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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핵 6자회담 타결] 반세기 정전협정 → 평화협정 논의

    |베이징 김상연특파원|19일 6자회담 공동성명 항목 가운데 핵 이슈에 가려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의미가 큰 내용이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 추진을 명시한 것이다. 공동성명 4항은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의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라고만 서술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이란 1953년 유엔군과 북한·중국군 사이에 체결돼 반세기 동안 유지되고 있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언제든 전쟁이 가능한’ 상태를 ‘완전한 평화상태’로 전환한다는 뜻이 된다. 평화체제는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침공 위협을 벗어나야 한다며 줄곧 주장해온 ‘숙원사업’이다. 북한으로서는 안보를 위한 궁극적 목표가 바로 평화체제 구축인 셈이다. 평화체제가 되어야 김정일체제의 안전을 법적·제도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평화체제 논의는 그동안 미국이 거부반응을 보여 진척되지 못했지만 최근엔 기류가 바뀌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만 고집하던 태도를 버리고 남한을 포함한 다자간 협상도 가능하다는 자세 변화를 보인 때문이다. 이와 함께 ‘주한미군 철수’를 평화체제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주장을 북한이 철회한 것도 분위기 변화에 일조했다. 공동성명에 따라 구성될 포럼엔 한국을 비롯, 정전협정 서명 주체인 북한, 미국, 중국 등 4자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일본과 러시아가 6자회담 참여 지분을 명분으로 참여를 강력히 요구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당사자 원칙’에 입각해 우리가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 주도권을 적극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는 남북한 사이에 평화체제 구축 방안을 이끌어내고 주변국이 이를 보증하는 방식을 가장 선호하고 있으나 북한은 미국과의 직거래를 바라고 있어 우리와는 입장을 달리 한다. 북측은 내부적으로 ‘북·미 평화협정안’을 채택한 다음 주변국의 보증을 받는 방식을 여전히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남측의 적극성에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라는 얘기다. 앞으로 평화체제 논의는 공동성명의 분야별 과제를 단계별로 실천하는 문제와 평행해 별도의 포럼을 통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평화체제 구축 시기는 핵 문제가 사실상 해소되는 시점이 될 전망이다.carlos@seoul.co.kr
  • 北 왜 경수로 집착하나

    |베이징 김상연특파원|2단계 4차 북핵 6자회담의 최대 걸림돌은 역시 ‘경수로’인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이 협상 전술의 일환으로 의도된 ‘오버 액션’을 구사한다는 관측도 있지만, 진심이 그대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도 우세한 편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그토록 경수로 건설에 집착하고, 미국은 왜 그렇게 극구 반대하는 것일까. ●북한→핵은 마지막 자위수단 중국측이 마련해놓은 4차 초안에는 북한의 안전보장·경제지원·관계정상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북한이 핵 포기의 대가로 요구해온 사항을 거의 다 망라한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북한이 경수로를 요구하고 나선 이유는, 세계 최빈국이자 미국으로부터 체제전복 위협을 받고 있는 처지에서 핵을 마지막 자위수단이자 최후의 협상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오랜 기간 북한을 상대해온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 정권이 미국에 대해 갖는 체제전복 위기감이나 불신은 제3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다.”며 “미국의 말만 믿고 마지막 보루를 포기했다가 약속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자칫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을 북한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재탕은 절대 불가 물론 평화적 핵 이용 권리는 주권국가의 당연한 권리일 수 있다. 하지만 북·미간 핵 관련 역사를 반추하면 간단히 말할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북한이 19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라 평화적 목적의 경수로 건설에 합의했는데 이후 몰래 고농축우라늄 개발을 시도하는 등 약속을 어겼다고 보고 있다. 그랬는데, 또다시 그런 합의를 재탕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런 합의가 이뤄질 경우 부시 행정부는 당장 미국 내 여론의 뭇매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carlos@seoul.co.kr
  • 北·美 ‘강對강’… 파국 치닫나

    |베이징 김상연특파원| 2단계 4차 북핵 6자회담이 극히 암울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15일 북한마저 공개적으로 경수로를 언급하고 나선 것은 회담의 동력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모두 만천하에 정반대의 입장을 설파하고 나섬에 따라, 단기간 안에 이견이 좁혀질 가능성은 희박하게 된 것이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북한의 경수로 요구’설에 대해 확인을 자제해온 의도는, 비공개리에 북한을 설득해 체면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주장을 철회시키려 한 측면이 강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다 까발려진 양측의 이견을 ‘공평하게’ 절충해야 하는 난제를 안게 됐다. 특히 “허공에 뜬 평화적 핵권리가 아니라 구체적인 것을 요구한다.”는 북한의 주장이 단순한 협상용이 아닐 경우 타협은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파국은 불가피하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대표도 이날 “북한은 경수로를 경제적 이슈로 보기보다는 정치적 이슈로 보는 것 같다. 북한은 이 협상을 하나의 정치적 전리품으로 보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6개국이 이미 회담 타결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회담의 명줄만 간신히 유지하는 차원에서 ‘선언적 합의문’을 도출하는 데 마지막 기력을 쏟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송민순 우리측 수석대표가 ‘원칙선언’을 언급한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한가닥 희망은 누구도 ‘회담 포기’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학봉 북한 대변인은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우리는 회담 성과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고, 힐 수석대표는 “아직 (미국으로 돌아갈)비행기 티켓을 예약하지 않았다.”고 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도 “6개국이 합의 도출을 위해 회담을 계속 진행시키기로 했다.”면서 “아무도 ‘휴회’ 얘기를 하지 않았으며, 추석은 전혀 고려 요인이 될 수 없다.”고 했다.carlos@seoul.co.kr
  • 北 “경수로 달라” 힐 “논의 안돼” 회담 악화일로

