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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보다 무서운 건 미세먼지”

    국민 불안요인 대기오염 최고점 경기침체·고령화 등이 뒤이어 우리나라 국민이 불안감을 가장 크게 느끼는 위험 요소는 ‘미세먼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점차 감소하던 미세먼지 농도가 2013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증가하고 인체에 대한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국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Ⅳ)’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3839명을 대상으로 각종 위험에 대한 불안 수준을 측정한 결과 점수가 가장 높은 항목은 ‘미세먼지 등과 같은 대기오염’(3.46점)이었다. 이번 조사는 1점(전혀 불안하지 않다)부터 5점(매우 불안하다)까지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기오염 다음으로는 경기침체 및 저성장(3.38점), 고령화로 인한 사회문제(3.31점), 수질오염(3.29점), 성인병·실업 및 빈곤(각 3.27점), 북한의 위협 및 북핵 문제·노후(각 3.26점) 순이었다. 불안 점수가 낮은 항목은 홍수 및 태풍(2.63점), 지진 및 쓰나미(2.73점), 가족해체 및 약화(2.64점), 권력과 자본에 의한 민주주의 위기(2.84점) 등이었다. 보고서는 환경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이유에 대해 “지난해 초부터 미세먼지 증가 현상과 이를 둘러싼 오염원 논쟁이 확대되면서 대중의 인식이 높아진 결과”라며 “생태 환경과 관련해 우리 국민은 자연재해보다는 환경문제를 좀더 일상에 가까운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안을 영역별로 살펴본 결과 환경 관련 위험에 대한 불안이 평균 3.31점으로 가장 높았고 경제생활 불안(3.19점), 건강 불안(3.15점), 사회생활 불안(3.13점) 등도 높은 편이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北, 핵고도화 사실상 포기… 김정은·트럼프 비핵화 의지 강해

    북한이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다고 발표하면서 북한의 2008년 6월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사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냉각탑 폭파는 북핵 ‘불능화’의 상징이었지만 이후 북한이 다시 핵개발에 나서면서 ‘폭파쇼에 불과했다’는 오명이 붙었다. 전문가들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핵고도화를 멈추겠다는 실질적 비핵화 조치이기 때문에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대해 ‘3가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초기 조치로, 비핵화가 시작됐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가장 먼저 꼽았다. 이어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상당한 성의를 보여 주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며 “남북 간 시간 통일에 이어 남북 정상회담 때 약속했던 사항들을 하나하나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즉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통해 더이상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뜻이다. 이곳은 북한 내 유일한 핵실험장이다. 따라서 핵물질을 생산하고 추출해 핵탄두를 만든다고 해도 더이상 그 위력을 실험할 수 없다. 반면 영변 핵시설 5㎿ 원자로의 냉각탑은 당시 용도 폐기 직전의 시설이었다. 또 원자로는 그대로 두고 냉각탑만 폭파했기 때문에 인근 강물을 끌어다가 냉각 기능을 대체할 수 있었다. 냉각탑은 한두 달 안에 다시 만들 수 있는 부수적 시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무기 완성을 선언한 상황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의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건재한 갱도가 2개 더 있다”고 반박했다. 북한이 원자탄과 증폭핵분열탄만 성공했을 뿐 마지막 단계인 수소탄은 개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핵을 고도화하는 최선의 방법(핵실험)을 포기했다는 데 실질적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냉각탑을 폭파한 2008년에는 남북이 적대적이었다는 점도 다르다. 북한이 6월 27일 냉각탑을 폭파했지만 10여일 후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군이 발사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은 또 8월 14일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 연기에 따른 반발로 영변 핵시설 조치 중단을 선언했다. 이명박 정부와 김정일 정권의 갈등이 커졌고, 이듬해 4월 북한은 탄도미사일 ‘은하 2호’를 발사하면서 핵·미사일 개발에 다시 매진했다. 반면 현재는 남북 정상회담 등 관계 진전을 추동력으로 북·미 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6자회담과 같이 상향식 구도가 아니라 정상들이 먼저 합의한 뒤 실무적 협의를 하는 하향식이어서 속도도 빠르다. 특히 북·미 간 비핵화 로드맵의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다. 다만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명확히 하려면 북한이 초청한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 5개국 기자단 이외에 전문가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특히 미 전문가들이 직접 보고 싶을 것이고, 사실상 사찰의 첫 무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8년에는 6자회담국 기자단이 참관했으나 이번에는 영국이 포함되고 일본을 배제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美, 북핵 분해해 미국에 ‘봉인’… 2년 내 완벽한 비핵화 끝낸다

    [6·12 북미 정상회담] 美, 북핵 분해해 미국에 ‘봉인’… 2년 내 완벽한 비핵화 끝낸다

    북·미 정상회담을 한 달가량 앞둔 가운데 미국이 주장하는 비핵화 로드맵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시험장을 폐기한 뒤 현재 보유한 핵무기·핵물질을 분해해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식이다. 핵물질을 생산하는 시설도 제거된다. 생화학무기 폐기 및 북한 내 핵과학자 관리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완벽한 비핵화’다. 핵심은 속도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임기인 2020년까지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 체제안전보장(북·미 관계 정상화, 평화협정) 교환을 마치겠다는 것이다.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3일(현지시간) ABC방송 인터뷰에서 밝힌 ‘비핵화 빅딜’은 핵탄두·핵물질 반출, 핵시설·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한 개방적 사찰, 핵폭탄 원료인 플루토늄·고농축우라늄 재처리 능력 제거, 생화학무기 폐기 등 네 가지다. 북한이 23~25일 실시하겠다고 밝힌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까지 감안하면 이미 보유한 ‘과거핵’과 ‘미래핵’을 모두 없애는 조치다. 또 폐기된 핵을 미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간다는 것은 미국이 직접 2020년까지 북한 핵무장을 해제하겠다는 뜻이다. 윤곽이 드러난 북한의 비핵화 모델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모델이다. 속전속결이라는 점에서는 리비아식과 비슷하고, ‘완성 핵무기’를 반출한다는 점에서 리비아식 및 카자흐스탄식과 흡사하며, 개방적 사찰은 이란식과 맥을 같이한다. 리비아는 2003~2004년 고농축우라늄 생산에 필요한 원심분리기를 반출하는 식으로 2년 내에 비핵화를 마쳤다. ‘선(先) 핵포기 후(後) 보상’의 속전속결형으로 불린다. 카자흐스탄은 1992년부터 1996년까지 핵무기 1000여기를 러시아에 넘기는 식으로 비핵화를 진행했다. 이란은 전면안전조치협정(CSA·핵물질과 저장시설 모니터)과 추가의정서(AP·연구시설 및 해당국 동의하에 의심 지역 사찰)를 뛰어넘는 AP+를 진행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목한 의심시설에 대해 이란이 사찰을 거부하려면 24시간 이내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북한이 아직 구체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은 핵물질·ICBM 은닉 우려 때문에 개방적 사찰이 필수라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영토 주권’을 주장할 수 있다. 또 북·미가 빅딜을 시사하고 있지만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동시적 조치’와 미국의 ‘선 핵포기 후 보상’ 이견이 어느 선에서 봉합될지도 관건이다. 핵무기와 ICBM을 제외한 생화학무기,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단거리미사일 등은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아니라 향후 별도의 남·북·미 군축회담을 통해 본격적으로 협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만명 규모의 북한 핵·미사일 전문가에 대한 관리는 중장기 과제로 꼽힌다. 파키스탄 핵개발에 기여한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이란, 북한, 리비아 등에 고농축우라늄 제조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기술을 전수한 사례가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완전한 핵폐기에 대한 보상을 언급하면서 북·미 간 빅딜이 예상보다 구체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핵화 보상책으로는 대북 체제안전 보장과 경제제재 완화, 국제기구의 대북 융자 지원, 미국 민간 자본 투자 등이 예상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국이 신속한 핵반출을 언급할 정도면 이미 북한에 구체적인 경제제재 완화 방안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볼턴 보좌관은 협상용 ‘채찍’을, 폼페이오 장관은 ‘당근’을 언급해 역할 분담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北 핵무기 테네시에 보관” 비핵화 속도전

