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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인들이 주인”…文, 대기업·소상공인·벤처까지 전방위 소통

    “기업인들이 주인”…文, 대기업·소상공인·벤처까지 전방위 소통

    첫 ‘타운홀 미팅’ 열어 상향식 소통 주목여권 “기업 군기잡기 버리겠다는 선언”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올해 국정운영 목표 1순위를 경제 성과에 두겠다고 천명한 이후 ‘안보 우선’에서 ‘경제 우선’으로 정책 방향의 전환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단순한 립서비스나 일과성 제스처가 아니라 정책 방향 자체를 경제로 작심하고 대전환한 듯한 모습이다. 경제난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수용하고 경제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무엇보다 새해 벽두부터 문 대통령의 일정은 ‘경제’로 꽉 채워졌다. 양적으로 압도적이고 질적으로 파격적이다.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벤처기업인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모든 경제주체를 두루 만나는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청와대가 문 대통령과 대기업 간담회를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준비하기로 한 것이 주목된다. 타운홀 미팅은 지역 주민들이 정책 결정권자를 불러 설명을 듣는 미국식 참여형 의사결정 과정으로, 우리 대통령·기업인 문화에서는 사상 처음 도입되는 형식이다. 타운홀 미팅으로 연다는 것은 문 대통령이 ‘손님’ 자격으로, 기업인들이 ‘주인’ 자격으로 토론에 임한다는 의미다. 대통령이 정책을 결정하고 기업이 맞춰 가는 기존의 주입식·하향식 문화에서 상향식으로 기업과의 소통 방식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개혁의 대상으로 재벌과 대기업을 바라보던 청와대의 시각이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권 관계자는 “기업에 권위를 앞세우며 군기 잡던 역대 청와대의 문화를 버리겠다는 선언적 의사표시처럼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남북 관계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반도 이슈를 집중 설파하던 청와대는 새해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의겸 대변인은 3일 기자들의 외교안보 관련 질문보다는 경제 관련 질문에 답변을 집중했다. 청와대는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논평도 주무부처인 통일부에 맡겼다. 문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취임 직후엔 전쟁 위기까지 갔던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한숨 돌린 만큼 경제에 더 신경을 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미 사의를 표명한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의 사표를 지난달 31일 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겸 대변인은 “재계와 청와대의 소통에 김 전 부의장이 계속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美상원 한반도 담당에 ‘대북 강경파’ 가드너

    美상원 한반도 담당에 ‘대북 강경파’ 가드너

    ‘트럼프 지지파’ 리시는 외교위원장 맡아 하원 외교·군사위는 엥겔 등 민주당 장악 민주 원내대표 펠로시, 하원의장 선출 확실미국 116대 연방의회가 3일(현지시간) 공식 개원하면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외교안보 관련 상임위원회 주요 인사들의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견제하겠다는 목소리를 높인 가운데 공화당이 수성한 상원 주요 위원장직은 대북 강경파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안배돼 견제와 균형의 묘를 살리게 됐다. 미국의소리(VOA) 등에 따르면 상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친한 제임스 리시(75) 공화당 의원이 외교위원장을 맡는다. 리시 의원은 지난해 3월 “북한을 공격한다면 매우 신속하게 끝낼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대북 강경 성향이지만 최근 북·미 협상 답보 상태와 관련해서는 “모두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옹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는 밥 메넨데즈(65) 의원이 유지한다. 메넨데즈 의원은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성과가 없다”고 비판했었다. 한반도 외교정책과 가장 밀접한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장은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공화당 코리 가드너(45) 의원이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가드너 의원은 북한에 대한 포괄적인 유류 및 무역 금수조치를 담은 ‘리드 법안’을 주도한 인물이다. 상원 군사위원장도 지난해 8월 별세한 존 매케인 전 위원장의 뒤를 이은 공화당의 제임스 인호프(85) 위원장이 계속 맡는다. 인호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파’지만 과거 “김정은은 진실했던 적이 없다”고 비판했던 대북 강경파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8년 만에 장악한 하원에서는 외교·군사위원장이 모두 민주당으로 넘어간다. 외교위원장에는 민주당 간사로 활약해온 엘리엇 엥겔(72) 의원이 선출됐고, 국토안보위원장이던 마이클 매콜(57) 의원이 공화당 간사로서 새롭게 활약한다. 엥겔 의원은 북한 문제를 놓고 대화와 협상을 중시해왔지만 과거 “개인적으로는 북한 정권 교체가 북한 주민을 위한 최선으로 본다”고 밝힌 대북 강경파로 분류된다. 그는 트럼프 정부 외교 정책을 견제하는 역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원 군사위는 민주당 간사였던 애덤 스미스(54) 의원이 위원장에, 위원장이던 맥 손베리(61) 의원이 공화당 간사를 맡았다. 스미스 의원은 외교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강조해왔으며 이를 위한 국무부 예산 증액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밖에 낸시 펠로시(79) 민주당 원내대표는 하원의장 선출이 확실시된다. 2007~2011년 미 역사상 여성 최초로 하원의장직에 오른 데 이은 8년 만의 복귀가 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신년 인터뷰] 외교안보연구소장 3인 한반도 정세· 과제 전망

