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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AEA 北核 결의문 내용

    (a)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는 과거 북핵과 관련된 이사회 결의들을 상기한다. (b)2002년 11월29일 이사회 결의에 따른 사무총장의 노력에 대해 북한이 아무런 긍정적 반응이 없었다는 점을 주목한다. (c)북한은 핵비확산조약(NPT) 당사국이다.NPT에 따라 IAEA와 북한간에 체결된 안전조치협정은 구속력있고 유효하며,북한은 안전조치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 (d)북한의 안전조치 이행에 관한 사무총장 보고서,특히 IAEA가 북한 핵물질의 전용 유무를 검증할 수 없다는 발표에 깊은 우려감을 갖는다. (e)2003년 1월6일 이사회에서의 사무총장 보고서를 고려하면서 1.북한의 안전조치 이행을 위한 사무총장과 사무국의 노력을 지지한다. 2.북한에 안전조치협정을 신속하고 완전하게 이행하라고 한 이사회의 이전 촉구들을 재강조한다. 3.외교적 수단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를 증진하는 노력들에 대한 이사회의 지지와 기대를 강조한다. 4.IAEA 사찰관 추방은 물론 핵시설과 시설 내 핵물질에 대한 봉인 및 감시장비를 제거하고 기능을 방해한북한의 일방적 행위로,IAEA가 북한 핵물질의 전용이 없었음을 검증할 수 없다는 점을 강력히 개탄한다. 5.북한 행위들은 비확산에 대한 우려감을 심어주고,IAEA가 북한 내 모든 핵물질이 신고되고 안전조치 아래 있는지를 검증할 수 없게 된 점을 고려한다. 6.북한은 다음 같은 조치들을 통해 IAEA와 신속하고 완전하게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 (ⅰ)핵 시설 내 필요한 봉인 및 감시조치의 복구 허용,IAEA 사찰관 복귀 등 필요한 모든 안전조치의 상시적 이행을 허용한다. (ⅱ)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해명을 촉구한 사무총장 서한에 응하며,신속하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어떠한 핵무기 프로그램도 포기한다. (ⅲ)북한 내 모든 핵물질이 신고되고 안전조치 아래 있음을 IAEA가 검증할 수 있도록 한다. (ⅳ)첫 조치로서 IAEA 관계자와 즉각 협의한다. 7.북한이 IAEA에 모든 안전조치를 이행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추가적 안전조치협정 불이행이라는 점을 확인한다. 8.북한은 안전조치 의무를 완전히 이행하는 모든 노력을 신속히 시행하며,이번 결의를 긴급 사안으로 이사회에 다시 보고해줄 것을 요청한다. 9.이사회는 이 문제를 계속 다뤄나간다. ◆IAEA 결의안 의미와 전망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6일 채택한 북핵 결의안은 북핵 문제를 평화·외교적 방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가 그만큼 커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의안은 북핵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정 등 강한 톤의 언급을 배제한 것은 물론 ‘북한의 일방적 핵동결 해제를 우려하며 강력히 개탄한다.’는 문구만 빼면 비교적 절제된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를 전달하면서도,북한이 핵시설 등을 원상회복하고 안전조치 협정 등 국제적 의무를 준수할 기회를 다시 한번 줌으로써 평화·외교적 방법에 나서라고 북한에 재촉구한 것이다. 북핵 문제를 곧바로 안보리에 상정하면 IAEA로서도 더이상 취할 조치가 없다.특히 현재 한·미·일·중·러 등 이해 당사국들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발하게 연쇄 접촉을 가짐에 따라 북핵 위기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도 이같은 결의안 채택에 영향을 미쳤다 할 수 있다. IAEA는 그러나 북한의 결의안 이행 여부를 일정기간 지켜본 뒤 상황 변화에 따라 추가대응을 다시 논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7일 CNN과의 회견에서 “북한이 안전조치를 재실행하는데 단지 수주만 갖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만일 북한이 순응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문제를)안보리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즉,북한이 결의안을 무시하고 핵원자로와 폐연료봉 재처리시설 재가동 등에 나선다면 IAEA는 즉각 추가대응에 나설 전망이다.또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북한이 핵비확산조약(NPT)을 탈퇴할 경우 북핵 문제는 완전히 IAEA의 손을 떠나게 된다. 김규환기자 khkim@kdaily.com ◆美·日·中·러 한목소리 촉구 미국과 일본,중국,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들은 6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에 대해 핵안전조치 의무 즉각 이행 등을 골자로 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을 일제히 환영하고 북한에 이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애리 플라이셔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부시 대통령은 (IAEA 결의안 채택이) 적합한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며 환영했다.그는 “이번 대북 결의안은 매우 광범위한 나라들로부터 지지를 얻었다.”며 “이란과 쿠바로부터 지지를 얻어낸다는 것은 매우 힘든 데 북한이 바로 이같은 일을 해냈다.”고 IAEA의 대북 결의안이 35개 이사국의 만장일치로 채택된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미 국무부 존 울프 군축담당 차관보도 “결의안은 미국이 하고 싶은 말을 정확히 담고 있다.”며 “북한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이는 위반행위를 추가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북한이 IAEA의 결의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핵개발 계획을 즉각적이고 입증이 가능한 방법으로 폐기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은 “이번 결의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신속하고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핵개발 계획 폐기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북한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IAEA의 북핵 결의문이 북한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치웨(章啓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당사자들이 외교를 통해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IAEA 결의문이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IAEA 결의는 한반도 비핵화 노력에 대한 외교적 지원을 포함,현재의 사태가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돼야 할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환영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사설]미, 북 대화요구 속뜻 새겨라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공조의 노력이 한창인 지금,북·미가 한걸음씩 물러서는 미덕을 보여야 할 것 같다.최근 북한 외교사절들의 잇단 대미 대화 촉구 발언 등 북한측의 움직임은 여러모로 음미할 대목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특히 발언이 나온 시점과 그 강도가 의미심장하다.노동신문은 4일 주변국들의 역할을 인정하는 듯한 논평을 냈다.미국과의 대화를 준비할 충분한 용의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상황은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이 북·미의 직접 대화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북핵 문제에 주도적 중재 역할을 다짐한 한국도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외교적 조율을 마쳤다.한국의 중재 노력은 6∼7일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에서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한국은 북한의 선(先)핵포기를 전제로,미국이 북한의 체제 및 안전을 문서로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북한 핵동결 해제를 유엔 안보리에 상정하는 문제를 한달간 보류하고 북한의 대응을 지켜보기로 한것으로 외신이 보도하고 있다.모든 상황이 북핵을 외교적으로 풀어보려는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이제 문제는 미국의 입장 변화다.미국은 북한의 거듭되는 대화 요구의 속뜻을 새겨야 한다.북한의 불가침조약 체결 요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보이며 “북핵의 현안이 아니다.”라고 일축해서는 안 된다.북한이 국제사회의 중재 결과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간접적으로라도 국제공조 노력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그 첫번째 시험의 장은 이번 TCOG회의가 돼야 할 것이다.북핵 문제는 북·미의 주장처럼 외교력으로 풀어야 한다.외교적 해결은 포괄적 대타협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 北核포기 압박 4강외교 착수

    |서울 김수정·베이징 오일만기자| 정부는 2일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간다는 방침 아래 북한의 핵 개발 포기를 위한 미·일·중·러 등 주변 4강과의 연쇄 협의에 착수했다. ▶관련기사 4·8면 한·중 양국은 이날 베이징에서 이태식(李泰植) 외교부 차관보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 부부장간 회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상황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이어 김항경(金恒經) 외교부 차관이 오는 5일 러시아를 방문,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 등 고위인사들과 회담을 통해 러시아측의 적극적 역할도 요청할 계획이다.다음주 초에는 워싱턴에서 한·미·일 3국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를 갖고 경수로 건설 중단 여부를 포함한 북한 핵문제의 포괄적인 대응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북한의 핵문제는 한반도 비핵화선언에 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한 뒤 “이 문제에 있어 우리는 제3자도 아니고 또 여기에 대해 발언할 권리가 없는,그런 입장도 아니다.”면서 우리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정부는 4일 정세현(丁世鉉) 통일장관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TCOG 등에 대비한 우리 정부의 최종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또 이달 중순쯤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방한,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측과 북핵해법에 대한 조율에 나서고,노 당선자측은 북핵 해결을 위한 대미 특사를 20일쯤 미국에 파견할 방침이다.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도 이달 중순쯤 방한,최성홍(崔成泓) 외교장관과 한·일 외무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6일 빈에서 특별이사회를 열어 북한 핵무기 개발계획의 즉각 포기를 요구하는 대북 특별 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crystal@
  • 정부, 4강 협의 본격화/‘北核해결’ 전방위외교 시동

    계미년 새해 벽두 북핵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전방위 외교가 본격 가동됐다. 북한은 지난해 말 평북 영변에 상주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단을 추방하고 NPT탈퇴를 시사한 이후 핵과 관련된 언급은 자제한 채 ‘침묵’하고 있다.그러나 북한이 취할 다음 단계 조치가 핵 재처리 시설 재가동이나 NPT탈퇴 선언 등 최악의 수(手)만 남아 있다는 점에서,정부의 움직임은 급박할 수밖에 없다.특히 노 당선자의 취임 전에는 북핵 사태해결의 큰 가닥이 잡혀야 향후 남북 및 한·미 관계를 제대로 풀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부담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정부의 현단계 북핵 외교 초점은 크게 ▲대북 압박보다는 미·일·중·러 4강과의 연쇄 조율을 통한 중재 ▲남북 채널을 통한 직접 설득 ▲북핵 문제 주도권 유지에 모아져 있다. 정부는 일단 2일 이태식(李泰植) 외교부 차관보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 부부장간 회담을 시작으로 4강과의 고위급 직접 회담에 나섰다. 한·중 회담에 이어 5일에는 김항경(金恒經) 외교차관이 러시아에 급파돼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및 게오르기 마메도프 차관과 군축담당 차관과 회담을 갖는다. 중국·러시아와의 조율은 북한에 대해 추가적 극단적 시위를 하지 못하도록 제동을 거는 데 있다.나아가 북한의 핵포기를 전제로 한 미국의 대북 불가침 보증 방안 등 다각적인 방안을 중·러와 모색할 방침이다. 이 연쇄 조율 결과를 바탕으로 내주 초로 예정된 한·미·일 3국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에서 미국 일본과 실현가능성 있는 해법을 찾아내겠다는 의도다. 정부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까닭은 남북 채널 유지를 통해 핵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잡아야 하지만,그 명분은 핵문제 사태 진전이 있을 때라야 찾아지기 때문이다. 최성홍 외교 장관은 2일 신년사에서 “93·94년 핵위기 때를 교훈삼아 국외자가 아닌,주도적 참여자로 역할해야 한다.”며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문제는 북한의 태도다.북한이 신년사에서 밝혔듯이 ‘민족공조’를 강조하며 강경 행보를 계속할 경우,우리 정부 입지는 좁아들게 되고 이는 한·미간 대북해법과 관련한마찰로 이어질 소지가 많다.워싱턴에서 열리는 TCOG회의는 핵문제와 남북 교류협력 연계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교류협력 속도조절을 둘러싼 한·미간 의견조율은 TCOG 회의 1주일 뒤 켈리 미 차관보의 방한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측의 방미를 통한 협의 과정에서 핵심 사항이 될 전망이다. 미국측은 TCOG회의를 통해 대북 경수로 공사 중단 여부 등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이달 중순 열릴 예정인 제9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우리 측의 핵개발 즉각 포기와 핵시설 동결 해제 등 요구사항에 대한 북측의 대응 여부가 향후 남북관계 지속 여부 등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정기자 crystal@
  • 盧당선자의 ‘3대구상’

