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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6자 수석대표에 황준국 방위비 협상대사

    한국 6자 수석대표에 황준국 방위비 협상대사

    우리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 황준국(54) 한·미방위비분담협정 협상대사가 3일 임명됐다. 북핵 협상을 전담하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차관급으로 조태용 전 본부장이 지난달 외교부 제1차관에 임명된 후 한 달가량 공석이었다. 황 본부장은 2003년 8월 6자회담이 시작된 이후 한국의 여덟 번째 수석대표다. 우리 측 역대 6자회담 수석대표 중 위성락 주러시아대사와 임성남 주영국대사, 조 1차관은 6자회담을 하지 못한 6자회담 수석대표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황 본부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16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후 유엔과장, 북핵외교기획단장, 주미공사, 장관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새 6자회담 수석대표가 확정되면서 북한이 최근 거론한 4차 핵실험을 차단하고, 2008년 12월 이후 6년째 공전 중인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외교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 본부장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로 오는 7일 미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3국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 참석할 예정이다. 3국 6자회담의 수석대표 회동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황 본부장은 중국과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대표와도 조만간 회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우크라이나 사태 신속 보도 돋보여/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우크라이나 사태 신속 보도 돋보여/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지난 한 달간 서울신문의 국제면은 우크라이나가 장식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난 2월 23일 키예프 마이단광장에 모인 시위대에 의해 대통령이 쫓겨나면서 2004년 ‘오렌지혁명’에 이어 두 번째 시민혁명이 성공했다. 그러나 혼란은 과도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지속되고 있다. 국가부도 위기상황과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합병 등 다양한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낯선‘ 우크라이나가 오늘도 아침 시간 주요 읽을거리로 식탁에 올라오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2월 22일자 보도를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해설기사를 실었다. 우크라이나사태의 원인이 친서방과 친러시아 성향의 지역 갈등에 뿌리가 있다며 그래픽과 도표를 통해 상세히 설명했다. 이후에도 서울신문은 평균적으로 이틀에 한 번 우크라이나 시민혁명과 후속사태를 보도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특징을 첫째, 우크라이나 민주세력의 정치력 부재로 꼽았다. ‘오렌지혁명’으로 민주화를 이뤘지만, 민주세력이 집권한 이후에는 계파분열과 무기력, 부패를 반복하면서 친러세력에 재집권의 빌미를 제공했고, 지금도 이 문제는 남아 있다(3월 29일자). 둘째로 우크라이나 비핵화의 교훈이다. 소련 붕괴 이후 우크라이나는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안전보장과 영토적 주권’을 인정받은 부다페스트양해각서에 서명했지만,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면서 비핵화의 신화가 무너졌다. 우크라이나는 오랫동안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할 경우 경제적 지원과 체제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모범답안이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본 북한이 핵포기를 주권포기라고 인식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3월 11일자). 셋째,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불안이다. 크림반도에 이어 몰도바에 있는 자치공화국 트란스니스트리아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이 러시아에 합병될 가능성도 크며(3월 25일자), 심지어 우크라이나가 반격에 나서고 나토가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전쟁가능성(3월 18일자)도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넷째,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량과 시차, 에너지, 통화, 군대, 지리라는 6가지 요인 때문에 통합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3월 20일자). 그러나 서울신문의 우크라이나 보도에서 러시아의 입장은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 국제분쟁은 항상 이해당사자의 갈등이 존재함에도 우크라이나 보도에서는 한쪽 입장만이 강조됐다.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은 동해의 블라디보스토크, 발트해의 칼리닌그라드와 더불어 러시아의 얼지 않는 주요 군항이자, 1954년 이전까지 러시아가 오랫동안 지배해온 영토이다. 또한 자치공화국의 주민 대다수가 러시아인이다. 러시아로서는 역사적·군사적 연원에서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실패 가능성 분석처럼 미국 CNN을 비롯한 서방 주요통신사의 시각은 반러시아적 정서를 담고 있어 이를 우리의 시각에서 따져볼 필요가 있었다. 예컨대 러시아는 지역 간 시차가 큰 국가이고, 우크라이나에 에너지를 공급해 왔으며, 크림군구는 실질적으로 러시아 흑해함대가 지배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합병실패 가능성은 설득력이 약했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3만명의 고려인공동체가 있는 곳이고, 한국기업의 구소련지역 진출 전략지이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의 하나라는 점은 자세히 강조될 필요가 있었다. 국제보도는 서구의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의 국익과 독자의 알권리에 맞게 독립적인 시각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 [北 서해 NLL 도발] 핵·경제 병진노선 발표 1년 되던 날 北, 한미일 북핵 압박 대응 ‘무력시위’

    [北 서해 NLL 도발] 핵·경제 병진노선 발표 1년 되던 날 北, 한미일 북핵 압박 대응 ‘무력시위’

