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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6자대표 간 비핵화 직접 회담 추진”

    정부 외교안보 라인 핵심 관계자는 19일 “남북이 직접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는 남북 간 6자 수석대표 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2008년 12월 이후 북핵 6자회담이 6년째 공전 중인 국면에서 남북이 비핵화 논의와 대화 재개를 위해 담판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미는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 선결 조치를 6자회담 재개 조건으로 제시했고, 북한은 북·미 회동 및 조건 없는 대화 재개를 주장해 왔다. 이는 정부가 제의한 고위급 접촉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리용호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 겸 외무성 부상 간 별도의 남북 대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된 한·미·일 3국 정상회담 이후 북핵 고도화 차단을 위한 다양한 방식을 모색해 왔고, 우리 측과 미·중·일·러 6자회담 수석대표와도 협의가 있었다”며 “잠자고 있는 북핵 협상(6자회담) 동력의 확보가 쉽지 않지만 핵 문제 자체에 대한 북한의 게임 플랜, 즉 계산법이 바뀌도록 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북 6자 수석대표가 만난 건 2011년 7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당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회담한 게 마지막이었다. 이와 관련,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8일 ARF를 계기로 미얀마에서 만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에게 남북 6자 수석대표 회동 구상을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최근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ARF를 통해 북한 리수용 외무상에게 남북 6자 수석대표 회담을 제안하려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남북 간 비핵화 회담을 추진하는 데는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외교부가 수립한 것으로 알려진 우리 측 북핵 구상인 ‘코리아 포뮬러’를 북측과 논의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 포뮬러는 헤이그에서의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우리 측이 독자적으로 만든 대화 재개 프로세스로, 구체적인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또 다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우리 측 핵심 관계자가 언급한 남북 6자 수석대표 회담은 북한에 대한 공개적인 제의로 보면 된다”며 “북한이 호응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6자회담국 간 논의됐던 대화 재개 조건 및 프로세스와는 별도로 한반도 당사국인 우리가 만든 코리아 포뮬러를 관련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북한에 이 포뮬러의 세부 방안을 직접 설명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광복절 경축사] 민생 인프라 통해 南北 동질성 회복 의지… 北核 인식은 불변

    [광복절 경축사] 민생 인프라 통해 南北 동질성 회복 의지… 北核 인식은 불변

    올해 광복절 경축사의 대북 메시지는 환경이나 문화와 같은 연성 이슈와 북한 주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제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의지를 북한에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경축사에서 남북관계 관련 부분은 200자 원고지 10장가량의 분량으로 원고지 6장 정도였던 지난해와 비교해 양적으로 크게 늘었고, 그만큼 다양한 제안을 담았다. 지난해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과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문제를 특정해서 제안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경축사에서는 ▲하천·산림 관리 공동 협력 사업 ▲10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 참석 초청 ▲이산가족 상봉 ▲민생인프라 협력의 본격적 시작 ▲남북한 광복 70주년 공동기념 문화사업 준비 등을 제기했다. 이번에는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대형 이벤트성’ 제안은 없었지만 상대적으로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의제들을 북한에 던지며 광복 70주년인 내년을 준비하는 작업을 하나하나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 시기를 특정해서 제안하지 않은 것은 정부가 향후 고위급 접촉 등을 통해 여건이 조성된 이후에 행사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월 생물다양성협약 총회 참석은 덜 정치적인 환경 문제를 다루고 소수의 대표단을 초청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부담을 갖지 않고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 더불어 9월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행사가 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 이슈를 7월 통일준비위 출범과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후에도 매월 이어가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경축사의 상당 부분을 민생인프라 문제에 할애한 것도 눈에 띈다. 남북 간 경제공동체를 통해 동질성을 회복하자는 메시지를 북한에 던진 것으로 통일부 등이 올해 업무보고에서 공동 영농 시범 계획이나 농·축산 부문의 대북지원책을 밝혔던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북한이 거부감을 나타내는 ‘드레스덴 제안’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을 의식해 표현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북한은 남북교류 확대에 앞서 5·24조치 완화 또는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경축사에서도 이 문제가 적시되지 않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근본적인 인식도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이 박 대통령의 제안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측면에서 과거와 다른 접근법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북핵 문제와 관련,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대한민국’이란 표현 등은 해결 의지나 대책을 내놓지 않고 북핵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만을 드러낸 것으로 아직은 여전히 (남북 간) 기싸움의 측면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아베, 동아시아 평화 벼랑끝 내몰아… 한·일 시민 공조 저지를”

    “아베, 동아시아 평화 벼랑끝 내몰아… 한·일 시민 공조 저지를”

    새정치민주연합의 ‘아시아 평화와 번영 모임’ 소속 의원 5명은 광복절인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앞에서 닷새 동안의 도보 순례를 마무리 짓고 일본의 과거사 왜곡과 아베 신조 내각의 평화헌법 수정 시도를 규탄했다. 강창일, 노웅래, 문병호, 이종걸, 최원식 의원과 시민 50여명은 지난 11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출정식을 한 뒤 일본 군국주의를 비판하며 서울까지 걸었다. 이 의원은 성명서에서 “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예측 불가능성을 핑계로 아베 정권이 평화국가에서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일본을) 회귀시키고 있고, 동아시아의 평화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동아시아 평화는 한반도의 안정으로부터 왔으며 전쟁은 항상 일본의 야욕으로부터 시작됐다”면서 “동아시아가 파괴가 아닌 생명의 공동체가 되도록 한국과 일본의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의원은 “우리가 (일본의 교전권을 부정하는) ‘평화헌법 9조’를 지키고자 하는 일본 국민들과 함께 이 조항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선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구체적으로 ▲아베 내각의 집단적 자위권 한정적 승인 철회 ▲한국을 배제한 채 1951년 일본과 2차대전 연합국 간에 체결된 샌프란시스코조약의 수정과 한국이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조약 체결 ▲북핵 폐기 전제인 6자 회담 성사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 ▲남북 간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일본 집단적 자위권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 간의 적극적인 외교 협력을 촉구했다. 성명에는 도보 순례를 한 5명을 비롯해 신정훈, 안민석, 양승조, 이상직, 이석현, 추미애 의원 등이 동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오늘 69주년 광복절] “한·일 정상회담 개최 필요… 과거사-외교문제 분리 대응을”