    정치,경제,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구상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경제와 외교안보는 ‘안정 기조’,정치는 ‘적극 개혁’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노 당선자는 28일 구조조정 기조 유지를 천명하는 한편,촛불시위 자제를 촉구했다.반면,정권 인수 단계부터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정치 개혁에 착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북핵.SOFA해법 “먼저 북핵을 해결한 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 노무현 당선자가 최근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28일 정리한 입장이다.그는 이날 여중생 사망사건의 부모 및 범국민대책위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북핵은 민족생존의 문제”라면서 이 얘기를 했다.국내 반미기류를 다독여 새 정부의 대미 외교노선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우려를 불식시킨 뒤 북·미간 대화 중재 등 적극적인 북핵사태 해결에 나서겠다는 노 당선자의 단계적 해법을 읽게 하는 대목이다. 노 당선자는 특히 “새 정부 지도자에게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북한이 너무위험한 상황으로 몰고가는 것은 도움이되지 않는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그동안 노 당선자의 대북 발언 중 가장 강경한 것이란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이같은 스탠스는 북핵 문제의 악화가 자칫 새 정권 초기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다.국정 최고책임자이자국군 통수권자로서 모호한 자세를 취했다가 북·미간 핵문제 대립이 강경 일변도로 치달을 경우 보수세력은 물론 중도세력의 비판까지 감수해야 할 처지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인수위 윤영관 외교통일안보 분과위 간사는 “핵 문제 해결은 한·미간 협력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확인했다.자연히 반미감정 확산은 득이 될 게 없다는 논리가 뒤따른다. 노 당선자가 이날 “촛불시위 등을 친미냐,반미냐의 이분법적 사고로 재단하려는 일부의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시민사회단체들도 사태가 악화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되도록 함께 협력해주기 바란다.”며 촛불시위 자제를 간곡히 호소한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미국내 일각에서 ‘주한미군 철수후 북한 핵시설폭격론’이 제기되고 한국산 자동차 불매운동 주장이 나오는 사태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윤영관 간사는 실제 “무엇이 다급하고 국가이익에 부합되는것인지,또 한·미관계가 왜 우리에게 중요한지를 인식해야 한다.성숙한 한·미관계를 맞춰나가는 것도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며 범대위측에 이해를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노 당선자는 “촛불시위로 표현된 국민의 요구와 기대를 잘 알고 있으며 나에게 시간을 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해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SOFA 개정에 나설 것임을 거듭 확인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경제운용.재벌개혁 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현 정부가 추진해온 기업·금융 구조조정의 기조를유지하고 인위적인 단기부양책을 쓰지 않겠다고 언급하는 등 경제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개혁지향적인 학자들로 구성된 인수위 경제분과 위원들이 재벌개혁과분배에만 초점을 맞춘 것으로 비춰진 것에 대해서는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혀 안정적인 경제운용을 강조했다. 노 당선자는 28일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으로부터 최근국내외 경제현안과 내년 경제의 운용방안을 보고받은 데 이어 31일쯤 경제 5단체장과 면담키로 했다. 노 당선자는 전 부총리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구조조정의 기조에는 큰변화가 없을 것이며 충격적 조치도 없을 것”이라면서 “인위적인 단기 경기부양책도 없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새 정부의 경제운용 기조가 파격적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재계 일각에서 노 당선자의 재벌개혁 등과 관련,불안감을 나타낸 것에 대해 이를 불식하면서 안정적 경제운용 기조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그가 경제 5단체장의 면담 요청을 수락하면서 재계의 목소리를 듣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김대환(金大煥)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는 “최근 언론을 보니까재계의 우려가 큰 것 같은데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기업은 투명성을 가지고공정한 경쟁을 하면 된다.”면서 “규제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또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 등 구조조정의 5대 기본원칙과부당내부거래 차단 등 3대 보완원칙을 망라한 ‘5+3원칙’을 유지하면서 상시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면서 “다만 그동안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완됐다고 지적되는 부분을 점검,보완해서 투명성,공정성,예측가능성이 있는 시장경제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김진표(金振杓) 인수위 부위원장은 “학계나 언론으로부터 지적사항이 있다면 인수위 과정에서 정부측과 협의해 보완,수정할 것”이라면서 “시장경제질서 확립과 대외신뢰도 제고를 경제운용의 가장 큰 방향으로 삼겠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이와 함께 노 당선자는 금리의 대폭 인하,통화량 확대 등의 단기적 경기부양책은 쓰지 않겠다고 강조하면서 “다만 재정의 탄력적 운용을 통해 경기에 대응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성장률과 일자리 창출 등 각론에 있어서는 노 당선자의 공약과 현 정부의 계획 사이에 차이가 커 향후 정부와인수위간 협의·조정과정이 주목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 ★정치개혁 노무현당선자의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가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것 같다.무엇보다 추진 속도가 빠르고 내용이 구체적이어서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수위는 지난 28일 임채정(林采正) 인수위원장 주재로 열린 인수위원 간담회에서 ‘정무분과위 산하에 정치개혁 연구실을 설치해 국민의 여망인 새정치 실현 작업을 정권인수 단계에서부터 가시적으로 착수한다.’는 참고자료를 배포했다. 이는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차근차근’이 아니라,‘취임일인 내년 2월25일 이전에 웬만한 골격을 잡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여기에는 ‘지금이아니면 영영 힘들지도 모른다.’는 절박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무분과위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에 취임하면 다음 총선까지 1년밖에 남지 않는다.”면서 “자칫 역풍에 부닥치고 지지부진하다 보면 정치개혁 시기를 놓칠 우려가 크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대선이 끝난 뒤 승리 무드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일부 개혁파 의원들에 의해 한화갑(韓和甲) 대표 등 당 지도부 퇴진 문제가 불거진 점이라든지,노 당선자 스스로가 줄곧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구체적인 개혁 프로그램을제시하고 있는 현상도 예사롭지 않다. 현재 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당 개혁 프로그램과는 별개로 인수위가 정치개혁 문제를 본격 검토키로 했다는 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과거처럼 각종 정치적 이해관계로 개혁 논의가 지지부진해지는 우려를 원천차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이번에는 정말 장난이 아닌 것 같다.”는 말과 함께,노 당선자가 작심하고 정치개혁을 밀어붙일 것이란 관측이 점점 커지고있다.실제 인수위 관계자는 정치개혁 연구실 설치 배경에 대해 “노 당선자가 최근 인수위측에 ‘당과 별도로 인수위에 정치개혁 관련 입법을 다룰 소위를 두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정치개혁 연구실은 노 당선자의 정치개혁 관련 공약 사항인 중대선거구제전환추진과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선거공영제 확대 및 권력구조 개편 개헌 등 정치개혁 방안 전반을 다루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관계자는 “정무분과 소관 부처에 중앙선관위가 포함돼 있어 선거등 정치관련 제도 개선이 다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상연기자
  • 선택2002/각 당 반응

    ★한나라당 자평 한나라당은 1차 합동토론회에서 압승을 거뒀다고 보고 있다.합동토론을 잘마무리함에 따라 지지율이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무성 미디어대책본부 본부장은 “첫 TV합동토론이 선거전에서 큰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이회창 후보가 오늘 토론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둬 내일여론조사부터는 앞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이회창 후보의 안정감과 신뢰감이 돋보이는 토론이었다.”면서 “이 후보는 북핵을 비롯한 예민한 부분에서 여유있게 대처해 부드러움이 드러나 보였다.”고 말했다. 김병호 미디어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다른 후보와는 격이 다른 후보라는 컨셉트로 임했다.”면서 “이회창 후보가 첫번째 질문에는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몸이 안풀려 여유롭게 대처하지 못했지만,두번째·세번째 질문에 들어가자 자기 페이스를 완전히 되찾았다.”고 만족스럽게 말했다. 권철현 비서실장은 “노무현 후보는 설득력이 떨어지고 논리보다 정서에 호소하는 경향이었다.”고 평가했다. 오석영기자 palbati@ ★민주당 자평 민주당 의원들은 “노무현 후보가 대체로 점잖게 대응하면서 할 말은 나름대로 다 했다.”고 평가했다. 정대철 선대위원장은 “노 후보가 사전에 계획대로 점잖게 잘 대응했다.”면서 “경제분야도 공부를 많이 한 만큼 문제없을 것”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임채정 정책위의장은 “노 후보는 정책 공부를 많이 해 상대의 잘못된 논리를 즉각 잡아낼 수 있었으나 이회창 후보는 공부를 깊게 하지 않아 대변인성명 수준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비난했다.그는 또 “이 후보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사실이 아닌 내용을 함부로 얘기했다.”고 지적했다.이재정 의원은 “다른 후보들을 한방으로 눌렀다.”고 기뻐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지난번 후보단일화 토론회에서는 아웃복싱을 했으나 이번엔 인파이팅과 아웃복싱을 적절히 섞어가며 국정운영 방안과 비전을 잘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방송국 후보대기실에서 의원 20여명과 함께 TV를 지켜본 노무현 후보의 부인 권양숙씨는 “세 분 모두 수고하셨다.”면서 “노 후보가 성실히 답변한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민노당 자평 민주노동당은 “우리 당이 진정한 정치개혁의 적임자란 사실이 잘 드러난유익한 토론이었다.”면서 “권영길 후보가 민주적 정치,깨끗한 정치를 선도할 대통령감이란 점도 명확해졌다.”고 평가했다. 김종철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부패 원조당’이고,민주당은 ‘부패 신장개업 정당’이라는 권 후보의 표현은 아주 적확했다.”면서 “다른 당 후보들이 자신과 자기 정당의 과거를 무시하고 허황된 장밋빛 전망과 미래만을 얘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이회창 두 후보의 진흙탕 싸움에 권영길 후보가 깨끗한 모범답안을 제시했다.”고 자평한 뒤 “현 정치권에 대한 냉철한 지적과 혹독한 평가를 해줄 대변자를 원하는 유권자의 바람을 권 후보가 해냈다.”고말했다.노회찬 선대위본부장은 “권 후보는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노무현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6개월 전의 입장을 뒤집었다는 점을 날카롭게지적했다.”면서 “폭로나 상처내기가 아니라 정책정당으로서 면모를 확실히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선택2002/TV합동토론/李, 시종 미소띤 얼굴 盧, 분명한 말투 부각

