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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잡해지는 동북아 정세] 北, 1974년 美에 ‘불가침’ 첫 언급

    북·미 불가침 조약 체결 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미국 간 ‘밀당’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인 1970년대 시작됐다. 북한은 1974년 3월 최고인민회의 제5기 3차 회의에서 미 합중국 국회에 보내는 편지를 채택해 대미 평화협정 체결을 제의하면서 “그 내용으로 쌍방은 서로 상대방을 침범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고 직접적 무력충돌의 모든 위험성을 제거한다”며 상호 불가침 개념을 처음 언급했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찰스 암스트롱 한국학 연구소장에 따르면 당시 미국 닉슨 대통령도 북한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했던 것으로 보인다. 암스트롱 소장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닉슨 대통령 도서관 자료와 국가안보국(NSC) 문건들을 인용, “중국 베이징에서 최소 한 차례 이상 외교적 접촉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관계 정상화 움직임은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으로 중단됐다. 북한과 미국이 ‘불가침’에 대해 합의를 이룬 것은 1993년 6월 당시 강석주 외무성 제1부부장과 로버트 갈루치 미 국무부 차관보가 양국 정부를 대표해 서명한 ‘북·미 공동성명’이 처음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당시의 합의가 유명무실해지자 북한은 2002년 10월 ‘북·미 불가침 조약’이란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하며 불가침 문제를 재언급하고 나섰다. 이어 2003년 8월부터 개최된 북핵 6자회담을 통해 핵 동결과 불가침 조약 및 경제지원의 ‘동시행동’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결국 2005년 9월 제4차 6자회담에서 체결된 9·19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대북 불가침 의사를 확인받았지만, 이후 북핵 실험 등으로 이마저도 사문화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2013 공직열전] (19) 외교부 (하) 주요 심의관·과장급 역할과 면면

    [2013 공직열전] (19) 외교부 (하) 주요 심의관·과장급 역할과 면면

    외교부 심의관들은 담당 국장과의 ‘콤비 플레이’를 통해 업무 시너지를 높이는 주축이다. 각 국별 주요 활동을 알리는 공보관을 맡고 있는 동시에 ‘실무 조율사’ 역할을 한다. 입부 15년차를 넘기며 중간 간부로 정책 실무를 이끄는 과장급(직제상 팀장 포함)은 현재 총 80명이다. 외교부 요직으로 가는 코스인 이른바 ‘청·비·총’(청와대 근무, 장관 비서실, 총무과 인사담당) 출신이 적지 않게 포진하고 있다. 과장급은 튀는 걸 싫어하는 외교부 생리상 존재감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치열한 상호 경쟁과 견제를 벌이는 춘추전국시대의 지략가들이다. 심의관급인 김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차석대표는 미·중 및 북핵 업무를 두루 거친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에서 근무했고, 김성환 장관 때 보좌관으로 발탁됐다. 주미·주중 서기관을 지내 주요 2개국(G2·미, 중) 현안에 밝다. 북핵협상과장 시절 북한과 직접 비핵화 협상을 한 경험도 있다. 온화하지만 강단이 있어 미래의 ‘큰 그릇’으로 주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박철민 국제기구국 협력관은 군축 다자외교 분야 전문가다. 군축비확산과장에 이어 주유엔대표부 공사참사관으로 주요 정무인 북핵과 테러 문제를 다뤘다. 적극적이고 치밀하다는 평이 많다. 여승배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은 청와대와 장관보좌관 등 청·비 두 보직을 경험했다. 북핵 2과장, 주미·주중 공관 업무도 경험해 북핵은 물론 미·중 모두 이해도가 높은 ‘하이브리드’형으로 꼽힌다. 부내 업무 신임도가 두텁다. 김기홍 동북아1과장은 주일 참사관 등 일본 근무만 세 차례하며 ‘재팬(일본) 스쿨’의 계보를 잇고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 외교가 정면충돌했을 당시 ‘태풍의 눈’에 있었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보낸 항의 서신을 일 외무성에 돌려주는 임무를 수행하다 문전박대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대중 외교의 첨병인 박기준 동북아2과장은 ‘자수성가’형이다. 상고 출신에다 동기들보다 나이가 많지만 성실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중국에서만 7년간 근무한 ‘판다 허그’(중국 라인)로, 2002년 탈북자를 쫓아 베이징 총영사관에 난입하는 공안을 저지하다 부상을 입기도 했다. 다자외교 핵심 무대인 유엔 실무를 맡고 있는 임갑수 유엔과장은 북핵 및 군축 문제 전문가로 통한다. 주유엔대표부 참사관을 지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현안을 다룬 ‘유엔 안보리 제재의 국제정치학’ 등 관련 분야 저서만 3권을 펴냈다. 부지런하고 뚝심도 갖춘 ‘독일 병정’ 스타일이다. 이준호 북핵정책과장은 한·미 간 안보 실무에 능한 북핵 라인의 차세대로 꼽힌다. 북핵 정책과와 협상과에 모두 근무했고, 인사운영팀장도 지내 조직 업무에도 밝다. 원도연 공보담당관은 국정홍보처 출신으로 언론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다자 통상 분야를 5년간 해 경제 현안에 밝고 정무 감각도 뛰어나다. 우직하고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우리 국민의 전 세계 사건·사고에 대응해 일명 ‘5분 대기조’로 불리는 홍순창 재외국민보호과장은 중국에서만 세 차례 근무한 ‘중국통’이다. 지난해 3월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씨의 중국 구금 때 교섭 실무를 담당했다. 장욱진 북미1과장은 장·차관 비서관에 이어 인사제도팀장을 맡는 등 ‘비·총’ 경력을 갖고 있다. 친화력이 좋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외교통상부 차관으로 재직할 때 비서관을 지냈고, 장관 영전 후에도 비서관으로 재발탁되는 등 반 총장과 인연이 깊다. 1992년 중동 전문가로 특채된 박웅철 중동2과장은 부내 최고의 ‘아랍통’으로 꼽힌다. 고교와 대학을 각각 요르단과 이집트에서 나왔고, 입부 전 코트라 직원으로 중동 현지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외시 32회의 허정애 국립외교원 직무연수과장은 동기 중 가장 먼저 과장에 발탁됐다. 국제법률국에서만 6년간 근무해 국제법 및 해양·영토 문제에 밝다. 과장급 중 막내이지만 장차 외교부 여성 파워로 성장할 기대주로 꼽힌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미 안보협의회] 북핵·미사일 대응체계 구축시점이 관건

