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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남북정상선언] 경협분야=남북경협 궤도에

    [2007 남북정상선언] 경협분야=남북경협 궤도에

    남북정상회담 의제 설정에 관여했던 정부 관계자는 4일 “공동선언문에 경제협력 분야가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2000년 ‘6·15 합의문’에서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해 신뢰를 다져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것에 비하면 매우 괄목한 만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부족한 것을 서로 주고받는 ‘유무상통의 원칙’과 민족내부협력사업의 특수성을 전제로 ‘우대조건과 특혜를 우선적으로 부여한다.’고 명시한 것은 사실상 ‘대북 마셜플랜’의 밑그림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물론 경협사업을 위한 재원조달이나 시기, 자원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방안, 북한의 에너지난 해소를 위한 전력 송·배전 문제 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남북 경협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사실 남북 경협문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북핵 문제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할 때 미 백악관은 “개성을 넘어서는, 추가적인 경협은 곤란하다.”고 공공연히 제동을 걸었다. 북한은 신의주와 나진·선봉지구 특구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으나 관심만큼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신의주는 중국의 동북3성 개발과 경쟁관계에 있고 나진·선봉은 일본인 납치문제 등으로 일본의 자본을 유치하지 못해 사실상 모두 실패했다. 게다가 두 곳 모두 인프라 투자가 부족했고 특구 활성화를 위한 전제조건인 배후도시도 없었다. 전면적인 개방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피폐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남한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 역시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경제’에서 탈출하기 위한 대안의 하나로 북한을 선택해야 했다. 양측의 실리가 맞아떨어져 선언문에서 나타났듯이 평양과 서울을 잇는 동선에 경제특구 활성화를 모색하게 됐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고 해주를 경제특구로 지정한 것은 서해상에서의 충돌을 억제하려는 상징성도 있지만 개성공단을 경공업제품 생산기지로 발전시키려는 현실적 복안이다. 해주∼개성∼인천으로 이어지는 경공업 삼각지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해주는 수출전용공단으로 거듭날 수 있다. 해주는 북한의 해군 전진기지가 있는 군사요충지로 북한이 개방에 난색을 표했던 지역이다. 따라서 이번 합의는 남북이 군사요충지 개방(안보)과 경협 연계라는 새로운 해법을 찾았다는 의미를 갖는다. 해주는 해주세멘트공장과 10월2일청년제련소 등 중공업 시설이 들어서 있어 공단조성에 유리한 면도 있지만 개성보다 노동력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또한 남포는 조선협력단지의 기능뿐 아니라 평양이라는 배후도시를 겨냥해 농업과 보건·의료, 생필품 등을 제공하는 산업단지로 활용할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기회다. 백두산∼서울 직항로 개설 역시 동북아 관광수요에 맞춰 관광레저 종합개발특구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원산 남쪽의 안변에 조선단지를 세우는 방안은 국내 조선업체들에는 환영할 만한 내용이다. 해외 수주량이 폭증,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지만 국내 조선업계는 인건비와 부지난 등으로 선박의 몸체를 중국 현지 공장에서 조달한다. 하지만 안변에 조선단지가 들어서면 북측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일본 자본을 유치하는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이 철도와 고속도로 개보수에 합의한 것은 경제특구의 성공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의식해서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통일국제협력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특구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해외의 관심을 유인하는 게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인프라 개발이 최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북한내 철도·운송 부문의 개보수는 남한의 교통·물류망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에 이르는 물류망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성∼신의주간 철도를 보수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응원단을 보내려는 것도 이같은 복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문제는 인프라 건설 등에는 초기 개발자금이 많이 드는 반면 회수 기간은 길다는 점이다. 따라서 국내에선 자칫 ‘퍼주기식’ 찬반 논쟁이 재연될 수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북한에 다녀온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남북 경협 관련 재원은 주로 민간 투자와 주변국들과의 국제협력을 통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1차적으로 남북이 경제특구를 추진하되 투자유치 설명회 등을 통해 북한의 대외신인도를 높여 외자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1. SOC 북한은 열악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관심을 갖고 있다. 남한도 SOC 투자는 미래의 통일 비용을 미리 지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큰 부담이 없다. 따라서 SOC투자는 철도와 도로, 항만시설 확충에 모아지고 있다. 먼저 선언문 5조에 나타난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경의선 철도 개보수 작업이 선행될 가능성이 높다. 코레일은 이철 사장이 와봐야 정확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경의선을 통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북응원단 수송은 별도의 투자 없이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경의선 개·보수작업은 중·장기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개성에서 신의주간 선로를 문산∼개성구간처럼 개·보수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낡은 교량을 교체·보완하거나 전선교체, 부분적인 선로 보수 등의 작업이 선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코레일은 이미 올림픽열차 운행 계획을 마련, 추진해오고 있으며 개성∼신의주간 철로 개보수 없이도 운행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철도 신호체계와 무전시스템이 달라 남쪽기관사가 기관차를 직접 몰고 가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안변과 남포항에 조선협력단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4일밤 전화통화를 통해 “당장 조선소는 어렵고 선박 블록공장을 검토중”이라면서 “배 수리 공장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남포 영남 배 수리 공장에 투자를 확대하거나 별도 공장을 짓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은 선박블록공장에 가장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해양조선은 남포와 안변의 장단점을 놓고 고심했으나 남포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포는 북한의 배 수리 공장이 있어 대우조선이 조선소나 선박 블록 공장을 짓기가 수월하다. 북측도 이 공장의 근대화에 애착을 보이고 있다. 남 사장은 지난 5월 이 공장을 방문해 투자의 적격성을 살펴봤다. 하지만 주변의 인프라가 열악하고 수심이 얕은 게 흠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미현기자·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2. 자원개발 자원 개발은 함경남도 단천 특구의 지하자원 개발과 신안군 석회석 개발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남북 당국간에 단천특구를 공동 개발하기로 정상회담 전에 이미 합의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광물 매장량은 마그네사이트 40억t, 아연 2110만t으로 추산된다. 사업 주체인 광업진흥공사(광진공) 조사단이 지난 8월 현지 답사까지 마쳤다. 이달에 2차 현지 조사를 나갈 방침이다. 석회석 광산 공동개발 프로젝트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한호 광진공 사장은 지난달 북한을 방문해 황해남도 신안군의 석회석 광산을 공동개발키로 합의했다. 