    美 “北 핵무기 테네시에 보관” 비핵화 속도전

    핵농축·재처리 능력도 제거 요구 “美 직접 핵무기 해체·사찰할 것” 생화학무기도 폐기 대상 재확인존 볼턴 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13일(현지시간) “북한이 가진 모든 핵무기와 물질을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반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가 처음으로 북한이 폐기할 핵무기와 물질을 보관할 미국 내 장소를 특정한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ABC방송에서 “그(북한의 비핵화) 결정 과정의 이행은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주의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그것은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을 제거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주장했던 신속하고 거대하며 일괄적인 방식의 북핵 반출을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볼턴 보좌관은 북한에 대한 경제적 보상에 앞서 ‘영구적 비핵화’(PVID)가 먼저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그것(PVID)은 보상 혜택이 흘러들어 가기 전에 일어나야만 하는 일”이라면서 “우리는 비핵화 절차가 완전하게 진행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즉 PVID의 시작이 ‘핵 반출’이고, 핵 반출을 해야 ‘보상’을 하겠다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우리는 이것(비핵화)이 더 크게, 다르게, 빠르게 되길 원한다”면서 “우리의 요구는 북한의 완전한, 전체적인 비핵화”라고 재차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의 핵사찰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맡기지 않고 미국이 직접 나설 것”이라며 강도 높은 핵사찰도 예고했다. 그는 “IAEA가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실제 핵무기 해체는 미국이 할 것이고 아마도 다른 나라들의 도움을 받을 것이다. 그것은 사실 IAEA 소관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대량파괴무기(WMD)인 생화학무기도 북·미 협상 대상임을 분명히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타협 불가 의제가 뭐냐’는 질문에 “비핵화가 그것의 핵심”이라면서 “그것(비핵화)은 단순히 핵무기만 뜻하는 게 아니라 북한이 과거 여러 차례 동의했던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의 포기를 의미한다. 또 우리는 탄도미사일 의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놨고 화학·생물학 무기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선 핵무기가 북한 지역에서 없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4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선 핵무기를) 북한 땅에서 해체하든지 제3국으로 반출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출 국가 등에 대해선 “북과 미국 간 논의 내용이라 언급하기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태영호 “김정은 성격,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

    태영호 “김정은 성격,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자서전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성격을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고 표현했다.태 전 공사는 14일 펴낸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기파랑, 544쪽)에서 북한 외교관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의 대외정책 기조와 북한의 내부 모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과 일화 등을 소개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성격에 대해 태 전 공사는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고 소개했다. 2013년 7월 재개관을 앞둔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전쟁기념관)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보고를 받은 김 위원장은 물바다인 지하에 구둣발로 들어간 뒤 “내가 그렇게 불조심하라고 했는데 주의 안 하고 무엇을 했느냐”며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면서 욕을 했다고 저자는 소개했다. 또 2015년 5월 김 위원장이 자라양식공장을 현지지도했을 때 새끼 자라가 죽어있는 것을 보고 공장 지배인을 심하게 질책한 뒤 처형을 지시해 즉시 총살이 이뤄졌다고 저자는 전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개성공단에 대해 “개성공단이 조선 체제에 장기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겠느냐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다. 하지만 얻은 게 더 많다. 우선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돈을 벌었다”고 말한 것으로 저서에 소개됐다. 김 위원장은 또 “개성 시민에 대한 자연스러운 통제와 관리가 용이해졌다. 다른 지역은 장마당 때문에 주민 통제가 얼마나 힘들어졌나. 개성 시민 5만 명이 매일 한곳에 모여 일하고 퇴근하는데 따로 무슨 관리가 필요한가. 총체적으로 우리가 훨씬 이익이다. 이런 경제특구를 내륙으로 확대해야 한다. 개성공단 같은 곳을 14개 더 만들라”고 말했다고 태 전 공사는 전했다. 또 2014년 영국의 ‘채널4’가 북핵 문제를 다룬 연속극 ‘오퍼짓 넘버’(Opposite Number) 제작 계획을 밝히자 김영철 당시 국방위 정책총국장이 평양 주재 영국대사를 소환해 ‘영국 정부가 반북 드라마 제작을 중지하지 않으면 영국 내에서 상상할 수 없는 보복행위가 일어날 것이고 그 책임은 영국 총리가 져야 할 것’이라는 요지의 말을 전달했다고 태 전 공사는 전했다. 태 전 공사는 ‘말하자면 채널4 청사를 폭파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5년 9·19공동성명 체결 이후 북한 전력공업성 전문가들이 합의에 변전소 건설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며 ‘외무성이 합의를 잘못했다’고 비난했고, 외무성은 ‘시간을 벌기 위해 사기를 치고 있으니 모르면 가만히 있으라’고 대응했다고 태 전 공사는 주장했다. 아울러 태 전 공사는 저서에서 평양시에 위치한 3층짜리 건물인 노동당 본청사 3층 서기실의 역할에 주목했다. 노동당 본청사는 지난 3월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을 맞이한 곳으로, 당시 남측 고위인사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 일반적으로 본청사가 우리 ‘청와대’ 격이라면 서기실은 ‘비서실’ 역할을 한다고 분석되는 곳이다. 태 전 공사는 “3층 서기실은 기본적으로 김정일·김정은 부자를 신격화하고 세습 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이라며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가 주민들이 김씨 부자의 실체를 알게 되면 3층 서기실은 와해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3층 서기실’은 대통령 비서실에 가깝다. 이곳은 중앙당 일꾼들도 마음대로 접근할 수 없는 완전한 금지구역으로 김정은 부자를 신격화하고 세습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북 회담 예견한 듯 위기의 시대, 평화를 ‘공작’하다

