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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노선 러 잡아라” 남·북 외교전 본격화

    “독자노선 러 잡아라” 남·북 외교전 본격화

    “러시아를 잡아라.”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연평도 포격 도발 등으로 야기된 한반도 긴장국면에서 러시아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남북한 간의 대(對)러시아 외교전이 본격화됐다. 러시아는 한국, 미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연평도 도발을 규탄하면서도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협의를 지지하는 등 독자적 노선을 취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실추된 동북아에서의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15일 위성락 본부장, 연평도·북핵문제 협의 이와 관련해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러시아를 방문, 한반도 사태를 협의할 계획이다. 외교통상부는 10일 “위 본부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의 결과를 설명하고 북한의 연평도 도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등에 대한 내용을 협의할 것”이라며 “오는 15일 러시아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부 차관과의 면담 일정이 정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협조할지는 상황을 봐야 하지만 우리 정부로서는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러시아와의 협조를 다져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위 본부장은 러시아 방문에서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우려를 표명하고 6자회담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러시아에서 귀국한 뒤 16일 중국을 들러 방한하는 성김 미국 6자회담 특사와도 회동할 예정이다. ●12~15일 박의춘 외무상 “핵 억지력 강화 고수” 북한의 박 외무상은 위 본부장에 앞서 12일부터 15일까지 러시아를 방문,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0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한국이 적대적이고 대립을 일삼는 정책을 멈출 때까지 한반도에서 결코 긴장이 제거될 수 없다.”면서 “우리는 핵 억지력 강화를 중심으로 국방력을 강화하는 선군정책을 택한 것이 옳았다는 데 대해 다시 한번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에 대해 “양자 관계와 가장 중요한 국제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은 연평도 사태 등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대응 과정에서 중간자적 입장을 지키고 있는 러시아의 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서울 김상연기자 stinger@seoul.co.kr
  • “북핵 中역할 중요… 모종의 ‘딜’ 위해 움직일 것”

    “북핵 中역할 중요… 모종의 ‘딜’ 위해 움직일 것”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 보니 글래서 선임연구원은 22일(현지시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영변의 우라늄농축시설 공개로 새로운 국면을 맞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6자회담의 유용성을 강조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모종의 ‘딜’(Deal·거래)을 이끌어내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공식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 -중국이 예상치 못한 사실에 대해 놀라움을 표하는지 여부가 관심이다. 우라늄농축시설 그 자체보다 예상보다 빠르게 진전된 상황에 놀랐을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의 의도가 정확하게 뭔지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 같다. 우라늄농축시설 공개는 6자회담 재개를 어렵게 하거나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6자회담 재개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온 중국에는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의 공개 시기도 절묘하다. -중국은 발표 시점에 대해 매우 언짢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발표시기는 다분히 의도적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1월 중순 미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고, 이에 앞서 12월 중에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북한 핵 문제는 미국과 중국 간에 최대 현안으로 부상할 것이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에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명한 점은 중국이 원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중국은 무엇을 할 수 있나. -공개적으로 특별한 반응이나 움직임은 별로 없을 것이다. 대신 중국 공산당의 비공식 채널을 통해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라늄 핵프로그램 개발은 용납할 수 없으며, 한반도의 안정을 해칠 것이고,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북한은 중국의 압박에 밀려 아마도 6자회담에 복귀하는 대신 영변 우라늄농축시설을 중단하는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 이는 그나마 나은 시나리오이고, 최악의 경우는 북한이 핵무기보유국임을 선언하는 것이다. →유엔으로 우라늄농축 시설 공개 문제를 가져갈 때 중국의 대응은. -중국은 북한의 우라늄농축시설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주장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다. 유엔에 가져가는 데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金국방 “美전술핵 한국 재배치 검토”

    金국방 “美전술핵 한국 재배치 검토”

    한·미 양국은 22일 북한의 우라늄 핵무기 개발 파문에도 불구하고 ‘대화와 제재’라는 기존 북핵 정책을 고수하는 한편, 중국·일본·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과 대북 추가제재 여부 등 대응방안을 긴밀히 논의키로 했다. 이런 가운데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미군의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다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일었다. 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를 고려할 생각이 있느냐.”는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의 질문에 “핵 억제를 위한 위원회를 통해 협의하면서 지금 말한 부분도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지난 10월) 한·미안보협의회에서 확인한 바 있는 (확장억제정책)위원회를 구성해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할 생각”이라며 “한·미 간에 (북한의 우라늄 핵 개발에 대해)굉장한 우려를 갖고 철저히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전술핵 재배치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김 장관의 발언은 원론적으로 모든 대응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라며 “한·미 간에 전술핵 재배치 논의는 이뤄진 바 없다.”고 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서울에서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성환 외교부 장관 등을 잇따라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북한의 우라늄 핵무기 개발과 관련, “이것은 우리가 거의 20년 동안 대처해 온 매우 어려운 문제”라며 “매우 실망스럽고 심각한 일련의 도발행위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행동은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면서 “(추가제재 여부를) 우리가 구사할 전략에 포함시켜야 하며 앞으로 관련국들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공동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도 “북한의 우라늄 농축활동을 사실로 이해한다.”며 “대화와 제재의 투트랙 접근 등 우리가 해오던 정책의 골격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 본부장은 오후 중국을 방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 등과 북핵 관련 협의에 나섰다. 보즈워스 대표는 오후 일본, 23일 중국을 잇따라 방문한 뒤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서울 김상연기자·베이징 박홍환특파원 carlos@seoul.co.kr
  • [특파원 칼럼] 北이 꺼내들 다음 패는/김균미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北이 꺼내들 다음 패는/김균미 워싱턴특파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천안함 사건 관련 의장성명 채택과 함께 상황은 순식간에 제재국면으로 옮겨갔다. 언론의 관심은 온통 한·미 군사연합훈련과 추가제재, 6자회담 재개 전망 등 이른바 출구전략에 쏠려 있다. 더욱이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대사가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직후 북한은 6자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발빠르게 ‘평화’ 모드로 전환하면서 북한은 이목을 선점했다. 북한의 이런 평화공세는 1년 전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4월 북한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거리미사일을 실험발사했다. 5월 2차 핵실험을 실시했고, 6월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추가제재 결의 1874호가 채택됐다. 러시아와 중국도 찬성표를 던졌다. 북한은 안보리 결의에 따라 수출이 금지된 물품이 실린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을 수색할 경우 가만 있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던 북한이 급작스럽게 태도를 바꿔 미국에 유화제스처를 보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북한 국경수비대에 체포돼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여기자 2명의 전격 석방이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특사 자격으로 8월4일 평양에 들어가 두 사람을 데리고 나왔다. 미국은 인도적 차원의 문제로 북핵이나 6자회담과는 별개라고 강조했지만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어 시차를 두고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과 리근 북한 외무성 국장의 방미 등으로 이어졌다. 북한은 이후 한국에도 유화정책을 폈다. 물론 2009년 여름과 2010년 7월 상황은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지난해의 경우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실험발사하고 핵실험을 했지만 이번처럼 한국 군인 46명의 사망이라는 직접적인 인명피해는 없었다. 따라서 선언적·상징적 의미가 큰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한국과 미국은 안보리 대응 이후 양자적·독자적 제재를 발표했고, 연합군사훈련으로 첫 단추를 끼웠다. 한국과 미국, 중국과 북한 모두 현재의 대치국면을 대화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할 것이다.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다. 미국과 한국은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일 준비가 돼 있지 않는 한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고 한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이라고 밝힌 적은 없지만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성의’를 보임으로써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안보리 의장성명을 놓고 ‘외교적 승리’라고 선언했던 북한이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꿔 사과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워싱턴의 일부 인사들은 북한이 제재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지난해 미국인 여기자 2명을 석방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억류돼 있는 아이잘론 말리 곰즈의 석방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1월 불법으로 북한에 들어갔다 체포돼 8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곰즈는 최근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북한이 석방을 제안한다면 미국은 인도적 문제로 별개라는 입장을 취하며 북한이 요구하는 고위 관계자를 북한에 보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뉴욕채널이 있기는 하지만 특사를 통해 미국에 이른바 비핵화에 대한 자신들의 진정성을 전달하려 시도할 것이다. 미국인의 석방이 국면전환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는 그럴싸하게 들린다. 관건은 향후 미국과 한국의 대응이다. 대화의 창이 막혀 있는 것보다는 북·미든 남북간이든 대화채널이 가동되고 있는 게 낫다. 전례에 비춰볼 때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져있을 때 돌파구는 북·미대화에서 마련된 경우가 왕왕 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도 중요하지만 한·미가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다음주 서울에서 열리는 양국 외교·국방장관(2+2)회의가 중요하며, 이를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 kmkim@seoul.co.kr
  • [천안함 ‘北소행’ 이후] “北 전면전 운운 국제사회 제재 피하려는 엄포”