    3일 열린 첫 대선후보 TV합동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세 후보는 예상대로 현안별 인식과 해법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토론은 이회창·노무현 두 후보가 정면 대결의 전선을 형성한 가운데 권영길 후보가 두 후보를싸잡아 비난하는 형태로 진행됐다.이 후보는 시종 미소 띤 얼굴로 핵심 이슈는 거의 다 짚은 반면,노 후보는 비교적 느리면서도 분명한 말투로 안정감을 부각하려 애썼다.권 후보는 일반국민들에게 다소 생소한 진보진영을 알리는 데 좋은 기회로 삼는 느낌이었다.세 후보는 그동안의 토론에서 약점으로 드러난 모습을 보완하는 데 주력한 듯 당초 예상과는 다른 스타일을 보여줬다.이 후보는 노 후보에게 질문을 던질 때 메모를 살펴가면서 과거 발언과 행적 등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예리한 공세를 펴면서도 웃는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노 후보는 평소 이미지와 달리 직접적 공세를 자제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데 공을 들였으며,모두 발언과 마무리 발언에선 감성에 호소했다.반면 권 후보는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화법을 자주 구사했다. ◆정책대결 세 후보는 기조연설에서부터 신경전을 펼쳤다.노 후보는 “정치가 통째로바뀌어야 한다.국민과 제가 이미 새로운 정치를 시작했다.”며 정치개혁과세대교체를 주장했다.이 후보는 부패청산론을 내세워 노 후보를 견제했다.“5년 전 온 국민이 IMF 극복에 동참했으나 이 정권은 권력 부패비리로 국민들을 좌절시켰다.”며 “정권교체로 나라다운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반박했다.권 후보는 분배구조 왜곡 등을 지적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세 후보의 색깔은 첫 주제인 북핵문제에서부터 드러났다.구체적 해법에서노 후보가 지속적인 대화와 남한의 주도적 해결을 주장한 반면 이 후보는 경제제재 등 상호주의를 통한 강력한 대응방침을 분명히 했다.권 후보는 북·미 공동책임론을 제기했다.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한 질문에는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감안한듯한 목소리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주장했다.권 후보는 “우리당이 지난 6개월간 외롭게 부시 대통령의 사과와 SOFA 개정을 요구할 때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뭘 했느냐.”고 공격하자 이·노 후보는 앞다퉈 “침묵한 게 아니라 강력한 의사를 표명했다.”고 펄쩍 뛰었다.그러자 권 후보는 기습적으로 “그러면 이 자리에서 우리 세 후보가 부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데 공동서명합시다.”고 즉석 제안을 했다.권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다시 한번 이 제안을 했다. 국정원 도청의혹 문제에 대해서도 세 후보는 공세의 날을 한껏 세웠다.노후보는 “한나라당 자료를 보면 나도 피해자”라며 도청의혹과 자신을 분리하려 했다.권 후보는 “이 후보가 문건 입수경위를 밝히지 못하면 정치공작이고,문건이 사실로 드러나면 노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며 두 후보를 동시에 공격했다. ◆상호토론 공방 후보간 상호토론이 시작되자 세 후보의 설전도 불을 뿜기 시작했다. 정치개혁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이 후보가 “민주당은 여러 계파가 갈등을빚고 있지만 우리 당은 계파가 없는 민주정당”이라고 하자 노 후보는 “1인 독재로 계파가 없는 것이 오히려문제”라고 받아쳤다.권 후보는 “한나라당·민주당 모두 정치개혁을 언급할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이 후보는 특히 노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후보단일화를 집중 공격했다.“성향과 이념이 다른 두 분이 어떻게 정책공조를 이룰 수있느냐.”면서 “대북정책과 의약분업,고교평준화 등 주요 정책에 관해 서로 다른데 어떻게 공조를 이뤄갈 것이냐.”고 따졌다.권 후보도 “노 후보는걸어온 길과 걸을 길이 정 대표와 다르다고 하더니 언제부터 이런 소신이 바뀌었느냐.”고 가세했다.이에 노 후보는 “5년 전 이 후보는 조순(趙淳) 전총재와 한나라당을 만들면서 가족들이 나서서 합의하고,서로 지분을 나누고,당권 협상을 하지 않았느냐.우리는 아무 밀약이 없다.양당간에 정책 공조를논의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의 공세에 노 후보는 “이 후보는 지역주의에 의존하고 제왕적 행태를 보이는 등 3김 정치와 다르지 않다.”고 역공을 시도했다.이에 이 후보는 “호남에서는 ‘김대중 정권의 자산과 부채 모두를 상속했다.’고하고,부산에 가서는 ‘나는 꾀가 많아 자산만 상속하겠다.’고 하는 노 후보야말로지역주의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반격했다. 세 후보의 공방은 부패문제로 접어들면서 비등점으로 치달았다.권 후보가“한나라당은 부패원조당,민주는 부패신장개업당”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이 후보는 “대통령 아들 비리로 국민들이 좌절할 때 노 후보는 동교동계를 업고 장관까지 했다.”고 화살을 노 후보에게 돌렸다.이에 노 후보는 “이 후보가 급하셨던 모양인데…,그럼 이 후보는 김현철씨 비리 때 뭐 했느냐.”고 되받았다. 마무리 발언에서 이 후보는 “대선후보로 재수하고 있다.5년간의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국민께 송구스럽고 많은 책임감 느낀다.”면서 “자기 전에‘제가 합당치 않으면 제쳐둬라.그렇지 않으면,가야 할 길이라면 국민의 뜻에 따를 수 있게 힘을 달라.’고 기도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노 후보는 “낡은 정치의 청산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특권없이 정당하게 대우받고 사는 사회,우리 아이들이 더 좋은 사회에서 살 수 있다는확신과 미래가 있다.”고 새 정치론을 강조했다. 권 후보는 “서민들이 가슴 펴고 살 수 있는 세상 만들겠다.제가 200만표받으면 10년,500만표 받으면 5년,1000만표를 받으면 당장 될 수 있다.저에게 던지는 표는 희망의 세상을 만드는 의미 있는,살아 있는 표다.”고 주장했다. 진경호 오석영 이두걸기자 jade@
  • 북·미 핵 해법/ 美, 이라크 해결후 北 고강도 압박 예상

    ■워싱턴의 입장과 전략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미국의 기본적인 시각은 크게 세 가지다.첫째,국제적인 약속을 어긴 북한과 주고받기식의 ‘협상(negotiation)’은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이 즉각 핵을 포기하는 게 문제해결의 관건이라는 것.부시 행정부 내 강경·온건파를 가릴 것 없는 일관된 주장이다. 둘째,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법으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되 경제제재 등 강력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것.대북 중유공급 중단이 그에 따른 첫 조치이며,경수로 건설사업 지원과 남북 경협 및 총 100억달러에 이르는 일본의 대북 경제지원 논의도 단계적으로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셋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그에 상응한 대가를 주겠다는 것.지난해 6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선언한 뒤 검토해온 ‘당근책’으로 국제사회의 정치·경제적 지원까지 포함하고 있다.그러나 기존의 대북 쟁점사항인 미사일 개발과 재래식 무기감축 등이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이같은대북관은 지난 15일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성명에 함축됐다.그는 북한의 핵 개발을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위한 동맹국과의 공조체제에도 변화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북한의 태도가 변할 때까지 압박을 계속 가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북한을 침공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미국이 준비해온 ‘과감한 대북접근’이 유효함을 명시한 점은 북한의 불가침조약 제의에 백악관이 성의껏 응답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워싱턴 정가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정한 부시 대통령의 성명치고는 다소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고 본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입장이 완화됐다고 볼 수는 없다.북한이 핵 개발을 시인했을 때의 놀라움이 가시면서 평양의 ‘자백 외교(confession diplomacy)’에 대한 실체를 어느 정도 파악했을 뿐 핵 개발을 포함한 북한의 군사력완화는 부시 행정부의 일관된 관심 사항이다. 워싱턴 조야에서도 1994년 제네바 핵 합의를 위반한 북한에 다시 ‘선물 보따리’를 안길 수 없다고 주장한다.북·미 핵 합의를 이끌어낸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 대사도 최근 의회 증언에서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한다면 제네바 합의에 따른 미국이 의무사항은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은 평양에서 북한의 핵 개발 증거를 제시할 때만 해도 상황이 이렇게 악화될 것으로 예측하진 않았다.대북특사로 평양에 간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핵을 개발한다는 증거를 제시했으나 평양의 즉각적인 답변을 기다린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북·미 상호간에 도움이 될 ‘포괄적 대화’가 시작되기 전 해결해야 할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으나 북한이 충분히 고려한 뒤 대답할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는 미국이 북한의 핵 개발 문제를 미사일 등 다른 쟁점사항과 함께 대화로 풀려 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북한의 단정적인 시인에 부시 행정부는 크게 당황했고 줄타기를 하던 대화 재개도 이제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뉴욕채널을 통한 실무급 창구는 늘 열어놓고 있으나 북·미간에 ‘대화의 장’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핵 포기가 유일한 전제조건이 됐다. 미국이 핵 합의의 파기 여부를 공식 결정하지 않은 것은 이라크 전쟁계획과 무관치 않다.부시 행정부는 2개 지역에서 분쟁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군사전략을 채택했다.따라서 이라크 문제가 남아 있는 한 북한 문제는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일단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중국 등을 통한 ‘지렛대’ 외교를 펼치되 이라크 문제가 끝나면 북한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의 대통령선거도 백악관이 대북정책을 결정하는 데 적지 않은 변수가 되고 있다.‘햇볕정책’의 결과에 의문을 제기해온 부시 행정부로서는 한국의 새로운 정권과 대북 정책을 조율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본다. 뉴욕 타임스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파키스탄의 군용기가 북한에 도착,미사일 부품을 선적한 사실이 감시위성 촬영결과 드러났음에도 당시 북한은 미사일 기술의 수출을 극구 부인했다. 북한이 미사일 부품을 파키스탄에 제공하고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두 나라의 연계성은 분명해 보인다.워싱턴의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핵 개발 기술을 건네받았다는 증거를 한국의 정보당국도 입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북한에 불리하며 지금은 북한측에 ‘공’이 넘어갔다는 사실을 평양 정권이 재빨리 간파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북한을 침공할 뜻은 없으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최후의 수단으로 군사행동은 늘 미국의 마지막 대안으로 남아 있다고 최근 TV대담에서 밝혔다. mip@ ■북한의 고민 요즘 북한의 속내는 복잡하다. ‘북 핵문제 파동’이 빨리 해결되어야만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체제를 보장을 받을 수 있고,‘7·1 경제관리개선 조치’와 신의주·개성·금강산 특구 개발 등 대내외적으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경제 개혁·개방 움직임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각종 조치의 배경들 북한은 김일성(金日成) 주석 사망 이후 유례없는 홍수 피해와 사회주의권 붕괴 속에서도 8년 동안 유훈통치,선군정치,고난의 행군 등을 앞세워 체제를공고히 하는 데 주력해 왔다.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중국·러시아와 잇따른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를 더욱 돈독히 했으며,북·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를 시인하면서까지 주도적으로 북·일 국교 정상화를 꾀했다. 올 하반기부터 경제 정상화를 위한 각종 조치들을 내세웠고,‘북핵 카드’ 역시역설적이지만 한반도 문제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미국에 내민 관계 개선 조치로 해석된다.이에 따라 켈리의 방북 때 ‘북의 핵보유권’과 ‘미국의 각종 우려사항 해소’를 함께 풀려는 행동에 나섰다는 분석이다.물론 이러한 행동은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 ◆명분상 우월성을 확보하려 하는 북한 북한은 제네바 합의는 누가 먼저 파기 선언을 하느냐만 남았지 조만간 파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물론 핵문제에 관한 한 북한은 러시아·중국까지 포함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처지에 있다.하지만 북한은 미국 역시 제네바 합의를 대신할 다른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이에 따라 이 때를 대비한 명분쌓기와 북한에 유리한 국제사회 여론을 조성하는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1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와 마찬가지로 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평양방송·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등은 하루에도 5∼6차례씩 논평과 보도를 내며 2003년까지 경수로 2기 완공 및 경제 봉쇄 해제,핵보유국 선제공격 제외 등을 지키지 않았다는 논리로 미국이 제네바 합의 파기에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복잡하면서 현실적인 고민 북한은 시기와 주변 정세 등을 감안할 때 지금쯤 구체적 대응이 필요함을 잘 알고 있다. 남측이 대선을 20여일 남긴 시점에서 화해·협력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칠 정권이 들어설지 확실하지 않은 데다,현재 이라크 문제에 주로 골몰하고 있는 미국이 이후 어떤 대북정책을 들고 나올지 역시 불확실하다. 게다가 중유공급 중단이 현실적으로 난방 및 산업 발전에 던지는 압박이 현실화할 시기는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이는 북한도 충분히 감안하고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현재 ‘불가침조약’만을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미국이 불가침조약까지는 아니더라도 문서로 보장할 수 있는 약속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다.”면서 “파국이든 극적 타결이든 상황이 진전되는 시점은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북한의 여론선전전과 미국의 광범위한 외교전이 맞붙는 형국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 ■DMZ 상호검증 무산 파장/ 북한 강경자세로 돌변 돌파구 모색 시간걸릴듯 비무장지대(DMZ) 지뢰 제거 상태를 확인할 상호 검증 절차와 관련,우리측과 주한 유엔군사령부,북한군간의 이견 차가 해소되지 못해 지뢰 제거작업이 사실상 무기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경의선 철도와 동해선 임시도로의 연내 개통 역시 무산될 상황이다.북한측이 검증과정에서의 유엔사 개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측과의 협상마저 거부했기 때문이다. ◆상호 검증 협상 무엇이 문제였나. 남북은 지난 9월18일 착공식을 갖고 두달여 동안 동해선과 경의선 구간 지뢰 제거작업을 벌여왔다.그러나 공사가 거의 다 진행돼 군사분계선(MDL)을 100m씩 남겨놓은 상태에서 유엔사가 지뢰제거 검증단 파견과관련,정전협상에 나와 있는 관할권을 내세우며 제동을 거는 바람에 이달 초 공사는 중단됐다.하지만 논란 끝에 유엔사가 남측을 통해 북측의 검증단 명단을 접수키로 하면서 관할권을 둘러싼 논쟁이 해결되는 듯했으나 북측이 24일 이같은 한·미 합의의 수용을 거부,공사 재개가 현 시점에선 당분간 어렵게 됐다. 북측의 이같은 입장은 남북 군사보장합의서에 근거,유엔사가 남북관리구역내 사안에 대해 한국 국방부에 위임한 만큼 일절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초기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더 이상 협상 의지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경의선·동해선 어찌되나. 이번 협상 결렬로 경의선·동해선 연결에 적잖은 차질이 우려된다.우선 이달 말로 예정된 금강산 관광을 위한 동해선 도로 연결 공사는 물론 다음달초의 금강산 시범 육로관광도 사실상 어려워질 전망이다.또 연내 개통이 목표였던 경의선 연결 공사는 물론 12월 중으로 예상되던 개성공업지구 착공도 무기 연기가 불가피해졌다.국방부 당국자는 “지뢰 검증작업이 무산됐다고는 하지만 경의·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사업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 북측의 기본입장”이라면서도 “하지만 현 상황에서 지뢰 제거작업이 쉽게 재개될 것 같지는 않다.”며 남북간 각종 사업의 차질을 우려했다. ◆향후 협상 전망 국방부측은 “지뢰 제거 검증단 파견과 관련,우리와 유엔사측은 북한이 거부할 수 없을 정도의 유연한 카드를 제시했었다.”면서 “하지만 북측이 유엔사의 개입 자체를 문제삼는 현 상황에선 다음 카드를 무엇으로 꺼내야 할지 매우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도 “(양보를 많이 한 만큼) 북측이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안타깝다.”면서 “현재로선 별도의 추가 협상안이 없으며 앞으로 연구해 보겠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열린세상] 모호한 북핵의혹 그 진실은…

