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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北 대외관계 개선의지 실천으로 보여야

    북한이 1일 노동신문 등 3개 신문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남북 및 북미관계 등 대외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다. 한국과 미국을 단 한 줄도 비난하지 않았다. 정치와 군사에 역점을 두던 예년의 공동사설과 달리 농업과 경공업 발전을 통한 생활 향상에도 초점을 맞췄다. 특히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고 다짐했다. “파쑈독재시대를 되살리며 북남대결에 미쳐 날뛰는 남조선 집권세력”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던 지난해와 대비된다. 북한 고위당국자들이 2일 조선신보나 조선중앙방송 등을 통해 각 부문별로 공동사설을 이행하겠다는 결의를 속속 밝힌 것도 예년과는 다른 분위기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공동사설의 핵심은 경제와 남북관계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경제분야에서 인민생활 향상이 강조되고 북남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가 표명됐다.”면서 북한당국의 남북정상회담 의지가 시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공동사설이 경제와 인민생활을 강조한 것은 그만큼 현재 북한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 시절인 1994~1997년 공동사설에서도 농업, 경공업 등과 인민생활을 강조했다. 북한은 경제안정을 통해 체제 안정을 노리는 전략을 펴나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경제안정을 위해 외부 경제협력은 불가피하다. 북한이 유엔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내부 경제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남한과의 경제협력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 기대된다. 북한이 이처럼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과 인민경제에 역점을 두겠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비핵화에 앞서 거듭 평화체제 구축을 언급한 것처럼 여전히 북핵 문제 해결에는 소극적이다. 이 같은 기조로는 북한이 빠른 시일내에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남북관계 및 국제관계는 말보다 실천이 우선이다. 올해는 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를 위해 진정한 변화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과감한 핵 폐기 의지를 보이고 이를 실천하는 노력으로 뒷받침해 주길 바란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 조기 재개 희망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실천만 남은 셈이다.
  • [신년 여론조사(하)] 진보도 62.5%가 “정상회담 신중하게 진행”

    한반도 주변 정세가 빠르게 변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새해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향후 남북정상회담 진행 방향에 대해선, ‘가능한 빨리 정상회담이 이뤄져야 한다.(15.3%)’는 의견보다는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65.4%)’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북핵문제가 정리되기 전까지 정상회담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16.1%, ‘남북 정상회담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2.4%였다. 남북정상회담이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응답은 정치적 성향과는 별로 상관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진보성향 응답자의 62.5%, 보수성향 응답자의 61.5%가 신중하게 진행돼야한다는 쪽을 선택했다. 지난 2007년 대통령선거때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응답자중 63.6%, 정동영 후보를 지지했던 응답자의 62.5%가 ‘신중하게 진행돼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에 따른 차이도 별로 없었다. 호남 응답자의 70.2%, 충청 응답자의 70.3%, 부산·울산·경남 응답자의 68.1%가 신중하게 진행돼야한다는데 찬성했다. 이는 과거의 민심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정치성향, 지역에 관계없이 남북정상회담이 정치적 이벤트로 변질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여론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북한에 끌려가기보다는 당당하게 임해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남북정상회담이 신중하게 진행돼야한다는 응답은 남성(58.4%)보다 여성(72.3%)의 비율이 더 높았다. 학생(72.7%)과 전업주부(72.2%) 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한 연령이 낮을수록 응답 비율이 높았다. ‘가능한 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비율은 대구·경북이 6.7%로 가장 낮았다. 김재범교수·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신년 여론조사(하)] 일자리·민생 국정1순위… 국회개혁·교육문제 順

    [신년 여론조사(하)] 일자리·민생 국정1순위… 국회개혁·교육문제 順

    집권 3년차를 맞이하는 이명박 정부가 새해에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은 일자리 창출을 포함한 경제문제였다. 지역과 지지 정당, 정치 성향에 상관없이 경제문제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2010년 새해에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국정현안’을 묻는 질문(중복응답)에 무려 71.1%가 일자리 창출 등 경제문제를 선택했다. 그 다음으로 많이 꼽힌 서민생활 안정(57.6%)까지 감안하면 국민들은 경제를 활성화시키되, 서민생활을 돌보는데 더 많은 힘을 기울일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나타난 일자리 창출을 포함한 경제문제의 경우 부산·울산·경남지역(79.8%)과 서울지역(77.8%), 광주·전라지역(76.9%)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민생활 안정은 광주·전라(75.0%)와 대전·충청(63.4%)에서 특히 높았다. 지난해 말 이명박 대통령이 정부 업무보고에서 “새해에도 일자리 창출이 국정의 최우선 목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한 것과 상통한다. 세 번째로 해결해야 할 국정현안으로는 국회개혁 및 정치안정(23.7%)이 꼽혔다. 사교육비 감소 등 교육문제(18.2%), 계층과 이념 및 지역간 사회통합(6.6%), 북핵문제 및 남북관계 개선(6.3%),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및 글로벌 외교(2.8%)가 그 뒤를 이었다. 국회개혁 및 정치안정을 중요과제로 꼽은 이유로는 여야의 타협없는 정쟁과 입법전쟁, 국민과의 약속 불이행 등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또한 정치안정이 일자리 창출과 서민경제 안정의 전제조건이라고 분석할 수도 있다. 국회개혁 및 정치안정은 보수성향(27.4%)과 한나라당 지지층(30.1%)이 진보성향(20.5%)과 민주당 지지층(15.2%)보다 더 많이 원했다. 반면 사교육비 감소 등 교육문제는 진보성향(23.5%)과 민주당 지지층(19.1%)이 보수성향(14.3%)과 한나라당 지지층(13.4%)보다 더 강하게 요구했다. 일부 한나라당 성향과 보수층에서는 현재 정치권의 문제는 야당의 발목잡기로 보는 시각이 반영된 듯하다. 반면 일부 민주당 성향과 진보층에서는 사교육비 문제가 심각해 양극화에 대한 우려를 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김재범교수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뉴스&분석] 남북정상회담 청신호?

    [뉴스&분석] 남북정상회담 청신호?