    [신년 인터뷰] 외교안보연구소장 3인 한반도 정세· 과제 전망

    지난해 3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데 이어 올해에도 비핵화 로드맵의 구체적 내용을 결정할 2차 북·미 정상회담, 역사상 첫 북한 정상의 서울 답방 등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에 김연철(55) 통일연구원장, 이관세(67)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 이재영(55)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등 3명의 외교안보연구소 수장에게 ‘새해 한반도 정세 및 과제’를 물었다. 김 원장은 한·미가 각각 총선 및 대선 준비기간에 돌입하기 전인 상반기에 비핵화 협상의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소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분석하고 북·미 협상이 곧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원장은 북한 경제 상황은 새해에도 녹록지 않지만 비핵화 진전으로 대북제재가 완화된다면 한반도의 신성장동력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한미 선거 국면 앞둬… 상반기 북미협상 진전 이뤄야” 올해 펼쳐질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간’인 것 같다. 하반기부터 미국은 대선국면에, 한국은 총선 준비기간에 들어간다. 상반기에 진전을 이루는 게 좋다. ●김정은·트럼프 새해부터 회담 기대감 밝혀 우선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밝힌 신년사에 미국과의 협상 의지를 밝혔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곧바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언급했다. 새해에는 북·미 고위급 회담을 통해 양국이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비핵화 프로세스에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 같다. 남북 관계가 북·미 관계의 영향을 받지만 남북 관계의 진전도 북·미 협상을 위해 중요하다. 지난해 북·미 간 교착 상황에서도 남북은 9월 군사합의에 따른 이행 조치를 매우 순조롭고 속도감 있게 진행했다. 올해도 군사 신뢰 구축 조치를 진전시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환경을 조성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이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해야 한·미 차원에서도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공동 협력이 가능하다. ●북미 교착상황 땐 한국 창의적 해법 제시해야 또 북·미 교착상황의 경우, 한국은 근본적으로 중재자보다 당사자로서 창의적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6·12) 이후 안타깝게도 6개월 이상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했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 안에 북한의 비핵화를 마무리하려면 한정적이고 제한된 시간 안에서 비핵화를 압축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상응 조치도 압축해서 진행해야 한다. 결국 북·미 관계 정상화 및 평화체제와 관련해 압축적 비핵화를 위한 창의적 해법이 필요하다.(통일연구원은 지난해 12월 12일 평화협정 초안을 제안하며 평화협정 체결 시점을 ‘비핵화 50% 달성’으로 잡았다) 비핵화 50%는 핵무기와 핵물질을 제거하는 시점이다. 나머지 핵시설 해체는 얼마든지 시간을 두고 해결할 수 있다. 1차 북·미 정상회담이 만남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면 2차 회담은 의제가 중요하다. 따라서 이제 톱다운 방식은 한계가 분명히 있다. 구체적인 합의를 위한 북·미 간 실무적 준비가 중요하다.■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 “김정은 비핵화 협상 의지 확고… 2차 북미회담 곧 재개될 것”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밝힌 신년사에서 남북 관계, 북·미 관계, 비핵화 협상의 3두 마차를 선순환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남·북·미가 완전한 비핵화라는 큰 원칙에 합의했다면 올해는 이행 단계로 들어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 비핵화 협상 이행 단계 밟을 듯 또 김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에 대한 의지를 확고하게 밝혔다. 북·미 간 협상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관계 면에서 북한은 지난해 남북이 합의한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이행해 한반도 평화 정착, 체제 안전 보장, 남북관계 발전에 긍정적 여건을 조성하려 할 것이다. 다만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과정에서 정치적인 측면의 환경 조성을 위해 대남 평화 공세를 전개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완화되거나 해제되지 않을 때도 북한은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사업 등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교류·협력 확대를 추진하려 할 수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하는 가운데 대체 효과를 거두고 남북관계 진전으로 체제 안전 보장을 확고히 하려는 것이다. 북·미 간에 실무선에서 비핵화 로드맵이 잘 만들어져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다시 거론될 것이다. 김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 전에 올 수도 있고 후에 올 수도 있다. ●미중 무역갈등 외부 변수로 작용할 수도 한국은 지난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했지만 북·미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올해 북·미가 접점을 찾더라도 한국의 촉진이 있어야 남북 및 북·미 관계가 선순환될 것이다. 한국은 당사자 역할을 해야 하고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북한의 경제집중 노선은 계속된다. 2020년이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이고 김정은 체제가 출범해서 만든 국가발전 5개년 계획도 2020년에 마무리된다. 2019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2020년 성과가 결정된다. 북핵 문제의 외부 변수는 미·중 무역마찰이 대표적이다. 미·중 간 경쟁·대립과 양자 간 공동이익 부문의 협력이 혼재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미·중 간 무역갈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지만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수립에 대해서는 갈등보다 협력 쪽으로 수렴해 나가지 않을까 싶다.■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대북제재 완화 땐 신경제구상 탄력” 새해 북한을 포함한 북방지역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세계경제가 글로벌 통화긴축, 미중 통상분쟁, 신흥국 금융 불안 가능성 등 하방요인이 가시화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선진국 대부분은 물론이고 신흥경제권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다. 특히 북방지역의 맹주인 러시아 경제도 1.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추가 대러 제재,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각종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민간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 국가의 경제성장률도 전년에 비해 소폭 둔화된 4.5%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들은 러시아와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바, 이와 관련된 대외여건이 불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세제개혁 및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날 우즈베키스탄은 5%대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대북제재로 北내부경제 악영향 게다가 북한경제는 대북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통계 기준, 2018년 1~9월 동안 북한의 대중 수출과 수입은 1억 5000만 달러(약 1조 7344억 원), 15억 6000만 달러(약 1조 7456억 원)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89.3%, 38.9%씩 감소했다. 새해 북한경제는 대북제재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휘발유 등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품 가격이 상승하고 달러화·위안화의 변동폭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사회가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비핵화를 이행하기 전까지 대북제재가 북한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러 동방정책 가속… 北지도부 경제협력 우선시 하지만 최근 러시아를 비롯한 북방경제권은 동방정책을 가속화하면서 동북아와 경제협력을 확대하고자 하며 북한 지도부도 경제협력 강화를 우선시한다는 점은 한국에 커다란 기회 요인이다. 2019년 북한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 남북관계가 더 개선되고 대북제재가 완화된다면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실현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남·북·러 3각 협력 등의 내실화를 통해 신북방정책의 추동력을 확보하여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 간의 연계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 [김정은 신년사] 中 참여 주장 공식화… 대미협상력 키우기 포석

    3자구도 아닌 4·6자구도 고려한 듯 꽉 막힌 비핵화 협상 진전 가능성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일 밝힌 신년사에서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하)에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해 항구적인 평화보장 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어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종전선언·평화협정 등 평화체제 관련 협상에 정전협정의 당사자인 중국을 포함시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으로 시작된 정전체제는 정치적 선언인 종전선언을 지나 법적 효력을 갖춘 평화협정을 맺으면 평화체제로 전환된다. 지역당사국으로서 북핵 문제에 참여하길 바라는 중국도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면에는 한국의 중재로 북·미가 협상하는 현행 ‘3자 구도’가 아닌 중국이 포함된 4자 구도를 만들어 중국을 이용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4자뿐 아니라 또는 6자(남·북·미·중·일·러) 구도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정체된 상황에서 북한 입장에서 북·중 또는 북·중·러의 전략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북·중·러 외무차관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회의를 열고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 조치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대북 제재 완화 등의 상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 전략적 공감대를 이룬 바 있다. 김 위원장도 이날 신년사에서 “우리의 주동적이며 선제적인 노력에 미국이 신뢰성 조치를 취하며 상응한 실천 행동으로 화답한다면 두 나라 관계는 훌륭하고도 빠른 속도로 진전하게 될 것”이라고 기존의 ‘단계적·동보적 조치’ 주장을 이어 갔다. 다자구도가 정착되면 지난해 세 정상의 톱다운 방식(정상 합의 후 실무 조율)으로 진행된 속도감 있는 비핵화 진전이 힘들 수 있다. 반면 북·미 협상 교착과 같은 위기 상황에 창의적인 외교적 해법이 다양하게 도출될 가능성도 생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신년 인터뷰] “김정은, 무수한 논란에도 핵포기·체제보장 맞교환 포기 않을 것”

    [신년 인터뷰] “김정은, 무수한 논란에도 핵포기·체제보장 맞교환 포기 않을 것”

