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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는 소아성애자예요” 끓는 설탕물로 남편 살해한 英아내가 들은 말

    “그는 소아성애자예요” 끓는 설탕물로 남편 살해한 英아내가 들은 말

    남편이 잠든 사이 끓는 설탕물을 부어 살해해 지난달 유죄 판결을 받았던 영국의 50대 여성이 최소 12년형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이 여성은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믿고 분노해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영국의 한 매체는 문제의 이야기가 ‘남편이 아들과 딸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소문 믿고’ 잠든 남편에 끓는 설탕물 부어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선 등에 따르면 체셔주 네스턴에 사는 코린나 스미스(59·여)는 지난해 7월 14일 잠을 자고 있던 남편 마이클 베인스에게 펄펄 끓는 설탕물을 부었다. 범행 직후 스미스는 이웃집으로 달려가 “내가 남편을 죽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웃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을 때 남편 베인스는 오른쪽 팔과 손의 피부가 벗겨진 채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베인스는 곧장 인근 병원의 화상병동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전신 중 3분의 1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그는 치료 후 안정을 되찾는 듯 했지만, 얼마 후 증상이 악화해 약 한 달 만인 8월 18일 사망했다. 경찰은 사건이 벌어지기 하루 전 아내 스미스가 분노에 휩싸여 격앙됐던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남편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사실로 믿은 탓이라고 밝혔다. 사건 당일 스미스는 정원에 있던 양동이를 가져와 3㎏가량의 설탕에 끓는 물을 섞어 잠들어 있던 남편에게 부었다. 두 사람의 38년 부부 생활은 이로써 파국을 맞았다. 스미스는 재판 과정에서 과실치사를 주장했다. 남편이 죽음에 이르렀지만 살해하려던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건을 담당한 형사는 “스미스는 괴로워하는 남편을 두고 곧바로 구조대에 연락하기는커녕 그다지 가깝지도 않은 이웃을 찾아가느라 시간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현지 경찰은 “설탕이 첨가될수록 점성이 생겨 피부에 더욱 잘 들러붙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배심원단은 지난달 스미스의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아빠가 나와 남동생을 성적으로 학대했어요” 그리고 지난 9일, 형량을 선고하는 재판부는 스미스에게 최소 12년의 징역형을 판결했다. 그런데 스미스가 남편을 살해하는 동기가 됐던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전해졌다. 재판부에 따르면 스미스의 아들 크레이그는 25살이던 2007년 어느 날 “엄마, 그는 소아성애자예요”라는 말을 남기고 이튿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폭행죄로 감옥에 다녀온 아들이 “내가 폭행한 남성은 소아성애자이며, 그가 나를 성적으로 건드렸다”고 말했다. 당시 스미스는 아들이 지목한 사람이 누군지 몰랐다. 그러다 남편을 살해하기 전날 스미스의 딸은 엄마에게 “아빠가 나와 크레이그를 어린 시절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털어놓았다. 스미스는 불현듯 아들이 죽기 전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의 머릿속에서 오랜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것 같았다. 남편 사망으로 ‘성학대 의혹’ 진실 못 밝혀 이에 대해 판사는 스미스를 향해 “아들이 죽기 전 남긴 말과 딸이 들려준 이야기를 연결 지었을 때 피고인이 느꼈을 분노는 이해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피해자(남편)가 살해당하면서 이러한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아낼 길이 사라지고 말았다. 피고인은 해당 의혹을 사실이라 믿고 남편에게 치명상을 입혔지만, 검찰로서는 의혹을 사실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판사 역시 “문제의 의혹은 피고인의 살해 동기를 설명해주지만, 변명거리가 될 순 없다”면서 “남편이 무슨 짓을 했다고 믿었든지 간에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남편의 생명을 앗아갔고, 그의 자녀들과 그를 사랑했던 이들에게 끔찍한 슬픔과 충격을 줬다”면서 “유죄가 입증되기 전까지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마저 빼앗았다”고 덧붙였다.
  • 내년 최저임금 9160원, 노동자·사용자 모두 ‘분노’

    내년 최저임금 9160원, 노동자·사용자 모두 ‘분노’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8720원)보다 440원(5.05%) 오른 9160원으로 결정됐다. 월급(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191만 4440원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제9차 전원회의를 열고 공익위원이 제시한 단일안 9160원을 표결에 부쳐 찬성 13표, 기권 10표로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들이 반발하며 퇴장하기도 했다. 최저임금위 재적위원은 27명이지만, 이 중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은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도중에 자리를 떴다. 사용자위원 9명은 표결 직전까지 남았지만, 단일안 수준이 너무 높다며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아 모두 기권 처리됐다. 결국 공익위원 9명,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이 표결에 참여했고 이 중 13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올해도 반쪽 표결로 결론을 내렸으나, 후폭풍이 상당하다. 사용자 측과 노동자 측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에서 자신들의 어려운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노동계는 강한 불만을 드러내는 가운데 다소 온도 차를 보였다. 의결에 참여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부족하긴 하나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노동자에 대한 기만으로 규정하고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의결 직후인 13일 새벽 입장문을 통해 “최종 인상 금액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인상 수준은 최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개선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의 책임을 저임금 노동자의 생명 줄인 최저임금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불공정거래와 임대료, 카드 수수료 문제 등에 대한 개선 없이 오로지 최저임금만 볼모로 잡는 프레임을 깨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인상 구간의 상한이 1만원에 못 미치자 도중에 회의장을 빠져나간 민주노총 근로자위원 4명은 “최저임금 1만원(인상 공약)으로 시작한 문재인 정권의 ‘희망 고문’이 임기 마지막 해에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기만으로 마무리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또 “코로나19로 증폭된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불가피했다”며 “대전환 시기의 화두인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한국 사회의 대전환을 위해 하반기 총파업 투쟁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경영계는 소상공인과 일자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3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중소·영세기업, 소상공인의 지급 능력을 명백히 초월했다”면서 “이로부터 파생되는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경제 현실을 외면한 채 이기적 투쟁을 거듭한 노동계와 공익위원이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경제주체들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이 인상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을 5.1% 인상하는 것은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물론 기업인들을 한계 상황으로 내몰고 실업난을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든 중소기업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한계상황에 부딪힌 소상공인 현실을 고려할 때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최저임금 상승은 경영 애로를 심화하고, 고용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업계도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9160원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중소기업계는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강한 유감과 함께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 현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경영난 극복과 일자리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장기간 계속된 위기경영에 기초체력이 바닥났다”면서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현장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번 인상은 ‘소상공인발’ 한국 경제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면서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안정화로 사업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인상돼 그나마 유지하던 고용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9160원은 노사의 이의 제기를 거쳐 다음 달 5일까지 고시되고,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된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5.05%로 결정됨에 따라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은 7.3%를 기록하게 됐다.
  • 코파에 유로까지… 나이키 후원팀 잇단 우승 좌절