정상회담 공식 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 사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부 계획을 밝힐 계획이다. 석유자원 개발도 관심거리다. 정상회담 선언문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올초 대형 유전이 발견된 중국의 보하이만 근처의 북한 서해유전 개발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신의주·남포 앞바다인 서한만, 원산 앞바다인 동한만 등에 50억배럴 안팎의 석유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해서다. 그러나 산업자원부의 실무팀은 “서해유전 공동개발과 관련해 진척된 논의가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혀 주요 의제로는 다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한강 하구의 골재사업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만성적인 골재난에 시달리는 국내 건설업계는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 한숨 돌리게 됐다. 준설 사업이 진행되면 강물 수위가 1m 낮아져 북한으로서도 골칫거리인 수해를 예방할 수 있다.‘윈·윈’ 사업인 셈이다. 산자부는 한강, 예성강, 임진강 등 한강 하구의 골재 부존량을 10억 8000만㎥로 추산했다. 이는 수도권 연간 골재 수요량(4500㎥)의 24배다. 앞으로 20년 이상 수도권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는 얘기다. 산자부측은 “이를 북한 바닷모래 가격으로 환산하면 28억달러(2조 5000여억원) 상당의 가치”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강 하구 모래는 바닷모래를 세척하는 해사가 아니라 질높은 강사라는 점에서 국내 건설업계는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3. 농어업·환경 농어업·환경 분야에서도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알찬 열매를 수확했다. 실현 가능성이 높아 짧은 시간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이 많다. 남측은 새로운 투자 기회를 얻고 북측은 ‘경제 갈증’을 해소하는 최적의 ‘윈·윈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먼저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조성을 통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 가운데 일부를 ‘남북 공동어로수역’으로 설정한 부분이 눈에 띈다. 정부는 이곳에서 남북의 어민들이 함께 조업하며 이익을 나누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남북간 긴장완화를 꾀하고 제3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방지함으로써 남북간 공동 번영의 기반을 확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NLL 인근에서 우리 어민들의 골머리를 썩게 했던 중국어선의 불법 ‘싹쓸이 조업’이 철퇴를 맞게 될 전망이다. 특히 연평도 꽃게 잡이 어민들은 씨가 마르다시피 한 연평어장에서 북측 어장으로 어로를 확대해 어획량 확보에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조업으로 어족자원이 고갈될 가능성이 커 ‘쿼터제’ 등을 통한 어획량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농업협력 사업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남북은 농업협력 활성화를 위해 2005년 8월 1차 이후 중단된 남북농업협력위원회를 조기에 개최하기로 했다. 정부는 “시범농장 운영, 종자개발·처리시설 지원 등 기존 합의사항을 이행하면서 남측의 자본·기술과 북측의 토지·인적 자원을 결합해 북측의 식량난을 해소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해 온 ‘남북 공동협동농장’ 건설 계획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정부는 개성공단 배후지역 등에 ‘시범협동농장’을 우선 조성한 뒤 한국농촌공사 등 정부가 직접 나서 ‘농업특구’ 사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밖에 남과 북은 자연재해 방지를 위해 산림녹화ㆍ병충해 방제 등 남북 공동대응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권 확보와 연계된 북한 지역의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한 대규모 조림 사업이 검토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4. 문화·체육·관광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서울∼백두산간 직항로 개설에 합의함에 따라 지금까지 중국으로 우회해 중국측의 장백산까지밖에 오를 수 없었던 백두산 관광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그러나 관광업계에서는 이같은 합의가 당장 백두산 전면 개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강산 관광처럼 국내 주관사를 지정, 지역을 제한해 여행을 허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강산처럼 제한적인 개방이 유력하나 민족 내부의 합의에 따른 것인 만큼 백두산과 개마고원이 개방 대상에 포함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직항로가 개설될 경우 북쪽의 혜산과 삼지연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혜산은 백두산과 가까워 많은 이점을 안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그러나 당장 백두산 개방이 실현되기에는 절차상의 어려움이 적지 않다. 정부 차원에서 항로 개설에 합의한 뒤 기준 항로와 항공사를 선정, 취항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며 금강산처럼 주관사가 북측과 합의를 거쳐 따로 여행 상품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투어 정기윤 대리는 “이 직항노선을 국내선으로 보느냐 국제선으로 간주하느냐에 따라 경비는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만약 국내선으로 정리된다면 왕복 기준 항공료는 제주도와 비슷한 선에서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남북 정상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남북 응원단이 경의선 열차를 이용해 참가하기로 함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백두산까지의 철길 관광도 가시권에 들었다는 게 관광업계의 시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강산 관광을 시행중인 현대아산측은 “2005년 7월에도 백두산 관광을 남북이 합의, 도로까지 닦다가 중단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성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두산∼서울간 직항로가 개설되더라도 삼지연공항의 활주로를 보수해야 하는 만큼 백두산 취항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백두산 관광은 4∼9월까지만 가능해 실질적인 관광은 일러야 내년 4월이 될 전망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핵불능화 위한 6자회담이 먼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미국 백악관은 4일 남북 정상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한반도 지역에서 3,4자 정상회담을 추진키로 합의한 것과 관련,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국전쟁을 공식 종료하는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관계 정상화는 북한이 자국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토록 한 협정을 준수하느냐 여부에 달린 것”이라고 밝혔다. 존드로 대변인은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남북한으로 구성된 북핵 6자회담을 거론하면서 “이들 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 6자회담이라는 프로세스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입장 표명은 미국이 남북정상이 합의한 내용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지만 이번 남북합의의 핵심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 경협도 북한의 핵폐기가 완전 이행된 이후에 추진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존드로 대변인은 특히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평화협정 체결, 북·미관계 정상화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관련한 ‘행동 대 행동’의 진전에 전적으로 달려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이와 함께 존드로 대변인은 “다시 한번 확인하지만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를 비롯, 북한이 연말까지 이행할 것으로 기대되는 특정 조치들이 있다.”면서 “북한이 그렇게 해야만 우리로서도 적합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dawn@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MB “평화노력 인정…핵 미흡”

