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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빛을 보다/박홍기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빛을 보다/박홍기 수석논설위원

    작년 이맘때다. ‘광화문광장 앞에 섰다’로 시작하는 칼럼을 썼다. ‘혼돈이 아닌 질서가, 절규가 아닌 함성이 있고…활기찬 광장을 그려 본다. 광장의 삶은 시민의 몫이다’라고 끝을 맺었었다. 바로 그 광장 앞에 다시 섰다. 이순신 장군은 한결같이 늠름하고, 세종대왕은 기품 있다. 펼쳐지는 광화문과 경복궁, 그리고 북악산은 광장을 한껏 돋보이게 했다. 병풍 같다. 다만 1년 전과 달리 연말의 화려한 풍경도 적고 성탄절 트리 대신 촛불 트리가 빛을 내고 있다. 그러나 광장은 여느 해보다 힘이 넘쳐났다. 빛이 살아 움직였다.광장은 불안과 갈등, 좌절과 절망을 한데 품었다. 혼돈의 한 해였다. 사회·정치·외교·안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벽두부터 북핵 실험에 한반도는 1년 내내 냉기류에 휩싸였고, 사드 배치 결정에 한·중 관계는 냉각된 데다 국론은 분열됐다. 경주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은 국민을 충격과 공포에 몰아넣었고, 조선업과 해운산업은 세계 경기 불황 탓에 쇠락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4·13 총선에서 민심은 새누리당의 친박 패권주의와 막장 공천을 심판해 여소야대를 만들었지만 국정은 표류했다. 홍만표·진경준 등 전·현직 판·검사들의 비리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광장은 공론장으로서의 기능에 충실했다. 또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태로 촉발된 광장의 촛불집회에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국민의 동의를 얻지 않은 부당한 권력의 횡포와 상식적이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현실에 대한 분노에서다. 10월 29일 처음 불붙은 촛불은 세밑까지 타올라 연인원 800만명을 넘어섰다. 계층도, 세대도, 지역도, 남녀도 초월했다. 좌파·우파도, 진보·보수도, 애국·비애국도 아닌 옳고 그름의 문제였다. 프랑스 사회운동가 스테판 에셀이 저서 ‘분노하라’에서 밝혔듯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분노의 동기를 가진” 까닭이다. 무관심이야말로 최악의 태도일 수밖에 없다. 광장엔 충돌이 아닌 질서와 평화가 있었다. 성숙한 시민들의 연대가 일시적인 아닌 지속적이었기에 가능했다. 민주주의라는 가치와 목표에 함께 손을 잡은 결과다. 이 때문에 “이게 나라냐”라는 외침도 절규 아닌 함성일 수 있었다. 계몽주의자 존 로크가 ‘통치론’에 적시한 ‘시민 저항권’ 행사나 다름없다. 시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정부가 시민의 권리 보호라는 원래 목적을 수행하지 못할 때 정부에 저항하고 방어할 권리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역할과 소임을 저버린 탓에 국민으로부터 ‘퇴진’이라는 명령을 받은 것이다. 촛불 민심은 미적거리던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추동했다. 대의민주주의를 압도한 것이다. ‘군주민수’(君舟民水), 즉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옛말 대로다. 광장은 촛불과 함께 새해를 맞는다. 올해도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해가 바뀐다고 해서 국민의 삶 자체가 크게 바뀔 수는 없다. 그러나 변화는 의도하든 안 하든 불가피하다.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온갖 적폐는 청산하지 않고 방치할수록 뿌리를 깊이 내리고 기승을 부리는 속성이 있다. 수백만의 시민이 한마음으로 촛불을 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헌법 가치를 짓밟은 최고 권력에 대한 응징도 있지만 구습을 타파하고 상식이 통하는 정의로운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사람다운 삶이 있는 사회로 나가려는 염원에서다. 당장은 박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여부를 주시할 수밖에 없다. 특검의 대통령과 최씨에 대한 수사도 마찬가지다. 헌재와 특검의 결론에 따라 촛불 민심의 향방과 규모도 달라질 것이다. 광장에는 언제나 정치가 있다. 현재 진행되는 중대한 사안들을 지켜보는 촛불이 있고, 박 대통령 후임을 뽑는 대선도 예정돼 있다. 병신년을 보내는 마음이 무겁지만 정유년 새해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맞이해야 하는 까닭이다. 많은 잠룡들이 설치지만 국가 개조의 비전과 실천 의지를 없는 자들은 다음 대통령에 나설 자격이 없다. 더이상 실체를 감추고 정치공학으로 포장한 그림자 대통령에게 권력을 위임할 수 없다. 촛불 민심이 세상을 바꾸듯 국민이 바로 서면 가능하다. 광장의 주인은 분명히 권력이 아닌 시민이다. hkpark@seoul.co.kr
  • [열린세상] 대한민국, 돌이키고 일으키자/손기웅 통일연구원 부원장