    한반도 주변에 검은 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시계가 불투명해지면서 앞을 내다보기가 어려운 것은 물론 지금 우리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북핵’이라는 엄청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여전히 ‘납치,납치,납치’에서 한발도 벗어나지 못하며,한국은 ‘선거,선거,그리고 선거’다.외교가 국내정치,정쟁의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어느 때보다 냉정한 판단이 요청된다. 북한이 새로운 핵개발을 인정했다는 미국정부의 발표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의 애매성이 우리를 더욱 답답하게 하고 있다.또 강경기류가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여야 할 한국의 존재와 위상이 갈수록 초라하게 축소되고 있다. 우선 무엇보다도 북핵의 실상이 어떠한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북한의 ‘고백’으로 모든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조금 생각해 볼 일이다.자세히 살펴보면 미국을 포함해서 어디에서도 북핵의 상황에 대한 정부차원의 구체적인 공식발표가 아직 없다. 지난10월16일의 미국 국무부 성명에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보유를 켈리 특사에게 인정했다는 사실은 공표되었다.그러나 구체적으로 핵개발이 어떤 단계인지,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 등에 대한 후속 공식 발표는 행하지 않고 있다.그후 매스컴 등을 통해 보도된 사실들은 공식 확인된 것들이 아니다.이것은 90년대 초의 북핵위기,이라크사태 때에 미국정부가 항공사진이나 기타 증거들을 상세히 밝힌 것과 비교하면 다소 이상하기조차 하다. 관계국들의 공식 반응도 애매하다.10월25일 미·중 정상회담 후의 기자회견에서 장쩌민 주석은 “최근의 상황에 대해 우리는 완전히 어둠 속에 있다.(We are completely in the dark)”고 했다.“우리도 전혀 몰랐다.”라는 번역과는 다소 뉘앙스가 다르다.11월4일 북한대사와 회견한 러시아 외무차관은 “새로운 핵개발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북한 자신이 오랜 침묵을 깨고 처음으로 공식 반응을 보인 10월 25일자 외교부 논평도 “핵무기는 물론 그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되어 있다.”는 것을 켈리에게 인정했다는 묘한 표현을 썼다.영어로는 “가질 권리가 있다.(We are entitled to)”라고 번역됐다.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이전에 미국으로부터 핵개발 관련 정보가 전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북·일정상회담을 ‘강행’했다고 전해진다.일본 나름대로의 상황판단을 엿보게 하는 부분이다. 필자는 북한이 핵개발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우리의국익을 위해서도 난무하는 정보전의 밀림을 헤치고 왜 이 시점에서 핵문제가 불거졌는지,또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핵문제를 공표한 미국이 실상에 대해 더 이상의 확인을 하지 않고 있는 것에는 논리적으로 두가지 가능성이 있다.하나는 상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공표를 보류하고 있을 가능성이다.그 이유는 이라크와의 전쟁일 것이다.부시 정권에 이라크 공격은 최우선 과제이다.만약 북한이 핵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밝혀질 경우 대(對)이라크전쟁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미국으로서는 알면서도 우선 애매한상태로 덮어두고 내년 이후로 처리를 미루고 있을 수도 있다.또 하나는 아직확실하지 않은 상황을 서둘러 다소 과장해서 발표했을 가능성이다.서둘러야할 이유는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 묶여있는 동안 북한의 외교공세에 일본과 한국이 끌려들어가 미국의 존재감이 상대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다.우선 큰틀을 씌워놓자는 의도일지도 모른다. 그 어느 쪽이든 문제는 북핵문제가 미국의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수위조절,속도조절되고 있다는 점이다.일본까지를 포함해서 북핵을 둘러싼 정보전·외교전이 수면하에서 전개되고 있다.한국의 무력감과 소외감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종원 일본 릿쿄대 국제정치학 교수
  • 美, 北核·경협 균형 요구

    (워싱턴 백문일·서울 김수정 기자) 지난 5일 실시된 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한 가운데 대북 강경 정책을 주장하는 미국측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방한중인 더글러스 파이스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7일 “한국이 북한과 경제협력을 추진할 때 핵 문제 등 다른 분야와 균형을 맞춰가야 한다.”면서 핵문제와 개성공단 추진 등 남북경협을 분리해 대응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과 다른 시각을 표출했다. 파이스 차관은 이날 서울 용산기지에서 내외신 기자 간담회를 갖고 “북핵문제는 한국 등 많은 국가들과의 이해 관계가 걸려있는 것인 만큼 한국이 대북 관계를 설정할 때 다른 다양한 분야와 균형을 맞춰가야 한다.“고 말하고 “북한이 국제적인 합의를 위반하고는 다른 국가와 정상적으로 교류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스 차관은 “북핵 문제와 관련,한·미간에 근본적인 입장 차이는 없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효과적인 외교적 방법에 대해서는 논의중”이라고 밝혔다.그는 또 북한이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포괄적이 아닌 부분적인 관련 정보만 확보했기 때문에,우라늄 농축에 성공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워싱턴의 제시 헬름스 상원의원(공화·노스 캐롤라이나)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2003 회계연도 대외활동 예산안 수정안을 다음주 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이 법안이 통과되면 대북 중유 공급은 사실상 중단된다. 이런 가운데 8·9일 도쿄에서 한·미·일 3국은 차관보급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를 열고 북측의 잇단 대화의지 표명에 대해 평가하는 한편,경수로 건설중단 및 대북 중유제공 중단 여부 등 북핵 사태 해결을 위한 3국의 구체적인 대응책을 논의,결과가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7일 “이번 TCOG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제네바 합의의 직접 파기로 보는 것은 너무 지나친 해석일 것”이라면서 대북 중유 제공 일시 유보 등의 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mip@
  • 北核해법 대선쟁점화

    북한 핵 문제와 대북 정책이 본격적인 대선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24일 평화포럼 주최로 서울 올림피아 호텔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 차례로 참석,대북정책에 대해 간접 토론을 벌였다.두 후보는 북핵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평화적 해결에는 같은 입장을 보였지만 구체적인 해법에서는 첨예한 시각 차이를 보였다. 이 후보는 “북한의 핵 개발 시인으로 햇볕정책이 한계에 도달한 만큼 군사적 문제의 해결과 교류협력의 전략적 병행으로 대북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심각한 사태가 발생했는데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든 지원과 협력을 그대로 계속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대북 현금지원 중단과 북핵과 대북 경제협력의 연계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노 후보는 “북한의 핵 개발 중단과 미국의 대북 적대 관계 중지가 서로 타결되고,다음 단계로 북측이 핵 사찰 등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양보를 하고 국제기구와 미·일 및 남측이 대북지원을 맞교환하는 일괄타결로 나아가야 한다.”며 일괄타결 방식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특히 “대량살상무기에 대해 한·미 협조를 통해 대응해야 하지만 남북관계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도 있기 때문에 대북 경협도 중단돼서는 안된다.”며 대북정책을 경협과 연계시켜야 한다는 이 후보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북한에 대해서는 “핵 개발이 사실이라면 절대 용납할 수 없으므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면서 “북한은 조속히 핵 개발 시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진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서울신문 창간51돌기념 제2회 국제포럼:Ⅱ­1

