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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비핵화 난기류… 北 양보된 입장 내놓고, 美는 유연성 발휘해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비핵화 난기류… 北 양보된 입장 내놓고, 美는 유연성 발휘해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북한의 2인자’로 지목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뉴욕에서 8일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하루 직전 무산됐다. 멈춰섰던 비핵화를 다시 나아가게 할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만큼 아쉬움을 남긴다. 다시 날짜를 잡아 회담을 가진다면 미국의 ‘선 비핵화·검증, 후 체제보장·제재완화’의 두터운 벽을 북한이 뚫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내년 초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 향배가 달려 있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판단하기에 미국이 아무리 비합리적인 주장을 해도 협상에서 미국의 항복을 받아 낼 방법은 없다”면서 “북한이 양보된 입장을 내놓고, 미국도 상응하는 유연성을 발휘해 합의점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이 위원과의 일문일답 내용.→뉴욕 고위급회담이 일단 무산되고 북·미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그런 측면이 있다. 북·미의 시소게임, 길항 작용은 과거 방식을 따르는 게 아니고 지금까지 안 해온 협상 문화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미국은 기존 공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것이 미국의 ‘선 비핵화, 후 제재해제’로 나타나는데 북한이 신뢰에 기초한 비핵화 조치를 했다면 미국도 거기에 부응해 선의의 상응 조치로서 종전선언, 그리고 북한의 후속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한 1단계 제재해제를 요구하니까 서로가 안 맞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말하는 ‘신뢰’를 트럼프 대통령이 인정한 것이 6·12 북·미 정상회담의 특징이다. 그런데 미국 조야는 못 믿겠다는 거다. 불신이란 틀에서 북한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강하게 압박하고 북한이 먼저 모든 것을 보여 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요구한다. 하지만 북한은 절대 먼저 다 보여 주지 않을 거다. 리비아 방식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10·4 선언 11주년 기념 행사차 평양에 갔을 때도 북한 간부가 내게 물은 게 ‘리비아처럼 우리를 취급하는 게 아닌가’였다. 북한 지도부도 알고 있지만, 미국 방식을 일방적으로 거부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불신과 신뢰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그 절충점이라는 게 북·미가 가보지 못한 지점이다.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판은 안 깨질 거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로 나오는 이유가 하루 세끼 굶어서, 경제난을 피하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 당장의 제재와 압박을 모면하려고 나선 것도 아닌 것이다. 그렇다고 체제안전 보장만을 위해 나온 것도 아니다. 북한식 버전으로 생각하면 체제보장은 핵무기 가진 게 가장 낫다. 역시 제재해제다. 중국 못지않은 고도성장을 이루고 경제부국에 대한 청사진 때문에 나온 거다. 그래서 북한이 비핵화 궤도에서 일탈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안 해 본 일을 하기 때문에 불신이 깔린 기싸움을 하는 상황에서 실리적이고, 신뢰를 주고받는 일을 하자고 하니까 쉽지 않은 것일 뿐이다. 낙관에 방점을 찍는 이유는 현재 구조가 과거와 다르기 때문이다.→11월 2일 북한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장이 4월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폐기된 핵 병진노선을 언급했는데. -쉽게 말하면 당국자가 아닌 자의 하소연이다. 그래도 북한 정세 인식의 한 부분을 대변하고 있다. 협상이란 게 주고받기하는 것이지 미국 너희들처럼 일방적으로 껍데기를 벗기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다. 유의할 점은 북한이 시장경제, 경제개방 쪽으로 가고 있어서 김정은이 뒤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며 미국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북한 발전 노선의 제1의 길은 제재해제를 통해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지원도 받아서 경제성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3의 길이 있는 것 같다. 북한이 그동안 강조한 자립경제는 몇 년 전까지 허장성세로 들렸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자립경제는 어느 나라나 적정 수준으로 필요한데, 지난 4~5년 사이에 북한 소비재, 생산재의 국산화가 놀랄 만큼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적정 수준을 넘어 국산화를 추구하고 있는 점이다. 왜냐면 제재에 대비해야 하니까. 제재 때문에 자기완결성을 갖는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국산화 추구가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다. →장기 제재에 대비한다는 것인가. -북한은 제재가 장기화됐을 때 빈곤을 벗어나긴 어렵겠지만, 최소한 세끼는 먹고 완만한 성장을 이루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것이 걱정이다. 미국은 일방적으로 찍어 누르면 북한이 굴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비핵화가 되면 제재해제, 체제보장을 해 준다는 믿음을 미국은 갖고 있지만 북한은 안 갖고 있다. 핵·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마당에 이 정도 하면 뭔가 조치를 취해 줄 것으로 알았는데, 북한의 이런 행동에 의미가 없다고 미국이 무시하고 있다. 북한이 마지막까지도 일방적으로 밀릴 것 같지는 않고, 결론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일정한 상응 조치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북 불신이 있다면 북한의 대미 불신도 있다. 미국은 북한의 조치에 대해 일정한 인정을 해야 한다. 당장 제재를 완화하라는 게 아니다. 북한이 동창리 엔진시험장을 폐기하면서 상응 조치로 본 게 종전선언이다. 선언이 나오면 영변 핵시설 폐쇄에 들어가고 또 다른 미국의 선의의 조치로 제재를 완화한다는 비전만 보여 줘도 되는데 미국은 전혀 그런 얘기를 안 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김 위원장이 경제 청사진 때문에 나온 것이라면 그를 고무시키고,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아 줌으로써 핵을 버리는 결정이 옳았다고 판단하게 하고 더 나가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북한 주민들에게 김 위원장의 판단이 옳고 경제 올인이 옳았다는 판단을 하게 해 준다고 본다. →지난해만 해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혼선투성이였는데 지금은 어떤가. -과거에 비해 체계는 잡힌 것 같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신뢰의 코드를 가미해 북한과 협상하고 있다면, 대북 정책 유관 부서의 중간 간부 이하 사람들과 미국 조야에는 북한 불신이 만연돼 있다. 그들은 협상 무의미론을 얘기해 왔다. 상층부에서 합의되고 인식이 공유된 것에 대해 아래에서는 계속적으로 의문시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즉 물렁한 가래떡을 딱딱한 쇠꼬챙이로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종전선언이 대표적이다. 중간 간부 이하나 그들을 뒷받침하는 미국 조야의 여론에는 엄격하고 기계적인 대북 협상의 분위기가 만연해 있어 상층 레벨의 정치적 합의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경직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미국의 이런 상하 부조화를 뚫고 절충점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북한도 양보적인 안을 내야 한다. 무역전쟁으로 미국과 붙은 중국도 절충할 수밖에 없는 게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이다. →비핵화 협의와 제재 이행을 위한 한·미 워킹그룹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다. -비핵화가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굳이 실무 수준에서 방법을 논의해 북·미 회담에 반영한다는 발상이 이상하다. 남북 관계 하나하나에 미국이 간섭하는 의도라면 곤란하다. 제재가 아닌 남북의 일반적인 관계 개선까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인데 남북 관계가 갖는 자율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북·미보다 남북이 너무 앞서면 안 된다”는 건 놀부 심보다. 반목과 갈등과 대결로 점철되던 남북 관계가 협력 관계로 바뀌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만들어 냈고 비핵화를 진전시켰다. 그걸 무시하고 미국이 “나만 따라오라”, “우리만이 비핵화건 한반도 문제건 결정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는 건 안 된다. 중간선거도 끝났으니 미국에 강력히 얘기해야 한다. 남북 관계의 일반적 개선까지 문제시하면 우리가 북한을 설득할 최소한의 밑천도 갖지 못하게 된다. →김 위원장이 말하는 비핵화 시한이 2년 1개월 남았다. 지금 속도로 비핵화를 이룰 수 있을까. -핵·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면서 미국 내에서 북한 핵 문제가 최대의 외교 관심사가 아닌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미국이 북핵 문제에 시간적 여유를 가지게 된 거다. 과거엔 트럼프가 급했는데 지금은 김정은이 급해졌다. 트럼프가 요즘 대북 상황을 관리 모드에 맞춰 놓고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되다 보니까 북한이 한 단계 더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북·미 셈법이 정확히 한 군데서 맞아떨어지는 게 아니고 약간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 이런 것을 잘 맞춰 가는 게 비핵화 종료 시점일 텐데, 트럼프 임기 내에 될 수도 있지만 안 해 본 것을 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담하기는 어렵다. marry04@seoul.co.kr ■ 이종석 위원은 노무현 정권 말기 2006년 2월부터 12월까지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2003년 청와대에서 문 민정수석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장으로 인연을 맺었다. 저서는 ‘북한-중국 국경: 역사와 현장’(2017), ‘칼날 위의 평화: 노무현 시대 통일외교안보비망록’(2014) 등.
  • [단독]“하원 잃은 트럼프 정치적 타격…재선 위해 북미협상 속도 낼 수도”