    올해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은 분위기가 연초부터 조성되고 있다. 북한은 1일 노동신문 등 3개 신문을 통해 발표한 신년공동사설에서 올해가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10주년임을 거론하면서 “북남 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며 남조선 당국은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신년공동사설에서 이명박 정부를 ‘파쇼 세력’으로 규정하며 맹비난했던 것과 비교하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북한 당국의 적극적인 의지가 읽힌다. 대외적으로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 일본 조선인 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보다 노골적으로 나왔다. 이 신문은 이날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에 대해 “정상회담에 기초해 관계를 개선하려는 북한의 입장을 나타낸 것이며 올해 극적인 사변을 예감케 하는 의지 표명”이라고 보도했다. 정상회담 추진에 신중론이 우세했던 우리 정부 내에서도 변화의 흐름이 뚜렷하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 31일 “2010년에는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남북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관계를 진전시켜 나간다면 최고위급 대화를 포함한 어떤 수준의 대화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남북 당국이 약속이나 한듯 정상회담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나선 것은 양측 모두에 올해가 정상회담의 적기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2차 핵실험 단행 이후 유엔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화폐개혁까지 단행한 북한은 내부적으로 주민들의 동요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련의 경제조치 성공 및 2012년 강성대국 건설 완성을 위해선 올해 남한으로부터의 원활한 재화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집권 3년차인 올해가 성공적인 정상회담 개최의 ‘마지노선’으로 인식될 법하다. 올해를 넘기면 정권 말기로 접어든다는 점에서 노무현 정부 때의 2차 남북정상회담처럼 동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관건은 우리 정부가 정상회담 개최의 ‘필요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북핵 문제와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등에 북한이 어느 정도의 성의를 보이느냐다. 정부는 이 문제를 반드시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정부는 이 대통령의 북핵 일괄타결 구상인 그랜드바겐을 남북대화와 6자회담을 통해 본격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어 향후 6자회담 재개 여부도 정상회담 개최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양측의 이견이 원만하게 조율될 경우 잘 하면 정상회담이 3~4월쯤 열릴 것이란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정상회담이 열리려면 먼저 북핵 6자회담이 정상화 수순을 밟아야 하는 데다, 6월 지방선거 전 개최는 정치적 논란을 부를 여지가 있어 6월 이후 하반기 개최가 더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외교·통일·국방 업무보고

    ■ 외교 - MB, 외교관 구태 질책… 외교부 “國格 제고” 외교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외교통상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외교관들의 구태를 통렬히 질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부에 대한 이 대통령의 비판은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작심하고 질책을 가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14일부터 각 부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나온 이 대통령의 발언 중 수위가 가장 높다. 이 대통령은 이날 외교부에 ‘헌신’과 ‘봉사’, ‘희생’을 강조했다. 이를 뒤집으면 외교관들이 애국심이 부족하고 이기심에 사로잡혀 있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아프리카 등 오지로 파견돼도 보다 낫고 편한 곳으로 이동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이라는 대목은 외교부 입장에선 아주 뼈아픈 지적이다. 외교관들이 자신들의 직업을 나라를 위해 멸사봉공하는 자리가 아니라 개인의 영달을 위한 자리로 여기는 폐단을 지적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가깝게는 최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 과정에서 외교부의 안이한 행태를 접하고 실망한 끝에 질책을 가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멀게는 이 대통령이 기업인 시절 해외시장을 누빌 때 외교관들의 무사안일한 구태를 현장에서 목도한 기억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외교부는 새해 외교 목표를 ‘국격(國格) 높이기’에 두겠다고 업무보고에서 밝혔다. 국력이 아니라 국격이라는 표현을 쓴 데 유념해야 한다. 과거 한국의 지상과제가 힘을 키우는 데 있었다면, 이제는 커진 힘을 제대로 써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는 데 노력하겠다는 취지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통일 - 북핵 해결 우선… 인도적물자 중심 北 지원 통일부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0년 업무 계획의 큰 줄기는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기존의 정책 목표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우선 대북 민간단체 지원에 있어 지원 대상의 전략적 선택을 강화할 계획이다. 경제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단체보다 순수 인도적 물자 지원에 주력하는 민간단체 위주로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는 질병예방·긴급구호 물자 위주의 지원단체, 영유아·임산부·장애인 등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대북 지원 사업과 해당 민간단체의 규모, 역할 등을 고려해 역량을 갖춘 단체 위주로 지원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는 2009년에 이어 2010년에도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최소한의 순수 인도적 대북 지원만을 허용한다는 정부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유성진씨 억류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통일부는 올해 북측과 협의하에 개성·금강산 출입체류합의서를 완벽 보완할 계획이다. 현재 개성·금강산 출입체류 합의서에는 우리 측 인원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조사 받을 경우 접견권과 변호인 조력권 보장이 명시돼 있지 않다. 통일부는 2010년을 북핵 문제 해결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판단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북핵해결방안으로 제안한 ‘그랜드 바겐’을 6자회담 및 남북회담에서 의제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국방 - 부대 경계·관리 용역… 1병사 1자격증 추진 국방부는 군 교육훈련 집중을 위해 부대 경계와 관리를 외부용역에 맡기기로 했다. 군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전투력 약화에 대비해 교육 훈련을 강화하는 대신 훈련요건을 보장하기 위해 부대 경계 등에 대한 부담을 줄여 나갈 계획이다. 또 군 입대로 대학을 휴학한 장병들을 위해 여가시간 중 학점 취득제를 도입하고, 고교 중퇴자의 검정고시를 지원하기로 했다. 군 복무기간 중 자격증 1개 이상 취득도 의무화할 방침이다. 합동참모대학은 군의 핵심 실무그룹인 중령급 전원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과정으로 전환한다. 국민 편익과 효율적 군사시설 관리를 위해 전국에 분산된 1800여개소의 군사시설을 작전임무 단위별로 600여개소로 통합 배치할 계획이다. 민원이 많이 생기는 군 비행장 주변 고도제한과 관련, 군 비행장 주변 비행안전영향 평가 제도를 도입해 과학적인 방법으로 고도제한 기준을 설정, 군·민 갈등을 해결하기로 했다. 현재 1군사령부와 3군사령부, 제2작전사령부의 부대 구조와 편제 장비도 재편하기로 했다. 국방운영 선진화를 목표로 경영 효율화를 통한 예산절감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각 군 경리단을 국군중앙경리단으로 통합해 군수·시설 계약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경쟁계약을 늘리기 위해 민간업체의 참여가 제한됐던 군수품 전용규격의 45%를 상용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신년사설] 새로운 10년, G10으로 웅비하자

