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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행정신도시 건설’ 접점 찾나

    여야 ‘행정신도시 건설’ 접점 찾나

    “시간에 쫓기는 것보다 시간이 걸려도 정리정돈된 방침이 필요하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에 대한 청와대 입장에 대해 여전히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일단 헌재의 결정에 대한 분석을 하고 나서 충분히 검토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헌재의 결정에 대한 여론추이, 충청권의 반응 등을 지켜본 뒤 방침의 방향을 정하겠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청와대가 심사숙고하고 있는 가운데 여권에서는 과천·대전에 이은 새로운 행정타운 건설, 행정특별시 지정 같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입법부와 사법부를 제외하고 행정부처와 공공기관을 충청권에 옮기자는 것이다. 여권으로서는 국토 균형발전·지방분권이라는 핵심과제를 추진한다는 명분을 잃지 않으면서, 충청권의 좌절감을 달랠수 있는 방안이다. 위헌 결정의 파장을 최소화하면서 건설경기를 활성화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열린우리당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당내에서 후속대책을 둘러싸고 국민투표 실시와 개헌 추진 등 다양한 견해들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인 대안으로 충남 연기·공주 지역에 행정신도시를 건설하는 방안이 낫지 않으냐는 의견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청와대와 국회 등 핵심기관을 제외하고 다른 행정기관들을 옮기는 행정신도시 건설은 특별한 입법 절차 없이도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힘을 얻기 위해서는 입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른바 ‘행정수도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행정수도특별법을 만들고 행정특별시로 지정하기에는 입법 과정에서 또다른 정쟁거리로 떠오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 위헌 결정이 내려진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과의 차별성에 따른 법리적인 부담도 있다. 충남과의 관계, 재정자립도 등에서도 해결해야 할 난제가 쌓여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행정수도특별법 제정방안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일부 행정부처를 이전하는 행정타운 건설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여전한 관심거리는 청와대 이전이다. 청와대가 이전하면 실질적인 수도 이전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귀추가 주목되는 사안이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헌재 결정을 정면으로 뒤엎는 결과로 이어져서다. 그럼에도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있는 곳이 수도라는 점에서 볼 때 청와대는 상징적인 곳이다. 청와대가 이전하지 않는다면 지방분권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고 못내 아쉬워 했다. 미련이 남아 있는 눈치다. 여권이 대책 마련을 미적 미적거리는 사이 한나라당은 “대덕·대전을 ‘행정도시·과학기술도시’로 만들자.”면서 ‘선수’를 치고 나왔다. 청와대와 여권이 앞으로 어떤 그림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노사모, 25일 헌재규탄 집회

    노사모가 헌법재판소의 수도이전 위헌 판결에 대해 촛불시위 등으로 항의를 뜻을 표시한다는 당초의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나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향후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노사모 심우재(42) 대표는 24일 “행정수도 이전 위헌 판결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에 대해 아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서 “국민적 동의가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행동에 돌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일단 수도이전이 국가의 균형발전을 위한 정당한 방법이라는 것에 국민이 동의해야 한다.”면서 “촛불행사가 의미는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대규모의 인원이 모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노사모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자치분권전국연대’가 주최하는 규탄집회에 회원이 참가하는 등 헌재의 위헌 판결에 항의하는 다른 단체들과 연대는 하되, 시위 주도 등의 적극적인 행동은 논의를 더 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우리당·청와대 “행정수도 계획고쳐 이전”

    우리당·청와대 “행정수도 계획고쳐 이전”

    여권이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에도 불구, 행정수도 이전계획을 일부 수정해 계속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나서 주목된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은 22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어떻게든 행정수도 이전 사업을 살려 나갈 길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도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지방분권, 수도권 과밀해소 방침은 지속돼야 한다.”며 “앞으로 법리의 내용과 타당성, 배경 등을 심층 분석하고 국민여론을 함께 아우르면서 최종 방침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도 “헌재는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판단을 한 것이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다른 방법으로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대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언급은 헌재가 위헌 결정에 인용한 수도의 정의를 감안, 청와대와 국회를 제외한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을 대거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와도 상통해 주목된다. 김종민 대변인은 정치권 일각에서 개헌절차 없이 국민투표만으로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헌재 결정에 따르면 헌법 개정을 통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부정적인 뜻을 피력했다.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은 국회 건교위 국정감사에서 “헌재의 위헌결정에도 불구,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 이전 등 신행정수도 건설과 무관한 사업은 계속 보완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날 관훈토론에서 “지난해 말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데 대해 참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한 뒤 ‘과천청사형’ 중앙부처 이전이나 ‘소규모 행정수도’ 건설을 대안으로 내놓을 경우에는 “한나라당의 대안이 그런 차원인 만큼 논의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공무원교육 민간에 맡긴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민간이 공무원 교육을 맡게 된다. 또 공무원은 교육훈련성과가 나쁘면 보직을 받지 못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 된다. 윤성식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은 2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교육훈련을 통한 공무원 역량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윤 위원장은 노무현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정 과제회의에서 이 내용을 보고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혁신을 위해서는 리더의 혁신의지가 중요하다.”며 “장·차관은 교육을 통해 모두 혁신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혁신을 위해서는 교육, 학습이 중요하며 학습 없이는 혁신이 없다.”고 강조했다. 방안에 따르면 중앙공무원교육원 등 기존의 공무원 교육훈련기관은 교육훈련담당기관과 교육프로그램 선정, 사후평가 등을 맡고, 교육은 공개입찰 경쟁 등을 통해 민간교육기관과 대학 등에 아웃소싱된다. 또 수원에 있는 국가전문행정연수원에서 맡았던 교육·농업·건설교통·특허·통계 등의 교육훈련업무는 원래의 소속 부처로 환원된다. 특히 2006년부터 도입되는 고위공무원단에 맞춰 4∼5급에 교육이 집중되고, 교육성과가 낮은 공무원은 고위공무원단에서 탈락시키거나 보직을 부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상·하위 5∼10%는 인사상 인센티브와 불이익을 받게 된다. 조덕현 구혜영기자 hyoun@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박대표“공공기관 분산배치” 충청권 달래기

