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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화 상징 인물” “임기말 경제 위기”

    주요 외신들은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 소식을 긴급 기사로 타전했다. 외신들은 대체로 ‘한국의 민주화 지도자 출신 전직 대통령 서거’라는 제목으로 김 전 대통령의 정치 여정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각지 한인회가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외신들은 야당 대표 시절의 민주화 여정과 대통령 재임 중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실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등을 김 전 대통령의 업적으로 고루 강조했다. AFP 등 유럽 언론들은 김 전 대통령이 군부 통치를 종식시키고 문민정부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출범시킨 대목에 주목했다. 영국 BBC 방송은 김 전 대통령이 야당 지도자 시절 가택연금을 당했던 사실과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의 북핵 시설 공습에 반대했던 일화를 전했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은 “(김 전 대통령이) 민주화의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1993년 한국에서 군사정권을 끝내고 (실질적인) 민간정부의 시대를 처음 열었다”고 보도했다. 한편으로 외신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상황이 초래되며 그가 대통령 임기 말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도 비중 있게 다뤘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반부패 개혁을 추진 중인 중국의 언론들은 문민정부 시절 군 개혁 및 반부패 개혁 정책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중국신문망은 김 전 대통령 재임 중 하나회 척결 인사를 소개하며 “김 전 대통령이 반부패, 청렴을 기치로 개인의 배경보다 능력을 우선시하는 ‘유재시거’(唯才是擧)를 실천했다”고 보도했다. 해외 한인회들도 잇따라 애도의 뜻을 밝혔다. 김훈 재외동포언론인협회장은 “김 전 대통령은 군사독재에 항거해 한국 민주화운동을 이끌어내신 한국 민주주의의 거목”이라면서 “가슴 깊이 애도하며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박우민 재영 한인여성회장은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헌신하신 분이란 점에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명복을 빌었다. 외교부는 김 전 대통령 서거 사실을 재외공관에 통보하고 조문소 설치를 지시했다. 유제헌 재독한인총연합회 회장도 “어려운 시절, 젊어서부터 정치에 입문해 역경을 거쳐 승리했던 분이라고 본다”면서 “잘한 일도, 또한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임기 내내 美와 ‘대북 갈등’… 동맹은 강화

    임기 내내 美와 ‘대북 갈등’… 동맹은 강화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미국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과 함께 방송인 CNN, ABC 등이 서울발로 긴급하게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NBC는 김 전 대통령과 비슷한 시기에 집권한 빌 클린턴(69) 전 미국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북 정책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지만 한·미 동맹 강화에는 상당한 역할을 했다. 1993년 초 한달 간격으로 집권한 김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닥친 난관은 북한 핵 문제였다. 김 전 대통령의 5년 재임 기간 내내 미국 대통령은 클린턴이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영변 미신고 시설 두곳의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해 벌어진 ‘1차 북핵 위기’로 한·미 간 대북 협상 주도권 경쟁이 벌어졌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이자 민주당 대선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이 그해 7월 방한하자 김 전 대통령은 좌우명 ‘대도무문’(大道無門)을 직접 쓴 휘호를 건넸으며 미국이 주도하는 북·미 회담에 대한 큰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994년 초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자 둘의 관계는 더 불편해졌다. 미국은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를 추진하는 등 강경한 태도로 돌변했다. 당시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은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폭격 계획까지 검토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해 6월 미국이 주한 민간인 소개령을 검토하기 시작하자 이를 전쟁 임박 징후로 이해하고 제임스 레이니 주한 미대사를 불러 “미국이 우리 땅을 빌려 전쟁을 할 수는 없다”며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했다. 이들은 북핵 문제로 갈등을 겪었지만 개인적 우의를 유지하며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서전 ‘나의 인생’에서 1993년 한국 방문에 대해 “영빈관에 묵었는데 그곳 실내 수영장에 몸을 담그려 하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왔다”며 “한·미 동맹에 대한 감사와 그것을 유지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한국을 떠났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박대통령 “남중국해 한국 이해관계 커…모든 당사국 非군사화 공약 준수해야”

    박대통령 “남중국해 한국 이해관계 커…모든 당사국 非군사화 공약 준수해야”

    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1일 “새롭게 출범하는 아세안 공동체는 아세안+3의 발전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역내 통합에 강력한 촉진제가 될 것”이라며 아세안 공동체에 한·중·일을 아우르는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과 관련한 상호 협력 강화 등을 미래협력 방향으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모두 발언에서 “올해는 아세안과 한·중·일 양쪽 모두가 지역 협력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고 있는 역사적인 해”라며 이같이 말하고 “동아시아 지역협력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아세안과 3국 협력체가 각각 공고화되는 기초 위에서 두 체제 간 상호 연결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조기 타결을 위한 협상 가속화를 지지했으며, 아세안+3 정상들은 2016년 RCEP 타결을 목표로 하는 별도의 정상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가 지금까지 논의한 동아시아의 발전과 성장은 역내 평화와 안정의 기반 없이는 달성할 수 없다”며 “북핵 문제는 한반도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반드시 해결돼야만 한다. 북한이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고 변화의 길로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진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정상 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된 가운데 박 대통령은 “남중국해는 전 세계 에너지 교역량의 3분의1이 통과하는 주요 해상 교통로이며 한국은 원유수입량의 90%, 수출입 물동량의 30% 이상이 이 항로를 이용하고 있어 남중국해에서의 평화와 안정은 한국에도 이해가 큰 사안”이라고 설명하고 “모든 당사국들은 남중국해 행동선언(DOC)의 문언과 정신, 그리고 비군사화 공약들을 준수함으로써 남중국해의 평화·안정 증진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아세안 공동체 건설 로드맵 기능 기대”

    “아세안 공동체 건설 로드맵 기능 기대”

