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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군용기, 韓·日 방공식별구역 침범 왜?

    중국 군용기 1대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열흘 앞둔 29일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한 사실에 대해 중국 관영 언론과 정부는 ‘정당한 행위’라며 한·일 양국이 과민 반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군사력 과시는 평창올림픽 이후 재개될 한·미 연합훈련을 견제하기 위한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인 해외망은 30일 자국 군용기가 비행한 이어도는 동중국해의 암초라고 주장하며 “이어도 인근 해역은 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중첩되고, 한국의 행동은 어떠한 법률적 효력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2013년 12월 한국 국방부가 정식으로 해당 해역 상공을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발표하면서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과 겹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군사전문가는 관영매체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하지만, 일부 매체와 전문가들은 중국에 적의를 품고 있다”면서 “이들은 중·한 관계 개선을 달갑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군용기 1대가 29일 오전 9시 30분쯤 이어도 서남방에서 KADIZ로 진입해 한국 공군 F15K 전투기가 대응 출격했다. 중국 군용기는 KADIZ를 이탈한 뒤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으로 진입해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도 긴급 발진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외국 항공기가 영공을 무단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추적·감시하기 위해 설정한 구역으로 영공은 아니다. 하지만 외국 항공기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려면 24시간 전에 해당국 군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18일에도 중국 군용기 5대가 이어도 인근 KADIZ를 침범한 바 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군용기의 JADIZ 진입은 중·일 관계 개선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며 중국 측이 재발 방지를 위해 움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항공기가 다른 국가의 영공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공역을 비행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리제 중국 해군 군사학술연구소 연구원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평창올림픽이 2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중국군이 이를 감행한 데는 한국 정부에 북핵 위기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음을 상기시키려는 목적도 있다”면서 “중국은 올림픽 이후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할지 등에 대해 많은 불확실성과 우려를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미 북핵 수석 새달 회동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1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한다. 다음달 2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방러하는 이 본부장은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 회동을 갖고 북핵 해법에 대해 협의한다. 한 외교소식통은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미온적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다음달 5일 서울을 방문하는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지프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한·미 수석대표 협의를 할 예정이다. 양측은 현재 진행 중인 남북 대화를 북·미 대화로 연결하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평창올림픽을 둘러싼 대북 제재 논란 등은 한·미 간 신뢰를 바탕으로 실시간 협의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올림픽 이후 모멘텀을 살려 북·미 대화 가능성을 모색하려면 북한이 달라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미가 지속적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文대통령 연쇄 ‘평창외교전’… 14개국 정상급과 따로 만난다

    文대통령 연쇄 ‘평창외교전’… 14개국 정상급과 따로 만난다

    美 펜스 부통령·中 한정 상무위원 4강 정상 중엔 日 아베만 참석 위안부 합의·북핵 논의 가능성 北 김여정·美 이방카 방한도 촉각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2월 9~25일)을 계기로 방한하는 21개국 26명의 정상급 인사와 연쇄 ‘평창외교전’을 펼친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개막 당일인 다음달 9일 정상급 외빈을 위한 리셉션을 주최하는 한편 독일, 슬로베니아,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한 14개국 정상급 인사와 오·만찬을 겸한 별도 회동을 한다.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9일 “총 92개국에서 2943명 규모의 선수단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애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올 것으로 알려졌지만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 정상 중에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만 참석한다. 한·일 양국은 다음달 9일 평창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한·일 위안부 합의, 북한 핵 문제가 핵심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미국에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중국에선 한정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다. 청와대는 평창올림픽에 이어 2022년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시 주석의 폐막식 참석을 기대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한은 러시아 선수단 도핑 스캔들로 불투명해졌다.주변 4개국 방한 인사의 명단이 확정된 가운데 북한에서 내려올 고위급 대표단 면면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측 대표단장으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북한의 ‘2인자’인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다. 펜스 미 부통령과 북측 고위급 대표단장과의 접촉 내지 조우 여부도 주목된다. 어떤 형식으로든 평창에서 북·미 접촉이 성사된다면 이를 가교 삼아 남북 대화에 이은 북·미 대화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정치국 후보위원을 파견하고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을 보낸다면 ‘북·미 여성 실세’의 만남이 성사될 수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가족이 포함된 고위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들 외에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국왕,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등 정상급 외빈들도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한국을 찾는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북핵 불안감에… 1년짜리 전쟁식량 파는 코스트코

    [특파원 생생 리포트] 북핵 불안감에… 1년짜리 전쟁식량 파는 코스트코

    4인 기준 25년 보관… 비상용품 포함 미국인 75% “북한에 두려움 느낀다”지난 13일(현지시간) 미 하와이를 발칵 뒤집어 놓은 ‘미사일 오경보’는 미국인들이 얼마나 북한 미사일에 대해 민감한지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US투데이 등 현지 언론은 “미국인들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핵 불안감을 반영하듯 미국의 최대 할인점인 코스트코에 5999.99달러(약 643만원)짜리 전쟁 대비용 ‘비상용품 프리미엄 패키지’가 등장했다고 디트로이트 신문 등이 최근 전했다. 이는 미국인의 북핵 두려움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시카고 글로벌 어페어스카운슬의 조사에 따르면 ‘북한에 두려움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2015년에는 55%가 ‘그렇다’고 답했다. 2016년에는 그 비율이 60%로 늘었고, 지난해 8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 직후 조사에서는 미국인 4분의3인 75%가 ‘그렇다’고 답했다.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불안감의 급증세가 드러나는 것이다. 이런 불안감 때문인지 미국에서 핵전쟁 대비 비상용품 패키지가 어엿한 하나의 상품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유통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핵전쟁 대비 비상용품이 보편적인 상품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코스트코가 핵전쟁 패키지를 상품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인의 요구가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코스트코 프리미엄 패키지는 1갤런(3.8ℓ)짜리 통조림 600개로 구성돼 있다. 3만 6000끼 분량으로, 하루 평균 2000칼로리를 제공한다. 실온 보관 가능 기간은 무려 25년이다. 코스트코는 4인 가족이 1년, 8인 가족이 6개월을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음식의 종류도 다양하다. 쌀과 밀 등 곡물류는 물론이고 소고기와 치킨 등 고기류와 감자, 당근, 옥수수 등 야채류, 사과와 바나나, 복숭아, 딸기 등 각종 과일, 우유, 설탕과 소금 등 모든 음식이 골고루 들어 있다. 여기에 다량의 비상약품, 라이터와 방수 성냥, 양초, 라디오, 배터리 등 비상용품도 포함됐다. 또 빗물 등을 식음수로 만들 수 있는 불순물 거름용 필터와 물 정제용 약품, 야외생활에 대비한 텐트와 각종 캠핑도구도 함께 묶었다. 그야말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4인 가족이 1년 이상을 사는 데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모든 식품과 용품이 망라돼 있다. 코스트코는 이뿐 아니라 4인 가족 기준으로 3일용, 1개월용 등 기간과 통조림 구성을 달리해 여러 가지 형태의 상품을 팔고 있다. 가격도 25.88~5999.99달러까지 다양하다. 코스트코 관계자는 “간단한 비상 식량과 용품이 배낭에 들어 있는 100달러 내외의 배낭형 비상용품 패키지가 주로 팔린다”면서 “하지만 지난해 8월 북한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 프리미엄 패키지의 주문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다보스포럼서 ‘평창의 밤‘

