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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고이즈미, 정상회담서 성의보여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하는 모양새를 보면 화가 난다. 한국·중국 등 주변국은 물론 일본내 다수 여론이 반대하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계속 하겠다고 버티니 답답할 뿐이다. 지금 한·일 정상회담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신사참배에 묶여 양국 관계가 표류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북핵 문제가 있고, 경제·문화 교류에 차질을 빚어서도 안 된다. 때문에 정부가 오는 20일 한·일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갖기로 확정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본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 자리에서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한 의견을 구했다. 여야 대표들 사이에서도 “이럴 때일수록 한·일 정상이 만나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갑갑한 마음에 의견 수렴절차를 가졌겠지만, 과정이 깔끔해 보이지 않는다. 오찬이 끝난 후 정상회담 일정이 공식발표됐다. 정상회담이 성과가 없을 경우에 대비한 책임분산용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외교당국은 정상회담 개최 결정으로 신사참배를 묵인했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며칠 안 남은 기간이나마 일본을 외교적으로 몰아붙여야 한다. 일본측은 2기 역사공동위 발족, 징용자 유골반환, 한국 거주 피폭자 지원, 사할린 한인 지원, 북관대첩비 반환 조치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정도로는 독도 분란, 역사왜곡으로 일본이 우리 국민에게 준 상처를 달래기 힘들다. 고이즈미가 정상회담 전에 신사참배 중단 결심을 해주면 좋고, 아니면 회담장에서 담판해서 고이즈미의 양보를 얻어내야 한다. 고이즈미는 한국이 대승적 차원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배경을 새기고, 무모한 고집을 꺾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 北 “남측, 美입장 따라가 불쾌”

    “불쾌하다.” 지난 11일 새벽(한국시간)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북한의 일부 관리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북한 정부 인사들은 “(북핵과 한·미동맹 등의 문제에 있어) 남측이 갈수록 미국 입장을 따라가는 것 같아 불쾌하다.”면서 “이렇게 민감한 때에 두 정상이 나란히 앉아 공동선언문 같은 것을 밝히는 것을 우리로서는 좋게 봐줄 수 없다.”라고 평양에 주재하는 일부 외국 외교관들에게 밝혔다는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알려지기는 처음이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이것은 북한의 일부 실무급 관리가 정상회담 직후 짤막하게 자신의 소견을 밝힌 것일 뿐 북한 정부의 정리된 공식 입장은 아니다.”면서 “다만 북한은 북한의 눈으로 상황을 판단하기 쉽다는 것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공식 반응을 일체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그만큼 고민이 크다는 증거”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평화적·외교적 해결방안이 재확인됨에 따라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 입장에서 보면 결정적인 유인책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을 마냥 낙관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만일 7∼8월 중에 6자회담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상황이 아주 어렵게 되면서 교착상태가 올 연말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서울광장] 이보다 더 무기력한 여당이 있었나/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보다 더 무기력한 여당이 있었나/김경홍 논설위원