    남북 회담 예견한 듯 위기의 시대, 평화를 ‘공작’하다

    윤종빈 감독이 다시 한 번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제71회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은 신작 ‘공작’이 베일을 벗으면서다. 지난 12일 새벽 1시 30분쯤(현지시간)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이 열렬한 갈채를 보내자 윤 감독과 배우 황정민, 주지훈, 이성민은 감격한 표정으로 오랫동안 화답했다. 이성민은 영화에서 착용했던 시계를 번쩍 들어 보이며 큰 환호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윤 감독이 칸 레드카펫을 다시 밟은 것은 2006년 ‘용서 받지 못한 자’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이후 12년 만이다. 데뷔작부터 칸을 비롯한 유수의 영화제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윤 감독은 그동안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1), ‘군도: 민란의 시대’(2015) 등 굵직한 상업영화를 연출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감독으로 성장했다. 올해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공작’에는 그의 페르소나로 불렸던 하정우 대신 황정민, 조진웅, 주지훈, 이성민 등이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이미 ‘아가씨’(박찬욱 감독)로 칸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조진웅은 영화 촬영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고, 칸 레드카펫을 처음 밟는 나머지 세 명의 배우가 윤 감독과 나란히 뤼미에르 극장의 붉은 계단을 올랐다.칸영화제 측이 ‘공작’을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한 것은 사실, 윤 감독도 인터뷰에서 밝혔을 만큼 의아스러운 선택이다. 명칭 그대로 자정을 전후해 상영되는 이 부문에는 그간 독창적이고 실험적이면서도 ‘경쟁’ 섹션이나 ‘주목할 만한 시선’ 섹션에 비해 편하게 볼 수 있는 장르 영화들이 주로 선정돼 왔다. 지금까지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됐던 한국영화들, ‘달콤한 인생’(2005), ‘추격자’(2008), ‘표적’(2014), ‘오피스’(2015), ‘곡성’(2016), ‘부산행’(2016),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악녀’(2017) 등은 바로 그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작품들이었다. 특히 ‘부산행’은 역대급의 현장 반응을 이끌어 냈을 뿐 아니라 해외 판매에 있어서도 최고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러나 1990년대 대북 공작 활동을 벌였던 코드명 ‘흑금성’ 실화를 바탕으로 한 ‘공작’에는 빠른 속도의 액션 대신 인물들 간의 논쟁이 이어진다. 영화는 북핵 위기가 고조된 1990년대 중반부터 남북 간 화해 분위기가 이뤄지기까지 10여년의 시간을 아우른다.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 정치인과 사업가, 상사와 부하가 각자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서로의 말 위에 말을 쌓고, 주인공 ‘박석영’(황정민)의 내레이션까지 더해져 영화는 목소리의 향연이 된다. 첩보 영화의 긴장감 속에 한반도 각 지역의 방언, 존댓말과 낮춤말이 반복적으로 뒤섞이며 만들어 내는 리듬감이야말로 정제된 이 영화 속에서 가장 역동적인 부분일 것이다. 정성들인 대사들도 귀담아 들어 볼 만하다. 가령, 후반부의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 집권 여당을 위해 일하는 것입니까”라는 박석영의 항변은 ‘더 포스트’(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언론은 정부에 봉사하는 것이지, 정치인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인상적인 판결문을 소환한다. 경제 위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던 시대를 배경으로 남북 관계가 정치적으로 악용돼 온 역사를 비판하는 한편, 대북 공작원과 북한 보좌관 사이에 싹트는 신뢰와 형제애는 영화를 따뜻하게 감싼다. 연기, 음악, 편집 등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고 무엇보다 마치 4·27 남북 정상회담을 예견한 듯한 결말부가 인상적이다. 그러나 한 신, 한 신의 대화들이 다소 장황하고 설명적이어서 1박 2일에 걸쳐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 중에는 지루했다는 평가를 내놓는 이가 많았다. 언론을 위한 12일 오전 시사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바쟁 극장에서 열린 시사에는 외국 기자들이 많이 참석했는데 소소한 유머 코드에도 웃음이 터졌고 영화가 가진 시의성에 좀더 직관적으로 반응하는 분위기였다. BBC 방송국의 호세인 세리프는 “처음에는 자본주의자와 공산주의자가 구분되지만 차츰 둘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그에 따라 국경도 사라진다”고 지적하면서 “윤 감독이 북핵의 위기감이 고조돼 있던 시절에 평화를 이야기하고자 이런 영화를 기획했다는 점이 놀랍다”고 평했다. 칸이 ‘공작’을 선택한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 있을 것이다. 평화를 이야기하는 데 밤낮은 없다. 칸(프랑스) 윤성은 영화평론가
  • 北 핵무기 조기반출·美 제재 완화… 핵 완전폐기 빅딜론 탄력

