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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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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표 “제비 한마리 왔다고 봄 온 듯 환호”

    홍준표 “제비 한마리 왔다고 봄 온 듯 환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제비 한마리 왔다고 온통 봄이 온 듯이 환호하는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지적했다.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분위기에 휩쓸려 가는 정치는 반드시 실패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홍 대표는 “안보 문제는 아무리 신중하고 냉철하게 대처해도 모자라지 않다”며 “작금의 한국 안보 상황은 누란(층층이 쌓아놓은 알 같은 위태로운 형편)의 위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당이 최근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반발하고 있는 것이 정치적 의도라는 평가에 대해 반박하듯 “내가 우려하는 현 상황은 결코 보수층 결집을 위한 정치적인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고 보다 냉철하게 남북문제를 바라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폭주하던 북의 독재자를 대화의 장에 끌어낸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까지 끌어들인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완전한 핵폐기 회담이 아닌 북의 시간 벌기, 경제제재 위기 탈출용으로 악용될 경우 한반도에는 더 큰 위기가 온다”고 전망했다. 이어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이 주장하듯 핵물질·핵기술 이전금지, 핵실험 중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중단 등 미국을 위협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으로 북핵합의가 될 경우 우리는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비참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도 중간선거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미봉책으로 합의해 줄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이번의 북핵제재가 북핵을 폐기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여지는데 문재인 정권이 감상적 민주주의에 사로잡혀 감성팔이로 북핵문제에 대처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우리는 결코 남북대화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완전한 핵폐기 없는 평화는 위장평화일 뿐이고 5000만 국민은 북핵의 노예가 될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깨어있는 국민이 자유대한민국을 지킨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판문점 선언 돋보기] “실사구시 김정은 인상적… 비핵화 속도내 되돌릴 수 없게 해야”

    [판문점 선언 돋보기] “실사구시 김정은 인상적… 비핵화 속도내 되돌릴 수 없게 해야”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권위적이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 존중의 자세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실사구시(實事求是·사실에 입각해 진리를 탐구하려는 태도), 실용적인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참여정부 때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남북 관계를 다뤘던 김 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통일연구원에서 서울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진도를 빨리 나가서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일단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북 관계 진전의 속도를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남북 정상회담 만찬은 어땠나. -만찬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김 위원장을 처음 만났는데 상대방에 대한 배려, 존중의 자세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남측 참석자들이 헤드테이블에 와서 인사를 하고 술잔도 권했는데 항상 일어나서 상대방을 보고 얘기하고 술도 마시는 모습을 보면서 권위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새로운 점은. -지금 북한과 한국, 미국은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자’는 공통점이 있다. 좀더 신속하게 목표까지 도달하자는 것이다. 그게 가능한 건 김 위원장의 스타일이 명분보다는 실리,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다. 예를 들어 표준시간을 정하는 문제도 명분으로 따지면 자존심과 관련돼 굉장히 논란이 될 수 있는 거였다. 그런 부분을 한 번에 딱 결정하는 걸 보면 실사구시,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할 수 있다. 쓸데없는 신경전을 하지 말자는 게 새로운 북한의 정책 결정 방식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매우 환영할 만한 조치였다. →남북 정상이 남북 관계 진전의 속도를 중시했는데. -과거의 실패는 너무 많은 단계를 나누다 보니까 속도가 늘어지게 되고 불신이 끼어들게 됐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핵문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복잡한 문제는 신뢰의 위기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쟁점 사항에 대해 의견의 차이가 나는 부분도 적지 않다. 문제는 그런 차이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다. 지난 북핵 역사를 돌이켜 보면 결국 정권이 바뀌면 정책이 달라지고 합의도 깨졌다. 그래서 가능하면 일정한 시간 동안 진도를 빨리 나가서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일단 넘어가자는 것이다. 그게 미국의 전통적인 입장이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북핵 협상에 대한 기본 입장이다. 북한도 마찬가지로 초점은 다를 수 있겠지만 체제 보장 문제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점에서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공개 의미는. -일단 북한 입장에서는 비핵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번 남북 정상 합의문에도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썼기 때문에 지금부터 그 목표까지 어떻게 도달할 것인가가 과제다. 북한은 선제적 조치를 취해 자기들이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조치를 취할 의사가 있다는 걸 보여 준 것이다. 이제 미국이나 한국의 상응 조치도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해 보자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이행 과정에서 사실상의 평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나. -일종의 ‘법적인 평화’인 조약이나 선언문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다. 실질적인 이행을 통해 하나하나 바뀌어지는 과정이 ‘사실상의 평화’다.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을 누가 모여서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북 간에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는 문제다. 군사적 신뢰 구축의 주체인 남북이 비무장지대(DMZ)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긴장 구조를 완화시키고 실질적인 평화를 정착시키느냐가 중요하다. →판문점 선언 이후의 관건은.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합의문과 만찬 등에서 그 부분을 특히 강조했다. 양 정상 모두 대화의 동력을 강조하는 방식을 보면 낙관적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풀리지 않은 문제에 난관과 애로가 많을 것이라는 점도 잘 알고 있다. 긍정적인 것은 이 난관과 애로를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때그때마다 핫라인으로 통화를 하고 실무회담과 정상회담을 다시 여는 식으로 끊임없이 협의하면 어려운 문제도 풀 수 있다. →북·미 간 협상 속도도 빨라질까.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 서로 잘 맞는 측면이 있다.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시하고, 본질에 직접 접근하는 방식 그리고 담대한 접근을 한다는 점이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북한이 문을 열어 놨기 때문에 좀더 진전된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미 간에도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나눴던 많은 얘기를 긴밀하게 조율할 것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김연철 원장 국가 통일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통일연구원 제16대 원장으로 4월 13일 취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 자문위원,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전문가 자문단,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국민소통분과위원장을 맡았다. 참여정부 때인 2004~2006년 당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서 남북 협상과 6자회담에 관여했다.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 [사설] 北 핵실험장 공개 폐쇄, 비핵화 의지 주목한다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를 대외에 공개하기로 합의했던 사실이 이틀 늦게 공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향후 북핵 검증 과정에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한 일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어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4·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북·미 회담 전인 5월 북부 핵실험장(풍계 핵실험장 추정) 폐쇄를 공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투명하게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할 것이라고 한다. 두 정상이 한국 시간보다 30분 늦은 북한의 표준시간을 서울의 표준시에 맞추겠다고 선언한 것 또한 남북 동질성 회복을 위한 상징적 조치이기에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 우리가 특히 핵실험장 폐쇄 공개에 주목하는 것은 북한이 비핵화의 구체적인 일정과 이행 계획을 판문점 선언 이후 처음 구체화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완전한 비핵화’에는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빠졌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돼 왔다. 또 북한이 어차피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하는 거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핵실험 시설보다 더 큰 실험장이 2개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는 걸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어떠한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비핵화와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기 위한 조치로도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북부 핵실험장 폐쇄 공개 방침에 대해 즉시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들의 구체적 초청 시점은 북측이 준비되는 대로 일정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한다. 비핵화 로드맵이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와 대내외용 관영매체를 통해 이번 판문점 선언 전문을 그대로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만큼 ‘완전한 비핵화’를 소개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전문을 알린 것은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이행 의지가 확고함을 보여 준 셈이다. 북핵 실험장 폐쇄 공개는 판문점 선언을 구체화하는 시작에 불과하다. 남한만이 아니라 북한도 판문점 선언의 신속하고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이행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한반도에 핵폐기, 경제 번영과 함께 항구적 평화를 가져오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 김정은 “국제사회 투명하게 공개”…핵실험장 폐쇄 생중계할 듯