    [단독]“하원 잃은 트럼프 정치적 타격…재선 위해 북미협상 속도 낼 수도”

    민주당의 연방 하원 탈환 및 공화당의 예상 밖 선전(善戰)으로 귀결된 지난 7일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북한 비핵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서울신문은 8일 방한 중인 재미 정치학자이자 북한 전문가인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미국의 정치 지형 변화에 따른 한반도 정세 전망을 물었다. 박 교수의 바쁜 일정 탓에 인터뷰는 강연을 위해 지방으로 가는 KTX 열차 안에서 이뤄졌다.→미국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이 상원은 수성했지만 하원은 민주당에 빼앗겼다. 변화된 미국의 정치 지형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북·미 협상에 어떤 영향 미칠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는데 이번 선거에서 하원을 잃게 돼 간신히 다진 입지가 흔들리게 됐다. 하원은 탄핵안 제출이나 정책 입안을 하고 상원은 주로 이를 인준하는 역할을 하기에 트럼프 입장에서 하원을 민주당에 빼앗긴 건 정책 주도권을 상실한 셈이다. 정치적 타격이 크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간선거보다는 2년 후 있을 대선이 더 중요하다. 2020년 대선에서 재선 가능성을 높이려면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 문제에서 점수를 따서 이번 중간선거의 패배를 만회하려고 북·미 협상에 속도를 내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제동을 걸려고 할 것이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의원이 하원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강경파인 펠로시 의원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이는 너무 안 좋다. 펠로시 의원 이하 민주당의 하원의원들이 대북 정책을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정책을 달갑게 생각 안 하고 방해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다른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하원과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원이 공화당 수중에 있었던 지난 2년 동안처럼 자기 마음대로 하지는 못할 것이다. →미국 중간선거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연내 남·북·미 종전선언이 지연되거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지.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결심만 하면 쉽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미국은, 특히 공화·민주당을 포함한 미국 의회는 북한과 정상적 국교 관계로 나아가는 데 찬성하지 않는다. 북한의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종전선언이든 평화협정이든 아무것도 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려면 북·미가 회담 의제부터 합의해야 하는데 북한은 국교 정상화에, 미국은 북한 비핵화에 방점을 찍을 것이다. 하지만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도 국교 정상화와 평화협정은 지금 상황에서 받기 어렵다는 입장이기에 북·미가 정상회담 의제를 정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동창리 핵미사일 시험장을 폐쇄했으니 미국이 대북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미국은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제재 완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북·미 입장 차이를 줄일 수 없나. -무엇보다도 북·미 입장 차이는 근본적으로 ‘비핵화’에 대한 합의된 개념이 없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미국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지금은 FFVD(완전하고 최종적이며 검증된 비핵화)를 주장하는데 두 개념 모두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완전한 비핵화’라면 우선 북한이 핵무기·시설을 자발적으로 신고하고, 미국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사찰한다. 그런데 미국이 핵 활동이 의심스러운 장소가 있다며 북한에 추가 사찰을 요구할 거고 북한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추가 사찰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사찰과 검증 단계부터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된다. ‘불가역적 비핵화’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북한이 모든 핵무기·시설을 폐기한다고 하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3~4개월 안에 원상복구가 가능하다. 핵 과학자도 있고 핵 개발 경험도 축적돼 있고, 핵무기 재료인 우라늄·플루토늄도 있기 때문이다. 북·미가 비핵화의 구체적 개념과 내용에 합의하려면 서로 신뢰해야 하는데 기본적인 신뢰조차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북·미 협상과 타결을 장기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 협상이 장기적이고 단계적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했다. 지속적으로 대화와 협상을 하면서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러려면 타결이 안 되더라도 대화와 협상의 창은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미국이 북한에 양보할 시점이다. 북한은 이미 풍계리 핵실험장, 동창리 핵미사일 시험장을 폐쇄했고 이곳의 사찰도 받아들였다. 영변 핵시설 사찰도 가능하다고 했다. 미국에 현재 양보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한 것이다. 또 북한은 미국의 상응 조치로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며 요구 사항도 분명히 했다. 문제는 미국이다. 북한의 양보에 상응해 미국이 양보해줄 것이 마땅치 않다. 특히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동의가 필요한 대북 제재 완화·해제나 평화협정 체결을 협상 카드로 쓰기 어렵다. 하지만 북한이 한 발자국 나가면 미국도 한 발자국 나가야 한다. 대북 제재 완화는 아니더라도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등은 미국이 생각해볼 수 있는 협상 카드다.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주고받게 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 -미국이 북한을 악마화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내가 직접 북한을 가보고 김정은 위원장을 세 차례나 만나봤는데 잔혹하고 비이성적인 독재자가 아닌 현실주의적인 판단을 할 줄 아는 지도자라고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야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미국 의회와 여론도 북한을 협상 대상자로 인정하게 된다.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 관계가 급속히 진전되다가 미국의 견제와 대북 제재로 인해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한국 정부가 남북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남북관계 진전은 결국 미국의 의지, 구체적으로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에 달려 있다. 북한과의 경제협력은 평화와 통일에 필수라고 대내외적으로 천명하고 미국이 제재 완화를 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북한을 우리의 주적이 아닌 동반자라고 재설정해야 한다. 이는 한국 정부가 지난 70여년간 고수한 한·미 동맹 중심의 대미·대외 정책을 전환한다는 의미다. 정책 기조의 대전환 없이 남북관계의 전반적인 진전은 어렵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북·미 관계 설계자’ 박한식 교수…카터·클린턴 2명 방북 주선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미국 내 손꼽히는 북한학자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그는 1971년부터 조지아대에서 국제관계학을 가르쳤다. 조지아 주지사 출신인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통해 덩샤오핑을 만났고 덩의 도움으로 평양 땅을 밟은 이후 50여 차례나 방북했다. 1994년 북핵 위기 당시 카터 전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의 만남을 중재한 것은 물론 2009년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도 주선해 북한에 억류된 미국 기자 2명의 석방을 이끌어 내면서 ‘북·미 관계의 설계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 강경화 장관 “북한이 미국에 ‘일정 분주’ 이유로 회담 연기 통보”

    강경화 장관 “북한이 미국에 ‘일정 분주’ 이유로 회담 연기 통보”