    ◎제2주제/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모색/「김정일의 북한」과 한국의 선택/미국의 입장/더글러스 팔 미 아태정책센터이사장/잠수함침투사건으로 북 군부 입지 약화/도발협박 과잉반응 금물… 4자회담 유도해야 북한은 지금 실패한 체제에 대한 구원의 열망을 안은채 회유와 협박을 번갈아 구사하며 미국과 일본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그러나 두가지중 북한이 주로 구사하는 수단은 협박이다.최근의 잠수함 좌초로 결말된 사건이 한국에 대해 도박을 시도하고 목적을 달성할 수단을 얻기위한 것인지 여부를 말하기는 곤란하다.그러나 미국과 그밖의 나라들에 경고를 발하기 위해 북한이 꾀할 새로운 소동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경솔한 일이다. 북한이 취하는 거친 책략에 대한 대응책은 무엇인가.우리는 우선 안정되고 경제적으로 독립적이며 워싱턴시각에서 볼때 되도록이면 안보동맹으로서의 재통일된 한국을 추구한다.둘째 우리는 한국의 재통일이 가능한 한 평화적으로 이뤄지기를 갈망한다.평화를 깨뜨리려는 위협은 한국의 의도에 따른 재통일을막으면서 미국과 일본·한국사이에 불화의 씨를 뿌리는데 있어서 북한의 가장 강력한 카드로 활용돼왔다.세번째는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치러야 할 부담을 고려,가장 값싸고 적정한 비용으로 재통일을 성취하는 일이다. 본질적으로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제의하고 있다.(미·북 회담 등)쌍무협정과 관련된 협상은 아마도 한국에 대한 북한의 태도를 누그러뜨린다는 점에서 이익을 가져올 것이다.그러나 북한이 그렇게 하려는 명백한 증거는 아직 없다.따라서 가장 주된 위험은 동북아시아의 안보구조가 개선되지 않은채,그리고 상충되는 주장들과 상호 의심에 의해 도전받는 상황에서의 미국과 북한이 화해하는 일이다.분명히 말하건대 쌍무적인 접근이 워싱턴과 평양이 아닌 서울과 평양사이에 존재한다면 그같은 상황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관리들은 개인적으로 4자회담이 북한에 남북한 군축문제를 다룰 대화의 길을 터주면서 한편으로는 북한에 확실한 경제적 이익을 주어야한다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그 목적은 당장 실현될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긴장의 잠재적 가능성뿐 아니라 불가피한 재통일의 충격및 비용을 줄여줄 것이다.만약 4자회담이 합의의 기초를 이루는데 성공하게 되면 지역안보이익이 분명히 드러나게 된다.아시아의 뜨거운 지역에서도 가장 뜨거운 문제들이 식혀질 것이다.북한의 붕괴위험이 줄어들고 난민의 유입,한국의 심각한 경제적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4자회담의 틀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한반도의 장기적 평화를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다.4자회담은 그 자체로서는 완벽하지 못한 탓에 일본과 러시아를 포함하는 6자회담으로 가는 중요한 중간역으로 간주돼야 한다. 최근의 잠수함사건은 역설적으로 북한이 4자회담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높여주었다.민간지도자가 군부보다 한동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평양은 또 스파이사건 등으로 한·미가 갈등을 빚고있는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할지 모른다.그러나 4자회담이 빠르고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북한은 한국의 역할을 감소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정책입안자들은 협박과도발로 불안을 조성하려는 북한에 과잉반응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우리가 모든 카드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카드를 쥐고 있다는 점을 올바로 인식하는 가운데 북한이 2+2나 2+4회담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북한이 회담에 참여하도록 하기위해서는 소득 없는 회담을 계속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협력을 얻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러시아의 입장/블라디미르 루킨 러시아 하원 외무위원장/한반도문제해결 최상의 방법은 「2+4」/남북대화 양측 대응할때 유관국 협조로 성립 한국통일문제는 한국민 자신에 의해 해결돼야 한다.분명한 것은 통일문제가 국제적 양상도 가진다는 것이다.냉전종식이후에는 한반도상의 대결이나 공개적분쟁에 이익을 얻을 국가는 없다.한국문제는 사실상 2차대전 종식이후 유일하게 해결되지 않은 전후처리문제로 남아있다.유엔도 안보리도 적극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73년 유엔총회 28차회기는 남북한 공동성명(72.74)에 명시된 통일원칙을 환영했다.75년 30차회기는 한국정전협정의 항구적 평화로의 전환 및 자주평화적 통일촉진조건조성을 위한 결의안을 승인했다.이는 「유엔사령부」해체,모든 외국군(유엔군)철수,정전협정의 평화조약으로의 전환등을 검토하고 있다.중요한 사실은 이 결의안이 사회주의국가 및 일련의 개발도상국가(43개국)에 의해 도입되었다는 점이다. 한·미간의 「상호방위조약」은 53년 10월에 조인됐다.61년 7월 소련·북한간 우호·협력및 상호원조조약이 조인됐다.95년 여름 러·북한 쌍무협상에서 러시아측은 이 조약의 효력을 연장할 의사가 없음을 통보했다.5년간의 정례적 연장기간은 96년 9월 만료됐다.이상은 한국문제 처리의 대외적 양상이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있는지를 보여준다.서울측과 평양측은 상당히 다른 통일문제해결 주창을 제시해왔다.북한도,남한도 (자기측이)패배하여 각각의 정치제도의 기반을 훼손할 수 있는 양보조치를 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남북대화는 양측이 대등하다고 느낄때,또한 한반도 유관국들이 협조할때 성립되고 발전한다.그것을 국제적으로 보장해주는 것도 필수적이다.96년 4월 남북한협정의 보장자는 미국과 중국이라고전제하는 2+2공식이 작성됐다.이 4자회담안은 미국과 양자평화를 체결하자는 평양측 요구의 대안으로서 제의됐다.그 주창자는 북핵을 둘러싼 논쟁이후의 서울이었다.서울측은 안보대화에 관한 평양측 입장에 4자협상이라는 미국과의 공동안을 대치시킨 것이다. 그러나 4자회담안은 이 지역에 있어서의 러시아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본다.우선 모스크바를 남북한 내부합의를 해결하거나 보장하는 수도들의 테두리밖에 세우고 있다.러시아의 정치적 소외는 궁극적으로 주요당사국인 한국과 중국에 유리하지 않을 것이다.둘째로 4자회담이 실현될 경우 만약 북한이 협상참가국은 물론 불참가국의 이해관계를 위해서도 술수를 전개하면서 특권을 부여받은 지역열강과 모욕당한 열강간의 충돌을 책동한다면 중국 또한 러시아와 똑같은 상황에 처하게 될것이다.셋째로 러시아의 퇴조와 평양측의 전진이 동시에 이루어질 경우 위험을 내포한 상황­모스크바의 친북한세력의 활성화를 자극하고 (물론 주로 좌익이지만)구활동분자를 이용,러의 참여없이 형성되는 제세력간의 배분을 바꾸려는 희망을 불러일으킬지 모른다. 우리는 한반도문제의 종합적 해결을 위한 최상의 방법은 6개국 즉 러·미·중·일본 및 남북한이 참가하는 국제회의라고 본다.6자회담 소집전에 미·일은 북한을 외교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회의에선 지역강대국과의 관계(미·북,일·북)를 정상화하는 방법도 논의될 수 있다.의회간의 교류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러시아하원은 한국국회와 함께 동북아시아,주로 한국정세의 안정화 문제에 관한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국제회의 소집을 주창할 준비가 되어있다.물론 그것이 6개국 정부수뇌급 회의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입장/정태환 경남대 극동문제연 소장/4자회담 한반도평화해결 포괄적 방안/정전체제 준수·한­미서 회담 주도 역할을 한반도 평화체제구축에 대해 남북한은 서로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한국은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남북한 평화협정체결을 원한다.한국정부의 입장으로서 정전협정의 실질적 당사자는 남북한이기 때문이다.북한은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을 북·미간에만협상해야 하며 한국이 이 과정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그리고 유엔사의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다.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데 있어 협상당사자의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러하다.한국은 오랫동안 남북이 직접 당사자로서 평화체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주요한 협상자로서 남북한 당사자원칙은 이미 남북기본합의서에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반면 북한은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을 북·미간에만 협상해야 하며 한국이 이 과정에서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북한의 주장은 한국은 1953년 정전협정의 서명자도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반도 4자회담의 제의는 정책적으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첫째,그동안 한국정부는 북·미관계개선을 남북대화와 연계시켜 왔다.그러나 4자회담의 제의에는 북·미관계개선을 위한 북·미협상을 4자회담과 별도로 허용하는데 이는 한국정부가 연계전략을 철회한다는 정책전환을 의미한다.둘째,4자회담이 성사되면 평화체제구축문제에 대해 4자가 한자리에 모여 토의할 의제와 회담형식을 결정할 것이다.이럴 경우 한국정부는 회담을 통해 북한의 의제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는 목소리를 확보할 수 있다.셋째,4자회담은 북한에 대해 「최고의 이익」이 될 수 있다.예를 들면 4자회담을 통해 4강의 교차승인이 완성되고 북한의 생존이 국제적으로 보장받고 남북대화로 관계개선을 통한 대북 경제적 지원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으며 남북한 군축실현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넷째,4자회담은 한반도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포괄적인 방안」을 만들 수 있는 협상의 장이 될 수 있다. 4자회담은 한반도 평화·안정 및 통일을 위한 수단임에는 틀림없지만 4자회담 그 자체가 곧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그렇다면 4자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새로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무엇인가.첫째,새로운 평화체제구축까지 4자는 현정전체제를 준수해야 한다.둘째,남북한은 「당사자원칙」과 관련하여 타협하고 양보해야 한다.셋째,한국정부는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대북정책을 계속 추진해나갈필요가 있다.넷째,유엔과 중국이 정전협정을 평화체제로 전환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남북한이 함께 수용할 수 있는 평화방안을 창조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4강과 남북한은 한반도에서 새로운 전쟁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남북이 진실로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는 정치적 의지를 갖고 있다면 가까운 장래에 한반도 평화체제가 이루어질 수 있다.4자회담은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대체하는 가장 바람직하고 가장 우수한 장기적 대안이 될 수 있다.따라서 한·미 양정부는 빠른 시일내로 북한과 중국에게 4자회담에서 논의할 의제를 제의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4자평화협정방안만이 항구적인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그러므로 이 방안이 한반도 평화체제구축을 위한 이론적 틀로서 4자간 많은 협의와 토론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정착은 남북한 양국의 기본적인 이해일 뿐만 아니라 평화와 발전을 추구하는 현세계에서의 역사적인 추세와도 일치하는 것이다.냉전체제가 끝남에 따라 43년전에 체결된 정전체제를 새로운 평화체제로 바꾸고자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한반도의 남쪽과 북쪽에 있는 국민이야말로 바로 한반도의 주인이다.한반도에서의 문제는 바로 이들 남북한 양쪽의 국민이 무엇을 바라고 있느냐에 따라 해결될 수 있다. 국제사회가 한반도에 장기적인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우호적인 조건을 마련해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미국은 한국과 여전히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 94년 제네바에서 핵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이후 꾸준히 다양한 차원에서의 접촉과 대화를 계속해온 결과 상호 대표부 개설문제와 한국전쟁 당시 실종미군의 유해수색과 같은 문제에 진전을 이루기도 했다.몇가지 문제점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일관계는 역시 결국은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북·일관계는 최근 눈애 띄게 개선됐다.북·일 교역량은 연간 5억9천만달라에 달해 일본은 북한의 주요교역상대국으로 떠올랐다. 중국 역시 한반도와 바로 붙어 있는 이웃이다.중국은 항상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깊은 배려를 해왔는데 이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중국의 안보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중국은 한반도에 한국과 북한이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존중하고 있다.중국과 북한은 오랜 역사를 통해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다.중국은 한국과도 최근 몇년간 우호관계를 발전시켜 왔다.중국은 평화적 통일달성이라는 남북한인의 열망을 존중하며 그것이 다름아닌 남북한인 스스로에 의해 이뤄져야 함을 지지한다.한반도에 대해 중국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서로간의 화해와 접근,그리고 평화와 안정을 촉구하는 것이다. 한반도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중국의 독립적인 평화외교정첵에서 비롯된 것이다.중국은 오랜 기간에 걸쳐 준식민지로서 고초를 겪었고 그런 만큼 지나치게 값비싼 희생을 치르고서야 되찾은 독립과 주권을 더욱 귀중히 여기고 있다.중국은 다른 나라의 독립과 주권을 존중하고 있다.또한 중국은 지속적인 평화가 유지되기 위한 국제환경조성에 노력해야만 한다.중국은 진심으로 모든 나라,특히 중국과 이웃하고 있는 나라와 선린우호관계를 희망하고 있다.국가와 국가간의 관계는 서로간의 주권과 영토존중,상호불가침,서로의 내정문제에 대한 상호불간섭,평등과 호혜,그리고 평화공존의 원칙을 바탕으로 해야만 한다고 중국은 언제나 믿어왔다. 그런 관점에서 남북한과 중국·미국을 포함하는 한국과 미국의 4자회담 제의에 대해서도 중국은 북한이 이 제의를 여전히 검토중에 있으며 미국에 대해 이 제의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중국정부는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대신할 새로운 평화구조가 자리잡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모든 이해 당사국이 그러한 평화구조의 형태에 의견의 일치를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휴전협정의 서명국가로서 중국은 기꺼이 한반도에서의 평화구조구축에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다.이같은 중국정부의 입장은 매우 합리적이고 분별있는 것이라고 본다. ◎ 지난 94년 10월 24일 발표된 미·북한 기본합의문(제네바합의)의 가장 큰 특징은 3개의 단계(최초의 6개월,약 5년후,2003년)를 거쳐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일시 동결」로부터 「완전 포기」로 전환된다는 것이다.흑연감속형원자로와 관련시설의 활동은 6개월 이내에 동결하고 과거의 의혹을 해명(특별사찰)하는데 약 5년의 유예기간을 둔 것이다.물론 제네바합의가 원활하게 이행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5∼10년후의 북한정세등에 대해서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다만 폭력적인 사태를 피하고 핵무기 개발의 최종적인 로드맵(roadmap)을 마련한 의의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10년의 시간에 걸친 북한의 「살아남기」실험에 대해 단계적으로 대응함으로써 한·미·일은 북한의 앞날에 영향을 미칠 기회를 얻게됐다. 4자회담에는 북한으로서도 유엔군사령부의 해체 가능성을 포함하여 몇가지 이점이 있다.그러나 이제까지의 그들 기본방침(「새로운 평화체제」)에서 볼때 4자회담 제의는 당연히 즉각 거절해야 할것이었다.그러나 4자회담을 받아들일 것인지 아닌지 북한은 아직까지 명확한 태도를 밝히지 않는다.4자회담의 내용에 대해 미국에 설명을 요구하며 몇차례 회합을 가졌을 뿐이다. 북한의 앞날에는 두가지 장애물이 놓여있다.첫번재 장애물은,대외관계를 개선하고 외부의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여 파탄상태에 놓인 경제를 재건하는데 이를 이용하기위해 「기본적인 합의의 틀」을 어떻게 이용하느냐는 문제이다.두번째 장애물은 북한이 중국모델을 본딴 개혁·개방을 도입할 수 있는 것이냐 하는데 있다.이 장애물 극복여부에 따라 북한의 장래는 세가지 시나리오로 예측할 수 있다.북한이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실패한다면 김정일의 위신은 떨어지고 국제적으로는 여전히 고립되며 심각한 경제·식량난으로 위기로 치닫게 될것이다.이것이 첫번째 시나리오이다.이때 북한이 외부에 대해 공격적인 행동을 취할 가능성은 결코 배제할 수 없다. 개혁·개방의 경우,정책을 들러싼 보수파와 개혁파간의 치열한 투쟁은 결국 권력투쟁으로 이어지고 이는 최고지도자와 정치체제,그리고 국가라는 삼위일체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다.좋고 싫음에 관계없이 한국은 북한을 흡수 통일할 것이다.이것이 두번째 시나리오다.만일 북한이 두번째장애물(중국식 개혁·개방)을 극복하고 「살아남기」실험에서 성공한다면 남북한은 동서독이 그랬던 것처럼 10년이상 공존할 수 있다.이것이 세번째 시나리오이다.이 가운데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는 북한의 향후 행동에 달려있다. 특히 북한으로서 가장 어려운 일은 두번째 단계에서 개혁과 개방을 이루는 것이다.이같은 일이 성곡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따라서 우리는 이 두번째 단계에서 1)경제교류를 통해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계속 촉진해 나가는 한편 2)북한의 갑작스런 내부붕괴에 대처하는 방안을 동시에 준비하는 완전히 상반된 정책들을 마련해야만 한다.특히 북한붕괴나 이에따른 한국으로의 흡수통일의 경우 통일비용 등과 관련해 일본의 역할은 적지 않을것이다.북·일관계가 정상화됐다고 했을때,비록 그것이 일시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일본으로부터 북한에 이전될 대규모의 자본과 기술은 북한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남북한간의 공존이 이뤄지는 것을 촉진할 것이다. ◎ 한반도 평화는 역내안보와 안정에 결정적으로중요하다.한국정부는 민족화해와 평화공존을 협의하기 위한 대화에 노력해왔으나 북한은 대화의 장에 나오지 않고있다.대화부재에 더하여 북한은 지난 40년동안 비록 불안정하나마 한반도 평화유지에 유용했던 정전협정을 무력화시키겠다고 위협해 온 바 있다.놀랍게도 지난 9월 북한군의 잠수함 1척이 남한 해안에 좌초된채,26명의 무장군인이 우리 해안을 침투했다.이는 정전협정에 대한 분명하고 중대한 위반일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매우 심각한 군사적 도발행위인 것이다. 4자회담은 남북한간 신뢰구축을 통해서 평화공존과 통일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데 있다.4자회담에서는 남북한이 한반도 평화에 책임있는 직접당사자로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반면,현 정전협정 형성에 관여한 미국과 중국은 보조적 역할을 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따라서 북한의 평화협정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점에서,한반도에서의 견실한 평화를 마련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이다.만약 북한이 4자회담에 동의한다면 현 정전협정의 새로운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신뢰구축및 긴장완화 조치등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광범위한 문제들이 깊이있게 논의될 수 있다. 남북한간에 지속되고 있는 상호불신과 적대감에 비추어,문제해결을 위한 돌파구가 남북한 두당사자의 노력만으로는 쉽게 마련될 수 없다.그런 맥락에서 한국전쟁과 정전협정에 관여한 미국과 중국의 지원이 필요하다.특히 북한문제에 관한 한·미간의 정책협조는 북한핵개발계획의 방지와 최근 인도적 차원의 식량원조 제공을 통해서 한반도 안전과 안정유지에 크게 성공했다.중국의 역할도 4자회담 성사에 중요하다.중국은 한반도 평화구축에 있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할것이다.일본과 러시아는 4자회담에 포함되지 않았다.4자회담 제안은 남북한의 직접당사자와 정전협정에 관여돼있는 나라의 최소한의 수로 진행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실행가능한 것으로 생각한다.일본과 러시아는 4자회담보다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동북아협력대화(NEACD)나 추진중인 동북아안보대화(NEASED)를 통해서 한반도문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남북한은 자유의사에 의한 평화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으로 상호간의 합의를 추구함으로써 한반도문제를 같이 해결해 나가야 한다.잠수함을 통한 북한공비들의 남한 침투는 한반도 상황의 어떠한 개선도 의미있는 남북한간의 대화없이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남북한은 1991년 남북한기본합의서를 통해 평화적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공동노력할 것임을 국제사회에 약속한 바 있다.이 약속은 가장 빠른 시일내에 이행돼야 한다.북한과의 대화와 교류를 촉진하기위해 한국정부는 작년에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15만t의 쌀을 제공했다.또한 국제기구의 호소에 따라 3백만달러 상당의 유아용 배합분말 및 분유를 제공하는등 지원을 계속했다. 미·북한 관계와 경수로 사업에 어떠한 진전이 이루어 지더라도 남북한간의 평화공존 없이는 한반도 정세는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없다.북한이 미·북 합의서에서 남한과의 대화재개를 약속했지만 남북한간의 대화는 여전히 중단돼 있다.우리는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결정적인 요소인 남북한간의 대화가 재개되도록 돕는데 역점을 두기를 기대한다.
  • “북한 잠수함 침투 미국안보도 위협”/대릴 플렁크(해외논단)