    |베이징 김상연특파원|2단계 4차 북핵 6자회담 사흘째인 15일 오전 북한과 미국은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전날에 이어 두번째 양자협의를 가졌으나 경수로 문제에 대한 이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더욱이 북한은 이날 오후 2단계 회담 개시 후 첫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의 협상태도를 강력 비난하고 나섬에 따라, 회담은 악화일로로 치닫는 양상이다. 현학봉 북한 대표단 대변인은 회담 개시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핵문제가 제기된 첫 시기부터 경수로를 시종일관 제기했다.”면서 “우리 입장은 현존하는 (영변의)흑연감속로를 포기하는 대신 경수로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허공에 뜬 평화적 핵권리가 아니라 구체적인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공개적으로 경수로 건설을 주장하기는 처음이다. 현 대변인은 “경수로를 어떤 방법으로 제공하는가 하는 문제는 6자가 토론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서 “다른 참가국들은 이 문제에 이해를 표시했지만 미국은 무작정 경수로를 못주겠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토퍼 힐 미국 수석대표는 기자들에게 “경수로는 논의조차 안된다.”면서 “북한은 경수로 문제로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행위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고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런 가운데 우리측 송민순 수석대표는 “모든 참가국이 이번에 원칙선언을 합의하는 데 최선을 다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해, 첨예한 쟁점을 제외한 원론적 수준의 합의안 도출을 시도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장래에 경수로를 가질 기회의 창을 열어두고 있으며 이것을 얻을 수 있는 절차와 방법, 순서 등의 조건을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참가국들은 관련국간 양자협의를 추가로 거친 뒤 다시 전체회의를 속개키로 했다. 한편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18일까지 회담을 종료할 것을 회담국에 비공식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carlos@seoul.co.kr
  • “고이즈미 北·日국교정상화 회담 희망”

    정동영 장관이 15일 미·일 두 나라가 자신에게 전달한 대북 메시지를 공개했다. 지난 12일 방한한 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정 장관을 예방하고 대북 메시지를 전했는데, 당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언론이 전혀 몰랐던 사실.“국교 정상화를 위해 조기 대화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대북 메시지는 그 자체로 깜짝 이벤트다. 남북한 채널이 한반도 평화구축의 관건인 북핵문제 해결, 북·미 및 북·일 관계 정상화 등 핵심 사항을 촉진하는 틀로 굳어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같은 촉진자 역할이 실질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향후 급박하게 돌아갈 한반도 정세에서 의미를 과소평가할 순 없을 것 같다.●“미국의 진정성을 의심 말라.” 미국측 메시지의 핵심은 북핵문제 협상에 임하는 진지성이다. 베이징 6자회담에서 실질적인 진척을 희망하고 이를 준비해왔다는 점, 북·미 관계 정상화 의지가 분명하며 이를 의심하지 말기를 바란다는 점 등이 골자다. 북·미 양국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북측도 상응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북측은 “상부에 보고하겠으며 이번 협의 내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겠고, 회담 진행에 반영하겠다.”고 했다는 게 정 장관의 전언. 통일부 당국자는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의례적 수준의 답변으로 해석했다.●총선 압승한 고이즈미의 손짓 고이즈미 총리의 메시지는 그가 지난 11일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뒤에 보낸 대북 손짓이어서 관심을 끈다. 북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정 장관은 설명했지만, 일본인 납치 문제를 놓고 6자회담에서 경원시해온 양국 분위기가 전환될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력의 안정화에 성공한 고이즈미 총리가 자신감을 갖고 대북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2002년 9월 평양을 방북, 평양선언을 도출해낸 이후 제2의 대북 협상 시도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정동영 장관 등은 국제친선전람관을 관람했다. 고 김 주석의 밀랍상이 전시된 전시실에서 북측 관계자들이 고개를 숙여 조의를 표하는 동안 우리 대표단은 묵묵히 바라보기만 했다.평양공동취재단 서울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사설] ‘유엔 강대국 중심주의 경계한다’

