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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북 확성기 가동 이틀째...긴장속 개성공단 출입경 정상 진행

     정부는 9일 최전방 지역 11곳에서 이틀째 대북 확성기 방송을 가동하며 북한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북한군은 최전방 일부 지역에서 경계와 감시 태세를 강화하고 일부 포병부대에서 장비와 병력을 증강했으나 아직 특별한 도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남측 인원의 개성공단 출입경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간밤 개성공단에 체류한 남측 인원은 512명이고, 별다른 특이상황 없이 평소처럼 출입경이 재개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269명이 들어가고 479명이 나올 예정”이라며 “다만 계획된 인원과 실제 출입경 인원은 다소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조치로 입주기업 생산활동과 직결된 인원에 한해 개성공단 방문을 허용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체류인원 감소 등은 뚜렷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8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등 이른바 중국의 ‘북핵 3원칙’을 거론하며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북핵 문제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중국은 일관되게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 평화와 안정 수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이 세 가지는 상호 연결되어 있어 어느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북한 핵실험을 반대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천명하면서 한국 측과 의사소통을 유지하고 현재의 복잡한 정세에 대응하며, 핵 문제의 협상 궤도로의 복귀를 추진해야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왕 부장이 기존 북핵 3원칙과 협상 궤도로의 복귀를 언급한 것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 중심의 대북 추가제재에 대해 일정한 선을 그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측이 안보리의 대북 추가제재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겠지만, 북한 김정은 정권을 뒤흔들 수 있는 고강도 제재에는 제동을 걸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도 이날 낮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유엔 안보리가 이번 사태에 합당한 대응을 함에 있어서 한국과 긴밀히 소통, 협력하겠다”면서 ‘합당한 대응’에 방점을 찍었다.  한국과 미국 정상이 최근 통화에서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를 추진하기로 하고, 우리 정부가 중국 측에 추가 대북제재에서 적극적 역할을 요청하는 것과는 중국 측 기조가 분명한 온도 차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유엔 안보리에서의 대북 추가제재 논의과정에서 적지않은 난항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중국發 쇼크’ 실물로 전이되나… 韓경제 시계제로

    ‘중국發 쇼크’ 실물로 전이되나… 韓경제 시계제로

    연초부터 이어지는 중국발(發) 충격이 올해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핵으로 대변되는 지정학적 위험에 중국 쇼크, 이에 따른 유가 하락까지 겹쳐 우리 경제가 시계 제로인 상태다. 중국 정부가 앞으로 내놓을 추가 조치와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변수인데 전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7일 중국 증시가 폭락해 장중 거래가 중단된 사태는 중국인민은행의 위안화 평가 절하(기준환율 인상)가 원인이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져 외국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개장일인 지난 4일의 폭락과 장중 거래 중단은 그날 발표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2를 기록하며 10개월 연속 50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주문, 생산, 재고 등을 설문조사해 숫자로 만든 것이다. 50이 안 되면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는 뜻이다. 두 요인은 서로 연결돼 있다. 통상 특정국의 통화가치 하락은 수출 경쟁력 증대로 이어져 주가가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 절하는 환율을 움직일 만큼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따라 주가가 떨어지고 경제가 영향을 받아 기업 부도 증가와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우리나라의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가 넘고 수출의 75%가 중간재다. 중국 경제 침체가 우리 경제에도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지난달 대(對)중국 수출은 1년 전보다 16.7%나 줄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환율은 하나의 계기일 뿐 중국의 실물경기가 침체되고 있었고 금융시장 역시 글로벌 금융 위기 상태에 이르렀다”며 “중국 기업의 상황이 나빠지고 있고 한국의 실물경기 역시 중국과 비슷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가 올해 국내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을 뺏어 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날 중국 증시 폭락을 환율 변동에 따른 시장의 일시적 과민반응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증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고평가돼 있는 위안화가 정상을 찾아가는 것으로 공감대를 이뤄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위안화 평가 절하는 수출을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지나치게 높은 평가를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외환 및 주식 시장의 과민반응이 얼마나 심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새로운 안정점을 찾기까지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당국은 이날 긴급회의를 연이어 열고 시장 동향을 점검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금융시장 전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위안화 추이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지면 적절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긴급 경제·금융 리스크 점검회의

    긴급 경제·금융 리스크 점검회의

    임종룡(오른쪽) 금융위원장이 7일 서울 세종대로 금융위에서 열린 긴급 경제·금융 리스크 점검 회의에서 “북핵 등 안팎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장애물 경기를 하듯 상황에 맞게 유연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한반도 비핵화는 어쩌고… ‘핵무장론’ 꺼내든 與 지도부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핵무장론’이 7일 새누리당 지도부에서 고개를 들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공포와 파멸의 핵에 맞서 우리도 자위권 차원의 평화의 핵을 가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원 원내대표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바람직하지만 북한이 4차 핵실험까지 마친 마당에 북핵 해법을 계속 이대로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중국, 러시아, 북한은 사실상 핵무장국이고 일본은 우라늄 농축을 하고 있어 언제든 핵 무장이 가능하다”면서 “동북아시아에서 한국만 핵 고립화돼 있는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김을동 최고위원도 “우리 스스로 힘을 기르고 스스로 지키기 위한 핵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는 우리나라는 북한과 달리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으로 핵 개발·보유 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을 수 있는 만큼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 때문에 여당에서 제기된 핵무장론은 미군의 ‘전술핵 재배치’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군의 전술핵은 1991년 우리나라에서 철수됐고, 이를 계기로 19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나온 바 있다.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긴급 현안보고에서 “(정부 입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일관되게 관철시킨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한반도에 핵무기의 생산, 반입 등이 안 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의 핵무장론에 제동을 걸었다. 김성수 대변인은 “한반도 비핵화는 1992년 남북이 공동 서명한 것으로 우리 스스로 무너뜨려서는 안 되는 원칙”이라면서 “여당이 국민의 안보 불안을 부추겨 핵무장론을 들고 나온 것은 매우 위험천만한 발상이며 북한의 불장난에 춤추는 꼴”이라고 했다. 정부의 ‘안보 무능’도 도마에 올랐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가정보원은 이번에 전혀 무감각, 무의식이었다. 국정원장도 어제 (정보위에서) 국정원의 패배를 자인했다”면서 “핵실험 3년 주기설에 따라 핵실험 가능성이 큰 시기였는데 눈뜬장님처럼 구경만 했다. ‘노크 귀순’과 ‘지뢰 도발’에 이은 이번 실패까지 박근혜 정권의 안보 무능 3종 세트에 절망한다”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문재인 “대북확성기 방송, 근본 대책 될 수 없다” 비판

    문재인 “대북확성기 방송, 근본 대책 될 수 없다” 비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정오 대북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는 것과 관련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칫 남북간 군사긴장을 높이고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경제불안을 증폭시키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면서 “개성공단 출입제한 조치, 남북 민간교류 중단,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는 북핵 문제 해결의 근본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문 대표는 또 전날 여권 일각에서 ‘핵 무장론’에 제기된 데 대해 “위험천만한 발상이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반대했던 것과 모순된다”면서 “한·미 공조를 위태롭게 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인식들이 바로 지난 8년간 남북관계를 망친 주범”이라며 “정부 여당이 북핵을 국내 정치에 악용한다면 경제불황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지금의 경제 위기에 경제불황까지 겹친다면 우리 경제는 재기불능 상태로 갈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 이를 위해 부족하지 않으면서 지나치지도 않은 대책 강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특히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한다”면서도 “한편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건 이번 핵실험이 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정부 3년의 총체적 안보무능의 결과란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면서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순 없다는 박근혜 대통령은 북핵을 관리하지도 억제도 못했다”고 비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중 외교장관, 오후 전화통화… “북핵 실험 中 입장 주목”

