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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김정은, 속도감 있는 ‘비핵화 논의’ 가능할까

    트럼프-김정은, 속도감 있는 ‘비핵화 논의’ 가능할까

    정상 수준에서 직접 담판을 짓는 ‘톱 다운’(Top Down)방식으로 논의될 가능성 커져핵폐기·북미수교...큰 틀 다루는 협상 이뤄질거란 관측도 가능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전 정권과의 차이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속도감 있게 북한을 밀어붙일 수도 있어 보인다. 지금까지는 6자회담 등을 통해 실무적으로 수많은 논의를 거쳐 합의를 끌어내는 ‘바텀 업’(Bottom Up) 방식이었다면, 이번엔 정상 수준에서 직접 담판을 짓는 ‘톱 다운’(Top Down) 방식으로 논의가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과거와 같은 단계적 해법이 아니라 양측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을 토대로 핵폐기와 북미수교 등 구체적 의제에 대한 큰 틀의 내용을 일괄 타결하는 방식으로 협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가능하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1일 “미국은 정상회담 직전까지 북한에 일괄타결을 요구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만나자고 한 것은 결국 끌지 않고 곧바로 핵심으로 들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북미 정상이 큰 틀의 합의를 이루더라도 이를 구체화하고 이행을 담보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후속 논의의 틀이 가동될 수 있다. 우선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검증이나 이에 대한 상응 조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다자구도가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 북핵 해법이 과거 북미 양자협의로 시작했지만 4자, 6자 등 다자 틀이 등장한 것도 양측의 이행을 담보할 일종의 ‘연대 보증인’이 필요한 측면이 컸다. 먼저 주목되는 것은 남북과 미·중·일·러가 참여하는 6자회담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2003년 시작된 6자회담은 ‘9·19공동성명’과 ‘2·13합의’ 등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결국 검증 의정서 체결 고비를 넘지 못하고 2008년 12월 제6차 회담을 끝으로 10년 가까이 열리지 않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6자회담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 일본도 한반도 문제에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6자회담 참여에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핵사찰을 받게 될 경우 일본 정부가 초기 비용 3억엔(약 30억3천만원)을 부담할 방침이라는 교도통신 보도가 최근 나온 것도 이른바 ‘재팬 패싱’ 우려를 덜기 위해 선수를 친 측면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근래 북핵 문제에 대해 일본과 러시아의 역할이 부각되지 않았고 미국도 이렇다 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6자회담이 재가동될 지는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다자적 틀을 갖추더라도 효율적인 협상 진행을 위해 6자회담이 아닌 북·미에 한국과 중국이 동참하는 4자회담 형식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김영삼 정부와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4자회담’이 열렸으나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와 미북 평화협정 체결 문제 논의를 고집하면서 특별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미국에 한국이 참여하는 남북미 ‘3자회담’도 이번에는 가능성 있는 대안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금의 협상 국면도 한국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에 북한과 미국이 호응한 측면이 있는데, 앞으로도 한국이 핵심 당사자이면서 중재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북·미 등 핵심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라도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과 긴밀한 조율 하에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미 양측이 최고지도자 간 담판에 이어 상당한 정도의 후속 양자 협의를 관련국과의 조율 하에 계속 진행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트럼프·김정은, 역사적 대화 문 열었다

    文대통령 중재로 성사된 북·미 회담 핵동결 아닌 폐기 향한 여정 되어야 日 등 주변국들도 적극 협력 나서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의를 받아들여 5월 안에 그를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사된다면 1948년 남북 분단 이후 만 70년 만에 처음으로 북·미 정상이 얼굴을 마주하는 역사적 장면이 펼쳐진다. 한반도 비핵화 차원을 넘어 우리의 숙명과도 같았던 한반도 냉전 체제에 근본적 변화를 안겨 줄 수도 있는 회담이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를 매개로 한 북·미 두 정상의 합의는 실로 의미가 지대하다고 할 것이다.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면담 직후 양국이 밝힌 협의 결과는 우리는 물론 지구촌 전체를 깜짝 놀라게 했을 만큼 예상을 뛰어넘은 파격이다. 정 실장이 지니고 간 김 위원장의 대미 메시지를 놓고 대개는 북한의 대미 특사 파견과 북 억류 미국인 3명 석방 카드 정도가 담겼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북·미가 실무급 또는 책임자급 당국자 간 대화 채널을 가동하는 데 합의하는 정도만으로도 큰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당장 만나겠다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5월 안에 회담을 하자며 장군멍군을 부를 것이라곤 누구도 짐작 못 한 일이다. 거침없는 행보가 특질인 두 정상의 외교 스타일이 맞물린 결과일 수도 있겠으나 잇단 핵·미사일 개발과 강도 높은 대북 제재의 강 대 강 대결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상황에서 군사 충돌이라는 최후, 최악의 수순으로 들어서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두 정상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동인이라 할 것이다. 특히 북으로선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압박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자칫 체제 존립의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대화 테이블을 선택하는 결단을 내리도록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역사적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이끌어 낸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외교도 박수받을 일이다. 첨예한 북·미 대치 속에 이른바 ‘코리아 패싱’, 즉 북핵 논의에서 한국이 별다른 역할을 못 하고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으나 문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안보 불안 속에 정상적인 개최마저 걱정해야 했던 평창동계올림픽을 역으로 활용, 대규모 인적 교류와 더불어 적극적인 특사 외교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텄고 마침내 4월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막을 올렸다. 긴밀한 막후 대화를 통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양측으로부터 신뢰를 끌어내지 않고서는 불가능했을 일이다. 비핵화 대화의 물꼬를 튼 이 시점부터가 더욱 중요하고 어려운 여정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무엇보다 북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 이후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필두로 한 한반도 비핵화 노력이 번번이 수포로 돌아간 과정을 면밀히 살펴 정교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2003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지 6차례에 걸쳐 진행된 북핵 6자회담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중단된 배경이 북의 지속적 핵 개발 야욕에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핵 동결-핵 폐기 2단계 프로세스’가 성공을 거두려면 무엇보다 일체의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약속부터 국제사회가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핵 폐기와 북한 체제 보장으로 이어지는 비핵화 논의의 대장정에 나설 수 있다.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불가역적 비핵화 과정을 견인할 다자 논의의 틀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6자회담의 뒤로 핵 개발을 지속해 온 북의 행태가 더는 반복되지 않도록 할 단계별 ‘행동 대 보상’의 시나리오를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결코 핵 동결이 아니며 북의 완전한 핵 폐기와 이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임을 분명히 밝혀야 하며 일각에서 우려하듯 북의 핵전력을 이대로 놔둔 상태에서 섣부른 관계 증진에 나서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주변국들의 협력도 중요하다. 한반도 비핵화와 이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은 남북한 차원을 넘어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핵심적인 전제임을 인식하고 적극 협력하기 바란다. 특히 일본의 전향적 자세를 주문한다. 평창올림픽을 전후로 남북 대화가 급물살을 타자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지도부가 나서 김정은의 ‘미소 외교’라 깎아내리며 견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아베 총리는 북·미 정상회담 뜻을 굳힌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뒤 “북한이 핵 폐기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취할 때까지 최대한 압력을 가한다는 미·일 입장에 흔들림이 없다”고 밝혔다. 원론이지만 한반도 비핵 프로세스에서 소외되는 이른바 ‘재팬 패싱’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다음달 미국을 방문해 미·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점도 이런 우려의 방증일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반도 평화는 일본의 안전보장과 직결된다. 자위대를 군으로 인정시키려 하고, 그러한 내용으로 개헌을 하려는 아베 총리의 복안에 차질을 줄 수 있다지만, 대국적으로 한반도 상황을 봐야 한다. 북·미가 관계 정상화를 이룬 뒤 정상국가로 거듭 태어나는 일은 일본의 안보와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나아가 일본의 숙원인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도 북·일 관계 개선에 달려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평양과 워싱턴을 방문했던 우리 특사들이 다음주 일본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에 가서 주변국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에서 군사 충돌이 아닌 북·미 대화를 통한 비핵화를 지지해 왔던 만큼 대북 채널을 격상시켜 비핵화가 완전하고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건설적 역할에 나서야 할 것이다.
  • 속전속결 文…비핵화 ‘다자 구도’ 나설 듯

