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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쓸모있는 바보들’을 위한 변명과 고언/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쓸모있는 바보들’을 위한 변명과 고언/구본영 논설위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에서 파생된 종북 논쟁 탓일까. 요즘 이석기 의원이 단연 뉴스메이커다. 그는 며칠 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농민 집회에서 뜻밖의 수모를 당했다. 시위 농민들로부터 “애국가도 싫다면서 왜 여기 왔느냐.”는 힐난을 들으며 멱살을 잡혔다. 진보논객 진중권 교수 말마따나 “진보정당 의원이 민중에게 멱살 잡힌 상징적 사건”이었다. 우리 사회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졌다지만, 서울광장의 농민들은 국가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일까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인 셈이다. 어느 시인의 표현처럼 “바람보다 빨리 눕지만,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민초들이 말이다. 이들이 소위 먹물들보다 19대 국회의 몇몇 의원들에게 드리워진 이념 과잉의 불길한 그림자를 먼저 읽었던 모양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자격심사를 통해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퇴출하려 한다는 소식이다. 두 의원이 진짜 걱정해야 할 건 국회에서 쫓겨나는 일보다 자신들의 행태가 보통 시민의 상식으로부터 외면받는 현실이 아닐까. 반미·자주파(NL), 즉 주사파는 분단이 빚은 희생양일지도 모르겠다. 엄혹한 권위주의 정권에서 배양됐다는 점에서다. 1980년대 광주의 비극과 전두환 군사정권의 등장에 절망한 청년 학생들 중 일부가 ‘적(敵)의 적은 동지’라는 착각에 사로잡혔다는 얘기다. 하지만 세상은 한참 변했는데 당시의 굴절된 인식이 아직도 박제돼 있다면 딱한 노릇이다. 물론 이석기 의원이 여전히 민혁당 사건으로 옥고를 치를 당시의 반미·자주 이념에 갇혀 있다고 단정할 순 없다. 다만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는 그의 발언에서 과거와 절연하지 못했음이 감지될 뿐이다. 특히 “종북보다 종미가 더 문제”라며 논점을 흐리는 그의 언사를 보라. 북한 인권이나 세습체제에 대한 질문만 나오면 말끝을 흐리는 NL계 인사들의 화법 그대로다. 우리 학계에서 지난 십수년간 ‘내재적 접근법’이 시류를 탔다. 즉, “북한 내부의 눈으로 북한체제를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었다는 재독 학자 송두율이 원조다. 순수 학문적 맥락에서 북한체제의 과거를 해부하고 앞으로의 행로를 진단하는 데는 얼마간 유용성도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라야 했다. 북한체제의 폭압성을 합리화하는 도구로 삼지 말아야 했다. 오로지 김씨 왕조의 관점으로만 보면 주민에 대한 인권유린이나 북핵조차 용인하는 종북적 행태로 귀결될 게 불문가지다. 사실 이념의 다양성 보장은 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의 징표일 수 있다. 2차 대전 전까지 의회민주주의 선진국 영국에서도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지식인들이 많았다. 1000만명의 소련인들을 희생시킨 스탈린체제를 옹호했던 웨브 부부나 버나드 쇼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정작 레닌은 공산혁명에 활용할 만한 서방의 이런 좌파 지식인들을 ‘쓸모있는 바보들’이라고 조롱했다. 반면 작가 조지 오웰은 타고난 좌파였지만,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성실성과 함께 스탈린체제를 ‘동물농장’으로 고발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아야 한다는 비유는 적실하다. 시장경제나 자유주의가 만능일 순 없다. 얼마 전 1인당 소득 2만 달러와 인구 5000만명을 뜻하는 20-50클럽에 가입한 대한민국도 여전히 문제투성이다. 그래서 여당 내에서 진행 중인 경제민주화 논쟁도 보수적 시장메커니즘이 진보적 가치로 보완되어야 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을 게다. 그렇다고 해서 수령론이라는 봉건왕조적 뼈대에 스탈린주의의 외피를 입힌, 북의 세습체제를 추종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있는 북한주민을 보면서도 종북주의를 털어내지 못한다면 한심한 일이다. 19대 국회에 그런 ‘쓸모있는 바보들’이 있는게 사실이라면 유통기한이 지나도 한참 지난 주체사상을 내려놓든가, 아니면 국회를 스스로 떠나야 한다. 그것만이 진보의 순정을 살리는 길이다. kby7@seoul.co.kr
  • 中패권·북핵 빌미로 ‘재무장’ 노려

    일본 정부 내 위원회가 해묵은 논쟁을 거친 집단적 자위권 요구를 다시 들고나온 이유는 경제와 국방분야에서 위기의식이 팽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이 군사대국화를 꾀하고 있고, 북한이 핵·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등 영토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일본 사회가 보수·우경화로 치닫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과 오랜 경기침체로 떨어진 국민 사기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여기에다 집권 민주당이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 문제로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 그룹이 탈당하면서 자민당 등 보수세력이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집단적 자위권을 제기한 계기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만일 집단적 자위권이 허용되면 한반도에 분쟁이 발생할 때 일본 자위대가 개입할 근거가 마련되기 때문에 우리에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차기 중의원(하원) 총선거에서 자민당 등 보수 정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이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에서 집단적 자위권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0년대 들어 미국은 세계 3위 수준의 국방 예산을 쓰는 일본의 군사력을 국제 분쟁 해결에 사용하도록 요구했다. 천문학적인 국방예산을 사용하는 미국의 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요구 목소리는 힘을 얻었다. 일본 정부 내에서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논의가 갑자기 재부상한 것은 자위대 출신 안보 전문가인 모리모토 사토시 다쿠쇼쿠대 대학원 교수가 지난달 4일 신임 방위상에 임명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모리모토 신임 방위상은 교수 시절 “동맹국이 공격을 받으면 일본이 공격을 받은 것으로 간주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집단적 자위권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노다 총리가 그를 방위상으로 임명한 것도 중국을 견제하고 미·일 안보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는 “일본 헌법 정신에 따르면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면서도 “최근 중국의 군사대국화와 북한의 핵무장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본 내에서는 미·일 안보동맹에 더욱 기대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혜진 외교통상부 부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기보다 하나의 보고서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정부가 공식 대응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측의 공식 입장 등 향후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 jrlee@seoul.co.kr
  • [한일정보협정 밀실 통과 파문] 정부, 北·中 압박 우려 쏟아지자 “中과도 같은 협정 추진”