    김대중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으로 2000년 6월 역사적인 첫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으로 이끈 박재규(74) 경남대학교 총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무수한 논란에도 핵 포기와 체제 안전 보장을 맞바꾼다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앞으로 열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와 종전선언, 적절한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가 맞물리게 하는 해결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박 총장은 북한 비핵화가 최소 10~15년 걸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동의하며 북·미 간 불신의 골이 여전히 깊어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 등이 단계적으로 협의되고 이행돼야 비핵화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세밑 서울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박 총장을 만났다. 다음은 박 총장과의 일문일답.→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와 비교했을 때 남북관계 패러다임은 어떻게 변했나.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은 분단 반세기 대결과 반목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패러다임으로 변화시켰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로 흡수통일에 대한 북한의 불안감은 어느 정도 해소했지만 북한은 식량·전력·의료난 등으로 사회 전체가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남측으로부터의 지원을 통해 경제난을 해소하려 했다. 오늘날 김정은 위원장은 선대의 비핵화 유훈에 따라 체제 보장·비핵화 등 미국과의 상호 조치를 이끌면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고 경제를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 테이블에 나온 이유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 시절 왜 핵을 만들었는지를 생각해보면 된다. 핵이 완성되면 비핵화와 체제 보장 문제를 해결하라는 유훈이 있었고, 핵을 개발한다는 1차적 목적도 달성한 상태이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하고 대신 체제 보장을 받는다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북한도 지금 이 상태로 가면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의 계속되는 제재 때문에 한계에 봉착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번에는 1994년 제네바 합의 때와는 달리 선대의 유언에 따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 미국의 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최소 10년에서 15년 걸린다고 했는데 이에 동의한다. 시간이 다소 걸려도 가야 할 길이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본 김정은 위원장의 협상 스타일과 김정일 위원장을 비교한다면. -김정일 위원장이 노련하고 신중한 성격이었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오히려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닮아 진지하고 호탕한 면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포괄적으로 통 크게 결단한다는 측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협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돼왔다. 그런데 실무선으로 가면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미 간 불신의 골이 깊어서인데 이를 극복해야 한다. →지난 9월 남북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15만 관중 앞 연설은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문 대통령은 평양 시민들에게 남북한의 번영과 한반도의 평화 구축을 위한 동반자로 비쳤을 것이다. 분단을 초래한 냉전적 대결구도를 청산해야 한반도의 분단을 극복할 수 있다. 냉전적 대결구도 청산은 남북 화해협력뿐 아니라 북·미관계 개선도 포함한다. 북한 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북·미 간에 긴장이 완화되고 신뢰가 구축돼 관계 정상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한반도의 모든 냉전적 요소들을 한 바구니에 넣고 포괄적이고 단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최근 철도·도로 연결 등 남북 경협 논의가 활발한데 한·미간 엇박자 논란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목표로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합의한 경제협력과 교류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지난 정부 동안 후퇴한 측면도 있고, 이번이 좋은 기회니까 놓치지 않기 위해 속도를 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과 우리가 잘 공조하고 있지만 오해가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서로 간의 대화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화를 나누며 이견을 잠재울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둘러싼 ‘남남갈등’ 등 한국 사회에 김정은에 대한 불신도 적지 않다. -2000년 역사적 첫 남북 정상회담 당시에도 남남갈등이 심했지만 최근 한반도 상황은 본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는 핵·경제 병진노선에서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집중하는 노선으로 국가운영 전략을 수정하고, 대외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GP) 시범 철수 및 지뢰 제거 등이 이뤄져 남북 상호 간 신뢰가 구축되고 평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 긍정적 시각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합된 노력이 필요하다. →김 위원장이 남한 답방을 할 것으로 보는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김정일 위원장은 남한에 내려올 상황이 아니었다. 냉전 기류에 ‘서울 불바다’ 발언 여파도 있었다. 이후 우리가 개성공단을 조성할 때 북측에 “이 공단은 남북이 훗날 경제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모델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득했다. 김 위원장도 선친 시절의 학습 효과로 남측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이해할 것이다. 북한이 경제 발전을 하려면 먼저 남북의 협력관계가 잘돼야 하는데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제재가 지속되면 아무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북·미 정상의 결단이 중요하다. →김 위원장의 답방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이뤄질까. -북한의 여러 내부 사정과 중·러 등 관계 변화에 좌우되는데 지금 판단으로는 조금 늦어질 수 있다. 2001년 5차 남북 장관급회담 당일 회담 시작 몇 시간 전 북측으로부터 취소한다는 통보가 온 적도 있다. 남북 간 회담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 남측에 내려왔을 때 평양에 간 문 대통령처럼 대접을 받을 수 있을지를 고민할 것이다. 북한에서도 한국 언론을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속도가 좀 더디다는 지적도 있다.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여러 차례 언급했고,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선제적 조치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해체 등을 실행했으며,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까지 공약했다. 비핵화 의지는 협상을 통해 이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어서 아직 구체적 조치들이 이뤄지지 않아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비핵화와 체제 보장 등 상응조치가 적절하고 단계적으로 협의·이행돼야만 비핵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쟁점은. 미국의 ‘선 비핵화’와 북한의 ‘선 제재 해제’ 주장이 절충점을 찾을 수 있나. -종전선언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비핵화와 종전선언, 적절한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가 단계적으로 맞물리게 하는 해결 로드맵이 필요하다. 북한은 단계적·동시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핵시설 리스트를 총체적으로 먼저 제시하고 사찰·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을 요구하는 등 견해 차이가 있다. 따라서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한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이것이 안 되면 결국 절충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2차 정상회담에서 로드맵 문제가 큰 틀에서 논의돼야 할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남북관계와 비핵화 간 속도조절을 주문한 상황에서 정부 대응에 대한 조언은. -남북 화해와 북·미 화해가 선순환해야만 북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프로세스가 선순환할 수 있다는 점을 한·미 양측이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북한 비핵화 과정과 관련한 한·미 간 이견은 있을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견 조율 과정이 한·미 간 상호 신뢰 수준을 높이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양측은 투명하게 상호 의견을 교환하고 비핵화 및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한 공통 인식을 확대하고, 차이점에 관해서는 상호 협의를 통해 잘 조정해야 한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했다. 북·미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 2년은 공화당이 정부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단점 정부’ 상태였다. 중간 선거 이후 ‘분점 정부’에서 트럼프 정부가 민주당으로부터 많은 견제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도 실행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단 비핵화 자체는 초당적 합의 쟁점이기 때문에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기존의 정책 방향성은 일정하게 유지되며 북·미 간 협의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문제는 민주당의 압박이 강해지고 ‘러시아 스캔들’ 등에 따른 탄핵 여론이 이어지면 2020년 재선을 준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만들어져 미 정부 내 북한 비핵화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릴 수도 있다. →미·중 간 무역전쟁을 비롯한 견제와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데 향후 전망은.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특히 미·중 간 경제적 충돌은 세계 경기를 둔화시키며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양쪽을 잘 살펴야 한다. 우리는 가치와 동맹에 기반해 수립하고 있는 안보 전략의 틀을 최대한 유지하고 이용하는 한편, 새로운 지역질서를 위해 이념·동맹·역사를 뛰어넘는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다. 미·중의 시각은 북핵과 한반도를 넘어 세력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상황도 고려하면서 양측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파기하는 등 신냉전 우려가 있는데. -미국의 INF 파기는 러시아를 겨냥하면서도 그동안 INF에 구속받지 않았던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중·러 모두를 포함하는 새로운 다자간 INF 체결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한다. INF 파기는 미·중 군사적 균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중·러 관계가 더 밀접해지면서 이 과정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한·일 관계는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등으로 악화일로인데 전망은.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해 7월 첫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이익 공유 관계’에 합의했다. 한·일은 정상회담이 늦어지면 서로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잘 풀리면 한·일 관계에도 긍정적일 것이다. 대담 김미경 국제부장 chaplin7@seoul.co.kr 정리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박재규 경남대 총장은 2000년 통일부 장관 시절 김대중·김정일 정상회담 이바지 박재규(74) 경남대 총장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교육과 연구에 헌신해온 정치학자로, 1967년 미국 페얼레이디킨슨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에서 정치학 석사, 경희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북한·통일문제 연구에 전념하기 위해 1972년 경남대 부설 통한문제연구소(현 극동문제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1973~1986년), 경남대 총장(1986~1999년, 2003~현재), 동북아대학총장협의회 이사장(2003~2010년), 제26대 통일부 장관(1999년 12월~2001년 3월) 등을 역임했다. 통일부 장관 시절인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추진위원장으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성공에 이바지했다.
  • [현장 행정] 노원, 갤러리를 품다