    靑-백악관NSC 의견 바로 주고받아 정의용·서훈 귀국 후 中·러·日 방문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외교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북핵 문제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미국과 북한을 태운 채 실제 운전석에 앉은 문 대통령은 비핵화 현실화를 위해 주변국과 논의하고 지지를 확보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북·미 간의 정상회담 결정까지 문 대통령은 속전속결을 택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시사하자 이튿날 바로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도 두 차례 통화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평창올림픽 뒤로 연기하고, 대북 특사단 파견을 직접 설명했다. 특히 외교부와 미 국무부의 정통 채널이 아니라 청와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바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비밀 중재’라는 특성상 시간이 길어지면 오해와 반목이 생기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비핵화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문 대통령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의 선순환과 함께 주변국까지 포함하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우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10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각각 중국·러시아, 일본을 방문한다. 비핵화 선언은 북·미 간 이뤄지지만 북측의 핵동결 및 폐기, 검증 등 비핵화 과정은 다자 구도가 필요하다. 남북 및 미·중·일·러의 6자 구도, 남북·미·중 4자 구도, 남북·미 3자 구도 등을 다시 가동할 가능성이 있다. 외교부는 최근 6자회담의 유용성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남북 및 북·미 관계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재팬 패싱’, ‘차이나 패싱’ 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은 통상 갈등 등으로 중국의 개입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를 타진하기 위해서라도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오는 4월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5월에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북한은 6월부터 북·중, 북·러, 북·일 정상회담을 연속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와의 공조 강화가 더욱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남북·북미 회담 성공땐 ‘핵·미사일 동결 단계’…비핵화만 남아

    남북·북미 회담 성공땐 ‘핵·미사일 동결 단계’…비핵화만 남아

    정상회담으로 ‘대화 여건 조성’ 마무리 평화선언 도출·정상 간 핫라인 가능성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땐 비핵화 기대 NPT·6자회담 복귀 현실적 해법 필요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로 오는 5월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대화 석상으로 나오기로 했다. 북은 한·미와 연이은 정상회담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부응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신속하게 결단했다. 문 대통령은 9일 북·미 정상회담 결정에 대해 “비핵화가 본격적 궤도에 들어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높게만 보였던 대화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하지만 비핵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계획 폐기에 서면으로 동의했던 2005년 ‘9·19 공동성명’을 최고의 참고서로 꼽았지만, 당시와 다른 창의적이고 현실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청와대의 비핵화 로드맵은 ‘대화 여건 조성→핵·미사일 동결→핵폐기 등 비핵화’로 정리된다. 이날까지 4월 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까지 북·미 정상회담이 결정되면서, 김 위원장이 1월 1일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며 표면화된 여건 조성 단계는 마무리 국면이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핵·미사일 동결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미 대북 특사단 회동 및 대미 메시지를 통해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자제를 밝혔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 설치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도 핫라인이나 연락사무소를 설치해 대화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핵·미사일 동결을 선언할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 평화선언이 도출되거나 남북 경협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이 단계의 보상으로 대북 제재 완화가 가능하다. 비핵화 단계는 북·미 간 대화가 무르익어 평화협정에 대한 협상이 시작될 때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면서 북·미 국교 수립이 북에 보상으로 주어질 수 있다. 북을 정상국가로 대한다는 뜻으로, 김 위원장이 대북 특사단에 핵폐기의 전제로 언급한 ‘체제 보장’이 이뤄지는 단계다. 역사적으로 2005년 ‘9·19 공동성명’은 북핵 협상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2005년 9월 19일 4차 6자회담에서 나온 것으로, 북이 모든 핵무기를 파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로 복귀하는 것이 골자다. 또 한반도 평화협정, 단계적 비핵화, 북에 대한 핵무기 불공격 약속, 북·미 간 신뢰구축 등이 담겨 있다. 하지만 지난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초청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9·19 공동성명은 실패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상황에 맞는 창의적이고 현실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실제 북·미가 대화에 나서지만 불신의 골이 깊다. 당시 북한은 2006년 7월 4일(미국 독립기념일)에 대포동2호 미사일을 발사했고 같은 해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단행해 9·19 공동성명을 파기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결국 북의 핵동결이나 폐기를 누가 어떻게 검증하고 판단할지가 관건”이라며 “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평창올림픽이 명분이 돼 1막이 해피엔딩으로 끝난 것처럼 이제 시작될 2막과 3막에서도 (북에 대화에 나서고 핵을 폐기할) 명분을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제 한국은 북·미 중재 역할을 넘어 북이 NPT 및 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때를 대비해 6자회담 등 주변국과 다자 간 구도를 만드는 역할에 나설 것”이라며 “결국 평화협정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핵단추” “핵 버튼” 극한대결서 극적 반전