    다자 정상회의 참석차 해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마지막 방문지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해 21일 오후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22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해 아세안 외교를 시작한다.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는 경제, 금융, 과학 분야 등의 협력 방안이 논의된다. 아세안은 올해 말 공동체 출범을 앞두고 있어 이번 회의에서 공동체의 지향점을 담은 ‘비전 2025’ 서명식이 열린다. 우리 정부가 주도한 제2차 동아시아비전그룹 후속 조치 최종 보고서가 채택될 예정이다. 이 보고서는 공동체 건설의 로드맵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북핵 문제에 대한 회원국의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북한 방문을 준비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회의에 참석한다. EAS는 정상 차원의 전략포럼인 만큼 남중국해 문제도 주요한 이슈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이 참석한다. 이번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는 의장 성명과 별도로 중국 주도의 ‘지역 경제 성장 및 금융안정 공동성명’이 채택될 예정이다. 나아가 중국은 자신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가속화하기 위해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RCEP에는 아세안 10개국에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등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회의에서는 반테러를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EAS에서는 6개의 성명·선언이 채택될 예정이며 우리 정부는 ‘역내 보건안보 증진에 관한 성명’ 채택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회의 기간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만나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7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 9월 취임한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21일 첫 정상회담도 하며 쯔엉떤상 베트남 주석과도 만남을 갖는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유엔 수장 세 번째 방북… ‘빈손 귀환’ 전철 밟을 수도

    유엔 수장 세 번째 방북… ‘빈손 귀환’ 전철 밟을 수도

    유엔 대변인이 18일(현지시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북한 방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공식 확인함에 따라 반 총장의 방북은 시기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의 평양 방문이 성사될 경우 역대 유엔 수장으로서는 3번째다. 과거 두 명의 총장은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회담을 갖고 남북관계, 평화협정 그리고 핵 문제 등을 논의했다. 전례에 비춰볼 때 반 총장의 방북 때도 비슷한 의전과 비슷한 형식의 회담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을 최초로 방문한 유엔 사무총장은 오스트리아 출신인 쿠르트 발트하임 총장이다. 그는 1979년 5월 2~3일 평양을 방문해 당시 김일성 주석과 회담하고, 이어 5일엔 서울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만났다. 남북한 모두 유엔에 가입하기 전이고, 동서 냉전과 그에 따른 남북 대치가 첨예할 때였다. 당시 주석궁에서 열린 회담에서는 유엔 측 4명이 배석했고 북측에서는 허염 북한 외무상 등 10명이 자리했다. 발트하임 총장은 김 주석과의 3시간에 걸친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 당사자인 한국을 제외하는 건 불가하다.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제3자로서 조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주석도 발트하임 총장이 평양을 떠나기 전 마련된 오찬에서 “30년 이상 분단된 우리나라는 이제 조국의 통일이 한민족의 가장 큰 민족과업”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트하임 총장도 한국에 와서는 박정희 대통령에게 “김일성이 ‘북한은 남침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유엔 옵서버 역할론’ 등 중재안은 같은 해 10월 박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면서 이뤄지지 못했다. 두 번째로 방문한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총장은 북핵 위기가 고조되던 1993년 12월 24∼26일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넘어가 김 주석을 만났다. 그러나 당시는 기대만큼이나 실망도 컸다. 김 주석은 25일 부트로스갈리 총장과의 40분간 단독면담에서 “북한은 미국과 핵 문제에 관해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유엔이 이 문제에 직접 개입할 필요가 없다”며 “유엔사령부를 해체하는 것이 유엔과 북한 간 비정상적인 관계를 바로잡는 길”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북핵 문제 해결의 중재자 역할을 하러 갔다가 ‘유엔사부터 해체하라’는 공격을 받은 셈이다. 앞서 김영남 북한 정무원 부총리 겸 외교부장도 전날 만수대의사당에서 개최된 부트로스갈리 총장 환영 만찬사를 통해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핵 문제 해결’을 강조하기도 했지만 북한 측 입장만 일방적으로 전달하면서 ‘김빠진’ 방문이 됐다. 이렇듯 두 총장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그 원인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태도와 직결돼 있다. 북한은 여전히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핵·미사일 문제 등은 북·미 간 해결 사안이란 인식이 강하다. 이 때문에 반 총장도 ‘빈손 회귀’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전임자들과 달리 한국인이란 점에서 눈을 마주 보고 직접 소통한다면 핵·미사일, 인권 등 무거운 주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성 이슈들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北 나선특구 개방 실험 남북경협 물꼬로