    김정은 “국제사회 투명하게 공개”…핵실험장 폐쇄 생중계할 듯

    金 “난 美 향해 핵 쏠 사람 아냐” 비핵화 프로세스 진입 신호탄 ‘정치적 쇼’ 라는 의심 잠재우기 북미회담에 긍정적 영향 줄 듯5월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는 전 세계에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 주는 ‘빅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북한이 비핵화의 첫 단추를 끼웠음을 알리는 정치적 행위이자 상징적 조치이기 때문이다. 비핵화가 ‘동결-폐기’로 압축되는 프로세스에 이미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비핵화 논의가 본격화될 5월 말 6월 초 북·미 정상회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2008년 영변 냉각탑 폭파 땐 녹화중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부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 시행할 것이며,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고자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 언론인들을 조만간 북한으로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장면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은 2008년 6월 27일 비핵화 의지를 외부에 보여 주고자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해체할 때도 미국 CNN, 한국 MBC를 비롯해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북핵 6자회담의 다른 5개 참가국 방송·통신사를 초청했다. 당시 냉각탑 폭파 행사는 CNN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영변 현지에 위성 송출시설이 없어 불발됐다. 대신 이 장면은 폭파 수시간 뒤 전 세계에 녹화 중계됐다. 그러나 그간 위성 송출기술이 발전해 간단한 장비로도 생중계할 수 있어진 데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전 세계에 과시하려면 생중계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어 이번에는 생중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남북 간 합의로 한·미 언론인과 전문가를 언제 파견할 것인지 논의해야 하는데,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 전에 폐쇄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풍계리 이외 영변 핵시설에 대한 언급은 이뤄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일단은 이 내용”이라고 답했다. ●풍계리는 北 핵무력의 심장부 대북 제재 해제와 북·미 관계 정상화에 반대하는 미국 내 강경파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라도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같은 가시적 성과를 보여야 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나는 남쪽이나 태평양, 미국을 향해 핵을 쏠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공개하는 행위는 김 위원장 발언의 진정성을 입증하는 보증수표가 될 것이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2008년 폭파된 영변 냉각탑과 달리 지난해 9월까지 핵실험을 한 북한 핵무력의 심장부와 같은 곳이다. 높이 20여m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인 영변 냉각탑은 폭파되기 2년 전인 2006년부터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폭파 당시에도 ‘용도폐기 된 빈 껍데기’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폐쇄는 다르다는 평가와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일부에서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핵실험 시설보다 훨씬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한 것도 ‘정치적 쇼’라는 의심 어린 눈초리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측이 한국 언론을 비롯해 외부 언론에서 나오는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는 비핵화의 시작이다. 북·미 정상회담에선 핵 동결과 이미 생산한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핵 폐기, 미래의 핵을 폐기하기 위한 시설 폐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 등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정은 위원장, 핵실험장 폐기 ‘생중계’ 할까?

    김정은 위원장, 핵실험장 폐기 ‘생중계’ 할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취재진 등을 북한으로 초청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10년 전 이뤄졌던 냉각탑 폭파를 떠오르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2008년 6월 27일. 북한은 미국 CNN과 한국의 문화방송 등 6자회담 참가국 취재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북한이 영변 원자로 가동일지를 제출하는 등 핵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이자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절차에 착수했고, 이에 북한이 불능화 대상이던 영변 5MW 원자로의 냉각탑 폭파로 화답한 것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당시 냉각탑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의 유무를 인공위성을 통해 관찰해 영변 원자로의 가동 여부를 판단해 왔기 때문에 냉각탑은 북한 핵 개발의 상징적인 장소로 여겨졌다. 일부 ‘정치쇼’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대체로 환영한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냉각탑 폭파 장면은 폭파 수 시간 뒤에 전 세계에 녹화중계됐다. 애초 생중계도 고려됐지만, 영변 지역에 위성을 송출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녹화된 화면을 평양으로 가져온 뒤에야 방송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엔 핵실험장 폐기 장면이 생중계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선 생중계가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며, 그간 위성 송출기술이 발전해 간단한 장비로도 생중계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핵실험장 폐기’는 5월 또는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따라서 남북정상회담의 모멘텀을 잇고 북미정상회담에서 본격적인 비핵화 논의를 하기 전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과시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냉각탑을 폭파했지만, 그 이후로도 핵 개발에 매진한 데서 보듯 이번 핵실험장 폐기도 단순한 ‘쇼’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냉각탑은 2007년 북핵 2·13합의에 따른 불능화 조치의 일환으로 내열제와 증발장치 등이 이미 제거돼 용도 폐기된 ‘빈 껍데기’ 상태였지만, 풍계리 핵실험장은 여전히 일부 갱도가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한 것도 ‘이벤트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불식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은 “평양시간 아닌 서울시간 쓰겠다” 표준시 통일