    박물관에 보내야 되겠다던 국가보안법을 폐지 했는가. 그토록 분배를 내세우더니 서민들의 삶이 나아졌는가. 집값 잡겠다고 나서더니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 실업자는 줄어들었는가. 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2년 4개월이 지났다. 임기 5년의 반이 지난 셈이다. 마지막 1년을 대선정국으로 보내고, 적지 않을 레임덕 현상까지 감안한다면 실속있는 임기는 불과 1년반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단임제 대통령과 여당은 정권 초반에 국정과제나 개혁조치들을 국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때로는 밀어붙여서라도 관철시켜야 하는 것이다. 선거로 탄생한 정권이라면 당연히 초반에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게 마련이다. 그런데 참여정부는 출발부터 기우뚱거리더니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작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등장은 낡은 정치가 사라지고, 사회의 다양성이 존중되고, 양극화가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다. 그러나 그 기대는 그리 오래가지 못한 것 같다. 정권의 힘은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합심해 국정과 민생을 챙기는 데서 나온다.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여권의 힘은 팀워크에서 나온다. 그런데 참여정부 2년반 동안 청와대와 정부는 그 자리에 있었다손 치더라도 여당은 도대체 무얼 했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다. 당시 민주당의 후보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국민들은 정권을 재창출한 여당이 개혁정치에 앞장서 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집권세력은 새 집을 짓겠다며 민주당을 버리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그렇다면 열린우리당은 새정치와 개혁정치에 앞장섰어야 했다. 열린우리당 출범 당시는 수가 모자랐다는 변명이 통할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 탄핵정국의 역풍 속에 국민들은 열린우리당에 원내 과반수라는 힘도 실어줬다. 그리고 또 1년2개월이 지났지만 집권여당의 존재는 한없이 왜소하기만 하다. 과반을 1년도 버티지 못한 것은 물론, 과반을 가지고서도 개혁다운 개혁조치 하나 이뤄내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에 한번 물어보자. 박물관에 보내야 되겠다던 국가보안법을 폐지했는가. 그토록 분배를 내세우더니 서민들의 삶이 나아졌는가. 집값 잡겠다고 나서더니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 실업자는 줄어들었는가. 북핵위기는 벗어나고 남북관계는 발전하고 있는가. 보통사람들이 보기에도 실적이라고 자신있게 내세울 것이 없다. 열린우리당은 국정혼란과 정책실패를 청와대와 정부 탓으로 돌리는 모양이다. 그래서 4·30 재·보선에서 완패한 이유로 때로는 당정분리나, 당정협조 체제가 잘 안돼서라는 지적도 나왔다고 한다. 잘못 생각해도 한참 잘못 생각한 것이다. 이해찬 국무총리와 정동영, 김근태 장관 등 실세장관들이 열린우리당에서 갔고, 문희상 당의장은 청와대에서 왔다. 당내에는 대통령의 직계라고 불리는 정치세력도 있다. 한 배를 탔는데 더이상 당·정·청 협조체제가 뭐가 필요한가. 그런데도 최근에는 총리가 대통령의 측근들을 공격하고, 당에서는 총리를 공격하고, 당내에서는 개혁파와 실용파가 서로 헐뜯는 사태가 빚어졌다. 콩가루 집안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아직도 열린우리당에서는 개혁이니 실용이니, 성장이니 분배니 하는 말만 앞세우는 논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말이 개혁파고 실용파지, 개혁도 못하는 개혁파가 있을 수 없고, 실용도 못 챙기는 실용파는 이미 실용파가 아니다. 그 사이 분배도 놓치고 성장도 놓쳤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걱정이다. 열린우리당은 지금껏 보아온 여당 가운데 아마도 가장 무기력한 여당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제 집권여당이라고 내세울 시간도 물리적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처럼 계속 간다면 차라리 총재단일지도체제로 가든지, 아니면 색깔에 맞춰 ‘헤쳐모여’하는 것이 민생을 덜 피곤하게 하는 일일 것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盧대통령 “北 이젠 6자회담 복귀 결단해야”

    盧대통령 “北 이젠 6자회담 복귀 결단해야”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북한의 핵포기와 6자회담 복귀에 대해 “이제는 북한이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5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축사를 통해 “6자회담이 열리면 보다 유연하고 전향적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통해 체제안정과 경제발전의 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발전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대화는 계속 되어야 하고, 남북대화가 북핵문제 해결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야말로 우리 민족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면서 “남북한이 북핵문제 해결의 중요한 당사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할 것이고,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도 보다 좋은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6·15 공동선언 합의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북핵문제가 걸려 있지만 이것이 남북한 기존 합의의 이행을 지체하거나 무산시킬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합의한 사항들을 반드시 이행해 나가는 것이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할 수는 없으며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며 “관계발전은 신뢰 위에서 가능하고 그 신뢰는 약속을 지키는데서 비롯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북핵 해결없이 맞은 ‘6·15’ 5주년

    내일로 6·15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5주년을 맞는다. 남북은 그를 기념해 오늘부터 17일까지 평양에서 민족통일대축전을 공동으로 연다.6·15선언 이후 남북관계는 많은 진전이 있었다. 개성공단 사업이 본격화되었고, 금강산관광객도 10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북핵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6·15선언의 진정한 의미는 살아나지 못한다. 6·15선언은 남북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민족 및 한반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보려는 선례로 기록되어 있다. 북한이 이번 민족통일대축전의 주제어를 ‘우리 민족끼리’로 잡은 배경이 된다. 북핵이라는 현안이 없었다면 우리 민족끼리 교류·협력을 더욱 깊게 하자는 제안에 시비 걸 일은 없다. 지금 북한은 핵과 관련한 대화는 미국과 하겠다며 남한을 따돌리고 있다. 경협, 원조 등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부문에서는 남측의 협조를 요구하면서 한반도 안보환경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핵문제에서는 남북간 대화를 기피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북한이 민족공조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반미(反美) 연합전선을 추구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통일대축전이 반미 선전의 장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북한은 6·15선언 5주년을 정치적으로 악용해선 안 될 것이다. 남북이 중량급을 당국대표단에 포함시킨 만큼 핵을 포함해 허심탄회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남측 대표단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는 등 최고위급이 나서 상황을 정리해주는 게 필요하다.6·15선언의 정신이 상시적인 정상 교류인 만큼 김 위원장이 남측 대표를 만나면 그게 바로 특사교환이 되는 셈이다. 6·15선언이 발표된 뒤 성급한 남북통일보다 동북아공동체 모델이 낫다고 얘기하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 핵을 포기하면 체제보장, 경제지원만 있는 게 아니다. 남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추구하는 수순으로 나아갈 수 있다.6·15 5주년을 맞아 북한 지도부의 결단을 바란다.
  • 국보법 위반혐의 재판 계류중인 전상봉씨 방북 허가