    21세기의 새로운 10년이 밝았다. 우리는 지난 한 해를 힘들게 보냈다. 세종시와 새해 예산 등으로 극심한 국내 정치적 갈등을 겪었다. 그럼에도 국제 금융위기 극복의 모범국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세계 주요 20개국의 모임인 G20정상회의를 유치했다. 400억달러에 이르는 원전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처음 수출하는 성과도 거뒀다. 경인년 새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지난해보다 더한 격동을 예고한다. 중국이 미국과 함께 G2로 등장했다. 글로벌 파워의 균형에 지각변동 조짐이 강해지고 있다. 나라 안에서는 연초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되면 갈등의 파고가 높아질 우려가 있다.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빚어진 부작용을 해소하고 경제 도약을 이뤄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도 대두돼 있다. 우리는 역량을 모아 눈앞의 도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지난 10여년간 뒷걸음질치던 선진국 진입의 꿈을 실현해야 한다. G20에 안주하지 말고 G10 진입에 총력을 모아야 한다. 새해 개최할 G20회의는 나라의 면모를 크게 일신할 기회가 될 것이다. 공허한 이념대결 대신에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국격을 다져야 한다. 변방의 패배주의를 떨치고 대립과 분열의 닫힌 자세를 소통과 상생의 열린 자세로 전환해 사회적 자본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이로써 2008년 14위에 이어 2009년 15위로 해마다 한 단계씩 하락한 한국의 경제력 순위를 상승세로 반전시킬 수 있다. 오는 6월2일 지방선거는 우리의 잠재력을 가다듬는 시험대이다. 지역의 일꾼을 뽑아 실질적으로 주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정파적 이익에 매몰된 낡은 정치가 발붙이지 못 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유권자만이 할 수 있다. 선거를 혐오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국민을 두려워하도록 정치개혁의 시동을 걸어야 한다. 이런 지난한 일들을 가능케 할 추동력은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다. 극단적 대치에서 비롯되는 국력의 소모를 슬기롭게 막고 그 에너지를 서민의 주름을 펴 주는 쪽으로 돌려야 한다. 공직자의 부패비리 척결과 탄탄한 경제가 선행돼야 한다.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직자의 상을 세워야 하고 부패비리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메스를 대야 할 것이다. 또 성장률 5% 목표를 채우되, 고용 없는 성장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괜찮은 일자리를 창출해 1997년 환란 이후 최악인 청년 실업을 해소하는 일이 시급하다. 저탄소 녹색 산업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 미뤄 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모든 노력의 종착점은 서민생활의 안정과 향상이다. 정치권과 정부는 서민의 행복을 지선지미의 푯대로 삼아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현실을 함께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교육개혁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서민의 시름을 더하는 사교육비는 줄여야 한다. 나아가 교육 정책을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편에서 전면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대학입시 제도를 다양화하고 학생의 선택권을 넓혀 창의성이 꽃필 수 있도록 토대를 쌓아야 한다. 저출산과 고령화의 해법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저출산은 생산가능인구와 직결된다.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이미 100만명을 넘어선 국내 거주 외국인이 한국사회의 이방인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북핵과 남북문제는 일대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3대 세습을 둘러싸고 북한사회의 불가측성이 극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반도 주변 4강의 안보지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럴수록 한·미동맹을 굳건히 다지며 평화를 지킬 자주적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이다. 우리는 밖으로 뻗어나가야만 생존을 보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지리적 숙명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이 점에서 국가브랜드 파워를 제고하는 일이 중요하다. 폭력과 시위만능에서 벗어나야 경제력에 걸맞은 선진국가의 브랜드가 형성된다. 경술국치 100년과 한국전쟁 60년을 맞아 100년간 겪은 한반도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눈을 크게 떠야 할 시점이다. G10으로의 도약을 비전으로 삼아 이번에 맞는 10년 동안 기필코 웅비하자. 깨끗한 공직상과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가치를 정립하고, 낙후된 정치와 노사문화를 합리적 행태로 치환해 보자. 모험을 회피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과, 나눔과 섬김의 리더십이 넘쳐흐르는 사회를 만드는 실천의 대장정에 나서자.
  • MB “외교관 봉사·희생정신 가져야”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외교관은) 아프리카 등 오지로 파견돼도 보다 낫고 편한 곳으로 이동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청량리동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외교통상부, 통일부, 국방부로부터 새해 업무보고를 받으며 “(외교관은) 화려한 직업이기 전에 헌신하고 봉사하는 자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관에게는) 세계질서를 선도하는 사고의 변화와 희생정신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2009년 한 해는 외교나 안보, 국방에 있어서 많은 변화를 겪었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나아가고 있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 외교는 관례에서 벗어나서 세계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문제도 진전은 없으나 진전을 위한 기초는 성공적으로 닦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후 참석자들과의 환담에서 공적개발원조(OD A) 분야에서 비정부기구(NGO)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민간이 ODA 분야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면서 “나 또한 퇴임하면 NGO 활동으로 세계와 국가에 봉사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업무보고에서 유엔평화유지군(PKO) 참여규모를 현재 401명에서 중장기적으로 1000명 이상으로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새해부터 수단과 콩고 등 아프리카 분쟁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신규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주요 재외공관에 G20 담당관을 지정, 총력 지원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무기조달·획득체계 개선을 통한 예산 절감을 위해 외국에서 무기를 살 때 무기중개상(에이전트)의 개입을 배제하고 정부 간 직거래 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군 내부 인사와 에이전트 사이에 리베이트 수수를 막고, 중개수수료를 절감할 계획이다. 통일부는 이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제안한 북핵 일괄타결 구상인 ‘그랜드 바겐’을 남북대화와 6자회담을 통해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남북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한 고위급 회의 설치도 추진키로 했다. 김성수 김상연 홍성규기자 sskim@seoul.co.kr
  • [정종욱 월드포커스] 中 新외교정책과 한국의 과제/싱가포르 남양대 교환교수