    [열린세상] 대한민국, 돌이키고 일으키자/손기웅 통일연구원 부원장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 행정부는 1970년대를 반추하게 한다. 미국의 요청에 의해 국군 최정예의 병력을 빼내어 베트남에서 혈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닉슨 대통령은 아무런 상의 없이 1972년 중국과 손잡았다. 이미 1969년에는 아시아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나도 지상병력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하였다. 북한 게릴라 31명이 습격했던 ‘1·21사태’로 낭자했던 유혈이 마르기도 전이었다. 달러를 세계의 기축통화로 받아들이게 한 기반인 미 연방은행 금태환의 폐기, 수입관세의 10% 인상 등도 1971년 일방적으로 선포되었다. 전후 지속되었던 정책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절대적 유일 강자였던 미국 경제의 추락이었다. 트럼프 당선자의 변화 공약의 근저에도 미국의 경제가 자리잡고 있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아닐 수 있다. 동맹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면서, 국가 성장과 통일에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는 미국의 정책 변화에 국가 존립의 차원에서 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한 기반은 다음에 관한 공감대, 인식과 행위의 근본 틀에 합의를 형성하는 일이다. 첫째,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각하고, 그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 우리의 영토는 남쪽 절반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이고 그 속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 국민이다. 우리는 남한의 주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남북 양쪽에 각각의 정체가 존재하지만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특수한 관계이다. 남북의 영토와 주민들은 반드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 둘째, 통일을 반드시 이른 시일 안에 이끌어내어야 한다. 한 민족 한 나라였기 때문에, 이산가족의 아픔을 해소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주변국들이 질주하는 상황에서 우리만이 서로 적대하며 인적·물적 자원을 소모하는 한 국가성장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인력이 줄고 토지, 자원, 시장, 교통로도 없는 남쪽 섬만으론 미래를 꿈꿀 수 없다. 남북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국력에 걸맞은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없으며, 북한의 도발이 존속하는 한 군사적으로 미국에 기댈 수밖에 없다. 남북 이념갈등은 물론 그것이 투영된 남남갈등은 그치지 않는다. 정치 강국, 군사 주권국, 경제 강국, 통합된 사회는 통일에 의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 셋째, 헌법에 입각하여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평화통일을 지향해야 한다.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가 만개하기 위해서는 통일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 통일은 남북이 상호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의 실현을 위해 건전한 경쟁을 진행하는 가운데 남북 주민들에 의해 평화적으로 선택 결정되어야 한다. 넷째, 대한민국의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한반도 전체를 영토로 규정한 헌법에 의해 선거를 하고 헌법의 준수를 선서해야만 하는 대통령이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남한의 정치인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정치인, 대한민국을 경영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남한만이 아니라, 분단 관리가 아니라, 남북한 주민 모두의 삶에 관심을 쏟고 통일을 기필코 이끌어내겠다고 각오한 정치인을 가려내어 지지하고 감시해야 한다. 다섯째, 국가성장과 통일이란 한 동전의 양면을 동시에 지향하는 대북정책, 외교정책을 펼쳐야 한다. 북핵 폐기와 도발 억제는 당연하고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국제협력은 문제가 소멸될 때까지 지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국가 목표는 그것에 그치지 않는다. 국가 성장을 위해 어떻게 한반도를 경영할 것이며 국제 사회에 다가갈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통일에 씨줄과 날줄로 연결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고 추진해야 한다. 해방 이후 산전수전 다 겪은 우리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국내 정치적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다. 더 큰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를 향한 힘찬 행군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 저력을 모으고 집중하여 대한민국을 일으키는 2017년이 되어야 한다.
  • ‘빙하는 움직인다’ 송민순 前장관 인세 수익, 비핵 연구 장학금 쾌척

    ‘빙하는 움직인다’ 송민순 前장관 인세 수익, 비핵 연구 장학금 쾌척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비핵화와 통일외교의 현장’에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과 관련해 참여정부의 ‘대북 결재’ 논란을 일으킨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회고록 인세를 장학금으로 내놨다. 26일 북한대학원대에 따르면 송 전 장관은 인세 3000만원을 비핵화 연구에 써달라며 자신이 총장으로 근무하는 북한대학원대에 쾌척했다. 송 전 장관은 “핵과 통일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들의 학업을 장려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내년에 심사를 거쳐 북핵 문제를 주제로 논문을 쓰는 연구원이나 북한 관련 연구로 학술상을 수상한 박사학위 소지자 등에게 장학금으로 이를 지급할 방침이다. 회고록은 출간 당시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참여정부가 북한에 의견을 물었다’는 내용 때문에 정치권에 커다란 후폭풍을 불러왔다. 이에 한때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화제가 됐으며 최근까지 총 1만 7000여권이 팔려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특전사 출신인 저보고 종북… 그런 사람들이 진짜 종북”

    “특전사 출신인 저보고 종북… 그런 사람들이 진짜 종북”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얼굴) 전 대표가 26일 “오늘부로 종북 의미를 새로 규정한다”며 “군대 피하는 사람들, 방산비리 사범들, 국민 편 갈라 분열시키는 가짜보수 세력, 특전사 출신인 저보고 종북이라는 사람들이 진짜 종북“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싱크탱크 ‘국민성장 정책공간’ 포럼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을 추종하는 정신 나간 사람들은 한 줌도 안 되는데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자기 편이 아니면 종북으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가안전보장회의 멤버 상당수가 군 면제를 하는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 고위공직자 본인과 아들의 현역 입영률은 일반인보다 현저히 낮고, 군에 가도 우병우 아들처럼 꽃 보직”이라며 “안보에서의 금수저·흙수저는 안보에 구멍 내는 이적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 북핵 초전대응 능력인 킬 체인을 앞당기고, 자주 국방력을 강화해 전시 작전통제권을 조기 환수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어디라도 가고 누구라도 만나겠다. 모든 과정은 우방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북한에 먼저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사상검증이 되는 슬픈 현실, 대한민국 대통령은 미국 먼저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정봉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전국구’에 출연, “구시대 적폐에 대한 확실한 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자는 게 민심인데, 바꾸고자 하는 절박함 같은 게 있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제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사설] 한반도 비핵화 위협하는 미·러의 핵 경쟁