    한중 외교장관, 오후 전화통화… “북핵 실험 中 입장 주목”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8일 오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4차 핵실험 관련 대응책을 논의한다.윤 장관과 왕이 부장은 북핵 실험에 대한 평가 및 상황 분석에 대한 내용을 교환환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논의가 진행되는 추가 대북제재 등 향후 대응책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난 6일 북한이 중국에 사전 통보도 하지 않은 채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데 대해 규탄하고 매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윤 장관은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중국 정부가 북한의 핵개발과 추가 핵실험에 결연히 반대해 온 점에 기초해 앞으로 안보리 차원에서의 조치에 있어 한중 양국이 긴밀히 협조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해 강력한 대북제재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중국이 향후 대응책과 관련해 내부적인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왕이 부장이 이번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되고 있다. 윤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 직후부터 왕이 부장과 전화통화를 하려고 추진했지만 중국 측이 내부 일정 등을 이유로 미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통화는 북핵 실험이 있은 지 이틀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윤 장관과 왕이 부장이 원래 어제(7일) 오후 1시 통화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 사정으로 연기됐고, 이후 상호 일정조정이 되면서 오늘 오후 7시에 통화하기로 됐다”고 설명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북핵 해결, 中 고강도 제재 동참이 관건이다

    북한의 전격적인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가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어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5개 이사국이 참가한 가운데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고 ‘중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담는 대북 제재 결의안 마련에 착수했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을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도발로 간주하고 기존 안보리 결의안 1718호(2006년), 1874호(2009년), 2087호(2013년), 2094호(2013년)의 명백한 위반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유엔 안보리는 그동안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일곱 차례나 결의안을 내놓았지만 실효성 차원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자성론이 거세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해 국제사회의 충격과 분노를 고려하면 추가 대북 제재 결의안은 제재 강도와 범위에서 기존의 일곱 차례 결의안들과는 차원이 달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긴급 전화 통화에서 “국제사회와 연대해 적극적인 제재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국제사회는 다양한 대북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관과 기업 등에 대해 핵 활동과 무관하더라도 제재를 가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등의 고강도 경제 제재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와 별도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무기수출 금지, 무역 제재 등 제재를 받게 된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북핵 해결 노력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무엇보다 북한의 후원국 격인 중국의 동참이 중요하다. 우리 외교부가 어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외교 수뇌부에게 향후 추가 대북 제재 시 중국 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전례 없이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그제 2016년 외교부 신년초대회 연설에서 북한을 강력하게 비판했고,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중국은 당연히 해야 할 국제사회의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국 시진핑 지도부가 과거와 달리 북핵 문제에 강경한 입장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관례에 비춰 중국이 적극적인 대북 제재에 미적거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토 분쟁으로 미국과 군사적 갈등을 빚고 있는 데다 미·일 군사동맹 강화를 우려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포기하기 어려운 처지다. 그동안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속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사실 중국의 은밀한 원유와 식량 지원 덕택이었다. 앞으로 유엔과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될 고강도 대북 제재에 중국이 어느 정도 협조하느냐가 관건이다. 중국 역시 자국의 안보 전략 차원에서 벗어나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자세를 보여야 하고 우리 정부 역시 향후 대북 제재 동참에 중국의 긴밀한 협조를 이끄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 한·일 북한 전문가에게 들어본 남북·동북아 정세