    “핵단추” “핵 버튼” 극한대결서 극적 반전

    북한·미국 간 합의의 역사를 보면 사실 ‘정상회담’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다. 북은 과거 비핵화 합의를 수차례 깨뜨린 전력이 있다.북한은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고 이듬해인 1994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하면서 북·미 대화의 단초를 마련했다. 북·미 양측은 1994년 10월 로버트 갈루치 당시 북핵 특사와 강석주 외무성 부상의 협상을 통해 핵시설 동결과 경수로, 중유 제공을 상호 교환하는 제네바 합의를 도출했다. 하지만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개발 의혹으로 대북 중유 공급 중단 조치가 이뤄지자 북한은 2002년 핵시설 재가동을 선언, 앞선 제네바 합의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이후 2003년 8월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 회담에서 나온 것이 2005년 9월 북한 핵 문제 해결의 로드맵을 담은 ‘9·19 공동성명’이다. 이 역시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미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 창구인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을 제재하자 북한은 6자회담 탈퇴를 선언하고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은 이후 몇 차례 6자회담을 거쳐 2007년 발표된 2·13 합의에서는 핵시설 폐쇄와 불능화 대신 에너지 100만t 지원을 이끌어 냈다. 올 들어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핵단추가 책상 위에 놓여 있다”고 말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고 맞받아치는 등 ‘말의 전쟁’과 맞물려 우발적 군사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런 일촉즉발의 상황 2개월여 만에 북이 전격적으로 ‘해빙’ 무드로 돌아선 것은, 그만큼 고통스러운 대북 제재를 풀어야 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절박함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최선희, 美담당 부상으로 승진… 북·미접촉 최전방 설 듯

    北 최선희, 美담당 부상으로 승진… 북·미접촉 최전방 설 듯

    김정은 정권 대표적 대미협상가 홍콩언론 “김여정 대미특사 검토”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대북 특사단의 방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가운데 향후 북·미 대화에 나서려는 북한의 전략이 주목된다. 특히 북한 외무성에서 주로 대미 외교를 담당해 온 최선희 전 북아메리카국 국장이 최근 부상(vice-ministerial)으로 승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북·미 협상 준비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에너지 및 안전센터 대표단의 귀국 소식을 전하면서 “방북 기간 대표단은 외무성 부상 최선희 동지를 의례 방문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그녀의 승진을 공식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외무성도 홈페이지를 통해 “의례 방문에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조(북한 주재) 러시아연방 특명전권대사가 함께 참가하였다”면서 “담화에서는 조선반도(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의 안전 보장과 관련한 의견이 교환되었으며 전통적인 조·러 친선협조관계를 계속 발전시킬 데 대한 문제들이 언급되었다”고 전했다. 최 부상은 김정은 정권의 대표적인 대미 협상 담당자로 북·미 간 접촉의 최전선을 맡아 왔다. 최 부상은 지난해 5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당시 미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만나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문제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미국 담당 부상으로 승진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 부상은 향후 북·미 간 고위급 접촉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북측 고위급대표단 일원으로 지난달 25일 방남했던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최 부국장은 지난해 9월 스위스에서 열린 ‘트랙 1.5’(반민반관) 국제회의에 참석해 미국의 전직 관료와 만나기도 했다. 외무성에서는 리용호 외무상과 제1부상 아래 7명의 부상이 세계 각 지역과 국제기구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상의 승진에 따라 기존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인 한성렬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부상이 그동안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자리로 승진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북한이 북·미 대화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대미 특사를 보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의 한국 소식통을 인용,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미국에 북핵 관련 특사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특사단서 빠진 외교·국방 “4월 위기 가능성 대비 중”

    한미훈련·군사회담 앞두고 특사 결과 주변국 조율 역할 5일 방북한 10명(대표단 5명, 실무자 5명)의 대북 특사단이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통일부를 중심으로 꾸려지면서 주요 외교·안보 부처인 외교부와 국방부 관계자들은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부처는 대신 곧 닥칠 위험시기인 4월을 대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관 ‘세계기자대회’ 오찬사에서 “북한의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은 대화의 분위기를 해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지금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진솔한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하는 바”라고 밝혔다. 강 장관이 촉구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은 특사단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 얻으려는 성과다. 이어 강 장관은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사 방문 이후 외교부의 할 일을 전한 셈이다. 사실 외교부 일각에서는 ‘상도에 어긋난다’, ‘왕따를 당했다’ 등 남북 및 북·미 대화에서 배제됐다는 푸념이 나온다. 하지만 북·미 대화를 조율하기 위해 비공개 남북 간 대화가 우선임을 감안하면 청와대와 국정원이 전면에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외교부나 국방부가 참여하지 않아 외교·군사 문제에 소홀하지 않느냐는 관측이 있을 수 있지만 이번 특사단은 그런 분야별 문제를 다루는 성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대미 라인(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강 장관의 대미 라인(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가동돼야 한다”며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조율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강 장관은 이달 중순 틸러슨 장관을 만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특히 3월 초 특사단 방북을 추진한 주요 이유는 4월 초에 한·미 연합군사훈련(독수리훈련·키리졸브)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국방부와 외교부가 미국과의 적극 협의에 나서야 한다. 지난해와 같은 높은 군사적 긴장감이 재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2개월간 진행되는 독수리훈련의 기간 축소, 4대 전략자산의 ‘로키’ 전개 등이 이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지난 1월 9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언급한 군사당국회담도 4월 위기 가능성을 관리할 주요 카드다. 회담 내용은 군사분계선에서 상호 비방을 삼가는 것 정도가 거론되지만 평화적 남북관계를 재확인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4월이 조용히 지나가야 5월에 어떤 형태로든 첫 북·미 대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자면 오는 6월 러시아월드컵을 계기로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고위급 인사들이 만나 북핵 문제를 공동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이후 6번의 대북 특사 중 성과가 없었던 경우는 북핵 돌파구를 위해 2003년 1월 방북한 임동원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통일 특보뿐이다. 하지만 특사들이 길을 연 2000년 6월 1차 남북정상회담,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 2007년 10월 2차 정상회담 모두 비핵화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홍 실장은 “당시보다 미국의 대화 의욕이 적지만 중요한 건 정권 초기의 한국 대통령이 북한의 젊은 지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점”이라며 “올해 안에 북·미 간 모멘텀을 만든다면 최악으로 가는 상황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특파원 칼럼] 평창의 기적은 이어져야 한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평창의 기적은 이어져야 한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지난달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의 벅찬 감동이 아직 잊혀지지 않는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고위급 대표로 방남을 했으며, 남북이 한반도기를 앞세우며 전 세계에 ‘우리는 하나’임을 천명했다. 또 남북 선수가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만들어 손발을 맞췄다. 여기에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북·미 대화 용의’를 밝히면서 얼어붙은 한반도에 기적처럼 평화의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북한 대표단의 방남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거셌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해보인다. 특히 워싱턴 조야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던 ‘코피전략’ 등 대북 군사옵션의 목소리를 잠재웠다는 것은 일정한 외교적 성과로 봐야할 것이다.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했던 ‘평창의 기적’을 짧은 시간에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미국으로 급파하는 등 한반도 안정·비핵화의 퍼즐 맞추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대화를 이야기하면서, 전혀 다른 곳을 보고 있는 북·미를 조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은 대화 전제 조건을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CVID)로 못박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25년 동안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거짓말에 속았다는 입장이다. 1994년 제네바 합의나 2005년 6자회담을 통한 9·19 합의를 뒤로하고 북한이 ‘핵개발’을 이어 왔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미 행정부처럼 절대 속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북한은 ‘비핵화’를 대화 테이블에 올리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최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평등한 입장에서 (북·미) 대화를 지향한다”면서 “전제조건적인 대화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북한은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도 2000년대 초반과는 달리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는 많은 에너지를 쓰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은 미국의 통상 압박과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 등으로 활동 공간이 좁아졌다. 북한에 대한 지렛대도 국제사회의 기대를 채우기에는 부족해보인다. 일본의 아베 정권은 북핵 해결에 도움을 주기는 커녕 오히려 훼방꾼 노릇을 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 핵 군비 경쟁을 부추기며 유럽 등에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북핵 해결을 위해 남은 시간도 그리 길어 보이지 않는다. 짧으면 불과 한 달 뒤인 4월 초가 첫 고비다. 북한이 4월 초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반발로 미사일 시험에 나설 가능성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반도의 화해 무드뿐 아니라 북·미 대화 분위기도 싸늘하게 식어버릴 것이다.  지금 한반도 평화의 운전대를 잡은 문재인 정부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북·미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틈도 넉넉치 않다. 주변에 도움을 청할 곳도 없다. 하지만 포기하거나 주저해서는 안 될일이다. 누구도 우리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책임져 줄 사람은 없다. 결국 우리 손으로, 우리 힘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모두가 어렵다고 고개젓는 북·미 대화가 문재인 정부의 중재로 이뤄지는 ‘또 다른 평창의 기적’을 기대해본다. hihi@seoul.co.kr
  • 이후락 청산가리 품고 방북... 역대 대북 특사 모습은?

