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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어머니, 냉면 드시러 평양에 같이 다녀오시지요”/김미경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어머니, 냉면 드시러 평양에 같이 다녀오시지요”/김미경 정치부 차장

    지난 27일 오후 6시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앞에서 ‘판문점 선언’을 공동 발표하던 즈음 일산에 계시는 어머니로부터 카톡이 왔다. “딸아, 수고가 많구나. 우리 가족이 백마역에서 경의선을 타고 평양에 내려 냉면을 먹고 돌아올 날이 곧 올까. 도라산역에서 공사를 하면 (평양까지) 금방 이어진대.” 26일에 이어 이틀째 남북 정상회담 취재에 여념이 없던 기자는 어머니의 카톡을 읽은 순간 멍해졌다. 아니, 먹먹해졌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북한과 그리 멀지 않은 일산에 23년째 사는 우리 가족에게도 남북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염원은 삶 속에 그대로 녹아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와의 카톡 대화는 잠시 더 이어졌다. 어머니는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과의 환담에서) 자기네 교통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문 대통령이 오면) 불편을 줄 것 같고 (평창동계올림픽에 왔던 북측 사람들이) 평창 고속열차가 좋다고 했다던데, 우리한테 철도 건설을 도와 달라고 하는 표현 같더라”며 “우리 기술이 얼마나 좋은데, 생각보다 빨리 진척될 수 있을 거야. (서울과 평양을) 오갈 수 있는 것이 가장 빨리 이뤄질 수도 있겠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에 기자는 “어머니가 건강하실 때 (평양에) 꼭 가실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어머니와 딸은 구경만 하던 도라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평양에 가서 냉면을 먹고 당일 돌아올 수 있을까. 2006년 11월 기자가 외교부와 통일부 출입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1년여 만에 재개됐다. 당시 6자회담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베이징 출장길에 올라 남북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관련국들의 협상 취재를 시작으로 2008년 12월까지 열린 6자회담 취재를 위해 베이징에 7번이나 다녀왔다. 2005년 9·19공동성명에 이은 2007년 2·13합의, 10·3합의 등 굵직한 합의가 이뤄지는 현장을 목도했으나 북·미 간, 미·중 간 이견과 일·러의 딴지 등으로 합의 이행은 뒷걸음질치기 일쑤였다. 결국 6자회담이 멈춘 지 곧 10년이 되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남북이 나서 ‘비핵화 정상회담’을 이뤄 냈다. 지난 1월 1일 김 위원장의 신년사로부터 남북 정상회담까지 117일의 여정은 6년간 열렸던 6자회담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했다. 특히 판문점 선언에는 그동안 6자회담 어느 성명에도 담기 어려웠던 ‘남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 목표를 확인했다’는 문구가 명시됐다. ‘완전한 비핵화’가 어떻게 이뤄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정상 간 선언이라는 점에서 합의 이행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제는 ‘시지프스의 신화’에서 벗어나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게 된 것이다. 6자회담이 중단됐고 남북 관계도 악화일로였던 2010년 11월에는 한참 만에 열린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기자단장으로 취재를 갔다. 당시 만찬장에서 만난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기자들은 “여성 기자단장은 처음”이라며 뱀술 등을 대접하며 환대했다. 그중 한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는 등 남북 간 문제가 풀리면 평양 특파원으로 와서 다시 만나자구요.” 1984년생 스위스 유학파인 김 위원장은 핵을 버리고 경제건설 총력을 천명했다. 핵 포기에 저항할 수 있는 군부를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결단이 결실을 맺길 바란다. 그렇다면 어머니를 모시고 평양에서 냉면을 먹고 ‘1호 평양 특파원’이 되는 꿈도 꿀 것이다. chaplin7@seoul.co.kr
  • 홍준표 “판문점 선언 수용 못 해” 당 일각선 “수위 조절해야” 비판

    홍준표 “판문점 선언 수용 못 해” 당 일각선 “수위 조절해야” 비판

    유정복 “무책임·몰상식한 발언” 洪 “도 넘은 비판… 좌시 않겠다” ‘판문점 선언’을 놓고 자유한국당이 내부 혼선을 빚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30일 강경 비판 기조를 이어 갔지만 일각에서는 회담 결과에 대체로 호의적인 여론을 의식해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홍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한반도 위기의 원인을 미국을 비롯한 외부에 돌리고 ‘우리 민족끼리’라는 허황된 주장에 동조한 정상회담 결과를 저와 한국당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왜 북핵 폐기는 북·미 대화에 맡기고 우리는 방관하는가. 그게 이 정부에서 말하는 소위 중재자인가”라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미국이 아닌 북핵 폐기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대한민국과 상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회견 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홍 대표의 강경 비판 기조가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방선거를 앞둔 일부 광역단체장 후보는 홍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인천시장 후보인 유정복 시장은 페이스북에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한 발언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다”며 “당 지도부는 정신 차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태흠 최고위원도 비공개 의총에서 “판문점 합의의 비준안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한국당 소속 80여명의 의원이 참석한 만찬 자리에서 유 시장의 비판에 대해 “비판을 해도 되지만 선이 있다”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남북합의 비준·특검… 5월 국회도 험로 예고

    4월 임시국회를 ‘빈손’으로 끝낸 여야가 30일 5월 임시국회 소집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자유한국당은 단독으로 5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도 소집에 응할 태세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인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검토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은 단독 소집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일방적으로 5월 임시 국회 소집을 요구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방탄 국회’ 불가를 강조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5월 국회를 일방적으로 소집한 것은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홍문종, 염동열 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국회”라면서 “일방적인 국회 소집요구를 철회하고 여야 합의로 국회를 소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비롯한 야 3당이 요구하는 특검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청와대 등이 요청하는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문제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 임시국회를 소집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은 이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불러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받고 한국당도 한반도 평화 흐름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상회담 이후 조사한 당 지지율이 60%를 넘는 것으로 나왔다”라며 “후속조치 등에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한국당은 5월 임시국회에서 드루킹 특검 수용을 거듭 강조했다. 반면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에 대한 구체적 성과가 없다는 점을 부각하며 국회 비준 등에 대해 비판적이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북핵이 폐기된 것도 북한이 개혁·개방을 통해 문을 연 것도 아니다”라면서 “민주당이 정국을 호도하려 하고 있다. 서둘러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같은 입장이고 드루킹 특검을 둘러싸고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한국당의 입장에 동조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선언에 대해 국민에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합의라고 했기 때문에 비준 동의 대상이 된다”면서 “판문점 선언은 판문점 선언이고 드루킹 게이트는 드루킹 게이트”라고 말했다. 정의당도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강조하면서 민주당에 힘을 보탰다. 다만 바른미래당은 내부에서는 판문점 선언 평가와 국회 비준을 둘러싸고 온도 차가 있다. 국회는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직접 철회하지 않는다면 ‘대통령 개헌안’을 5월 24일까지 의결해야 한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국회의원의 사직서 처리 등도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차이나패싱 막자” 왕이 내일 방북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2~3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초청으로 방북한다. 중국 외교부의 30일 왕 부장 방북 발표는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서 ‘차이나 패싱론’이 나오는 상황이라 더 주목을 끈다. 왕 부장은 이번 평양 방문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결과를 북한으로부터 통보받고 북·미 정상회담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조율할 전망이다. 지난 3월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 주석의 평양 답방을 요청했으며, 조선중앙통신은 시 주석이 흔쾌히 응했다고 보도했다.그러나 이와 관련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25일 시 주석이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방북을 타진했으나, 북한에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왕 부장은 이 같은 ‘차이나 패싱론’에 대한 우려도 전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롄구이(張璉)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그동안 중국 외교부는 북핵 문제는 북한과 미국이 직접적으로 소통해 풀어야 할 문제란 입장이었기 때문에 중국이 배제되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밝혔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판문점 선언 돋보기] “실사구시 김정은 인상적… 비핵화 속도내 되돌릴 수 없게 해야”

