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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핵보다 인도적 지원 먼저 명시… MB 때보다 대북 접근 유연

    북핵보다 인도적 지원 먼저 명시… MB 때보다 대북 접근 유연

    박근혜 대통령의 28일 ‘드레스덴 연설’은 역대 대통령들이 독일에서 밝힌 대북제의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명박 정부 때에 비해 다소 유연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대통령도 과거 대통령들처럼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이룬 독일이 남북에 소중한 교훈이 되고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이번 대북제안은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메시지 전달의 순서에는 전례와 비교해 차이가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3월 베를린자유대학 연설에서 “북한 당국이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돕겠다”며 남북경협을 제안했다. 첫 번째 제안이 남북경협이었고 그 다음으로 이산가족 문제 해결과 특사교환 등을 제안했지만, 북한의 군사 도발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인도적 문제(이산가족) 해결을 가장 먼저 제안하고 북핵 문제는 연설 마지막에 밝혔다. 복합농촌단지 등 농축산 문제 해결을 제안한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독일 연설을 연상하게 한다. 김 전 대통령은 1995년 3월 베를린에서 “북에 곡물을 비롯한 원료와 물자를 장기 저리로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반면 여전히 북핵 문제를 언급했다는 점은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만들겠다는 구상)과 같은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때보다 대북 메시지가 좀더 적극적인 것은 사실이다. 주목되는 점은 박 대통령이 과거 북핵 문제의 접근법으로 제시한 ‘북핵밥상론’이 보다 구체화됐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5년 박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해 “한국은 미국과 같은 단계적 접근이 아닌 ‘한 상’에 해법을 모두 올려놓고 포괄적으로 타결하는 방법이 익숙하다”는 이른바 ‘밥상론’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연설에서 북한이 핵 포기 시 동북아 다자안보 협의체 등을 추진할 수 있겠다고 밝힌 대목은 핵 포기 이후 북한 체제 보장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으로 평가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연설지역으로 서독이 아닌 동독을 선택했다는 점은 역대 대통령들과 다르다”면서 “상징적으로 ‘통합이 이뤄지고 나서 공산지역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북한에 보여주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쉬운 과제부터 접근… 관계 개선 실마리” “비핵화 전제… 말의 성찬으로 끝날 수도”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남북 주민 간 인도적 문제 해결, 민생 인프라 공동 구축, 동질성 회복을 골자로 하는 드레스덴 선언을 제시해 향후 현실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박 대통령의 제안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통일 대박론’의 연장 선상에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쉬운 과제부터 해결한다는 ‘선이(先易), 후난(後難)’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전임 이명박 정부 기조보다는 진일보한 접근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나온다. 반면 5·24 대북 조치에 대한 전향적 메시지가 없었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을 직시할 때 자칫 ‘말의 성찬’으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독일식 흡수통일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박 대통령의 지금까지의 남북관계 발언은 ‘선 비핵화 후 남북관계’라는 도식 속에서 이뤄졌으나 이번 연설은 남북관계와 비핵화 문제를 정치적으로 분리한 탄력적 상호주의”라면서 “우리 입장에서 접근하기 쉬운 과제인 산림이나 농촌, 민생인프라 개선을 제시했고 주민들의 동질성 회복을 언급하면서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를 제안한 점은 남북관계 개선의 전향적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비핵화를 선결조건으로 내건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제안과는 차별화했다”며 “오히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남북 간 화해 협력을 강조한 김대중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취할 수 있는 방식과 내용을 총망라한 셈”이라면서 “핵을 포기하면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만들어 주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 정책보다 유연하고 전향적이지만 노무현 정부의 10·4 선언보다는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 위한 남북 간 후속 고위급 대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으로서는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제안을 한국 주도의 독일식 흡수통일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며 “북한이 우리 측 제안을 독이 든 사과로 볼 수 있는 만큼 남북 고위급 접촉을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이번 제안은 이명박 정부 북핵 해법의 인도주의적 버전이지만 북한을 변화시킬 지렛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도 “이번 연설은 새로운 내용이 없어 5·24 제재 조치와 북핵 문제를 넘어설 비전과 전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한·미·일 국방 고위 관료 새달 美서 ‘3자 안보토의’

    한국과 미국, 일본 국방부 고위급 관료들이 다음 달 17~1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3자 안보 토의’(DTT)를 개최한다. 2008년 이후 6번째 열리는 이번 회의는 지난 25일 네덜란드 헤이그 한·미·일 3국 정상회담 후속 조치의 성격이다. 미 국방부 대변인실은 27일(현지시간) 이 같은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위용섭 국방부 부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조 방안과 인도적 구조, 재난 구호 같은 초국가적인 비군사적 위협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핵 해결 및 3국 간 안보 협력 차원에서 3국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와 함께 국방부 고위급 회의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다음 달 초 일본과 중국, 몽골을 방문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방문한 바 있어 이번에는 들르지 않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헤이글 장관은 다음 주에 네 번째 아시아·태평양 방문을 시작한다”며 “이는 아시아를 중시하는 외교정책 및 국방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 핵포기하면 동북아 다자안보 협의체 만들어 체제 보장”