    스포츠브랜드 2위 아디다스와 3위 푸마는 웃었고 1위 나이키는 끝내 쓴웃음을 삼켰다. 푸마는 12일(한국시간) 유로2020 결승에서 이탈리아가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하자 소셜미디어에 포효하는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그를 감싸는 이탈리아 선수들의 사진을 올리고 ‘챔피언’이라는 문구와 ‘위대한 것만 본다’는 해시 태그를 달았다. 푸마는 2003년부터 이탈리아 대표팀을 후원했다. 하루 전 아르헨티나가 브라질을 꺾었을 때는 아디다스가 그랬다. 리오넬 메시가 우승 기념사진을 올리자 아디다스는 멘트 없이 아르헨티나 국기와 트로피 이모티콘 댓글을 달았다. 아디다스는 축구 전용 계정에 메시의 영상과 함께 ‘한 세대를 대표해 조국을 위해 짊어진 무게’라는 멋진 문구와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는 해시 태그를 달았다. 후원팀이 연달아 준우승에 그친 나이키는 아디다스와 푸마가 부러울 따름이다. 나이키는 축구장 사진과 함께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멀리 갈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움직인다. 항상 기대한다. 더 나은 것을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나아진다. 팀으로서. 게임을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보고 싶은 변화를 위해’라는 기나긴 멘트를 남겼다. 이에 잉글랜드 팬들은 분노의 댓글을, 이탈리아 팬들은 즐거워하며 놀리는 댓글을 남겼다.
  • “전기·식량 달라”… ‘62년 독재’ 쿠바도 반정부 시위

    “전기·식량 달라”… ‘62년 독재’ 쿠바도 반정부 시위

    60년 이상 공산주의 독재가 지속되고 있는 쿠바에서 ‘전례 없는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카스트로 형제의 ‘혁명 통치’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 지 약 3개월 만이다. 11일(현지시간) 쿠바의 수도 아바나를 비롯해 산티아고, 팔마소리아노 등 전국 14개 이상 도시에서 식량, 연료, 의약품 부족과 계속되는 정전 등 생활고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독재 타도”, “자유, 자유” 등 구호를 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회 통제와 반체제 인사 감시가 삼엄한 쿠바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한 시위자는 AFP통신에 “전기와 식량 부족을 견딜 수 없어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산안토니오 데 로스바뇨스의 경우 1주일 이상 지속된 정전이 시위의 기폭제가 됐다. 거리 곳곳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장면이 목격됐고, 기관총을 장착한 특수부대 차량들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시위 현장을 찾은 미겔 디아스카넬(61) 쿠바 대통령 겸 공산당 총서기에게 “쿠바는 당신의 것이 아니다”라며 야유를 보냈다. 쿠바 출신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미국 마이애미 등 나라 밖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이번 시위는 오랜 경제난에 코로나19가 겹치면서 국민들의 인내심이 바닥난 가운데 발생했다. 미국의 경제제재 속에 터진 코로나19는 주된 수익원인 관광산업을 극도의 침체로 몰고 갔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상황까지 급격히 나빠지며 하루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예정된 축구 중계를 중단하고 내보낸 긴급 담화에서 “이번 소요 사태는 반혁명적 도발”이라며 현재 쿠바가 겪고 있는 위기와 혼란을 미국의 제재와 소셜미디어 여론 조작 탓으로 돌렸다. 그는 “누구도 우리의 상황이 악화되도록 조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혁명가와 공산주의자들은 이러한 도발 시도에 맞서 거리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에 시위 참가자들은 정부의 무능과 공산당 일당독재야말로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며 맞섰다. 디아스카넬 정부는 연초 페소화 평가절하와 민간자율 확대 등 경제개혁을 시도했으나 생필품 가격 상승과 품귀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4월 최고 지도자 라울 카스트로(89)가 공산당 총서기직에서 사임하면서 피델 카스트로(2016년 사망)에 이은 카스트로 형제의 62년 독재가 막을 내린 가운데 일어났다. 권력 승계로 발생한 구심력 저하와 정치적 유동성 증대가 극심한 경제난과 맞물리면서 국민적 저항으로 이어진 셈이다.
  • “청소만 해도 힘든데 시험 보는 것이 갑질”

    “청소만 해도 힘든데 시험 보는 것이 갑질”

    청소노동자의 시선으로 본 서울대 청소노동자의 비극최근 일터에서 숨진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생전에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기업과 학교 등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이 분노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들은 “복장을 점검하고 시험을 치게 했다면 갑질”이라면서 “업무량도 혼자 맡기에는 너무 과했더라”고 입을 모았다. 청소노동자 이모(59)씨는 지난달 26일 서울대 여학생 기숙사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이씨의 죽음에 기숙사 안전관리 팀장의 갑질이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건물의 영어 이름이나 건설연도를 묻는 쪽지시험을 보고 회의 시간에 드레스코드를 지정하는 등 스트레스를 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서울대 교수는 “갑질이 아니라 외국인 학생들에게 정확한 응대를 할 수 있도록 직무교육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중구의 쇼핑몰에서 5년째 일한 60대 청소노동자 박미숙(이하 가명)씨는 “영어나 중국어 건물명을 왜 알아야 하느냐”면서 “청소만 해도 힘든데 시험을 치른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지하철역에서 일하는 최진희씨도 “청소 업무 외에 별도 시험을 보는 것 자체가 갑질”이라고 분노했다. 청소노동자의 복장을 점검했다는 증언에 대해서도 노동자들은 황당해했다. 서울 시내 사립대 기숙사를 청소하는 김혜숙씨는 “청소나 회의를 할 때 회사가 주는 반팔 티셔츠와 앞치마를 입는다”면서 “복장이 중요하다면 사측이 유니폼을 지급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숨진 이씨가 196명을 수용하는 승강기도 없는 4층짜리 기숙사 건물을 혼자 맡은 건 명백한 중노동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400여명이 사는 A 사립대 기숙사는 3명이, 250여명을 수용하는 B 사립대의 기숙사는 2명이 업무를 나눠서 한다”며 “코로나19로 기숙사에 배달 쓰레기가 늘어 더 힘들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2016년까지 연세대에서 근무하다 지금은 오피스텔에서 일하는 이명희(75)씨는 “가득 찬 쓰레기봉투를 끌고 계단을 내려오다 보면 터지기 쉬워 천천히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허리가 더 아프다”면서 “어떻게 명문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청소노동자의 휴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졌다. ‘청소노동자가 화장실에서 식사하지 않도록 휴게 공간 보장을 의무화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지난달 21일부터 12일 오후 2시까지 19만 6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한편 고인과 관련해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게 역겹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구민교 서울대 학생처장은 이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 “최저임금 1만원 공약 깼다” 민주노총 퇴장…내년 최저임금 9160원 5%↑