    미국과 러시아의 지도자들이 경쟁적으로 핵무기 강화 의지를 밝히고 있어 파장이 크다. 핵무기 확산을 억제해 세계 평화와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는 국제적 공감대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다. 파장이 만만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에 대한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는 핵 능력을 큰 폭으로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최근 국방 관련 연설에서 “전략 핵무기 부대의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지도자의 발언은 핵 정책을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의 기싸움 성격도 있지만 핵무기 확산을 억제해 세계 평화와 안전을 확보하려는 그간의 국제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 걱정이 크다. 전 세계 핵무기의 90%를 보유한 두 나라의 핵 증강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전 지구적인 핵 경쟁 현상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최근 ‘하나의 중국’ 원칙을 둘러싼 미·중 간 힘겨루기가 진행되면서 중국은 항공모함을 서해에 이어 서태평양까지 진출시키며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다. 남중국해를 비롯해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대결의 에너지가 높아지는 형국에서 핵무기 강화론은 중국을 자극할 소지가 다분하다. 중국이 세력 균형을 이유로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에 나설 경우 사태는 꼬이게 된다. 북핵 위협에 노출된 한국과 일본 역시 핵무장을 강요하는 국내적 압박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전체가 냉전시대보다 훨씬 참혹한 핵 군비경쟁에 휩싸일 수 있다는 의미다. 더 큰 우려는 미국과 러시아의 핵 경쟁은 핵 능력 고도화에 나선 북한에 숨통을 열어 주면서 자칫 면죄부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핵 경쟁에 나선 상황에서 북핵 문제 해결 의지는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고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에 맞서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여기는 중국 역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약해질 것이 뻔하다. 그 때문에 핵무기 개발과 확대를 규제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역행하는,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강화론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결연하게 반대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기존 질서를 뒤흔드는 외교·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 한·미 동맹과 4강 외교에 안주해 온 우리에게 작금의 국제정세는 분명히 위기다. 더 창의적인 시각에서 새로운 국제환경에 맞는 국익 극대화 전략이 시급하다.
  • [World 특파원 블로그] 반총장 대권 도전 美정계 관심 쏠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사실상 ‘대권 도전’에 미국 내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뉴욕에서 20일(현지시간) 열린 반 총장의 마지막 기자회견 참석 전후로 만난 다양한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반 총장의 대권 도전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 유엔 관계자는 “대선 출마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다”며 “사무총장 퇴임 후 공직을 맡지 않도록 한 유엔총회 결의는 권고 사항인 데다 대통령과 같은 선출직이 아니라 외무장관 등 임명직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대선 출마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관계자는 “유엔을 둘러싼 외교가에서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호기심 어린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며 “최근 한국의 정치적 혼란과 반 총장의 퇴임 후 행보가 연결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워싱턴에서 21일 만난 아시아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쏟아냈다. 한 싱크탱크 관계자는 “반 총장이 미국과 긴밀하게 일했으니 미국 입장에서는 반 총장의 대선 출마에 호의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잘 아는 반 총장이 되면 한·미 관계가 더욱 안정적이고 발전하지 않겠느냐는 평가가 작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반 총장이 임기 중 방북이 무산됐으나 대통령이 돼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면 한국이 주도적으로 북핵·인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그러나 다른 싱크탱크 관계자는 “외교관 출신의 전형적 관료 스타일인 반 총장이 한국 대선판의 ‘진흙탕 싸움’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가 링에 오른 뒤 쏟아질 모든 비판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치컨설팅사의 한 아시아 전문가는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다른 후보는 국가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비전과 공약을 밝혀 성향을 이해할 수 있는데 반 총장은 국가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건지 비전과 정책을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 이후 한국민은 정치에서 ‘새 바람’을 원하고 있는데 반 총장의 리더십이 이를 충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미국민이 많은 단점에도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도 변화를 갈망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평가는 달라도 이들은 반 총장의 유엔 10년 경험이 새 바람이 될 것인지, 아니면 주류 이미지에 갇힐 것인지 곧 판가름 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전략자산 ‘상시 배치’ 언급조차 안 됐다