    [판문점 선언 돋보기] “실사구시 김정은 인상적… 비핵화 속도내 되돌릴 수 없게 해야”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권위적이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 존중의 자세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실사구시(實事求是·사실에 입각해 진리를 탐구하려는 태도), 실용적인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참여정부 때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남북 관계를 다뤘던 김 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통일연구원에서 서울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진도를 빨리 나가서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일단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북 관계 진전의 속도를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남북 정상회담 만찬은 어땠나. -만찬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김 위원장을 처음 만났는데 상대방에 대한 배려, 존중의 자세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남측 참석자들이 헤드테이블에 와서 인사를 하고 술잔도 권했는데 항상 일어나서 상대방을 보고 얘기하고 술도 마시는 모습을 보면서 권위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새로운 점은. -지금 북한과 한국, 미국은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자’는 공통점이 있다. 좀더 신속하게 목표까지 도달하자는 것이다. 그게 가능한 건 김 위원장의 스타일이 명분보다는 실리,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다. 예를 들어 표준시간을 정하는 문제도 명분으로 따지면 자존심과 관련돼 굉장히 논란이 될 수 있는 거였다. 그런 부분을 한 번에 딱 결정하는 걸 보면 실사구시,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할 수 있다. 쓸데없는 신경전을 하지 말자는 게 새로운 북한의 정책 결정 방식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매우 환영할 만한 조치였다. →남북 정상이 남북 관계 진전의 속도를 중시했는데. -과거의 실패는 너무 많은 단계를 나누다 보니까 속도가 늘어지게 되고 불신이 끼어들게 됐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핵문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복잡한 문제는 신뢰의 위기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쟁점 사항에 대해 의견의 차이가 나는 부분도 적지 않다. 문제는 그런 차이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다. 지난 북핵 역사를 돌이켜 보면 결국 정권이 바뀌면 정책이 달라지고 합의도 깨졌다. 그래서 가능하면 일정한 시간 동안 진도를 빨리 나가서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일단 넘어가자는 것이다. 그게 미국의 전통적인 입장이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북핵 협상에 대한 기본 입장이다. 북한도 마찬가지로 초점은 다를 수 있겠지만 체제 보장 문제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점에서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공개 의미는. -일단 북한 입장에서는 비핵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번 남북 정상 합의문에도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썼기 때문에 지금부터 그 목표까지 어떻게 도달할 것인가가 과제다. 북한은 선제적 조치를 취해 자기들이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조치를 취할 의사가 있다는 걸 보여 준 것이다. 이제 미국이나 한국의 상응 조치도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해 보자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이행 과정에서 사실상의 평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나. -일종의 ‘법적인 평화’인 조약이나 선언문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다. 실질적인 이행을 통해 하나하나 바뀌어지는 과정이 ‘사실상의 평화’다.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을 누가 모여서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북 간에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는 문제다. 군사적 신뢰 구축의 주체인 남북이 비무장지대(DMZ)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긴장 구조를 완화시키고 실질적인 평화를 정착시키느냐가 중요하다. →판문점 선언 이후의 관건은.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합의문과 만찬 등에서 그 부분을 특히 강조했다. 양 정상 모두 대화의 동력을 강조하는 방식을 보면 낙관적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풀리지 않은 문제에 난관과 애로가 많을 것이라는 점도 잘 알고 있다. 긍정적인 것은 이 난관과 애로를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때그때마다 핫라인으로 통화를 하고 실무회담과 정상회담을 다시 여는 식으로 끊임없이 협의하면 어려운 문제도 풀 수 있다. →북·미 간 협상 속도도 빨라질까.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 서로 잘 맞는 측면이 있다.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시하고, 본질에 직접 접근하는 방식 그리고 담대한 접근을 한다는 점이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북한이 문을 열어 놨기 때문에 좀더 진전된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미 간에도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나눴던 많은 얘기를 긴밀하게 조율할 것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김연철 원장 국가 통일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통일연구원 제16대 원장으로 4월 13일 취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 자문위원,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전문가 자문단,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국민소통분과위원장을 맡았다. 참여정부 때인 2004~2006년 당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서 남북 협상과 6자회담에 관여했다.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 文대통령 신속·치밀 ‘투트랙’… “10년 구상 평화로드맵 실현”

    文대통령 신속·치밀 ‘투트랙’… “10년 구상 평화로드맵 실현”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의 5월 하순 개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5월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도 당겨질 전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핵무기 대신 남북 관계 개선을 언급한 지 불과 5개월 안에 비핵화 로드맵 타결을 바라보게 됐다. 지나친 속도전은 금물이지만 6자회담 등 과거 비핵화 회담이 흐지부지된 것을 감안할 때 신중하고 치밀한 준비를 전제로 빠른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30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진 전문가그룹 오찬에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2012년 18대 대선 등 10년간 머릿속에 생각하고 구상했던 한반도 평화 로드맵의 내용을 신중하게 실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도움이 중요했다는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지난 10년간 절치부심 마련한 구상과 철저하고 신중한 준비 결과가 ‘지금의 빠른 속도’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2007년에는 남북 관계 개선이 주된 의제였다. 하지만 18대 대선 때는 ‘북핵 불용, (6자회담) 9·19 공동성명 준수, 포괄적·근본적 해결’이라는 북핵문제 해결 3원칙을 마련했다. 이때 로드맵에 따르면 취임 1년 내에 남북 정상회담을 열고, 18개월 안에 6개국 정상 선언을 도출한다. 이미 빠른 속도의 중요성을 인식했던 셈이다. 19대 대선 공약집에서 문 대통령은 단계적·포괄적 접근법을 등장시켰다. 비핵화, 평화협정 체결, 북·미 관계 정상화 등을 일괄 타결하고 동시에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전략이다. 실전에서 그동안의 ‘바텀업’(상향식) 논의법과 반대로 정상회담에서 먼저 합의한 뒤 실무 진행을 하는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속도를 높였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판문점 선언에 방대한 양의 합의를 담은 것은 결국 사전 조율과 준비가 철저했다는 의미로 속도가 빠르다고 신중하지 않다고 봐서는 안 된다”며 “집권 1년차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추동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되도록 국민에게 남북 접촉 과정을 투명히 공개한 것도 로드맵 속도가 빨라진 원인으로 꼽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처음에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의 논란이 있었지만, 공개 기조가 유지되자 국민들이 서서히 믿어 주기 시작했다”며 “오히려 과거 대내적으로 큰 걸림돌이었던 남남 갈등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 신년사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달려온 속도를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밝혔고, 김 위원장은 “‘만리마 속도전’을 남북 통일의 속도로 삼자”고 답했다. 향후 스케줄도 빨라지고 있다. 이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이 3~4주 내 열릴 것이라고 했다”면서 “한·미 정상회담이 (당초 예정대로) 5월 중순에 열리면 (북·미 회담과) 너무 바싹 붙을 수 있다”며 한·미 정상회담이 앞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과 붙으면 의미가 없다”면서 “북·미 간 의제 설정을 결정하는 과정에 대한 조율은 물론 김 위원장의 회담 스타일에 관한 설명 등을 (미국에서) 궁금해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남북 해빙 분위기…인천 영종도 대형 개발사업에 ‘파란불’