    한국과 일본의 정보보호협정 체결이 임박한 가운데 정부가 중국과도 같은 협정 체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한·일 간 협정 체결이 한·미·일 군사 협력 강화로 이어져 북한은 물론 중국을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중 간 신뢰가 낮아 조만간 협정 체결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28일 “한·일 간 정보보호협정 체결이 미국의 입김에 따른 중국 봉쇄 전략으로 이해되는 것은 곤란하다.”며 “우리는 중국과도 언제든지 같은 협정 체결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조병제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에 대해서도 이 협정을 체결하자고 얘기해 놓고 있고 그쪽(중국)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중국이 원한다면 언제라도 체결할 수 있지만 중국이 신중한 상황”이라며 “러시아와도 벌써 체결했는데 중국과도 군사 협력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한·일 간 협정 추진 과정에서 중국 측에 체결 의도를 설명하는 등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최근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에서도 중국과의 군사 관계를 장려하자고 밝힌 바 있다.”며 “북핵 해결 등을 위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중국 측에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협정 체결에 신중한 데다 한·중 간 군사 협력을 강화하기에는 정부 간 신뢰 수준이 낮아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김흥규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이 한·미·일 군사 협력에 민감해 견제하려 하기 때문에 원칙상 한·중 군사 협력 강화를 반대하지는 않겠지만 현 정부 간 신뢰 수준이 높지 않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이번 협정 체결을 강행하기 위해 협정 명칭을 당초 ‘군사정보보호협정’에서 ‘정보보호협정’으로 바꾼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협정 추진 과정에서 정치권과 여론의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군사’라는 용어를 뺀 뒤 국무회의에서 졸속 처리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 소식통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통칭이지만 한·일 간 협정은 사안이 민감해 국방부에서 군사라는 용어를 빼고 처리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안다.”며 “협정 명칭에서 군사가 빠졌지만 군사 비밀정보를 다룬다는 점에서 내용은 같다.”고 말했다. 정부 간 협정 서명 대표가 국방부가 아닌 외교부로 넘어간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김관진 국방장관이 지난달 말 일본을 방문해 협정 체결에 서명하려다 여론의 비판에 부딪혀 보류한 뒤 한 달도 되지 않아 서명 주체가 외교부로 옮겨진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국방부와 일본 방위성 간 약정(MOU)을 체결할 수 있다면 문제가 간단했겠지만 방위성이 자위대법에 따라 약정을 체결할 수 없어 정부 간 협정을 체결하게 된 것”이라며 “정부 간 협정은 외교장관 또는 외교장관이 위임한 외교부·국방부 간부가 서명 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공직열전 2012] 외교통상부 (하)심의관

    [공직열전 2012] 외교통상부 (하)심의관

    외교통상부 심의관은 ‘외로운’ 자리다. 규모도 25명에 이르는 국장급의 절반 수준인 12명인 데다 심의관을 했다고 해서 꼭 국장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국장과 과장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한다. 지난해부터는 각국 활동을 외부로 알리는 ‘공보·홍보관’ 업무도 맡게 되면서 심의관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졌다. ●공보관 업무도 맡아 역할 막중 지역국 심의관들은 지역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국장과의 업무 차별화를 통해 시너지도 내고 있다. 박준용 동북아국 심의관은 동북아2과와 주중 대사관을 오간 중국통으로, 일본 전문인 국장과 업무 분담이 잘 된다는 평가다. 줄곧 미국 관련 업무만 해온 문승현 북미국 심의관은 주미 대사관 공사참사관 시절 한덕수 당시 주미 대사의 ‘오른팔’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양중모 유럽국 심의관은 사할린 초대 출장소장을 역임하는 등 러시아통 명맥을 잇고 있으며, 정태인 아중동국 심의관은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을 함께 접근하는 눈을 가졌다. 해양법 박사인 김선표 심의관은 해양 관련 연구원에서 근무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대학 교수 제의도 거절하고 국제법률국에서 전문성을 쌓아 외시 25회 중 처음으로 심의관을 달았다. 한·일 배타적경제수역(EEZ)협정, 한·중 어업협정 등과 관련한 협상을 맡았으며, 독도·위안부 등 현안도 다루고 있다. 이영호 재외동포영사국 심의관은 영사 업무에 잔뼈가 굵었다. 김영무 FTA정책국 심의관은 손꼽히는 통상 전문가로, 일찌감치 FTA 국장으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의관 업무가 늘어나다 보니 정식 직제는 아니지만 심의관 임무 부여를 받은 경우도 생기고 있다. 임웅순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부단장과 오영주 개발협력국 심의관은 외교부 내 선후배 사이에서 인정받는 에이스다. 김건 장관보좌관은 미국과 중국 업무를 한 북한·북핵 전문가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도 맡고 있다. ●과장급 80여명도 전문성 무장 외교부 과장급은 80여명에 이른다. 최봉규 동북아1과장과 허승재 동북아3과장, 이병도 북미1과장, 김태진 한미안보협력과장, 이문희 북핵협상과장은 각각 일본과 중국, 미국 업무에 주력해온 전문가로 손색이 없다. 변철환 동북아2과장은 영사 베테랑인 박기준 재외국민보호과장과 함께 2002년 ‘중국 공안의 베이징 대사관 진입 탈북자 강제 연행 사건’ 당시 공안들을 상대로 항의하다가 옷이 찢기고 부상을 입은 일화로 유명하다. 신성기 중남미협력과장은 7급 영사직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지역과장에 오른, 명실상부한 중남미 전문가다. 문성환 정책홍보과장은 뉴미디어팀을 이끄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문가로 꼽힌다. 유복근 영토해양과장은 국제법 박사로,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공저한 ‘독일 통일과 유럽의 변환’의 역자로 알려져 있다. 고윤주 FTA상품과장과 행시 출신인 김영재 세계무역기구과장은 통상교섭본부의 최고 에이스다. 여성 과장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프랑스 전문가인 류복렬 공보과장은 외규장각 반환에 공을 세워 외교부 최초의 여성 공보과장이 됐다. 윤성미 유엔과장과 오현주 개발협력과장은 여성이 강한 다자외교의 선두주자다. 서은지 문화예술협력과장은 남성을 능가하는 배포와 추진력으로, ‘큰 그릇’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강기갑 “국민 눈높이 무시해선 안돼” 강병기 “그러다간 진보 개혁성 잃어”