    [현장 행정] 노원, 갤러리를 품다

    서울 노원구가 북서울미술관과 손잡고 풍성한 기획전시를 내놓는다. 오승록 노원구청장과 기혜경 북서울미술관 부장은 내년에 천경자·이중섭 등 근·현대 명화전과 레안드로 에를리치 특별전을 비롯해 주민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전시를 추진하기로 의기투합했다. 2020년에는 세계명화전도 개최하기로 했다. 지난 27일 북서울미술관을 찾은 오 구청장은 기 부장과 함께 1시간 넘게 미술관 곳곳을 둘러보며 협력 방안을 의논했다. 특히 오 구청장은 천경자·이중섭 작품을 전시할 2층 전시실에서 전시 방식과 필요한 사항들에 큰 관심을 보였다. 오 구청장은 “노원구는 그동안 북서울미술관에 주민 눈높이에 맞는 친근하고 호감도 높은 작품을 전시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그에 필요한 예산은 노원구가 뒷받침하려 한다”면서 “북서울미술관에서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힘을 합치자고 호응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북서울미술관은 서울 북동부 주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자는 차원에서 2013년 설립됐다. 지하 3층, 지상 3층으로 1만 7113㎡에 이르는 북서울미술관은 주민들에게 사랑받을 만한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지하철 7호선 하계역 바로 옆에 위치하고 미술관 옆 버스정류장은 연평균 탑승객 연인원만 120만명이 넘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미술관 자체도 눈에 띄게 아름다울 뿐 아니라 미술관 앞 넓직한 광장과 계단을 통해 오르내릴 수 있는 옥상이 어우려져 인근 주민들에게 산책길로도 사랑받는다. 오 구청장은 “7월에는 천경자·이중섭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을 포함한 근·현대명화전, 11월에는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평양 특별 프로젝트 특별전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2020년 여름에는 세계명화전도 개최하려 한다”고 말했다. 기 부장은 “내년 한 해 동안 세계명화전을 위한 사전 조사와 관계자 업무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구청장과 기 부장은 “유명작가 및 세계적 명화전을 개최해 주민들이 가까운 북서울미술관에서 편안하게 좋은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현재 북서울미술관에선 리플리증후군, 북핵, 싸이와 김정은 등을 소재로 가짜뉴스를 풍자하는 ‘뉴스, 리플리에게’, 과학과 진보가 만들어낸 현대사회의 빛과 그림자를 성찰하는 사진축제 ‘멋진 신세계’, 어린이들을 위한 ‘휘어진 공간’ 등 기획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기획전시를 둘러보며 오 구청장은 미술관 1층에 자리잡은 키즈카페에도 큰 관심을 보이면서 구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남북 철도 연결 내년엔 제대로 착공할 수 있기를

    남북은 오늘 개성 판문역에서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한다. 당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과 연계해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해 치르려 했으나 답방이 물 건너가면서 남북 정상은 참석하지 않는 착공식이 됐다. 남측에서는 조명균 통일·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북측에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방강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등이 남과 북에서 열차를 타고 판문역에서 만난다.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경제협력의 상징인 철도·도로 연결이 비록 반쪽이나마 지켜지게 됐다. 하지만 연결 공사는 실제로 하지 않는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해 모양만 내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으로 비핵화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상반기만 해도 공사의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핵·미사일의 발사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외에는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하반기 들어 비핵화는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 비핵화가 속도를 냈으면 철도·도로 연결은 물론이고 다른 경협 사업에도 착수할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면 대단히 아쉬운 일이다. 새해에는 교착 국면에 빠진 북·미가 한 발짝씩 양보하고 협상에 속도를 내기를 바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4일 북핵 협의차 방한했던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자신의 트위터에 “진전은 이뤄지고 있다. 김 위원장과의 다음 정상회담을 고대한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를 거듭 천명했다. 미국은 11월 중간선거 이후 대북 속도조절론을 강조해 왔으나 최근 인도적 지원 관련 자국인의 북한 입국 허용 검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북한 인권 유린 연설 취소 등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지도부 의지가 확고한 만큼 북한도 실무협의, 고위급회담에 응해 정상회담에 올릴 의제를 하루빨리 조율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가 20%만 진행돼도 불가역적 단계로 접어든다는 견해를 밝힌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이 제안한 영변 핵시설의 폐쇄를 시작으로 핵탄두·미사일의 일부 반출이 이뤄져 ‘불가역성’이 확인되면 내년에는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완화, 체제보장의 상응 조치를 미국이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포함해 부분적인 남북 경협도 포함돼야 한다. 2019년이야말로 경의·동해선을 이어 남북이 경제공동체로 가는 기반을 닦았으면 한다. 그를 위해 북·미 당사자는 물론 관련국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 [열린세상] 김정은의 경제우선정책, ‘신사고’의 산물인가?/박두복 국립외교원 명예교수