    북한이 ‘나선(나진·선봉)경제특구’ 개발에 대한 종합 계획을 어제 공개했다. 북한의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인 ‘내 나라’는 7개 분야의 개발 계획과 함께 50여개의 나선경제무역지대 투자 관련 법규를 게재했다. 투자자가 합법적으로 취득한 재산을 제한 없이 가져갈 수 있고 기업은 경영과 이윤 분배 방안을 독자적으로 결정한 권리도 명시했다. 나진 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한 지 24년 만에 개발계획 완결판을 내놓았다. 북한의 나진경제특구 종합개발은 외국 자본에 대해 자유로운 경영활동과 이윤 보장 등 자본주의 시장경제 요소를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홍콩식 일국양제(一國兩制)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국 투자기업의 기업소득세 역시 다양한 우대 조건을 앞세워 투자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 남·북·러 물류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핵·경제 병진 정책을 천명하며 국제적으로 고립의 길을 자초했던 김정은 정권의 기존 행보에 비춰 이번에 발표한 경제특구 개발계획은 참으로 파격적이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본뜬 ‘사회주의식 개발정책’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성공 여부는 지극히 불투명하다. 북한은 지난 2년간 총 19개의 중앙·지방급 경제개발구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황금평 등 5개 경제특구를 더하면 경제특구는 모두 24개에 이른다. 하지만 북·중, 북·러 합영투자를 제외하면 외국인 투자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북핵·미사일 문제 등으로 인한 국제적 제재를 완화하지 못하는 한 성공 가능성이 지극히 작다는 의미다. 과거 중국과 베트남 등 사회주의 국가의 개혁 개방의 성공은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수라는 점을 북한 당국은 인식할 필요가 있다. 북핵과 미사일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북한의 개혁 개방 자체가 요원한 것이 현실이지만 이 문제는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하루아침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달 초 통일준비위 6차회의에 참석해 ‘남북교류협력 사무소 설치’를 제안하면서 ‘남북 민간 교류 확산’을 강조한 것도 북핵 문제와 분리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인내심을 갖고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겠다는 현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이 멈춰서는 안 된다. 나진경제특구 개발 계획은 아직 청사진에 불과하고 많은 난관이 놓여 있지만 남북 경협의 물꼬를 트면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향한 연결 고리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시론] 다자외교와 ‘서울 컨센서스’/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시론] 다자외교와 ‘서울 컨센서스’/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대한민국이 치열한 다자외교 시험을 치르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터키에서 제10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거쳐 오는 23일까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회의 그리고 동아시아정상회의(EAS)라는 연쇄적 다자 정상외교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는 이 회의들은 한·중, 한·미, 한·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다진 양자외교의 성과를 바탕으로 다자외교 무대에서 우리의 입장을 천명하고 중견국 한국의 이미지와 국제적 의제에 대한 주도 능력을 시험받는 무대이기도 하다. 다자외교는 양자외교와는 다르다. 양자외교는 쌍무 관계를 강조하는 반면 다자외교는 세 나라 이상이 동시에 의제에 대한 협력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단일 국가의 파워보다는 ‘외교의 힘’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우리 앞에 펼쳐진 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다. 프랑스 파리를 강타한 테러가 보여 주듯 전 지구적인 테러리즘 대처 문제나 환경, 기후 문제, 금융 위기 문제 등 글로벌 이슈에도 대응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본격적인 전략 경쟁에도 조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작금의 미·중 양강 체제는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과 안전 확보라는 이중 목표를 둘러싸고 서로 파트너가 중첩되는 가운데 군사안보를 둘러싼 악성 순환과 경제 발전을 둘러싼 양성 순환이 교차되는 특이 구조를 정립하고 있다. 남중국해 문제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미·중 관계는 단순한 힘겨루기 차원을 넘어 기존의 미국 중심 질서를 유지하려는 미국과 또 다른 질서의 제정자가 되고자 하는 중국의 구상이 정치, 경제, 군사 안보 등 거의 전 분야에서 충돌하는 일대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 상황에서 우리에게 다자 무대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를 넘어 우리 입장과 한국적 가치를 설파하는 또 다른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은 다자 무대를 통해 개발이나 교육, 가난과 질병 퇴치, 기후변화 대응 등 각종 글로벌 이슈에서 기여 의지를 알리면서 중견국으로서의 위상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또 경제통합 문제에서는 자유무역 의지와 지역 경제 통합에 대한 공조체제 수립 등 우리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안보 이슈인 남중국해 문제의 경우 ‘항행의 자유‘ 보장과 분쟁은 관련 합의와 국제적으로 확립된 규범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원칙론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분쟁의 직접 당사국이 아닌 입장에서 매우 적절한 태도 표명이다. 적어도 미·중 간의 갈등 출구가 마련될 때까지는 이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구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고한 지지 획득도 다자외교 무대에서 우리가 늘 강조하는 핵심 사안이다. 다만 미·중 양국에 우리의 입장을 주도적으로 개진하고 설득하는 노력은 배가될 필요가 있다. 많은 현안이 해결되지 않은 채 겉돌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 노력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으면서 우리 외교 역량을 제고하는 방법으로 국제 무대에서 선진국의 경험과 후진국의 필요를 연결하는 ‘가교 외교’를 부각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제2차 세계대전 후의 신생국 중 한국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체계적인 농촌개발 경험과 무역 자유화를 통한 수출입국 정책을 성공시켜 세계 10위의 경제력을 갖추었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변신한 유일한 국가다. 또 메가 통상질서 구축 과정에서 선진국·개도국 간의 협상 역량 격차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식 발전 모델로 일컬어지는 ‘워싱턴 컨센서스, 이에 대비되는 중국식 발전 모델인 ‘베이징 컨센서스’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어 가히 ‘서울 컨센서스’라 할 만하다. 이제 한국은 북핵 문제나 안보에 매몰돼 미·중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인상을 주는 지역 국가 이미지를 탈피해 다양한 이견 해소를 주도하는 세계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 기존 양자외교를 돈독히 하면서도 다자 무대를 통한 실리적 차원의 국제 입지 확보를 우선하는 외교적 지혜가 필요하다.
  • 반기문 유엔총장, 이번주 평양 방문… “유엔 사무총장 최초 방문, 어떤 의미?”

    반기문 유엔총장, 이번주 평양 방문… “유엔 사무총장 최초 방문, 어떤 의미?”

    반기문 유엔총장, 이번주 평양 방문… “유엔 사무총장 최초 방문, 어떤 의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번 주 중에 북한 평양을 전격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엔의 고위 소식통은 15일(현지시간)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는 최초로 북한 평양을 공식 방문한다고 밝혔다.특히 반 총장은 이번 평양 방문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유엔의 한 소식통은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회원국인 북한을 방문하면서 회원국 최고지도자를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 총장과 김 위원장 간 양자 회동이 성사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반 총장이 북한 평양을 전격으로 방문하면서 아무런 성과도 없이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핵 문제 등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중대한 계기가 마련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앞서 반 총장은 지난 5월 서울을 방문하는 중에 북한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로 예정됐으나, 방문 직전 북한의 거부로 취소된 바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기수·서열 문화에… 전역 후 안보 조언 보다 ‘관행 같은 월권’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기수·서열 문화에… 전역 후 안보 조언 보다 ‘관행 같은 월권’