    ‘충청권 민심을 어떻게 달래나.’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 이후 한나라당이 빠진 고민의 하나다. 충청권이 ‘정신적 공황’에 놓인 원인은 정부 여당이 제공했다는 입장이지만 수도 이전을 반대해 온 한나라당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대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정중하게 사과하는 것.21일 위헌 결정 이후 박근혜 대표의 발언과 공식 논평에서 거듭 ‘사과’표현을 담았다.‘멀어져 간’ 충청권 민심에 다가서려는 발걸음은 22일에도 이어졌다. 박근혜 대표는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무엇보다도 충청도민 여러분이 받으셨을 충격과 상실감에 대해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한나라당이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제도적 보완이다. 상실에 빠진 민심을 달랠 묘책을 찾기 위해 21일 ‘충청 발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세부 대안 마련에 나섰다. 수도 이전문제가 불거진 뒤 충청권은 한나라당에 늘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달 당 수도이전문제대책위에서 마련한 방안에서도 ‘충청권 행정특별시’를 따로 규정할 정도로 충청권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한나라당의 ‘충청권 껴안기’는 지방분권과 지역균형 발전의 큰 틀 속에서 이뤄진다.21일 수도이전문제대책위에서는 ▲지방분권 TF팀 ▲해양 지향형 국토개발 TF팀 ▲충청권 발전 TF팀 ▲수도권 관리성장 TF팀 등 4개의 TF팀을 만들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TF팀을 중심으로 지방 분권과 지방 균형발전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뒤 “특히 충격에 빠진 충청권 민심을 달래기 위해 ▲충청권 거점도시에 공공기관 분산 배치 ▲첨단 기업도시 건설 ▲생명산업 과학단지 ▲충청 서해안권 생산물류 및 관광 거점 등의 방안을 중심으로 구체적 시행 과제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이전문제대책위 간사인 최경환 의원도 “TF팀에서 마련한 안을 중심으로 공청회 등을 거쳐 연말까지는 당론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워낙 높았던 충청권의 기대치를 온전히 달래기에는 미흡할까봐 걱정이다. 한나라당의 속앓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사설] 한나라당 사과로 끝낼 일 아니다

    헌재의 ‘수도이전’위헌 결정에 대해 한나라당이 승리자인 양 도취돼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박근혜 대표 등 한나라당 인사들은 그제 헌재결정이 나오자 ‘법치의 승리’ ‘국민의 승리’라며 환호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정부·여당과 함께 수도이전을 둘러싸고 작금의 혼란을 초래한 원인제공자이다.‘표’에 이끌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통과에 협력한 과정이나, 그 이후의 반대당론 결정, 대안도 없는 반대 등 한나라당의 처신은 다수당이나 제1야당으로서 믿음직스러운 구석이라고는 없었다. 자신이 입법한 법률이 폐기되는 순간에 박수치는 모습도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한나라당은 스스로의 모순된 태도는 물론 입법부의 권능을 무너뜨린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대통령 탄핵에 이어 두 번이나 국회 의결이 헌재에 의해 무력화되는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하지 않았는가. 국민의 의사는 아랑곳없이 당리당략에 얽매여 정쟁과 졸속입법활동을 벌인 결과다. 그 피해는 이제 고스란히 국민들이 안게 됐다. 박 대표는 어제 관훈클럽토론회에 나와 ‘신행정수도법’통과에 협력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로만 끝낼 일은 아니다. 한나라당은 반성과 함께 책임있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지역균형발전과 수도권과밀 해소 및 분권은 신행정수도 건설 중단과 관계없이 추진돼야 한다. 후유증 최소화와 대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헌재의 결정을 또 다른 정쟁이나 편가르기에 이용해서도 안 된다. 민의를 외면한 정쟁의 결과가 얼마나 큰 파장을 몰고 오는 것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 [수도이전 위헌 파장] 여권 “美뉴딜도 ‘위헌’ 받았었다”

    열린우리당은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에 대한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채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22일 “승복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법리논쟁을 통해 수도이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반격하기도 했다. 헌재의 ‘관습헌법’에 의한 결정을 꼼꼼히 따져 보는 한편, 국가 균형발전 및 지방 분권화를 중단 없이 추진하기 위해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부영 의장은 상임중앙위에서 “충격과 실망의 하루가 지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는 떴다.”면서 “그런 결정에 나라가 어찌 되는 것도 아니고 국민이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정부·여당은 의연하고 차분하게 대처해 나가고, 청와대·정부·여당으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이날 “헌재의 결정에 승복 안할 수야 없지만, 비판까지 안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강한 불만을 토로한 뒤 대책과 관련해서는 “연구해 보고 있다. 말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구체적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그러나 “1930년대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뉴딜정책을 펼 때 대표적인 3개의 법안이 연방법원으로부터 위헌 결정을 받아 집행이 무산될 위기에 빠졌지만 결국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이제 우리 사회가 주디셜 리뷰(Judicial Review:재판부의 판단)에 의해 판단·결정되는 시대가 된 만큼, 사법부도 국가와 사회를 위해 어떤 결정이 바람직한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경 의원은 “헌재의 결정은 수도이전을 ‘합법’이라는 이름으로 중단시킨 것”이라면서 “그러나 과연 헌재의 결정이 합법적이고, 헌법에 부합한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법리 논쟁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희상 의원도 “이제 충청권 수도 이전은 어려워진 것 아니냐.”면서 “대신 수도권 과밀화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정부·여당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헌재의 결정을 합법적으로 번복시킬 수 없기 때문에 승복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현미 대변인은 “헌재가 ‘관습헌법’에 의거한 새로운 판례를 내놓아,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입법을 통해 구현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법리해석을 통해 여당이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규모 줄여 행정부처만 옮길수도

