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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독도, 애국심 그리고 외교/이준규 외교안보연구원장

    [시론] 독도, 애국심 그리고 외교/이준규 외교안보연구원장

    일부 일본 자민당 국회의원들의 울릉도 방문 시도로 촉발된 독도 문제가 일본 방위백서의 독도 관련 기술로 악화되어 한·일관계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최대의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것 같다. 여기에 동해 표기 문제까지 겹쳐져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영토 문제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매우 예민한 문제이며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한 조각의 영토라도 소홀히 취급할 수는 없다. 또한 영토 문제는 국민들의 애국적 감성을 가장 예리하게 자극하기 때문에 국민들을 쉽게 단결시킬 수 있는 반면 쉽게 흥분시킬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일본에 나라 전체를 통째로 빼앗겨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영토 문제에 있어서는 그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 절실하고 예민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독도 문제가 표면화되자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여러 분야의 국민들이 일본에 분노를 표출했다. 독도를 수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실행하기도 하였다. 이 모두 본인들 나름대로 생각하는 애국심의 발로일 것이지만, 실제로 독도 수호와 우리 국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영토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 올 때마다 정부의 외교력이 질타를 당하곤 한다. 도대체 이렇게 명명백백한 일을 두고 정부는 왜 ‘조용한 외교’ 운운하면서 문제 해결은커녕 할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것인가? 과거 ‘힘의 외교’ 시대에는 영토 문제는 대개 무력에 의해 결판났었지만, 지금은 어떠한 강대국도 무력으로 영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칼로 무 베듯 해결되지 않는다. 영토 문제는 어느 나라건 애국심과 직결되어 있어 아무리 근거가 박약한 영토에 관한 주장도 이를 섣불리 포기할 수 있는 정부는 없다. 그러므로 현대의 영토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고, 정부들로서는 장기전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 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는 우리의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지만, 감정 표출은 어느 정도의 자제력이 필요하다. 즉, 감정 표출의 대상을 너무 확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일본에는 독도가 한국 땅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양심적인 학자들이 있고 일반 국민들도 독도에 대해 잘 모르거나 무관심한데, 우리가 흡사 모든 일본인들을 적대시하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일본에 ‘한국의 친구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 우리의 국익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독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자세를 견지해 나갈 필요가 있지만, 어떠한 행동을 하게 될 때에는 그것이 정말 독도 수호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인지를 냉정하게 따져 봐야 하고, 외양적으로는 지나치게 거칠거나 도발적인 모양을 띠지 않는 게 좋다. 정부로서는 독도 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해서 노력해 나가는 한편, 이 문제가 한·일관계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잘 관리해 나갈 책무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독도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절절한 애국심에 정부가 속시원하게 부응하기 어려운 이유라 할 수 있다. 북핵 문제를 비롯하여 통일 과정에서의 협조 확보 등 일본을 우리의 우방으로 묶어 둘 필요성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울릉도 방문 시도를 했던 자민당 국회의원 일행은 같은 날 같은 항공사의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돌아갔다. 그들은 그러한 해프닝을 통해 소기의 정치적 성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되었지만, 우리는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의 ‘분쟁지역화 방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에 대해 공감하는 국민들이 많아진 것은 다행이다. 우리는 독도가 분쟁지역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지만, 독도 문제의 궁극적 해결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현실도 인정해야 한다. 나아가서 이번 사건이 우리가 독도를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국익을 총체적으로 극대화하기 위한 외교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이대통령 8·15 경축사] 남북관계-“대결서 평화의 시대로”… 北 전향적 행보 촉구