    강기갑 “국민 눈높이 무시해선 안돼” 강병기 “그러다간 진보 개혁성 잃어”

    “국민의 눈높이를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 된다.”(강기갑 후보) “국민 눈높이만 쫓아간다면 진보정당이 존재할 필요가 없다.”(강병기 후보) 통합진보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강기갑·강병기 후보가 22일 진보정당의 정체성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두 후보는 이날 TV로 생중계된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국민이 먼저냐, 당원이 먼저냐’ 하는 노선 문제에 대해 각각 엇갈린 주장을 펴며 격돌했다. ●강병기 “신당권파, 보수언론에 업혀가” ‘중립파’를 표방하는 ‘울산연합’ 출신 강병기 후보는 “진보정당이 마냥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다 보면 진보적 개혁성을 상실한다.”면서 “그동안 진보정당은 국민의 눈높이를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끌고 갔고 그 결과 무상의료와 무상교육이 현실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신당권파 측 강기갑 후보는 “3개 세력이 통합을 한 만큼 이제 바깥쪽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면서 “국민의 눈높이를 중심으로 가자는 게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도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구당권파는 당 정체성을 사실상 ‘국민 계몽·지도 정당’으로 규정하고 대중성을 앞세운 신당권파 측을 ‘대중 추수주의’, 즉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강병기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신당권파를 ‘보수 언론’과 결탁한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그는 “신당권파가 일부 보수 언론에 적당히 업혀 가고 있다. 문제 해결 과정이 언론을 통해 일파만파로 커지지 않았다면 당의 능력으로도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강기갑 후보는 “(구)당권파가 계속 버티기를 했기 때문에 언론에 터진 게 아니냐. 회의를 무산시키고 지도부를 폭행한 쪽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인권, 3대 세습, 북핵 문제에 대해 기존보다 ‘우클릭’한 입장을 내놓은 새로나기특위의 혁신안도 도마에 올랐다. 다만 NL(민족해방) 계열 정파에 뿌리를 두고 있는 두 후보는 공방 대신 입을 모아 혁신안을 공격했다. 강병기 후보가 “(혁신안이) 종북 논란에 불을 붙였다.”고 먼저 운을 떼자 강기갑 후보는 “너무 거친 표현으로 오히려 색깔론에 빌미를 주는 듯한 모습을 보인 부분은 안타까웠고 혁신비대위 내에서도 이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고 공감했다. ●분신 박영재씨 사망… 갈등 격화될 듯 하지만 정파 패권주의가 주제로 오르자 강기갑 후보는 “내가 말은 못 하겠지만 강병기 후보가 그쪽(구당권파)의 동의를 얻어 (후보로) 나선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강병기 후보는 불쾌감을 표시하며 “그렇다면 인천연합, 새진보통합연대, 참여당계는 정파가 아닌 건전한 의견그룹인가.”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을 결정한 중앙위 결정에 반발하며 지난 5월 14일 분신했던 박영재 당원이 이날 오후 숨지면서 신·구당권파의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미 혁신비대위 대변인은 “모든 것을 다 떠나 박영재 당원의 운명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구당권파 측의 이석기 의원은 “온몸으로 당을 사랑한 박영재 동지의 희생은 결코 헛되지 않다.”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통진당 혁신안은 유시민 작품

    통진당 혁신안은 유시민 작품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새로나기특위가 지난 18일 발표한 당 혁신방안이 쇄신을 주도하고 있는 신당권파 내에서조차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신당권파 측 후보로 나선 강기갑 비대위원장의 기반세력인 민족해방(NL)계열 정파 인천연합이 반대하고 있어 새 지도부가 들어서더라도 원안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새로나기특위는 혁신안에서 북한 인권에 우려를 표시하고 북핵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3대 세습 문제에 대해서도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재벌해체론과 강령 중 주한 미군 철수 조항에 대한 재검토 의지도 내비쳤다. 그러나 인천연합의 한 핵심관계자는 “새로나기특위의 쇄신안은 하나의 시각일 뿐”이라며 “보고서 내용이 모호한 데다 혁신비대위의 동의나 승인의 과정도 없었다. 채택되려면 상당한 토론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의 미온적 태도로 혁신안의 힘이 빠지자 신당권파 일부에선 “쇄신에 동참한 인천연합이 여전히 과거 NL계열 논리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NL계열의 또 다른 정파인 ‘울산연합’의 강병기 당 대표 후보는 이날 혁신안에 대해 “명백한 진보적 가치의 후퇴”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새로나기특위의 혁신안 중 북한인권·북핵·3대 세습·주한 미군 철수 부분은 유시민 전 공동대표의 측근이자 참여당계인 천호선 전 대변인이 집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 부분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승호 부소장이, 총론은 시민사회계의 박원석 의원이 작성했다. 일부에서는 혁신안에 대한 NL계열 정파들의 집단 반발이 구참여당계 견제 심리에서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구당권파는 혁신안을 둘러싼 신당권파의 내분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의엽 전 정책위의장은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통합진보당 정체성, 당원에게 듣는다’는 주제로 공청회를 열어 “이런(혁신안)주장을 하는 분들은 당 활동도, 선거도 한 번도 안 한 분들”이라며 “새로나기특위의 보고서가 그대로 통과되는 일은 없을 테니 걱정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눈 높이보다는 민중의 눈 높이, 노동자·농민의 눈높이가 강조돼야 한다.”며 “당을 위해 한결같이 헌신해 온 분들을 믿지 못하고 국민의 눈 높이를 얘기하는 것은 허망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공청회에선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당을 쇄신하겠다고 밝힌 신당권파에 대한 조소가 오갔다. 구당권파는 이날 당 지도부 선거에 집중하겠다며 당원비상대책위원회를 해산했다. 울산연합 측의 강병기 후보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당권 다툼에서 한 발 물러서 ‘백의종군’하는 듯한 모습을 대외적으로 내보이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한편 박원석 새로나기특위 위원장 측은 22일쯤 구당권파의 이상규 의원과 당 쇄신안을 놓고 ‘맞짱 토론’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공직열전 2012] 외교통상부 (중)국장급

