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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전쟁보다 더 위험한 선택/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전쟁보다 더 위험한 선택/육철수 논설위원

    요즘 소름 돋는 일이 잦아졌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을 받은 데 이어 전쟁설이 난무했다. 급기야 북으로부터 ‘서울 불바다’ 위협까지 받는 처지다. 우선 천안함 사태 이후 밝혀진 군의 대응태세를 보면 믿는 구석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감사원 직무 감찰 결과 군의 보고와 지휘는 수준 이하였다. 군은 북 잠수정의 침투정보를 간과했다. 폭침보고를 지연·누락·왜곡한 사실도 드러났다. 허둥지둥하느라 군사비밀이 줄줄 새는 줄도 몰랐다. 사건 직후 엉터리 보고를 받은 대통령은 “초기 대응이 잘됐다.” “북한의 소행은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잘못된 보고에 의한 중대한 실언이 되고 말았다. 나라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는 순간에 대통령을 속였다니 아찔하다. 머리가 쭈뼛 서는 일은 또 있다. 천안함 수습 과정과 분열상을 낱낱이 들여다 보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 북한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우리의 전략과 허점을 다 보여 주었으면서 정작 북한의 움직임은 하나도 몰랐다. 우리는 그동안 북한의 손바닥 위에 있었던 셈이다. 북한이 가끔 한마디씩 툭툭 던지는 위협에 필요 이상으로 대응하고 격앙했다. 친북·종북세력은 때를 만난 듯 정부와 군을 몰아세웠다. 북한의 대남전략에 척척 장단을 맞춰준 꼴이니 한심하다. 북한에 친밀감을 갖고 비호하는 게 친북 세력의 전유물이고 자기들만 평화주의자인 양하는 것을 탓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여러 나라 전문가들이 조사에 참여해 동의했고, 명백한 폭침 증거물을 보고도 ‘북한이 그랬을 리 없다.’고 고집부리는 것은 황당하다.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에 들어간 민주당 추천인사는 끝내 ‘좌초’라고 우겼다. 어느 철학교수는 조사결과를 “0.00001%도 못믿겠다.”고 헛소리를 했다. 국가의 보호 속에 자유를 마음껏 향유하면서 망발을 해대는 지식인들에게 실망했다. 표현의 자유에도 정도와 한계가 있고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어느 고교생이 장난삼아 메신저로 띄운 ‘남한 선제 공격’ 유언비어가 불과 35분 만에 전국의 수십만명에게 퍼진 것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시민단체 두 곳은 유엔 안보리에 짜깁기 수준의 천안함 관련 의혹을 담은 서한을 전달해 말썽이다. 일부 야당 정치인과 언론은 이런 단체를 두둔하니 참으로 가관이다. 이들의 천안함 관련 주장을 종합하면 ‘의혹’을 넘어 ‘조작’으로 철석같이 믿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정부가 국민을 기만하고 세계를 상대로 사기를 쳤다는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조작은 나라가 망할 것을 각오한, 전쟁보다 더 어리석은 선택이다. 국제사회에서 거짓말한 게 들통나면 나라는 한순간에 끝장이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정부가 그렇게 멍청한 선택을 했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정부가 싫은 것과 불신을 위한 불신은 가려야 할 것이다. 남북한의 공존공영은 모든 국민의 염원일 것이다. 10년 전 남북 정상 간 6·15 공동선언도 대개 그런 취지였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어떻게든 북한을 달래고 잘해 주려고 애썼다. 하지만 북한은 그런 우호적 정부의 집권기에도 예외 없이 도발을 저질렀다. 서울 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 6월 말 2차 서해교전을 일으켰다. 2005년 9월엔 북핵 6자회담 공동선언을 발표해 놓고 이듬해 10월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했다.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도 있어야 한다. 민족이든 국가든 그게 정상적인 교류다. 쌀을 주고 돈을 줘도 총알과 어뢰와 막말이 되돌아 오면 평온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북한에 번번이 속았고 그 실체를 뻔히 알면서도 ‘북한보다 남한 정부를 더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사고체계가 궁금한 것도 그 때문이다. 요즘엔 그런 이들이 이웃이라는 사실조차 소름이 끼친다. ‘천안함은 조작’이란 확신을 가진 사람들에게 억지로 마음을 바꾸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나라의 재앙은 외환(外患)보다 내우(內憂)가 더 위험하다는 점만은 공유했으면 한다. ycs@seoul.co.kr 조작은 나라가 망할 것을 각오한, 전쟁보다 더 어리석은 선택이다. 국제사회에서 거짓말한 게 들통나면 나라는 한순간에 끝장이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정부가 그렇게 멍청한 선택을 했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 “이젠 6자” 환승외교