    올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관계 문제는 예년과 비교해 단출하게 다뤄졌다. 2009년 남북경제공동체, 2010년 통일세 등 굵직한 키워드가 제시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기본 원칙을 언급하는 수준에 그쳤다. 순서도 경제 이슈 뒤로 밀렸다. ●북측 태도변화 기대 표명 일각에서는 이번 경축사에 과거보다 진전된 대북 메시지가 담길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임기 4년차 중반에 접어든 현 정부가 대북정책 기조에 변화를 줄 뜻이 있다면 이번 경축사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때 내세운 기조를 견지했다. 일단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의 남북 당국자 접촉 등을 통해 대화 재개의 문고리는 다시 잡게 된 만큼 북측의 태도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남북은 이제 대결의 시대에서 ‘평화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책임있는 행동과 진정한 자세로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를 행동으로 보이고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서도 보다 진정성이 담긴 행보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북한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메시지가 없어 아쉽다.”고 촌평했다. “평화협력을 강조하면서 6자회담, 북핵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고, 상호 신뢰구축과 인도적인 문제를 강조하면서 대화와 교류협력, 이산가족 문제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北정책 거품 만들 때 아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거나 할 만큼 북한이 달라지거나 상황이 변하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거품을 만들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북한에 충분한 메시지를 주었고, 메시지가 너무 많으면 북한에 불필요한 시그널을 보낼 수도 있다는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인식이 투영된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다만 어린이나 자연재해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남북 간 대화의 끈은 이어 나갈 뜻임을 분명히 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열린세상] 땜질식 접근으론 북핵 해결 못한다/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열린세상] 땜질식 접근으론 북핵 해결 못한다/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지난 20년 동안 북한 핵문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남북관계 개선의 핵심 전제였다. 이명박(MB) 정부의 ‘비핵·개방·3000’은 한반도의 핵심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였다. 북한은 이런 MB정부의 대북 제안을 거부했으며, 2차 핵실험 감행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본격 가동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양측 간 고위실무접촉 내용을 이례적으로 폭로했다. 이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 해결은 더 요원해지는 듯했다. 비관적 전망이 팽배한 가운데 지난달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6자회담 남북 수석대표와 외무장관들이 전격적으로 회담을 가졌다. 일주일 후 미국 뉴욕에서 북·미 고위급회담이 개최돼 6자회담 재개문제를 비롯해 양국 간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6자회담이 중단된 후 북핵문제와 관련한 가장 긍정적 변화로 볼 수 있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을 실제로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이유는 포기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크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공동성명이나 2·13합의에 명시돼 있다. 경제, 에너지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한반도평화체제와 동아시아안보체제 구축과 관련해 북·미, 북·일 등 관련국가와의 국교정상화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관련해 북한에 부과된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안이 철회됨으로써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분류돼 투자와 교역에서 혜택을 받는다. 또 MB정부가 제안한 ‘그랜드바겐’ 구상에 따라 대규모 경제지원도 받을 수 있다. 한마디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이익을 중심으로 외교·정치·군사적 이익의 순서로 미래의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이유는 앞서 이익의 순서와 역순이며 비중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소위 적대세력(?)으로부터의 침략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방인 중국으로부터의 자주성을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핵을 보유함으로써 김정은의 3대세습에 대한 대내외적 비난을 잠재우고 정권의 정당성, 강성대국의 정당화를 기할 수 있다. 북한은 이라크, 리비아 등이 미국 등의 일방적 공격을 당한 것도 핵무기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핵을 보유하면 경제적 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우리의 대북정책은 대통령의 임기와 같은 최대 5년 내에 성과를 내야 한다. 미국의 대북정책 역시 짧으면 4년 길면 8년이다. 반면 중국은 최소 10년이고 북한은 지도자의 수명을 넘어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북핵 문제는 정책의 시간만이 아니라 정권의 수명과도 연관이 있어 북한정권의 실질적인 변화 없이 해결될 수 없다. 미국이 국내 재정 악화와 리더십 약화 등으로 여력이 없는 것도 핵문제의 획기적 전환을 어렵게 한다. 아울러 북한의 핵문제는 현재와 미래의 선택문제이다. 핵을 폐기할 경우 미래세대에게 혜택이 주어질 것이나, 핵을 포기하지 않고 보유할 경우 현재 정권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김일성 체제를 포기할 수 없는 김정일 정권은 미래 후속세대의 희생을 담보로 핵을 끌어안고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MB정부의 ‘비핵·개방·3000’은 실행에 옮기지도 못한 채 폐기될 운명에 놓이게 되었다. 이는 MB정부의 정책 실패라기보다는 김정일 정권의 한계이자 숙명이다. 따라서 북핵문제의 해법은 정책의 시간성을 충분히 확보하거나 장단기 해법을 병행 모색하는 데서 찾을 수밖에 없다. ‘비핵·개방·3000’이란 미래지향적 근원적 해법은 존치하면서도 6자회담 재개를 비롯한 현실적이고 대증요법인 간여관리정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비핵·개방·3000’의 비전과 철학을 계승할 정권 재창출에도 집중해야 한다. 임기를 1년반이나 남겨놓고 핵문제의 막연한 절충과 땜질식 보완을 통해서는 수십년 동안 정권과 체제의 사활을 걸고 덤벼드는 북한을 당해낼 수 없을 것이다.
  • [美 신용등급 강등] “은행의 외화유동성 괜찮다는 말 믿지마라…나중에 손 벌리는 CEO 가만두지 않겠다”

    [美 신용등급 강등] “은행의 외화유동성 괜찮다는 말 믿지마라…나중에 손 벌리는 CEO 가만두지 않겠다”

