝’(Mississippi Burning) 출연1997 영화 ‘파고’(Fargo) 출연, 제69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2000 영화 ‘올모스트 페이머스’(Almost Famous) 출연2011 연극 ‘굿 피플’(Good People) 출연, 토니상 수상2014 TV시리즈 ‘올리브 키터리지’(Olive Kitteridge) 제작·출연, 제67회 에미상 수상2018 영화 ‘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출연, 제90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2021 영화 ‘노매드랜드’(Nomadland) 제작·출연, 제93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영화 ‘노매드랜드’와 클로이 자오 감독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우리는 존재한다” 아시아 여성 최초 골든글로브 감독상 자오의 말 [김정화의 WWW]https://bit.ly/3nEbrxD
  • 임기 마친 주호영 “막무가내 집권세력에 맞선 1년” 소회 밝혀

    임기 마친 주호영 “막무가내 집권세력에 맞선 1년” 소회 밝혀

    원내대표직 마친 주호영 “국회, 택배 사무소로 전락”차기 당대표 도전에도 쏠리는 관심국민의힘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30일 임기를 마치며 소회를 밝혔다. 주 권한대행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해 총선 우리 당은 분노한 민심의 삼각파도를 맞고, 난파선이 됐다”면서 “하지만 위대한 국민들은 이 당이 다시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다”면서 “거듭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주호영 “거대 여당에 맞서 싸워…단 하나의 기회도 허투루 안 써” 주 권한대행은 “원구성 협상 협상에서부터 집권세력은 막무가내였다”면서 “국민들이 준 180석의 의석을 집권당 마음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허가증으로 여겼다”고 소회했다. 주 원내대표는 임기 초반 법제사법위원장 등 원구성 협상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벌인 기싸움에서 결국 여당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에 대해 주 권한대행은 “지난 1년 국회는 청와대와 행정부가 국회에 넘기는 법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택배 사무소’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저와 우리 국민의힘은 거대 여당의 횡포에 맞서 의회민주주의 파괴와 헌정 유린에 맞서 싸웠다”면서 “의사진행발언, 5분 발언, 필리버스터,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 등 우리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기회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았다”고 자평하기도 했다.차기 당권 도전에도 관심…원내대표 선거 결과가 영향 미치나 한편, 주 권한대행의 원내대표직은 이날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결선투표 결과 선출된 4선의 김기현 의원이 맡게 됐다. 이 결과를 두고 당 안팎에선 6월 초쯤으로 예상된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 권한대행은 아직 자신의 거취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차기 당 대표 유력 주자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영남권인 김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으로, 같은 영남권인 주 권한대행의 당 대표 도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원내대표와 당 대표 모두 영남권이 될 경우,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당내 우려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원내대표에 이어 당 대표까지 영남권 의원이 될 경우, 당심은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민심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민심이 원하는 당 대표가 필요한 때 아니겠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여기는 중국] 싸구려 여행상품 샀다가…목적지 내려보니 공동묘지

    [여기는 중국] 싸구려 여행상품 샀다가…목적지 내려보니 공동묘지

    중국의 한 여행업체가 18위안(약 3000원) 저가 여행상품을 구매한 관광객들에게 공동묘지로 인도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2일 중국 충칭시에 거주하는 60대 노인 10명은 18위안 상당의 비용을 지불하고 당일치기 여행 상품을 구매했다. 룽야오 여행사로 이름이 알려진 업체가 판매한 저가 상품에는 대형 버스 왕복 이용료와 점심 도시락 비용도 포함돼 있었다. 한 마을 주민 출신인 10명의 노인들은 여행 당일 오전 7시경 마을 회관에서 모여 여행사가 제공한 대형 버스에 탑승했다. 당시 여행 상품을 구매한 인솔자는 같은 마을 주민 정 모 할아버지였다. 정 씨가 저가 여행사의 18위안 상품 광고 전단지를 보고 마을 주민 10명의 여행을 주선했던 것. 하지만 당일 대형 버스에 몸을 실은 10명의 마을 주민들이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공동묘지였다. 여행을 위해 한껏 들떴던 마을 주민들은 버스에 탑승한 지 20여 분 만에 도착한 곳이 공동묘지였다는 점에서 황당한 것은 물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 해당 상품을 소개, 여행을 주선한 정 씨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정 씨는 곧장 해당 여행사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여행 상품 판매 이후로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문제는 이 같은 저가 여행 상품에 대한 피해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100위안(약 1만8000원) 미만의 저가 여행상품을 소개하는 여행사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 허난성에 소재한 모 여행사는 단돈 49위안(약 8400원) 상당의 당일치기 여행 상품으로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상품에는 아침, 점심 2번 제공되는 현지식 도시락과 왕복 관광버스 탑승 비용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또, 여행상품 구매자들은 허난성에 소재한 주요 중점 관광지를 차례로 방문할 것이라고 소개됐다. 하지만 실제로 해당 상품으로 구매했다는 A씨는 여행지의 최종 목적지가 인근 공원이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총 60여 명의 관광객을 태운 버스는 인근 지역 공원 앞에 선 뒤 탑승한 여행자들 전원을 하차시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상품을 구매한 60대 허 모 씨는 “공원에서 오전 시간을 보내도록 방치한 뒤 곧장 버스에 다시 태웠다”면서 “이 버스는 인근 박물관 앞에 정차했고, 버스에 있었던 우리들은 모두 강제로 하차하도록 안내됐다. 다만 박물관 입장권은 업체 측이 제공하지 않은 탓에 여행자들 모두 박물관 입구에서 건물만 구경해야 했다”고 했다. 관광 명소 입장을 위해서는 입장권을 구매해야 하지만 여행사 측은 입장권을 제공하지 않은 채 입구에서 시간을 지체 후 돌아왔다는 설명이다. 이어 해당 버스가 여행자들을 안내한 곳은 현지 쇼핑몰이었다. 당일 여행 가이드를 했던 한 남성은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수 십여 개의 상자를 홍보, 물건 강매를 시도했다. 가이드가 판매하려 한 상품은 중국 정부로부터 정식 인가받지 않은 의약품이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또 다른 여행자는 “여행사 관계자와 쇼핑몰 직원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약이 든 상자를 강제로 구매하도록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했다”면서 “약이 비싸서 살 수 없다고 거절하는 여행자들에게는 그보다 조금 저렴한 가격의 비누, 치약 등이 포장된 상자를 구매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저가 여행 상품에 대한 주의를 권고, 사기 행위가 의심될 시 신고토록 권고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데스크 시각] 겨우 1년, 무려 1년/임일영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겨우 1년, 무려 1년/임일영 정치부 차장