    한·일 북한 전문가에게 들어본 남북·동북아 정세

    북한이 지난 6일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주장하는 4차 핵실험을 전격적으로 감행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은 물론 세계 각국이 북핵에 대해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등 동북아에 먹구름이 몰려 오고 있다. 이에 한국과 일본 전문가들에게서 북핵 문제에 대한 명쾌한 분석과 예리한 대처 방식을 들어봤다. 이들은 “북한이 실전배치 핵무기를 개발했다”거나 “5월 노동당 대회 전후 또다시 국면이 요동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 “北 실전 핵무기 개발 의미… 中·北관계 파탄 치닫진 않을 것” 이수훈 경남대 교수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실전 배치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의미다. 북한이 중국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았더라도 북·중 관계가 파탄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 대통령직속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지낸 이수훈(61) 경남대 교수는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연구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이에 대한 근거를 일문일답으로 들어봤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의도는.-핵실험을 하게 된 의도라기보다 요인이라고 말하는 게 옳다. 4차 핵실험을 해야 할 요인이 상당히 있다. 여러 요인 가운데 핵무기 개발 기술의 진전을 한번 테스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꼽고 싶다. 4차 핵실험은 북한이 ‘(실전용)핵무기 보유국이 된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선언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3차 핵실험 때 소형화·경량화·다종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핵실험을 통해 북한 핵기술의 소형화·경량화·다종화가 더 개선됐을 것으로 본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핵폭탄을 미사일에 탑재해 날려 보내는 실전 배치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의미이다.→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강조한 이유는.-핵폭탄에서 원자폭탄, 수소폭탄이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증폭 핵분열탄이 정확한 용어다. 핵융합에 의한 핵분열 에너지를 고효율 진진시킨 것을 보통 수소탄이라고 한다. 즉 수소탄 개발은 핵폭탄의 설계 및 핵물질 제반 처리 기술 등이 이전보다 향상됐다는 뜻이다. 핵분열 단계를 거쳐 핵융합 기술로 단계적으로 올라갔다는 것을 수소탄 개발로 표현했다. 인도와 파키스탄 등 핵무기 보유국과 같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모란봉악단 철수 등으로 북·중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북한이 또 사달을 냈다.-중국에는 대단히 난처한 일이다. 쑹타오(宋濤) 중국 대외연락부장이 이달 중 방북을 추진하는 등 급랭했던 북·중 관계의 회복을 위한 고위급 상호 교차 방문 등의 움직임이 전부 꼬이게 됐다. 올해 가능할 것으로 보이던 김정은의 중국 방문도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이다. 북·중 관계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북한 핵실험이 중국에 상당히 난처한 일이기는 하지만 북·중 관계가 완전히 파탄 나지는 않을 것이다. 양국 관계의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예컨대 원유 등은 계속 제공될 것으로 본다. 두 나라 사이에 상호 이해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비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를 것으로 판단된다.→북한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방북한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북한 경제는 예전보다 활기가 더 있다. 장마당이 늘어났고 활성화됐다. 당국이 시장을 규제하지 않는다. 시장이 활성화되니 일상생활의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 특히 1990년대 초·중반의 ‘고난의 행군’ 시절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농업이 활기를 띠고 영농 방법 개선에 따른 생산력 증대와 돈에 대한 인식의 변화 등이 북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물자를 들여오고 광물 등 지하자원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이 플러스 성장의 요인이다. 관광 수입이 늘어나고 외화벌이를 통한 과실송금 등으로 북한 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8·25 합의도 모멘텀을 잃어버렸나.-차관급회담 결렬과 4차 핵실험으로 남북 관계에 부정적인 요인이 하나 더 생겼다. 8·25 합의의 동력이 사라졌다. 올해 3월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는 만큼 남북 간에 긴장이 고조되는 등 남북 관계가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김정은이 선언한 ‘핵·경제 병진노선’은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가.-이번 핵실험에서 보듯 북한은 이미 핵 무력을 확보하고 있다. 핵 무력을 바탕으로 해서 경제적 재건에 나서자는 것이다. 핵 무력 경시가 아니라 경제에 방점이 있다. 그러나 핵 무력과 경제는 서로 상충되는 문제다. 북한은 경제제재를 당하고 개혁·개방도 안 된다. 경제제재 때문에 북한 경제에 타격은 없다. 석유를 갖고 있는 이란 등과 같은 나라는 제재가 통한다. 그렇지만 북한은 제재가 안 통한다. 이런 것이 복합돼 있는 상태이므로 내재적 한계가 있는 특수한 경우이다. 내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핵·경제 병진노선’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은 완전히 물 건너 간 것인가.-가능성이 없다. 금강산 관광 문제를 못 풀었다. 대개 우리 정부가 결심하면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그랬겠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이제 대등한 수준에서 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야 열린다.→지난해 남북차관급회담이 결렬됐는데, 뭐가 문제였나.-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에 주안점을 두고 북한은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연동돼 있다. 그래서 남북한 간에 인식의 갭이 커 결렬됐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남북 관계에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을 남북 관계의 리트머스시험지로 생각한다는 얘기다. 이 문제는 금강산 관광만 재개하면 풀린다. 그다음에 금강산 관광을 위한 실무회담을 해야 한다. 신변안전 보장과 사고 재발 방지대책 등의 문제는 실무회담에 맡기면 된다. →집권 5년차를 맞는 김정은의 권력기반은 확고한가.-불안정하지는 않다. 권력을 잡은 지 5년이나 지났다. 지금도 권력기반을 공고화하는 과정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선군정치를 펴며 군을 너무 앞세우는 바람에 노동당이 밀렸다. 김정은은 당을 앞세우고 있다. 당·군·정 시스템에 의한 통치를 구축하고 있다. 고모부 장성택 숙청 등 세대교체도 이루고 있다. 자기 세대에 맞게 인적 정비를 새로 하고 있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이 실현되지 않는 이유는.-이런저런 장애물이 있다. 반 총장과 김정은의 셈법이 다르다. 서로 간에 얻고자 하는 것을 절충해 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실무적으로도 어렵다. 예컨대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가 미국 영토 안에 있다 보니 도청 등의 문제로 유엔과 북한 대표가 만나 얘기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 이번 핵실험에도 반 총장은 방북을 추진할 것이다. →올해 동북아 정세는.-올해 11월 대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임기가 1년여밖에 안 남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은 안정적이다. 경제성장 둔화가 뚜렷하지만 권력이 공고화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리더십 역시 안정적이다. 시 주석과 같은 집권 4년차에 접어든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의 리더십 또한 안정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국제 유가 하락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리더십은 안정돼 있다. 대체로 현재의 기조가 유지되는, 돌발변수가 생길 여지가 별로 없는 우리 주변국들의 리더십은 모두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핵실험으로 동북아 정세는 또 한 번 요동칠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北, 3월 미사일 시위 등 긴장 조성 후 5월 韓·美에 대화 제의 예상” 오코노기 日 게이오대 명예교수 “북한이 당분간 강경한 태도로 대결 국면을 유지하다가 5월로 예정된 제7차 노동당 대회를 기점으로 평화 공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3월 한·미 군사훈련 등을 계기로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미사일 발사 실험 등으로 위기를 조성하다 당 대회를 계기로 국면을 평화 모드로 바꿔 대화를 제의하면서 현상 타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코노기 마사오(71)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7일 “북한은 핵·미사일 카드를 활용해 동북아 및 국제사회를 흔들어 입지를 강화하면서 고립 및 제재 국면 타개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앞으로 북한의 행동을 전망한다면. -북한은 5월 당 대회 전까지 강경 노선을 유지하면서 긴장 국면을 고조시키다가 당 대회에서 향후 노동당의 대외 정책 및 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대미 협상, 남북 대화 등을 제의할 것으로 본다. 36년 만의 당 대회라는 것을 계기로 유화 제스처로 국면을 전환시키려 할 것이다. 3월 한·미 군사훈련을 전후해서는 ‘인공위성 발사’를 빙자한 대륙간탄도탄 등 장거리 미사일 실험 등으로 한 차례 더 긴장을 고조시키려 할 것이다.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면서 보다 나은 조건에서 대미, 대남 협상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북한에 핵·미사일은 억지력일 뿐 아니라 외교적 교섭 카드다.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에서 북한의 평화 시도가 먹힐까. -북한의 핵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와 있는 상황에서 무시만 할 수 있을까. 11월 미 대선을 기회로 여기는 북한은 이번 기회에 미국 차기 행정부에 “오바마 정부의 (북한) 무시 전략이 실패했다”고 과시했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 및 억지력을 믿던 한국에는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준 계기도 됐다. 북한은 절대로 핵 포기를 생각하지 않겠지만 “핵 동결과 관련해서는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으로서는 일단 핵 능력이 진전됐고, 계속 나아지고 있음을 국제사회에 과시했다. 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근년의 북한 경제는 10년 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다. →국제사회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나. -우선 6자회담 재개 논의가 예상된다. 국제사회가 제재 효과만을 기대하면서 손을 놓고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지 않겠나. 북한 핵 제거 및 해체를 위한 수단과 선택이 가능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동결을 위해서라도 북한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것이다. 6자회담 의장국 지위를 누렸던 중국도 줄곧 회담의 재개를 주장해 왔다. “이제 핵 동결을 이야기하자”고 외치는 북한을 국제사회가 외면만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대응은 무엇인가. -일본은 독자 제재를 확대하면서 미국 등과 함께 제재 강화를 주도할 것이다. 아베 신조 정부로서는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진행하던 대화가 단절되면서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져 버렸다는 것에 낙담하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사설] 핵무장론 앞서 ‘킬체인’ 구축 서둘러야

    한국과 미국 양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다양하고도 신속한 공조에 나선 것은 현시점에서 매우 적절하다. 무엇보다 양국 군이 한·미 동맹 차원의 강력한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니 북한의 돌발적인 핵실험으로 철렁했던 국민의 안보불안감은 한층 진정될 것이다. 또다시 무모한 핵 도발을 감행한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엄중한 제재가 이어져 추가적인 도발 시도를 막아야 하겠지만 이와는 별개로 ‘킬체인’을 비롯한 북핵 대비태세를 신속하게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이번에 분명하게 확인됐다. 우리의 안위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수소폭탄 보유나 4차 핵실험 성공 여부는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김정은의 명령서 한 장으로 어느 때든 핵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를 수 있다는 것이고, 우리는 이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핵을 머리에 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든 안 하든 우리에 대한 북한의 비대칭전력 위협은 한층 심각해지고 있는데 “더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수사적 엄포에만 그쳐서 될 일인가.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이다. 그렇다면 북핵을 막을 수 있는 ‘방패’를 갖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 북핵 도발 징후 시 선제 타격할 수 있는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 목표 연도는 2023년이다. 그때쯤 초기 대응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고, 올해처럼 예산이 깎이는 등 예기치 않은 지연 요소가 있기 때문에 실제 구축은 더 늦어질 수 있다고 한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북한의 위협 요소는 더 커지고 있는데 거꾸로 우리의 대비태세는 더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래선 곤란하다. 북한이 오판할 여지를 두지 않기 위해선 킬체인과 KAMD 구축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최소한의 보호막은 갖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치권 등 일각에서는 우리 또한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핵무장론’까지 나오고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라는 전략적 목표와도 맞지 않고, 지역 내 핵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치 않은 주장이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미국의 모든 확장 억제 능력을 가동해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한 만큼 4D(미사일 탐지, 교란, 파괴, 방어) 작전체계와 한·미 간 맞춤형 북핵 억제 전략을 가다듬는 것이 현재로선 더 중요하다. B2, F22 등의 스텔스기를 비롯한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함으로써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 여야 “북핵 실험 은밀해서 몰랐다는 건 무책임”