    [2007 남북정상선언] MB “평화노력 인정…핵 미흡”

    ■ 한나라 반응 한나라당은 이번 정상회담을 대체적으로 긍정 평가했다. 일부 사안은 수용 의사를 밝혀 공동선언문이 앞으로도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반영했다.‘퍼주기’‘이벤트성’ 같은 거친 말로 격앙된 논평을 내놨던 과거와는 사뭇 달랐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대북문제에 경직된 입장을 취할 경우, 예상되는 역풍을 우려해서다. 하지만 ‘아쉽다.’,‘우려스럽다.’며 미흡한 대목은 짚고 넘어갔다. ●이명박 “핵폐기 등 국민적 관심사 제외 아쉽다.” 4일 마산·부산을 방문한 이명박 대선후보는 “두 정상의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그러나 국제사회와 국민의 관심사인 핵폐기 문제와 인도주의적 문제인 이산가족·국군포로·납북자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아 매우 아쉽다.”고 언급했다. 강재섭 대표 주재로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의 톤도 비슷했다. 강 대표는 “남북 정상이 노력한 점을 인정한다.”고 총평했다. 다만 “대다수 국민이 염원했던 북핵 폐기, 분단고통 해소, 군사적 신뢰구축 등 핵심문제는 지엽적으로 다뤄져 아쉬움이 많다.”면서 “특히 국가보안법 폐지로 해석될 수 있는 ‘법률 정비’ 부분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평소 강경한 대북관을 유지해온 정형근 최고위원(당 남북정상회담 TF팀장)도 “노무현 대통령이 (방북할 때)군사분계선을 도보로 넘은 것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고, 앞으로 기업인 왕래·이산가족 상봉, 나아가 남북한간 전면적 자유통행으로 발전하길 충심으로 기대한다.”며 긍정평가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그러나 북핵폐기 없는 조기 종전선언은 매우 부적절하며, 종전선언 주체가 ‘3자’라면 관련 당사자인 대한민국은 제외된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선언문 조항별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2항의 ‘법적 제도적 장치 정비’는 결국 국가보안법 폐지약속이 아닌지 굉장히 우려된다.”면서 “또 3항의 ‘서해공동어로수역’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우리의 해상영토를 포기한 것이 아닌지 묻는다.”고 지적했다. ●11월 회담 이어지면 대선에 영향? 한나라당은 이런 유연한 입장을 내놓기까지 내부에선 우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선언문 후속조치로 새달부터 총리·장관회담 등이 열릴 경우,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하는 눈치다. 박형준 대변인은 “서해 공동어로 수역 같은 경우는 NLL을 무력화하지 않는 한 살려나갈 것”이라면서 “남북 경협도 이 후보의 구상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어 수용은 가능하지만, 다만 실무적 협상방안이나 남북협력기금 사용 등에 대해 국회 논의와 동의가 필요하다.”고 계승할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박 대변인은 집권할 경우 가장 시급하게 해결할 문제로는 “더 기다리기엔 고령자가 너무 많은 이산가족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면서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는 반드시 다음 정상회담 때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연·부산 김지훈기자 anne02@seoul.co.kr ■ 민주신당 반응 ●정동영 “평화경제시대 개막 알리는 이정표 될 것” 정동영 후보는 “이번 ‘10·4합의’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공동번영의 설계도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면서 “이 설계도는 평화와 경제가 선순환하는 새로운 한반도 평화경제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후보 역시 “과거 통일부장관 시절 ‘9·19합의’를 이끌어내고, 개성공단을 만들었던 당사자로서 오늘 ‘10·4 합의’를 접하면서 가슴 벅찬 환희를 느낀다.”는 개인적 소회를 잊지 않았다. ●손학규 “민족 공동 번영에 초석될 것”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선 경선 후보는 “이번 선언은 한반도 평화 정착과 민족 공동 번영에 든든한 초석이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2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과가 국민 속에 충분히 전달되고 후속조치의 실천이 평화와 번영 그리고 국민대통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선언에 지난 5월 북측에 제안한 주요 내용과 그 취지들이 모두 들어 있어 개인적으로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해찬 “경제적·안보적 측면에서 유익한 합의” 이해찬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직접 논평을 발표했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각 문항을 조목조목 따지며 의미를 부여한 그는 “8개 합의문 중 종전 선언을 한반도에서 3자,4자 정상이 만나서 추진하도록 하자는 내용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남북이 주도해서 구축하자는 점에서 획기적 합의라고 판단한다.”면서 “서해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특별지대를 설정한 것도 경제적·안보적 측면에서 매우 유익한 합의”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번 합의가 자신의 활동의 연장선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친북 좌파라는 이념적 갈등으로 규정하는 후보로는 남북 공동의 평화적 노력을 실현할 수 없다고 본다.”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세 후보, 대선영향은 글쎄… 각 후보측은 정상회담 성과는 높이 평가하면서도 대선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범여권 진영이 집권해야 한다는 정당성에 힘은 실어 주지만 표로 연결된다고 보는 것은 성급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손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은 “경선에서는 거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본선에서는 평화 무드가 조성된 만큼 범여권 진영에 도움은 되겠지만 큰 영향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후보측 정기남 공보실장은 “평화개혁세력이 국민들로부터 다시 기대를 받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바로 대선승리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대선판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해석했다. 이 후보측 김형주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은 오르겠지만 그게 통합신당 지지와 연결될지는 미지수”라고 “어느 정도 효과를 가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민주당 “대체로 환영하나 인권문제 진전없어 유감” 민주당은 환영하면서도 아쉬운 대목을 지적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종필 대변인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남북 간 신뢰회복과 평화체제 정착에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회담 결과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지만 국군포로 및 납북자 송환 등 국민이 바라는 인권문제에 진전이 없는 점은 유감”이라고 논평했다. 유 대변인은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 회담의 합의가 이행되도록 노력하기로 한 점은 다행”이라면서 “반드시 실천에 옮겨져 궁극적으로 북한핵이 완전 폐기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이번 결과가 민주당 지지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냉전 의식에 묶여서 현재 상황을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에는 상당히 손해를 볼 것”이라고 전했다. ●권영길 “실질적 통일논의 없어 아쉽다.” 민노당 권영길 대선 후보는 “남북의 화해와 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담고 있고 6·15선언 이후 조성된 화해와 협력의 길을 더욱 넓힌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무엇보다도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긴장관계 해소와 공동번영을 위한 논의와 합의가 있었던 것은 높이 평가돼야 한다.”고 회담 결과를 반겼다. 그러면서도 권 후보는 “실질적인 통일논의가 있기를 기대했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김형탁 대변인은 “국방부 장관 회담 등이 이어져 이런 분위기가 정상회담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되는 만큼 대선의 주요 이슈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권 후보 입장에서는 특별하게 불리할 것은 없다.”면서 “그동안 평화와 통일을 강조해온 권 후보가 정상회담으로 인해 혜택을 볼지 여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이 부분에 대한 권 후보의 주장이 부각될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국현 “경제와 평화의 선순환 구조로 갈 단초” 범여권 제3후보로 꼽히는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은 “경제와 평화의 선순환 구조로 나아갈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 차분하면서도 실리의 관점을 견지하는 접근이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그는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조성에 합의한 것은 그간 본인이 꾸준히 주장해 온 ‘환동해 및 환황해 경제협력벨트’ 구축의 전제가 되는 내용으로 대단히 반가운 내용”이라면서 “본인이 주장해 온 한반도 공동 번영의 전제라고 할 수 있는 ‘북·미수교’가 반드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선 표심과 연관성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캠프 관계자는 “그동안 대북정책 비판의 단골 메뉴였던 ‘퍼주기’‘끌려다니기’ 등의 비판을 불식할 수 있었고 참여정부를 비롯한 민주세력의 소위 무능론도 불식할 계기가 됐다.”면서 “얼마나 구체적 임팩트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범여권 진영 비한나라 진영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의미있는 남북 정상선언 기대한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어제 가진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을 오늘 오전 발표키로 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선언 형식의 발표를 예고했다.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에 이어 2007년 10·4 평화선언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 정상간 의견을 모은 내용을 실무선에서 충분히 조율, 내실있는 선언문을 내놓길 바란다. 노 대통령은 “회담 결과가 만족스럽다.”면서 “평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도 앞서 “노 대통령께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육로로 오셔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정전체제 해체에 관심을 표명했다. 두 정상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향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러나 단순한 선언을 넘어 평화지대 설정 등 실천이 담보된 평화선언이 나와야 할 것이다. 두 정상은 경협확대 방안도 집중 논의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놓고 양측간 불신과 거부감이 존재함을 인정했다. 대화를 통한 신뢰구축으로 북한 경제특구 확대 등 경제공동체를 구현하는 구체안이 합의되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 공동번영의 전제 조건은 비핵화 달성이다. 어제 6자회담 공동문건이 최종타결됨으로써 연내 북핵 불능화라는 또 한번의 큰 발걸음을 떼게 되었다. 나아가 김 위원장이 모든 핵물질과 핵무기까지 포기하는 결단을 내린다면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은 급물살을 탈 것이다. 김 위원장의 현명한 판단을 거듭 촉구한다. 정상회담 도중 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에게 평양 체류 일정을 하루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해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예정대로 오늘 귀환하기로 결정했고, 아리랑 공연 관람을 비롯해 정해진 일정을 소화했다. 북한측이 수시로 스케줄을 변경하는 처사는 국제관례에 맞지 않지만 회담 과정보다는 성과를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 [사설] 북핵 ‘10·3 합의’ 반드시 실천해야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이 연내 북한 핵시설 불능화 등을 담은 공동문건에 합의, 어제 발표가 이뤄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달 말 잠정 합의에 이르렀으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합의문 발표가 늦어졌다. 관련 당사국들은 합의문을 성실히 이행함으로써 북핵 전면 폐기로 나아가는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번 합의문에 따라 미국 주도로 영변 핵시설 불능화가 연내에 완료되고, 북한이 모든 핵프로그램을 정확히 신고한다면 비핵화 2단계가 실현된다. 그러나 불능화 및 신고 방법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못한 채 합의문이 마련된 점은 유감이다. 그렇더라도 북한은 이를 핑계로 불능화를 지연시키거나 핵프로그램의 성실한 신고를 회피하면 안 된다. 이제까지 얼마나 핵물질을 생산했는지도 밝혀야 한다. 그래야 내년부터 우라늄 핵프로그램까지 포함해 북한이 보유한 핵물질, 핵무기까지 전면 폐기하는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 북한은 핵물질과 기술을 이전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북한의 약속 준수를 전제로 미국 등 관련국들도 전향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의 시한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미국측이 실천을 너무 미루면 북한에 합의문 이행을 지연시킬 빌미를 줄 우려가 있다. 북·미, 북·일 관계정상화 협상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빠른 시일 안에 6자 외교장관회담을 성사시켜 한반도 평화체제를 다자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 한반도 전면 비핵화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 [2007 남북정상회담] 노 대통령 오찬 발언요지