    미국과 유럽발 재정 위기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은행권 외화유동성 확보에 대한 발언 수위를 한층 높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소집한 긴급 간부회의에서 “물가가 올라도 당장 나라가 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외화유동성 문제는 나라를 망하게 한다.”며 실무진에 강력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기자단 세미나에서 “외화유동성 확보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으며, 같은 달 23일과 26일에도 “올해는 외환건전성 문제를 1번으로 하겠다.”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확보를 각별히 챙기라.”고 언급하는 등 외화유동성과 관련한 발언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은행들이 아무리 ‘우리는 괜찮다’고 해도 절대 믿지 마라. 내가 세 번이나 속았다.”며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정부에 손을 벌리는데, 그런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3년 제2차 북핵 사태 등에 따른 외화자금 부족 상황,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실무진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킨 것이다. 김 위원장은 외환위기 당시 옛 재정경제원 외화자금과장을 맡고 있었고, 2003년과 2008년에는 각각 옛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과 옛 재정경제부 1차관으로 재직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은행들이 당국으로부터 금융위기 사태와 버금가는 상황을 가정한 비상 외화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받았음에도 “지나친 걱정”이라며 반발한 것과 관련,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이 외화유동성 점검에 ‘문제없다’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 감독기관은 은행의 ‘말’을 예리하게 감시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게 김 위원장의 뜻”이라고 전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1년 7개월 만에 북·미 대화 마치고…] “계속 대화 하겠다” 귀국하는 北 김계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에게 지난주 가졌던 북·미 회담과 관련해 “이번 회담에 만족한다.”면서 “앞으로도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상은 7박 8일간의 방미 일정을 끝내고 공항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이렇게 말한 뒤 “다자회담 전에 쌍무적 만남이 계속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혀 북핵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북·미 간 대화가 더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김 부상은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관련, 우라늄 농축은 전기 생산을 위한 것이고 핵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과 관련된 문제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라는 미국 요구에 쉽게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뉴욕을 떠난 김 부상 일행은 3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뒤 북한 대사관으로 직행했다. 김 부상은 베이징에서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 특별 대표 등을 만나 북·미 대화 결과를 설명하고 후속 절차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상은 4일 오후 또는 6일 귀국길에 오를 전망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독도 문제 미해결” 북핵·中 戰力 ‘우려’

    “독도 문제 미해결” 북핵·中 戰力 ‘우려’

    일본 정부가 2일 오전 내각회의를 거쳐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2011년판 방위백서를 발표한 것은 민주당이 점차 보수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일본 정부의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은 자민당 정권이나 민주당 정권이나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일본 방위성은 방위백서의 제1부 ‘우리나라를 둘러싼 안전보장환경’ 개관에서 “일본 고유의 영토인 북방영토 및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 명칭)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고 밝혀 독도가 일본 영토임을 재차 주장했다. 방위성은 자민당 정권 당시인 2005년 방위백서에서 독도를 일본의 고유영토라고 규정한 뒤로 이 기술을 해마다 변함없이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방위백서는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한편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한층 강화했다. 북한에 대해 “핵무기·탄도미사일 개발 계획이 상당히 진척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개발 중인 중거리 탄도 미사일 ‘무수단’의 사거리가 약 2500∼4000㎞에 이른다는 지적도 있어 미국령 괌까지 포함될 개연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삼남 정은이 지난해 9월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취임한 사실을 전한 뒤 “가까운 장래에 일어날 수 있는 권력 구조 변화 시기에 체제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백서에는 중국의 군사력에 가장 많은 면을 할애해 분석했다. 지난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갈등을 염두에 둔 듯 “중국은 주변 국가와 이해가 대립하는 문제에서 고압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대응을 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특히 중국의 해양 진출에 경계심을 표시하면서 중국이 베트남 등과 영유권 갈등을 벌이는 난사군도 문제 등을 ‘남중국해를 둘러싼 동향’이라는 별도 항목으로 처음 다뤘다. 또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 무기 수출에 따른 영향력 확대 문제도 언급했다. 민주당 정권이 자민당 정권처럼 미·일동맹을 한층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20대 국내파’ 김혜진 서기관, 美 국무부 입성

    ‘20대 국내파’ 김혜진 서기관, 美 국무부 입성

    20대 여성 외교관이 한국 외교관으로는 처음 ‘세계 외교의 사령탑’인 미국 국무부에서 파견 근무를 하게 된다. 주인공은 김혜진(29)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북핵협상과 2등 서기관. 김 서기관은 외교부와 미 국무부가 지난 4월 체결한 인사교류 양해각서(MOU)에 따라 8월 중 국무부로 1년간 파견된다. 31일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김 서기관의 파견 일자 및 소속 부서 등을 미 국무부와 최종 조율하고 있다. 김 서기관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 국무부 측이 한·미 간 업무 연관성이 많은 부서보다는, 다양한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부서로 배치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첫 사례인 만큼 많이 배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서기관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2005년 외교부에 들어가 군축비확산과·의전총괄담당관실·북핵협상과 등에서 근무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2년간 연수한 것 말고는 외국 생활 경험이 없는 ‘국내파’이지만 뛰어난 영어 실력과 외교 현안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춰 지원자들 가운데 최고점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그는 “지원도 해보지 않고 포기하면 후회할 것 같아 도전했는데 운이 좋았다.”면서 “이론적으로만 접해온 미 국무부의 정책결정 과정을 직접 보고 배워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미 국무부는 영국·독일·프랑스 등과 비슷한 인사교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에서는 일본·호주·뉴질랜드에 이어 우리나라가 네 번째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 “北, 천안함·연평도 진정성 보여라”