    여야 “북핵 실험 은밀해서 몰랐다는 건 무책임”

    국회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가 7일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의 현안 보고를 받고,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규탄하고 정부 대응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각각 통과시켰다. 이날 오후 국방위가 통과시킨 ‘북한 핵실험 규탄 및 효과적 대응 촉구 결의안’에는 “북한의 제4차 핵실험 강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후 핵무기 개발 시도를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오후까지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한 우리 군과 정부의 대응 태세에 관한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많은 준비가 필요한 핵실험도 모르는데 북한이 야밤에 숨어서 이동식 발사기로 핵무기를 쏘면 알 수 있느냐”면서 “우리 군의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 계획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KAMD를 좀 더 가속화할 필요성을 (느낀다)”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핵실험은 적어도 한 달 전에, 미사일은 일주일 전에 사전 징후를 탐지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번에 보니 전혀 사실이 아니지 않으냐”며 “은밀해서 몰랐다는 무책임한 답변보다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장관은 “현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 못지않게 안보 대비 태세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외통위도 여야가 각각 제출한 규탄결의안을 병합 심의해 위원장 대안으로 채택했다. 결의안은 “북한이 스스로 핵개발과 관련된 모든 계획을 폐기하는 등 즉각적이고 성의 있는 시정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무모한 행동은 국제사회의 외면과 압박만을 초래해 국제적 고립 심화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핵무장 실제론 어려워…정무적 발언으로 이해”

    “핵무장 실제론 어려워…정무적 발언으로 이해”

    7일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온 독자적 핵무장론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무적 발언’ 이상의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는 평가와 현실적으로도 핵무장론이 실현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을 내놨다. 북한의 핵실험 때마다 나오는 주장이지만 핵을 보유함으로써 오히려 경제적·외교적으로 고립될 가능성 등 역효과를 우려하는 의견이 보수·진보 전문가 양쪽에서 공통적으로 나왔다. ●“정치권 핵무장론 실무차원에서 난제” 우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핵무장론을 정치적 발언 이상으로 보지 않는 시각이 대체적이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치권의 핵무장론에 대해 “고뇌에 찬 발언으로 이해한다”면서 “정무적으로 논의가 가능하지만 실무 차원에서는 난제”라고 평가했다.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는 “국가가 핵무장을 정책적으로 선택할 수는 없다”면서 “현재 국제 질서 속에서 포기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가의 ‘핵 위상’을 높이고 중국을 적극적으로 대북 제재에 동참하게 할 수 있다면 핵무장론 주장 자체로서는 의미가 있다”고도 평가했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주적인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고 희망사항으로 여론을 자극한다는 의미로는 발언할 수 있다”면서 “정치적인 면을 고려해서 나온 발언일 것”이라고 했다. 핵무장론의 파장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남성욱 교수는 “핵무장은 우리 스스로의 결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동북아 등 국제사회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속에서 논의될 수밖에 없다”면서 “논의가 증폭되면 ‘핵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남측의 핵무장론은 북한의 핵 보유에 명분을 주게 되고 동북아시아의 핵 도미노 현상과 경쟁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해법에 대해 우선 국제 공조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대체적이었다. 김용현 교수는 “국제사회의 공조 속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중국과의 공조 속에 대북 설득과 압박,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우 교수는 “비대칭 위협을 억제하는 방법은 원칙적으로 핵에는 핵으로 맞서는 것이지만 이는 가능하지 않다고 전제한다면 첨단·재래 무기 시스템으로도 상당 부분 대응할 수 있다”면서 “전술핵 재반입이라든지 핵 잠수함의 동해 배치 등 동맹 차원에서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첨단·재래 무기로 부분 대응할 수도”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너무 즉흥적으로 발언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결국 대응 수단은 말밖에 없다”면서 “정책적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는 관망할 필요도 있다”는 온건론을 제시했다. 강동완 교수도 “우리에게는 ‘대북심리전’이란 비대칭전력이 있다”면서 “핵을 핵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북한이 가장 아파하는 인권, 대북방송 등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시론] 핵실험의 무모함 북한 주민이 깨닫게 해야/정영태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시론] 핵실험의 무모함 북한 주민이 깨닫게 해야/정영태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

    북한이 또 한 차례 핵실험을 단행했다. 그것도 보통 핵실험이 아닌 ‘수소폭탄’ 핵실험이란다. 수소폭탄은 원자폭탄의 수백 배 위력을 갖는 것이어서 더욱 위협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이 수소폭탄 제조에 진입한 것이라면 소형화에 성큼 다가섰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북핵이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전략무기로서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정보 당국이나 국방 당국에서는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수소폭탄 실험이 아닌 기존의 원폭실험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 근거는 북한의 이번 핵실험 때 생긴 (인공) 지진파의 위력이 수소폭탄보다 훨씬 약한 원자폭탄 수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보 당국을 인용한 전언에 따르면 3차 핵실험 때의 지진파 위력이 7.9kt이었고 이번에는 오히려 약간 낮은 수준인 6.0kt이었다는 것이다. 수소폭탄의 위력은 원자폭탄보다 수십·수백 배 강한 TNT 폭약 100만t 위력인 1Mt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은 정부 성명을 통해 “조선 로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주체 105(2016)년 1월 6일 10시(한국시간 10시 30분)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지진파의 규모는 핵실험장 갱도 지질에 따라 실제보다 작게 전달될 수 있어 더 정밀한 분석을 기다려 보아야 하지만 지금으로 봐서는 북한의 다소 과장된 ‘수소탄’ 성공 주장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간다. 그런데 우리의 1차적 관심은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보통 원자탄 실험이든 수소탄 실험이든 왜 이 시점에 기습적으로 단행됐는가 하는 데 있다. 물론 북한의 핵실험은 최고 지도자의 의지에 따라 임의로 결정되기 이전에 기술개발 과정에서 일어나는 예정된 수순의 하나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이전과는 달리 은밀하고도 전격적으로 감행한 것은 김정은의 ‘돌출적’인 리더십의 산물로도 받아들여진다. 김정일 시대 북한의 핵실험은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을 어느 정도 의식하면서 이루어졌다. 그들이 핵실험을 감행하기 전에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에 핵실험 통보를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번 핵실험이 어떠한 통보도 없이 전격적으로 단행된 것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 김정은의 도를 넘는 모험적인 지도력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정은은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도 무시한 채 자신의 의지대로 하겠다는 치기(稚氣)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전에도 김정은은 러시아 정상 방문을 약속해 놓고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가 하면 북·중 간 당적 차원의 우의를 다지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모란봉 악단에 갑작스런 철수 명령을 내리는 등 심각한 외교적 결례를 저지르는 막무가내식 행태를 보였다. 이제 우리는 북한의 수소폭탄을 비롯한 핵폭탄 자체의 위험성에 더해 예측을 불허하는 김정은의 설익은 리더십을 더 걱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금 북한의 젊은 지도자는 권력을 휘두르는 재미에 취해 있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그는 갑자기 자기에게 주어진 권력에 큰 재미를 느꼈을 수도 있다. 자기가 시키는 대로 모든 것이 척척 움직여지는 것에 도취돼 온 듯하다. 여기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먼저 북핵 능력이 커가는 데 대한 군사 안보적 대비를 더 철저히 해 나가야 한다. 동시에 김정은 제1위원장 자신이 내려온 정책 결정들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를 인식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북핵에 대한 제재가 질적으로 강화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북한을 뺀 6자회담 당사국들의 개별적 대북 제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외교적 노력도 배가해야 할 것이다. 김정은의 부정적 통치 행태에 대한 실체적 판단이 김정은 자신에게 또는 북한 내부에 알려지도록 하는 심리적 노력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핵실험으로 자존감을 느끼도록 해 김정은 정권에 충성을 유도하는 선전선동 책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우리는 북한 주민들이 이 같은 미몽에서 깨어나도록 하는 실질적 조치도 취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이 그들의 최고 지도자가 핵실험을 강행하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노력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데스크 시각] 위기 때마다 부각되는 일본의 존재/이종락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위기 때마다 부각되는 일본의 존재/이종락 산업부장