    정상회담이 세계에 주는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한반도가 더 이상 말썽의 지역, 불안의 지역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주었습니다. 오전에 숨김 없이 진솔하게 얘기를 나눴습니다. 분명하게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긍정적인 합의가 있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서, 미래 위한 합의가 있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서 합의했습니다. 논쟁이 따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솔직히 벽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남측은 신뢰하고 있는 사안에 북은 의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불신의 벽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개혁 개방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이 그렇습니다. 어제 김영남 위원장과 면담에서도 그렇고 오늘 정상회담도 그렇고…. 속도에 있어서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많은 장애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개성공단의 경우 우리식의 관점이, 북이 볼 때는 남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역지사지하지 않은 표현입니다.‘개성공단의 성과를 얘기할 때도 역지사지해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오전에 수행원들이 7개 분야에서 유익한 대화를, 많은 얘기를 나눴으리라 봅니다. 성과가 없더라도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자는 합의를 이룰 수도 있었으리라 봅니다.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어, 한국경제가 샌드위치에 끼어 있으니까 우리의 마음이 급하지요. 중국 물리쳐야 하고, 일본도 물리쳐야 하고 그러니까 마음 급하게 생각하고 있죠.‘바쁠수록 천천히 하자.’고 국민들에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불신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그렇게…. 차비가 많이 들었습니다.
  • [2007 남북정상회담] 남북공동선언 무엇이 담기나

    [2007 남북정상회담] 남북공동선언 무엇이 담기나

    4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서명할 공동선언문은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노 대통령도 여러 차례 공언했던 만큼 ‘평화’와 ‘군사적 긴장완화’ 문제가 핵심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점에서 선언문 형식은 ‘더 이상 한반도에서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의 ‘평화선언’이 유력해 보인다. 다만 경제협력과 인도적 교류 등 포괄적인 의제들이 함께 논의됐다는 점에서 문서 명칭은 ‘10·4 남북공동선언’이나 ‘평양선언’ 같은 형태가 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핵심은 평화정착·군사적 긴장완화 선언문은 관례에 비춰 회담 경과와 합의 원칙이 추상적으로 제시될 전문(前文)과 4∼5개 실천조항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에는 2000년 6·15 공동선언에 담긴 평화통일의 정신을 재확인하고, 과거 남북이 합의한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상호불가침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도 3일 오후 정상회담을 마친 뒤 브리핑에서 “의제나 제안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오랫동안 남북간에 합의돼 왔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선언문의 내용과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1991∼1992년 체결된 남북 기본합의서와 3개 부속합의서다. 당시 합의서에 3개 장(章)의 형식으로 담긴 ▲화해 ▲불가침(평화) ▲교류·협력(공동번영)은 사실상 이번 정상회담의 3대 의제와 일치한다. 이번 선언문도 당시 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의 합의내용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의 하나로 제시된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화 문제는 회담 성격상 큰 틀의 공감대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을 공산이 크다. NLL 문제에 대해선 우리측이 ‘해상불가침 경계선은 계속 협의하되 새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기존 관할구역을 준수한다.’는 1992년 불가침 부속합의서 10조의 유효성을 재확인하고 구체적 협의는 국방장관회담이나 공동군사기구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제시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DMZ의 평화적 이용 역시 기본합의서 12조에서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군사적 신뢰조성 방안 등과 함께 협의키로 했던 만큼, 이른 시일 안에 위원회를 재가동해 군축문제와 함께 다루는 데 합의했을 가능성이 높다.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 주목 공동번영 의제의 경우 개방 확대에 대한 북측의 두려움 탓에 진통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측이 내심 기대하고 있던 남북 경제공동체 구상은 선언문에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나온다. 노 대통령이 3일 만찬사의 상당부분을 ‘경제협력과 평화의 선순환적 발전’을 강조하는 데 할애한 것도 합의 실패에 따른 아쉬움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조성렬 신안보연구실장은 “개성공단의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와 대기업 투자의 걸림돌이었던 투자보장협정 등 4대 문제를 이른 시일 안에 해결한다는 의지를 담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해·통일분야는 큰 이견이 없었다는 천호선 대변인의 발언으로 미뤄 연방제 합의 같은 북측의 돌발 제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상호체제 인정과 존중의 정신을 명문화한 92년 남북화해 부속합의서의 내용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았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 국방위원장의 답방이나 남북정상회담 정례화에 대한 합의 여부도 주목된다. 관심을 모았던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선 1992년 체결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합의내용을 복원한다는 데 두 정상이 합의했을 가능성이 높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진행중에 있지만 우리측이 비핵화 의지를 촉구하는 차원에서 비핵화선언의 재확인을 요구하고, 북측도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우리민족끼리’라는 원칙에 따라 대승적으로 화답했을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북핵 연내 불능화” 명시

    “북핵 연내 불능화” 명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북핵 6자회담 공동문건이 채택됐다.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3일 참가국들의 동의를 거쳐 합의문서를 공개했다. 합의문서는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등 비핵화 2단계 조치를 오는 12월31일까지 완료하고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없애는 등 상응 조치를 한다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위한 미 의회와의 협의를 4일 시작할 것이라고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3일 밝혔다. 불능화 대상은 영변의 5㎿ 실험용 원자로, 재처리시설(방사화학실험실) 및 핵 연료봉 제조시설로 했다. 또 핵 물질, 기술 또는 노하우를 이전하지 않는다는 북한의 공약도 재확인했다. 불능화 작업은 미국이 주도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2주 내에 북한에 미국 전문가 그룹을 보내기로 했다. 그 밖에 구체적인 불능화 방안은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결정하도록 했다. 핵 불능화에 대해서 북한이 이 같은 전향적인 조치를 취함에 따라 다른 6자회담 참가국 5개국들은 북한에 대해 상응하는 보상조치로 ‘2·13합의’에 따라 중유 100만t 상당의 경제·에너지·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데도 참가국들은 합의했다. 구체적인 사항은 경제·에너지 실무그룹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합의문안 내용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던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문제나 북한이 보유 중인 플루토늄 양 등이 신고 내역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채 빠져 논란이 예상된다. 북·미 관계정상화와 관련, 두나라 관계를 개선하고 전면적 외교관계로 나아간다는 공약도 확인했다.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고 대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끝내기 위한 과정을 진전시켜 나가는 한편 북한의 핵폐기 조치들과 발맞춰 이와 같은 약속 이행을 완수할 것도 규정했다. 북한과 일본도 집중적 양자 협의를 통해 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을 공약했다. 합의문에는 참가국들은 6자 외교장관 회담이 ‘적절한 때에 베이징에서 개최될 것임을 재확인’했다. 또 이에 앞서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도 열기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UEP와 플루토늄 보유량 신고 문제에 대해 “문안에 나와 있는 ‘모든 핵 프로그램에 대해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라는 내용에 내포돼 있으며 북한이 연말까지 반드시 두 문제에 대해 신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합의가 미국 등 강경파들의 반대 등을 감안해 낮은 단계로 봉합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이날 6자회담 합의문이 채택된 것과 관련, 검증 가능한 방식의 한반도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향한 큰 진전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일본 정부도 이날 북핵 6자회담 합의문서에 대해 북한이 연내에 모든 핵 계획을 신고하고 영변의 3개 핵관련 시설의 불능화를 명시한 점을 들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러시아는 합의문이 공식 채택됨에 따라 11월 중 북한에 중유 5만t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이 이날 밝혔다. jj@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美·中·日 반응