    남북 해빙 분위기…인천 영종도 대형 개발사업에 ‘파란불’

    인천은 대북 교류 사업을 견인할 수 있는 지리적, 경제적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이에 남북 해빙 분위기를 타고 지역 내 대형 개발 프로젝트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우선 2010년 이후 중단된 인천항~남포항 교역 재가가 예상되고, 강화 교동평화산업단지 조성 계획 재개 여부도 관심사다. 앞서 인천시는 북한과 가까이 위치한 강화 교동도에 산업단지를 조성한 후 남측 자본과 북측 노동력이 어우러지는 남북경제협력 프로젝트를 구상한 바 있다. 경제계도 기대감을 표출했다. 지난 27일 인천상공회의소는 인천이 북한과 인접한 지리적 특성상 개성공단과 해주를 연결하는 서해경제협력벨트의 중심지이자 중국, 러시아를 연결하는 환황해권의 경제 중심지를 꿈꾸는 도시로 이번 회담이 꿈 실현의 계기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동안 북핵 문제로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자본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면서 외국인투자 활성화로 신성장 동력 마련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대 규모인 인천공항을 품고 있어 대한민국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인천 영종도에는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대거 진행 중으로 외국인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 동부 최대 카지노 복합리조트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MGE그룹은 약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1년까지 영종도에 K팝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한류 테마파크인 인스파이어리조트를 건설할 계획임을 밝혔다. 인스파이어리조트에는 테마파크를 비롯해 세계 최대 규모 실내 공연장, 6성급 최고급 호텔,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이 들어선다. 인천 영종도에는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가 작년 4월 개장했고 올 하반기에 2차 개장을 앞두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지난 1년간 120만 명이 방문하며 본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미단시티에 조성되는 시저스카지노는 지난해 9월 1단계 사업이 착공됐고 오는 2021년 1단계가 준공된 후 영업이 개시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영종지구 무의쏠레어복합리조트가 2022년 준공, 2023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고 워터파크와아쿠아리움 등을 포함하는 한상드림아일랜드가 2020년~2021년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환승관광 무비자 입국제도를 도입했다. 인천공항에서 환승하는 여행객들은 최대 120시간 동안 체류할 수 있어 서울까지 가지 않고도 영종도에서 쇼핑과 관광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영종도 내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초대형 복합쇼핑몰인 미단시티굿몰은 오피스텔 분양을 거의 마감하고 상가 분양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 상가의 경우 동대문 디오트에서 1800여 브랜드가 입점 계약을 완료했다. 대우건설이 시공 예정사인 미단시티굿몰은영종도 내 시저스카지노 인근에 위치하게 된다. 총 4개동, 지하3층~지상 5층, 상업시설 1781실, 오피스텔 168실, 면세점(예정) 209실, 주차대수 940대로 구성된다. 강남 홍보관은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하고 인천 홍보관은 인천시 남동구 소래역로에 자리잡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비서실장’ 유정복, 홍준표 비난한 진짜 속내

    ‘박근혜 비서실장’ 유정복, 홍준표 비난한 진짜 속내

    유정복 인천시장이 ‘2018 남북정상회담’의 의의를 깎아내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당 지도부를 정면 비판했다. 유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면서도 국정농단 탄핵정국 이후 정치적 발언을 삼갔다. 그런 그가 이례적으로 당 지도부를 비난하고 나선 것을 두고 불리한 6·13 지방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유 시장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는 할 말 하겠다”면서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정신 차리고 국민의 언어로 말하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유 시장은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만의 세상에 갇혀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면서 “특히 남북정상회담 관련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한 발언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시장은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고 여러가지 아쉬운 점이 있지만 판문점선언이 이뤄진 것에 대해서는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그리고 실향민 2세로서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외교통일분야는 여야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북핵폐기와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해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집권경험을 가진 야당으로서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발언을 두고 재선에 도전하는 유 시장이 당 지도부와 선긋기를 통해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유 시장은 궁지에 몰린 상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인천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6명(95% 신뢰수준±3.1%포인트)을 대상으로 6·13 인천시장 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의 김교흥, 박남춘, 홍미영 등 세 예비후보 가운데 누구와 붙어도 이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시장이 김 예비후보와 붙는다면 21.7% 대 51.3%로, 박 예비후보와 붙는다면 22.9% 대 49.8%로, 홍 예비후보와 붙는다면 22.8% 대 46.6%로 약 2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모두 지는 것으로 조사됐다.<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은 지난 18일 박 예비후보를 인천시장 후보로 확정한 바 있다. 유 시장 입장에서는 안그래도 불리한 판세에 당이 힘을 보태주기는커녕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비난을 받는 것이 불만일 수 있는 것이다. 유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있었던 2005년 비서실장을 맡은 뒤 2007년 박 대표가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섰을 때에도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안전행정부 장관도 지냈다.하지만 유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뒤 철저히 현실정치와 거리를 뒀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유 시장은 지난달 출간한 자서전 ‘나그네는 길을 묻고 지도자는 길을 낸다’를 통해 “비서실장을 하면서 박근혜 대표의 정치인으로서 강점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의 주인공으로 전락한 원인에 대해 “특수한 환경에서 살아온 박 전 대통령의 인생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를 흉탄에 보낸 끔찍한 악몽 속에서 18년이나 고독한 생활을 한 것이 대통령이 돼서도 이어져오면서 오늘과 같은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두둔하는 듯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유 시장은 최순실과 아는 사이 아니었느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최순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만나본 적도, 전화통화 기록도 전혀 없다”면서 “차라리 내가 최순실을 잘 알고 있었던 상황이라면 이러한 일을 막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고 적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北 핵실험장 공개 폐쇄, 비핵화 의지 주목한다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를 대외에 공개하기로 합의했던 사실이 이틀 늦게 공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향후 북핵 검증 과정에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한 일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어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4·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북·미 회담 전인 5월 북부 핵실험장(풍계 핵실험장 추정) 폐쇄를 공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투명하게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할 것이라고 한다. 두 정상이 한국 시간보다 30분 늦은 북한의 표준시간을 서울의 표준시에 맞추겠다고 선언한 것 또한 남북 동질성 회복을 위한 상징적 조치이기에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 우리가 특히 핵실험장 폐쇄 공개에 주목하는 것은 북한이 비핵화의 구체적인 일정과 이행 계획을 판문점 선언 이후 처음 구체화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완전한 비핵화’에는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빠졌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돼 왔다. 또 북한이 어차피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하는 거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핵실험 시설보다 더 큰 실험장이 2개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는 걸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어떠한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비핵화와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기 위한 조치로도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북부 핵실험장 폐쇄 공개 방침에 대해 즉시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들의 구체적 초청 시점은 북측이 준비되는 대로 일정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한다. 비핵화 로드맵이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와 대내외용 관영매체를 통해 이번 판문점 선언 전문을 그대로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만큼 ‘완전한 비핵화’를 소개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전문을 알린 것은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이행 의지가 확고함을 보여 준 셈이다. 북핵 실험장 폐쇄 공개는 판문점 선언을 구체화하는 시작에 불과하다. 남한만이 아니라 북한도 판문점 선언의 신속하고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이행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한반도에 핵폐기, 경제 번영과 함께 항구적 평화를 가져오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 [열린세상] 남북 정상회담과 막말의 유혹/김종면 언론인