    “육군사관학교 럭비부 후배가 내게 이럴 수 있느냐!” 조남풍(77·육사 18기·예비역 대장) 재향군인회장은 지난 7월 말 국가보훈처 관계자가 재향군인회(향군)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조 회장에게 사퇴할 것을 권고하자 호통을 쳤다. 그가 말한 육사 럭비부 후배는 박승춘(68·육사 27기·예비역 중장) 보훈처장이다. 보훈처는 금권 선거와 인사 비리 의혹 등으로 고발된 조 회장에게 공개채용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연령제한을 위반해 채용한 25명의 임용을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지난 4월 조 회장의 향군 선거 캠프 출신이다. 하지만 조 회장은 이 가운데 21명을 해임시켰다가 공모하는 형식으로 다시 임용하며 감독 기관인 보훈처를 우롱했다. 2012년 박근혜 후보 대선 캠프에서 안보전략부장을 맡기도 했던 조 회장은 현재 업무방해·배임·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의 언행은 전역한 뒤에도 군의 기수 문화와 사적 권위에 기대 정부 기관장들 위에 군림하려는 일부 예비역 장성들의 전횡을 여실히 보여준다. 문제는 우리 정부 내에서 군 출신들처럼 퇴직한 ‘선배’에 휘둘리는 집단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군부 독재의 추억이 남아 있는 우리 사회에서 예비역 장성들은 단순한 안보 정책의 조언자에 그치지 않고 정책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권력 집단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15일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생존해 군인연금을 수령하는 예비역 장성은 총 2231명이다. 이 가운데 2155명이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 ‘성우회’에 가입해 있다. 이들 예비역 장성들은 전역 당시 계급에 따라 매달 평균 359만~448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하지만 현역 시절의 인연으로 군과 관련된 이권 사업에 개입하고자 하는 예비역들 때문에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떨어지고 있다. 향군도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만 130여만명에 달하는 보수 안보단체로 꼽힌다. 상조회, 고속버스, 휴게소 등의 10여개 회사를 보유해 지난해 4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조 회장을 비롯한 군 출신들이 회장직에 당선되기 위해 사활을 거는 이유다. 이들 예비역 장성들은 ‘군피아’에 그치지 않고 점차 이익집단, 정치 세력화되고 있다. 특히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대통령 경호실장 등 군 장성 출신들이 주요 요직을 차지하면서 정부 내에서 입김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국방부는 예비역 장성들을 대상으로 연 2회 정책설명회를 개최해 국방현안을 보고하고 이해와 의견을 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나 차기 전투기(FX) 선정 사업 등 군의 핵심 사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전직 교육부 장관 모임에 교육정책을 보고하고, 전직 기획재정부 장관 모임에 금리 정책의 이해와 의견을 구하는 경우는 없다”고 꼬집었다.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실이 지난달 공개한 국방부에서 유출된 문건에는 김관진 실장이 지난해 초 국방 장관 시절 성우회를 방문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성우회는 당시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해 언급하며 “이번 (미국과의) 재협상 때는 전환 시기를 못 박지 말고 북핵과 연계한 상황 조건에 의한 전환으로 협의해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10개월 뒤 한·미 양국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다. 국방부는 조건부 전환을 두고 독창적 아이디어라고 강조했지만 성우회가 일찌감치 조언한 대로 움직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2013년 2월 26일 고명승 당시 성우회장은 창립 24주년 기념식에서 “범국민 국가정체성 및 안보교육의 필요성과 전교조를 합법화한 통일교육지원법을 즉각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청와대에 진언했다”고 밝혔다. 성우회 부설 기관인 성우안보전략연구원은 같은 해 4월 국방부 정신전력과의 위탁을 받아 ‘청소년 나라 사랑 정신 함양을 위한 군의 협력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교과서에 대한민국 ‘건국’이라는 표현은 없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만 쓰고 있다” 혹은 “현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천안함 46용사를 기리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등 내용이 담겼다. 성우회가 안보 자문 이외에 교육의 영역에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려 하는 셈이다. 특히 국방부는 한민구 장관이 올해 1월 26일 성우회를 방문한 이후 성우회의 건의에 따라 “공무원 연금 개혁 이후에도 군인연금 개혁이 추진될 때 연금 수급자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예비역들에 대한 배려로 풀이되나, 기본적으로 국방부가 이익집단화된 성우회의 영향권 안에 있음을 시사하고 군 당국이 정부의 연금 개혁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월권으로 비쳐지는 부분이다. 국방부에서 근무했던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 윤광웅 전 국방장관의 경우 전작권 전환, 군 구조 개혁을 추진했던 전력 때문에 성우회에서 사실상 ‘왕따’를 당했다 ”면서 “장관의 입장에서 1~2년에 불과한 재임기간 동안 선배 예비역 장성들로부터 욕을 먹으면 20년 이상 골프 칠 상대가 없을 텐데 누가 이를 거스를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한 예비역 장성은 “예비역들은 어디까지나 조언자로 끝내야 하는데 성우회 일부 사람들은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정책을 입안하려고 든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에서 전쟁을 수행한 미국은 재향군인회(American Legion), 해외참전용사회(VFW) 등 40여개 이상의 다양한 예비역 군인 조직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활동의 대부분은 해외 파병 군인에 대한 물품지원, 군인 가족 지원, 전쟁 부상자 귀향 환영행사 등의 봉사에 집중돼 국민의 신망을 얻고 있다. 김병조 국방대 교수는 “해외 예비역 단체들은 국민과 군의 가교 역할을 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내부적 친목단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군이 기수 중심, 서열 중심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속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이번주 北 평양 방문… “김정은 만난다”

    [속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이번주 北 평양 방문… “김정은 만난다”

    [속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이번주 北 평양 방문… “김정은 만난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번 주 중에 북한 평양을 전격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엔의 고위 소식통은 15일(현지시간)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는 최초로 북한 평양을 공식 방문한다고 밝혔다.특히 반 총장은 이번 평양 방문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유엔의 한 소식통은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회원국인 북한을 방문하면서 회원국 최고지도자를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 총장과 김 위원장 간 양자 회동이 성사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반 총장이 북한 평양을 전격으로 방문하면서 아무런 성과도 없이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핵 문제 등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중대한 계기가 마련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앞서 반 총장은 지난 5월 서울을 방문하는 중에 북한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로 예정됐으나, 방문 직전 북한의 거부로 취소된 바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속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주중 北 평양 방문… “김정은 만난다”

    [속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주중 北 평양 방문… “김정은 만난다”