    “오찬 도중 연락받아”…美중간선거 이후 대북정책 ‘간 보기’ 분석도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8일 북미고위급회담 연기와 관련해 “일정이 분주하니 북측으로부터 연기하자는 통보를 받았다고 미국이 우리에게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중대 회담’ 하루 전날 북한 측의 요청으로 회담이 전격 미뤄진 것이다. 강경화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회담이 연기된 배경에 대해 “미국은 북으로부터 ‘일정이 분주하니 연기하자’는 설명이 있었다는 것을 저희에게 알려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 측이 회담 연기의 표면적 이유로 내세운 분주한 일정과 관련해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북측 대표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회담을 계기로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 친서를 전하길 희망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출장 일정 때문에 성사되기 어렵다는 최종 통보를 들은 북측이 일정 연기를 통보한 것 아니냐고 연합뉴스가 분석했다. 또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변화 여부를 면밀히 지켜보고, 그에 따른 대응 방안을 정한 뒤 회담을 하는 것이 낫겠다는 북한의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연합뉴스를 통해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정세 변화, 트럼프 행정부의 대 의회 관계, 미국민의 목소리 등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북한이 연기를 요청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물론 기본적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이에 맞는 상응조치를 둘러싼 시각 차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제재완화’를 강력히 요구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검증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에는 제재가 유지될 것’을 강조하는 등 북미 간 장외 신경전이 치열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선도 많다. 강 장관은 또 미국 측의 통보시점과 관련해 “오찬 행사 도중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으로부터 급히 연락을 받았다”면서 “한미 간 여러 소통 채널을 통해서 사전에 알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찬 행사 중’이라고만 했을 뿐 사전 통보의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미 대화 재개 시점과 관련해서도 시각이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다음날인 7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입장을 확인하면서도 “(북핵 협상을) 서두를 것 없다”고 언급한데서 양측의 대화 동력은 살아있다. 양 교수는 “이달 안에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 내년 초 북미정상회담을 하기가 어려워진다”며 “11월 중, 좀 더 좁히면 11월 20일 전후로 북미 고위급회담 일정이 다시 잡힐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반면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으로서도 북미 협상의 틀을 유지하려면 주기적으로 일정한 성과가 나와야 한다”며 “아직까지는 북미 고위급 회담을 통해 대략적인 합의나마 도출할 수 있을 정도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강경화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도 나중에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열린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다”며 “회담 연기에 대해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지나친게 아닌가 싶다”고 부연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美정부·의회와 비핵화 등 안보·경제 협력 강화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간평가 성격도 있던 11·6 중간선거가 막을 내렸다.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어제 오후 5시를 넘어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하원 전체 436석 중 과반수인 218석을 넘어섰고,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전체 100석 중 과반수 50석을 일찌감치 획득해 승리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고 있는 구도가 깨졌다. 민주당은 2010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다수당 지위를 내준 이후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했다. 다수당이 상임위를 모두 장악하는 관행에 따라 민주당은 하원에서 예산 심의와 각종 법률 심사에서 상당한 권한을 갖게 된 만큼 트럼프 정부는 남은 임기 2년 동안의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의회 권력의 분점에 따라 우리로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동력과 속도가 떨어질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런 가운데 8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돼 배경이 주목된다. 국무부는 특별한 연기 배경을 밝히지 않았으나, 비핵화 검증과 제재완화를 둘러싼 이견 조율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국무부는 추후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혀 대화의 문은 분명히 열어 뒀다. 미국 조야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이 여전한 상황에서 북·미 고위급 회담의 구체적 성과가 미미하면 민주당을 중심으로 트럼프식 대북 협상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내년 초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추동력도 다소 떨어진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수적 우위를 발판으로 북·미 협상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져 온 현 비핵화 협상의 전반적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가도에서 대북 문제를 주요 외교적 성과의 하나로 부각한다면 현재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 가려 할 공산이 크다. 트럼프의 각종 경제정책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하원을 차지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인 관세 부과 등에 제동을 걸어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지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 한국엔 악재로 작용해 어려움이 가중될 수도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핵 문제, 통상 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한편 미국과의 안보·경제 협력에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
  • [美 중간선거] 예상된 결과에 시장 차분…미·중 무역전쟁 수위 촉각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받아 든 시장은 ‘예상했던 결과’라고 안도하면서도 정치적·경제적 변수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감세 정책, 미·중 무역전쟁, 이란 제재 등의 추진 속도와 수위에 따라 한국 경제 역시 롤러코스터를 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장은 미 공화당이 상원 과반수 의석을 유지한 만큼 기존 강경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7일 “다른 정책보다 무역에서 미국 대통령의 재량권이 많아 중간선거 후에도 대중국 통상 규제 완화 가능성은 작다”며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어 기존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과거 14번의 중간선거를 전후로 미국 증시 지수가 2차례를 제외하면 모두 상승한 점은 주식시장에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소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간선거 자체의 영향력은 채권시장에서도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선거로 통화정책과 성장률 등에 큰 변화가 없다면 향후 채권시장도 (현재와) 같은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간선거 이후 외치(外治)에 몰두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에 따라 경제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문제보다는 이란 제재와 북핵 문제, 중국과의 무역 현안에 더 강한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면서 “재선을 위한 승부수를 띄우는 시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대북 제재를 두고 우리 정부와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는 상황에서 북·미 대화가 삐걱거릴 경우 경제 불안감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감세 정책과 경기 부양책을 저지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변수 중 하나다. 막대한 재정 지출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성장세가 둔화되면 미국 경기 자체가 꺾일 가능성도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트럼프 선전… 대북 대화모드는 계속된다

    트럼프 선전… 대북 대화모드는 계속된다

    민주, 8년 만에 하원 다수당 탈환 공화는 상원 수성해 힘의 균형 이뤄 트럼프 “굉장한 성공” 과감히 나갈 듯 예산·법률 심사 과정서 제동 걸릴 수도11·6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하면서 미 의회 권력 지형이 변했다.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지지를 기반으로 강력한 행정력을 휘둘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전보다는 의회가 성가신 상황이 됐다. 예산 심의와 각종 법률 심사 권한을 가진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 임기 후반기 대북 정책 곳곳에서 제동을 걸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운신 폭은 제한될 수도 있다. 물론 민주당도 북핵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법을 주장해 왔기에 큰 틀의 한반도 정책 변화가 일어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의 개입으로 북·미 대화의 속도가 영향받을 가능성은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중간선거가 끝난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선거라는 변수에 더는 신경 쓰지 않고 북한 문제를 자신들의 구상대로 과감히 다뤄 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화당이 하원 선거에서 크게 지지 않는 등 당초 예상보다는 선전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6일(현지시간) 밤 트위터를 통해 “오늘 밤 굉장한 성공을 거뒀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7일 오전 현재 중간선거 예측조사 결과에서 민주당이 435석 전체를 선출하는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을 누르고 다수당을 차지한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안정된 과반의 의석을 차지한 것으로 예상됐다. 판 전체를 뒤흔들 ‘블루웨이브’(민주당 바람)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와 협력관계를 강화해 왔으며, 이번 중간선거 결과와 크게 상관없이 미국 의회의 지지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 의회는 양당 모두 ‘북한과의 대화’를 중시하는 기조를 공유하는 독특한 상황이다. 본래 여당인 공화당은 대북 압박이 기조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화 의지로 상황이 달라졌다. 또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은 수그러질 것으로 보이고 2020년 재선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민주당이 북한 인권 등을 무기로 대북 정책에 대한 미 행정부의 유연성과 자율성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의견을 수용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북한과 대결 국면으로 전환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적으로는 중간선거 결과보다 중간선거 이후 예정된 변수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나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열린세상] 북한의 미래개혁, 우회론적 중국 모델과는 다른 모습일 것/박두복 국립외교원 명예교수