    [열린세상] 남북 정상회담과 막말의 유혹/김종면 언론인

    박완서의 소설 중에 ‘재이산’(再離散)이라는 단편이 있다. 이산가족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가족 간의 얽히고설킨 이해관계를 풍자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작가가 이산가족찾기운동을 “휘황한 거국적 쇼”라고 냉소적으로 규정한 데서 알 수 있듯 이 소설에서 가족의 상봉은 이질감의 확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다시 만난 가족은 “이제껏 살아오면서 만난 어떤 사람과도 닮지 않은” 사람들일 뿐 환상 속에 그리던 살가운 가족은 아니다. 마음속에 좀처럼 자리 잡지 못하는 이 가족 아닌 가족의 재회는 이산의 아픔 위에 재이산의 고통까지 얹어 주는 반갑지 않은 사건이다. 이것은 물론 소설 속의 이야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실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70년 넘게 남북으로 흩어져 살아온 ‘분단민족’인 우리로서는 더욱 그렇다. 4ㆍ27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광복절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전망이다. 비단 이산가족뿐만 아니다. 남북은 언제 어디서든 만나야 한다. 자주 만나야 서로 통하고 변화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소설에서처럼 상봉이 오히려 짐이 되는 ‘재이산의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다. 보수정권 9년 동안 남과 북 사이에 ‘대결’은 있었지만 이렇다 할 ‘만남’은 없었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은 내용과 형식에서 그 공백을 상당 부분 메워줄 것으로 보인다. 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얼마나 공고히 하고 그것을 명문화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회담 후 채택한 ‘판문점 선언’에는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확인한 선언적 수준의 합의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비핵화의 구체적인 방식이나 기한 등이 제시되지 않은 만큼 그런 지적도 나올 만하다.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폐기와 관련해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고 밝혀야 한다는 식의 ‘단판승부론’을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 화해와 교류 협력 확대 등에 방점이 찍힌 지난 두 차례의 정상회담과는 구분된다. 정치·군사적인 현안, 무엇보다 북핵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라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북핵 문제는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근본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타결될 수 있다. 현실을 외면하기 어렵다.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은 현 단계에서 도달할 수 있는 최대치라 할 만하다. 남북이 비핵화와 평화의 새 시대를 선언하고 이행 의지를 천명한 만큼 이를 실천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아가 남북 합의가 과거처럼 정부가 바뀌면 휴지 조각이 되는 일이 없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국민의 결집된 힘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역사의 흐름을 애써 거스르려는 움직임이 끊이지 않는다. 남북 정상회담은 양보할 수 없는 국익이 걸린 국가적 대사다. 정파의 이해 혹은 사사로운 애국심에 사로잡혀 딴죽을 걸 일이 아니다. ‘나홀로 소신’에 빠져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처럼 막무가내로 막말을 쏟아내는 정치인들이 적지 않다. 세계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남북 정상회담을 ‘위장 평화쇼’라고 강변한다. “미국은 이런 유의 위장 평화회담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곧 있을 북ㆍ미 정상회담까지 넘겨짚으며 마치 회담이 결렬되기를 바라기라도 하는 듯한 위험한 말을 내뱉는다. “보수정권 9년 동안 일관되게 대북 제재를 집행한 결과 어쩔 수 없이 두 손 들고 나온 김정은” 운운하며 생뚱맞게 ‘보수정권 공적론’을 설파하는 인사도 있다. 아무리 여론의 질책을 받아도 이들은 ‘도덕적 확신범’인 양 당당하다. 남북 문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혐오성 막말을 일삼는 이들을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것인가. 이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그리고 통일을 위한 역사의 일보를 내디뎠다. 합의보다 중요한 게 실천이다. 대나무가 마디를 하나씩 만들어 가듯 그렇게 차근차근 이뤄 나가야 한다.
  • “북·미 정상회담 목표는 비핵화…우리도 무슨 일 일어날지 몰라”