    [정종욱 월드포커스] 中 新외교정책과 한국의 과제/싱가포르 남양대 교환교수

    지난 19일 코펜하겐에서 막을 내린 기후변화정상회의가 거둔 가장 중요한 수확의 하나는 엄청나게 커진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확인한 것이었다. 참가한 193개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던 회의는 결국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벌인 두 차례의 담판을 통해 결론이 나고 말았다. 이제부터 국제사회의 운명은 미국과 중국의 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 예고편이었다. 이제 중국의 부상을 말할 때는 지났다. 이미 중국의 부상은 끝났다. 진행형이 아니라 완료형이다. 미국의 현 정부와 가까운 한 연구소가 얼마 전 중국 방문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보고서의 제목도 중국의 도래(China’s arrival)였다. 물론 중국의 부상이 끝났다는 얘기는 아니다. 끝난 것은 국제사회의 강대국으로서 중국의 등장이다. 그런 사실을 직시하고 중국에 대한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 이 보고서의 주문이었다.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렸던 제11차 중국 해외공관장 회의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한 연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의 외교·안보 고위 관리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그것도 정치국 상무위원 8명이 전원 배석한 가운데서 한 연설이다. 그 자리에서 후 주석은 중국 외교의 새로운 방향을 스리(四力), 네 가지 힘으로 요약해서 설명했다. 네 가지 힘이란 정치의 힘, 경제의 힘, 인상(image)의 힘, 그리고 도덕의 힘을 말한다. 흔히 말하는 연성국력(soft power)과 유사한 개념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개념이 아니라 의지이다. 후 주석은 새로운 국제 질서의 필요성과 그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동안 중국 외교는 저자세로 일관해 왔다. 몸을 굽히고 머리를 밖으로 내밀지 말라는 덩샤오핑의 방침을 지난 30년 동안 충실히 받들어 왔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이런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할 말은 하고 맡은 역할은 하겠다는 적극적 자세로 정책이 바뀌고 있다. 그게 후 주석이 국제사회에 던진 메시지이다. 이런 중국 외교가 앞으로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지금까지는 다소 모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의 핵 실험을 전에 없는 강경한 논조로 규탄하면서도 동시에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외교적 후원을 병행하고 있다. 핵 문제 해결과 북한과 중국의 양자관계는 서로 독립된 문제라는 새로운 인식을 하고 있는 듯하다. 핵 문제의 일차적 책임은 미국에 있으며 따라서 미국과 북한이 직접 만나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지금까지 중국이 보여준 태도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새해에도 한국 외교는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그 중에도 북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둘러싼 현안들이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다. 특히 북한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접근이 본격화되는 마당에서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느냐가 핵심적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11월에 중간선거가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큰 업적을 내기 어려운 입장에 처한 오바마로서는 북핵 문제에서 돌파구를 마련해 보려는 유혹을 느낄 수도 있다. 이미 스티븐 보즈워스 특사의 평양 방문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도 이런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중국도 핵 문제 해결보다 권력 승계를 준비하는 북한 내부의 안정에 더 신경 쓸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후 주석이 표방한 중국의 새로운 대외정책과도 배치되지 않는다는 것이 중국 지도부의 생각임을 알아야 한다. 워싱턴, 베이징, 평양, 서울을 잇는 4각 관계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조율하느냐가 새해 우리 정부가 당면한 최대 외교 현안이라 할 수 있다.
  • [시론] 핵주먹으로 눈물 훔치는 北 바로보기/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시론] 핵주먹으로 눈물 훔치는 北 바로보기/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북한 속담에 ‘주먹으로 눈물을 훔친다.’란 말이 있다. 주먹이 약한 사람은 약육강식의 섭리 속에 핍박을 받게 되면, 약한 주먹을 한탄하며 주먹으로 눈물을 닦는다는 의미다. 최근 북한노동당의 한 논객은 지난 10년간 미국이란 ‘큰 주먹’ 때문에 이라크, 아프간 인민들이 두 주먹으로 참기 어려운 피눈물을 훔쳤다고 강변했다. 2010년을 앞두고 내보이는 북한체제의 모습은 바로 주먹을 불끈 쥐고 결코 이라크인들처럼 눈물을 훔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핵무기를 움켜쥔 큰 주먹에 대한 북한 위정자의 집착과 북한주민의 집단적 피눈물 사이에 북한의 전략적·전술적 포지션이 담겨 있다. 북한은 새해에도 핵보유와 관련한 본질적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게다. 북한이 체제보장을 위해 숭배하는 ‘큰 주먹’은 북·미 관계정상화도, 남북 경제협력도 아니다. 미 보즈워스 대사를 만나 제안한 평화협정도 아닐 게다. 북한은 핵보유체제를 기술적으로 완성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아야 체제가 안전하다는 ‘핵주먹 해결론’을 믿고 있다. 북한이 최근 ‘서해사격구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우리 정부와 국민들을 협박하는 모습에도 ‘큰 주먹’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 있다. 북한체제가 그토록 ‘큰 주먹’에 집착하는 동안 체제 내부에서 진행된 절대적 결핍은 북한인민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 있다. 굶어 죽어가고 있는 주민이 있다는 소식은 더 이상 뉴스도 아니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한 이후 유엔결의안 1874호를 토대로 진행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주민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했다. 특히 기득권층의 충성심 유지에 필요한 사치품 구입 등 체제유지 비용도 유엔제재를 피해가지 못했다. 북정권은 이러한 내부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전술적 유화국면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올해 후반기에 보인 북한의 ‘전술적 유화국면’은 ‘두 주먹을 쥐고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생각하면 쉽게 그려진다. 북한은 6자회담에 다시 나가지 않겠다고 했고, 금방 전면전이라도 치를 것처럼 우리를 압박했다. 그런데 북한은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 전제조건이 있지만,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혔다. 대남정책 담당 고위인사를 보내 남북경협을 간청했고, 싱가포르에 사람을 보내 3차 남북정상회담을 거론했다. 북한체제로선 참으로 자존심 상하는 입장 변화다. 주먹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다. 우리는 핵주먹을 쥐고 눈물을 훔치는 북한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다뤄야 할 것인가? 일각에선 핵무기를 움켜쥔 북한체제의 주먹을 보지 말고, 북한주민의 피눈물을 먼저 닦아주자고 한다. 북핵은 미국 및 국제사회가 지켜볼 테니까 우리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주민을 지원하며 남북관계만 발전시키면 된다는 주장까지 한다. 대단히 잘못된 인식이다. 북한이 움켜쥔 핵주먹은 미국 등 주변국을 치는 데 사용하려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 안보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해 북한을 다룰 때 유엔제재와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 유엔제재결의안을 앞장서서 이행하면서, 대화의 기회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대화도 제재의 수단이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북한 핵주먹을 해체하는 수단으로서 남북대화는 도구적 수단을 가져야 한다. 핵무기를 움켜쥔 북한의 주먹을 24시간 지켜보면서, 인도주의적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난 20여년간 움켜쥔 단단한 북한의 핵주먹을 단기간에 ‘부드러운 고사리손’으로 만들려는 조바심을 절제해야 한다.
  • 클린턴정부의 미완성 북핵해법 오바마정부에서 어떻게 변하나