    [천안함 ‘北소행’ 이후] “北 전면전 운운 국제사회 제재 피하려는 엄포”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 나면서 동북아 안보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남북 간 가파른 대치 속에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국의 복잡다단한 외교행보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천안함 사태 이후의 한반도는 어디로 갈 것인가. 워싱턴과 베이징, 도쿄 특파원들을 통해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과 장롄구이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등 미·중·일 3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연결, 지상좌담을 마련했다. 한결같이 한국 측의 강경한 입장을 옹호하면서도 실질적인 대북 제재에 있어서는 분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천안함 조사결과가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프리처드 소장(이하 프리처드) 국제조사단의 조사결과가 북한이 이번 사태의 배후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남북 간 긴장 고조는 불가피하고, 당분간 관계개선도 어려울 것이다. 장롄구이 교수(이하 장롄구이) 한반도가 아주 심각한 긴장상태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이 보복에 나선다면 제어할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다. 기미야 교수(이하 기미야) 6자회담이 재개될 조짐이 보이던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인해 상황이 완전히 반전됐다. 유일한 타개책은 북한이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것이지만, 절대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따라서 당분간 남북관계를 축으로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봐야 한다. →북한이 ‘전쟁불사’를 외치고 있다. 향후 북의 대응은. 프리처드 위협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전례를 봐도 말만 앞세우고 실제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북한이 현재 상황을 매우 불편하게 여긴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조사 결과를 부인하고 제재나 보복행위를 중지시키고 싶어하는 것 같다. 확실한 것은 북한의 반응 때문에 국제사회와 한국이 제재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장롄구이 전면전 운운은 일종의 협박일 뿐이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에서 이번 사건을 한국이 조작했다며 대대적인 선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전쟁은 북한 입장에서는 자살행위라는 점에서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기미야 북한 입장에서는 당연한 대응이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점은 북한이 6자회담 재개에 뜻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의사가 작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우발적 사건일 수도 있고, 남북관계 타협 분위기를 원치 않는 군부의 독단적인 행동이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북한정부 역시 군사적 행동은 피할 것으로 본다. →유엔 안보리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가능할 것인가. 프리처드 가능하다. 관건은 중국을 설득하는 절차인데 개인적으로는 중국이 거부권 행사 대신 기권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북한에 대해 새로운 결의안을 채택하기보다 쉽게 의장성명을 채택할 가능성도 있다. 기미야 중국이 적어도 찬성하지는 않을 것 같다. 결국 국제사회의 일치단결로 북한에 제재를 가하는 구도는 만들어지기 어렵다. 한국 정부도 남북관계에 필요 이상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만큼 강한 제재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장롄구이 아주 어려운 문제다. 한국 정부가 어떤 안을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북한의 소행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것도 결국 한국의 몫이다. 북한의 소행을 명확하게 검증한다면 합의도 손쉽게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 이 경우 한국의 의도에 맞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본다. [포토]천안함 ‘北소행’ 결정적 증거 →대북 제재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나. 프리처드 의장성명이라면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가 포함되지 않을 것이고, 안보리 결의안이라면 기존에 시행되는 것 이외에 딱히 생각나는 게 없다.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은 결국 한국 정부다. 남북한 교역의 전면 중단, 특히 개성공단 폐쇄 여부 등 대부분의 열쇠는 한국이 쥐고 있다. 장롄구이 외교적 수단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중국은 제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미야 (군사적인 부분을 제외한) 북한에 대한 제재는 이미 다 해 봤기 때문에 더 이상의 제재가 실효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 같다. →중국은 왜 조사결과를 쉽사리 수용하지 않는 것인가. 장롄구이 외교부 대변인의 설명처럼 중국 정부는 한국의 조사결과를 평가하고 있는 단계다. (합동조사단이 제시한 증거가) 변치 않는 강력한 증거냐 아니냐에 따라 중국의 평가가 나올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북한과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다. 오랫동안 중국은 북한 문제에서 수동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번 사태처럼 북한이 몰래 일을 저질러 놓고 긴장이 조성되면 중국을 끌어들이는 경우가 반복돼 왔다. 기미야 김정일 위원장의 지난 중국 방문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느냐가 중요하다. 중국 입장에서는 지금 단계에서 북한을 버리기가 어렵다. 결국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애매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 프리처드 중국은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확인할 때까지 최종 입장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완곡한 내용의 의장성명을 채택한다면 중국이 전면적은 아니더라도 북한이 관련됐다는 정도는 인정할 수도 있다. →24일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이 문제가 어느 정도 비 중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나. 혹시 양국 갈등의 요소가 되지는 않을까. 프리처드 북한 문제가 미·중 두 나라의 갈등 요소가 될까. 난 그런 의문이 든다. 그렇다고 이번 대화에서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도 생각되지 않는다. 천안함 사태는 이번 대화 목적과 전혀 별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이 문제를 꺼낼 수는 있겠지만, 공개되지는 않을 것이다. 장롄구이 중국과 미국은 결코 대립만 하는 사이가 아니다. 지역안정이라는 대국적인 차원에서는 양국이 일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대화에서도 천안함이 논의될 것이다. 물론 미국 측의 의도대로 중국이 따라가지는 않겠지만, 이 문제가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은 되지 않는다. →이 문제와 관련한 한·미 공조강화, 서해상 합동훈련 강화 등이 한·중 관계의 악재가 될 가능성은. 장롄구이 한·미 군사훈련은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려는 양국 간의 사정이지 중국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 물론 코앞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한다면 주시는 하겠지만 한·중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프리처드 북한이 천안함 사태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이상 재발방지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이 이를 원치 않는다면 원인을 제공한 북한과 논의해야 한다. 기미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중국과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정부는 북핵보다 천안함을 우선과제로 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6자회담은 사실상 열리기 어려울 것 같다. 향후 북핵 문제는 어떻게 처리될까. 기미야 북핵보다 납치문제를 우선시해 온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한국의 대응이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과연 합리적 선택인지는 의문이다. 한때 한국에서는 납치문제에 매달리는 일본을 비판적으로 봤다. 한국 정부가 천안함을 우선하는 것은 국내 여론조성에는 좋지만 국제사회 속에서의 득실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 6자회담은 빠른 시일안에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프리처드 천안함 사태로 6자회담을 미루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할 수는 없지 않은가. 어차피 6자회담이 아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천안함 사태에 집중해야 한다. 미국 역시 한반도 비핵화와 확산금지 문제를 잠시 제쳐두고 천암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장롄구이 6자회담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지난 7년간 아무 진전이 없었다. 북핵 문제는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게 하는 강력하고 새로운 대응책이 나와야 한다.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조언을 한다면. 프리처드 사건 조사와 발표 과정에 국제사회를 참여시켜 사태를 국제이슈화하고,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기로 한 것은 적절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1~2주 안에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취할 조치들이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달려 있다. 장롄구이 피해당사자인 한국이 유엔에 이 문제를 가져가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보복을 해야 한다는 한국인의 심정을 이해한다. 하지만 군사충돌이 발생하면 한국에도 좋을 것이 없다. 한국이 다른 해결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 기미야 지금까지 6자회담에서 소외됐던 한국 정부 입장에서 이번 사태는 잘 이용하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다. 단기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강경책을 취할 수 밖에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는 기회를 만들기 바란다. 북핵에 대해 공통적 이해가 있는 일본정부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리 워싱턴 김균미·도쿄 이종락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 [北·中 정상회담] 美國, 北·中압박 강화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은 5일(현지시간)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에 따라 6자회담에 대한 대응방안을 결정한다는 입장을 공식 확인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정례브리핑에서 “천안함 조사가 마무리되고 난 뒤 그것이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은 분명하다.”며 ‘선(先) 천안함 조사, 후(後) 6자회담’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성김 미국 북핵특사도 지난 4일 워싱턴에서 비공개로 열린 ‘제4차 서울·워싱턴 포럼’ 만찬에 참석해 천안함 사건과 6자회담 대응 방안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북한과 중국과의 정상회담과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선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새삼 부각되고 있는 천안함 사건과 6자회담과의 선후관계 등을 둘러싸고 한·미 간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을 일거에 정리하고 한국의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 그동안 크롤리 차관보는 물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천안함 사건이 터지고 북한 관련성이 제기되는 와중에도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원칙을 누누이 강조해 미국이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천안함 문제와는 분리해서 6자회담 조기 재개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과 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6자회담 재개 과정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천안함 사건으로 부담이 커진 한국과의 공조를 재확인함으로써 북한과 중국에 압박을 가하는 접근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kmkim@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솔직한 ‘광폭 대화’… 북핵 등 현안 공조 재확인