    北 핵무기 조기반출·美 제재 완화… 핵 완전폐기 빅딜론 탄력

    과거 단계별 보상 패키지 대체 北 비핵화 진정성 확인 의도 “양측 긍정적 분위기로 논의중” 폼페이오 방북 동행 미국 관리 “트럼프 첫 임기 2020년까지 北 완전화 비핵화 가능하다”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 관료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내인 2020년까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 선언을 통해 2020년을 비핵화의 완성 시점으로 못박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선임 정책기획관은 이날 PBS 방송 인터뷰에서 ‘불가역적 비핵화는 얼마나 걸리나. 트럼프 행정부의 첫 임기 4년이 끝날 때까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것(비핵화 마무리)은 정말로 북한 사람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훅 기획관은 국무부 내 최고의 핵협상 전문가로 지난 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두 번째 북한 방문을 수행했던 인물이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가 ‘첫 임기 내’에 가능하다고 비핵화의 구체적 시간표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북한이 조속한 비핵화에 나선다면 한국에 버금가는 번영을 이룩하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훅 기획관은 또한 “우리의 정책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라며 “이것이 북·미 정상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논의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대가로 어떤 보상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은 북한과 그 주민들을 위해 기꺼이 매우 밝은 미래를 제공할 의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이것은 그들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한다는 ‘매우 큰 가정법’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미국이 속전속결식 일괄 타결 프로세스를 강조하면서 북핵 문제의 해결 시점이 2020년으로 수렴될 것이라는 전망은 꾸준히 제기됐다. 2021년 1월 첫 번째 임기를 만료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11월 대선을 치르게 된다. 일본 주간지 니케이아시안리뷰는 “미국은 2020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가져올 2년의 일정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은 핵·경제 병진 노선에서 경제 총력 노선으로 방향을 튼 북한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종료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미가 2005년 당시 9·19 공동성명처럼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한다는 큰 목적에 동의하고 그 시기는 향후 2년 정도인 2020년까지 완료하겠다는 최종 시한까지 논의를 마쳤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관건은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 시점인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활용하려면 2020년 여름 정도까진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트럼프 입장에서는 2020년 여름이 마지노선이고 그 이후로 넘어가면 극적 효과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북·미 간에는 북한이 핵탄두와 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일부를 정상회담 이후 수개월 내에 국외 반출하고 미국은 그 대가로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중단뿐 아니라 ‘보유 핵’ 폐기 문제까지 의제에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요구해 온 북한에 핵 폐기의 최종 단계라 할 수 있는 보유 핵 폐기 문제를 제시하며 완전한 비핵화의 진정성을 확인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2005년 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이 마련한 9·19 공동성명은 핵 동결과 불능화 단계의 합의를 각각 만들어 ‘행동 대 행동’으로 이행하는 식으로 과정을 진행했지만, 핵 신고 내용에 대한 검증 단계를 넘어서지 못해 비핵화의 최종 단계인 보유 핵 문제는 합의서조차 만들지 못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보유 핵무기 폐기 문제를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로 전면 배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핵탄두 등의 조기 반출 요구에 대한 북한의 구체적인 반응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북·미 양측이 긍정적인 분위기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북한의 반응이 부정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트럼프, 북미회담 직후 韓·日 연쇄방문할 듯”

    “트럼프, 북미회담 직후 韓·日 연쇄방문할 듯”

    방일 전후 한국 방문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한국과 일본을 연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북·미 정상회담을 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회담 내용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안을 미·일 정부가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를 전후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7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했고, 다음달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양자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아베 총리와 전화통화 등을 통해 김 위원장과의 회담 직후 일본을 방문하겠다는 의향을 비쳤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이를 통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및 북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김 위원장의 입장을 확인할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또 이를 토대로 북·일 정상회담을 본격 모색하는 등 대북 정책을 재검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북·미 정상회담에 맞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싱가포르를 방문할 것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에 대해 “중국이 북한과 미국 주도로 북핵 문제가 결정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북·미 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은 미·일 동맹의 과시라는 이점이 있다”면서도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은 일본으로부터 회담 결과에 대해 동의를 얻으려는 것이므로, 일본 측은 회담 결과에 불만이 있어도 트럼프 앞에서 반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고 분석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北 마음 변하면? “폭파로 지반 약해져 다시 파도 핵실험 어렵다”

    北 마음 변하면? “폭파로 지반 약해져 다시 파도 핵실험 어렵다”

    함경북도 풍계리에 위치한 북한 유일의 핵실험장이 제1차 핵실험(2006년 10월 9일) 이후 11년 7개월여 만에 폐기된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2일 ‘5월 23∼25일 풍계리 핵 실험장을 갱도 폭파하는 방식으로 폐기하는 행사를 한다’고 밝혔다.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한국 등 5개국 기자들이 참관한다. 완전한 비핵화의 첫 조치로 평가된다. 또 핵실험과 핵 고도화를 멈춤으로써 비핵화의 진정성을 전 세계에 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갱도를 콘크리트로 막는 방식이 아니라 재가동 가능성을 봉쇄하는 폭파 방식을 택했다. 핵실험장 폐기로 인해 지표면을 통한 방사능 유출 및 오염 가능성은 낮지만 지하수를 통한 유출 가능성은 남아 있다. 생방송 중계 여부, 전문가 집단의 검증 여부 등은 미정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대해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의미하는 것은. -북은 핵물질을 생산하고 추출한 뒤 핵탄두로 만들고 핵실험을 해 왔다. 이 중 가장 마지막 단계인 핵실험을 그만두겠다는 뜻이다. 특히 북한에서 핵실험장은 이곳이 유일하다. 따라서 6번의 핵실험으로 50~70kt급 핵폭탄을 개발한 북한의 핵고도화도 멈추게 된다. →북은 지난해 9월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으니 더이상 핵실험은 필요 없지 않나. -북한이 원자탄(핵 분열)과 증폭핵분열탄(원자탄과 수소탄의 중간 단계)은 완성했지만 마지막 단계인 수소탄(핵 융합) 기술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게 통설이다. 다만 6차례의 핵실험 데이터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소탄 완성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파키스탄도 핵실험 6번 만에 핵무기를 완성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핵실험이 핵무기 개발에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한 방법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가 비핵화 진정성을 보이는 의미 있는 조치라는 데는 이견이 거의 없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북한은 핵실험장 ‘폐쇄’가 아닌 ‘폐기’라고 발표했다. 모든 갱도를 폭파시킨 후 입구를 폐쇄하고 주변의 관련 시설을 모두 철수하는 것이다. 산 중턱에 있는 갱구를 통해 수평으로 들어가면 중심에 핵실험 장소가 있다. 이 핵실험 장소부터 갱도를 지나 갱구까지 차례로 다이너마이트를 놓은 뒤 안쪽부터 차례로 연쇄 폭파시킨다. 즉 산을 붕괴시키는 방식으로 핵실험장을 묻는 것이다. 그간 위성으로 관측된 갱구는 총 4개다. 다만 지난달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존보다 큰 시험장이 2개 더 있고 이는 건재하다”고 밝혀 내부에 몇 개의 갱도가 있을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핵실험장 폭파로 방사능 유출 우려는. -핵실험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지반이 단단하고 차단벽도 구간마다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지표면을 통한 방사능 유출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다만 인근을 지나는 지하수를 모두 점검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환경오염 가능성 자체를 배제할 수는 없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6차 핵실험을 한 갱도는 (실험 당시 충격으로 붕괴돼) 이미 사용이 불가하니 입구 붕괴 및 폐쇄로만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역시 환경오염 가능성을 염두에 둔 언급이다. →북한이 나중에 마음을 바꿔 핵실험장을 재가동할 수는 없을까. -갱도를 콘크리트로 매설해 메우는 방식이라면 다시 콘크리트를 파내면 재가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폭파 방식은 다시 갱도를 복원한다 해도 이미 인근 지반이 약해진 상태여서 더이상 핵실험이 쉽지 않다. 북이 다른 핵실험 장소를 찾는다 해도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핵실험이 가능하려면 화강암과 같이 강한 암반으로 둘러싸여 있어야 하고 주거 지역과도 격리돼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초대했는데 전문가는 초대하지 않았다. -우선 추후 전문가를 초청하거나 비공식 초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핵실험장 폐기가 이번 국면에서 첫 북핵 사찰 사례가 될 수 있어 관심이 높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 자체 점검단 중 한쪽만 참여할지 공동으로 방북할지도 관건이다. 하지만 북 입장에선 이런 점이 오히려 걸림돌이다. 선제적으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비핵화 검증 행사가 될 수 있다. 또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전문가에게 핵능력이 노출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도 “전문가가 참여하면 사전 절차나 일이 복잡해져 시일이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생방송 가능성은. -2008년 북이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를 6자회담 당사국 언론에 공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녹화방송으로 무게가 쏠린다. 북한은 지난 12일 “국제기자단을 위해 원산에 숙소를 보장하고 기자센터를 설치한다”며 “국제기자단 성원이 핵시험장 폐기 상황을 현지에서 취재·촬영한 다음 기자센터(원산)에서 통신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건을 보장하고 협조한다”라고 밝혔다. 풍계리와 원산은 직선거리로도 200㎞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실제 방송까지 꽤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또 북한이 오는 23~25일 중에 기상 상황을 보고 진행키로 해 핵실험장 폐기 일시도 아직 정확하지 않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6자 참가국인데도… 北, 풍계리 취재단에서 日 쏙 빼