    이후락 청산가리 품고 방북... 역대 대북 특사 모습은?

    문재인 대통령이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대북특사로 파견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역대 대북특사의 모습에 관심이 쏠린다.대북특사(밀사)의 시작은 1972년 5월 김일성 국가주석을 극비리에 만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었다. 이 부장은 만약의 사태엔 자결을 위해 청산가리 캡슐을 양복 주머니에 넣고 방북했다. 전두환 정부 때인 1985년 10월엔 장세동 안기부장이 방북했으나 88올림픽 공동 개최를 이뤄내는 데 실패했다. 노태우 정부 때인 1990년 9월에는 서동권 안기부장이 방북했으나 정상회담 합의엔 이르지 못했다. 제1차 남북 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둔 2000년 5월 경, 국가정보원이 올린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관련된 서면보고서, 영상자료, 관련 서적 10여 권의 요약본을 살펴본 김대중(DJ) 대통령은 임동원 당시 국정원장에게 이같은 지시를 내린다. ▲김 위원장이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고 ▲정상회담에서 협의할 사안에 대해 설명하고 입장을 들어보며 ▲공동선언 초안을 사전에 합의해 올 것 등이다. 남북이 이미 그해 4월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정상회담에 합의했지만 세부 항목에 대한 조율은 쉽지 않았다. 임 전 원장은 5월 27일 방북했다가 DJ의 금수산궁전 참배를 요구하는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에게 거부 의사를 밝히고 당일 밤 귀환했다. 임 전 원장은 6월 3일 다시 방북해 이번엔 김정일 앞에서 1시간 동안 우리 측 입장을 설명했다. 김정일은 “김 대통령의 뜻을 잘 설명해주어 매우 잘 이해가 되었습니다. 평양에 오시면 존경하는 어른으로,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품위를 높여 잘 모시겠습니다”라고 했다.2005년 6월 17일에는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이 노무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 북한을 6자회담으로 복귀시키는 등 북핵문제를 협의했다. 2007년 10월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대북특사가 평양을 찾았다. 정부는 2007년 8월 8일 “2차 남북 정상회담을 28∼30일 연다”는 사실을 발표하며 대북특사 파견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2, 3일과 4, 5일 두 차례에 걸쳐 노무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친서를 전달했다. 앞서 7월 초 우리 정부가 먼저 북한에 고위급 접촉을 제안했다는 사실도 이날 공개됐다. 2차 회담은 북한 수해로 연기돼 10월 2일부터 4일까지 평양에서 열렸다. 문재인 정부의 이번 대북특사는 대표적인 ‘공개 특사’가 될 예정이다. 김정은을 만난 한국 인사는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후 조문단으로 방북한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훈·조명균, 北회담 경험 풍부… 정의용 ‘文 국정철학’ 복심

    서훈·조명균, 北회담 경험 풍부… 정의용 ‘文 국정철학’ 복심

    정상회담 조율·북핵문제 돌파구 특명 김정은 상대로 비핵화 대화·설득 중요 방북 후 美와 긴밀한 논의도 생각해야 ‘서훈+조명균’ ‘임종석+조명균’ 조합도 한국당 “서·조·임, 특사로 절대 안 돼” 청와대가 다음주 초 대북 특사단 파견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사단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특사는 남북 정상회담 준비나 북핵문제 돌파구 마련 중 하나를 임무로 파견됐지만, 이번에는 둘 다 수행하는 짐을 지게 됐다.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대북 특별사절은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 법에 따르면 대북 특사는 ‘북한의 주요 의식에 참석하거나, 정부의 입장과 인식을 북한에 전하거나, 남북합의서에 서명 또는 가서명하는 권한을 가진 자’다. 전문가들은 우선 김여정(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특사의 답방 격임을 감안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고위 공직자가 첫째 조건이라고 했다. 이 기준에는 서훈 국정원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이낙연 국무총리 등이 모두 가능하다.여기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대면해 비핵화 문제에 대해 긴 시간 대화하고 설득하려면 북한의 언어 구조, 화법, 뉘앙스 등을 읽을 수 있는 대북 경험이 중요하다고 봤다. 북한과의 회담 경험이 풍부한 서 원장과 조 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방북 이후 미국 측과 긴밀한 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서 원장과 함께 정 실장도 거론된다.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는 데 방점을 둘 경우 임 실장도 유력하다. 물론 서훈·조명균, 임종석·조명균 식의 조합도 가능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국민과 국제사회에 투명성을 담보하려면 임동원 전 청와대 외교안보통일특보 등 김정일 위원장과 만났던 인사가 자문단에 포함되는 게 바람직하다”며 “정부 당국자가 직접 꺼내기 껄끄러운 비핵화 문제를 부드럽게 다루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이후 정상회담을 조율한 특사는 대부분 목적을 달성했지만, 북핵문제 돌파구가 목적인 경우는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이번 특사단은 둘 다 수행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는 2000년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이 비밀 특사로 북측과 두 차례 만나 1차 남북 정상회담에 합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은 2007년 8월 북측의 2차 정상회담 제안을 수용한다는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달했고 2개월 후에 정상회담이 열렸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 파견한 임동원 당시 특보는 2002년 4월과 2003년 1월 평양을 찾았지만 냉각된 한반도 정세를 바꾸지는 못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5년 6월 파견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했고, 3개월 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로드맵을 담은 ‘9·19 공동성명’이 채택된 것과는 상반된 결과였다. 문 대통령의 대북 특사 파견에 정치권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지속·강화시키는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 홍지만 대변인은 “다음 3인은 절대 안 된다”며 “주사파에서 전향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를 끝내 거부하는 임 실장, 현송월 공연에 눈물을 흘렸고 김영철도 천안함 사태 책임자가 아니라는 조 장관, 친북 대화 놀이에 푹 빠져 있는 서 원장이 나섰다간 북한의 위장평화 논리에 홀딱 녹아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대화론자‘ 조셉 윤 사임…美 대북 강경론 힘 받나