    6·15 5주년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하는 민간대표단 300명 가운데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재판에 계류중인 한국청년단체협의회(한청) 전상봉( 40) 의장이 정부당국의 최종 방북 승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정부당국이 이적단체로 규정한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이규재의장도 방북승인을 받은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장은 2001년 평양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축전 당시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앞에서 열린 개·폐막식 행사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상 특수잠입·탈출죄가 적용돼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정부는 전 의장이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남측 대표단 명단에 포함된 뒤 관계부처의 협의를 거치는 동안 일부 부처에서 “재판 계류중인 국보법 위반자의 방북승인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보이는 등 출국 직전까지 막판 조율작업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그러나 6·15선언 이후 남북관계의 화해협력 분위기가 고조되는 점을 감안, 북측의 초청장과 담당재판부의 확인서,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출금대상 검토 등의 절차를 거쳐 전 의장의 방북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 계류중인 사람에 대한 방북승인은 통일부장관의 재량권이 판단근거가 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재판에 계류중인 사람이라도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방북 절차를 거쳐 재판부의 방북가능 확인서를 첨부, 최종적으로 통일부장관이 판단해 방북의 승인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 의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장경욱 변호사는 “출입국관리사무소의 확인결과 전씨는 출국 금지자 대상에 없었다.”면서 “재판부에서 전씨가 방북하더라도 향후 재판을 진행하는데 지장이 없다는 확인서도 받았기 때문에 법적으로 전씨의 방북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14∼17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6·15 통일대축전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고, 북핵 해결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정동영 통일부장관으로부터 방북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이번 행사에서 당국간 접촉이 북핵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방북기간 북측 대표단을 만나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대북 메시지를 전하며 북한의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고, 북핵 해결시 포괄적인 지원방침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남측대표단은 14일 전세기로 평양에 도착해 이날 저녁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 참가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진단] 7월중 회담재개 전망 ‘솔솔’

    지난 11일 새벽(한국시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미스터 김정일’로 존칭한 뒤 잠시 주춤하면서 쑥스러운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과거 김 위원장을 “폭군”“부랑아” 등으로 비난해온 부시 대통령 스스로도 갑자기 호칭을 격상시키는 게 못내 어색했던 것일까. 어쨌든 부시 대통령의 이 사소해 보이는 ‘미스터 김정일’ 호칭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6자회담 재개에 한층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과 관련해 상징적 대목으로 회자되고 있다. 그만큼 이번 정상회담은 전반적으로는 북한이 회담 테이블로 걸어 나오도록 하는 명분을 부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미국은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든지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할 경우 다자안전보장’ 등의 합의사항은 기존의 미국 정부 입장에서 별로 새로울 게 없다. 하지만 최근 미국 조야(朝野) 일각에서 대북 강경론이 고조돼 왔다는 정황을 감안하면, 무시하기 힘든 의미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한국측의 입장을 고려해 일단 유화론쪽에 ‘좀더’ 머물러 있겠다는 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6일 북한이 북·미 뉴욕접촉을 통해 6자회담 복귀를 시사한 데 이어 한·미 정상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을 확인함에 따라 6자회담 재개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밝아진 상황이다. 정상회담 직후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7월 회담 재개’ 전망이 늘고 있는 것이 대체적인 기류다. 이와 관련, 지난 10일 일본 교도통신은 미국이 6일 뉴욕접촉에서 늦어도 7월 중순까지 6자회담 복귀에 대한 최종 결단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까지도 공식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어, 내부적으로 숙고를 거듭하는 눈치다. 물론 북한이 부정적 반응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회담으로 유인하기 위한 인센티브는 하나도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는 달라진 게 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만일 북한이 6자회담 참가를 끝내 거부한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와 같은 강경책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11일 “정상회담에서 그런 구체적 방안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그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전문가는 많지 않은 것 같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진단] 동북아 균형자론 사실상 포기한듯