    병신년 새해부터 온 나라가 난리다. 새해 벽두 중국 증시가 폭락하는 등 한국의 최대 해외투자 대상국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중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북한이 6일 4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가 격랑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형국이다. 중국 리스크와 북핵 문제로 우리 정치와 경제는 잠시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될 만큼 살얼음판을 걷게 됐다. 중국이 위기에 흔들리고, 북한이 준동할 때마다 존재가 부각되는 이웃이 있다. 바로 일본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독도 영유권 문제로 신경전을 벌인 뒤로 우리에겐 짜증 나는 이웃이 됐다. 20년 장기 불황의 그늘은 한국과 일본의 경제 간 유대도 느슨하게 만들었다. 7일 코트라에 따르면 2015년까지 한국이 전 세계에 투자한 금액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약 1.8%다. 국가별 순위로는 13위에 해당한다. 한국의 대일 투자는 2007년 5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2011년 2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기까지 4년 연속 감소했다. 한·일 관계의 절정기였던 2012년(6억 5000만 달러)과 2013년(6억 9000만 달러)에 회복하는가 싶더니 양국 관계가 틀어진 2014년(4억 2000만 달러)부터 다시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2008년부터 대일 투자가 감소한 것은 리먼 쇼크로 시작된 전 세계 금융위기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된 엔화로 자산이 몰리면서 급격하게 엔고 현상이 진행된 탓이다. 엔화 대비 원화 가치가 급락해 예전처럼 활발한 대일 투자를 하기가 버거웠던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격화된 양국 국민 간 감정의 골도 투자 감소의 원인이 됐다. 2014년 이후 정치·외교 현안들이 얽히면서 우리에게 일본의 가치는 평가절하돼 있는 상태다. 이는 5만여개의 국내 기업(현지법인)이 진출해 있고, 2002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제1위 투자 대상국으로 부상한 중국과 비교된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위기를 맞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위협할 때 우리의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인접국은 어느 나라일까. 일본밖에 없다. 일본은 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 등의 가치를 우리와 공유하는 이웃 나라다. 급변하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구축해 갈 동반자로서 양국 간 다양한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 실제 한국과 일본은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을 통해 직접적 동맹국은 아니지만 사실상 동맹국인 관계로 맺어져 있다. 이번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미·일 안보협정을 서둘러 맺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3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중국의 용틀임에 가려져 있지만 일본은 여전히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노베이션 허브’다. 글로벌 톱 기업들이 다수 있고, 그 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는 독창적인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이 널려 있다. 출자나 합작회사 설립 등을 통한 기업 간 연계를 통해 한국 제조업은 일본의 기술력을 벤치마킹할 수 있다. 일본 기업은 한국 기업의 세계시장 판매 능력을 활용할 수 있어 양국 간 협력의 시너지 효과가 높다. 한·일 관계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발전해 왔다. 중국의 경제가 위기에 빠지고 북한의 불장난이 거듭될수록 양국 국민이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jrlee@seoul.co.kr
  • “北체제 자체 바꾸는 국제사회 장기적 대응 필요”

    “北체제 자체 바꾸는 국제사회 장기적 대응 필요”

    “핵실험을 한 번 더 했다고 해서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 출신인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한국학 부소장은 6일(현지시간) 북한이 핵실험 단행을 발표한 직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지도자는 핵실험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이번 핵실험도 시간문제였다”며 “대북 제재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나. -북한 지도자들은 핵개발에 대한 확실한 의지가 있어 김정은(군사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실험을 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고 본다. 북한 지도자들은 외부 영향이 아니라 내부 정치적 역학관계와 필요에 따라 핵실험을 해왔다. →북·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까. -버락 오바마 정부는 여러 방법으로 북한 지도자들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는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북한이 또다시 핵실험을 함으로써 북·미 관계에 미치는 악영향은 불가피하다.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 요구가 강해질 것인데. -오바마 정부뿐 아니라 앞으로 어떤 정부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핵보유국 인정 가능성은 제로(0)라고 본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나라는 없다. 북한 지도자들은 핵실험을 계속하면 언젠가는 국제사회가 지쳐서 자기네들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북한은 인도나 파키스탄과는 상황이 다르다. 북한 지도자들은 자기네 마음대로 하고 외부의 우려는 고려하지 않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큰 실수이며, 잘못된 계산이다.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은. -남북 관계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남한이 갖고 있지 않은 핵을 보유함으로써 남한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는 것 같은데, 남한이 북한의 핵 보유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개입하려고 해도 북한이 핵실험 등 도발을 계속하면 상대하기 어렵다. 북한이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향후 국제사회의 대응과 전망은. -대북 제재를 더 가해야 한다는 국제적 의지가 강해질 것이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을 통해 지도자들의 진짜 의도와 속셈을 여실히 보여줬다. 북핵 문제는 장기적이고 뿌리 깊은 문제인데 국제사회는 장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는 북한 체제 자체를 바꾸는 것 등을 포함한다. 제재를 바탕으로 북한 체제에 압력을 넣음으로써 지도자들의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제재만으로 체제가 금방 바뀌는 것은 아니겠지만 북한을 궁극적으로 바꾸는 장기적 방안이 필요하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북한 “수소탄 핵실험”] “증폭핵분열탄이라도 수소탄 진화 시간문제”… 더 위험해진 북핵