    다보스포럼서 ‘평창의 밤‘

    전 세계 정·재계 유명 인사가 모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25일(현지시간) 평창동계올림픽을 홍보하는 ‘한국 평창의 밤’ 행사가 열렸다. 각국 장관급 각료와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5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개막사에서 “한국 정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진정한 전 세계 평화와 공존을 위한 축제가 되도록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또 1988년 서울올림픽이 동서 냉전에 마침표를 찍었던 것에 이어 평창올림픽이 한반도 및 동아시아, 전 세계의 평화를 다지는 바탕이 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2020년 도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까지 동북아시아에서 이어지는 올림픽에서 평창올림픽이 평화와 번영을 약속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두 도시의 올림픽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이날 ‘전략적 지리: 한반도’ 세션에도 참석해 “평창올림픽은 시작이며 그 이상이 남아 있다”며 “제재·압박과 북측이 (북핵) 진로를 바꾸도록 메시지를 전달하는 두 방식이 북한에 (지금까지의) 계산을 바꾸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남북 관계가 비핵화 논의를 전제로 한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올해 평창의 밤 행사는 외교부와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다. 2009년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주최로 열렸지만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중단됐었다. 행사에서는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인 장유경, 생황 연주자 박지하 등이 평창올림픽 홍보 공연을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北 건군절 열병식 상당히 위협적일 것… 북·미 대화가 북핵 국면 전환의 핵심”

    “北 건군절 열병식 상당히 위협적일 것… 북·미 대화가 북핵 국면 전환의 핵심”

    미림비행장 거의 모든 병기 동원 관측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6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전날인 다음달 8일 북한의 ‘건군절’ 기념행사가 “상당히 위협적인 열병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반면 열병식에 대한 국민과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해 “평화 평창올림픽을 치르는 것이 나름의 대응이 되겠다”고 설명했다. 열병식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지만, 남북 대화의 작은 출구를 살려 북·미 대화로 연결하는 ‘나무보다 숲을 보는 대응’을 해야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 장관은 이날 재단법인 ‘한반도평화만들기’가 주최한 ‘한반도 전략대화’ 기조 강연에서 “정규군 창건일도 북한이 상당히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고 평양 근처 미림비행장에서 (준비)하고 있다”면서 “상당히 큰 규모의 병력과 북한이 갖고 있는 거의 모든 병기들을 (동원)하면서 상당히 위협적인 열병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과 국제사회가 많은 우려를 하지만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고 북한 대표단이 와서 (참가)하는 것이 그런 것에 대해 나름대로 대응해 나가는 측면도 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또 “북·미 대화가 시작될 수 있느냐가 북핵 국면 전환의 핵심일 것 같다”며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조정된 3월 25일 전까지 북·미 대화가 시작되도록 견인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이 끝난 4월에 남북 관계가 계속될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하고 6월 이후로 이어 나가는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이다. 조 장관은 지난 9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북측에 추가 대북 제재를 하는 악순환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우리 측 입장을 많이 전했다고 소개했다. 또 회담 석상에서 북측의 달라진 태도도 전했다. 과거 회담에선 중간에 5시간씩 평양의 지침을 받고 ‘비핵화’가 나오면 박차고 일어났는데, 이번에는 먼저 빠르게 만나자고 하거나 여러 불편한 얘기를 끝까지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사실상 처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남북 대화의 급진전으로 한·미 공조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이 귀찮아할 정도로 (모든 것을) 알려주겠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미국이 현재 상황에 대해 여러 지지도 하지만 우려도 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작은 것이라도 계속해서 신뢰를 쌓아 가자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문제 등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논란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인정하고 남북 관계를 풀어 나가는 과정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에 대해 세심하게 살피고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조 장관은 북측이 실제 대규모 열병식을 감행할 때 우리 정부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열병식 전까지 북측에 이런 행위가 남북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며 “조 장관의 이날 발언도 같은 취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北도 공세 “한·미 전쟁연습 영구 중단해야”

    北도 공세 “한·미 전쟁연습 영구 중단해야”