    한·미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설명에서 언급하지 않고 있는 부분들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것이 동북아 균형자론과 전략적 유연성 문제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 이후 한·미동맹이 굳건함을 설명하면서 “한두가지 작은 문제들이 남아 있지만 이런 문제들은 대화를 통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한 것은 두 사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반 장관은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고, 전략적 유연성 문제라든가 이런 것은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봤을 때 우리측은 그동안 실무차원의 조율과정에서 노 대통령이 주창한 동북아 균형자론을 사실상 거둬들인 것으로 보인다. 뒤에 미 국방부측의 적극적인 부인이 나오긴 했지만,‘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한 미측의 강력한 어필이 있었고, 이후 국내에서 이에 대한 언급의 횟수나 강도가 현저하게 약화됐다.’는 일련의 보도 내용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략적 유연성 문제에 대해서는 정상회담에서도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노 대통령이 동맹 문제 등을 외교·국방장관간에도 계속적인 협의를 해 나가기로 제의했고 부시 대통령도 동의했다고 한 것으로 볼 때, 전략적 유연성 문제가 향후 민감한 의제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한 한·미관계 전문가는 12일 “전략적 유연성과 북핵문제에서 일정한 딜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균형자론은 사실상 전략적 유연성에 반대개념으로 나온 것인데, 미국측이 협상에 대만족했다는 보도로 봐서는 미국측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진단] 압박보다 대화… 北에 복귀명분 제공

    [한·미 정상회담 진단] 압박보다 대화… 北에 복귀명분 제공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의 성과로는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데 있다. 두번째로는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일단 외형적으로는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그러들게 됐다는 점이다. 나아가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해결 추이를 보면서 북·미간 수교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생각한다.”고까지 해석했다. ●潘외교 “추이 따라 北·美수교 논의될것” 부시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미 관계가 매우 특별하고 굳건하며 중요한 전략적 동맹”이라고 언급했다고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가 12일 전했다. 두 정상은 용산기지 이전, 주한미군의 재조정 및 일부 감축, 방위비 분담 등 십수년 동안 동맹 현안이 참여정부 들어 2년 동안 원만하게 타결됐고, 한·미동맹 관계가 보다 공고하게 발전하고 있는 데 만족을 표시했다고 한다. 양국 정상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또 한·미동맹 관계가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뿐만 아니라 역내 및 전세계에서 공통의 가치와 평화번영 및 민주주의를 촉진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하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전했다. 이는 이라크 사태 등에 대한 협력관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평화·외교적 북핵문제 해결원칙 재확인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 또는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수차례 재확인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미스터(Mr.) 김정일’이라고 호칭한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북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북한이 추가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조치를 하지 말라고 촉구한 점은 북한의 핵실험을 염두에 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문제가 조화로운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고 부시 대통령은 “남북대화가 한반도의 평화 번영에 긴요하며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유용한 통로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北, 한·미 북핵 요구 수용하라

    그저께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을 확인하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두 나라 정상이 뜻을 같이한 데 큰 의미가 있다.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한·미동맹이나 북핵해결 방법에 있어서 심각한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워싱턴 일각에서 한·미동맹을 불신하는 발언들이 등장했고, 국내에서도 한·미 갈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또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끊임없이 재기되는 상황이었다. 한·미 정상이 때맞춰 이같은 우려들을 해소시켜 준 것은 알찬 성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확인되었듯이 더이상 한·미동맹이 시험대에 올라서는 안된다. 한·미동맹이 흔들린다면 북핵의 평화적 해결도 장담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이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한 것은 북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나라 정상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나 북핵 불용원칙을 재확인한 것은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하지만 북한이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할 경우 다자안전보장, 에너지 등의 지원과 함께 북·미간 ‘보다 정상적인 관계’를 추진한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한 것은 북한으로 볼 때 상당한 진전이다. 북한은 6자회담 재개와 핵 포기의 전제조건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 체제 보장 등을 요구해 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또 북한체제에 대해 주변국의 안전보장과 실질적 지원을 약속했다면 북한이 더이상 고집을 부릴 명분이 없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론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당분간 수그러들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핵위협 수위를 높인다면 이같은 분위기도 곧 사라질 것이다. 한국 정부도 마냥 대북제재론에 반대할 수만 없다. 북한이 스텔스기 배치 등 자질구레한 트집까지 잡는다면 앞으로 더 나은 기회는 제공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의 의미를 새겨 6자회담에 복귀하는 수순을 밟아야 할 것이다.
  • [한·미 정상회담 진단] 정상회담 숨은 2인치는?