    [한·미 안보협의회] 북핵·미사일 대응체계 구축시점이 관건

    한국과 미국은 2일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재연기를 공동성명에 명문화하지는 않았다. 공동성명을 문구만 보면 재연기 논의에 합의하고 가능성을 열어둔 정도다. 하지만 두 나라는 사실상 재연기를 전제로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해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지난해 워싱턴에서 열린 제44차 SCM의 공동성명에 명시된 ‘2015년에 전환’이란 문구가 이번 SCM 공동성명에서는 빠졌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공동성명에 명시한 시기에 기초해 전작권 전환을 추진했다면 이제는 시기에 구애받지 않고 ‘달라진 조건’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바뀌었다”면서 “2010년 전작권 전환 시기를 늦출 때에 비해 새로운 (북한의 핵) 위협이 제기된 만큼 이에 걸맞은 대응 능력을 갖춰야 하고, 한국군이 이 능력을 갖췄는지를 평가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한국군이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추진 중인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시점이 전작권 전환 시기를 판단할 핵심 요건이 될 전망이다. 킬체인은 북한 미사일이나 핵을 사전에 탐지하고 타격하는 선제공격 개념이다. KAMD는 북한 미사일이 우리 땅에 떨어지기 전에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국방부는 약 15조 2000억원을 투입해 킬체인을 2017년까지, KAMD를 2022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시기를 앞당기려면 예산증강이 뒤따라야 하지만 재정적자가 커지면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전작권 전환은 킬체인이 구축되는 2017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전작권 전환의 시기와 조건을 논의할 공동실무단에는 양국 합참과 국방부,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할 전망이다. 실무단에서는 특히 장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북한 핵무기의 소형·경량화 기술을 중점 평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한·미 “북핵 사용 임박땐 선제 타격”

    한·미 “북핵 사용 임박땐 선제 타격”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사용이 임박한 준(準)전시상황에서 자위권 차원의 선제공격을 골자로 한 ‘맞춤형 억제전략’을 완성했다. 양측은 또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의 재연기 논의 필요성에 합의했으며 전환 시기와 조건 등을 내년 상반기까지 결론 내기로 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45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회의를 열어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에 대응하기 위한 맞춤형 억제전략 등에 합의했다. 두 장관은 회의 후 합의사항 등을 담은 13개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맞춤형 억제전략은 북한의 핵위기 상황을 ‘위협 단계-사용임박 단계-사용 단계’ 등 3단계로 구분해 외교·군사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특히 사용임박 단계에선 북한의 핵무기를 발사 이전에 제거하기 위해 미국 B2·B52 전략폭격기의 공대지미사일, 핵잠수함의 잠대지미사일 등 ‘핵우산’ 전력과 우리 측의 현무Ⅱ·Ⅲ 미사일 등 재래식 전력, 미국의 군사·정찰위성 등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해 공격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김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맞춤형 억제전략은 북한의 핵위협 시나리오별로 효과적인 억제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한·미 동맹의 대북 억제 실효성과 미국의 확장 억제 제공 공약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를 제고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한 전작권 전환 시기와 조건을 협의하기 위해 차관보급을 단장으로 하는 공동실무단을 구성해 SCM 직후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전작권 전환을 처음 연기했던 2010년에 비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현저하게 증가했고, 이와 맞물려 한국 군의 대응 능력도 달라져야 하는 만큼 이 같은 조건들을 평가해 재연기 시기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양측은 이 밖에도 전작권 전환 이후 현재의 한미연합사령부와 같은 규모의 ‘연합전구사령부’를 구성해 한국군 합참의장이 사령관을, 주한미군사령관이 부사령관을 각각 맡는 미래연합지휘구조의 기본 개념에도 합의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한·미 안보협의회] 한·미, 北 핵무기화 거의 도달 평가… 對北전략 새 단계로 진일보

    [한·미 안보협의회] 한·미, 北 핵무기화 거의 도달 평가… 對北전략 새 단계로 진일보

    2일 열린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한국과 미국이 합의·서명한 북한 핵 및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비한 맞춤형 억제전략이다. 그동안 추상적인 개념에 불과한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북핵 위협 상황을 ‘위협 단계-사용임박 단계-사용 단계’ 등 3단계로 구분하고, ‘유사시’를 뜻하는 사용임박 단계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이전에 선제적으로 타격, 제거할 수 있다는 개념에 합의한 점이 눈길을 끈다. 두 나라가 이런 억제전략에 합의한 것은 북한이 핵을 소형화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에 거의 도달했다는 평가에 기초한 것으로 풀이된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도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지금 소형 미사일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기술개발은 한반도에 상당히 추가적인 어려움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처음 ‘핵우산’ 제공을 약속한 건 1978년 SCM에서다. 당시에는 선언적 의미에 그쳤지만, 북한이 3차례의 핵실험(2006년 10월, 2009년 5월, 2013년 2월)을 통해 핵을 포함한 WMD 위협을 노골화하면서 한·미 간의 억제전략도 새로운 단계로 진일보한 셈이다. 미국은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 이후 한국에 대해 핵우산을 포함한 다양한 억제 수단을 제공할 것을 천명했다. 이어 2009년에는 미국의 핵우산과 재래식 타격능력,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하는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동원해 한국에 전쟁 억제 수단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2010년 SCM에서 확장억제정책위원회(EDPC)를 설치·운용하는 데 합의했고, 2011~12년 북핵 위협과 관련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이번 SCM에서 맞춤형 억제전략의 합의로 이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금껏 미국의 핵우산이라는 모호하고 막연한 개념이 존재했지만, 이제는 미국의 핵우산 능력과 한·미의 재래식 대응전력, 우리의 미사일방어(MD) 능력을 포함하는 모든 군사적·비군사적 가용자원을 동원해 유사시 북핵 위협을 제거할 수단을 갖췄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헤이글 장관 등 미군 수뇌부가 잇따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연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논란을 빚은 MD체제 참여 논란은 한국과 미국이 각각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와 MD를 구축하는 대신 정보공유 등 상호운용성을 강화하는 수준에서 일단 ‘봉합’됐다.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미사일 위협에 대한 탐지, 방어, 교란 및 파괴의 포괄적인 동맹의 미사일 대응전략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헤이글 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KAMD의 독자성을 인정하면서도 MD와의 상호운용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한국의 MD 참여 논란은 진행형으로 남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KAMD가 결국 MD의 ‘부분집합’이 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공동성명에 이례적으로 “김관진 국방장관은 대한민국이 신뢰성과 상호운용성이 있는 대응능력을 지속 구축할 것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인 것 또한 MD 참여에 대한 국내외의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전작권 재연기와 MD 연계 신중해야