    “최저임금 1만원 공약 깼다” 민주노총 퇴장…내년 최저임금 9160원 5%↑

    “저임금 노동자 희망고문·우롱…분노 규탄”공익위원 9160원 제시…전년比 440원↑월 209시간 노동시…월급 191만 4440원민주노총, 14.7% 오른 1만원 인상 요구경영계, 1.5% 오른 8850원 주장9160원 제안에 사용자위원 전원 맞퇴장노사간 첨예한 힘겨루기 끝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오른 시간당 916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밤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916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8720원)보다 440원(5.0%) 높은 금액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은 191만 4440원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들이 이날 내년도 최저임금 의결을 앞두고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에서 집단 퇴장했다. 사용자위원 9명도 민주노총의 집단퇴장에 맞서 인상폭에 불만을 제기하며 표결을 앞두고 전원 퇴장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회복세 반영했지만…민주노총 “분노, 노동자 투쟁으로 간다”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률은 적용 연도를 기준으로 2018년 16.4%, 2019년 10.9%로 2년 연속 두 자릿수였지만, 지난해 2.9%로 꺾였고 올해는 역대 최저 수준인 1.5%로 떨어졌다. 최저임금위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5.0%로 높인 것은 지난 2년 동안 유지한 최저임금 인상 억제 기조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경기 회복 전망을 부분적으로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노총 근로자위원 4명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제9차 전원회의 도중 회의장 밖으로 나왔다. 이는 최저임금 심의의 키를 쥔 박준식 위원장을 포함한 공익위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구간으로 9030∼9300원을 제시한 데 대한 항의의 표시다. 최저임금 심의는 근로자위원들과 사용자위원들이 각각 내놓은 요구안의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격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공익위원들은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해 그 범위 내에서 수정안을 내라고 요청한다. 공익위원들이 이날 제시한 심의 촉진 구간의 하한인 9030원은 올해 최저임금(8720원)보다 3.6% 높은 수준이고 상한인 9300원은 올해 최저임금보다 6.7% 높은 금액이다.공익위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3.6∼6.7%로 제안한 셈이다. 현재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제출한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의 3차 수정안은 각각 1만원(14.7% 인상), 8850원(1.5% 인상)이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퇴장 직전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희망 고문을 하고 우롱한 데 대해 매우 분노하고 규탄한다”고 밝혔다. 박 부위원장은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구간 어디에 노동자들의 요구가 반영됐는지 묻고 싶다”면서 “민주노총은 오늘의 분노로 노동자들의 투쟁을 조직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 위원들의 퇴장으로 근로자위원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추천 위원 5명만 남게 됐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2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노동부, 8월 5일까지 최저임금 고시내년 1월 1일부터 효력 발생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위는 이날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게 된다. 노동부는 다음 달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최저임금이 고시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최저임금 고시를 앞두고 노사 양측은 이의 제기를 할 수 있고 노동부는 이의가 합당하다고 인정되면 최저임금위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국내 최저임금제도 역사상 재심의를 한 적은 없다. 최저임금은 모든 사업주가 그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다. 최저임금은 실업급여 등 각종 정부 지원금의 기준 역할도 한다.
  • “네 나라로 돌아가!” 유로2020 결승서 인종차별 폭행·사이버폭력 잇따라

    “네 나라로 돌아가!” 유로2020 결승서 인종차별 폭행·사이버폭력 잇따라

    유럽 최고의 축구 제전인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하 유로 2020)의 결승전이 현지시간으로 12일 잉글랜드 홈 경기장인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운데, 일부 잉글랜드 팬들이 폭행을 휘두른 사실이 알려졌다. I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티켓을 구입하지 않고 웸블리 스타디움에 난입한 일부 팬들은 관중석으로 향하는 복도에서 경기장을 찾은 아이를 붙잡고 마구잡이로 폭행했다. 아이는 성인이 다가와 다짜고짜 휘두르는 주먹에 놀라 도망치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또 중동 출신으로 보이는 한 남성에게 여러 사람이 동시에 머리를 가격하고 발로 차는 등 집단 폭행도 이어졌다.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폭력을 휘두르는 과격한 팬들의 모습은 현장에 취재를 나갔던 한 기자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ITV의 카일 클렌 기자는 해당 영상을 SNS에 올리면서 “역겨운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뒤늦게 웸블리 스타디움의 보안요원들이 달려오면서 폭행은 중단됐지만, 일부는 고함을 치며 분을 가라앉지 못했다. 현지에서는 일부 과격한 팬들이 집단 폭행을 저지른 이유가 백인이 아닌 아시안·중동인을 향한 차별적 행동이라는 의견과 티켓을 구입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라는 의견 등이 나오고 있지만 정확하게 파악된 사실은 없다. 이 일로 체포된 사람도 아직까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현지 경찰도 조사를 시작했다. 런던 경찰 측은 “현재 우리는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유로2020 결승전에서 인종차별을 의심할 만한 정황은 SNS에서도 포착됐다. 결승에 오른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는 연장전까지 1대 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이탈리아가 3대 2로 승리했다. 잉글랜드는 승부차기에서 3~5번 키커로 나선 마커스 래시퍼드, 제이든 산초, 부카요 사카가 줄줄이 골을 넣는 데 실패하며 분루를 마셨다. 공교롭게 모두 흑인인 이들이 연달아 실축을 하자 극성스런 잉글랜드 축구팬 중 일부가 해당 선수의 SNS 등에 극심한 인종차별 공격을 쏟아 부었다.특히 마지막 실축을 한 사카는 19세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공격을 받아야 했다. 나이지리아 이중 국적자인 그를 향해 “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영국축구협회(FA)는 즉각적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인종차별 행위를 비난했다. FA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규탄하고, 일부 잉글랜드 선수들을 향한 온라인에서 인종차별에 경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각국 규제에 이어 투자자 집단소송 직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각국 규제에 이어 투자자 집단소송 직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각국 금융당국의 규제 조치에 이어 이번엔 투자자들의 집단 소송 위기에 직면했다. 비트코인 가격 폭락 장에서 시스템 정지로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 700여명은 11일(현지시간) 바이낸스에 손실 보상을 요구하기 위해 프랑스의 한 변호사와 협력 중이다. 이들은 그룹채팅 애플리케이션(앱) ‘디스코드’를 통해 뭉쳐서 정보를 교환하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탈리아 소재 로펌 렉시아아보카티가 바이낸스를 상대로 비슷한 요구를 내놨다. 이들은 유럽 소재 바이낸스 사무실 11곳에 서한을 보내고 헬프데스크에도 이메일을 발송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던 지난 5월19일 바이낸스 앱이 한 시간가량 먹통이 됐다. 이에 따라 빚을 내서 가상화폐에 투자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은 매우 큰 손실을 봤다. 최대 125대 1의 레버리지 선물 투자를 허용하는 바이낸스에서는 0.8달러만 내면 100달러 상당의 가상화폐에 투자할 수 있지만, 해당 가상화폐 시세가 증거금 이하로 하락하면 강제 청산을 당하게 된다. 일본 도쿄의 소프트웨어 회사에 다니는 인도 출신의 아난드 싱할(24)은 13살 때부터 미국 유학을 위해 저축한 5만 달러는 물론 앞서 가상화폐 투자로 번 2만 4000 달러까지 한 시간 만에 몽땅 날렸다며 “다시는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낸스의 부실한 대응도 투자자들의 분노를 키웠다. 앱 정지 사태 직후 바이낸스의 임원 에런 공이 트위터에 ‘직원들이 피해자들에게 연락할 것’이라며 사과 메시지를 올렸으나, 별다른 조치 없이 해당 트윗은 삭제된 상태다 싱할은 동료 투자자로부터 전달받은 보상요구 양식을 작성해 바이낸스에 보냈으나, 바이낸스는 투자금 손실에 대한 면책 동의를 조건으로 겨우 ‘VIP 플랫폼’ 3개월 무료 사용을 제안했다고 한다. 특히 바이낸스는 특정 지역에 본사를 두지 않아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거래소여서 피해자들의 법적 대응을 어렵게 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바이낸스 이용약관에 따르면 보상을 요구하는 이용자들은 홍콩 국제중재센터에 분쟁 해결을 요청해야 하지만,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이용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고 절차가 복잡하다. 프랑스 파리에서 중재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는 아이자 레즈니스는 “바이낸스는 평범한 소비자들의 법적 대응을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바이낸스는 중국계 캐나다인 자오창펑(趙長鵬·44)이 2017년 조세피난처 케이먼 제도에 설립한 가상 화폐 거래소다.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두고 있지만 본사는 따로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십 개의 디지털 코인, 선물, 옵션, 주식 토큰 등 전 세계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블록체인 포렌식 회사 체인어낼리시스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바이낸스가 다른 가상 화폐 거래소보다 범죄행위에 얽매인 자금 이동이 더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낸스는 앞서 일본과 케이맨제도, 영국 등 각국으로부터 영업 제한 조치를 받고 있다.
  • 춘천시민 폭염 속 수돗물 대란 겪으며 불만 폭주