    [수도이전 위헌 파장] 규모 줄여 행정부처만 옮길수도

    노무현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정과제회의에서 회의 시작전 웃는 얼굴로 외부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면서 여유를 보이려는 모습이었으나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 이해찬 국무총리, 윤성식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 등 정부측 인사들과도 악수만 했다. 노 대통령은 공무원교육훈련 강화방안을 주제로 한 회의에서 공무원의 혁신을 강조했고, 학술원상·예술원상 수상자들을 초청한 오찬에서도 행정수도 이전문제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노 대통령의 침묵을 반영하듯 청와대는 정중동의 분위기 속에 정면돌파의 승부수를 고민하고 있는 듯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행정수도 이전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헌재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지방분권과 국토균형 발전이라는 대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위헌 결정의 대상이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국한되는 것이지, 행정수도 이전 자체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는 김종민 대변인의 언급도 행정수도 이전계획을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 추진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문제는 재추진의 방법이다. 헌재가 지적한 대로 개헌을 하려면 재적(299명) 국회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151석인 여당으로서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두번째는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이다. 여기에는 ‘관습헌법’을 인용한 헌재 결정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김종민 대변인은 ‘관습헌법’을 인용한 데 대해 여권 내부에서 강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그 문제에 대한 우려나 분석, 판단도 종합적인 검토대상에 들어갈 것이고 앞으로 좀 더 본격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국민투표 실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세번째는 참여정부가 추진하려던 수도이전의 규모를 줄여 행정부처만 이전하는 방안이다. 여권 관계자는 “행정부처만 옮길 경우 특별법이 아니더라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런 저런 가능성을 놓고 선택하는 데는 여론 동향이 중요하다. 청와대는 이미 여론수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나, 몇몇 여론조사에서 6대 3가량으로 행정수도 이전 중단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일단 곤혹스러운 눈치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스타일로 볼 때 종합적인 판단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대변인은 “며칠내에 정리해서 청와대의 종합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행정수도 이전문제는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25일), 국무회의(26일)에서 논의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노 대통령이 생각하는 승부수의 일단이 다음주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현 구혜영기자 jhpark@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청와대 “시간갖고 검토”

    [수도이전 위헌 파장] 청와대 “시간갖고 검토”

    “행정수도 이전과 관습헌법을 연결시키는 것은 처음 듣는 이론이다.” 21일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 직후의 노무현 대통령 발언이다. 경국대전을 들면서 ‘서울=수도’라는 점이 관습헌법으로 성립된 불문헌법에 해당된다는 헌재의 결정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집무실에서 TV로 헌재의 결정 발표를 지켜본 뒤 이같이 밝히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책을)검토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는 헌재 결정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해 놓은 상태다. 김종민 대변인은 헌재의 결정 40여분 뒤 브리핑을 갖고 “결정 내용과 취지, 타당성, 효력범위 등을 심층 검토해 입장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는지에 대해 “지금 뭐라고 답변하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청와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개헌 추진, 국민투표 실시, 수도 이전계획 백지화 등 세 가지로 모아진다. 변호사 출신인 노 대통령의 “처음 듣는 이론”이라고 반응한 것이나, 청와대의 기류를 보면 청와대가 수도이전 완전 포기로 가닥을 잡을 것 같지는 않다. 노 대통령은 여론 추이를 지켜보며 당분간 관망한 뒤 정면 돌파하는 ‘승부수’를 띄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권의 명운과 대통령직을 걸고 행정수도를 이전하겠다.’던 그동안의 언급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노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 반대 여론에 대해 “대통령 흔들기의 저의도 감춰져 있다.”거나 “불신임운동, 퇴진운동으로 느끼고 있다.”고 언급해 왔던 터다. 특히 이날 위헌 결정으로 국가 균형발전, 지방분권 등 참여정부의 핵심 과제들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김종민 대변인은 정권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수도 이전을 계속 추진할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 문제까지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시간을 갖고 검토를 해본다는 게 기본방침”이라고 말해 계속 추진의 여지를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승부수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공주·연기 “뒤통수 맞았다” 서울·경기 “그럴줄 알았다”

    [수도이전 위헌 파장] 공주·연기 “뒤통수 맞았다” 서울·경기 “그럴줄 알았다”