    美 “北, 천안함·연평도 진정성 보여라”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미국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회담을 갖고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 북·미관계 정상화 문제 등을 논의했다. 북·미 양측이 공식 대화를 갖기는 2009년 12월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주유엔 미국대표부 건물에서 열린 회담에서 미국 측은 특히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할 것을 북한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은 비핵화에 명백히 위반된다며 개발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반면 북한은 6자회담을 조건 없이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북 식량 지원이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회담에서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갖게 된 불만을 상대 측에 밝혔다. 양측은 이틀째인 29일 마지막 회담을 갖는다. 회담장으로 가기 위해 호텔을 나서던 김 부상은 기자들에게 “쌍무관계, 지역정세 등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면서 “오늘 회담이 잘되길 바라지만 실제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 아는 일”이라고 말했다. 회담장에 먼저 도착해 기다리던 보즈워스 대표는 회담 전망에 대한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답한 뒤 김 부상이 도착하자 현관 앞으로 나가 악수하고 함께 회담장 안으로 들어갔다.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6자회담이 재개되기 전에 북한이 플루토늄 핵무기는 물론 UEP 문제에 대해서도 불법성을 인정하고 비핵화 조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그러지 않으면 6자회담이 열리더라도 UEP 등의 성격 규정을 놓고 지루한 논쟁이 이어지면서 시간만 허비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오늘 회담에서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한국이 직접 제기하는 것보다 미국이 거론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공감대를 한국과 형성한 가운데 오늘 회담에서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에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면서 “북한이 비핵화는 실현할 것처럼 말하면서 천안함 사건 등에 대해서는 태도 변화가 없다면 미국이 북한의 진정성을 확신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번 만남은 탐색전이고 앞으로 수차례 양측이 만나면서 첨예한 이견을 좁혀야 하는 지난한 과정이 남아 있다.”고 했다. 한편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차석대표인 조현동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은 28일 오전 미국 뉴욕으로 출국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조 단장의 방미는 미국 측으로부터 북·미 고위급 대화에 대한 설명을 현장에서 바로 듣고 본부에 알려 대책을 마련하고, 미국 측과 북·미 대화 후 후속 과정 등 현안에 대해 협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김상연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 carlos@seoul.co.kr
  • 힐에게 ‘거짓말쟁이’ 폭언한 김계관 “심장터져 죽을 것 같아 그랬다” 변명

    “당신은 거짓말쟁이다.”(김계관) “뭐 거짓말쟁이라고? 미국 대표인 나한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나.”(크리스토퍼 힐) 2008년 12월 베이징 북핵 6자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의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험악한 설전을 벌인 것으로 뉴욕 북·미회담을 하루 앞둔 27일(현지시간) 뒤늦게 밝혀졌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충돌은 두 달 전인 2008년 10월 평양에서 힐과 김계관이 한 ‘과학적 방법으로 핵 사찰을 한다.’는 합의의 진실을 둘러싸고 벌어졌다. 힐은 과학적 방법에 시료 채취가 포함된다고 해석했고, 김계관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누구 말이 맞는지가 쟁점이 된 것이다. 시료 채취는 핵 능력을 정확히 산출해 낼 수 있는 방법이어서 북한이 극구 꺼리는 것이다. 12월 6자회담 석상에서 힐이 “당신이 시료 채취가 과학적 방법에 포함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따지자, 김계관은 “내가 언제 그랬느냐.”면서 “당신은 거짓말쟁이”라고 했다. 그 말을 옆에 앉은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이 “유아 라잉(You are lying).”이라고 통역하자 힐은 “라잉(Lying)?”이라면서 발끈했고 격한 말싸움이 오갔다. 회의는 정회됐고 화가 난 힐은 우다웨이 중국 수석대표에게 다가가 “미국 대표인 나한테 거짓말한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회의에서 막말해도 되는 거냐.”라고 따졌다. 김숙 한국 수석대표는 김계관에게 “미국사람한테 거짓말쟁이라는 말은 엄청난 모욕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계관은 “난들 그런 얘기 하고 싶어 했겠느냐. 내가 심장이 약한 사람이다. 힐이 자기 멋대로 해석하는데 내가 심장이 터져 죽을 것 같아서 순전히 내 육체적 방어를 위해 그런 말을 했다.”고 변명하더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김계관은 실권이 별로 없어 나중에 상부의 명령에 따라 말을 바꾸는가 하면 회담장에서도 자기 대표단의 감시를 의식해 과도하게 격한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6자회담은 북한이 12월 회담에서 검증의정서 초안에 합의할 수 없다고 회의장을 나가면서 장기 교착 상태에 빠졌었다. 뉴욕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회담중 파리 날아와도 눈 깜짝 않는 ‘냉혈한’

    회담중 파리 날아와도 눈 깜짝 않는 ‘냉혈한’