    일각선 “새 행정부 출범 앞두고 美측서 난색 표했을 수도” 관측 한·미 당국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1차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열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정례 배치’(regularly deploy)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 차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확장억제 의지를 굳건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진전된 조치는 이끌어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양국은 회의 직후 발표한 공동 언론보도문에서 “대북 확장억제에 관한 전략적·정책적 사안에 대해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며 “양측은 대한민국 방어를 위해 미국의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배치하는 데 대한 미국의 공약과 이런 조치들을 강화하고 억제 강화를 위한 추가 조치들을 식별해 나가기로 하는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또 핵우산을 포함한 모든 능력을 활용해 한국을 미국 본토 수준으로 방어하는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공약도 재확인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회의는 미국의 새 행정부와 대북 억제 공조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한·미 확장억제 공약의 지속성과 즉각성을 명시적으로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회의에는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미국 측에서는 토머스 컨트리맨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 대행과 데이비드 시어 국방부 정책수석부차관 대행이 참석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요구해 온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 배치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양국 입장을 고려해 정례 배치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법이나 대상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 EDSCG는 지난 10월 개최된 양국 외교·국방장관 2+2 회의 및 연례안보협의(SCM)의 후속 조치로 신설됐지만 이날 첫 회의는 지난 합의 내용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마무리된 셈이다. 이에 차기 행정부 출범을 앞둔 미국 측이 적극적인 확장억제 공약 구체화에 난색을 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열린세상] 옛 시인들의 역사 읽기/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열린세상] 옛 시인들의 역사 읽기/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고려 말 삼은(三隱)이라는 세 현자(賢者)가 있었다. 목은(牧隱) 이색, 포은(圃隱) 정몽주, 야은(冶隱) 길재를 뜻한다. 삼은의 공통점은 사회 개혁에는 찬성했지만 혁명은 반대했다는 점이다. 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고려 왕실을 무너뜨린 새 왕조가 들어서는 것은 반대했다. 고려 왕조는 존속시키는 전제하에서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온건개혁파였다. 바로 이점이 새 왕조 개창을 주장한 정도전·조준 등의 역성혁명파와 갈라지는 부분이다. 그런데 목은 이색의 ‘독사’(讀史·역사를 읽고)를 읽으면 마치 고려 말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읊은 것처럼 생각될 정도이다. ‘간사한 계책을 하늘도 때론 돕는지/충성스러운 말이 때때로 용납되지 못하네’(奸計天或相/忠言時不容) 충언이 용납되지 못하는 것은 정권이나 왕조가 망할 징조이다. 이 정권 사전에 ‘충언’이란 단어는 없다는 것을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나라는 위태로운데 사당의 깃발만 나부끼고/임금은 허수아비와 같네’(國危私黨偏/君弱偶人同) 사당(私黨)은 공당(公黨)의 반대말로, 공익이나 국가의 이익이 아니라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위하는 무리를 뜻한다. ‘친박’이라는 용어 자체가 공당보다는 사당에 가까운데, 이런 용어로 규정되어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몰려다닌다. ‘북핵·안보·민생’을 전유물처럼 사용하더니 자신들에게 위기가 닥치자마자 ‘북핵·안보·민생’은 어디에 버렸는지 찾을 수가 없다. ‘임금은 허수아비와 같네’라는 시구는 최순실이 권력서열 1위인 지금의 상황을 말하는 것 같다. ‘변옥과 연석이 뒤섞여 있고/산묘가 간송에 그늘을 드리웠네’(卞玉參燕石/山苗蔭澗松) 변옥은 초(楚)나라 변화(卞和)의 화씨벽(和氏璧)으로 천하의 보물이다. 반면 연석(燕石)은 하북성 연산(燕山)산맥의 돌로 검붉은색 때문에 옥처럼 보이지만 돌에 불과하다. 연산산맥은 바위로 된 양산(陽山)산맥인데, 그 끝자락에 한나라 낙랑군 수성현에 있다는 갈석산도 있다. 이색은 그나마 고려 조정에 변옥과 연석이 뒤섞여 있다고 한탄했지만 현재 이 정권에 변옥이 있다고 볼 사람이 있겠는가? 이색이 살아 있다면 ‘보이는 건 모두 다 연석뿐이네’(所見皆燕石)라고 읊었을 것이다. 간송은 골짜기 아래 큰 소나무를 뜻하고 산묘는 산꼭대기의 작은 묘목을 뜻한다. 서진(西晋) 때 좌사(左思:250~305)가 지은 ‘영사팔수’(詠史八首)라는 시가 있는데 그 둘째 수에, ‘골짜기 아래에는 울창한 소나무가 있고, 산 위에는 가지 더부룩한 묘목이 서 있는데, 지름 한 치짜리 저 묘목이, 백 척 소나무에 그늘을 드리우네’(鬱鬱澗底松 離離山上苗 以彼徑寸莖 蔭此百尺條)라는 시구를 응용한 말이다. 지름 한 치짜리 소인배들이 권력을 잡고 울창한 군자들을 억압하는 작금의 정국과 일치한다. ‘자연스레 흐르는 눈물을 닦아도 눈물이 나와/□를 막고 푸른 하늘 바라보네’(?然?淸淚/掩□向晴空·원문에 한 글자 누락) 목은 이색은 고려가 망할 것을 알았기에 눈물을 주체 못하면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포은 정몽주가 뒤늦게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라고 노래했어도 왕조의 멸망을 막을 길이 없었고, 야은 길재(吉再:1353~1419)는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네/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라고 망한 왕조의 폐허를 슬퍼해야 했다. 당나라 시성 두보(杜甫)가 ‘춘망’(春望)에서 ‘나라는 무너졌어도 산하는 그대로이고, 성에 봄이 오니 초목은 우거졌네’(國破山河在/城春草木深)라고 노래한 것과 짝하는 시이다. 고려 왕조의 존속을 희구했던 삼은은 왕조에 가장 큰 위협은 역성혁명파가 아니라 망국의 목전에서도 자신들의 이익만 챙겼던 구가세족(舊家勢族)들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원나라를 뒷배로 정권을 잡은 구가세족들은 이성이 통하는 집단이 아니었다. 이 틈에 역성혁명파는 혁명적 토지개혁으로 민심을 잡아 고려를 멸망시키고 새 왕조를 개창했다. 세상 걱정, 나라 걱정은 늘 삼은의 몫이고, 세상 이익은 늘 구가세족들의 몫인 세상은 지금도 계속된다. 이제는 이런 세상을 접고, 새 세상을 열 때가 되었다는 것이 촛불민심의 의미일 것이다.
  • [글로벌 인사이트] 자선·자유·킹메이커, 혹은 정치무대 복귀… 오바마 어느 길 갈까