    과거 역사를 보면 힘의 논리가 국제정치를 지배했던 시절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렇다고 해서 국제사회의 호혜평등이라는 대의명분을 뒷전으로 미룰 수는 없다. 평화와 공동번영이 강조되는 지금이야말로 국제협력·상호존중이 현실로 나타나야 할 시점이다.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강대국 중심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은 적절했다고 본다. 60년전 유엔이 태동할 때 이미 강대국 우위의 원칙이 작동했다. 미국·영국·프랑스·중국과 옛 소련 등 5개국을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인정했다. 동서냉전이 종식된 지금 유엔은 모든 국가가 평등하다는 보편 원리에 충실하도록 개편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편 논의는 몇개 강국을 국제질서를 좌우하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추가시키는 것에 맞춰져 왔다. 일본·독일·인도·브라질 등 이른바 ‘G4국가’들은 상임이사국을 6개 더 늘리는 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유엔개편이 어떻게 결론나느냐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고이즈미 총리가 이끄는 일본 행정부·의회 수뇌부의 우경화가 뚜렷하다. 일본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된다면 동북아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 발언권이 강해진다. 군비증강 등 대외팽창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다. 노 대통령이 특정국가를 지칭하지 않았지만, 제국주의적 잔재와 사고를 청산하지 못한 문제점을 언급한 것은 일본을 겨냥했다고 봐야 한다. 한국 정부는 상임이사국 증설보다는 비상임이사국을 대폭 늘리는 안을 중견국가들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약소국가를 포함, 국제적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해서는 안보리 이사국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유엔의 의사결정 구조를 민주화하는 근본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의 민주화 주도는 말로 되지 않는다. 대외원조, 유엔 분담금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한반도 안정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 북핵 문제가 풀리고, 북한을 국제기준에 맞는 사회로 이끌어야 한국의 위상이 올라간다. 노 대통령의 연설 이후 정부의 실천의지를 지켜볼 것이다.
  • “국제사회 기여 적어 좀 꿀린다”

    “국제사회 기여 적어 좀 꿀린다”

    |뉴욕 박정현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은 14일(한국 시간) 유엔 총회 ‘정상회의’(고위급 본회의) 참석을 위해 뉴욕에 도착하자 마자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한·미 동맹 등의 현안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2003년에 여기 왔을 때보다는 마음이 많이 가볍다.”면서 “그 때는 (북핵 문제로)마음이 매우 무거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2003년에 했던 걱정은 고비를 넘겼다.”면서 “북핵 문제는 베이징에서 다루고 있고, 적어도 결말이 눈에 딱 날지 안날지 모르지만 한발짝씩 좋은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밝혔다. 한·미 동맹에 대해서는 “처음 참여정부가 들어섰을 때 특히 미국에 계신 분들이 ‘노 대통령 성깔 있는 사람인데 사고 내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고, 어떤 분은 제가 좀 미워서 ‘저 사람 사고 낼 것’이라고 했다.”고 회고한 뒤 “한·미 관계는 지금 좋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아직은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많은 기여를 하지 않고 있어 마음이 좀 꿀린다.”면서 귀국 후 우리나라의 유엔 기여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임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멕시코·코스타리카에 이어 이날 동포 간담회에서도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노 대통령은 동포 간담회가 끝난뒤 호텔 내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주최한 리셉션에 참석했으나 부시 대통령과 조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의에 참석한 172명의 정상 가운데 26명이 노 대통령과 같은 호텔에 묵고 있어 관심을 모았다. jhpark@seoul.co.kr
  • 北 “경수로 안되면 미군 철수해야”

    |베이징 김상연특파원| 2단계 4차 북핵 6자회담 이틀째인 14일 북한은 미국과 양자협의를 갖고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주장하면서 경수로 문제를 합의문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만일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미국측이 한반도 비핵지대화와 미군 철수 등을 선행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병행하는 등 초강경 입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미국과 한국은 경수로 건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함에 따라 회담은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수석대표는 이날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김계관 북한 수석대표 와 첫 양자협의를 가진 뒤 기자들에게 “북한이 경수로 문제를 제기해와 우리 입장을 분명히 얘기했다.”면서 “오늘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힐 대표는 그러면서 “북한이 기존의 신포 경수로 건설공사를 재개해 달라거나, 새로운 경수로를 지어 달라거나 하는 구체적인 형태에 대해서는 명확히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경수로 주장을 펴면서 지난 1차 6자회담때 기조연설을 통해 주장했던 미군 철수와 한반도 비핵지대화 주장을 다시 내놓는 등 초반 대미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양한 압박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이날 평양방송을 통해 미군 철수를 주장했고, 노동신문도 일본의 핵무기 능력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힐 대표는 취재진에게 “중국의 4차 초안이 완벽한 만큼, 합의문은 최소한의 변화로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면서 “경수로는 이론적 문제이면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문제인데 누가 돈을 대려고 하겠느냐.”면서 “한반도 비핵화가 더 시급한 만큼, 이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순 한국 수석대표도 “4차 초안에 기초해 최소한의 변화를 통해 합의문을 채택토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경수로는 다음 단계의 문제이지, 지금 당장 시급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carlos@seoul.co.kr
  • [사설] 北, 새 경수로 요구 명분없다