    [오늘 69주년 광복절] “한·일 정상회담 개최 필요… 과거사-외교문제 분리 대응을”

    한반도는 2015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내년은 2차 세계대전 종전으로 벼락같이 왔던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배 해방과 한반도 분단의 비극이 시작된 지 70주년이 되는 역사적 시점이다. 가해와 피해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은 1965년 국교 정상화로 관계 복원의 반세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양국 간 과거사 문제와 이를 둘러싼 갈등은 청산되지 않고 있다. 70년 전만 해도 세계의 전략적 중심선에서 비켜나 있던 한반도는 이제 글로벌 경제의 주요 축이자 동북아 각국의 이해가 교차하는 전략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신문은 14일 광복 69주년을 앞두고 서희외교포럼(대표 장철균 전 스위스 대사)과 공동으로 ‘한반도 해방과 분단 그리고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주제의 좌담을 마련했다. 장 대표, 신복룡 건국대 석좌교수, 여인곤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 도시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최동주 숙명여대 교수 등 참석자들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 등 역사적 과오에 대한 반성과 시정 조치는 최근까지도 전 세계에서 확인되고 있는 ‘인류의 시대정신’의 발로로 봐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추구하는 일본의 우경화와 군국주의는 결코 시대정신이 될 수 없으며,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일 양국 관계에 대해서는 과거사와 외교 문제의 분리 대응을 주문했고, 양국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공동의 인식이 컸다. 좌담에서는 한반도 분단의 일차적 책임은 김일성 주석에게 있으며, 향후 그에게 6·25 전쟁 피해뿐 아니라 통일을 지체시킨 역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정권 교체 때마다 좌우로 흔들리는 우리의 ‘시계추 대북 정책’이 안정적인 남북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왔다는 점도 제기됐다. →아베 정부 출범 후 한·일관계의 악화 문제는 무엇인가. -도시환 위원(도 위원):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 등 현재 진행형의 과거사 문제는 일본의 불법적인 강점에 의한 식민주의 범죄로 반인도적 범죄 행위다. 국제사회의 철학이 인권 등 인류보편적 가치를 중시하고 있고, 2001년 서구 노예제도와 식민지 지배의 반인도적 범죄를 인정한 더반선언에 이어 아주 최근인 지난해 6월과 9월에는 영국과 네덜란드가 각각 식민통치를 사죄하고 배상을 하는 등 역사적 과오에 대한 시정 조치는 21세기의 시대정신이 됐다. -최동주 교수(최 교수): 군 위안부 문제가 국제노동기구(ILO)의 의제로 제시됐다는 건 중요한 문제다. 위안부를 강제 노동의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다. 일본은 1932년 11월 강제노동협약을 비준했고, 1944년 11월까지 효력이 유지됐다.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ILO에서 의제로 논의해야 하지만 일본 정부의 강력한 로비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ILO에서 위안부 문제를 의제화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데는 우리 스스로가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아베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강화되고 있다. -도 위원: 일본은 1905년 러일전쟁을 통해 독도를 자국 영토로 침탈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카이로 선언(1943년)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1951년)을 통해 독도는 일본의 행정적 지배 범위에서 제외됐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건 한반도에 대한 점령지 권리 즉, 과거 식민지 영토권을 주장하는 것으로 한국의 독립을 부인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신복룡 교수(신 교수): 독도는 일본 국익에 치명적이지 않다. 절박하지도 않으면서 ‘정치적 제스처’만 하고 있다. 한 일본 학자는 “한국은 독도가 한국 영토를 입증하는 일본 측 자료를 갖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도 일본 영토임을 입증하는 한국 측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 말이 사실이라는 데 있다. 독도 문제는 한·일 양국 학계 간의 전쟁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과 한반도 분단에 대한 우리 안의 인식 차이도 커 우려된다. -도 위원: 식민지근대화론의 핵심은 일제강점기의 한국 경제가 크게 성장했고, 해방 이후 산업화의 토대가 됐다는 주장이다. 매우 자의적 해석으로 조선 후기의 위기도 과장했을 뿐 아니라 식민 체제에서 우리 경제는 대단히 불평등했다. 생산수단은 소수 일본인이 장악했고, 조선인의 인적 자본 형상은 제한적이었다. -여인곤 위원(여 위원): 한반도의 학교 설립과 신문 창간, 전기·전차·철도 개통, 항만 건설 등 한국의 근대화는 일제의 식민 지배 이전인 19세기 말부터 서양의 투자나 자생적으로 시작됐다. 일제가 경인선, 경부선, 경의선, 경원선 등 철도를 부설하고 항만 등을 건설한 건 한국의 근대화가 아니라 식량과 자원 수탈, 그리고 만주와 중국 침략의 교두보 확보 차원이었다. -신 교수: 한국사학사의 기본적인 함정은 망국에 대한 자기 성찰과 회오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망국의 일차적 책임은 우리에게 있지만 식민지근대화론의 경우 그 용어 자체가 잘못됐다. 친일 사학이 아닌 바에야 식민지 시대가 한국을 근대화시켰다고 말하는 학자는 없다. 다만 식민지 시대를 거쳐 한국의 산업화가 진행되었다고 말할 뿐이다. -여 위원: 해방 후 한반도의 38선 분할은 일본군 무장해제를 목적으로 미국 트루먼 대통령이 제안하고, 소련 스탈린이 동의해 획정된 미·소 양국의 합작품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분단의 책임은 김일성 주석과 소련에 있다. -최 교수: 38선은 미국 입장에서 소련의 일본 군정 참여를 저지하기 위해 일본 본토와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소련군 진격을 멈추게 하려는 의도가 작용했다. 결국 38선이 한반도를 지리적, 이념적으로 둘로 나누고 전쟁의 불씨가 된 것으로 평가한다. -신 교수: 김일성 주석은 무력으로 통일할 수 있다고 오판하고 개전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의 오판으로 300만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통일은 70년이 지나도록 미뤄지는 어리석은 결과마저 초래됐다. 나는 김 주석에게 6·25전쟁의 일차적 책임뿐 아니라 분단과 통일을 지체시킨 책임도 크게 물어야 한다고 본다. →남북관계와 북핵, 한·일 갈등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여 위원: 북핵 위기가 20년이 됐지만 해결 전망이 매우 어둡다. 박근혜 정부가 북핵 폐기를 목표로 하되 우선 차선책으로 북핵 개발부터 동결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과 및 핵 동결과 우리의 5·24 대북 조치 해제를 패키지로 다뤄야 한다. -장철균 대표: 남북관계의 안정적 관리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정권 교체 때마다 대북 정책이 좌우로 흔들리는 ‘시계추 현상’과 이로 인한 ‘안보 공회전’이 반복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대북 정책은 정권에 상관없이 일관적이어야 한다. -도 위원: 아베 총리가 지난해 ‘침략의 정의’를 부정한 데 이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려는 건 2차 세계대전 이전의 군국주의 부활의 궤적으로 봐야 한다. 아베 총리의 의도를 경계하며 주시해야 한다. -신 교수: 일본의 우경화는 시대정신이 아니다.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오히려 오랜 경제 침체와 중국의 부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우경화가 발현되는 측면으로 이해하고, 지혜롭게 대일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 -최 교수: 중장기적으로 볼 때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과 일본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개연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대일 외교를 정상회담 개최 등을 통해 정상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여 위원: 현재와 같은 과거사와 외교 문제를 연계하는 방식으로는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갈 수가 없다. 두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해서는 자위대의 개입 조건과 범위를 반드시 우리 정부가 미국과도 미리 협의해야 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美 케리 국무장관, “北, 대결 택하면 더 큰 압력·제재 직면할 것”…북한에 강한 경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할 준비가 돼 있지만 만약 북한이 대결의 길을 택한다면 더 큰 압력과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케리 장관은 12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연례 호주·미국 장관급회담(AUSMIN)에 참석하고 나서 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경고하고 “미국은 북한이 국제적 의무를 준수할 때에만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만약 대결의 길을 택한다면 우리는 강력한 제재와 고립을 포함한 압력의 강도를 높일 준비 또한 돼있다”고 덧붙였다. 케리 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 호주의 줄리 비숍 외교장관과 데이비드 존스턴 국방장관이 참석한 이날 회담에서는 북핵 문제와 함께 중동 지역에서의 대(對)테러 공동 대응 및 미군 병력의 호주 추가 배치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미. 호 양국은 현재 호주 다윈 기지에 순환 배치된 1천200명의 미 해병 병력을 수년 내 2천500명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하면서 군사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장관들은 이밖에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우크라이나 사태 ▲남중국해 긴장 완화 방안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을 위한 호주 군함의 동북아 배치 등 다양한 의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는 또 대테러 공동대응 방안과 관련, “미국과 호주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문제를 유엔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이들의 위협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군 전투병력이 다시 이라크로 진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미국은 새로운 이라크 정부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준비가 돼 있으며, 모든 이라크인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정부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는 미국이 현재 이라크에서 인도적 차원의 지원만을 하는 호주에 한층 광범위한 군사적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으나, 이와 관련한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호주군은 현재 C-130 허큘리스 수송기 2대를 이라크 북부로 보내 현지 난민에 생필품을 공급하는 인도적 차원의 지원만을 하고 있다. 헤이글 장관은 이라크 난민을 돕기 위한 호주의 인도적 지원에 사의를 표하면서도 한층 광범위한 호주의 군사적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회담에서는 또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된 말레이시아항공 MH17기 사건에 대한 대응 방안과 함께 미군 전투기와 폭격기를 호주 다윈 기지에 추가로 배치하는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 장관은 “MH17기를 격추한 비양심적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호주와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영어권인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와 함께 최상급 기밀정보를 공유할 정도의 맹방인 미국과 호주는 매년 장소를 달리해 연례 장관급회담을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 AUSMIN은 13일까지 계속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일 외무 ARF 회동… 납북자·북핵 논의한 듯