    북한이 3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해안포 수백발을 쏘며 해상 무력시위를 전개한 건 전날 외무성의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 위협 경고에 이은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의중이 담긴 ‘핵(核) 메시지’로 풀이된다. 북한 김정은 체제는 권력 승계 후인 2012년 4월 헌법에 핵보유를 명문화했고, 이듬해 3월 3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핵무력·경제건설 병진노선’을 공식 채택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이날 병진노선과 미국의 핵위협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비핵화 조치에 대한 수용 불가를 선언한 건 지난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의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대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답변이자 향후 4차 핵실험 강행의 명분 쌓기 일환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지난달부터 방사포와 중·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순차적으로 긴장 수위를 높였지만 이는 동해상 공해를 향한 ‘제한적 무력시위’의 성격이 강했다. 반면 서해 NLL에서의 무력행사는 다목적 카드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대북 구상을 제시한 지 사흘 만에 남북의 군사적 대치 지역인 서해 5도를 정면 겨냥했다는 점에서 대남 위협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난주 서해 NLL을 침범한 북한 어선에 대한 우리 측 대응을 맹비난한 자체가 무력시위의 계산된 수순이었다는 의심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이날 오전 우리 측에 해상 사격 훈련을 사전 통보한 후 NLL 이남 지역에 100여발의 해안포를 탄착시킨 건 의도적인 긴장 끌어올리기로 내부 체제를 결속하는 동시에 전 세계에 북한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외교 협상력을 제고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북한이 조기에 4차 핵실험까지 강행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2009년 5월 2차 핵실험, 2013년 2월 3차 핵실험까지 그동안 외무성 성명을 통해 사전 예고하고 한 달 이내에 감행하는 패턴을 보여 왔다. 하지만 지난해 3차 핵실험 이후 북·중 관계가 거의 파국에 가까운 국면까지 갔고 중국이 강력한 반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 체제는 국제 정세를 관망한 뒤 마지막 수단으로 추가 핵실험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관측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NLL 무력시위가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부각시켜 대남, 대미의 태도를 전환하는 압박용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크며 당장 핵실험까지 밀어붙인다는 뜻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통일 이후’ 희망 청사진 분명히 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네덜란드와 독일 순방을 마치고 그제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한·미·일의 북핵 공조 방침을 재확인하고 6자회담의 재개 가능성에 한걸음 다가서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베를린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나 동서독 통일의 경험을 전폭적으로 전수받기로 약속받았는가 하면, 드레스덴에서는 남북 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3대 제안이 담긴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을 내놓았다. 박근혜 정부가 지향하는 통일 정책의 비전을 이번 기회에 분명하게 드러낸 셈이다. ‘드레스덴 선언’이 특히 의미 있는 것은 어느 때보다 전향적인 남북 협력 의지를 담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남북 공동 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을 제안한 것은 통일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변화의 전기가 된다는 것을 남북한 모두에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는 ‘통일 이후’를 정밀하게 디자인해 남북한 주민 모두에게 ‘통일은 대박’이라는 희망을 안겨주는 작업을 본격화해야 할 것이다. 드레스덴 선언은 역대 정부의 대북 제안보다는 한층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핵화 문제로 꼬일 대로 꼬인 남북관계지만, 쉬운 문제부터 머리를 맞대 개선의 실마리를 풀어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이번 제안에 북한 주민의 마음을 파고들기 위한 배려가 곳곳에 담겨 있는 것은 특기할 만하다. 제안 장소로 드레스덴을 선택한 것부터가 북한 주민들에게 보내는 중요한 메시지라고 본다. 잘 알려진 것처럼, 옛 동독지역의 드레스덴은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에서 산업문화도시로 다시 일어선 독일통일의 상징이다. 북한 주민들로서도 드레스덴은 통일이 자신들에게 부유한 선진도시를 가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는 대표적 모델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북한 주민이 ‘통일 대박’을 공감케 하려면 ‘민생 인프라 구축’ 단계에서부터 투자 계획을 포함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하루빨리 제시해야 할 것이다. ‘드레스덴 선언’은 북한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만, 우리 사회의 통일 준비 태세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 순천향대가 통일부 장관 초청 ‘통일 토크콘서트’를 갖기에 앞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재학생 1160명이 참여한 조사에서 통일에 찬성하는 사람은 42%인 488명에 그친 반면 반대하는 사람은 58%인 672명에 이르렀다. 북한의 잦은 도발로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남북의 다양한 격차로 통일 이후 경제, 사회적 불안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고 한다. 대학생이 아니더라도 통일 비용에 대한 우리 사회 구성원의 우려는 결코 작지 않다. 정부는 물론 학계도 통일이 진정 대박인지 정확한 경제적 전망치를 제시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박 대통령이 관계 개선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북한도 전과 다른 자세를 갖기 바란다. 정부는 북한이 화답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리겠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 각 부처는 ‘드레스덴 선언’의 제안 내용을 더욱 구체화하는 실질적인 교류 협력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그 계획에는 북한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개발 플랜도 넣어 통일의 수혜자가 주민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통일대박론의 출발점이다.
  • [한반도 분단 70년-신뢰의 씨앗 뿌리자] 정부 ‘드레스덴 3대제안’ 후속조치 검토