    “北 핵포기하면 동북아 다자안보 협의체 만들어 체제 보장”

    박근혜 대통령의 28일 드레스덴 연설은 통일을 넘어 통일의 궁극적 목표인 ‘통합’을 지향했다. 이날 제시한 여러 대북지원은 그 통합의 한 과정으로서 ‘일치화’ ‘동질화’의 방안을 다루고 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될 것이냐의 핵심은 ‘5·24 조치’ 및 ‘북한 비핵화’와의 상관관계이다. 남북 관계는 천안함 사건과 이로 인해 남한정부가 취한 포괄적 대북제재 조치인 5·24 조치 이후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고, 이후 점증되는 북핵 위협이 이 경색 상황을 공고화시켰다. 이날 박 대통령의 연설에 포함된 ‘평화통일 기반 구축 3대 제안’에는 이에 대한 전제 조건이 달리지 않았다. 연설 말미에 “하나 된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하루빨리 이뤄지도록 북한은 비핵화로 나아가야 한다. 핵을 포기하여 진정 북한 주민의 삶을 돌보기 바란다”는 정도로 언급했을 뿐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5·24 조치는 우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을 때까지 유지돼야 한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이질감을 해소하기 위한 교류와 북한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협력 등은 국민적 공감대를 기초로 단계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인도적 지원과 5·24 조치 및 북한 비핵화와의 연결고리를 느슨하게 했다. 오히려 비핵화에 대한 보상을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핵을 포기하면 주변국과 함께 ‘동북아개발은행’을 만들어 북한과 주변지역의 경제개발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6자회담 당사국과 유럽연합, 세계은행, 유럽부흥개발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금융기관의 공동 출자로 거대 투자금융기관을 설립하려는 계획”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포기를 결정할 경우 북한 체제 보장을 위한 동북아 다자안보 협의체 추진 의사를 밝혔다. 박 대통령이 제시한 복합농촌단지 구상은 사실상 북한판 새마을 운동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유화 국면’에 대한 국내외의 거부감을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예컨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진전 없이 북한에 인프라를 추진하는 데 대해 국제사회에 설명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등 국제규범과 국제사회의 합의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단계적인 협력과 지원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대북 지원과 관련해 중국, 러시아 등과 협의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과 중국 및 러시아 간의 협력사업 추진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곧 구체적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드레스덴(독일)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北 “방구석 아낙네 근성”… 朴대통령 실명으로 원색 비난

    북한이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강조한 것에 대해 실명을 언급하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지난달 남북이 고위급 접촉에서 상호 비방·중상 중지를 합의한 뒤 북한이 박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으로 관련 합의가 갈림길에 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네덜란드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언급한 것과 관련한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이날 “우리의 핵문제를 얼토당토않게 걸고 들며 심히 못된 망발을 지껄였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이 북한 영변 핵시설의 위험을 경고하고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지적한 데 대해 ‘궤변’, ‘시비질’ 등의 원색적인 표현으로 비판한 조평통 대변인은 “비방 중상을 중지할 데 대한 북남고위급접촉 합의를 그 자신이 난폭하게 위반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방구석에서 횡설수설하던 아낙네의 근성을 버리라”고도 했다. 정부는 이를 ‘대남 비방’으로 규정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는 이날 “국가원수의 정상적인 외교활동까지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비방한 것은 남북 간 합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임은 물론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저버린 행위”라며 “다시는 이와 같은 무례한 위반행위를 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남북이 서로 상대가 합의를 먼저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형국이다. 북한은 전날에도 사실상 박 대통령을 지칭하며 우리 정부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조평통은 26일 ‘서기국 보도’에서 우리 군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면서 “남조선 집권자가 국제무대에 나가 ‘신뢰’니 ‘평화’니 하는 면사포를 뒤집어쓰고 마치도 ‘통일의 사도’인 양 가소로운 놀음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대통령의 핵안보정상회의 행보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북한은 하루 만에 실명까지 직접 언급하는 등 대남 비방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사설] 한·미·일 정상 보란 듯 탄도미사일 날린 北