    미국 부시 정부 시절의 대북관은 ‘악의 축(Axis of evil)’이란 표현 하나로 압축된다. 뒤를 이어 2009년 1월 출범한 오바마 정부는 ‘변화’를 핵심 메시지로 내세웠다. 이 변화 속에는 북한으로 대표 되는 냉전의 잔재 세력 혹은 테러와 핵 위협을 가진 불량국가들을 향한 새로운 외교·국제협력 정책을 포함하고 있다. 코리아연구원총서의 여섯 번째 시리즈로 나온 ‘오바마와 북한’(박건영 지음, 풀빛 펴냄)은 변화를 전면에 내건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의 향방을 분석한 책이다. 지은이 박건영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활동한 한반도 국제정치 분야 전문가다. 그는 오바마 정부의 핵심 외교정책결정자들의 발언과 행위를 주요 자료로 하고 국내외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향후 2년간 추구하게 될 대북정책을 거시적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른 박 교수의 주요 판단은 오바마 정부는 대북 정책을 국방부가 아닌 국무부, 즉 군사력이 아닌 외교 협력의 방식으로 풀어나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군산복합체의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군사 예산 삭감을 천명했다. 아울러 의료보험 등 사회복지정책 실현을 우선 순위로 끌어올렸다. 여기다 경제위기 타파라는 숙제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그는 분석한다. 그렇지만 오바마 정부가 북한 핵 보유를 마냥 묵인할 수는 없다. ‘북한 지도부 교체’나 ‘경제적 제재’, ‘유엔 안보리를 통한 압박’ 등은 현실성이 없거나 효과에 비해 많은 비용과 위험부담이 따른다. 결국 박 교수는 오바마 대북 정책의 답은 ‘네오 페리프로세스(Neo Perry Process)’라고 제시한다.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호혜 정책을 내놓는 페리프로세스는 클린턴 정부에서 미완성으로 끝난 기획이다. 하지만 군사적 해결도, 핵 묵인도 불가능한 오바마 정부는 이 페리프로세스를 현실에 맞게 수정하고 발전시킨 대북 포용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는 게 지은이의 견해다. 1만 8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주미대사관 공사 황준국ㆍ북핵외교기획단장 조현동

    정부는 20일 주제네바 차석대사에 박효성 전 자유무역협정교섭국장을, 주미국 대사관 공사에 황준국 북핵외교기획단장을 각각 임명했다. 외무고시 15회 출신인 박 차석대사는 북미통상과장, 주제네바 대표부 참사관 등을 지냈다. 황 주미공사는 외시 16회 출신으로 주유엔 참사관 등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4년 발생한 ‘대통령 폄하발언 파문’의 당사자인 조현동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선임 행정관은 북핵 6자회담의 차석대표를 겸하는 북핵외교기획단장에 임명됐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국은 과연 경제위기서 탈출했나