    [한·미 정상회담] 솔직한 ‘광폭 대화’… 북핵 등 현안 공조 재확인

    ■ 북핵문제 오바마 “양자회담 6자 진전 위한것” 한·미 21세기 전략동맹 발전 합의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9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미동맹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 등 핵심 현안에 대해 솔직하면서도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북핵 문제와 관련, 양국 정상은 6자회담이 여전히 유용하며 이 대통령이 제시한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일괄타결)’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 8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으로 북·미 양자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에 앞서 양국이 북핵문제와 관련해 이견이 없다는 점을 재차 확인한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직접적으로 ‘그랜드 바겐’이라는 용어를 입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북핵문제와 관련)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공동접근 방식에 있어서 완전히 의견을 같이한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어떤 도발적인 행동을 하고, 또 대화에 복귀하고 또 대화를 떠나 양보를 바라는 그런 패턴은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른바 ‘살라미 전술(순차적으로 한 단계씩 목표를 관철시키는 방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대북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청와대 외교안보 관계자는 “북한 문제에 대해 두 정상의 생각이 같았다.”면서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달 북·미 양자회담이 6자회담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며 잘 진행하기 위해 보완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미동맹과 관련해서는 양국의 변함없는 유대관계를 강조했다. 특히 지난 6월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동맹미래비전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만들어 한·미동맹을 미래 지향적인 21세기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소중한 친구이자 우방국”이라면서 “우리의 동맹은 어느 때보다 돈독하다.”고 말했다. ■ FTA MB 車발언에 정부 “재협상 없다” 美 “양국 윈윈돼야” 긍정적 ‘진전’ 당초 35분으로 예정됐던 단독정상회담이 한 시간을 넘긴 것은 한·미 FTA와 관련한 논의가 길어졌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많은 무역적자를 보고 있지만, 한국과는 서비스수지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균형을 이루는 만큼 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와는 개별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가 성사되기를 바라는 구체적인 시점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했지만, 청와대 측은 시점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FTA와 관련, “미국하고 자동차 문제가 있다면 다시 얘기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재협상 혹은 추가협의로 가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지만, 정부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배석했던 정부 관계자는 “회담에서는 얘기조차 나오지 않은 문제이며, 미국 측이 어려움에 대해서 말하면 우리가 들어봐 주겠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서 (한·미 FTA와 관련) 우려가 있지만 미국이 다른 나라와 맺은 것은 해야 한다.”면서 “윈윈이 돼야 한다.”고 전향적으로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 혼자 처리할 수 없고 의회에서 비준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으나 종전보다는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정부는 받아들이고 있다. ■ 아프간 美 “한국 파병 환영”… G20 성공개최 협력키로 당초 의제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던 아프가니스탄 문제도 이날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에서의 안보의 중요성을 얘기했다.”면서 “이 대통령이 아프간에 지방재건팀(PRT)을 보내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내년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미국이 1차(워싱턴)와 3차(피츠버그) 정상회의를 개최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제설정, 회의 운영 등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계속 협력해 나간다는 데에도 뜻을 같이했다. 양국 정상은 기후변화협약, 녹색성장, 핵 비확산, 대(對) 테러 등 국제문제에 대해서도 양국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다음달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정상회의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의 온실가스 목표치(2020년까지 2005년 대비 4% 감축)를 높게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이 발표한 2020년의 야심찬 목표는 신흥 경제국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한·미 정상 우정 북핵·FTA로 입증하길