    ■ 토지수용지역 주민은 환영분위기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위헌 결정이 나온 뒤 충청지역 주민들과 자치단체는 망연자실해 있다. 그러나 신행정수도 예정지 주민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경기도와 인천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도 대체로 환영했다. 그동안 값이 크게 뛰었던 충청지역 부동산값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공주시 장기면 송문리 이용운(65)씨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수도가 들어서면 논·밭을 팔아 편히 살려고 했는데 다 글렀다.”고 말했다. 대전시 서구 둔산동 강완서(36·회사원)씨는 “기대가 컸었는데 무척 실망스럽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충북 청원군 강외면 오송리 주민 홍두표(44)씨도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대전·충북주민들 아쉬움 반면 토지수용지역인 충남 연기군 남면 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 임만수(59)씨는 “우리들이 바라는 대로 잘됐다.”며 “수백년간 살아온 고향을 떠난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헌재 결정을 반겼다. 신행정수도가 들어서는 공주시 장기면과 연기군 남면·동면 등의 주민들은 마을마다 수도이전반대 플래카드를 내걸고 거세게 이전반대 운동을 벌여왔다. 동면 매천리 주민 강현식(51)씨는 “주민 중에도 농지를 적게 갖고 있거나 부안 임씨 등 집성촌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다.”면서 “우리 지역은 발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곳이어서 일부 주민은 보상만 제대로 된다면 떠날 생각이 있었다.”고 전했다. 충남도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못한 채 망연자실해 있다. 충남도 행정수도건설추진지원단은 지난 19일 출범했는데 곧바로 해체될 운명에 놓였다. 공주시 관계자도 “헌법에 의해 구성된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제정한 특별법이 위헌이란 건 이해가 안 된다.”며 머리를 흔들었다. 대전시와 충남·북도 3개 시·도지사는 22일 오전 7시30분 대전 유성관광호텔에서 헌재의 위헌결정에 대한 충청권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손학규지사 “이젠 민생 총력을” 한편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해 온 손학규 경기지사는 “오늘은 헌법이 엄연히 살아 있고 존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헌재 결정으로 수도이전 특별법은 완전 소멸됐다.”고 선언했다. 손 지사는 “이제 사회적 갈등과 반목을 종식시키고 국론을 통합해 나가며 경제회복과 민생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경제자유구역의 안정적 개발을 위한 명분으로 공개적으로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인천시도 드러내 놓고 환영 의사는 표시하지는 않았으나 반기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한 간부는 “수도가 이전되면 인천은 손해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자명하지만 중앙 정부와의 원활한 협조관계 유지를 위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헌재 결정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서울 송한수기자 sky@seoul.co.kr ■ ‘수도이전’ 관습법 적용 헌법학자 기고문 화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논리가 서울대 최대권 교수의 ‘시민과 변호사’ 8월호 기고문과 일맥상통해 관심을 끌고 있다. 최 교수는 ‘신행정수도 이전 특별조치법은 위헌이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헌법에 적혀 있지 않지만, 일종의 관습법으로 헌법개정에 준하는 절차에 따라 개정돼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의 합의로 법률이 통과됐다고 해도 관습헌법을 국민투표로 결정하지 않았다면 위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독도의 경우 헌법에 명문규정이 없지만, 국회가 ‘일본에 귀속됐다.’고 의결할 수 없는 사항”이라면서 “헌법에 명시되지 않아도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기본규칙은 성문헌법과 동일하게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행정수도건설특별법은 국민투표는커녕 국회법이 요구하는 공청회도 회피하는 등 최소한의 국민 여론 수렴 과정까지 소홀히 했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 교수는 “북한도 1948년 최초 헌법에 수도를 서울이라 규정했고, 이후 평양으로 개정했다.”면서 “수도 이전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가의 상징을 옮기는 일인데 국회의원의 동의만 받은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헌재 결정이 내려진 뒤 자신의 기고문과 헌재의 결정이 유사한 것과 관련,“헌재도 관습헌법에 대해 상당히 고민한 듯하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명박시장 “국민 모두의 승리” 이명박 서울시장은 21일 오후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진 직후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헌재의 위헌 결정은 서울 시민의 승리라기보다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승리”라며 크게 반겼다. 이 시장은 “서울시장으로서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역사적인 결정을 내려준 헌법재판소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시장은 “이제는 모두가 하나 되어 국민이 갈망하는 경제살리기에 온 힘을 모아야 한다.”며 “그동안 수도이전 반대가 지역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두며, 앞으로 서울의 발전뿐만 아니라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깊은 관심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시장은 또 현 정부가 수도이전을 강행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하려고 할 경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수도이전 반대 홍보 및 설득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또한 “수도이전 문제는 백번 양보하더라도 국가정책 우선순위에서 앞서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수도이전 반대운동에 필요한 예산도 당당하게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임동규 서울시의회 의장은 위헌 결정과 관련,“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헌재의 결정에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며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어떤 정책도 자의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교훈을 남긴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임 의장은 28일 예정된 수도이전 반대 집회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난 만큼 시민의 날로 정하고 축제의 분위기로 개최하겠으며 수도이전 반대 서명운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헌재의 결정을 사전에 알았나. -알지 못했다. 하지만 국민의 70% 이상이 수도이전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 헌재의 판단을 기대한 것은 사실이다. 헌재의 결정을 앞둔 어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정부가 국민투표로 가고자 할 경우 어떻게 하겠나. -국민투표 부의는 대통령의 정책결정에 달려 있다. 현 시점에서 서울시가 논의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현 정권이 국민투표 분위기로 몰아간다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수도이전 반대 타당성에 대한 홍보와 설득에 앞장서겠다. 수도이전반대 운동 관련 예산지원은. -합법적인 만큼 당당하게 지원하겠다. 수도이전 반대운동에 대한 정당성이 확보됐다고 보는가. -거듭 밝히지만 지역 균형발전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다. 충청권과 대결하자는 것도 아니다. 영남·호남·충청권 등 모든 지역이 발전해야 하며 무엇보다 중앙 정부가 지방분권과 재정자립을 위한 정책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서울시의 행보는. -수도이전은 통일시대를 내다보고 신중히 결정할 사안이다. 정부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거기에 맞춰 대응하겠다. 분명한 것은 수도이전 반대 주장이 지역이기주의나 특정지역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한 것이 아니다. 국가정책에는 우선순위가 있기 마련이다. 수도이전 문제는 백번 양보하더라도 우선순위에 앞서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소모적 논쟁보다 경제살리기에 나서야 한다. 서울시도 일자리 확보에 힘쓰겠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신행정수도 추진 일지 ●2002년 9월 30일 노무현 후보,“충청권에 행정수도를 건설, 청와대와 중앙부처부터 옮겨가겠다.” (민주당 선거 대책위원회 출정식) ●2003년 4월 14일 신행정수도 건설추진기획단. 지원단 발족 ●7월 21일 신행정수도 특별법안 입법예고 ●7월 22일 특별법안 공청회 개최 ●10월 15일 특별법안 국무회의 심의·의결 ●12월 29일 국회,‘신행정수도의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통과(찬성167, 반대13, 기권14표) ●2004년 1월 16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공포 ●4월 17일 특별법 및 시행령 시행 ●6월 2일 이석연 변호사,“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 헌법소원 추진” ●7월 5일 신행정수도 후보지 평가결과 발표.‘연기·공주 지구 1등’ ●7월 12일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 헌법소원 및 가처분 신청 접수 ●9월 8일 정부, 서울시와 연기·공주 주민 주장 반박의견서 제출 ●10월 21일 헌재,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
  • [사설] 정부는 혼란 수습책 서둘러라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림에 따라 참여정부 출범 이후 추진돼온 충청권 신행정수도 건설작업이 중단됨은 물론,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 지방분권화 및 지역균형개발 계획도 수술이 불가피해졌다. 무엇보다 신행정수도 건설 기대로 충청권으로 몰려들었던 부동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면서 땅값이 폭락하는 등 충청권 민심 동요가 우려된다. 충청권 주민들로서는 정치권의 다툼과 수도권의 이기주의에 희생됐다고 여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시점에서 위헌 결정에 따른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정부는 먼저 신행정수도 건설 무산이 지역균형개발계획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검토한 뒤 대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허탈상태에 빠진 충청권 민심을 다독이는 방안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 기업도시의 조기 건설 추진과 함께 일부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의 충청권 이전 추진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또 신행정수도 건설 논란과정에서 수도권의 과밀화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확인된 이상 이 문제에 대한 해법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현행 국토기본법에 따르면 2020년을 목표로 설계한 제4차 국토종합계획을 내년 중 수정할 수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 신행정수도 건설 차질이 건설경기 연착륙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신행정수도 건설이 건설경기 대책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우리 경제의 사활이 내년 중 내수 회복에 달린 만큼 12월에 발표하기로 한 ‘한국판 뉴딜정책’에 신행정수도 건설에 버금가는 내수진작책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헌재의 위헌결정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수도이전 위헌 파장] 출렁이는 정국 어디로