    북한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한 정부·정당·단체 연합회의를 열고 북핵 정당화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의 내용을 담은 호소문을 발표했다.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정은 동지께서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하신 조국 통일 과업 관철을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정당, 단체 연합회의가 24일 평양에서 진행되었다”면서 “남조선 당국이 미국과의 전쟁연습을 영원히 중단하고 남조선에 미국의 핵 전략자산들과 침략 무력을 끌어들이는 일체 행위들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회의에서 채택된 ‘해내외의 전체 조선 민족에게 보내는 호소문’ 전문을 별도 게재했다. 호소문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 민족이 틀어쥔 핵보검은 날로 가증되는 미국의 침략과 핵전쟁 도발 책동을 제압하고 전체 조선 민족의 운명과 천만년 미래를 굳건히 담보해주고 있으며 북남관계를 우리 민족끼리 해결해나갈 수 있는 밝은 전망을 열어주고 있다”면서 “주체 조선의 핵보검에 의해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믿음직하게 수호되고 있는 엄연한 현실을 부정하며 외세에 빌붙어 무엇을 해결하겠다고 돌아치는 것처럼 가련하고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올해 세 번째 공개활동으로 평양제약공장을 방문하는 민생 행보를 보였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리설주 동지와 함께 평양제약공장을 현지 지도하시었다”고 보도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이경형 칼럼] 유리그릇 ‘평창 평화’

    [이경형 칼럼] 유리그릇 ‘평창 평화’

    유리그릇은 잘 다루지 않으면 깨지기 쉽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한 선수단의 개·폐막식 공동 입장,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단일팀 구성, 북한 예술단의 남쪽 공연 등 ‘평화올림픽’으로서 모습을 구체화하고 있다. 하지만 3월 중순에 끝나는 패럴림픽까지 각종 행사를 순조롭게 진행하려면 유리그릇처럼 조심스럽게 다뤄 나가야 한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간에는 판문점, 경의선, 동해선 등 3대 육상 연결 통로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단절된 남북 교류가 복원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없지 않다. 남북 선발대에 이어 북측 삼지연관현악단은 판문점을 통해, 북측 올림픽 선수단, 응원단은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내려온다. 금강산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을 위한 우리측 방북단은 동해선 육로로 올라간다. 평창평화올림픽을 유리그릇에 비유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개막 바로 전날 대규모 군 열병식을 개최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저께 2월 8일을 ‘2·8절’(건군절)로 공식 지정하고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에서 병력 1만 3000여명, 200여대의 각종 장비를 동원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모처럼 한반도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평화 올림픽’ 이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공개하는 무력 시위를 벌인다면 북한의 평창 참가는 빛을 잃을 것이고 북 예술단의 남쪽 공연도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다. 다음으로 남북한이 평창 평화올림픽을 활용하려는 목적이 서로 달라 공통 기반이 약한 것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평화를 사랑하는 책임 있는 핵 강국”(신년사)으로서 “북핵이 있어도 평화롭다”는 것을 올림픽 무대에서 보여 주는 것이 목적이다. 대규모 응원단과 예술공연단 등을 남쪽에 보내 남한과 국제사회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이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재개된 남북 대화를 지렛대로 하여 북·미 대화를 유도해 ‘비핵화 평화’를 견인하는 것이다. 남북한이 평화 올림픽을 추구하는 공통 기반은 “남북 대화가 계속되는 동안 대북 군사적 행동은 없다”는 지난 10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언급에서 찾을 수 있다. 북한이 고수하고 있는 ‘북핵 평화’와 한·미 양국이 추구하는 ‘비핵 평화’ 사이에는 괴리가 너무 크다. 이 두 지점을 연결하는 고리를 찾아야 한다. 이 고리는 전자를 후자로 전환할 수 있어야 유용하다. 그 고리를 찾으려면 유리그릇 같은 ‘평창 평화’를 잘 다뤄야 한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남북 대화를 ‘바람 앞의 촛불’이라고 말했다. 유리그릇을 깨지 않으려면 남북한과 미국이 함께 노력해야 가능하다. 먼저 북한은 2·8절 열병식을 축소·취소하거나 평창패럴림픽 이후로 미뤄야 한다. 김일성이 1932년 4월 25일 항일유격대를 조직했다는 선대의 건군 기념일에 열병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측도 평화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이 기간만이라도 이념적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보수단체들이 공연 사전 점검을 위해 남쪽에 온 현송월 일행의 동선을 따라 인공기와 김정은 초상을 불태우는 이벤트를 벌이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 해도 자제하는 것이 맞다. 1972년 7·4 공동성명 이후 남북 대화나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후 북·미 협상 과정을 돌아보면 북한의 트집 잡기, 변칙 플레이, ‘벼랑끝 전술’ 등 협상술은 교묘해 판을 깨는 빌미를 줄 수 있다. 북한은 평창올림픽이 끝나더라도 평화 공세를 계속 펼 공산이 크다. 미국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으면 대화를 탐색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도 북한과 복원된 대화 채널을 유지하면서 사회문화 교류 접촉면의 확대, 유엔 제재와 무관한 인도주의적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 한·미 양국도 4월로 연기된 합동군사훈련의 재개를 준비하더라도 ‘남북 대화’ ‘북·미 탐색 대화’가 진행 중이면 훈련의 강도나 규모를 조정함으로써 유리그릇 같은 ‘평창 평화’의 불씨를 살려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 트위터 비번 몰라…‘하와이 미사일 오경보’ 지각 트윗