    김정은 “평양시간 아닌 서울시간 쓰겠다” 표준시 통일

    남북 표준시간 3년만에 통일김정은 “5월 중 핵시설 폐쇄” 남북한 사이에 30분 차이가 났던 표준시간이 2년8개월 여만에 서울 표준시로 통일된다. 북한의 표준시는 평양을 기준으로 한국 시간과 30분 차이가 난다. 서울이 오전 11시라면 평양은 오전 10시30분으로 유지돼 왔다.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남북정상회담 관련 추가브리핑에서 이같은 합의사항을 공개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의 환담에서 평화의 집 대기실에 시계가 2개 걸려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리설주 여사도 함께 했다. 김 위원장은 하나는 서울시간, 하나는 평양시간을 가리키고 있는 두 시계를 보며 “매우 가슴이 아팠다”고 말한 뒤 “북남의 시간부터 먼저 통일하자”고 문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표준시를 쓰던 우리 측이 바꾼 것이니 우리가 원래대로 돌아가겠다”고 말하며 남측이 대외적으로 발표해도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윤 수석은 “표준시 통일은 북측 내부적으로도 많은 어려움과 비용을 수반하는 문제”라며 “김 위원장이 이렇게 결정한 것은 국제사회와의 조화와 일치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예상되는 북미간 교류 협력의 장애물을 제거하겠다는 결단으로 생각한다”며 “(남북교류 등) 여러가지를 감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남북한은 기존에 모두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 일본의 표준시인 ‘동경시’를 썼다. 하지만 이후 북한이 일제 잔재 청산을 내세워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새롭게 ‘평양시’를 만들었다. 북한은 지난 2015년 8월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우리나라 표준시를 빼앗았다”며 광복 70주년인 그해 8월15일부터 기존에 사용하던 표준시간을 동경시보다 30분 늦춰 사용해 왔다. 4·27 남북정상회담 때는 두 정상이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과정에서 취재 기자간 표준시 때문에 잠시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이런 가운데 윤 수석은 북한이 5월 중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할 것이며 이때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하는 등 대외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이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부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 실행할 것”이라며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와 언론인을 조만간 북으로 초청하겠다” 밝혔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일부에서 못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 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큰 2개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같은 북한 핵실험장 폐쇄 공개 방침에 대해 즉시 환영했고 양 정상은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은 북측이 준비되는 대로 일정을 합의하기로 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윤 수석은 이어 “폐쇄와 대외 공개 방침 천명은 향후 논의될 북핵 검증 과정에서 선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미국이 북에 대해 체질적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우리와 대화를 해보면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상으로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서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면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고도 했다. 그러면서 “조선 전쟁의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한민족의 한 강토에서 다시는 피 흘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결코 무력사용은 없을 것을 확언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20일 개최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한다고 선언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의 6차례 핵실험이 모두 이뤄진 장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상 선언’으로 김정은에 대한 기대감↑... 관건은 ‘언행일치’

    ‘정상 선언’으로 김정은에 대한 기대감↑... 관건은 ‘언행일치’

    지난 27일 역사적인 2018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안팎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공동 선언문에서 ‘종전선언’, ‘불가침’, ‘군축’, ‘평화수역’등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회담의 마중물 역할도 담겨있는 남북 회담에서는 ‘비핵화’ 문구가 그대로 표현됐다. 이 때문에 북한이 오는 6월 북미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이행방안을 마련해 미국과 협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전날(27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발표된 남북 공동 선언문에는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명시했다. 오늘(28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서도 “북남관계 문제와 조선반도 평화보장 문제,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를 비롯하여 호상(상호)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하여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의견들이 교환되었다”며 비핵화 문제가 논의됐음을 밝혔다. 공동 선언문에서 남북 간 풀어가야 하는 문제는 해결 가능성이 비교적 밝다. 남북 간 재래식 무기 감축과 이산가족·친인척 상봉, 적대행위 금지, 서해북방한계선 수역을 공동 해역으로 지정하는 문제 등 남북이 빠른 시일 내 각 분야에서 실무회담을 통해 추진해 나가면 되는 것들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북미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겨놓았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로서는 정상 선언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확인시키는 것에 의미를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미국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한 질문에 “매우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변화를 전재로 하는 대북압박은 병행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판문점 선언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과거 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최대의 압박은 비핵화가 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해 북핵 폐기 전까지는 압박을 늦추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따라서 판문점 정상 선언의 성공 여부는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이행 의지가 관건이다. 과거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깼던 점에서 이번 선언의 내용이 비핵화 로드맵으로서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미국 조야에서부터 거듭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 캘리포니아대학 미·중연구소 마이크 치노이 수석 연구원은 CNN방송에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이는 분명한 전환점”이라면서도 “사람들이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놀라운 광경에 흥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이 같은 좋은 의도가 실질적인 조치가 되게 하기 전까지 해야 할 것이 아직 엄청나게 많다”고 지적했다.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부교수는 “북한은 오랫동안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이는 일방적 군축과 같은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 같은 의사를 재확인하는 것은 새롭지 않으며 신중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미 행정부에서 북한 정책을 담당했던 미 싱크탱크 독일 마셜펀드(GMF)의 선임연구원 라우라 로젠베르거도 WP와의 인터뷰에서 2012년 2월 29일 북한과 미국의 ‘윤달 합의’(Leap Day Deal) 실패를 거론하면서 같은 일이 반복될까 우려한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은 미사일 실험 중단에 합의했으나 약 6주 뒤 실험을 재개했다. 북한도 어렵게 이뤄진 남북 간 합의와 오는 6월초 개최되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 ‘언어의 성찬’ 보다는 행동으로 이를 확인시키고 설득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 된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언행일치’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광장] 북핵, 얼마인가/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북핵, 얼마인가/진경호 논설위원