    “훌륭한 대화를 가졌다.”(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 “아주 훌륭한 회담이다.”(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부시 대통령은 아주 만족해하고 있다.”(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 외형상으로 미국은 (북한을 겨냥한)발톱을 거둬들이고 우리측의 입장으로 조율을 끝낸 양상인데도, 우리측은 만족이라는 표현을 거의 쓰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측은 ‘대만족’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양측이 회담에서 거론했거나 합의한 현안 가운데, 공개되지 않은 ‘숨은 2인치’가 있지 않으냐는 관측도 그래서 나온다. 첫째로 북핵문제와 관련해 다자안전보장, 북·미관계 정상화 등의 당근만 논의되고 북핵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 대한 대책은 거론되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공식 설명과는 달리 오히려 제재방안에 초점이 맞춰졌을 가능성도 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악화될 경우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는 없었다면서도 “현단계에서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전제로 양 정상이 토의를 한 내용이 알려진다면 6자회담에 그리 유리한 분위기가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둘째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깊숙이 논의됐는지도 관심거리다.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우리나라와 국제사회의 관심을 설명하면서 북한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방향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반 장관이 설명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북한인권법을 만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 인권에 대한 깊은 관심과 우려 표명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진단] 美軍차에 한국여성 사망 부시대통령 유감 표명

    11일(한국시간) 백악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언론회동을 가진 부시 미국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미스터(Mr.) 김정일’로 호칭하는 등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언론회동에서는 두 정상의 얼굴 표정이 그다지 밝지 않게 비치기도 했으나, 양측은 회담결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미국측이 표시하는 만족감의 강도가 강해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자 마자 “오늘 미군의 차에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한국의 여성이 사망한 것으로 안다. 여기에 깊은 유감과 조의를 표하며 그 가정에도 조의를 표한다.”면서 한국민의 반미감정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회담 결과 설명에 나선 노 대통령은 “우리가 만날 때마다 항상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한·미간에 혹시 무슨 이견이 없는지 그런 걱정을 많이 하는데, 만날 때마다 항상 확인하는 것은 우리 사이에는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언론회동에 이어 65분 동안 진행된 업무 오찬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오는 등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라이스 국무장관은 회담이 끝나자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 “아주 훌륭한 회담(Excellent meeting)이었다.”며 “양 정상간 한·미관계와 북핵문제, 동북아 정세, 남북관계 등 아주 폭넓고 광범위한 문제에 대해 진지한 협의가 있었던 아주 유익한 회담이 됐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35분동안 접견했으며, 해들리 보좌관은 “정상회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측 인사들은 매우 만족해 하고 있다.”면서 “폭넓은 의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교환이 있어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정상회담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의 지난 회담이 다 좋았지만, 이번 회담이 만족스럽다고 생각한다.”고 정상회담 미국측 실무준비자인 해들리 보좌관을 격려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이달말 장관급회담서 北전달

    이달말 장관급회담서 北전달

    정부는 북한이 조속한 시일 내에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는 한·미 정상회담 합의 결과를 남북 장관급 접촉이나 회담을 통해 북한에 전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아울러 북한이 추가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조치를 할 경우에는 제재조치 등의 방안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분명하게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이번주 방한하는 대로 북핵문제가 진행되는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고위소식통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남북 장관급 접촉(14∼16일·평양)이나 남북 장관급 회담(21∼24일·서울)을 통해 북측에 전달할 것”이라면서 “특히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킬 경우에는 더 이상 참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한국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이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면 북한에 대해 다자안전보장, 에너지 실질적 지원, 궁극적으로 북·미간 ‘보다 정상적인 관계’를 추진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북한이 상황을 추가로 악화시키는 조치를 하지 말고 핵무기개발 계획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언론회동에서 북핵문제에 대해 한·미간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다.”면서 “한·미동맹은 돈독하고 또 앞으로도 돈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으며,6자회담이 필수적”이라면서 “양국은 중국, 한국, 일본, 러시아, 미국의 이야기를 잘 듣고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미스터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확실하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고 있고, 한·미 양국은 같은 목소리로 계속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한·미 양국은 매우 중요한 우방이고 전략적인 동맹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미동맹이)매우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이번주 힐 차관보가 방한하면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와 협의를 갖고 북한 핵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 대한 조치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전략적 유연성 등의 현안에 대해서는 외교·국방장관 협의로 조정해 나가기로 했다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전했다.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는 1박3일 동안의 워싱턴 방문일정을 마치고 11일 밤 귀국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진단] “갈등 근본해결 아닌 봉합에 초점”