    [열린세상] 북한의 미래개혁, 우회론적 중국 모델과는 다른 모습일 것/박두복 국립외교원 명예교수

    핵·경제 병진노선의 종결을 선언한 북한에 경제가 최대의 정치 문제로 부각되면서 국가 정책의 중심 과제가 되고 있다. 앞으로 북핵 문제가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해 가면서 북·미 관계가 정상화돼 가는 경우 북한에서 경제 문제는 더욱 절실한 어젠다로 대두할 것이다. 경제발전에 대한 절실한 요구는 경제발전을 속박해 왔던 기존 체제에 대한 개혁으로 연결되면서 북한에서의 개혁은 하나의 시대정신으로 나타날 것이다.북한이 본격적으로 개혁을 추진할 때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거나 기존의 이념이나 가치 체계와 모순되는 새로운 현상들이 불가피하게 출현할 것이다. 이러한 모순이나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데 중국에서 앞서 이루어져 온 선행 경험들은 훌륭한 방향타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 북한의 개혁은 우회 전략에 기초한 중국의 개혁과는 다른 모습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그것은 지금 북한의 지도체제 등 국내 정치적 상황과 조건이 1970년대 말 개혁이 시작됐던 중국의 경우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북한에는 김정은이 개혁정책을 추진할 때 저항하는 보수세력이 기본적으로 존재하지 않은 반면 개혁 초기 중국의 개혁세력은 방대한 보수세력의 저항에 직면해 있었다. 무엇보다 북한에선 김정은이 김일성주의(주체사상)에 대한 절대해석권을 장악하고 있지만, 당시 덩샤오핑을 비롯한 개혁세력들은 마오쩌둥사상의 해석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에선 이데올로기가 특수한 지위를 갖고 정책 결정 과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개혁·보수 간에 심각한 노선 투쟁이 진행된다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데올로기의 작용은 그만큼 민감하게 반응한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사상’(마오사상)을 중국 현대화나 개혁개방의 가장 심각한 걸림돌로 보았기 때문에 마오사상의 수정이 없는 개혁개방은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이데올로기의 해석권이 없었던 덩샤오핑에게 마오사상의 수정은 그만큼 어려운 과제였다. 따라서 덩샤오핑은 마오사상과 기존 정책 노선의 수정이나 조정에 대단히 신중하고 우회적인 접근이 불가피했다. 이념적·이론적 대응 장치 없이 기존 체제나 지도이념 및 정책 노선의 수정을 추진하는 경우 보수세력으로부터 치명적인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었다. 따라서 이러한 수정이나 조정에 앞서 이를 정당화하고 합법화할 수 있는 이론적 체계나 틀을 당의 결의로 확립해 가는 과정을 선행시키는 우회적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덩샤오핑을 비롯한 개혁세력들은 마오사상의 수정에 앞서 마오사상을 ‘영원불변의 진리’에서 ‘일정한 역사조건(시간과 공간 개념)의 산물’로 규정하고 이데올로기도 역사 조건의 변화에 따라 부단히 변화해야 생명력을 갖고 발전할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의 생태학적 발전론’을 확립했다. 그리고 경제적 효율성과 생산성 증대를 위해 절실했던 비사회주의(자본주의) 요소의 도입을 위해 이를 합법화하고 정당화하는 논리로 ‘사회주의 초급단계론’과 ‘사회주의 시장경제론’을 확립해야 했다. 보혁의 갈등이 없는 북한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데올로기의 작용은 민감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없고, 특히 이데올로기의 해석권을 김정은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 요소의 도입에 앞서 이를 정당화하고 합법화하는 과정을 선행시켜야 했던 중국의 우회 방식을 따를 필요가 없을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이 김일성주의의 계승자로 김일성주의에 대한 철저한 수정이나 부정은 자기 부정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한계성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과거 김정일이 중국의 개혁방향과 성과를 이미 적극적으로 수용했고, 특히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강조됐던 김정일의 혁신적 사고방식(신사고)과 실효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가치 체계는 김정은의 실용주의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김정은의 실용주의가 이데올로기의 중요성을 약화시키면서 ‘발전’을 명분으로 김일성주의에 대한 수정이나 개혁이 가능해질 것이다. 북한의 미래 개혁은 우회 전략에 기초한 중국의 점진주의와는 다른 방향으로 보다 속도감 있게 전개될 것이다.
  • 북·미 뉴욕채널 재가동… ‘빅딜’ 이뤄질까

    제재완화 시점 쟁점… 비핵화 속도 결정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뉴욕 회담 채널이 재가동된다. 북한의 ‘대북 제재 해제’ 요구와 미국의 ‘선 비핵화·검증, 후 제재 해제’ 주장이 첨예한 상황에서 ‘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양자 간 ‘빅딜’을 견인할지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4일(현지시간) “김 부위원장과 이번 주 후반 뉴욕에서 만날 것”이라며 북·미 고위급회담의 일정과 장소를 폭스뉴스 등 미 언론에 공개했다. 그는 폭스뉴스에서 “나는 이번 주 뉴욕에서 나의 카운터파트인 김영철(부위원장)과 만난다”면서 “우리는 몇 달 전 시작된 비핵화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CBS에서도 “우리가 두 정상 간 회담에서 합의한 진짜 비핵화의 진전을 만들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미는 뉴욕에서 ‘제재 해제’와 ‘선 비핵화’의 순서를 두고 치열한 샅바 싸움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풍계리·동창리 폐기·사찰 등 카드를 거론하면서 ‘제재 완화’를 강력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맞서 폼페이오 장관은 ‘선 비핵화·검증’을 내세우며 풍계리·동창리 사찰 그리고 영변 핵시설의 폐기·검증 등 북핵 사찰의 로드맵을 확정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쟁점은 ‘제재 완화’의 시점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입증하기 전까지 제재 해제는 없다는 입장이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완전한 비핵화뿐 아니라, 그것이 이뤄졌다는 것을 검증할 우리의 역량을 갖는 것 역시 경제적 제재 해제를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트럼프 정부가 이번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기존 태도를 고집할지, 아니면 유연한 태도로 북한의 행동에 맞는 ‘당근’을 제시할지에 따라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북한의 비핵화 속도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풍계리·동창리 사찰에 대해 얼마나 구체적인 일정 등을 내놓느냐, 또 미국이 거기에 맞게 구체적인 ‘당근’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북·미의 비핵화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도, 제자리를 맴돌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어게인 2016” 뭉치는 샤이 트럼프… ‘상공하민’ 살얼음 전망