    트위터 비번 몰라…‘하와이 미사일 오경보’ 지각 트윗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를 공황에 빠뜨렸던 북한발 탄도미사일 오경보 사태 당시, 데이비드 이게 미국 하와이 주지사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사실을 알리려고 했으나 비밀번호를 몰라 15분을 허비한 사실이 드러났다.23일 CNN 등에 따르면 하와이주 방위군의 아서 로간 소장은 오경보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지 2분 후인 오전 8시 9분에 이게 주지사에게 전화로 사고 발생을 보고했다. 그러나 주정부 트위터에는 문자가 발송 15분이 지나서야 이 문자가 잘못됐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하와이 비상관리국(HEMA)에서 공식 정정 메시지가 발송되기까지는 38분이 걸렸다. 이에 대해 이게 주지사는 “트위터 계정 로그인 정보와 비밀번호를 알지 못했다고 자백할 수밖에 없다”면서 “HEMA 전화를 걸어 경보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평소 주지사실 공보팀이 이게 주지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과 비밀번호를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디 맥밀란 주지사실 공보관은 “공보팀이 SNS를 관리하기 때문에 이게 주지사가 메시지를 준비시키려고 나를 찾았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고는 HEMA 직원들이 작업교대 중 경보 시스템을 점검하다가 일어났다. ‘훈련’용 버튼을 눌러야 했는데 실수로 ‘실제 경보’ 버튼을 눌러 ‘탄도미사일이 날아오고 있다. 즉시 대피소를 찾아라. 이것은 훈련이 아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최근 북핵 위기가 고조된 데다가, 지난해 말 하와이 주정부가 북한 핵미사일 공격을 가상한 대피훈련까지 했던 탓에 주민과 관광객이 실제상황으로 받아들이고 두려움에 떨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트럼프, 다보스서 北 비핵화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각국 정상들과 북한 비핵화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23일(현지시간) 밝혔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관련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등과 만나 북한 비핵화, 이슬람국가(IS) 격퇴전, 국제 정세를 불안케 하는 이란의 움직임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북한 정권이 세계에 얼마나 위험한지를 모두가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미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주최 강연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은 ‘전시용’이 아닌 미국 타격 및 대남 무력 통일을 위한 것”이라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능력이 향상되고 성공률이 더 높아져 미국의 위험이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동시에 여러 미사일을 발사하는 능력”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절대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법을 찾으라고 정부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대통령이 외교적 해법으로 (북핵을) 해결하려 하지만, 우리는 동시에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를 때 대통령에게 다양한 선택 범위를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김정은이 단 한 번의 성공적인 실험에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뒤 “논리적인 다음 단계는 무기 개발”이라며 “이는 전시용, 즉 2월 8일(북 정규군 창설일) 퍼레이드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신의 권력하에 한반도를 통일하는 것”이라면서 “김정은이 이 도구 세트(핵무기)를 이용해 체제 보호 외 다른 용도로도 사용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18년 만에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다보스 도착 첫날 메이 영국 총리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을 만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시론] 평창올림픽을 성공으로 이끄는 조건들/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

    [시론] 평창올림픽을 성공으로 이끄는 조건들/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이제 3주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처음 개최되는 동계올림픽도 남북 관계만큼 큰 일은 아닌 듯하다. 주변 행성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처럼 북한의 올림픽 참여 문제와 현송월 방문 등이 모든 언론의 첫 장을 차지하고 있다. 북한은 왜 평창올림픽에 오려 할까? 그 속내를 알긴 어렵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토대로 추정해 보면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볼 수 있다. 이미 핵무력을 완성한 북한이 한국과 주변국을 위협하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고 싶으니 잘 지내자는 의미다.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강조하는 ‘북핵 평화’를 주장하는 것이다. 한국과 국제사회는 이러한 거짓 평화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 지난 25년간의 북핵 협상을 돌아보면 북한은 불리하면 대화하고 유리하면 도발해 왔다. 수많은 핵·미사일 실험은 물론이고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북한 말만 믿기에는 과거 기록이 너무 좋지 않다. 핵보유를 인정하는 순간 남북 관계의 주도권은 북한이 쥐게 된다. 핵비확산체제 측면에서도 허용할 수 없다. 그래서 한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어 낸 진정한 평화, 즉 ‘비핵 평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평창올림픽은 안보적 관점에서 볼 때 ‘북핵 평화’와 ‘비핵 평화’ 대결의 서막이다. 북한은 평창올림픽을 체제 선전의 기회로 활용하며 ‘우리민족끼리’라는 평화 슬로건과 미녀 응원단이 만들어 낼 다양한 ‘화젯거리’를 한국과 전 세계에 전달하려 들 것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남북 관계 개선의 단초를 마련하려 할 것이다. 북측의 의도는 알고 있지만 일단 대화를 시작하고 마음의 문을 열게 한다면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길을 열어 나갈 수 있다는 구상인 것이다. 제한된 남북 접촉의 기회를 고려할 때 평창올림픽이라는 좋은 기회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다만 남북 관계는 서로가 서로를 너무도 잘 아는 만큼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며 다음과 같은 사안에 유의해야 한다. 먼저 평창올림픽을 넘어서는 구상이 필요하다. 현시점에서 한국과 북한의 공통점은 평창 참여고 차이점은 비핵화 문제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과 같은 경제 문제나 한·미 연합훈련 축소와 같은 군사 문제는 평창과 비핵화 사이의 연결 다리다. 평창올림픽 참여를 남북 관계 전반에 관한 대화로 키우고 다시 북·미 대화나 비핵화 대화로 연결시켜야 의미 있는 결과를 거둘 수 있다. 이 대화의 연결고리를 언제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상황의 회귀 가능성에 유념해야 한다. 우리의 기대와 달리 북한이 평창에서 체제 선전만 하고 돌아간다면 많은 국민들이 허탈해할 것이다. 국제사회의 따스한 시선도 다시 차가워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무리한 요구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 이번 기회가 지나간다고 해서 남북 관계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북한이 상황을 지난해 12월로 되돌린다 해도 우리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간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평창에 올인하기보다는 항상 새로운 기회가 남아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끝으로 협상에서 저항점을 준수해야 한다. 저항점은 협상을 하는 데 추가 양보가 어렵고 더이상의 협상이 무의미해지는 지점을 의미한다. 현 단계에서 협상의 저항점은 한·미 동맹과 비핵화 공조다. 북한이 선전 선동을 넘어 보다 공세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연합군사훈련 중단이나 개성공단 재개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평화를 만드는 노력 못지않게 그간 평화를 지켜왔던 안보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 한 번 훼손된 동맹이나 비핵화 공조는 다시 복구하기 쉽지 않다. 북측도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던 만큼 평창에 오지 않을 경우 후폭풍이 클 것이다. 따라서 당당히 대응하며 우리 주도의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그것이 ‘비핵 평화’가 ‘북핵 평화’를 이기고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를 뿌리내리는 길이다.
  • 날카롭도록 서린 성찰과 통찰… 217번의 ‘어느 날’ 자유를 노래하다