    춘천시민 폭염 속 수돗물 대란 겪으며 불만 폭주

    강원 춘천시가 사상 초유의 수돗물 대란을 겪으며 늑장 대응과 부실한 조치로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12일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2시 수돗물을 공급하는 소양취수장 펌프 밸브 파손 이후 9시간여 만에 수돗물 공급이 재개됐지만, 탁수 발생과 함께 일부 원거리지역과 고지대에 물 공급이 늦어지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취수장에서 거리가 먼 남산면 6개 마을을 비롯해 서면 2개 마을, 남면 4개 마을 등 일부 지역은 사고발생 나흘째인 이날까지 수돗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실정이다. 춘천시가 소양취수장 밸브 파손을 확인한 것은 지난 9일 오전 11시 30분쯤이었지만 아직까지 파손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관이나 밸브 등에 압력 증가에다 노후화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전문가 조사를 거쳐야 알 수 있다는 게 춘천시의 입장이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단수 기간 수도관에서 빠진 물을 완전히 보강하는 시간이 필요하며 거리에 따라 시차가 있고, 원거리일수록 더 늦어지고 있다”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이 시장은 또 “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번 사과드리며 최대한 빠른 정상화와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춘천시의원들은 이날 시청 브리핑룸 찾아 “개청이래 단수 사태는 처음인데 춘천시의 늑장 대응에 시민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며 “민원이 폭발하자 춘천시의 공식 블로그와 공식 페북에서 단수 사태 공지글을 오히려 삭제하는 등 시 홈페이지에서도 어떤 설명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히려 물을 아껴 쓰라는 문자는 시민들에게 책임을 떠맡기는 꼴이 되었다”며 “이들은 사태에 대한 원인분석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은 점과 실시간으로 시민들께 상황을 보고하지 않은 등 행정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물이 공급 되는 지역도 흙탕물과 녹물 발생으로 고통은 가중 되고 있다. 시는 각 지역 면사무소를 통해 생수와 급수차를 지원하고 있지만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인 날씨에 주민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장사를 하지 못한 상인들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상인들 피해가 큰데 갑작스레 수돗물까지 단수되면서 허탈해하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오모(55)씨는 “재난문자가 늦게 떠 미리 물을 담아놓지도 못해 주말 동안 초복 장사를 망쳤다”며 “재료 준비도 못 하고 긴급 지원해주는 물도 한계가 있어 피해가 막심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춘천시는 물이 나오지 않은 일부 마을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 코파도 지고 유로도 지고… 나이키는 다 져서 속상해

    코파도 지고 유로도 지고… 나이키는 다 져서 속상해

    스포츠브랜드에게 유로와 코파 아메리카 같은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이 쏠린 대회는 보이지 않는 마케팅 전쟁이 치열하다. 후원팀이 이긴 브랜드는 그만큼 홍보 효과를 누리며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반면 후원팀이 패배하면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틀 사이에 2위 아디다스와 3위 푸마는 웃었고 1위 나이키는 끝내 쓴웃음을 삼켰다. 푸마는 12일(한국시간) 유로2020 결승에서 이탈리아가 승부차기 끝에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하자 소셜미디어에 포효하는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그를 감싸는 이탈리아 선수들의 사진을 올리며 ‘챔피언’이라는 문구와 ‘위대한 것만 본다’는 자사의 브랜드 해시 태그를 달았다.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 유니폼 가슴 한 쪽에 새겨진 로고 후원사로서 기쁨을 누리는 모습이다. 푸마는 2003년부터 이탈리아 대표팀을 후원했다. 하루 전 아르헨티나가 코파 아메리카에서 브라질을 꺾었을 때는 아디다스가 그랬다. 마침내 메이저 대회 무관의 한을 푼 리오넬 메시가 우승 기념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아디다스는 멘트 없이 아르헨티나 국기와 트로피 이모티콘 댓글을 달았다. 이와는 별도로 아디다스는 축구 전용 계정에 메시의 영상과 함께 ‘한 세대를 대표해 조국을 위해 짊어진 무게’라는 멋진 멘트와 ‘불가능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는 해시 태그를 달았다. 메시의 개인 후원사이기도 한 아디다스로서는 이번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통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게 됐다.아르헨티나에 진 브라질, 이탈리아에 진 잉글랜드는 공교롭게도 모두 후원사가 나이키다. 나이키는 브랜드가치로는 세계 1위지만 후원팀이 연달아 준우승에 그친 탓에 아디다스와 푸마가 부러운 입장이 됐다. 어느 한 팀이 우승했다면 나이키 역시 아디다스나 푸마처럼 기념 게시물을 올렸을지 모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나이키에는 기념할 만한 우승 사진이 없다. 대신 나이키는 이날 축구장 사진과 함께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멀리 갈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움직인다. 항상 기대한다. 더 나은 것을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나아진다. 팀으로서. 게임을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보고 싶은 변화를 위해’라는 기나긴 멘트를 남겼다.앞선 두 브랜드와 달리 나이키는 별도의 해시 태그를 달지 않았다. 나이키의 ‘JUST DO IT’은 사진 속 새겨진 멘트로 대체됐다. 스포츠의 가치를 설명한 멋진 글이 변명 같아 보였을까. 잉글랜드 팬들은 분노의 댓글을, 이탈리아 팬들은 기뻐하며 놀리는 댓글을 남겼다.
  • 회의 중 스마트폰 보는 의원들…벨기에서 AI로 조사해보니

    회의 중 스마트폰 보는 의원들…벨기에서 AI로 조사해보니

    벨기에 플랑드르 지역에서는 정부의 모든 회의를 유튜브 채널로 생방송을 한다. 이런 사실을 의원들 역시 알고 있지만, 종종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잊어버리는 모양이다. 회의 중에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의원이 많아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현지 디지털 예술가 드리스 데포르터는 최근 자신이 직접 개발한 인공지능(AI) 도구 ‘더 플레미시 스크롤러’를 사용해 의원들이 회의 중에 스마트폰을 얼마나 자주 보고 있는지를 수치화했다. 이는 회의 중에 의원들이 스마트폰을 보면 자동으로 태그가 붙어 얼마나 자주 스마트폰에 열중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데포르터는 이 도구를 사용해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하는 회의에서 측정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트위터 전용계정 ‘플레미시 스크롤러’에 게시했다. AI 도구를 사용한 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스마트폰에 열중하는 의원들이 누구인지 차례차례 밝혀졌다. 특히 캡처 사진 속 의원 4명은 다른 의원들 중에서도 스마트폰 사용률이 매우 높아 자격 논란까지 일었다.벨기에의 정부 회의는 시행할 때마다 반드시 유튜브로 생방송을 해 전 국민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개방적일 것 같지만, 이런 사실에 익숙해져 버린 탓인지 스마트폰을 보는데 열중하는 의원들이 상당하다. 하지만 이들 의원들은 그 모습이 많은 사람이 알게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게 된 현지 네티즌들은 트위터를 통해 회의에 집중하라는 트윗까지 올리고 있다.이 프로젝트의 발달은 2년 전 얀 얌본 벨기에 내무부 장관이 중요한 정책 협의 중에 스마트폰 게임인 ‘앵그리 버드’를 하던 모습이 드러나 그 후 대중으로부터 분노와 비판이 잇따랐던 것이 계기다. 다만 일부 네티즌은 이런 결과가 반드시 비판해야 마땅하다는 결론에 이르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왜냐하면 회의 중에도 때때로 중요한 업무를 급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AI가 의원의 어깨 너머로까지 들여다봐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를 확인하지 않는 한, 의원들이 각각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참고로 예술가가 개발한 AI 도구는 회의가 없는 경우 이전 영상들을 분석하고 학습해 정확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드리스 데포르터/플레미시 스크롤러/트위터
  • [사설] 총체적 부실 확인된 공군 성추행 수사, 軍 개혁해야