    북·일 외무 ARF 회동… 납북자·북핵 논의한 듯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북한의 리수용 외무상이 지난 10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지역안보포럼(ARF) 각료회의가 열리고 있는 미얀마에서 만났다고 교도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북·일 외무상의 접촉은 지난해 7월 이후 1년 1개월 만으로, 양측은 납북 일본인에 대한 재조사와 북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외무상은 기자단에 “리 외무상과 인사하고 악수했다. 양측이 각자의 입장에 대해 발언했다”면서 “이번 만남의 의의는 앞으로 북·일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납북 일본인에 대한 북한의 특별조사위원회에 철저한 조사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특별위는 이르면 9월 둘째주 제1차 보고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시다 외무상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리 외무상에 아베 정권의 의향을 표명하고 앞으로의 일정과 조사 방향에 대해 의견 교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통신은 언급했다. 이번 만남은 ARF 중간에 짧은 시간 동안 이뤄졌으나 두 외무상이 선 채로 접촉한 것이 아니라 착석한 상태로 대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북측에 핵 개발과 최근 잇단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 외무상은 일본 측에 독자 경제 제재의 추가 해제와 일제 강점기의 과거 청산에 대해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9일 저녁에 열린 만찬 행사에서는 일본의 오노 게이치 외무성 동북아시아 과장과 리헌식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 국장이 선 채로 대화를 나눴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北 ‘고려연방제 통일’ 언급 南 ‘드레스덴 구상’에 맞불