    [수도이전 위헌 파장] 출렁이는 정국 어디로

    정국이 또 한번 출렁이기 시작했다.21일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은 노무현 정부의 정책 골간을 뒤흔드는 메가톤급 파괴력으로 여권을 강타했다. 충격파는 여권에만 그치지 않는다. 여야간 극한투쟁에 돌입한 정국뿐 아니라 정부와 서울시의 대치구도, 충청지역 동요 등 국토와 민생 전반에 위헌 결정의 충격파가 미친다. 수도이전 위헌결정은 당장 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의 통치력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됐다. 노무현 대통령 자신이 “정권의 명운을 걸겠다.”고 했을 정도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은 참여정부 탄생의 핵심 동력(動力)이었고, 집권 후 국정 운영의 출발점이었다. 참여정부가 국정방향으로 설정한 ‘지방분권시대의 개막’도 수도 이전을 뿌리로 삼고 있다. 이제 노 대통령은 밑그림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단기적으로 여권은 통치력의 상당부분을 행정수도 이전 혼란 수습에 쏟을 수 밖에 없게 됐다. 따라서 다른 현안, 즉 국가보안법 폐지와 과거사기본법 제정, 사립학교법 개정, 언론관계법 제·개정 등 여권이 심혈을 기울여 온 ‘4대 입법안’의 정기국회 처리는 여력 부족으로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정국 주도권의 상당 부분이 한나라당에 넘어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이번 위헌 결정이 노 대통령에게 정국 반전의 전기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헌재 결정에 대한 여권의 반발기류부터가 우선 심상치 않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헌재 재판관들의 ‘보수성’을 문제삼으며 내년 끝나는 일부 재판관들의 임기를 거론하는 등 원색적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저녁 긴급 소집된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는 국회의 개헌절차 없이 국민투표로 ‘관습헌법’의 수도 개념을 바꾸거나 청와대만 빼고 정부부처를 이전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모두 위헌 결정에 그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자세다. 여권은 당분간 4대 입법안 처리와 관련한 정국 흐름과 여론 추이를 지켜보면서 위헌 결정의 대응책을 찾을 듯하다. 이 과정에서 정국의 전면에서 한발 비켜서 있던 노 대통령이 헌재 결정을 계기로 정국의 중심에 복귀, 정국변화를 주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의 ‘승부사’적 기질을 감안할 때 적절한 시점에 2002년 11월 후보 단일화, 지난 3월 탄핵 때처럼 국민투표라는 승부수를 던질 수도 있다.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직접 맞부닥치면서 2002년 대선과 올해 탄핵국면 때의 친노 대 반노, 진보 대 보수진영의 대립이 심화되는 정국구도가 재연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는 곧 대선을 방불케 하는 한나라당과의 전면전을 뜻한다. 행정수도를 이전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넘어 현 정권을 지지하느냐, 마느냐의 선택을 국민들이 강요받을 수도 있다. 이를 감안하면 한나라당으로서도 헌재 결정에 박수만 치고 있을 수는 없을 듯하다. 엉뚱한 방향에서 ‘부메랑’으로 날아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행정수도 이전은 철회가 아니라 중단된 것이고, 따라서 차기 대선을 겨냥한 정치권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휴화산’으로 남은 셈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환경영향평가제’ 개선 목소리 높다