    한·미·일 3국 정상이 헤이그에서 마주앉은 어제 새벽 북한이 탄도미사일 두 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사거리가 1300㎞에 이르는 중거리 노동미사일로, 지난달 21일부터 사흘 전까지 연거푸 쏴 올린 단거리 미사일이나 방사포와는 급이 다르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며, 한국은 물론 일본 전역의 미군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은 이번 노동미사일 발사에 처음 차량에 실어 옮기는 이동식 발사대를 사용했다고 한다. 한·미·일 정상에게 보란 듯 무력시위를 벌인 셈이다. 노동미사일에 담긴 북의 메시지야 달리 따져볼 것도 없이 3국 정상의 북핵 폐기 요구를 단호히 거부한다는 뜻이라 할 것이다. 특히 미군의 핵전력을 염두에 두고 언제든 이를 타격할 수 있다는 엄포를 놓는 것으로 미국의 유화적 태도를 이끌어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이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미국이 핵위협을 계속하면 북한도 핵 억지력 과시 조치들을 연속적으로 취할 수밖에 없다”며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고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헤이그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중국의 보다 적극적 역할을 당부한 데 맞서 자신들은 호락호락 중국의 말을 듣는 존재가 아님을 과시하려는 김정은의 치기 어린 대응으로도 여겨진다. 지난달 키리졸브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앞두고 남북 간 상호비방 중단 등을 앞세운 ‘중대제의’를 내놓고, 이를 수용하라며 대화 공세에 적극성을 보이던 북이 이달 들어 이처럼 잇단 무력시위로 방향을 튼 배경에는 한층 심화된 김정은의 체제불안 심리와 이에 따른 북한 지도부의 불안정성이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경제적 이유로 핵을 포기했다가 결국 크림반도를 무기력하게 러시아에 빼앗긴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도 김정은으로 하여금 핵을 더욱 힘껏 끌어안게 만드는 요소일 듯도 하다. 어제 한·미·일 정상이 조만간 북핵 6자회담 3국 수석대표 회동을 개최, 북핵 문제의 돌파구를 모색하기로 했다지만 핵 말고는 체제 안전의 다른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게 김정은 체제인 이상 당장 뾰족한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더욱이 최근 미 의회가 지난해 북의 3차 핵실험 이후 1년 가까이 잠자고 있던 대북제재강화법안(HR1771) 입법화를 본격 추진하고 나선데다 조만간 이번 노동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차원의 추가 제재 움직임이 본격화한다면 이런 대화 의지나 노력과 별개로 한반도의 안보 현실은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북한을 움직일 지렛대를 우리가 잡아야 한다. 어제부터 시작된 독일 방문에서 펼쳐보일 박 대통령의 ‘통일 행보’가 향후 남북 관계와 한반도 안보지형의 열쇠를 쥐고 있다. 과감하고 적극적이면서도 구체적이고 정교한 대북 메시지가 요구된다. 대화 제의에 주먹부터 휘두르며 초조함을 드러내고 있는 북한 당국을 배려하고 달래면서 한 발짝씩 끌어낼 지혜를 담아야 한다. 북한도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허투루 보지 말기 바란다. 남북 간 화해·협력을 통해 체제 안정을 도모할 흔치 않은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
  • 겉은 북핵 공조, 속은 중국 압박… 한·미·일 6자회담 탐색전

    겉은 북핵 공조, 속은 중국 압박… 한·미·일 6자회담 탐색전

    한국, 미국, 일본 3국 정상이 26일 새벽(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회담을 통해 북핵 공조 강화와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 추진에 합의하면서 2008년 이후 6년째 개점휴업 중인 6자회담에 군불이 지펴지고 있다. 한·미·일 3자 합의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핵 대화 재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북·중 접촉을 강화하는 시점에서 이뤄진 만큼 조만간 한·미·일 대 북·중·러 간 탐색전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중국은 ‘북핵 드라이브’의 발동을 걸었다.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지난 17~21일 방북한 데 이어 북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이 25일 중국을 방문했다. 우 대표가 조만간 미 워싱턴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일 3국 정상이 중국의 ‘북핵 역할론’을 앞세우면서 북한을 제외한 5자 간 단합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도 취했다. 이는 북핵 문제를 매개로 한·일 양국과의 3각 공조 체제를 복원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3국 결속의 연결 고리로 미사일방어(MD)체계 통합을 제시한 건 대중국 견제의 전략적 이해를 명확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북한이 3국을 이간질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시켜 줘야 한다”는 발언은 한국을 미·중 간 중립지대로 끌어오고 싶어 하는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한·미·일 정상은 북한이 핵무기와 우라늄 농축 등 현존하는 모든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북핵 폐기를 유도하기 위한 선(先) 대화 재개에 우선순위들 둔 중국의 입장과 배치된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한·미·일 3자 공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및 러시아와의 접촉면을 넓히며 5자 차원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행보를 펼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행보도 대화 재개의 최대 변수다. 북한이 이날 한·미·일 3자회담을 정조준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건 향후 도발 수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예고편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미·일 압박 무력시위… 4차 핵실험 예고편”

    “한·미·일 압박 무력시위… 4차 핵실험 예고편”