    어제 청와대에서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은 짧은 일정 속에서도 두 가지 의미 있는 성과와 과제를 남겼다고 본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북·미 대화를 워싱턴이 아닌 서울에서 공식화했다는 것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위해 두 정상이 적극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은 분명 성과로 꼽힌다.오바마 대통령이 북·미 대화 일정을 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발표한 것은 한국과의 철저한 공조 의지를 강조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할 것이다. 6자회담의 틀을 벗어나 북·미 대화로 체제 보장을 비롯한 숙원 현안을 일거에 해결하려는 북한에 분명한 선을 그으려는 뜻도 엿보인다. 북핵 해법에서 두 정상이 일괄타결 원칙에 거듭 공감대를 나타낸 점 역시 양국간 공조 강화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북핵 일괄타결에 두 정상이 전적으로 공감했고, 구체적 추진 방안을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한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과 “(북한의 도발과 대화가 반복돼 온) 과거의 패턴은 종식해야 한다.”고 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북핵 해법에 대한 두 정상의 인식이 일치한다는 점을 말해 준다. 한·미 외교당국은 두 정상의 두터운 교감을 바탕으로 다음달 8일 이뤄질 보즈워스 특사 방북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마중물이 되도록 정교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특히 정부는 미국이 북한의 전략에 끌려가거나 6자회담 재개를 벗어난 어떤 합의에도 응하지 않도록 정보채널 강화 등 적극적인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 어제 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내세운 ‘그랜드 바겐’이란 용어를 오바마 대통령이 사용하지 않은 것만 봐도 두 나라 외교당국이 조율해야 할 대목이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고 할 것이다. 한·미 FTA 자동차 재협상 논란에 대해서도 만반의 대응이 필요하다. “자동차에서 문제가 있다면 다시 얘기할 자세가 돼 있다.”고 한 이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통상 당국자는 “미국 얘기를 한번 들어보겠다는 뜻”이라고 수위를 낮췄다. 혼란스럽다. 자동차 문제는 미국이 한·미 동맹의 외연을 넓히는 차원에서 더 이상 재협상에 연연하지 말고 전향적 결단을 내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정부는 의연한 자세로 임하되 미국의 재협의 요구에 적극 대응할 논리와 전략도 철저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
  • 美국채 지속매입 등 ‘中 밀착외교’ 필요성 커져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오바마 미 대통령의 취임 첫 해 중국 방문을 놓고 중국 언론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조지 H 부시 대통령 이후 역대 미 대통령의 ‘취임 이듬해 방중’이란 벽은 결코 깨지기 힘든 전통처럼 굳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이런 전통을 깬 것은 그만큼 미국의 이익에 중국의 일거수일투족이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게 중국 측 판단이다.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발행되는 장강일보(長江日報)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첫 해 중국을 방문하게 된 이유를 9가지로 분석, 그 내용을 16일 보도했다. 미 국채의 지속적 매입요청 등 미국의 필요성이 4가지로 가장 많고, 중국과 미국 양국 협력의 필요성이 한 가지, 그리고 나머지는 중국의 급격한 부상에 따른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것으로 요약된다. 신문은 ▲중국의 미국채 지속매입 필요성 ▲북핵 등 전지구적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조와 참여 필요성 ▲오바마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과 중국 공업화 정도의 밀접성 ▲아프가니스탄 등 지역안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 참여 필요성 등을 오바마 조기 방중의 이유로 꼽았다. 여기에 금융위기에 대한 중·미 간 연합대응은 양국의 필요성이 일치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중국의 독특한 발전모델이 세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등 중국의 급부상도 오바마 조기 방중의 요인으로 꼽힌다. 신문은 또 ▲여전히 중국을 경쟁자로 판단하면서 ▲협력과 함께 견제가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한편 ▲전략적 동반자 겸 선의의 경쟁자로 자리매김하는 등 미국의 대중정책 변화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stinger@seoul.co.kr
  • [시론] 한·미, 북핵대처 대화와 압박의 이중주로/유찬열 덕성여대 국제정치 교수

    [시론] 한·미, 북핵대처 대화와 압박의 이중주로/유찬열 덕성여대 국제정치 교수

    지난 5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뒤 아직도 북핵문제는 긍정적으로 풀리지 않고 있다. 미국은 유엔안보리 결의안 제1874호를 통한 경제제재를 시도하고 있고, 한국은 ‘비핵·개방·3000’과 ‘그랜드 바겐’을 통해 북한의 핵 폐기를 추진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결과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최근 주목할 만한 동향은 북한이 한·미를 상대로 ‘공세적으로’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 대표를 평양으로 초청하면서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을 뉴욕으로 보내 대화를 시도하고 있고,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방북시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이에 미국은 북한을 6자 회담으로 복귀시킬 목적으로 성김 국무부 북핵특사와의 면담을 허락했고, 한국은 확실한 의사 표시를 유보하고 있다. 북한의 대화 공세는 여러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북한은 작금의 안보환경을 자국에 유리한 것으로 계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본적으로 이라크·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이란 사태와 미국의 경제 침체를 염두에 둔 판단일 것이다. 나아가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역시 북한 체제를 흔들 정도로 강력해지기 어렵다는 평가와도 무관치 않다. 결국, 북한의 대화 공세는 단기적으론 미국의 제재 의지를 약화시켜 정치·경제적으로 유리한 국면을 창출하고, 장기적으론 핵무기를 보유한 채 북·미 관계개선과 정상화를 추구하는 발판을 마련하려는 기도로 보인다. 한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핵무기를 갖고 이명박 정부의 의지를 시험하면서 정상 간 극적 타결을 통해 경제지원을 얻어내는 등 유리한 돌파구를 만들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이런 접근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일단 미국은 제재를 계속하는 가운데 완전한 북핵 폐기를 요구한다는 현재의 강경한 압박 입장을 그대로 견지해야 하고, 한국 역시 같은 보조를 취해야 한다. 이는 그 실현 가능성과는 별도로 최상의 국익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 전술의 일부로서, 북한의 핵 폐기가 협상의 출발점이 돼야 추후 유리한 협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다. 다른 한편, 한·미 양국 모두 북한과 다양한 형태의 대화를 수용해야 한다. 이는 최근 (안보리 결의안 1874호가 유효한 상태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방북시 원유와 식량을 포함해 2억달러의 경제 지원을 약속한 데서 나타나듯, 현재 국제사회가 추진하는 경제제재의 제한적 효과를 인식해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생산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저지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미 양국의 대북 핵정책은 압박과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 이는 단기에 끝나기보다는 오랜 기간 서로의 입장과 세력균형을 계산하고 마지막 승리를 위한 끝없는 줄다리기 과정에서의 합리적 선택의 성격을 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의 이같은 노력, 그리고 일본 및 대다수 국제사회의 공조가 종국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현재로서는 단언하기 힘들다. 우리는 그것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도움이 되고 우리의 국익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해결되기를 바라지만, 역사의 흐름이 그렇듯 우리가 모든 변수를 합리적으로 예견·통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모든 국제 문제가 그렇듯 북핵 문제 역시 변화하는 국가 간의 힘의 상관관계 속에서 결정되는 까닭이다. 유찬열 덕성여대 국제정치 교수
  • [서울광장] 북핵 삼국지/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북핵 삼국지/오일만 논설위원