    베이징에서 재개된 제4차 6자회담이 북한의 경수로 건설 요구에 부닥쳐 주춤거리고 있다. 북한이 신포 경수로가 아닌 새로운 경수로를 6자회담 차원에서 건설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한반도의 비핵화 이후에 논의할 사안이라며 이를 일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어제 있었던 북·미 접촉에서도 양측은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으나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휴회기간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 보장 문제에 대해 6자가 어느 정도 의견을 접근시킨 마당에 새로운 걸림돌이 등장한 셈이다. 우리는 북한의 새 경수로 건설 요구가 현 단계에서 명분이 없다는 점을 먼저 밝혀둔다. 북측 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경수로 건설은 각측의 신뢰구축과 결부돼 있으며, 신뢰구축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의 핵심”이라고 했다고 한다. 한반도 비핵화의 핵심이 신뢰 구축에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경수로 건설이 신뢰 구축과 결부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신뢰 구축의 길은 경수로 건설이 아니라 북한의 핵 투명성 확보에 있다.2002년 핵 동결 해제 선언과 함께 핵 개발에 나섬으로써 지금의 북핵 문제를 낳은 당사자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핵 투명성부터 다시 확보하는 일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쌓는 선결과제인 것이다. ‘새 경수로’ 요구에 담긴 북한의 의도는 국제사회의 에너지 지원 보장과 미국의 체제위협에 대항할 핵 주권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은 달라진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통해 경수로 건설 지원이라는 실리를 챙겼던 1994년 제네바 합의 때와는 국제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제네바 합의를 깨고 핵 개발에 나선 마당에 다시 경수로를 달라는 것은 미국에 두 번 속아보라는 얘기나 다름없다. 이래선 합의가 어렵다. 우리 정부는 이미 북측에 200만㎾의 송전방안을 제시했다. 북한은 경수로 건설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즉각 핵 투명성 확보를 위한 3대 조건을 수용하고 남측의 전력지원 제의에 응해야 한다. 이번이 북핵 해결의 마지막 기회임을 인식해야 한다.
  • 6자 침묵속 입국… 긴장의 베이징

    |베이징 김상연특파원|09:40 “수고들 많으십니다.”(김계관 북한 수석대표) 12:00 “오늘 얘기할 게 많습니다.”(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 13일 오전 북핵 6자회담 참석을 위해 차례로 베이징에 입성한 북한과 미국의 수석대표들이 공항에 몰려든 취재진에 던진 멘트의 전부다.1단계 4차 6자회담 때에 비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표정은 신중했다. 얼핏 싸늘한 기운마저 감돈다. 오후 첫번째 전체회의에 앞서 참가국간에 잇따라 양자접촉이 이어졌지만,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북·미간에는 양자접촉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불편한 기류를 방증한다. 회담에서 이근 북한 차석대표가 정태양 미국국 부국장으로 교체된 것도 눈길을 끈다. 이 차석대표의 교체는 부국장에서 국장으로 승진하면서 격을 맞추기 위해 이뤄졌다는 분석이 일반적이지만,1단계 회담 때도 국장 신분으로 참석했다는 점에서 다른 속사정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새어나온다. 이와 관련, 공격적인 스타일인 이 국장이 미국의 차석인 조지프 디트러니 대북협상 대사와 만나면 자주 신경전이 벌어졌고 심지어는 서로 불필요한 감정 대립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궁합’이 맞지 않았다는 점을 그 배경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런 관측이 맞다면 북한의 협상의지가 전보다 강해졌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정태양 신임 차석대표의 이력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에 몸담으면서 2004년 4월 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에서 열린 동북아협력대화(NEACD)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북한 입장을 대변한 점으로 미뤄 북핵 업무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는 정도만 확인됐다. 이번 회담에서 각국 대표단이 숙소 이동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북한과 러시아는 종전처럼 베이징 주재 자국 대사관에 머물지만,1단계 때 국제구락부(세인트레지스호텔)를 베이스캠프로 삼았던 미국과 일본은 이번에는 1단계 당시 한국 대표단 숙소였던 중국대반점으로, 한국은 북경반점으로 각각 숙소를 바꿨다. 이번에 한국 대표단이 숙소를 바꾼 것은 미국과 일본 대표단이 중국대반점으로 이동해 온 점을 감안한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carlos@seoul.co.kr
  • 鄭통일 “평양서 6자회담 측면지원”

    鄭통일 “평양서 6자회담 측면지원”