    [글로벌 인사이트] 자선·자유·킹메이커, 혹은 정치무대 복귀… 오바마 어느 길 갈까

    미국 대통령은 오르기도 쉽지 않지만 내려오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자리다. 그들은 퇴임을 앞두고 자신의 성격과 신념에 부합하는 제2의 직업을 찾아야 하지만 전직 대통령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구직에 제약이 많다. 퇴임 이후 어렵게 할 일을 찾는다 하더라도 인구 3억명의 대국을 운영하고 전 세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나날이 떠오를 때마다 엄청난 공허감과 무력감을 이겨내야 한다. 특히 한 달 뒤에 55세로 퇴임하는 버락 오바마처럼 중년에 백악관을 떠나야 하는 대통령일수록 은퇴 계획을 세우고 퇴임 이후 삶을 살아내는 데 있어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오바마는 백악관 이후의 삶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대통령기념관이 들어설 시카고 남부 잭슨공원 내 시립 골프장 2개를 최고급으로 재설계하는 프로젝트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에게 부탁했다고 시카고트리뷴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골프장은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 대회 개최가 가능하도록 재설계되며, 내년 봄 착공해 2020년 개장할 예정이다. 재설계 비용은 최소 3000만 달러(약 360억원)로 추정된다. 오바마 측은 이 골프장에 PGA 대회를 유치해 대통령기념관 홍보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오바마는 앞서 워싱턴DC의 사립학교 시드웰 프렌즈 스쿨에 재학 중인 막내딸 사샤를 위해 퇴임 이후에도 당분간 워싱턴DC에 머무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는 퇴임 이후 전직대통령법에 따라 연방정부로부터 연 20만 5700만 달러(약 2억 4000만원)의 연금을 받고, 사무실 운영비, 비서진 급여, 의료비, 여행 경비, 통신비 등을 지원받는다. 또 오바마와 부인 미셸은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으로부터 평생 경호를 받는다. 오바마는 퇴임 이후 자신이 머무를 집과 사무실, 자신의 업적을 기릴 기념관을 순조롭게 준비하고 있지만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역할과 직업에 대해서는 거듭 고민하는 모습이다. 미국 언론들은 미디어 분야 진출, 미국프로농구(NBA) 구단주, 벤처 기업 투자자 등 다양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오바마 측은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오바마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퇴임한 빌 클린턴(70·퇴임 당시 54세)과 조지 W 부시(70·퇴임 당시 62세) 전 대통령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며 은퇴 이후 삶을 살아가고 있다. 클린턴은 2001년 1월 임기 마지막 날 억만장자 마크 리치를 사면해 논란을 빚어 퇴임 직후 한동안 공개 활동에 나서지 못했다. 클린턴은 사기, 조세포탈, 적성국과의 불법 석유 거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뒤 외국으로 도피한 리치 등 176명을 사면했는데, 리치의 전 부인 데니스 리치가 민주당과 클린턴기념관, 힐러리 클린턴의 2000년 상원의원 선거 캠프에 후원금을 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스캔들로 비화됐다. 클린턴은 몇 달 후 사면 스캔들이 잠잠해지자 클린턴재단을 설립해 공개 활동을 재개했다. 클린턴은 재단을 통해 2004년 인도양 쓰나미와 2005년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대형 피해가 발생했을 때 약 1억 6000만 달러(약 1896억원)의 구호금을 모금했으며, 미국 공립학교에서 설탕 음료를 퇴출하는 등 공익 사업도 진행했다. 또 1994년 재임 당시 르완다에서 인종청소를 막지 못한 죄책감으로 퇴임 이후 르완다 등 아프리카에 병원을 건립하는 데 많은 돈을 지원했다. ●클린턴·부시, 나란히 ‘실패한 킹메이커’로 클린턴은 재단 활동을 위해 총 20억 달러의 기부금을 모았는데, 기부자 중에는 자국민의 인권을 탄압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나 이라크에서 민간인에게 총기 난사를 한 미국 사설경호업체 블랙워터 등 논란 많은 단체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클린턴 자신도 퇴임 이후 강연과 집필로 1억 5000만 달러(약 1780억원)를 벌어들여 전직 대통령이라는 지위를 전 세계적 돈벌이로 이용했다는 비아냥도 샀다. 클린턴이 퇴임 이후에도 대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것과 달리 부시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텍사스에서 조용하고 평범한 삶을 누리고 있다. 부시는 텍사스 집에서 머물며 이웃과 바비큐 파티를 하고 골프를 치며 산악자전거를 타는 등 정계 입문 전에 즐겼던 개인적 활동을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재단이 자궁암 퇴치를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병원을 보수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 아프리카에 이따금 방문하는 것이 주요 대외 활동의 전부다. 부시는 지난 2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군인 66명의 초상을 직접 그려 책으로 출간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부시는 퇴임 이후 그림에 취미를 붙여 자신과 세계 지도자의 얼굴이나 개를 그려 오다가 부상 장병의 초상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부시가 자신이 결정한 이라크 침공과 관련해 정치적 의도를 갖고 부상 장병의 초상을 그리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부시의 연설작성가인 폴 웨너는 “초상화는 참전 용사에 대한 경의의 표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클린턴과 부시는 올해 가족의 대선 운동을 지원하며 함께 정치 무대에 복귀했다. 클린턴은 부인 힐러리의 민주당 경선 및 대선 유세에 직접 나서면서 선거 캠페인에 깊이 개입했으며, 공개 활동을 꺼렸던 부시도 동생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화당 경선에 나서자 유세에 참가해 동생을 지원했다. 하지만 젭은 경선의 문턱도 넘지 못했고, 힐러리는 본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패하면서 클린턴과 부시는 ‘실패한 킹메이커’가 됐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 중 가장 인기가 많고 모범으로 꼽히는 인물은 지미 카터(92·퇴임 당시 57세) 전 대통령이다. 카터는 1980년 재선에 실패하면서 불명예 은퇴했지만, 1982년 설립한 카터 센터를 통해 각종 공익 활동에 나서면서 명예를 회복했다. 카터 센터는 100여개국의 선거를 감시하며 전 세계에 민주주의를 증진시켰으며, 아프리카에서 유행하던 메디나충의 근절에도 노력을 기울여 1986년 350만명에 달하던 감염자 수를 지난해 22명으로 획기적으로 줄이기도 했다. 카터는 이러한 성취를 인정받아 200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카터, 전직 대통령 지위 자선활동 자리로 재정의” 카터는 평화에 대한 자신의 어젠다를 추구하기 위해 퇴임 이후에도 외교적 문제에 관여했다. 카터는 1993년 북핵 위기가 발생하자 이듬해 개인 자격으로 북한을 전격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면담하면서 미국과 북한을 중재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또 조지 H W 부시 정부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키기 위한 동맹을 형성하고자 하자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에 로비해 미국의 시도를 저지시키기도 했다. 주간 애틀랜틱은 “카터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지위를 인도주의적이고 자선적인 활동을 하는 자리로 재정의했다”고 평가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 위기에 몰려 미국 역사상 처음 대통령직에서 사임한 리처드 닉슨(퇴임 당시 61세) 전 대통령은 사임 이후 명예 회복을 지속적으로 시도했다. 닉슨의 부통령이었던 제럴드 포드는 1974년 닉슨의 사임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한 뒤 닉슨이 대통령 재임 기간 저지른 모든 범죄를 사면했지만, 닉슨의 추락한 명예는 회복시키지 못했다. 닉슨은 백악관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와 고향 캘리포니아로 돌아간 뒤 억울함과 분노로 인해 병까지 얻기도 했다. 닉슨은 이후 자서전을 출간하고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대외 활동에 나섰고, 자신의 정치적 유산인 중국과의 데탕트를 과시하기 위해 중국을 다시 방문하기도 했다. 닉슨은 카터 정부가 1978년 중국과 관계 정상화를 할 때 조언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닉슨은 생전에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는 받지 못했다. 닉슨의 동료들은 기금을 모아 1990년 닉슨도서관을 건립했지만, 정부로부터 공식 대통령기념관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닉슨이 1994년 숨을 거둔 뒤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장례식에서 닉슨의 외교적 성취를 평가하는 추도 연설을 했으며, 그로부터 13년이 흐른 2007년에 닉슨도서관은 연방 대통령기념관 시스템에 공식적으로 포함되게 됐다. 애틀랜틱은 오바마가 퇴임 이후 부시와 비슷하게 정적인 삶을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사람 모두 애초에 대통령직에 대한 열망이 적었고 대중의 관심을 바라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오바마의 선임고문인 발레리 자렛은 “오바마가 서핑만 하며 소일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오바마는 자신의 사회적 의무를 강하게 인식하고 있기에 어떤 식으로든 사회 참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열린세상] 탄핵과 국가안보/김숙 전 유엔대사