    #1.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과 관련해 잠정 조치를 포함,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4월 14일) #2.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입니다.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습니다.”(4월 8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14일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 사항(※#1※)을 전했다. 강한 유감이야 얼마든 일본에 전할 수 있고, 국민의 우려·불안을 감안하면 언급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제소’는 얘기가 다르다. 끝을 볼 각오여야 한다. 대통령이 검토를 지시한 잠정 조치는 일종의 ‘가처분’으로, 중대한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성을 한국 정부가 입증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더군다나 일본은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우군으로 돌려놓은 터. 급기야 엿새 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국회에서 “해양법재판소를 바로 거론하는 것이 아직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판단을 했다. 대통령님이 말씀하신 것은 그런 방향까지 검토하라는 것이고, 외교부는 거기까지 가기 위한 단계적 조치를 거쳐야 한다”며 물러섰다. 대통령 지시가 일주일도 안 돼 유야무야되는 과정에 대해, 그리고 법무비서관실 검토가 시작된 지 2주가 흐른 지금도 청와대는 설명이 없다. 대통령 지시가 공개되려면 보다 구체화된 아이디어여야 했다. 2019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중단 초강수를 던졌지만, 석 달여 만에 거둬들였던 전례를 잊은 걸까. 4·7 재보선 참패 이후 문 대통령의 반응(※#2※)은 또 다른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청와대로선 대통령의 말에 담길 무게와 파장을 고민했을 것 같다. 사과로 일단락되지 않을뿐더러 한국 정치문화를 감안하면 정치공세의 빌미가 될 것을 우려했을지도 모른다. 국무총리 교체를 포함한 신속한 인적 쇄신을 할 수 없었던 상황과 맞물렸을 수도 있다. 결국 문 대통령은 청와대와 내각 개편을 끝낸 지난 19일 또 재보선 참패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사과에 인색했던 건 아니다. △2017년 9월 사드 입장 철회 △2018년 2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논란 △2018년 7월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무산 △2018년 5월 개헌안 무산 △2019년 10·11월 조국 사태 △2020년 3월 마스크 대란 △2020년 8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국민 불편 △2020년 12월, 2021년 1월 ‘추윤 갈등’ △2021년 1월 부동산 정책 혼선 △2021년 3월(두 차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2021년 4월 재보선 참패까지 10여 차례 했다. 문제는 시점과 수위다. 특히 2019년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대통령의 사과가 조금씩 늦거나 뜨뜻미지근하다고 느낀 이들이 적지 않다. ‘주어’가 생략되거나 ‘목적어’가 흐릿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여권발(發)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잘잘못을 따지고, 용서를 구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국민의 분노에 공감하고, 책임을 인정할 지점들은 존재한다. 대통령의 사과는 다른 이름의 소통이자 통치 행위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문 대통령의 강점은 진정성과 공감 능력 아닌가. 2016~17년 촛불을 들었던 다수가 4·7 재보선에서 여권 심판에 공감했지만, 그렇다고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건 아니다. 문 대통령은 “국민 질책을 쓴 약으로 여기고, 국정 전반을 돌아보며 새 출발의 전기로 삼겠다”고 했다.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다짐은 무용하다. 단박에 민심이 돌아오길 기대할 순 없다. 말 한마디, 작은 성과를 쌓아 가야 할 시점이다. 남은 시간은 겨우 1년일 수도, 무려 1년일 수도 있다.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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