    北 ‘고려연방제 통일’ 언급 南 ‘드레스덴 구상’에 맞불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0일 끝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전을 계기로 숨가쁜 양자·다자 회담을 이어갔다. 지난 8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9일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 및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의 양자회담 및 한·아세안 외교장관 회담, 이날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까지 ‘릴레이 회동’을 통해 국제사회에 북한의 핵 및 단거리 미사일 도발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남북한을 포함해 북핵 6자회담국(러시아는 차관 참석)이 모두 집결한 이번 ARF에서도 2008년 12월 이후 6년째 공전 중인 6자회담 재개의 ‘출구’는 찾지 못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윤 장관은 우리 측 기자들에게 “한반도 긴장의 주된 원인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위협에 있다는 점과 이것이 안보리 결의의 심각한 위반이라는 점을 대부분 외교장관들이 인식하고 있다”며 “ARF 외교장관들의 한반도 관심사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취임한 후 첫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이날 ARF 회의에서 북한이 주장해 온 남북 간 통일 방안인 ‘고려 연방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 연방제는 남과 북의 체제를 그대로 인정한 채 상호 합의하에 통일 정부를 설립하자는 ‘1국가 2체제’ 방식으로, 사실상 분단의 현상 유지를 의미한다. 리 외무상이 아세안 외교장관들 앞에서 이를 언급한 건 북한이 흡수 통일론이라고 비판해 온 우리 정부의 ‘드레스덴 구상’에 맞대응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리 외무상은 이날 중국 왕 부장, 일본 기시다 외무상과 잇따라 만나 북·중, 북·일 최고위급 회동을 이어갔다. 북·중 회동은 지난달 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국빈 방문 이후 첫 고위급 접촉으로, 양국 간 정상적으로 교류한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핵억지력 보유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원인이라는 입장과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합동 훈련 중단 요구 등을 주장했지만 ARF 의장 성명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를 모았던 남북 외교수장 간 회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윤 장관과 리 외무상은 9일 ARF 환영 만찬에서 간단한 악수만 해 어색한 조우로 끝났다.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이후 11개월 만에 이뤄진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일본 정부의 한국 반출 문화재 목록 은폐 의혹과 우익 성향 산케이신문의 박근혜 대통령 관련 보도 등이 도마에 오르면서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두 장관의 회동에서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 교환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장관은 일본 정부가 한국 반출 문화재 목록과 내역 등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한 일본 측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산케이 기사에 대해 “근거 없는 유언비어를 인용해 악의적으로 보도해 이웃나라 국가원수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직설 화법으로 비판했다. 윤 장관은 기시다 외무상에게 “양국 관계 개선 여건을 조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 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이라고 강조해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위안부 해법 도출이 양국 관계 개선의 ‘바로미터’라는 우리 측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반면 존 케리 국무장관은 한·미·일 3국 회담에서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거듭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전쟁 터질 수 있다” 北 4차 핵실험 경고

    “전쟁 터질 수 있다” 北 4차 핵실험 경고

    아시아·태평양 27개국 외교장관들이 참석하는 안보 회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10일 미얀마의 수도 네피도에서 막을 내렸다. 올해 ARF 의장국인 미얀마가 작성한 의장성명에는 9·19 공동성명 이행 촉구 등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지지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이행 준수 등의 내용이 채택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과 북은 북핵 및 미사일 문제, 드레스덴 구상을 둘러싼 첨예한 외교적 대치를 벌였다. 북한이 새 외무상인 리수용을 처음으로 ARF 무대에 선보이며 의장성명에 반영하고자 총력전을 폈던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합동 훈련 중단과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비판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브루나이 ARF에 이어 이번 ARF에서도 북한의 강력한 반발로 의장성명 채택에 상당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 외무상은 UFG 훈련과 관련해 “일방의 위협은 타방의 대응을 초래하기 마련이고, 그런 상호작용 과정에서 전쟁이 터진다는 건 역사의 교훈”이라고 주장했다. 최명남 북한 외무성 부국장은 기자회견에서 ‘4차 핵실험을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국의 핵위협 공갈에 대처하기 위해 어떤 행동도 다할 권리가 있고, 이를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이날 3국 비공개 회담을 통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도발 등 저강도 위협에 대한 대응 공조를 논의했다. 윤 장관은 “점증하는 북한의 위협 때문에 한반도 상황이 불확실하고 불안정하다”면서 “북한은 핵무기를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고 모든 종류의 미사일 발사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왕이 만난 윤병세 “北에 미사일 도발 중단 요청해 달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8일 미얀마의 수도 네피도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반대한다는 양국 공동의 인식을 재확인했다. 9~10일 이틀간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남북 및 미·중·일·러의 외교 수장이 모두 집결(러시아만 차관 참석)한다는 점에서 한·중 외교장관의 회담은 6자 간 북핵 대화 조율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한·중은 양국 정상이 지난달 3일 정상회담에서 2005년 9·19 공동성명을 토대로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에 합의한 만큼 9·19 합의와 연관된 사안들을 ‘6자 프로세스’의 재개 조건으로 집중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윤 장관은 왕 부장에게 “북한이 최근 17회에 걸쳐 (단거리 미사일) 260발을 발사했다”면서 “돈으로 따지면 5만 3000여명의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가 1년간 버는 봉급을 날린 것”이라고 구체적 수치를 거론하며 비판했다. 이어 왕 부장에게 리수용 북한 외무상과 접촉할 경우 이 같은 우리 측의 북핵 및 도발 중단 입장을 전해줄 것을 요청했다. 왕 부장은 우리 측의 북한 미사일 도발 언급에 대해 “긴장 정세를 완화시키고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오는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과 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의견도 양국 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 부장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역사 문제에 대한 중국과 한국의 입장은 완전히 정당한 정의”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9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 및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의 한·미·일 3자 회담에 이어 별도의 한·일 양자 외교장관 회담도 개최하기로 했다. 지난 4월 취임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도 9일 미얀마에 입국해 북·중 외교장관 회담 등 양자·다자 외교의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북·일 회동뿐 아니라 남북 및 북·미 외교수장 간 접촉 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남북관계 대결 접고 주도권 쥐어야 미·중·일 각축 속 외교적 입지 강화