    성추행 피해 후 2차 가해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 사건에 대한 군 수사가 총체적 부실로 확인됐다. 지난 9일 국방부 합동수사단의 중간수사 결과다. 성추행을 당한 직후 이 중사가 신고했으나 회유와 협박 등 극심한 2차 가해에 시달렸다. 피해 사실이 공공연하게 유포된 새 부대에 전입신고했던 이 중사는 결국 전입 사흘 만에 목숨을 끊었다. 진상 규명과 가해자 처벌이라는 상식적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집단적 2차 가해에 시달려야 했던 이 중사의 절망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한마디로 지난 3월 2일 성추행 발생 직후부터 공군 내 수사를 거쳐 지난 6월 1일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되기까지 전 과정이 총체적으로 부실하게 처리됐다는 사실이 합동수사 결과 밝혀진 것이다. 군의 사법 시스템 전체가 피해자를 도리어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국민적 분노가 큰 사건이다. 국방부 합동수사단은 입건 22명을 포함해 군 내부 징계 및 보직 해임 처분자 등 현재까지 모두 38명이 연루됐다고 밝혔다. 공군 내 단일 성범죄로는 최대 규모의 수사 결과다.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군이 여전히 ‘제 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초동 수사 부실의 윗선으로 지목된 공군 법무실 등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한계를 드러낸 탓이다. 이 중사의 유족들이 특임 군 검사를 임명해 달라고 요구하거나, 일각에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이유는 다 이런 맥락이 있다. 국방부는 추가 수사로 의혹 한 점 없이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을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 이참에 군 성범죄에 대해 진실 은폐에 급급했던 군 사법체계의 구조적 문제점들이 재차 드러난 만큼 전시가 아닌 평시에는 수사 등을 민간에 넘기는 등 큰 폭의 개혁을 시도해야 한다. 변화의 마지막 기회다.
  • 아이티 대통령 암살 가담한 미국인 둘 “우린 통역일 뿐, ‘마이크’가 주동자”

    아이티 대통령 암살 가담한 미국인 둘 “우린 통역일 뿐, ‘마이크’가 주동자”

    아이티 대통령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17명 가운데 미국 국적 용의자 둘이 일당의 통역을 위해 고용됐을 뿐이라고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암살 사건과 관련해 이틀이 지난 9일까지 아이티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는 모두 19명이다. 경찰은 콜롬비아인 17명과 아이티계 미국인 2명을 체포하고 전날 취재진에 공개했다. 교전 중 사망한 콜롬비아인 4명과 도주 중인 콜롬비아인 5명을 포함해 총 28명이 암살 작전에 가담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용의자 11명은 아이티 주재 대만대사관에 침입했다 체포됐으며, 2명은 시민들에게 발각돼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이 어떻게 아이티 대통령 암살에 가담하게 됐는지, 범행을 사주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여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클레멩 노엘 판사는 9일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체포된 두 용의자는 그룹 내 통역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판사에 따르면 아이티 태생으로 미국 플로리다주 주민인 제임스 솔라주(35)와 조제프 뱅상(55)은 체포 직후 신문에서 이번 작전이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모의된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전달받은 임무는 대통령을 살해하는 것이 아니라 체포하는 것이었으며, 둘은 대통령이 살해된 방 안에 있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판사는 전했다. 뱅상은 스페인어와 영어를 구사하는 ‘마이크’라는 이름의 외국인이 계획의 주동자라고 말했으며, 솔라주는 인터넷에 올라온 통역 구인 공고를 보고 합류했다고 진술했다. 솔라주는 인터넷에 자신이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아이티 크레올어를 구사한다고 소개한 바 있다. 보수를 얼마나 받았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노엘 판사는 솔라주가 “매우 얼버무리는 방식으로 대답했다”고 NYT에 전했다. 뱅상은 사건 전 6개월 동안 아이티에서 사촌과 머물렀고 솔라주는 한 달 동안 머물렀다고 했다. 미국 일간 마이애미 헤럴드 등에 따르면 솔라주는 건물 유지보수업체와 소규모 자선재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범죄 기록은 없다. 그는 비즈니스 전문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자신을 ‘외교 에이전트’라고 소개했으며, 20대 때 보안회사를 통해 아이티 주재 캐나다대사관의 경호인력으로도 잠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등에 공개된 암살 당일 사저 바깥에서 촬영된 동영상에서 “미 마약단속국(DEA) 작전 중”이라고 외친 인물이 바로 솔라주라고 노엘 판사는 NYT에 확인해줬다. 앞서 아이티 경찰은 두 미국인과 콜롬비아인 26명이 모이즈 대통령 암살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나머지 콜롬비아인 용의자들도 보안회사 등을 통해 고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콜롬비아 경찰은 17명의 전직 콜롬비아 군인들이 암살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4개 업체가 모집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고용 당시 이들이 아이티 대통령 암살 임무를 맡게 될 것을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체포된 콜롬비아인 용의자 프란시스코 우리베의 아내는 이날 콜롬비아 W라디오 인터뷰에서 남편이 ‘CTU’라는 업체로부터 월 2700달러(약 310만원)에 고용됐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아내는 남편이 업체로부터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유력 인사의 가족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란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우리베가 실제로 단순 경호 업무인 줄 알았는지, 아니면 아내에게 거짓말을 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아내는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인 7일 밤 남편과 마지막으로 통화를 했다며, 아이티로 건너간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군 출신인 우리베는 2008년 동료 군인과 함께 민간인을 살해한 후 교전 중 사살된 범죄자로 위장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또 다른 콜롬비아 국적의 용의자 마누엘 안토니오 그로소는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미니카공화국 수도의 관광 명소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콜롬비아와 미국 정부는 자국민의 연루 가능성이 있는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7일 새벽 사저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모이즈 대통령은 2017년 2월 취임 후 야권과 첨예하게 대립해와 정적이 많았다. 정권의 부패 스캔들과 경제난, 치안 악화 등에 분노한 시위대가 2018년부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 조국 “뇌물사범 낙인찍기”…검찰 “조민 부산대 장학금은 특혜”(종합)

    조국 “뇌물사범 낙인찍기”…검찰 “조민 부산대 장학금은 특혜”(종합)