    ‘대화론자‘ 조셉 윤 사임…美 대북 강경론 힘 받나

    빅터 차 등 대화파 잇단 퇴진 한미 관계 큰 영향 미칠 듯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 정책 특별대표가 이번 주 사임한다. 26일(현지시간) 미 CNN 등 주요 외신은 윤 대표가 다음달 2일 30여년 몸담았던 국무부를 떠난다고 보도했다. 윤 대표는 워싱턴포스트(WP)에 “나의 개인적인 결정”이라면서 “(렉스) 틸러슨 장관이 (사임을) 말렸지만, 어쩔 수 없이 (내 의사를) 받아들였다”고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도 “틸러슨 장관이 ‘마지못해’ 수용했다”면서 “그의 사임은 유감이지만 최대의 압박으로 한반도 비핵화로 가는 신뢰할 만한 대화를 시작한다는 대북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 WP에 “개인적 결정” 윤 대표는 한국 정서를 이해하는 몇 안 되는 한국계 외교관이자 대북 온건파로 꼽혔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워싱턴 내부의 강경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물러난 것”이라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그의 사임으로 남·북·미 간 3각 대화의 채널도 약화돼 북·미뿐 아니라 한·미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 대화파였던 윤 대표의 퇴진으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 내 대북 강경론이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한미국대사로 내정됐던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도 지난달 낙마하는 등 미 행정부 내에 ‘대화파’들이 잇따라 사라지고 있다. 전 국무부 한일담당관 민타로 오바는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NK뉴스에 “윤 대표는 외교 해법을 선호했고, 이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과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는 대북 강경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을 원했을 수 있다”며 “매우 안 좋은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우드로윌슨센터의 에이브러햄 덴마크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도 CNN에 윤 대표의 사퇴 소식과 관련, “결정적인 순간에 미국 정부로서는 어마어마한 손실이라고 생각한다”고 염려했다. ●남북미 3각 대화 채널 약화 일각에서 윤 대표의 사임 배경을 백악관의 대표적인 ‘매파’인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라인과의 갈등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NSC 내부에서 윤 대표를 드리머(대북 대화라는 꿈을 꾸는 사람)라고 부르며 배제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면서 “특히 지난해 11월 윤 대표가 ‘북한 60일 도발 중단, 대화 재개’를 주장하면서 NSC와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1985년 국무부에 들어간 윤 대표는 동북아 외교를 총괄하는 국무부 동북아 차관보 대행을 지냈고, 2016년 10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그를 대북 정책 특별대표로 임명했다. 윤 대표는 북한 문제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의 연결 고리를 담당했다. 지난해 6월엔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 협상에서도 막후 역할을 했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업무는 당분간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 대화 문턱 낮출 필요… 北도 비핵화 의지 보여야”

    “美 대화 문턱 낮출 필요… 北도 비핵화 의지 보여야”

    “대화 분위기 평창 이후 지속돼야” 김영철, 정의용 실장과 오찬에서 “美와 대화 門 열려있다” 거듭 밝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26일 “미국과의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오찬에서 “우리는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여러 차례 밝혔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한 데 이어 거듭 북·미 대화에 전향적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대표단장으로 지난 25일 경의선 육로로 방남했다.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한한 류옌둥(劉延東)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접견하고 “미국은 대화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고, 북한도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면서 “미국과 북한이 빨리 마주 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북한의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회담이 무산된 뒤 대화 재추진을 놓고 북·미가 기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중재외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어제와 오늘, 북측이 북·미 대화 의사를 밝히면서 전제조건을 얘기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김 부위원장과의 오찬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미·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 4강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했고,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밀한 신뢰 구축을 토대로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 온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그런 노력을 평가한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오찬은 북측 숙소인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2시간가량 이어졌다. 남측에서는 남관표 안보실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참석했다. 이 본부장과 천 차관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관계 복원을 위한 후속 조치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한반도 주변정세, 특히 미·중·일·러 등 4국과의 관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다만 “6자회담 등 다자 틀이 거론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북한 대표단은 숙소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남측과의 면담 결과를 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김 부위원장의 카운터파트라고 밝혔던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당국자들과 비공식 협의를 이어갔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천 차관은 이날 오후 5시쯤 워커힐호텔에서 나오는 장면이 취재진에 목격됐다. 문 대통령은 류옌둥 부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최근 북한이 북·미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향을 보이고, 미국도 대화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이뤄진 남북 대화의 분위기를 올림픽 이후까지 지속해 나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 “김영철 방남, 남북대화 의지… 곧 정상회담 논의 시작될 것”

    [단독] “김영철 방남, 남북대화 의지… 곧 정상회담 논의 시작될 것”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22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방남(25~27일)에 대해 “남북 정상회담을 공식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며, 곧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냈으며, 회담준비기획단장을 맡아 회담 실무를 총괄했다. 이 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재선 성공을 위해 ‘핵 문제 해결’이라는 업적을 남기려 할 것이며, 이런 이유로 북·미 대화도 남북 정상회담과 비슷한 시기에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25~27일 방남한다. -남북 정상회담을 공식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통일전선부장은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지난번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온 것은 대표단의 격을 높인 것이고,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남북 대화를 논의할 적절한 인물이 오는 것이다. 곧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은 천안함 사건 관련 인물인데. -천안함은 김영철뿐만 아니라 북한이 다 관련돼 있다. 이 사건의 최고책임자는 김정은(노동당 위원장)이다. 그렇게 따지면 누구와 이야기를 할 수 있겠나. 지금은 과거에 매이지 말고 일단 현재의 대화를 해야 한다. ▶북한이 굉장히 적극적인데. -2차 남북 정상회담 때도 북한은 적극적으로 회담에 임했다. 아리랑 축전 공연도 남쪽에 맞춰 상당 부분을 수정해 대본을 보내왔고, 우리에게 더 수정할 게 있으면 얘기해라, 고치겠다고 하는 등 적극적이었다. 대통령 전용차가 육로로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은 물론 우리 TV 카메라와 방송 기자재가 북으로 들어간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북한이 이번에 보인 적극성도 놀랄 일은 아니다. 김영남과 ‘백두혈통’ 김여정의 방남에서 북한의 단호한 의지가 읽힌다. 남북 대화뿐만 아니라 북·미 대화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남북 정상회담은 언제쯤 가능할까. -평창패럴림픽이 끝나는 4월 이후부터 6월 사이에 특사가 가고, 적어도 8월에는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6월은 지방선거가 있어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설득이 관건인데. -다음 대선을 내다본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쿠바와 이란 문제를 해결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북핵 뿐이다. 이 문제의 매듭을 푸는 일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미국도 남북 대화 노력에 긍정적 답변을 해오리라 생각한다. 2007년에도 남북 정상회담 도중 6자회담에서 북핵 ‘10·3합의’(핵프로그램 신고 및 핵시설 불능화)가 이뤄졌다. 남북 정상회담 타이밍에 맞춘 게 아닌가 싶다. 이번에도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거의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의지를 견고하게 다진다면 미국도 결국 존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남북 대화 의지의 진지함과 절실함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어떤 합의문을 낼 수 있을까. -핵 개발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비확산 약속이 이뤄져야 한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CVID)는 그다음 단계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우선 북핵 해결의 출구를 여는 게 중요하다. 핵 개발을 일단 중단하고 확산하지 않는다는 정도의 약속은 북한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북 제재 일부를 해제하는 등 미국의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이 이런 의지를 밝힌다면 북·미 대화도 조속히 열릴 가능성이 있다. ▶2007년 10·4선언을 넘어선 합의문이 나올 수 있을까. -우선 2000년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재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 두 선언은 남북 의회의 동의를 받았을 뿐 아니라 유엔의 전폭 지지를 받았고, 국제사회의 동의도 얻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이다. ▶1차 정상회담은 황무지에 길을 내는 회담이었고, 2차 회담은 길을 넓히는 회담이었다. 3차 회담은 어떤 회담이 될까. -길을 막은 장애물을 걷어 내는 회담이 될 것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여정 방남으로 한국 특사 답방 여지…허심탄회하게 북핵 얘기할 여건 조성”