    박근혜 대통령이 드레스덴 연설을 통해 북한에 대화 메시지를 전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한 특별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9일 개인 필명 논평을 통해 “앞으로 북남 관계의 운명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행동 여하에 달려있다”고 경고했지만, 실명을 언급하는 대신 ‘남조선 집권자’라는 표현을 썼다. 노동신문은 30일자에서 우리 군의 북한 어선 나포 사건을 비판하는 반응을 소개하며 박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며 비판했지만, 이번 네덜란드·독일 순방과 관련한 공식적인 반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키리졸브·독수리연습에 반발하는 북한이 단거리 로켓과 스커드·노동미사일 등을 발사하고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나온 북핵 문제 논의 등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어 현재로서는 대화 재개의 계기를 찾기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일단 다음 달 9일 예정된 북한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와 같은 달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 군사훈련인 독수리연습의 종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4월 방한 등이 마무리돼야 북한도 우리와의 대화를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정부는 일단 대북 3대 제안의 후속 조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에 고위급 접촉을 제의할 가능성도 있지만 정부는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대화 여건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판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드레스덴 제안은 직접적인 남북대화가 아닌 국제사회를 우회하는 방법을 활용한 지원책들이 일부 포함됐다는 점에서 정부는 국제 비정부기구(NGO)와의 협력 예산 확대 등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모와 유아에게 영양과 보건을 함께 지원하는 ‘모자패키지 사업’ 등은 유엔을 통해 검토되고 있는 만큼 이번 드레스덴 제안 이후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로서는 대북제재 조치인 5·24 조치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대북 지원책을 검토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한·미·일 국방 고위 관료 새달 美서 ‘3자 안보토의’

    한국과 미국, 일본 국방부 고위급 관료들이 다음 달 17~1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3자 안보 토의’(DTT)를 개최한다. 2008년 이후 6번째 열리는 이번 회의는 지난 25일 네덜란드 헤이그 한·미·일 3국 정상회담 후속 조치의 성격이다. 미 국방부 대변인실은 27일(현지시간) 이 같은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위용섭 국방부 부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조 방안과 인도적 구조, 재난 구호 같은 초국가적인 비군사적 위협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핵 해결 및 3국 간 안보 협력 차원에서 3국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와 함께 국방부 고위급 회의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다음 달 초 일본과 중국, 몽골을 방문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방문한 바 있어 이번에는 들르지 않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헤이글 장관은 다음 주에 네 번째 아시아·태평양 방문을 시작한다”며 “이는 아시아를 중시하는 외교정책 및 국방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 핵포기하면 동북아 다자안보 협의체 만들어 체제 보장”

    “北 핵포기하면 동북아 다자안보 협의체 만들어 체제 보장”