    북·미 대화가 또 시작되는 모양이다. 북한 외무성 리근 미국 국장이 오는 26일 미국으로 날아간다.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동북아시아 협력대회’ 참석이 명분이지만 다가올 고위급 북·미협상을 앞둔 전초전 격이다. 16년 전 1993년 6월 북한의 NPT 탈퇴 선언으로 촉발된 북핵 위기는 그동안 농축우라늄 핵개발 의혹과 1, 2차 핵실험 등 3차례의 격심한 위기를 겪었다. 북핵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숱하게 열렸어도 여전히 원점에서 맴돌고 있는 형국이다. 북핵 문제가 단칼에 해결될 수 없는 복잡한 변수와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방증이다. 삼국지보다 복잡다기한 ‘대하 드라마’에 비유할 수 있다. 사태를 바라보는 단선적 시각은 위험하다. 드러나 있는 표면보다 보이지 않는 ‘물밑’이 더 중요하다. 북핵 문제는 본질적으로 대형 퍼즐게임이다. 관련국들의 ‘손익계산서’와 국익 극대화 전략이 달라 모호성에 휩싸여 있다. 16년에 걸친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단편적 사실들을 토대로 진실을 찾아 갈 수밖에 없다. 북한은 애초부터 비핵화 의사가 없었다. 핵무기 개발과 보유를 통해 체제 유지와 경제회생의 길로 간다는 대원칙이 있었다. 2012년 강성대국 달성이 그들의 궁극적 목표다. 북핵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선은 다소 복잡하다. 냉전해체 이후 미국이 세계 경찰로서 위상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악의 축’으로 불린 북한과 이란의 존재였다. 미국의 세계전략을 꿰뚫고 있는 북한은 악당의 역할에 충실하며 내부긴장을 고조시켜 체제를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북핵 카드’는 미국과 북한을 ‘악어와 악어새’의 묘한 공생 관계로 만든 셈이다. 하지만 북핵의 칼날은 너무도 예리하다. 잘못 다루면 미국이 피를 흘리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북핵 게임에서 중국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의장국으로 북한 카드를 ‘꽃놀이패’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이 도발하면 늘 해결사로서 위상을 높여왔다. 하지만 이것도 아주 사소한 일이다. 북한의 진정한 이용가치는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을 막아내는 방패의 역할이다. 21세기 미국과 패권 다툼을 염두에 둔 세계 안보 전략이자 북한 경제의 동북4성 편입을 위한 포기할 수 없는 수순이다. 중국이 강력한 유엔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도 최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보내 경협 선물 보따리를 안긴 것도 이 때문이다. 핵·북한의 분리 대응이다. 20년 가까이 펼쳐진 북핵위기 해결 과정을 복기해 보면 ‘북한-미국-중국’의 3각축이 핵심이다. ‘북핵 삼국지’엔 불행하게 한국은 빠져 있다. 미안하게도 국제역학 구도상 종속변수에 불과하다. 애초부터 북한은 북·미 양자대화로 승부를 보려 했고 동맹국 중국의 대미 억지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구도였다. 북핵 위기의 결정적인 순간에 한국이 소외되는 설움을 겪은 것도 이 때문이다. 현정권의 대북 지렛대가 약화된 상황이라 더욱 우려스럽다. 한·미동맹 강화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주 순진한 전략이다. 1994년 10월 북·미 제네바 합의에서 가장 큰 비용을 지불한 나라가 한국이란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만간 북핵 3막이 시작된다. 현재도 반전을 거듭하고 있어 어떤 결말로 끝날지 현재로선 아무도 모른다. 다만 외교 담당자들이 과거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우리의 앞날을 개척하는 당당한 협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열린세상] 북한의 ‘선군헌법’ 대비책 마련해야/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북한의 ‘선군헌법’ 대비책 마련해야/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최근 공개된 북한의 새 헌법은 ‘선군헌법’(先軍憲法)으로 불러야 하겠다. 개정헌법에서는 공산주의를 삭제하고 ‘선군사상’을 주체사상과 함께 핵심적 이념으로 채택했다. 선군사상은 군부를 체제 유지의 근간으로 삼고 모든 자원을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함하여 군사력 증강에 집중하겠다는 노선이다. 또한 ‘선군헌법’은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3대 세습을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봐야 할 것이다. 북한의 새 헌법 채택 이후 전개될 상황에 우리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다. 새 헌법 채택 이후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더욱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기 위해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고 스스로 밝혔다. 파키스탄의 경우 2000개의 원심분리기로 연간 60㎏의 핵무기용 농축우라늄을 생산했다. 현재 북한은 파키스탄으로부터 원심분리기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정확한 숫자는 확인되지 않지만 북한이 200개의 원심분리기를 지난 5년간 지하에서 가동했다면 핵무기 하나를 충분히 만들 수 있는 30㎏가량의 농축우라늄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북한의 핵 보유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과연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는 것만이 능사인지 국민의 안보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미국 핵우산이라는 ‘약속어음’에만 의존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도 철저한 군사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방예산을 둘러싸고 벌어진 국방부 내부의 논란은 국민을 실망시켰다.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제창한 ‘고효율 다기능’ 군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국방비의 적정 수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삼고 초당적으로 합의해 나가야 한다. 우리의 국방비는 최근 GDP의 2.7%라는 매우 낮은 수준에 계속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분단상태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 수준의 국방비를 쓰고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미국은 GDP의 4%를 국방비로 편성하고 있다. ‘평화헌법’을 갖고 있는 일본은 GDP 1%를 국방비로 쓰지만 그 총액은 우리 국방비의 두 배에 달한다. 우리의 국방비는 GDP의 3.5%선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이 수준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지적한 대로 ‘비효율과 낭비의 낡은 관행’을 과감히 도려내고 철저한 국방개혁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선군헌법’은 최근 더욱 악화되고 있는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을 피해 나가기 위해 ‘인권조항’을 신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선군노선을 고집할 경우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과 식량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탈북자의 숫자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북한인권재단’의 설립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북핵 문제를 일괄타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그랜드바겐’ 구상에 북한 인권 문제를 제외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선군헌법’ 채택 이후 북핵 문제는 장기화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북핵, 경제협력, 인권 문제를 삼위일체로 묶는 ‘한반도형 헬싱키 프로세스’를 국제공조 하에 추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과거 권위주의정권 하에서 채택된 ‘유신헌법’이 민주주의와 인권에 얼마나 부정적이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전체주의 국가 북한에서 채택된 ‘선군헌법’은 ‘유신헌법’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남북관계와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북한 내부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북한의 새 헌법 채택 이후 전개될 상황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때이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유엔총회·기후변화정상회의] “국제사회 물 관리체계 구축해야”