    [속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주중 北 평양 방문… ‘최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번 주 중에 북한 평양을 전격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엔의 고위 소식통은 15일(현지시간)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는 최초로 북한 평양을 공식 방문한다고 밝혔다.특히 반 총장은 이번 평양 방문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유엔의 한 소식통은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회원국인 북한을 방문하면서 회원국 최고지도자를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 총장과 김 위원장 간 양자 회동이 성사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반 총장이 북한 평양을 전격으로 방문하면서 아무런 성과도 없이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핵 문제 등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중대한 계기가 마련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앞서 반 총장은 지난 5월 서울을 방문하는 중에 북한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로 예정됐으나, 방문 직전 북한의 거부로 취소된 바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핵 해결의 물꼬 트이면 남북 정상회담 못할 이유 없다”

    “북핵 해결의 물꼬 트이면 남북 정상회담 못할 이유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내외적 현안에 대해 정부의 입장을 재천명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압박하는 계기로 활용했다. 연합뉴스와 러시아의 타스통신, 베트남통신(VNA), 교도통신, 신화통신, AP통신, AFP통신, 로이터통신 등의 서울지국장이 참여한 공동 서면 인터뷰였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뉴스통신 협의체인 OANA가 서울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는 것을 계기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고 다자 회의를 앞두고 우리의 외교적 입장을 정확히 알리고자 국익 차원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외교안보상의 현안부터 남북정상회담, 일본군 위안부 문제, 주요 국가 간 양자 및 다자 관계, 역사 교과서 국정화 등에서 문답이 오갔다. 다음은 주제별 답변을 요약한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한·일 관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단순히 한·일 양국 간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 여성 인권의 문제입니다. 피해자들이 90세 전후의 고령으로, 올해만 벌써 여덟 분이 돌아가셔서 이제 마흔일곱 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지 않는다면 일본 정부에도 큰 역사적 부담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이것은 일본의 미래세대에도 큰 짐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고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일본 정부가 조속히 제시해서 피해자들이 생존해 계시는 동안 명예를 회복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베 총리도 매년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분쟁하에서의 여성 인권을 강조해 오고 있고 지난 2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이 문제의 조기 타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해 나가기로 합의한 만큼 과거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할 수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봅니다.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자꾸 끌고 가는 것은 세계적인 정서와도 맞지 않습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가시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남북 문제와 정상회담 우리 정부는 확고한 안보태세를 토대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을 국가의 최고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남북 간 대화와 교류협력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기반을 구축하고자 하는 노력도 중시하고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정부는 8·25 합의를 차질 없이 이행해서 남북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저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여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떠한 형식의 남북 간 대화도 가능하다고 밝혀 왔습니다. 그러나 그 전제는 북한이 전향적이고 진실된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하며 북한의 진정성과 실천의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현 단계는 남북이 합의사항을 이행해 나가면서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동북아 정세 진단과 전망 최근 동북아 지역 정세는 ‘지정학의 귀환’이라고 불릴 만큼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북핵 문제의 해결과 평화통일을 이루어 나가려면 역내 주요국들과의 공조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정부는 한·미 동맹과 더불어 중·일·러를 비롯한 주요국들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우의와 신뢰를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지난 9월 중국을 방문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소통과 협력을 강화했고, 지난 10월 방미를 통해서 신뢰의 한·미 동맹을 재확인했습니다. 또 지난주에 한·일·중 3국 정상회의를 주최해 3년 반 동안 중단되었던 3국 협력 체제를 정상화시켰습니다. 일본과도 미래지향적인 협력과 발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러 수교 25주년을 맞아 러시아와의 관계도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한 기초를 만드는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우리 정부는 출범 이후 사회 각 분야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비정상의 정상화’ 개혁에 힘을 기울여 왔으며 이를 통해 ‘기본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역사교육 정상화 역시 이러한 개혁 과제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이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고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교육의 중요한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역사교육은 국민의 혼과 같은 것이라서 올바른 역사관과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나라가 70년을 넘어서는 분단을 극복하고 한반도 통일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도 올바른 역사관과 자부심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런 역사관이 없으면 세계 속에서도 떳떳한 대한민국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앞으로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을 정립할 수 있는 역사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박 대통령 “아베 결단 내려야”… 위안부 해결 촉구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자꾸 끌고 가는 것은 세계적인 정서와도 맞지 않다. 가까운 시일 내에 가시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과거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할 수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합뉴스를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뉴스통신사기구(OANA) 소속 회원사 등 8개 뉴스통신사 공동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단순히 한·일 양국 간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 여성 인권의 문제로, 이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지 않는다면 일본 정부에도 큰 역사적 부담이 될 것이고, 이것은 일본의 미래세대에도 큰 짐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 박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여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떠한 형식의 남북 간 대화도 가능하다고 밝혀 왔다”며 “북핵 문제 해결의 물꼬가 트이고 남북 관계 개선에 진척이 이뤄진다면 정상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전제는 북한이 전향적이고 진실된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하며, 북한의 진정성과 실천의지가 더욱 중요하다”며 “현 단계에서는 남북이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면서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해서는 “정부는 출범 이후 사회 각 분야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비정상의 정상화’ 개혁에 힘을 기울여 왔으며 이를 통해 ‘기본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현재 추진하고 있는 역사교육 정상화 역시 이러한 개혁 과제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유엔 전 美대사 “6자회담 새 구조로 바꿔야”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더 많은 당사자가 참여해 새로운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유엔 미국대사를 역임하며 여러 차례 방북했던 빌 리처드슨 전 미 뉴멕시코 주지사는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가 통일부, 경남대와 공동 개최한 ‘코리아 글로벌 포럼’ 기조연설에서 “6자회담이 다른 당사자들에 의해 대체돼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새로운 당사자들을 맞아들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북핵 문제를 다룰 새 체제에 참여할 만한 나라들로 “노르웨이 같은 다른 서구 국가나 여러 해 동안 남북한과 의미 있게 관여해 온 유럽연합(EU) 소속 국가 중 일부”를 지목했다. 그는 또 쿠바를 거론하며 “쿠바의 존재는 북한이 이런 노력(새 다자 체제)에 대해 더 편하게 느끼게 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 쿠바 간 관계를 중대하게 진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6자회담이 2008년 말 이후 멈춘 뒤 무용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대화 체제를 도입해서라도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이에 대해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동아태 부차관보는 같은 포럼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6자회담 체제에서 비핵화 의지를 가장 분명하게 표명했다”며 “6자 체제를 유지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만약 다른 (협상) 구도가 더 생산적일 수 있다면 (다른 체제를)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6자 체제에서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위트 존스홉킨스대 연구원 “北 붕괴 통한 북핵 해결은 마법적 생각”