    박근혜 대통령의 28일 드레스덴 연설은 통일을 넘어 통일의 궁극적 목표인 ‘통합’을 지향했다. 이날 제시한 여러 대북지원은 그 통합의 한 과정으로서 ‘일치화’ ‘동질화’의 방안을 다루고 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될 것이냐의 핵심은 ‘5·24 조치’ 및 ‘북한 비핵화’와의 상관관계이다. 남북 관계는 천안함 사건과 이로 인해 남한정부가 취한 포괄적 대북제재 조치인 5·24 조치 이후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고, 이후 점증되는 북핵 위협이 이 경색 상황을 공고화시켰다. 이날 박 대통령의 연설에 포함된 ‘평화통일 기반 구축 3대 제안’에는 이에 대한 전제 조건이 달리지 않았다. 연설 말미에 “하나 된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하루빨리 이뤄지도록 북한은 비핵화로 나아가야 한다. 핵을 포기하여 진정 북한 주민의 삶을 돌보기 바란다”는 정도로 언급했을 뿐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5·24 조치는 우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을 때까지 유지돼야 한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이질감을 해소하기 위한 교류와 북한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협력 등은 국민적 공감대를 기초로 단계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인도적 지원과 5·24 조치 및 북한 비핵화와의 연결고리를 느슨하게 했다. 오히려 비핵화에 대한 보상을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핵을 포기하면 주변국과 함께 ‘동북아개발은행’을 만들어 북한과 주변지역의 경제개발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6자회담 당사국과 유럽연합, 세계은행, 유럽부흥개발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금융기관의 공동 출자로 거대 투자금융기관을 설립하려는 계획”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포기를 결정할 경우 북한 체제 보장을 위한 동북아 다자안보 협의체 추진 의사를 밝혔다. 박 대통령이 제시한 복합농촌단지 구상은 사실상 북한판 새마을 운동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유화 국면’에 대한 국내외의 거부감을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예컨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진전 없이 북한에 인프라를 추진하는 데 대해 국제사회에 설명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등 국제규범과 국제사회의 합의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단계적인 협력과 지원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대북 지원과 관련해 중국, 러시아 등과 협의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과 중국 및 러시아 간의 협력사업 추진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곧 구체적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드레스덴(독일)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사설] ‘드레스덴 통일구상’ 범국가적 의지에 성패 달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독일 부흥의 상징도시인 드레스덴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이를 위한 다각도의 남북 간 협력을 북측에 제의했다. 남북교류협력사무소 교차 설치를 비롯한 인도적·경제적 차원의 한반도 통일을 향한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만천하에 선언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에 나설 뜻을 밝혔다는 점에서 그 성패와 별개로 훗날 한반도 통일사에 있어서 한 획을 긋는 사적(史跡)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통일 구상과 대북 제의는 그 내용과 규모, 그리고 그 바탕에 담긴 철학과 인식에 있어서 이전 정부의 대북 정책이나 제의와 구분된다. 무엇보다 통일의 민족사적 당위성과 필요성을 분명히 하면서, 통일로 가는 여정에서 필연적으로 맞게 될 도전을 남북이 함께 극복해 나갈 것을 주문한 점이 눈에 띈다. 남북 간 대치 속에서의 이 같은 통일에 대한 확고한 의지 천명은 자칫 북한 체제에 대한 도전과 위협으로 간주된다는 우려로 인해 그동안 금기에 가까운 일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를 깼다. “이제 평화나 분단관리가 아니라 통일을 국가정책의 중요한 목표로 삼는 통일정책으로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한 2012년 11월 대선 후보 시절 외교안보통일 정책을 발표하며 내놓은 발언을 마침내 행동으로 옮긴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핵 포기와 별개로 인도적, 경제적 차원의 대대적인 남북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도 이전 정부의 대북 제의와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단순히 북핵 폐기의 대가를 지불하는 차원의 경제협력을 넘어 머지않아 맞게 될 통일 한반도의 지속적 번영을 위한 기초공사를 지금부터 남북이 함께 다져 나가자는 것으로, 남북 간 정치경제적 통일을 넘어 민족적 통합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것이라고 하겠다. 드레스덴발(發) 박근혜 독트린은 그러나 그 구상과 목표가 담대한 만큼이나 안팎으로부터 만만찮은 도전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박근혜 독트린이 지향하는 통일의 미래상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헌법질서를 기본가치에 두고 있다는 점, 그리고 북한 정권이 아니라 북한 주민을 통일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 김정은 체제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미 북한은 한·미·일 정상회담과 박 대통령의 독일 방문을 앞두고 미사일을 앞세운 무력시위를 통해 대남 강경노선을 다시 취하기 시작했다. 반면 미국 하원은 “김정은 정권 파산이 목표”라며 북한의 돈줄을 죄는 강력한 제재 법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런 압박 속에서 북은 돌파구로 4차 핵실험 카드를 뽑아 들 수도 있다. 한·미 동맹 태세를 가다듬는 등 만반의 대비를 갖춰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통일 담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갈등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박 대통령의 통일 구상은 비록 직접적 표현은 없었으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8년 취임식에서 밝힌 대북정책 3원칙 중 하나인 ‘흡수통일 배제’와는 사뭇 결이 다르다. 흡수통일을 목표로 하지는 않더라도 동독의 예에서 보듯 북한 세습체제가 제풀에 급작스러운 붕괴를 맞는 데 따른 통일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는 점에서 자칫 국내적으로 불필요한 이념 갈등을 빚을 소지를 안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젊은 세대는 통일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통일을 향해 국론을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자칫 남북 간 긴장과 소모적 논란 속에서 국민들의 피로감이 가중된다면 박 대통령의 통일 구상은 그 동력을 얻기가 어려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8·15 경축사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광복과 건국은 남북이 통일을 이룰 때 완성된다”고 천명한 바 있다. 마땅한 인식이다. 통일 독일의 오늘을 본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만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 여정이 결코 쉽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통일 한반도의 새 역사를 향해 함께 걸음을 떼고자 하는 국민 모두의 의지가 성패의 요체라 할 것이다. 여야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이 뒷받침돼야 함은 물론이다.
  • 북핵보다 인도적 지원 먼저 명시… MB 때보다 대북 접근 유연