    동북아시아 정세는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2개국(G2) 구도의 전개와 함께 영토·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 심화로 역학 관계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한반도 차원에서는 북한 김정은 체제의 강온 양면의 복합적인 도전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고 남북 관계는 현상 유지적 혹은 현상 악화적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추진이 중국·러시아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구상은 미국·일본 주도의 경제 질서에 맞대응하는 성격이 강해 한국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양자 택일적 상황에 맞닥뜨린 모양새다. 미·중 간 상호 경쟁과 견제, 일본의 군사적 강국 지향 등 동북아 각축전에서 그 어느 시기보다 장기적 안목을 기초로 국익을 확대하는 전략적 청사진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에 대한 공통된 주문이다. 특히 우리의 외교, 안보 등 대외정책이 5년 주기의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국익 및 안보, 한반도 안정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된다. 우선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한 한반도 정세의 확고한 주도권을 쥐는 건 우리만의 ‘전략적 지렛대’가 될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 같은 대북 포용 정책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 압박 정책 등 지난 15년간의 남북 관계 틀이 이제 실리 및 북한과의 공존을 지향하는 방식의 접근법으로 옮겨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2000년 10월 조명록 북한 특사의 미국 방문과 북·미 공동코뮤니케 발표, 2005년 9·19 공동성명 채택의 이면에는 각각 남북 정상회담과 남북 간 북핵 합의를 도출했던 사전 담판이 크게 작용했다”며 “한국이 남북 관계를 주도할 경우 동북아 및 한반도 정세에서의 외교적 영향력도 비례적으로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대북 지렛대 확대로 인해 한국의 외교력이 위축되는 반작용이 나타나는 등 남북 대결 기조만으로는 동북아 내 우리의 대외정책 발언권이 약화되는 구조적 취약점이 내포돼 있다고 분석된다. 구본학 한림대 교수는 “한국 외교는 유일한 동맹인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한·중 간 전략적 관계를 심화시켜야 한다”면서 “미·중 간 균형의 지점은 우리의 국익을 우선으로 해야 선택의 정당성과 논리적인 명분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면에 따른 상황 논리로 한쪽을 선택하거나 대응하는 식의 ‘전략이 수반되지 않는’ 외교로는 낭패만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日, 전향적 위안부 해결로 관계개선 첫발 떼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제 청와대를 방문한 마스조에 요이치 일본 도쿄도지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특히 중국과 자신들의 대립이 한층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간 경색 국면을 조속히 해소해 외교안보상 입지를 넓히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6년째 중단된 북핵 논의와 동북아 안보의 불확실성 증가 등을 감안할 때 한·일 관계 정상화는 분명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보다 분명한 사실은 두 나라의 거리를 벌린 장본인이 아베 총리 내각이며, 따라서 이를 좁힐 책무 또한 아베 정부에 있다는 점이다. 아베 정부가 대화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탓할 이유는 없겠으나 고위 채널의 대화 재개만으로 양국 사이에 놓인 장벽이 일거에 허물어질 수는 없는 일이며, 또 그래서도 안 된다고 본다.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을 사죄한 고노 담화를 흔들고, 우리의 독도 주권을 부단히 훼손하는 한편 자의적 헌법 해석을 통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 동북아의 긴장을 한껏 고조시킨 터에 아무 일 없다는 듯 대화하고 협력을 얘기하자는 것은 국가 관계의 기본을 망각한 언어도단일 뿐이다. 대화는 하되, 그 대화가 진전되려면 아베 내각의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그 첫발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노력일 것이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할머니들이야말로 자신들의 부끄러운 과거사를 세계 만방에 고발하는 살아있는 증거임을 직시해야 한다. 그제 유엔 시민정치권리위원회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개 사과와 배상을 거듭 촉구한 데서 보듯 이 부끄러운 굴레를 스스로 걷어내지 못하는 한 일본은 언제까지고 침략국의 오명을 씻지 못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제 서울에서 열린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 위안부 해법이 겉돌고 만 것은 극히 유감스럽다.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과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사과를 한사코 거부하는 행태를 보노라면 이들이 대내외 정치적 목적으로 위안부 협의를 이용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헌법조차 정부 차원의 자의적 해석으로 흔드는 마당에 한·일 협정이라는 빈약한 방패 뒤에 숨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에서 어느 한구석 진정성을 찾아 보기 힘든 것이다. 한·일 양국은 2012년 이른바 ‘사사에 안(案)’을 검토한 바 있다. 일본 총리의 사과 서한, 주한 일본대사의 직접 사과, 위안부 자금 지원 등이 주된 내용이다. 미흡하나마 이를 기초로 논의를 좁혀가는 것이 양국 관계 개선의 물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대화 공세가 아니라 대화의 진정성이 필요한 때다.
  • “푼수 없는 박근혜 줏대 없는 중국”

    특별제안과 공화국 정부 성명 등을 발표하며 유화 제스처를 보냈던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판을 다시 시작했다. 인천아시안게임 참가 여부를 놓고 남북대화가 공전하는 가운데 연이은 군 당국발(發) 대북경고 메시지에 대해 불만의 뜻을 명확히 하는 모습이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정책국 대변인 담화 형식으로 최근 미사일 발사와 포 사격 훈련과 관련, “자위력 강화를 위한 합법적인 자주권 행사”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또 박 대통령의 지난 16일 전군 주요지휘관 오찬에서의 발언을 언급하며 실명으로 비판했다. 담화는 “감히 그 누구에게 ‘그 대가가 엄청나다는 것을 인식시킬 것’이라고 희덥게(그럴싸하게) 제쳐대기도 하였다”면서 “박근혜가 여기저기 푼수 없이 돌아치며 목에 핏대를 세우고 헐뜯어대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국과 정상회담을 한 중국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도 주목된다. 담화는 박 대통령을 비판한 데 이어 곧바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일부 줏대 없는 나라들도 맹종하여 미국의 구린내 나는 꽁무니를 따르면서 저마다 가련한 처지에 이른 박근혜를 껴안아 보려고 부질없이 왼심을 쓰고(조바심을 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불용’ 원칙을 재확인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규탄 언론성명에 동참하기도 했다. ‘줏대 없는 나라’는 정황상 중국을 가리키는 것으로 북·중 관계의 냉각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인사]