    어제로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60년을 맞은 한·미 동맹에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문제와 미사일 방어(MD) 체계 문제를 연계할 뜻을 내비치면서 우리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방한 중인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전작권 전환 재연기와 관련해 지난달 29일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전작권 전환을 위해 한국군이 갖춰야 할 역량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미사일 방어능력”이라고 강조했다. 알려진 대로 미국의 MD 구상은 적대국과 국제적 테러집단 등의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미사일 방어망 구축 전략이다. 미국은 이를 효과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해 그동안 한국의 MD 참여와 한·미·일 3각 동맹의 강화 그리고 이를 위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확대 등을 견지해 왔다. 헤이글 장관의 이번 한국·일본 방문도 한·일 양국의 외교적 마찰을 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3각 동맹을 강화해 나갈 동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헤이글 장관의 이번 발언은 우리 정부가 희망하는 전작권 재연기를 한국의 MD 참여를 촉진하는 지렛대로 삼겠다는 뜻을 보다 직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장기적으로 MD 체제 참여는 우리의 안보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효과적 방안이라는 점에서 한사코 마다할 일만은 아니라고 본다.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우리 군의 제한적인 정보능력과 미사일 방어능력을 대폭 강화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의 MD 구상을 자신들에 대한 포위전략으로 인식해 극력 반발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당장 미국의 MD 체제에 전면적으로 참여할 수는 없다고 본다. ‘미국은 물론 중국과도 조화롭고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현 정부의 외교기조에 어긋나는 차원을 넘어 당장 중국과의 마찰로 인해 북한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지렛대를 잃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는 자칫 동북아의 안보 긴장을 높이고 남북 간 대치를 가중시키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완급을 조절하는 고도의 외교전략이 필요하다. 한·미 간에는 전작권 문제 말고도 원자력협정 개정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등 민감한 현안이 얽혀 있다. 이들 현안에 있어서 죄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보면 대북 억지력 강화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북핵 위협에 맞서 우리가 추진 중인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를 맨 먼저 강화해 나가되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MD 부분참여 확대와 전작권 재연기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전면적 MD 참여가 비용 부담을 유발하면서 동북아의 불필요한 긴장을 초래할 가능성을 미국에 충분히 이해시키는 일도 중요하다.
  • 북핵·WMD 대응카드… 전작권과도 맞물려

    북핵·WMD 대응카드… 전작권과도 맞물려

    박근혜 대통령이 1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언급한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는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 카드로 전시작전통제권과도 맞물려 있다. 북한이 WMD를 발사하기 이전에 핵·미사일기지, 이동식 미사일 탑재차량 등을 탐지해 먼저 타격하는 게 킬체인의 요체다. 군은 사거리 300㎞짜리 탄도미사일 ‘현무Ⅱ’를 지난해 실전 배치한 데 이어 사거리 1000㎞ 이상인 현무Ⅲ도 실전 배치를 끝냈다. 킬체인이 선제적 개념이라면 KAMD는 발사된 북한의 스커드(사거리 300∼550㎞), 노동(사거리 1200㎞)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 체계다. 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와 패트리엇(PAC2) 요격미사일, 중거리(MSAM) 및 장거리(LSAM) 지대공유도무기 등으로 구성된다. 국방부는 내년 예산안에 킬체인 구축에 9997억원, KAMD에 1202억원을 반영했다. 킬체인을 2016년까지, KAMD도 2022년까지는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약 15조 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5월 미국에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진 뒤 킬체인과 KAMD 구축을 전환의 선결요건으로 거론했다. 하지만 최근 한·미 안보협의회(SCM) 참석차 방한한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과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이 잇따라 전작권과 한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참여를 연계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금껏 정부는 ‘중국(북한) 대 한·미·일’의 구도를 염두에 둔 미국 주도의 MD 체제에 참여할 경우 중국을 자극할 우려가 있는 데다 수조원이 소요되는 만큼 독자적으로 KAMD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압박이 현실화되면 외면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군은 미국 주도의 MD 체제에 참여할 이유도 없고 계획도 없다”면서 “이들의 발언은 KAMD와 미·일의 MD 간 정보공유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朴대통령 “북핵 대응 킬체인·KAMD 조기 확보”

    朴대통령 “북핵 대응 킬체인·KAMD 조기 확보”

    박근혜 대통령은 1일 “강력한 한·미 연합방위 체제를 유지하면서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 등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대응 능력을 조기에 확보, 북한 정권이 집착하는 핵과 미사일이 더 이상 쓸모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6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북한은 핵 개발을 고집하면서 점점 더 고도화시켜 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군대의 진정한 존재 가치는 전쟁을 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전쟁을 막는 데 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핵을 내려놓고 북한 주민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올바른 선택을 할 때까지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 시대에 필요한 강한 군대는 변화에 적응하는 혁신형 군대이고, 새로운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창조형 군대”라며 “우리 군은 첨단기술 집약형 선진 군대로 발전해 나가야 하고, 혁신적인 국방경영 노력을 통해 국방 운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여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군대 안에 남아 있는 잘못된 관행을 정상화하고 새로운 세대의 장점을 살려 내는 합리적 리더십을 정착하는 것도 군의 중요한 과제”라며 “날로 늘어가는 군내 여성 인력에 대한 배려도 선제적으로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방한 중인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과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이례적으로 참석해 우리 군의 위용을 참관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는 한·미 동맹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며 이들과 주한 미군 장병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한·미 합참의장, 전작권 전환 재연기 “공감”

    한·미 합참의장, 전작권 전환 재연기 “공감”

    한국과 미국 양국 군 당국이 2일 열리는 제45차 한·미 안보협의회(SCM)를 앞두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의 재연기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언젠가 전작권이 전환될 때에 대비해 ‘연합전구사령부’의 창설 등 미래 지휘구조 문제에 대한 논의도 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승조 합참의장과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30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제38차 한·미 군사위원회(MCM) 회의를 열고 전작권 전환, 미래 지휘구조 문제 등을 논의했다. 양측은 SCM 의제인 ▲북핵과 대량살상무기(WMD)에 대비한 맞춤형 억제전략 ▲대북 감시·정찰 협력 강화와 관련한 우주 및 사이버 협력 ▲미래 동맹발전 비전 등 군사적 과제에 대한 조율도 진행했다. 전작권 전환 재연기와 관련해선 이번 SCM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실무 차원의 협의를 이어 가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진전된 핵개발 및 위협 등을 근거로 전작권 전환 재연기 문제를 이른 시일 내에 결론 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미국 측은 단기간에 결론을 내릴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측은 이날 회의에서 한국군 대장이 지휘하는 연합전구사령부 창설이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과 미군의 관계에 부합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합참은 이 같은 방안을 올 초부터 논의했지만, 미 행정부 내 공감대 형성이 늦어진 탓에 진행을 늦춰 왔다. 이번 SCM 회의에서는 한국군 대장이 지휘관을, 미군 대장이 부지휘관을 맡는 미래 지휘구조 창설 방안이 합의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수험생이 내년도에 시험이 없어진다는 게 결정이 나지 않았는데 시험공부를 하지 않겠다고 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된 어떤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관련된 준비를 해 나가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美, 이란과 해빙 무드… 對北 대화 늦춰지나