    20세기 말 외환위기를 지난 한국은 2007년 다시 금융위기를 겪었다. 그리고 2010년을 맞이하는 지금, 한국은 경제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을까. 미국발 금융위기와 두발이발 쇼크 등을 예견했던 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 소장의 답은 ‘노(No)’다. 그는 자신의 첫 책 ‘경제학 3.0’(더난 펴냄)에서 우리 사회는 아직도 경제 위기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음은 물론이요, 심지어 또 다른 위기의 가능성까지 품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위정자들의 잘못된 정책 운영 때문. 그는 “사람의 가치보다도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데 혈안이 된 정치권과 정부 관료는 그 자체가 이미 위기”라고 지적한다.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자원이라고는 사람과 지식·시간이 전부인 한국이지만 정부는 이를 간과하고 ‘엉뚱한 짓’만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소장이 보기에 한국의 부동산 버블 붕괴는 이미 시작됐다. 전국 방방곡곡에는 빈 아파트들이 널려 있는데도 정부와 집권여당은 아파트 가격 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기업 정책도 마찬가지. 식민지 약탈 자본, 군사 독재 시절의 정경관 유착, 관치 금융으로 자란 재벌기업은 미래가 불투명한데도 정부는 대기업의 손을 들어준다. 김 소장은 “뭐가 뭔지도 모르는 이념쟁이들이 정치를 하기 때문”이라고 통렬하게 꼬집는다. 그러면서 그는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20~40대 지식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 세력을 형성하고 과감한 위정자 세대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결국 사람이 답인 사회에서 “사람의 가치를 우습게 아는 한 절대로 양극화와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인다. 책을 통해 그는 케인지안(케인즈 학파 경제학자)인 정운찬 국무총리와 이명박 정부의 동거, 대량해고-대량고용을 악순환하는 대기업 고용정책, 경제전문가와 언론, 4대강 사업, 북핵 문제 등 우리 사회의 이슈와 고착화된 구조적 모순을 경제라는 코드 안에서 예리하게 풀어 낸다. 1만 3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李대통령 “내년 북핵 해결 중대계기” 시진핑 “韓, 6자재개 결정적 역할을”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내년 한해가 북핵문제를 풀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중국의 실력자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과 조찬을 함께 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중국이 북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 의장국으로 큰 역할을 하는 데 대해 아주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중국이 더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시 부주석은 “최근 한반도 정세는 아주 큰 변화를 맞고 있는데, 양측은 좋은 시기를 잘 택해 한반도 정세가 계속 좋은 방향으로 발전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남북사이의 화해와 협력을 추진하면서 6자회담 재개와 한반도 정세가 완화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 시 부주석은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산·관·학(재계·정부·학계) 공동연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한·중·일 FTA 체결을 위한 산·관·학 공동연구의 진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시 부주석은 “중·한 FTA를 체결하는 것은 양국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중·한 FTA 연구는 마무리단계에 있으므로, 양측이 같이 노력해 FTA 공식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조건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시 부주석은 내년 ‘중국방문의 해’를 맞아 인적·문화적 교류를 더욱 확대하고 2010년 상하이 박람회 및 2012년 여수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적극 협력키로 했다. 두 사람은 또 양국 관계가 지난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구축 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앞으로 상호 협력을 더 강화키로 했다. 시 부주석은 “중·한 수교가 17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양국은 전면적이고 계속적인 발전을 해왔고 관계가 격상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중국은 한국과 같이 노력하며 중·한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중국은 우리에게 단순한 경제적 파트너라기보다 동북아시아에, 특히 북한 문제를 포함한 국제 현안에 있어서 매우 돈독한 협력자 관계”라면서 “그것을 한국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경제 위기 대응 과정에서 양국이 보호무역주의 저지 등에 적극 협력해 온 것을 평가하고, 내년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성공을 위해서도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총리·국회의장·전경련회장 등 잇단 접촉 “정치·경제협력 새 관계 개척”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은 방한 이틀째인 17일 정·관·재계 인사를 두루 만나는 등 3박4일간의 공식 방한 일정을 본격화했다. 시 부주석은 이날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정운찬 총리와 회담을 갖고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 북핵문제 등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국군포로와 납북자 가족이 원래 한국 국민이라는 점을 감안해 중국 측이 관례대로 소재 확인과 조기 송환 등 앞으로도 각별히 배려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김창영 총리실 공보실장이 전했다. 이에 시 부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총리가 표명한 관심을 각별히 유념하겠다.”고 답했다. 정 총리는 또 동북공정 등 한·중 역사 문제와 관련, “역사는 대단히 민감한 사안이므로 이로 인해 양국 관계가 영향받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시 부주석은 “2004년 맺은 양해사항에 따라 정치 문제와 역사연구 문제를 분리해 대응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 문제가 양국의 우호협력 관계를 해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회담은 계획보다 10분 많은 1시간40분가량 이뤄졌으며, 회담 이후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자리를 옮겨 환영 만찬을 가졌다. 만찬에는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류우익 대사,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김형국 녹색성장위원장, 설영흥 현대차 부회장, 이동희 포스코 대표, 민유성 산업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시 부주석은 이날 아침 이명박 대통령과의 조찬이 끝난 직후 국회로 이동했다. 의장접견실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을 만나 한·중 협력을 주제로 환담을 나눴다. 시 부주석은 오전 9시15분부터 30여분간 김 의장과 환담했다. 이 자리에는 한·중 의회정기교류체제회장인 한나라당 이윤성 국회부의장과 한·중 의원외교협의회장인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 부회장인 한나라당 남경필·이병석 의원, 류 대사,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자유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청융화(程永華) 주한중국대사,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차관, 펑썬(彭森) 국가발전과개혁위원회 부주임, 천젠(陳健) 상무부 차관 등이 함께했다. 시 부주석은 또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경제 4단체가 주최한 환영오찬에 참석했다. 시 부주석은 오찬에 앞서 가진 특별강연에서 “한국과 중국 두 나라는 앞으로 에너지절약과 환경보호, 정보통신, 금융, 물류 등 각 분야에서 경제협력의 새 단계를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찬에는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주현진 강주리기자 jhj@seoul.co.kr
  • [발언대] 북정권 아닌 북동포 지원은 이어져야/유승주 지구촌한가족운동본부 이사장

    [발언대] 북정권 아닌 북동포 지원은 이어져야/유승주 지구촌한가족운동본부 이사장

    찬바람이 분다. 해마다 이맘때면 내의도, 난방도 없이 잠들어야 하는 사람들 생각이 난다. 필자는 지난 몇년간 서울시 시의원으로서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지원사업에 동참해 북한 동포들의 실생활을 생생하게 접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정부차원의 대규모 쌀·비료 지원처럼 북핵문제 진전과 연계시킬 수밖에 없는 사항도 있다. 그러나 민간 차원의 인도지원사업은 다르다. 몇천억원이 소요되는 정부차원 지원에 비하면 지극히 미미한 수준으로, 그것이 북한주민의 굶주림을 해결하여 북한정권의 ‘버티기’를 돕게 되는 것도 아니다. 어떤 이들은 남쪽에도 굶는 사람이 많은데, 뭐 북쪽에 못 갖다줘서 안달이냐고도 한다. 그러나 한국은 이미 OECD 회원국이고 개도국에 대한 공공개발원조(ODA) 공여의 의무를 지고 있다. 이만큼 살면서 가난한 이웃을 돕지 않으면 국격이 서지 않는다. 대북지원은 ODA 총액 속에 포함시킬 수 있으니 일석양조다. 이 시간도 하나로 흐르고 있는 한반도의 산, 강, 바다처럼 남과 북은 싫건 좋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지난번 임진강 무단방류사건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는 남북당국 간에 방류에 대한 사전 통보 합의만 제도화되어 있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참사였다. 물을 막 보내도 문제지만, 안 보내도 문제다. 만약 북이 임남댐(금강산댐) 수문을 닫으면 당장 2500만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인 팔당댐 수질이 악화된다. 한강 수질을 한 급수 올리는 데 무려 1조원이 든다는 게 전문가들의 연구결과다. 이처럼 이왕 함께 협조하며 살아가야 하는 관계라면 잘 살아야 한다. 그것이 상생공영이란 현정부 대북정책의 목표일 것이다. 그를 위해서라도 일의 대소경중은 정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고래를 잡아야 할 떡메로 새우에 불과한 민간차원의 인도지원사업까지 무작위로 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찬바람도 부는데 민간지원단체들이 하루속히 북한동포들의 곁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유승주 지구촌한가족운동본부 이사장
  • [열린세상] 오바마 독트린과 한반도/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 교수