    안보리 상임이사국 英 초청받아 “유엔 대북제재 해제 포석” 관측 북한이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할 대상을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기자로 한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08년 6월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당시 북한은 북핵 6자회담 참가국(남북, 미·중·일·러) 언론사를 초청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일본이 빠지고 영국이 포함된 것이다. 영국은 북핵 당사국이 아니다. 우선 일본은 의도적으로 배제했을 가능성이 크다.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대북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본을 향해 북한 관영매체들은 ‘시대착오적인 망동’, ‘개밥에 도토리 신세를 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3일 “일본이 북한에 대해 계속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면 한반도 핵 문제 해결 과정에 끼어들 틈을 주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일본을 배제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일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하고 있다. 북·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으로부터 더 많은 식민지 배상금을 받아내 경제 발전의 종잣돈으로 삼고자 북한이 압박 공세를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대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영국을 포함한 것은 핵 문제 해결 이후 유럽과의 관계 개선과 유엔의 대북 제재 해제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008년에는 6자회담이 진행 중이어서 6자회담 참가국에 취재를 허용했지만 지금은 6자회담 국면이 아니니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초청하고 당사국인 한국을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은 모두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다. 유엔 대북 제재를 풀려면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협조가 필요한 데다 영국은 2003년 리비아 핵 폐기 과정에서 미국과 리비아를 중재한 경험이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북한이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을 대표하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영국을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핵실험장 폭파”… 美 “핵 완전 폐기땐 미국 기업 투자”

    北 “핵실험장 폭파”… 美 “핵 완전 폐기땐 미국 기업 투자”

    폼페이오 “北 전력망 건설 도움” 트럼프 “똑똑하고 정중한 몸짓” 文대통령 ‘적극적 중재’도 탄력 북한이 오는 23∼25일 함경북도 풍계리 핵시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쇄하겠다고 12일 밝혔다. 6·12 북·미 정상회담을 꼭 한 달 앞둔 시점에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드러낸 ‘시그널’이자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 합의를 실행하는 첫걸음이다.이와 관련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는데 동의한다면 미국 민간 기업의 대북 투자를 허용할 것”이라며 “이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전력망 건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이 미국의 요구 사항을 충족한다면 미국 기업들이 북한이 인프라와 농업 부문 투자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정상회담에 앞서 이달 핵시험장을 폐기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매우 똑똑하고 정중한 몸짓”이라며 반겼다.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의 실행 계획 공표는 지난달 20일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해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로도 해석된다. 북·미 정상 담판을 앞두고 두 정상의 신뢰를 높이려고 주력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 중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남북 정상회담 때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본다”면서 “북·미 회담에 앞서 두 지도자 사이에 믿음이 두터워지리라 기대한다”며 환영했다. 이어 “풍계리 갱도를 폭파하는 다이너마이트 소리가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여정의 축포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공보에서 “핵시험장 폐기 의식은 23~25일 일기 조건을 고려하면서 진행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면서 “모든 갱도들을 폭발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날 전했다. 이어 “핵시험장이 협소한 점을 고려해 (현장 취재는)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남조선에서 오는 기자들로 한정”한다고 밝혔다. 과거 북핵 6자회담 당사국 가운데 일본을 빼고 영국을 넣었다는 점에서 ‘일본 패싱(배제)’의 의도가 엿보인다. 북측은 세부적으로 ▲국제취재단을 위한 중국 베이징~북한 원산 간 전용기 운항을 보장하기 위한 영공 개방 ▲원산에 숙소 및 프레스센터 설치 ▲원산~풍계리 특별전용열차 숙식 제공 등을 발표했다. 프레스센터가 원산에 세워지는 탓에 핵시험장 폭파 장면이 생중계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4개 갱도를 모두 폭파하고 막아버린 뒤 인력을 다 철수시킨다는 것은 최소한 미래 핵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상 (북한 내) 핵시험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가 풍계리”라며 이번 조치의 의미를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북이 선제적으로 유일한 핵시험장을 폐기하는 것”이라며 “핵미사일 기술의 발전을 멈추고 ‘미래 핵’을 포기하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앞서 북측의 약속과 달리 핵시험장 폐기 현장 초청 대상에 전문가 집단이 제외된 것과 관련,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전문가 집단을 초청한다면 북 비핵화 과정의 첫 사찰 사례라는 점에서도 큰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북미회담 직후 韓·日 연쇄방문 가능성”

    “트럼프, 북미회담 직후 韓·日 연쇄방문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한국과 일본을 연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북·미 정상회담을 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회담 내용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안을 미·일 정부가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를 전후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7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했고, 다음달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양자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아베 총리와 전화통화 등을 통해 김 위원장과의 회담 직후 일본을 방문하겠다는 의향을 비쳤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이를 통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및 북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김 위원장의 입장을 확인할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또 이를 토대로 북·일 정상회담을 본격 모색하는 등 대북 정책을 재검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북·미 정상회담에 맞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싱가포르를 방문할 것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에 대해 “중국이 북한과 미국 주도로 북핵 문제가 결정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북·미 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은 미·일 동맹의 과시라는 이점이 있다”면서도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은 일본으로부터 회담 결과에 대해 동의를 얻으려는 것이므로, 일본 측은 회담 결과에 불만이 있어도 트럼프 앞에서 반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고 분석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안철수 “북한, 핵 문제로 수십조원 요구할 것”