    북한이 26일 새벽 한·미·일 정상회담에 맞춰 동해상에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북한 비핵화 논의를 시작한 3국을 압박하는 다목적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4차 핵실험의 전주곡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이날 오전 2시 35분과 42분에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시작된 새벽 2시 30분에 발사 시간을 맞췄다. 군 당국은 이날 2발의 탄도미사일이 최고 160여㎞ 고도까지 상승하며 음속의 7배 이상 빠른 속도로 비행했다는 점에서 스커드 미사일보다 요격하기 어려운 중거리 노동미사일로 판단했다. 북한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8차례에 걸쳐 동해상에 사거리 50~500여㎞의 각종 발사체 88발을 발사했지만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해온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18, 1874호 등의 위반 논란을 피해 가기 위해 단거리 발사체 위주로 저강도 무력시위를 벌여 왔다. 이날 발사한 노동미사일 2발은 각각 662㎞, 645㎞를 비행했지만 원래 사거리가 1300㎞에 달해 일본 전역의 주일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이들 미사일은 일본의 방공식별구역(JADIZ) 10여㎞ 안쪽에 낙하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핵을 탑재해 일본까지 초토화시킬 수 있다는 한·일에 대한 경고 메시지와 함께 유엔 안보리 제재도 신경쓰지 않겠다는 미국을 겨냥한 초강수로 판단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정상회담의 북핵 압박 메시지에 대비해 사전에 맞불을 놓는 대응으로 호락호락하게 끌려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동해안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온 북한이 이번에는 평양 인근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자국 영토를 횡단하게 했다. 이는 이동식발사차량의 능력과 미사일의 정확도, 파괴력을 과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노동미사일 연료는 지하시설 등에서 주입을 하고 원하는 곳으로 즉시 이동시켜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발사 징후를) 포착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4차 핵실험의 예고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북한의 노동미사일 발사는 1·2차 핵실험을 전후한 시기인 2006년 7월 5일과 2009년 7월 4일에 이뤄졌다.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표도 지난 24일 “미국의 핵위협이 계속되면 핵억제력을 보여 주기 위한 가시적 조치를 추가적으로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동미사일의 탄두 중량이 700∼1000㎏으로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 1t 가량의 핵탄두를 본격적으로 탑재할 수 있는 무기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신성택 GK전략연구원 핵전략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이 자국 미사일 중 가장 신뢰하는 노동미사일을 발사해 핵실험을 예고한 것”이라면서 “핵탄두의 소형화를 이루고 국내 내부 결속을 위해서라도 핵실험이 필요한 시점으로 인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보란 듯 탄도미사일 도발

    北, 보란 듯 탄도미사일 도발

    북한이 26일 새벽 평양 북쪽 숙천지역에서 동해 쪽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천안함 피격 사건 4주기이기도 한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이 북한 핵문제를 논의한 것 등에 항의하는 의도된 무력시위로 관측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오전 2시 35분과 2시 42분에 평양 북방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각각 1발, 총 2발을 발사했다”면서 “이 발사체는 650㎞ 내외를 비행했으며 노동계열의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며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06년 7월과 2009년 7월에 이어 세 번째로, 군 당국은 이날 노동미사일이 앞서 두 차례와 마찬가지로 차량에 장착된 이동식 발사대(TEL)를 이용해 발사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동미사일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사거리는 130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군은 북한이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지상의 그린파인 레이더와 해상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을 통해 오늘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국도 이번 도발에 즉각 반발했다.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인 1718·1874·2094호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이번 사안을 안보리에 회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핵안보정상회의] 쏟아낸 北核 구상들… 다시 주목받는 ‘밥상론’

    박근혜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의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파일럿 프로젝트’(시범사업)와 한·중·미 3국의 6자회담 노력 등 북핵 구상을 쏟아 내면서 과거 박 대통령이 북핵 해법으로 제시했던 ‘밥상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북핵 밥상론은 박 대통령이 2005년 3월 한나라당 대표 때 미국을 방문해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서양에선 음식을 먹을 때 수프, 메인요리, 후식 등이 단계적으로 나오지만 한국은 밥상에 밥, 국, 찌개, 반찬 등을 한꺼번에 다 올려놓고 먹는다”며 “북핵 문제도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계적인 접근 방법도 좋지만 한국으로서는 한 상에 해법을 모두 올려놓고 포괄적으로 타결하는 방법이 더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핵 문제를 그런 식으로 해결하면 북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며 “북핵 해결을 위해 수많은 정책과 노력이 있었지만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포괄적인 구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과 핵능력 고도화 차단 보장’을 전제로 한 대화 의지를 밝힌 것도 기존의 입장보다 유연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 방식으로 밝힌 파일럿 프로젝트도 밥상론의 일환이라는 얘기가 있다. 파일럿 프로젝트는 북한이 핵포기 의지를 분명히 하고 행동에 나선다면 전 세계가 함께 북한의 경제를 지원한다는 구상으로, 6자회담 참여국뿐 아니라 북핵 폐기를 국제사회 전체의 비확산 시범사업으로 삼자는 게 핵심이다. 이 역시 박 대통령이 밥상론과 함께 내놓았던 ‘북한판 마셜플랜’과 닮아 있다. 박 대통령은 방미 당시 컬럼비아대 강연에서 북핵 포기 시 대규모 경제 지원을 인센티브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도 밥상론과 북한판 마셜플랜을 대북 정책으로 삼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미·일 ‘북핵 폐기’ 손잡았다