    판문점에서 마주한 남북 정상의 환한 미소 뒤로 우리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핵심 문제 하나를 마주해야 한다. 북핵은 얼마냐는 것이다. 목숨만큼 소중히 여기는 핵을 정녕 내다 팔 생각이라면 북은 대체 얼마를 받을 작정인 건지, 그 핵을 사다 버려야 하는 우리는 얼마를 줘야 하는지를 따져야 한다. 그 계산이 맞아야 한반도 비핵화의 역사적 거래는 성사된다. 북핵을 저울에 달아 본 사람은 없다. 그러나 ‘원가’, 즉 개발비용 정도는 추정이 가능하다. 국방부는 김정은 정권 들어 3차 핵실험까지 11억∼15억 달러를 핵 개발에 투입했을 것으로 2014년 추정했다. 지난해 6차 실험까지 얹으면 추정치는 최대 30억 달러까지 오른다. 핵에 따라붙는 미사일 개발 비용도 만만치 않다. 2000년 한국 언론사 사장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은 “로켓 1발에 2억~3억 달러가 든다”고 했다. 2012년 4월 북한의 광명성 1호 발사 때 우리 정부는 비용을 8억 5000만 달러로 추정했다. 2016년과 2017년 북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47차례 크고 작은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점을 감안하면 김정은 정권 들어서만 미사일 발사에도 수십억 달러가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돈은 어디까지나 ‘원가’일 뿐이다. 부가가치, 즉 전략적 효용과 파생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북핵에 맞선 우리와 주변국의 안보비용은 접어 두고,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10건에 따른 북의 경제 손실만도 막대하다. 유엔 대북 제재안 2270호 하나만 해도 2016년 3월부터 9개월간 2억 달러의 외화 손실을 북에 안겼다는 게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분석이다. 미국외교협회는 북이 핵 개발로 잃는 남북·북중 무역의 기회비용이 2020년까지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파악했다. 폐기 비용도 빼놓을 수 없다. 권혁철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북핵 폐기와 경제 원조에 10년간 200억 달러가 들 것이라고 봤다. 북한이 북핵의 대가로 10년간 600억 달러 규모의 경제 지원을 주변국들로부터 받기를 원한다는 뜻을 중국 측에 밝혔다는 보도가 근거 박약만은 아닌 듯하다. 북핵의 진정한 값어치는 그러나 모두가 주지하듯 이런 경제 수치 너머에 있다. 김정은 정권의 안위와 체제 보장이라는 절체절명의 가치가 그것이다. 금전으로 환산이 안 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말대로 이 대목에서 북핵은 “부르는 게 값”이 된다. 핵 대신 미국과의 평화협정이라는 종잇장 하나에 자신의 안위와 북한의 운명을 맡길 바보는 없다. 핵 포기에 따른 경제·문화 개방이 북한 사회와 정권의 안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도 ‘아랍의 봄’을 목도한 김정은으로선 흘려 볼 사안이 아니다. 중국이 절대적 카드가 될 것이다. 핵 대신 취할 한반도 평화체제를 북은 미국과 중국의 동북아 패권 경쟁이 팽팽한 균형을 이루는 틀로 만들려 할 공산이 크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외연을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로 꾸리고 그 틀 안에 중국과 그들의 사회주의 노선을 불어넣어 미국의 외풍을 막아 낼 바람막이로 삼는 방안이다. 북한형 이이제이(以夷制夷)다. 중국으로선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이런 북의 전략과 행보가 한·미 동맹에 바탕한 우리의 자유민주 질서에 예상치 못한 도전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다.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비핵화 논의와 맞물려 어떤 평화체제인가에 대한 논의도 이제 막을 올려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어떤 평화체제를 목표로 하는지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리고 그 방향으로 관련국 논의를 이끌어야 한다. 남북 두 정상은 이제 호랑이 등에 올랐다. 어제는 웃었으나 오늘부턴 치열한 샅바싸움 속에 북핵 폐기 방식과 절차, 그리고 보상 규모와 형태 등을 둘러싼 남북한과 주변국들의 첨예한 흥정과 대립이 펼쳐지고, 위기가 닥칠 것이다. 우리 내부의 갈등이 고조될 수도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명확한 비전만이 이를 헤쳐 갈 동력이다. 그게 있어야 북핵 비용이 평화 비용으로 순치된다. 그래야 그 값이 얼마든 모든 국민이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다. jade@seoul.co.kr
  • ‘비핵화 시한 조율’ 관건… 北 “단계적·동시적” 美 “속전속결”

    ‘비핵화 시한 조율’ 관건… 北 “단계적·동시적” 美 “속전속결”

    27일 2018 남북 정상회담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명시(명문화)되고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면서 향후 비핵화 로드맵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남북 정상이 비핵화 로드맵의 ‘길잡이’로서 충분하고 분명한 성과를 거두면서 이제 공은 5~6월 중 열릴 북·미 정상회담으로 넘어갔다.우선 비핵화 일괄타결 및 단계별 시행방식에는 북·미 간에 큰 이견은 없어 보인다.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안전보장(북·미 관계 정상화, 평화협정)을 교환하는 방안을 한 번에 타결하되, 실제 실행단계에서는 북·미가 단계별로 서로 주고받는 식이다.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비핵화 협상 조건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중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를 확인하면서 분위기가 일단 긍정적이다. 북·미 정상은 그러나 비핵화 시한, 비핵화 범주, 비핵화 방식 등에 대해 구체적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미국은 ‘속전속결형 비핵화’를 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2003년부터 시작했던 6자회담(남·북·미·중·일·러)에서 북한이 보여 준 소위 ‘살라미 전술’(의제를 최대한 잘라 보상 극대화) 등 시간 끌기 전술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비핵화 시한이 이번 비핵화 로드맵에서 중요한 이유다. 미국은 조속한 비핵화를 위해 최대 2년의 시한을 두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는 지난 26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전문가 토론회’에서 “북한이 단기간에 사찰단을 수용해도 정말 북한이 핵폐기를 하고 있다고 검증하려면 2년 반보다 훨씬 더 걸린다”고 분석했다. 핵탄두용 핵물질 폐기 이외에 각각 미국 본토와 괌·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비핵화 범주에 포함하느냐도 관건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일 노동당 제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 중단과 ICBM 실험발사 중지를 함께 선언하면서 미사일 폐기도 비핵화 범주에 포함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아직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ICBM의 파괴력이 5층 건물을 부술 정도에 불과해 핵물질 폐기만으로 비핵화를 완성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핵물질 폐기가 최우선이지만 깊은 북·미 불신의 골을 감안할 때 북한의 핵물질 폐기가 검증된 뒤에도 미국은 은닉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할 것”이라며 “따라서 ICBM·IRBM을 비핵화 범주에 넣으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정상은 비핵화 방식도 합의해야 한다. 미국 입장에서는 모든 핵무기 폐기가 하나의 목표지만, 북한은 현재 상태에서 핵무기 생산을 중단하는 것과, 과거에 만든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을 각각 다른 의제로 접근한다. 북한의 핵무기 사찰 및 검증 등의 기술적 문제는 향후 실무선에서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물질 및 관련 시설들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하면 사실관계를 검증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하지만 더 확실한 검증을 위해 IAEA가 원할 때마다 의심시설을 점검하는 방식도 검토될 수 있다. 영변 등에 관련 핵시설이 집중돼 있는 핵물질과 달리, 북한 전역에 산재된 ICBM과 발사장을 모두 사찰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더 복잡할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이 무난히 합의되면, 한국이 올해 내 개최를 추진하는 3자(남·북·미) 혹은 4자(남·북·미·중) 회담에서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을 의미하는 ‘평화협정’이 협의될 전망이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보상으로 미국이 제공할 북한의 체제안전보장 중 하나다. 평화협정으로 평화체제가 장기간 유지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베를린 구상’과 이날 ‘판문점 선언’에서 언급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이 현실화된다. 아직 길은 멀지만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오늘 남북 정상회담, 평화의 새 장 열자