    ‘환경영향평가제’ 개선 목소리 높다

    국토의 난개발과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도입된 현행 환경영향평가를 보다 내실있게 시행해야 한다는 환경단체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미 공사에 들어간 대형 국책사업들이 잇따라 중단돼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각종 개발사업 때마다 부실 환경평가 논란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에서 일부 지방환경청 폐지와 함께 사전환경성 검토, 환경영향평가 협의기능 등을 지자체로 넘기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환경단체들은 발끈하고 나섰다. ●자연훼손 막으려면 제도 강화해야 환경단체와 일부 학자들은 현행 환경영향평가 제도가 사업자의 환경파괴에 대한 ‘면죄부’에 불과하다며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업계획 전 실행과 부실평가에 대해서는 처벌규정을 한층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한다. 국회 차원의 대응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회환경노동위 단병호(민주노동당) 의원은 최근 환경부 국감에서 “환경영향평가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개정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주민들이 환경영향평가서 내용을 자유롭게 열람하고 이의신청을 허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각종 개발 주체들은 환경단체들이 사사건건 지나치게 대응한다고 볼멘소리다. 불필요하게 발목을 잡고 늘어져 쓸데없는 사회·경제적 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변함없는 ‘레퍼토리’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중단되고 있는 대형 국책사업과 민자사업 등은 대부분 환경평가를 제대로 했는지 등 원론적인 문제가 원인이다. 새만금 사업을 비롯, 서울 강남순환도로 건설사업, 경인운하 건설사업, 경기도 용인과 서울 양재를 잇는 민자고속도로, 경부고속철도 2단계 천성산 구간공사 등은 모두 환경평가 부실 논란으로 이어진 사례들이다. 환경단체들은 으레 그랬듯이 공사중단, 환경평가 재실시 등을 주장하고, 공사 주체들은 한결같이 정당한 절차를 밟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천성산 문제와 관련, 한국철도시설공단측은 “이미 두 차례나 환경영향평가가 이뤄진 사안인데 정부가 지나치게 무력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공법을 마련했는데 환경단체들이 나서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환경파괴에 예외규정 없어야 환경단체들은 더이상 개발을 빌미로 자연환경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감시기능도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엔 치외법권지역으로 인식돼 온 군부대의 환경영향평가 미실시 사업승인에 대해 법원이 무효판결을 내림으로써 유사한 소송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지난 8일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도창리 주민들이 국방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방군사시설사업실시계획승인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훈련장 사업승인은 무효’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소송을 담당했던 환경운동연합 환경법률센터 조성오 변호사는 “환경영향평가법상 사전 환경영향평가의 법적 구속력을 인정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경제적인 효과만을 앞세워 마구잡이로 진행되는 각종 개발사업에 대해서도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한 지자체 이양은 신중해야 환경단체들은 현행 환경영향평가 제도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요구하면서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사전환경성 검토와 환경영향평가 협의 기능 등을 지자체에 이관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절대반대 입장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기능을 강화해도 시원찮을 마당에 개발주체에게 감독기능을 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녹색연합 서재철 생태보전국장은 “지금도 평가제도가 부실한데 지역개발의 주체인 지자체에 검토·협의기능을 넘긴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일축하고 “보다 내실있는 환경평가를 위해 평가에 참여하는 전문인력을 늘리고 비용을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물게 하는 등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환경법률센터 김혜정 사무처장도 “지방분권에는 공감하지만 환경영향평가 등의 협의기능을 지자체에 넘기는 것은 환경정책을 포기하겠다는 거나 다름없다.”며 “국토와 관련된 환경문제만큼은 현행과 마찬가지로 중앙부처가 갖고,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진상 박승기기자 jsr@seoul.co.kr
  • 盧대통령 “경제정책 급전환 없을것”

    노무현 대통령이 13일 인도·베트남 순방 결과를 바탕으로 경제통상외교의 후속조치 마련에 들어갔다.노 대통령의 구상은 카자흐스탄·러시아와 인도·베트남 등의 순방에서 공통적으로 논의된 자원·에너지전략의 중장기 플랜 마련에 집중될 것 같다. 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중장기 자원·에너지전략을 수립·보완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5∼10년 뒤를 내다보는 중장기 자원·에너지 전략을 마련하라는 주문이다. 인프라·플랜트 수출을 위한 일반적인 지원과 자본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노 대통령은 해외진출 기업의 투자장애 사유를 해소하기 위해 외교적·행정적 지원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이런 후속 작업은 노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다음달 14일 출국하기 전까지는 어느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노 대통령의 기업관 변화는 크지 않을 듯하다.김종민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노 대통령의 ‘경제 마인드’에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 “후속조치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책 마인드의 변화보다는 팩트(사실)와 정보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경제살리기로 경제정책 방향이 급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과거사 정리 같은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분권형 국정운영 방침에 따라 개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정책은 당정에,입법은 국회에 맡겨놓은 채로 유지된다는 것이다.하지만 청와대는 대북 특사에 대해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김 대변인은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이 대북특사 파견을 거론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의장의 발언 내용을 보면 (보도 내용과) 뉘앙스가 약간 다르다.”면서 “이 의장이 노 대통령과 논의한 뒤 발언한 것도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정부 차원에서 특사 문제가 논의된 적도 없다는 것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오늘의 눈] 盧대통령 기업예찬 이어지나

    노무현 대통령의 기업 예찬론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순방길에서 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고 하는가 하면 “외국에 나와 보니 기업이 바로 국가다 하는 생각이 든다.”고 기업과 기업인을 치켜세웠다.“우리 기업이 미움이라도 받을까봐 걱정할 정도로 기업이 잘하고 있다.”고까지 말했다.러시아와 인도 방문길에서 그랬고 베트남에서도 마찬가지였다.노 대통령의 기업관과 가치관이 바뀌는 게 아니냐는 기대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국내에서는 듣기 어려운 갑작스러운 기업예찬론은 ‘해외용’일 것이란 해석을 내놓는 이도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1일 호치민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완전히 녹초가 됐다.”고 했다.육체적이기보다는,정상회담과 공식만찬에 참석하느라 잔뜩 긴장한 데다 다른 기후와 문화가 힘들었다는 얘기다.무슨 얘깃거리가 떠올라도 통역부터 찾아봐야 하고,통역을 찾아서 막상 말하려고 하면 긴장감이 빠져버리고 난 뒤라고 했다. 정상회담의 화려함에 가려져 있는 어려움을 얘기한 것이다.화려한 해외순방이 끝나면 복잡한 국내현안들이 기다리고 있다. 끝 모를 침체국면을 걷고 있는 경제와 사회갈등을 겪고 있는 국가보안법 폐지문제 같은 현안들이다.국내문제는 총리를 중심으로 책임장관들이 다루도록 하는 분권형 내각을 운영하고 있는 노 대통령이 귀국 후 이런 현안들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노 대통령은 호치민 동포간담회에서 “국내에서는 제게 박수를 잘 안 치지만,해외에서는 박수를 열심히 쳐준다.”고 했다. 노 대통령이 귀국 후 국내에서도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수 있는지는 순방 후속조치에 달려 있다.그래서 해외에서 폈던 기업예찬론이 국내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투영되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호치민에서 jhpark@seoul.co.kr
  • 우리당 이부영의장 문답