    미국과 이란 정상이 지난 27일(현지시간) 34년 만에 대화를 갖는 등 두 나라 간 관계 개선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북·미 대화 재개를 앞당기기보다는 늦추는 쪽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안 그래도 미·이란 관계 개선 조짐이 나타나기 전부터 미국은 북한의 대화 공세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북한의 ‘치고 빠지기식’ 전략에 더 이상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에서다. 미국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해 북한의 ‘2·29 북·미 합의’ 파기로 ‘뒤통수’를 맞은 이후 굳어졌다. 이런 와중에 이란 문제가 최우선 과제로 대두한 이상 북한 이슈에 더더욱 관심을 쏟기 어렵게 됐다. 외교·안보 라인의 모든 자원과 신경이 미·이란 관계 개선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지난 24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을 26차례나 언급하면서도 북한은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은 것은 현재 미국의 관심을 반영하기에 충분하다. 외교가에서는 “오바마 행정부 임기 내 북·미 대화는 물 건너간 것 같다”는 성급한 관측도 나돌기 시작했다. 미·이란 대화가 앞으로도 계속 순풍을 타서 실질적 관계 개선으로 결실을 맺을 경우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더욱 ‘느긋해질’ 공산이 크다. 외교 분야에서 ‘이란 핵 문제 해결’이라는 대어(大魚)를 낚은 이상 굳이 북핵 문제에서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섣불리 외교적 치적을 쌓으려다가 이전 행정부의 대북 정책 실패 사례를 반복하면서 점수만 깎아먹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이란 문제에 신경을 쏟는 동안에는 대북 정책을 ‘현상 유지’하는 수준으로 묶어둘 개연성이 크다. 외교 소식통은 “현재 미국 정부는 내부적으로 이란이나 국제 테러단체로 확산되지 않는 선에서 북핵을 관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이란 관계 개선이 실패로 귀결될 경우 오바마 행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에 현재보다 적극적으로 매달릴 가능성이 있다. 과거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행정부도 임기 말에 가서 ‘외교적 치적’을 위해 북·미 대화를 급진전시킨 바 있다. 문제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 새로운 도발을 할 경우다. 이때는 미국의 계산과 다르게 사태가 전개될 수 있다. 이란에 나쁜 신호를 주지 않기 위해 제재를 강화하든, 북핵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대화에 나서든 어떤 식으로든 북한 문제에 관여할 수밖에 없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2013 공직열전] (18) 외교부 (중)주요 국장급 공무원들

    [2013 공직열전] (18) 외교부 (중)주요 국장급 공무원들

    외교부는 최근 인사에서 국장급에 외무고시 21회와 22회의 실무 전문가형을 전진 배치했다. 대체로 전문성과 업무 장악력을 갖춘 부처 내 검증된 외교관들이라는 점에서 차세대 파워로 꼽힌다. 부처 내 사관학교로 통하는 ‘워싱턴 스쿨’(북미 라인)이 주류지만 미국과 중국, 일본, 다자외교 등 두 분야 이상을 경험한 ‘하이브리드’형도 적지 않다. 국장급의 경우 전통적으로 북미국, 동북아국, 북핵 파트 등 정무 현안을 다루는 부서에 힘이 실린다. 문승현 북미국장은 북미 1과장, 북미국 심의관 등 정통 코스를 거치며 워싱턴 스쿨의 계보를 잇고 있다. 주미 공사참사관 시절 일면식도 없던 한덕수 당시 주미대사로부터 ‘진국’이라는 평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워싱턴 인맥을 바닥부터 훑었던 노력파로,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며 3~4월 두 달간 외교부 인근 사우나에서 출퇴근을 했다. 오랜 전통을 자랑했던 ‘재팬(일본) 스쿨’은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다. 중국의 ‘대국굴기’(?起·우뚝 일어섬)가 본격화되면서 한반도 외교 실무를 챙기는 동북아시아국장은 미·중, 중·일 현안에 모두 정통해야 하는 자리가 됐다. 박준용 동북아국장은 주중 공사참사관을 지낸 대표적인 ‘판다 허그’(중국 라인)다. 중국과 미국 양국에서 해외 연수를 했고, 동북아국 심의관도 지내 대일 현안에 대한 이해도 또한 높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언론 관계에는 다소 비밀스러운 ‘중국 외교관’ 스타일이라는 평이다. 6자회담 차석대표로 북핵 실무를 총괄하는 이도훈 북핵외교기획단장은 정무적 감각이 좋다.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실에서 일했고 유엔과장, 주유엔참사관 등을 거쳐 다자외교에도 정통하다. 미·중 양국 북핵 채널과의 조율에 뛰어나고 시야도 넓다. 중국통인 노규덕 평화외교기획단장은 주중 1등서기관, 중국몽골과장에 이어 대미 현안을 다루는 주미 공사참사관까지 주요 2개국인 ‘G2’(미·중) 외교를 모두 경험했다. 중국과의 교섭 경험이 풍부해 탈북자 문제에도 능하다. 지난 5월 라오스 탈북자의 강제북송 현안을 다루면서 언론에도 차분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근혜 정부 대아시아 외교의 실무 총괄인 서정인 남아시아태평양국장은 ‘남아태 1호’의 상징성이 크다. 외교부 입부 후 인도네시아·태국 등 주로 동남아 공관 업무를 했고, 동남아과장·남아태심의관을 거쳐 국장까지 오른 정통파다. 공보과장 출신으로 언론 감각도 갖췄다. 국장급 중 올해 개방형으로 외부 수혈된 40대 초반의 신범철 정책기획관도 주목받고 있다. 중장기 대외전략 입안을 주요 임무로 맡고 있는 신 기획관은 한국국방연구원(KIDA) 출신의 대북 안보 전문가로 윤병세 장관이 영입했다. 한혜진 부대변인은 여기자 출신으로 정무 감각도 인정받고 있다. 민감한 현안은 장·차관에게 직보도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언론 현안을 다루는 솜씨가 세밀하고, 부처 내 국·실과의 조율에도 능하다. 오영주 개발협력국장은 차세대 여성 파워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핵심인 공적개발원조(ODA) 업무에 해박하고 추진력도 강하다. 2006년 다자외교 요직인 유엔과장에 여성으로는 처음 낙점되기도 했다. 제3의 외교 영역인 공공외교를 이끄는 한충희 문화외교국장은 덕장 스타일이다. 2010년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특채 파문 당시 인사기획관으로 책임을 지고 한직을 떠돌았다. 외교부 내에서는 당시 고위직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아 그가 희생양을 자처했다는 동정론이 적지 않다. 하태역 유럽국장은 몇 안 되는 ‘러시아 전문가’다. 역대 장관들마다 그를 러시아 공관에 낙점해 주러시아 1등서기관, 러시아과장, 주러시아 공사참사관을 역임했고 스스로도 러시아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올 초 통상 기능의 산업통상자원부 이관으로 경제외교 부문은 다자·지역·국제경제 등 3개국으로 재편됐다. 김성인 다자경제외교국장은 행시 출신의 다자통상 전문가다. 김승호 지역경제외교국장과 윤강현 국제경제국장도 통상·에너지 분야의 전문성이 깊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미 전작권 전환 재연기 논의