    “어게인 2016” 뭉치는 샤이 트럼프… ‘상공하민’ 살얼음 전망

    여론조사에서도 양당 지지율 격차 줄어 대선처럼 트럼프 숨은 지지층 결집 땐 공화 상·하원 장악 가능성도 배제 못해6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각종 선거분석 여론조사에서 미 상원은 공화당의 수성, 하원은 민주당의 탈환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샤이 트럼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숨은 지지층)가 결집하면서 공화당이 막판 기세를 올리고 있다. 특히 37곳의 하원 경합지역 대부분에서 양당이 4% 포인트 이내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표함을 열 때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방송은 4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전국 1000명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하원에서 어느 당이 다수당이 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50%는 민주당을, 43%는 공화당을 각각 선택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10월 중순(민주 50%, 공화 41%)의 격차 9% 포인트에서 2% 포인트가 줄어든 것이다.워싱턴포스트는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우위를 지키고 있지만 공화당이 경제 성과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이슈 등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선거분석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민주당의 하원 선거 승리 가능성을 85.9%로 내다봤지만 2016년 대선 때처럼 샤이 트럼프가 결집할 경우 공화당의 상·하원 동시 장악 유지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 여론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하원 435개 선거구 중에서 민주당이 202곳, 공화당은 196곳이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나머지 37개 지역을 경합지역으로 분류했다. 즉 민주당은 16곳에서, 공화당은 22곳에서 승리해야 과반 의석인 218석을 차지할 수 있다. 민주당이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경합지역 37곳 중 36곳에서 양당이 4% 포인트 이내의 초박빙 경쟁을 벌이고 있어, 막판 바람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상원은 공화당이 무난히 수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CNN은 상원선거에서 공화당이 52석, 민주당이 48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국정 운영에 제동이 걸리고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존 대북 정책에도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껍데기 북·미 정상회담’과 ‘밀실 대북 의사결정’ 등 북한과의 협상 등에 대한 면밀한 검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견제가 강해지면서 감세와 인프라투자 등 국내 정책뿐 아니라 북핵 해결과 미·중 무역전쟁, 이민정책 등 대외 정책들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서울광장] 남북관계는 북미관계 종속변수 아니다/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남북관계는 북미관계 종속변수 아니다/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남북 관계가 진전되는 상황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있다. 바로 ‘한·미 공조 균열’이다. 올 2월 평창동계올림픽은 물론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서도 보수진영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유엔 대북 제재를 축으로 돌아가는 미국의 ‘압박과 관여’ 정책를 무력화한다는 해설도 곁들였다. 한·미 관계 ‘엇박자, 파열음’ 등의 기사가 쏟아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지난 70여년 동안 남북 분단을 자양분으로 성장한 한국의 보수세력은 ‘북한 악마화’와 한·미 공조 프레임을 두 축으로 삼아 한반도 냉전 체제를 유지했다. 남북 화해 협력의 기운이 고조될 때마다 내부적으로는 위장 평화쇼로 폄하하고, 대외적으로 한·미 공조 균열을 앞세워 미국의 한반도 현상유지 전략을 지탱해 온 측면이 크다. 남북 대결이 격화될수록 정치적 동력이 확산되는 냉전 체제가 그들의 보호막이자 구명대인 셈이다.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4·27 1차 남북정상회담, 5·26 2차 남북정상회담, 평양 9월 남북정상회담 등 냉전 해체의 발걸음이 빨라질수록 ‘위장 평화쇼’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쟁의 기운이 한껏 고조됐던 2017년으로 돌아가 보자. 그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연설을 통해 “북한의 완전 파괴”를 언급했다.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대통령이 2500만 인구의 한 나라를 지도상에서 없애겠다고 위협했다”고 지적하면서 “깡패 두목(mob boss)의 말이나 다름없다”며 혹독한 평가를 내놓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 보수 언론들은 한술 더 떠 “김정은이 죽음의 공포를 느낄 의지를 보이라”, “평화에 매달리면 도움이 안 된다”며 극단적인 주장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으면 한·미 공조가 균열되고 한·미 동맹이 깨질 듯이 분위기를 잡아 나갔다. 이런 기류는 최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나 남북군사합의 등 냉전 해체의 길목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보수세력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한·미 공조 프레임은 사실 미국이 한국 정부를 길들이기 위해 만들어 낸 작품이다. 1차 북핵 위기 당시인 1993년 6월 11일 천신만고 끝에 북·미 공동 성명이 도출됐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유보하는 대신 미국은 북한을 무력으로 위협하지 않는다는 합의서가 도출됐다. 전쟁 일보 직전에서 손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소외된 당시 김영삼 정부는 ‘미국이 북한에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며 협상 자체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미 공조(coordination)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그의 저서(‘담대한 여정’)를 통해 “당시 김영삼 정부는 미국의 대북 정책에 불만을 갖고 사사건건 엇박자를 내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을 다스리기 위한 프레임으로 한·미 공조를 만들어 냈다”고 증언했다. 한·미 공조(共助)는 말 그대로 서로 돕는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이 미국의 정책에 무조건 따르라는 일방적 관계가 아닌, 쌍방향적 성격을 규정한 것이다. 현재 보수 진영에서 쓰는 한·미 공조의 의미는 ‘미국이 움직이기 전에 꼼작도 하지 말라’는 의미나 다름없다. 우리 스스로 미국이 한반도 통치 전략으로 고안해 낸 한·미 공조의 틀에 갇혀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결과가 된다. 이는 주권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자율성을 포기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한·미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란 공동목표를 향해 함께 가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북한 비핵화를 통해 냉전을 해체한 뒤 궁극적으로 남북 공동번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미국은 비핵화를 통한 세계 패권 유지가 목표다. 서로 국익이 다른 만큼 방법론에서 차이가 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남북 관계는 북·미 관계의 종속 변수가 아니다. 1차 북·미 정상회담 도출 과정에서 보듯 우리가 한발이라도 앞서가면서 문제해결 여건을 조성하는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 북·미 비핵화 대화가 난관에 처해 있을 때 남북관계 진전이 돌파구가 돼야 한다. 최근 구성된 한·미 워킹그룹은 보수진영에서 말하는 미국의 ‘감시·단속반’이 아니다. 이는 스스로 국격을 낮추는 전형적인 사대주의 발상이다. 향후 한·미 워킹그룹은 대한민국 위상에 걸맞은, 쌍방향의 한·미 공조를 향한 새로운 이정표가 돼야 한다. oilman@seoul.co.kr
  • “대북 제재, 북핵 해결의 수단일 뿐 목표일 수 없어”

    “대북 제재, 북핵 해결의 수단일 뿐 목표일 수 없어”

    “제재는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북핵 문제를 이끌어 갈 수단일 뿐 목표일 수 없습니다.” 한국계인 제임스 최(48) 주한 호주 대사(북한 대사 겸임)는 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여기자협회가 주최한 ‘여기자포럼’ 연사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최 대사는 “호주 정부는 북한을 압박해 협상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는 데 적극 동의하며, 대북 독자 제재를 하고 있다”면서도 “제재는 수단일 뿐 목표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도 대화에 응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이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의 결과물이며 한국 정부의 지도력과 창의적인 외교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 대사는 “북한이 그전에도 협상 무대에 나와 한 약속을 어긴 사례가 많다”며 “그럼에도 북한 문제에서 차선책은 없다. 지속적으로 협상을 통해 핵을 포기하면 북한 주민에게 더 나은 미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전 세계가 그동안 수호해 온 국제 질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보호주의와 미·중 경쟁 등으로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핵 문제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의 불확실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 더 많은 우방을 필요로 한다. 이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신(新)남방 정책을 환영한다. 호주는 믿을 수 있는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다음주 북미 고위급회담 ‘핵·미사일 사찰’ 다룬다

    “정상회담도 늦지 않게 내년초 마련 희망” 핵시설 검증·제재 해제 ‘빅딜’ 성사 기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1일(현지시간) 다음주 북·미 고위급회담 개최를 확인했다. 한동안 제자리를 맴돌던 북한의 비핵화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협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북한 핵·미사일 시설의 국제기구 사찰과 관련한 질문에 “그것은 내 카운터파트와 다음주에 논의할 사항 중 하나”라고 답했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19일 멕시코 순방 중 ‘약 열흘 내 회담 기대’ 발언을 한 지 12일 만에 북·미 고위급회담의 다음주 개최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관련,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너무 늦기 전에 만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내년 초 거기(정상회담)에서 북한 핵위협 제거에 있어 엄청난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이번 고위급회담의 주된 의제가 ‘북한의 핵·미사일 사찰’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이 3주 반 전에 만났을 때 미 사찰단이 두 개의 중요시설을 둘러보도록 허락했다”면서 “우리는 너무 늦기 전에 사찰단이 북한에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개 중요시설은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간담회에서 “(북한의) 검증과 사찰은 함께 가는 것”이라면서 “사찰 방식과 (인원) 구성은 앞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고위급회담의 정확한 시간과 장소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아직 북한 측에서 구체적인 답변이 오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오는 6일 미 중간선거 이후인 8~9일쯤 뉴욕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미는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미국이 주장하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의 핵심 요소인 사찰·검증에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또 풍계리·동창리 시설 사찰에 걸맞은 보상, 즉 대북 제재 일부 해제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첫걸음인 핵·미사일 시설 검증과 미국의 대북 제재 일부 해제라는 ‘빅딜’이 이뤄질지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이 ‘선 비핵화, 후 제재 해제’의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이번 고위급회담이 성과 없이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정부가 북한의 풍계리·동창리 시설의 사찰 수용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이번 고위급회담이 빈껍데기로 전락할 수 있다”면서 “북·미가 신뢰를 쌓고 한 발짝 더 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한 토론회에서 “북한을 진지하고 영구적인 방식으로 비핵화할 수 있다면 거대한 성취가 될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받을 만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에 단호하면서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강경화와 통화한 고노 “한국 정부 적절한 대응 기대” 톤다운