    “이젠 6자” 환승외교

    한국과 미국, 중국 등 북핵 6자회담 관련국들이 ‘포스트(post)천안함’, 즉 천안함 사태 해결 이후의 구상을 일찌감치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좁혀 말하면, ‘천안함 사건→북핵 6자회담 재개’로의 환승(換乘) 외교다. 정부 소식통은 “6자회담 관련국 사이에는 천안함 사건을 조속히 정리하고 ‘천안함 이후 국면’으로 진입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면서 “이달 안에 안보리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엔 이런 기류가 녹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정부의 조사결과 검증 요청을 거절했던 중국이 15일(한국시간) 유엔에서 진행된 민군 합동조사단의 브리핑에 참석한 것도 안보리 결론이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했다. 또 “뉴욕의 안보리 이사국 대사들이 이번 주말부터 1주일 동안 아프가니스탄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우지만, 이사국 외교부 채널로는 협의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안보리 결론이 급선무이지만, 안보리에서 대북 징계에 대한 결론이 나오면 본격적으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 결론에 따라 기존에 우리 정부가 천명한 대북 제재안을 적절히 실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참가국들간 움직임이 병행될 것이라는 얘기다. 외교가에서는 안보리에서 중국의 대북 징계 동참을 끌어내기 위한 반대급부로 한·미가 6자회담 재개 카드를 제시했다는 관측도 있다. 나아가 ‘안보리 대북규탄 의장성명 채택→6자회담 재개→북한의 천안함 사태 유감 표명’ 같은 시나리오도 회자되고 있다. 이른 바 ‘천안함 연착륙론’이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반대급부를 노골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촌스러운 일”이라며 “대신 이심전심으로 중국과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교감이 있는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천안함 조기 연착륙론은 6자회담 관련국 모두에게 매력적이다. 미국은 자신들의 이해가 더 깊숙이 걸린 북핵 문제로 과녁을 옮기고 싶은 마음이 급하다. 중국은 천안함 사태로 상실한 동북아의 주도권을 자기네가 의장국인 6자회담을 복원시킴으로써 회복하고 싶어한다. 한국 입장에서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와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천안함 사태를 질질 끄는 게 유리하지 않다. 16일 밤 방한한 커트 켐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우리 정부와 물밑으로는 환승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 한편에서는 현재 남북관계가 극도로 험악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6자회담이 재개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상반된 관측도 나온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인사]

    ■외교통상부 ◇국장 △북미국장 김형진△국제기구〃 백지아 ◇심의관급 △동북아국 심의관 한광섭△아중동국〃 정태인△국제기구국 협력관 이도훈△여권관리관 손치근 ◇과장 △공보담당관 박성수△행정관리〃 강대수△재외공관〃 정우진△정보화〃 윤상돈△아세안협력과장 박재경△북미2〃 박종석△중남미협력〃 김학재△유라시아〃 김정하△인권사회〃 권기환△정책총괄〃 이두영△정보분석〃 한병진△인도지원〃 김필우△국제법규〃 김선표△영토해양〃 김진해△문화교류협력〃 안민식△재외동포〃 변철환△재외국민보호〃 강석희△영사서비스〃 오중근△북미유럽연합통상〃 양동한△자유무역협정정책기획〃 황인상△자유무역협정상품〃 고윤주△자유무역협정무역규범〃 홍승인△외국어교육〃 장연주△북핵협상〃 권원직△전자여권팀장 강승석 △에너지〃 최종호△기후변화〃 이동규 ■보건복지부 ◇과장 △김기남△사회복지정책실 급여기준과장 손일룡△질병관리본부 국립제주검역소장 조경숙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진료처장 허성주△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장 백승호 ■㈜두산 △부사장 윤희구
  • 6·15 남북공동선언 10주년 성과와 한계

    6·15 남북공동선언 10주년 성과와 한계

    15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0년 6월 처음 만나 한반도 화해·협력시대를 천명했던 6·15 남북공동선언이 10주년을 맞는다. 남북 간 교류·협력이라는 큰 물꼬를 튼 6·15 공동선언은 지난 10년간 남북 간 상호 화해·협력의 증진을 도모하는 실천적 노력으로 이어지면서 한반도 긴장완화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남북 교류·협력시대 열어 실제로 남북은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을 통한 ‘혈맥 잇기’에 나서 2003년에 도로 통행을, 2007년에는 경의선 철로운행을 시작했다. 2005년부터는 남한의 풍부한 자본과 기술에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토지를 결합시킨 개성공단을 본격 가동하면서 남북 교류·협력 시대를 열었다. 이 덕분에 2000년 4억 2500만달러에 불과했던 남북교역 규모가 2007년에는 4배가 넘는 17억 9700만달러로 증가했고, 개성공단 생산액도 2005년 1491만달러에서 2009년 2억 5647만달러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했다. 인적 교류도 2000년 7986명에서 2007년 15만 9214명으로 20배 가까이 늘어났고, 선박 운항은 2000년 2073회에서 2007년 1만 1891회, 항공기 운항은 19회에서 153회로 급증했다.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과 ‘10·4선언’ 이후 남북 교류·협력이 더욱 탄력이 붙으면서 한층 다양해져 수산·농업·광업·보건의료 등 부문에서 당국 간 회담이 잇따라 열렸다. 여기에 2000∼2007년 남북 간에 1만 3593명의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이수훈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은 “6·15 공동선언은 남북 기본합의서에 따른 화해·협력을 정책화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무엇보다 이를 통해 경협사업 등이 활발해지면서 남북 간 화해와 협력,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군사적 신뢰 구축은 실패 하지만 한계점도 드러냈다. 경제협력 부문과는 달리 정치·군사 부문 등에서는 공동선언의 의미가 크게 바랬기 때문이다. 공동선언 이후 남북은 장관급회담 21회, 국방장관회담 2회, 장성급회담 7회, 군사실무회담 35회를 개최했으나 분단 극복이라는 근본 문제를 푸는 데는 남북이 이견을 노출했다. 서해상의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에서 심리전 수단 제거, 남북교류의 군사적 보장 등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군사적 신뢰 구축에는 실패한 것이다. 특히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1·2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남한 내에서 ‘퍼주기’ 논란이 거세져 경제·사회·문화 등 부문의 교류가 위축됐고, 2008년 집권한 이명박 정부가 ‘선(先) 핵포기, 후(後) 관계개선’을 대북정책의 기조로 삼으면서 남북관계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천안함 사태마저 발생하면서 공동선언의 의미는 사실상 빛을 잃었다. 북한 전문가는 “공동선언이 남한 내부에서 합의절차 부족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어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면서 “이렇다 보니 이행 과정에서 남북 문제가 지나치게 정치화되는 바람에 공동선언의 남북 간 합의라는 타당성마저 크게 훼손돼 계승되지 못해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이기택 평통 수석부의장 “대북 제재·봉쇄 강화…北, 극한상황 가능성”