    |워싱턴 이도운·도쿄 박홍기·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과 일본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상세하고 신속하게 보도했다. 중국언론에 뉴스를 독점 공급하는 국영 신화사의 톱 뉴스는 남북 정상회담이 차지했다. 시시각각 전달되는 사실 관계와 현장 스케치 등을 실시간 속보로 전달했다. 평양 체류 일정을 하루 연장,5일 아침 서울로 돌아갈 것을 요청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제안과 거부 소식 등도 빠르게 전해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반면 미국 언론들은 비중이나 신속성에서 중국과 일본 언론들보다 뒤처졌다. 美정부와 언론은 평양에서 진행중인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정상회담의 추이에 계속 관심을 기울이며 다양한 평가를 내놓았다. 미 정부의 한반도정책 실무책임자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한국인들이 지닌 분단의 비극과 남북 대화의 열망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6자회담과 남북대화는 병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 한국 정부와의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이날 8면 한 면을 거의 할애해 심층 보도했다. 또 노 대통령 일행이 탄 차량 행렬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향하는 사진을 ‘기념비적인 월경(越境)’이라는 제목아래 실었다. 또 정상회담에서 북한경제 재건지원책이 나올 것이며 한반도 평화구축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했다. 日북핵과 함께 납치문제를 현안으로 갖고 있는 탓에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이 대단했다. 신문들은 1∼2개면을 할애, 회담의 세세한 부분까지 보도하고 있다. 지난 2000년 6월 첫 남북정상회담 때와도 다르다. 당시에는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납치문제들이 등장하지 않았던 데다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방북, 정상회담을 할 만큼 북·일 관계가 해빙기였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핵포기’의 언질을 받기를 바란다.”면서 납치문제의 해결도 설득해주길 주문하는 등 일본 주장을 분명히 했다. 고무라 마사히코 외무상은 3일 마이니치 신문과 인터뷰에서 대북 정책과 관련,“제재를 해제할 만큼 북한쪽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납치문제 수위에 따라 대북 정책도 조정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中전역을 커버하는 중앙방송(CCTV) 뉴스채널은 김정일 위원장이 주재한 환영식 등 주요 장면을 거의 실시간으로 방영했다.CCTV 시사프로도 회담 내용을 폭넓게 다뤘다. 다만 특별한 해설이나 분석은 내놓지 않았다. 신화사도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대장금 DVD를 김 위원장에 전달했다는 스케치성 기사도 소개했다. 시나(新浪), 서우후(搜弧)등 포털 사이트는 정상회담과 관련, 일정·주제·의제·회담별로 기사를 다양하게 분류해 소개했다. 이에 비해 홍콩 언론들은 비판적인 자세를 취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허풍쟁이의 블록버스터’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북한에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할리우드적’ 분위기가 가미된 이후 김 위원장의 직접 영접으로 ‘블록버스터’로 바뀌었다고 전하면서 노련한 북한 의도를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jj@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회담 배석자 면면은

    3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단독 정상회담에는 남측에서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이재정 통일부장관,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등 4명이 배석했다. 북측에서는 대남전략을 총괄하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단독 배석했다. 남북 배석자 면면으로 보면 2000년 정상회담 때와 비슷하다. 당시 남측 배석자는 임동원 대통령 특보와 황원탁 안보수석, 이기호 경제수석 등 3명이었다. 북측에서는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에 이어 오후 회담에는 림동옥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추가로 참석했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가 한반도 평화정착과 경제공동체 구축임이 배석자 진용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백종천 안보실장은 참여정부의 통일·외교·안보정책 분야에서 노 대통령을 보좌하는 최측근 참모라 필수 배석자로 꼽혀 왔다. 백 실장은 북핵 문제와 서해북방한계선(NLL) 문제 등 한반도 평화관련 의제에 대해 노 대통령의 판단을 도왔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만복 국정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라 배석자 1순위로 거론됐다. 오랫동안 대북 정보 파트에 몸담아 온 전략가로, 공식 수행원 중에서 북한의 ‘속내’를 가장 잘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오규 부총리는 한반도 경제공동체와 관련한 논의에 적극 참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2000년 1차 정상회담 때 차관급인 이기호 경제수석이 배석했던 것과 비교하면 남북경협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점을 읽을 수 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배석은 노 대통령의 회담 전략을 비롯해 이번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를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 고려된 조치로 풀이된다. 전날 환영식에서 김 국정원장과 달리 ‘꼿꼿한 자세’로 눈길을 끈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배석자에서 제외돼 또 다른 주목을 받았다. 북측 배석자인 김양건 부장은 김만복 국정원장과 함께 이번 회담의 개최를 이끌어낸 주역이다. 전문 외교관료 출신으로, 핵문제로 북·미 갈등이 불거질 당시 국방위원회 참사를 맡아 6자회담 대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 당 국제부장을 지내고 김 위원장의 대중국 라인 역할도 하는 등 한반도와 국제 정세에 해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핵 비확산 공약’ 포함 UEP등 빠져 논란 예상

    지난달 30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잠정 합의, 각국 정부의 승인을 거쳐 3일 채택된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제2단계 조치’합의문은 영변 원자로 등 3개 핵시설의 불능화와 모든 핵프로그램의 신고를 연내 마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비핵화 2단계 이행에 따른 정치적 상응조치인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적성국교역법 대상 제외’문제는 지난달 초 제네바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회의에서 이룬 합의에 따라 미국이 병렬적으로 완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불능화 및 신고 방법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향후 수석대표들의 추가 협의를 통해 다시 결정해야 한다는 점과,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핵무기 등이 신고 대상에서 빠져있는 등 연내 2단계 이행을 위한 로드맵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핵 이전 방지 문구 추가 합의문은 우선 북한이 영변 5㎿ 실험용 원자로와 재처리시설(방사화학실험실), 핵연료봉 제조시설을 오는 12월31일까지 불능화하도록 했다. 또 미국이 불능화 활동을 주도하고 초기 자금을 제공키로 했다. 그 첫 조치로 미국은 각국 전문가들을 이끌고 향후 2주 안에 북한을 방문하게 된다. 핵프로그램 신고와 관련, 북은 연말까지 2·13합의에 따라 모든 자국의 핵프로그램에 대해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와 함께 ‘북한은 핵물질, 기술 또는 노하우를 이전하지 않는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문안이 포함됐다. 최근 제기된 북한·시리아 핵 이전설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및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와 관련, 북·미 제네바 실무그룹회의 합의에 기초한다는 다소 모호한 문안이 담겼다. 제네바 합의는 연내 ‘행동 대 행동’인 만큼, 북한이 연내 불능화·신고를 이행하면 같은 시기에 병렬적으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구체성 결여, 이행 난망 그러나 이번 합의문은 불능화와 신고라는 비핵화 2단계 이행의 로드맵으로 보기에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불능화의 기술적 방법 합의를 뒤로 미뤘고 신고 대상도 ‘2·13합의에 따라 모든 자국의 핵프로그램에 대해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한다.’는 식으로 극히 모호하게 표현됐다. 당초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의혹을 해명한다.’는 내용과 플루토늄 관련 문구는 빠졌다.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수석대표들의 잠정 합의 이후 3일동안 합의문 문안이 바뀌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회담이 중국의 국경절 연휴(1∼7일)와 남북정상회담(2∼4일)이 임박한 시점에 열려 회기 연장이 어렵게 돼 ‘엉성한 합의’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로드맵 합의문이 나온 만큼 참가국들은 2단계 이행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행 과정에서 구체성과 신뢰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북한 불능화·신고 이행의 끝을 비슷한 시간대에 맞추는 일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에 테러지원국 족쇄를 풀어주려면 자국민과 국제사회에 그 명분을 설명하고 의회 동의를 받아야 하기에 연말까지 이행할 수 있다고 100% 확신하기는 힘든 상황이다.또 자국민 납치문제 해결 전에는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해서는 안된다는 일본의 입장도 여전히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7년만의 만남, 평화의 새 장 열기를