    우리당 이부영의장 문답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12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국가보안법 처리 방향과 출자총액제한제도,이라크 파병 연장동의안 등 주요 정치·경제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다음은 이 의장과의 일문일답. 여야간 접점을 찾기 어려워지면 국보법 폐지를 강행할 것인가. -열린우리당이 당론을 명료하게 내놓으면 한나라당도 당론이 정해질 것이고 법리적인 논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사 진상규명 논란의 핵심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그래서 과거사 진상규명이 박근혜 대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60년 이상 지난 일을 갖고 누구를 처벌하고 배제하자는 것이 아니다.이제라도 정리해놓고 가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도 꼭 해야 할 일이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광복 후 미국과 소련이 남북 단일정부를 원하는 세력을 남북 모두에서 배제,제거했다고 생각한다.그런 과정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한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문법 제정에 관한 당론은. -소유·인사·편집·보도 권한이 사주에게 집중돼 있다.언론도 분권이라는 시대적 추세에 맞춰야 한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학부모들이 이사로 참여해 학교 운영에 대해 발언하고 공정한 인사를 요구하는 것이 사립학교 건학 이념을 해치는 것이냐. 이 의장도 과거 ‘남북회담 훈령 조작사건’의 실체를 폭로한 전력이 있지 않으냐. -2002년 당시 여러 곳에서 그 얘기를 듣고 확인은 한완상 전 부총리에게 했다.당시 얘기는 기밀로 분류돼 있지 않았다.다만 밝힐 때 고민은 했다. 출자총액제한제는 어떻게 되나. -완전히 없애서 상호출자 등을 되살아나게 하기보다는 기업도 자기 책임을 다하면서 졸업제도를 만들어가도록 하겠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생각은. -김 위원장과 동갑내기다.김 위원장과 저는 6·25에 대해 책임 없는 사람들이다.우리는 어린 구경꾼이었다.다만 김 위원장은 최고권력자의 장자로 특별하게 양육된 만큼 민주의식이나 인민들의 일반적인 삶에 대해서는 좀 더 이해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김 위원장도 어떤 방향,어떤 과정을 통해 평화통일로 가야 할 것인지 알고 있기를 바란다. 자이툰부대 파병연장 동의안에 대한 견해는. -일부 반대가 있지만 반드시 약속대로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메트로 의회]수도권 이전 놓고 정부·여당과 대립 “꼬이네…”

    [메트로 의회]수도권 이전 놓고 정부·여당과 대립 “꼬이네…”

    지방의원 유급제,의원보좌관제,의회 인사권 확보 등 지방의회의 위상강화를 위한 3대 과제 해결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1일 서울시 및 25개 자치구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방의회의 3대 과제 해결에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의회 한 전문위원은 “최근 지방의회가 정부와 계속 마찰을 빚고 있는데 지방의회의 숙원을 시원하게 해결해 주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처럼 지방의회의 3대 과제 해결을 어렵게 보는 이유는 한결같이 지방의회와 정부·여당간의 불협화음을 지적하고 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수도이전문제를 둘러싸고 날로 더해가는 서울시의회와 경기도의회의 반대투쟁이 지방의회의 3대 과제 해결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분위기다. 사실 올초만 해도 지방의회제도 개선을 위한 갖가지 낭보가 들려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지방분권특별법의 국회통과. 이 법은 지난해말 지방의원의 명예직조항이 삭제된 것과 함께 지방의회제도 및 의원의 위상을 높이는 일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지방분권특별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정책 사항에 관한 지방의회의 심의·의결권을 확대하는 등 지방의회의 권한을 강화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지방의회 의원의 선출방법을 개선하고 선거구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며 선거공영제를 확대하는 등 지방선거제도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의회의원의 전문성을 높이고 지방의회 의장의 지방의회 소속 공무원 인사에 관한 독립적인 권한을 강화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 법이 제도화되면 지방의회의 위상이 단체장과 대등해지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지방분권특별법상 지방의회와 관련된 사항들이 반드시 개별 법령으로 제·개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법이 통과된 후 지금까지 정부·여당으로부터 어떠한 후속조치도 없었다.이달초 지방의회의 회기를 자치단체별 사정에 따라 정할 수 있는 회기조정권을 인정한 것밖에 없다. 그동안 정부 일각에서는 의원보좌관제도와 관련해 ▲지방의원 3명당 1명씩 보좌관 임명을,유급화와 관련해서는 ▲총액인건비제도 ▲정책수당을 늘리는 방법 ▲자치단체의 국장급 예우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제도화를 위한 구체적인 작업이 진행된 것은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이런 시점에 수도이전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방의회의 맏형격인 서울시의회와 경기도의회가 정부·여당과 치열한 대립각을 세워 의회본연의 문제 해결은 뒷전이 되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재섭 국장은 “협의회는 행정자치부 등 정부·여당과 의회위상을 높이는 데 필요한 제도개선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밝히고 “수도이전문제는 서울시의회와 경기도의회에 국한될 뿐 협의회 차원에서 거론될 문제는 아니다.”며 마찰의 확산을 경계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서울광장]대통령의 ‘정치적 침묵’/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대통령의 ‘정치적 침묵’/이목희 논설위원