    [열린세상] 김정은의 경제우선정책, ‘신사고’의 산물인가?/박두복 국립외교원 명예교수

    북한에서 경제는 곧 최대의 정치 문제가 되고 있다. 기존 경제체제상의 비효율성과 저효율성을 타파하기 위한 구조 개혁이나 적극적인 대외 개방은 체제 유지를 위해 가장 절박하고 관건적인 문제가 됐다.2000년에 접어들어 북한 사회에는 개혁개방의 의지를 함축하는 신사고가 다양한 형식으로 표출되면서 숙성 과정을 거쳐 왔다. 우선 김정일은 경제 방면에서 개혁개방, 실용주의와 직접 연계될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새로운 주장들을 적극 제시하였다. 그는 기존 관념에 사로 잡혀 낡고 뒤떨어진 것을 붙들고 앉아 있지 말고 대담하게 없애 버릴 것은 없애 버리고 기술 개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시기에 마련한 터전 위에서 그 모양대로 살아갈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게 면모를 끊임없이 일신해 나가자고 강조하면서 2000년대에 들어선 만큼 모든 문제를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높이에서 보고 풀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새로운 관점의 강조는 기존의 폐쇄적 자력 갱생에 기초한 자립적 민족경제 노선이나 완고한 ‘우리식 사회주의’를 고집해 온 고정관념에서의 탈피를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또 기존의 관념 인식 체계로부터 발상의 전환을 위해 중국의 개혁 세력들이 강조해 왔던 ‘사상해방’을 반사회주의적인 것으로 비판하던 기존 입장의 중대한 변화다. 과거 북한은 정치 도덕적 자극을 차요시(次要視)하고 물질 자극을 위주로 하는 것은 사회주의제도의 근본 성격에 어긋난다고 함으로써 물질적 지극을 생산과 경제활동의 적극성 고취를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강조하는 중국의 개혁 노선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특히 북한은 이러한 비사회주의적 요소는 그 맹아 단계에서 단호히 짓뭉개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비사회주의 요소의 도입을 위한 중국의 기본 논리인 ‘사회주의 초급단계론’과 ‘사회주의 시장경제론’을 전면 부정했다. 이러한 중국 개혁 노선에 대한 북한의 부정적 태도에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됐는데, 그것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 준 것이 바로 2001년 김정일의 상하이 푸둥(浦東) 방문이다. 당시 김정일이 중국의 개혁개방과 시장경제 등 비사회주의 요소 도입의 전형인 푸둥을 방문한 것은 중국 개혁개방 정책에 대한 그들의 태도 변화를 공식화한 것인 동시에 그들의 개혁개방 의지를 부각시키려는 상징적 조치로 해석될 수 있는 하나의 사건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북한 사회에서 강조되기 시작한 ‘신사고’나 김정일의 상하이 푸둥 방문은 폐쇄적 계획경제체제를 기반으로 한 부분적·국지적 개혁개방 정책이 갖는 한계성을 깊이 인식한 전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의 경제 우선적 신정책 노선도 이러한 신사고의 연장선에서 출현한 하나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의 미래 개혁을 위한 신사고가 현실 정책으로 구체화되지 못한 것은 북한이 당면했던 주변 환경에서 기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북핵 문제로 인한 북·미 간 적대관계 심화는 한반도 냉전체제의 해소를 어렵게 했고,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앞으로 북한의 미래 개혁을 위한 신사고가 현실 정책으로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적대관계 개선을 통해 국제 제재 같은 심각한 고립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여기서 비핵화 과정의 성공적 결과는 한반도 안보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위한 유리한 주변 환경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에 중요한 이해관계가 있다. 북한은 지난 4월 경제 우선적 신노선을 체택한 뒤 이 노선의 실현을 위해 한반도와 그 주변의 평화적 환경이 필요하다고 공식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이 최근 보이고 있는 일련의 태도 변화와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의 상호 인과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북한 태도 변화의 본질을 간과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태도 변화의 본질은 지금 북한 사회에서 보이고 있는 발전과 개혁을 위한 신사고의 연장선에서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북한도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과감한 유연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 [사설] 北, 철도 착공식 물품 제재 면제 등 美 화해 제스처에 화답해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어제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미국의 북핵 실무협상을 이끄는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워킹그룹’ 2차회의를 가진 뒤 “남북 철도 연결사업과 관련해 착공식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오는 26일 진행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과 내년 봄 남북이 공동으로 시작할 6·25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이 사실상 대북제재의 관문을 넘어섰다는 점을 의미한다.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모처럼 나온 반가운 소식이다. 북한 개성 판문역에서 열리는 철도 연결사업 착공식의 행사 자체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등에 걸리지 않지만 행사를 위해 북으로 반출할 물품에 대해 대북 제재 예외 인정을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 본부장의 말은 이 사업을 위해 이뤄져야 할 각종 장비 등의 대북 반출에 대해 제재 적용을 면제하는 데 미측이 동의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본부장은 남북 간 유해발굴 사업도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고, 북한 동포에 대한 타미플루 제공도 해결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건 대표도 “우리는 북한 파트너와 다음 단계를 논의하길 열망한다”면서 “그 과정(후속 북미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다가올 정상회담에 대한 일부 구체적 사항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어제 자신의 지역구였던 캔자스 지역방송인 KNSS 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새해 첫날로부터 오래지 않아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북미 간 교착국면이 장기화하는 가운데서도 북한 측과 대화의 끈을 이어가며 ‘2차 핵 담판’을 개최하겠다는 미국 측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카운터파트인 비건 대표를 한 번도 만나주거나 협상을 하지 않을 정도로 미국의 상응조치를 압박하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내년 초로 예상됐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북미 교착국면이 길어지는 것은 북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은 미국 측의 제의를 받아들여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논의할 실무협상에 하루 속히 응하길 바란다.
  • 시리아에 이어 아프간서도 발빼는 미국…‘마지막 어른’ 매티스 후임 곧 지명

    시리아에 이어 아프간서도 발빼는 미국…‘마지막 어른’ 매티스 후임 곧 지명

    미국이 시리아에 이어 아프가니스탄 주둔 병력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미 역사상 최악의 테러 사건인 ‘9·11테러’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백악관의 마지막 남은 ‘어른들의 축’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에 불복해 자진 사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매티스 장관의 후임을 지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5000~7000명 수준의 아프간 주둔 미 병력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아프간 정세가 어떻게 진행될 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아프간 주둔 미군 규모는 1만 4000명 수준이다. 이 중 절반 정도가 내년 1월 중 복귀하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아프간 정부군과 함께 탈레반, 이슬람국가(IS) 등에 맞서 싸워왔다. 특히 미군은 아프간 주둔 외국군 중에서 유일하게 공습에 참여하며, 지난 7월에만 전년 동기간 대비 2배이 이상인 746회나 공습 작전을 펼쳤다. 그럼에도 탈레반 세력은 약해지기는 커녕, 2001년 미국 침공으로 정권에서 밀려난 후 가장 힘이 센 상태라는 평가도 있다. NYT는 군사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탈레반 장악 지역이 61%에 달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갑작스럽게 아프간 미군을 뺄 경우 9·11테러 같은 모의가 또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공화당의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군 철수는 지금까지 미군이 확보한 모든 것을 상실하고 제2의 9·11에 길을 열어주는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미군 감축이 이뤄지면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데 혈안인 IS의 세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미국에는 아프간 인근에서만 주로 활동하는 탈레반보다는 국제적으로 무차별 테러를 저지르는 IS가 더 큰 골칫거리였다. 이런 가운데 미군을 도와 시리아 내 IS 반군 소탕에 앞장섰던 시리아 쿠르드민병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전면 철군을 발표함에 따라 억류 중인 IS 반군 1100명과 그 가족 2080명을 석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NYT가 보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리아 철군 재검토를 요청한 매티스 장관과 면담한 뒤 트위터를 통해 “매티스 장관이 내년 2월 말 퇴임한다”며 “새 국방장관을 곧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의 후임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북미협상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매티스 장관은 ‘미친 개’라는 별명과는 다르게 외교적 북핵 해결에 무게를 뒀지만 북한의 비핵화 전망이나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입장차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한미,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합의… 대북제재 예외 인정

    한미,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합의… 대북제재 예외 인정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한미 간 협의를 통해 대북 제재 문제가 해결되면서 오는 26일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1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미국의 북핵 실무협상을 이끄는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가진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워킹그룹에서(을 통해) 철도 연결사업과 관련해서 착공식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리 둘(한미)은 지금부터 시작해서 내년 초까지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시기라는데 뜻을 함께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미국과 북한 사이에 실무협상이 조속히 개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철도 연결사업 착공식의 경우 행사 자체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등에 걸리지 않지만 행사를 위해 북으로 반출할 물품에 대해 대북 제재 예외 인정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있었다. 이 본부장은 800만 달러 규모인 국제기구를 통한 우리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미국도 인도적 지원은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견지 하에서 이 문제를 리뷰(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이어 “그 과정에서 우리가 계속 의논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도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북한 파트너와 다음 단계의 논의를 하기를 열망한다”면서 “그 과정(후속 북미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다가올 정상회담에 대한 일부 구체적 사항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이어 2차 북미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에 대해서는 현재 발표할 것이 없다고 전재한 뒤 “믿을만하고,합의할 만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북한과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는 또 대북 제재에 대해서는 “(대북) 인도주의 지원이 유엔 제재에 의해 금지되지는 않지만 (관계자에 대한) 면허 및 여행 허가에 대한 검토는 인도주의 단체가 북한에서 중요한 업무를 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남북 군사공동위 내년 상반기 가동… JSA 자유왕래 길 연다