    ■외교부 ◇담당관△해외언론 조성관△재외공관 강형식△외교사절 조기중◇과장△서남아태평양 김동배△아세안협력 정의혜△중남미협력 고문희△중유럽 서빈△인권사회 이경아△국제안보 이철△조약 한승호△영토해양 정광용△재외동포 정강△북핵정책 최희덕◇국립외교원△교육운영과장 배병수△직무연수과장 박선태◇내정△정책총괄담당관 김동조△외교정보보안담당관 박도권△한미안보협력과장 김학조△중동2과장 김생△개발정책과장 윤상욱△기후변화환경과장 이현우△평화체제과장 강병조 ■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 임용△중앙행정심판위원회 소기홍◇고위공무원 전보△중앙행정심판위원회 상임위원 우경종△기획조정실장 김인수△권익개선정책국장 이충호△행정심판국장 황해봉△고충민원심의관 신근호 ■특허청 ◇고위공무원 승진△특허심판원 심판장 김성관 주영식◇부이사관 승진△국제협력과장 서을수△복합디자인심사팀장 송병주◇부이사관 전보△운영지원과장 강경호△응용소재심사과장 권오희 ■경북도 △국제비즈니스과장 조성희△체육진흥과장 조흥구△관광진흥과장 김일환△의회사무처 건설소방전문위원 장지우△축산기술연구소장 강성일△문화엑스포 파견 김창우△환경안전과장 권덕희△보건환경연구원 연구부장 정광현△법무통계담당관 최병호△새마을봉사과장 김일수△세정과장 김교일△환경정책과장 박창수△산림녹지과장 한명구△건축디자인과장 이성규△산림환경연구원장 김욱동◇직무대리△문화재과장 소흥영△다문화행복과장 김재남△보건환경연구원 총무과장 정성현△도립대 행정사무국장 김한수△산림자원개발원장 박태룡△서울지사장 송덕만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책임급 승진△전략기획실장 류영섭△사업관리실장 신완식△사업기획실장 최양석 ■금융결제원 ◇승진△전무이사 신동원△상무이사 김영준 ■서울대병원 ◇진료과장△내과 유철규△외과 서경석△흉부외과 김영태△신경외과 백선하△정형외과 백구현△성형외과 권성택△산부인과 박노현△소아청소년과 하일수△피부과 김규한△비뇨기과 김수웅△안과 곽상인△이비인후과 오승하△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신경과 이상건△마취통증의학과 이국현△가정의학과 조비룡△응급의학과 곽영호△재활의학과 정선근△영상의학과 한준구△방사선종양학과 우홍균△핵의학과 강건욱△진단검사의학과 박성섭△병리과 김우호△의공학과 김희찬△임상약리학과 장인진 ■한국노바티스 △일반의약품 사업부 대표이사 최준호 ■한국은행 ◇2급 이동△기획협력국 김용선△국제협력실 민좌홍△인사경영국 김경학 김창갑△조사국 신창식△경제통계국 박승환 신병곤△거시건전성분석국 김욱중 서원석 조강래△금융결제국 성순현△발권국 하대성△국제국 이정욱△외자운용원 홍동수△부산본부 김승철△목포본부 김영헌△강원본부 송창식△울산본부 정상덕△연수(상해주재) 정호석◇3급 이동△기획협력국 김명식△국제협력실 장기선△커뮤니케이션국 김진용△공보실 정홍백△전산정보국 장대수△인사경영국 이명근 이미경 이재용△인재개발원 강광원 배용주 정경두△조사국 김기원(전 워싱턴주재) 김승원 김종욱△경제통계국 권태현 김영환(전 커뮤니케이션국)△거시건전성분석국 이강원△통화정책국 홍경식 황인선△금융결제국 남택정△국제국 이은간 이현호△뉴욕사무소(워싱턴주재) 나승호△런던사무소 한영철△북경사무소 이승용△외자운용원 이용주 전귀환△감사실 서영기 정권 정준노 최윤찬△대구경북본부 음승모△대전충남본부 박원용△경기본부 정병화△강릉본부 심원보△울산본부 조원탁△강남본부 석우현 정인규 ■문화일보 △전국부장 한강우
  • 오바마 “ 미·중, 북핵 협력 강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 핵 문제와 이란 핵 문제에 대한 미·중 간 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오바마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게 하기 위해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행동을 조정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려면 미·중 간 의사소통과 조율이 강화돼야 한다면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두 정상은 또 이란 핵 협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언급하면서 양국의 지속적인 협력 필요성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두 정상 간 통화는 지난 9~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 이후 처음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백악관은 두 정상의 이날 통화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양국 간 차이를 건설적으로 풀 자세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황준국 6자회담 수석대표 15일 방일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5일 일본을 방문한다. 우리 6자회담 수석대표가 방일하는 것은 2011년 10월 이후 2년 9개월 만으로, 한·일 양국은 북한의 무력시위 및 일본인 납북자와 관련된 북·일 합의 이행 등을 협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부는 황 본부장이 16일 일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회동하고 일본 학계 관계자들도 두루 만난다고 밝혔다. 한·일 6자회담 수석대표는 북한의 스커드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대응 방안과 비핵화 대화 재개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방일이 북·일 합의 및 한·중 정상회담 이후 시점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한·미·일 3각 공조에 대한 미국의 관심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국은 민감한데… 美·日 국방장관 아랑곳 없는 ‘찰떡공조’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척 헤이글 국방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미·일 양국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과 대북 협의 등에 대해 ‘찰떡 공조’를 과시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노데라 방위상은 일본 정부가 지난 1일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한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 용인에 대해 설명했다. 또 연내 재개정 방침인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에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해 조기에 중간 보고서를 공표하는 것도 합의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미·일 정부는 중간 보고서 공표를 올가을 임시국회 개회 전후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양국은 조만간 도쿄에서 외무·국방 심의관급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미·일 가이드라인은 일본이 타국의 공격을 받았을 때와 한반도에서 유사사태(전쟁)가 발생했을 때 미군과 자위대의 구체적인 역할 분담을 정한 문서다. 양국은 지난해 10월 가이드라인을 올 연말까지 개정키로 합의했다. 이번 가이드라인 협의에서는 아베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각의 결정과 관련,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가 미국 함정을 방어하는 경우 등을 상정한 역할 분담 문제가 중점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에 대한 일본 정부의 각의 결정을 일본 각료가 회담에서 미국 측에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요미우리는 의미를 부여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이 “미군과 자위대가 긴밀히 협력해 빠짐없이 대응한다는 관점에 입각해 정부가 법안 작성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헤이글 장관은 “대담하고 역사적인 결정이며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지난 4일 북한의 납치 문제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에 따른 독자 대북제재 일부 해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헤이글 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접근 방식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이날 오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에서 일본의 독자 대북제재 일부 해제와 관련해 “핵이나 미사일의 문제를 경시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납북 일본인 문제를 둘러싼 북·일 협상이 진전돼 북핵·미사일 문제에서의 한·미·일 연대가 깨질지도 모른다는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발언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엘리트 외교관이 왜 총리실로?