    남북의 두 정상이 7년만에 다시 만났다.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평양에 도착,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은 한반도 평화를 향한 메시지를 지구촌에 전하는 ‘사건’이었다. 두 정상의 첫 회동 분위기는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얼싸안았을 때에 비해 차분했다. 하지만 남북 정상의 만남이 이어진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본다. 들뜬 겉모양보다는 내실 있는 성과를 거두는 정상회담이 되도록 남북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노 대통령을 맞아 북측은 나름대로 성의 있는 의전을 준비했다. 김 위원장이 공식환영식에 미리 와서 기다렸고, 노 대통령은 평양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무개차 퍼레이드를 벌였다. 노 대통령을 첫 대면한 김 위원장의 표정이 활기차지 않았다고 해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미리 걱정할 이유는 없다. 또 평양시민들의 환호가 당국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폄하하지는 말아야 한다. 남북의 공동번영과 발전을 바라는 민족애가 담겨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앞서 대한민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남북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었다. 이 장면은 전 세계로 생중계됨으로써 한반도에서 냉전의 틀이 깨지고 평화와 화해의 새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노 대통령은 대국민 인사를 통해 “2000년 정상회담이 남북관계의 새 길을 열었다면 이번 회담은 장애물을 치우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분계선을 넘은 발걸음이 남북간에 남아 있는 장애물을 시원하게 치우는 지렛대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남북 정상은 오늘 두차례에 걸쳐 공식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노 대통령이 여러 차례 언명한 것처럼 평화정착과 경제발전을 함께 가져가기 위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합의문이 나와야 한다. 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평화선언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남북 정상이 평화체제 수립을 향한 의지를 공동으로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실천이 담보되지 않은 평화선언은 공허함을 남길 뿐이다. 북핵 폐기의 확고한 약속 등이 포함되어야 평화선언이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노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아울러 노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 비무장지대(DMZ)와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평화지대화, 군축, 그리고 남북 경협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어떤 의제든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과욕을 부려선 안 된다. 미국·중국 등 주변국과 사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 있고, 막대한 재원이 드는 사업도 있다. 국내외 공감대를 얻지 못할 합의는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고위급회담 정례화 등 분야별 후속회담을 통해 공동번영과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는다는 심정으로 회담에 임해야 할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국제사회에서 정상적인 일원으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김 위원장이 외부세계에 이처럼 여러 차례, 오랜 시간 모습을 드러낼 기회는 없다.2000년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스스로 ‘은둔’의 이미지를 벗었다고 했다. 노 대통령과 이번 만남을 통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으로 북한 주민을 잘 살게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김 위원장이 전면 핵폐기의 결단을 확실히 한다면 남측은 연말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북한을 도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 대통령은 평양 도착 성명에서 “남과 북이 힘을 합쳐 이 땅에 평화의 새 역사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는 김 위원장의 결단을 끌어내는 담판이 필요하다. 잠시 휴회한 북핵 6자회담이 막바지 합의문 채택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노 대통령은 민족의 장래만을 바라보는 진심을 갖고 김 위원장을 설득하고, 김 위원장은 ‘통 큰 결단’으로 호응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의 새 장이 열리길 간절히 기원한다.
  • [시론] 남북 두 정상이 맞잡은 손/ 이수훈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위원장

    [시론] 남북 두 정상이 맞잡은 손/ 이수훈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위원장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일 정오 평양 모란봉구역 4·25 문화회관에서 두 손을 굳게 잡았다. 남북 정상의 만남은 2000년 첫 정상회담이후 7년만이다. 회담 성사만큼, 이루어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기대도 있고 다소 염려도 있다. 그래서였을까, 두 정상은 7년전에 비해선 조금 굳어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지금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정세 변화는 두드러진다. 북핵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전되고 있고 북·미관계 정상화 논의도 급진전중이다. 일본에선 아시아를 중시하며 북한에 대해 상대적으로 온건한 후쿠다내각이 출범했다. 납치문제 해결과 북·일관계 정상화 논의도 이전과 다른 국면으로 한발을 내디뎠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동북아 안보협력 메커니즘 형성 관련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반도 주변 정세 급변은 냉전질서의 해체와 평화공존의 새 질서 수립에 대한 요청으로 요약된다. 동북아의 새 질서는 한반도 분단구조의 완전 극복을 요구한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의 두 정상은 이런 변화에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해 민족의 이익을 지켜내기 위해 의견을 교환하고 성과를 내놓으려고 애쓸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2000년 정상회담이 화해협력 시대를 열었다면 2007년 정상회담은 평화정착 시대를 여는 돌파구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가져다 줄 체제 구축에 의견을 접근하는 일이다. 비핵화, 군사적 신뢰구축, 평화체제 구축 등이 포함된다. 평화가 중요한 만큼 북한은 경제문제가 한층 절박하다. 북측 당면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하겠지만 중장기적 해법에도 남북이 의견을 모아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남북경제공동체를 형성한다는 기본 방향에 대해 깊은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진전중인 경협사업들을 확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과제도 있다. 이를 토대로 남북간 경제적 연계를 한층 강화해 나가는 데 대한 방안들이 검토될 것이다.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경협이 남북 모두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방향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새 틀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북측의 절박한 요구를 수용하되 남측이 투자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안들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이들 사업을 통해 경협이 가져다준 실질적 혜택에 대해 점검하고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측이 이런 과정을 통해 개방에 대해 얼마나 자신감을 얻었고, 남측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높아졌는가 하는 점도 평가되어야 한다. 유럽통합 사례에서 참고해야 할 교훈은 경제공동체 형성이 평화를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장치라는 점이다. 이번 회담을 관통하는 화두는 신뢰의 문제다. 남북이 진정한 동반자관계가 될 수 있다는 상호이해를 마련하는 것은 향후 남북관계 발전의 단단한 초석이 될 것이다. 이번 회담은 노무현 대통령이 하는 일이지만 그 성과는 다음 정부로 넘어간다. 이번 회담이 국민과 함께하는 회담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면 결과를 냉정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정부가 남북관계를 진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노 대통령이 평양까지 가는 데에는 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남북공동체 건설의 길에 많은 장애물이 있지만 화해협력을 향한 강한 동력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수훈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위원장
  • [2007 남북정상회담] 盧대통령 “금단의 선 넘어간다. 장벽은 무너질 것이다”

    [2007 남북정상회담] 盧대통령 “금단의 선 넘어간다. 장벽은 무너질 것이다”