    날카롭도록 서린 성찰과 통찰… 217번의 ‘어느 날’ 자유를 노래하다

    올해 만 85세를 맞은 노시인의 심장은 여전히 뜨겁다. 시어에 담긴 삶에 대한 성찰과 현실에 대한 통찰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나’와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어 궁극의 자유에 가닿고자 하는 마음은 절실하다.한국 문단의 거목 고은(큰 사진) 시인이 일상에 대한 217개의 통찰을 담은 신작 시집 ‘어느 날’(작은 사진)을 펴냈다. 시 전문 계간지 ‘발견’을 발행하는 황학주 시인의 청탁을 받고 쓴 ‘어느 날’ 연작 76편을 지난해 10월에 출간된 겨울호에 실은 뒤 추가로 더 쓴 시를 모아 책으로 묶었다. ‘어느 날’이라는 제목으로 1번부터 217번까지 번호를 붙인 시들은 삶의 진리를 날카롭게 표현한 경구처럼 짧고 간명하다. 시인은 서문에서 단시를 쓰게 된 배경과 관련해 “저 중앙아시아 알타이 고원이나 거기서 더 서쪽인 스카타, 이들에게 지향 없이 이어지는 구비서사의 긴 음영(吟詠)은 어느덧 해 뜨는 한반도의 나머지까지 그 핏줄이 이어진다. 그래서 나의 유서 깊은 서사 본능은 몇 개의 장편 시편들 낳고 또 낳을 것이다. 바로 이런 역정의 시 가녘에서 단시의 반증이 나선다. 솥뚜껑 위의 참깨인 양 튀어 오르기도 하고 두메 샘물로 넘쳐나기도 한다”고 적었다.불의로 얼룩진 세상에 대해 저항하며 정의로운 세상을 꿈꿔 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는 디지털 사회의 황폐화된 풍경을 묘사하며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된 비인간적인 세계를 안타까워한다. ‘현실/가상현실/그리하여/증강현실//1백 20년 이내로 슬픔이 사라진다//다시 태어난 나/무엇으로 살거나/물로 살거나/불로 살거나’(어느 날 1) ‘간판과 더불어/광고와 더불어/석가도 기독도 무엇 무엇도/카톡과 더불어//내 삶이 이럴진대 죽음도 그럴진대’(어느 날 38) 기계화된 세상에 대한 깊은 사유는 갈등과 대립으로 세계를 불안에 빠트리는 지도자들에 대한 비판으로 나아간다. ‘네놈은 나쁘다//네놈이야말로 나쁘다//큰 놈 미합중국 트럼프와/작은 놈 북한 정은이가 서로 주고받는다//수소탄 이쪽저쪽/다른 놈들 팔짱끼고 처마 밑 섰다’(어느 날 96) ‘어항 속 금붕어들/한나절 내/들여다본 적 있지//한 번도 싸우지 않더군//나 부끄러웠어 북핵하고 트럼프하고 거품 무는 날’(어떤 날 164) 이형권 문학평론가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지닌 문제점과 부면들에 대한 통찰과 관련되는 비판과 저항 정신이 번쩍인다”면서 “다만 통찰이나 비판의 대상이 반민주주의 사회에서 비인간적인 사회, 디지털 자본주의 사회, 배타주의적 편견 사회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은 이전과 다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시와 평생을 살아온 시인은 역설적이게도 끝내 자신의 시와 시를 이루는 언어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이야말로 완전한 시에 이르는 최선이라는 고백. ‘나 자유이건데/규범문법 때려치운 지 오래/아니/기술문법 작파한 지 오래//내 말과 글/싸잡아/그때 그때/절로/저절로/비 내리거나/눈 오거나’(어느 날 68) ‘내 궁극/한 줄의 시/그 너머/한 줄도 없는 시’(어느 날 29) 조희선 기자 hscho@seoul.co.kr
  • [남북 평창 교류] “남북 ‘올림픽 성공’ 공동 운명체… 北 비핵화 논의 준비해야”

    [남북 평창 교류] “남북 ‘올림픽 성공’ 공동 운명체… 北 비핵화 논의 준비해야”

    남북대화 물꼬·교류 확대에 의미 단일팀 최대한 국민 이해 구해야전문가들은 22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의 방남을 계기로 남북이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공동운명체가 됐다고 진단하면서 우선 올림픽 문제에 남북이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평화 평창’이 북측을 비핵화 논의의 장으로 이끌기 위한 통로라는 점도 주목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에 이미 남북이 공동운명체에 들어섰다”며 “남북,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모두 완벽한 단일팀 준비 등을 위해선 시간이 촉박함을 알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은 지나치게 군사 문제 등을 거론하기보다 올림픽 준비에 충실하면서 다음 단계(비핵화 논의)를 준비해야 한다”며 “올림픽 이후 북측과 비핵화를 논의할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현 단계에서는 남북이 대화 통로를 열고 그것을 유지하는 것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남북대화가 20여일 만에 압축적으로 진전됐기 때문에 국내의 다양한 견해와 시각이 조율되거나 논의될 시간이 적었고 이에 따라 남남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부분에서 일부 젊은층의 반발도 있었는데 결국 정부 부처 간에 손발이 잘 맞아야 대응이 가능하다”며 “시간이 촉박하지만 그래도 국민에게 최대한 공개하고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재 현송월 단장이 집중 조명되는 상황에 대해 문재인 정부 첫 방남 인사인 데다 우리 측에 잘 알려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북이 대화의 물꼬를 텄고 다양한 접촉과 교류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면서도 ‘차분함’을 강조했다. 그는 “평화 평창 올림픽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의 연결성에 과도한 기대를 하기보다 담담함, 차분함이 필요하다”며 “들뜨지 말고 올림픽 이후 복병에 차례로 대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북핵에 대한 남북의 의견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올림픽 이후 갈등이 재발할 수도 있고 국민의 대북 인식도 과거와 같이 무조건적 환영은 아니어서 손님을 환대하되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측의 ‘위장평화’(속으론 핵미사일을 개발하고 그것을 숨기며 대화에 나서는 것)에 대해 “북측이 그런 의도를 갖고 있다 해도 정부가 국면을 관리하면서 북측의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단장의 방남이 하루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 “갑자기 결정된 일정이어서 북한 내 분위기 정리가 미흡했을 수 있고 썩 좋지 않은 교통사정 때문일 수도 있다”며 “물론 정부나 국내 반대 여론에 대한 압박용 메시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남북 평창 교류] 文 “기적적인 기회… 바람 앞 촛불 지키듯 대화 지켜달라” 호소