    11일 한·미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 원칙과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비교적 성과가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법을 도출해내는 것보다는 한·미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데 무게중심을 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 북한 핵문제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 일단 분위기는 좋은 것 같다.‘미스터 김정일’이라는 말을 재차 쓴 것은 분위기를 좋게 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명분을 줌으로써 좀더 가능성이 높아진 것 같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북한에 명분을 주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한반도 평화공존 원칙을 밝힌 것도 성의를 보인 것이다. 군사적 옵션은 거론되지 않은 것 같다. 북한은 내부 협의를 거쳐 이르면 7월쯤 6자회담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북한이 회담에 나오도록 하는 마지막 기회를 만들어 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북한이 나오지 않을 경우에 대한 의견도 포괄적으로 나눴을 것으로 본다. 다만 이를 공표하면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회견에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 ■ 한·미 동맹관계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 전체적으로 한·미 신뢰관계를 확인하는 회담이었다.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는 한국의 입장에 대해, 미측은 한·미관계의 중요성 속에서 일정부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한 것 같다. 하지만 전략적 유연성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갈등설을 봉합하는 차원의 회담이라는 인상이 짙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기조실장 그동안 갈등설의 진원지가 됐던 동북아 균형자론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에 대해서 양측의 오해가 어느 정도 불식됐고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관계가 이상이 없다는 쪽으로 정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갈등이 완전히 봉합됐는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큰 틀에서 양국이 한반도에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있는 만큼 심각한 균열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정리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미 ‘北인권 거론’ 북핵 압박

    |워싱턴 박정현특파원|10일(한국시간 11일 새벽)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목되는 점은 세 가지다.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했고,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회담에 배석했으며, 북핵문제 해결 시나리오를 다뤘다는 것이다. 북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한다는 외교적 수사의 이면에는 북핵문제에 대한 두 정상의 우려와 긴장감도 느낄 수 있다. 북한에는 엄청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북한 인권문제 거론은 사실상 김정일 정권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듯하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인권유린이 자행되는 북의 상황을 지켜 볼 수 없다는 인식 아래 북에 대한 미국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하고, 북한 이탈주민의 보호와 망명을 받아주겠다는 내용으로 된 북한인권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당시 북한은 이 법을 고립·압살정책의 도구로 규정하면서, 미국이 부당한 내정간섭을 기도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 인권문제는 6자회담 복귀를 질질 끌고 있는 북한을 당장이라도 응징하겠다는 미국과 이를 말리는 한국의 접점일 수도 있다. 북한이 시기를 정하지 않고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한·미 정상이 인권문제를 거론함으로써 앞으로 6자회담을 통한 북핵해법은 복잡한 경우의 수로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당초 예정에도 없던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배석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우리측에서는 윤광웅 국방장관 대신 이상희 합참의장이 배석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럼즈펠드 장관은 해외 순방 중이었으나 조기에 귀국하면서 배석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대북 제재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마당에 미 행정부 내의 대표적인 강경파인 럼즈펠드 장관의 배석은 ‘상당한 시그널’을 갖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회담에서 북핵 상황이 좋아질 경우, 악화될 경우,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책도 거론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에 끌려다니지 않고 북핵 해결을 주도하겠다는 얘기다. 두 정상이 한·미 동맹이 공고하다는 점을 재확인함으로써 한·미 동맹을 둘러싼 분열현상은 일단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미국과의 조율과정에서 잡음을 상당부분 청소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한·미 동맹 봉합작업은 비온 뒤 굳어지는 식과는 달리 언제든지 균열상이 터질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는 불안정성을 갖고 있다. jhpark@seoul.co.kr
  • [책꽂이]