    │뉴욕 이종락특파원│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낮(현지시간) 북핵 문제와 관련,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위한 국제공조에 적극 임할 것이며 북한도 이런 노력에 조속히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은 조건 없이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총회에 참석, ‘세계에 기여하는 대한민국:글로벌 코리아와 녹색성장’이란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나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을 폐기하면서 동시에 북한에 확실한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지원을 본격화하는 일괄타결, 즉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 바 있고 관련국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핵무기 없는 한반도‘는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 “또한 지구상 유일한 분단지역인 한반도가 진정한 화해와 통일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서도 비핵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1992년 남북한이 약속한 비핵화 공동선언이 지켜져야 한다.”며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북한과 대화· 교류를 확대하고 북한을 발전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한층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량파괴무기와 그 운반수단의 확산은 국제평화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고, 이런 도전에 대처하려면 핵확산금지조약(NPT) 등 비확산체제 강화를 위한 각국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핵군축 5개항을 제안하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창했는데 이런 구상에 관한 국제적 공감대가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물 관리에 대해 “이제 국제사회는 물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거버넌스(관리감독)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보다 효과적인 국제협력 체계의 구축을 위해 특화되고 통합된 물관리 협력방안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20여개 유엔 국제기구들이 물 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해 왔다.”며 “물 문제는 다양한 분야에 파급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물 관련 국제기구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 사업의 효과 등을 소개하면서 “우리의 경험과 성과는 한국에서 동서로, 남북으로 관통하는 주요 강들을 살리는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rlee@seoul.co.kr
  • 북핵협상 ‘타협→파행’ 20년 전철 벗어날 근원적 처방