    강경화와 통화한 고노 “한국 정부 적절한 대응 기대” 톤다운

    康외교 “대응책 검토” 고노 “법 기반 손상” 양국 입장차 속 미래지향 관계 협력 지속 정부, 북핵 등 파장 방지 위해 ‘로키 대응’ 文·아베 ‘셔틀 외교’로 관계 복원 가능성강제 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한·일 외교장관이 31일 첫 통화를 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일본은 통화에서 한결 누그러진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판결 직후 일본 반응이 강경한 톤이었는데 오늘 통화에서 일본 측 용어와 어조가 톤다운됐다고 들었다”며 “결론은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가 중요하니 그런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양국의 입장 차에도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통화에서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은 이번 판결과 관련된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일본에 설명했다.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고노 다로(오른쪽) 일본 외무상은 강 장관에게 “한·일 간 법적 기반이 근본적으로 손상됐다는 점을 일본이 무겁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 후 자국 기자들에게 “한국 정부의 대응 방침이 결정되는 것을 기다리고 싶다”며 “의연한 대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일본을 자극하지 않도록 최대한 ‘저강도’(로키)로 대응하고 있다. 정부의 공식 입장도 청와대가 아닌 국무총리 명의로 냈다. 이낙연 총리가 직접 나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것은 과거사와 한·일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해 접근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투트랙 기조에 입각한 것이었다. 정부가 파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갈등 봉합을 시도하고 있지만 일본이 이번 판결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가능성이 커 한·일 관계 냉각기가 오래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은 중대한 과제에 봉착하게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일 간 풀어야 할 외교적 숙제가 생겼다”면서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는 살아 있다”고 말했다. 우선 11월 예정된 아세안+3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주요 다자정상회의에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석한다면 대법원 판결 이후 처음으로 한·일 정상 간 만남이 이뤄져 악화된 양국 관계를 정상화할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정부로서는 일본과의 북핵 공조가 필요하고 일본으로서도 북·일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한국의 중재가 필요해 한·일 관계가 파국 일변도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미, 비핵화 조율 워킹그룹 출범

    한 “비핵화” 미 “제재 유지” 접점 모색 외교부, 남북협력 속도조절론엔 선그어 한·미 간에 향후 비핵화·대북제재·남북협력 등을 논의할 워킹그룹(실무단)이 11월 중에 출범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및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한·미 워킹그룹 구성은 처음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31일 “워킹그룹은 한·미 간에 소통을 정례화하고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하자는 것”이라며 “톱다운 방식을 보조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워킹그룹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를 리더로 외교부와 국무부가 중심이 돼 필요할 경우 다른 부처도 참여하게 된다. 한·미 양국이 워킹그룹을 만들기로 한 것은 한국이 먼저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워킹그룹을 만드는 이유에 대해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가 다뤄질 텐데 이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며 “비핵화는 북·미 간 직접 해결할 문제지만 향후에 북측의 획기적 비핵화 조치가 있다면 남측이 참여할 상응 조치도 있을 수 있고 (협의 틀) 안에 들어가 의견을 내고, 보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미 워킹그룹은 향후 연내 종전선언을 포함한 평화체제 프로세스, 남북한 교류의 대북 제재 위반 여부 등의 의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상시 조율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면 한·미 공조도 더 굳건해질 전망이다. 다만 워킹그룹의 기능에 대해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 협상 진전 및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미국은 제재 유지를 강조해 다소 차이를 보였다. 외교부 관계자는 남북 관계 진전이 북·미 비핵화 협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미국이 속도 조절을 위해 워킹그룹 구성을 제의한 것 아니냐는 해석에 “그렇지 않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속도조절론에 대해 이 관계자는 “한쪽 방향의 진전이 다른 트랙(북·미 협상)의 진전과 딱 1인치의 오차도 없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며 “갭을 신뢰와 소통으로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킹그룹이 11월에 출범하면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해 한·미 간 첫 사례가 된다. 2007년 6자회담으로 도출된 ‘2·13 합의’로 5개 분야의 워킹그룹을 만든 적이 있지만 당시는 6자국 대표의 모임이었다. 워킹그룹은 향후 북핵 사찰 국면에서 한·미 협의의 틀로 진화할 가능성도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남·북·미 워킹그룹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하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외교부 단일 창구로 미국에 전달되는 정보가 부족했을 수 있다”며 “미국은 정보 유통과 관련해 투명성을 높이고 한국도 정보의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미국의 오판을 교정하는 메커니즘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미국 10명의 대규모 중국 스파이 고발

    미국 10명의 대규모 중국 스파이 고발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스파이전과 대만 문제로 더욱 격화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중국 스파이 10명이 해킹으로 미국의 항공기 엔진 기술을 탈취하려 했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미 법무부에 따르면 C919, ARJ21 등의 중국산 여객기는 외국산 엔진을 쓰고 있으며 중국 국유 항공회사는 국산 항공 엔진을 개발 중이다. 법무부 측은 중국 스파이들이 정당한 연구와 개발비를 내지 않고 엔진 기술을 빼내려 했다고 주장했다.중국 스파이들은 12개 이상의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해킹을 시도했으나 미 법무부는 이 가운데 캡스턴 터빈 코퍼레이션 한 곳만 이름을 확인했다. 세계 최대 제트엔진 제조사로 미국 GE와 파트너쉽을 맺은 프랑스의 터보 팬 엔진 제작사인 사프란도 중국 스파이들의 해킹 대상이었다. 미 법무부가 고발한 중국 스파이들은 장쑤성 안전부 소속으로 자롱, 차이멍 등 실명도 공개됐다. 이들은 2010년부터 2015년 5월까지 항공사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해 엔진 제조기술을 빼내려 시도했다. 법무부는 지난 9월과 10월에도 미국 과학자를 유치하거나 항공 기술 정보를 훔치려 한 혐의로 2명의 중국인을 고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중국인들의 활동은 정당한 비즈니스 업무로 스파이가 아니라며 미국의 발표를 일축한 바 있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이폰을 도청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중국산 화웨이 휴대전화를 쓰라”고 응수했다. 한편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규정한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자극하고 나섰다. 데이빗 헬비 미 국방부 동아태 차관보 대리는 대만이 국방예산 확대와 군 현대화를 통해 대만해협을 침범하는 공격을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헬비 차관보 대리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린 안보 콘퍼런스에서 “대만의 현재 상황이 불안정하다”며 “중국이 대만의 외교적 입지를 국제무대에서 없애려 하고 있으며 중국 인민해방군의 규모는 날로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6월과 올 9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4억 달러(약 1조 6000억원)와 3억 3000만 달러 규모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승인한 바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5일 광둥성 일대를 순시하면서 대만과 남중국해 일대를 담당하는 남부 전구를 찾아 싸워서 이기는 강군을 강조한 바 있다. 미 싱크탱크인 랜드 연구소의 데릭 그로스맨은 “미국과 중국의 긴장관계가 지속되면 미 행정부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더 늘릴 수 있다”며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북핵, 무역, 남중국해 등 중국과 산적한 문제를 협상하기 위한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美기업 물밑서 北과 접촉…한국, 美보다 먼저 대북 경협해야”

    “美기업 물밑서 北과 접촉…한국, 美보다 먼저 대북 경협해야”