    [공직열전 2012] 외교통상부 (중)국장급

    외교통상부 국장급은 외무고시 18~20회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외교 인력 확충을 위해 외시 12회에서 15회까지 50명씩 뽑다가 이후 20명 안팎으로 줄어든 기수들로, 국장 승진은 다소 늦어졌으나 전문성으로 승부해 다른 기수들보다 실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대부분은 성격도 원만해 동기들 간 끈끈함도 유명하다. 눈에 띄는 것은 국장급 가운데 개방형으로 채용된 외부 인사가 2명, 여성 국장이 3명이 있다는 점이다. 외교부 내 ‘순혈주의’와 남성 위주의 인사를 지양하기 위해 연구소 출신 박사와 여성 홍보 전문가를 영입했다. 이상현 정책기획관은 세종연구소 출신으로, 김성환 장관이 장관 직속으로 야심차게 영입했다. 그러나 외교부 내 시스템 문제로 역할에 대한 논란도 있다. 언론인 출신인 한혜진 부대변인은 홍보 대행사 임원 등을 거친 베테랑으로, 외교부 통상·정책 홍보과장을 맡은 뒤 청와대 등에서 일하다 외교부 첫 여성 부대변인으로 발탁됐다. 한 부대변인과 함께 ‘여성 국장 3인방’을 이루고 있는 백지아 국제기구국장과 박은하 개발협력국장은 ‘다자외교의 꽃’이라는 국제기구·개발협력 업무를 여성 국장들이 함께 맡은 첫 번째 사례다. 털털한 외모의 백 국장은 여성스럽고 섬세한 성격인 반면, 외교부 최고의 패셔니스타인 박 국장은 털털한 성격으로 정평이 나 있다. 외교부에서는 이들 중에서 최초의 여성 외교장관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실력파들이다. 지역국장들도 어느 때보다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조세영 동북아국장은 대일본·중국 정무에 통상까지 섭렵한 ‘하이브리드형’이다. 이백순 북미국장은 워싱턴·북미국 근무로 잔뼈가 굵은 미국통으로, 인사기획관 시절부터 외교부 선교회장을 맡아 조직 인화에도 힘쓰고 있다. 외모도 아랍인 같은 송웅엽 아중동국장은 아랍어 연수 후 이란·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아프간 등에서 근무한 최고의 중동 전문가다. 박해윤 남아태국장과 장근호 중남미국장은 김 장관이 이례적으로 지역 대사 출신을 국장으로 영입한 케이스로, 각각 아프간·에콰도르 대사를 역임하는 등 전문성을 갖췄다. 이욱헌 유럽국장도 프랑스 등 유럽과 관련해 한 우물만 파온 베테랑이다. 조현동 북핵외교기획단장은 정확한 상황 판단력과 위기 대응력을 갖춰 후배들의 신망이 두텁다. 인권 전문가로 탈북자 문제 등을 맡고 있는 김수권 평화외교기획단장은 복잡한 문제도 쉽게 푸는 ‘해결사’ 역할을 한다. 한충희 문화외교국장과 신맹호 국제법률국장은 강직하고 온화한 성품의 ‘덕장’이다. 안영집 재외동포영사국장은 북미국 심의관 등을 거친 에이스로, 영사국의 맨파워 강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칙주의자’로 불리는 이정규 인사기획관은 외교부 최초로 예산을 담당하는 조정기획관을 거쳐 인사까지 맡게 된 실력파다. 노규덕 조정기획관은 미국과 중국 등 업무를 넘나든 대표적인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평가받는다. 통상교섭본부의 국장들도 전문성으로 승부한다. 행시 출신으로 상공자원부 등에서 일하다 외교부로 옮긴 최동규 자유무역협정(FTA) 정책국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FTA 최고 전문가다. 통상홍보기획관 출신으로 ‘홍보 마인드’가 투철한 한동만 국제경제국장은 에너지·기후변화·녹색성장 등 각광받는 외교 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통진당 “北인권 심각·애국가 존중”… 일단 우클릭