    한·미·일 ‘북핵 폐기’ 손잡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저녁(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3국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등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공식적인 자리에서 대면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3국 정상은 회담의 거의 대부분을 북핵 문제에 할애했다”면서 “현재 북핵과 관련된 현상을 평가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는 3자 차원의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으며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3국 정상은 특히 중국이 6자 회담 등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무엇보다 북핵 폐기를 위한 확실하고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계획과 수단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군 위안부 등 한·일 간 역사 문제에 대한 대화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자리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한편 53개국, 4개 국제기구에서 정상들이 참석한 ‘2014 핵안보정상회의’는 이날 1박 2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정상들은 고농축우라늄(HEU)과 재처리를 통해 추출된 플루토늄 등 핵무기 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핵물질의 보유량을 최소화하도록 각국에 권고하는 내용 등이 담긴 ‘헤이그 코뮈니케’를 채택했다. 2016년 차기 회의 개최지는 미국으로 결정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한다면 한국은 경제 발전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6일부터 3일간 독일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헤이그(네덜란드)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핵안보정상회의] 북핵 앞에 선 G2… “불용” 한마음, 해법은 두마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가진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북 해법을 놓고 의견 차를 보였다. ‘북핵 불용’이라는 기본 원칙에는 합의했으나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싼 현안을 놓고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하고 올바른 방법은 대화를 시작해 대화로서 성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다. 시급한 임무는 조속히 6자회담을 재개해 2005년 9·19 공동성명이 도출한 목표들을 확실히 이행하는 것”이라며 6자회담 재개를 촉구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5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입장을 소개했다”고 짧게 언급해 양측이 이 문제를 두고 이견을 보였음을 시사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회담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북한이 취하는 행동에 근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면서 북한의 행동 변화가 대화의 전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로즈 부보좌관은 “우리는 중국과 북한을 압박하는 데 잘 협조하고 있으며 양국이 북한에 국제 의무를 지키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세계평화 위해 북핵 반드시 폐기돼야”

    “세계평화 위해 북핵 반드시 폐기돼야”

    박근혜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2014 핵안보정상회의’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비확산, 핵안보, 핵안전 등 모든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의 대상인 만큼 세계평화와 안전을 위해서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53개국, 4개 국제기구에서 57명의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지금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과 유엔 안보리결의 등을 어기고 핵 개발을 추진하면서 핵능력을 고도화하고 있어 만약 북한의 핵물질이 테러 집단에 이전된다면 세계 평화에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북한의 영변에 집중된 핵시설 중 한 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체르노빌보다 더 심각한 핵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핵테러 위협에 대응하려는 국제 핵안보 체제의 발전을 위한 4개항을 제안하면서 “현존하는 위험 핵물질을 제거하는 것에 더하여 무기급 핵물질을 생산하지 않도록 하는 핵분열물질생산금지조약(FMCT)을 체결하자”고 촉구했다. 사실상 원자로·재처리시설을 보유한 채 핵무기 재료인 플루토늄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일본을 겨냥한 발언으로 여겨진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헤이그에 도착한 직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을 갖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두 나라의 공동인식을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 개발과 경제건설의 병진정책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으며 시 주석은 “한국 측 입장에 동의한다.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확실히 반대하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어 중·북 양국 간에는 핵 문제에 관해 이견이 있지만 현재 중국의 방식으로 북한을 설득 중이다. 북한을 국제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적극 지지한다”며 “남북 간 화해와 평화를 이루고 나아가 한반도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이루기를 확고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헤이그(네덜란드)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사설] 한·미·일 대화, 한·일 관계 정상화 계기 되려면