    외교가에서 줄곧 선두를 달리던 엘리트 외교관의 총리실 행이 화제다. 정부는 장호진(53) 외교장관 특별보좌관을 총리 외교보좌관으로 최근 발령을 냈다. 이 자리는 총리의 국내외 외교업무 보좌를 전담한 고공단 가급의 차관보급 자리다. 그러나 자리의 역할과 무게를 떠나 잘나가는 외교부 고위직들이 선호하는 자리는 아니다. 장 보좌관은 새 정부 들어 외교부의 첫 업무보고의 입안을 주도했을 정도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장관이 직제상에도 없는 특별보좌관 자리를 만들어 지난해 4월부터 곁에 둬 왔다. 장 보좌관은 올빼미로 통하는 윤 장관을 늦은 밤까지 보좌하고 심야 회의인 ‘5인회’의 상시 성원으로 주요 정책 입안에 빠지지 않고 참여해 왔다. 지난해 그가 주도해 입안한 외교부의 첫 대통령 업무보고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대통령의 칭찬도 받자 장 특보가 곧 차관보로 갈 것이란 말이 돌았다. 그러나 실현되지 않았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자리가 비자 이 자리로 옮길 것이란 이야기도 나왔지만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경력이나 능력 면에서 적임자란 평이 중론이었으나 불발에 그친 셈이다. 장 특보는 대학 2학년 때인 1982년 최연소로 외무고시 16회에 붙었고 선두를 달려 왔다. 2005년에 국장급, 2010년 고위공무원단 가급에 올랐다. 핵심 요직인 북미국 심의관과 북미국장을 거친 미국통으로 ‘미국 스쿨’의 적자로 불린다. 같은 미국통인 윤 장관의 장 특보에 대한 중용 의지가 강해 외교부 내에서 요직으로 옮길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이 있었다. 장 특보를 대변인으로 쓸 것이란 움직임도 있었지만 결국 무산됐다. 그러자 그가 외교부에서 요직 하나 꿰차지 못하고 떠도는 것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돌았다. 윤 장관이나 김규현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 등의 인정을 받는 장 특보의 앞길이 왜 제대로 풀리지 않느냐는 의아한 시선들과 추측들이다. ‘청와대의 비토설’도 나온다. MB 정부 말기인 2012년 당시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이 끌어당겨 대통령실 외교비서관을 지낸 게 화근이 됐다는 추측도 있다. MB 정부 때 북미국장을 지내고 ‘잘나간 데 대한 반동’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MB 정부의 부역자’로 찍혔다는 것인데 장 특보 주변에선 “그가 대표적인 미국통이고 정권 말 외교비서관은 다들 거절하는데 북핵외교기획단에서 본부장으로 모셨던 천 전 수석이 끌어당겨 어쩔 수 없이 가 일한 게 뭐가 문제냐”고 변호한다. 일부에선 외시 동기는 물론 후배 기수들보다 어린 데다 각종 회의 때마다 핵심을 콕콕 찌르는 지적과 거침없는 언행 등이 외교부 안에서 경쟁자들의 시기와 견제의 수위를 높인 것 아니냐는 추측들도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美·中대화와 외교수사학/박홍환 논설위원

    중국의 지도자들은 선조들의 휘황찬란한 역사와 문화에 고마워할 법도 하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사자성어나 고문들을 이용해 대화의 상대방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하늘이 건네준 복이라고 할 수 있다. 간결하면서도 전하고자 하는 뜻을 상대방에 고스란히 전달해줄 수 있는 사자성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선조들에게 머리를 조아릴 이유는 충분하다. 일단 멋들어진 풍류를 내보일 수 있지 않는가. 특히 대국을 상대로 한 외교에서 그 진가는 두드러진다. 그제 열린 제6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논어의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시키지 않는다”(己所不欲, 勿施於人)는 구절을 인용해 남중국해 등에서 미국과 싸우고 싶지 않다는 뜻을 완곡하게 밝혔다고 한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에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미국에 왜 쓸데없는 일에 끼어들어 사달을 일으키느냐는 힐난을 한 것에 다름 아니다. 직언을 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얘기들을 고전을 꺼내 들어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과 중국, G2(주요 2개국) 간 전략경제대화는 2009년 처음 시작됐다. 조지 H 부시 행정부 시절 진행된 ‘전략경제대화’가 중국의 위상 확대에 따라 ‘전략과 경제’ 대화로 확대 개편된 것이다. 전자가 경제에 방점이 찍혔다면 후자는 외교에 주안점이 있다. 두 나라의 외교 및 경제 사령탑이 번갈아가며 상대국을 방문해 회의를 진행한다. 북핵이나 위안화 절상 등 이슈에 따라 긴장감이 달라진다. 외교적 수사(修辭)가 총동원되는 것은 물론이다. 워싱턴의 첫 번째 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 미 지도자들은 온갖 수사여구를 동원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중국의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을 때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산(山)은 계속 다니면 길이 만들어지지만 얼마 동안 다니지 않으면 풀이 우거져 막히게 된다”는 맹자(孟子)의 말을 인용, 양국이 21세기의 새 길을 만들어 보호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힐러리 장관은 ‘서로 마음이 통한다’는 ‘심심상인’(心心相印)과 ‘사람의 마음이 모이면 태산도 옮길 수 있다(人心齊, 泰山移)’는 중국 속담을 꺼내 협력을 구했다. 이후로도 미·중 양측 인사들은 전략경제대화에서 함께 위기를 헤쳐나가자는 뜻을 담은 ‘동주공제’(同舟共濟) 등의 사자성어를 종종 거론했다. 하지만 그들이 건네는 덕담 속에는 상대를 견제하는 가시와 발톱이 감춰져 있음은 물론이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데스크 시각] 서울과 베이징 사이/이순녀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서울과 베이징 사이/이순녀 국제부장