    통진당 “北인권 심각·애국가 존중”… 일단 우클릭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 산하 새로나기특위가 18일 북핵, 북한 3대 세습, 주한미군 철수 등에 대한 기존 통진당 입장보다 반 걸음 ‘우클릭’한 당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혁신 방안은 이달 말 당 대표 선거에서 신당권파가 당권을 잡아야 실현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유보적이다. 특위는 ‘새로나기 핵심과제’에서 북한 인권에 대해 “인권의 보편성에서 볼 때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북한의 특수성을 이유로 그 현실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실질적인 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화를 유지하는 게 기본이고 북한 주민을 지원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북한 인권 개입은 내정간섭’이라며 논의 자체를 금기시했던 통진당이 북한 인권 공론화를 시작한 것이다. 특위는 또 북핵 문제에 대해 “우리는 반핵과 탈핵의 노선을 분명하게 견지하며 북핵에 분명히 반대한다.”면서 “핵 개발이 북·미 갈등의 산물이기에 북·미 간 관계개선을 위한 중재가 우선이지만 남한에도 현실적 위협이 되고 있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3대 세습 문제에 대해서는 “일반적 민주주의 원칙에서 당연히 비판돼야 한다.”면서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북한 정권을 상대로 대화해야 할 정부와 여당이 이를 공격적으로 비판하는 데 앞장서는 것은 현명치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강령 중 주한미군 철수 관련 조항에 대한 개정 의지도 내비쳤다. 특위는 “우리 강령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비핵화가 달성된 뒤 한·미동맹 해체와 미군 철수를 실행한다.’는 입장이어서 안보의 관점을 결여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당장 한·미동맹 해체와 미군 철수로 오해받고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벌 해체론도 “현실성과 타당성 면에서 재검토돼야 한다.”며 “전반적인 경제개혁의 구상 속에서 수립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당내 공식 행사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문제에 대해 박원석 특위위원장은 “공당으로서 준수해야 할 국민의례를 국민 눈높이에서 존중하겠다.”며 당내 행사와 모임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진당은 혁신 방안에 대한 토론을 거쳐 이달 말 새 지도부가 선출되는 대로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통진당 당 대표 선거는 신당권파 측의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구당권파의 지원을 받고 있는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의 ‘강 대 강’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강 위원장은 20여년간 농민운동을 함께해 왔던 강 전 정무부지사에게 전날 전화를 걸어 불출마를 호소했지만 후보 등록을 막지 못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클린턴이 영원히 붙잡고 싶다는 그녀

    클린턴이 영원히 붙잡고 싶다는 그녀

    “이 젊은이(young man)는 역사에 변혁적 지도자로 남을 수 있고, 아니면 과거를 답습할 수도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제2차 한·미 외교·국방 장관(2+2)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젊은이”라고 호칭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도자는 국민을 보다 잘살 수 있도록 지원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되는 만큼 그(김정은)가 그의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또 지난해 한국 외교관으로는 처음으로 국무부에 파견된 김혜진(30·여) 서기관을 직접 거명했다. 그는 “양국은 외교관 교환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미국은) 김혜진을 받았다.”면서 “그는 우리 팀의 중요한 일원이 돼서 통찰력으로 우리의 업무를 향상시켰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다면 그녀를 영원히 붙잡아 두고 싶다.”고 했다. 김 서기관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외교부에 들어가 군축비확산과와 의전총괄담당관실, 북핵협상과를 차례로 거쳤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클린턴, 30세 얼짱 한국女에 반하더니…

    美 클린턴, 30세 얼짱 한국女에 반하더니…

    “이 젊은이(young man)는 역사에 변혁적 지도자로 남을 수 있고, 아니면 과거를 답습할 수도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제2차 한·미 외교·국방 장관(2+2)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젊은이”라고 호칭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도자는 국민을 보다 잘살 수 있도록 지원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되는 만큼 그(김정은)가 그의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또 지난해 한국 외교관으로는 처음으로 국무부에 파견된 김혜진(30·여) 서기관을 직접 거명했다. 그는 “양국은 외교관 교환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미국은) 김혜진을 받았다.”면서 “그는 우리 팀의 중요한 일원이 돼서 통찰력으로 우리의 업무를 향상시켰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다면 그녀를 영원히 붙잡아 두고 싶다.”고 했다. 이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우리가 올해 한국에 보낼 직원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서기관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외교부에 들어가 군축비확산과와 의전총괄담당관실, 북핵협상과를 차례로 거쳤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6자회담 美대표 “현단계 협상 재개 좋지 않아”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당장 북핵 6자회담을 재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북한을 달래는 정책만으로는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러시아 신문 코메르산트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데이비스는 지난 6일 모스크바를 방문, 북핵 6자회담 러시아 측 수석대표 이고리 마르굴로프 아태담당 차관과 회담했다. 데이비스는 “(북한과) 새로운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5개국이 북한과 어떻게 협상을 할 것인지에 대해 합의를 이루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정권의 체제가 마음에 들진 않지만 어쨌든 북한은 어엿한 국가이며 우리는 북한을 어린애가 아닌 어른으로 대우해야 한다.”며 “북한에 아첨하며 그들을 달래려고 하면 어떤 결과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데이비스는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중국처럼 크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선 “러시아는 미국보다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훨씬 더 잘 알고 있다.”며 러시아가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 느낌엔 북한이 러시아와 가장 직설적이고 솔직한 얘기를 나눈다.”며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아주 중요한 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비스는 북한 통과 가스관과 송전선 부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등 남·북·러 3각 협력 프로젝트와 관련, “우리는 이를 지지하지만 어떻게 3자 대화를 이끌지, 어떻게 북한의 정치적 보장을 받아낼지 등이 문제”라고 말했다. 모스크바 연합뉴스
  • [2012 여수세계박람회] G2, 나란히 여수로

    [2012 여수세계박람회] G2, 나란히 여수로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의 고위 당국자들이 ‘2012 여수 세계박람회’ 축하 차 잇따라 방한한다. 11일(현지시간)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힐러리 클린턴 장관은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여수엑스포 ‘미국의 날’을 전후해 방한키로 하고 청와대 및 외교통상부 등과 체류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이다. 그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11월 말 부산에서 열린 세계개발원조총회 참석 이후 7개월여 만이다. 클린턴 장관은 방한기간 여수엑스포 현장에 설치된 미국 전시관을 방문하는 한편 별도로 서울에서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만나 북핵문제 등 한반도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턴 장관은 이번에 한국뿐 아니라 일본, 캄보디아 등도 방문한다. 중국 쪽에서는 대표적 경제통인 왕치산(王岐山)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가 오는 27일 한국을 찾는다. 그는 28일 전용기 편으로 여수엑스포 중국의 날 행사에 참석한 뒤 29일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며 서울에는 오지 않는다. 한국 측에서는 장관급 인사가 영접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지도부 입성이 확실시되는 왕 부총리는 서열 2위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 워싱턴 김상연·베이징 주현진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 거는 기대와 우려