    북핵보다 인도적 지원 먼저 명시… MB 때보다 대북 접근 유연

    박근혜 대통령의 28일 ‘드레스덴 연설’은 역대 대통령들이 독일에서 밝힌 대북제의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명박 정부 때에 비해 다소 유연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대통령도 과거 대통령들처럼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이룬 독일이 남북에 소중한 교훈이 되고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이번 대북제안은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메시지 전달의 순서에는 전례와 비교해 차이가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3월 베를린자유대학 연설에서 “북한 당국이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돕겠다”며 남북경협을 제안했다. 첫 번째 제안이 남북경협이었고 그 다음으로 이산가족 문제 해결과 특사교환 등을 제안했지만, 북한의 군사 도발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인도적 문제(이산가족) 해결을 가장 먼저 제안하고 북핵 문제는 연설 마지막에 밝혔다. 복합농촌단지 등 농축산 문제 해결을 제안한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독일 연설을 연상하게 한다. 김 전 대통령은 1995년 3월 베를린에서 “북에 곡물을 비롯한 원료와 물자를 장기 저리로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반면 여전히 북핵 문제를 언급했다는 점은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만들겠다는 구상)과 같은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때보다 대북 메시지가 좀더 적극적인 것은 사실이다. 주목되는 점은 박 대통령이 과거 북핵 문제의 접근법으로 제시한 ‘북핵밥상론’이 보다 구체화됐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5년 박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해 “한국은 미국과 같은 단계적 접근이 아닌 ‘한 상’에 해법을 모두 올려놓고 포괄적으로 타결하는 방법이 익숙하다”는 이른바 ‘밥상론’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연설에서 북한이 핵 포기 시 동북아 다자안보 협의체 등을 추진할 수 있겠다고 밝힌 대목은 핵 포기 이후 북한 체제 보장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으로 평가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연설지역으로 서독이 아닌 동독을 선택했다는 점은 역대 대통령들과 다르다”면서 “상징적으로 ‘통합이 이뤄지고 나서 공산지역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북한에 보여주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쉬운 과제부터 접근… 관계 개선 실마리” “비핵화 전제… 말의 성찬으로 끝날 수도”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남북 주민 간 인도적 문제 해결, 민생 인프라 공동 구축, 동질성 회복을 골자로 하는 드레스덴 선언을 제시해 향후 현실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박 대통령의 제안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통일 대박론’의 연장 선상에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쉬운 과제부터 해결한다는 ‘선이(先易), 후난(後難)’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전임 이명박 정부 기조보다는 진일보한 접근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나온다. 반면 5·24 대북 조치에 대한 전향적 메시지가 없었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을 직시할 때 자칫 ‘말의 성찬’으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독일식 흡수통일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박 대통령의 지금까지의 남북관계 발언은 ‘선 비핵화 후 남북관계’라는 도식 속에서 이뤄졌으나 이번 연설은 남북관계와 비핵화 문제를 정치적으로 분리한 탄력적 상호주의”라면서 “우리 입장에서 접근하기 쉬운 과제인 산림이나 농촌, 민생인프라 개선을 제시했고 주민들의 동질성 회복을 언급하면서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를 제안한 점은 남북관계 개선의 전향적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비핵화를 선결조건으로 내건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제안과는 차별화했다”며 “오히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남북 간 화해 협력을 강조한 김대중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취할 수 있는 방식과 내용을 총망라한 셈”이라면서 “핵을 포기하면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만들어 주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 정책보다 유연하고 전향적이지만 노무현 정부의 10·4 선언보다는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 위한 남북 간 후속 고위급 대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으로서는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제안을 한국 주도의 독일식 흡수통일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며 “북한이 우리 측 제안을 독이 든 사과로 볼 수 있는 만큼 남북 고위급 접촉을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이번 제안은 이명박 정부 북핵 해법의 인도주의적 버전이지만 북한을 변화시킬 지렛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도 “이번 연설은 새로운 내용이 없어 5·24 제재 조치와 북핵 문제를 넘어설 비전과 전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北 “방구석 아낙네 근성”… 朴대통령 실명으로 원색 비난

    북한이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강조한 것에 대해 실명을 언급하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지난달 남북이 고위급 접촉에서 상호 비방·중상 중지를 합의한 뒤 북한이 박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으로 관련 합의가 갈림길에 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네덜란드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언급한 것과 관련한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이날 “우리의 핵문제를 얼토당토않게 걸고 들며 심히 못된 망발을 지껄였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이 북한 영변 핵시설의 위험을 경고하고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지적한 데 대해 ‘궤변’, ‘시비질’ 등의 원색적인 표현으로 비판한 조평통 대변인은 “비방 중상을 중지할 데 대한 북남고위급접촉 합의를 그 자신이 난폭하게 위반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방구석에서 횡설수설하던 아낙네의 근성을 버리라”고도 했다. 정부는 이를 ‘대남 비방’으로 규정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는 이날 “국가원수의 정상적인 외교활동까지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비방한 것은 남북 간 합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임은 물론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저버린 행위”라며 “다시는 이와 같은 무례한 위반행위를 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남북이 서로 상대가 합의를 먼저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형국이다. 북한은 전날에도 사실상 박 대통령을 지칭하며 우리 정부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조평통은 26일 ‘서기국 보도’에서 우리 군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면서 “남조선 집권자가 국제무대에 나가 ‘신뢰’니 ‘평화’니 하는 면사포를 뒤집어쓰고 마치도 ‘통일의 사도’인 양 가소로운 놀음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대통령의 핵안보정상회의 행보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북한은 하루 만에 실명까지 직접 언급하는 등 대남 비방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겉은 북핵 공조, 속은 중국 압박… 한·미·일 6자회담 탐색전