    이기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1일 “천안함 폭침에 따른 우리의 단호한 제재와 미국 등 국제사회의 봉쇄가 강화되면 북한은 극한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수석부의장은 오전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대진대 통일대학원 학술발표회에서 “이명박 정부가 과거 정부와 달리 남북 상호주의를 적용하면서 북한은 체제붕괴의 직전상황으로 몰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천안함 폭침이라는 극약을 마실 수밖에 없을 만큼 내부 사정이 절박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면서 “천안함 사건은 왜곡된 남북관계를 바로잡고 평화통일이라는 주술 때문에 자초한 북핵이라는 재앙을 해소할 기회”라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이란 손본 미국 “다음은 북한”

    이란에 대한 유엔 안보리 추가제재 결의안 채택이라는 난제를 해결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 행보에 본격 착수했다. 10일(현지시간)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비확산 및 군축담당 특별보좌관에게 대북제재 담당조정관을 겸임토록 한 게 첫걸음이다. 아인혼 특별보좌관은 대이란 제재 조정관도 맡고 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아인혼 신임 조정관이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는 물론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 1718호와 1874호의 완전한 이행을 포함해 북한이 장비 또는 기술을 획득해 이전하는 것을 방지하는 제재 노력도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인혼 신임 대북제재 조정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시한 효과적인 대북제재를 위해 기존 권한과 정책들을 재검토하게 된다. 아인혼은 북한과의 협상 경험을 지닌 북핵 전문가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진행된 북·미 미사일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를 지냈고,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 방북 때 수행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2008년 미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캠프에 참여했던 국무부 내 실세이기도 하다. 외교를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지만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원칙을 강조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위반 사례들이 잇따라 보고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들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 대북 제재의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다음 주 비공개 회의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본격 논의에 착수한다. 이르면 14일 열릴 예정이라고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유엔 안보리 의장인 멕시코의 클로드 헬러 대사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 전체 안보리 이사국을 소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지금까지의 협의 과정은 매우 유익했고, 다음 주에도 논의를 계속해 적절한 대응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천안함 사건을 조사한 한국 민·군 합동조사단이 14일 유엔본부에서 안보리 전체 이사국을 대상으로 침몰 원인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의 천안함 논의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제재안을 안보리 논의 이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안보리 의장국을 레바논이 맡기 전에 천안함 논의를 매듭짓는다는 게 한·미·일 3국의 일치된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천안함 北 귀책사유 부분 책임추궁”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10일 천안함 사태 등으로 인한 남북관계 경색과 관련, “북한이 귀책사유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에서 유럽의회 대표단을 접견하고 “대화를 통한 해결 노력도 지속해야 하며 특히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일은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크리스티앙 엘러 대표단 단장은 “천안함 사태가 벌어졌을 때 유럽연합은 외교담당관이 강력히 규탄했다.”며 “대표단도 애초 베이징, 평양, 서울을 방문하는 일정이었는데 현 상황을 고려, 평양 방문은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항모훈련 - 확성기 유보?… 천안함 제재 ‘고도 심리전’

    항모훈련 - 확성기 유보?… 천안함 제재 ‘고도 심리전’