    [북한 “수소탄 핵실험”] “증폭핵분열탄이라도 수소탄 진화 시간문제”… 더 위험해진 북핵

    북한이 6일 4차 핵실험을 통해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북핵 판도가 급변하게 됐다. 핵융합 반응을 통해 터뜨리는 수소폭탄은 통상 일반 원자폭탄의 100배 이상 되는 위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를 보유하게 됐다면 한반도 안보에 엄청난 파장이 불가피하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한편 ‘비대칭 전력’으로서의 핵의 가공할 힘을 증대시켜 남북한 군사력 균형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군과 정보 당국은 이번 핵실험의 위력이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 당시 수준인 6㏏(킬로톤·1kt은 다이너마이트 1000t의 폭발 위력)으로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이 본격적인 수소폭탄의 실물보다 일반 핵무기 2~5배의 위력을 지닌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수소폭탄의 위력이 보통 20~50Mt(메가톤)인 데 비해 이번 6㏏은 상당히 낮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진파 규모가 작다고 해서 반드시 수소폭탄 실험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폭발력을 낮췄거나 초기 단계 기술일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이날 “새롭게 개발된 시험용 수소탄의 기술적 제원들이 정확하다는 것을 확증했다”고 발표한 것을 흘려들으면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설사 수소폭탄이 아니라 증폭핵분열탄 실험이 맞다 하더라도 증폭핵분열탄은 수소폭탄으로 가는 직전 단계여서 북핵 능력이 수소폭탄으로 진화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판단된다. 미국, 러시아 등의 선례를 보면 원자폭탄 보유 3~6년 뒤 수소폭탄 보유 기술로 진화한다. 특히 북한이 네 번째 핵실험을 실시함으로써 핵무기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준의 소형화·경량화 기술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되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우리 정보 당국은 북한이 소형화된 수소폭탄을 만들었는지는 식별되지 않았지만 2006년부터 핵실험을 실시한 개발 기간을 고려할 때 소형화 기술을 상당히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실험장인 평양시 용덕동 고폭 실험장의 폭발구 크기가 1989년 4m에서 2001년에는 1.5m로 줄었고 최근 1m 이하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해 이를 활용한 탄도미사일을 이동식발사대(TEL)를 통해 발사하거나 원점을 포착하기 어려운 수중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경우 당장 뚜렷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도 우려된다. 결국 이번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안보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북핵을 실질적으로 무기로 인식할 수밖에 없는 위기의식을 가지게 되고, 북핵의 소형화와 파괴력에 민감한 미국 입장에서도 이번 실험을 자국 본토의 안보에 직결된 문제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위기감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도 마냥 북한을 안전한 상대로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행동하며 발언권을 높이려 할 것이고, 이에 대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대응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게임의 법칙이 달라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북한 “수소탄 핵실험”] 24시간 비상체제·軍 대북 경계 강화… 韓美국방 통화 “심각한 도발”

    [북한 “수소탄 핵실험”] 24시간 비상체제·軍 대북 경계 강화… 韓美국방 통화 “심각한 도발”

    북한이 수소탄 실험을 단행한 6일 정부는 북한 지역에 지진파가 감지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외교부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본부와 재외공관에 비상근무태세 유지를 지시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등 국제기구와 연락을 취했고 북핵 담당인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비상체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미국과 중국 당국에도 연락을 취해 상황을 공유한 데 이어 오후 1시에는 임성남 1차관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다시 열었다. 임 차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이런 도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정면 위반”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외교 채널도 전방위로 가동됐다. 윤 장관은 이날 오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와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을 면담했다. 윤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미는 강력하고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한편 유엔 안보리를 포함한 양자·다자 차원의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는 데 긴밀히 협력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준국 외교부 평화교섭본부장도 6자회담 파트너인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과의 통화에서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국방부는 지진 발생 12분쯤 뒤인 오전 10시 42분 최초 상황을 접수한 뒤 30분 후 곧장 위기조치반을 소집했다. 이어 오전 11시 40분에는 통합위기관리회의를 열었다. 군은 이날 정오를 기해 대북 경계 및 감시 태세를 강화했다. 또 전군 주요지휘관 화상 회의도 개최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후 10시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과 전화로 통화하며 “북한의 4차 핵실험은 한반도는 물론 세계의 안정과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도발행위”로 규정하는 등 한·미 간 긴밀한 공조 의지를 다졌다. 이날 미국의 대기분석 특수정찰기인 WC135(콘스턴트 피닉스)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의 대기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도 비상상황반을 가동해 북측 개성공단 체류 인원 등에 대한 신변 안전 보장 방안을 논의했다. 오후 6시 입·출경 마감 후 개성공단 체류 국민은 849명으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당장 개성공단 출·입경 제한 조치 등은 취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경제·금융당국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합동 점검 대책팀을 구성했다. 당국은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로 금융시장 등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즉각 대응할 방침이다. 한은은 “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지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마련하겠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다. 정부의 후속 대응 조치와 관련, 정부가 특히 지난해 8·25 남북 합의 이후 중단했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지 주목된다. 당시 우리 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되지 않을 것’을 전제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합의했다. 군 당국이 이날 북한의 수소탄 실험을 당시 언급한 ‘비정상적 사태’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 보복 조치로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심리전’ 측면에서 북한에 상당히 위협적인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국지적 대남 도발과 핵실험은 성격이 달라 방송 재개를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예견된 北 수소폭탄, 손 놓고 있었던 정부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예견된 北 수소폭탄, 손 놓고 있었던 정부