    “김여정 방남으로 한국 특사 답방 여지…허심탄회하게 북핵 얘기할 여건 조성”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2011년 집권 이후 첫 정상회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안한 겁니다. 북핵 문제의 국면 전환과 관련한 진전이 가능합니다.” 2006년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1일 연구소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김여정(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특사의 방한에 대해 남북·북미 대화의 가장 큰 걸림돌인 북핵 문제 논의의 전기로 평가했다. 한국 특사가 방북할 여지가 생겼고, 이 특사는 처음으로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읽을 뿐 아니라 역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와 지금의 차이점은. -2007년은 북핵 문제가 풀리는 과정이어서 외적 환경이 좋았다. 당연히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지금이 더 어렵다. 여론도 당시에는 남북 관계에 호의적이었다. 반면 지금은 지난 9년간 대북 강경책을 펼친 정권이 들어선 다음이고, 북측의 핵·미사일 도발이 있었기 때문에 여론이 좋지 않다. 회의론적 시각도 많지만, 역설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는 더 클 수 있다. ▶결국 미국 설득이 관건 아닌가. -사실 북한을 설득해야 미국 설득도 가능하다. 악화일로의 북핵 문제에 대해 대화의 물꼬를 트자는 것을 ‘북·미 대화’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즉 북한과 대화해 핵 문제에 대한 진전된 답을 들어야 미국을 대화에 참여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우리가 핵 문제에 대해 북한과 대화하고 설득할 중요한 가능성이 생겼다.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특사의 오찬 및 대화다. ▶문 대통령은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데. -북한에 보낼 한국 특사가 김정은 위원장과 핵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게 더 큰 의미다. 문 대통령과 김 특사는 3시간 가깝게 면담했다. 김 특사는 2박3일간 네 차례나 한국 정부 관계자와 만났다. 신뢰가 쌓였다는 의미다. 게다가 김 위원장은 남측 태도에 사의를 표했다. 특사가 김 위원장과 핵 문제 등 깊은 얘기를 더 오래 나눌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된 것이다. ▶한국 특사의 적임자는 누구인가. -문 대통령이 신뢰하는 고위 공직자여야 정상 간 간접 대화가 가능하다. 또 남북 관계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김 위원장에게 (북핵 문제에 대해)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는 언변도 갖춰야 한다. 방북 시기는 다음달이 바람직하다. 한·미 연합군사훈련(4월 초 개시 예정)도 있고, 남북 간 분위기가 고조됐을 때 가는 게 좋다. 특사 파견 횟수에 제한을 둘 필요도 없다. ▶남북 정상회담의 최적 시기는. -정상회담은 지방선거(6월 13일) 직후인 ‘6·15’(남북공동선언 기념일)는 피하는 게 좋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9월 9일(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에 방문을 요청할 것으로 보는데 그렇지 않을 것이다. 김 위원장은 ‘편리한 시기에 오시라’고 했다. 여건 조성이 필요한 것을 인정한 것이다. 따라서 올가을부터 내년 봄 사이가 바람직하다. 임기 초반에 만나야 합의 사항을 이행할 시간이 생긴다. ▶미국이 남북 정상회담에 동의할까. -막을 이유가 없다. 남북 정상회담으로 남북 관계, 북핵 문제 등의 국면 전환과 관련한 진전이 있을 수 있다. 2011년 12월 권좌에 오른 김 위원장은 6년 3개월간 정상회담을 한 적이 없다. 그걸 문 대통령에게 제안한 거다. 김 위원장과 대화를 나눌 특사는 김 위원장에 대해 처음 알게 되고, 대화 중 김 위원장에게 영향을 줄 것이다. ▶북·미 대화 이외에 6자회담도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북·미 간 불신이 워낙 깊다. 양측의 합의가 이행되지 않은 적이 많고, 북·미 간 서울 회동도 결국 불발됐다. 북·미 대화를 하면서 동시에 6자회담이 재개돼 다자의 틀이 북·미 간 상호 불신에 의한 불안정성을 보완해 줄 필요가 있다. 2007년에는 우리가 북·미를 연결하는 촉진자 역할을 했고 중국이 중재자였다. 한국의 촉진자 역할이 살아났다. 이젠 중국도 자기 역할(중재자)을 해야 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정세현 “文정부 특사, 北보다 美에 먼저 파견해야”