    “지금 미국은 한국에 대북 제재 해제는 꿈도 못 꾸게 하면서 뒤로는 미국 기업의 방북은 허용하고 있는데, 이율배반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부추겨 미국 무기를 파는 것보다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해 동북아에서 헤게모니를 강화하는 게 경제적·지정학적으로 미국에 더 이익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경제적 이익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국이 미국보다 앞서 대북 경협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미국 정부는 강력한 대북 제재를 고수하는 데 반해 미국 곡물회사 등 기업은 물밑에서 대북 접촉을 진행한 사실이 서울신문 보도 등을 통해 확인됐는데. -한 국가의 공식적인 정책은 진짜 전략이 아니다. 국가가 명분상 해야 할 이야기와 실질적으로 놓쳐서는 안 될 자기 이익은 공존한다. 일례로 1993년 김영삼 정부 당시 미국은 한국이 다른 소리를 못 내게 해놓고 비공개 대북 협상을 진행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미가 회담을 했는데 나중에 보니 안 알려준 게 많았다. 당시에도 카길(미국 곡물회사)이 움직였다. 곡물과 북한의 지하자원을 맞바꾸려 했다. 지금도 미국은 한국에 남북 철도·도로 연결 공사를 위한 현지 조사도 못 하게 하고,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는 꿈도 못 꾸게 하면서 미국 기업의 방북은 허용하는 건데, 일종의 이율배반이다. 북핵 문제, 남북 관계, 북·미 관계가 삼위일체로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업의 북한 투자에 대해 언급하고, 최근에 카길이 북한에 들어간 걸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묻고 싶다. 결국 한국이 한발 앞서 들어가야 한다. 북한 시장이 개방될 것에 대비해 투자 조사 차원에서 들어가고, 미국이 기반 조성을 못하게 할 경우 따지기도 해야 한다. →한국이 미국보다 앞서 대북 경협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뜻인가. -당연히 필요하다. 남북 관계가 좋아져야 한발 앞서 가며 북·미 관계 개선도 주선할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았나. 그런데도 남북 관계가 북·미 관계와 항상 같이 가야 한다? 북·미 관계가 멈추면 남북 관계도 멈춰라? 그건 말이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7일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중국, 러시아, 한국 사이에 있는 북한의 지정학적 위치에 대해 경제적 측면에서 높이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인 출신이니 투자 가치도 매력적으로 봤겠지만 더 큰 것을 봤다고 생각한다. 그간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미국 무기를 구입한 4개 대국 중 하나였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는 미국 무기의 최대 수입국이 됐었다. 이렇게 무기 시장으로 한국의 가치도 있지만, 미국이 북한과 관계를 개선해 평양에 대사관이 들어가면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헤게모니가 강화된다. 무기 시장은 줄어들 수 있지만 평양의 미국 대사관은 중국 입장에서 인중의 비수다. 미국이 북한 나진·선봉 등에 마음대로 (군함 등을) 댄다면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견제할 수 있으니 안보적으로 큰 이익이다. 무기시장이라는 작은 판보다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전진기지라는 점에서 미국한테 평양은 큰 가치가 있다. →최근 5·24 대북 제재 해제 문제로 논란이 벌어졌는데.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바로 해제했어야 했다. 출범 직후여서 힘들었으면 올해 1차 남북 정상회담(4월 27일) 이후에 5월 24일을 계기로 하면 됐는데 안에서 챙기지를 못한 것 같다. 5·24 조치는 유엔 대북 제재보다 먼저 나온데다 국제법적 효력이 있는 유엔 제재와 달리 이명박 정부가 일방적으로 내린 행정명령에 불과하다. 5·24 조치를 풀어야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있는 추동력이 생긴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속도 조절론을 말한다. -북한을 몸 달게 하자는 전략 아닌가. 북한은 미국과 1대1 상호주의로 하자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답게 동시행동으로 해석될 수 있는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반면 미 관료들은 북측이 2020년까지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마무리해야 하는 경제적 다급성 때문에 미국이 느긋하게 나가면 더 양보할 수 있다고 했던 것 같다. 거래의 달인이라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얘기들을 듣고 안 팔 것처럼 하는 협상전략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속도 조절론에 북한은 어떤 입장일까. -북한도 미국의 속도 조절을 진심으로 보지는 않을 거다. 이미 많이 당해 봤다. 외려 한국 내에서 미국의 전략을 진심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정부가 남북 관계에 나서는 것을 두고 한·미 공조 깨자는 것으로 해석하는 식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으로 늦춰지는 분위기다. -다음달 중간선거의 정치적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는 타이밍이 있었다면 북·미 정상회담을 앞에 잡았겠지만 북한이 굽히고 들어온다 해도 선거에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본 거 같다. 다만 내년으로 미룬다 해도 너무 미루기는 힘들 것이다. 또 미국이 만나 줄듯 뒤로 미루면 북한이 몸이 달아 미사일을 반출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는데 북한이 아무리 다급해도 그럴까 싶다. 미국과 달리 북한은 국내 여론보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목적적으로 결정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일관성을 가지고 버티면서 미국의 협상전략 변화를 기다리는 것 아닌가 싶다.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그대로 추진해야 하나. -사실 남북 정상은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 중간 선거 전에 열릴 것으로 보고 연내 답방을 합의했을 거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그대로 진행돼야 한다.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 초에 꼭 열리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김 위원장이 서울에 와야 한다. 또 북측이 남한 국민에게 신뢰를 쌓아야 미국에도 신뢰를 쌓을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 연기에도 연내 종전 선언은 가능하겠나.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연내 종전선언은 북한의 강력한 요구였을 것이다. 종전선언은 평화협정 협상을 시작하는 대문이니 종전선언 체결과 함께 대북 제재 완화를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종전은 북·미 간 조율도 필요하니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본다. →톱다운(정상 간 합의 후 실무회담) 방식으로 추진되던 남·북·미 협상의 빠른 속도감이 최근 다소 늦어지는 느낌이 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실무자와 움직이면 악마들이 나온다. 과거 협상 때도 미국 실무진은 북한의 선 행동만 요구했다. 김영철 북 노동당 부위원장도 마찬가지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때 김 위원장과 함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배석하는 걸 보고 김 부위원장이 미국에서 비토당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최근 폼페이오 장관이 열흘 뒤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것이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 외무성 부상의 만남이 늦어지는 것은 북측이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메시지를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정세현 前장관은 김대중 정부 마지막(29대), 노무현 정부 초대(30대)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여러 남북 회담을 주도했고, 학계에서도 연구 성과를 거두는 등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로 평가된다. ▲1945년 중국 만주 출생(해방 후 전북 임실 이주) ▲경기고 ▲서울대 외교학과(석·박사)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대통령비서실 통일비서관 ▲통일부 장·차관 ▲국가정보원장 통일특별보좌역 ▲원광대 총장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 [美 11·6 중간선거<하>] “민주당 하원 장악해도 북·미 대화기조 유지”… “중·러와 관계는 악화할 듯”

    [美 11·6 중간선거<하>] “민주당 하원 장악해도 북·미 대화기조 유지”… “중·러와 관계는 악화할 듯”

    11·6 미국 중간선거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대부분은 중간선거 결과가 북·미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나 지난 대선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프랭크 자누치 맨스필드재단 소장은 24일(현지시간) 서울신문에 “이번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북 대화를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옵션’ 발언을 비판하며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자누치 소장은 이어 “빌 클린턴 정부 이전부터 민주당은 북핵의 외교적 해법을 지지하는 역사적 DNA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겠지만, 공화당이 상원의 과반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 안보소장과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도 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하더라도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민주당이 북한 문제뿐 아니라 외교와 경제, 국방, 이민 등 모든 정책의 깐깐한 검증에 나서면서 트럼프 정부의 움직임이 더뎌질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정부의 북·미 협상 속도감이 지금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트로이 스탄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의회·무역 선임부장은 “2014년 중간선거로 다수당이 바꿨을 때 오히려 정부와 야당이 협치의 미덕을 발휘했다”면서 “트럼프 정부도 지금의 태도와 달리 민주당과 협치에 나서면서 북핵 해결 등이 더욱 속도를 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새모어 조정관과 크로닌 소장은 중간선거 이후에도 미 의회가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움직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로닌 소장은 “북한이 국제사회가 인정할 수 있는 비핵화 움직임을 보이기 전까지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모어 조정관은 “민주당이 북한의 비핵화뿐 아니라 인권문제 등에 관심을 나타낼 수 있으나 2차 북·미 정상회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만남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뒷받침한다면 ‘비핵화와 제재 해제’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북한이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미국은 절대 제재 해제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간선거 이후에는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 기준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해야 하는 민주당이 확실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보지 않고는 제재 해제 카드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누치 소장은 “현 시점에서 문제는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의 대가로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에 대한 준비가 돼 있는가이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비핵화 행동에 나서면 미국도 그에 상응하는 제재 해제 등 당근을 던져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미·중, 미·러 관계는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스탄가론 부장은 “미·중 무역전쟁은 중간선거를 지나면 오히려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여야 정치권뿐 아니라 미국인 대부분은 장기적으로 중국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가 무역전쟁의 수위를 낮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모어 조정관은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러시아 스캔들’의 정치 쟁점에 나설 것”이라면서 “다음달 미·러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지만 소득이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누치 소장은 “민주당이 하원을 차지한 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를 지지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성추행 등에 대한 청문회를 열 수 있다”면서 “이것이 도화선이 돼 대통령 탄핵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강경화 “남북관계·북미관계 개선 속도 같을 수 없어”