    오늘 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얼굴을 맞댄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3자 정상회담이라는 형식의 만남이지만 어그러질 대로 어그러진 양국 관계를 생각할 때 한·일 두 정상의 취임 후 첫 대좌는 그 자체로 함의가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 오늘까지의 양국 관계를 바로잡을 회담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양국 관계가 더 헝클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로 논의 주제가 제한된 회담인 만큼 세 정상이 낼 목소리 또한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을 듯싶다. 한반도 비핵화 의지와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이를 위한 북의 선제적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다. 북핵 해결을 위한 다자 공조라는 대원칙은 우리 정부의 핵심기조이기도 한 만큼 이 같은 논의나 합의를 우리가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회담의 주제가 무엇이든 회담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역시 한·일 관계의 정상화이며, 그런 차원에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얼굴을 마주한다는 자체가 지닌 무게가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비록 3자가 머리를 맞대지만 서로의 속내는 적지 않은 차이를 지닌 게 현실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중국의 팽창전략에 맞서 한·미·일 3각 동맹을 속히 정상화하고픈 오바마 대통령은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에 방점을 둘 것이다. 지난 1년 여간 불편한 심정으로 한·일 관계 악화를 지켜본 미국의 기본적 인식이기도 하다. 우리 정부가 즉각 부인하긴 했으나 이번 회담을 통해 2012년 논의가 중단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대신 한·미·일 3국 간 군사정보보호 양해각서 체결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것도 이런 배경을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 역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공공연하게 내세우고 있다. 헤이그로 떠나면서는 “박 대통령과의 첫 회담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향한 첫걸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정상이 주창하는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에는 ‘불행한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인식 정상화’라는 대전제가 결여돼 있는 것으로 여겨져 극히 유감스럽다. 이번 3국 정상회담이 성사된 결정적 계기로 작용한 고노 담화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만 해도 오락가락하는 게 도무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의회 답변 등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사과한 고노 담화를 승계한다”고 했으나 엊그제 그의 측근이라는 이는 고노 담화 검증과 이에 따른 수정 가능성을 시사하며 우리 정부의 뒤통수를 때린 것이 그 일례다. 아베 총리는 오늘 회담이 일본 정부에 한·일 관계의 정상화, 나아가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을 위한 중차대한 과제를 부여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의 진실을 부정하고, 역사교과서를 왜곡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우경화를 부추기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외교적 도발을 지속하는 한 한·일 두 나라의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은 요원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어제 “한·일 간 역사 분쟁에서 전문가들이 한국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며 한국이 국제사회로부터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오늘 회담을 아베 정부는 자세를 고쳐 잡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한국 정부와 한국민들은 열린 자세로 아베 정부의 달라진 행보를 기다릴 것이다.
  • 오바마, 中에 ‘러 제재’ 협조 요청했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AP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나 “중국과 미국이 협력하면 국제법을 강화하고, 국가 주권을 존중하며, 모든 사람이 생존할 수 있는 국제적 규칙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러시아 제재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광범위한 분야에서 미·중 간 잠재적인 협력 공간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지지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중립’을 표방해 사실상 우크라이나 문제를 두고 미국과 충돌하는 러시아 편에 서 왔으며, 이날도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 정상은 회동에서 북한의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는 것은 물론 북핵 6자회담 등 대화를 재개하려면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양측이 이견을 보이는 인권 문제와 영유권 분쟁 등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은 인권 현안이나 남중국해 및 태평양 지역에서의 영유권 분쟁 등 양국 관계에 엄존하는 갈등 해결에도 노력할 것”이라면서 “이런 문제는 대화와 외교를 통해 건설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朴대통령 “北 비핵화 보장 땐 대화”… 6자회담 불씨 살렸다

    朴대통령 “北 비핵화 보장 땐 대화”… 6자회담 불씨 살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며 “한국·중국·미국 수석대표 등이 관련 노력을 하자”고 구체적으로 제안해 주목된다.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핵 및 6자 회담이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당초 30분으로 예정됐던 회담 시간을 62분으로 늘리며 북핵 문제를 깊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양국 정상은 ‘하나를 주고 하나를 양보하는’ 방식으로 상호 북핵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6자 회담 수석대표 간 북핵 해결 논의에 진전이 많지 않았다”고 전제한 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보장이 있고 북한 핵 능력 고도화 차단의 보장이 있다면 대화 재개와 관련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기존보다 유연한 입장을 내놓았다. 북한의 비핵화 선제 조치라는 표현 대신 두 차례나 ‘보장’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은 5개월 전 시 주석과의 회담과도 결이 달랐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가진 한·중 정상회담 당시 “6자 회담 재개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선행될 시간이 필요하다”고 시 주석에게 강조했었다. 그동안 한·미 양국은 6자 회담 재개 조건으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선제 조치’를 일관되게 고수했고 중국은 6자 회담 조기 재개에 무게를 둬 이견이 지속됐다. 6자 회담은 2008년 12월 이후 6년째 개점휴업 상태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확실히 반대한다”고 재확인하며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고 중·북 간 핵 문제에 대한 이견이 있지만 중국 측 방식으로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을 국제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는 등 중국의 적극적인 ‘북핵 역할론’을 펴며 화답했다. 헤이그에서의 한·중 및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북핵 논의를 위한 한·미·중·일·러 수석대표 간 5자 회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북핵 조율 결과는 25일 예정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가 2012년 2·29 북·미 합의 파기 이후 북한과의 대화에 냉담한 기조를 유지해 6자 회담 재개에 있어 극적인 변화가 도출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 보장’ 표현 역시 큰 틀에서 진정성 있는 비핵화 선행 조치 기조와 차이가 없는 외교적 수사일 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가 적극적인 북핵 대화 기조로 선회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野 핵방호법 처리로 ‘새 정치’ 가능성 보여라