    “여기 있는 이 선이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민족을 갈라놓고 있는 장벽입니다. 이 장벽 때문에 우리 국민들은, 우리 민족들은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아왔습니다.” 군사분계선을 10m 남짓 남겨두고 승용차에서 내려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목소리에선 “여기서 한마디 하고 넘어가는 거죠.”라며 웃음 짓던 조금 전의 여유를 찾아볼 수 없었다.‘역사적 순간’의 감격을 다스리기란 산전수전 다 겪은 노 대통령으로서도 감당하기 버거운 듯했다. ●“제가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 다녀올 것” “저는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 선을 넘어갑니다. 제가 다녀오면 또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입니다. 장벽은 무너질 것입니다.” 환송단을 향해 손을 흔들고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 노 대통령은 몸을 돌려 ‘금단의 선’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평상시 아무런 표지도 없는 군사분계선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도보 월경’을 앞두고 50㎝ 폭의 굵은 노란색으로 표시가 돼 있었다. 노 대통령이 잠시 멈춰 호흡을 가다듬는 듯하더니 성큼 노란 선을 넘어섰다. 노 대통령이 방북을 위해 특별히 착용한 개성공단산 시계의 시침은 정확히 9시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는 역사적 순간은 CNN 등 외신의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타전됐다. 이날 노 대통령의 도보 월경은 전 세계에 한반도 평화의 메시지를 극적으로 전달하는 효과를 발휘했다는 게 정부측 평가다. ●방북길은 한국전 당시 남침·북진로 노 대통령 일행이 군사분계선을 거쳐 평양으로 가기 위해 이용한 경의선 남북연결 도로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과거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의 침공로이자 유엔군의 북진로이기도 했던 이 길은 지뢰제거 작업 등을 거쳐 2002년 9월에 착공,2003년 10월 개통됐다. 이후 도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뿐 아니라 각종 민간교류의 물류 통로로 활용되면서, 대립의 상징물에서 화해와 협력의 소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1948년 4월 백범 김구 선생이 단독정부 수립을 저지하기 위해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당·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 참석하면서 38선을 넘을 때도 이 육로를 이용했다. 한편 방북단은 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도보로 넘는 것을 기념해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우리측 제2통문 앞에 3.6m 높이의 표지석을 세웠다. 표면에는 “평화를 다지는 길, 번영으로 가는 길.2007년 10월2일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란 문구가 새겨졌다. 김정석 청와대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직접 문구를 지어 친필로 기록했다고 전했다. ●“욕심 안 부리겠지만 몸 사리지도 않을 것” 이날 오전 노 대통령은 출발에 앞서 청와대 본관에서 국무위원 및 청와대 수석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대국민 인사를 통해 회담에 임하는 자세와 각오를 밝히는 것으로 역사적인 하루를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푸른 빛 넥타이에 감색 양복을 입고 있었고 표정도 비교적 밝았다. 권 여사는 자주색 정장을 입었다. 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역사는 단번에 열 걸음 나아가기가 어렵다. 이번에 한걸음 더 나아갔으면 좋겠다.”며 회담에 응하는 소감을 밝힌 뒤 “지금은 한걸음 더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때이고 6자회담 진전을 위해 남북정상회담과 잘 맞춰줘야 하는 때”라며 회담의 배경을 설명했다.10여분 간의 간담회를 마친 노 대통령은 본관 앞에 준비된 연단에 올라 5분간 방북에 앞선 ‘대국민 인사’를 발표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도열해 있던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고, 태극기와 봉황 문장 깃발이 달린 전용차에 올라 7시55분쯤 청와대를 나섰다. 이날 노 대통령은 청와대 앞 효자동 길을 지나 시청앞∼서소문∼마포∼강변북로∼자유로 코스로 방북길에 올랐다. ●시민들 차분… 보수단체 반대성명도 서울시민들은 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하는 노 대통령 일행을 차분한 기대 속에 환송했다. 방북단을 태운 차량 행렬이 도라산 남북 출입사무소(CIQ)로 향하는 연도에는 출근길 시민들이 걸음을 멈추고 손을 흔들며 회담의 성공을 기원했고 가정이나 직장에 있는 시민들도 TV를 통해 출발 모습을 지켜봤다. 이날 아침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과 정부중앙청사 앞 인도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방북단을 환송하기 위해 ‘참여정부 평가포럼’ 회원과 시민 등 수백명이 몰렸다. 이들은 오전 7시쯤부터 세종문화회관 앞에 ‘5천만개의 마음이 당신과 함께 갑니다.’라고 적힌 노란색 현수막을 걸고 회원과 시민들에게 한반도기와 색색의 풍선을 나눠주기도 했다. 반면 선진화국민회의 등 보수단체 소속 50여명은 이날 노 대통령 차량 행렬이 통과하는 시간에 맞춰 정부중앙청사 앞 네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북핵폐기 없이 평화 없다’,‘서해북방한계선 그대로 유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성명서를 배포했다. 이들은 “남북정상회담이 국민적 합의와 진정한 화해정신에 입각해 진행되지 않고 정권 차원에서 정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대선에서 유리한 여건을 만들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개성공단産 로만손 시계 착용 눈길 노 대통령이 이날 방북을 위해 특별히 착용했다는 손목시계도 눈길을 끌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국산 로만손 시계로 시중에서 19만 8000원에 판매되는 제품이다.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산 제품을 일부러 선택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귀띔했다. 방북단은 노 대통령이 착용한 것과 같은 ‘TM7238L’ 모델을 9세트 더 구입해 김정일 위원장 등 북측 회담 관계자들에게 선물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회담의 공식수행원 13명 전원은 방북 기간 왼쪽 가슴에 회담을 위해 특별 제작한 휘장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금색 테두리를 두른 무궁화 모양으로 흰색 바탕 위에 왼쪽에 태극기, 오른쪽에는 한반도기를 배치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이세영기자
  • 北-美 합의문 갈등… 6자회담 속개 불발

    지난달 30일 북핵 6자회담 제6차 2단계 회의에서 각국 수석대표들이 잠정 합의한 비핵화 2단계 로드맵이 담긴 합의문 채택이 당초 의장국인 중국이 예고한 2일 이뤄지지 못하고 미뤄지게 됐다. 미국 등 각국 정부의 승인과정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합의문에 대한 재협의가 필요, 채택이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과 함께 남북정상회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비핵화 2단계 합의문 채택이 미국 등 각국 본부의 승인이 늦어져 며칠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합의내용에 대한 본질적 문제가 아니라 승인과정 등 기술적 문제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데 하루쯤 더 필요하고 이를 중국이 발표하는 데도 하루쯤 더 걸릴 것 같다.”며 “이럴 경우 수석대표들이 다시 모이지 않고 중국이 대표로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의문 채택이 늦어짐에 따라 베이징에 남아 있던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우리측 차석대표인 임성남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등은 이날 합의문 채택을 위한 대표회의를 속개하지 못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김계관 부상은 이날 베이징 서우두(首都)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합의문에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시한 누락설과 관련,“합의문이 발표되는 걸 보면 알겠지만 시한이 명시돼 있다.”며 “시한이 명시되지 않고 문건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부상의 발언은 지난달 30일 수석대표회의 이후 미국의 국내 정치적 사정 등을 이유로 합의문에 테러지원국 해제 시한이 명시되지 않았으며, 이에 북한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다른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합의문을 도출했지만 테러지원국 문제와 불능화·신고 수위에 대한 북·미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내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미 정부의 합의문 승인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귀국해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에게 합의초안을 보고하고 세부 내용을 협의할 것”이라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또 중국이 이번주 후반쯤 알맞은 날짜를 정해 각국 대표들이 베이징에 다시 모여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의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미국 등이 이번 합의문에 담긴 일부 내용의 수정을 요구하거나 재협의를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합의문 채택이 난항을 겪으면서 북핵문제를 다룰 남북정상회담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두 정상 의기투합 ‘평화선언’ 낼까

    [2007 남북정상회담] 두 정상 의기투합 ‘평화선언’ 낼까

    ‘평화’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집약된다.2일 대국민 메시지와 평양 도착 성명에서 노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라면서 “지난날의 쓰라린 역사는 우리에게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다.”고 강조했다. ●평화가 가장 중요한 의제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간에 최우선적으로 다뤄질 의제가 바로 ‘한반도 평화체제’다. 노 대통령은 그 이유를 방북 하루 전인 1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도 “평화에 대한 확신 없이는 공동번영도, 통일의 길도 기약할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평화가 민족 공동번영과 통일의 필수조건이라는 것이 노 대통령의 생각이다. 두 정상이 이 문제에 ‘의기투합’할 경우 남북간 ‘평화선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노 대통령이 지난달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미리 거론한 것도 남북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당시 노 대통령은 회담을 끝낸 부시 대통령이 언론 브리핑에서 평화체제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자 외교적 결례일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우리 국민은 그 다음 얘기를 듣고 싶어한다.”면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만족’할 만한 수준의 답변을 요구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과의 연계의 뜻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6자회담의 성공을 촉진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에 기여하는 회담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협력 문제도 핵심 의제임을 강조하고 있다.“그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도 장애가 있다.”고 언급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이번 회담에서는 통행·통관·통신 등 이른바 3통 문제 등 기술적인 장애물의 해결에도 노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개성공단 외에 새로운 공단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기 때문에 대규모 경협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군사적 신뢰구축’문제도 빠질 수 없다.DMZ의 평화생태공원 활용, 서해북방한계선(NLL) 재설정 문제 등이 남북간 협상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실사구시의 회담 성과 낼 것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 임하는 자세는 ‘실용’이다. 그가 말하는 ‘실용’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정상회담에 대한 보수층 일각의 우려를 의식해 보수와 진보를 다 아우르는,‘실용’적으로 정상회담 내용을 꾸려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의견이 있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보수층에서 보면 다소 앞서는 의제들이 다뤄질 수 있는 만큼 보수와 진보의 색깔을 이번 회담에 다 낼 수 있다는 점을 대국민 메시지에서 밝히고 있다.”고 해석했다. 노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몸을 사리거나 금기를 두지도 않을 것’이라는 다소 모순된 화법을 쓴 것을 예로 들었다. 반면 거대담론이 아닌, 그야말로 실사구시 차원의 정상회담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대국민 메시지에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통일문제를 비롯한 남북간의 거대담론을 논의하는 것보다 남북관계가 실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쪽 모두 한반도 평화체제를 목표로 군사적 긴장완화를 이끌어 내고 나아가 남북경제공동체를 건설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일치한다. 일각에서는 대국민 메시지가 어떤 의미에서는 북한을 향한, 노 대통령의 목소리가 담겼다고 보기도 한다. 경협 부문과 관련해 북측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한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美·日·中·獨·佛 언론 반응