    남북 군사공동위 내년 상반기 가동… JSA 자유왕래 길 연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0일 국방부 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년도 업무보고의 핵심은 ‘국민과 함께 평화를 만드는 강한 국방’이었다. 군사 부문에서 남북 협의를 이어 가는 동시에 한반도의 평화정착 과정을 ‘힘’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9·19 남북 군사합의 이행, 한·미 연합훈련 조정,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 국방개혁 등 4대 핵심 부문의 주요 정책을 정리했다.1. 9·19 남북 군사합의 적극 이행 軍수뇌 핫라인 구축… 모든 GP 철수 협의 정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9·19 남북군사합의서를 적극 이행해 남북 간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를 내년 상반기 중에 가동하는 게 목표다. 회의는 분기마다 한 번씩 열릴 전망이다. 남북은 군사 공동위에서 서해 평화 수역 및 시범 공동어로구역 설정,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통과 문제 등 9·19 군사합의의 주요 사안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국방부 장관과 북한 인민무력상 간에, 합동참모회의 의장과 북한군 총참모장 간에 직통 핫라인 구축도 북측과 협의한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민간인 관광 등 자유 왕래는 이르면 내년 1월 시행될 수 있다. 국방부는 비무장지대(DMZ) 내 모든 GP를 철수하는 방안도 북측과 협의할 계획이다. 남북공동유해발굴은 내년 4월부터 6개월간 진행한다. 2. 한·미 연합훈련 조정 키리졸브→19-1·FG→19-2연습 변경할 듯 국방부는 그간 진행해 온 대형 한·미 연합훈련을 내년부터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야외기동훈련은 참가 병력과 장비 규모를 축소해 연중 실시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워 게임’을 진행하는 지휘소연습(CPX)은 지금과 같이 전·후반기 1회씩 실시하되 명칭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우선 양대 지휘소연습인 3월 키리졸브(KR)연습과 8월 프리덤가디언(FG)훈련은 각각 ‘19-1연습’, ‘19-2연습’ 등으로 이름이 바뀔 수 있다. 야외기동훈련인 4월 독수리(FE)연습은 훈련 규모를 대대급 정도로 축소해 연중 실시하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 중이다. 국군 단독으로 진행하는 태극연습은 내년 5월 정부의 을지연습과 통합해 시행된다. 매년 8월 을지연습이 시행됐으나 그 기간 재해·재난 상황이 발생해 연습이 중단됐던 사례를 고려한 것이다. 3. 전시작전권 조기 전환 내년 8월 한국군 최초작전운용능력 평가 국방부는 내년에 전작권 전환에 대비해 한국군의 작전 주도 능력을 검증하는 첫 단계인 최초작전운용능력 평가가 실시된다고 밝혔다. 평가는 내년 8월에 실시할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 때 이뤄질 예정이다. ‘미래지휘구조’를 적용해 한국군 주도의 작전 운용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다. 내년에 예정대로 최초작전운용능력 검증을 마치고 2020년 완전운용능력 검증, 2021년 완전임무수행능력 검증 등을 마친다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인 2022년에 전작권 환수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은 주한미군 주둔 및 유엔사 유지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4. 국방개혁 2.0 상비병력 2만명·장군 정원 31명 줄인다 국방개혁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진행된다. 육군은 지상작전사령부(1군·3군 사령부 통합)를 창설하고 해병대는 1사단의 3개 상륙연대를 3개 상륙여단으로 증편한다. 입대 인구의 감소로 상비병력은 59만 9000명에서 내년 57만 9000명으로 감축된다. 행정부대에 민간인력 4736명을 충원하고 현역은 야전부대로 보낸다. 장군 정원은 현재 436명에서 내년 405명으로 줄고 2022년엔 360명으로 줄인다. 시범실시 중인 장병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평일 일과 후 외출 제도 등은 내년 상반기 중에 전면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 예년 업무보고에 꾸준히 등장했던 킬체인 등 ‘북핵 대응 3축 체계’와 관련한 용어는 이번 업무보고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비건 “대북 인도적 지원 위해 美국민 北여행 금지 재검토”

    비건 “대북 인도적 지원 위해 美국민 北여행 금지 재검토”

    미국의 대북 실무협상을 이끄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9일 대북 인도적 지원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미국 국민의 북한 여행 금지조치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그는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기자들에게 “내년 초 미국의 지원단체들과 만나 적절한 (대북) 지원을 더욱 확실히 보장할 방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특히 이번 겨울 기간에 있어서 그렇다”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다음주에 워싱턴으로 돌아가면 민간 및 종교단체의 대북 인도지원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으로부터 받았다”며 “북한에서 활동하는 많은 인도지원 단체들이 엄격한 대북 제재로 인해 종종 북한 사람들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지연된다고 우려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미국 국민이 지원물품을 전달하고 국제적 기준의 검증을 위해 북한을 여행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재검토할 것”이라며 “우리는 지난해부터 미국 국민의 북한 여행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런 제한이 인도지원 물자의 전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건 특별대표의 이날 발언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유인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비건 특별대표는 오는 22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 협의(20일) 및 워킹그룹 회의(21일)를 갖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외교부, 홈피 북핵 영문 설명 개편

    외교부 영문 홈페이지에 ‘북한 핵 문제’ 관련 설명이 1년 이상 방치됐다는 서울신문 보도가 나가자 외교부는 17일 해당 부분을 개편했다. 올해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큰 진전이 있었지만 주무부처인 외교부의 국·영문 홈페이지에는 진전된 내용이 전혀 담기지 않았었다. 특히 지난 13일 서울신문이 취재에 들어가자 국문은 바로 개편했지만 영문은 바뀌지 않았다. 바뀐 설명에는 올해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및 6·12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기념비적 사건으로 평가했다. 또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여정은 이미 시작됐고 향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과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도 실현된다면 이러한 과정은 보다 가속화될 것”이라는 부분도 추가됐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뉴스 AS] 北, 1973년 ‘주한미군 철수·군대 축소’ 골자 평화협정 南에 첫 제안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한국 군사 정전에 관한 협정(정전협정)은 한반도 문제의 최후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전쟁의 완전한 정지를 보장하는 과도기적 군사협정이었기에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는 불가피했다. 정전협정 제4조 60항은 한국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한 급 높은 정치회의를 소집하고 한국으로부터의 모든 외국 군대의 철수 및 한국 문제의 평화적 해결 문제들을 협의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남한과 북한, 미국, 소련, 중국 등 19개국은 1954년 4월부터 6월까지 제네바회담을 개최한다. 회담에서 남일 북한 외무상은 “정전상태를 점차적으로 퇴치하기 위한 조건들을 조성하며 쌍방의 군대를 평화상태로 전환시키는 문제를 심의해 북과 남의 정부에 해당한 협정을 체결할 것을 제의”하면서 처음으로 평화협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北, 남북대화 결렬되자 ‘북·미협정’ 제의 이후 평화협정에 관한 논의를 주로 제기하고 주도한 측은 북한이었다. 김일성은 1962년 10월 최고인민회의 제3기 1차 회의 연설에서 “미국 군대를 철거시키고 남북이 서로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을 데 대한 평화협정을 체결하며 남북조선의 군대를 각각 10만 또는 그 이하로 축소”할 것을 제시하며 평화협정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남북이 주체가 되며 주한미군 철수와 상호불가침, 군대 축소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북한의 평화협정 구상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채택 이후 이듬해 열린 남북조절위 2차 회의에서 남측에 제안됐다. 하지만 1973년 남북 대화가 결렬되자 북한은 북·미 평화협정 체결로 정책 노선을 전환한다. 북한은 1974년 최고인민회의 제5기 3차 회의에서 미합중국 국회에 보내는 편지를 채택하고 “남조선에 자기의 군대를 주둔시키고 모든 군수통수권을 틀어쥐고 있는 미국과 직접 평화협정 체결에 관한 문제를 해결할 것”을 공식 제의했다. 북한의 평화협정 공세에 미국은 1975년 9월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남·북·미·중 4자 회담을 제안했으며, 1979년 박정희 대통령과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열고 남·북·미 3자 당국 회담을 제의했다. ●북핵 6자회담 ‘동북아 평화 구축’ 모색 1991년 12월 남북이 기본합의서를 채택하고 상호 불가침에 합의하자 북한은 북·미 평화협정 체결에 주력한다. 1994년 북한은 ‘새로운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북·미 회담을 제의했고, 이에 한·미는 남·북·미·중 4자 회담을 역제의해 1997년 12월 회담이 개최된다. 남한도 북한의 평화협정 공세에 맞서 본격적으로 남북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했으나, 주한미군 철수와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고수하던 북한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2000년대 북핵 문제를 다루는 6자회담이 구성되자 평화협정 논의는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으로 확대된다.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6자는 동북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전을 위해 공동 노력하며 별도의 적절한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추진하고 동북아 안보협력 증진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후 북한은 지속적으로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체제 구축을 주장하면서도 핵·미사일 개발에 치중하면서 평화협정 논의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올 판문점선언서 ‘정전→평화협정’ 명문화 하지만 2018년 북한이 핵·경제 병진 노선에서 경제건설 총력노선으로 전환하고, 남북이 4·27 판문점선언에서 최초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을 명문화하면서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됐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비건 美특별대표 주중 방한…비핵화·남북협력 2차 회의