    한·미 전작권 전환 재연기 논의

    한국과 미국 양국은 다음 달 2일 서울에서 제45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열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재연기 문제와 북한 핵 및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맞춤형 억제전략 등 군사 현안을 논의한다. 국방부는 27일 “척 헤이글(왼쪽) 미 국방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 한국을 방문해 김관진(오른쪽) 국방부 장관과 함께 북한 위협 평가와 대북정책 공조, 북핵 및 WMD에 대비한 맞춤형 억제전략, 전작권 전환 등 다양한 현안과 미래 동맹 발전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을 다시 연기하는 문제는 SCM의 핵심 의제로 설정됐지만, 실무 차원 논의가 더뎌 고위급 협의까지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SCM에서 합의문에 담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양측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과 방법론에 대한 기술적 논의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미측이 한국의 전작권 재전환 요구를 원칙적으로 수용한 만큼, 시퀘스터(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 등과 맞물려 방위비 분담에 대한 한국의 전향적인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과거처럼 구체적인 연도를 내세워 미루는 방식이 아니라 북핵 등 안보 상황을 평가하고, 이에 상응하는 우리의 대응 수준과 군사능력 등 조건을 설정해 충족되면 전환하는 방식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두 나라는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단계별로 대응하는 계획을 담은 맞춤형 억제전략을 완성했으며, 이번 SCM에서 서명할 계획이다. 29일 방한하는 헤이글 장관은 다음 달 2일 커티스 스카파로티 한미연합사령관 취임식을 주관한 뒤 출국할 예정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美·中 한반도 전문가가 본 ‘北 김정은 정권 집권 2년차’

    美·中 한반도 전문가가 본 ‘北 김정은 정권 집권 2년차’

    “북한의 미래는 밝지 않다.” 미국과 중국 양국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지속 가능성을 매우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특히 집권 2년차인 김정은 체제 출범 후 잦은 군부 교체를 체제 불안의 징후로 해석했다. 미국 전문가는 북한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고, 중국 전문가는 북한이 종국에는 비핵화에 나설 것으로 인식했다. 북핵에 대한 양국 전문가의 상이한 전망은 현 국면에서 6자회담 재개 방안에 명확한 찬반으로 나타났다.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아산 북한회의 2013’에 참석한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쑤하오(蘇浩) 중국외교학원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베넷 美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김정은 핵무기 절대 포기 못해 정권 붕괴 예고없이 찾아올 것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의 예고 없는 붕괴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이는 상시적인 리스크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권 붕괴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암살 등 내부적 요인으로 촉발될 것”이라며 “북한 군부 간 무장 충돌과 인도주의적 재앙 등 가능한 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정권 유지 수단인 핵무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만간 4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 국방·안보전략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군사 전문가로 최근 340쪽 분량의 ‘북한의 붕괴 가능성 대비 방안’이란 보고서를 펴냈다. →김정은 체제는 안정적인가. -답변은 ‘예스’(Yes)와 ‘노’(No) 모두다. 김정은이 정권은 장악했지만 단기간 수차례 군부 인사를 교체했다. 군부에 대한 김정은의 부담감과 군부 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한다. 김정은의 승계 구도가 있을 수 없는 만큼, 최고지도자가 암살되면 북한 정권은 분열할 것이다. →북한 체제에서 암살 시도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1994년 김일성 사망 후 김정일에 대한 암살 시도가 1994년, 1995년 수차례 있었다. 김정일이 선군정치를 앞세운 것도 내부적 위협 때문이었다. 김정은 역시 비슷한 위협을 받은 것으로 안다. 김정은은 현재 당에 대한 장악력이 더 크며, 군부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상존한다. →미국이 북한 정권 교체를 시도한다는 시각도 있다. -단언컨대 그런 시도는 없다. 미국이 북한 내부 상황에 개입하기 위한 어떤 활동도 없다. 북한은 내부 요인으로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이 올해 3차 핵실험을 단행하고 전쟁 위협에 나선 건 그만큼 정권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김정일이 2010년 연평도를 포격한 건 사실상 전쟁 행위다. 당시 권력 내부의 장악력이 취약해진 어떤 부분이 작용했다고 본다. 현재도 북한 군부는 김정은이 충분한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전략은. -북한은 핵보유국이 아닌 ‘핵무기 실험국’일 뿐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정권 유지를 위한 레버리지(힘) 수단이다. 플루토늄 및 고농축우라늄 추출을 통한 핵무기 대량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핵무기 숫자가 늘수록 북핵 협상은 어려워진다. 핵무기 규모가 대량화되면 역설적으로 더 이상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되지 않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북한의 ‘상호확증 파괴능력’(Second Strike Capability) 확보가 의미 있나. -북한은 냉전 시대의 콘셉트를 좇고 있지만 한국의 대도시 5곳만 핵으로 확증 파괴할 능력만으로도 충분한 레버리지를 구사할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이 한반도에서 북핵 억지력을 갖추는 건 중요하다. →북한은 6자회담 복귀를 강력 주장하는데. -이중적이다. 6자회담을 하자면서 영변 원자로 등 핵활동을 재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6자회담을 원한다면 먼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압박해야 한다. 북한은 조만간 다시 핵실험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지난 2월 준비했던 2개의 핵실험 중 하나만 했다. 다른 하나의 지하 설비를 묵혀두지 않을 것이다. →6자회담 전망은. -북한과의 대화는 ‘말만 쉬운’(Talk is cheap) 경우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게 자명하기 때문에 대화 재개는 의미 없다. 북한은 9·19 공동성명 등의 비핵화 프로그램 이행을 파기했다. 강력한 제재를 통해 최소한 북한의 핵개발 속도를 늦추고, 국제사회에서 고립시켜야 한다. 대화를 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다른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쑤하오 중국외교학원 교수 中, 北을 동맹국으로 인식 안해 핵 포기해야 北 정권 존속 가능 “미국은 북한의 정권 교체를 시도하고 있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정권의 존속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쑤하오(蘇浩) 중국외교학원 교수는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중국은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 과거처럼 모호한 입장이 아니라 명백히 반대하고, 북한을 더 이상 동맹국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쑤 교수는 6자회담에 대해 “지금이 대화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외교학원은 중국 외교부 산하 외교관 양성 교육기관으로, 쑤 교수는 전략·충돌관리센터장을 맡고 있는 등 대표적인 안보전략 전문가이다. →북한의 핵전략 및 능력은. -북한 정권은 대내외적으로 어렵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부를 장악하기 위한 레버리지로 핵을 쥐고 있다. 더욱 핵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3차례 핵실험을 통해 일정 수준의 핵개발 능력이 갖춰진 상태이지만 장거리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 기술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중국을 포함한 주변국에 대한 핵 위협은 이미 가해지고 있다. →북한 정권의 취약점은 무엇인가. -지난달 평양을 방문해 보니 경제 문제가 심각해 보였다. 삶의 수준이 평양은 거꾸로 가는 상황이다. 두 번째는 국가 안보다. 미국이 북한 정권 교체를 위해 압력을 가하고 있다. 북한 정권은 한국이 경제적·군사적으로 더 강해 핵 전략을 쓰지 않으면 흡수 통일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팽배하다. →미국이 북한의 정권 교체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인가. -분명하다. 미국이 미얀마 등 다른 국가들의 체제를 바꾸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고, 그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다. 미국식 가치를 주입하고 있다. 북한은 자신들이 미국의 주요 타깃이라고 생각한다. →시진핑 체제 출범 후 북·중 관계 변화를 느끼는가. -우리(쑤 교수는 이 질문에만 ‘우리’를 주어로 답변)는 지역 안보를 위해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압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북한과는 정상 국가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기본 틀은 같지만 우리(정부) 내에서 북한을 더 이상 동맹국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중국 외교에서 북한보다 한국이 우선순위인 건 분명하다. →6자회담이 재개돼야 한다고 보는가. -북한이 예전에도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협상 게임을 벌이는 악순환이 반복됐지만 지금은 다르다. 3차 핵실험 후 국제사회의 거센 압력과 경제 문제 등이 과거와 다른 환경이 됐다. 북한 정권은 장기적인 비핵화 목표를 갖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를 논의하는 6자회담 참여 의지를 보이는 건 긍정적 시그널이다. 6자회담 틀 내에서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 프로세스를 이끌어야 한다. 6자회담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유효한 플랫폼이다. →6자회담에 대한 장밋빛 전망 아닌가. -중국은 한반도 통일을 이루기 위한 역할을 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적합한 통일 환경을 만들기 위해 북한 내부의 개혁을 압박해야 하고, 남북 간 화해 무드 조성을 위한 정책을 갖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해야 북한도 그것(핵 포기)이 살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중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핵기술 및 핵물질 비확산에 분명하게 찬성한다. →미국 핵 억지력의 한반도 전개를 어떻게 보는가. -(단호한 목소리로) 필요 없다. 미국의 ‘아시아 리밸런스’는 중국의 독주를 막기 위한 포위 전략이다. 한국을 상대로 전쟁을 할 역량이 없는 북한을 상대로 핵위협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한반도에 대규모 군사력을 배치하는 건 맞지 않다. 북한이 미국에 명분을 주는 꼴이다. 중국을 겨냥한 미사일방어(MD) 체제 등에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2014 예산안] ‘4대악 근절’ 경찰 4000명 증원…지자체 109곳 ‘작은 영화관’도