    ‘부드러운 카리스마…선비형 외교관’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에 대한 한국 외교가의 주된 평가다. 그는 전임 강석주 외무상(현 부총리)에 비해 유연하고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랫동안 6자회담에서 그를 지켜봐 온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시골아저씨처럼 부드러운 편”이라고 말했다. 2007년 10월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김 부상을 만난 적이 있는 이수훈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유가 있으면서도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 교수는 “‘6자회담에 속도 좀 내보시오’라고 했더니 특유의 미소를 지으면서 ‘잘되지 않겠습니까’라고 한마디 했다. 점잖으면서도 자신감이 느껴져 깊은 인상을 받았다. 강석주 밑에서 트레이닝을 잘 받은 사람이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년 가까이 대미·북핵 외교를 담당해 왔지만 이렇다 할 만한 에피소드는 없는 편이다. 그만큼 무난하고 특징적인 성격이 없다는 얘기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강석주는 굉장히 성질이 뜨거워서 흥분하면 언성을 높이거나 책상을 치는 일이 빈번했던 반면, 김계관은 그런 기억이 없다.”면서 “기본적으로 말수가 많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드러움 속에서도 차가운 일면이 숨어 있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회담 도중 파리가 날아와도 눈 하나 깜짝 안 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냉철한 사람”이라면서 “언동이 부드럽다는 것이지 입장을 관철시키는 데에는 명확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170㎝의 비교적 단신인 그는 영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외교무대에서는 항상 통역을 대동해 실제 영어 실력이 어떤지는 확인된 것이 없다. 종류를 불문하고 술을 잘 마시는 애주가로도 알려져 있다. 천영우 전 6자회담 수석대표와 폭탄주를 즐기기도 했다. 평양외국어대학을 졸업한 그는 1969년 알제리 주재 대사관 촉탁으로 근무하면서 외교가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러나 그가 해외주재 근무를 한 것은 이때뿐으로 줄곧 본부에 근무했다. 그가 북·미 외교에 본격적으로 데뷔한 것은 1993년 강석주 당시 제1부부장과 함께 북·미 고위급회담 차석대표로 참석하면서부터다. 이후 고비 때마다 북·미 관계의 ‘해결사’ 역할을 해 왔다. 6자회담에서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과 함께 2005년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 냈고,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 사건으로 6자회담이 삐걱거리자 2007년 1월 힐 당시 차관보와 베를린 회동을 전격 성사시켜, 같은 해 6자회담에서 2·13 합의와 10·3 합의를 이끌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외무성 제1부상에 임명되면서 1세대 강석주를 잇는 2세대 핵심 외교관으로 자리 잡았다. 리용호 부상이 6자회담 수석대표로 임명됨에 따라 김계관은 실무선에서 한발 물러나 그동안 강석주가 해 왔던 총괄기획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계관의 역할을 ‘강석주의 앵무새’로 폄하하는 시각도 있다. 이렇다 할 출신배경도 없고 전임 강석주처럼 김정일 위원장에게 직보를 할 정도의 신임을 얻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계관이 제1부상에 임명된 뒤 처음으로 이뤄진 단독 방미가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다. 이번 방미에서 그의 ‘활약’이 크면 클수록 우리의 대북 정책은 더 많은 짐을 지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한반도 안보지형 급변] 연내 6者 무드 조성→내년 초 남북 고위급회담… ‘로드맵 가시화’

    [한반도 안보지형 급변] 연내 6者 무드 조성→내년 초 남북 고위급회담… ‘로드맵 가시화’

    정부가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 정상회의에 북한 측 고위급 인사를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북핵·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로드맵이 가시화되고 있다. 골자는 연말까지 남북관계 진전 및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속도를 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3월 남북 고위급회담을 개최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남북 간 추가적인 협의가 계속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며 미·일·중·러 등 6자회담국들과의 공조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5월 9일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 이후 북측의 남북 비밀접촉 폭로 등 대남 공세에도 불구하고, 내년 3월 핵안보 정상회의를 목표로 남북관계와 비핵화 진전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북측에 제안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측이 마련한 로드맵에 따르면 지난 22~23일 발리 남북 회담에 이어 28~29일 뉴욕에서 열리는 북·미 당국 간 고위급 대화를 시작으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다양한 양자·다자 회담이 추진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지난 2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러시아 측이 6자회담 내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실무그룹 협의를 재가동하겠다고 밝힌 것도 포함된다. 남북과 북·미 등 양자회담이 진전되면 올해 하반기까지 중국 측이 제안해온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 등 예비회담도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예비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이 충족되고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일 경우 6자회담 본회담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비핵화 과정과 함께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접촉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29일 남북 금강산 실무회담을 시작으로 적십자회담 등을 추진한 뒤 천안함·연평도 문제를 재논의할 수 있는 군사실무회담 및 장관급회담 등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천안함·연평도 문제가 남북 비핵화 회담의 전제조건은 아니었지만 6자회담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6자회담 재개 전에 반드시 진전을 이뤄야 한다.”며 “천안함·연평도 문제는 비핵화 트랙이 아닌 남북 간 별도 트랙을 통해 연말까지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올해 안에 6자회담 재개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북한의 변화도 있어야 하는데 북한의 입장이 정리됐는지 잘 알 수 없다.”면서 “현재의 기대치를 30%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윤설영기자 chaplin7@seoul.co.kr
  • [한반도 안보지형 급변] 美, 6者보다 北과 담판 승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26일 베이징을 거쳐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김 부상 일행은 오전 고려항공 정기편으로 평양을 출발해 10시쯤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뒤 오후 1시 중국국제항공 CA981편을 이용해 뉴욕으로 출발했다. 김 부상은 이르면 28일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대화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은 6자회담보다 사실상 북·미 간 담판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속내를 잇따라 드러내고 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김 부상의 뉴욕 방문과 관련, “우리는 이번 접촉에서 6자회담 재개뿐 아니라 미국과 북한의 직접 대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분명히 밝힐 것”이라면서 “이번 대화를 (북한의 진의를 타진하기 위한) 예비회담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제자리를 맴돌며 질질 끄는 협상은 할 마음이 없다.”고 말했고,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도 “이번 접촉에서는 직접적인 북·미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우리의 기대를 명확히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미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6자회담을 재개하기에 앞서 북한의 진정성이 확인된다면 북·미 간 담판을 통해 포괄적 타협을 추구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6자회담을 열어 봤자 시간만 허비할 뿐이라는 회의적 시각이 깔려 있다. 지금껏 북·미 간 담판을 꺼려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태도가 이처럼 변한 것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가시적 성과를 도출해내야 하는 현실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번 북·미 접촉에서 북한의 ‘개과천선’이 확인된다면 북·미관계는 급진전될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2000년 10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체결된 ‘북·미 공동 코뮈니케’와 비슷한 수준의 관계 개선을 그려볼 수 있다. 마침 현 국무장관은 당시 대통령 부인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이고, 최근 국무부 정무차관에 지명된 웬디 셔먼은 당시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으로서 실무작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방북한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교수에게 북·미 공동 코뮈니케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물론 이런 시나리오는 비핵화와 도발 중단 등 북한의 태도 변화가 전제돼야 가능하다. “미국은 북한과의 핵 협상 재개를 서두르고 있지 않다.”고 한 25일 캠벨 차관보의 발언은 북한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다는 얘기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내년 서울 核안보정상회의 北 강석주 초청”