    지난달 초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보안법 폐지가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힌 후 나이 지긋한 분들과 모임을 가지면 대화주제가 거의 비슷했다.노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이전과 달랐다.지면에 옮기기 어려울 정도의 험담이 쏟아지곤 했다.어떤 이는 이런 말도 했다.“두고 보라.젊은이들만 촛불집회하는지 아느냐.우익이 열받으면 무섭다.” 광복 직후 극우집회,백색테러가 더 극렬했다는 사례까지 들었다. 보수 인사들의 반발은 계속 축적돼 오다가 국보법 논란으로 비등점을 맞은 듯했다.단순한 비난에 그치면 괜찮다.행동으로 가는 수순이 보였다.“돈은 얼마든지 낼 테니 좌경화를 막아달라는 사람이 속속 늘고 있다.” 보수단체 관계자는 자발적 참여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수 인사들의 주장은 정말 엄포만이 아니었다.지난달 9일 1400여명의 보수원로들의 시국선언이 나왔다.이달 4일에는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10만여명이 모인 ‘국가보안법 사수 국민대회’가 열렸다.엊그제는 부산에서 3500여명이 모인 시위가 있었다.숫자에서 진보쪽 집회를 압도하고 있다. 서울시청앞 집회에 참석했던 한 선배를 만났다.행정부 고위관료를 지낸 이다.“누가 오라고 하지도 않았는데,열 받아서 집에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물대포를 뚫고 청와대로 가려고 방수옷까지 입고 나갔다.” 왜 이들은 이렇듯 흥분했을까.이 문제를 풀지 않으면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상당수 핵심보수층은 이제 기득권자가 아니다.과거에는 권력과 돈과 명예를 누렸을지 몰라도 지금은 흘러간 물이다.예전과 비교해 처량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많다.이들을 자꾸 기득권층이라고 몰아붙이니 열받는 것이다. 현직에 있는 보수층은 참여정부가 하향평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오해건,사실이건 그렇게 느끼고 있다.국회의원,검사,외교관,의사,언론인,그리고 서울 강남 거주자 등을 만나면 그런 불만을 털어놓는 이가 꽤 된다. 개혁은 해야 한다고 본다.그러나 보수층의 반발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아무것도 안 된다.국보법 문제를 보라.당초에는 야당도 전향적 개정을 다짐했었다.조용히 추진하면 최소한 대폭 개정은 쉽게 합의됐을 텐데,지금은 그마저도 불투명해졌다.정부·여당이 정권의 명운을 걸지 않는 한 국보법 폐지는 쉽지 않게 됐다. 사태 타개의 단추는 노 대통령에서부터 꿰어져야 한다.다행히 국보법 발언 이후 한달 이상 노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논란이 될 언급은 않고 있다.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노 대통령이 지난달 5일 MBC 대담에서 국보법 폐지 후의 대책,즉 형법 보완이나 대체입법을 강조하려 했는데 질문이 다른 분야로 넘어가면서 폐지에만 초점이 있는 것처럼 비쳐졌다.”고 아쉬워했다.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인도·베트남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도 국보법,과거사 문제는 국회에 맡기고,당분간 경제·외교·국방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만난 한 분은 “대통령이 정치 얘기를 않으니까,비판할 일이 없어 심심하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의 독특한 강조어법이 반대파를 더욱 자극했던 셈이다.한껏 고조된 보수 인사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데는 ‘대통령의 정치적 침묵’이 응급약이다.마침 연말까지 해외순방 일정이 빡빡하다.대통령이 국내정치 현안을 잠시 접더라도 할 일이 많다.이왕 ‘분권정치’를 약속해놓은 터이니 국회관계는 총리에게 맡겨도 된다. 경제를 살리고,과거사도 털고,국보법을 손질하고….모두 해야 할 일들이다.어느 때,어떤 방법이 효율적인지를 짚어내는 것이 정부·여당에 주어진 책무다.시간을 갖고 개혁프로그램의 실현 수준과 방법을 재검토해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재경부-공정위 ‘소보원 줄다리기’

    한국소비자보호원 이관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또다시 재연되고 있다. 불씨는 정부조직 개편을 총괄하는 ‘대통령자문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최근 소보원을 재정경제부에서 공정위 산하로 이관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하면서부터.소보원 이관 문제는 1995년 공정위에 소비자보호국이 설치된 이후 계속 제기되다 부처간의 ‘밥그릇싸움’으로 비쳐지면서 수면밑으로 가라앉았다. 적극적인 공세를 펴는 곳은 공정위다.소비자정책과 기업감시정책은 보완관계로서 같이 이뤄져야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소보원이 이관될 경우 업계에 대한 공정위의 시정조치와 소보원의 소비자구제 기능이 동시에 이뤄져 실질적인 소비자 보호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지난 6월 소보원이 퀵서비스 피해조사를 발표한 뒤 한참 지나서야 공정위에 약관 개선 등을 요청,소비자 구제가 지연되는 등 소보원과 공정위의 역할이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 재경부측은 “소보원 업무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경제총괄 부처가 계속 맡아야 한다.”면서 “기업감시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정위가 소보원을 가져갈 경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 있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과교수는 “소비자 구제와 정보 제공,기업에 대한 시정조치 등이 일관되게 이뤄지려면 소보원과 공정위가 손발을 맞춰야 한다.”면서 “소보원 이관문제는 부처간 밥그릇싸움이 아닌 소비자 위주로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황병권 의장 “지방분권 스스로 훼손하는 무리수”

    황병권 의장 “지방분권 스스로 훼손하는 무리수”

    “나 자신이 풀뿌리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지방정치에 몸담고 있지만,스스로 정치권에 환멸을 느낍니다.” 강동구의회 황병권 의장은 서울시의회와 각 자치구 의회의 수도이전반대 활동에 대해 여권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이처럼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 등 여권에 맞서 내세운 대응논리는 관제데모설 제기 자체가 말도 안 될 뿐 아니라 ‘지방자치 근간을 뒤흔드는 것으로,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방분권을 앞세워 강력하게 수도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여당이,게다가 헌법소원 심리 중인 사안에 대해 근거도 없이 마구잡이로 폭로하는 행태는 정치 환멸을 불러옵니다.” 황 의장은 “의회가 결정내린 사안에 대해 집행부인 자치단체가 따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논리”라면서 “그런데도 지방과 규모만 다르지 같은 의결기관인 다선 국회의원 출신이 그같은 주장을 들고나온 사실 자체에 극심한 혐오감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지방자치를 이뤄나가란 말이냐고 따졌다.시내 단체장들은 수도 서울이 없으면 본인도 존재하지 못한다는 각오로 반대운동에 앞장서고,민선 단체장들이 이같은 일에 나서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져야 하며,수도이전 반대를 위한 홍보예산 지원이 불법이라면 정부·여당이 수도이전의 당위성 홍보를 위해 사용하는 예산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1000만 시민의 이름으로 주장한다는 등 8개항으로 된 자치구의회 결의문도 소개했다. 그는 또 “지난달 20일 수도이전반대 범구민 궐기대회에 앞서 집행부에 협조요청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동별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위한 홍보에 도움받았을 뿐 공무원이 동원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플래카드 역시 의회에서 내건 것이라며 공무원 동원을 거듭 부인했다. 이명박 시장이 수도이전 반대활동 지원을 위한 예산집행도 고려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서는 “여권에 견줘 우리가 일단 승리한 것으로 봐도 좋은 것 아니냐.”고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적극적인 설명도 강동구의회 성임제 의원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동구지부 등의 관제데모 의혹을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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