    [열린세상] 오바마 독트린과 한반도/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 교수

    오바마 미 대통령의 오슬로 노벨평화상 수상연설은 ‘오바마 독트린’으로 불릴 만큼 자신의 전쟁과 평화관뿐 아니라 세계 평화 실현을 위한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의회 교서, 연설, 해외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제정치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독트린을 내놓았다. 유명한 먼로 독트린과 트루먼 독트린은 의회에 보내는 교서 형식으로 발표됐다. 닉슨 독트린은 태평양 상의 섬 괌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구체화됐다. ‘오바마 독트린’은 임기 초반 구체적 업적도 없는 사람이 왜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하느냐고 묻는 회의론자들에게 답하는 형식의 해외 연설에서 제시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연설에서 오바마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간디와 킹 목사의 비폭력주의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우리 생애에 전쟁의 필요성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주의적 인식 하에 정당하다고 믿는 목적 실현을 위해 군사력의 사용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그가 존경하는 신학자 라인홀트 니부어의 주장을 떠올리게 한다. 니부어는 선(善)과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 때로는 전쟁과 무력이라는 악한 수단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국제정치의 비극적 측면을 강조한 기독교 현실주의자였다. 이러한 현실주의적 인식과 함께 오바마는 인권과 사회정의라는 가치의 실현이 세계 평화를 위해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을 또한 강조하고 있다. 오바마 독트린은 현실주의적 방법을 통해 이상주의적 목적을 추구하겠다는 매우 균형잡힌 시각을 보여준다. 과거처럼 국익 실현과 가치의 추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을 천명한 21세기형 독트린이다. 그는 21세기 세계 평화 실현을 위한 세 가지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북한과 같이 국제법과 핵 비확산 규범을 어기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공조해 제재를 가하고 지속적인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둘째, 개인의 존엄성과 인권은 문화와 전통의 차이를 불문하고 보편적 천부인권이라는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셋째, 그는 정치적 자유뿐만 아니라 경제적 안정과 기회의 보장이 세계 평화에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바마는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그 실현을 위한 방식에서는 매우 융통성 있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국제 규범을 어기고 인권을 유린하는 억압체제에 대해서도 적극적 포용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문화혁명 직후 닉슨의 중국 방문, 교황 요한 바오로2세의 폴란드 방문, 페레스트로이카 수용을 통한 레이건의 대소련 포용정책 등을 오바마는 고립화와 포용, 압력과 인센티브가 잘 배합된 성공한 정책으로서 중국의 개방, 폴란드와 소련의 변화에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미국의 한반도 정책도 오바마 독트린의 틀 안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우선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핵의 완전 폐기라는 원칙 하에 필요할 경우 북한과 적극 대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북한이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지 않을 경우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한·미동맹 미래비전’ 선언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슬로 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 대테러전쟁은 미국만의 전쟁이 아니라 42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정의를 위한 국제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프가니스탄에 한국의 군사적·경제적 기여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오바마 독트린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바탕으로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한·미 공조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정책대안을 마련해 나가야 할 때이다. 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 교수
  • [뉴스&분석] 北무기 압류, 6者재개 새 암초?

    [뉴스&분석] 北무기 압류, 6者재개 새 암초?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김상연기자│가까스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하던 북핵 해결 가도에 ‘암초’가 돌출했다. 북한제 무기를 싣고 평양을 출발한 그루지야 국적의 수송기가 12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돈므엉 공항에 기름을 넣기 위해 착륙한 뒤 태국 당국에 억류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파니탄 와타나야콘 태국 정부 대변인은 “수송기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무기를 발견해 압수했고 수송기와 조종사 등을 억류했다.”고 밝혔다. 조종사 등은 당초 원유 시추용 장비를 운반 중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사 과정에서 미사일과 폭약, 대공화기 발사대, 로켓포 등 35t 정도의 중화기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승무원 5명 중 4명은 벨라루스, 1명은 카자흐스탄 출신으로 전해졌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태국 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엄격하게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제의 수송기가 당초 스리랑카에서 재급유를 받을 예정이었다는 것은 확인했다.”고 말했다. 태국 현지 신문인 ‘더 네이션’은 수송기 조종사 미카일 페투코의 경찰 진술을 근거로 “수송기가 우크라이나에서 출발, 북한에서 상품들을 싣고 우크라이나로 되돌아갈 예정이었다.”고 보도했다. 일부 현지 언론들은 파키스탄을 최종 목적지로 지목하기도 했다. 태국 정부는 승무원 5명을 무기 불법소지 혐의로 기소하고, 북한 무기 관련 보고서를 45일내 유엔에 제출할 예정이다. 태국 언론들은 태국 당국이 미국의 정보를 받아 수송기를 억류했다고 보도했다. 아피싯 총리도 “외국으로부터 정보를 받았으며 정보기관들의 공조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1874호 채택 후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북한의 무기수출을 차단해 왔다. 외신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은 유엔 결의를 위반한 것이다. 1874호는 미사일과 핵 등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물자를 금수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아랍에미리트연합은 이란으로 향하던 제3국 선박에서 북한제 무기를 압류했고, 6월 말에는 불법무기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강남1호가 미 함정의 추적을 받고 북한으로 되돌아가는 일도 있었다. 북한이 바다 대신 하늘로 경로를 잡았다가 덜미를 잡힌 격이다. 이 수송기는 비행시간 등을 감안하면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특사의 8~10일 방북 직후 평양을 이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보즈워스에게 “6자회담 재개와 9·19공동성명 준수의 필요성에 관해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고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면서 뒤로는 유엔 결의를 위반한 셈이 된다. 북·미 대화에 임하는 북한의 진정성이 대단히 의심되는 대목이다. 북한의 입장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이 사건은 6자회담 재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제재와 대화는 별개라는 입장이나, 북한은 한 묶음으로 대처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6자회담은 천신만고 끝에 9·19공동성명을 도출했다. 그러나 그 즈음 북한이 마카오의 중국계 은행 ‘방코델타아시아(BDA)’를 통해 위조달러 지폐를 유통시긴 범죄사실이 드러나 미국이 북한 계좌를 폐쇄조치하면서 북한이 6자회담을 보이콧한 전례가 있다. carlos@seoul.co.kr
  • 보즈워스 방북 회견은 기자단의 승리