    겉은 북핵 공조, 속은 중국 압박… 한·미·일 6자회담 탐색전

    한국, 미국, 일본 3국 정상이 26일 새벽(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회담을 통해 북핵 공조 강화와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 추진에 합의하면서 2008년 이후 6년째 개점휴업 중인 6자회담에 군불이 지펴지고 있다. 한·미·일 3자 합의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핵 대화 재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북·중 접촉을 강화하는 시점에서 이뤄진 만큼 조만간 한·미·일 대 북·중·러 간 탐색전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중국은 ‘북핵 드라이브’의 발동을 걸었다.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지난 17~21일 방북한 데 이어 북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이 25일 중국을 방문했다. 우 대표가 조만간 미 워싱턴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일 3국 정상이 중국의 ‘북핵 역할론’을 앞세우면서 북한을 제외한 5자 간 단합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도 취했다. 이는 북핵 문제를 매개로 한·일 양국과의 3각 공조 체제를 복원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3국 결속의 연결 고리로 미사일방어(MD)체계 통합을 제시한 건 대중국 견제의 전략적 이해를 명확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북한이 3국을 이간질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시켜 줘야 한다”는 발언은 한국을 미·중 간 중립지대로 끌어오고 싶어 하는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한·미·일 정상은 북한이 핵무기와 우라늄 농축 등 현존하는 모든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북핵 폐기를 유도하기 위한 선(先) 대화 재개에 우선순위들 둔 중국의 입장과 배치된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한·미·일 3자 공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및 러시아와의 접촉면을 넓히며 5자 차원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행보를 펼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행보도 대화 재개의 최대 변수다. 북한이 이날 한·미·일 3자회담을 정조준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건 향후 도발 수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예고편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보란 듯 탄도미사일 도발

    北, 보란 듯 탄도미사일 도발

    북한이 26일 새벽 평양 북쪽 숙천지역에서 동해 쪽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천안함 피격 사건 4주기이기도 한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이 북한 핵문제를 논의한 것 등에 항의하는 의도된 무력시위로 관측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오전 2시 35분과 2시 42분에 평양 북방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각각 1발, 총 2발을 발사했다”면서 “이 발사체는 650㎞ 내외를 비행했으며 노동계열의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며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06년 7월과 2009년 7월에 이어 세 번째로, 군 당국은 이날 노동미사일이 앞서 두 차례와 마찬가지로 차량에 장착된 이동식 발사대(TEL)를 이용해 발사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동미사일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사거리는 130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군은 북한이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지상의 그린파인 레이더와 해상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을 통해 오늘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국도 이번 도발에 즉각 반발했다.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인 1718·1874·2094호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이번 사안을 안보리에 회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한·미·일 정상 보란 듯 탄도미사일 날린 北

    한·미·일 3국 정상이 헤이그에서 마주앉은 어제 새벽 북한이 탄도미사일 두 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사거리가 1300㎞에 이르는 중거리 노동미사일로, 지난달 21일부터 사흘 전까지 연거푸 쏴 올린 단거리 미사일이나 방사포와는 급이 다르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며, 한국은 물론 일본 전역의 미군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은 이번 노동미사일 발사에 처음 차량에 실어 옮기는 이동식 발사대를 사용했다고 한다. 한·미·일 정상에게 보란 듯 무력시위를 벌인 셈이다. 노동미사일에 담긴 북의 메시지야 달리 따져볼 것도 없이 3국 정상의 북핵 폐기 요구를 단호히 거부한다는 뜻이라 할 것이다. 특히 미군의 핵전력을 염두에 두고 언제든 이를 타격할 수 있다는 엄포를 놓는 것으로 미국의 유화적 태도를 이끌어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이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미국이 핵위협을 계속하면 북한도 핵 억지력 과시 조치들을 연속적으로 취할 수밖에 없다”며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고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헤이그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중국의 보다 적극적 역할을 당부한 데 맞서 자신들은 호락호락 중국의 말을 듣는 존재가 아님을 과시하려는 김정은의 치기 어린 대응으로도 여겨진다. 지난달 키리졸브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앞두고 남북 간 상호비방 중단 등을 앞세운 ‘중대제의’를 내놓고, 이를 수용하라며 대화 공세에 적극성을 보이던 북이 이달 들어 이처럼 잇단 무력시위로 방향을 튼 배경에는 한층 심화된 김정은의 체제불안 심리와 이에 따른 북한 지도부의 불안정성이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경제적 이유로 핵을 포기했다가 결국 크림반도를 무기력하게 러시아에 빼앗긴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도 김정은으로 하여금 핵을 더욱 힘껏 끌어안게 만드는 요소일 듯도 하다. 어제 한·미·일 정상이 조만간 북핵 6자회담 3국 수석대표 회동을 개최, 북핵 문제의 돌파구를 모색하기로 했다지만 핵 말고는 체제 안전의 다른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게 김정은 체제인 이상 당장 뾰족한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더욱이 최근 미 의회가 지난해 북의 3차 핵실험 이후 1년 가까이 잠자고 있던 대북제재강화법안(HR1771) 입법화를 본격 추진하고 나선데다 조만간 이번 노동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차원의 추가 제재 움직임이 본격화한다면 이런 대화 의지나 노력과 별개로 한반도의 안보 현실은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북한을 움직일 지렛대를 우리가 잡아야 한다. 어제부터 시작된 독일 방문에서 펼쳐보일 박 대통령의 ‘통일 행보’가 향후 남북 관계와 한반도 안보지형의 열쇠를 쥐고 있다. 과감하고 적극적이면서도 구체적이고 정교한 대북 메시지가 요구된다. 대화 제의에 주먹부터 휘두르며 초조함을 드러내고 있는 북한 당국을 배려하고 달래면서 한 발짝씩 끌어낼 지혜를 담아야 한다. 북한도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허투루 보지 말기 바란다. 남북 간 화해·협력을 통해 체제 안정을 도모할 흔치 않은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
  • “한·미·일 압박 무력시위… 4차 핵실험 예고편”