    북한이 새해 벽두를 기습적인 핵실험으로 장식하면서 남북 관계가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은 6일 오전 10시 30분경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기습적인 핵실험을 강행하고 당일 정오에 조선중앙TV 특별 중대발표를 통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급작스런 ‘수소탄 실험 성공’ 소식에 정부 당국은 패닉에 빠졌다.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등 유관기관은 핵실험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고,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한다는 미국조차도 불과 수 시간 전에야 감청을 통해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확인을 위해 급하게 정찰기를 띄웠지만 결국 사전 첩보 입수와 경보에는 실패했다.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가장 빠르게 파악한 곳은 안보 관련 기관이 아닌 ‘기상청’이었다. 정부는 핵실험 직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했던 북한의 기습적인 ‘수소탄 실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을 정말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을까? 北, 핵탄두 보유는 90년대에 달성 북한이 이번에 ‘완전 성공’했다고 발표한 실험은 수소탄, 즉 일반적으로 수소폭탄(Hydrogen bomb)으로 불리는 폭탄이다. 보통 원자폭탄으로 불리는 핵무기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분열을 통해 파괴력을 얻는 것과 대조적으로 수소폭탄은 핵분열-핵융합 다단계 과정을 통해 파괴력을 얻기 때문에 원자폭탄과 비교할 수 없는 가공할만한 폭발력을 갖는다. 핵분열 방식의 원자폭탄이 작게는 1kt(TNT 1000톤) 안팎의 위력부터 크게는 100~200kt(TNT 10만~20만톤) 정도의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과 달리 핵융합 방식의 수소폭탄은 작게는 200~300kt 수준의 위력부터 크게는 50Mt, 즉 TNT로 환산하면 5000만 톤에 달하는 위력을 갖는다. TNT 5000만 톤이면 미국이 6.25 전쟁 당시 3년여 간 한반도 전역에 퍼부었던 폭탄의 83배에 달하는 폭탄이 동시에 터지는 위력이다. 이처럼 강력한 위력 때문에 강대국들은 경쟁적으로 수소폭탄을 개발했다. 현재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이른바 ‘핵클럽’ 국가들은 모두 수소폭탄 개발에 일찌감치 성공해 실전에 배치했고, 관련 기술의 확산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그러나 만들지 말라고 해서 말을 들을 북한이 아니다. 북한은 1950년대 핵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하고, 1970년대 중반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을 위한 전문가와 기술자들을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의 핵개발은 플루토늄(Pu-239)과 고농축우라늄(HEU : High-Enriched Uranium)을 이용한 핵분열 무기, 즉 원자폭탄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북한은 핵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20여 년 만에 플루토늄을 이용한 내폭형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고,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우리나라와 미국을 기만한 뒤 곧바로 파키스탄과 접촉해 우라늄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라 불리는 압둘 아디르 칸(Abdul Qadeer Khan) 박사는 이른바 ‘칸 네트워크’를 통해 파키스탄이 1982년 중국으로부터 넘겨받은 우라늄 핵탄두인 CHIC-4의 설계도와 관련 부품을 각국에 팔았고, 이 설계도는 지난 2003년 리비아 핵 사찰 당시 발견된 바 있었다. 북한도 이 설계도와 관련 부품 확보를 시도했는데, 이러한 사실은 얼마 전 사망한 전병호 前 노동당 군수담당비서가 1998년 칸 박사에게 보낸 편지와 칸 박사의 증언에서 드러난다. 플루토늄 핵무기 개발에 이어 칸 박사의 도움으로 손쉽게 우라늄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북한의 다음 수순은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궁극의 핵무기, 바로 수소폭탄 개발이었다. 수소폭탄은 그 자체로도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지만, 이 기술을 응용할 경우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s)을 개발해 핵분열 무기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반드시 개발해야 할 기술이었다. 문제는 북한이 핵융합 무기 개발을 위한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이 10년이 훨씬 넘었고,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 6년 전이지만, 관계 당국은 “그럴 리 없다”며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 심지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기까지 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소폭탄 개발 징후는 6년 전 이미 포착 북한이 수소폭탄 개발에 나섰으며, 멀지 않은 장래에 실제로 수소폭탄 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국내외 전문가들이 오래 전부터 제기해 왔다. 오랫동안 북핵 문제를 연구해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태우 前 통일연구원장이 2012년 처음 이 문제를 제기했고, 북한에서 핵 시설을 직접 둘러보고 온 세계적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Siegfried S. Hecker) 박사 역시 2013년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은 이미 2010년에 북한 스스로 대내외에 대대적으로 선전한 바 있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5월 12일자 노동신문에서 ‘방안온도에서 핵융합 반응을 실현시키는데 성공’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사실 북한이 발표한 ‘방안온도에서의 핵융합 반응’ 즉, 상온핵융합은 미국조차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2005년에서야 성공한 기술이다. 관련 기술 개발에 뒤늦게 뛰어든 북한이 그 많은 핵물리학 선진국을 제치고 2010년에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핵융합과 관련된 모종의 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두 가지 결정적인 증거가 과학계로부터 쏟아지고 있다. 우선, 방사성 원소인 제논(Xenon)이 포집됐다. 북한이 핵융합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2010년 5월 12일에서 불과 이틀 뒤인 5월 14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강원도 고성군 소재 거진측정소에서 측정소 설치 이후 사상 최대치의 방사성 원소를 발견한 것이다. 2010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선동(서울 도봉을) 의원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자료를 근거로 “거진측정소의 핵종탐지장비가 제논-135를 2007년 측정소 설치 이후 최대치인 10.01mBq/㎥을 탐지했고, 제논-133 역시 2.45mBq/㎥를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사성 원소는 거진관측소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일본에서도 탐지됐는데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 Comprehensive Nuclear-Test-Ban Treaty Organization) 역시 이 같은 사실을 보고 받은 것이 스웨덴 국방연구소 대기과학자 라스 에릭 데예르(Lars-Erik De Geer) 박사가 세계적 군사과학저널인 과학과 세계안보(Science & Global Securit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확인됐다. 대기 중에서 이 같은 수치의 제논 원소가 발견되려면 측정소 근처에 제논을 사용하는 방사성 의료기기를 운용하는 병원을 설치해 운영하거나 인접 국가에서 핵실험을 해야만 한다. 거진 측정소 인근에는 방사성 의료기기를 운용하는 병원이 없기 때문에 당시 인접 국가에서 모종의 핵실험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방사성 원소 검출 외에도 지진파도 감지됐다.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은 2014년 11월 지구물리학 국제학술지인 지진학연구소식(Seismolog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한 논문에서 2010년 5월 12일 풍계리에서 소규모 핵폭발이 있었다고 보고했고, 미국 프린스턴대 마이클 쇼프너(Michael Schoeppner) 연구원과 독일 함부르크대 율리히 쿤(Ulrich Kühn) 연구원 역시 미국 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에 게재한 논문에서 지진파 분석결과를 토대로 2010년 5월 소규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즉, 북한은 2010년부터 자기 입으로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이를 응용한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들도 국내외 과학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시되어 왔었다. 그러나 북한의 발표와 과학계의 이러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정부당국은 “그럴 리 없다”는 반응을 일관되게 취해왔다. 안보에서의 ‘아전인수’는 곤란 정부가 북한의 핵 능력을 지속적으로 평가절하하면서 쉬쉬하는 이유는 시쳇말로 ‘아전인수(我田引水)’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현 정부 들어 계속된 대북정책의 성격을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다. 상황을 입맛대로 해석하고, 입맛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 DMZ 지뢰 도발 사건으로 긴장 국면이 조성되었을 때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북한의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와의 협상에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청와대에 돌아와서는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았다”고 발표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유감의 뜻도 구분 못하는 남조선 당국은 조선말 공부부터 다시 하라”는 모욕적인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 물론 황병서와 김양건은 협상에서 승리하고 돌아와 김정은으로부터 공화국 영웅칭호를 받았다. 이 같은 정책 실패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 편할 대로 해석한 결과였다. 북한 핵문제도 마찬가지다. 남한이 대북 강경 정책을 펴든 햇볕정책을 펴든 북한의 국가정책은 핵무기 개발과 실전배치라는 일관된 것이었고 지난 40여 년간 단 한 순간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북한 정권의 핵은 체제 유지를 위한 필요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보·보수 그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역대 대통령들은 북한 핵무기 보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경우 정치·경제적으로 몰아칠 후폭풍을 감당하지 않으려 했고 “그럴 리 없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폭탄 돌리기를 계속 해왔다. 소련 붕괴 이후 공개된 구소련 KGB 문서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언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미국의 영변 폭격을 가로 막았고,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북한이 파키스탄의 칸 박사와 접촉해 우라늄 핵무기 관련 기술을 거래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던 그 시기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은 핵을 만들 의지도 능력도 없다‘며 북한에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달러 지원을 계속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북한의 1차 핵실험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 공론화되었음에도 ”북한 핵실험 징후나 단서를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의 핵개발 지속 사실을 애써 외면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연속된 핵실험을 지켜보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단계는 아니며, 실전배치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 중동에서 리비아, 이집트, 시리아, 이란 등 여러 국가가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지만 일찌감치 좌절된 것은 이들 국가가 핵무기를 가졌을 경우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 당사국인 이스라엘이 외교적 압박과 공습, 심지어 테러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북핵 위협의 직접 당사국인 대한민국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공습이나 전방위적인 제재와 압박을 주도하기는커녕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현금을 지원하거나 국제 제재를 반대하고 북핵 위협을 외면하는 등 북한의 핵개발을 오히려 돕고 있는 정책 오류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 모든 정권이 북한의 핵개발을 돕거나 방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골치 아프기 때문이다. 어느 한 국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외교·경제적 제재와 더불어 군사적 압박이라는 카드를 함께 쓰는 투-트랙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국가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었다. 그러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하자니 진보 성향의 야당이 반발하고 있고, 군사적 압박을 취하자니 그러한 능력을 갖추는데 막대한 국방예산 추가 투자가 부담되니 제재와 압박은 미지근한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군사적 압박은 아예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사국이 이런데 북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국가들이 북핵 제재에 관심을 갖고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실제로 UN 안보리에서 그동안 3차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고 193개 회원국에게 이행 제재 실행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193개의 UN 회원국 가운데 보고서를 제출하는 나라는 전체 회원국의 19%인 35개국에 불과하며, 중국은 원유부터 식량, 군용차량, 심지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차량까지 북한에 제공하며 안보리 결의를 비웃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북한 스스로 개발한 것이지만, 그들의 핵 능력이 수소폭탄을 운운할 수준까지 고도화될 수 있도록 온실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은 대한민국 정부와 정치권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무책임한 폭탄 돌리기 덕분에 국민들은 이제 터지기 직전의 북핵이라는 폭탄을 손에 받아들게 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과연 이 폭탄 돌리기를 끝낼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 finmil@nate.com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북한 “수소탄 핵실험”] 北, 국제사회 완전 고립 자초… 北·中 ‘전통적 혈맹’ 급속 냉각