    정세현 “文정부 특사, 北보다 美에 먼저 파견해야”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에 대한 실천 전략 및 전체 그림을 그려 놓고 미국부터 만나야 한다. 대북 특사는 그다음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9일 서울 서초구 평화협력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대북 특사보다 대미 특사를 먼저 파견하라고 제언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허락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이 적극적으로 북·미 관계를 조율하라는 의미다. 다음은 일문일답.▶1999년 통일부 차관을, 2002~2004년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다.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과 현재의 여건을 비교한다면. -2000년은 미국이 한국을 견제하는 상황에서 그걸 뚫고 나가는 회담은 아니었다. 북한의 도발로 분위기가 좀 나빠지긴 했지만 당시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햇볕정책을 100% 지지한다. 운전대에 앉아라’라는 얘기까지 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김 전 대통령의 등에 업혀 북·미 대화를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런 김 위원장의 의중을 알고 미국에 특사를 보내 북·미 관계를 연결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도 북한과 관련된 문제는 한국이 다리를 놔 줘야만 된다는 걸 알아야 한다. 미국이 남북 관계를 허락하는 것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올 들어 북한이 왜 한국과 대화에 나섰다고 보는지. -유엔 대북제재만 10개가 돌아가고 미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가 대북 독자제재 중이다. 수년간 지속되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9일 (워싱턴 타격이 가능한) 사거리 1만 3000㎞짜리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한 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지를 담은) 신년사를 준비했을 것이다. 미국이 무력으로 굴복시키지 못할 힘(핵무력)을 갖춘 뒤 대화 국면을 열어 나가자는 식으로 판단한 것 같다. 서울(남북 대화)을 지나 결국 워싱턴(북·미 대화)으로 가야 한다는 것은 이미 계산됐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김 특사의 방북 초청에 ‘여건’이 조성된 뒤 남북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북한은 북·미 관계 개선 또는 북·미 수교까지 가고 싶을 것이다. 이런 의지는 과거 정상회담 때보다 강해졌다고 봐야 한다. 특히 미국에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그다음 핵비확산을 약속하는 조건으로 수교를 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즉 비핵화를 전제하면 북한은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주장이다. 반면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해야 회담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미국에 한 발만 물러서라는 의견이 나온다. 핵동결 정도로 회담을 일단 시작해서 최종적으로 비핵화를 끌어내자는 것이다. ▶대북 특사를 보내 우선 북한의 의중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대북 특사보다 대미 특사가 먼저다. 친서 내용이 일부만 공개됐지만, 문 대통령과 김 특사가 만난 뒤 1시간 30분이나 지체한 뒤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한 것을 보면 분명 골치 아픈 얘기가 많다. 아마도 미국과 관련된 얘기일 것이다. 결국 북측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유도해 낸 뒤 남북 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 북한이 속도전을 벌인다고 우리도 따를 필요는 없다. 한국은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에 대한 실천전략 및 전체 그림을 그려 놓고 미국부터 만나야 한다. ▶대북 특사의 조건은. -우선 북한의 화법에 익숙한 전문가가 필요하다. 부사나 형용사 하나에 문맥의 뜻이 완전히 달라지는 게 북한 문법이다. 그런 면에서 공개 특사라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비공개 특사라면 서훈 국정원장이 적임자다. 사실 특사는 남북 관계가 틀어졌을 때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장관급회담(1월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먼저 열렸고, 신뢰 구축을 통해 조 장관이 방북하면 공식 회담과 비공개 면담을 겸할 수 있다. ▶북·미 대화 외에 6자회담이나 4자회담에서 해법을 찾는 시각도 있다. -어차피 기본 판은 미국과 북한이 짜야 한다. 미국이 수교나 평화협정에 대해 입장을 세워 북한에 확실하게 전망을 준 뒤에야 경제 지원이나 북·미 간 합의 사항을 이행해 나가는 것을 주변 4국(한·중·일·러)이 보장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라는 큰 그림 속에서 북핵 문제가 풀려야 한다. 그리고 냉전구조 해체의 핵심은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 수교를 맞바꾸는 것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비핵화 시동 거는 동시다발 총력외교 필요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으로 우리와 주변국들이 분주해졌다. 청와대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방남에 따른 전방위적 후속 조치를 위한 숙고에 들어갔다. 벌써 정상회담 의제 설정과 실무 협의를 위해 평양에 파견하는 고위급 특사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 김여정 일행을 맞았던 남북 관계 실세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꿰뚫고 있는 이들이 적절하겠지만, 쓸데없는 논란을 부를 인사는 처음부터 피하는 게 옳다. 1, 2차가 그랬듯 3차 남북 정상회담까지는 난관이 많다. 대화의 추동력을 확보하려면 국민적 지지를 얻는 일이 급선무다. 청와대만 신난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긴밀한 공조와 이견 조정 등의 절차도 밟아야 한다. 비핵화 실현은 남북 정상회담, 북·미 대화만으로는 모자란다. 6자회담에 참가한 주변 4강의 지원과 협력으로 결실을 보아야 하는 구조다. 통일부 차관이 13일 주한 일본대사, 14일 주한 중국대사에게 김여정 방남 등을 설명한다고 한다. 중국의 한정 정치국 상무위원이 평창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난 것도 좋은 신호다. 북·중 관계 회복은 북핵 해결의 원군이 될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남북 교섭이 한반도 평화를 이끌 것이라 말하긴 이르다”고 가시 섞인 반응을 보였다. 평창에서 강경 입장을 보이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최대 압박과 (외교적) 관여를 병행할 뜻’을 밝혔다고 한다. 미국이 아직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대화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인상이다. 한·미 정상의 전화 통화를 계획하고 있다지만 전화만으론 모자란다. 워싱턴에 특사를 보내 북·미 중재를 위한 교감을 나눠야 한다. 미국이 ‘역대 가장 강력하고 공격적인’ 대북 제재를 실시한다는데 ‘포괄적 해상 차단’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해상 차단은 한반도의 준전시 상황 돌입을 의미한다. 미국의 진의도 파악해야 한다. 동시다발적인 특사 파견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은의 정상회담 제안 의도가 강도를 높여 오는 미국의 제재를 모면하고 핵·미사일 개발의 시간 벌기를 위한 것인지, 비핵화의 진정성을 갖고 있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평양 특사는 빠를수록 좋다. 긴박하게 전개될 한반도 상황에 신경을 곧추세우고 있는 주변국들과 상황과 정보를 공유하며 신뢰도 다져 가야 한다. 정부가 주한 대사를 불러 설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비핵화의 문을 열려면 더 적극적인 총력 외교를 펼쳐야 한다. 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한·미 군사훈련을 실시하면 핵·미사일 도발을 암시하는 주장을 했다. 한 차례 연기된 군사훈련 중단은 불가능하다. 훈련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자제하는 게 우선임을 강조한다.
  • 盧, 6자로 북핵포기 공감대…文 앞엔 굳게 닫힌 6자