    국방부 장광일 국방정책실장은 6일 “오는 20일을 전후해 (천안함 사태 대응조치인) 한·미 연합 훈련 및 무력시위가 서해상에서 당초 계획된 규모대로 실시될 예정”이라면서 “미 항공모함의 참여도 훈련 패키지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기자들에게 “이번 훈련이 연기됐다고 했던 것은 표현이 잘못된 것이며, 보다 내실있고 짜임새 있도록 하기 위해 시기가 조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2일 국방부와 한·미 연합사령부는 훈련 일정이 7~11일로 확정됐으며 8일 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언론에 공개한다고 했었다. 그러다가 이틀 뒤인 4일 장 실장은 돌연 “연합훈련이 미측의 준비사정을 감안해 2~3주 연기됐다. 항모 참가도 불분명하다.”고 입장을 바꿨다. 장 실장은 6일 “주변국이나 유엔을 의식해서 연기됐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이 대북제재에 협조할 때까지 훈련을 연기했다는 관측을 부인한 것이다. 그러나 훈련에 항모가 확실히 참가하느냐는 질문에 장 실장은 “패키지에 포함돼 있긴 하지만, 실제 참가할지는 당시 상황을 봐야 한다. 미국의 전력은 다른 소요가 생기면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결국 중국이 안보리에서 대북제재에 협조하면 항모 파견을 안 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훈련도 훈련이지만 항모 파견은 중국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발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방부가 연합훈련 일정을 명확히 하고 나선 것은, 훈련 실시 여부가 안보리 제재와 연관돼 있다는 관측을 진화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4일 “유엔에서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지 우선 알아보고 나서 이후 단계를 생각하겠다는 바람일 수 있다.”고 말했었다. 정부는 게이츠의 발언이 중국의 자존심을 자극해 안보리 논의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도 “연합훈련이 중국을 고려해서 축소되고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와 관련 유명환 외교부 장관은 이날 천안함 사태 관련 긴급 간부 회의를 소집해 이 같은 입장을 언론에 분명히 전달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강력한 대북제재 의지를 재확인하고 나섰지만, ‘출구전략’을 만지작거리는 분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우선 군은 지난달 말 실시하겠다고 공언한 확성기 방송과 전단지 살포를 통한 대북 심리전을 계속 유보하고 있다. 장광일 실장은 이날도 “전단살포 준비는 이미 끝났고 확성기 방송 준비도 이번 주중 완료된다.”면서 “여러 상황을 고려해 시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태도에 따라 비군사적·군사적 추가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북한의 태도변화’를 당분간 기다릴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도 정부의 추가 대북 제재 조치 여부에 대해 “지금은 기존에 발표했던 것을 해나가는 과정”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대북 제재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앞으로 천안함 처리 만이 아니라 북한 비핵화 문제도 염두에 두고 해야하기 때문에 고도의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예컨대 우리의 목표를 손에 넣기 위해 밀어붙일 수도 있지만 천안함 사태를 해결한 이후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소개했다. 정부가 적절한 수준에서 천안함 사태 관련 대북제재를 종결하고 북핵 문제 해결로 환승(換乘)하는 그림을 미국과 공유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만약 중국이 오는 20일 이전에 유엔에서 대북 징계에 협조해준다면 한·미는 서해상 연합 군사훈련의 수위를 낮추면서 대북 군사적 제재는 연착륙할 개연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안보리 협조의 반대급부로 자신들이 의장국으로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북핵 6자회담 재개 국면을 열려고 할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도 북핵 문제 해결이 급한 데다 이란 핵 문제에서도 중국의 협조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중국의 요구에 호응하면서 미·중 간 화해모드가 형성될 공산이 크다. 결국 20일쯤이 천안함 사태 해결의 단기적인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연 오이석 김정은기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한·일·중 정상회담의 성과와 다자협력 /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한·일·중 정상회담의 성과와 다자협력 /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한·일·중 3국이 제주도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에서 동아시아 지역 및 국제정세에 대해 논의하고 향후 3개국의 협력 및 발전의 비전과 미래상을 담은 한·일·중 협력 비전 2020을 발표하였다. 비전 2020은 3국 협력관계의 제도화, 공동번영을 위해 경제 및 환경을 포함하는 다양한 분야의 협력 등을 2020년도까지 달성한다는 구체적 목표와 미래상을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비전 채택은 3국의 공동이익과 동아시아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3개국의 역량을 보다 집중, 협력을 한 차원 높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한·일·중 공통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제주도 3국 정상회담의 핫이슈는 천안함 사태였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를 보는 일본과 중국의 시각은 판이하게 달랐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천안함 사건으로 생긴 엄중한 영향을 해소하고 긴장을 점차적으로 완화하며 특히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대북조치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하는 전략적 모호함을 견지하였다. 반면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천안함사태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하고 한국의 조사결과 발표와 대응책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였다. 이같은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강력한 지지 입장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정부의 천안함 사태에 대한 적극적 협력과 조치는 일본 민주당 정부가 추구하는 동아시아 중시 외교정책 목표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에서 읽을 수 있다. 민주당 정부는 대미 편중외교에서 벗어나 일본 대외정책의 불균형을 바로잡으려 하고 있다.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 및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의 위상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후텐마 기지의 오키나와현 밖 이전 문제가 무효화되면서 대등한 미·일관계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리고 하토야마 총리가 사임하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아시아 국가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일본의 정책은 여전히 큰 과제이고 간 나오토 새 총리 체제에서도 지속될 것이다. 반면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 한국과의 관계, 그리고 국제적 위상을 고려해야 하는 G2 책임론 등 세 가지 문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그러면서도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은 책임 있는 국가”라며 “국제합동조사단과 각국 반응을 중시하겠다.”고 강조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할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중국은 한반도 내에서 발생하는 북한의 무력도발 등의 이슈가 남북한의 문제로 한정될 경우는 항상 북한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지만, 한반도 문제가 국제화할 경우 국제사회의 여론에 편승하거나 객관적 입장에 서려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3국의 정상이 회의를 마치면서 채택한 공동언론발표문에 천안함 사태 관련 내용을 담은 것은 우리 외교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되었지만 한국·일본·중국의 복잡한 국가이익이 교차하는 동아시아에서, 그것도 합의하기 매우 힘든 안보문제를 의제로 삼아 한·일·중 3국이 모이는 다자회담에서 천안함 사태에 대한 공통의 인식과 이해를 발표문에 담았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오랜 기간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처가 남북한의 문제 또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주로 다루어져왔다. 그러나 한·일·중 정상회담이 정착화되고 서울에 상설사무국이 설치되는 등 다자협력이 제도화되는 단계에서 동북아 안보의 실질적 당사자인 3국이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다룬 것은 북핵문제의 6자회담 이후 안보문제의 동아시아 다자협력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한·미동맹과 함께 한·일·중 다자협력의 제도화는 한반도의 평화뿐만 아니라 한국외교의 역량을 확대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국제 제도이다.
  • ‘대북정책 변화 올까’ 전문가 진단