    ◎미온적 태도 지양 강력한 대북정책 펴야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중 하나인 헤리티지재단의 대릴 플렁크 선임연구원은 29일자 워싱턴 포스트지에 기고한 「북한과 협상할 방법은 없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미국정부의 대북한 인식이 너무 낙관적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의 무력도발행위는 단호히 응징돼야한다고 강조했다.다음은 이 글의 요지. 클린턴 대통령은 호전적인 북한을 다루는 것을 그의 주요 외교정책의 성공으로 자랑해왔다.상황은 그와는 반대로 평양정부가 끊임없이 호전적인 자세를 보이고 허약한 조약들을 계속 위반,미국의 국익에 위협이 되고 있어 이것은 워싱턴의 실수란 것을 잘 드러낸다. 가장 최근의 실수는 북한이 남쪽에 잠수함을 동원,남한에 공작원을 침투시킨 것에 대한 미국의 소심한 대응이었다.나는 그때 서울에 있었고 그동안 미국의 잘못된 대북한 정책으로 인해 고통을 받아온 한국의 많은 고위관리들이 이제는 더이상 대북정책에 관한한 미국의 지도부를 믿지 않는다는 말을 계속해서 들었다. 미국정부는 공비침투사건에 대해 남북한 모두에게 침략행위를 자제할 것을 당부하는 성명을 냄으로써 등거리 입장을 천명했다.미국무부의 이런 성명이 나온 뒤 나는 한국외무부의 한 고위관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그는 미정부의 성명에 대해 한국정부는 『치욕을 느낀다』고 말했다. 나는 20년 가까이 한국문제를 다루어오면서 한국의 관리가 미국정부에 대해 이런 식의 강경한 비판을 퍼붓는 것을 본적이 없다. 이 한국관리는 자기 정부의 입장을 4가지로 요약해 내게 설명했다.첫째,북한의 행위는 명백한 정전협정위반이며 따라서 미국안보와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둘째,클린턴행정부의 대북한정책은 너무 유화적이다.미국은 당근과 채찍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해야하며 이번같은 도발에 대해 북한이 마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한다. 셋째,지난 94년의 북핵협정은 단순히 북한핵동결뿐만 아니라 북의 도발로 인한 긴장완화도 목표로 하고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약속한 수십억 달러의 원조와 식량원조는 마땅히 삭감돼야한다.이런 결의를 보여주지 않으면 북한의 계속된 도발을 막을수 없다고 이 관리는 강조했다.넷째,미국민들은 한반도에서 냉전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클린턴정부의 북한정책의 근간은 제네바 핵합의에 담겨 있다.바로 북한에 여러가지 특혜를 주어 핵계획을 동결시킨다는 것이다.아울러 북한은 이 합의를 하면서 남한과 대화약속을 했다.그런데 북한이 남북한 대화에 응하지 않는데도 클린턴정부는 이를 문제삼지 않았다. 북한이 이번 도발에 대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한국관리의 말은 옳다.또한 미국은 북한으로 하여금 즉각 고위급 남북대화에 응하도록 요구해야한다.북한이 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북한에 대해 식량·에너지 지원뿐아니라 외교·경제관계도 악화될 것임을 미국은 분명히해야 한다.이 메시지가 분명히 전달되지 않는한 북한은 계속 도발을 일삼으며 미국의 결의를 시험할 것이다.그것은 미국의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다. 하지만 클린턴 대통령은 선거를 코앞에 둔 이 시점에서 한반도의 이같은 위기상황을 제대로 밝히지 않으려할 것이고 한국민들은 미국의 이런 태도에 대해 계속 불만을 가질 것이다.
  • 북은 4강 거부반응 주목해야(사설)

    북한의 정전협정 백지화를 겨냥한 비무장지대 무력시위는 결국 외교적 역풍만 자초한 꼴이 됐다.그들이 노리는 대미 단독평화협정체결에 유리한 여건조성은 커녕 중국 러시아로부터도 차가운 눈총을 받는 신세가 됐다.휴전선에 전쟁위기를 조성하여 한·미간 불협화를 유도하고 북·미 평화협정을 위한 단독대화 테이블을 마련해보려던 북의 무모한 「벼랑끝 전술」이 국제적 고립만 불러오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우리는 이번 북한군의 비무장지대 무력시위 사태와 관련하여 한반도 주변4강이 보인 거부반응을 북한측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본다.요약하자면 미국은 한반도 평화체제문제를 북한이 재미를 보았던 「북핵문제」방식으로는 처리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더이상 위기조성 전술에 말려들지 않겠으며 확고한 한·미공조 아래 당근아닌 채찍으로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일본도 북의 한반도 긴장조성이 일·북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될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중국의 반응이다.북한측 요청에 따라 군사정전위에서 대표를 철수한 바 있는 중국이지만 북의 기대와는 달리 새로운 평화보장체제가 확립되기까지는 현재의 정전체제가 유지돼야하며 평화협정은 미·북간이 아니라 관련 당사자인 남·북한간 협상에 의해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러시아역시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으로 무력충돌이 일어날 우려가 있음을 경계하며 북한이 전쟁을 도발할 경우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하고 있다.또한 11일 열릴 유엔 안보리도 어떠한 형식으로든 이같은 4강의 견해를 취합,대북 경고메시지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국제적 고립무원 신세가 된 북한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국제여론에 승복,가당찮은 전쟁위협을 걷어치우고 92년 발효한 남북기본합의서대로 정전협정을 준수하는 한편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 당국간 대화에 호응해 나서는 길뿐임을 깨닫기 바란다.
  • 온건 강석주 배제…평양태도“경화”/북은 격낮춘 북경회담 왜제의했나