    “내년 서울 核안보정상회의 北 강석주 초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노력을 전제로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 정상회의에 강석주 북한 내각부총리 등 북측 고위급 인사를 초청키로 하고, 지난 22~2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남북회담에서 이 같은 방안을 북측에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소식통은 26일 “내년 3월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에 북한의 총리급 또는 장관급 고위 인사를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이번 발리 남북 회담에서 의사를 타진했다.”면서 “북측이 즉답을 하지 않았지만 부정적이지는 않았던 만큼 추후 협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어 “북측 고위급 인사의 방한은 6자회담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 진전 및 남북 관계 개선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협의가 중요하다.”면서 “미국도 북측 인사의 핵안보 정상회의 참석에 동의하고 있어 향후 북·미 대화 및 6자회담 진행 과정을 보면서 구체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북한 고위급 인사 초청은 지난 5월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의 연장선상으로, 정부가 내년 3월까지의 남북 관계 및 북핵 문제 해결 로드맵을 마련한 것임을 시사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9일 독일 방문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진정으로 확고하게 핵을 포기하겠다고 국제사회와 합의한다면 내년 3월 26~27일 핵안보 정상회의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초대하겠다는 제안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요즘 남북 관계에 대해 원칙파, 대화파가 있어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데 우리 정부의 입장은 ‘원칙이 있는 대화’”라고 말했다고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김 수석은 그러면서 “대화도 하지 않고 원칙을 고수하겠다든지, 무조건 사과해야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논리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해 ‘선(先)사과-후(後)대화’ 기조에서 ‘대화-사과 병행’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김미경·윤설영기자 chaplin7@seoul.co.kr
  • 발리發 훈풍… 한반도 대립→대화 급물살 타나

    발리發 훈풍… 한반도 대립→대화 급물살 타나

    지난 22~2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이뤄진 남북 간 대화를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에 이어 외교장관 접촉까지 성사되면서 2008년 12월 이후 공전하고 있는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경색된 남북관계도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이번 남북 간 첫 별도 비핵화회담은 한반도 정세에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남북 대화→북·미대화→6자회담’으로 이어지는 3단계 접근 방안의 첫 단추로서, 다음 단계인 북·미 대화 등 양자·다자 협상을 이어 갈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한 것이다. 북한의 전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이번 주 미국을 방문, 북·미 간 협의를 추진하는 것도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를 선순환적으로 진행함으로써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을 이행하라는 압력을 넣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24일 “그동안 한·미 간 공조를 통해 북한을 남북대화로 먼저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고, 상당히 유효했다고 본다.”며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가 서로 시너지를 내야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미 대화가 갑자기 급물살을 탈 상황은 아니며, 북한의 태도에 따라 남북 대화를 비롯, 북·미, 북·일 등 다양한 양자·다자 협의를 통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미국도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북한의 진정성을 시험한 뒤 여건이 되면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6자 수석대표에 이어 외교장관도 북핵문제를 비롯, 남북 간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막혔던 남북 관계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 당국자는 “발리 회동이 이뤄지기 전 정부의 대북 밀가루 지원 허용 추진 등 유화적인 제스처가 있었고 이 같은 분위기가 발리 회동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남북 간 신뢰를 구축해 꼬여 있는 현안을 풀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계관 제1부상의 방미로 미국 측의 대북 식량 지원 결정이 속도를 낼 경우 우리 정부도 식량 지원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며, 금강산 관광 및 이산가족 상봉 등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다시 추진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남북 및 북·미 간 큰 틀에서 대립에서 대화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한 만큼 대화 국면이 속도를 내고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남북 정상회담 추진은 천안함·연평도 문제가 조율되지 않으면 어렵기 때문에 국제사회와의 공조 등을 통해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계관 주말 訪美 北美 마주 앉는다