    ‘대북정책 변화 올까’ 전문가 진단

    6·2 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패배함에 따라 천안함 사태 이후 강경 일변도이던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변화가 올까. 전문가들은 거시적이고 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할 정부의 대북 정책이 선거에 의해 좌지우지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과 이번 선거가 천안함 국면에서 치러진 만큼 표출된 민의를 반영해 향후 정부가 천안함 외교나 대북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박찬욱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방선거에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은 사실이나 선거 결과를 통해 반드시 대북정책을 변경해야 할 이유는 없다.”면서 “이번 선거는 현 정권과 국민 간의 소통의 부재, 국정운영 방식에 불만을 품은 민의가 반영된 것이지 특정 정부 정책을 바꾸기 위한 민심이 반영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 정책, 그중에서도 대북 정책은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기보다 북한이라는 상대를 고려한 것”이라면서 “상대인 북한의 큰 변화가 없는데 갑자기 선거 결과를 대북 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판단,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를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나라의 안보와 안전”이라면서 “북한 스스로 추가 도발 등을 운운하며 강경한 입장을 내보이고 있는 가운데 선거 결과만 갖고 정부의 대북정책의 방향을 변경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지방선거 결과가 야당의 승리로 나왔다고 해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바뀐다면 남측 스스로 북측에 우스운 꼴을 보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대북 정책은 국내 정치 환경 및 정치 구조 변화 등 내부적 큰 요인에 의해 바뀌는 중장기적인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특히 외교안보 정책 가운데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대북정책은 국제사회의 정세 변화 등의 요인에 의해 변경돼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가 천안함 사태라는 중대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치러지긴 했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대북 정책이 변화된다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등이 선거 때마다 변화돼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반면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시각도 있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부의 대북정책은 선거 결과를 볼 때 바뀌어야 한다.”면서 “천안함 사건과 같은 안보이슈가 선거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것은 대북 정책의 경직성에 대한 국민의 비판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남북 간 대립과 대결구도를 강화시키고 있는 정부의 현 대북정책이 실용과 유연성 위주로 변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도발을 예고한 대북심리전 등 불필요한 갈등 발발 요인을 자제하고 남북 간 대화를 재개하고 협상과 협의를 통해 북핵 문제 등을 풀어 나가는 쪽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20대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천안함 사건 등으로 안보정국 분위기가 되면서 한반도 긴장 지수가 높아졌지만 과거와 달리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전쟁 분위기 등에 반대, 대결국면의 대북정책을 구사하는 정부와 여당에 등을 돌렸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는 민심을 표출했다. 이를 받들어 정부는 대결보다는 대화와 평화 위주의 대북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가 대북정책을 판단하는 선거는 아니었지만 천안함 사태 등을 주시하며 안보 과잉의식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국민의 감정이 표출됐다는 점에서 대북정책의 변화 필요성이 제기된다.”면서 “특히 정부의 대북정책은 너무 강경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모든 남북관계를 설명하는데 북한의 비핵화를 인정하는 시점과 과정의 기준도 애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천안함 사태 이후 정부가 밝힌 대북조치 가운데 북한이 무력 도발을 예고한 대북심리전 등은 사실상 불필요한 남북 간 긴장고조를 불러일으키는 측면이 있다.”면서 “대북정책의 전면적인 방향을 바꾼다기보다는 대결보다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부분적으로 바꿔야 할 부분은 변화시키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위성락본부장 2일 러시아 전격 방문

    외교통상부 천안함 사태 대책반장이자 북핵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일 러시아를 전격 방문한다. 위 본부장은 러시아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 등을 만나 천안함 사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위 본부장의 방러는 러시아 조사단이 우리 정부의 천안함 사태 조사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방한 중인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4대1 구도로 中 압박 포석 일각에서는 중국이 대북제재에 좀처럼 동의하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미뤄 우리 정부가 러시아를 먼저 설득한 뒤 안보리에서 4대 1 구도로 중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1일 중국과 달리 러시아는 조사단을 파견한 사실을 거론하며 “러시아는 중국에 비해 서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몸값을 계산해서 쉽게 한국 편에 서진 않겠지만 설득해볼 만은 하다.”고 했다. ●‘이, 구호선공격’에 묻힐까 촉각 한편 지난 31일 발생한 이스라엘의 국제 구호선단 공격 사건이 안보리 긴급현안으로 부상함에 따라 천안함 사태의 안보리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단 우리 정부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한 당국자는 “안보리에는 수많은 사건이 올라와 동시에 여러 안건이 논의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특정 사안이 돌출했다고 해서 바로 다른 안건 논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는 회부된 안건이 많아 매일 열리는 것은 물론 새벽까지 회의가 이어지거나 새벽에 잠자다 호출되는 경우도 다반사라는 것이다. 반면 이스라엘건과 관련한 안보리 이사국 간 이견이 첨예하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장기화할 경우 어느 정도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안보리 회의도 어차피 사람이 하는 일이라 어느 특정사안에 진력하다 보면 다른 안건은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시론] 남북관계 출구는 없나/고유환 동국대 북한학 교수

    [시론] 남북관계 출구는 없나/고유환 동국대 북한학 교수

    천안함이 북한의 선제공격을 받아 침몰한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한반도 정세는 예측불허의 위기국면으로 진입했다. 남북관계는 개성공단을 제외하고 전면적으로 차단됐다. ‘북한=주적’ 개념이 다시 부활하는 등 남북관계는 과거의 냉전패러다임으로 회귀하고 있다. 합동조사결과에 자신감을 얻은 남측 정부가 남북갈등의 모든 책임을 북측에 돌리고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하면서 봉쇄조치를 전면화하고 있다. 전쟁을 감수한 남측의 대북차단 조치에 북측은 ‘강경에는 초강경으로 맞선다.’고 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북측은 지난달 26일 남북경협사무소 관계자 추방에 이어 남측이 대북 심리전을 강행하면 개성공단 출입을 제한하여 폐쇄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대통령의 담화와 안보관계 장관들의 전방위적인 대북압박 조치가 발표되는 날 세계경제는 요동쳤다. 남유럽 경제위기에 한반도 위기가 결합되면서 세계적인 금융불안이 증폭되었던 것이다. 반복적인 위기를 경험한 국내에서는 대북 강경조치를 담담하게 받아들였지만 해외에서는 전쟁발발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한반도를 주시했다. 한반도문제가 단순히 안보중심주의로만 풀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남북경협 차단조치로 북에 줄 경제적 봉쇄효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정세 불안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문제의 부각이다. 경협차단으로 북이 입을 피해는 연간 2억달러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대외신인도 하락 등으로 입을 한국경제의 손실이 훨씬 크다. 이런 취약점을 이용, 북한은 위기를 조성해서 남한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으려 할 것이다. 대북 강경정책 등 외부압력이 북한 경제를 악화시킬 수 있지만 북한이 위부 위협을 강조하면서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권력승계를 공고히하는 데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압박과 제재가 북한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지만 경제 정책실패의 원인을 외부의 탓으로 돌릴 수 있게 함으로써 김정일-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남북관계 단절이 지속될 경우 남과 북 모두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북한 비핵화를 지연시킬 것이다. 정부 고위당국자가 “6자회담이 열리지 않아도 현재의 천안함 대처 과정 자체가 비핵화 과정의 일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과 미국 정부 일각에선 북한에 3대 세습정권이 존재하는 한 북핵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보고 북한정권문제 해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천안함 대처과정은 북한정권 붕괴를 목표로 한 전쟁을 각오한 초강경조치로 볼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천안함 사태 담화문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거명하지 않은 것은 ‘출구전략’ 차원에서 남북관계 복원의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도자 중심의 유일체제 또는 수령체제를 운영하는 북에서는 ?혁명의 수뇌부’를 건드리는 것을 가장 불경스럽게 생각한다. 천안함 사태를 김 위원장 책임이라고 거명할 경우 남북관계는 끝장난다는 위기인식이 반영돼 출구전략 차원에서 일단 수뇌부의 권위를 훼손하지 않고 좀더 지켜보자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위원장을 거명하지 않은 것은 북한이 스스로 출구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천안함 격침사건이 북한 최고지도부의 정세 인식과는 달리 북한 해군차원에서 저질러진 도발일 수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군사맹동주의자’ 또는 ?과격분자’의 과오라고 해명하고 나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의미도 있다. 가장 확실한 출구전략은 북한이 천안함 사태를 시인·사과하면서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것이다. 북측이 남측에 검열단을 보낼 것이 아니라 먼저 자체 검열을 통해서 공격의 주체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 [한·일·중 정상회의] 3국협력 ‘비전2020’ 채택…내년 한국에 사무국 설치