    박근혜 정부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4대 사회악(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에 대응해 경찰관이 4000명 늘어난다. 성폭력 전담 수사체계가 구축되고 전자발찌 부착 대상도 늘어난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초·중·고교에서 근무하는 ‘배움터 지킴이’ 등 학생 보호 인력이 증원되고 교내에 100만 화소 이상의 고화질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다. 불량식품 근절 예산도 올해보다 400억원 이상 많은 3426억원이 책정됐다. 주요 국정과제인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이행하기 위해 박 대통령의 핵심 대북 사업인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에 402억원의 신규 예산을 편성했다. 240억원은 DMZ 내 지뢰 제거 비용이고 나머지는 기초조사 및 설계비 등으로 쓰인다. 북핵, 미사일 등에 대비한 국방 예산은 35조 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조 3000억원가량 늘었다. 핵심 전력 기술개발 등에 쓰인다. 군 복무 여건 개선을 위해 사병 봉급이 상병 기준 월 11만 7000원에서 13만 5000원으로 15% 인상된다. 군 신병이 총검술, 야전 각개전투 등 기초훈련을 하면 하루 500원씩 지급하던 훈련병 간식비도 1000원으로 100% 오른다. 투입 예산은 모두 90억 9200만원이다. 또 6억 2000여만원을 들여 의경 2만 5911명에게 2만 4000원짜리 축구화도 지급한다. 울릉도와 흑산도에는 소형 공항이 생긴다. 수도권 기준 편도로 7시간가량 소요되는 데다 선박 결항률도 11∼20%여서 접근이 불편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정부는 울릉도와 흑산도에 50인승 중소형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공항을 건설하기로 하고 일단 올해 기본계획 수립용역 예산을 20억원, 15억원씩을 배정했다. 남극에 세종기지를 잇는 제2기지인 ‘장보고기지’를 건설하고 기후변화 대응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데도 574억원이 지원된다. 북극항로 개척 비용도 114억원 투입된다. 산부인과가 부족한 지역에는 분만·외래 산부인과 등을 설치·운영한다. 강원 삼척시·철원군, 경남 남해군, 인천 강화군 등 영화관이 없는 109개 기초 지방자치단체에는 ‘작은 영화관’이 생긴다. 연 5회의 ‘테마별 기획전’도 열린다. 농촌지역 노인을 위해 9억원을 들여 마을회관과 경로당을 ‘장날 목욕탕’으로 꾸미거나 1억 8500만원의 예산으로 읍·면·동 등 소규모 행정단위별로 ‘마을변호사’도 위촉한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2013 공직열전] (17) 외교부 (상) 본부 고위직과 ‘5강 대사’