    [열린세상] 탄핵과 국가안보/김숙 전 유엔대사

    2016년을 이제 2주일밖에 안 남긴 시점에서 지난 1년을 되돌아보노라면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진부하면서도 그토록 가슴에 와 닿을 수가 없다. 당장 생각나는 것들만 보더라도 새해 벽두부터 핵실험으로 시작된 북한의 도발이 그랬고,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막을 내린 미국의 대선 레이스가 그랬으며,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비롯된 촛불시위와 대통령 탄핵 정국이 그렇다. 탄핵으로 말미암아 우리 국민들의 시야의 폭이 더욱 좁아진 사이에 미국은 트럼프 당선자의 심상치 않은 정권 인수 행보에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예사롭지 않은 국제관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가장 진동이 요란한 부분은 미·중 관계일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2일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과 전화 대화를 주고받았다. 트럼프를 혐오하는 이들은 즉각 통화 자체가 외교 문외한이 저지른 외교적 실수라고 공격했으며, 트럼프 진영 내부에서조차 의례적이고 일회성의 축하 전화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하려는 움직임도 일부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는 지난 6개월간 대만이 조용히 추진해 온 로비 결과이며, 트럼프 측으로서는 말 안 듣는 중국의 버릇을 고칠 지렛대를 만들기 위해 내디딘 첫 발걸음이었음이 드러났다. 트럼프는 내친김에 이어서 환율, 남중국해 문제, 북핵 문제 비협조 등을 거론하며 중국이 이럴진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해야 할 이유가 뭔지 반문하기까지 했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의 가장 중요한 핵심 이익에 속하는 사안이므로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이를 전면 백지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국제사회에서 가장 덩치가 큰 백두급 두 선수의 한판 승부가 예견되는 부분이다. 중국 측이 이에 대응해 대만의 무력합병 가능성을 비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음에 비춰 이제 그 낙진은 국제사회의 공중으로 날아가 흩날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중 많은 부분이 한반도에 떨어져 내릴 것임에 틀림없다. 미·중 간에는 한반도(정확히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데에는 전략적 목표가 합치하지만 절박성과 우선순위가 다름에 따라 이를 보는 시각도 다르고 이루는 방법에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기존의 판세를 뒤흔들어 놓는 발언을 한 것이다. 북한은 일상화되다시피 한 수사적 도발을 빼고는 최근 조용한 편이다. 그 이유와 배경에 관해 전문가들의 견해도 다양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가늠하기 위한 숨고르기라는 분석도 있고, 미·중 간 힘겨루기가 전개되는 양상을 기다려 보자는 속셈도 있을 수 있다고 보며, 남한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탄핵 정국에 방해 주는 짓을 안 하겠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유는 모두 일시적인 성격이므로 이러한 이유가 사라질 경우, 또는 다른 기술적·전략적 목적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의 과거 행태를 보면 내년 1월 20일 미국 대통령 취임은 북한 도발의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상황은 분명 위기이다. 그러나 그 성격상 전쟁 발발과 같은 국가적 규모의 위기는 아니다. 무능 리더십이 빚어낸 정치적 위기일 뿐이다. 정치권이 우왕좌왕하며 제대로 수습책을 내놓지 못하고 표류하며 일을 본질보다 크게 만들다가 결국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맡기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우리의 민주주의는 또 한번 절차적 성숙을 이루어 내리라 기대해 본다. 그러나 나라 밖 상황을 보건대 국제정세의 요동이 예견되고 한반도 안보 지형에 중대한 변화가 야기될 가능성을 생각하면 국내에서 이런 혼란한 상황이 끝 모를 듯 이어지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내치와 외교의 불가분성이 요즘처럼 절실히 느껴지는 때도 드물다. 중국에 가 유학하는 딸로부터 중국 학생들이 요즘의 한국 상황을 놀림감으로 삼는다는 하소연을 들은 어느 지인이 딸에게 중국 학생들은 자유민주주의가 뭔지 알기나 하느냐고 되받아치라는 말을 해 주었노라는 얘기를 들었다. 지난주 말 광화문에 나가 탄핵 주장과 반대의 엇갈린 함성을 들으며 이념과 정파적 주장을 떠나, 국익의 입장에서 취약해진 안보를 밝히는 순도 높은 촛불을 찾아보고 싶은 충동을 경험했다.
  • 집권 5년 맞은 김정은

    집권 5년 맞은 김정은

    5년 전인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은 아들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시대의 개막을 의미했다. ●탄도미사일 발사 36회… 김정일 16회 핵·미사일 개발과 북핵 협상 사이에서 줄타기한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집권 5년 동안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올인했다. 집권 초기인 2012년 2월 미국의 대북 영양지원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동결을 골자로 한 ‘2·29 북·미 합의’가 있었지만, 그해 4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단행해 당시 북·미 합의는 백지화됐다. 이후에도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3차례나 단행했다. 이 밖에도 스커드, 노동, 무수단 등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도 김정일 집권 18년 동안은 16차례였지만, 김정은 집권 5년 동안은 36차례에 달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남북관계도 파탄 지경에 이르게 됐다. 2014년 남북 고위급 접촉과 지난해 남북 차관급 회담 등 김정은 시대에도 간헐적으로 남북 회담이 있었지만, 올해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로는 남북대화가 전혀 없었다. 특히 북한의 지난 2월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조치를 취하면서 남북 교류·협력은 완전히 중단됐다. ●국제사회 제재 강화… 통치자금 비상 김정은 정권이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때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도 강화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3년 3월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응해 ‘핵·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의 금융거래 금지’를 골자로 한 결의 2094호를 채택했다. 올해 3월에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라 북한 화물 검색 의무화, 육·해·공 운송 통제, 북한 광물거래 금지·차단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270호가 채택됐다. 유엔 안보리는 또한 북한의 5차 핵실험(9월 9일)에 대응해 북한 석탄수출 상한선 설정과 수출 금지 광물 추가 등 2270호의 허점을 보완하는 내용이 담긴 대북제재 결의 2321호를 지난달 말 채택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로 북한의 외화난이 가중되면서 ‘김정은 통치자금’ 확보에도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18일 “대북제재로 인한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 규모는 당초 수준의 40%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한·일 군사협정 후 ‘북핵’ 첫 정보 공유

    한·일 군 당국이 지난달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 이후 처음으로 16일 북한 핵·미사일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한·미·일 안보회의(DTT)를 계기로 열린 한·일 양자회담에서 GSOMIA를 근거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관한 정보 공유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변인은 일본과의 합의를 이유로 어떤 정보를 공유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미·일 군 당국자들이 만난 안보회의에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3각 군사 공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표들은 협의 이후 공동보도문에서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21호를 포함한 대북 제재가 철저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 자리에서는 최근 위협이 커진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한 탄도미사일을 추적·감시하는 훈련을 구체화할 방법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미국 켈리 맥사멘 국방부 아태안보차관보, 일본 마에다 사토시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이 참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3조원 경협 챙긴 푸틴… 북방영토 ‘빈손’ 아베