    北체제 보장·핵폐기 검증 관건 남북 간의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북·미 정상회담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언급보다 빠른 5월 중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시사하는 등 미국 정부도 정상회담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시간주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서 “북한과 회동이 오는 3~4주 내에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매우 중요한 회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5월 말~6월 초가 유력해 보였던 북·미 정상회담을 3~4주 내로 적시한 것으로 볼 때, 북·미 간 의제 조율이 어느 정도 합의를 이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의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가 될 것”이라면서 “예측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여러분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왜냐면 우리도 정말로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자”면서 “나는 (회담장에) 들어갈 수도 있고, 회담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면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최근 평양을 극비 방문을 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ABC방송에서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달성하도록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김 위원장과) 북·미 양국이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에 대해 광범위한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맡긴 명확한 사명을 가지고 있었고, 내가 (북한을) 떠날 때 김 위원장은 그 ‘사명’을 정확하게 이해했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해 볼 때 북·미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 등은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지막 관문인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북·미의 이견이 아직도 팽팽한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제 대화의 무게 추는 북한이 과연 비핵화를 고려하고 있느냐에서 비핵화 약속을 어떻게 구체적인 조치로 진전시키느냐로 넘어갔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핵·미사일 개발 시간만 벌어주며 북한에 속았던’ 과거 대북 협상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최대 압박을 거두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다.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로 핵 폐기를 최대한 미루면서 체제 보장과 경제적 보상 등 반대 급부를 ‘최대한 얻어내겠다’는 뜻을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행동뿐 아니라 비핵화의 시한, 이를 검증할 사찰,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구 재가입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북 핵 검증도 이전과는 다른 강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북한도 핵 포기에 따른 대가로 체제 보장과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 제재 완화 또는 해제, 평화협정 체결, 북·미 국교정상화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정은 정권의 체제 보장은 최우선 요구사항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핵 포기는 북한 체제를 보장한다고 미국이 확실하게 먼저 약속해야 한다는 점이 조건’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어려운 협상이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두 사람에게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회담의 성공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재선의 ‘가늠자’인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북핵 해결’이라는 외교적 성과물이 절실한 입장이다. 김 위원장도 ‘경제 부흥’을 선언한 만큼 대북 제재와 압박을 꼭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미 양국의 두 지도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극적인 ‘타협’이 이뤄질 수도 있다”면서 “북·미가 ‘핵 폐기’라는 큰 틀에 합의하고, 비핵화의 단계별 이행과 보상 과정을 최대한 단순화하는 형태로 ‘대타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김정은 “국제사회 투명하게 공개”…핵실험장 폐쇄 생중계할 듯

    김정은 “국제사회 투명하게 공개”…핵실험장 폐쇄 생중계할 듯

    金 “난 美 향해 핵 쏠 사람 아냐” 비핵화 프로세스 진입 신호탄 ‘정치적 쇼’ 라는 의심 잠재우기 북미회담에 긍정적 영향 줄 듯5월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는 전 세계에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 주는 ‘빅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북한이 비핵화의 첫 단추를 끼웠음을 알리는 정치적 행위이자 상징적 조치이기 때문이다. 비핵화가 ‘동결-폐기’로 압축되는 프로세스에 이미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비핵화 논의가 본격화될 5월 말 6월 초 북·미 정상회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2008년 영변 냉각탑 폭파 땐 녹화중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부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 시행할 것이며,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고자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 언론인들을 조만간 북한으로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장면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은 2008년 6월 27일 비핵화 의지를 외부에 보여 주고자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해체할 때도 미국 CNN, 한국 MBC를 비롯해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북핵 6자회담의 다른 5개 참가국 방송·통신사를 초청했다. 당시 냉각탑 폭파 행사는 CNN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영변 현지에 위성 송출시설이 없어 불발됐다. 대신 이 장면은 폭파 수시간 뒤 전 세계에 녹화 중계됐다. 그러나 그간 위성 송출기술이 발전해 간단한 장비로도 생중계할 수 있어진 데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전 세계에 과시하려면 생중계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어 이번에는 생중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남북 간 합의로 한·미 언론인과 전문가를 언제 파견할 것인지 논의해야 하는데,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 전에 폐쇄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풍계리 이외 영변 핵시설에 대한 언급은 이뤄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일단은 이 내용”이라고 답했다. ●풍계리는 北 핵무력의 심장부 대북 제재 해제와 북·미 관계 정상화에 반대하는 미국 내 강경파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라도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같은 가시적 성과를 보여야 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나는 남쪽이나 태평양, 미국을 향해 핵을 쏠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공개하는 행위는 김 위원장 발언의 진정성을 입증하는 보증수표가 될 것이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2008년 폭파된 영변 냉각탑과 달리 지난해 9월까지 핵실험을 한 북한 핵무력의 심장부와 같은 곳이다. 높이 20여m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인 영변 냉각탑은 폭파되기 2년 전인 2006년부터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폭파 당시에도 ‘용도폐기 된 빈 껍데기’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폐쇄는 다르다는 평가와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일부에서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핵실험 시설보다 훨씬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한 것도 ‘정치적 쇼’라는 의심 어린 눈초리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측이 한국 언론을 비롯해 외부 언론에서 나오는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는 비핵화의 시작이다. 북·미 정상회담에선 핵 동결과 이미 생산한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핵 폐기, 미래의 핵을 폐기하기 위한 시설 폐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 등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주 베트남 대사에 임명된 김도현 삼성 임원 알고보니...

    주 베트남 대사에 임명된 김도현 삼성 임원 알고보니...

    외교부는 김도현(52) 삼성전자 임원을 주베트남 대사에 임명하는 등 올해 춘계 공관장 인사를 단행했다고 29일 밝혔다. 주 제네바 대표부 대사에는 백지아 외교안보연구소장이 임명됐다. 다자통상외교 최전선인 제네바대표부에 여성이 공관장으로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사에서 주목되는 김 신임 주베트남 대사는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외교부를 발칵 뒤집었던 대통령 폄하 발언 투서사건의 장본인이다. 1993년 제27회 외무고시에 합격한 김 신임대사는 서기관 시절이던 2004년 조현동(외시 19기) 당시 북미3과장 등 외교부 핵심 부서인 북미국 일부 인사들이 회식 도중 노무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 외교 안보 라인을 노골적으로 비하했단 사실을 청와대에 투서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사결과, 당시 외교부 회식에서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이기면 노무현 정권은 다 끝난다. 외교부는 한나라당의 지시를 받아서 일을 하면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일로 발언 당사자인 조 과장은 보직해임됐다. 조 과장을 두둔했던 윤영관 당시 외교부 장관과 위성락 북미국장(외시 13기·현 서울대 객원교수)도 이후 끝내 경질됐다. 하지만 조 전 과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선임행정관, 북핵기획단장을 지내는 등 중용됐고 박근혜 정권에서도 공공외교대사 기획조정실장으로 임명되며 승승장구했다. 반면 김 신임 대사는 이명박 정부에서 ‘친노 인사’로 분류돼 한직을 전전하다 2012년 끝내 외교부를 떠났고 이듬해 삼성으로 이직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스마트폰기기) 구주·CIS 수출그룹 담당 임원을 하다 이번에 대사로 발탁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과거 외교부 근무 중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여러 공관에서 근무해 외교관으로서의 경험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몇 년 전 외교부에서 민간 기업으로 옮긴 뒤 민간분야에서 쌓은 상당한 전문성이 외교 공관장으로서 유용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신임대사 임명을 두고 이해상충 시비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이 베트남에서 대규모 휴대전화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밖에 주이란대사에는 유정현 전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국장, 주 브라질 대사에 김찬우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주 사우디아라비아 대사에 조병욱 전 주미공사, 주 그리스 대사에 임수석 전 외교부 유럽국장, 주 노르웨이 대사에 남영숙 세계스마트시티기구 사무총장, 주 몽골 대사에 정재남 주 우한총영사 등이 임명됐다. 또 주 알제리 대사에 이은용 전 외교부 문화외교국장, 주 카타르 대사에 김창모 행정안전부 국제행정협력관, 주 쿠웨이트 대사에 홍영기 전 외교부 국제경제국장, 주 싱가포르 대사에 안영집 주 그리스 대사 등이 임명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의 과도 정부 때부터 지난달초까지 북미국장을 지낸 조구래 전 국장은 튀니지 대사에 임명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은 위원장, 핵실험장 폐기 ‘생중계’ 할까?