    조국 “딸 장학금 수령 과정에 관여 안했다”검찰 “조민씨도 부산대서 특혜 받는다 인식”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딸 조민씨의 부산대 장학금 관련 ‘뇌물 혐의’에 대해 “검찰의 낙인찍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검찰은 “부산대엔 특혜가 많다”는 과거 조민씨의 문자메시지를 거론하며 해당 장학금이 특혜였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 김상연 장용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과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에 대한 공판이 열린 9일 조 전 장관은 법정에 출석하는 길에 “저는 딸이 대학원에서 장학금을 받는 과정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노 원장이 조민씨에게 장학금을 지급함으로써 조 전 장관과 뇌물을 주고받았다’는 혐의 입증을 위해 검찰이 신청한 서증에 대한 증거조사를 진행했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재직 시절 조민씨의 지도교수였던 노 원장은 모친 장례 부의금으로 설립한 외부장학금 ‘소천장학금’을 2016년 1학기부터 2018년 2학기까지 6학기 연속으로 조민씨에게 지급했다. 학기당 200만원씩 3년간 총 1200만원이었고, 학교 추천이 아닌 기탁자 지정 방식이었다. 검찰은 1200만원의 장학금 중 조 전 장관의 청와대 민정수석 취임 후 지급된 세 학기 장학금 600만원을 뇌물로 봤다. 조국 “표적수사 잘못 인정 못하는 검찰에 분노” 조 전 장관은 법정에 들어가기 전 미리 준비한 쪽지를 읽으며 “저는 딸이 대학원에서 장학금을 받는 과정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면서 “그 장학금은 성적 장학금도 아닌 입학 초기 적응을 못 하고 방황했기에 지도교수께서 격려 차원에서 계속 주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교수 역시 장학금 수여 이후 어떠한 청탁도 저에게 하신 적이 없고, 제가 부산의료원장 선발 과정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라며 “검찰도 조사 후 다 알게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들(검찰)이 표적 삼아 진행한 수사의 잘못을 인정할 수 없기에 저에게 ‘뇌물 사범’의 낙인을 찍기 위해 기소를 감행했다”며 “기가 막힌다. 이런 검찰의 행태에 가슴 깊은 곳에서 분노가 치민다”고 비판했다. 검찰 “노환중, ‘다른 학생에 말하지 말라’며 장학금 지급”반면 검찰은 조민씨에게 지급된 소천장학금이 특혜였다고 주장했다. 성적이 나쁜 조민씨가 장학금을 받은 것에 불만이 여럿 제기됐는데도 노 원장이 조민씨에게 “다른 학생들에게 말하지 말라”며 계속 장학금을 지급했고, ‘수혜자 (직접) 지정을 지양하라’는 장학위원회의 권고도 무시한 채 조민씨를 수혜자로 지정했다는 것이다. 부산대 역시 지난 2019년 노 원장이 조민씨를 지정해 장학금을 지급한 데 대해 “학칙이나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더라도 교육 형평성과 도덕적 차원에서 특혜 소지가 있었다”는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 검찰은 또 조씨가 장학금을 받기 직전인 2015년 12월 어머니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양산 생활도 익숙해지고 거기선 교수님들도 챙겨주고 부산대엔 특혜가 많으니 아쉽지 않다”라고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또 조민씨가 2017년 가족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소천장학금을 제가 받을 건데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고 말하자 정 교수는 “절대 모른 척 하라”고 답했고, 조 전 장관은 대답 없이 자신이 새 정부 하마평에 오른 명단만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조민씨 스스로 노 원장을 비롯한 교수들이 자신을 특별히 챙기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면서 “유급한 조씨를 격려하려고 장학금을 줬다는 것은 구실일 뿐이고 특혜를 준 것”이라며 조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조민씨와 마찬가지로 입학 첫 학기 유급하고 두 번째 학기에 휴학한 뒤 복학한 학생에게 노 원장이 장학금은 고사하고 면담한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그밖에도 노 원장이 2017년 10월 한 국회의원에게 보낸 “의료기기 인프라 사업에 우리 병원이 공모하는데, 의원님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며 “노 원장은 친분에 따라 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 [사설]검, 명운 걸고 ‘스폰서 문화’ 끝장내야