    [북한 “수소탄 핵실험”] 北, 국제사회 완전 고립 자초… 北·中 ‘전통적 혈맹’ 급속 냉각

    6일 수소탄 실험을 단행하면서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완전한 고립을 자초한 모양새가 됐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평화적·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왔던 한반도 주변국들은 향후 국제사회와 더불어 강도 높은 대북 압박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중 관계는 급랭할 전망이다. 전통적 ‘혈맹 관계’인 북·중은 2013년 북한의 제3차 핵실험과 장성택 등 친중파 숙청 등으로 관계가 벌어졌다. 지난해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중국 공산당 서열 5위인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북하며 관계 복원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이후 모멘텀을 살리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달 북한 모란봉 악단이 공연 직전에 급거 귀국하며 관계가 다시 악화된 상황에 이날 북한이 ‘결정타’를 날린 것이다. 이로써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전후해 조심스레 가능성이 제기됐던 북·중 정상회담도 한동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수소탄 실험이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른바 ‘전략적 인내’를 고수해 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9월 리수용 외무상의 유엔총회 연설 등을 통해 미국에 ‘평화협정’ 논의를 반복해서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이 ‘믿을 수 있는 비핵화 실천’를 전제로 내세워 이를 사실상 거부하자 ‘극약 처방’을 한 것이다. 그렇지만 한창 대선 분위기가 무르익은 미국이 이번 수소탄 실험으로 북한의 대화에 응할지는 의문이다. 대신 미국은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무게를 실어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대북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아직 국내 비난 여론이 잦아들지 않았지만 지난달 28일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협상이 타결되면서 3국 안보 협력의 벽은 다소 낮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북한이 수소탄 실험을 단행하면서 3국 안보협력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일본 역시 여기에 적극 협조할 공산이 크다. 단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얼마나 협조할지는 불분명하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틀인 6자회담에 대한 회의론은 더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북과 동북아 4강국이 참여하는 6자회담은 북한의 비핵화를 명시한 9·19공동성명 등을 이끌어 내기도 했지만 2008년 이후 휴업 상태다. 여기다 2013년 핵실험에 이어 이날 또 북한이 수소탄 실험까지 강행하면서 6자회담의 성격 자체를 바꾸자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북한 “수소탄 핵실험”] 여야 긴급 대책회의… 대북규탄 결의안 내일 본회의 채택 추진

    북한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6일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초당적 대처의 필요성에 공감한 여야는 7일 외교통일위원회를 열어 대북규탄 공동결의안을 채택한 뒤 8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는 당 지도부와 국회 국방·정보·외교통일위 소속 의원들은 물론 국방·외교·통일부 차관과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대한 중대 도발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절대 묵과할 수 없다”면서 “안보 태세를 더 철저히 하고 동맹국과 6자회담 참가국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유엔 안보리 차원의 추가 조치를 포함한 모든 제재 조치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국방차관의 보고를 받은 뒤 문재인 대표와 최고위원, 관련 상임위 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문 대표는 “북한이 평화를 위협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경고한다”면서 “핵실험에 엄중 대응해야 하며 (북핵 문제는)여야가 따로 없는 만큼 정부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달 전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고 공언했지만 미리 파악하지 못한 안보 무능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정보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국정원으로부터 긴급 현안보고를 받았으며 국방위는 7일 국방부를 상대로 현안보고를 듣기로 했다. 이번 사태가 4·13 총선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과거 남북의 극한 대치는 안보 정국 형성으로 이어져 보수층 결집을 유도했다. 선거 판세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쳐 ‘북풍’(北風)이라는 표현도 심심찮게 등장했다. 그러나 북한 변수를 잘못 활용하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 도발 당시처럼 돌발 위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면 정부를 넘어 여권의 호재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사후 대응에 실패할 경우 여권의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북한 “수소탄 핵실험”] 3차례 핵실험 ‘학습효과’에… 금융시장 담담

    [북한 “수소탄 핵실험”] 3차례 핵실험 ‘학습효과’에… 금융시장 담담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에도 국내 금융시장은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그간 북한의 도발이 단기적인 위협에 그쳤다는 ‘학습 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코스피는 5.10포인트(0.26%) 하락한 1925.43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1930.53)보다 소폭 상승하며 출발한 코스피는 북한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정오 무렵 1910선까지 밀렸다가 곧바로 반등에 성공해 1920선을 되찾았다. 코스닥은 3.20포인트(0.47%) 오른 687.27로 마감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장중 1000억원어치를 팔았다가 시간외 거래에서 사들여 163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사자세’로 돌아선 건 지난달 1일 이후 23거래일 만이다. 개인도 1028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지수를 방어했다. 종목별로는 현대상선(-4.66%)과 재영솔루텍(-7.22%), 로만손(-3.58%) 등 남북경협주와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 하락했다. 반면 코스닥 빅텍(25.80%)과 스페코(16.46%) 등 방위산업주는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9.9원 오른 1197.9원(0.8%)으로 마감해 증시보다는 변동이 컸다. 하지만 북한 핵실험보다는 중국 위안화 약세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리스크에 취약한 코스닥이 오히려 상승장으로 마감한 것을 보면 북핵 재료가 끼친 영향이 미미하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북한의 핵실험 때도 국내 금융시장은 대부분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2006년 10월 9일 1차 실험 때는 코스피가 2.41%나 급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1주일 뒤인 16일 원래 주가를 되찾는 등 금세 회복했다. 2009년 5월 25일 2차와 2013년 2월 12일 3차 실험 때 코스피는 각각 0.2%와 0.26% 하락하는 데 그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앞선 세 차례 핵실험 때도 특이점은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였다는 것이다. 1차 실험 때는 무려 4777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2차와 3차 때도 각각 2117억원과 125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늘도 외국인은 개장 직후부터 팔자 행진을 이어가다 북핵 이슈가 터진 오전 11시 이후에는 오히려 순매도를 멈췄다”며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0.02% 오르는 데 그치는 등 별다른 리스크가 부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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