    [남북 평창 교류] 文 “기적적인 기회… 바람 앞 촛불 지키듯 대화 지켜달라” 호소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대화 분위기의 여세를 몰아 북·미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나아가 중국 등 주변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비핵화 다자회담의 가능성까지 열어 두는 ‘포스트 평창’ 구상을 밝혔다.문 대통령은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덕에 기적적으로 만들어 낸 대화의 기회를 평창 이후까지 잘 살려 나가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남북 대화가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로 이어지게 하고 다양한 대화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래야만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대화 국면의 ‘골든타임’ 내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실마리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미 대화 이후의 한 수를 더 제시한 셈이다.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를 거쳐 6자회담으로 연결된다면 한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비핵화 협상을 주도할 수 있게 된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대화 국면을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참가, 그리고 그것을 위한 남북 대화는 그 자체로서 매우 의미가 크다”며 “그러나 만약 그것만으로 끝난다면 그 후에 우리가 겪게 될 외교안보상의 어려움은 가늠하기가 어려울 것이고 또다시 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북 대화의 성과에 취해 만족해선 안 되며 남북 대화의 최종 목적지는 곧 한반도 비핵화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금 같은 기회를 다시 만들기 어려운 만큼 국민께서는 바람 앞에 촛불을 지키듯이 대화를 지키고 키우는 데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도 함께 노력해 주기 바란다”며 “오랜 단절 끝에 모처럼 마련된 대화여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남과 북이 함께 역지사지해 차근차근 극복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정은 이제 경제로 눈 돌린다… 자본주의식 ‘경쟁’ 도입 가능성”

    “김정은 이제 경제로 눈 돌린다… 자본주의식 ‘경쟁’ 도입 가능성”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의 핵을 단순한 정권 유지 도구로 봐서는 안 됩니다. 김정은 정권에 ‘핵’은 체제의 정통성이기 때문입니다.”박한식(79) 교수는 스스로를 ‘친북’ 학자로 규정한다. 북한을 50여 차례 방문했으며 1994년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과 2009년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주선했다. 중국 하얼빈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초등학교를 1년 정도 다녔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워싱턴 아메리칸대, 미네소타대에서 각각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7일 워싱턴DC에서 1000㎞ 떨어진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만나 현 북핵 문제에 대한 그의 시각을 들어봤다. →북은 왜 핵을 포기하지 않을까. -김정은 위원장에게 핵은 아버지 김정일이 만들어 놓은 유업을 완성함과 동시에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나타내는 상징이다. 북은 미국에 안보를 의탁하는 남한과 달리 자신들은 ‘핵’으로 자주 안보를 완성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따라서 핵 포기는 아버지의 유산을 거부하는 것이며 북한의 우월성을 포기하는 것이다. 북한은 이런 의미와 가치를 가진 ‘핵’을 미국의 정권 유지 확약이나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에 포기하지는 않는다. →미국 정부는 이번 남북 대화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미 행정부는 아주 당황하고 있다. 남북이 미국을 배제하고, 갑자기 둘이서 ‘평화 회담’을 했다. 미국은 용납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다만 한편으로 남북 대화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그 한계도 드러날 것이다. 남북, 우리 민족끼리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휴전협정도 미국과 했고, 평화협정도 미국과 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관계를 밀어붙일 것이다. 분명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이어 갈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가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한·미의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는 가능할까. -김일성이 1986년 ‘조선반도 비핵화’를 주장했다. 북한은 지금도 김일성의 유훈을 따른다. 2013년 6월 김정은 위원장이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 조선반도 비핵화란 미국 핵무기의 남한 내 재배치 및 일시 반입통과 금지, 핵무기를 동원한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중단 등을 포괄하는 것이다. 사실상 남한에 대한 미국 핵우산의 철수를 의미한다. 북한이 핵 폐기 점검을 받는다면 남한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핵무기 등의 폐기와 미군철수 문제 등도 같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 비핵화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미국 등 국제사회 제재가 계속될 것이다. 김 위원장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북한은 핵보유국이 됐다. 이제 ‘경제’로 눈을 돌릴 것이다. 핵 완성은 김 위원장이 아니라 김정일의 업적이다. 결국 김 위원장은 북한 경제 활성화를 자신의 업적으로 삼아야 한다. 2012년 김일성 100주기 기념식에서 “우리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자신의 계획대로 경제 개발에 나설 것이다. 자본주의식 ‘경쟁’을 도입할 수 있다. 남한은 개인 대 개인의 경쟁이지만 북한은 기관 대 기관, 단체 대 단체의 경쟁을 가속하면서 생산성을 높일 것이다. 글 사진 오거스타(조지아주)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현송월 보란듯…조원진, 인공기 불태우고 김정은 초상 짓밟고 왜?

    현송월 보란듯…조원진, 인공기 불태우고 김정은 초상 짓밟고 왜?