    “한·미·일 압박 무력시위… 4차 핵실험 예고편”

    북한이 26일 새벽 한·미·일 정상회담에 맞춰 동해상에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북한 비핵화 논의를 시작한 3국을 압박하는 다목적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4차 핵실험의 전주곡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이날 오전 2시 35분과 42분에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시작된 새벽 2시 30분에 발사 시간을 맞췄다. 군 당국은 이날 2발의 탄도미사일이 최고 160여㎞ 고도까지 상승하며 음속의 7배 이상 빠른 속도로 비행했다는 점에서 스커드 미사일보다 요격하기 어려운 중거리 노동미사일로 판단했다. 북한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8차례에 걸쳐 동해상에 사거리 50~500여㎞의 각종 발사체 88발을 발사했지만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해온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18, 1874호 등의 위반 논란을 피해 가기 위해 단거리 발사체 위주로 저강도 무력시위를 벌여 왔다. 이날 발사한 노동미사일 2발은 각각 662㎞, 645㎞를 비행했지만 원래 사거리가 1300㎞에 달해 일본 전역의 주일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이들 미사일은 일본의 방공식별구역(JADIZ) 10여㎞ 안쪽에 낙하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핵을 탑재해 일본까지 초토화시킬 수 있다는 한·일에 대한 경고 메시지와 함께 유엔 안보리 제재도 신경쓰지 않겠다는 미국을 겨냥한 초강수로 판단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정상회담의 북핵 압박 메시지에 대비해 사전에 맞불을 놓는 대응으로 호락호락하게 끌려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동해안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온 북한이 이번에는 평양 인근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자국 영토를 횡단하게 했다. 이는 이동식발사차량의 능력과 미사일의 정확도, 파괴력을 과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노동미사일 연료는 지하시설 등에서 주입을 하고 원하는 곳으로 즉시 이동시켜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발사 징후를) 포착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4차 핵실험의 예고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북한의 노동미사일 발사는 1·2차 핵실험을 전후한 시기인 2006년 7월 5일과 2009년 7월 4일에 이뤄졌다.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표도 지난 24일 “미국의 핵위협이 계속되면 핵억제력을 보여 주기 위한 가시적 조치를 추가적으로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동미사일의 탄두 중량이 700∼1000㎏으로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 1t 가량의 핵탄두를 본격적으로 탑재할 수 있는 무기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신성택 GK전략연구원 핵전략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이 자국 미사일 중 가장 신뢰하는 노동미사일을 발사해 핵실험을 예고한 것”이라면서 “핵탄두의 소형화를 이루고 국내 내부 결속을 위해서라도 핵실험이 필요한 시점으로 인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미·일 ‘북핵 폐기’ 손잡았다

    한·미·일 ‘북핵 폐기’ 손잡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저녁(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3국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등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공식적인 자리에서 대면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3국 정상은 회담의 거의 대부분을 북핵 문제에 할애했다”면서 “현재 북핵과 관련된 현상을 평가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는 3자 차원의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으며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3국 정상은 특히 중국이 6자 회담 등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무엇보다 북핵 폐기를 위한 확실하고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계획과 수단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군 위안부 등 한·일 간 역사 문제에 대한 대화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자리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한편 53개국, 4개 국제기구에서 정상들이 참석한 ‘2014 핵안보정상회의’는 이날 1박 2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정상들은 고농축우라늄(HEU)과 재처리를 통해 추출된 플루토늄 등 핵무기 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핵물질의 보유량을 최소화하도록 각국에 권고하는 내용 등이 담긴 ‘헤이그 코뮈니케’를 채택했다. 2016년 차기 회의 개최지는 미국으로 결정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한다면 한국은 경제 발전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6일부터 3일간 독일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헤이그(네덜란드)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핵안보정상회의] 북핵 앞에 선 G2… “불용” 한마음, 해법은 두마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가진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북 해법을 놓고 의견 차를 보였다. ‘북핵 불용’이라는 기본 원칙에는 합의했으나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싼 현안을 놓고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하고 올바른 방법은 대화를 시작해 대화로서 성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다. 시급한 임무는 조속히 6자회담을 재개해 2005년 9·19 공동성명이 도출한 목표들을 확실히 이행하는 것”이라며 6자회담 재개를 촉구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5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입장을 소개했다”고 짧게 언급해 양측이 이 문제를 두고 이견을 보였음을 시사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회담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북한이 취하는 행동에 근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면서 북한의 행동 변화가 대화의 전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로즈 부보좌관은 “우리는 중국과 북한을 압박하는 데 잘 협조하고 있으며 양국이 북한에 국제 의무를 지키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핵안보정상회의] 쏟아낸 北核 구상들… 다시 주목받는 ‘밥상론’