    김정은 위원장, 핵실험장 폐기 ‘생중계’ 할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취재진 등을 북한으로 초청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10년 전 이뤄졌던 냉각탑 폭파를 떠오르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2008년 6월 27일. 북한은 미국 CNN과 한국의 문화방송 등 6자회담 참가국 취재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북한이 영변 원자로 가동일지를 제출하는 등 핵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이자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절차에 착수했고, 이에 북한이 불능화 대상이던 영변 5MW 원자로의 냉각탑 폭파로 화답한 것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당시 냉각탑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의 유무를 인공위성을 통해 관찰해 영변 원자로의 가동 여부를 판단해 왔기 때문에 냉각탑은 북한 핵 개발의 상징적인 장소로 여겨졌다. 일부 ‘정치쇼’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대체로 환영한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냉각탑 폭파 장면은 폭파 수 시간 뒤에 전 세계에 녹화중계됐다. 애초 생중계도 고려됐지만, 영변 지역에 위성을 송출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녹화된 화면을 평양으로 가져온 뒤에야 방송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엔 핵실험장 폐기 장면이 생중계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선 생중계가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며, 그간 위성 송출기술이 발전해 간단한 장비로도 생중계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핵실험장 폐기’는 5월 또는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따라서 남북정상회담의 모멘텀을 잇고 북미정상회담에서 본격적인 비핵화 논의를 하기 전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과시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냉각탑을 폭파했지만, 그 이후로도 핵 개발에 매진한 데서 보듯 이번 핵실험장 폐기도 단순한 ‘쇼’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냉각탑은 2007년 북핵 2·13합의에 따른 불능화 조치의 일환으로 내열제와 증발장치 등이 이미 제거돼 용도 폐기된 ‘빈 껍데기’ 상태였지만, 풍계리 핵실험장은 여전히 일부 갱도가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한 것도 ‘이벤트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불식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은 “평양시간 아닌 서울시간 쓰겠다” 표준시 통일

    김정은 “평양시간 아닌 서울시간 쓰겠다” 표준시 통일

    남북 표준시간 3년만에 통일김정은 “5월 중 핵시설 폐쇄” 남북한 사이에 30분 차이가 났던 표준시간이 2년8개월 여만에 서울 표준시로 통일된다. 북한의 표준시는 평양을 기준으로 한국 시간과 30분 차이가 난다. 서울이 오전 11시라면 평양은 오전 10시30분으로 유지돼 왔다.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남북정상회담 관련 추가브리핑에서 이같은 합의사항을 공개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의 환담에서 평화의 집 대기실에 시계가 2개 걸려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리설주 여사도 함께 했다. 김 위원장은 하나는 서울시간, 하나는 평양시간을 가리키고 있는 두 시계를 보며 “매우 가슴이 아팠다”고 말한 뒤 “북남의 시간부터 먼저 통일하자”고 문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표준시를 쓰던 우리 측이 바꾼 것이니 우리가 원래대로 돌아가겠다”고 말하며 남측이 대외적으로 발표해도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윤 수석은 “표준시 통일은 북측 내부적으로도 많은 어려움과 비용을 수반하는 문제”라며 “김 위원장이 이렇게 결정한 것은 국제사회와의 조화와 일치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예상되는 북미간 교류 협력의 장애물을 제거하겠다는 결단으로 생각한다”며 “(남북교류 등) 여러가지를 감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남북한은 기존에 모두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 일본의 표준시인 ‘동경시’를 썼다. 하지만 이후 북한이 일제 잔재 청산을 내세워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새롭게 ‘평양시’를 만들었다. 북한은 지난 2015년 8월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우리나라 표준시를 빼앗았다”며 광복 70주년인 그해 8월15일부터 기존에 사용하던 표준시간을 동경시보다 30분 늦춰 사용해 왔다. 4·27 남북정상회담 때는 두 정상이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과정에서 취재 기자간 표준시 때문에 잠시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이런 가운데 윤 수석은 북한이 5월 중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할 것이며 이때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하는 등 대외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이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부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 실행할 것”이라며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와 언론인을 조만간 북으로 초청하겠다” 밝혔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일부에서 못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 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큰 2개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같은 북한 핵실험장 폐쇄 공개 방침에 대해 즉시 환영했고 양 정상은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은 북측이 준비되는 대로 일정을 합의하기로 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윤 수석은 이어 “폐쇄와 대외 공개 방침 천명은 향후 논의될 북핵 검증 과정에서 선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미국이 북에 대해 체질적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우리와 대화를 해보면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상으로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서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면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고도 했다. 그러면서 “조선 전쟁의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한민족의 한 강토에서 다시는 피 흘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결코 무력사용은 없을 것을 확언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20일 개최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한다고 선언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의 6차례 핵실험이 모두 이뤄진 장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준표, 사흘 연속 남북정상회담 평가절하 “위장평화쇼…말의 성찬”

    홍준표, 사흘 연속 남북정상회담 평가절하 “위장평화쇼…말의 성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사흘 연속 3차 남북정상회담을 깎아내렸다.홍준표 대표는 정상회담 당일과 이튿날에 이어 29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번 속으면 속인 놈이 나쁜놈이고 두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고 세번 속으면 그때는 공범이 됩니다”라면서 “여덟번을 속고도 아홉번째는 참말이라고 믿고 과연 정상회담을 한 것일까요?”라고 했다. “여론 조작이나 일삼는 가짜 여론조사기관과 댓글조작으로 여론조작하는 세력들이 어용언론을 동원해 국민을 현혹해도 나는 깨어 있는 국민만 믿고 앞으로 나아갑니다”라고 글을 시작한 그는 “우리 민족끼리는 문제가 없는데 미국이 문제라는 시각이 북측과 주사파들이 남북관계를 보는 눈입니다”라고 했다. 또 “본질을 이야기 하는데 걸핏하면 색깔론을 들먹이는 저들의 음해 공작에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깨어 있는 국민들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라면서 “히틀러의 위장평화정책에 놀아난 체임벌린보다 당시는 비난받던 처칠의 혜안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겠습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앞서 정상회담 당일인 27일 판문점 선언이 나온 직후 홍준표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은 김정은과 문재인 정권이 합작한 남북 위장평화쇼에 불과했다”라면서 “북의 통일전선 전략인 우리 민족끼리 라는 주장에 동조하면서 북핵 폐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 하고 김정은이 불러준대로 받아 적은 것이 남북정상회담 발표문”이라고 평가절하했다.그 다음날인 28일에도 홍준표 대표는 “이번 남북 공동선언은 이전의 남북 선언보다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조차 명기하지 못한 말의 성찬에 불과하다”라면서 “미국은 이런 류의 위장평화 회담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남북문제를 미북간의 긴장 문제로 만들어 가고 있는 문재인 정권의 외눈박이 외교를 국민과 함께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북한 매체를 보면, 북미 회담 ‘의제’가 보인다