    북핵협상 ‘타협→파행’ 20년 전철 벗어날 근원적 처방

    │뉴욕 이종락특파원│이명박 대통령이 21일 미국 외교협회 등 3개 기관이 공동주최한 간담회에서 대북 해법으로 밝힌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 방식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전제로 하는 일괄타결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일괄타결은 타협과 파행, 진전과 후퇴를 반복해온 기존의 접근법을 탈피한 것이다. 북한 문제를 큰 틀로 접근한 8·15 경축사에서 밝힌 새로운 평화구상의 연장선에서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과 국제지원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이다. 기존 6자회담의 기본틀인 ‘행동 대(對) 행동’ 원칙에서 벗어나 논의의 시작단계에서부터 북핵 프로그램의 핵심부분을 폐기한다는 최종목표를 상정함으로써 북한의 핵포기를 원천 확보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이 핵프로그램의 핵심부분을 폐기할 경우 확실한 안전보장을 약속하는 동시에 경제·교육·재정·인프라·생활향상 등 대북 5대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국제지원을 본격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지금까지는 북한이 핵협상에서 일정부분 이행할 경우 일정부분 보상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국제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까지 핵무기 및 핵물질 폐기와 관련한 근본적인 조치에 나설 경우 한번에 의미있는 반대급부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처음부터 핵폐기라는 최종목표에 대해 합의하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정치·경제적 대가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최근 미국과 북한 간에 물밑대화 기류가 급물살을 탈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더구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양자 및 다자대화에 응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힌 상황이어서 대북정책에 대한 태도변화를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 대통령이 그랜드 바겐을 직접 제안함으로써 대북전략을 보다 온화한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대통령선거 공약으로 북한이 핵을 폐기해야만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격으로 하는 ‘비핵·개방 3000’을 발표했다. 취임 이후에도 “북한이 핵폐기 과정에 들어가면”으로 전제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포괄적 접근방식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포괄적 접근법(Comprehensive Approach)’을 제안해 동의를 이끌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그랜드 바겐’이란 말로 공감을 표했다. 포괄적 접근법은 포괄적 패키지라는 용어가 정치·경제적 보상의 ‘선물 보따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이의 대체용어로 정부가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대북원칙을 확고히 가져가고 유연한 대응을 하는 중도실용 대북정책을 그대로 견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비핵개방 3000이나 그랜드 바겐을 밝힌 지금이나 북핵해결의 전제는 북한의 핵폐기”라고 강조했다. jrlee@seoul.co.kr
  • [시론] 北·美대화, 북핵포기 지렛대 되도록/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시론] 北·美대화, 북핵포기 지렛대 되도록/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미국 정부가 마침내 북핵 해결을 위한 북·미대화의 개최를 예고했다. 북한은 이미 6자회담 폐기를 선언했으므로 북·미 양자회담만을 주장하겠지만 미국은 6자회담의 전초전으로 간주할 것이다. 회담 방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게 협상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어떻게 진전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다. 안타깝게도 다수 전문가들은 비관적이다. 그렇다면 이런 비관적 전망의 배경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우선 비관론의 배경에는 지난 20년간에 걸친 북핵외교의 실패 사례가 있다. 1990년 초부터 남북대화, 북·미대화, 6자회담을 통해 각각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1991년), 제네바 기본합의문(1994년), 9·19 6자 공동성명(2005년)을 채택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합의문은 휴지조각이 되고, 북한은 핵개발을 강행하고 말았다. 과거 우리는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과소평가했다. 지금 북한 핵능력은 플루토늄 핵개발을 넘어 고농축우라늄 핵개발로 확산되고 핵무기 보유 추정량도 과거 1∼2개에서 10개로 증가했다. 북한은 핵협상을 하면서도 한시도 핵개발을 멈추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북한의 변화와 붕괴 가능성을 과대평가했다. 붕괴를 기대하면서 상당기간 북핵문제를 방치해 적극적 북핵외교의 기회를 놓쳤을 뿐 아니라 핵개발 시간마저 벌게 한 셈이다. 다음 최근 북한 대외정책에 있어 국내정치적 요인이 지배적 영향을 미치며, 그 결과 최소한의 외교정책적 합리성마저 상실했다는 점이다. 북한은 탈냉전시대에 들어서면서 매우 심각한 경제·체제위기를 겪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상에 이어 최근엔 어떤 공산국가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3대 세습의 무리수까지 두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대외 도발을 통해 위기를 조장해 국내통제를 강화하고 권력세습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자 한다. 과거에도 북한의 핵도발이 빈번했지만 북·미대화와 북·미수교를 달성하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북한이 농축핵개발, 핵무장권 등을 계속 주장함에 따라 그런 기대는 사라졌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상과 가계세습 국면을 관리하기 위해 핵무장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었다. 극도로 도발적인 언동을 일삼던 북한이 돌연 북·미대화와 남북대화를 제기했다. 북한과 모든 대화는 일단 환영하되 신중하고 전략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특히 이번 북·미대화의 재개를 계기로 북핵 협상환경과 비핵화 전략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북한의 핵능력이 월등히 증대했으며 추가적인 핵 도발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의 체제위기가 심화되고 있으며 국제사회 일부에서는 북한 내 급변사태와 핵무기에 대한 통제력 상실 가능성마저 논의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보다 효과적 북핵협상을 위해 ‘5자 협의’가 필요하다. 6자회담은 최선의 북핵 협상 틀임에도 불구하고 비효과적이며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다. 특히 북한에 대한 비핵화 요구와 보상 수준과 집행을 두고 5자간 입장이 달라 그 틈을 북한이 이용하고 합의이행을 거부하는 사례도 있었다. 대북정책 노선에 있어 5자간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6자회담에서 어떤 비핵화 솔루션을 북한에 적용할지에 대한 공감대도 희박하다. 5자가 반드시 한자리에 모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소통장치가 있어야 북한에 대한 협상력과 합의 집행력이 강화될 것이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대화 물꼬… 관계개선 새 출발점 섰다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해 방한한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을 만난 것을 계기로 이 대통령 취임 후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개선될 전환점은 마련됐다. 북한 조문단이 귀환 일정을 하루 늦추면서까지 이 대통령을 예방하려고 했던 것은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단 분위기는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23일로 25일째 북에 나포 중인 ‘800 연안호’ 선원들이 이르면 24일이나 25일쯤 석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일단 바닥을 친 듯한 남북관계가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만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근본적인 관계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로 정부는 ‘패러다임 시프트(shift·전환)’를 내세워 속도 조절을 한다는 입장이다. 남북관계가 동족개념을 바탕으로 한 특수한 관계이긴 하지만 국제적인 보편타당한 관계로 발전해야 남북관계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는 두 차례의 핵실험을 한 북한이라는 상대를 과거 정권처럼 ‘유화적으로’ 대처하기보다는 핵을 포기할 수 있도록 ‘원칙적으로’ 대응할 것이며, 북한도 이런 달라진 패턴에 응해야 한다는 주문인 셈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김 비서와 명실상부한 대남 실세인 김 부장이 이 대통령을 예방한 것은 그 장면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북한은 지난 4~5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이후 불과 3개월 전 핵실험(5월25일)을 전후한 남북관계 긴장이 언제 일이었나 싶을 정도의 평화공세를 취하고 있다. 북한은 10~17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평양 초청, 13일 억류 근로자 석방, 17일 현대그룹과의 금강산·개성관광재개, 이산가족상봉 등 5개항 합의, 21일 육로통행 제한 등을 담은 12·1조치 해제 등 대남 유화적인 조치들을 잇달아 내놨다. 북한의 대대적인 평화공세에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거리다. 북한 조문단의 청와대 예방 이후 정부가 대대적인 대북 접근으로 화답하기보다는 북핵 진전 상황을 봐가며 남북관계의 속도를 조절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정부 당국자는 현인택 장관과 김 부장의 면담과 관련,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정부의 일관된 대북정책(비핵·개방 3000)을 큰 틀에서 원칙과 유연성 측면에 대해 북측에 설명했다.”며 “이번 면담으로 북한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개선됐다고 보며 북측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잘 이해한 듯싶다.”고 평가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작지만 중요한 출발이었다는 게 정부 당국자의 시각이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을 가장 많이 도울 나라는 한국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김 비서 등을 만나서도 이같은 점을 강조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 내에 신중한 기류가 있지만 북한 조문단의 이 대통령 예방을 계기로 바닥을 친 남북관계가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측 조문단이 이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은 남북간 최고지도자 간 간접적 메시지 교환의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면담을 통해 남북관계 복원뿐만 아니라 관계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조문단이 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남북 관계개선, 핵문제 등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한 데 이어 양측이 상당부분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종락 김정은기자 jrlee@seoul.co.kr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DJ 일기장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DJ 일기장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올 들어 생애 마지막으로 기록한 일기 가운데 일부가 21일 공개됐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라는 제목의 소책자로 만들어졌다. 40쪽 분량이다. 여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대북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인식은 물론 인간적 면모를 보여 주는 내용들이 망라돼 있다. 소책자는 전국의 분향소에 배포됐고, 내용은 www.근조김대중대통령.org에도 올라 있다. 고인의 일기를 분야별로 간추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월18일=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와 인척, 측근들이 줄지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노 대통령도 사법처리될 모양. 노 대통령 개인을 위해서도, 야당을 위해서도, 같은 진보진영 대통령이었던 나를 위해서도, 불행이다. 노 대통령이 잘 대응하기를 바란다. ▲5월23일=자고 나니 청천벽력 같은 소식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보도. 슬프고 충격적이다. 검찰이 너무도 가혹하게 수사를 했다. 노 대통령, 부인, 아들, 딸, 형, 조카사위 등 마치 소탕작전을 하듯 공격했다. 매일 같이 수사기밀 발표가 금지된 법을 어기며 언론플레이를 했다. 노 대통령의 신병을 구속하느니 마느니 등 심리적 압박을 계속했다. 결국 노 대통령의 자살은 강요된 거나 마찬가지다. ▲5월29일=영결식에 아내와 같이 참석했다. 이번처럼 거국적인 애도는 일찍이 그 예가 없을 것이다. 국민의 현실에 대한 실망, 분노, 슬픔이 노 대통령의 그것과 겹친 것 같다. 앞으로도 정부가 강압일변도로 나갔다가는 큰 변을 면치 못할 것이다. ●북핵과 대북문제 ▲4월14일=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의장성명에 반발해 6자회담 불참, 핵개발 재추진 등 발표. 예상했던 일이다. ▲5월25일=북의 2차 핵실험은 참으로 개탄스럽다.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도 아쉽다. 북의 기대와 달리 대북정책 발표를 질질 끌었다. 이러한 미숙함이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의 관심을 끌게 하기 위해서 핵실험을 강행하게 한 것 같다. ●부인 이희호 여사에 대한 사랑 ▲1월11일=점심 먹고 아내와 같이 한강변을 드라이브했다. 요즘 아내와의 사이는 결혼 이래 최상이다. 아내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아내 없이는 지금 내가 있기 어려웠지만 현재도 살기 힘들 것 같다. ▲2월7일=하루 종일 아내와 같이 집에서 지냈다. 둘이 있는 것이 기쁘다. ●약자에 대한 관심 ▲1월20일=용산구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단속 경찰의 난폭진압으로 5인이 죽고 10여 인이 부상, 입원했다. 참으로 야만적인 처사다. 이 추운 겨울에 쫓겨나는 빈민들의 처지가 너무 눈물겹다. ▲1월26일=설날이다. 수백만의 시민들이 귀성길을 오고 가고 있다. 날씨가 매우 추워 고생이 크고 사고도 자주 일어날 것 같다. 가난한 사람들, 임금을 못 받은 사람들, 주지 못한 사람들, 그들에게는 설날이 큰 고통이다. ●인생과 정치, 역사 ▲1월7일=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 ▲1월16일=역사상 모든 독재자들은 자기만은 잘 대비해서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결국 전철을 밟거나 역사의 가혹한 심판을 받는다. ▲3월18일=21세기 들어 전 국민이 지식을 갖게 되자 직접적으로 국정에 참가하기 시작하고 있다. 2008년의 촛불시위가 그 조짐을 말해 주고 있다. ▲4월27일=이 세상 바랄 것이 무엇 있는가. 끝까지 건강 유지하여 지금의 3대 위기─민주주의 위기, 중소서민 경제위기, 남북문제 위기 해결을 위해 필요한 조언과 노력을 하겠다. 정리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현대-北 5개항 합의] “北, 한·미에 전방위적 변화 메시지”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북한이 미국 및 한국, 나머지 주변국과의 관계 등에서 전방위적인 변화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만나 이산가족 상봉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 5개항에 합의한 것과 관련, 중국 베이징대의 진징이 한반도연구센터 부주임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김 위원장의)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북·미 관계와 남북관계를 동시에 변화시키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진 부주임은 또 “위기가 극도로 고조된 상황에서 남북 모두 극단적인 상황은 원치 않고 있을 것”이라면서 “긴장국면 해소를 위한 동력이 남북 모두에 있는 만큼 그 동력을 어떻게 키워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사항 대부분이 당국대 당국간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할 사안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공’을 한국 정부에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런 만큼 한국 정부의 대응이 매우 중요해졌다는 게 진 부주임의 분석이다. 그는 “당국간 신뢰회복이 안된 상태에서 북한이 쉽게 대화에 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방북에 대해서는 “6자회담이 북핵 해결의 유일한 틀이라는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다.”면서 “북·미 관계 및 남북관계 개선, 6자회담 재개가 동시에 이뤄지는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한편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이날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민감기에 들어섰다.’는 내용의 분석기사를 통해 현 회장의 김 위원장 면담 및 북·미관계 개선 움직임 배경 등을 비교적 상세히 보도했다. stinger@seoul.co.kr
  • [美여기자 석방] “김정일 체면 살려주면서 북핵 협상의 문 열었다”