    안철수 “북한, 핵 문제로 수십조원 요구할 것”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북한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수십조원 넘게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안철수 후보는 12일 대전 둔산동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남충희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아직 돈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핵개발 이전인 20년 전부터 2조원에 달하는 돈을 요구했다. 지금은 수십조, 그 이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돈을 누가 내느냐. 아마도 대한민국 정부에 요구할 가능성이 많다. 그건 정말 만만치 않은 상황이 되는 것”이라면서 “남북관계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나도 북핵이 폐기되고 평화가 정착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하지만 경제는 너무 어렵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이 세계 평균 3.8%보다 낮은 3.1%다. 반도체 수출이 잘 돼 높아 보이지만 호황기 이후 줄어드는 시기가 온다”면서 “18개월 만인 지난 3월 처음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사상 최고의 실업률을 기록했다. 공장가동률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고비들이 있을 것이다. 동결이 아니라 폐기로 북미회담에서 결론이 나야 한다. 주한미군 감축처럼 한미동맹에 영향을 끼치면 안 된다”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잘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 북에 ‘보유 핵 일부 국외반출 요구’…속도 내는 ‘완전한 비핵화’

    미, 북에 ‘보유 핵 일부 국외반출 요구’…속도 내는 ‘완전한 비핵화’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 처리에 대한 논의가 북미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다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주목되고 있다. 이전 북핵 논의가 핵 동결 및 불능화 단계에 이어 검증 작업을 거친 뒤 마지막으로 보유하고 있는 핵에 대한 논의를 하던 프로세스였던 것과 비교해볼 때 북미 양국이 곧바로 가장 핵심적인 문제부터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연합뉴스는 복수의 대북소식통을 인용, 다음달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 측에 핵탄두와 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상당 부분을 조기에 국외 반출하도록 요구했고, 북한 측이 이 제안에 대해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아울러 미국 행정부는 이러한 요구 사항이 이행되기 전에는 대북 제재를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과거처럼 단계를 밟아가며 단계별로 북한에 보상책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나아가다 그 과정에서 이견이 충돌하고 결국 북한이 보유한 핵에 대한 처리는 제대로 논의해보지도 못한 채 협상이 결렬되는 행태를 더 이상 반복하지 않겠다는 미국 측의 의지로 읽힌다. 또 차기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2020년까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북한 핵 프로그램은 물론 보유한 핵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담판 의제로 올리겠다는 의도로도 보인다. 협상 단계별로 대가를 받으려 했던 북한이 이번엔 과감하게 보유한 핵을 폐기하겠다는 의지를 먼저 보여줌으로써, 그간 바닥까지 떨어진 국제적 신뢰를 얻고 진정성을 확인해 보이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 전부터 핵무기 보유를 선언한 뒤 ‘단계적 해결’을 주장하며,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 또는 핵무기 처리에 대해서는 비핵화 논의 최종 단계에서 다룰 문제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북한은 체제 안전 보장과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의 최종 단계인 북미 수교를 조건으로 보유한 핵무기 폐기를 논의하겠다는 것이었다.이 때문에 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 포기를 담은 9·19공동성명(2005년)을 먼저 만든 뒤 핵 동결과 불능화 단계의 합의를 각각 만들어 ‘행동 대 행동’으로 이행하는 식으로 프로세스를 진행했다. 그렇지만 핵 신고 내용에 대한 검증 단계를 넘어서지 못했고, 결국 비핵화 최종 단계인 ‘보유 핵’ 문제는 합의서조차 만들지 못한 채 비핵화 논의가 흐지부지 돼 버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과거 실패 패턴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취임 이전부터 ‘선 핵폐기-후 보상’이라는 리비아식 해법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리비아는 초보적인 수준의 핵 개발 단계였기 때문에, 미국 본토까지 핵탄두를 장착한 ICBM을 도달시킬 능력을 곧 가지게 될 것으로 평가되는 북한과 처지가 다르다. 이 때문에 리비아식 해법을 북한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은 미국 정치권과 학계 등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볼턴 보좌관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미국 행정부의 요구에 북한이 선뜻 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단계별-동시적’ 조처를 언급한 바 있다. 이는 그 동안 북한이 주장해 온 ‘행동 대 행동’ 원칙을 뜻한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처리 문제를 논의 전면에 앞세우자는 기조가 나온 것이 주목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북한이 이미 지난달 20일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핵실험 및 ICBM 중단 선언을 한 데 이어 비핵화 최종 단계인 보유 핵의 일부를 국외 반출로 폐기하는 조치를 하라는 요구는 북미 양자 간의 절충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일부의 ‘선 국외 반출’을 통한 폐기가 북한이 주장하는 최종 단계이긴 하지만, 일부만 먼저 시범을 보이라는 주문이기 때문에 ‘핵 폐기’를 주장하는 미국과 ‘단계별·동시적’ 조치를 주장해 온 북한 양측 모두가 한발짝 양보하면서도 서로의 입장을 지킬 수 있는 조처라는 것이다. 아직 북한의 구체적인 반응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북미정상회담 개최 날짜와 장소가 12일 싱가포르로 정해진 것을 전후로 나온 북미 반응을 보면, 북미 간에 서로 ‘과감한 제안’을 하고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게다가 북한이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오는 23~25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방식으로 폐쇄하고 이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의 첫걸음을 먼저 보이겠다는 조처로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북미정상회담을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한 뒤 북한의 빠른 비핵화를 거론하며 그 경우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발언해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빠르게 비핵화하는 과감한 조치를 한다면, 미국은 북한이 우리의 우방인 한국과 같은 수준의 번영을 달성하도록 북한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번영’이라는 단어로 북한에게 비핵화 보상으로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외신들은 풀이했다. 그 동안 경제적 보상책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맞바꾸지 않겠다고 공언해 온 트럼프 행정부가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이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9일 방북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 결과를 보고하고, 내부 논의를 거쳐 이러한 언급을 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폼페이오 장관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받은 뒤 ‘새로운 대안’을 높이 평가한 점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대안’이 북측에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면서, 경제 관련 내용을 포함한 상응 조치를 제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전 과정과 그에 상응하는 북한 체제 안전 보장, 제재 해제, 경제 지원 등이 한꺼번에 이뤄지는 ‘일괄타결식’ 합의가 나오고 핵무기 일부 국외 반출 등의 조치가 먼저 이행된다면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작업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언론 “트럼프, 북미정상회담 직후 한국·일본 방문 가능성”