    盧, 6자로 북핵포기 공감대…文 앞엔 굳게 닫힌 6자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라고 밝힌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게 지난 10일 평양 방문을 요청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간의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발언하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000년과 2007년의 북·미 관계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당시 북·미 관계 개선과 국내 여론의 지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김대중 정부에서 성사된 2000년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클린턴 정부는 북측에 포용적인 자세를 보였다. 북한은 1998년 8월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미국 정부는 대북 포용정책을 담은 ‘페리 프로세스’를 내놓았다. 남북관계는 그러나 노무현 정부에서 2003년 ‘김대중 정부의 대북송금 특검’ 실시로 첫 스텝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첫 스텝은 엉겼지만, 정부는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조율자로 나섰다. 2002년 10월 북한이 농축우라늄으로 핵개발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은 2003년 8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미·일·중·러와 남북이 참여한 6자 회담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북측은 6자회담 중에 이탈해 2005년 2월 10일 핵보유 선언을 했다. 2005년 6월 17일 당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방북해 6자 회담 복귀 약속을 받았지만, 북한은 다시 2006년 7월과 10월 각각 핵실험을 감행해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노무현 정부는 남북대화가 북의 비핵화를 협의하는 6자 회담보다 반걸음 뒤에 간다는 입장을 견지했고, 북한이 도발함에도 6자 회담을 병행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6년 9월 19일 북은 핵을 포기하고 북·미 간 적대관계를 청산한다는 내용의 6자 회담 공동성명이 발표되는 등 ‘여건’이 조성되자 2007년 10월 김정일 전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 한반도의 운명은 한민족이 개척한다는 긍정적 의미에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베를린 선언’을 정상회담으로 연결시켰고, 2007년 노 전 대통령은 ‘동북아균형자론’에 기대어 정상회담을 했다. 지난해 7월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은 남북관계 개선의 주도권을 ‘한반도 운전자론’으로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2000년과 2007년, 2018년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2일 “2000년에는 북핵 자체가 없었고, 2007년에는 북핵은 이슈였지만 북 미사일은 저평가됐다”며 “지금은 북측이 핵무장 완성을 선언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완성 단계여서 비핵화 논의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여론도 냉담해졌다. 통일연구원의 ‘국민통일여론’ 조사에 따르면 ‘2~3년 전보다 북이 변화했느냐’는 질문에 2000년 정상회담 직전인 1999년에는 65.58%, 2007년 정상회담 2년 전인 2005년에는 68.4%가 ‘약간 또는 많이 변했다’고 기대감이 섞인 응답을 했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 후인 2003년엔 59.8%, 2008년엔 54.1%만이 ‘북이 변화했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전문가들은 남북정상회담의 ‘여건’으로 우선 비핵화 프로세스가 가장 중요하고, 북측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시점은 남북 합의의 이행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정상회담을 집권 3년차에 한 김 전 대통령이나 임기 말에 한 노 전 대통령보다 이른 시기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비핵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남북 간 돌파구를 먼저 여는 방안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핵 문제가 중요하지만, 생화학 무기, 반인권 문제 등 수많은 문제들도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평화의 성화 평창에 타오르다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 평화의 성화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지구촌 최대의 겨울 스포츠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이 어제 오후 8시 성황리에 개회식을 갖고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하나 된 열정’이라는 슬로건 아래 평창에 모인 92개국 2920명의 선수들은 이념과 종교, 인종을 넘어 하나가 돼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역대 최대라는 규모만큼이나 풍성한 기록과 감동의 스포츠 드라마를 펼칠 것을 약속했다. 어제 개회식은 세계 각국에서 온 손님들을 맞이하는 한국의 종소리가 세상을 얼음으로 바꾸면서 시작됐다. 강원도에 사는 다섯 어린이가 과거와 미래를 탐험하며 평화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한 편의 ‘겨울동화’처럼 환상적으로 풀어냈다. 3000여명이 110분 동안 펼친 개회식은 전 세계 25억 TV 시청자들이 함께했다고 한다. 개회식 리셉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이 아니었다면 한자리에 있기 어려웠을 분들도 있다”면서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그 자체가 세계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며 평화를 강조했다. 개회식에는 16개국 정상급 외빈이 참석했다. 특히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참석해 명실상부한 평화 올림픽, 평창을 세계에 알렸다. 한국 선수들은 북한 선수들과 함께 한반도기를 들고 맨 마지막으로 입장해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선사했다.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남북이 공동 입장한 것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10번째이며 2007년 창춘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이다. 남북의 선수가 공동기수로 나서고 단일팀으로 선전하는 모습은 북핵으로 고조된 한반도 위기를 잠시 잊고 스포츠의 정신으로 하나 된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다. 그 어떠한 성명보다도 세계에 남북한 평화 공존의 중요성을 각인시킨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다. 개회식 못지않게 북핵 외교전에 이목이 집중된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회식 리셉션장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 북한, 중국 등 러시아를 뺀 6자회담 당사국이 함께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의례적인 자리로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가지는 못했겠지만 최고위급 인사들이 직접 대면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특히 북한의 김여정이 오늘 오찬에서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지, 미국 CNN방송 보도처럼 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할지 등은 초미의 관심사다. 문 대통령 ‘평양 초청 카드’가 한·미 양국을 이간질하려는 의도라는 우려가 있는 만큼 평창 이후 한·미 공조에 흔들림이 없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외교전은 외교전이고, 평창의 주인공은 선수들이다. 땀 흘리며 준비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평창을 승자와 패자가 함께 어울리는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자.
  • 한·미 북핵 수석 새달 회동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1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한다. 다음달 2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방러하는 이 본부장은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 회동을 갖고 북핵 해법에 대해 협의한다. 한 외교소식통은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미온적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다음달 5일 서울을 방문하는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지프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한·미 수석대표 협의를 할 예정이다. 양측은 현재 진행 중인 남북 대화를 북·미 대화로 연결하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평창올림픽을 둘러싼 대북 제재 논란 등은 한·미 간 신뢰를 바탕으로 실시간 협의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올림픽 이후 모멘텀을 살려 북·미 대화 가능성을 모색하려면 북한이 달라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미가 지속적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남북 평창 교류] 文 “기적적인 기회… 바람 앞 촛불 지키듯 대화 지켜달라” 호소

    [남북 평창 교류] 文 “기적적인 기회… 바람 앞 촛불 지키듯 대화 지켜달라” 호소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대화 분위기의 여세를 몰아 북·미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나아가 중국 등 주변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비핵화 다자회담의 가능성까지 열어 두는 ‘포스트 평창’ 구상을 밝혔다.문 대통령은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덕에 기적적으로 만들어 낸 대화의 기회를 평창 이후까지 잘 살려 나가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남북 대화가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로 이어지게 하고 다양한 대화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래야만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대화 국면의 ‘골든타임’ 내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실마리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미 대화 이후의 한 수를 더 제시한 셈이다.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를 거쳐 6자회담으로 연결된다면 한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비핵화 협상을 주도할 수 있게 된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대화 국면을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참가, 그리고 그것을 위한 남북 대화는 그 자체로서 매우 의미가 크다”며 “그러나 만약 그것만으로 끝난다면 그 후에 우리가 겪게 될 외교안보상의 어려움은 가늠하기가 어려울 것이고 또다시 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북 대화의 성과에 취해 만족해선 안 되며 남북 대화의 최종 목적지는 곧 한반도 비핵화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금 같은 기회를 다시 만들기 어려운 만큼 국민께서는 바람 앞에 촛불을 지키듯이 대화를 지키고 키우는 데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도 함께 노력해 주기 바란다”며 “오랜 단절 끝에 모처럼 마련된 대화여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남과 북이 함께 역지사지해 차근차근 극복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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