    한 주 차이로 서울과 베이징에서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외교적 이벤트가 잇따라 열렸다. 지난주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서울을 방문해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고, 어제와 그제 베이징에선 미국과 중국이 양국 현안과 글로벌 이슈 등을 안건으로 제6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진행했다. 시 주석의 방한이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 등에 미칠 영향을 둘러싸고 나라 안팎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와중에 갈등 국면인 미국과 중국이 바로 옆에서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현실이 우리로선 얄궂은 게 사실이다. 북한보다 먼저 한국을 방문한 시 주석의 이례적 외교 행보는 양국 관계를 보다 긴밀하게 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동시에 한국 외교의 방향과 입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바람직한 좌표는 이쪽저쪽 눈치만 보는 샌드위치 신세가 되지 말고 균형 외교를 펼쳐 전략적 가치를 높이라는 것이다. 백번 지당한 얘기이나 이해득실에 따라 변화무쌍하고 예측 불가한 외교 각축전이 숨 가쁘게 펼쳐지는 실전에서 이를 제대로 구현해 내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당장 중국이 설립을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눈앞의 과제로 떨어졌다. 시 주석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AIIB에 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미국은 AIIB를 통해 아시아에서 새로운 경제질서를 구축하려는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정상회담 이전부터 AIIB의 한국 참여에 제동을 걸어온 미국은 정상회담 이후에도 연달아 중국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AIIB 참여 요청에 “시의적절한 시도”라고 평가하는 선에서 무마했지만 앞으로 미국과 중국 모두로부터 양자택일을 강요받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허용과 일본의 과거사 인식 등에 대한 한·중 공조 문제도 풀기 어려운 고난도 함수다.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일본에 대한 언급이 빠진 데 대해 의아해하는 여론이 일자 청와대가 뒤늦게 외교적 관례를 깨면서까지 양국 정상이 비공개적으로 논의했던 일본 우경화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를 공개한 것은 그런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서울과 베이징 사이에는 미국 이외에 북한이라는 또 하나의 변수가 놓여 있다. 물리적으로도 북한을 가운데 두고 양국은 길항 관계를 지속해왔다. 우리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와 한반도 통일 구상에서 중국의 진전된 지지를 이끌어 냈다고 자평하고 있으나 바깥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월스트리저널은 지난 9일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많은 이슈에 대해 뜻을 같이했지만 북한 문제는 예외였다고 전하면서 “시 주석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지역 안보 체제를 재설계하려는 욕망이 있음에도 한반도의 현재 상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미·중 전략경제대화 개막 연설에서 “양국 대립은 세계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대화로 갈등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미국은 중국을 봉쇄할 생각이 없다”고 화답했다. 시작은 훈훈했으나 주요 현안에 대한 양보 없는 이견으로 뚜렷한 합의 없이 끝난 전략경제대화는 우리가 냉철히 직시하고 창의적으로 헤쳐나가야 할 살벌한 외교 현실에 다름 아니다. coral@seoul.co.kr
  • [박홍환의 시시콜콜] 시 주석이 판문점에 갔더라면

    [박홍환의 시시콜콜] 시 주석이 판문점에 갔더라면

    지난주 국빈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틀간의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친(親)한국적인 발언과 행보로 우리 국민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중 양국 간의 관계를 친척에 비유하거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예찬하면서 된장찌개를 좋아한다고도 했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우리가 남이가!” 하며 절친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듯 먼저 팔을 벌리고 반갑게 포옹한 모양새다. 축구 광팬으로 알려진 시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국이 중국 축구실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 바란다”며 자존심을 접고 한·중 축구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한다. 첫날 정상회담과 국빈만찬, 이튿날 서울대 강연과 특별오찬까지 숨돌릴 틈 없는 일정이 이어진 가운데 시 주석과 박 대통령은 시종 서로를 치켜세우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특히 시 주석은 북핵 및 남북관계 등과 관련해 한반도에서의 핵개발 확고히 반대, 한반도 평화통일 지지 등 다소 진전된 입장을 밝혀 우리 측을 고무시켰다. 일본의 우경화와 관련해서도 여러 차례 한·중 공동대응을 강조해 우리 정부는 아니더라도 우리 국민들에게만큼은 ‘우군’ 인상을 심어주는 데에도 성공했다. 미국의 아시아 개입을 저지하기 위한 중국 고도의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었다고 본다면 어느 정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그의 친한적인 발언과 행보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을 온전히 신뢰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시 주석은 불과 4년 전인 2010년 10월 25일 국가부주석 자격으로 참석한 항미원조(抗美援朝·한국전쟁의 중국명)전쟁 참전 60주년 좌담회에서 중국 군의 참전을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규정하면서 북·중 혈맹관계를 강조한 바 있다. 그의 편향된 역사관, 친북 행보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이번에 북한에 앞서 한국을 방문했다고 호들갑 떨었지만 2008년 중국공산당 서열 6위의 국가부주석에 선임된 뒤 그는 첫 해외방문 대상지로 북한을 선택했었다. 북·중관계가 많이 소원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시 주석이 주관하는 중앙외사영도소조에서 대북정책을 변경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진정 신뢰를 원한다면 시 주석은 한국전쟁에 대한 평가를 다시 내놓았어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방한에서 그가 판문점을 방문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반도 분단에 책임 있는 일방으로서 분단의 현장을 직접 목도하고, 그곳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확고한 지지의사를 밝혔다면 우리는 온전히 그를 신뢰했을 것이다.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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