    日언론 “트럼프, 북미정상회담 직후 한국·일본 방문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한 직후 한국과 일본과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3일 보도했다.신문은 다음달 중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북미정상회담 내용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안을 미일 정부가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을 전후해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7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했으며 다음달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에도 양자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 G7 계기 양자회담과 트럼프 대통령의 6월 중순 방일이 이뤄지면 두 달 새 미일 정상이 세번이나 회동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성사되게 된다. 그만큼 아베 총리가 한국은 물론 미국과 중국 등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거나 하기로 하는 등의 대화국면에서 일본이 배제됨에 따른 ‘재팬 패싱’에 따른 초조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아베 총리와의 통화 등의 기회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직후 방일 의향을 전했다. 아베 총리는 다음달 중순으로 전망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및 회담을 통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및 북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을 확인할 계획이다.아베 총리는 이를 토대로 북일정상회담을 본격 모색하는 등 대북 정책을 재검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12일 북미정상회담에 맞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싱가포르 방문설도 나오고 있다. 이는 중국이 북미 주도로 북핵 문제가 결정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닛케이는 해석했다. 닛케이는 “북미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은 미일동맹 과시라는 이점이 있다”면서도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은 일본으로부터 회담 결과에 대해 동의를 얻으려는 것이므로, 일본측은 회담 결과에 불만이 있어도 트럼프 면전에서 반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작’ 칸 영화제, 5분간 기립박수 “황정민X이성민, 환상 연기”

    ‘공작’ 칸 영화제, 5분간 기립박수 “황정민X이성민, 환상 연기”

    영화 ‘공작’이 프랑스 칸의 밤을 달궜다.‘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새로운 한국형 첩보영화다.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돼 11일 오후 11시(프랑시 현지시각)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상영회를 가졌다. 영화 상영이 시작되자 3000석 규모의 뤼미에르 대극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140분간 이어진 배우들의 열연이 만들어 낸 팽팽한 긴장감 속에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가 끝난 후 엔딩크레딧이 올라가자 객석에서는 전원 기립박수가 시작돼 약 5분간 이어졌다. 윤종빈 감독과 배우 황정민·이성민·주지훈은 뜨거운 호응에 화답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리모는 윤종빈 감독과 포옹을 나눈 후 “‘공작’은 웰메이드 영화다. 강렬하면서도 대단했다”며 “다음번은 경쟁부문이다”라는 덕담을 건넸다. 또한 우디네 극동영화제 집행위원장 사브리나 바라세티는 “‘공작’은 위대하고 현실성 있는 재구성이었다. 최근 남북의 두 국가 원수들이 만난 시점에 다시 냉전을 뒤돌아보게 하는 매력적인 설정의 영화였다”며 “두 명의 훌륭한 배우, 황정민과 이성민은 남북한을 위한 환상적 연기를 선보인다”고 칭찬했다. 프랑스 배급사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의 씨릴 버켈(Cyril Burkel)은 코멘트 중 “영화 ‘공작’은 현 시대 상황과 놀랍도록 밀접한 스파이 영화이고, 스토리 그 자체로 매우 흥미롭다”며 “가끔씩 영화는 우리의 현실을 앞서 나가며, 우리에게 놀라운 경험들을 안겨 주곤 한다. 특히 남북을 둘러싼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영리하고 유니크한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접할 수 있어 좋았다”고 호평했다. 대만배급사 캐치플레이(Catchplay) 담당자 스테이시 첸(Stacey Chen)은 “관객들이 폭발적 반응을 보여서 매우 기쁘다”며 “엄청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에 긴장감과 지적인 매력이 있었다”고 평했다. 데뷔작이자 첫 장편영화였던 ‘용서받지 못한 자’(2005년)로 제 59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 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던 윤종빈 감독은 영화 ‘공작’으로 10여년 만에 칸을 다시 찾은 영광을 안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주사위는 던져졌다… ‘핵 담판’ 앞두고 숨가쁜 외교전

    주사위는 던져졌다… ‘핵 담판’ 앞두고 숨가쁜 외교전

    文대통령·트럼프 22일 美서 정상회담 북·미 ‘비핵화 로드맵’ 세부 조율 주력 北 이달 핵실험장 공개 폐쇄도 주목 G7회의서 국제사회 지지 요청 가능성북·미 정상회담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되면서 앞으로 한 달간 외교 일정들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오는 22일 한·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가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세부 이견 조율에 얼마나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지난 9일 미국인 억류자 3명을 풀어준 북한은 이달 중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공개하며 비핵화의 진정성을 알리는 이벤트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종전선언에 이어 평화협정까지 남·북·미에 중국까지 포함한 4자 구도가 어떻게 펼쳐질지도 관건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1일 ‘남북, 북·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학술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한반도 정세를 진전시키기 위해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제반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또 한국 정부는 낙관적 시각만 갖고 있지 않으며, 협상의 문턱에 선 남북 모두 향후 여러 난관이 있을 것임을 예상하고 있다고도 했다. 남북 정상회담은 그간 북·미 정상회담의 비핵화 담판에 ‘길잡이’ 역할을 했다. 하지만 비핵화 과정 및 범위 등을 둘러싸고 북·미 간 이견이 드러났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8~9일 중국 다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40여일 만에 다시 만나 연대를 과시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으로 양측은 비핵화 로드맵의 밑그림에 합의하고, 김 위원장이 미국인 억류자 3명을 풀어주면서 갈등은 일단 봉합된 상태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까지 한 달이나 남았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다시 불거질 수 있어 한·미 정상회담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을 전하고, 미 대북 강경파의 회의적 입장도 감안하면서 비핵화 로드맵을 세부적으로 다듬는 협의를 할 것”이라며 “공개되지는 않겠지만 대북 제재 해제에 대한 의견을 나눌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 전후로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공개적으로 폐기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이달 안에 해당 조치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6월에는 국제적 행사가 줄을 잇는다. 2~3일에는 싱가포르에서 아시아안보회의가, 8~9일에는 캐나다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에 대해 국제사회에 지지를 요청하고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면 이틀 뒤인 14일부터 러시아월드컵이 열린다. 북·미 정상이 비핵화 로드맵 담판에 성공한다면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세계 각국이 북핵 문제의 큰 진전을 축하하는 ‘평화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쟁점은 크게 4가지다. 완전한 핵폐기 완료 시점 합의, 미국의 비핵화 일괄 이행과 북한의 단계적 이행의 절충, 북한이 원하는 수준의 체제안전보장 여부, 핵사찰·검증 범위와 강도 등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친중 행보와 중국의 적극적 참여로 남·북·미 3자 구도가 4자 구도로 바뀌면서 비핵화 속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또 북·미 정상회담의 판문점 개최가 무산되면서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이 어려워졌고 중국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며 미국과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판문점 선언’에 연내 종전선언을 명시한 데다 올가을 남북 정상회담도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공작’ 황정민-이성민-주지훈-윤종빈 감독, 칸 입성 “설레고 긴장”