    비건 美특별대표 주중 방한…비핵화·남북협력 2차 회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번주 후반에 방한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16일 전해졌다.외교부 관계자는 “양측은 남북 및 북·미 관계에 대한 동향을 공유하고, 북핵 문제 및 북한과 관련한 현안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회의를 연 지 약 1개월만에 개최되는 것이다. 한·미는 26일 북한 개성 판문역에서 열기로 한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에 대해 제재 면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차 워킹그룹 회의에서 양측은 남북 철도 공동조사와 관련해 미국의 독자제재 면제를 결정했다. 남북이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하지 않고 착공식 행사만 진행하면 제재에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행사 물자 중에서도 제재 대상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한·미 공조 차원에서 협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또 양측은 이산가족 화상상봉, 북한 양묘장 현대화, 남북 간 국제항공로 신설 등 현재 진행 중인 남북 협력사업 중에 대북제재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면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는 지난 7일 워킹그룹 실무 화상회의에 이어 남북 관계 및 북미 관계 동향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고위급 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상황을 평가하고 돌파구 마련을 위한 해법을 모색할 전망이다. 지난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이후 북·미 간 실무선의 물밑 접촉은 지속되고 있으나 본격적인 협상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 현 국면이 길어지면 협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만큼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실현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서로의 인식을 공유하고 내년 1∼2월로 추진되고 있는 2차 북·미 정상회담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해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 남북정상 3차례 만났지만 외교부는 아직 ‘북핵 규탄’

    [단독] 남북정상 3차례 만났지만 외교부는 아직 ‘북핵 규탄’

    본보 취재에 한글판 수정… 영문판 그대로 북미국 출신 주류의 의도적 태만 의혹도북한의 핵실험으로 전쟁 위협에 시달렸던 지난해와 반대로 올해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큰 진전이 있었지만 정작 주무부처인 외교부의 국·영문 홈페이지는 진전된 내용을 일절 담지 않고 지난해 전쟁 위협 시점의 설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한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에 앞장서 알려야 하는 외교부 공무원들의 기강 해이 현황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라는 비판이 나온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보수 성향의 북미국 출신이 주류인 외교부 공무원들이 품고 있는 한반도 화해·평화 정책에 대한 냉소적 시각이 부지불식간에 또는 의도적으로 반영된 현상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16일 오후 2시 현재 외교부 영문 홈페이지 ‘외교정책’ 코너 안의 ‘북한핵문제’ 부문에는 1993년 북한의 핵확산방지조약(NPT) 탈퇴 선언부터 지난해 6차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핵무장 완성’ 주장까지만 언급됐다. 또 북한이 한국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외면하고 도발을 통해 긴장을 지속 고조시키고 있다고만 평가했다. 북핵 문제 해결 방안으로는 대북 제재 이행 및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의 신베를린 선언만 언급했다. 올해 3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사상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 등 평화 국면 반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1년 이상 홈페이지를 방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외교부의 한글 홈페이지 내용도 지난 13일까지는 영문 홈페이지와 마찬가지였지만 서울신문이 그날 취재에 들어가자 이후 외교부는 설명을 급히 보충했다. 뒤늦게나마 한글 홈페이지에 추가된 새 설명에는 “악화 일로를 걷던 북핵 문제는 2018년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 올해 전반기, 두 차례에 걸쳐 개최된 남북 정상회담(4.27, 5.26) 및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6.12)의 개최는 한반도 정치 지형을 변화시키는 기념비적인 사건으로써 한반도에 짙게 드리워진 냉전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법을 위한 길을 열었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하지만 영문 홈페이지 내용은 아직도 고치지 않은 상태 그대로다. 외교부 관계자는 “연중 인사 때 담당 업무의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단순한 실수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남북정상 3차례 만났지만 외교부 홈피는 아직 ‘북핵규탄’

    단독/남북정상 3차례 만났지만 외교부 홈피는 아직 ‘북핵규탄’

    홈피엔 평화진전 대신 여전히 전쟁 위협 본보 취재에 한글판 수정, 영문판 그대로 북한의 핵실험으로 전쟁 위협에 시달렸던 지난해와 반대로 올해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큰 진전이 있었지만 정작 주무부처인 외교부의 국·영문 홈페이지는 진전된 내용을 일절 담지 않고 지난해 전쟁 위협 시점의 설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한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에 앞장서 알려야 하는 외교부 공무원들의 기강 해이 현황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라는 비판이 나온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보수 성향의 북미국 출신이 주류인 외교부 공무원들이 품고 있는 한반도 화해·평화 정책에 대한 냉소적 시각이 부지불식간에 또는 의도적으로 반영된 현상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16일 오후 2시 현재 외교부 영문 홈페이지 ‘외교정책’ 코너 안의 ‘북한핵문제’ 부문에는 1993년 북한의 핵확산방지조약(NPT) 탈퇴 선언부터 지난해 6차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핵무장 완성’ 주장까지만 언급됐다. 또 북한이 한국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외면하고 도발을 통해 긴장을 지속 고조시키고 있다고만 평가했다. 북핵 문제 해결 방안으로는 대북 제재 이행 및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의 신베를린 선언만 언급했다. 올해 3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사상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 등 평화 국면 반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1년 이상 홈페이지를 방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외교부의 한글 홈페이지 내용도 지난 13일까지는 영문 홈페이지와 마찬가지였지만 서울신문이 그날 취재에 들어가자 이후 외교부는 설명을 급히 보충했다. 뒤늦게나마 한글 홈페이지에 추가된 새 설명에는 “악화 일로를 걷던 북핵 문제는 2018년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 올해 전반기, 두 차례에 걸쳐 개최된 남북 정상회담(4.27, 5.26) 및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6.12)의 개최는 한반도 정치 지형을 변화시키는 기념비적인 사건으로써 한반도에 짙게 드리워진 냉전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법을 위한 길을 열었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하지만 영문 홈페이지 내용은 아직도 고치지 않은 상태 그대로다. 외교 소식통은 “업무가 많다고 잊거나 단순한 게으름으로 보기에는 너무 긴 시간 기본 업무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외교부 관계자는 “연중 인사 때 담당 업무의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단순한 실수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동해항을 남북교류협력 허브항으로”