    북한 매체를 보면, 북미 회담 ‘의제’가 보인다

    오는 6월 초 개최될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측이 받아들일 수 없는 미국 측의 요구는 뭘까. 최근 북한 매체들의 보도 내용을 보면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북한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제 보존을 위해 양보할 수 없는 한계선을 지키려는 모습이 엿보인다.북한 매체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식 민주주의는 ‘반인민적인 체제’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미국식 민주주의의 허황성을 똑바로 보아야 한다’는 제목의 정세논설에서 “미국식 민주주의는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인민대중의 지향과 요구를 무자비하게 짓밟는 가장 반동적이고 반인민적인 통치체제이며 침략과 간섭의 도구”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미 지배층은 미국식 민주주의가 세계 모든 나라에서 통용되어야 할 보편성을 가진 민주주의라고 떠들어대고 있다”라며 “그것을 세계제패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인권의 불모지, 자유의 폐허 지대가 다름 아닌 미국이다. 이러한 곳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미국식 민주주의가 보편화한다면 국제사회는 약육강식의 법칙만이 난무하는 무법천지로 되고 말 것”이라고 역설했다.신문은 “현실은 미국식 민주주의가 다른 나라의 현실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또 맞을 수도 없다는 것, 매개 나라는 그 누구의 본을 딸 것이 아니라 자기 나라의 구체적 환경과 실정에 맞는 정치방식을 선택하고 자주적인 길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처럼 미국식 민주주의를 비난하고 자기 나라의 실정에 맞는 정치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미 측이 요구하고 나설 북한인권 문제, 민주주의 요구 등을 거부할 것임을 미리 통보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주민들 속에서 미국에 대한 환상이 싹틀 수 있다는 우려 등에 따른 것일 수 있어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월 또는 6월에 비핵화와 북한 체제 안전보장 등을 의제로 하는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 측의 구체적인 실천 로드맵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판문점 선언을 환영한다면서도 “우리는 과거 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최대의 압박은 비핵화가 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해 북핵 폐기 전까지는 압박을 늦추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정상 선언’으로 김정은에 대한 기대감↑... 관건은 ‘언행일치’

    ‘정상 선언’으로 김정은에 대한 기대감↑... 관건은 ‘언행일치’

    지난 27일 역사적인 2018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안팎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공동 선언문에서 ‘종전선언’, ‘불가침’, ‘군축’, ‘평화수역’등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회담의 마중물 역할도 담겨있는 남북 회담에서는 ‘비핵화’ 문구가 그대로 표현됐다. 이 때문에 북한이 오는 6월 북미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이행방안을 마련해 미국과 협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전날(27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발표된 남북 공동 선언문에는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명시했다. 오늘(28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서도 “북남관계 문제와 조선반도 평화보장 문제,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를 비롯하여 호상(상호)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하여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의견들이 교환되었다”며 비핵화 문제가 논의됐음을 밝혔다. 공동 선언문에서 남북 간 풀어가야 하는 문제는 해결 가능성이 비교적 밝다. 남북 간 재래식 무기 감축과 이산가족·친인척 상봉, 적대행위 금지, 서해북방한계선 수역을 공동 해역으로 지정하는 문제 등 남북이 빠른 시일 내 각 분야에서 실무회담을 통해 추진해 나가면 되는 것들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북미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겨놓았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로서는 정상 선언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확인시키는 것에 의미를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미국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한 질문에 “매우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변화를 전재로 하는 대북압박은 병행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판문점 선언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과거 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최대의 압박은 비핵화가 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해 북핵 폐기 전까지는 압박을 늦추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따라서 판문점 정상 선언의 성공 여부는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이행 의지가 관건이다. 과거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깼던 점에서 이번 선언의 내용이 비핵화 로드맵으로서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미국 조야에서부터 거듭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 캘리포니아대학 미·중연구소 마이크 치노이 수석 연구원은 CNN방송에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이는 분명한 전환점”이라면서도 “사람들이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놀라운 광경에 흥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이 같은 좋은 의도가 실질적인 조치가 되게 하기 전까지 해야 할 것이 아직 엄청나게 많다”고 지적했다.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부교수는 “북한은 오랫동안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이는 일방적 군축과 같은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 같은 의사를 재확인하는 것은 새롭지 않으며 신중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미 행정부에서 북한 정책을 담당했던 미 싱크탱크 독일 마셜펀드(GMF)의 선임연구원 라우라 로젠베르거도 WP와의 인터뷰에서 2012년 2월 29일 북한과 미국의 ‘윤달 합의’(Leap Day Deal) 실패를 거론하면서 같은 일이 반복될까 우려한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은 미사일 실험 중단에 합의했으나 약 6주 뒤 실험을 재개했다. 북한도 어렵게 이뤄진 남북 간 합의와 오는 6월초 개최되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 ‘언어의 성찬’ 보다는 행동으로 이를 확인시키고 설득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 된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언행일치’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핵 없는 평화공존의 새 한반도 시대 열다