    그제 민주통합당 임시 전당대회에서 이해찬 후보가 김한길 후보를 꺾고 새 대표로 선출됐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여권에 정책 경쟁을 제의하면서도 매카시즘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그에 대해 당 안팎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이유다. 그로서는 대선 승리가 최대 목표이겠지만, 그러려면 민주당이 작금의 종북 시비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게 선결과제임을 유념해야 한다. 이 대표가 민주당의 연말 대선 사령탑이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경선 레이스 출발선에서부터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이른바 ‘이·박 역할분담설’로 구설수에 올랐다. 당내 친노 세력과 호남 세력 간 밀실 야합 의혹으로 불공정 시비를 자초하면서 선거전 내내 고전해야 했다. 그는 선거전 막판에 종북 논란을 매카시즘으로 맞받아치면서 골수 지지세를 결집해 역전승했지만, 쾌재를 부를 일은 아닐 성싶다. 연말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외려 독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우리는 작금의 종북 논쟁을 사실 이상으로 과장해서도, 덮어서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물론 새누리당 한 의원이 “(천주교 박해 때)십자가를 밟게 해 신자 여부를 가렸듯이 종북 의원을 가려내야 한다.”는 식의 사상 검증론을 편 것은 매우 위험한 시각이다. 그러나 엄연히 실재하는 종북주의를 없다고 하는 것도 정직하지 못한 태도다. 사실 이번 주사파 문제도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선거 부정 시비 와중에 불거져 나온 것이지, 누가 들씌운 게 아니었다. 범야권 내에서 탈북자를 변절자로 보고, 북한 인권 운동을 ‘이상한 짓’으로 모는 종북 성향의 주장이 분출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매카시즘으로 치부하겠다고? 그런 역(逆)색깔론이야말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하는 지록위마(指鹿爲馬)와 무엇이 다른가. 이 대표가 경제 민주화, 보편적 복지를 내세워 대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구하겠다고 한 것은 평가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불법사찰·측근비리 등 여권의 갖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야권 주자들의 손을 선뜻 들어주지 않는 이유를 헤아려야 한다. 혹여 이 대표는 ‘한반도 평화’ 운운하면서 북한 인권이나 북핵 문제 등을 어물쩍 넘기려는 태도로 국민의 믿음을 저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 “韓-이란 동시전쟁때 美, 승리능력 갖춰야”

    북한의 핵 확산 시도는 한국과 미국은 물론 이른바 ‘혈맹’으로 여겨지는 중국에도 중대한 위협이라고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이 지적했다. 7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패네타 장관은 지난 6일 인도 뉴델리의 국방분석연구소(IDSA)에서 한 연설을 통해 “우리는 불안정한 북한의 핵 확산 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는 중국에도 다른 지역과 똑같은 수준의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패네타 장관은 미국의 안보 도전 과제와 관련해 “우리는 미래에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2개의 지역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태평양과 중동을 지목했다. 그는 특히 태평양 지역에 대해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비롯한 여러 도전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의 불안정과 북한과의 잠재적 분쟁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번에 하나 이상의 적과 대결하기 위해 충분한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동안 호르무즈 해협(이란)에 위협이 있을 때 양쪽 다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패네타 장관은 미국의 아·태 지역 해군 전력 강화 방침과 관련, “앞으로는 태평양 지역 전역에서 이른바 미군의 순환 주둔을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주체사상·종북과 결별해야 黨이 살수 있다”

    “주체사상으로는 민족통일, 민족 자주성을 달성할 수 없다.”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특별위원회’가 5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통합진보당의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주체사상’, ‘종북주의’와 결별해야 당이 살 수 있다는 지적들이 봇물 터지듯 나왔다. 진보 스스로 북핵과 북한 인권,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줄을 이었다. 통합진보당 신당권파 측이 종북 논란을 불러일으킨 구당권파 중심의 편향적 친북주의와 본격적인 선긋기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北인권·3대 세습 입장 밝혀야” 김근식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종북이라는 노선 관점에 대해 입장을 어떻게 정리할지 진보당 내에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북한을 보는 입장과 노선, 가치, 비전에 대해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만일 신뢰와 존중이 전제되지 않고 ‘내가 너하고 20~30년 살아봤는데 아니다’ 싶으면 당은 갈라서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통진당에 강도 높은 쇄신을 요구했다. 김종철 한겨레 신문 정치부 선임기자는 “통진당은 그동안 ‘말하지 않을 자유’를 내세워 북핵이나 북한 인권, 3대 세습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정당이라면 이에 대한 의견을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는 선출직 공직자 역시 사상의 문제라 할지라도 의견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 등 시대적 흐름에 못따라가” 이창언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교수도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제3당이 됐다면 그에 맞는 책임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위기의 타자화를 넘어서야 하고 조·중·동으로 문제를 환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보 스스로 내성을 길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은 “주체사상은 특수 역사적 이론이지 이를 옹호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 상황으로나 오류”라며 당내 주사파를 겨냥했다. 김혜정 전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도 “탈핵과 같은 국민적 요구와 시대의 흐름에 책임 있게 나서지 못했었다.”면서 “녹색의 가치를 중시하는 생활정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씨줄날줄] 구동화이(求同化異)/구본영 논설위원