    “동해항을 남북교류협력 허브항으로”

    평화·경제 선순환 구조 구축돼야 일회성 아닌 지속가능 사업 공감 광물자원 전용물류센터 조성 제안 남북경협 컨트롤타워 역할 기대도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 교류협력 사업은 해운 물류 거점의 최적 입지 여건을 갖춘 강원 동해항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원도와 동해시는 12일 동해현진관광호텔 컨벤션홀에서 시민·사회단체 등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남북 교류협력과 강원도 동해안의 역할’을 주제로 ‘2018 동해포럼’을 열었다. 포럼은 강원도와 동해시가 주최하고 재단법인 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가 주관한 행사로 한국광물자원공사 남북자원개발사업단,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물류연구본부, 통일연구원, 강원연구원, CJ대한통운 등이 참가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위한 자치단체의 준비와 동해항 활용에 대해 집중 논의됐다. 특히 남북화해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평화와 경제의 선순환 구조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발굴이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승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장은 기조 강연에서 “남북 협력사업에서 창출된 수익이 단위 협력사업에 재투자되는 지속 가능하고 선순환되는 사업 모델 발굴이 중요하다”며 “일회성 사업에 대한 과도한 집중은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남북 교류협력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뿐 아니라 평화·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통해 북핵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라면서 “중앙정부가 교류협력의 토대를 만들지만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사업은 민간과 지방자치단체에서 맡아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이인우 남북자원개발사업단장은 “북한의 주요 광물들이 집결하는 북한의 단천, 청진 등과 가까운 동해항은 북한 광물자원의 물류 거점이 되기에 최적지”라고 지적하며 “동해항을 북한 에너지·자원의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민관이 참여하는 에너지·자원협의체를 구성하고 항만주변에 광물자원 전용물류센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물류연구본부장은 “북한의 열악한 육상물류 환경을 고려하면 남북한 물류망 연결에는 해운과 육운을 결합한 해상 복합물류 네트워크의 구축이 필요하다”며 “동해항이 북한의 항만을 활용할 경우 시베리아횡단열차(TSR)를 이용해 유럽까지 연결되는 물류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고, 환동해권 물류망 구축과 별도로 남북한과 러시아 연해주,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을 연결하는 환동해권 사계절 크루즈 역시 매력적인 사업이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심규언 동해시장은 “1998년 금강산 관광의 첫발을 내디딘 곳이 동해항”이라며 “금강산 관광객을 싣고 갔던 그 배들보다 더 크고 더 많은 배들이 동해항에서 시멘트와 건설 기계들을 싣고 가 북한의 도로와 다리와 항구와 주택을 건설하는 데 도움을 주고, 북한의 광물자원과 수산물을 국내로 반입하며 높은 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그런 일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에서 준비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엄광열 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장(한국관세학회장)은 “강원도는 그동안 동북아지사성장회의, 환동해거점도시회의,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회의 및 박람회 개최 등을 통해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하다”며 “판문점회담과 북·미회담 등 남북 해빙 무드에 편승해 전국 17개 광역지자체가 남북 경협이라는 특수효과 정책 마련에 골몰하는 가운데 동해 묵호항과 동해항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해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백종천의 한반도 기상도] 북한의 비핵화와 공공외교

    [백종천의 한반도 기상도] 북한의 비핵화와 공공외교

    지난 10월과 11월 중순 워싱턴DC에서 개최된 북핵과 한반도 관련 토론회에 각각 참석했다. 11월 토론회는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나고 북·미 간 고위급회담이 연기된 이후에 열려서 워싱턴DC의 분위기가 달라졌는지 궁금했으나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한국과 미국 정부의 입장과 정책이 소개됨에 따라 이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가 높아졌지만, 미디어의 성격과 출처의 한계로 인해 제한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내가 참가한 한·미 전문가 토론회에서 나타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 소개하고 이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정책 면에서 한·미 공조를 높일 수 있는 공공외교의 역할을 강조한다.첫째, 포럼에 참가한 미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해 대체로 냉소적이었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에 돌입했다는 결정적 증거의 부재, 과거 북한 비핵화 협상의 실패 및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 등이 반영된 결과인 것 같다. 반면 국무부 관료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비핵화 정책이 과거 오바마 행정부가 취했던 ‘전략적 인내’라는 소극적 접근법보다 더 적극적이고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상응한’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북·미 간 입장의 차이가 북·미 고위급회담을 연기시킨 것이다. 둘째,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 비핵화 방법론과 관련해 보수와 진보, 대안 세력으로 분열돼 있다. 보수 진영은 ‘핵신고→검증→폐기’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 진보 진영은 협상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를 주장하지만, 협상 초기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하다가 협상이 실패할 경우 또다시 군사적 대결 상태로 회귀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대안 세력의 목소리는 낮지만, 이들은 ‘긴장완화→지속적 협상→완전한 비핵화’라는 방안을 주장한다. 셋째, 많은 미국 전문가는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미 의회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의 인식 차이를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불신하고 있는 현재의 의회 분위기를 감안하면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정책을 견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들은 미 의회가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내년 초부터 미국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게 되면 의회의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견제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았다. 넷째, 한·미 전문가들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여전하고 이러한 시각의 차이가 북한 비핵화와 한·미 동맹에 대한 입장 차이로 나타난 것 같다. 한국은 북한이 이미 핵 포기에 대한 전략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지만, 미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행동으로 보여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시각 차이는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 관계 발전에 관해 한·미 공조의 속도와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여겨진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11월 20일 한·미 양국 정부가 외교와 비핵화 노력, 제재 이행, 유엔 제재를 준수하는 남북 간 협력에 대한 긴밀한 조율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워킹그룹’을 발족하고 첫 회의를 워싱턴에서 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에서 보고한 바와 같이 미국 전문가들의 다양하고 서로 다른 인식에 대해 비정부 차원에서도 합리적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 왜냐하면 워싱턴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가 간 전문가 집단의 입장과 해석의 차이를 줄임으로써 국익을 증대하려는 외교적 노력이 공공외교다. ‘공공외교법’에 따르면 ‘공공외교’란 국가가 직접 또는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 부문과 협력해 문화, 지식, 정책 등을 통하여 대한민국에 대한 외국 국민들의 이해와 신뢰를 증진시키는 외교 활동을 말한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공공외교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와 일본,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도 적극 전개해야 한다. 그러나 공공외교는 ‘공공외교법’에 명시돼 있다시피 정부의 대외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핵심이다. 국민적 합의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공공외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문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정부가 한층 더 노력해 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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