    ◎새상황 조성… 시간끌며 추가양보 노려/북권부내 암투… 강경파 득세 가능성도 북한이 11일 불쑥 「갈루치­강석주」 미·북 고위급 회담의 격을 한단계 낮춰 북경에서 개최하자는 의외의 제의를 해와 그 저의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왜냐하면 그들은 줄곳 미­북 접촉의 격을 높여 정치성을 강화하려 애써왔기 때문이다. 북한이 격을 낮춰가며 협상대표를 바꾼 이유는 1차적으로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의 북한 권력구조내 위상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강석주는 북한내에서는 외교부를 대표하는 「비둘기파」로 알려져 있다.이 때문에 강경 군부세력에게는 배척의 대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지난해 10월21일 제네바에서 미·북합의문을 만들어낼 당시 강석주가 「한국형 경수로」를 사실상 받아들이고도 평양에는 뉴앙스가 다르게 보고한것이 뒤늦게 확인돼 거세됐을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여하튼 강석주 배제는 경수로 협상에 임하는 북측 태도가 경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미·북 협상은 보다 시간을 끌면서 난항을 겪게될 것으로 전망된다. 갈루치 미핵대사는 방한중이던 10일 우리정부의 고위당국자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은 자신들이 핵연료를 재장전하더라도 협상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오판하고 있는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북한 권부내에 강경파가 득세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이들 강경파는 협상을 질질 끌면서 연료봉을 재장전하겠다고 위협,한반도에 긴장감을 고조시켜 ▲중유의 조기공급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추가 완화 ▲송·배전시설등 추가지원등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오판하는것 같다는게 정부 당국자들의 분석이다. 그 과정에서 「허바드­김계관」라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 주목된다.「갈루치­강석주」라인은 미국과 북한간의 관계가 어려워질때마다 긴장을 푸는 「핫라인」의 역할을 해왔다. 북한측이 기습적으로 협상대표의 격을 「준고위급」으로 낮춘 또다른 속셈으로는 한·미·일 3국의 경수로 전략을 흔들어 보자는 것일수도 있다는지적이다.정부의 한 관계자는 3국이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상황을 불러와 혼선을 일으켜보자는 의도로 보인다는 것이다.협상이 어려운 고비에 처할때면 새로운 제의를 내놓아 상대방을 교란하는것이 북한의 협상전술이라는 것이다.정부는 북한측 의도를 여러각도로 면밀히 분석하면서도 협상국면만은 계속 유지하기 위해 일단 유연한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경수로 지원」 한국주도는 불변”/나 부총리가 말하는 북핵대응/“북서 수용땐 「한국형」 표현엔 신축성/10억달러 추가지원 검토한 적 없다” 11일 정부는 북한핵문제를 둘러싼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대북 경수로 지원 과정에서 한국의 중심적 역할은 우리측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최후의 마지노선임을 확인한 것이다. 나웅배 통일부총리는 이날 상오 이례적으로 기자실에 들러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이 체결하는 경수로 공급협정에는 한국형과 한국의 중심적 역할이 반드시 명기돼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못박았다.이는 전날 열린 한·미·일 3국 전략회의 이후 나온,한국형 경수로 명칭을 양보할 수도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명백히 부인한 것이다. 사실 10일 3자회의를 마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의 발표문에는 우리 정부가 그토록 강조해 온 「한국표준형」이라는 문구가 빠졌다.그 대신 「KEDO에 의해 제공되는 경수로」로 표현하는 바람에 마치 한국형을 양보하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11일 나부총리나 공노명 외무장관 등 주요 당국자들은 기존 방침이 불변임을 강조했다.표현이 바뀐 것은 북­미 고위급회담 재개를 앞두고 한국형에 대해 「트로이의 목마」라며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는 북한을 굳이 자극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 해명이다. 다시 말해 KEDO 설립협정문에 명기된 대로 결국 한국형경수로를 북한에 제공한다는 의미일 뿐이라는 얘기다.지난 3월 뉴욕에서 서명·발효된 KEDO 협정은 그 설립목적에서 『KEDO는 약 1천메가와트 용량의 한국 표준형 원자로 2기로 구성되는 대북한 경수로 지원사업의 재원조달과 공급 및 대북한 대체 에너지 공급을 위해 설립된다』고 밝히고 있다.나아가 이 협정은 KEDO가 북한과 경수로 공급협정 등을 체결토록 규정하고 있다. 요컨대 현재로선 우리측으로선 2가지 장치를 통해서 한국의 중심적 역할이 확보돼야 한다는 게 불변의 입장이다.즉 KEDO가 북한과 체결할 공급협정에 「울진 3·4호기를 참조모델로 한다」는 점이 명기되어야 하고,주계약자도 우리측 한전이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나부총리 등 당국자들은 『북한이 한국이 중심적 역할을 수용하다면 (경수로 노형의)표현법에 대해선 신축적인 검토가 가능하다』며 여운을 남기고 있다. 다음은 11일 나 부총리의 일문입답 요지. ­한·미·일 공동 언론발표문에 한국형 경수로가 명시되지 않았는데… ▲KEDO에 의해 제공되는 경수로는 당연히 한국형을 의미한다.참조발전소로 한국형이 명기되고 우리가 중심적 역할을 하는 주계약자가 되는 것이다. ­내용이 한국형이면 명칭은 양보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런 것은 아니다.공급협정상 참조발전소로 울진 3·4호기가명기되어야 한다.그리고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10억달러 대북 추가지원은 검토한 바 없다.북한이 한국형을 받아들인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 아닌가.한국의 중심적 역할이 보장된다면 표현법은 신축적으로 검토할 수도 있다. ­한·미·일 공동발표문에서 「성의있는 공동노력」을 계속키로 했다는데. ▲북한이 한국형경수로와 우리의 중심적 역할을 받아들이고 핵동결을 유지한다면 중유제공과 제네바에서 제기된 문제에 관해 호의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신축성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경수로 문제 이외에 연락사무소 개설과 평화협정 등의 문제도 논의될 수 있는 것인지. ▲평화협정 전환문제는 남북 당사자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며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다를 사안이 아니다.미국측도 이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 「북 핵장전」 대응시나리오 긴급점검

    ◎서울의 단호한 대응/추가협상 열려도 「한국형·중심역」 고수/“한개라도 재장전땐 대화 기초 붕괴” 간주 정부는 21일 베를린 경수로회담이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한데 대해 이를 「완전결렬」로는 보지 않고있다. 북한측이 회담결렬을 선언하자 우리나라와 미국,일본은 각각 워싱턴과 베를린 서울에서 각급채널을 풀가동,정확한 북측의 의도파악에 들어갔다.한편으로 북측의 예기치못할 행동에 대비하기 위해 3국간 공조망을 긴급 재점검하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은 이날 상오 공로명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왔으며 두 장관은 북측이 원자로에 핵연료를 재장전을 하지않는 이상 일단 북측을 대화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노력을 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전화회담에서 양측은 일단 난국을 벗어나기 위해 강석주 북한외교부부부장과 갈루치 대사 사이의 고위급회담을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 장관은 이어 레이니 미국대사와 야마시타 일본대사를 차례로 불러 우리정부가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북측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을거듭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련의 의견조율과정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을 다시 협상테이블로 불러들이는데 몇가지 원칙만은 분명히 해두겠다는 입장이다.우선 앞으로의 모든 대북협상에서 지금까지 한·미 양국이 지켜왔던 「한국형」경수로 제공,경수로 공급과정에서 한국의 「중심적 역할」이라는 원칙만은 불변이라는 것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향후 미­북간 협상진전에 따라 있을지도 모를 미측의 「양보압력」과 관련,『한국형 경수로 채택과 한국의 주도적 역할 수행이라는 원칙을 훼손하는 일은 단호히 거부할 것』고 강조했다. 또 향후 재개되는 회담은 북한이 미국이 아니라 한국도 참여하고 있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상대토록 하자는데 한·미 양국은 인식을 같이했다.경수로공급협정 당사자는 미국이 아니라 결국 KEDO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원칙」은 북측의 재장전 위협과 관련,북측이 연료봉을 단 한개라도 재장전할 경우 이를 『대화의 기초가 무너진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다.이는 첫 연료봉을 재장전하면 즉시 제재논의에 착수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는 전례를 볼 때 미­북간 고위급회담에서 『일괄타결도 나올 수 있지 않느냐』는 한가닥 희망을 갖고 있다.일단 제네바 합의는 이행되는 것만이 여러 당사국에 바람직하기 때문이다.그러나 협상도 아니고 파국도 아닌 상태로 지리한 「핵싸움」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긴박한 워싱턴 표정/북행동 주시… 미군증파등 대비책 강구/「재장전 준비 착수」 의미 축소… 협상을 기대 베를린의 경수로회담 결렬과 관련한 미국의 입장은 두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회담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이 핵연료를 재장전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첫번째 입장에 더 많은 체중을 싣고있다. 20일 국무부와 국방부의 대변인은 베를린에서 회담이 결렬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진 직후 『토의를 계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21일은 경수로공급협정체결의 시한이 아니라 타결의 목표로 잡은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같이회담계속 희망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것은 북한이 협상의 결렬을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원자로 재가동이라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건너는 자충수를 둘 경우 또다시 작년6월의 「한반도 긴장」국면을 재현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연료 재장전이라는 무리수를 강행한다면 미국은 『제네바합의 자체가 깨어진 것』으로 간주하고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국무부나 국방당국자는 북한이 이미 연료재장전의 준비작업을 하고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통상적인 관리유지작업의 일환임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측으로부터 확인되었다고 설명하는등 가급적 그 의미를 최소화하려 애쓰고 있다. 미국이 취할 『단호한 대응』은 한국과 일본등 관계국간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북핵문제를 다시 유엔안보리로 넘겨 제재를 추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중요한것은 페리국방장관도 시사했듯이 유엔에서 대북한제재추진과 함께 대북경계강화및 주한미군의 증강등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말하자면 작년 여름의 한반도 위기상황이 되풀이되는 셈이다. 베를린회담이 일단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 이날 하오 백악관은 북핵관련 장관급회의를 소집,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긴급대책 회의에는 워런 크리스토퍼국무,윌리엄 페리 국방장관과 앤서니 레이크 백악관안보보좌관,로버트 갈루치 핵대사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가 표면적으로는 베를린회담의 결렬소식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며 회담의 계속을 희망하기는 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북한의 후속행동을 예의주시하면서 몇가지의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특히 공화당이 장악하고있는 미의회가 대북강경 분위기를 이루고있어 클린턴 행정부도 계속 대북타협책만을 강구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 김영삼 대통령의 국빈 방미(사설)