    남북 정상 비핵화에 원칙적 합의해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위한 첫발 떼 북ㆍ미 회담서 완전한 로드맵 만들길 남북이 70년 분단과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 공존의 새 시대를 향한 첫발을 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어제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집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갖고 완전한 비핵화 원칙에 원론적으로 합의했다. 남북 정상은 또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등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남북 관계 개선 등을 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 발표했다. 또 오는 8월 광복절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복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남북 정상이 11년 만에 ‘분단의 선’을 넘어 ‘평화의 손’을 잡고 핵 없는 한반도 평화라는 대장정을 함께 시작한 것이다.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의 통 큰 합의로 지난 25년간 한반도를 짓눌러 온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는 비핵화와 종전선언, 적대행위 금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에 평화수역을 만들어 군사적 충돌방지 등이 담겼다. 또 문 대통령이 올 가을 평양을 방문하고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10·4선언에서 합의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1차적으로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기로 하는 등 남북 관계 개선과 관련된 다양한 내용들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어제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반갑게 악수를 하며 역사적인 회담을 시작했다. 판문점 북측 판문각에서 200m를 걸어온 김 위원장은 활짝 웃었고 문 대통령의 손을 잡으며 첫 인사를 나눴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오갈 수 있는데 65년간 꽉 막혔던 분단의 아픔과 평화 공존의 필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줘 잊을 수 없는 장면이 됐다. 김 위원장은 한국군 의장대 사열에 이어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옮겨 방명록에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라고 적은 뒤 문 대통령과의 오전 회담에 돌입했다. 오전 회담은 남쪽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북쪽에서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한 가운데 100분간 진행됐다. 핵심 의제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율을 마친 상태에서 남북 정상이 담판을 짓는 자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오전 회담 마무리 발언을 통해 “아주 좋은 논의가 많이 이뤄져 남북의 국민에게, 전 세계 사람에게 아주 큰 선물이 될 것 같다”며 비핵화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오후 회담 전 우리 측에서 남북 정상이 공동선언문을 함께 발표하고,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만찬에 참석한다고 밝히면서 오전 회담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음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두 정상이 첫 만남에서 비핵화 합의를 비롯해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관계 개선에 대해 역사적인 합의를 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원칙주의자 문 대통령의 북핵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신중함에 30대 김 위원장의 과감함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밝힌 배경을 놓고 여전히 궁금증이 남아 있지만, 계속 옥죄어 오는 국제 제재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 안보 상황이 남북 정상의 과감한 결단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비핵화 방향은 미국이 요구하듯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CVID)’ 방식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판문점 선언에는 비핵화 원칙만 밝혔을 뿐 구체적으로 방법과 시기가 빠져 있고, 주체도 모호해 논란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종전선언에 합의한 것은 의미가 크다. 정전협정체결 65주년인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을 적극 추진하기로 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또한 남북 정상이 합의 내용을 이행하고 남북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올 가을 문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고 개성에 연락사무소를 두기로 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5월 1일부터 상호 비방 등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하는 한편 각 분야 후속 실무회담으로 회담 결과를 구체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11년 만에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정부의 협상력과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성과에 들떠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강조했듯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합의한 내용의 성실한 이행이 중요하다. 첫 번째 단추는 잘 끼웠다. 김 위원장과의 첫 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직접 이끌어 낸 문 대통령은 다음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로드맵에 합의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내야 한다. 북한의 완전화 비핵화는 북·미 회담에서의 담판 결과에 달려 있다. 도보다리에서의 벤치회담 등을 통해 확인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구체적 방식 등을 트럼프 대통령과 공유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핵 문제는 북한과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문제다. 더이상 단순 중재자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다. 70년 분단의 역사 현장인 한반도가 핵무장에서 비핵화로, 대결에서 대화로 역사의 큰 흐름이 바뀌고 있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한 번의 만남으로 평화가 오지는 않는다. 핵 없는 평화공존의 한반도 시대를 향한 매우 중요한 첫 관문을 통과했을 뿐이다.
  • [서울광장] 북핵, 얼마인가/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북핵, 얼마인가/진경호 논설위원

    판문점에서 마주한 남북 정상의 환한 미소 뒤로 우리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핵심 문제 하나를 마주해야 한다. 북핵은 얼마냐는 것이다. 목숨만큼 소중히 여기는 핵을 정녕 내다 팔 생각이라면 북은 대체 얼마를 받을 작정인 건지, 그 핵을 사다 버려야 하는 우리는 얼마를 줘야 하는지를 따져야 한다. 그 계산이 맞아야 한반도 비핵화의 역사적 거래는 성사된다. 북핵을 저울에 달아 본 사람은 없다. 그러나 ‘원가’, 즉 개발비용 정도는 추정이 가능하다. 국방부는 김정은 정권 들어 3차 핵실험까지 11억∼15억 달러를 핵 개발에 투입했을 것으로 2014년 추정했다. 지난해 6차 실험까지 얹으면 추정치는 최대 30억 달러까지 오른다. 핵에 따라붙는 미사일 개발 비용도 만만치 않다. 2000년 한국 언론사 사장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은 “로켓 1발에 2억~3억 달러가 든다”고 했다. 2012년 4월 북한의 광명성 1호 발사 때 우리 정부는 비용을 8억 5000만 달러로 추정했다. 2016년과 2017년 북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47차례 크고 작은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점을 감안하면 김정은 정권 들어서만 미사일 발사에도 수십억 달러가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돈은 어디까지나 ‘원가’일 뿐이다. 부가가치, 즉 전략적 효용과 파생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북핵에 맞선 우리와 주변국의 안보비용은 접어 두고,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10건에 따른 북의 경제 손실만도 막대하다. 유엔 대북 제재안 2270호 하나만 해도 2016년 3월부터 9개월간 2억 달러의 외화 손실을 북에 안겼다는 게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분석이다. 미국외교협회는 북이 핵 개발로 잃는 남북·북중 무역의 기회비용이 2020년까지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파악했다. 폐기 비용도 빼놓을 수 없다. 권혁철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북핵 폐기와 경제 원조에 10년간 200억 달러가 들 것이라고 봤다. 북한이 북핵의 대가로 10년간 600억 달러 규모의 경제 지원을 주변국들로부터 받기를 원한다는 뜻을 중국 측에 밝혔다는 보도가 근거 박약만은 아닌 듯하다. 북핵의 진정한 값어치는 그러나 모두가 주지하듯 이런 경제 수치 너머에 있다. 김정은 정권의 안위와 체제 보장이라는 절체절명의 가치가 그것이다. 금전으로 환산이 안 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말대로 이 대목에서 북핵은 “부르는 게 값”이 된다. 핵 대신 미국과의 평화협정이라는 종잇장 하나에 자신의 안위와 북한의 운명을 맡길 바보는 없다. 핵 포기에 따른 경제·문화 개방이 북한 사회와 정권의 안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도 ‘아랍의 봄’을 목도한 김정은으로선 흘려 볼 사안이 아니다. 중국이 절대적 카드가 될 것이다. 핵 대신 취할 한반도 평화체제를 북은 미국과 중국의 동북아 패권 경쟁이 팽팽한 균형을 이루는 틀로 만들려 할 공산이 크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외연을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로 꾸리고 그 틀 안에 중국과 그들의 사회주의 노선을 불어넣어 미국의 외풍을 막아 낼 바람막이로 삼는 방안이다. 북한형 이이제이(以夷制夷)다. 중국으로선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이런 북의 전략과 행보가 한·미 동맹에 바탕한 우리의 자유민주 질서에 예상치 못한 도전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다.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비핵화 논의와 맞물려 어떤 평화체제인가에 대한 논의도 이제 막을 올려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어떤 평화체제를 목표로 하는지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리고 그 방향으로 관련국 논의를 이끌어야 한다. 남북 두 정상은 이제 호랑이 등에 올랐다. 어제는 웃었으나 오늘부턴 치열한 샅바싸움 속에 북핵 폐기 방식과 절차, 그리고 보상 규모와 형태 등을 둘러싼 남북한과 주변국들의 첨예한 흥정과 대립이 펼쳐지고, 위기가 닥칠 것이다. 우리 내부의 갈등이 고조될 수도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명확한 비전만이 이를 헤쳐 갈 동력이다. 그게 있어야 북핵 비용이 평화 비용으로 순치된다. 그래야 그 값이 얼마든 모든 국민이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다.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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