    13일 제16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베이징 북핵 6자회담과 동시에 개최됨으로써 베이징과 평양 사이 ‘실시간 메신저’가 ‘로그 온’ 상태로 들어갔다.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둘러싸고 냉랭함 속에 개막된 2단계 4차 6자회담 타결을 위해선 북측의 결단이 절실하고, 남측이 이를 촉구할 공간적 여건은 확보된 것이다. 남측 대표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평양출발에 앞서 “6자회담을 측면지원하겠다.”고 했다. 현대아산과 북한측 갈등 해소, 금강산 관광정상화 문제 등이 현안으로 부각된 가운데, 남측은 14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의제로 제시하고 납북자·국군포로 등의 생사확인도 요청할 예정이다. ●“혁명열사릉 참배 않기로” 이날 저녁 인민문화궁전에서 박봉주 총리 주재로 열린 환영만찬에서 정 장관은 “지금이야말로 ‘우리 민족끼리’정신에 따라 냉전의 외로운 섬으로 남아 있는 한반도 상황을 획기적으로 전환시켜, 항구적 평화를 제도화하고 민족의 평화공존과 공동발전을 통 크게 추진해갈 때”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측은 우리측과 회담 일정을 협의하면서 지난 8월 북한측의 국립현충원 방문에 상응하는 어떠한 조치도 우리측에 제의하거나 요구하지 않았다고 우리 대표단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북한의 현충시설을 참배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태풍 ‘카눈’장대비 속 환영행사 우리 대표단이 도착한 평양 순안 공항에는 1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장대비와 강풍이 불어 환영행사는 우산을 쓴 채로 어수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평양거리 특히 김일성 광장 등에는 조선노동당 창건 60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수천명의 주민들이 비를 피해 건물 주변에 모여 있는 모습들이 보이기도 했다. 만찬에 앞서 남북한 대표단은 우리측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덕담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참사는 “좋은 결실이 있었으면 좋겠다. 남측에서 비료도 주시고, 농사작황도 좋다.”고 인사했다. 정 장관은 “곧 추석인데 민족 앞에 명절 선물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정 장관과 김 위원장 재면담 할까 만찬에서 박봉주 북측 내각총리는 지난 6·17 면담을 거론하며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정 수석대표를 접견하신 것은 6·15시대를 빛내이는 또하나의 커다란 사변”이라고 평가했다. 나흘간의 일정에는 재면담이 잡혀져 있지 않다.12일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정 장관에게 전한 미측의 대북 메시지를 북측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지도 관심사다. 평양 공동취재단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부모와 얘기를 잘 안 하려고 하는 사춘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대화를 피하는 사춘기 자녀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 또 대화를 피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는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지 등 부모와 사춘기 자녀들이 서로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화하는 법을 알아본다.   ●해결! 돈이 보인다(SBS 오후 7시5분) 40년 전통, 조리 경력 24년. 복요리계의 명인이자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문승권 대박사장이 출연한다.IMF 이후 명예퇴직한 뒤 생계가 곤란해진 현빈이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문승권 대박사장은 기꺼이 기술 전수를 결정, 명인의 맛을 전수하기 위한 기사회생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박주현의 시사 업 클로스(YTN 오후 3시5분) 2단계 4차 6자회담이 다시 시작됐다.1단계 회담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과 핵 폐기 범위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2단계 4차 6자회담의 전망과 북핵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동국대 고유환 교수, 세종연구소 백학순 남북한관계 연구실장과 함께 짚어본다.   ●논스톱5(MBC 오후 6시50분) 정이를 무시하는 친구들, 자존심이 상한 혜선은 동아리 연합회 회장선거를 기회로 정이의 능력을 보여주기로 결심한다. 혜선의 떠밀림에 정이는 얼떨결에 동아리 회장선거에 나가게 된다. 한편, 비밀없는 남자 민우는 지난 학기에 휴학한 이유를 물으면 입을 꾹 닫아버린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기에 그러는 것일까?   ●환경 스페셜(KBS1 오후 10시) 지율스님의 100일 단식 농성으로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천성산 고속철도 터널공사. 지난 2월 환경단체와 건설공사 양측의 공동조사가 극적으로 합의되면서 논란이 해결될 실마리가 풀리는 듯했다. 하지만 200여 일이 지난 8월30일에서야 착수된 공동조사. 그 200여일 동안 그들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본다.   ●장밋빛 인생(KBS2 오후 9시55분) 맹씨는 고민 끝에 친구들을 데리고 성문을 찾아가 된맛을 보여준다. 그 뒤로도 계속 따라다니며 난감한 상황을 만드는 노인들 때문에 성문은 어쩔 수 없이 짐을 싸들고 다시 집으로 들어온다. 남편이 돌아왔다는 사실에 기쁘고 들뜬 순이는 오랜만에 가족나들이도 하지만 성문은 다른 꿍꿍이가 있다.
  • 韓·美 “北 경수로 불가” 재확인