    [2013 공직열전] (17) 외교부 (상) 본부 고위직과 ‘5강 대사’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외교부에서는 통상 기능이 분리되면서 대외 전략 등 외교 본연의 정무적 역할이 대폭 강화됐다. 박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이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배경에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등 핵심 목표와 외교적 우선순위에 집중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외교부의 현 인맥 구조는 전통적 주류인 ‘워싱턴 스쿨(북미통)’이 독주하는 모양새다. 고위직의 주축을 형성하는 윤병세 장관 등 ‘G12(본부 내 12개 주요 보직)’ 그룹에서 일명 ‘팬더 허그(중국 라인)’는 주중참사관과 주일공사를 경험한 이경수 차관보 정도가 눈에 띈다. 한반도의 핵심 연관국인 ‘5강 대사’로는 정치인과 베테랑 외교관들이 전략적으로 포진돼 있다. 3선 중진 출신의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권영세 주중대사는 박심(朴心)의 친중 포석으로 통한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의 외교안보 자문역인 이병기 주일대사까지 각각 한·중, 한·일 양자 간 정무적 소통 임무를 맡고 있다. 온화한 성품에다 격조 있는 영어를 구사하는 안호영 주미대사, 북핵 외교에 정통한 위성락 주러시아대사, 다자 무대 경력자인 오준 주유엔대사는 적재적소의 인사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자문 그룹의 일원이었지만 현 정부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의 특징은 이전 시스템과 달리 정책수립에 있어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을 선호하는 점이다. 윤 장관의 별명이 ‘올빼미’인 이유는 이른바 ‘5인회(장관, 1·2차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특별보좌관)’에 담당 국장이 배석하는 심야 회의를 통해 주요 현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윤 장관은 전략적 메시지를 글에 녹여내는 외교관을 중용하는 스타일로, 핵심 라인업에도 문장가나 전략가 스타일이 강한 인사를 배치하고 있다. 5인회는 공통적으로 현 외교부의 대표적인 ‘미국 라인’ 인사들로 윤 장관과는 학연으로도 얽혀 있다. 김규현 1차관은 북미 1과장, 북미국심의관, 주미공사에 이어 청와대 근무까지 윤 장관 경력과 쏙 빼닮았다.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장호진 특보도 북미국심의관, 북미국장을 역임한 워싱턴 스쿨의 주축이다. 2006년 3월 신설된 차관급 직제인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핵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최고 요직으로 부상했다. 조 본부장은 2005년 9·19 공동성명이 합의될 때 6자회담 차석 대표인 북핵외교단장이었고, 북미국장, 의전장 등을 거쳤다. 아웅산테러 사건으로 순직한 이범석 전 외무부 장관의 사위이다. 윤 장관의 고교 후배이기도 하다. 전략에 능한 협상가라는 평가가 많다. 장 특보는 윤 장관이 취임 후 첫 대통령 업무보고의 입안을 맡길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이명박 전 대통령 때 청와대 외교비서관을 역임했다. 전략적 사고에 능하고, 외교·안보 전반의 시야가 넓다는 평이다. 외시 15회는 고위공무원단에 대거 포진하며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이경수 차관보는 워싱턴 스쿨 일색의 진용에서 남아시아태평양국장, 주캄보디아 대사를 거쳐 대일 정무 업무도 경험한 ‘아태통’이다. 그는 지난 7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 교섭 과정에서 북한의 반발을 누르고, 우리 측이 제시한 비핵화 준수 문구를 관철시키는 강단을 보였다. 김성환 전 장관 때 발탁된 조태영 대변인도 여전히 중용되고 있다. 딱 부러지면서도 거칠지 않은 외교적 수사에 능하다. 동북아1과장, 동북아국장 등을 거치며 일본만 세 차례 근무한 ‘일본통’이다. 윤 장관은 대일 관계는 주일공사를 지낸 이 차관보와 조 대변인의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 정통 다자통인 신동익 다자외교조정관은 타국 외교관들과의 친화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주유엔 차석대사를 지내면서 유엔 외교가에서 탄탄한 인맥을 구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5년 만인 지난해 우리나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으로 재진출한 데는 그의 유엔 인맥이 크게 작용했다. 외시 19회로 ‘G12’에서 막내 기수인 최종현 의전장은 청와대에 두 차례나 파견 근무를 할 정도로 기획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종문 주스리랑카 대사가 친동생으로 고위직에 있는 ‘형제 외교관’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비핵화 내용 축소… 대북정책 기조 변화 관심

    향후 5년간 남북관계의 목표와 추진 방향을 담은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된 내용이 축소돼 주목된다. 정부는 25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 주재로 남북관계 발전위원회를 열어 2대 목표와 4대 기본방향, 10대 중점 추진과제 어디에도 비핵화가 직접적으로 언급돼 있지 않은 제2차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을 사실상 확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비핵화를 큰 제목으로 뽑지 않았을 뿐 국회에 보고할 자료에는 10대 중점 추진과제 다섯번째 항목인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 추구’안에 작은 제목으로 포함돼 있다”며 “비핵화 관련 내용을 제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노무현 정부 때 작성된 제1차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에도 7대 전략 목표의 첫번째로 제시됐던 과제다. 이명박 정부도 2010년 2월 1차 기본계획 수정안을 만들며 비핵화를 첫번째 목표로 삼았다. 이와 달리 박근혜 정부는 비핵화 문제를 다섯번째 중점과제, 그것도 작은 제목으로 포함시켜 북핵 관련 정책 기조에 변화가 생긴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대신 통일역량 강화 등 실질적 통일을 위한 준비에 방점을 둔 10대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했다. 또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한 남북관계 발전, 작은 통일에서 큰 통일로 나아가는 실질적 통일 준비 등을 2대 목표로 설정하고 안보·교류협력의 균형 있는 추진, 북한의 변화 여건 조성, 통일 미래 준비, 동북아 번영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대북정책 추진 등을 4대 기본 방향으로 삼았다. 참여정부 때의 중점 추진과제인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 등은 2차 기본계획에서는 제외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노무현 정부 때의 중점 과제들이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부합하는 내용들로 대체됐다”고 밝혔다.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마다 수립되며 참여정부 때인 2007년 11월 처음 작성됐다. 2차 기본계획은 2017년까지 유효하고, 관련 법에 따라 ‘남북관계와 주변 정세의 중대한 변화’가 발생할 때에만 수정할 수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美, 비핵화 아닌 비확산에 초점 의도”

    “美, 비핵화 아닌 비확산에 초점 의도”