     미국의 북한 문제 전문가인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초빙연구원은 12일 북한 붕괴 또는 통일을 통해 북한 핵문제 등이 해결될 수 있다는 일부의 인식은 “비현실적인 마법적 사고(magical thinking)”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 북한담당으로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와 아산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북핵의 미래’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통일의 구도를 바꿀 것이며 핵을 가진 북한은 자신이 원하는 조건이 아니면 누구와도 통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트 초빙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보다 그렇지 않는 것이 더 이익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북한에 평화협정 협상과 비핵화 협상을 병행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트 초빙연구원은 “평화협정은 북한이 인식하는 위협을 다루기 위한 것이고 비핵화는 우리가 인식하는 위협을 다루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트랙 2’(민간채널) 차원의 접촉에서 이런 아이디어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위트 초빙연구원은 2013년과 2014년에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 등과 트랙 2 차원의 비공식 접촉을 가진 바 있다.  위트 초빙연구원은 지난 2월 북한이 현재의 핵개발 추세로 간다면 2020년까지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은 바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동북아개발銀, 통일 공감의 첫 결과물로”

    “동북아개발銀, 통일 공감의 첫 결과물로”

    5일 개최된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 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3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제안한 ‘동북아개발은행’에 대한 구체적 실행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정형곤 통준위 전문위원의 ‘동북아개발은행 설립·활용 방안’과 관련해 토론자들은 북한 비핵화 진전 등을 고려한 단계적 추진 방안과 함께 국제사회의 여론 조성,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아시아개발은행(ADB)을 통해 중국과 협력하는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앞서 지난 1일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 측 제안으로 거론된 바 있는 동북아개발은행은 북핵 포기 시 북한 내 개발을 지원하고 정상 국가로 나아가게 할 대표적 ‘당근’으로 불려 온 정책이다. 박 대통령도 “동북아개발은행은 AIIB·ADB 등과 겹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 기구의 관심이 부족한 동북아 지역에 특화된 개발은행”이라며 “동북아개발은행 구상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미·중·일·러·몽골 등 관련국들에 참여 시 어떤 도움이 되는지 등에 대한 논리를 정교하게 개발해 설명하고 이들 국가의 호응을 얻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통준위를 중심으로 소요 자금 규모 연구,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지역 발전 프로젝트를 창의적으로 발굴하고 동북아개발은행이 국제사회로부터의 통일 공감대 확산의 첫 번째 결과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도 “동북아개발은행은 북핵 문제가 해결될 경우 실질적 진전을 해 나가면서 북한 개발에 대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에서 출발해 동북아 국가들의 협력을 강조한 것”이라며 “과거에도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아이디어는 많았다”고 밝혔다. 통준위는 남북 간 개발협력 확대와 관련, 복합농촌단지 조성·모자보건 사업 추진 필요성과 함께 대북 지원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특히 영·유아와 청소년의 영양 및 건강 증진 등 북한 주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통준위는 통일 지향적 과제 발굴 및 이행 사업으로 ▲경원선 복원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등을, 통일 공감대 외연 확장 사업으로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한 국민들과의 소통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통일 친화적 외교 환경 조성을 통해 주요국에 소규모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확충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종욱 민간부위원장과 홍용표 정부부위원장을 비롯한 76명의 통준위 위원과 외부 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朴대통령 “뚜렷한 역사관 없으면 통일 어렵다”

    朴대통령 “뚜렷한 역사관 없으면 통일 어렵다”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통일준비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통일을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강한 자긍심과 역사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이라면서 “이것이 선행되지 않으면 통일이 되기도 어렵고 통일이 되어도 우리의 정신은 큰 혼란을 겪게 되고 중심을 잡지 못하는, 그래서 결국 사상적으로 지배를 받게 되는 그런 기막힌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통준위에서도 이런 것을 잘 이해하시고,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과 확고한 국가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통일의 시작이라고 생각하시고 노력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통준위 위원 여러분께서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해 온 결과 국민들 사이에 통일에 대한 공감대가 많이 확산됐고, 통일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부터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며 위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남북 간 민간 교류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흐름이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당국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남북교류협력사무소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보건·의료, 재난·안전, 지하자원을 비롯해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되는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통준위 민간위원인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은 ‘지속 가능한 개발협력 확대와 전문위원 역량 강화 방안’을, 김주현 통준위 경제분과위원장은 ‘북한 내수산업 활성화를 위한 남북경제협력 추진’에 대해 발표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민간위원들의 발표는 북핵 문제의 진전, 남북의 변화를 전제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사설] 첨예한 난사군도 분쟁 능동외교로 헤쳐 가야