    |베이징 김상연특파원·서울 김수정기자|우리나라와 미국은 북한의 경수로 보유 주장을 수용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모은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날 휴회 37일 만에 재개된 2단계 4차 6자회담에서 북한이 경수로 제공 요구를 끝내 굽히지 않을 경우 대립이 심화하면서 심각한 난항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북·미 양측은 14일 오후 첫 양자회담을 갖고 현안 절충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져, 회담의 성패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주목된다.2단계 회담 첫날인 이날 정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에게 “회담 합의문에 ‘경수로’라는 문구를 넣는 일은 결코 안 된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면서 “우리로서도 신포 경수로 공사 재개나 새로운 경수로 건설 등의 주장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 주장에 대해서도 “우선 모든 핵무기 및 핵 관련 프로그램을 말끔히 포기한 다음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가입하는 등의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인정받을 수 있는 권리”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남·북한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참가국 대표들은 이날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2단계 회담 첫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1단계 회담에서 중국이 제시한 ‘4차 초안’을 가급적 최소한으로 수정해서 최종 (합의)문서를 채택하자.”는 데 공감대를 표시했다. 이 자리에서 북한과 미국은 4차초안 1조 2항의 ‘북핵 폐기 범위 및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문제’를 둘러싸고 팽팽한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계관 북한 수석대표는 평화적 핵 활동은 북한의 정당한 권리로서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크리스토퍼 힐 미국 수석대표는 모든 핵무기 관련 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고 맞섰다.특히 힐 대표는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런 전제조차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전체회의에 앞서 한·중, 미·중, 일·중간 양자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렸으나, 북·미간 양자회담은 열리지 않았다.carlos@seoul.co.kr▶관련기사 4면
  • 경수로 대립… 출발부터 먹구름

    |베이징 김상연특파원|13일 재개된 북핵 6자회담의 초입 분위기가 일단 밝지 않다. 무엇보다 그동안 협상 타결을 위해 가급적 북한 입장을 배려해온 우리 정부마저 북한의 경수로 요구에 부정적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관 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사실 며칠 전만 해도 우리 정부가 선언적 또는 추상적인 표현으로 북한의 경수로 권리를 인정해주는 절충안을 구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했다. 지난 9일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숨쉴(경수로 보유) 권리는 있겠지만, 산소호흡기를 대줄(경수로 건설 비용 제공) 의무는 우리한테 없다.”고 비유함으로써 이같은 관측을 증폭시켰다. 그럼에도 결국 ‘경수로 불가’로 귀착된 배경에는, 미국의 완강한 입장이 결정적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경수로에 관한 한 즉답을 회피하던 정부 당국자들이,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한 이튿날인 이날부터는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나선 정황이 이같은 추론을 뒷받침한다.정부 당국자는 “평화적 핵 이용이라는 것은, 핵무기는 물론 모든 핵 관련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한 다음에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며 “그 전에 경수로니 뭐니 해서 예외를 두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영변 원자로 가동 주장으로 이어지는 등 완전히 난장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날 오전 김계관 북한 수석대표가 ‘융통성’을 언급한 것을 놓고 낙관적 전망이 나오기는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마저도 “나중에 회담이 잘못됐을 때 명분을 내세우기 위한 보험용 발언일 수도 있다.”고 경계하는 판이다.carlos@seoul.co.kr
  • [사설] 美 ‘핵 선제공격권’ 세계평화 위협한다

    미국 국방부가 ‘예방적 핵 선제공격권’을 담은 핵무기 사용 독트린 개정안을 마련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한 적성국가나 테러집단을 대상으로 한다고 하지만 미국이 자의적 판단으로 핵무기를 선제 사용하는 일은 옳지 않다고 본다. 아무리 명분이 있더라도 핵사용 엄포가 나오는 것 자체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행위임을 미국은 알아야 한다. 미국이 핵 선제공격권 확보를 명문화할 때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조직과 함께 북한, 이란이 우선 대상으로 꼽힌다. 한반도가 미국의 핵공격 장소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기존 지하벙커 파괴 폭탄보다 10배나 강력한 차세대 벙커버스터 개발실험을 하려다 의회의 제지를 받은 바 있다. 핵 선제사용권 명시와 동시에 이같은 벙커버스터를 개발한다면 북한, 이란을 겨냥해 이를 사용하려는 미 강경파들의 욕망이 커질 우려가 있다. 오늘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북핵 6자회담이 속개된다. 미국이 핵공격을 할 근거규정을 만든다면 북한을 자극하게 될 것이고,6자회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제거를 내세워 이라크를 점령했지만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라크인의 저항으로 희생자가 늘어날 뿐이다. 재래식 무기로 이라크를 점령해도 후유증이 이런데, 핵무기를 사용했다면 후폭풍이 엄청났을 것이다. 핵과 생화학무기를 포함해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막으려는 미국의 노력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힘으로 이를 달성하려 해서는 안 된다. 대화와 협상으로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국이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 현재의 핵확산금지조약(NPT)은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에만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핵보유 억제를 넘어 이들 5개국이 핵무기 감축에 나서야 하고, 미국이 이를 선도해야 한다. 가공할 살상력을 가진 핵무기는 기본적으로 사용하지 않음이 원칙이며, 핵 선제공격권을 담은 독트린 개정안 추진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 “13일 남북장관급회담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정부는 13일 베이징 북핵 6자회담과 동시에 개최되는 평양 제16차 남북 장관급회담(16일 폐막)에서 한반도 평화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관급회담 대변인인 김천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12일 “남북화해·경협이 확대추세에 있고 한반도 정세도 근본적인 변화를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회담은 한반도 평화문제를 논의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평화문제’라는 포괄적 의미의 단어를 쓰고 있으나, 결국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 등 평화체제 구축 문제라고 풀이하고 있다. 지난달 7일 휴회로 끝난 4차 6자회담 1단계 회의에서도 “직접 당사자(남·북, 중·미)가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를 별도 포럼에서 논의한다.”는 내용이 합의문 초안에 담겼다. 김 국장은 “핵문제가 상당히 진전되고 있고, 핵문제가 해결되는 시점부터 평화체제 관심이 높아질 것이므로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남북이 미리 논의를 하는 것이 민족을 위해 중요하다.”고 문제 제기 배경을 밝혔다. 세간의 관심사인 남측 대표단의 애국열사릉 및 금수산 의사당 참배와 관련,“남북간 논의된 바 없고, 가상의 상황에 대한 언급 자체가 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열반한 법장스님 북한으로 이라크로…실천불교 앞장