    ‘공작’ 황정민-이성민-주지훈-윤종빈 감독, 칸 입성 “설레고 긴장”

    2018년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공작’ 팀이 프랑스 현지 시각으로 10일 프랑스 니스 공항을 통해 칸 현지 입성을 완료했다.오는 11일 전 세계 최초 시사회를 앞두고 있는 윤종빈 감독과 배우 황정민, 이성민, 주지훈이 칸에 입성한 소감을 밝혔다. ‘용서받지 못한 자’(주목할 만한 시선/ 2006년) 이후 두 번째로 칸에 초청된 윤종빈 감독은 “‘공작’의 첫 번째 관객을 만나게 돼서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된다.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영화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신 칸 영화제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곡성’(비경쟁부문/ 2016년) 이후 다시 한번 칸 영화제에 진출한 황정민은 “배우로서 설레기도 하지만, 애정을 가지고 참여했던 ‘공작’이 전세계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긴장되고 떨린다”고 소감을 밝혀왔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면모를 선보여온 이성민은 ‘공작’을 통해 처음으로 칸 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으며 “매우 기쁘다. 설레는 마음으로 앞으로의 일정에 최선을 다하고 돌아갈 예정”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최근 ‘신과함께-죄와 벌’을 통해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주지훈은 이번에 처음으로 칸에 입성하게 된 소감을 “기쁜 마음과 감사한 마음으로 가득하다. 선배님들과 함께 영화제에서의 시간을 만끽하고 올 것”이라고 밝혔다. 설레는 마음과 긴장감을 함께 안고 칸에 입성한 ‘공작’ 팀은 오는 11일부터 전 세계의 영화팬 및 언론사를 대상으로 하는 상영회, 기자회견, 레드카펫 행사 등에 참석해 칸 국제영화제를 빛낼 예정이다. 한편 영화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첫 선을 보이는 ‘공작’은 올 여름 국내 개봉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文대통령 취임 1년] 평화, 한반도… 가장 많이 외쳤다

    [文대통령 취임 1년] 평화, 한반도… 가장 많이 외쳤다

    평화 284회·한반도 207회 남북관계 훈풍에 단어 선택 작년 북한 올핸 남북 더 언급 경제는 154회 상위 5위 차지문재인 대통령은 첫 1년간 각종 공식 석상 연설에서 ‘평화’와 ‘한반도’, ‘세계’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취임 첫해 외교·안보 분야에서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들인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북측을 지칭하는 단어는 올해 남북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서 달라졌다. 지난해에 자주 언급한 ‘북한’은 올해엔 ‘남북’이라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10일 취임 이후 지난 8일까지 있었던 3·1절 기념식 연설, 신년사 등과 해외 순방 주요 연설문,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와 국무회의 모두 발언 등을 분석한 결과 문 대통령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평화(284회)였다. 이어 한반도(207회), 세계(190회), 북한(165회) 순으로 외교·안보 분야 관련 단어가 상위권에 올랐다. 임기 초반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꽉 막힌 국면에서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까지 ‘한반도 평화’를 부단히 강조한 결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독일 베를린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 구상을 밝히고, 같은 해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했다. 대북 채널이 막힌 상황에서 해외 주요 연설로 북한에 평화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취임 후 1년의 노력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선언에 서명하고 “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함께 선언한다”고 말한 한 문장 안에 들어 있다. 올해 급진전한 남북 관계는 문 대통령이 선택한 단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2017년 연설문으로 한정해 분석한 결과 ‘북한’(155회)은 ‘평화’와 ‘한반도’에 이어 가장 많이 쓰인 단어로 꼽혔다. ‘남북’(48회)의 언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반면 2018년에 나온 연설문에선 ‘북한’은 10차례에 불과하다. 오히려 ‘남북’(36회)의 빈도수가 더 높았다.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선수 교류에 이어 남북 정상회담 개최까지 문 대통령은 ‘남북’ 간 소통을 강조할 기회가 많았던 것이다. 사람 중심 경제를 표방한 이번 정부에서 ‘경제’(154회)도 다빈도 단어 5위를 차지했다. 일자리, 성장 등도 10위 내에 들었다. 지난겨울 성공리에 열린 ‘평창동계올림픽’과 ‘평창’(119회)도 문 대통령이 취임 1년간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 10개 중 하나였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북·미 회담 새달 12일 개최] 지난해 北 핵실험 폭발력 예상보다 훨씬 강력했다

    지난해 9월 3일 북한이 단행한 6차 핵실험의 폭발력이 기존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최대 304㏏… 기존 예측치의 3배” 싱가포르 난양공대, 독일지구과학연구센터(GFZ)와 라이프니츠 하노버대,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중국과학원 지질 및 지구물리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북핵 실험장소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 일대를 분석, 폭발 실험 깊이와 폭발력을 추정해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11일자에 발표했다. 기존 인공지진 데이터와 위성 데이터를 결합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6차 핵실험은 이전에 예측했던 곳보다 얕은 만탑산 정상에서 350~550m 깊이에서 실시됐고 폭발력은 120~304㏏(킬로톤·1㏏=TNT 1000t 폭발력) 수준으로 기존에 예측했던 100㏏보다 최대 3배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미·중·독·싱가포르 연구팀 공동조사 지난해 북한 6차 핵실험 당시 한국 기상청은 규모 5.7의 인공지진파를 감지했다고 밝히며 5차 핵실험 규모(10㏏)의 5~6배 정도로 파악했다. 그러나 미국 지질조사국과 중국 지진국은 규모 6.3으로 예측하고 최대 100㏏의 폭발력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연구팀은 지표면 변형을 관측하기 위해 독일항공우주센터에서 운영하는 ‘TerraSAR-X’ 위성의 영상 자료를 바탕으로 북한 핵실험장이 있는 만탑산의 변형을 관측했다. 그 결과 6차 핵실험 직후 만탑산 지형이 3.5m 정도 수평 이동하고 지반침하도 0.5m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폭발로 인한 외부 압력 때문에 암석층이 압축되고 깨지면서 해당 지역의 땅 전체가 꺼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6차 핵실험 이후 풍계리 일대에 잦은 여진이 발생하면서 만탑산 일부가 붕괴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왕 텅 싱가포르 난양공대 지구관측소 선임연구원은 “지금까지 핵실험 장소나 폭발력을 추적하는데 지진파만 활용됐는데 이번 연구는 위성자료를 함께 활용한다면 대규모 지하 핵실험 특성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인공위성을 활용한 우주원격 감시의 가능성을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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