    ●진실, 광장에 서다(김정남 지음, 창비 펴냄) 김영삼 정권 때 청와대 교육문화사회수석을 지낸 지은이의 민주화운동 30년 역정을 담았다. 김지하의 양심선언 발표 및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진상조작 발표에 얽힌 뒷얘기 등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비사 등을 공개한다.2만 5000원. ●식물의 역사와 신화(자크 브로스 지음, 양영란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식물에 얽힌 종교적·신화적 의미를 통해 인간과 식물이 함께해 온 역사를 서술한 책. 최초의 지구 생명체라고 할 수 있는 조류(藻類) 탄생과 식물의 진화, 생존전략 등 식물이 지닌 비밀의 세계를 보여준다.1만 5800원. ●세금 이야기(전태영 지음, 생각의 나무 펴냄) 고대 이집트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의 세금 문제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각 문명권의 세금과 얽힌 사건들 속에서 세금에 울고 웃고 고통스러워한 인간사의 다양한 곡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1만 7000원. ●문심조룡(김민나 지음, 살림 펴냄) 중국 고대 문예이론서인 문심조룡(文心雕龍)을 알기 쉽게 풀어썼다. 문심조룡은 중국 선진(기원전 12∼13세기)에서 육조(6세기)시대까지의 중국 고대 문학현상을 연구하여 집대성한 문학이론서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빗대 ‘동양의 시학’으로 불리기도 한다.1만 900원. ●아름다움의 제국(도리스 부르하르트 지음, 나누리 옮김, 참솔 펴냄) 20세기 화장품과 뷰티산업의 트로이카로 불리는 헬레나 루빈스타인, 엘리자베스 아덴, 에스티 로더 등 3인 여성의 성공 이야기. 동화 같은 삶을 산 여걸들의 열정과 감각, 헌신적 삶을 담았다.1만 2000원. ●북핵, 대파국과 대타협의 분수령(정욱식 지음, 창해 펴냄) 북핵 위기로 대표되는 북·미간 갈등의 발단과 전개과정, 해법을 다룬다. 점점 타자화되어 가고 있는 한반도의 운명을 어떻게든 자주화해야 하며, 북한과 미국을 압박·설득해 문제해결에 나서라고 강력 촉구한다.1만 2000원. ●삶의 길 흰구름의 길(오쇼 라즈니시 지음, 류시화 옮김, 청아출판사 펴냄) 인도의 대표적 지성인이자 구도자인 저자가 도가의 대표주자인 장자의 강의를 해석한 책. 진정한 삶과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도의 길을 가기 위해 먼저 자기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우라고 충고한다.1만 3000원. ●지루함의 철학(라르스 Fr H 스벤젠 지음, 도복선 옮김, 서해문집 펴냄) 인간이 일상적으로 겪게 되는 지루함에 대한 에세이. 역사는 물론 철학, 문학, 심리학, 신학, 사회학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각도에서 지루함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1만 900원.
  • 韓·美정상 “동맹 굳건”

    韓·美정상 “동맹 굳건”

    |워싱턴 박정현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은 10일(한국시간 11일 새벽)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이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두 정상은 특히 일부에서 균열상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한·미 동맹이 굳건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뒤 언론회동에서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한·미간에 이견이 있다는 걱정이 있는데, 우리는 만나면 기본원칙에 완벽히 합의하고, 협상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긴밀히 합의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를 갖는다는 것은 고립을 의미한다는 우리의 메시지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분명하게 전달하고자 한다.”면서 “북한은 가능한 한 빨리 국제사회에 합류해 한·미 양국뿐만 아니라 중국·일본·러시아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6월에 우리는 북한에 제안한 바 있고, 이것은 우리의 독단이 아니라 6자회담에 참석한 당사국 모두가 제안한 것”이라며 “아직까지도 그 계획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회부 등의 강경책을 펴야 한다는 언론보도가 있는데, 나는 그런 보도 때문에 힘들다.”면서 “그 부분보다는 다른 사안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해 6월 미국이 내놓은 대북 제안이 북한에 대한 “유인책으로 가득찼다.”며 북한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두 정상은 아울러 북한의 인권문제가 개선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부당한 내정간섭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는 민감한 사안인 북한 인권문제를 한·미 정상이 이례적으로 거론해 주목된다. 정부측 고위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고, 노 대통령도 인권문제 개선방안에 대해 설명했다.”고 전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날 동두천에서 미군차량에 의해 한국여성이 사망한 사고에 대해 이례적으로 조의를 표했다.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는 1박3일 동안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11일 밤 귀국한다. jhpark@seoul.co.kr
  • 美언론 “한미 대북 유인책 이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간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정부는 강경·온건파 간의 내부 이견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모습을 표출했으나 일단 정상회담은 모양새 좋게 끝내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 같다. 미 정부내에서 북한은 물론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가장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국방부는 9일 논평을 통해 한·미 동맹관계가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 논평은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의 지속적인 중요성과 북한이 미국과 한국의 공동 이익에 위협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는 점을 계속 확인해 가고 있다.”며 “한·미 동맹은 양국의 이해에 사활적이며 양국은 더욱 포괄적이고 역동적인 동맹관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논평은 리처드 롤리스 동아태담당 부차관보가 주미대사관 및 한국 방문 때 한국의 전략적 유연성이 한·미 동맹과 양립할 수 없다며 주한미군의 철수 가능성 등을 주장한 것이 공개돼 정상회담을 앞두고 파문이 커지자 진화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션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긴밀한 우방이자 맹방의 지도자와 의견교환을 고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 언론도 한·미 정상회담에 큰 관심을 보였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회담의 주된 목적은 양국 관계의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양국간 의견 일치를 대외에 과시하는 데 있다는 한국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전하고 “한·미 양국 외교관들은 양국 동맹에 틈이 생겼다는 인상을 불식하기 위해 두 대통령이 북핵문제에 대한 공동 입장을 나타내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그러나 한국과 미국은 특히 외교적 수단의 시한과 대북 유인책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USA투데이의 알 뉴하스 창업자는 이날 비무장지대에서 보낸 칼럼에서 “부시 대통령이 북한 핵을 차단하기 위해 외교와 군사력을 모두 사용하려 한다.”면서 “군사적 행동은 ‘바보짓’이므로 부시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이 옛 소련을 무너뜨린 것처럼 휴전선의 철조망을 걷고 들어가 대화하라.”라고 주문했다. 보수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한반도 전문가 발비나 황 동아시아 정책분석관은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실패시 추구할 공동 대응과 북한의 핵 실험시 행동계획도 세울 것 ▲양국 국민이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대민 홍보를 강화하기로 의견 모을 것 ▲부시는 노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토록 요청할 것 ▲양국 정부 관리가 상대방을 헐뜯는 등의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보내 북한을 유리하게 만들지 말 것 등에 합의할 것을 제안했다. dawn@seoul.co.kr
  • 소비심리 다시 흔들린다