    [한·일·중 정상회의] 3국협력 ‘비전2020’ 채택…내년 한국에 사무국 설치

    내년에 한국에 설립된다. 동북아 지역은 아세안이나 유럽연합(EU)처럼 지역 내 협력을 상시로 이끄는 기구가 없었는데 이를 극복하자는 취지다. 사무총장 1명과 2명의 사무차장, 기타 직원으로 구성된다. 초대 사무총장은 한국에서 맡고 이후 일본, 중국 순으로 맡는다. 한국이 사무국 부지를 제공하고 운영비는 추후 협정 체결을 통해 3국이 분담한다. 국제기구가 아닌 국가 간 ‘대화체(Dialogue)’를 위한 세계 최초의 사무국이 된다. 앞으로 10년 동안 3국 간 협력 강화를 실현하기 위한 원칙과 비전을 담은 로드맵이다. 5개 부문은 ▲동반자적 협력 관계 제도화 및 강화 ▲공동 번영을 향한 지속가능한 경제 협력 ▲지속가능 개발 및 환경보호 협력 ▲인적문화 교류 협력 확대를 통한 화합과 우의 증진 ▲지역 및 국제사회 평화와 안정을 향한 공동노력 등이다. 부문별로는 국제범죄 공동대응 및 치안협력 강화, 3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및 경제통합 추구, 3국 투자협정 체결 등을 통한 투자 확대, 기후변화 및 환경보호 협력, 인적 교류 증진, 북핵 문제 해결 공조, 마약퇴치 협력 등 41개항의 협력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3국 협력의 미래상과 주요 실천과제를 담은 문서로서 향후 3국 협력의 제도화와 가속화를 위한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3국 정상은 표준협력 및 과학혁신 협력강화에 대한 공동성명도 채택하고 노동·고용 분야 협의체 구축을 비롯해 각국이 제안한 7개 신규 협력사업에도 합의했다. 한국은 노동·고용 분야 협의체 구축과 치안협의체 구축·캠퍼스 아시아 시범사업을, 중국이 공무원 교환방문사업과 녹색경제 세미나·순환경제시범단지 구축을 위한 고위급 포럼을, 일본이 3국 외교관 단기연수사업을 각각 제안했다. 이 같은 3국 간 협력의 제도화 및 강화를 통해 3국의 ‘동북아 공동체’가 더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귀포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서울신문 2010 연중기획 新 차이나 리포트

    서울신문은 연중기획 ‘신(新) 차이나 리포트’ 시리즈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의 새 강자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이른바 ‘G2’로 일컬어질 정도로 각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가장 큰 교역상대국이자 북핵 6자회담 등 안보 면에서도 긴밀히 협력해야 할 중요한 국가 가운데 하나입니다. 서울신문은 신 차이나 리포트를 통해 중국 각 지역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전달할 계획입니다. 중국 정부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농촌 및 내륙 개발 등 지역균형 발전 정책도 집중 보도합니다. 자산 버블, 위안화 절상 문제 등 세계 자본시장 움직임과 관련한 아이템도 다룰 예정입니다.
  • 원자바오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

    원자바오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8일 천안함 사태와 관련, “중국은 그 (조사)결과에 따라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중국 정부는 국제적인 조사와 이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중시하면서 사태의 시시비비를 가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해 입장을 결정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객관적인 증거에 따라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임을 확인하고 이 같은 국제 여론이 형성된다면 중국도 천안함 사태에 관한 한 ‘혈맹’인 북한을 무조건 편들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원 총리는 또 이날 국회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을 만나 “우리는 한국이 다른 나라들과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를 매우 중시한다.”면서 “우리는 사태의 시비를 가려서 입장을 결정할 것이며 정의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허용범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원 총리는 이어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것이며, 일관되게 그 입장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반도에서 충돌이 생기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쪽은 한국과 북한, 그리고 중국”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원 총리에게 국제사회와 함께 천안함 문제에 대처해 나가는 과정에서 중국 측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을 요청했다. 원 총리는 이에 대해 “한국정부가 이 사태를 적정하게 처리해 나가기를 희망하면서 한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이번만큼은 북한이 잘못을 인정하도록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6자회담과 관련, 이 대통령은 “회담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는 진정성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양국 관계자들이 배석한 확대회담에서는 “양국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면서 정치적 신뢰관계가 깊어지고 북핵 문제와 관련해 여러 가지 소통을 유지해 왔다.”면서 “한국 측과 함께 앞으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은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뒤 이 대통령이 중국의 최고위층 인사와 가진 첫 회담이다. 원 총리는 29~30일 제주에서 열리는 한·일·중 3국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했다. 이 대통령과 원 총리는 회담을 마친 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산·관·학 공동연구에 관한 양해각서와 한·중 고용허가제하의 협력개시에 관한 양해각서 등 두 건에 대한 협정서명식을 가졌다. 원총리는 저녁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 대통령 주최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對北제재조치 이후] 유엔제재, 의장성명으로?