    박근혜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3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과 독일 방문을 위해 어제 출국했다. 5박7일의 이번 유럽 순방에서 박 대통령은 이틀간 진행될 핵안보회의 참석 외에 한·미·일과 한·중, 한·독일로 이어지는 정상회담, 그리고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의 남북통일 관련 연설 등 굵직한 외교 활동을 벌이게 된다.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일정들이다. 한데 이런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떠난 박 대통령을 민망하게 하는 것이 여야 정치권이 아직껏 매듭을 풀지 못한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이다. 박 대통령은 오늘 저녁 개막하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선도연설을 통해 핵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고 국제 핵안보체제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박 대통령이 대표하는 대한민국은 이를 위한 준비가 하나도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모두가 기억하는 것처럼 2년 전 서울에서 열린 2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우리는 회의 개최국으로서 ‘핵테러억제협약’과 ‘핵물질방호협약’의 2014년 발효를 주창했고, 참가국 정상들은 한목소리로 이를 이행할 것을 다짐하는 ‘서울 코뮈니케’를 채택한 바 있다. 서울 회의를 전후로 ‘핵테러억제협약’은 92개국이, ‘핵물질방호협약’은 70여개국이 비준을 마친 상태다. 우리도 2011년 12월에 두 협약에 대한 국회 비준을 마쳤다. 문제는 이 비준서를 제출하려면 이에 맞춰 국내법, 즉 원자력방호방재법을 개정하고 이 같은 사실을 함께 통보해야 하는데 지금 이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북핵이라는 난제를 머리에 이고 있는 우리로서는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이들 두 협약의 즉각적인 발효가 시급한 처지다. 북의 핵무기 개발 저지를 위해서는 물론 북한 핵물질의 반출과 이에 따른 테러 및 사고 위협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국제적인 핵테러 및 핵방호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외에 올해 예정된 반핵 관련 다자간 논의에 적극 참여하기 위해서라도 이 핵방호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2년 동안 정부는 대체 뭘 하다가 이제서야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당 대표까지 모두 나서 야당에 법안 처리를 호소하는지 딱한 노릇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이 이 법안을 여야 간 쟁점이 되고 있는 방송법 개정과 연계시켜 주고받자고 버티는 것은 더더욱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를 지난 2년 동안 마비시켜 온 방송법 개정안의 쟁점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등 각 방송사의 편성위원회 구성 문제다. 민주당은 이 편성위원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나 새누리당은 방송사의 편성 자율권 침해, 위헌 가능성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방송의 공정성과 자율성을 둘러싼 대립처럼 보이지만 기실 여야 모두 방송 환경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익과 직결된 현안을 다분히 정치적 사안인 방송법 개정의 볼모로 삼는 것은 민주당이 누누이 다짐했던 초당적 외교 협력과도 맞지 않고 통합신당이 내세운 새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핵안보정상회의 개막까지 한나절밖에 남지 않았다. 민주당은 핵방호법 개정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 [박대통령 네덜란드·독일 순방] 24일 한·중회담 등 정상간 양자회담만 250회… 외교 ‘빅 이벤트’

    [박대통령 네덜란드·독일 순방] 24일 한·중회담 등 정상간 양자회담만 250회… 외교 ‘빅 이벤트’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24~25일 열리는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는 세계 최고 안보포럼으로 평가받는다. 주요 핵무기 보유국과 원전 보유국을 포함해 세계 53개국 정상과 유럽연합(EU)·유엔·국제원자력기구(IAEA)·인터폴 등 4개 국제기구의 수장이 참석한다. 전 세계 인구 80%를 대표하는 안보 분야 최대 다자정상회의다. 회의 첫날인 24일에는 우선 앞서 2년 전 서울에서 열린 2차회의에서 채택된 무기급 핵물질 제거 및 최소화와 핵물질 불법 거래 차단 등 ‘서울선언’(코뮈니케)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25일에는 ▲전 세계 위험 핵물질 감축 ▲원자력 시설 방호 강화 ▲핵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협력 증진 등을 담은 ‘헤이그 코뮈니케’를 채택할 전망이다. ‘핵없는 세상’을 위한 지구촌 정상들의 모임이지만 막후에서 펼쳐질 다양한 외교전과 정상회담 이벤트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와 크림 반도 병합에 대한 막후 협상을 긴박하게 벌일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과 EU 지도자들을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에 대한 제재 방안을 긴밀히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의식한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만나는 3국 정상회담이 25일 개최되고,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 등 각국 정상 간 250여 차례의 양자회담이 이번 회의에서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헤이그에 도착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도 한다. 이 자리에선 북핵 문제 등 한반도 현안과 한·중 관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정책토론과 비공식 본회의 총회 등의 일정도 예정돼 있다. 2009년 체코 순방 시 프라하 연설에서 핵안보정상회의를 발족한 오바마 대통령은 2년 뒤인 2016년 미국 워싱턴에서 4차 회의 개최를 희망하고 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박대통령 네덜란드·독일 순방] “한국의 타협으로 미일과 북핵 협력 가능해졌다”