    3조원 경협 챙긴 푸틴… 북방영토 ‘빈손’ 아베

    아베 “안보리 결의 이행, 러 대응 필요” 푸틴 “6자 등 대화로 풀어야” 선 그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 일본 도쿄에서 속개된 이틀째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러시아에 대한 3000억엔(약 3조원)대 경제협력에 합의했다. 이들은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에 대해 ‘특별한 제도에 근거해 양국 주권을 해치지 않는 공동경제활동에 나선다’는 내용의 합의 문서를 발표했다. 북방영토 귀속 여부는 언급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북방영토에서 공동경제활동 실현을 위한 실무협의 개시와 일본인의 북방영토 자유 왕래에 관한 절차 간소화 검토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북방영토 문제의 진전을 위한 실마리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북한과 미사일 방어망 설치 문제 등에 대해 이견을 노출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한 정세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엄격하고 전면적인 이행이 필요하다”며 “러시아와 연계해 대응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북한을 6개국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북한을 제재로 함께 옥죄자는 아베 총리의 주문에 푸틴 대통령은 6자회담 복귀 등 대화로 실마리를 풀자고 답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북한 정세를 비롯한 아·태 지역 안보 환경의 어려움이 커진 가운데 양국의 솔직한 의견 교환이 중요하다”면서 일본의 미사일방어 시스템에 대해 “방어적이며 주변국과 지역에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미사일방어 시스템 편입 우려를 표시했다. 두 정상은 이날 공동경제활동에 대해 ‘영토 문제를 포함한 평화조약 체결로 이어지는 중요한 한 걸음’으로 평가하는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했다. 또 러·일 평화조약 체결을 이번 세대에서 매듭짓는다는 의지도 밝혔다. 두 정상은 또 과거 북방영토 거주 주민이 고향을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별도 문서에도 합의했다. 예정보다 3시간 늦게 일본에 도착했던 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숙박지인 야마구치현 나가토시에서 예정보다 1시간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정상회담이 30분 늦게 시작됐다. 일·러 비즈니스 대화에 참가한 푸틴 대통령은 일본 유도의 본산인 고도칸을 방문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북핵 첫 특별회의 연 나토 “강력 규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15일(현지시간) 최고 의사결정 기관인 북대서양이사회(NAC)에서 북핵 특별회의를 개최해 핵과 미사일 개발 및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했다. 나토가 북한 핵 문제를 놓고 특별회의를 개최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큰 의미를 가진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나토는 성명에서 “올 1월과 9월 실시된 두 차례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기술 관련 실험 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결의를 포함한 국제법적 의무에 대한 직접 위반”이라며 “핵·미사일 개발 지속 및 도발적이고 위협적인 언사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문제가 한반도와 동북아 차원을 넘어 세계 평화와 안보를 해치는 글로벌 이슈라는 점이 부각된 것이다. 나토는 또 “북한의 행위는 역내 안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기반을 둔 비확산체제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에 대한 전망을 위태롭게 할 뿐 아니라 국제 평화 및 안전에 대한 위협도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토는 글로벌 파트너국 대표를 초청해 특별회의를 개최했다. 정부 대표로 참석한 안총기 외교부 2차관은 회의에서 “주민의 복지는 무시한 채 대량파괴무기(WMD) 개발에만 광적으로 집착하고 있는 비정상적 체제에 대해선 비상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를 역설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나토는 그동안 사무총장 및 북대서양이사회 명의의 성명을 발표해 왔으며, 북핵 논의만을 위한 나토 이사회를 별도로 개최하고 대북 성명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이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석탄 실은 北선박 대북 제재로 中 입항 못하고 공해상 맴돌아”

    軍, 北선원 8명 동해 표류 구조 석탄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선박 12척이 중국 항구에 입항하지 못하고 공해상을 맴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지난달 말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21호에 따라 북한산 석탄 수입을 일시 중단한 결과로 보인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5일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 주는 웹사이트 마린트래픽을 분석, 우리스타호와 민해호 등 북한 선박 4척이 지난 11~14일 중국 산둥성 란산항에서 20㎞가량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또 금송호 등 다른 선박 8척은 비슷한 시기에 산둥성 르자오시의 항구 인근 등에서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들 선박은 모두 석탄 등을 싣는 벌크선으로 지난 몇 년간 란산항 등에 모습을 드러냈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0일 이달 말까지 약 20일 동안 북한산 석탄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북한산 석탄 수출을 전년 대비 38%로 제한하고 거래 내역을 자진 신고하도록 한 안보리 결의에 따른 조치다. 중국이 안보리 결의 이후 이처럼 단기간 내 제재 이행에 착수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기존 계약에 따라 석탄 등을 운송하던 북한 선박이 갑자기 공해상에서 발이 묶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우리 해경은 최근 동해상에서 표류하던 북한 선박 3척을 발견해 선원 8명을 구조했다. 이들은 모두 북측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선박은 기관 고장, 중국 어선과의 충돌 그리고 예인줄 절단 등의 사유로 동해를 표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고장난 선박에서 식량과 물이 부족한 상태로 최대 3개월가량을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날 북한 선원의 구조 사실과 해상 인도 계획을 북측에 통보했다. 한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의사결정기관인 북대서양이사회는 이날 북핵 특별회의를 열고 ‘가장 강력한 용어’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등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트럼프, 北 대화 재개 위한 구두 메시지 보내야”

    “트럼프, 北 대화 재개 위한 구두 메시지 보내야”

    “中 거치지 말고 직접 전달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내년 1월 취임 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대화 재개를 위한 구두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가가 주장했다.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한 당국자와 ‘트랙 2 접촉’을 가졌던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14일(현지시간) 대북 정책 제언 보고서에서 “이란식 제재와 (대북) 선제타격, 외교(대화)의 3가지 옵션 중 최상의 선택은 외교”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식 제재는 중국이 반대해 실패할 가능성이 크고 선제타격은 작전상의 어려움과 한·일의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위트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는 취임 100일 안에 북핵 위협에 관한 현 상황을 평가하고 관련 대북 정책을 입안해 행동해야 한다”며 단계별 ‘게임 플랜’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내년 1월 중순까지 새 정부의 국무장관과 국방장관 지명자가 별도의 공식적 언급 및 청문회 발언으로 미국과 동맹 방어에 대한 강력한 의지 및 적극적 대화 재개 노력에 관한 대북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가 한국, 일본, 중국 정상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어 미국 정부의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트 연구원은 특히 “트럼프가 과거 비핵화 공동성명에 기반을 둔 여러 원칙에 근거해 (북·미) 양측 대표들이 가능한 한 빨리 만나 현재 상황을 검토하고 대화를 진전시켜 나가자는 제안을 담은 구두 메시지를 김정은에게 보내야 한다”며 “이 구두 메시지는 중국을 거치지 말고 직접 북한에 전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2월 초 1차 북·미 탐색 대화 ▲2월 중순 한·미 합동군사훈련 축소 또는 수정 발표와 북한의 핵실험 중단 발표 ▲2월 말 2차 북·미 대화 ▲3월 중순 북·미 협상 공식 재개 및 양측의 ‘담대한 조치’ 필요성에 관한 트럼프의 대북 서한 발송,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사찰 활동 복귀 ▲4월 북한의 대화 재개 미준비 시 제재 강화 등의 일정표를 제시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문재인 “사드 배치, 차기 정부로 미뤄야”