    정부는 천안함 사태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가운데 어떤 카드를 염두에 두고 있을까. 안보리 제재는 크게 결의안(resolution) 채택과 의장성명(chairman’s statement)으로 나뉜다. 결의안이 의장성명보다 강한 제재로 보통 인식된다. 결의안은 다시 구체적인 제재조항을 명시하는 제재결의안과 선언적인 규탄성 문구를 담은 규탄결의안으로 나눌 수 있다. 제재 강도는 제재결의안이 가장 세고, 이어 규탄결의안, 의장성명 순인 것으로 인식된다. 지난해 북핵 실험 후 안보리가 채택한 1874호가 대표적인 제재결의안이다. 유엔헌장 7장에 기반한 제재결의안은 북한에 대해 새로운 추가제재를 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미 북한은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되는 1874호의 적용을 받고 있어 추가 제재가 현실적으로 큰 의미를 갖지 못하고 북한과 우호관계인 중국, 러시아가 동의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이 걸림돌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현실적으로 제재결의안보다는 일반결의안이나 의장성명을 더 유력한 카드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일반결의안은 안보리 표결을 거친다는 점에서 좀더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결의안은 표결방식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찬반이 쪼개지는 표결(Split Vote)이 나올 수 있다. 특히 안보리의 대주주격인 상임이사국 5개국(P5) 가운데 한 나라라도 반대하면 결의안 자체가 무산된다. 물론 중국이 기권할 경우 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있지만 국제사회의 단합된 메시지를 보내는 효과는 떨어진다. 의장성명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안보리 이사국들이 사전 문안협의를 거쳐 형성되는 동의를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의장성명이 순조롭게 채택된다면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대북 규탄에 나서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반면 의장성명은 국내적으로 응징효과가 약한 것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문제다. 하지만 정부 쪽에서는 의장성명을 채택한 뒤 다른 양자적 제재로 북한을 압박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갈수록 힘을 얻는 듯한 인상이다. 이 경우 북한의 후견인 격인 중국의 체면을 대외적으로 살려주면서 실질적인 제재에 중국이 동참하는 그림을 상상할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기고] 韓·日·中 정상회의의 의미/신각수 외교부 제1차관

    [기고] 韓·日·中 정상회의의 의미/신각수 외교부 제1차관

    제3차 한·일·중 정상회의가 29~30일 제주에서 열린다. 3국 정상이 동북아 지역협력의 현황을 점검하고 발전 미래상을 논의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모이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한·일·중 정상회의는 1999년 동남아국가연합(ASEAN)+3 정상회의를 계기로 역외에서 개최돼 오다가 2008년 이후 3국이 번갈아 여는 것으로 바뀌었다. 지난 10년간 한·일·중 3국 교류는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다. 인적 교류는 650만명에서 1320만명으로 2배 이상, 교역액은 1300억달러에서 4380억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다. 1999년 이전에는 거의 없었던 3국 정부간 정례 협의체도 지금은 17개 장관급 회의를 포함, 총 50개 이상이 운영되고 있다. 협력 범위도 경제, 문화는 물론 재난 관리 등 비(非)전통적 안보 분야와 북핵 등 지역문제까지 포괄하게 됐다. 우리는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를 준비함에 있어 크게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첫째, 3국 협력의 ‘촉진자’ 역할을 해 온 우리나라는 올해 의장국으로서 지난 1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3국간 협력을 체계화하고 확대·심화시키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이런 맥락에서, 앞으로 3국간 협의체 및 협력사업 전반에 걸친 효율적인 운영·관리를 위해 상설적인 사무국 설립이 필요하다. 지난해 베이징에서 열린 2차 정상회의에서 한국 발의로 상설 사무국 설치에 합의했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내년 중 사무국이 한국에 설치돼 3국간 호혜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둘째, 올해는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만큼 중국·일본과의 협의를 통해 향후 동북아 지역협력발전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1994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보고르 선언과 유사한 맥락이다. 따라서 올해 한·일·중 정상회의는 앞으로 10년 동안 동북아 지역협력이 지향해 가야 할 비전과 미래상에 대해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하는 유익한 장이 될 것으로 믿는다. 셋째, 3국 정상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북핵문제, 동북아정세를 포함한 지역문제 및 다양한 국제문제에 관해 폭넓은 의견 교환을 통해 공동 인식을 높이고 3국간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및 2012년 개최될 핵안보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일본과 중국의 협력을 확보하고, 여타 동아시아 지역협력, 경제위기 극복, 기후변화, 개발문제 등에 관해서도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인 천안함 사태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우리로서는 천안함 사태 조사결과를 토대로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효과적이고 적절한 대응을 이끌어 내는 데 이번 회의를 활용할 계획이다. 한·중·일 3국의 상호관계는 역사·문화적으로 긴밀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이웃으로서 민감한 문제들을 안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을 조심스럽게 호혜적으로 다루면서 인내심을 갖고 3국간 협력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
  • [對北제재조치 이후] 中 변화 기류… 北 6자로 반전 시도?