    북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1박 2일 일정으로 남한을 방문 중인 가운데 조원진 대한한국당 대표가 22일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반대한다”며 보수단체들과 함께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를 불태우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초상화를 짓밟았다. 경찰은 ‘미신고 집회’라며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조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현송월 일행이 서울역에 도착할 시점에 맞춰 서울역 광장에서 “평창올림픽이 김정은 평양올림픽이 되는 것을 반대한다”며 돌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 대표와 보수단체 회원들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사진과 한반도기, 인공기 등을 불태우는 화형식을 벌인 뒤 발로 밟고 부쉈다. 조 대표는 앞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에 “당원동지들, 서울역으로 태극기를 들고 어서 모여달라. 서울역에 11시 현송월 도착”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조 대표는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평양올림픽 반대 기자회견을 서울역에서 가졌다”며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평창올림픽을 반대한다. 강원도민과 평창 주민의 땀과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없다”고 역설했다. 대한애국당과 보수단체도 기자회견에서 “평창올림픽이 북한 체제를 선전하고, 북핵을 기정사실화하는 사실상 김정은의 평양올림픽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체성이며 상징인 태극기를 없애고, 국적 불명 한반도기를 등장시키고, 북한 응원단과 북한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을 한다는 것은 강원도민과 평창주민의 땀과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경찰이 인공기 화형식 등을 소화기로 제지하자 참가자들은 “여기는 대한민국”라며 경찰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불을 붙여 결국 사진과 기를 모두 태웠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번 보수단체들의 미신고 집회 개최에 대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가적 행사를 앞두고 보수단체들의 인공기 화형식을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5년 전인 2003년 8월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전에도 보수단체들은 ‘8·15국민대회’에서 인공기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초상화를 소각하고 찢었다. 당시 북한 당국은 자신들의 체제를 모독했다며 대회 불참을 시사했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고 통일부에 재발방지를 지시하는 등 노력 끝에 북한을 진정시켰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현송월 도착한 시각, 서울역광장에선 인공기 ‘화형식’…경찰 진화

    현송월 도착한 시각, 서울역광장에선 인공기 ‘화형식’…경찰 진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서울역에 도착한 시각 서울역광장에서 북한 인공기 ‘화형식’이 열렸다.대한애국당은 22일 오전 11시 서울역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평창 동계올림픽이 북한 체제를 선전하고, 북핵을 기정사실화하는 사실상 김정은의 평양올림픽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전 11시는 현송월 단장 등 북한 사전점검담이 강릉에서 탄 KTX가 서울역에 도착하는 시간이다. 대한애국당은 “대한민국 정체성이며 상징인 태극기를 없애고, 국적 불명의 한반도기를 등장시키고, 북한 응원단과 북한 마식령 스키장 공동 훈련을 한다는 것은 강원도민과 평창 주민의 땀과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현장에 한반도기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사진, 인공기를 가져와 불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불은 경찰이 소화기로 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퍼블릭 뷰] 부활한 ‘대북정책 컨트롤타워’의 성공, VㆍIㆍP에 달렸다