    문재인 “사드 배치, 차기 정부로 미뤄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5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의 진행을 다음 정부로 미루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드 재검토가 한·미 동맹을 해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차기 정부에서 충분한 공론화와 외교적 노력들을 하면서 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 “제재와 압박, 대화의 ‘투트랙’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북핵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다면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미 관계에 대해서는 “한·미 동맹 강화는 한국 외교의 기본적 방향이며 그 점을 그대로 계승하겠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정책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한·일 위안부 합의 및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등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한·일 간 독도 ‘영토분쟁’이 있는 마당에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단담회 이후 “우리 정부는 고유 영토인 독도가 분쟁 대상 지역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문 전 대표 측은 “영토권을 주장하면서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주체가 일본이라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문 전 대표는 “1월 말부터 3월 초 사이에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예상되고 4~5월에는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며 조기 대선을 전망하며 “누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 대선에서 정권교체는 확실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대선 전 개헌 불가론’을 유지해 온 문 전 대표는 “기본권 조항 발전, 선거제도 개편, 삼권분립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면서도 “지금은 개헌할 때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한 외신 기자가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도 개헌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고 하자, 문 전 대표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답하는 과정에서 다소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주말마다 이어진 대규모 촛불집회에 대해 “촛불혁명이 더 튼튼한 안보와 경제를 만들 것”이라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지금이 대한민국에 베팅할 때’라고 써도 좋다”고 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親러·反러 한지붕… 한반도 정책 동상이몽

    親러·反러 한지붕… 한반도 정책 동상이몽

    틸러슨 “동맹 강화” 친러 성향 불식 반러 군출신 강경파 갈등 빚을 듯 플린·매티스 대북정책 주도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3일(현지시간) 석유 거물인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를 자신의 새 정부 초대 국무장관으로 지명하면서 트럼프 내각의 첫 외교안보라인이 진용을 갖추게 됐다. 트럼프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하게 될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지명자에 이어 국무장관까지 인선이 이뤄지면서 ‘3대 축’이 완성된 것이다. 친(親)러시아 성향으로 외교 경험이 전무한 틸러슨을 제외하고는 외교안보라인 인사 대부분이 군 출신의 대(對)북·대중 강경파라는 점에서 이들이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 한반도 정책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주목된다. 이들이 벌써부터 대중·대러 관계에 있어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한반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질 전망이다. 틸러슨은 성명을 통해 “미국 외교관계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안보를 향상해야 한다는 트럼프 당선자의 비전을 나는 공유하고 있다”며 “동맹을 강화하고 공통의 국가 이익을 추구하며 미국의 힘과 안보, 주권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틸러슨이 지명 첫 일성으로 동맹 강화를 역설한 것은 친러 성향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러시아와 합작사업을 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7년 이상 친분을 이어왔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버락 오바마 정부의 대러 제재에 반대해왔다. 이에 따라 틸러슨이 국무장관이 되면 친러적 외교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반러 성향을 보이며 경계해온 매티스와는 다른 입장이어서 틸러슨과 매티스 간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친러 인사가 국무장관이 되면서 이해관계에 따른 엇박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틸러슨이 외교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국무장관보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영향력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플린은 대북 강경파이자 중국에 대해서도 매파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플린이 비슷한 성향의 매티스와 손잡고 외교안보정책을 주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플린과 매티스는 북핵 등 대북 정책에 있어 북한 정권의 붕괴까지도 고려할 정도로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이 대북 제재 등 압박에 더욱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플린은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북한의 현 체제를 오래 존속시켜서는 안 된다. 김정은과 경제적 거래를 할 생각은 없다”고 단언했다. 플린을 보좌할 캐슬린 맥파런드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내정자 역시 대북·대중 강경파다. 그는 지난 8월 한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더 압박하고 특히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에 대한 제재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과 함께 손발을 맞출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도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이뤄진 인터뷰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무용론을 제기하며 “경제력·군사력을 총동원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까지 15개 부처 장관 중 13개 부처에 대한 인선을 마무리했고, 유엔 대사 등 7개 장관급 인선 중 4명을 내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내각은 아웃사이더와 백인, 월가 출신 등 억만장자, 군 출신 인사가 점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① 러 ‘대북 영향력’ 커지나 ② ‘러시아 북핵 역할론’ 등장하나

    미국 차기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친러 인사인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회장이 발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러시아의 대북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 기간 강조한 ‘중국 역할론’을 대신해 북한의 또 다른 지원국인 러시아를 대북 문제 해결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트럼프는 당선 이후 ‘반중친러’ 행보를 펼쳐 왔다. 특히 최근에는 ‘하나의 중국’ 정책마저 부정하는 발언을 하며 중국의 ‘역린’(逆鱗)을 건드렸다. 이에 향후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도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계속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가 친러 인사를 국무장관으로 발탁하면서 미국의 북핵 해법에 새로 ‘러시아 역할론’이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러시아는 동북아에서 북한, 중국과 함께 ‘북방 3각’을 이루는 한 축으로, 대체로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의 결정을 지지하는 행보를 보여 왔다. 그러나 지난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 채택 당시에는 막판에 결의 채택을 연기시키고 예외 조항을 삽입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시 외교가에서는 러시아가 향후 한반도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계속 키울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특히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신동방정책’에 따라 나진·하산 프로젝트 등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계속 이어 가고 있다. 이번에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21호는 북한산 석탄 수출을 전년 대비 38%가량으로 대폭 제한했지만 나진항을 통한 수출 물량은 여전히 예외로 뒀다. 이번 제재로 북·중 교역이 대폭 축소되면 상대적으로 북한 경제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주선으로 북·미 대화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러시아는 서방 제재를 빠져나올 기회를 얻었고, 북한은 중국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대신 러시아를 중재자로 삼을 수 있다”면서 “내년 2월 이후 푸틴의 주선으로 극동 지역에서 북·미 대화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北도발 가능성 커져… 한·미 연합 방위 태세 갖춰 달라”

    “北도발 가능성 커져… 한·미 연합 방위 태세 갖춰 달라”

    “매티스 美국방, 북핵 우선 관심을” 美 “전략자산 전개 등 대응 강구”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만나 한·미 동맹의 연속성과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점검했다. 한 장관과 브룩스 사령관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한·미의 전환기적 상황을 북한이 오판해 도발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강력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관해 논의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한 장관은 “북한이 한·미의 전환기적 상황을 오판해 언제든 전략적·전술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함으로써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유사시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춰 달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행정부 전환 기간 한·미 동맹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진행 중인 동맹 현안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지와 협조를 당부한다”고 했다. 한 장관과 브룩스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최대한 신속히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한 장관과 브룩스 사령관은 사드 배치를 한·미가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간다는 데 상호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고 유사시 효과적 대응을 보장하기 위해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포함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제임스 매티스 미 신임 국방장관 지명자가 취임하게 되면 북핵·미사일 위협 및 한·미 동맹 현안에 대해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 줄 것을 희망하며, 국방장관 취임 후 조속한 시일 내에 긴밀한 협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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