    10일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 특사의 기자회견은 1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외교통상부 브리핑룸을 가득 메우는 성황을 이뤘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 회견은 없을 수도 있었다. 미국 측이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미 방북 대표단은 그저 포토라인에 서서 짤막하게 소감을 밝히는 것으로 대신하겠다고 고집했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그런 식으로 했다.”는 논리였다. 이런 입장은 주한 미 대사관으로부터 우리 정부를 통해 외교부 출입기자단에 전달됐다. 보즈워스와 동행한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당국자가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기자단은 “북핵의 직접 당사자인 한국을 중·일과 똑같이 취급해선 안 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위성락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 측을 설득해 보겠다.”고 나섰다. 미 대표단을 기다리는 동안 위 본부장-미 대사관 당국자-기자단 사이에 숨막힐 듯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보즈워스는 오후 5시쯤 도착, 위 본부장과 면담에 들어갔다. 그 사이 기자단은 브리핑룸에서 보즈워스를 기다리기로 했다. 당초 외교부가 잡아놓은 회견 시간은 오후 6시였다. 그런데 6시가 넘도록 보즈워스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행히 “회견은 있을 것이다.”는 통보가 전해졌다. 하지만 일말의 불안을 떨칠 수는 없었다. 6시30분쯤 보즈워스가 브리핑룸에 등장한 뒤에야 우려는 씻겨 나갔다. 11일 중국으로 떠난 보즈워스가 방북 전후로 한국 기자들에게 입을 연 것은 이때가 유일했다. 하지만 잔상은 오래 남을 것 같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 “南 타미플루 받겠다”

    북한이 10일 우리 정부의 신종플루 관련 지원을 받겠다는 입장을 전격적으로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지원 방안을 모색하라는 지시를 내린 후 이틀 만이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북측은 판문점 연락관 전화 접촉에서 ‘신종플루 지원을 받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우리 측이 신종플루 지원 의사를 담은 공식 전통문을 보내고 싶다는 뜻을 이날 오전 북측 연락관에게 전달하자, 북측 연락관이 오후에 바로 지원 수용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국내 비축분 중 타미플루 등 신종플루 치료제 50만명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이명박 정부 들어 우리 정부 당국 차원에서 북한에 직접 인도적 지원품을 제공한 첫 사례가 된다. 북측의 수용 의사 표명은 이례적일 정도로 상당히 신속하게 나왔다. 그만큼 북측의 신종플루 대처 상황이 매우 다급하다는 방증이란 관측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접촉이 경색된 남북관계 해빙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04년 용천역 폭파사고와 2005년 조류독감 유행 당시에도 우리 측의 지원과 함께 대화의 물꼬가 트였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전염병이란 특수성 때문에 남북 접촉이 신속히 이뤄진 것일 뿐 정치적인 측면으로 확대해석하긴 이르다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다. 남북관계 정상화는 북핵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가능하다는 게 한국과 미국 정부의 일치된 입장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지난 10월 우리 측이 제안한 옥수수 1만t 지원에 대해서는 50여일째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사실도, 사안의 특수성을 대변한다는 분석이다. 남과 북은 앞으로 지원 시기, 방법 등은 연락관 전화 접촉 등을 통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주현진 김정은기자 jhj@seoul.co.kr
  • [사설] 보즈워스가 확인한 6자회담 동력 살리길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특사의 북한 방문 결과는 6자회담의 동력이 살아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록 북의 6자회담 복귀라는 구체적 성과를 이끌어 내지는 못했으나 보즈워스 특사가 “6자 프로세스의 재개 필요성에 대한 공통 이해에 도달했다.”고 밝힌 것은 유의할 대목임이 분명하다. 북핵 폐기와 국제 사회의 대북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2005년 9·19 공동성명을 북한이 이행할 의지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돼 고무적이다. 물론 보즈워스 특사가 공개한 내용이 2박3일간 북측 인사들과 나눈 대화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동안 북측은 여러 차례에 걸쳐 직간접으로 평화협정 체결을 포함한 북·미 관계의 전면적 개선을 북핵 폐기의 전제로 요구한 바 있다. 이는 북핵 폐기 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6자회담 9·19성명의 해법과 배치되는 대목이며, 한국을 비롯한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이 수용할 수 없는 요구이기도 하다. 따라서 북측이 북핵 폐기와 북·미 관계개선의 조합에 대해 보즈워스 특사에게 어떤 입장을 피력했는지가 관심이 아닐 수 없다. 향후 북·미 관계를 넘어 6자회담의 향배와도 직결되는 사안인 까닭이다. 보즈워스의 방북으로 확인된 북측의 의사를 바탕으로 이에 상응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맞춤전략과 철저한 공조가 필요하다. 우리 정부의 그랜드바겐 구상을 포함해 ‘북핵 폐기 후 과감한 대북 지원’이라는, 단호하고 일치된 메시지로 북을 설득해야 한다. 나아가 북·미 대화가 6자회담의 틀을 흩트리는 일이 없도록 세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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