    자칭 수산업자 김모씨에게서 고급시계 등의 금품을 받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모 부장검사 사건을 계기로 법무부가 검찰의 ‘스폰서 문화’ 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조직진단에 착수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어제 “(수산업자 의혹 사건은) 특수한 현상이라고 보이는 데 혹시나, 만에 하나 아직 그런 조직 문화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진단 조사를 통해 대책을 강구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감찰에 준해서 조사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검찰의 권위주의 조직문화에 비판적인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조사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폰서 문화의 적나라한 실태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사실 검찰 내부의 은밀한 스폰서 문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건설업자에게서 별장 성접대를 받은 김학의 전 법무차관 사례까지 멀리 갈 것도 없다. 현 정부 들어서도 현직 검사 3명이 2019년 7월 룸살롱에서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서 술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이 해외로 도주하기 전 전·현직 검사들과 룸살롱에서 회동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지 않았는가. 이쯤되면 스폰서 문화가 여전히 검찰 내부에 횡행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과거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스폰서 문화가 위험한 까닭은 권력과 돈의 결탁이라는 점에서다. 돈을 대는 재력가나, 거리낌없이 향응과 금품을 받는 권력자나 서로 이익을 위해 공생하기 마련이다. 어려운 시기에 상대방이 ‘내편’이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스폰관계를 지속해 결국 은밀하고도 불법적인 이익거래로 이어지게 되는데 특히 검찰의 스폰서 문화가 문제가 되는 것은 수사권과 기소권 등의 특권을 스폰서를 위해 자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검찰 내부에서는 청탁금지법 시행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등의 영향으로 스폰서 문화가 거의 사라졌다는 의견도 있지만 최근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여전히 향응과 금품을 매개로 한 스폰서 문화가 검찰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것 아닌가. 검찰은 그동안 대형 스폰서 사건이 터지면 엄정한 자정활동을 통해 근절하겠다고 했지만 언제나 미봉에 그쳤다. 그러니 스폰서 검사 등장때마다 국민의 불신과 분노만 커지는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조직의 명운을 걸고 검찰내 스폰서 문화를 완전히 끝장내야만 한다.
  • 아들 찾으려다 함께 ‘지옥’에 갇힌 아버지의 붉은 눈시울[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아들 찾으려다 함께 ‘지옥’에 갇힌 아버지의 붉은 눈시울[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7>1982~1987년, 형제원 강제수용된 정용태씨 진술서동네 형과 영문도 모른채 순경한테 끌려가곡괭이 자루·연탄 집게 빳다에 성폭행까지아들 찾아 나선 아버지까지 형제원에 감금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 13명은 지난달 20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매주 1명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다.동네 형과 부산역 앞에 갔다 붙들려…순경이 태운 탑차에 갇힌채 형제원으로 39년 전 어느 날, 친구를 마중하러 간다던 동네 형을 따라 집을 나섰던 정용태(49·가명)씨는 그날의 가벼운 발걸음이 자신을 지옥으로 향하게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조금만 기다리면 집으로 다시 보내 준다던 파출소 순경의 말은 새빨간 거짓이었다. 탑차를 타고 형제원에 도착함과 동시에 시작된 구타와 학대는 10살짜리 어린 아이였던 정씨에게 맞설 수 없는 공포를 느끼게 했다. 도대체 왜, 누가 자신을 형제원으로 보냈는지 모른채 시작된 형제원 생활은 고문에 가까웠다고 정씨는 말한다. 강제 노역은 일상이었다. 각종 작업에 동원돼 시간 안에 작업량을 달성하지 못하면 매질을 당해야 했다. 작은 체구로 몸집만한 돌덩이를 등에 지고 옮겨 나르는 일은 예사였다. 매일 밤 음악 선생이라는 명분으로 자신을 불러낸 30대 남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해도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었다. 소리를 지르거나 하면 기절할 정도로 맞았다. 30년 넘는 세월이 지났어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고 고통스러운 기억들이다. 정씨가 형제원을 나온 뒤에도 평범한 인생을 되찾을 수 없었던 이유다. 정씨에게 더 큰 충격은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파출소에 항의한 아버지까지 형제원에 끌려온 것이었다. 아버지는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1987년 형제원 생활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정씨는 형제원을 나왔지만, 그의 삶은 여전히 형제원에 갇혀 있다. 피해자들은 국가를 향해 이제 그만 자신의 삶이 형제원에서 나올 수 있도록 해달라며 힘겨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래는 김씨의 진술서 전문. ※원문에서 일부 표현만 다듬어 그대로 옮겼습니다.[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정용태 진술내용: 1982년 9월23일 목요일 저녁 9시쯤 부산 초량동 부산역 앞 화단에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옆집에 사는 형과 함께 광주에서 오는 형의 지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파출소 순경 두명이 우리를 보고 다짜고짜 파출소로 끌고갔습니다. 파출소에서 ‘우리는 지금 누굴 마중 나왔으니 빨리 보내달라’고 하니 순경 한사람이 ‘곧 보내 줄테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 탑차 한 대가 파출소 앞으로 왔습니다. 알고보니 형제복지원 차였습니다. 건장한 남성 두 명이 우리를 인계받아 강제로 탑차 뒤 칸에 실고 밖에서 문을 잠궜습니다. 얼마후 철문을 여는 큰 소리가 났고, 우리는 형제원 안으로 잡혀 왔습니다. 당시 국민학생이었던 나는 아버지와 누나가 너무나 보고 싶었고 창고같은 건물안에서 옷도 입지 않은채 얼차려를 받고 있으니 너무나 무섭고 겁이 났습니다. 같이 잡혀온 일행이 집에 연락해달라고 항의하자, 형제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몽둥이와 발길질로 마구 때렸습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어서 시키는대로 고무신과 형제원 마크가 박힌 츄리닝으로 갈아입고 그때부터 수형번호 82-2167 번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작업속도 쫓겨 피 흘려도 방치···밤마다 불러내 성폭행 한 음악선생, 소리 지르면 샌드백 치듯 때려 형제원에서는 인권이라는 것은 없이 짐승같은 대우를 받으며 지냈습니다. 눈뜨면 낚시 공장에서 낚시바늘 포장작업을 했습니다. 낚시 바늘을 낚시줄에 감아서 네모난 종이에 곱게 감는 작업인데, 10분 안에 10개 이상을 포장하지 못하면 곡괭이 자루와 연탄 집게로 못채운 갯수만큼 빳다(몽둥이)를 맞았다. 어느 날은 낚시 바늘이 손톱 뒤쪽에 박혀 뺄수가 없는데 그 바늘을 생으로 뽑아서 손톱이 반쯤 빠지고 또 낚시 바늘이 볼 뒤쪽 귀밑에 박혔는데 그것도 그냥 뽑아서 피가 철철 흘렀습니다. 그런데도 아무도 치료 해주지 않았습니다. 장난감 공장에서는 장난감 권총을 포장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포장 도구인 아크릴에 호치케스를 찍는 일이었는데, 이 작업도 시간 안에 못하면 맞으니까 빨리 하려고 하다보니 손등과 손가락에 호치케스를 박는 일이 하루에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또 형제원 안에 있는 교회 확장 작업을 한다고 열두살 어린애가 등에 20㎏이 넘는 돌을 지고 형제원에서 제일 높은곳에 위치한 교회까지 200미터 남짓한 거리를 매일 몇 개월 동안 날랐습니다. 이모든 일들이 지금은 글로 표현하려니 한계가 있지만 격어보지 않고서는 감히 상상도 못할 고통이었습니다. 13소대. 13소대는 음악소대였습니다. 70명이 한방에서 생활하는데 음악 선생은 밤만 되면 나를 자기 침대로 불러서 성폭행을 했습니다. 자기 성기를 내 항문에 찌르고 아파서 참다 못해 소리를 지르면 거의 기절할 만큼 폭력을 가했습니다. 아직도 치가 떨리고 그때가 생생합니다. 너무나 수치스럽고 입에 담기도 그렇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매일 당했습니다. 30대의 건장한 남성의 힘으로 그 어린 나를 샌드백 치듯 때렸으니 죽고 싶었습니다. ‘아들 찾아달라’고 항의하다 끌려온 아버지…형제원 생활 후유증으로 3년 만에 세상 떠나 1984년 10월 정확히는 며칠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점심인지 저녁인지 밥을 먹으려고 줄을 맞춰 식당으로 이동 중 이었다. 저쪽에서 14소대 소대원들도 식당으로 이동중 이었습니다. 그런데 14소대 소대원중에 저의 아버지를 보았다. 눈이 마주치지는 않았지만 우리 아버지였습니다. 부친께서는 저를 찾아 달라고 파출소에 항의하다 저처럼 형제원에 끌려와 감금되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부친께서는 저를 보고 당신이 무능해 부자가 함께 갇혀있는 게 속상하신지 가끔 스쳐 지나치실 때 마다 눈시울을 붉히셨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알고 있습니다. 얼마나 속상하고 힘드셨을지. 제 아버지는 1년에 한번 명절 날이면 1인당 하나씩 나눠주는 노란 시루떡을 당신은 드시지 않고 가슴 안쪽에 감추고 계시다가 식당 앞쪽에서 마주칠 때면 몰래 손에 쥐어주고 가시곤 하셨습니다. 지금도 시루떡만 보면 화가 치밀고 눈물이 납니다. 아버지는 1987년 4월 사건이 터지고 사회로 나와서 형제원의 폭력과 작업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그해 1987년 10월 14일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1982년 9월 형제복지원이 국가의 ‘내무부훈령410호’로 강제노동·강금·폭행 등 인권유린을 당하고, 가족도 잃었습니다. 이 세상 어디에도 설곳이 없습니다. 부모와 자식을 한 곳에 가둬두는 이런 일이 세상에 있을 수 있습니까. 형제복지원을 나와 혼자서 안해본 일이 없습니다. 신문팔이, 중국집 배달원, 김 양식, 구두닦이 등 직업을 전전했습니다. 그 때의 고문같은 생활로 인해 올바른 직업 한 번 갖지 못하고 악몽과 트라우마로 점철된 30년을 살았습니다. 지금도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하며 살고 있습니다. 국민을 위해 있어야 할 이 나라, 이 국가가 어찌 이럴 수 있습니까. 이 억울함과 분노·고통을 국가가 보상해야 함이 마땅하지 않을까요. 형제복지원 피해자 정용태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 “집에서 속옷만 입으면 안되나요?”…英20대 여성, 쪽지받고 분노

    “집에서 속옷만 입으면 안되나요?”…英20대 여성, 쪽지받고 분노

    英20대 여성, 이웃이 보낸 쪽지에“속옷 차림이었는데…” 분노 영국의 한 여성이 이웃들로부터 “집에서 나체로 돌아다니지 마라”고 적힌 경고 쪽지를 받았다. 9일 영국 일간지 ‘더 선’에 따르면 에식스주 첼름스포드에 거주하는 알렉산드리아 테일러(26)는 이웃에게 이런 쪽지를 받고 분노했다. 알렉산드리아는 며칠 전 자동차 앞 유리 와이퍼에 꽂힌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에는 ‘벌거벗은 채로 집 안에서 걸어 다닐 때 최소한 커튼을 좀 쳐달라. 내 아이들은 당신의 벌거벗은 엉덩이를 볼 필요가 없다’고 적혀 있었다. 알렉산드리아는 “쪽지를 보자마자 화가 났다”면서 “사흘 전 오후 10시쯤 나는 상의를 입고 하의는 속옷만 입은 채 불을 끄기 위해 집을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창문 밖에서 이웃집 딸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던 걸 눈치챘다. 그리고 사흘 뒤 나는 경고 쪽지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알렉산드리아는 “이 쪽지를 누가 썼는지 짐작이 간다. 이웃과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으려 노력했는데 황당하다”며 “앞으로 더 자주 속옷 차림으로 돌아다녀야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동네 주민은 “정말 웃긴다. 집이니까 속옷만 입고 돌아다니는 거 아니냐”면서 “비겁하게 쪽지 남기지 말고 직접 말해라”라고 알렉산드리아를 옹호했다.
  • 조국 “딸 장학금에 관여 안해…검찰의 ‘뇌물사범’ 낙인찍기 분노”