    김계관 주말 訪美 北美 마주 앉는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이번 주말 6자회담 재개를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 차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4일 성명을 통해 “지난 22일 남북 비핵화 회담 직후 북한의 핵협상을 총괄하는 김 부상을 이번 주말쯤 뉴욕으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또 “김 부상은 이번 방미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탐색적 대화’(exploratory talks)에 나설 것이며, 6자회담 재개 수순을 논의하기 위해 관계부처 당국자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상이 미국을 방문할 경우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 등 개인적 방북을 제외한 북·미 당국 간 대화는 2009년 12월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 후 1년 7개월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앞서 ARF에 참석한 복수의 외교소식통은 “김 부상의 뉴욕 방문을 놓고 한·미 정부가 충분히 조율했으며, 조만간 미국이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제1부상은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과 만나 북핵 문제와 대북 식량지원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남북 6者회담 재개 노력 합의

    남북 6者회담 재개 노력 합의

    남북한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이 22일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전격적으로 회동했다.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은 2008년 12월 중국 베이징 6자회담 후 2년 7개월 만이다. 이번 회담은 6자회담이라는 다자대화의 틀 속에서 이뤄진 남북 간 접촉이 아니라 남북의 독자적인 비핵화 회담이라는 점에서 남북 관계와 비핵화 논의의 향배가 주목된다. 2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발리를 찾은 위 본부장과 리 부상은 오후 3시(현지시간) 웨스틴호텔에서 만나 2시간가량 회담했다. 우리 측은 지난 20일부터 북측 대표단과 접촉해 회담 가능성을 타진했고, 북측이 이날 6자회담 수석대표로 리 부상이 공식 임명됐음을 알리면서 회담 제의를 수용했다. 리 부상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을 하루빨리 재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면서 “9·19공동성명을 확고히 이행하기 위한 의지를 확인했고 전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용의들이 표명됐다.”고 밝혔다. 우리 측 대표단 관계자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준비와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 본부장은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남북 간 첫 번째 비핵화 협의가 이뤄졌고, ‘남북대화→북·미대화→6자회담’이라는 3단계 과정의 첫 단계가 이뤄져 향후 과정을 위한 중요한 일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슈별로 우리 입장을 충분히 개진했고 북측 얘기도 경청했다.”면서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높였고 몰랐던 부분도 알게 됐고, 오해를 푸는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구체적인 이슈에 대해 합의를 본 것은 없었지만 서로 인간적 신뢰를 높여 비핵화 과정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진다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서 “비핵화 과정에서 남북 간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남북은 수석대표회담에 이어 23일 ARF 회의에서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 간에 별도로 접촉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ARF 사전회의가 3시간 넘게 진행되기 때문에 남북 외교장관 간 별도 접촉이 있을 것”이라면서 “수석대표회담 결과도 반영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발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최영림 수양딸 최선희 차석대표로

    北 최영림 수양딸 최선희 차석대표로

    22일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북핵 6자회담 남북 수석대표회담에 참석한 북측 대표단에 중년의 여성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최선희(47)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 최 부국장은 2003년 8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열린 6자회담에 북측 수석대표의 통역 역할로 참석, 북핵 외교가에서는 잘 알려진 인물이다. 외무성 소속 통역 및 연구원 등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10월쯤 미국국 부국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국장이 새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함께 남북 수석대표회담에 참석함에 따라 리 부상이 수석대표를 맡으면서 최 부국장도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 후임으로 차석대표를 맡게 됐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북측 6자회담 수석·차석대표가 한꺼번에 교체돼 발리에서 데뷔전을 치른 셈이다. 최 부국장은 북한 권력서열 3위인 최영림 내각총리의 딸로 입양됐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배려로 오스트리아와 몰타, 중국 등에서 특별 유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6자회담 및 북·미 간 주요 협상의 통역을 전담해 왔다. 북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김계관 제1부상이나 리근 국장을 스스럼없이 대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돼 통역 이상의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우리 측 대표단과도 안면이 있어 향후 6자회담 과정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발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남·북→북·미→6자 회담… 비핵화 3단계 접근 ‘첫단추’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리용호 부상) “2004년 런던 국제회의에서 만났었죠. 건강해 보이십니다.”(위성락 본부장)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대표단 6명이 22일 오후 3시(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웨스틴호텔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 등 5명과 만났다. 리 부상 등 북측 대표단은 다소 긴장한 분위기로 회담장에 들어와 기다리고 있던 우리 측 대표단과 한국 기자들에게 인사를 했다. 표정이 상기돼 있었다. 인사와 덕담을 주고받은 두 수석대표는 곧바로 회담을 시작했다. ●2시간가량 회담 진행 회담은 예상보다 길어져 2시간가량 진행됐다. 5시쯤 회담장을 나온 수석대표들의 표정은 밝았다. 기자들의 질문에 리 부상은 “솔직하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답했다. 위 본부장도 “생산적이고 유익한 대화였다.”고 밝혔다. 북측은 회동을 앞두고 매우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회동 장소와 시간이 미리 외부에 공개되면 만남 자체를 없던 일로 하겠다며 우리 측에 철저히 보안을 지켜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취재기자단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우리 측 대표단이 마련한 버스에 올랐고, 도착한 다음에야 회담 장소를 알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회담은 교체된 북측 수석·차석대표와의 상견례 성격도 있었지만 남북은 오랜 시간 동안 솔직하게 의견을 개진했으며, 논의는 다양한 의제들에 대해 상당히 깊숙한 수위를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우리 정부의 ‘그랜드 바겐’에 대해 설명해 북측의 오해를 풀었고, 북측이 남북대화를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 등 6자회담 재개 전제조건에 대해서는 “우리 측이 제기해야 할 이슈는 모두 제기했다.”며 “전제조건은 1단계인 남북회담에서 다 해결하는 것이 아니고, 6자회담 재개 전까지 1단계·2단계에서 망라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에서 양측은 북핵문제뿐 아니라 경색된 남북관계 진전 가능성도 상당히 깊이 있게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천안함·연평도 사건도 원론적 수준으로 거론됐으나 남북 간 논쟁은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진정성이 관건 2008년 12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남북이 북핵 논의를 위한 테이블에 마주 앉음에 따라 그동안 고사 상태였던 6자회담도 본궤도를 찾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남북 수석대표회담 개최는 북·미대화 및 6자회담으로 가는 첫 번째 단추를 꿴 것으로, 그동안 6자회담 참가국들이 추진해 온 3단계 접근안이 본격 가동한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관건은 북한의 진정성이다. 이날 회담에서도 의제에 대해 접점을 찾기보다는 입장 차를 확인했다. 남북은 차기 회담 일정은 잡지 못했으며, 북·미대화가 조만간 열릴지도 미지수다. 정부 당국자는 “23일 한·미, 한·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통한 협의를 시작으로 향후 일정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남북 외교장관 ‘발리의 조우’?