    천안함 사태 이후 줄곧 대북 우호 입장을 견지해온 중국이 미묘한 기류 변화를 보이면서 북한이 향후 어떤 행동을 취할지 주목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6일 사설을 통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북한을 비판했다. 신문은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북한의 반발은 설득력 있는 내용이 없다.”면서 “북한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걸 충분히 증명하거나,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면 이를 시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한반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중국 정부의 무조건적인 북한 감싸기에 대한 반대 의견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P통신과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28일 한국을 방문하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천안함 사태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국제조사단의 조사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잇따라 보도하면서 중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북한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북 입장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궁지에 몰리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북측은 이 같은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방한시 외신들의 보도처럼 조사단 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힐 경우 북한은 굉장한 소외감과 함께 국제사회에서 궁지에 몰렸다는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면서 “북한이 향후 대남강경 조치 시행은 물론 국제사회의 눈이 천안함 사태에 집중된 만큼 현 국면을 전환하고자 제3의 북핵실험이 곧 일어날 듯 위기감을 고조시킨 뒤 6자회담 재개, 복귀 등을 시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도 “중국 정부가 한·중·일 정상회담 등의 자리에서 합조단의 조사결과에 대해 간접적으로 동의할 경우, 일단 북측은 중국을 상대로 비난·비판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나타내진 않을 것”이라면서 “대신 남조선이 자신의 형제국을 초청해 놓고 모략극, 악의적 선전을 펼치고 있다며 대남 비난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천안함 관련 입장 변화를 나타낸다면 북한은 남측을 상대로 국지전과 같은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중국이 6자회담 의장국임을 의식해 국면 전환을 위해 6자회담 참가 의사를 밝힌 뒤, 북한이 조국해방전쟁 승전일로 기념하는 7월27일(휴전협정체결일)을 기점으로 천안함 사건 모략은 정전체제 때문이라고 강조, 북·미간 평화협정체결 구축을 주장하고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北, 작년 7명 공개처형…인권침해 심각 南, 전교조교사 파면 등 표현 자유 억압”

    지난해 북한에서는 7명이 공개처형되는 등 인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집회 봉쇄 등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앰네스티는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0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에서는 전체 인구(약 2400만명)의 3분의1이 넘는 약 900만명이 심각한 식량부족으로 고통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앰네스티는 특히 지난해 5월 북핵 실험 이후 국제원조가 급감,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당초 계획한 600만명 가운데 240만명에게만 긴급구호가 제공돼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파악했다. 북한은 또 지난해 최소 7명을 교수형 또는 총살 등의 방식으로 공개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처형은 살인, 인신매매, 밀수, 유해정보 유통뿐 아니라 종교문건 유포 등의 이유로도 시행됐다. 실제로 리현옥(당시 33세)씨가 성경을 배포하고 간첩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평안북도 용천시에서 공개처형됐다. 앰네스티 측은 “리씨의 부모, 남편 및 세 자녀가 북동도시 회령의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졌다.”고 밝혔다. 지난 1년 동안 식량을 찾아 중국으로 넘어간 북한 주민이 중국 당국에 체포돼 강제송환된 사례는 수천명에 달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국경 근처에서 구금됐고, 노동교화소에 3년 이하 동안 수용돼 휴식 없이 하루 10~12시간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앰네스티는 지난해 한국에서도 경찰력이 과도하게 사용되고, 표현·집회의 자유가 크게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불법시위 가능성만으로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로 둘러싸 시민의 출입을 봉쇄하고, 대량 정리해고에 항의한 쌍용차 노조원들에게 사측이 식량과 물을 차단한 사실에 우려를 표명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민주노동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전교조 교사를 대량 파면할 계획인 것에 대해서도 “정치참여와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최근 정부의 천안함 조사 결과를 비판한 도올 김용옥이 검찰에 고발되고, 유언비어를 유포한 혐의로 경찰이 조사를 벌이는 것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美 “北지도자 책임물을 추가조치 검토”

    美 “北지도자 책임물을 추가조치 검토”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6일 천안함 사태와 관련, “중국도 이번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의 우려사항을 경청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과 한국은 안보태세를 강화함으로써 (북한군의) 미래공격에 대비할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과 북한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추가적인 대응조치와 권한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중국에서 방한한 힐러리 장관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사태에 대해) 앞으로 중국과 협의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힐러리 장관은 “(천안함 사태는) 용납할 수 없는 북한의 도발이며 유엔 안보리에 회부한다는 한국 정부의 결정을 지지한다.”면서 “북한의 호전성과 도발행위에 눈감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강하면서도 인내를 가지고 철저하게 진실을 규명한 것과 그후 대응책을 마련한 방식을 치하한다.”면서 “한국 정부가 취하는 조치들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제시한 증거는 압도적이었고 결과는 부인할 수 없다.”면서 “이것은 용납할 수 없는 북한의 도발행위이며 국제사회는 이에 대응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힐러리 장관은 “장기적으로 북한의 방향을 전환하는 대응책도 필요하며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두 가지를 동시에 투 트랙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 북핵 문제 해결도 천안함 사태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유명환 장관은 “미국은 나름대로 여러 가지 양자적인 대응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북한의 반응 여하에 따라 여러 가지 추가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청와대를 예방한 힐러리 장관에게 “천안함 사태 발생 직후 미국 정부가 즉각적인 지지 입장을 밝혀준 데 대해 온 국민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사의를 표시했다. 이에 힐러리 장관은 “이 대통령과 한국 정부에 명확한 지지를 보여 주기 위해 왔다.”면서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를 계속 완벽하게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25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설명한 뒤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상황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힐러리 장관은 “전략적 인내가 필요하다.”면서 “이 대통령이 단기적인 대응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변화도 염두에 두고 장기적 관점에서 균형 있고 신중한 대응을 하는 것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유엔 안보리 회부 시 중국의 역할과 관련, “(천안함 침몰이) 없는 사실을 공표한 것도 아니고 (우리가) 거리낄 게 있겠느냐.”면서 “중국도 국제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김성수 김상연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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