    “남북관계 개선, 북미관계 개선 등 여러가지가 나아가는데 있어 모두 속도를 똑같이 할 수는 없습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모교인 연세대를 방문해 ‘글로벌 시대의 리더십과 한국외교’를 주제로 강연하는 자리에서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핵심 당사자다. 우리가 여기에 살고 있고 북핵문제와 평화정착은 우리의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그는 “전반적으로 (국제사회와) 조율하고 있고 핵없는 평화가 정착된 한반도가 궁극적 목표라는 큰 흐름은 모두가 함께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남북교류와 비핵화 협상 간에 속도차가 있지 않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1977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강 장관은 자신을 ‘73학번 강경화’라고 소개한 뒤 ‘방탄소년단’(BTS)의 성공 사례 등을 거론하고 “과거의 방식과 틀을 벗어나서 자유롭게 상상하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강의장은 500명의 학생으로 가득찼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에 대해서는 “교황님의 의지는 분명히 있지만 실현될지 아닐지에 대해서는 교황청이 많은 것을 고려할 것으로 생각한다. 일단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만약 이뤄진다면 북한의 변화와 개방,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하나의 큰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25) 위기때마다 빛나는 승부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25) 위기때마다 빛나는 승부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해운업의 장기침체로 2016년 현대상선 매각 아픔남북경협사업 고전하다 올해 ‘훈풍’타고 재기 기지개현대엘리베이터 해외시장 개척 등 신성장 동력 마련 현정은(63) 현대그룹 회장은 재계에서 ‘승부사’로 불리운다.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피하지 않고 ‘정공법’으로 맞서 이를 헤쳐 나간다. 지난 2003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다섯째 아들이자 남편인 정몽헌 회장이 갑작스레 타계하면서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현 회장은 하루 아침에 그룹을 떠안게 됐다. 현 회장의 경영자로서 인생은 시작부터 녹록치 않았다. 두 차례에 걸쳐 시댁인 범현대가의 경영권 공격을 버텨내야만 했다. 2004년까지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를 두고 경영권 분쟁을 벌인 데 이어 2006년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현대상선 지분을 두고 경쟁을 벌였다. 이른바 ‘숙부의 난’과 ‘시동생의 난’이었다. 2013년 말 현대그룹은 유동성 문제에 직면했다. 당시 현대그룹은 주력 업종인 해운업의 장기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부채비율을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몇 년에 걸쳐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현대증권 등 금융3사, 현대로지스틱스 등을 매각해다. 300억원의 사재 출연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며 버텼지만 결국 2016년 현대상선마저 처분했다.대북사업에서 현 회장이 보여줬던 불굴의 의지와 도전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정주영 선대회장이 개척해왔던 남북경협사업의 명맥을 이어 오고 있는 것이다. 현대그룹은 1998년 금강산 관광을 시작으로 개성공단 개발, 개성관광 등 20여 년 동안 남북 경협사업을 이끌어왔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기 전까지 관광객 206만 명(금강산 195만 명, 개성 11만 명)을 유치했다. 2006년 10월에 터진 북핵 사태로 인해 남북 경협사업이 중단됐다. 올 들어 남북관계의 훈풍을 타면서 현정은 회장은 2018년 5월 남북 경제협력을 위한 그룹차원의 테스크포스팀을 만들고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현대아산은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8월 북측으로부터 포괄적인 SOC관련 사업권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앞으로 남북경협이 구체화되면 전력, 통신, 철도, 통천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등 명승지 관광사업 등 7대 SOC사업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등 계열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하며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힘쓰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상하이 신공장에는 연 2만 5000대 생산규모의 공장을 신규로 착공했다. 2019년 12월 완공예정인 신공장은 머신러닝, 사물인터넷 기술 등을 적용한 스마트공장으로 조성될 예정이다.지난해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수도 리야드에 건설 중인 대규모 의료 복합단지(SFMC)에 설치될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수주했다. 총 수주규모는 3000만달러(약 340억원)다. 그 결과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 108억원, 영업이익 1467억, 당기순이익 7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3% 증가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업계 유일한 토종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는 7년 연속 국내 승강기 시장 점유율 1위(2017년말 44.1%)를 발판으로 2030년까지 글로벌 톱(Top)7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현대그룹은 지난 2008년 현 회장의 취임 5주년을 맞아 연지동 사옥을 1980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현대증권 등 뿔뿔이 흩어져 있던 계열사를 한곳에 집결시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지난 2013년 현대상선의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연지동 사옥을 매각했다가 4년만인 지난해 재매입 했다. 현 회장은 경기여고와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페어레이디킨슨대학교에서 인성개발학 석사학위도 받았다. 2014년 9월 현 회장은 미국의 저명한 경제지 ‘포춘(Fortune)’이 발표한 ‘가장 영향력 있는 아시아-태평양 여성기업인 25인’에 선정됐다. 현 회장은 25명 중 14위로 국내 여성 기업인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현 회장은 장녀 정지이(41) 현대무벡스 전무와 차녀 정영이 무벡스 차장, 장남 정영선 투자파트너스 이사 등 3명의 자녀를 뒀다. 첫째인 정지이 전무는 계열사인 현대무벡스 전무로 재직중이다. 정 전무는 이화여자외국어고,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현대그룹에는 2004년 현대상선 재정부 사원으로 입사해 2006년 IT 회사인 현대U&I 기획실장(상무), 2007년 전무로 승진했다. 정 전무는 2011년 9월 외국계 투자금융그룹 맥커리투자은행 매니저로 일하던 신두식(44)씨와 결혼했다. 신씨는 현재 링크스 자산운용을 경영하고 있다. 정 전무와 신씨 사이에는 딸 혜윤(6) 양이 있다. 둘째 정영이(34) 차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지난 2012년 6월 현대무벡스로 입사했다. 현재는 현대무벡스 경영관리팀 차장으로 재무·경영기획 업무를 맡고 있다. 셋째인 정영선(33)씨는 군 복무를 마치고 학업을 마친 뒤 지난해 그룹내 신기술금융사인 현대투자파트너스 이사로 재직중이다. 현 회장은 현영원(2006년 작고) 신한해운 회장과 김용주 전방 창업주의 외동딸인 김문희(90) 전 용문학원 이사장 슬하의 딸 넷 중 둘째다. 임당장학문화재단을 설립해 장학사업에도 적극적인 김문희 전 이사장은 현 회장이 현대그룹을 맡고 경영하는 과정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줬다. 지난해 12월 이사장직을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에게 물려줬다. 현 회장의 외삼촌은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세금을 쌈짓돈처럼… ‘연구용역 비리 의혹’ 여야 의원 고발

    강석진 등 의원 4명, 의혹 일자 전액 반납 자유한국당 이은재·강석진,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이 정책연구용역비를 부당하게 집행한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됐다.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좋은예산센터·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24일 4명의 의원을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 단체는 국회의원의 지난 1년간 정책연구용역 338건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은재 의원은 보좌관의 지인에게 정책연구용역 3건을 발주한 뒤 용역비 1220만원을 다시 돌려받은 정황이 발견됐다. 황주홍 의원도 같은 방식으로 2건의 용역비 6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강석진 의원은 허위 서류를 꾸며 대학생에게 정책연구용역 및 발제비로 250만원을 지급하거나 무급 보좌진의 배우자·형에게 4건, 850만원의 용역을 발주하는 등 1100만원의 용역비를 부당 집행한 의혹이 제기됐다. 백재현 의원은 정체불명의 단체(한국경영기술포럼)에 8건, 4000만원의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그중 2건이 표절한 의혹이 있다. 이들은 무소속 서청원 의원이 북핵 위기, 인사청문회 제도에 관한 2건의 연구용역을 전혀 무관한 분야인 건설·토목회사 임직원에게 1000만원에 발주했고 그 보고서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 의원은 언론보도로 의혹이 제기되자 용역비를 모두 국회사무처에 반납했다. 강 의원 측은 “당시 초선이라 국회 경력이 오래된 보좌관에게 의원실 운영을 맡겼다가 벌어진 일로 몰랐었다”며 “보좌관이 이미 그만뒀고 어찌 됐든 규정대로 하지 않은 건 잘못된 일이라 책임을 느끼고 전액 반납했다”고 밝혔다. 백 의원 측도 “정책 개발에 전문성이 있는 곳을 찾아서 맡겼던 것인데 작성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지 않아 표절에 대해선 이번에 알았다”며 “표절은 잘못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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