    [퍼블릭 뷰] 부활한 ‘대북정책 컨트롤타워’의 성공, VㆍIㆍP에 달렸다

    지난해 12월 26일 국방부에 대북 정책을 총괄하는 국장급 부서인 대북정책관실이 신설되었다. 이 부서는 북핵·미사일 위협 대응, 남북 군사회담, 군사 분야 신뢰 구축 등 대북 정책 전반을 담당한다. 국방부의 ‘대북 정책 컨트롤타워’라 할 수 있다. 대북정책관실 산하에는 북핵대응정책과, 북한정책과, 군비통제과, 미사일우주정책과 등 4개 과를 두었다.# 대북정책관실, 2004년 해체된 군비통제관실 전신 대북정책관실이 신설되었다고 하나 실제는 2004년 해체되었던 군비통제관실의 부활이라 할 수 있다. 1990년대 초 남북 총리 간 고위급 회담이 이어지고 남북 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 타결되는 등 남북 관계가 봇물을 타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군비 통제를 전담하는 조직으로 국방부 내 군비통제관실이 탄생했다. 이후 10여년 동안 군비 통제 정책 수립, 북핵 문제 및 남북 군사협상, 정전 체제 유지 등 국방부의 대북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로서 기능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국방정책실 조직 효율화 명분으로 대내 정책을 담당하는 정책기획관실과 대외 정책을 담당하는 국제정책관실로 조직을 정비하면서 군비통제관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후 남북 군사실무회담, 장성급 군사회담, 국방장관회담의 개최, 북핵 및 미사일 위협 고도화 등 상황 변화에 직면하면서 남북 협상을 주도하고 대북 정책을 전담하는 조직 부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었고 이를 위한 노력도 이어져 왔다. # 북핵 대응ㆍ남북 군사협상 등 주도적 역할 기대 늦게나마 대북 정책 전담 조직의 부활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 첫째, 정부의 대북 정책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이 구비된 것이다.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북핵 문제 해결,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및 신뢰 구축, 평화 체제 전환 등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정책을 전담하는 조직이 설치됨으로써 보다 체계적인 대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향후 남북 군사협상에서 주도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북한의 경우 대남 조직이 있고 관련 요원들은 장기간에 걸쳐 양성된다. 이에 반해 우리는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미비하여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었다. 셋째, 군비 통제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군비 통제 하면 마치 군축을 연상하지만, 이는 군사력 증강과 함께 국가 안보를 제고하는 주요 안보 정책이다. 군사적 신뢰 구축 조치나 북한의 비핵화도 군비 통제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 장단기 비전ㆍ부처 간 협업ㆍ전문 인력 수반돼야 앞으로 대북정책관실이 제 역할을 하려면 다음의 조치들이 수반되어야 한다. 첫째, 단기와 장기를 아우르는 이중적인 비전(Bi-focal vision)으로 정책을 수립·추진해야 한다. 현안에 매달리다 보면 자칫 장기 비전에 소홀하게 된다.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장기 비전과 로드맵을 세우고 이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 둘째, 부처 간 협업 체계를 효과적으로 가동해야 한다. 올바른 정책은 정확한 정보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정보 조직들은 물론 유관 부처와 기관들 간의 긴밀한 공조는 매우 중요하다, 셋째, 전문 인력의 확보다.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여 최고의 전문가로 양성·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서 어렵게 출범한 대북정책관실이 북한 변화와 평화 통일의 뒷받침을 제대로 하기를 기대해 본다.
  • [사설] ‘평창’이 ‘평양’에 묻히는 일은 없어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방식이 최종 확정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그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합류하는 선수 12명을 비롯해 총 5개 종목 출전 선수 22명과 임원 24명 등 46명 규모의 북한 선수단을 승인했다. 아이스하키 단일팀 엔트리는 우리 선수 23명을 합쳐 35명이다. 단일팀의 영문 명칭은 ‘COR’, 국가 연주는 ‘아리랑’으로 결정됐다. 남북이 합의한 대로 개·폐회식 때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는 방안도 확정됐다.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한반도기 공동 입장은 우리 내부적으로 이견이 작지 않은 사안이었다. 특히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경우 현 정부의 공정과 정의 원칙에 배치된다는 지적은 충분히 타당하다고 본다. 정부가 사전 공감 없이 명분에만 기대 일방적으로 추진한 잘못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제는 소모적인 논란 대신 제기된 여러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IOC는 스위스, 일본 등 다른 출전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북 단일팀을 승인하고, 이에 더해 예상보다 엔트리를 대폭 늘리는 등 전폭적인 성원을 보여 줬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올림픽 스포츠 통합의 힘을 보여 주는 위대한 상징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제 스포츠계가 남북 단일팀에 보내는 지지의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어제 경의선 육로로 방남하는 등 양측 선발대 파견 일정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북측 점검단은 1박2일간 강릉과 서울 공연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우리 측은 23~25일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 사전 점검을 위해 방북한다. 이어 북측 선발대가 25~27일 방남해 숙박 장소와 개·폐회식장, 경기장, 프레스센터 등을 점검한다. 개막식이 불과 18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양측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진행한다 해도 한시가 급한 시점이다. 그런데도 예술단 점검단 파견 일정을 한밤중에 갑자기 취소했다가 아무런 해명도 없이 하루 뒤에 보내는 북측의 태도는 대단히 실망스럽다. 아무리 평화올림픽이 중요하다고 해도 언제까지 막무가내와 안하무인식 행태를 감내할 수 없다는 점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 평창올림픽이 평화적으로 잘 치러져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북핵 해결로까지 이어진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로 적어도 안전 걱정은 하지 않게 된 것만도 성과로 여기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러다 자칫 ‘평양올림픽’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금강산과 마식령이 평창, 강릉보다 주목받거나 ‘미녀 응원단’이 우리 선수들보다 환호받아선 안 될 일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어제 입장문을 통해 “비판 여론을 귀담아듣겠다”고 했다. 제대로 지켜지킬 바란다.
  • [특파원 칼럼] 남북 해빙을 바라보는 희망과 우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남북 해빙을 바라보는 희망과 우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평창동계올림픽이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북한의 참가는 갑작스럽게 다가왔지만, 올림픽 잔치를 준비하는 우리를 들뜨게 하기에 충분하다. 10년 만에 마주 잡은 남북의 두 손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마음 한켠에 자리잡은 전쟁의 ‘불안감’도 조금은 사그라들어 반갑다. 지난 1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북한의 올림픽 참가뿐 아니라 금강산 전야제와 북한 마식령 스키장의 공동 훈련, 삼지연악단의 공연 등 문화 교류까지 남북이 멀미가 날 정도의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저기 ‘털컹’거리는 모습도 눈에 띈다. 북한 선수들의 무임승차론과 한반도기 공동 입장에 대한 찬반, 여기에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의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訪南) 돌연 취소와 재개를 거듭하면서 간만에 맞잡은 남북의 두 손이 아슬아슬해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모든 논란을 넘어서 이번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치러야 한다. 이는 변할 수도, 변해서도 안 되는 우리의 ‘과제’다. ‘한반도 운전대’론을 주장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부분은 더욱 절실할 것이다. 하지만 빨리 달리다 보면 놓치는 것이 많다. 작은 부분은 넘어갈 수 있지만, 길을 지나쳐 버리거나 주위를 살피지 못하는 ‘실수’는 오히려 ‘아니 간만 못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우리는 불행하게도 남북 관계에서 ‘미국’의 입김을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아니나 다를까 남북 대화를 둘러싼 미국발 ‘먹구름’이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1면 머리기사로 ‘남북 대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제재 스텝을 꼬이게 했다’며 이례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담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 남북 대화를 환영하면서도 “(북핵 문제가)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되길 원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도 같은 날 “현시점에서 문제는 (북핵 해법의) 남은 길이 없는 것”이라고 했으며, 미 국무부도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질주하는 남북 관계를 바라보는 미국의 눈매는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 더 나아가 백악관 내 대북 강경파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준비 시간을 벌기 위한 북한의 대화 제의를 우리가 덥석 물었다는 분위기다. 이들은 ‘핀셋 타격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체제를 전복시킬 수 있는 전면적인 타격이 아니라 핵과 미사일의 중요시설 딱 ‘1곳’을 정밀 타격하는 방법으로,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 공군의 첨단 전략자산인 B2 스피릿 등 장거리 폭격기 3종이 괌에 배치됐고, 경기 오산에 전자전(電子戰)기인 EC130H 컴퍼스콜이 도착했다. 잔칫상에 ‘재’ 뿌린다는 비난을 받아도 좋다. 문재인 정부에 치밀한 로드맵 없이 ‘일단 하고 보자’ 식의 남북 질주가 가져올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한·미 동맹이나 대북 제재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관료적이고 무책임한 대답은 듣고 싶지 않다. 올림픽 이후 이어지는 남북 군사회담과 정상급 회담에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 실력은 그대로 드러날 것이다. 꼬일 대로 꼬인 북·미 간의 매듭을 어떻게 풀어 갈지, 북한 관련 눈높이가 다른 미국을 어떻게 설득할지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면 10년 만에 어렵게 되살린 남북 해빙의 불씨가 금세 사그라질 수 있다는 것을 곱씹어야 할 시점이다.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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