    한민구 국방장관은 그제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항행, 상공(上空) 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항행의 자유를 강조하는 미국과 일본의 입장을 지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정부의 고위 인사가 미국과 중국의 군사 책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우리의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주지하다시피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긴장의 파고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27일 남중국해 난사군도에 건설 중인 중국의 인공섬 인근 12해리(22㎞) 이내로 구축함을 진입시키자 중국은 군함 두 척을 긴급 투입해 무력 시위로 맞대응할 정도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과 남중국해를 장악해 해양 대국의 꿈을 키우는 중국의 국가 전략이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다. 국제법상 항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함에도 중국이 암초에 매립 공사를 해 인공섬을 만드는 것은 해양 질서의 변경을 시도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문제의 해역이 자신의 영해라는 일방적인 중국의 주장에도 논리의 모순이 있다. 그렇다고 분쟁 당사국도 아닌, 미국이 공해상의 ‘자유통항권’을 앞세워 상선이 아닌 군함을 보내 무력 시위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도 국제법 전문가들 사이에선 논쟁 거리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은 더욱 거칠어질 것이고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할 외교안보 사안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우리 외교가 진퇴양난인 것만은 분명하다. 남중국해 분쟁 당사자도 아닌 우리로서 제3국의 분쟁, 그것도 강대국의 첨예한 패권 다툼에 개입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더욱이 어느 한 편의 입장을 두둔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인지 논란의 소지가 많다. 선택을 강요받을 경우 한·미 동맹의 편에 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어느 쪽이 국익을 위한 길인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남중국해는 우리 수출 물동량의 30%, 수입 에너지의 90%가 통과하는 해상 통로인 만큼 이 해역에서 분쟁의 파고가 높아지는 것은 우리의 국익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은 자신들의 군사백서에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고 일본 역시 중국을 주적 개념으로 격상시킨 지 오래다. 우리는 다르다. 우리와 군사동맹의 관계인 미국이나 중국과 대적하는 일본의 국익이 우리와 똑같을 수는 없다. 우리는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있고 북핵 등 북한 문제에 협조해야 할 사안도 많다. 경제적으로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투자국인 중국의 입장을 마냥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소극적이고 수동적 외교를 펼치라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국익이 무엇인지를 냉철하게 판단해 당당하게 우리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 우리가 분쟁의 한복판에 뛰어들기보다는 국제 규범과 순리에 따라 남중국해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해결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현 정부가 추진하는 능동외교의 본질일 것이다.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외교전문가 이규형 삼성경제硏 고문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외교전문가 이규형 삼성경제硏 고문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9월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같은 달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미·중 정상회담, 지난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계기로 권력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의 방북, 같은 달 16일 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이달 1~2일 한·중·일 3국 정상회의 등 굵직굵직한 외교적 이벤트가 잇따라 열렸다. 특히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북핵 문제 등 동북아 외교안보 현안을 비롯해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주중·주러 대사를 지낸 이규형(64) 삼성경제연구소 고문을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만나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및 현안에 대해 들어 봤다. →역사 인식과 영유권 문제 등으로 공전을 거듭하던 한·중·일 정상회의가 재개됐다. 의미와 성과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3년 반 만에 3국 정상회의가 재개된 데 의의가 있다. 동북아 평화협력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성과를 얻은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간 회의를 열 수 없을 정도의 악화된 관계에서 최소한 같이 만나 여러 주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한 뒤, 그중 합의 내용을 공동선언문으로 만들어 낸 3국 정부의 노력은 평가받을 만하다. 특히 회의를 제안해 성공시킨 주최국 한국의 역할은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구체적인 성과는 역시 경제 부문의 협력증진 모색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3국 간 FTA 협상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 눈에 띈다. 3국 정상회의가 정체돼 있는 동안 한·중 FTA가 서명돼 발효를 앞두고 있고, 일본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타결했기 때문에 3국이 직접은 아니더라도 미국이나 동남아시아를 매개로 서로 느슨한 연계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직접적인 경제 협력의 틀을 공고히 하는 데 3국 정부가 거듭 노력해 나가기로 합의한 것도 의미가 있다. →3국 정상회의에서 한·중 양자회담의 결실을 꼽는다면.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지속적으로 비약적 발전을 해 온 두 나라 경제·통상 관계의 내실화를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회담으로 기록될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한국 쌀과 삼계탕 수출이 가능하게 된 점, 한·중 FTA 조속 발효를 위한 상호 노력, 상하이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합의, 특히 우리 정부가 중국 채권시장에서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된 것이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 한·일 정상회담은 의미도 있었지만 한계 역시 드러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에 정상회담이 처음 열리게 된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양국이 과연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이룩해 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시된다. 위안부 문제의 타결을 위해 협상을 가속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하지만, 과연 어떤 내용의 해결 방안이 빠른 시일 내에 타협될지 미지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학자의 견해대로 이번 회담은 양국 정상 간 대화의 시발점으로 앞으로 계속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해 주었다는 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기념식 참석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지난 9월 중국 전승절 참석이 여러 가지 요인들을 감안해 오랜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박 대통령의 참석을 어렵게 결정했다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박 대통령이 참석하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항일전쟁 승전 기념에 항일 공동투쟁 경험이 있는 한국의 축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가원수가 참석한 것은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 이 같은 입장을 미국 측에 잘 설명해야 한다. →북한에서는 전승절 행사에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갔다.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내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라고 해도 아마 가지 않았을 것이다. 여러 나라들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방중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김정은으로서는 베이징을 방문하기는 해야 한다. 김정은의 권력 기반이 안정됐다고 생각하면 내년 중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 북·중 관계에 그런 조짐이 보인다. 