    연초 강한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관련 심리지표들이 실물경제 부진과 고유가·북핵 등 대외불안 요인 등으로 인해 크게 흔들리고 있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기대지수는 99.2로 석달만에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소비자기대지수는 지난 3월 102.2로 30개월만에 기준치 100을 웃돌았으나 이후 두달 연속 내림세다. 소비자기대지수가 100을 넘지 못하면 6개월 후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긍정적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특히 소비자기대지수 중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지수는 100.8로 올 들어 처음 하락세를 기록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기대지수 조사시기인 지난 5월22∼28일은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7% 발표가 있은 20일 이후라서 이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작용한 점이 있다.”면서 “기대지수중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은 여전히 기준치 100을 넘고 있다.”고 강조했다. 6개월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에 대한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도 85.5로 전월(90.2)보다 하락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정부가 기업투자를 적극적으로 장려하지 않고 부동산 값 잡기에만 집중하는 등 앞으로도 경제가 나아질 기미는 별로 없다.”고 전망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정부는 군청, 서울시장은 면장’

    정치권의 말장난이 금도(襟度)를 넘어 유치하기 짝이 없는 지경으로 막가는 느낌이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군청수준’이라 비꼬는가 하면, 여당의 전병헌 대변인은 서울시장의 발언을 ‘면장수준’이라고 맞받아쳤다. 국회 답변에 나선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이 시장의 발언을 ‘정치적’이라고 몰아세우고 청계천 사업을 전시행정으로 폄하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쯤되면 예의고 뭐고 다 팽개친 진흙탕 싸움이라 표현해도 모자람이 없을 듯하다. 정부나 국회의원·장관·지방자치단체장은 모두 그에 걸맞은 지위와 역할이 있듯이 ‘군청’과 ‘면장’도 기초단체나 기초 행정책임자로서 나름대로 할 일이 있다. 상대의 행동이나 역할을 깎아내리겠다는 의도로 함부로 들먹여도 좋을 기관이나 직책이름이 아니란 얘기다. 정말이지 이렇게 정략적이고 저열한 말싸움의 행태를 언제까지 지켜보며 속을 썩어야 하는지 진저리가 난다. 여당과 정부가, 여당과 야당이,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가 서로 ‘네탓’만 하고 ‘내탓’은 없다면 그들이 무수히 저질러 놓은 실정(失政)은 그럼 누구 탓이란 말인가. 지금 나라 경제는 몇년째 바닥을 기고 있다. 거리에는 실업자가 넘치고 일부 지역 부동산중개업자들의 폐업사태까지 부른 집값·땅값은 제어가 불가능할 정도다. 각종 국책사업은 꼬일 대로 꼬여 한치의 진척도 없고, 북핵 등 나라 주변 사정도 여의치 않다. 여와 야,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합쳐도 수렁을 탈출할까 말까 한 마당에 말장난이나 치고 있을 겨를이 어디 있는가. 정당 소속이 다르다고 해서 정부가 지자체의 일을 나 몰라라 하고, 지자체가 정부의 일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결국 피해는 국민들의 몫이다. 국무위원이나 국회의원, 자치단체장들은 개인의 정치적 영달이나 야망을 버리고 오직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함을 마음깊이 새겨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은 임기 후에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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