    상수리나무가 번성하는 숨은 이유가 있다. 다람쥐들이 겨우내 먹거리로 곳곳에 숨겨놓은 도토리가 봄에 싹을 틔운다는 것이다. 다람쥐의 건망증처럼 역사 발전에도 뜻밖의 비결이 있는 걸까. 올 8월 24일 수교 20주년을 맞는 한·중 관계의 괄목상대할 진전을 보며 사학자 버터필드의 말이 생각난다. 그는 “역사적 사건엔 역사의 진로를 사람들이 의도하지 않은 쪽으로 돌리는 성질이 있다.”고 했다. 요즘 국내 어디에서든 가장 많이 보는 외국인은 중국인이다. 서울 명동이나 가평의 남이섬 할 것 없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일본인과 미국인이 1인당 평균 126만원, 165만원을 쓴 반면 중국 여행객은 평균 229만원을 썼다고 한다. 어디 그뿐인가. 우리의 대중 수출액이 대미·대일 수출액을 합친 것보다 더 커진 지 오래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한국은 3대 무역 파트너이자 요긴한 자본 유입국이다. 한·중 관계의 상전벽해는 우리의 북방외교와 당시 중국 최고지도자의 실용주의가 맞물리면서 시작됐다.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이 ‘구동존이’(求同存異)라는 모토와 함께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는 본래 1954년 저우언라이 총리가 실리외교를 강조하며 쓰던 용어로 “차이점을 인정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뜻으로 새겨진다. 당시 덩은 한·중 수교의 발목을 잡는 김일성에게 거꾸로 북한도 개혁·개방에 나서야 한다고 충고했다고 한다. 덩의 예상 이상으로 한·중관계는 진전됐지만, 아직도 복병은 도처에 숨어 있다. 고구려사를 자국사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서해 어로분쟁 등도 그 하나다. 그중에서도 탈북자 문제나 북핵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차는 그야말로 아직 ‘존이’(存異)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조간 신문에 실린 ‘구동화이’(求同化異)란 낯선 조어가 설득력 있게 와 닿았다. “공동의 이익은 추구하되 이견이 있는 부분까지 공감대를 확대한다.”는 중국 인민일보 왕팡 부주임의 의견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반만년 역사에서 한반도의 대격변 때마다 항상 ‘중국 변수’가 작동했다. 오래전 삼국통일, 근래의 한국전쟁이 그랬다. 수교 20주년을 맞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한국 경제를 도약시킬 수도, 잘못 빠지면 헤어나기 어려울 수도 있는 거대한 갯벌과 같은 이웃이 아닌가. 한·중 관계를 ‘구동존이’에서 ‘구동화이’로 업그레이드하는 게 한국외교의 핵심 과제가 되어야 한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동북아 다자 안보협력체 한국이 주도할 수 있다”

    “동북아 다자 안보협력체 한국이 주도할 수 있다”

    “‘미들 파워’인 한국이 동북아시아의 안보 협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안보 상황이 유럽과 매우 다른 동북아에 안보 협력체를 구축하려면 참가하고자 하는 모든 국가의 정치적 의지와 인내가 필요할 것입니다.” 전 유럽 국가와 미국, 캐나다 등 56개국이 참여하는 유럽 최대의 안보 협력체인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람베르토 차니에르(58) 사무총장은 31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6자회담이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의 이니셔티브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이 역시 참가국들의 추진 의지가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차니에르 사무총장은 이날 외교통상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우상)이 주최한 포럼과 2일까지 열리는 제주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다음은 차니에르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 →1995년 상설화된 OSCE는 전 세계 안보 협력체의 모범으로 평가받는다. OSCE만의 장점과 노하우는. -OSCE 활동은 만장일치제로, 모든 회원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OSCE는 또 부드럽고 포괄적인 접근을 강조한다. 군사적 활동 등에 대해 개방성을 강조하며 다루기 힘든 인권 문제도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동북아에는 아직 안보 협력 기구가 없지만 필요성이 제기된다. 동북아 안보 협력체 구축에 대한 전망은. -동북아 국가들의 정치적 의지에 따른 결정이 필요하다. 동남아에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이 있는데 동북아는 다르다. 동북아에 안보 협력 기구가 만들어진다면 어떤 어젠다를 발전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유럽과 동북아는 상황이 다르지만 안보 협력 메커니즘은 같다고 본다. 한국이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동북아 지역은 양자 동맹이 강해 다자 안보 협력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한 평가와 조언은. -유럽에 OSCE가 있지만 OSCE 범위 내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도 있고 양자 관계도 이뤄진다. 지역 내 다자 안보 협력체가 필요하고 추진된다면 양자 동맹은 장애물이 되지 않을 것이고 되어서도 안 된다. 한·미 동맹 등 양자 관계가 지역 내 다른 국가, 조직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다자 협력과 상호 보완 작용을 할 것이다. →동북아에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있다. 6자회담이 다자 안보 협력체로 진화할 수 있을까. -참가국들의 의지가 있고 6자회담을 발전시키겠다고 생각한다면 가능하다. OSCE 내에도 다양한 기구들이 있고 독립적으로 움직이지만 상호 협력한다. 6자회담이 이니셔티브를 갖고 아세안지역안보포럼 등과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OSCE의 ‘아시아 협력 동반자국’이다. 향후 OSCE와 한국의 협력은. -한국이 OSCE로부터 노하우를 더 배울 수 있고 아프가니스탄 지원 등을 함께하면서 더 많은 가치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OSCE와의 협력을 강화해 지역을 넘어 ‘글로벌 플레이어’로 활동하는 것을 환영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韓·中 수교 20년… 점점 커지는 외교·안보 갈등 해법은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로 떠오른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은 외교·안보 면에서 어떻게 협력하고 관계를 맺어나가면 좋은가. 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한 이래 62억 달러에 불과했던 교역규모를 2011년 2409억 달러로 37배나 키웠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경제 파트너가 됐다. 한국도 비화교권을 제외하면 일본·미국에 이어 중국의 제3의 교역국가가 됐다. 인적교류도 1992년 13만명에서 2011년 641만명으로 49배 성장했다. 이렇게 한·중은 경제적으론 밀접해졌다. 하지만 동아시아지역에서 중국과 미국과의 전략적인 경쟁이 치열해지자 외교·안보 쪽에서 서로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난 25, 26일 동북아역사재단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가 주최한 ‘한중일 관계의 역사적 성찰과 새로운 지역 협력 질서의 모색’에서 ‘G2시대의 등장과 한·중관계의 딜레마’란 논문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이날 한국과 중국이 외교·안보상의 인식 차가 양국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여론조사(2011년 가을 조사)를 발표하고, 해소방안을 소개했다. 2012년은 한중 수교 20년을 기념하는 해이고, 한국·미국·중국의 정권교체기이자 북한의 ‘사회주의 강성대국’ 원년에 해당한다. ●한·중 국민, 상대방 불신 심각 한국인들은 북·중 동맹의 한 축인 중국이 북핵문제, 북한의 무력도발 등에 대해 북한을 지지해 한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평가했다. 중국인들은 미국이 한·미동맹과 미·일동맹 등을 지렛대로 중국을 봉쇄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G2로 떠오른 2008년 이래로 한·중 사이에 전략적 불신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 여론조사를 보면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하여 한국인들은 중국인이 반대할 것이라는 인식을 비교적 폭넓게 가지고 있다. 한국인들은 44.6%가 ‘미국이 한반도 통일을 지지한다’고 답했지만, ‘중국이 통일을 지지한다’는 응답 비율은 15.5%로 낮았다. 한국인의 59.1%는 ‘중국이 통일을 반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중국인들 스스로는 36.7%가 ‘한반도 통일을 지지한다’고 답했고, 반대한다는 비율은 단지 10.9%였다. 이 교수는 “이런 답변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중국이 자국의 전략적인 이익을 위하여 한반도 현상유지를 선호하고 통일을 반대한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충돌했을 때 한국인은 69.2%가 중국이 북한을 지지할 것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같은 질문에 중국인은 66.4%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와 비슷한 답변으로 ‘중국과 미국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했을 때 누구를 지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한국인의 62.1%가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런 중립적인 답변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도 한국인도 모두 상대방을 신뢰하지 않는 반응을 보인다.”고 이 교수는 우려했다. ●동아시아 다자협의체 활성화해야 이 교수는 한·중이 갈등을 해소하고 전략적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중국은 한·미동맹의 강화가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고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하고, 한국도 중국의 이러한 불신을 불식시키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둘째, 중국은 통일한국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더 적극적으로 기여해 중국에 이로울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을 해야 한다. 셋째, 한국은 중국의 부상이 반드시 한국에 위협이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미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미국이나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남북협력관계를 강화해 한반도에서의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을 상쇄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북갈등이 북·중 동맹의 강화로 이어질 경우 한·미동맹과 대립·갈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동아시아 지역에서 3자 형태의 작은 규모의 다자주의 협의체를 활성화할 것을 제안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보수논객, TV토론서 김정은에 ‘폭탄 발언’