    [박대통령 네덜란드·독일 순방] “한국의 타협으로 미일과 북핵 협력 가능해졌다”

    “일본과의 정상회담을 거부해 온 한국의 타협으로 한·미·일 정상회담이 이뤄지면서 북핵 문제 협력이 가능해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의 중도적 발언을 임기 말까지 유지하고 일본의 우익 인사들도 규율해야 한다.” 네덜란드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25일 한·미·일 정상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열리게 되면서 전 세계 외교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국무부에서 한국과장·일본과장을 역임했던 동북아 전문가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미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한국학 부소장은 22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국 정상회담 의미를 이렇게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의 의미는. -‘역사 문제’가 중요하지만 ‘미래 이슈’도 중요하다. 역사 문제를 다루는 방법 중 하나가 정상회담을 회피하는 것인 반면 미래지향적 이슈는 정상회담에서 다뤄져야 한다. 북한 등 중요한 지역 문제는 3국 정상 간 협력 없이 불가능하다. 그런 차원에서 3국 정상회담은 한국이 딜레마에서 벗어나 타협적 해결책을 내놓은 것이다. →3국 정상회담 개최 배경과 논의 내용 전망은.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데 한·일 정상이 등을 돌렸으니 미국이 대북정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 정부가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이번 3국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오바마 대통령의 다음 달 한·일 방문도 전반적으로 실패로 여겨졌을 것이다. 이번 3국 정상회담의 초점은 북한이 될 것이다. 역사 문제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어 논의되지 않을 것이다. →3국 정상회담이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제언은. -3국 정상회담의 효과는 두고 봐야 한다. 아베 총리가 역사 문제에 좀 더 중도적 입장을 취했으니 이 같은 태도를 임기 말까지 유지해야 한다. 그가 일본 정부 내 극우 인사들을 규율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 정부도 그동안 일본 당국자들에게 계속 충고를 해 왔고 이 같은 노력은 한·일 관계가 정상화될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통일 대박론’ 앞에 선 천안함 4주년

    ‘통일 대박론’ 앞에 선 천안함 4주년

    2010년 3월 한국 해군 용사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피격 사건이 오는 26일 4주년을 맞는다. 천안함 사건 이후 정부의 5·24 대북 제재조치를 거치며 남북 간 인적·물적 교류가 단절되고 군비경쟁이 심화된 만큼 이 사건은 북핵문제와 함께 남북관계의 진전을 막는 양대 장애물로 여겨진다. 하지만 4년이나 지난 현 시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통일 대박론’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이제 남북 모두의 체면을 세워주는 방향으로 5·24 제재조치 문제를 풀어나갈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한국보다 수적으로 우세한 ‘비대칭전력’ 잠수함을 이용해 천안함을 기습했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북한은 여전히 자신의 소행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5·24 조치를 해제하려면 북한의 사과 등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후 4년간 남북한은 해상에서의 기습에 대비해 방어전력을 보강하고 이를 뚫어보고자 하는 ‘방패’와 ‘창’의 전력증강 경쟁을 벌여왔다. 군 소식통은 23일 “북한이 지난해부터 해상용 고속 침투선박을 건조하고 있는데, 이를 동해에 실전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길이 15~20m로 특수부대원을 실어나르기 위해 제작된 이 선박은 지난해 동해안에서 시험 운항됐고 속력은 시속 100㎞ 이며 레이더망을 피하기 위한 스텔스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 밖에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최전방의 장재도와 무도 등에 사거리 20㎞의 122㎜ 방사포(다연장 로켓)를 전진배치했다. 한국 군도 북한의 기습침투에 대비해 연안 방어와 대잠수함 능력을 강화하고 타격 수단을 대폭 확충했다. 해군은 4400t급 이상 수상함에 사거리 1000~1500㎞의 ‘해성2’ 순항미사일을, 잠수함에는 사거리 500~1000㎞의 ‘해성3’ 순항미사일을 각각 장착했다. 군비경쟁 측면에서 우리 군 전력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미래 통일 한국의 청사진을 내놓는 우리 정부에 현재와 같은 남북관계의 장기간 경색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동북아 강대국들의 대결적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북한과 협력적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한편으로 북한의 유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5·24 조치의 단계적 해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남북 간 서로 체면을 살려주는 절충안으로 천안함뿐이 아닌 북한의 포괄적 유감 표명 방안이 거론되기도 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과거의 불미스러운 사건들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해 유감이나 사과를 받아내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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