    김영삼 대통령이 오는 7월25일 다시 미국을 방문한다.김대통령의 이번 미국방문은 취임후 두번째의 공식방문이고 클린턴대통령과는 벌써 네번째의 정상회담이 된다. 한국과 미국,양국간에 얽힌 이해관계가 그만큼 크고 정상이 직접 만나 논의해야할 현안도 많다는 반증일 것이다.게다가 최근 양국간에는 지난 반세기에 걸쳐 일관되게 유지돼온 「한·미 공조체제신화」에 금이 가고 있지 않느냐 하는 우려의 소리도 없지않은 상황이다. 우선 북한핵문제를 두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양국간에는 상당한 시각차가 노출돼왔으며 통상마찰도 얼마간은 양국간 감정적인 일면까지 보여온 것도 부인키 어렵다.특히 북핵문제는 북의 한국형거부가 오는 21일 경수로협정 시한이후까지 지속되면 새로운 긴장의 파국을 몰아올지도 모르는 대단히 유동적인 상황이다. 이번 김대통령의 워싱턴방문은 워싱턴에 새로 세워진 미국의 한국전(6·25)참전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하는 것이 계기가 됐지만 북핵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그 의미와 초점이 크게 달라질수 있는 매우 예민한 시기의 방미란 사실을 우리는 특별히 유의하지 않을수 없다.북핵상황이 어떤식으로 전개되든 그에 대한 그리고 북한에 대한 한미공동의 대응을 조율하는 시의적절한 기회가 될것이 틀림없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핵등 안보면에서나 통상면에서 그 관계가 결코 잘못돼서는 안될 특수한 처지에 있다.그렇다고 해서 두나라 관계는 그냥 버려두어도 언제나 잘 되어가기 마련인 것은 아니다.최근의 북핵문제등에서 볼수 있듯이 국가관계는 언제든 이견으로 삐거덕거림이 있을수 있는 것이다.새로이 조율하고 다지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번 김영삼대통령의 방미및 한·미정상회담은 그러한 적극적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일사불란한 대북협력 체제구축등 한미관계 강화의 실질적이고 유익한 회담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 미,“수입장벽 낮춰라” 대한 포문/하원 청문회 증언 요지

    ◎“식품 유통기한 문제 등 WTO 제소마땅/의료장비 수입규제 대응조치 강구 필요” 미하원 국제관계위는 29일 하오 아태소위와 국제경제정책및 무역소위 합동으로 한미경제관계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번 104대 의회출범이후 한국의 시장개방,통상문제만을 단독주제로 하여 청문회를 개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클린턴행정부에 이어 공화당 지배의 의회에서도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이 가중될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다. 다음은 이날 청문회에 나온 인사들의 증언요지­. ▲리처드 알렌 미 헤리티지아시아연구소장(전백악관안보보좌관)=한국의 김영삼대통령정부가 들어선 이후로 경제의 자유화,국제화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외국인의 직접투자부문도 많이 개선되었고 외국투자회사의 토지소유,각종행정규제및 인허가의 완화,지적재산권의 보호강화등이 이뤄졌다. 그러나 한국에 있어 기업환경과 직접 연관되지는 않지만 북한의 상황이 하나의 변수다.북핵문제는 앞으로 수주 혹은 수개월이 어려운 시기인데 또 다시 핵위기가 고조될 경우 한국의 투자환경은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것이다. ▲폴 딜링험 미전자협회대표(크레이연구소 부회장)=한미간에 최근 타결된 양국통신협상은 미업체가 한국의 텔레콤에 직접 입찰할 수있는 길을 열게해주었다.한국은 투자환경 개선에도 최근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다만 미국상품의 수입을 더욱 촉진토록할 필요가 있다. ▲폴 로젠탈 미돈육생산자협회,전국목장주협회,미육류협회 합동대표=한미간에 마찰을 빚고있는 식품유통기한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미국의 승산이 있는 것은 물론 미국에 유리한 판정만 받더라도 육류 뿐 만아니라 다른 농산물의 한국수출에도 크게 도움을 줄것이다. WTO에의 제소와 함께 미행정부가 미통상법 301조 아래서의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필요할 경우 일방적 보복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다. ▲스티브 저지 미증권협회 수석부의장=한국은 자본시장개방계획의 실천에도 불구하고 외국회사에 대해서는 완전한 내국인대우를 해주지 않고있다. 한국은 현재 상장회사의 외국인 소유권을 3%,총 12%로 제한하고있고 외국투자자들은 중소기업의 주식들만 보유할수있도록하고있다. 외환거래에 대한 각종 제한을 함으로써 미증권회사들의 한국시장진출이 크게 제약을 받고있다. 미국기업이 한국시장에 들어가서 한국기업과 동등한 기업활동을 할수 있도록 보장해주어야 한다. ▲에드워드 로진스키 보건산업제조협회 부회장=한국의 보건복지부의 의료장비에 관한 각종 규정이 공공건강을 증진시키기보다는 무역장벽을 조장하고있다.금년 1월부터 의료기수입에 새로운 규제를 시작하고있다.의료기 수입에 있어 지나치게 까다로운 검사기준을 적용하고 애매모호한 등록요구 조건을 내세워 규제함으로써 수입을 방해하고 있다.시장조사 결과 의도적이든 아니든 차별대우가 있으며 이의 시정을 위해서는 이같은 차별적 수입정책에 대응하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이의 방법의 하나로 한국에서 수입하는 의약품에 대해서 FDA허가를 지연시키는 것이다.
  • 한·미/“북의 핵합의 이행유도” 전방위 접근

    ◎「베를린 경수로회담」 계기로 본 공조전략/서울의 대응/정부,3개시나리오 작성… 신축 대처/“북,핵위협 앞세워 실리챙기기” 예상 지난해 10월21일 제네바에서 미국과 북한이 어렵게 타결한 기본합의문은 결국 백지화되는 것인가.합의에 따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이 경수로계약을 하기로 예정한 시점은 4월21일.그러나 예정시한을 한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도 계약체결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다.북한은 북한대로,한국과 미국은 그들대로 상대방에 대한 강공발언을 앞세우고 있을 따름이다.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결론은 날 수밖에 없다.정부는 북한태도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크게 세가지 시나리오를 작성,그 틀 속에서 북한핵문제의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북한이 4월21일 이전에 태도를 바꿔 한국형 경수로를 받아들이는 상황이다.그렇게 되면 제네바합의는 완벽하고,순조롭게 이행되어갈 수 있다.이는 가장 바람직한 상황이지만 북한의 현재 태도로 볼 때 가능성이 희박하다. 두번째는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를 절대받아들일 수 없다」며 핵동결을 해제하는 상황이다.이는 제네바합의가 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이 경우 북한핵문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넘어가게 되며,우리와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갖가지 제재를 가하게 될 것이다.한반도에는 다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그러나 경제적 위기가 심각한데다,내부체제 정비도 완료되지 않은 북한이 무리한 강수를 두기는 어려운 처지다.북한이 이처럼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따라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세번째 시나리오다.이는 쉽게 말해 앞의 두가지의 절충형으로,합의가 지켜지지도,깨어지지도 않는 묘한 상황이다.북한은 일단 「한국형 거부」를 내세워 4월21일이라는 계약 예정시한을 넘기고,핵동결 해제를 공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그러나 실제로 북한이 핵동결 해제에 착수할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위협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상징적으로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북한은 그런 과정을 통해 북한핵 동결을 바라는 미국과,한국형 경수로 원칙을 고수하는 우리정부의 관계를 이간질해보려 할 것이다.한편으로는 대화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경수로 계약에서 추가부담,계약조건등에서 더 많은 실리를 확보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과정은 길게봐서 오는 10월까지는 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10월이면 미국으로부터 2차분의 대체에너지인 중유 10만t이 도착하게 된다.그때까지 특별한 제재를 받지않는다면 북한으로서는 호기를 부려볼 만한 것이다.한국과 미국정부가 23일부터 워싱턴에서 고위실무협의를 통해 논의하는 것도 바로 세번째 시나리오에 따라 4월21일 이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워싱턴 시각/의회 강경 대북결의로 「양보」 어려워/내용은 한국형… 명칭은 기재않기로 미·북한간의 25일 베를린경수로전문가회담을 앞두고 23∼24일 이틀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고위실무회의는 「베를린공동전략회의」라고 할 수 있다.이번 회의는 물론 북핵문제뿐만 아니라 한반도안보상황등 지역적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단순한 대북경수로대책회의보다는 범위가 크다고 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핵심협의사항은 바로 미·북한간의 경수로공급협정체결협상에 앞선 대응전략이다. 한국의 이재춘 외무부차관보와 미국의 윈스턴 로드 국무부차관보간에 열린 이번 실무회의에서는 우선 북한의 최근 한국형경수로 거부태도등과 관련해 취하고 있는 행동을 예의주시하며 이들의 의도를 심도있게 검토했다. 무엇보다 북한측은 최근 영변 5Mw 원자로의 부대시설,특히 연료장전에 필요한 로봇팔등 장비를 수시로 점검하는등 여차하면 핵연료를 재장전하겠다는 「의도」를 대외에 알리고 있는 점이다.미국이 한국형경수로의 수용을 고집하면 핵동결을 깨겠다는 위협을 뒷받침하려는 북한의 전술로 해석되고 있다.동시에 「벼랑끝 협상」이라는 북한의 상투적인 수법에 따른 일종의 「쇼」라고도 할 수 있다. 이번 양국실무회의는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기존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이다.첫째,대북경수로지원은 한국형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고 둘째는 미·북한 제네바합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서는남북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셋째는 북한이 핵동결을 깨면 유엔을 통한 대북제재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한·미고위실무회의가 이같이 기존입장에서 한치도 물러나지 않는 것은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하나는 미의회가 최근 대북한결의안을 통과시키는등 북핵문제에 관해 어느때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서 클린턴 미행정부도 북한측에 더이상 양보하기가 어려운 입장인 것이다. 둘째는 미·북한 베를린경수로협상을 앞두고 한·미양국이 기존의 입장을 재천명함으로써 북한측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동시에 한반도문제의 중장기적 안목에서 이같은 원칙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미측은 비공식석상에서 『경수로에 꼭 한국형이라는 표지를 붙이지 않으면 안되느냐』『유엔제재에 들어간다 해도 실제 결론이 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하는 식으로 한국측의 입장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24일의 뉴욕 타임스는 「다른 명칭의 한국형원자로」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같은 미측의 비공식희망을 대변하고 있다. 미국의 속마음전략은 한국의 양보를 통해 북한과의 거래를 빨리빨리 진행시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 북,경수로 협정 지연되면 핵시설 재가동/미 제재땐 자위조치로 대응

    【내외】 북한은 21일 대북 경수로 제공협정 체결이 계속 지연될 경우 일부 핵시설의 가동을 재개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로인해 부당한 제재가 가해질 경우 자위적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외교부대변인은 이날 관영 중앙통신과의 회견을 통해 미국이 최근 한국형 경수로 제공을 내세워 협정체결을 지연시키는 한편 유엔제재론까지 거론하고 있다면서 『이는 경수로 제공을 무한정 지체시키면서 북핵시설의 동결을 계속 유지시키려는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경수로의 노형문제는 단순한 실무문제가 아닌 미국의 정치적 입장과 관련되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경수로 공급계약 체결이 지연되는 상태에서의 핵시설 동결은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므로 이같은 상황은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 정치적·기술안전상의 이유로 한국형 경수로를 강요함으로써 합의문이 깨지게 된다면 그 책임은 미국이 지게 될 것이라면서 『만일 이 문제와 관련해 제재가 가해지는 경우 그에 대처해 자위적 조치로 대응하는 것은 너무나도 응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미합의문을 이행하려는 북한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우리는 미국측이 3차경수로 협상에서 올바른 자세로 나오는가를 주시할 것』이라고 밝혀 25일부터 열리게 될 북­미 경수로 협상에서 노형선정 문제와 북핵시설 재가동 문제가 쟁점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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