    한반도의 명운을 가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오늘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전 9시 30분 군사정전위 회의실 앞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첫 만남을 하게 된다. 이어 의장대 사열 등 공식 환영식을 마치고 나면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이동,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한 뒤 합의문에 서명한 다음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남북 교류 활성화 등 3대 의제를 두고 역사적인 담판을 벌이게 된다. 이전에 두 차례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이처럼 광범위하면서도 구체적인 의제를 테이블에 놓은 적은 없다. 2000년과 2007년 정상회담은 평화와 관계 개선에 방점이 있었지만, 이번 회담에는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이 핵심 의제로 올라 있다.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정상 간 핫라인이 개통되고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 선언을 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대북·대남 확성기 방송도 중단됐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미국을 방문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만나 회담 준비를 비롯해 한반도 비핵화 달성을 위해 긴밀한 협의를 마치고 어제 귀국했다. 북핵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다. 오늘 정상회담을 취재하기 위해 내외신 취재진만 3000여명이 몰리는 등 세계의 관심이 온통 한반도로 향하고 있다.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남북은 70년 대치를 끝내고, 이번 회담의 표어처럼 ‘새로운 평화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아직은 먼 얘기지만, 통일의 꿈도 꾸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비핵화의 문을 열면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동북아의 불안정 해소는 물론 신냉전 구도의 완화에도 기여하게 된다는 점에서 세계사적 의미는 크다 하겠다. 그러나 그 전제조건은 김 위원장의 명확한 비핵화 선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초 문 대통령 특사단과의 만남 등에서 ‘조건만 맞는다면 비핵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어 기대가 크다. 바람직한 것은 남북 정상이 회담이 끝난 뒤 있을 ‘판문점 선언’에 완전한 비핵화의 의지를 담는 것이다. 1953년 휴전협정을 맺은 자리에서 비핵화의 의지를 표명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선언한다면 그 이상의 의미가 더 어디 있겠는가. 남북 정상회담은 그 자체로 역사적이지만 한미ㆍ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과정의 디딤돌이라는 점 또한 현실이다. 이번 회담에서 기대한 대로 신속한 비핵화 로드맵이 나오면 좋겠지만, 비핵화 의지만 표명하고 다른 2개 의제에 합의하는 선에서 그칠 수도 있다. 한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비핵화 입구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라면 출구는 북ㆍ미 정상회담이라는 점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덧붙여 이번 정상회담이 역사의 전환점이 될 중대한 회담인 만큼 준비에서 한 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한다.
  • 트럼프 “북미회담, 날짜 3~4개·장소 5곳 고려하고 있다”

    트럼프 “북미회담, 날짜 3~4개·장소 5곳 고려하고 있다”

    백악관 “北, 옳은 방향 가는 중 구체적 행동 전까지 최대 압박” ‘김정은 훌륭하다’ 발언 논란엔 “北 태도 변화 평가한 것” 진화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의 ‘폭스 앤드 프렌즈’와 30여분간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3~4개 날짜와 5개 장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북한 양보론’에 대해 “절대로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북한과) 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부활절(3월 31일~4월 1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내정자의 극비 평양 방문에 대해 “폼페이오의 극비 평양 방문은 한국과 북한,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나와 협상을 체결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확인해 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는 둘이 대화를 나눈 여러 사진이 있으며 이를 공개할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내가 먼저 자리를 떠날 수도 있다. 미안하지만 그럴 수도 있다”면서 “회담이 아예 개최되지 않을 수조차 있다”며 북한을 압박했다. 이어 “누가 알겠느냐. 그러나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들(북한)이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백악관도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5일 북한의 핵실험 중단 선언 등에 대해 ‘옳은 방향’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 전까지 ‘최대 압박’을 이어 가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비핵화 의사에 대해 열려 있다. 북한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샌더슨 대변인은 “우리는 (대북) 최대 압박 작전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그들(북한)의 발언이 구체적인 조치가 되는 것을 볼 때까지 최대의 압박 작전을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열려 있고 훌륭하다’고 평가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이날 “과거 점진적·단계적 접근 방법은 실패해 왔고 우리는 과거 행정부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취하는 조치마다 보상을 제공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며 김 위원장이 주장한 ‘단계적·동시적’ 북핵 해법에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다. 또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시 한번 북한에 ‘선 비핵화, 후 보상’ 원칙을 강조하며 비핵화의 구체적인 행동을 ‘압박’했다. 지난 23일 국무부 고위 관계자도 “과거 실패했던 점진적·단계적 접근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단계별 보상 방식의 비핵화 접근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미국 상원은 24일 북한인권법을 2022년까지 5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HR 2061)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마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지난해 9월 하원을 통과한 법안과 마찬가지로 북한 내부로 외부 정보를 투입하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날 한 미 관리의 말을 인용해 폼페이오 내정자가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들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는 똑똑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정상회담 의제에 쏠린 눈... 통 큰 합의 vs 부분 합의