    보수논객, TV토론서 김정은에 ‘폭탄 발언’

     보수 논객인 전원책 변호사가 심야토론 방송에서 격한 욕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 변호사는 26일 밤 KBS 1TV ‘종북세력의 국회입성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한 ‘생방송 심야토론’에서 “김정일·김정은을 개XX라고 할 수 있으면 종북세력 아니다.”라는 발언을 했다.  이 토론에는 전 변호사와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출연했다.  토론 도중에 전 변호사는 지난 22일 MBC ‘100분 토론’에서 “북한 인권이나 북핵, 3대 세습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시민 논객의 질문에 즉답을 피하고 애매모호한 답변을 한 통진당 이상규 당선자 등 통진당 구당권파 당선자들에게 “(북한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같으면 ‘나는 최소한 김정일·김정은 체제를 추종하지 않습니다’라는 이 말 한마디 하기가 왜 그렇게 어렵습니까.”라고 했다. 이어 “쉽게 말하면 ‘김정일과 김정은이 X새끼인가’라는 질문에 ‘X새끼’라고 답하면 종북세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방송에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하자, 그는 “그럼 김정일과 김정은이 X새끼지, 아닌가. 이게 왜 방송용으로 부적절한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변호사와 반대 입장인 조 교수는 “자유민주주의를 정말 모르는 것 같다”라고 받아쳤다. 그의 이 발언을 놓고 인터넷과 SNS 상에서는 찬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혁신비대위 ‘종북 흔적’ 지우기 나섰다

    혁신비대위 ‘종북 흔적’ 지우기 나섰다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태를 거치며 덧씌워진 ‘종북(從北) 프레임’을 벗기 위해 정면돌파에 나섰다. 그동안 구당권파가 북핵 문제, 북한의 3대 세습 등 예민한 문제에 대해 답변을 회피하거나 침묵으로 대신해 왔다면 신당권파는 반대로 이에 대해 적극적인 공론화를 시도하고 나선 것이다. 종북주의 논란을 정면돌파하지 않고서는 한번 상실한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기도, 당을 혁신하기도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 혁신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구성된 ‘새로나기 특별위원회’(위원장 박원석)는 북한 문제를 공론화하고, 개선점을 모색해 다음 달 30일 혁신보고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국민이 원한다면 당의 노선 재정립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노선을 재정립한다는 것은 곧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은 강령을 개정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박원석 특별위원장은 2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강령을 만든 지 얼마 안 됐고, 개정 문제는 새로나기 특위가 나서서 얘기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혁신 방안을 검토하고 만들어냈을 때 (강령 개정의)필요성이 생길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실제로 통합진보당의 강령 중 대북 문제와 관련된 조항은 민주통합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두 당 모두 6·15공동선언과 10·4공동선언의 이행과 계승을 명시했고, 통합진보당은 자주적 평화통일을, 민주통합당은 교류협력 강화와 평화체제의 확립 추구를 강령에 담았다. 기존 민주노동당 강령에 있던 ‘연방제 방식의 통일을 지향한다.’는 구절은 통합 과정에서 삭제됐다. 보수 진영에서 ‘종북 강령’이라고 공격하는 대목은 ‘주한 미군 철수’, ‘종속적 한·미동맹 해체’, ‘국가보안법 폐지’ 등이다. 2000년 민주노동당이 출범한 지 12년이 지난 뒤에도 바뀌지 않는 진보정당의 기본 가치다. 혁신비대위도 이를 송두리째 바꿀 생각은 없어 보인다. 박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현충원 참배를 예로 들며 “통합진보당은 다양한 이념적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었으므로 현충원 참배식 권유는 부당한 강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의 뜻을 무시하며 혁신을 밀어붙이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외국 군대에 우리나라에 계속 주둔하라는 것이 오히려 매국적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선 “(북한)체제의 특수성으로 용인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선 “탈핵이 모든 진보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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