    21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막한 아세안(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우리 측 대표단이 북한 대표단 측에 외교장관회의가 계속되는 23일까지 남북 간 비공식 별도 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이날 오후 발리에 도착한 북한 대표단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23일 북핵 문제 등 한반도 관련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져 남북 간 접촉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 대표단 한 관계자는 이날 회의 후 기자와 만나 “박의춘 북한 외무상 등 북측 대표단이 도착하면 남북 간 접촉 등 관련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전날 선발대로 먼저 도착한 북측 실무급 대표단 측에 이 같은 입장을 이미 전달했으며, 북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며 “남북 간 대화가 이뤄질지는 박 외무상 등 북측 대표단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최근 들어 북한에 유연한 태도를 보여 왔고 발리 회의에서도 유효하다.”며 “북한이 이런 분위기에 호응해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대화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 외무성 국제기구국 과장이라고 밝힌 한 관계자는 회의 장소인 발리 국제회의장(BICC)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23일 국장급 대변인을 정해 (북측의) 모든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남북 외교장관회담 성사 여부에 대해 “대표단이 하루 종일 일정을 조율한 뒤 통보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박의춘 외무상·리흥식 국제기구국장 등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10시쯤 발리 공항에 도착,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호텔로 향했다. 북핵 담당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도 이들보다 2시간쯤 먼저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단 명단에 없었던 리 부상이 발리에 도착함에 따라 6자회담 남북 수석대표회담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오전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 남북회담 등 남북 간 대화에 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양 부장은 “비핵화에 관한 남북대화 우선 원칙을 지지하며, 남북 간 대화를 통한 남북 관계의 진전을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외교부 측이 전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미국 측 대표단이 북측 대표단과의 고위급 면담을 요청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한·미 당국자들이 밝혔다. 우리 대표단은 22일 미국과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며, 북한도 이날 오전 인도네시아 및 중국 등과 잇따라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발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남북관계 ‘대화 돌파구’ 찾나

    동남아 10개국으로 이뤄진 아세안(ASEAN) 외교장관회의가 21~2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다. 첫날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시작으로 22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2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등 다자회의와 함께 한·미·일, 한·미, 한·중 등 양자 외교장관회담도 열린다. 이번 회의의 가장 큰 관심사는 ARF 외교장관회의에 북한 대표로 참석하는 박의춘 외무상과 우리 측 대표로 20일 출국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접촉 여부다. 남북 간 공식 별도 회담은 정해진 것이 없지만 ARF 회의를 계기로 비공식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ARF 본회의에서는 남북 간 별도 만남이 이뤄지기 어렵지만 본회의 전 소규모 회의에서는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측 대표단이 어떤 입장을 갖고 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의장국인 인도네시아 측에 ARF 의장성명에 포함될 우리 측 입장을 제출했으며, 여기에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연평도 포격사건 등 남북문제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서울신문 7월 18일자 5면> 남북 간 양자 문제를 국제무대에서 제기했을 때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경색된 남북관계가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그러나 3년째 멈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남북대화 등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핵 문제는 한·미·일, 한·미,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며 “아세안을 비롯, 모든 참가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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