    정상회담 의제에 쏠린 눈... 통 큰 합의 vs 부분 합의

    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 오면서 양측이 통 큰 합의에 도달할수 있을지 쏠리고 있다.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남북관계 진전 등 3가지로 추려진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사는 한반도 비핵화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 때와 달리 처음으로 북핵 문제가 남북 회담 테이블에서 핵심 의제에 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회담은 이후 북핵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5월 말이나 6월초 개최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 남북 간 비핵화 합의 수준이 더 주목받고 있다. 당장은 북한이 회담 일주일을 앞두고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중단 결정으로 비핵화 첫 단추를 꿰면서 전망은 밝은 편이다.다만 여전히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북미의 간극이 좁지 않은 데다 ‘체제 안전 보장’ ‘대북 군사적 위협 해소’ 등은 남북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남북은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는 원칙적 수준의 합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는 비핵화보다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 등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쪽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DMZ(비무장지대)에서의 중화기와 경계 초소(GP) 철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에는 DMZ 내 중기관총이나 박격포 같은 중화기를 배치할 수 없고 출입 가능한 병력도 천명으로 제한됐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다. 이를 공동 철거하는 것은 남북간 군사적 신뢰 구축에 첫걸음이자 남북이 독자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로 평가된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축복한다고 했던 남북간 ‘종전 논의’도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방안으로 논의될 것으로 점쳐진다.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한 바 있다. 남북관계 진전 문제는 핵심 의제였던 앞선 두 차례 정상회담 때와 달리 이번에는 깊이 논의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촘촘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회담에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경제협력 문제보다는 대북제재와 관련이 적은 이산가족 상봉이나 남북회담 정례화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산가족 상봉은 이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그간 여러 차례 북측에 제의한 사안으로, 정부는 회담에서 이산가족 신청자의 전면적인 생사확인은 물론 상봉 정례화까지도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 정례화도 정부의 주요 관심 사안이다. 공동선언문에는 남북이 수시로 만날 수 있는 판문점에서의 정상회담은 물론 군사를 포함한 각급 남북회담 정례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빅터 차 “비핵화 선언은 최소한의 결과물… 그 이상 나올 것”

    빅터 차 “비핵화 선언은 최소한의 결과물… 그 이상 나올 것”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나 평화와 관련한 성명서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얻을 수 있는 최소한의 결과물일 것이다. 그 이상이 나올 수 있다.”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2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비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주제로 열린 아산플래넘 2018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 누구를 만나도 북 정상(김정은 북 국무위원장)만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없다”며 “따라서 실패를 원하지 않을 것이며, 과거 (북핵 문제가) 실패 전력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오후 2시 50분부터 50분가량 진행됐다. 차 석좌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 및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선언에 대해 “비핵화 선언이 아니며, 북한이 책임 있는 핵무기 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선언”이라고 했었다. 같은 맥락에서 이날도 경계의 목소리를 전했다. 차 석좌는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선언은 환영받을 수 있지만 2000년 정상회담(김대중 전 대통령·김정일 전 국방위원장)도 비슷한 양상이었다”며 “따라서 북한이 실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것을 지킬 수 있을지는 충분히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 오니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설렘, 흥분의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미국 정가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조지 W 부시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차 석좌는 지난해 트럼프 정부의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지만 올해 초 낙마했다. 원인으로는 대북 강경파의 코피작전(Bloody Nose·제한적 선제타격론)을 반대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그는 “인사는 백악관 마음이니 답을 않겠다”며 “코피작전은 전략(종합적 준비)이 아닌 전술(전투실시 방식)이고 정상회담은 성공·실패와 관계없이 전략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앞선 오후 1시부터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만일 북한이 추가 (핵실험) 도발을 한다면 얻는 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 잃을 것”이라며 “북이 실제로 풍계리 핵실험장 가동을 중단했는지에 대해서 실질적인 검증 과정을 받아들이겠다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전례가 없는 협상이라는 점에서 1991년 부시 전 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구소련 대통령이 만나 장거리 핵무기를 줄이기로 했던 회담에 빗댔다. 그는 “북·미 정상 모두 예측 불가능한 경향이 있으며 이런 세팅(북 비핵화)에 경험이 없다”며 “전례가 없는 상황이어서 예측하기 힘들며, 모든 교착 상태를 돌파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고, 반대로 결론이 실망스러워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北매체, 핵실험장 영구적 해체 뜻하는 ‘dismantle’ 표현

    통일부 “풍계리 지금도 사용 가능 北 자발적으로 폐기 결정 긍정적” 북한 매체가 함경북도 풍계리에 있는 핵실험장의 폐기 결정을 전하면서 물리적 해체를 의미하는 ‘디스맨틀’(dismantle)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주목된다. 북한의 최종 핵폐기까지는 멀었다는 평가지만 북한이 비핵화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개최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풍계리)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결정서가 채택됐다고 21일 보도했다. 통신은 영문판에서 국문 기사의 ‘폐기’에 상응하는 영어 표현으로 ‘dismantle’을 사용했다. 통상 ‘폐기, 분해, 해체 등’으로 번역되는 이 용어는 핵 시설을 영구히 사용할 수 없도록 물리적으로 해체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지금도 사용이 가능한 핵실험장 폐기를 회담 전에 자발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국제사회나 정부도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단순히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해체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영구히 안 하겠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며 “그런 면에서는 매우 전향적”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북한은 이 표현을 북핵 협상 합의문에 넣는데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북한은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을 채택할 당시 핵폐기(dismantle) 대신에 포기(abandon)라고 표현할 것을 강력히 주장해 이를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2·13, 10·3 합의에서는 핵 동결 이후 핵 폐기까지 가는 중간 과정에 ‘불능화’(disablement)라는 애매한 단계를 넣어 시간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트럼프 “北과 결론까지 먼 길… 오직 시간이 말해 줄 것”

    트럼프 “北과 결론까지 먼 길… 오직 시간이 말해 줄 것”