    [美여기자 석방] “김정일 체면 살려주면서 북핵 협상의 문 열었다”

    │워싱턴 김균미·도쿄 박홍기·베이징 박홍환 특파원│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20시간가량의 방북을 마치면서 4개월 동안 억류돼 있던 미국인 여기자 2명과 함께 귀국하는 성과를 거뒀다. 개인 자격이라고는 하나 전직 대통령에 힐러리 미 국무장관의 남편이라는 점, 수행원들의 면면을 볼 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들어 첫 북·미 직접 접촉으로 봐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여기자 2명의 석방은 대외적으로 북한의 체면과 명분을 살려주면서 지난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고조됐던 긴장이 다소 완화되고 중단됐던 북·미간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중·일 3개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성과 및 전망, 과제 등을 짚어봤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비핵화 약속을 이행한다면 다시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을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은 이런 측면에서 지난 5월 핵실험 이후 고조된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의 문을 열어놓는 계기를 제공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북한에 협상으로 복귀하는 데 필요한 명분을 제공했는데, 앞으로 예상되는 중국과 러시아의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의 이행 중단 요구 가능성에 오바마 행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대북정책과 관련된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다. ●고든 플레이크 맨드필드 재단 소장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협상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상징적 의미가 크다. 김정일 위원장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앞으로 북핵 문제 협상과 관련해 양보의 길을 열어주었다. 여기자들이 석방됐다고 해도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 발사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유효하고 미국이나 북한 모두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밝힌 입장을 당장에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제공된 양보의 기회를 잡을지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 있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의 반응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2005년 9·19 공동선언을 지키겠다거나 김일성 주석의 유훈인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힐지 여부가 관건이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여기자들의 석방이라는 결실을 거뒀지만 북한의 핵포기를 위해 진행 중인 국제사회의 제재노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방북을 북·미간의 외교적 돌파구로 인식해 북한에 대한 안보리 제재를 철회하는 구실로 삼으려 할 것이다. 북한이 유엔 결의를 준수하는 의미있는 조치를 취하기 전에 제재를 중단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완전한 북한 비핵화 목표를 약화시키는 또 다른 위험스러운 조짐이 될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공식채널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벌이는 ‘프리랜스 외교’ 유혹에 빠지지 말고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 기존의 외교채널을 통해 핵문제 해결을 시도해야 한다. ●진징이 베이징대 한반도연구센터 부주임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정세에 분명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여기자 석방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전에 확정됐다고 보고, 김정일 위원장과 클린턴 전 대통령의 만남은 북핵문제 등에 대한 상대방의 의중을 헤아리는 자리가 됐을 것이다. 이제 공은 미국에 넘어갔다. 상당한 경색 국면이어서 쉽게 풀리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어떤 카드를 내놓느냐에 따라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포괄적 패키지’의 내용이 중요하다. 북한으로서는 과연 핵을 포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한데 이에 대한 확신을 줘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6자회담의 재개 시기를 전망하는 것은 어렵지만 6자회담은 북핵문제 해결의 유일한 틀인 만큼 미국도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6자회담 속에서 북·미 양자회담을 하거나 6자와 양자대화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여기자 사건은 우발적으로 발생했지만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이 사실이다. 북한도 이 문제를 적절하게 이용했고 미국도 이 문제를 통해 북한의 의도 파악이라는 수확을 얻었다. ●이소자키 아쓰히토 게이오대 조교수 북·미간 대화가 실마리를 찾았다. 대화의 시작이나 다름없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회담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 측이 ‘깊이 있는 논의가 됐다.’고 높이 평가한 점으로 미뤄 의미가 적잖다. 두 여기자의 석방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미국은 북핵의 완전 폐기 등 포괄적 해결을 위해 한층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북한도 체제의 안전보장 등 확실한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 같다. 김 위원장의 건강도 고려사항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오바마 정권의 초기라는 사실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클린턴 정권 말기 때와 다른 접근법이다. 오마바 정권의 경우 시간이 많은 만큼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다고 보는 측면이 강하다.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을 통해 ‘핵 없는 세상’의 실현을 위한 전략을 펼 것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북·미간의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향후 북·미간의 협상 과정에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나 선거 때 밝혔듯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설 수도 있다. kmkim@seoul.co.kr
  • [빌 클린턴 방북] 돌파구 열린 북·미관계

    [빌 클린턴 방북] 돌파구 열린 북·미관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4일 북한을 전격적으로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남에 따라 북·미관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은 여기자 석방 문제 이외에 북핵 문제 등 북·미 양자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북한의 2차 핵실험 등으로 경색됐던 북·미관계에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더욱이 클린턴 전 대통령이 억류된 미국인 여기자 2명과 이르면 5일 중 함께 조기 귀국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큰 부담을 덜게 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핵 문제 등 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번 만남이 갖는 의미는 크다. 미국의 전·현직 고위 관계자가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한 것은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과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핵과 향후 북·미 관계 개선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함에 따라 상대방의 의중을 직접 타진해보는 중요한 기회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자리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북핵 및 북·미 관계와 관련, 새로운 제안을 했다기보다는 여기자 문제와 오바마 행정부의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중대한 제안’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귀국 후 오바마 대통령 및 6자회담 관련국들과의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앞서 1994년 6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관계가 개선되고 김일성 주석의 제안으로 남북 정상회담이 합의되는 등 남북관계에도 돌파구가 마련됐다. 논의의 초점은 북한에 억류돼 있는 여기자 석방 문제다. 오바마 행정부는 여기자들의 석방 문제가 북핵 문제와는 별개의 인도적인 문제라는 입장을 견지해오고 있다. 백악관 로버트 깁스 대변인은 4일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개인 자격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여기자들 석방과 관련,“(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전) 여기자들의 석방 여부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은 적다.”면서 “하지만 북한으로서는 전직 대통령이 갔는데 빈 손으로 돌려보내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소장도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여기자 2명과 함께 돌아갈 수 있다는 신호를 북한이 먼저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관건은 여기자 석방 협상이 북·미관계에 돌파구로 이어질지 여부다. 오바마 행정부는 여기자와 북핵 문제는 분리 대응한다는 입장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북핵 협상을 포함, 북·미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의 직접 대화는 6자회담 등 다자틀 내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북·미 양자회담에 앞서 6자회담 관련국들과 협의를 강화하는 모양새를 갖춰가며 속도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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