    박근혜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의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파일럿 프로젝트’(시범사업)와 한·중·미 3국의 6자회담 노력 등 북핵 구상을 쏟아 내면서 과거 박 대통령이 북핵 해법으로 제시했던 ‘밥상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북핵 밥상론은 박 대통령이 2005년 3월 한나라당 대표 때 미국을 방문해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서양에선 음식을 먹을 때 수프, 메인요리, 후식 등이 단계적으로 나오지만 한국은 밥상에 밥, 국, 찌개, 반찬 등을 한꺼번에 다 올려놓고 먹는다”며 “북핵 문제도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계적인 접근 방법도 좋지만 한국으로서는 한 상에 해법을 모두 올려놓고 포괄적으로 타결하는 방법이 더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핵 문제를 그런 식으로 해결하면 북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며 “북핵 해결을 위해 수많은 정책과 노력이 있었지만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포괄적인 구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과 핵능력 고도화 차단 보장’을 전제로 한 대화 의지를 밝힌 것도 기존의 입장보다 유연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 방식으로 밝힌 파일럿 프로젝트도 밥상론의 일환이라는 얘기가 있다. 파일럿 프로젝트는 북한이 핵포기 의지를 분명히 하고 행동에 나선다면 전 세계가 함께 북한의 경제를 지원한다는 구상으로, 6자회담 참여국뿐 아니라 북핵 폐기를 국제사회 전체의 비확산 시범사업으로 삼자는 게 핵심이다. 이 역시 박 대통령이 밥상론과 함께 내놓았던 ‘북한판 마셜플랜’과 닮아 있다. 박 대통령은 방미 당시 컬럼비아대 강연에서 북핵 포기 시 대규모 경제 지원을 인센티브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도 밥상론과 북한판 마셜플랜을 대북 정책으로 삼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세계평화 위해 북핵 반드시 폐기돼야”

    “세계평화 위해 북핵 반드시 폐기돼야”

    박근혜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2014 핵안보정상회의’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비확산, 핵안보, 핵안전 등 모든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의 대상인 만큼 세계평화와 안전을 위해서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53개국, 4개 국제기구에서 57명의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지금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과 유엔 안보리결의 등을 어기고 핵 개발을 추진하면서 핵능력을 고도화하고 있어 만약 북한의 핵물질이 테러 집단에 이전된다면 세계 평화에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북한의 영변에 집중된 핵시설 중 한 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체르노빌보다 더 심각한 핵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핵테러 위협에 대응하려는 국제 핵안보 체제의 발전을 위한 4개항을 제안하면서 “현존하는 위험 핵물질을 제거하는 것에 더하여 무기급 핵물질을 생산하지 않도록 하는 핵분열물질생산금지조약(FMCT)을 체결하자”고 촉구했다. 사실상 원자로·재처리시설을 보유한 채 핵무기 재료인 플루토늄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일본을 겨냥한 발언으로 여겨진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헤이그에 도착한 직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을 갖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두 나라의 공동인식을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 개발과 경제건설의 병진정책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으며 시 주석은 “한국 측 입장에 동의한다.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확실히 반대하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어 중·북 양국 간에는 핵 문제에 관해 이견이 있지만 현재 중국의 방식으로 북한을 설득 중이다. 북한을 국제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적극 지지한다”며 “남북 간 화해와 평화를 이루고 나아가 한반도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이루기를 확고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헤이그(네덜란드)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朴대통령 “北 비핵화 보장 땐 대화”… 6자회담 불씨 살렸다

    朴대통령 “北 비핵화 보장 땐 대화”… 6자회담 불씨 살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며 “한국·중국·미국 수석대표 등이 관련 노력을 하자”고 구체적으로 제안해 주목된다.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핵 및 6자 회담이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당초 30분으로 예정됐던 회담 시간을 62분으로 늘리며 북핵 문제를 깊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양국 정상은 ‘하나를 주고 하나를 양보하는’ 방식으로 상호 북핵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6자 회담 수석대표 간 북핵 해결 논의에 진전이 많지 않았다”고 전제한 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보장이 있고 북한 핵 능력 고도화 차단의 보장이 있다면 대화 재개와 관련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기존보다 유연한 입장을 내놓았다. 북한의 비핵화 선제 조치라는 표현 대신 두 차례나 ‘보장’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은 5개월 전 시 주석과의 회담과도 결이 달랐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가진 한·중 정상회담 당시 “6자 회담 재개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선행될 시간이 필요하다”고 시 주석에게 강조했었다. 그동안 한·미 양국은 6자 회담 재개 조건으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선제 조치’를 일관되게 고수했고 중국은 6자 회담 조기 재개에 무게를 둬 이견이 지속됐다. 6자 회담은 2008년 12월 이후 6년째 개점휴업 상태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확실히 반대한다”고 재확인하며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고 중·북 간 핵 문제에 대한 이견이 있지만 중국 측 방식으로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을 국제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는 등 중국의 적극적인 ‘북핵 역할론’을 펴며 화답했다. 헤이그에서의 한·중 및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북핵 논의를 위한 한·미·중·일·러 수석대표 간 5자 회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북핵 조율 결과는 25일 예정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가 2012년 2·29 북·미 합의 파기 이후 북한과의 대화에 냉담한 기조를 유지해 6자 회담 재개에 있어 극적인 변화가 도출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 보장’ 표현 역시 큰 틀에서 진정성 있는 비핵화 선행 조치 기조와 차이가 없는 외교적 수사일 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가 적극적인 북핵 대화 기조로 선회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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