    수석 보좌관 “완전한 비핵화는 핵무기 없는 완전한 폐기” 강조 언론도 “폐기 거론 안 해” 회의적 “NPT 복귀 등 기준 필요”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이 북·미 협상과 관련해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며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북한에 관한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먼 길이 남아 있다. 어쩌면 일이 잘 해결될 수도 있고, 어쩌면 안 그럴 수도 있다. 시간이 말해 줄 것”이라며 전날과는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우리는 아무 것도 양보하지 않았고, 그들이 비핵화(세계를 위해 매우 훌륭한 일)와 실험장 폐기, 실험 중단에 합의했다”고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 20일 핵실험 중단·핵실험장 폐기 등의 내용이 담긴 결정서를 채택하자 “매우 좋은 뉴스, 큰 진전”이라고 즉각 환영을 표시했었다. 마크 쇼트 미 백악관 의회담당 수석보좌관도 이날 NBC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우리 동맹국과 전쟁에서 사용 가능한 핵무기를 (북한이) 더는 보유하지 않는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한다”며 북·미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는 북핵 ‘동결’이 아니라 ‘비핵화’, ‘핵 폐기’임을 분명히 밝혔다. 또 쇼트 보좌관은 “여러분은 대통령이 ‘우리는 최대의 압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많이 들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할 때까지 최대의 압박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정상) 회담에 관해 대통령은 ‘협상 테이블에서 떠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미 조야와 전문가 및 현지언론들도 ‘북한 발표에 핵 폐기가 직접 거론되지 않았다’며 북한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보수계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소의 딘 청 선임연구원은 종전 협정과 관련, “용어들이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으므로 매우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분쟁의 종식은 북한의 입장에서 한·미 동맹의 종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그들의 핵 프로그램을 상당 부분 폐기하기 전까지 (경제) 제재 완화와 같은 상당한 수준의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만약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신속하게 행동한다면 (보상은) 무제한”이라고 전했다. WSJ는 “북한이 미국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직행’ 카드를 받아들인다면 미국은 평화협정이나 전격적인 북·미 수교를 선물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제임스 마틴 핵무기확산방지연구센터(CNS)의 캐서린 딜 연구원은 “북한에 속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행동을 확인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등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국제사회의 틀 안에서 진행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워싱턴 한 외교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경제 제재 완화를 한 번에 ‘딜’할 계획”이라면서 “이는 북·미가 초기에 물러설 수 없는 중대한 양보를 주고받아야 북한의 ‘시간벌기’ 전략을 차단할 수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계산”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남북정상회담 앞두고 한·미 차관보 회담

    남북정상회담 앞두고 한·미 차관보 회담

    북미정상회담 미국 측 실무자인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이 23일 윤순구 차관보와 회동하고 남북정상회담 관련 의견을 교환했다.손턴 차관보는 이날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윤 차관보를 잇따라 면담했다. 22~24일 일정으로 이뤄진 그의 이번 방한은 27일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한미 간 의견 조율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북미정상회담을 겨냥한 북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등에 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차관보는 이날 회담에서 손턴 차관보에 남북회담과 관련한 미국 국무부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면서 “한반도의 역사적 순간에 이뤄진 금 번 방한이 양국 간 정책적 협력에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손턴 차관보는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된 이번 주는 한미간 긴밀한 협력을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하고 좋은 시기”라며 “남북회담 진행 상황과 이를 통해 향후 이어질 북미회담에 대비한 교훈을 얻을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답했다. 그는 24일에는 우리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도 면담이 예정돼 있다. 손턴 차관보는 전날 입국 당시 인천공항에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신호”라고 높이 평가했다. 다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묻는 질문에는 “지켜볼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핵동결 北, 출구는 핵군축이 아니라 비핵화다

    북한이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두 가지 주목할 만한 결정을 내렸다. 5년 전 같은 회의에서 채택한 핵·경제 병진 노선을 끝내고 앞으로는 경제 건설에 매진하겠다는 것과 6차례 핵실험을 벌인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한편 추가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도 하지 않을 뜻임을 밝힌 것이다.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핵·경제 병진 노선 폐기는 일련의 정상 간 북핵 대화를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의 첫 단추를 끼우는 조치로 평가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창해 온 북핵 프로세스에 견준다면 북 스스로 ‘핵 동결’이라는 비핵화 대화의 입구에 섰으며, 앞으로 본격적인 비핵화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국제사회에 천명한 셈인 것이다.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경제 병진 정책과 관련해 “역사적 과업들이 빛나게 관철됐다”며 경제건설 총력 집중이 새로운 전략적 노선이라고 강조한 것 역시 비핵화 대화의 물길을 여는 포석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이런 북의 노선 변화는 그러나 자신들이 핵보유국임을 전제로 향후 핵 대화가 상호 대등한 조건의 핵군축 회담이 돼야 한다는 논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 것도 사실이다. 전원회의 결정서에도 “핵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며 우리 공화국은 핵시험의 전면 중지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합세할 것”이라는 다짐만 있을 뿐 ‘비핵화’라는 용어는 어디에도 보이질 않는다. 물론 이 결정서라는 게 대내용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이해할 부분도 없지는 않다. 핵만이 살길이라고 외쳐온 터에 하루아침에 핵과 경제를 맞바꾸겠다고 북한 인민들에게 말할 수는 없으니 ‘비핵화’ 대신 ‘핵군축’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볼 여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달리 보면 동등한 핵보유국의 지위에서 미국과 비핵화 논의를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미국 내 상당수 여론이 북의 발표에 심드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선언한 것일 뿐 비핵화 선언과는 거리가 멀다”고 일축한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의 말대로 향후 북·미 회담의 성격을 핵군축 회담으로 끌고 가려는 그들의 의도를 드러낸 것일 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중의 포석을 지닌 북의 행보를 어느 한쪽으로만 볼 수는 없는 일이다. 기대와 우려, 둘 다 성립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북을 어떻게 비핵화의 출구로 견인하느냐의 문제다. 핵을 포기해도 안위를 보장받고 경제를 살찌울 수 있다는 믿음을 그들에게 줘야 한다. 김 위원장 역시 비핵화 말고는 출구도, 퇴로도 없는 절체절명의 길에 들어섰음을 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 짐짓 핵보유국 행세를 하며 핵 폐기는 뒷전으로 미뤄둔 채 과거처럼 단계별 보상에만 매달리며 세계를 농락하려 든다면 결과는 파국만 있을 뿐임을 알아야 한다.
  • 북핵 해결까진 ‘창조적 해법’ 필요…검증·사찰 단계서 위기 맞을 수도