    열반한 법장스님 북한으로 이라크로…실천불교 앞장

    “나에게 바랑이 하나 있는데(我有一鉢囊) 입도 없고 밑도 없다(無口亦無底) 담아도 담아도 넘치지 않고(受受而不濫) 주어도 주어도 비지 않는다(出出而不空)” 11일 입적하기 전 시자(侍者)인 진광 스님에게 이같은 열반송을 남긴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은 왕성한 대외활동과 함께 실천적 불교 보급 등을 통해 한국 불교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법장 스님은 지난 5월 민간 지도층 인사로는 처음 이라크 아르빌의 자이툰 부대를 방문, 국군 장병들을 위로했다. 이어 평양에서 열린 6.15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참가, 조선불교도연맹 박태화 위원장 등과 만나 남북 불교 교류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현직 총무원장으로서는 첫 방북이었다. 또 스리랑카에 조계종마을을 세우는 한편, 지난 5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조지프 디트러니 대북협상 북핵대사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의견을 나누는 등 최근 2년간 10여개국을 순방하며 한국 불교 세계화와 남북 화해 증진을 위한 대외활동에 힘을 쏟았다. 고인은 ‘신행을 중심 삼아 실천적 불교로의 지향’을 화두 삼아 이를 몸소 실천해왔다.1986년부터 교도소 재소자에 대한 교화사업을 벌여왔으며,1994년에는 부처의 가르침인 동체대비사상을 바탕으로 장기기증운동을 펼치는 ‘생명나눔실천본부’를 세웠다.2003년 2월 제31대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선출된 법장 스님은 1941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났다.1960년 예산 수덕사에서 현재 수덕사 방장인 원담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뒤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4선), 중앙종회 사무처장, 총무원 사회부장, 재무부장과 수덕사 주지 등을 거쳤다. 또 열반 직전까지 사단법인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중앙승가대 이사장,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회장,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등을 맡아왔다. 조계종 종정표창, 교정대상 자비상, 국민훈장 목련장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고통을 모으러 다니는 나그네’ ‘덕숭산 수덕사’ ‘수덕사 중수기’ 등이 있다. 11일 조계사 극락전에 마련된 빈소엔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방문, 노무현 대통령을 대신해 조의를 표했다. 멕시코 국빈방문 중 법장 스님의 입적 소식을 접한 노 대통령은 메시지를 통해 “법장 대종사께서는 북한을 방문하는 등 남북 화해와 협력에 크게 기여하셨다.”며 “부처님의 자비하심을 생활속에서 실천해오신 높은 공덕을 기린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날 빈소에는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용 환경부 장관, 이미경 국회 문광위원장,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등 각계 인사의 조문이 이어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모든 核폐기’ vs ‘평화 核이용’ 2라운드