김정은이 베이징에 가면 북·중 관계 회복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지난 7월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실험이 시도됐다. 중국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서 한·중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두 나라 관계 발전을 논의하는 ‘1.5트랙 대화체제’의 출범에 대표로 참석했는데. -지난해 7월 시진핑 주석이 방한해 박 대통령과 합의한 지 1년 만에 열렸다. 한·중이 맞닥뜨릴 새로운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선 과거와 같이 소수 정책 결정자의 역량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 이젠 민간의 참신한 아이디어 제공이 필수다. 그런 만큼 ‘1.5트랙 대화’는 정부 간 대화와 민간 대화의 장점을 모두 흡수하는, 다시 말해 정부의 추진력에 민간의 유연함을 더하자는 것이 목표다. 1.5트랙 대화의 구성은 두 나라 외교부 차관보를 단장으로 전직 고위 관리와 외교·안보·경제·언론·문화·학술 분야의 민간 전문가 등 각각 10명씩으로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사론(傾斜論)’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전에 비해 국가 지도자 회동 등 중국과의 접촉이 많아 그런 인상을 주는 것 같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2년 반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여섯 번이나 만났다. 이렇게 자주 만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아주 가깝다 보니 1년 동안 두 나라에서 1000만명이 오가는 등 경제 및 인적 교류가 매우 많다. 지난해 양국 간의 교역량도 2354억 달러(약 268조원)에 이른다. 미국(980억 달러)과 일본(950억 달러)보다 2배 훌쩍 뛰어넘는다. 특히 북핵이나 탈북 등 북한에서 발생한 문제, 동북아 외교안보 현안 등을 놓고 한·중 간에 자주 만나다 보니 가까운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이런 실상을 알면 ‘중국 경사론’은 전혀 타당한 지적이 아니다. →주요 2개국(G2)으로 올라선 중국이 최근 들어 부쩍 ‘힘자랑’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중국의 국력이 세졌는데 그에 걸맞게 행동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새로운 환경 속에 자기 능력에 맞는 행동을 할 때(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를 말한다. 중국이 국력에 상응하는 역할, 즉 인류 번영에 지원한다면 존경을 받을 수 있다. 올해 말 출범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합목적적으로 운용된다는 평가를 받느냐가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다. →7%를 유지하던 중국 경제성장률이 3분기에 6.9%로 떨어지면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0조 달러를 넘는 나라가 6.9% 성장했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물론 서방에서 중국 통계가 과장됐다는 지적이 있긴 하지만. 설령 성장률이 6.5%라고 하더라도 일자리 창출 등에 별 문제가 없고 새로운 경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중속(中速)성장을 목표로 하는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부동산 및 지방정부 부채 등의 문제가 있지만 이를 잘 극복해 연착륙할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어떻게 평가하나. -중국 지도자들 못지않게 미국 지도자들과도 많이 만나 한·미 관계를 튼튼히 했다. 지금 한·미 관계에 무슨 문제가 있나. 주한 미군 분담금 문제도 원만히 해결됐고 원자력 협정, 미사일 사거리 조정 문제 등도 타결됐다. 특히 무기 수입 때 미국에서 사들여 오고 있다. 한·미 간에는 문제가 없다. 미국 입장에서 동맹은 일본처럼 ‘유착’돼야 한다고 보고 거기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에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다. 한·미 관계를 아베의 미·일 관계처럼 하지 못하는 데 대해 조바심을 갖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일제 식민지, 남북 분단 및 대치 상황, 중국과 같은 이머징(신흥국) 국가 등 한국이 처한 위치가 일본과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한·미 동맹을 통해 미국과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지만 신흥국과 남북 분단 등의 다른 요소를 갖고 있는 데서 양국 간에 오는 간극이 있다. 우리가 처한 이런 위치를 미국 측에 자꾸 거론해 설득해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관계가 해빙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도 남북 관계뿐 아니라 대외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다. 남북 관계의 교착으로 한·미 관계 및 한·중 관계 등 우리 외교에도 제약이 많다. 남북 관계는 정권적 차원이 아니라 민족 화합적 차원에서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 북한의 도발에는 마땅히 응징하는 스탠스도 있어야 한다. →지난달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협력증진 방안’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어떤 얘기들이 오갔나.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권력 기반이 공고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김정은 정권의 3년 동안 권력 공고화 작업이 끝나 남북 관계, 북·중 관계 등을 정상적인 방향으로 가져가려고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모처럼 남북이 만나 이산가족 상봉 등이 담긴 8·25 남북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규형 고문은… ‘외교관의 꽃’ 주중·주러 대사 역임 40년 가까이 현장을 누벼 온 외교관 출신이다.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74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부에 들어간 뒤 유엔과장, 주유엔 공사 참사관, 국제기구정책관, 주중 공사, 방글라데시 대사, 대변인, 제2차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치고 ‘외교관의 꽃’인 4강 대사를 두 번(주중·주러)이나 지냈다. 주중 대사 시절 중국 전통문화의 정수로 꼽히는 ‘경극(京劇) 외교’를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1999년부터 3년간 주중 공사로 근무할 때 주재국 중국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경극을 배우기 시작했다. 노래와 춤과 연극이 혼합돼 있는 경극은 고음이 많아 중국인들도 배우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경극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2011년 대사로 부임한 이후에도 틈나는 대로 실력을 갈고 닦았다. 제갈량이 눈물을 머금고 심복 마속의 목을 베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과정이 묘사된 ‘실가정’(失街亭) 등 경극 10곡을 ‘완창’해 낼 정도로 실력이 빼어나다. 이 덕분에 어렵고도 미묘한 중국과의 외교전에서 ‘필살기’로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외교 당국을 포함한 각종 모임에서 경극을 한 대목 들려주면 아무리 어려운 자리도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다는 것이다. 이 고문은 1985년부터 4년간 주일 1등서기관으로 근무했으며, 2007년부터 3년간 주러 대사를 지내는 등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에 정통하다. 1991년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할 때 유엔과장으로 실무를 담당했다. 대변인 시절이던 2005년 첫 시집인 ‘때로는 마음 가득한’을 펴낸 데 이어 2009년에도 ‘또다시 떠나면서’라는 제목의 시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 韓·美, 북핵·미사일 파괴 ‘4D 작계’ 수립

    韓·美, 북핵·미사일 파괴 ‘4D 작계’ 수립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이 2일 유사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파괴하는 ‘4D 작전 개념’ 이행 지침을 승인했다. 또 지난해 10월 합의했던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계획’에 최종 서명했다. 양국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어떤 형태의 북한 침략이나 도발도 용인하지 않겠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6개 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4D 작전은 북한의 핵과 생화학 탄두를 포함한 미사일 위협을 탐지, 교란, 파괴, 방어하는 포괄적 작전 개념으로 양국은 이 지침이 체계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 장관은 한국군이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갖추게 될 때까지 전작권 전환 작업을 연기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또 북한 포병전력에 대비한 한국군의 대화력전 능력이 검증되면 한강 이북에 주둔한 미군의 포병 전력을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양국 장관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번 SCM의 의제가 아니고 논의된 바도 없다”고 말했다. 양국은 논란이 된 한국형전투기(KFX)의 주요 기술 이전 문제와 관련해 한국 국방부·외교부와 미국 국방부·국무부가 공동 주관하는 전략적 수준의 ‘방산기술전략·협력체’(DTSCG)를 신설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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