    북핵 해결까진 ‘창조적 해법’ 필요…검증·사찰 단계서 위기 맞을 수도

    남아공 초기 수준 핵 무보상 폐기 이란 일괄 대신 외교로 단계 해결 북한이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지를 선언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리비아·이란·우크라이나 등 핵무기를 먼저 포기했던 국가의 사례가 조명을 받고 있다. 북한에는 전혀 다른 ‘창조적 해법’이 필요하지만 세부 수준에서 각 사례의 노하우를 활용할 필요성도 제기된다.한 외교소식통은 22일 “기존의 핵무기 포기 사례 중 실제 핵폭탄을 스스로 개발, 제조해 보유했다가 폐기한 곳은 남아공뿐”이라며 “북한이 향후 핵무기를 폐기한다면 두 번째 사례”라고 밝혔다. 다만 1993년 소련 붕괴 등 국내외 상황의 변화로 남아공은 보상 없이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했다는 점이 북한과 다르다. 또 북한 핵무기에 비해 초기 수준이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 붕괴로 세계 3위의 핵보유국이 됐지만 이듬해 핵무기 폐기를 약속했다. 이를 대가로 서방국의 경제적 보상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을 맞바꾸려는 북한 상황과 비슷하다. 다만, 스스로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나라가 아니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란은 2013년 10월부터 단계적 비핵화를 진행 중이며 국제사회도 각 단계에 맞춰 제재를 줄여 왔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지만 외교적 해법으로 꾸준히 진행됐다. 단계적 외교 해법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포괄적 합의가 아닌 몇 개의 핵시설만 비핵화 대상에 넣었다며 ‘최악의 합의’로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핵무기 검증 및 사찰 단계에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북한은 1992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면안전조치협정(CSA)에 서명했다. 이어 핵시설에 대한 15페이지 분량의 최초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실제 검증 결과와 차이가 있었고, 심각한 문제로 비화했다. 따라서 미측이 이번에는 신고하지 않은 핵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추가의정서’(AP)까지 요구할 수 있다. 북한의 경우 검증 대상이 광범위하다. 영변 핵시설에만 390개가량의 시설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 어디서나 만들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검증은 더 힘들다. 특히 핵무기의 기술 이전 및 개발 재개를 못하도록 핵 개발·기술자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北 체제안전 보장’ 美 결단 시점 관건

    남북정상 北비핵화 틀·방향 설정 북미정상회담서 로드맵 구체화 동시 평화협정·북미수교 가능성 비핵화 회담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큰 원칙과 방향을 정하고, 이를 길잡이 삼아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재로 지난 20일 개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를 선언하며 사실상 ‘핵동결’의 첫발을 뗀 만큼,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를 이루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드러난 남북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비핵화와 종전선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직접 확인하고 평화협정 체결을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비핵화와 맞바꾸는 일괄 타결을 계획하고 있다.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이행하는 국면에 들어가면 국제사회가 북한의 경제 발전을 돕는 큰 틀의 합의도 가능해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언론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합의도 어렵지 않다”고 낙관했다. 비핵화 협상의 본경기는 북·미 정상회담에서부터 시작된다. 비핵화를 대가로 북·미 관계의 정상화를 크게 주고받는 일괄 타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비핵화의 범주에는 핵시설, 장비, 무기, 핵개발에 참여한 인원 등이 모두 포함된다. 미 본토를 사정권에 둔 ICBM 폐기 문제도 함께 다룰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쟁점은 비핵화의 선후(先後) 문제다.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요구할 체제안전보장을 미국이 어느 시점에, 어느 수준까지 해 줄지가 관건이다. 체제안전보장과 같은 동시적 조치 없이 북한으로 하여금 선핵폐기를 일방적으로 수용하게 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제안전보장은 동시에 실행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는 미국이 선비핵화를 고집할 경우 비핵화 논의가 과거처럼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모처럼 잡은 기회를 놓치게 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최고지도자의 의중에 따라 의사를 결정하는 북한과 달리, 미국은 의회가 비핵화에 덧붙여 북한의 인권 문제 해결이나 개혁 개방을 요구하고 나서면 일이 복잡하게 꼬일 수 있다”며 “미 의회와 행정부가 체제보장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가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제안전보장이라는 ‘빅딜’이 원만하게 성사된다면 6자회담과 같은 한반도 주변의 북핵 당사국들이 참여하는 다자회담 등에서 비핵화의 구체적 절차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핵화 조치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선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 수용 순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평화의 문 여는 남북정상회담] ‘핵·경제 병진’ 버린 北… 남북회담·한반도 항구적 평화 청신호

    [평화의 문 여는 남북정상회담] ‘핵·경제 병진’ 버린 北… 남북회담·한반도 항구적 평화 청신호

    오는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2018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기의 대화’를 나눈다. 주요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 획기적 군사 긴장 완화 등 항구적 평화 정착, 새롭고 담대한 남북 관계 진전 등 세 가지다. 회담 표어는 ‘평화, 새로운 시작’이다. 앞으로 한반도에, 나아가 전 세계에 ‘평화의 서막’을 알리게 될지 4회에 걸쳐 점검해 본다.“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지난해 7월 6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내용으로 독일 베를린 쾨르버재단 연설에서 ‘신(新)베를린선언’을 밝힐 때만 해도 남북 정상회담은 먼 이야기로 보였다. 하지만 한국의 제안으로 북한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했고, 남북 관계 개선은 신베를린선언 이후 9개월여 만인 지난 20일 북한의 ‘핵실험 중단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단 선언’에 이르렀다. 따라서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의 길라잡이 역할을 할 비핵화 논의 결과가 무난하게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비핵화와 남북 관계라는 두 수레바퀴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추구하려는 한국 정부의 청사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2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선언한 것은 선제적으로 핵 동결 또는 불능화 행동을 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말대말, 행동대행동 등 동시적 조치를 강조해 온 북한이 오히려 한 발 더 나아가 선제적으로 비핵화 의지를 보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남북 정상회담의 최우선 의제인 비핵화 문제에 대해 두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많다. 비핵화 문제에 대해 포괄적이고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언론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북한은 국제사회에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고, 우리에게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 등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고 오로지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 종식과 안전보장을 말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역시 남북 정상회담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그들(남북)은 적대관계를 끝내고 종전 문제를 논의 중이다. 나는 이 논의를 정말로 축복한다”고 말했다. 다만,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선제적 핵실험 중단의 대가로 남측에 ‘불편한 제안’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이명박 전 정부가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내린 ‘5·24 조치’ 등 대북 독자제재 완화가 대표적이다. 이는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경협과 연결된 문제여서, 한국 정부는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 북한이 경수로 지원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남북 정상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도록 하겠다고 수차례 설명한 것은 북핵 문제의 ‘중재자’로서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3자 또는 4자가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맺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종국에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비핵화와 남북 관계는 서로를 견인하며 진전해야 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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