    제4차 북핵 6자회담이 지난달 7일 휴회된 지 37일 만인 13일 다시 열린다. 이번 회담은 특히 16차 남북장관급회담과 같은 날 개막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단순하면서도 어려운 쟁점 지난 1단계 회담의 결과, 쟁점은 북한에 평화적 핵 이용권을 부여하느냐 여부로 좁혀져 있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북·미간 입장차는 거의 평행선이다. 북한은, 핵무기는 폐기할 수 있지만 주권국가로서 민수용 핵이용 권리 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평화적 핵 이용 권리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과거 제네바 합의를 파기하는 등 평화적 핵이용 권리를 악용한 ‘전과’가 있는 만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양측 주장이 워낙 거리가 멀어 절충안이 자리잡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지금으로서는 북한이 핵을 무기로 전용하지 못하도록 까다로운 조건을 붙여서 평화적 핵 이용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유력한 협상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등이 북·미 양측을 협상안 쪽으로 끌어당기는 형국이다. ‘조건’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NPT(핵무기비확산조약) 복귀와 IAEA(국제원자력기구) 제반사항 준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북한은 과거에도 이런 ‘전제조건’을 무력화시킨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는 다른 조건이 추가돼야 미국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보는 눈치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11일 “NPT,IAEA 복귀로는 부족하며 몇가지 추가적인 노력이 선행돼야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수로 문제도 관전포인트다. 북한은 지난 1단계 회담에서 평화적 핵이용 권리를 내세우면서 경수로는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미국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곤혹스러운 쪽은 우리 정부다. 경수로 유지는 우리 정부가 야심차게 제기했던 ‘대북 송전 중대제안’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현 단계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에 경수로를 지을 권리는 선언적으로 인정하되, 실질적으로 건설자금 지원은 해주지 않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분위기다.●불투명한 전망 비관적 전망은 주로 제3의 관전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서울에 주재하는 한 유럽국가 외교관은 “북한은 부시 행정부와의 협상에서는 기대할 게 없다고 보고 차기 미국 대선때가지 시간끌기 전략으로 임하면서 필요한 것은 남한으로부터 얻어내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큰 기대는 안 한다.”고 말했다. 반면 낙관론은 우리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 비교적 많이 들을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시간이 갈수록 아쉬운 쪽은 경제가 열악한 북한”이라면서 “미국이 좀더 적극적인 자세를 갖는다면 협상이 이번에 타결되지 말라는 법도 없으며, 반드시 타결돼야 한다.”고 말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6자회담, 이번엔 결론내야 한다

    오는 13일 베이징에서 속개되는 북핵 6자회담 전망이 밝아보이지 않는다. 휴회 이후 한달여 물밑 접촉을 가졌지만 북한과 미국간 입장차를 모두 해소하지 못한 듯하다. 북핵 문제를 더 끌다가 어떤 돌발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북·미가 대화·타협 자세를 보일 때 결론을 이끌어내야 한다. 6자회담의 알려진 쟁점은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권리와 경수로 지원 등 크게 두가지다. 평화적 핵이용 권리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와 핵사찰 수용을 전제로 인정할 수 있다는 쪽으로 미국이 마음을 열고 있다. 경수로 부분은 북한이 양보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신포경수로 건설 지원을 중단하는 대신 대북 전력지원을 하겠다는 제안을 한 바 있다. 전력 지원과 함께 경수로건설 지원까지 계속해달라는 요구는 지나치다. 북한은 경수로 건설을 ‘미래의 권리’로 남겨두길 바란다. 당장 지원을 요구하기보다는 완전 핵폐기를 실행하고 신뢰가 쌓인 뒤 장기적으로 경수로 건설을 검토해나간다는 자세를 가져야 6자회담이 풀린다.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을 둘러싸고 북·미 내부에서 심상찮은 조짐이 있다. 미국의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는 북한 인권과 식량지원을 연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세계식량계획(WFP) 등의 까다로운 식량분배 시스템에 반발한 때문인지 국제사회의 다자적 식량지원을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서 북·미는 상대를 자극할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미국은 인도적 식량지원에 조건을 달아선 안 되며, 북한은 식량분배의 투명성 확보에 협조해야 한다. 로버트 졸릭 미 국무부 부장관이 중국과 한반도의 경제·정치 미래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미·중이 결정할 일이 아니다.6자회담에서 큰 공감대가 형성되면 남북한까지 포함해 당사자가 함께 논의할 사안이다.6자회담과 동시에 평양에서는 남북 장관급회담이 열린다. 남북한과 미국은 한발짝씩 양보해 이번에는 반드시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반도 평화를 기약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美 ‘북핵관련’ 마카오은행 조사

    미국 정부가 북한 핵 개발의 자금줄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마카오의 은행들을 강도높게 조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9일 보도했다. 마카오의 억만장자인 ‘도박왕’ 스탠리 호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성항은행’과 마카오 의원이자 홍콩 자금시장의 큰 손인 스탠리 아우가 운영하는 ‘방코 델타 아시아 SARL’이 조사대상에 올라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북한 대외 거래의 사실상 유일한 창구인 중국의 최대 시중은행 ‘중국은행’도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SARL은 지난 1994년 미 재무부 산하 비밀검찰국(SS) 등에 의해 북한의 위조지폐 제작과 연관이 있다는 점이 적발된 적이 있고, 자금세탁 혐의로 미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탠리 호는 1999년 북한의 호텔과 카지노 분야에 진출하는 등 북한의 집권층과 친분이 깊다. 미국은 지난 3년여 동안 국무부 등 14개 기관이 한국·일본·타이완의 수사기관들과 공조해 북한이 위조달러 제조, 배포 및 마약밀매 등으로 ‘외화벌이’를 하는 것을 추적해 왔다. 지난달에는 북한의 휴대형 지대공미사일 밀매와 관련해 약 100명을 체포했다. 미국은 지난 6월부터 북한 기업과 아시아 은행들의 거래에 대해 조사를 본격화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들 은행이 북한의 불법 외화벌이와 관련돼 있다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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