    김대중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한반도 문제 전문가 정세현 원광대 총장은 24일 벤 로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의 북한 핵보유국 인정 발언에 대해 “핵무기의 비확산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정 총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결국 한국을 상대로 미사일방어(MD) 체제에 참여하라는 주장과도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정 총장과의 일문일답. →로즈 부보좌관 발언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북한에 핵 무기가 있는 상황을 인정하고 가자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의 비확산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미국의 북핵 대응 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인가. -비핵화 협상 다자틀인 6자회담에 대해 미국은 냉담한 반응을 보여왔다. 북한이 비핵화 행동을 보여야 6자회담도 가능하다는 주장인데, 사실상 안 하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핵 비확산 정책 쪽으로 점점 접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6자회담이 열릴 가능성 또한 낮아졌다고 본다. →북핵 비확산 쪽으로 방향을 틀려는 것이라면, 그 속내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동네 불량배가 없어지면 경찰서는 할 일이 없어진다. 비핵화로 북한에 핵이 사라지면 미국의 역할 또한 그만큼 축소된다는 얘기다. 미국은 그동안 무엇을 했나. 계속해서 북한의 선(先)행동만 요구했지 않나. 지금에 와서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다는 얘기를 NSC 부보좌관이 했다는 것은 그 동안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로만 했지, 그것이 본심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한국에 시사하는 의미는. -북한의 핵 비확산을 위해 한·미동맹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결국은 한국보고 MD 체제에 참여하라는 주장이다. MD 체제에 참여하라는 게 뭐겠나. 한국에 무기를 팔아먹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차기전투기 원점 재검토… 美 보잉 F15SE ‘부결’

    역대 최대인 8조 3000억원 규모의 차기전투기(FX) 사업이 원점에서 재추진된다. 정부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 주재로 24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F15SE 차기전투기 기종 선정안’을 심의한 끝에 안건을 부결시키고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향후 FX 사업은 총사업비를 늘려 F15SE 외에 스텔스 성능을 갖춘 F35A 또는 유로파이터를 함께 구매하거나 F35A를 분할 구매하는 방안 등이 두루 검토될 전망이다. 백윤형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임무 수행 능력과 비용 등 분야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안보 상황 및 작전 환경 등에 대한 심의를 통해 최종 부결로 결정했다”면서 “소요 수정, 총사업비 조정 등을 통해 공군의 전력 공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사업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부결 이유에 대해 “북한의 핵 등 비대칭 위협, 최근 안보 상황, 세계 항공 기술의 급속한 발전 추세 등을 고려해 사업을 재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차기전투기 기종 결정 평가를 통해 3개 후보 기종을 상대로 ▲수명주기비용(30%) ▲임무 수행 능력(33.61%) ▲군 운용 적합성(17.98%) ▲경제적·기술적 편익(18.41%) 등을 평가해 순위를 매겼다. 종합평가에서는 예상대로 F35A가 1위에, F15SE는 2위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불식간에 속내 드러낸 ‘프로이트의 말실수’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23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 도중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부지불식간에 속마음을 들켜버린 ‘프로이트의 말실수’로 비친다.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외교안보팀 실세로 꼽히는 로즈는 이날 이란 핵 문제 해법을 추궁하는 기자들에게 “이란과 북한은 다르다”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천기’를 누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 쪽에서 이 같은 발언이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2010년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기자회견 석상에서 “우리는 이미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같은…”이라고 말해 논란이 인 바 있다. 2008년에는 미 국방부 산하 합동군사령부가 보고서에서 ‘아시아엔 이미 5개 핵 보유국이 있다’며 중국, 인도, 파키스탄, 러시아와 함께 북한을 꼽아 논란을 일으켰다. 따라서 이날 로즈의 발언은 일시적 실언이라기보다는 미국 정부 내부에 광범위하게 자리 잡고 있는 북핵에 대한 인식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즉, 현 시점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현실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핵을 가진 북한을 정상국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즉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제재를 지속하고 관계 정상화도 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이 주장하는 핵군축 회담은 어림도 없다는 의미다. 이는 핵실험으로 제재를 받았던 인도와 파키스탄이 미국과 평화적 핵사용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된 사례와 대비된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만 고수할 뿐 결정적 조치도 취하지 않고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을 두고 현실적으로 북한 비핵화 정책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의구심은 올초 북한의 3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결정적 제재가 가해지지 않은 뒤 더욱 짙어지고 있다. 실제 오바마 행정부 내 외교안보 정책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서울신문에 “미국 정부 내부적으로 현 시점에서는 북한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일단 북핵이 이란 및 중동 테러세력 등에 전파되는 것을 봉쇄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스텔스 성능’ 軍 안팎 반대여론에 부담… 정치적 판단 작용했다

    ‘스텔스 성능’ 軍 안팎 반대여론에 부담… 정치적 판단 작용했다

    정부가 24일 차기전투기(FX) 사업을 재추진키로 결정한 이유는 F15SE의 스텔스 성능에 대한 우려와 함께 최근 군 안팎에서 끓어오른 부정적 여론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독 후보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 상정됐던 F15SE로선 ‘비(非)스텔스기’ ‘구형 전투기’의 이미지를 희석시키지 못한 것이 뼈아팠던 셈이다. F15SE를 낙점할 경우 2017년부터 30년간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활약해야 하지만 수년 내 전력화를 앞둔 일본의 F35A와 중국의 J20, 러시아의 T50 등 주변국의 스텔스 기종들과 맞서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역대 공군참모총장 15명이 지난달 말 박근혜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건의문을 보내 스텔스기 구매를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가안보자문단 소속 예비역 장성과 자문위원들도 여러 경로로 F15SE에 대한 반대 의견을 청와대와 국방부에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방추위 위원 대부분이 부결에 동의했다”면서 “역대 공군참모총장의 집단 성명 등 여론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의 종합평가 중 공대지·공대공 임무 수행 능력 평가에서 F15SE가 경쟁 기종인 F35A보다 현격하게 뒤진 것으로 나타난 점 또한 방추위 위원들의 부결 결정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제적인 신용 추락과 미국 보잉사와의 법적 분쟁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재추진을 결정했다. 방추위의 결정에 대해 보잉은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면서 “현재 선택 가능한 사항에 대해 검토 중이며 이번 결정에 대한 보다 명확한 설명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결정이 F15SE에 대한 반대 여론을 이용해 미 공군이 입찰 당사자로 나선 F35A를 구매하려는 수순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는 F15SE를 부결시킨 이유로 북핵, 안보 상황, 세계 항공 기술 발전 추세 등을 거론했지만 북핵 위협과 스텔스 기능을 지닌 5세대 전투기의 부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추진 사유로는 옹색하다는 얘기다. 또한 국방부는 “예정대로 2017년에 차기전투기의 전력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출발점부터 다시 이뤄지는 만큼 실전 배치는 1~2년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진수 한양대 교수는 “F15SE와 F35A, 유로파이터 등 3개 기종은 2년간 평가한 데이터가 있지만 그동안 달라진 점들이 있어 전력화 시기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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