    조국 “딸 장학금에 관여 안해…검찰의 ‘뇌물사범’ 낙인찍기 분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딸의 대학원 장학금 수령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검찰이 자신을 ‘뇌물 사범’으로 낙인 찍으려 기소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 김상연 장용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녀 입시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혐의 사건 공판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저는 딸이 대학원에서 장학금을 받는 과정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면서 “그 장학금은 성적 장학금도 아닌 입학 초기 적응을 못 하고 방황했기에 지도교수께서 격려 차원에서 계속 주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교수 역시 장학금 수여 이후 어떠한 청탁도 저에게 하신 적이 없고, 제가 부산의료원장 선발 과정에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라며 “검찰도 조사 후 다 알게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들(검찰)이 표적 삼아 진행한 수사의 잘못을 인정할 수 없기에 저에게 ‘뇌물 사범’의 낙인을 찍기 위해 기소를 감행했다”면서 “기가 막힌다. 이런 검찰의 행태에 가슴 깊은 곳에서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미리 준비한 종이에 프린트한 입장을 취재진 앞에서 읽은 뒤 평소와 마찬가지로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최근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씨가 사모펀드 관련 의혹의 증거물인 컴퓨터와 하드디스크를 숨겨 준 혐의(증거은닉)로 유죄를 확정받은 데 따른 입장을 물었지만 조 전 장관은 답변하지 않았다.
  • [서울광장] 예상 벗어나지 않는 政·權·言 민낯/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예상 벗어나지 않는 政·權·言 민낯/박홍환 논설위원

    자칭 수산업자 김모씨에게서 슈퍼카 포르셰를 빌려 탄 박영수 특별검사가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다. 그는 김씨에게 국정농단 특검팀에 참여했던 후배 이모 부장검사를 소개해 줬고, 이 부장검사는 김씨에게서 고급시계 등을 선물받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김씨는 감옥에서 알게 된 언론인 송모씨 등을 통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김무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등 유력 정치인들도 소개받았는데 박 원장에게는 명절 때 대게 등 고급 수산물을 선물했다고 한다. 이번 수산업자 로비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힘깨나 쓴다는 지도층 인사들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영화 대사를 인용하자면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부나방 같은 브로커, 로비스트, 사기꾼들의 인맥 관리 마수는 어김없이 유력 정치인이나 권력기관 구성원들, 언론인들에게 뻗쳤는데, 이번에도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김씨의 선물 공세를 받아들였다. 김씨의 리스트에는 27명이나 되는 유력 인사들이 적혀 있다고 한다.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첫눈에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봤다. 두 번 다시 만나지 않았다”고 했는데, 대부분의 인사는 김씨가 건네는 고가의 물건을 아무런 죄의식이나 문제의식 없이 받아 챙겼다. 김씨가 아무런 조건 없이 그저 선의에서 지도층 인사들에게 선물을 뿌렸을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세상에 공짜 선물이라니, 소가 웃을 일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김씨는 자신이 선물 등으로 관리한 인사들이 진짜 중요한 시점에 일종의 보험이자 네트워크처럼 방패막이로 작동할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2015년 극단적 선택을 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역시 15년간 매년 500명 넘는 인사들에게 꽃게, 전복, 난, 와인 등 선물을 뿌렸고, 그 내막을 리스트로 작성해 보존한 사실이 드러났었다. 선물 리스트에는 청와대 인사들과 장차관 등 정부 고위직, 그리고 권력 실세의 이름이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고 알려졌다. 팩트에 기반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최익현이라는 이름의 ‘반달’(민간인도, 조폭도 아닌, 그 중간쯤 위치에 있는 사람)이 권력 실세 등을 상대로 한 로비 장부를 가리키며 ‘10억원짜리’라고 단언하는데,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맨 처음 연상된 장면이었다. 실제 이번에도 예상은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고도성장을 구가하며 올림픽을 치러 낸 1980~90년대와 대망의 2000년대를 거쳐 반칙과 불공정을 용납하지 않는 MZ세대가 주역으로 떠오르는 지금까지 어찌 이렇게 매번 똑같은 장면이 재연되는지 기가 찰 노릇이다. 이른바 ‘스폰서 문화’는 그 자체가 커다란 사회문제화됐을 때 반짝 사라지기는 듯하다가도 어김없이 되살아나곤 했다. 우리 사회 맨 윗단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유력 정치인, 검사, 경찰, 언론인, 대학 재단 이사장 등이 김씨를 정점으로 연결돼 있는 구조는 악취가 진동하는 ‘부패 공동체’를 연상시킨다. 국민은 그들의 저급한 윤리의식에 또다시 절망과 동시에 분노한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지난해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는 세계 33위에 그쳤다. 전년 대비 6계단 상승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네트워크처럼 얽혀 있는 ‘부패사슬’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굳건하게 작동하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실제 고위공직자 다수가 연줄이나 인맥, 연고를 중시하는 구태의연한 사고에 갇혀 있어 부패 종균(種菌)이 그 틈을 파고들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김씨도 그런 약한 고리를 찾아내 선물 공세로 인맥을 넓혀 나갔을 것이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김씨의 존재는 앞선 수많은 비슷한 사건 주역들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뇌리에서 망각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고 그런 몇 명만 사법 처리의 단상에 오를 테고, 그마저도 몇 년 뒤면 세간의 관심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세대를 거듭하는데도 스폰서 문화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몇 년 후 우리는 또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며 비슷한 사건을 접하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 처리는 중요하다. 더이상 연줄과 스폰의 조합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자면 단순한 청탁금지법 적용으로는 부족하다. MZ세대에게는 반칙과 부패가 사라진 청렴사회를 물려줘야 할 것 아닌가.
  • 광주·전남 민자路 볼모 잡은 맥쿼,리 이번엔 도시가스 눈독에 시민 분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가 광주·전남지역 도시가스 공급업체인 ‘해양에너지’ 인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지역사회의 반발이 갈수록 커져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해양에너지는 광주시와 나주·화순 등 전남 8개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한다. 8일 광주시에 따르면 맥쿼리는 최근 국내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해양에너지 지분 100%를 인수키로 하고 절차를 밟고 있다. 맥쿼리는 산업용 가스 공급과 도시가스 미공급지역의 공급 확대를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인수 배경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은 “해외 투기자본의 기간 산업 인수를 반대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맥쿼리는 광주 제2순환도로 민자 구간 운영 협상 등 과정에서 지역 사회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반발 수위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맥쿼리 대표이사 등 임직원들은 지난 7일 광주시청을 방문한 뒤 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투기자본 맥쿼리의 해양에너지 인수 저지와 도시가스 요금 인하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기자실 앞에서 반대시위를 펼쳐 간담회가 무산됐다. 해양에너지 측은 “도시가스 요금 인상, 맥쿼리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여러 안전장치가 있다”고 말했다. 맥쿼리 측은 도시가스 요금 인상과 관련 “‘도시가스사업법’, 산업통상자원부가 정한 ‘도시가스공급비용산정기준’ 및 주무 관청이 승인한 공급규정에 따라 정해지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해당 절차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참여자치21은 성명을 내고 “맥쿼리가 해양에너지를 인수하면 온갖 편법을 동원해 시민 혈세를 빼 갈 것”이라면서 “시민들의 인간다운 삶이 부도덕한 독점 기업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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