    |워싱턴 이도운·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특파원|미국, 일본 등 지구촌 언론들은 2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주요 뉴스로 전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 환영집회에 직접 나와 영접하는 모습을 방영하는 등 집중 조명했다. 북핵, 경협 등에서 어떤 결론을 이끌어낼지에도 조심스러운 전망과 함께 관심을 보였다. 독일언론들은 남북 정상회담을 “마지막 냉전의 경계를 넘는 역사적인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노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도보로 넘어간 것은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상징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CNN은 노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는 장면 등을 아시아 지역에 생방송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레임 덕(임기말 권력누수)’에 빠진 노 대통령이 ‘예측불가능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갖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에 대해 미국이 테러지원국 해제 결정을 하려는 시점에 회담이 열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금으로부터 1년 전에는 북한이 핵 실험을 위협하는 시점이었다고 상기시키며, 현재는 ‘외국 지도자’(노 대통령)를 초빙해 ‘상냥한’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대비시켰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한국 대통령이 육로로 북한에, 김 위원장 환영 마중’이란 제목 등을 써가면서 주요 뉴스로 다뤘다.NHK 등 방송들은 시간대별 뉴스에서 머리 뉴스로 내보내면서 “두 정상이 핵문제 등에 대해 어떤 대화를 나눌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들은 국경절을 맞아 1일부터 7일 동안의 연휴에 들어갔지만 회담 소식을 자세히 전했다.‘두 정상의 악수,7년만의 속편’ 등의 제목으로 동포애적 결합에 초점을 맞췄다.2일 관영 신화통신은 ‘노무현, 걸어서 군사분계선 넘어 방북’이란 제목을 뽑기도 했다. 중앙방송(CCTV)도 노 대통령이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을 자세히 방영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주요 신문들도 노 대통령의 방북 기사를 국제면 머리기사로 다뤘고 포털 사이트들도 주요기사로 취급했다. vielee@seoul.co.kr
  • “北기술 10~ 35년 처져… 전력 분야 등 우선 투자해야”

    “北기술 10~ 35년 처져… 전력 분야 등 우선 투자해야”

    북한산업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전력, 석탄, 철도운수, 농업, 금속 등 5대 선행분야에 우선 투자해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한 북한의 산업별 기술 수준은 우리나라에 비해 10∼35년 정도 뒤처지고 주민생활과 관련된 생산 능력은 한국의 10%도 안 되기 때문에 실리 중심의 투자와 자원배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북한 산업의 정상화 전략은 ‘경공업 정상화→중공업 설비 개·보수→수출특구 조성→외국인 합작투자→산업 구조조정’ 등의 순으로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북핵 폐기 이후에는 평양·개성과 인천을 연계시킨 발전 전략을 마련하고 남포지역의 경공업 단지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됐다. 2일 산업은행의 책자 ‘신(新) 북한산업’에 따르면 북한내 산업의 정상화를 위한 기본 방향은 전면적인 경제시스템 개혁이지만 1차적으로는 5대 선행분야가 정상화돼야 하며 이 가운데에서도 특히 전력·석탄·철도운수 등이 최우선 순위의 분야로 꼽혔다. 산업 정상화를 위한 단계별 시나리오는 경공업 제품을 위한 공장 활성화를 시작으로 중공업 설비를 보수, 산업 정상화 기반을 구축하는 게 첫번째다. 이어 개성공단 등 수출특구 개발을 통해 외화 가득률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를 유치,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의 산업별 기술수준을 감안해 산업연관 파급효과가 크거나 경제성이 높은 분야에 투자할 것도 강조됐다. 북한의 비철금속과 IT 분야는 우리나라의 1990년대 초반과 80년대 후반의 기술을 보유했다. 하지만 자동차·석유화학·타이어·신발 등은 70년대 초반 수준이며 전력·조선·화학섬유·방직·제지 등은 60년대 후반의 기술 수준으로 분석됐다. 북한의 생산능력을 우리와 비교할 때 ▲냉장고는 0.7% ▲TV수상기는 3.3% ▲종이류는 2.5% ▲화학섬유는 6.7%에 그치는 등 주민생활과 직결된 산업이 크게 뒤떨어졌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평화공존 계기” “북핵폐기 먼저”

    “평화 공존과 번영의 길로….” “북핵 폐기와 납북자 석방 우선돼야….” 2일 노무현 대통령과 방북단이 지나간 서울 종로구 세종로와 경기 파주시 자유의다리 일대에서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진보·보수 단체들의 찬반 집회가 잇따랐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등 진보단체 회원 50여명은 오전 7시쯤 서울 광화문 주변에서 ‘남북정상회담 환송대회’를 열고 방북을 축하하는 환송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정상회담은 만남 자체에 의미가 있다. 남북이 번영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진보연대는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 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여는 중대한 계기”라면서 “회담을 통해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등 냉전의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평통 자문위원들과 통일촌 주민 400여명은 파주시 문산읍 마정리 통일대교 앞에서 풍선과 태극기를 흔들며 노 대통령 일행의 평양행을 반겼다. 통일촌 주민들은 “남북정상회담이 잘돼 한민족이 함께 사는 기틀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반겼다. 반면 선진화국민회의와 자유시민연대 회원 100여명은 오전 8시쯤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대선전략용 남북정상회담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정상회담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 보수단체 회원들은 집회 과정에서 노 대통령이 탄 차량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북핵 전면 폐기와 인권문제를 남북정상회담에서 제기하라.’는 플래카드를 치켜들다가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집회에 참가한 회원들은 “북핵의 완전 폐기, 북방한계선(NLL) 유지, 납북자·포로 석방, 천문학적 대북 지원 중지 등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있어야 수긍할 수 있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라이트 코리아 회원 20여명도 서울역 앞에서 남북정상회담 규탄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파주시 임진각 관광지 자유의다리에서 ‘북핵 폐기, 국군포로·납북자 송환, 북한인권 개선’이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손으로 인공기를 찢는 등 남북정상회담을 반대했다. 임일영 강국진기자 argus@seoul.co.kr
  • 盧대통령 오늘 걸어서 군사분계선 넘어… 남북정상 7년만에 ‘포옹’

    노무현 대통령은 2일 평양에서 열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2박 3일 일정의 방북길에 오른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회담 이래 7년 만에 열리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 방문에 임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뒤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전용차를 타고 청와대를 출발, 도라산 남측 출입소에서 대기 중인 공식수행원 13명과 함께 걸어서 오전 9시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을 예정이다. 현직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건너는 것은 처음으로, 이 장면은 TV로 전 세계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평양∼개성 고속도로를 이용해 낮 12시쯤 평양에 도착한 뒤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첫 만남을 갖고 환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방북 이틀째인 3일 김 위원장과 오전,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공식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아리랑공연 공동관람, 오·만찬 행사 공동참석 등도 감안하면 6번 정도 만나서 환담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북공동번영 ▲한반도 평화 ▲화해와 통일이라는 큰 틀의 의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회담 결과에 따라 2000년 6·15 공동선언과 같은 선언 형태의 합의문을 채택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정상회담에서 합의사항이 도출될 경우 두 정상은 3일 밤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리는 노 대통령의 답례 만찬 행사에 나란히 참석, 선언 형식의 합의문을 공동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노 대통령은 3일 오후 대동강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열리는 아리랑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다. 북측 요청에 따른 공연 관람에 김 위원장도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남북 경협 부문을 강조하기 위해 경제관련 시설인 평양시내 3대 혁명전시관 내 중공업관과 남포의 평화자동차 공장, 서해갑문 등도 참관한다.4일 귀환길에는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시찰할 예정이다. 한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1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 설치된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 개소식 브리핑에서 “정상회담에서 북핵 6자회담의 합의 내용들이 원만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촉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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